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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이 쿠팡에만 관대한 수사 하고 있다”
“경찰이 쿠팡에만 관대한 수사 하고 있다”(2024. 08. 26 06:00)
2024. 08. 26 06:00 사회
쿠팡 블랙리스트 의혹 제보자 김준호씨 인터뷰 쿠팡 블랙리스트 의혹 제보자 김준호씨가 지난 8월 20일 경기 성남시의 한 교회에서 주간경향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쿠팡은 영업비밀을 유출한 혐의로 김씨를 고소했고, 경찰은 지난 7월 김씨의 자택을 압수수색했다. 서성일 선임기자 쿠팡이 일부 노동자들의 물류센터 취업을 제한할 목적으로 ‘블랙리스트’를 작성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건 지난 2월이다. 언론 보도가 이어졌고, 노조와 시민단체는 노동법 등을 위반했다며 쿠팡을 경찰과 고용노동부에 고발했다. 6개월이 지난 지금까지 쿠팡에 대한 압수수색 등 강제수사는 이뤄지지 않았다. 그사이 쿠팡 블랙리스트 의혹을 언론에 알린 제보자들은 영업비밀을 누설하고 회사에 손해를 끼친 혐의로 쿠팡에 고소당했고, 경찰의 자택 압수수색까지 받았다. 하나의 사안에서 비롯된 두 사건을 다루는 데 있어 수사기관은 최소한의 형평성도, 제보의 공익성에 대한 고려도 보여주지 않았다. “솔직히 두려웠다. 그렇지만 내가 힘들더라도 불법적인 행위를 알리고 바꿔야 한다고 생각했다. 당연히 고소장이 날아오리라 생각했다. 그런데 이렇게 일이 압수수색 등으로 커질 줄은 몰랐다.” 이 사건은 공익 목적의 내부고발을 우리 사회가 어떻게 다루고 있는지를 함축적으로 보여준다. 사건은 쿠팡에서 근무하면서 블랙리스트라 불리는 ‘PNG(Persona Non Grata·외교 용어로 ‘기피인물’을 의미)리스트’를 접한 제보자들이 이를 언론과 시민단체에 제보하면서 시작됐다. 이 리스트에는 1만6450명의 이름, 생년월일, 연락처 등 개인정보와 취업을 제한하는 사유 등이 적혀 있고 2017년부터 작성됐다. 쿠팡은 ‘인사평가 자료’라고 주장했지만, 쿠팡이 정상적인 징계 절차를 거치지 않고 취업을 제한했다는 점, 취업이 제한된 이들이 구제수단을 활용하기 어려웠다는 점, 쿠팡 측이 노동자들의 개인정보를 오랜 기간 보유하고 있었다는 점이 문제로 지적됐다. 법 위반 여부까지 따지지 않더라도 제보의 공익성은 분명했다. 일용직·계약직 비중이 69.8%(2023년 기준 쿠팡풀필먼트서비스 고용현황)에 달하는 극히 유연한 고용형태와 블랙리스트의 접목이 ‘사실상 노동법을 회피한 쉬운 해고가 아닌지’ 사회에 시사점을 제공했기 때문이다. 회사는 물류센터 운영 설비 관련 자료 등 수십 건의 영업기밀 자료를 유출했다며 제보자들을 형사고소했다. 더 문제는 정부 기관의 태도였다. 법에 따라 공익신고자를 보호할 의무가 있는 국민권익위원회는 지난 2월 제보자들의 보호 신청을 받고도 아직 답을 내놓지 않고 있다. 이는 제보자들에 대한 경찰의 강제수사에 길을 터준 것이나 다름없다. 공익신고자법은 공익신고 내용에 직무상 비밀이 포함됐다 하더라도 다른 법에서 규정된 직무상 비밀준수 의무를 위반한 것으로 보지 않는다. 그러나 보호조치 결정이 늦어진 사이 제보자들은 영업비밀을 유출한 피의자가 됐다. 지난 8월 20일 제보자이자 피의자인 김준호씨(24)를 경기도 성남시의 한 교회에서 만났다. 김씨는 2022년 11월부터 5개월간 쿠팡의 물류 계열사인 쿠팡풀필먼트서비스 지역 센터의 인사팀에서 근무했다. 당시 PNG리스트를 처음 접했고, 퇴사 후 또 다른 제보자 A씨와 함께 이를 언론에 제보했다. A씨와 김씨는 각각 지난 6월과 7월 경찰에 압수수색을 당했다. 그는 “기업에만 관대한 편파적인 수사를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스스로 떳떳한 수사라고 생각하는지 묻고 싶다”고 했다. -PNG리스트를 어떻게 처음 접했나. “쿠팡풀필먼트서비스에서 일하면서 일용직·계약직 채용 업무를 담당했는데, 이 일을 맡으면 무조건 리스트를 접하게 돼 있다. 채용 희망자들의 명단을 엑셀 시트에 입력하면 PNG리스트에 올라가 있는 사람들의 경우 빨간색으로 ‘사원평정’이란 글씨가 나온다. 채용 업무를 하면서 거쳐야 하는 절차이기에 모를 수가 없다.” -쿠팡 측은 리스트가 인사평가 자료라고 말한다. 왜 이 리스트가 문제라고 생각했나. “처음엔 당연한 업무 프로세스라고 생각하면서 근무했던 것 같다. 그런데 보다 보니 이름란이 ‘JTBC 작가’ 등 이름이 아닌 것으로 등록된 인원이 많았다. 회사에 들어오지 못하게 막는 게 목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한 번은 셔틀버스가 정차하지 않고 지나쳐서 근무를 못 했다고 문제를 제기한 사람이 있었다. 그분 업무를 제가 처리했는데 하루 일당을 주고 리스트에 등록했다. 이의 제기를 했다고 일을 못 하게 하는 건 말이 안 된다고 생각했다.” 이 사안의 핵심 쟁점 중 하나는 블랙리스트 작성의 위법 여부다. 근로기준법 제40조는 “누구든지 취업을 방해할 목적으로 명부를 작성해선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그간 이 조항은 퇴직자의 동종 업계 취업을 방해한 사람을 처벌할 때만 적용됐다. 자사 취업을 제한한 경우에 이 조항을 적용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사실상 판례가 없다. 이번 사건과 유사한 마켓컬리 블랙리스트 사건 때 고용노동부 서울동부지청은 혐의가 있다고 보고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지만, 검찰은 무혐의 처분했다. 법원 판단을 받을 기회도 없었던 셈이다. 쿠팡시민대책위원회 측은 유연한 고용이 확대되고 있는 만큼 자사 취업을 제한해도 이 조항이 적용돼야 한다고 본다. 쿠팡대책위에서 활동하는 오민애 변호사는 “다양한 고용형태를 가진 기업들이 만들어지고 있는데 법의 취지를 생각하면 엄격한 적용이 필요하다. 그간 사용자에게 유리하게 좁게 해석한 측면이 있다”고 했다. -제보 이후 불이익이 있을 것이라 예상했나. “솔직히 두려웠다. 그렇지만 내가 힘들더라도 불법적인 행위를 알리고 바꿔야 한다고 생각했다. 쿠팡이 고소할 것은 예상했다. 쿠팡이 본인들에게 불리한 내용을 보도한 언론사 기자들을 고소하는 걸 여러 건 봤다. 당연히 고소장이 날아오리라 생각했다. 그런데 이렇게 일이 (압수수색 등으로) 커질 줄은 몰랐다.” -쿠팡 측은 제보자들이 물품 분류 자동화를 위한 물류센터의 기술자료 등을 유출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정작 PNG리스트는 고소장의 유출 자료 목록에 포함되지 않았다. “처음에는 허위사실 유포라고 했다가 갑자기 기밀정보 유출이라고 하는 건 앞뒤가 안 맞지 않나. 유출했다는 자료 중 일부는 당시에도 쿠팡에서 일했던 A씨가 업무를 위해 본 자료고, 일부는 본 적도 없는 자료다. 자료 열람을 할 때 등급이 있는데 저와 A씨는 ‘레벨1’, 일반사원이다. 기밀에 접근했다는 건 말이 안 된다. 평사원도 들락거리면서 다운받을 수 있는 걸 기밀이라고 할 수 있나.” -결국 경찰 압수수색까지 받게 됐는데. “공익 목적 제보라는 건 누가 봐도 알 수 있는 것 아닌가. 압수수색 영장에는 제가 재산상 이득을 취했다고 적혀 있는데 부당 이득을 취할 생각도 없었고, 취한 바도 없다. 답답해서 경찰에게 ‘제 계좌 보고 오셨냐’고 물어보기까지 했다. 증거인멸 우려가 있어서 압수수색을 했다는 것도 이해가 안 된다. 쿠팡풀필먼트서비스는 의혹 제보 이후 한 달 만에 사무실을 옮겼다. 그곳이야말로 증거인멸 우려가 있는데 경찰은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 저는 그동안 기자회견과 경찰에서 참고인으로 조사를 받으면서 리스트 입수 경위를 모두 말했다. 경찰이 임의제출을 요구할 수 있었는데 압수수색을 한다는 건 압박으로 느껴진다.” -쿠팡 블랙리스트 의혹에 대해 경찰이 수사 중인데 수사 상황을 알고 있나. “2번 정도 참고인으로 조사를 받았는데, 수사관이 ‘블랙리스트가 왜 문제가 되냐, 문제가 없는 것 같다’는 취지의 이야기를 했다. 의지가 없어 보였다.” 쿠팡시민대책위 측은 수사관의 불공정한 태도를 문제 삼아 기피 신청을 했고, 수사관이 교체됐다. 현재 쿠팡의 블랙리스트 의혹 사건은 서울 송파경찰서가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여부를, 고용노동부 서울동부지청이 근로기준법 위반 여부를 수사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까지 쿠팡에 대한 강제수사나 피고발인인 쿠팡 임원에 대한 조사는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송파경찰서 관계자는 “절차대로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했고, 노동부 서울동부지청 관계자는 “쿠팡 직원들에 대한 조사를 진행 중이고 조사 상황에 따라 필요하다면 강제수사 여부를 검토할 것”이라고 했다. 쿠팡 측은 “경찰 수사가 진행 중인 사안으로 구체적 질의에 답변할 수 없다”고 했다. -권익위에 공익신고자 보호 조치를 신청했는데 결과는 아직 나오지 않았나. “지난 2월에 신청했는데 아직 결과가 나오지 않았다. 권익위에 문의해보니 노동청과 경찰의 조사 결과가 나오면 결정한다고 했다. 공익신고자를 돕고 보호하기 위해 만들어진 기관인데 조사가 다 끝나야 보호해준다는 것이 이해가 가지 않았다.” 공익신고자 보호법상 권익위원회는 신고자가 신청한 지 90일 안에 보호 조치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그러나 권익위는 6개월이 지나도록 아무런 결과를 내놓지 않고 있다. 권익위 관계자는 “관계기관에 자료 요청 등을 하다 보면 물리적으로 시간이 걸린다. (법이 정한) 기한 내에 못 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했다. -그간 쿠팡에서 연락은 없었나. 쿠팡에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한 번 연락 왔으면 좋겠다. 왜 이러는지. 다 어른들이 일하는 회사 아닌가. 그런데 쿠팡을 보면 어린애들이 하는 행동 같다. 어른이면 어른답게 잘못한 게 있으면 인정하고 사과하고 개선해 나가야지, 변명한다고 사실이 달라지나. 잘못을 인정하고 뉘우쳤으면 한다.”
쿠팡과 헤어질 결심, 환승고객 어디로?
쿠팡과 헤어질 결심, 환승고객 어디로?(2024. 04. 22 06:00)
2024. 04. 22 06:00 경제
쿠팡, 소비자 선택권 없는 끼워팔기 요금제로 플랫폼 영향력 전방위 확대 미국·중국 세계 이커머스 격전지로 부상한 한국, 플랫폼법 재논의 시급 지난 4월 12일 서울 시내 한 주차장에 쿠팡 배달 트럭들이 모여 있다. 연합뉴스 국내 1위 전자상거래(이커머스)업체인 쿠팡이 유료 회원제 서비스인 ‘와우 멤버십’ 요금을 60%가량 인상했다. 네이버를 비롯한 국내 이커머스 업계는 쿠팡에서 ‘환승’하려는 소비자를 모시기 위해 전방위 공세에 나섰다. 세계 최대 이커머스 기업인 아마존은 한국에서 무료 직구 배송 행사를 진행했다. 알리나 테무 같은 중국 이커머스 업체처럼 아마존도 한국에 직접 진출할지 관심이 쏠린다. 쿠팡은 총선이 끝난 직후인 지난 4월 13일 신규 회원의 멤버십 요금을 월 4990원에서 월 7890원으로 58.1% 인상했다. 회원 대상으로 쿠팡이츠(배달앱) 무료배달 서비스를 시작한 지 18일 만에 가격을 올려 ‘조삼모사’라는 비판이 나왔다. 기존 회원은 올해 8월부터 인상이 적용된다. 이제 와우 멤버십 요금은 연간 10만원에 육박해 프리미엄 카드 연회비와 맞먹는 수준이 됐다. 고물가 속 적지 않은 인상폭이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는 쿠팡 탈퇴 선언이 속속 올라오고 있다. 와우 멤버십 가입자는 작년 말 기준 1400만명으로, 한국인 3명 중 1명이 쓰고 있다. 앞서 쿠팡은 2021년 12월 같은 멤버십 요금을 월 2900원에서 4990원으로 72.1% 올렸다. 당시에도 회원 이탈 우려가 있었지만 2년새 회원 수는 900만명에서 1400만명으로 증가했다. 지난달 미국 프로야구 서울 개막전을 쿠팡플레이가 독점 중계하면서 회원 수는 더 늘었을 것으로 보인다. 쿠팡플레이는 와우 멤버십에 가입하면 이용할 수 있는 온라인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OTT)다. ■ 쿠팡, 무료배달 선언 후 멤버십 요금 인상 이번 인상으로 쿠팡의 멤버십 요금 수입은 연 8388억원에서 1조3260억원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쿠팡 측은 멤버십 가격을 올려도 ‘압도적인 가성비’는 여전하다고 말한다. 예컨대 넷플릭스는 OTT만 제공하는데도 쿠팡보다 두 배가량 비싸다는 것이다. 쿠팡 관계자는 “무료배송, 반품, 직구, OTT, 음식배달 등 5가지 서비스를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와우 회원은 비회원과 비교해 연평균 97만원(멤버십 월 요금 제외) 상당의 비용 절약 혜택을 누릴 수 있다”고 주장했다. 무료배송으로 고객을 확보한 쿠팡이 OTT 업체를 경쟁사로 놓고 멤버십 가격을 비교하는 것은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로켓 프레시와, 쿠팡이츠 등의 서비스가 되지 않는 지역에 사는 사람과 다양한 서비스를 쓰지 않는 소비자들이 선택할 요금제가 없다는 점에서도 불만이 적지 않다. 맞벌이 부부로 쌍둥이를 키우고 있는 A씨(35)는 “배송비가 상품에 포함돼 가격이 저렴하지 않다는 걸 알면서도 당장 급할 때 쓸 수 있는 익일배송 때문에 끊지 못했다”며 “(이번 가격 인상은) 쓰지도 않는 OTT와 배달 서비스를 끼워파는 횡포로 느껴져 다른 곳으로 갈아탈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저가로 사람들을 모아놓고 시장 지배력이 커지면 이를 무기로 그간의 손해를 가격 인상으로 메우는 플랫폼 업체의 전형적인 수법”이라며 “쿠팡의 논리라면 멤버십 가격 인상은 앞으로도 계속 올라갈 수밖에 없어 소비자를 고려한 이원화된 가격 정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쿠팡은 작년 말 기준 국내 이커머스 시장점유율 24%로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중국 이커머스 공습에 대응하기 위한 불가피한 측면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안승호 숭실대 경영학부 교수는 “실탄을 확보해 (저가 경쟁이 아닌) OTT 등 다양한 서비스가 결합한 고품질 콘텐츠 경쟁을 하겠다는 향후 전략을 제시한 것으로 보인다”며 “가격 인상이 적정한지에 대한 가치판단은 소비자들의 선택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세계 최대 이커머스인 아마존도 지난 4월 17일부터 한국에서 무료 직구 배송 행사를 시작해 눈길을 끌고 있다. 아마존은 홈페이지를 통해 총 결제금액이 49달러(약 6만8000원) 이상일 때 적용된다고 밝혔다. 아마존은 그간 세계시장 판매 촉진을 위해 시장별로 비정기적인 행사를 해왔다. 한국에서도 이전에 비슷한 행사가 있었지만 당시 무료배송 결제 금액 기준은 99달러(13만6000원)였다. 이번에는 이를 절반 가까이 낮춘 셈이다. 중국 업체들이 한국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어 아마존의 이번 행보를 한국 진출 사전 작업으로 여기는 시각도 있다. 네이버가 당일배송과 일요배송 서비스를 시작한다고 4월 18일 발표했다. 네이버 제공 ■네이버 당일·일요배송으로 전면전 쿠팡의 전격적인 가격 인상은 유통·배달앱 시장에 다양한 파장을 일으켰다. SNS 등에서 소비자들의 불만이 빗발치며 ‘멤버십 환승’ 분위기가 형성되자 이커머스 업체들은 ‘반쿠팡 전선’을 만들어 구독료 인하에 나섰다. 이커머스 시장에서 쿠팡과 양강 구도를 형성하고 있는 네이버는 지난 4월 18일 수도권(서울·경기·인천)에서 당일·일요배송을 개시한다고 발표했다. 구매자가 오전 11시까지 상품을 주문하면 당일 도착을 보장하고, 토요일에 주문한 상품은 일요일에 받아볼 수 있다. 상품을 제때 받지 못하면 구매자는 네이버페이 포인트 1000원을 받는다. 해당 서비스는 수도권부터 시작해 내년부터 권역을 확대할 예정이다. 아울러 5월 31일까지 유료 구독 회원 서비스인 ‘네이버플러스 멤버십(월 4900원)’ 3개월 무료 행사도 한다. 6개월 내 멤버십 가입 이력이 없는 고객이 대상이다. 신세계그룹 계열사인 G마켓은 다음 달 한 달간 통합 멤버십인 ‘신세계 유니버스클럽’ 신규 가입 회원의 연회비를 기존 3만원에서 4900원으로 83.7% 내린다. 유니버스클럽에 한 번도 가입한 적 없는 신규 고객이 대상이다. 행사기간 가입한 고객은 멤버십 1년 무료 연장 혜택을 받으니 사실상 2년간 회비가 4900원인 셈이다. 마켓컬리를 운영하는 컬리도 ‘컬리멤버스’에 신규 가입하는 고객에게 3개월 무료 이용 혜택을 제공하고, 11번가도 SK텔레콤 연계 멤버십인 ‘우주패스 올’의 첫 달 가입비(9900원)를 1000원으로 내린다. 유통업계에서는 쿠팡의 가격 인상으로 가입자들이 얼마나 이탈할지, 이탈한 소비자들이 어느 곳으로 이동할지에 주시하고 있다. 가격 민감도가 높은 시기라 당장은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 등에 영향을 줄 수는 있겠지만, 장기적으로는 영향이 미미할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유정현 대신증권 연구위원은 “쿠팡보다 더 만족스러운 서비스를 제공하는 플랫폼을 찾지 못하는 한 이탈 회원이 다시 재가입할 가능성이 커 일부가 이탈해도 가격 인상에 따른 수익이 더 클 것”이라며 “회원 중 20%가 나가도 회비 수익만 2220억원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런 전망을 반영하듯 뉴욕 증시에선 모기업 쿠팡Inc 주가가 지난 4월 12일(현지시간) 10% 넘게 급등하며 20달러를 넘어섰다. 쿠팡의 주가가 종가 기준 20달러를 돌파한 것은 2022년 10월 6일(21.03달러) 이후 처음이다. ■ 반칙·독점 막는 플랫폼법 논의 재개해야 배달앱 시장에서는 쿠팡이츠가 지난달 ‘배달비 무료’를 선언하며 시장을 흔들고 있다. 이번 가격 인상으로 쿠팡이츠가 자금을 확보하면 업계 1위인 배달의민족을 위협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타사가 따라오지 못할 정도의 저가·출혈경쟁을 일으켜 시장의 주도권을 넓히겠다는 것이다. 쿠팡이츠는 배달의민족, 요기요에 이어 국내 배달앱 시장 3위 플랫폼이었는데, 지난 3월 26일부터 묶음 배달 시 배달비 무료 정책을 내놓으면서 신규 이용자가 폭증했다. 그 결과 3월 쿠팡이츠의 MAU는 625만명으로, 요기요(570만명)를 제치고 2위로 올라섰다. 쿠팡이츠의 성장세에 배달의민족과 요기요도 유사한 무료배달 서비스를 내놨다. 하지만 기존에 있던 할인이 줄고 점주들의 저조한 참여와 서비스 지역 제한 등으로 소비자들의 효용성이 낮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 음식점주는 “앱 노출 등을 감안해 울며 겨자 먹기로 참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앱에 내는) 수수료율이 인상돼 업체마다 최소주문금액을 올리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음식에 비용이 반영돼 장기적으로는 외식 물가가 올라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쿠팡은 OTT 시장에서도 공격적으로 스포츠 중계 콘텐츠를 확장하며 업계 1위인 넷플릭스를 따라붙고 있다. 유통과 OTT, 배달앱으로 연결되는 쿠팡 생태계가 생활에 자리 잡으면서 플랫폼의 영향력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이은희 교수는 “플랫폼 기업이 생태계를 장악하면 쿠팡처럼 가격을 급격하게 올리거나 배달앱들이 수수료 부담액을 마음대로 정해도 대처할 방법이 없다”며 “플랫폼법(플랫폼 공정 경쟁 촉진법)을 만들어 중국 이커머스 업체들의 반칙 행위와 지배적 사업자의 횡포를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공정위는 거대 플랫폼의 자사 우대와 끼워팔기, 경쟁 플랫폼 이용 제한 등을 규제하기 위한 플랫폼법을 추진했으나 업계 반발 등으로 무산됐다. 하지만 플랫폼 업계의 잇따른 구독료 인상과 중국 업체들의 반칙 영업으로 소비자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어 22대 국회에서 플랫폼법 제정이 탄력을 받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독과점 플랫폼에 대한 강력한 규제 입법을 주장해왔던 김남근 변호사가 이번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 소속으로 당선된 것도 주목을 받고 있다. 경쟁법 전문가인 이황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학계나 여야 간 큰 이견이 없는 수직적인 관계서 발생하는 영세 소상공인에 대한 갑질 금지 등을 위한 보호장치부터 마련해야 한다”며 “플랫폼법과 더불어 소비자 보호를 강제하는 내용의 전자상거래법 개정으로 해외 기업들이 준법 경영을 하게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박주연의 메타뷰](19)“협의 없이 몰래 재편집…쿠팡이 나를 속였다”(2022. 08. 12 13:32)
2022. 08. 12 13:32 문화/과학
쿠팡플레이에 소송 예고한 이주영 감독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쿠팡플레이가 지난 6월 공개한 드라마 <안나>를 둘러싼 논란이 뜨겁다. 이주영 감독(44)은 지난 8월 2일 쿠팡플레이가 이 드라마의 극본을 쓰고 연출을 한 자신을 배제한 채 8부작을 6부작으로 일방적으로 재편집해 작품을 훼손했다며 법적 공방을 예고했다. 하루 뒤인 3일 쿠팡플레이는 “수개월에 걸쳐 감독에게 구체적인 수정 요청을 전달했지만, 감독이 거부했다”고 주장했다. 그러자 이주영 감독은 이를 재반박했고, 이의태·정희성(촬영), 이재욱(조명), 박범준(그립), 김정훈(편집), 박주강(사운드)씨 등 <안나> 스태프 6인도 이주영 감독을 지지하는 공식 입장을 내놨다. 이 감독과 6인의 스태프는 사과와 재발방지 약속, 6부작 <안나> 크레딧에서 자신들의 이름을 삭제할 것을 쿠팡플레이에 요구했다. 아울러 이 감독은 8부작 마스터 파일 그대로의 <안나> 공개도 촉구했다. 지난 8월 9일 서울 광화문의 한 카페에서 만난 이주영 감독은 “이 분쟁은 단순히 편집권을 둘러싼 다툼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방점은 감독을 완전히 배제하고 심지어 속인 채 일방적으로 짜깁기해 창작에 관여한 사람들의 인격을 부정한 행위에 있다”고 했다. /우철훈 선임기자 OTT 시대, 쿠팡이라는 거대자본을 상대로 한 이주영 감독의 싸움은 승리할 수 있을까. 지난 8월 9일 서울 광화문의 한 카페에서 이 감독을 만났다. 그는 “많은 분이 오해하는데 이 분쟁은 단순히 편집권을 둘러싼 다툼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방점은 감독을 완전히 배제하고 심지어 속인 채 일방적으로 짜깁기해 창작에 관여한 사람들의 인격을 부정한 행위에 있다”는 것이다. 한편 드라마 <안나>는 사소한 거짓말을 시작으로 완전히 다른 사람의 인생을 살게 된 여자의 이야기다. 쿠팡플레이의 이용자 수 증가에 결정적 역할을 한 킬링 콘텐츠로 꼽힐 만큼 흥행성·화제성을 동시에 획득했다. -6부작 <안나>의 1·2화가 공개된 날짜는 6월 24일이었어요. 쿠팡플레이가 재편집한 사실은 언제 알았습니까. “6월 2일 음악감독님으로부터 연락을 받았어요. 쿠팡플레이가 음악감독님께 별도의 추가 작업 협조요청을 해 거절했다는 내용이었어요. 말이 안 되는 상황이어서 제작사인 컨텐츠맵 이윤걸 대표님께 연락했죠. 6월 7일 쿠팡플레이 실무자가 우리집 근처로 찾아왔어요. 이윤걸 대표님도 함께 한자리에서 이야기를 나눴어요. 그날 쿠팡플레이 실무자는 제게 다른 연출자와 다른 후반작업 업체를 통해 재편집하겠다고 통보했어요. 법률적으로 문제가 없다면서요.” -충격이 컸겠군요. “그랬죠. 저는 그 실무자에게 내가 모르는 편집본을 나에게 보여주지도 않고 방송할 거 아니냐고 물었어요. 그렇다고 답하더군요. 그러면 크레딧에서 제 이름을 빼달라고 했어요. 하지만 그것도 본인들 권한이라며 해주기 싫다고 했어요.” -그때 바로 이 문제를 공론화하지 않은 이유는 뭔가요. “참으려고 했어요. 이 작품에 너무 많은 사람이 관련돼 있고 개인마다 사정과 조건이 다르기 때문에 이런 문제 제기 자체를 곤란해하는 분들도 계실 테니까요. 저 또한 이런 불미스러운 일로 세상에 알려지길 원하지 않았고요.” -그런데 왜 <안나> 6화까지 다 공개된 후에야 문제를 제기한 건가요. “<안나> 5·6화가 릴리즈되는 날(7월 9일), 쿠팡플레이가 8월 중 확장판을 공개한다는 보도가 나왔어요. ‘확장판은 또 뭐지?’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어떻게 나올지 알 수 없었고, 스태프들도 굉장히 우려했어요. 쿠팡플레이에 대한 신뢰가 없으니까요. 두 번의 능욕은 버티기 어려울 것 같았어요. 창작 윤리와 창작자의 기본적인 권리에 대해 다시 생각해 봤어요. 무엇보다 이번 일을 묵과해 또 다른 창작자가 같은 일을 당한다면 저 역시 도의적 책임을 피할 수 없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잘못을 바로잡기로 한 거예요.” 이 감독은 8월 2일 법률대리인을 통해 언론에 입장문을 발표했다. 입장문에서 이 감독은 “쿠팡플레이는 제작사 컨텐츠맵을 통해 8부작으로 된 극본을 검토하고 이를 최종고로 승인”했고, “촬영은 쿠팡플레이가 승인한 최종고대로 진행”됐으며, “쿠팡플레이는 촬영이 완료될 때까지도 1~4부에 대한 가편집본에 대하여 별다른 수정 의견을 제시한 적이 없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런데 쿠팡플레이는 지난 4월 21일 편집본 회의에서, <안나>의 모든 것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서도, 어떠한 방향으로 다시 편집되기를 원하는지에 관한 건설적인 의견을 제시하지는 않은 채 지엽적인 부분만 논의하더니” “4월 28일, ‘아카이빙 용도’라면서 편집 프로젝트 파일을 제작사와 감독에게 요구”했고 “제작사와 감독이 응하지 않자, 쿠팡플레이는 제작사에 대하여 계약 파기를 언급한 끝에 편집 프로젝트 파일을 받아갔”다고 했다. 이 감독이 쿠팡플레이에 8부작 <안나>의 마스터 파일을 전달한 시기는 5월 30일이다. -6월 7일 <안나> 재편집 통보 후 8월 2일 이 감독의 입장문 발표 전까지 쿠팡플레이 측과는 전혀 교류가 없었습니까. “저의 법률대리인이 7월 중순 쿠팡플레이 측과 만났어요. 이번 일이 어떤 문제가 있는지 설명하고 요구사항을 전달했어요. 하지만 합의점을 찾을 수 없었어요. 다시 쿠팡플레이 측에 내용증명을 보냈죠. 하지만 입장문을 발표하기까지 쿠팡플레이 측에서는 어떤 반응도 보이지 않았어요.” 쿠팡플레이 포스터 / 쿠팡플레이 제공 -입장문 발표 다음날인 8월 3일 쿠팡플레이 측은 ‘지난 수개월에 걸쳐 감독에게 구체적인 수정 요청을 전달했지만, 감독은 이를 거부했다’고 반박했어요. 이어 ‘제작사의 동의를 얻어, 계약에 명시된 우리의 권리에 의거해 원래의 제작 의도와 부합하도록 작품을 편집했다’고 주장했고요. “이미 밝혔지만 촬영 중 한 번도 쿠팡 측으로부터 어떤 수정요구도 들은 적이 없어요. 그래서 쿠팡 측이 무슨 말을 하는 건지 솔직히 모르겠어요. 그분들은 촬영현장에도 몇 번 안 왔어요. 그마저도 날씨 이야기나, 코로나19에 걸리지 말라는 정도의 이야기뿐이었어요. 그런데 4월 21일 편집본 회의 때 갑자기 태도가 바뀌었어요.” -어땠길래요. “편집본 회의는 내러티브와 신 구성, 캐릭터 빌드업(인물을 완성해가는 과정)이 잘 됐는지를 제작사, 투자사, 감독이 논의하고 서로의 입장을 피력하는 자리예요. 저마다 설득하고 방어하는 시간이죠. 4월 18일 8부작 편집본을 전달했고, 21일 1~4화, 22일 5~8화에 대한 회의를 진행하기로 했어요. 21일 회의에 쿠팡플레이 실무자 2명, 저와 편집감독과 프로듀서, 그리고 컨텐츠맵 이윤걸 대표가 참석했어요. 쿠팡 측은 1·2화가 너무 길다거나, 극본에 있는 장면을 두고 이 장면은 왜 찍었냐고 묻거나, 첫 장면마다 왜 풀샷이 없느냐는 등의 지엽적 이야기만 했어요.” -극본에 나오는 장면은 당연히 촬영해야 하는 거 아닌가요. “그들은 자신들이 승인한 최종고를 보지 않고 이전 극본을 갖고 온 거였어요. 그래서 프로듀서가 최종고를 가져다줘야 했어요. 뿐만 아니라 콘티(장면 번호·화면 크기·촬영 각도와 위치·의상·소품·대사·액션 등 촬영을 위해 극본을 바탕으로 필요한 모든 사항을 기록한 것)도 한 번도 안 보고 온 것 같았어요. 어떻게 설득해야 할지 막막했어요.” -그래서 어떻게 했나요. “저는 제 편집본의 장점을 어필하고 이유를 설명했죠. 그랬더니 왜 의도를 갖고 찍었냐고 묻더라고요. 제가 영화일 하면서 제일 충격적으로 들은 말인 것 같아요. 감독에게 왜 의도를 갖고 찍었냐는 것은 왜 사냐는 질문과 같으니까요. 아예 제 의견을 받아들일 생각이 없는 것 같았어요. 다음날 컨텐츠맵 이윤걸 대표로부터 연락이 왔어요. 설득이 안 되고 (쿠팡플레이 측의) 편집 이해도가 너무 낮아 의미 없는 미팅인 것 같다며 4월 22일 미팅을 취소시켰더라고요. 편집본은 음향 정리도 안 되고, 음악도 덜 만들어진 상태예요. 그래서 저는 어느 정도 완성을 한 후 다시 보여줘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수정된 부분은 전혀 없었습니까. “쿠팡플레이 측에서 삭제를 요구한 두 장면이 있어 수용했는데, 이튿날 이윤걸 대표가 두가지 수정 제안을 했어요. 그중 하나는 쿠팡플레이 측에서 삭제를 요구한 장면 하나를 다시 넣어달라는 거였어요. 그대로 받아들여 편집 정리를 한 후 믹싱과 녹음, 음악, CG, 색보정 등 후반작업을 3주간 마쳤어요. 그런 뒤 5월 30일 쿠팡플레이에 8부작 <안나>의 마스터 파일을 전달한 거예요.” -쿠팡플레이 측은 제작사 동의를 얻어 편집했다고 주장하고 있어요. 이 감독은 제작사와 계약을 맺고, 제작사는 쿠팡플레이와 계약한 것이니 감독은 제작사에 문제를 제기해야 하는 건 아닌가요. “제작사와 쿠팡플레이의 계약내용과 별개로 저작인격권(저작자의 인격적인 이익을 보호하는 권리)은 저작물을 양도한다고 따라가는 게 아니기 때문에 여전히 감독인 제게 있어요. 쿠팡플레이의 행동은 저작인격권에 속하는 두 가지, 즉 감독의 동일성유지권과 성명표시권에 대한 명백한 침해행위예요.” 저작권법 제13조에 명시돼 있는 ‘동일성유지권’은 저작자의 작품을 타인이 함부로 바꾸지 못하게 하는 권리다. 저작인격권 중 하나라서, 타인에게 양도하거나 사고팔 수 없다. 같은 법 제12조에 있는 ‘성명표시권’은 나의 작품에 나의 이름을 표시할 것을 요구하는 권리다. 반대로 내가 원하지 않으면 내 이름을 뺄 권리이기도 하다. 이 감독은 무엇보다 쿠팡플레이가 감독을 ‘속이면서’ 이런 일을 벌였다는 게 용납되지 않는다고 했다. 영화계에 발을 내딛기 전 CF감독으로 일한 그는 “광고와 영화를 찍은 지 22년”이라며 “광고주와 투자자 의견을 무시할 수 있는 감독은 거의 없다. 그런데 쿠팡플레이는 그런 논의나 설득, 협의 과정이 전혀 없이 저를 비롯한 스태프를 감쪽같이 속인 채 몰래 재편집을 함으로써 전혀 다른 결과물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이주영 감독은 “쿠팡플레이가 6부작으로 재편집한 는 지훈과 현주, 지원의 서사를 다 날려버려 긴장감이 사라지고 굉장히 평면적인 작품이 되고 말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당초 내가 그린 이 작품의 주인공은 유미/안나를 포함한 4명 모두였다”고 했다. 위쪽부터 유미/안나(수지 분), 지훈(김준한 분), 현주(정은채 분), 지원(박예영 분) / 쿠팡플레이 제공 -쿠팡플레이가 4월 28일 ‘아카이빙 용도’라면서 편집 프로젝트 파일을 가져갔다고 했지요. 이 감독은 그때 이미 쿠팡 측이 재편집을 시작했다고 보는 거군요. “편집 프로젝트 파일을 열면 실시간으로 모든 요소를 넣었다 뺐다 하면서 편집할 수 있어요. 보통은 마스터 파일을 넘긴 다음 이 파일을 넘기죠. 작품을 지구촌 어디에서 트느냐에 따라 자막이나 예고편 등 계속 뭔가를 새로 만들어야 하기에 각 소스가 필요하거든요. 사람으로 치면 심장과 같은 편집 프로젝트 파일을 작업이 끝나기도 전에 연출자나 편집감독에게 요구하는 것은 큰 결례예요. 저는 아카이브 용도라면 5월 30일 마스터 파일과 같이 전달하겠다고 했어요. 하지만 쿠팡플레이 측은 제작사에 계약 파기까지 언급한 끝에 파일을 받아갔죠. 그때만 해도 저는 설마 했어요.” -쿠팡플레이는 왜 이 감독에게 사전 논의도 없이 다른 감독을 섭외해 몰래 재편집을 했다고 생각하나요. “(자본을 댄) 갑인 쿠팡플레이가 의견을 냈는데, 을도 아닌 병이 명분과 의도를 갑에게 설명하는 것 자체를 불쾌하게 느낀 거라고 저는 생각해요. 다른 이유가 있을 수 없어요. 쿠팡 측이 제게 편집에 관한 의견을 내놓은 날은 4월 21일 1~4화에 대한 편집본 회의가 유일했으니까요.” -이 감독은 8부작이 6부작으로 단순히 분량만 줄어든 게 아니라 서사, 촬영, 편집, 내러티브의 의도 등이 모두 크게 훼손됐다고 주장했어요. 어떻게 훼손된 건가요. “쿠팡은 1·2화에 마스터 오리지널 버전의 4화 초반까지를 다 넣었어요. 그러니까 사건만 하이라이트처럼 다 가져다 붙인 거예요. 그러다 보니 기본적인 정서나 빌드업 같은 것을 다 뺀 거죠. 그런데 제가 진짜 충격을 받은 것은 3~6화였어요.” 사진/우철훈 선임기자 -왜요. “자기들이 신의 순서를 마음대로 바꿔놔 감정의 개연성도 없고 사건의 인과관계도 굉장히 분절돼 있어요. 그러니까 사건 중심으로만 붙이면서 주변 인물들의 서사는 다 뺐고, 그 빈 자리가 어색하니까 순서를 뒤죽박죽 바꿔놓은 거예요. 물리적인 시간도 다 파괴돼 있고요. 특히 지훈(김준한 분)과 현주(정은채 분), 지원(박예영 분)의 서사를 다 날려버리니까 긴장감이 사라지고 굉장히 평면적인 작품이 되고 말았어요. 그저 연민이 느껴지는 거짓말쟁이의 해프닝에 관한 드라마가 된 거죠.” 이 감독은 “당초 나는 <안나>를 거짓말쟁이 이야기만 쓴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유미/안나(수지 분), 지훈, 현주, 지원까지 4명의 캐릭터는 한 사람 안에 있는 자아로서 오만함, 질투, 정의로움 등 인간의 여러 감정을 각각의 캐릭터로 분화시켜 놓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따라서 “주인공도 원톱 개념이 아니라 이 4명 모두”라고 했다. 이 감독은 또 “이 작품에는 기꺼이 조역이나 단역으로 출연해준 훌륭한 배우들이 계시는데, 6부작에서 그분들의 분량이 대폭 삭제돼 너무 죄송한 마음”이라고도 했다. -6부작 <안나>는 흥행에 성공했어요. 쿠팡 측도 이 점을 강조했고요. “과연 그들이 잘해서일까요? 저는 아니라고 생각해요. 이야기 자체가 가지는 힘은 분명히 있고, 배우들과 스태프들이 되게 잘했어요. 저희 화면은 질감부터 달라요. 제가 광고를 찍었던 감독인데, 그렇지 않을 수 있겠어요?” 그는 앞서 쿠팡플레이 측에 보낸 내용증명과 언론에 공개한 입장문에서 ▲‘안나’의 일방적인 편집에 대한 공개 사과 ▲감독인 자신을 비롯해 모든 스태프에 대한 사과 ▲현재의 6부작 <안나> 크레딧에 오른 자신의 이름 삭제 ▲8부작 마스터 파일 그대로의 <안나> 감독판 릴리즈 등을 요구했다. 쿠팡플레이는 이 가운데 “총 8부작의 <안나> 감독판을 8월 중 공개할 예정이며, 영등위 심의가 완료되는 즉시 공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근 8부작 <안나>는 영상물등급위원회 심의를 마치고 15세 이상 관람가 등급으로 결정됐다. 공개가 임박했다는 얘기다. -8부작 <안나>가 공개되면 6부작 <안나>와 비교하면서 작품성과 흥행성을 평가하는 목소리들이 나올 거예요. 그에 대한 부담은 없습니까. “그 정도 각오는 돼 있어요. 그리고 쿠팡 측에서 8부작 <안나>를 틀고 유저 데이터를 분석해서 자신들이 더 효율적이고 올바른 판단을 했다는 명분을 만들려고 한다는 이야기가 돌고 있어요. 만약 사실이라면 쿠팡은 아직도 자신들의 잘못이 뭔지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거죠.” -쿠팡 측에 요구한 사항 전부가 관철되지 않으면 소송을 제기할 건가요. “나 혼자 명분 쌓고자 하는 싸움이 아니에요. 스태프를 비롯해 상처받은 분들이 사과를 받아야 하는 일이고, 저로서도 그게 가장 우선순위예요. 제가 동의하지 않은 편집본에 제 이름이 올라 있는 것도 동의할 수 없고요. 이러한 요구사항을 쿠팡플레이 측이 끝내 받아들이지 않으면 당연히 소송을 제기할 겁니다.” 이주영 감독은 광고감독으로 활동하다 2012년 2월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 영화과 전문사 과정에 입학해 영화 연출의 길에 들어섰다. 단편영화 <사랑은 근성>(2010)과 <나의 오른쪽, 당신의 왼쪽>(2012)에 이어 이병헌 주연의 장편영화 <싱글라이더>(2017)의 각본·연출을 맡았다. 광고로는 쌍용자동차 ‘티볼리’, 현대자동차 ‘제네시스’, 로레알 ‘랑콤’, 삼성전자 ‘갤럭시 노트2’·‘갤럭시카메라S’ 등 수많은 굵직한 CF를 연출했다. ◆저작인격권 판례 <배니싱 트윈> 사건 <배니싱 트윈>을 제작한 영화사 Y사는 지난 2000년 영화 개봉 후 가정용 비디오테이프를 제작하면서 본래 94분이던 영화의 여러 장면을 자르고 여주인공의 정사 장면, 가정부의 정사 장면 등을 삽입, 본래 94분짜리 영화를 84분으로 다르게 편집해 제작·판매했다. 이 과정에서 시나리오 작가이자 연출자인 감독의 승낙은 없었다. 감독이 Y사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한 사건에서 2002년 법원은 저작인격권 중 동일성유지권을 침해했다고 판단하고 Y사의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한 바 있다. <빛은 내 가슴에> 사건 KBS영상사업단은 1996년 영화 <빛은 내 가슴에>(1995)를 KBS 2TV로 방영하면서 주인공이 십자가를 끌고 가는 장면과 점자공부를 위해 손가락을 촛불에 태우면서 극기훈련을 하는 장면, 여자 주인공이 점자를 배우는 주인공을 돕는 장면, 교실에서의 생물시간 수업 장면, 바닷가 언덕 위에서 남녀 주인공이 키스하는 장면 등을 삭제 편집해 방송하지 않았다. KBS영상사업단은 TV방송의 특성상 불가피한 삭제였다고 주장했지만 2001년 서울고등법원은 이 역시 저작자의 성명표시권과 동일성유지권 등 저작인격권을 침해했다고 판단하고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했다(대법원에서 상고기각으로 확정). 6부작 <안나>가 더 재미있다면 <안나> ‘감독판’이 공개되면 전례 없는 ‘편집 배틀’이 벌어질 수 있다. 만약 감독판보다 쿠팡플레이의 6부작 <안나>가 더 호평을 받아도 저작인격권 침해가 인정될 수 있을까. 2008년 서울고등법원은 “우리 저작권법의 해석상으로는 저작물의 동일성을 해치는 변경이 저작자의 동의 없이 이루어진 이상 그와 같은 변경이 실제로 저작자의 명예와 성망을 해한 것인지 여부를 묻지 않고 저작물의 완전성에 관한 저작자의 인격적 이익이 침해된 것으로 간주하므로 이는 동일성유지권 침해에 해당한다”고 결론내렸다(대법원에서 상고기각으로 확정). 이런 판례에 의한다면 <안나> ‘감독판’과 6부작 <안나> 중 어느 쪽이 대중의 호응을 얻든지에 관계없이 저작인격권 침해가 인정될 수 있다.
박주연의 메타뷰
[오늘을 생각한다]스러져가는 쿠팡 노동자들
[오늘을 생각한다]스러져가는 쿠팡 노동자들(2022. 08. 05 14:36)
2022. 08. 05 14:36 오피니언
쿠팡의 미션은 사람들이 “쿠팡 없이 어떻게 살았을까?”라고 생각하게 만드는 데 있다. 이커머스 시장에서 ‘대규모 현금 고갈’ 전략으로 점유율을 높이고, 물류·금융업을 통해 수수료 수익을 늘려 안정적 성장 궤도에 오르려 한다. 소프트뱅크는 두차례에 걸쳐 3조3000억원을 투자했고, 쿠팡은 이 돈을 마구 태워 시장 장악력을 높여왔다. 작년까지 누적적자만 6조원에 이른다. 사실 쿠팡의 매출성장 바탕에는 노동착취가 있다. 물류혁신이란 것은 늦은밤 두 번의 클릭만으로 상품을 구매해도 다음날 아침이면 집 앞에 도착해 있는 신세계를 경험케 했다. 이런 생활에 익숙해지면 소비패턴도 변한다. 문제는 그 신세계가 물류센터의 야간노동과 쉴 새 없는 배달노동을 바탕으로 한다는 점이다. 물류센터 돌연사 소식만 몇 번을 들었는지 모르겠다. 불행히도 쿠팡의 현금 고갈 전략 역시 낭떠러지로 치닫는 듯하다. 지난해 미국 증시 상장 이후 소프트뱅크는 정확히 3조3000억원어치 지분을 매각했다. 2021년 쿠팡은 1조8000억원의 영업손실을 봤는데, 이 추세가 지속되면 쿠팡의 현금은 완전히 고갈될 가능성이 크다. 최근 쿠팡은 물류센터를 늘리고 있다. 이미 170개 물류센터가 있고, 앞으로도 계속 추가할 예정이다. 전국을 ‘쿠세권’으로 만들어 시장을 지배하면, 마침내 흑자 전환을 이룰 수 있다는 계산이다. 이 물류센터들은 졸속 건설됐다. 최근 열대야와 폭염이 이어진다. 야간노동이 지배하는 전국 쿠팡 물류센터 노동자들도 찌는 더위에 고통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밤 10시가 돼도 실내기온이 33도를 넘는다. 노동자들은 마감을 향해 더 빠르게, 멈추지 않고 집품·포장·분류를 반복해야 한다. 급기야 7월에만 3명의 노동자가 온열 질환 증세를 보이다 병원에 이송됐다. 공공운수노조 쿠팡물류센터지회는 “폭염 대책, 휴게시간 보장, 노조 활동으로 인한 해고자 복직, 노조 활동 보장” 등을 요구하고 있다. 사측은 “물류센터 내에 산업용 에어컨을 설치하는 것은 물리적으로 어려운 작업”이라는 핑계만 댄다. 정진우 서울과기대 교수도 “국내 대형 물류센터는 개방형 구조여서 에어컨 설치가 구조적으로 어렵고, 효율도 낮다”며 거들었다. 노동자들의 요구가 과도할까? 온종일 에어컨을 쐴 수 있는 사람들이야 그럴지도 모르겠다. 진짜 문제는 일하는 사람들의 조건을 고려하지 않고 최대한 적은 돈으로, 최대한 빠르게 물류센터를 지어온 쿠팡 자본의 노동착취 전략에 있지, 무더위에 쓰러지는 노동자들의 ‘과도한’ 요구에 있지 않다. 최소한 안전공학 전문가라면, 노동자를 죽음으로 내모는 물류센터 설계 자체를 비판해야 하지, 구조상 설치가 어렵다는 공염불만 외워선 안 된다. 혹시 사람이 아니라 로봇이라면 모를까. 시장 장악을 위한 쿠팡의 노정이 물류센터 노동자를 죽음으로 내몰고 있다. 그깟 로켓배송 며칠 늦어도 좋다. 노동자들이 쿠팡 물류를 멈추고 일터를 바꿔나가길 응원한다. 우리의 삶은 억만장자 김범석과 손 마사요시(손정의)의 삶만큼이나 소중하니까.
배민·쿠팡이츠 ‘단건 배달 외주화’의 그늘(2022. 04. 22 15:11)
2022. 04. 22 15:11 경제
ㆍ“다단계로 배달 콜 내려오면 교섭 어려워질 수 있어” 기업과 근로계약을 맺지 않고 디지털 플랫폼을 통해 일감을 구하는 ‘플랫폼 노동’의 규모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국제노동기구(ILO)가 지난해 발표한 연례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디지털 노동 플랫폼의 수는 2010년 이래 5배가량 증가했다. 배달 라이더들이 지난해 11월 16일 서울 종각 젊음의 거리에서 일하고 있다. / 한수빈 기자 지난해 국내 온라인 음식서비스 거래액이 25조6847억원을 기록하는 등 음식배달 산업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플랫폼에서 일감을 받아 배달하는 라이더들의 수도 늘고 있다. 현재 라이더의 정확한 규모를 파악할 수 있는 공식 통계는 없지만 2020년 9월 기준 한국교통안전공단은 라이더를 10만명 이상으로 추산했다.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소비 증가로 현재 라이더 수는 이 추정치보다 높을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플랫폼 노동자인 배달라이더가 형식상 노동자가 아니라 1인 자영업자이기 때문에 노동법상 보호를 받을 수 없다는 점이다. 유럽에선 배달라이더가 노동자라는 법원 판결이 잇따르고 있지만 한국에선 아직 유사 판례가 나오지 않고 있다. 새롭게 등장한 ‘다단계 외주화형’ 최근 배달시장의 ‘핫이슈’는 단건 배달서비스 수수료 체계 개편이었다. 단건 배달은 라이더가 한 번에 하나의 음식만 배달하는 걸 말한다. 라이더가 여러 음식을 모아 배달하는 묶음 배달에 비해 속도가 빨라 소비자 선호도가 높다. 라이더가 같은 시간에 배달할 수 있는 건수가 줄기 때문에 배달 단가는 상대적으로 높다. 시장점유율 확보를 위해 ‘수수료 1000원+배달비 5000원’ 프로모션(판촉활동)을 진행하던 쿠팡이츠와 배달의민족(배민)은 출혈경쟁에서 벗어나기 위해 지난 2월과 3월에 각각 프로모션을 중단했다. 이후 수수료와 배달비가 인상되자 음식점주와 소비자들의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단건 배달 수수료 체계 개편을 둘러싼 논란 속에서 주목을 받지 못한 부분이 있다. 바로 배민·쿠팡이츠가 단건 배달 일감 중 일부를 최근 배달대행앱을 통해 외주화한 것이다. 표면적으로는 라이더 풀을 넓혀 단건 배달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한 차원이다. 하지만 실질적으론 플랫폼 업체들이 라이더에 대한 사용자 책임을 회피하기 위한 시도 아니냐는 의심의 눈초리도 있다. 국내 배달대행시장 구조는 크게 3가지 유형으로 구분할 수 있다. 가장 먼저 나타난 유형은 주문중개와 배달대행이 나눠진 ‘분리형’이다. 소비자는 배민앱을 켜고 치킨을 주문할 때 배민이 배달까지 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치킨을 가지고 온 라이더의 오토바이 배달통에는 부릉·생각대로·바로고 등 배달대행앱의 로고가 붙어 있다. 배민 대신 치킨집 사장이 배달대행앱으로 라이더를 불러 배달하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소프트웨어를 제공하고 수수료를 받는 플랫폼 업체인 배달대행앱은 음식점주와 라이더를 보유하고 있는 지역 배달대행업체를 연결하는 역할을 한다. 분리형 다음에 등장한 유형이 ‘통합형’이다. 통합형은 주문중개와 배달대행을 하나의 플랫폼으로 처리한다. 소비자가 배민앱을 켜고 치킨을 주문하면 배민과 위탁계약을 맺은 배민커넥터가 배달까지 맡는다. 배달대행앱이 끼어들지 않는 구조다. 배민 운영사인 우아한형제들이 올해 국회입법조사처에 제출한 ‘배달시장 현황’에 따르면 전체 시장에서 통합형의 비중은 약 10%이며, 분리형은 약 90%다. 드물긴 하지만 플랫폼 업체가 라이더를 ‘직접고용’하는 방식도 있다. 쿠팡이츠가 쿠팡이츠마트의 물품을 전담해서 배달하는 라이더를 직접고용한 게 대표적 사례다. 최근 들어 네 번째 유형이 가시화하고 있다. 배민·쿠팡이츠가 일감을 배달대행앱에 넘기는 ‘다단계 외주화형’이다. 기존에는 배민이나 배달대행앱이 라이더에게 일감을 줬는데 이 유형에선 배민이 배달대행앱이라는 단계를 한 번 더 거쳐 일감을 준다. 우아한형제들의 배달대행 자회사 우아한청년들은 지난 4월 8일 자사 앱에서 “제한된 지역에서 ‘배민1’ 주문 중 일부는 배달대행사에 단건 배달 조건으로 위탁하는 테스트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라이더들에게 공지했다. 기간은 4월 12일부터 3개월간이고, 대상지역은 중부센터·남부센터 권역(서울 마포구·서대문구·은평구·종로구·중구·용산구·강남구·서초구)이다. 우아한청년들은 “테스트 결과에 따라 연장 또는 조기 종료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배민이 음식 단건 배달서비스인 배민1 물량을 외주화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배민이 장보기 서비스인 ‘비마트’를 운영하면서 일부 일감을 배달대행앱인 부릉에 외주화한 전례가 있긴 하다. 다만 장보기 배달은 음식이 아닌데다 부피가 크고 배달 단가도 높지 않아 라이더들 사이에서 ‘똥콜(배달이 쉽지 않거나 단가가 낮은 콜)’로 여겨지면서 크게 이슈가 되진 않았다. 쿠팡이츠는 배민보다 먼저 강남 지역에서 배달대행앱에 단건 배달 일감 중 일부를 외주화했다. 현장에선 이 일감을 소화하는 라이더를 ‘강남특공대’라고 부른다. 배민·쿠팡이츠는 그간 실시간 배달요금제를 활용해왔다. 비수기·비피크시간대엔 배달 단가를 낮게, 성수기·피크시간대나 비 오는 날 등은 단가를 높게 책정하는 방식이었다. 주문량이 매우 많을 땐 배달 단가를 높이는 프로모션을 통해 라이더를 끌어모으기도 했다. 이에 반해 외주화된 단건 배달 물량은 실시간 요금제가 아니라 고정단가(기본단가+거리별 할증) 방식을 적용한다. 배민커넥터의 경우 실시간 요금제·프로모션 방식이 지속되면 배민의 일감을 계속 받을 이유가 없다. 단가가 높을 때만 일감을 받고 빠지는 식으로 움직일 가능성이 크다. 쉽게 말해 ‘충성도’가 떨어지는 것이다. 동네에 기반을 두고 있는 지역 배달대행업체들의 라이더는 ‘유배 배달(장거리 배차)’을 피할 수 있고, 고정단가를 받을 수 있기 때문에 단건 배달 콜을 선호할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콜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면 배민·쿠팡이츠가 추이를 살핀 뒤 단가를 낮출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박정훈 라이더유니온 위원장은 “향후 ‘배달 성지’로 불리는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 등에선 배민·쿠팡이츠가 일감을 외주화하고 주문량이 안정적이지 않은 지역은 배민커넥터, 쿠팡이츠 파트너를 통해 일감을 소화하는 방향으로 배달시장이 이원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외주화형 확산 시 단체교섭에 적신호 현재 라이더유니온과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서비스일반노조 배달플랫폼지부는 배민·쿠팡이츠와 단체교섭을 할 수 있는 길이 열려 있다. 플랫폼 업체가 근로기준법상 라이더의 사용자인지에 대해선 논란이 있지만 노조법상으로 사용자로 볼 여지가 있어 교섭 틀이 마련됐다. 카카오모빌리티의 경우 자신은 대리운전기사의 노조법상 사용자가 아니라며 교섭을 거부했다. 하지만 중앙노동위원회가 2020년 12월 교섭을 하라는 판정을 내렸다. 문제는 외주화형이 확산할 경우 라이더의 노동자성 인정, 단체교섭 등에 ‘빨간불’이 켜질 수 있다는 점이다. 외주화로 인해 일감이 전달되는 단계가 하나 더 늘면 ‘원청’에 해당하는 배민·쿠팡이츠의 사용자성이 희석될 수 있어서다. 예를 들어 노조가 강남 지역의 단건 배달 콜에 대해 교섭을 요구하면 배민·쿠팡이츠는 ‘외주화한 콜은 교섭 대상이 아니니 배달대행앱과 이야기하라’고 주장할 가능성이 있다. 배달대행앱은 또 지역 배달대행업체와 논의하라며 발을 뺄 수 있다. 박 위원장은 “외주화를 해도 어차피 물량을 지배하는 곳은 배민·쿠팡이츠다. 배달산업 네트워크의 꼭대기에 이들 업체가 있고 나머지는 물량을 받아 하청처럼 먹고사는 구조”라며 “책임질 곳에 책임을 물을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해외에선 라이더 고용 ‘아웃소싱’ 해외에선 배달 플랫폼 업체들이 라이더를 노동자로 직접고용하는 걸 피하려고 제3자에게 고용을 외주화(간접고용)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유럽의 경우 원래는 한국과 달리 주문중개와 배달대행을 하나로 묶은 통합형이 지배적 사업 모델이었다. 예를 들어 ‘유럽판 배민’으로 불리는 딜리버루는 라이더와 위탁계약을 맺고 배달을 시켜왔다. 하지만 영국·프랑스·스페인 등지에서 음식 배달라이더, 우버 기사 등 플랫폼 종사자를 노동자라고 보는 판결이 잇따르면서 기존 방식을 고수하는 게 쉽지 않아졌다. 스페인은 지난해 8월부터 음식배달 플랫폼 종사자를 임금노동자로 추정하는 이른바 ‘라이더법’을 시행하고 있다. 라이더법 시행 뒤 딜리버루는 스페인 시장에서 철수했고, 우버이츠는 제3자에게 배달대행을 외주화하는 방식으로 대응했다. 프랑스에서도 플랫폼 종사자를 간접고용 방식으로 다루자는 제안이 나오기 시작했다. 프랑스 대법원은 2018년 11월 테이크잇이지 라이더를, 2020년 3월 우버 기사를 각각 임금노동자라고 판결했다. 이후 플랫폼 종사자의 법적 지위를 두고 논란이 커지자 프랑스 정부는 대법관(노동법 전담)을 지낸 장 이브 프루앵에게 관련 연구를 맡겼다. 프루앵은 2020년 12월 발표한 ‘디지털 노동 플랫폼 규제’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플랫폼 종사자의 사용자를 플랫폼 기업이 아니라 ‘대리기업’으로 하자고 제안했다. 대리기업은 비임금 노동자를 임금노동자로 고용해 사용자의 역할을 대리하는 업체를 말한다. 스위스 국제개발대학원 박사과정 이태훈씨는 한국노동연구원이 지난해 9월 발간한 ‘국제노동브리프’에서 “제3의 사용자 도입은 필연적으로 디지털 플랫폼의 노동자에 대한 책임을 감소시킨다”며 “실제로 포르투갈의 경우 프루앵 보고서가 제시한 대리기업들이 플랫폼들을 상대로 플랫폼 노동자들의 계약종료나 노동시간에 대한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등의 문제가 있었다”고 지적했다. 이영주 노동문제연구소 ‘해방’ 연구위원은 “과거에는 분리형을 플랫폼 업체 등장 이전부터 음식배달 문화가 발달했던 한국만의 독특한 특성이라고 설명하는 시각이 많았지만 이제는 세계적으로 ‘K-간접고용’이 확산하는 모양새”라며 “혁신이라고 포장해온 플랫폼 노동의 본질이 결국 노동법 적용을 피하려는 꼼수에 불과했다는 걸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유럽 시장의 플랫폼 업체들이 간접고용을 시도하려는 건 한국의 배민·쿠팡이츠가 단건 배달 콜을 외주화한 것과 유사한 측면이 있다. 다만 유럽에선 라이더가 하청업체에서 일해도 노동자 지위가 인정된다. 한국에선 라이더가 어떤 경로로 일감을 받든 ‘1인 자영업자’ 신분이다. 노동법의 사각지대에 있다 보니 한국의 라이더들이 더 불안정한 노동조건에 노출돼 있는 셈이다. 국내에선 외주화형 방식에 대한 규제 논의가 수면 위로 올라오고 있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는 지난 4월 22일 라이더유니온, 배민·쿠팡이츠 등 플랫폼 업체와 부릉 등 배달대행앱이 참여하는 간담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라이더유니온은 배민·쿠팡이츠의 외주화를 우려하는 목소리를 냈다.
쿠팡은 우리가 지치길 바라고 있다”(2021. 10. 15 13:51)
2021. 10. 15 13:51 사회
ㆍ물류센터 고강도 노동으로 사망한 고 장덕준씨 1주기… 쿠팡, 재발방지 대책 외면 햄버거, 피자, 치킨. 어머니는 아들의 영정 앞에 평소 아들이 좋아하던 음식을 놓았다. 쿠팡 칠곡 물류센터에서 심야노동을 한 뒤 쓰러져 사망한 고 장덕준씨의 1주기였던 지난 10월 11일, 어머니 박미숙씨(54)는 아들에게 아무런 말도 할 수가 없었다고 했다. “저는 덕준이가 죽었다는 생각을 아직도 못하겠어요. 덕준이가 지금 제 곁에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버티고 있거든요.”(박미숙씨) 추모제를 지낸 이날, 경북 칠곡엔 하루종일 비가 내렸다. 박씨는 머릿속이 하얘진 채로 “덕준이가 참 좋아했던 비”를 하염없이 바라봤다고 한다. 지난 10월 12일 오후 국회 앞에서 열린 ‘쿠팡 노동자 고 장덕준 산재사고 1년 추모 및 법제도 개선안 마련 촉구 기자회견’에서 고 장덕준씨의 어머니 박미숙씨와 아버지 장광씨가 국화꽃을 든 채 참석자의 발언을 듣고 있다. / 연합뉴스 연락 또 끊은 쿠팡 1년 전 장덕준씨는 여느 때처럼 저녁 7시에 출근해 아침에 퇴근했다. 그리고 욕조 속에서 가슴을 움켜쥔 채로 사망했다. 장덕준씨의 사망 직후 과로사 의혹이 제기되자 쿠팡은 “‘과도한 분류 작업으로 인한 과로사’라는 주장은 사실 왜곡”(지난해 10월 16일)이라고 했다. 그러나 4개월 뒤 근로복지공단 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는 장덕준씨의 죽음이 산업재해임을 인정했다. 쿠팡 물류센터에서 1년 4개월여 일하는 동안 장씨의 몸무게는 15㎏ 줄었고, 근육이 녹아내리는 ‘횡문근융해증’ 소견까지 나왔다. 쿠팡은 산재사망 판정이 나오고서야 한발짝 물러섰다. 자사 ‘뉴스룸’을 통해 “애도와 사과”를 말하며 “회사가 준비 중인 개선방안과 근로복지공단 판정결과를 종합해 근로자들이 안전한 환경 속에서 일하는 여건을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그후 8개월이 지났다. 고 장덕준씨의 어머니 박미숙씨와 아버지 장광씨(59)는 “다시는 덕준이와 같은 비극이 일어나선 안 된다”며 재발방지 대책을 강력히 요구해왔지만, 논의는 제자리걸음이다. 최근 쿠팡은 “민주노총 대책위가 협상자로 나서 무리한 요구를 하고 있다. 유족과 직접적인 협의를 하지 못해 안타깝다”는 입장을 내놨다. 유족에게는 ‘황당한’ 논리였다. 박씨는 “대책위의 뜻이 곧 유족의 뜻이라는 것을 누누이 얘기해왔다”면서 “대책위가 막고 있다는 얘기를 왜 하고 있는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고 했다. 고 장덕준씨가 잠든 경북의 한 납골당에서 지난 10월 11일 유족과 쿠팡물류센터노조, 김용균재단 측이 함께 추모제를 지냈다. 생전에 장덕준씨가 좋아했던 치킨과 피자, 햄버거가 영정 앞에 놓여 있다. 쿠팡 칠곡물류센터에서 1년 4개월간 일해온 장씨는 지난해 10월 심야근무를 마치고 숨졌다. 그후 그의 죽음은 고강도 노동으로 인한 산업재해라는 사실이 밝혀졌다. / 민주노총 쿠팡물류센터 노조제공 쿠팡이 말하는 “민주노총의 무리한 요구”는 무엇일까. 쿠팡은 주간경향과의 통화에서 “수면시간, 주3일 같은 것”을 들었다. 그러나 유족과 대책위가 공개한 ‘합의안’ 자료를 보면 쿠팡의 설명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 지난해부터 재발방지 대책을 요구받아온 쿠팡은 3개월 전 대책위에 직접 ‘합의안’을 만들어 전달했다. 물류센터 노동에 관계된 내용은 크게 두가지였다. ‘야간근로 8시간 원칙’, ‘연장근로 최소화’, ‘쿠팡케어 프로그램(건강관리 지원프로그램)’ 등을 이미 자체적으로 시행하고 있음을 ‘확인’한다는 내용이 첫 번째 항목으로 제시됐다. 대책위가 요구해온 쿠팡 물류센터 노동여건 실태조사에 대해서는 쿠팡이 추천한 복수의 기관 중 대책위가 지정한 기관이 진행하게 하자는 내용이 담겼다. 실태조사를 토대로 한 개선 조치는 “근로자 안전과 회사 경영여건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논의한다”고 명시했다. 유족과 대책위는 쿠팡의 합의안을 대체로 수용키로 하고 몇가지 문구 수정을 제안했다. 실태조사기관을 대학연구기관으로 할 것과 실태조사 최종보고서를 공개할 것 등이 주된 내용이다. 그러나 이런 제안을 받은 쿠팡은 3개월째 아무런 답변을 하지 않고 있다. 대책위는 물론 유족에게도 연락을 끊었다. 그러면서 언론에는 “유족과 직접 얘기하고 싶은데 민주노총 대책위가 무리한 요구를 하고 있다”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다. 스스로 제시했던 합의안과 관련한 입장을 묻는 질문에도 쿠팡은 같은 답변을 내놨다. 여론 잠잠해지면 외면 쿠팡이 재발방지 대책을 논의하다가 연락을 끊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월 고 장덕준씨의 죽음이 산업재해라는 판정이 나오자, 쿠팡은 재발방지대책을 위한 간담회를 진행했으나 같은달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의 산업재해 청문회가 끝나자 접촉을 끊었다. 가만히 있을 수 없었던 덕준씨의 어머니와 아버지는 지난 5월 13일부터 6월 17일까지 쿠팡을 고발하는 현수막을 만들어 트럭에 두르고 전국 10개 도시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그즈음 쿠팡은 다시 연락을 해왔고, 대책위와 몇차례 만났다. 이때는 덕평 물류센터 대형 화재사고로 쿠팡의 열악한 노동환경에 대한 비판이 고조되던 시기였다. SNS에선 ‘쿠팡 탈퇴 운동’도 번지고 있었다. 화재사고가 잊히고 비판여론도 잠잠해졌기 때문일까. 최종합의안까지 직접 내놨던 쿠팡은 다시 ‘무응답’ 모드로 돌아섰다. 지난 7월 쿠팡이 유족과 대책위에 제시한 합의안 일부(위). 유족과 대책위는 쿠팡의 안을 대체로 수용하되, 실태조사 대목의 몇가지 문구 수정만 제안한 상태였다(아래). 그러나 쿠팡은 이에 대한 대답은 하지 않은 채 언론에 “민주노총 대책위가 협상자로 나서 무리한 요구를 하고 있다. 유족과 직접적인 협의를 하지 못해 안타깝다”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다. 쿠팡은 합의안에 대한 구체적 질문에는 답변을 피했다. / 고 장덕준씨 유족, 대책위 제공 결국 유족은 다시 싸움을 시작했다. 지난 9월 쿠팡의 열악한 노동실태를 알리고 정부의 안전 규제를 촉구하는 국민청원 글을 올린 데 이어 지난 10월 12일 국회 앞에서도 기자회견을 열었다. 강은미 정의당 의원은 이 기자회견에서 “노동자의 생명을 담보로 로켓배송이 이뤄지는 것은 아닌지, 지금의 야간노동 방식을 근본적으로 돌아봐야 한다”면서 야간노동자의 보호를 위한 법안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우리가 지쳐버리길 바라는 쿠팡을 보면서, ‘덕준이라면 이럴 때 어떻게 했을까’라는 생각을 해요. 덕준이는 저에게 친구면서 스승 같은 아들이었거든요. (심야노동 과로사 재발방지 대책은) 아이가 남기고 간 숙제인데 멈출 수는 없습니다. 덕준이는 한번에 뭘 이루려고 하기보다는 묵묵히 계속하는 아이였어요. 아이의 발걸음을 따라서, 저희도 저희의 속도로 계속 싸울 겁니다.” 고 장덕준씨의 어머니 박미숙씨의 말이다.
[IT칼럼]쿠팡과 아마존의 로켓은 어떻게 다를까(2021. 07. 23 15:04)
2021. 07. 23 15:04 경제
쿠팡과 아마존. 아시다시피 굴지의 온라인 쇼핑몰 브랜드이다. 이들을 통해 바쁘게 일하고, 또는 집에서 뒹굴뒹굴하며 쉬는 와중에도 생필품과 의류나 서적이나 기타 관심품목을 쇼핑하는 삶을 즐기고 있다. 최근 흥미로운 것은 두 회사가 다 로켓사업을 벌이고 있다는 점이다. 쿠팡의 ‘로켓’은 상징적 표현에 불과하다는 것을 우리는 다 알고 있다. 택배와 배송이 핵심인 온라인 쇼핑은 결국 유통의 속도, 물류 네트워크가 핵심일 수밖에 없다. 상품을 고르고 결재하는 과정이 온라인일 뿐 우리는 결국 아날로그 공간에서 내가 주문한 물건을 받고, 언박싱해 사용하게 되기에 이 사업은 매장만 없는 온 앤드 오프라인 연계 비즈니스이다. 제프 베이조스(오른쪽)가 7월 20일(현지시간) 자신이 설립한 미 우주탐사 기업 ‘블루 오리진’의 ‘뉴 셰퍼드’ 로켓을 타고 우주여행을 성공적으로 마친 뒤 텍사스주 밴혼 인근 우주기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밴혼 | AP연합뉴스 그런데 아마존에도 ‘로켓’이 있다고? 엄밀하게 보자면 아마존의 로켓은 아니다. 아마존의 창업주이자 세계 1위 부자인 제프 베이조스가 만든 다른 회사, 블루오리진이 쏘아올린 로켓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결국 베이조스가 아마존을 통해 벌어들인 막대한 부를 블루오리진에 쏟아부은 자본의 결과물이니 ‘아마존의 로켓’이라고 부르겠다. 쿠팡의 로켓과 아마존의 로켓은 어떻게 다른가? 상징과 실제 말고도 더 쉽게 차이를 정의해보자. 쿠팡의 로켓은 지상을 오가는 2차원 평면상의 로켓이고, 아마존의 로켓은 하늘을 향해 치솟는 3차원 공간상의 로켓이다. 이 이야기를 하고 싶었던 것이다. 2차원과 3차원, 물리적 공간 개념에서 과학적 기획과 설계를 입체화하려면 먼저 우리 인간의 머릿속에서 2차원적 사고를 3차원적 사고로 업그레이드해야 한다. 생각의 시야를 넓히고, 아이디어의 지평을 훨씬 확장해야 하는 일이다. 한 번의 성공 방정식을 풀기 위한 수많은 실패의 비용도 각오해야 한다. 무모하지만 이러한 창의성이 우리의 과학기술과 문명을 발전시키고 진화하도록 이끌어왔다. 질문을 바꿔보자. 언젠가 쿠팡의 로켓은 우주를 향해 솟아오를 수 있을까? 제발 이런 답변이 아니길. 그런 건 한국항공우주산업이 하는 일 아닌가요? 이미 현대자동차도 2차원 평면 기업이 아니다. 몇년째 글로벌 가전박람회 CES에서 도심항공모빌리티(UMA) 콘셉트를 선보이며 AI, 로봇, 수소트램이 종합된 모빌리티 솔루션 기업으로의 비전과 계획을 제시하고 있다. 베이조스보다 며칠 먼저 직접 우주여행을 실현한 리처드 브랜슨 버진 갤럭틱 회장도 다양한 사업에 투자하며 오랜 세월 ‘버진다움’ 정신을 강조해왔다. 일론 머스크가 추진하는 스페이스X도 9월 민간 로켓을 통한 우주여행을 시도한다. 이런 생각을 해본다. 기업에도 정신이 있다고 수사학적 주장을 하려면 철학도, 꿈도 있어야 하는 거라고. 결국 아폴로 프로젝트에 열광하고, 칼 세이건의 코스모스를 보며 우주를 동경하고, 엘튼 존의 ‘로켓맨’을 들으며 공간여행을 꿈꾼 추억이 있다면 막대한 자본을 획득했을 때 새로운 모험 스토리에 투자해야 하는 것 아닌가. 뭐라고? 그건 필자가 돈이 없으니 무책임한 낭만적 도발을 하는 거라고? 아니다. 무시하지 마소. 나도 없는 가처분소득이지만, 우주선 프라모델을 만들고 있다.
IT칼럼
‘21세기 노가다판’ 쿠팡 물류센터(2021. 07. 02 13:58)
2021. 07. 02 13:58 경제
ㆍ경향신문 기자들의 일일 노동 체험기 ‘Qkfmsqothd8*2@.’ 눈을 감고 아무 자판이나 두드린 듯한 이 문구는 ‘쿠팡세계’에 들어가는 비밀번호다. 쿠팡 물류센터에서 일하려면 쿠팡 자체 와이파이로 접속해 ‘쿠펀치’란 근태 확인용 앱을 깔아야만 한다. 이때 와이파이 비밀번호가 ‘Qkfmsqothd8*2@(빠른배송빨리)’다. ‘빠른배송빨리’는 로켓배송, 새벽배송을 주력으로 내세운 쿠팡의 세계관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별것 아닌 것처럼 보이는 와이파이 접속 비밀번호조차 ‘쿠팡다움’을 내포한다. ‘빨리빨리 정신’에 동의하는 의식처럼 와이파이 비밀번호를 입력하고 나서야 비로소 쿠팡 물류센터 근무가 시작된다. 5명의 기자들이 쿠팡 물류센터에서 일용직으로 일하며 겪은 상황을 삽화에 담았다. 거대한 쿠팡 물류센터엔 에어컨이 없다. 노동자들은 선풍기에 의지하며 땀을 식혔다. 4~5구 멀티탭들은 콘센트로 꽉 차 있었고 주변에는 불타기 쉬운 소재들이 널려 있었다. / 일러스트 김상민 기자 경기 이천에 있는 쿠팡 덕평물류센터에서 소방관 1명의 목숨을 앗아간 대형 화재가 난 지 약 보름이 지났다. 그 사이 물류센터 노동실태가 도마 위에 오르며 소비자들의 불매 운동이 이어지기도 했다. 빨리빨리 정신과 재난 발생은 과연 아무 관계도 없을까. 물류센터의 노동현장과 안전 의식은 화재 후 어떤 변화를 겪고 있을까. 경향신문 기자들이 지난 6월 26~28일 서울과 경기지역 쿠팡 물류센터 5곳에서 직접 일일 노동을 해봤다. 컨베이어벨트에선 1초당 6개씩의 물건이 쏟아졌다. ‘취급주의’, ‘유리’ 등의 경고문을 확인할 틈 없이 던질 수밖에 없었다. 1분, 7분, 1시간… 그리고 0초 물류센터의 ‘빨리빨리’는 몇가지 숫자로 요약된다. 우선 코로나19 자가진단에 소요되는 ‘1분’이다. 서울 동남권 물류단지에 있는 송파4캠프에서도 마찬가지였다. 물류창고에 들어서려다 보안요원의 제지를 받았다. 첫 근무다 보니 자가진단을 거쳐야 한다고 했다. 키트를 건네받고 안내를 들었다. “콧구멍에 넣고 두어 번 휘저으시고요. 빼서 여기 액체에 넣고 흔들어주세요.” 사무실 벽에는 5차례 이상 훑어서 검체를 채취하고 10~15분 후 결과를 확인하라는 안내문이 붙어 있었다. 하지만 1분 정도가 지났을 무렵 “음성이세요”라고 결과를 들었다. 4시간 내내 땀에 젖어 일하다 잠시 작업대에 걸터앉으려 하는 노동자에게 관리자는 “앉지 말라”고 소리쳤다. 일하는 중에 잠시 앉아 있을 만한 의자도 찾기 힘들었다. ‘빠른배송빨리’로 와이파이에 접속해 출근인증을 하니 벽에 붙어 있던 두개의 QR코드를 스캔하라고 했다. 스캔하니 안전보건 교육을 받았는지 문항별로 응답하는 설문 페이지가 나왔다. “무조건 ‘네’에 체크하시면 돼요.” 용인1캠프에서 들은 말이다. 교육 시각자료가 추가로 포함돼 있긴 했지만 관리자의 재촉에 제대로 볼 시간이 없었다. 관리자는 옆에서 근무자들의 휴대폰을 들여다보며 빨리하라는 무언의 압박을 줬다. 근로계약서도 형광펜으로 표시된 항목에만 빠르게 서명하면 된다고 했다. 내용을 천천히 읽어볼 시간은 없었고, 작성한 근로계약서도 나눠 받지 못했다. 오후 5시 5분부터 12분, 단 7분 만에 출근등록과 안전교육, 근로계약서 작성이 모두 끝났다. 서초1캠프에서도 “‘다음으로 가기’를 12번쯤 누르고 ‘확인’ 누르면 돼요. 어렵지 않아요”란 안내를 받았다. 경향신문 취재진이 일용직으로 일한 쿠팡 물류센터 중 한곳인 서울 서초구의 양재 물류센터 / 경향신문 자료사진 본격적으로 일을 시작하고부터는 속옷이 흠뻑 젖기까지 1시간이 채 걸리지 않았다. 이천마장1센터에서 컨베이어벨트 위로 지나가는 택배를 직접 들어 팔레트 위에 쌓는 ‘적재’ 업무를 해보니 온몸이 땀으로 젖었다. 동료들의 설명을 들어보니 마장센터는 전 쿠팡 물류센터 중 가장 무거운 택배를 취급한다고 한다. 쌀, 음료수 등이 이곳으로 모이기 때문이란다. 탄산수 박스 위에 쌀 포대를 얹어 50㎏은 족히 넘는 것 같은 택배를 끊임없이 들어올리자니 반소매 티셔츠부터 속옷, 심지어 양말까지 축축했다. 더운 날씨에 숨이 턱턱 막혔다. 한달째 일하고 있다는 옆자리 동료 A씨가 “고양이 모래예요. 엄청 무겁죠? 비타500, 박카스, 쌀 이런 게 무거워요. 허리 조심하세요”라며 격려를 건넸다. 오후에 트럭이 도착하자 컨베이어벨트가 택배를 울컥울컥 토해내기 시작했다. 초당 6개 이상의 택배가 눈앞을 지나갔다. “하나씩 들고 옮길 시간 없어. 그냥 던져요, 빨리!” 지시와 함께 박스가 날아다니기 시작했다. ‘취급주의’, ‘위험’, ‘유리’ 등 경고문을 신경 쓸 여력이 없었다. 1초의 휴식시간도 없이 작업은 이어졌다. 분류 파트에 있던 노동자가 다리가 아팠는지 탁자에 걸터앉자 관리자의 불호령이 떨어졌다. “작업장에서 앉는 거 아니에요. 일어나세요.” 작업의 종료를 알린 건 관리자도, 시계도 아닌 컨베이어벨트였다. 주간 물량을 마감하는 오후 5시 30분이 되자 컨베이어벨트가 작동을 멈췄다. 컨베이어벨트가 돌아가는 4시간 반 동안 휴식시간은 0초였다. 쿠팡 덕평물류센터 화재 발생 사흘째였던 지난 20일 잔불진화작업이 계속되는 모습 / 우철훈 기자 나뒹구는 콘센트, 가연성 소재 물류창고에서는 에어컨 없이 크고 작은 선풍기 수백대가 냉방을 책임졌다. 덕평물류센터 창고화재 이후 소방당국은 폐쇄회로(CC)TV를 확보해 지하 2층 선반 위 멀티탭에서 처음 불꽃이 튀었다고 했다. 직원들은 선풍기를 이용하기 위해 설치한 멀티탭이라고 진술했다. 에어컨이 없는 곳에서 한층에만 100개가량의 선풍기가 돌아가니 멀티탭이 쉽게 과열될 수밖에 없었다. 기자가 일한 물류창고에서도 곳곳에 놓여 있는 4~5구짜리 멀티탭이 빼곡하게 차 있었다. 연결된 선들끼리 뒤엉켜 있기도 했다. 주변에는 빈 상자, 포장용 비닐, 에어캡 등 가연성 소재가 널려 있었다. 덕평물류센터에서 일하다 화재 이후 송파 서울물류센터로 전환 배치됐다는 B씨는 “덕평에서 일할 때도 화재 교육은 한 번도 받은 적이 없다”며 “반입 금지 물품은 항상 알려주는데 탈출구 얘기는 못 들어봤다”고 했다. 덕평물류센터에서 일하다 온 다른 일용직 C씨도 “비상구와 소화전 위치를 알려주는 교육을 하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D씨도 화재가 두렵지 않으냐는 질문에 “우리가 어떻게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니까, 피한다고 피해지는 것도 아니고”라며 말끝을 흐렸다. 마장센터에서 일한 지 한달 정도 됐다는 E씨에게도 안전 문제를 물어봤다. 차가운 대답이 돌아왔다. “일한 지 한달밖에 안 됐는데 벨트에서 불날 뻔한 걸 본 게 세 번이나 돼요. 스파크가 튀고 불이 붙은 건 아닌데 연기가 나고 탄 냄새가 났어요. 한번 보세요. 1초도 안 쉬고 벨트가 계속 굴러가는데 불이 안 나겠어요?” 덕평물류센터 화재 이후 천장의 스프링클러가 제대로 작동했는지 안 했는지를 두고 조사가 진행되고 있다. 스프링클러는 온도가 70℃ 이상이 되면 자동으로 물을 분사해 가장 효과적인 소방장치로 꼽힌다. 하지만 물류창고에선 스프링클러가 제대로 작동하더라도 큰 화재를 막지 못할 가능성이 다분하다는 것이 소방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이런 우려가 나오는 이유는 물류창고가 ‘래크(rack·선반)’ 구조로, 다량의 물건을 수직으로 높이 쌓기 때문이다. 최돈묵 가천대 설비소방공학과 교수는 “일반 건물에서 스프링클러가 터지면 물이 바닥에 닿는다. 하지만 래크식 물류창고에선 위에는 물이 젖지만 중간은 물에 안 젖기 때문에 화재 시 불을 끄기가 어렵다”고 설명했다. 최 교수는 “쉽게 말하면 흠뻑 젖지 않기 때문에 불이 꺼졌다가도 젖었던 게 마르면서 또 불이 붙을 수도 있는 것이다. 앞으로도 화재가 또 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또한 래크식 창고에선 화재 시 선반이 무너질 경우 진압하러 들어간 소방관이 길을 잃거나 물건에 깔릴 가능성도 커진다. 택배노조가 총파업 투표를 진행한 지난 5월 6일 서울의 한 택배 물류센터에서 택배 기사들이 분류작업을 하고 있다. / 이석우 기자 래크식 물류창고는 ‘단위 면적당 화재 하중’이 커 불이 커지기가 쉽다. 다른 건물보다 ‘탈 것’ 자체가 많다는 뜻이다. 화재를 진압하기 위해 면적당 뿌려야 하는 물이 다른 건물보다 많이 필요하나, 현실적으로 보장되지 않는다. 이용재 경민대 소방안전관리과 교수는 “법에 따라 건물 용도에 맞춰 최대 30개의 스프링클러를 염두에 두고 물을 확보한다. 하지만 물류창고는 워낙 가연물이 많기 때문에 30개만 터져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이어 “일반 건물은 스프링클러에서 물이 20분 이상만 나오면 되지만 물류창고는 그것으로 부족하다. 물류창고의 스프링클러 관련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돈묵 교수도 “더 쉽고 빠르게 반응하는 조기반응형 스프링클러를 설치하고, 20분이 아닌 60분까지도 버틸 수 있는 수원을 확보하도록 소방시설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개인 안전은 개인이’ 스프링클러와 같은 비상 설비만이 문제가 아니다. 재난 관리의 기본은 초기 대응이다. 노동자는 안전을 위해 소화기 위치, 대피로 등을 숙지할 수 있어야 한다. 하지만 ‘빨리빨리’의 세계인 쿠팡의 물류센터에선 이런 ‘기본’조차 언감생심이었다. 대형 화재를 겪은 직후였음에도 ‘안전불감증’은 곳곳에서 확인됐다. 한층이 약 3000평에 달하는 서울물류센터 E동은 상품 진열대가 6열로 빼곡하게 늘어서고, 알파벳 A~S로 구획이 나뉘어 있었다. 길을 잃지 않으려면 어디로 들어왔고 어느 방향으로 움직였는지 계속 의식하고 있어야 했다. 비상구나 대피로를 미리 알아두지 않으면 재난이 닥쳤을 때 찾아내기 어려운 구조다. 소화기 30여개가 일정 간격으로 놓여 있었으나 ‘소화기’란 표시만 있고 실제론 비어 있는 곳도 있었다. 송파4캠프에선 근무장 북동쪽 구석의 비상계단 앞을 성인 남성 키만 한 철제 적재함(롤테이너)이 가로막고 있었다. 겹겹이 놓인 롤테이너들을 힘주어 끌어 보았지만 쉽게 움직이지 않았다. 그 뒤로 관리자의 말이 스쳐갔다. “좀 있으면 차가 들어오고, 작업 시작하면 복잡해져요. 여기 제한속도가 10㎞인데 한국 사람 중에 10㎞ 지키는 사람 저는 아직 못 봤거든요. 그래서 항상 조심하셔야 하고, 개인 안전은 개인이 지켜야 해요.” ‘개인 안전은 개인이’란 말은 서초1캠프도 적용됐다. 롤테이너를 가지고 쌓여 있는 프레시박스를 옮기러 갈 때는 택배 차량과 부딪힐 뻔했다. 일이 힘들어질수록 시야는 좁아졌다. 마지막으로 쓰레기 정리를 할 때는 택배 차량이 지나다녀도 주위를 둘러볼 여유가 없었다. 무거운 물건, 특히 녹은 보냉백을 모아둔 상자는 아주 묵직했지만 이를 들 때의 자세나 가득 찬 롤테이너를 옮길 때의 주의사항은 접하지 못했다. 모든 게 실전이었다. 이런 것들에 대해 묻자 “그것은 본인이 판단해 할 일”이라는 관리자의 반응이 돌아왔다. 각자의 안전을 신경쓰기에도 벅찬 것이 쿠팡 물류센터 노동의 현실이었다. 공하성 우석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전담 소방안전관리자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공 교수는 “현재 소방안전관리자는 대부분 겸직을 하고 있고 너무 바쁘다”며 “이들이 스프링클러 관리와 물건이 대피로나 방화셔터를 가로막고 있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이들에게 필요할 경우 컨베이어벨트를 정지시킬 수 있는 힘까지도 부여해야 한다”고 말했다. “옛날에는 할 수 있는 기술이 없을 때 쉽게 찾을 수 있는 일자리가 ‘건설 노가다’나 ‘퀵서비스’였다. 지금은 물류센터로 간다. 특히 코로나19가 겹치며 아르바이트 일자리도 줄어들었기 때문에 더 물류센터로 몰린다.” 김종진 한국노동사회연구소 선임연구위원의 분석이다. 그는 현재 물류센터 노동을 둘러싼 논의 자체가 척박한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김 위원은 “물류센터는 적절한 휴게공간이 없고, 장시간 노동에, 산업재해에 다수 노출돼 있으며 고용의 질은 좋지 않다는 점에서 한마디로 ‘노동환경 문제의 종합백화점’”이라며 “그동안 (물류산업 노동과 관련해) 택배기사 처우를 중심으로 논의가 진행된 반면 물류센터 노동에 대한 문제 제기는 유치원 수준이다. 객관적인 실태조사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더 나은 물류센터 노동은 가능할까 그간 쿠팡 노동자들을 둘러싼 논의는 ‘그나마 쿠팡이 낫다’는 얘기에 가로막혀 왔다. 실제로 다른 기업 물류센터보다 쿠팡이 처우 면에서 좋은 평가를 받기도 한다. 하지만 ‘표준’으로 여겨져온 쿠팡의 대형 화재사고는 이러한 안일한 인식을 흔들어 깨웠다. 화재사고만 문제가 아니다. 지난 1년간 쿠팡에서 사망한 노동자가 9명(물류센터 일용직·택배노동자 등)이다. 대형 재난에 노출된 노동현장과 잇따른 과로사는 별개의 문제가 아니다. 안전하고 건강하게 일할 권리보다 ‘빨리빨리’가 앞서는 한 산재와 재난은 언제든 또 닥칠 수 있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이번 화재와 과로사 문제 등이 “물류산업 전반의 잠재된 위험이 터진 것”이라고 봤다. 서 교수는 “성장통이 가장 큰 원인”이라며 “쿠팡의 물류산업이 최근 빠르게 커지며 5만명 이상의 물류 인력을 고용하면서 리스크 관리의 수준 또한 높아져야 하는데 정착이 안 된 것”이라고 말했다. 김혜진 쿠팡 노동자의 건강한 노동과 인권을 위한 대책 위원회 집행위원장은 “쿠팡이 물류센터 노동의 기준처럼 여겨지기 때문에 문제를 계속 제기하는 것이다. 노동자들을 물건처럼 대우할 것이 아니라 쿠팡의 성장을 함께 이끌어나가는 존재로 간주하고 조직문화 전체를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퇴근 버스에서 옆자리에 앉은 F씨에게 쿠팡의 노동환경에 대해 물었더니 한숨 섞인 답변이 돌아왔다. “21세기의 막장이죠. 노동강도를 극한까지 올려놓는데 안전사고가 안 날 리 있나요. 일하다 과로로 죽는 이유가 있지 않겠어요? 문제가 생길 때마다 뻔한 해명으로 덮지 말고, 직접 와서 일해봤으면 좋겠네요.”
쿠팡의 심야노동 대책 나올 때까지 싸운다”(2021. 06. 25 16:21)
2021. 06. 25 16:21 사회
ㆍ물류센터에서 일하다 숨진 고 장덕준씨의 부모 장광·박미숙씨 인터뷰 저녁 7시에 ‘출근’하는 아들은 동틀녘에야 귀가했다. 그러고는 자신의 몸이 ‘먼지투성이’라며 늘 욕실로 직행했다. 쿠팡 칠곡 물류센터에서 일용직으로 일해온 1년 4개월 내내 그랬다. 그런데 지난해 10월 12일 ‘그날’만은 욕실에서 기척이 들리지 않았다. 문을 열어보니, 아들은 욕조 속에서 가슴을 움켜쥐고 무릎을 꿇고 있었다. 장광씨(59)와 박미숙(54)씨는 “친구 같고 스승 같았던” 속 깊은 첫째 아들 고 장덕준씨를 그렇게 잃고 말았다. 쿠팡 칠곡 물류센터에서 고강도 장시간 심야노동을 하다 숨진 고 장덕준씨의 어머니 박미숙씨(오른쪽)와 아버지 장광씨 / 송윤경 기자 경기 이천시의 쿠팡 덕평물류센터 화재가 발생한 지 약 일주일이 됐다. 폐쇄회로(CC)TV 영상에는 물품창고 멀티탭에서 불꽃이 튀는 장면이 포착됐다고 한다. 이 멀티탭은 에어컨이 없어 선풍기를 쓰기 위해 설치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스프링클러는 제때 작동하지 않았다. “화재 사실을 알렸음에도 관리자에게 묵살당했다”는 내용의 국민청원도 올라왔다. 축구장 15개 면적과 맞먹는 거대한 물류센터는 앙상한 뼈대만 남아 있다. 가연성 물질이 가득해 불길 진화에만 엿새가 걸렸다. 동료들을 먼저 내보냈던 고 김동식 광주소방서 119구조대장은 끝내 숨지고 말았다. 시민들은 쿠팡이 이토록 열악한 노동환경을 방치해온 사실에 분노했다. SNS에선 ‘쿠팡탈퇴 인증’이 이어졌다. 쿠팡 물류센터 화재는 장광씨와 박미숙씨에게 ‘남일’이 아니었다. 부부는 아들을 잃은 후 물류센터 심야노동 대책을 줄기차게 요구해왔다. 냉난방 시설조차 없는 곳에서 장시간·고강도 심야노동에 시달리다 숨진 고 장덕준씨의 어머니 박미숙씨와 아버지 장광씨를 지난 6월 23일 경북 경산시에서 만났다. -아들의 죽음 직후 쿠팡은 산업재해로 인한 사망이라는 사실을 부인했는데요. 박미숙 “사실 처음에는 부검할 생각도 못 했어요. 장례식에 쿠팡 동료들이 정말 많이 와서 슬피 울었어요. 그중 한사람이, 우리 아들이 일하던 중에도 주저앉아 고통스러워했다는 얘길 들려줬어요. 이상함을 느껴 그제야 알아봤죠. 전문가들로부터 과로사가 의심된다는 얘길 들었습니다. 쿠팡은 우리 아들이 빈 박스 같은 가벼운 포장 부자재만 날랐다고 했어요. 쿠팡에서 일하는 동안 몸무게 15㎏이 빠졌는데, 도저히 이해할 수 없더군요.” -쿠팡에서 계속 부인했지만, 결국 산업재해로 인한 사망임을 인정받았습니다. 박미숙 “쿠팡이 언론과 국회엔 산재 관련 자료 요청에 성실히 임하겠다고 했어요. 하지만 실제로는 그러지 않았어요. 업무분담표를 달라고 했지만 받지 못했어요. 급여내역도 못 받았고요. 한달분의 근로계약서, 12주분의 출퇴근 기록만 받을 수 있었어요. 그 자료들하고 부검 결과, 그리고 몸무게가 줄어 제가 새로 사준 청바지 등을 자료로 내야 했어요.” -근육이 녹아내리는 횡문근융해증이 의심된다는 소견이 나왔다고 들었습니다. 박미숙 “아이가 처음에는 ‘피커(주문서대로 바구니에 물건을 담는 일)’로 일했어요. 그러다가 ‘스파이더(피커의 업무와 포장을 지원하는 일)’가 됐는데요, 쿠팡이 아이의 업무라며 내세운 것들은 극히 일부예요. ‘피커’들이 빨리 일할 수 있도록 물건을 적재하고, 작업이 끝난 바구니를 몇 겹으로 포개 포장 담당자에게 가져다주고, 포장이 끝난 물건을 상하차 작업장으로 옮기는 일도 했어요. 친구 같은 아들이라, 평소에 하루 일과 얘기를 많이 나눴거든요. 그때의 대화를 복기하면서 쿠팡 물류센터를 공부해 알아낸 것들이에요.” 사건 초기 쿠팡은 고인이 주 44시간을 일했고, 노동강도가 낮은 일을 주로 해왔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지난 2월 근로복지공단 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위원회)의 판정 결과는 판이했다. 위원회는 고인이 평균 주 58시간을 일했고, 사망 직전에는 주 62시간을 일한 것으로 판단했다. 야간노동은 30% 가산을 하기 때문이다. 고인이 맡았던 업무 또한 ‘포장 부자재’만 날랐다는 쿠팡 주장과 달랐다. 위원회는 고인이 5.5㎏짜리 상자를 하루 약 100번까지 옮겼고, 30㎏짜리는 40번까지 실어야 했다고 밝혔다. -고인이 생전에 많이 힘들어했다고 들었습니다. 박미숙 “‘스파이더’는 원래 두 사람이 하는 일이었대요. 그런데 홀로 하게 됐다고 하더군요. 게다가 전임자들이 대개 무릎이나 허리를 다쳐서 나갔대요. 그만큼 강도가 높은 노동이었던 거예요. 저는 ‘(지금의 업무구조가) 마음에 안 들면 네가 한번 바꿔봐’라고 얘기했어요. 얘기를 해야 바뀐다, 한번 두번 얘기해선 바뀌지 않는다. 바뀔 때까지 얘기해봐라. 제가 그렇게 얘기했어요. 세상이 그렇게 변해왔으니까. 제가 그렇게 쉽게 생각했어요.” -문제를 제기해 봤지만 바뀌지 않았던 거군요. 박미숙 “문제 제기하는 사람들을 눈엣가시로 여겼던 것 같아요. 말해도 바뀌지 않는다면서 그런 말을 했어요. ‘우리는 쿠팡을 못 이긴다, 쿠팡의 노예다’라고. 정말 많이 얘기했어요.”(고인은 동료들과의 단체 대화방에서 자신이 일하는 곳을 ‘세기말 7층’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장광 “쿠팡에 대해 알아보니까, 시간당 생산량(UPH·units per hour)이 사람 죽인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거의 한시간마다 ‘마감’이 있대요. 시간당 150개(주문서 소화량)가 가장 높은 수치인 줄 알았는데, 만약 200을 하는 사람이 들어왔다? 그러면 200이 목표가 된다고 하더군요. 그리고 오늘 UPH 200을 했는데 다음날 150을 했다? 그러면 경위서를 쓰거나, 다음날부터는 일감을 주지 않는대요. 우리 애는 힘든 내색을 하지 않는 아이예요. 아마 극한까지 내몰려 일했던 것 같아요.”(쿠팡이 최근 노동 속도를 압박하는 UPH 시스템을 폐지했다고 밝혔지만 부부는 “거의 한시간 단위의 마감은 여전히 있기 때문에 바뀌었다고 보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계속 견뎠던 것은 무기계약직 희망 때문이었을까요. 박미숙 “아이의 죽음이 알려진 후 ‘일을 안 했으면 됐잖나, 자기 욕심 때문에 일해 죽었는데 왜 문제를 삼느냐’는 댓글을 많이 봤어요. 아이가 근무기간 2년을 채워 무기계약직이 되고 싶었을 수도 있겠죠. 아이가 업무구조에 대해 문제 제기를 많이 했다고 말씀드렸는데요, 제가 아는 우리 덕준이는, 무기계약직 자체가 목표가 아니었을 겁니다. 2년간 정말 열심히 하고 난 후의 결과를 보고 싶었던 것 같아요. 부조리한 현실을 확인해보고 싶었을 거라고 생각해요.” -쿠팡 심야노동 문제를 알리기 위해 지난 한달간 전국을 돌았다고 들었습니다. 장광 “2월 9일에 산재 인정을 받았는데 쿠팡에서 연락이 왔어요. 지금이라도 해결하고 싶다고, 2월 15일에 보자고. 그래서 계획돼 있던 기자회견을 취소했어요. 그런데 13일에 미국 증시 상장을 했더군요. 우리가 심야노동 대책을 요구해 왔는데, 15일 만나보니 쿠팡이 내놓은 것은 ‘깡통’이나 다름없었어요. 상장 때까지 ‘가만있으라’는 얘기였구나. 뒤늦게 깨달았죠. 그후 또 묵묵부답이더군요. 그래서 다시 나섰습니다.”(장씨는 아들의 억울함을 호소하는 글을 냉동탑차 외벽에 두르고 전국 주요 도시를 돌며 기자회견을 했다.) 박미숙 “사실 쿠팡은 지난달까지 제대로 사과도 하지 않았어요. 산재 인정을 받자, 사과 입장문을 냈을 뿐, 저희에게 직접 사과한 사실이 없습니다. 지난달에 쿠팡에서 전화왔길래 그 얘길 했더니 그제야 죄송하다고 하더군요. 그러면서도 여전히 보상금만 얘기해요. 물류센터 심야노동 대책에 답을 주지 않는다면, 우리는 더는 대화할 수 없어요.” -무엇이 꼭 개선돼야 한다고 생각하나요. 박미숙 “냉난방 시설과 휴식시간이요. 푹푹 찌는데 냉방시설이 없고, 창문도 닫아놓아 통풍도 안 돼요. 일하다 쓰러져 실려가는 사람도 많다고 해요. 심야에 8시간 동안 일하는데 식사시간 외엔 휴식시간도 없어요. 아들이 죽고 나서 심야노동 자료를 뒤져봤거든요. 연구가 많이 없더라고요. 앞으로 심야노동자가 어떤 문제를 겪을지 고민해야 한다고 봐요.” -쿠팡은 ‘로켓배송’ 덕분에 큰 인기를 누렸습니다. 빠른 배송의 편리함을 주목하는 이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씀이 있나요. 박미숙 “아들이 쌀이나 물을 살 일이 있으면 직접 사서 어깨에 이고 오더라고요. 그때는 몰랐어요, 왜 그랬는지를. ‘내가 편하면 누군가는 불편하다, 고통스럽다.’ 아들이 자주 했던 말이에요. 한번쯤 생각해 봐주세요.” 장광 “로켓배송을 아예 하지 말라는 얘기는 아니에요. 노동자에게 합당한 대우를 해줘야 한다는 거죠. 요즘은 통닭 배달료도 3000원인데, 쿠팡은 로켓배송 회원가입비가 2500원이에요. 값싼 편리함을 누리는 동안 누군가는 죽어가고 있다는 걸 말하고 싶습니다.” 부부는 아들을 “남을 잘 돕는 성실한 청년”으로 키운 것이 “후회된다”고 했다. 박미숙씨는 생전의 아들에게 늘 들려주던 가물치 이야기를 해주었다. 덕준씨가 막 돌이 지났을 무렵의 일이다. 아들은 성인이 돼서는 건장했지만, 그때는 잔병치레가 잦았다고 한다. 몸보신을 해주려 가물치를 사서 버스를 탔다. 아이를 업은 상태였다. 그런데 그만 가물치가 비닐봉지 밖으로 튀어나가 버렸다고 한다. 버스 바닥을 휘젓고 다니는 가물치를 보며 박씨는 당황했다. 그때 어느 여고생이 벌떡 일어나 가물치를 잡아 비닐봉지에 다시 담고, 꽁꽁 묶어주었다. 부부는 가물치 얘기를 해주며, 덕준씨를 “보이지 않는 고마운 사람들을 생각하는” 청년으로 키웠다고 했다. ‘쿠팡탈퇴’ 운동 이후 나흘간 쿠팡 앱 사용자는 47만명 줄었다고 한다(빅데이터 플랫폼 ‘아이지에이웍스’ 집계). ‘로켓배송’ 이면의 고통에 대해 한국사회가 이제야 응답하고 있는 셈이다. ‘보이지 않는 고마운 사람들을 생각하라.’ 덕준씨 부모의 가르침을 이제는 우리가 새겨들어야 할 차례 아닐까. 인터뷰가 끝날 무렵 박씨는 “쿠팡 노동자들의 아픔이 또다시 묻힐까 두렵다”고 했다.
최소주문 가격 낮은 배민, 비싸지만 빠른 쿠팡이츠(2021. 01. 17 11:11)
2021. 01. 17 11:11 경제
코로나19 이후 한국 음식 배달앱 시장은 그 어떤 때보다 호황을 누리고 있다. 하지만 많은 업체가 새로 뛰어들면서 경쟁 또한 치열해지고 있다. 각 배달앱은 어떤 차이점이 있을까. 금융정보분석업체인 밸류챔피언코리아 애널리스트팀은 음식 배달앱을 직접 실행해 10곳의 음식점에서 같은 메뉴를 주문할 때 ▲소요되는 배달시간 ▲청구되는 배달비 ▲요구되는 최소 주문금액 ▲열람 가능한 리뷰개수 등에 대한 데이터를 직접 수집·분석해봤다. 대상 배달앱은 배달의민족, 쿠팡이츠, 요기요, 카카오, 배달통, 먹깨비 등 6개다. 데이터 수집에 사용된 10곳의 음식점은 BHC, 스쿨푸드, 미스터피자, 원할머니보쌈, 샐러디, 엽기떡볶이, 배스킨라빈스, 맥도날드, 찜닭&닭도리명가, 편의점 등이다. 데이터 수집은 2021년 1월 4~5일 오후 4~7시 서울 성동구 성수동에서 이뤄졌다. 최소 주문금액은 음식을 주문할 때 결제해야 하는 최소한의 금액이다. 배달 주문의 상당비율이 1인 가구라는 것을 감안하면 최소 주문금액이 너무 높으면 먹지 않는 것을 시켜야 해 부담이 될 수 있다. 동일한 지점의 음식점 10곳에서 동일한 메뉴를 주문해보니 배달의민족이 평균 1만4611원으로 가장 낮은 최소 주문금액을 제시했다. 이어 배달통이 1만5500원으로 낮았고, 요기요(1만5611원), 카카오(1만6080원) 순이었다. 쿠팡이츠(1만7071원)와 먹깨비(2만원)가 가장 높았다. 같은 식당이라도 앱마다 배달비 달라 같은 식당이라도 배달앱마다 안내된 배달비가 다른 경우가 많다. 배달앱이 사용하는 배달대행업체에 따라 배달비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쿠팡이츠는 직접 배달원을 고용해 음식점에 공급하고 있어 평균 배달비가 가장 비싸다. 요기요나 배달의민족은 각각 다른 배달대행업체와 계약을 맺어 배달비가 상대적으로 낮다. 배달앱 중 평균 배달비가 가장 높은 앱은 쿠팡이츠(2667원)와 카카오(2500원), 요기요(2056원), 먹깨비(2000원)가 뒤를 이었다. 배달비가 가장 낮은 앱은 배달통(1600원)과 배달의민족(1800원)이다. 하지만 배달비가 많이 들수록 배달시간이 짧았다. 평균 배달 소요 시간이 가장 짧은 배달앱은 쿠팡이츠로 평균 24분이 소요됐다. 한 배달원이 여러 주문을 함께 배달하는 기존 배달앱과 달리 쿠팡이츠는 한 주문만 배달한다. 배달의민족, 요기요, 카카오, 먹깨비 등은 40분 이상 걸렸다. 일부 업체는 고객에게 안내된 시간 내에 배송을 완료하지 못하면 배달라이더들에게 배송지연으로 인한 페널티를 부과하고 있다. 배달앱을 결정할 때 해당 배달앱 회사가 배달원들의 안전사고 방지를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지도 주의 깊게 지켜봐야 한다. 해당 음식점에 달린 고객 평점 및 리뷰는 배달앱 이용자가 주문 시 중요하게 보는 요소 중 하나다. 요기요는 배달앱 중 평균 리뷰수가 가장 많았다. 948개의 리뷰가 달려 있었다. 배달의민족(600개)도 많은 편이었다. 반면 배달통(46개), 카카오(11개), 먹깨비(7개)는 리뷰가 적었다. 다만 마케팅 대행업체에서 작성한 허위 리뷰도 있다고 하니 리뷰 작성자의 작성 이력 및 리뷰 내용을 꼼꼼히 살펴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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