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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연예인 아베 미호코와 12월 결혼하는 축구스타 최성용
2003. 08. 01 연예
“아베의 한국이름은 ‘미나’, 그녀도 우리처럼 ‘붉은 악마’예요” 축구스타 최성용이 오는 12월, 일본 톱 탤런트와 화촉을 밝힌다. 동갑내기 결혼 상대는 일본의 인기 연예인 아베 미호코. 두 사람의 결혼 소식은 지난 7월 11일 예비 신부 아베가 일본 도쿄에서 결혼발표 기자회견을 가지며 세상에 널리 알려졌다. 현해탄을 넘은 한·일 스포츠­연예 스타 커플의 러브 스토리. 리포터와 인터뷰어로 첫 만남, 다섯 번 만남 끝에 결혼 한국 스포츠 스타와 일본 연예인 스타 커플 1호가 탄생했다. 전 한국대표팀 오른쪽 윙백 최성용(28, 수원 삼성)과 일본의 인기 연예인 아베 미호코(28)가 그 주인공. 도쿄 출신 탤런트인 아베 미호코는 스무 살이던 1995년 연예계에 입문해 수많은 텔레비전 드라마와 CF에 출연했고, 98년에는 싱글앨범 '써니사이드 브런치'를 발표하며 가수로도 데뷔한 바 있는 일본의 정상급 연예인이다. 현재는 TBS 드라마 ‘사랑의 극장 - 일확천금 꿈의 가족’에 출연 중. 예비 신부가 일본인, 그것도 연예인이라는 점에서 두 사람의 러브 스토리는 비상한 관심을 끈다. 각자 축구계와 연예계에서 녹록치 않은 명성을 쌓은 최성용과 아베가 만나 결혼하게 되기까진 화려한 러브스토리로 가득 차 있을 듯 하지만 둘이 사랑을 키워나간 과정은 마치 고전적인 한편의 순정만화처럼 담백하고 순수하다. 결혼을 약속하기까지 둘이 만난 횟수는 불과 5회에 지나지 않는다. 그렇다면 편지와 전화만으로 사랑을 꽃피우고 결혼까지 약속했단 얘기인데 그게 어떻게 가능했는지 이들의 러브스토리가 더욱 궁금해졌다. 두 사람은 최성용이 일본 프로축구 J리그 빗셀 고베에서 뛰던 지난 2000년 처음 만났다. 아베가 일본 국영방송 NHK의 한국어강좌 프로그램 리포터로 한국 월드컵대표팀 선수였던 최성용을 취재차 그를 찾은 것이 만남의 계기가 됐다. 당시만 해도 편한 친구 사이에 지나지 않았다. 동갑내기 친구로 편하게 지내던 두 사람. 이들 사이에 사랑의 감정이 싹트기 시작한 건 최성용이 오스트리아에서 선수 생활을 하다 지난해 초, 수원 삼성으로 복귀하면서부터였다. 두 사람은 매일 밤 전화와 이메일로 사랑을 키워나갔다. 지난해 6월, 전국을 뜨겁게 달구었던 한·일 월드컵 또한 두 사람이 가까워지는데 결정적 계기를 제공했다. 월드컵에서 한 게임도 뛰지 못해 의기소침해 있던 최성용을 아베가 위로해줬고, 아베 역시 자신의 힘든 부분을 털어놓으면서 서로에 대한 각별한 마음을 다시금 확인할 수 있었다는 것. 두 사람은 전화와 e-메일을 통해 꾸준히 접촉하면서 서로의 사랑을 교환했고, 가끔 아베가 한국에 찾아와 축구경기를 관전하며 데이트를 즐겼다. 두 사람 사이의 대화는 주로 일본어로 이루어졌다. 아베가 독학으로 배운 한국말을 하지만 아직은 서투른 부분이 많기 때문이란다. 1남 1녀 중 막내인 아베는 동갑임에도 불구하고 최성용을 우리말로 ‘오빠’라 부르며 애정을 과시하곤 한다. 그리고 두 사람은 지난 5월, 결혼을 약속하게 된다. 내세울만한 프로포즈는 없었지만 최성용은 아베의 착한 성품에, 아베는 최성용의 무엇이든 열심히 하는 성실함에 반해 서로의 인생을 맡기로 결심했다. 아직 정확한 결혼날짜는 나와 있지 않은 상태. 두 사람은 최성용이 올 시즌을 모두 마치게 되는 12월경에 한국에서 백년가약을 맺을 예정이다. 결혼 후 신접살림 또한 한국에 차린다. “12월 중에 결혼할 생각이지만 아직 날짜는 못 정했어요. 저도 10월경부터는 본격적인 결혼 준비를 시작해야 하지 않을까 싶네요. 신혼 살림은 아마도 수원 근처에 차려야겠죠?” 아베는 예의바르고, 검소하며 한국을 사랑하는 여자 결혼발표가 있은 후 최성용의 주변 사람들은 직간접적으로 아베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일본인이어서 한국 문화를 이해하는 것도 쉽지 않을텐데 연예계 생활로 바쁠 아베가 운동선수에겐 필수적인 내조를 헌신적으로 잘해낼 수 있을까 하는 걱정 때문이다. 하지만 최성용은 “아베 미호코를 조금만 알고 나면 누구도 ‘연예인 같다’는 말을 하지 않을 것이라며, 한국인보다 한국을 더 사랑하는 여성”이라며 주변의 걱정을 일축했다. “미호코가 지난 7월 11일, 일본에서 결혼발표를 한 것은 연예활동을 하지 않기 위해서였어요. 또 일본인이지만 우리나라 사람보다 더 우리 문화에 대한 애정과 관심이 많아요. 전 걱정하지 않습니다.” 아베의 경력 가운데 특이한 것은 평소 우리나라를 아주 좋아한다는 점이다. 작년 1월 23일부터 2박 3일 동안 혼자 서울을 여행한 다음 자신의 홈페이지(www.abemihoko.com)에 여행기를 써 놓았고, 한글을 독학해 기본적인 우리말을 구사할 줄도 한다. 또 스스로 ‘미나’라는 한글 이름을 만들어 홈페이지에 소개한 뒤 팬들에게 앞으론 ‘미나’라고 불러달라는 주문을 하기도 했다. 또한 아베는 화려한 겉모습과 달리 알뜰하고 검소하기로도 알려져 있다. 지난해 아베가 최성용을 만나기 위해 한국을 찾았을 때의 일이다. 최성용이 편의점에서 음료수 2개를 사가지고 나오는데 아베가 대뜸 “영수증 챙겼어요?”라고 묻더란다. 최성용이 미처 생각지 못한 부분이었다. 아베는 결국 직접 편의점으로 들어가 음료수 2개 값이 찍힌 영수증을 가지고 나왔다고 한다. 이처럼 아베는 1백원짜리 물건 하나를 사도 반드시 영수증을 받아 챙기는 스타일. 이는 수입과 지출에 대해 그만큼 철두철미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최성용이 전화 데이트 도중 “쇼핑했다”고 말하는 날엔 어김없이 “영수증 챙겼어요?”라는 물음이 되돌아오게 마련이다. 사치를 모르는 여자, 아베 미호코. 그녀는 연예인이라는 화려한 직업을 가지고 있지만 ‘프라다’니 ‘샤넬’이니 하는 명품들에는 도통 관심이 없다. 최성용은 “결혼하면 살림은 잘할 것 같긴 한데 용돈을 너무 조금 줄 것 같아 벌써부터 걱정이 된다” 투정하면서도 얼굴 가득 행복한 웃음을 잃지 않았다. 최성용의 예비 신부 자랑은 그 이후로도 한참 동안 계속됐다. “연예인이니까 화려하고 사치스러울 것 같지만 아주 알뜰하고 검소해요. 어디 그 뿐인가요? 예의는 또 얼마나 바른데요. 부모님도 예의바르다면서 아주 만족스럽게 생각하고 계세요. 또 아베는 우리나라 사람보다 더 한국을 좋아하는 여성이기도 해요. 일본의 신문과 잡지에 한국문화를 소개하는 컬럼을 꾸준히 써온 아베는 우리나라 음식도 무척 좋아해요. 2002 한·일 월드컵 때도 한국을 더 많이 응원을 걸요?” 우리나라 스포츠 스타로는 최초로 외국인 연예 스타와 결혼하는 최성용은 차범근 감독이 이끌었던 1998년 프랑스 월드컵 당시 맹활약한 베테랑. 특히 아시아지역 예선에서 일본과 맞붙었던 도쿄 대역전극의 주역으로 명성을 날렸다. 2002 한일 월드컵 때도 국가대표로 발탁돼 히딩크 사단의 일원이 됐으나 송종국, 이영표, 박지성 김남일 등에 가려 출전하지 못했다. 마산 합포초 - 중앙중 - 마산공고 - 고려대를 졸업한 그는 청소년대표를 거쳐 1995년 애틀란타 올림픽대표로 선발됐고, 1996년 애틀란타 올림픽 아시아지역예선에선 결승전 MVP를 차지하기도 했다. 미드필더인 그는 A매치에 무려 64경기나 출전한 붙박이 국가대표다. 프랑스 월드컵 대회에서 인상적인 활약을 펼친 그는 이듬해인 1999년 곧바로 일본 J리그에 진출, 2년 동안 빗셀 고베에서 뛰었다. 2001년엔 오스트리아 막스 분데스리가의 라스크린츠로 옮겼고, 작년에 귀국해 수원 삼성에 입단했다. 글 / 최은영 기자  사진 / 경향신문 포토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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