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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5분 열연’ 홍수현 “<빨간 풍선> 한계 도전한 드라마”
- 2023. 02. 27 15:47 연예
- <빨간 풍선> 홍수현. FN엔터테인먼트 A4용지 6페이지 분량, 15분 롱테이크 연기를 NG 없이 소화한 <빨간 풍선> 배우 홍수현이 종방 소감을 전했다. TV조선 주말미니시리즈 <빨간 풍선>은 불륜으로 점철된 사람들 사이 욕망의 목마름을 담은 드라마다. 첫 방송 이후 매회 자체 최고 시청률을 경신하며 논란과 사랑을 함께 받아온 문제작이다. 드라마는 지난 26일 최고 시청률 11.6%를 기록하며 성황리에 종방했다. 극 중 홍수현은 쾌활한 성격에 세련된 스타일까지 겸비한 보석 디자이너 한바다 역을 맡아 호연을 펼쳤다. 부잣집 딸답게 화려한 외모에 뒤끝 없는 성격의 소유자로, 조은강(서지혜 분)과는 고등학교 시절부터 둘도 없는 친구 사이이다. 홍수현은 ‘똑단발’ 헤어스타일로 변신해 고등학생부터 현재 시점까지 매끄럽게 이어지는 연기로 안방극장을 사로잡았다. 특히 홍수현의 명품 열연이 가장 빛났던 때는 남편 고차원(이상우 분)과 조은강의 불륜 사실을 추궁하는 장면이었다. 홍수현의 가장 큰 장점인 완벽한 발음과 발성으로 15분 분량의 감정을 막힘없이 표현한 것은 물론, 한시도 눈을 뗄 수 없는 흡인력 있는 연기로 보는 이들의 감탄과 박수를 자아냈다. 더불어 A4용지 6장의 긴 대사임에도 불구하고 NG 없이 소화해 현장 스태프들의 감탄을 이끌어냈다는 후문. 홍수현은 탄탄한 연기력과 깊은 연기 내공을 바탕으로 캐릭터의 감정과 매력을 최고치로 끌어올렸다. 현대극, 사극 등 다양한 장르를 오가며 자신만의 스펙트럼을 넓혀간 그는 어느덧 데뷔 23년 차를 맞이했다. 그는 “6개월 동안 홍수현이 아닌 한바다로 살면서 아픔, 슬픔, 외로움을 함께 느꼈고 바다와 제가 같이 성장해 간 거 같다. 문영남 작가님의 섬세한 감수성과 아름다운 이야기, 진형욱 감독님의 열정적인 지도 덕분에 연기의 고민과 어려움을 잘 이겨낼 수 있었다”라며 소회를 밝혔다. 이어 “모두 한마음으로 바다를 향해 많은 응원과 사랑을 보내주셔서 연기하며 큰 힘이 되었다. 이 작품은 제가 살면서 가장 감동을 느낀 작품이고 연기자로서의 한계를 도전해 보는 작품이었던 거 같다. 2022년의 끝과 2023년의 시작을 <빨간 풍선>과 함께 할 수 있어 너무 영광이었다. ‘빨간 풍선’을 사랑해 주신 모든 시청자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리고, 앞으로 더 좋은 모습 보여드리도록 하겠다”라고 종영 소감을 전했다.
- [콩콩이는 여행 중](1)미국 네바다 주 리노 - ‘큰 풍선 대회’ 보러 왔어요
- 2013. 10. 15 17:09 레저/여행
- ‘촬영용’ 의상까지 꼼꼼하게 챙긴 엄마의 마음을 콩콩이는 알기나 알까. 사실 그건 중요하지 않다. 여행지에서는 그저 잘 자고 탈 없으면 최고다. 집 밖에서 더 씩씩한, 여행에 최적화된 아이 콩콩이와 여행 잡지 편집장 엄마가 지난 9월 6일부터 미국 최대의 열기구 축제인 그레이트 리노 벌룬 레이스가 열린 네바다 주 리노에 다녀왔다. 여행 가방을 풀기도 전에 써내려간 여행기에는 콩콩이의 까르르 웃음보가 가득 담겼다. 예쁘게 봐주셔서 땡큐! 아이를 데리고 여행하기로 마음을 먹었다는 것은 아이의 수면 리듬과 정면으로 대결하겠다는 뜻이기도 하다. 아이의 시간에 순응해 어른의 일정을 맞추거나, 아니면 아이의 놀라운 적응력 - 있는지, 없는지 알 수 없는 - 을 한번 믿어보던지 말이다. 나는 전자 쪽이다. 아이 엄마로서가 아니더라도 빼곡한 일정은 체력적으로도 무리인데다가 여행지에서 반드시 봐야 할 것, 먹어야 할 것, 해야 할 것에 대한 리스트가 없이 떠나는 편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여기에 아이까지 있다면, 게다가 시차가 바뀌어 돌아가는 상황이라면 자칫 남의 나라에서 낮에는 갇혀서 자고 밤에는 또 갇혀서 노는 상황이 올 것만 같았다. 아이도 좋고 나도 좋은 상태로 만들려면 여행의 시작이 중요했다. 첫날 아이의 잠이나 휴식을 방해한다면 일정 내내 그 여파가 이어질 것 같았다. 물론 그간 수차례의 해외여행을 통해 콩콩이는 부모보다 월등한 적응력과 체력을 가지고 태어났다는 것을 확인하긴 했지만, 그래도 이상하게 아이의 이름으로 된 항공권을 결제하면서부터는 걱정의 용적이 커지는 것이 엄마 된 자들의 책무. ‘재워서 시작하자’. 이렇게 생각하자 검색되는 항공편에 JAL이 눈에 띄었다. 아이에게 이착륙을 거푸 경험하게 하는 무리한 일정이라고 말리는 사람도 없지 않았지만 나는 생각이 조금 달랐다. 아니 내 생각이 아니라 내 아이가 달랐다. 비행기라는 것이 워낙 아이들에게 흥미진진한 탈것이긴 하지만 콩콩이에게 비행기는 남달랐다. 조작할 게 많아 보이는 팔걸이의 리모컨, 왔다 갔다 하며 주스를 맘껏 주는 예쁜 언니들, 폭신한 구름이 보이는 창문, 나만의 텔레비전에서 나오는 만화 등은 아이에게 날아다니는 놀이터였다. 그러다 자고 나면 또 ‘시원한 공항’에서 ‘빠빠빠빠 뛰어요’ 할 수도 있고 말이다. 비행기에서 내리면서 또 언제 타느냐고 묻는 아이에게 나는 “콩콩이가 착한 행동을 많이 해서 비행기를 연달아 타게 될 거야”라고 선심 쓰듯 말해뒀다. 일본 하네다 공항에 내려 샌프란시스코발 비행기를 기다리는 라운지에서 콩콩이는 신이 나서 어쩔 줄 몰라 했다. 아직 긴 비행이 남아 있어 에너지를 소진하기를 바라는 나는 원하는 만큼 뛰어놀게 했다. 휘황한 향수병, 술병에 시선을 빼앗길 찰나에 보라색으로 변한 밤하늘로 날아오르는 커다란 비행기 그리고 터번을 쓴 할아버지의 과장된 인사, 일본 언니들의 새된 환호성을 즐기며 콩콩이는 자신을 예쁘다고 말한 거라고 전하는 내 말을 듣고 “땡큐”라며 손키스를 날렸다. 세계의 대부분 어른들은 모든 어린이들에게 관대하고 따뜻하기로 프로그래밍된 사람들이었다. 눈인사와 몇 마디 칭찬에 “땡큐”라며 손키스를 날리는 동양의 세 살짜리에게 그들은 큰 리액션을 보여줬다. 콩콩이는 쾌적하고도 한가한 하네다의 국제선 라운지에서 인사에 보답하면 더 큰 반응이 온다는 것을 알았다. 여행 내내 아이는 “땡큐”를 입에 달고 살았고 그에 따라오는 반응에 부끄러워하기도 하고, 좋아하기도 하며 ‘슈퍼 어도러블’한 아이로 거듭났다. 풍선이 자고 있네 샌프란시스코까지 콩콩이는 잠깐의 오락 시간을 보내다가 숙면했다. 기압 차에 귀가 아플까 봐 물린 막대 사탕에 환호하고 기내식을 조금 먹고 양치질한 것까지만 기억하는 걸로 봐서는 그 뒤에 본 미키마우스는 잠결이었나 보다. 어스름해진 샌프란시스코 공항에서 입국 심사를 받고 나오자 나는 배가 고프면서 묘하게 들뜨는 기분이었는데, 콩콩이는 게이트에서부터 타고 나온 자신의 유모차에서 엷은 잠을 부르고 있었다. 자동차로 몇 시간을 달려 도착한 리노는 밤이 깊었다. 거대한 광대가 리노의 표지판을 들고 서 있는 네온사인이 리노에 온 것을 실감하게 했다. 콩콩이는 계속 자고 있어 보여주진 못했다”. 리노가 사막의 한가운데라는 것은 주차장에서의 한기와 코끝을 바싹 마르게 하는 건조함으로 몸이 먼저 알아차렸다. 아이를 침대에 눕히고 젖은 수건에 올바스 오일을 몇 방울 묻혀 걸었다. 콩콩이가 미국에 온 목적인 ‘큰 풍선 대회’ - 뽀로로의 슈퍼 썰매 대회쯤으로 생각하는 듯 - 에 가야 할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었다. 여명은 아직도 먼, 깜깜한 네바다의 새벽에는 큰 풍선을 보기 위해 몰려든 인파로 마치 성탄절 명동 같았다. 비행기에서도, 자동차에서도, 호텔에서도 푹 자고 일어난 콩콩이는 충전 100%였다. 그런 아이에게 히트텍 내의와 코듀로이 바지, 후디와 패딩 점퍼를 챙겨 입히고 비니까지 씌우려는 나는 방전 직전이었지만 산 라파엘 공원에 도착하자 잔잔한 흥분이 일었다. 풍선은 아직 누워 있었다. 정말 이곳이 지구상에서 가장 큰 도화지라는 네바다 관광청 직원 크리스의 말이 실감 났다. 눈으로 보니 아직 바람을 넣지 않은 기구의 크기는 굉장했다. 그런 기구들이 동시에 1백 개가 뜰 거라고 하니, 이 땅이 얼마나 넓은 건지 가늠하기도 어려웠다. 콩콩이는 “풍선이 누워 있네~ 풍선이 자고 있네”라는 자작곡을 부르며 빨개진 코로 초원을 뛰어다녔다. 이날 밤 콩콩이는 잠결에도 “꿀벌이 쫓아와”를 외쳤다. 우리를 초대해준 텐트에는 보난자라는 카지노에서 만들어 차린 케이터링들이 김을 올리고 있었다. 콩콩이는 코코아와 스콘으로 시작해 고기파이, 와플, 너겟까지 미국의 대표 음식들을 모두 먹어치워 ‘징그럽게 밥 안 먹는 아이’의 불명예를 단박에 떨쳐버렸다. 24개월까지 간도 하지 않은 찌거나 구운 음식만을 고집했고, 주스도 착즙한 것만 먹이던 유별난 엄마였지만 만 두 살의 여름이 지나자 모든 게 좋게 말해서 유연해졌고, 나쁘게 말해서는 방만해졌다. 미국 아이처럼 짜고 단것을 함박웃음과 함께 먹는 것을 보니 죄의식과 만족감이 한꺼번에 몰려왔다. 큰 풍선이 무서워 아이의 눈이 화등잔 만해졌다. 저 멀리 동이 터오며 오전 6시가 되니 풍선에 바람이 들어가기 시작했다. 물고기 모양을 한 2개의 기구가 서로 키스를 하는 것으로 이벤트가 시작됐다. 순서대로라면 깜깜한 새벽에 기구에 불을 켜 올리는 것부터 시작해야 했지만 기류가 불안정해 파일럿들이 그 순서를 취소했다. 기구들이 하나 둘 날아오를 차비를 하자 자원봉사자들로 구성된 네바다의 할아버지 합창단이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귀에 익은 ‘오 수재너’ 같은 노래들이 흥을 돋우고 기구들은 날아오르기 직전이었다. 콩콩이는 흥분해서 뛰어다녔다. 그러다가 이불을 둘러쓰고 누운 커플들에게 가 큰 소리로 “너희들 뭐 하니?” 했다. 뽀로로의 루피를 따라 한 것이었다. 우리말을 알아듣지 못하는 그들은 손을 내밀어 콩콩이에게 하이파이브를 권했다. 손이 시린 콩콩이는 주머니에 손을 넣은 채로 고개를 가로흔들었다. 네바다에서 매해 열기구 대회가 열리는 이유가 환경이라는 생각이 든 것은 거의 모든 기구가 하늘에 떠 있을 때였다. 리노의 야트막한 집들과 짙은 초록색의 너른 평원 그리고 순수한 파란색의 하늘. 기구를 띄우기에 이보다 더 좋은 곳이 지구상에는 없을 것만 같았다. 아직 신장 100cm가 되지 못한 콩콩이는 5달러씩 내고 타는 기구에 오르지 못했다. 키가 됐어도 못 탔을 것이, 실제로 눈앞에서 커다란 꿀벌 모양의 기구가 위용을 드러내자 무섭다며 뛰어와 안긴 아직 아기였다. 어린 아이는 타지도 못 하는 에어 벌룬보다 맘껏 뛰어놀 수 있는 놀이터가 최고! 행사는 아이들에게는 아무것도 없어 모든 것이 있는 구성이었다. 아이들은 아침의 맑은 공기 속에서 끝이 보이지 않는 초원을 기구를 올려다보며 뛰는 것으로 충분했다. 그러나 아이들을 위한 배려는 적지 않았다. 에어 벌룬이 있다면 에어 플레이그라운드도 있는 법. 공기를 잔뜩 집어넣은 갖가지 놀이시설에서 콩콩이는 나올 줄을 몰랐다. 몸집이 더 작아 힘도 약한 두 살 많은 인도 오빠를 쓰러뜨리기도 했고, 영양 상태 좋아 보이는 한 살 아래 유타에서 온 동생에게는 암바를 허용하기도 했다. 콩콩이는 그날 점심을 먹으러 갔던 레스토랑에서 준 크레용으로 도화지에 큰 풍선을 그렸다. 아주 높이 올라간 큰 풍선이라며 작은 풍선도 그렸다. 재크의 콩나무보다 훨씬 크잖아 서울이라 해도, 부산이라 해도 다르지 않을 콩콩이의 시간이 쾌청한 리노의 하늘 아래서 매우 자연스럽게 흘러갔다. 자동차 박물관에서는 ‘백 투 더 퓨처’의 타임머신이었던 차라는 설명을 해줘도, 이것이 세상에서 제일 먼저 태어난 자동차라는 얘기를 해줘도 연신 “엄마, 나는 공주야, 공주가 발레 해”라며 고집스럽게 챙겨 입은 샤 스커트를 펄럭이며 뛰어다니기만 했다. 이제는 매뉴얼처럼 박물관을 보고 나오면 기념품 가게에 당연히 들르는 줄 아는 콩콩이는 자동차 박물관에서 아빠의 이름으로 된 주차판을 사달라고 하더니, 이내 부채라고 흔들며 또 뛰었다. 자동차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열광할 자동차 박물관. 테리 리 디스커버리 뮤지엄에 갔을 때는 조금 달랐다. 그냥 작은 박물관 같은 곳이라 생각했는데 들어가면서부터 콩콩이는 “엄마, 까암짝 놀랐잖아. 재크가 올라간 콩나무보다 훠얼씬 크잖아”라며 건물 한복판에 구름판을 이어 붙여 올린 클라우드 클라이머를 보며 환호했다. 아이들이 소리를 지르며 오르내리고 있었다. 아직 걷지 못하는 아이도 땀을 뻘뻘 흘리며 구름 사이를 오르고 있었고, 그 아이의 엉덩이가 큰 엄마도 열심히 뒤를 쫓고 있었다. 정작 콩콩이가 종일시간을 보낸 곳은 수로였다. 후버댐과도 멀지 않은 곳에 있는 리노의 아이들에게 물의 힘을 놀이로 보여주려 한 것 같은데, 물살이 세지는 곳에 배와 오리를 두면 쏜살같이 자기 앞으로 오는 것을 보고는 소리를 지르며 무한 반복을 감행했다. 댐의 수문을 열어 물을 보충할 수도 있었고, 버튼을 눌러 수력발전을 하는 것도 신기해했다. 나도 신기했다. 수로 뒤에는 바로 손과 옷을 말릴 수 있는 드라이어가 있어 낭패감은 없었다. 석탄 모양의 장난감을 탄차에 실어 갱도를 달려 연료를 만들게 하거나, 캠핑의 모든 것을 어둑시근한 공간에 두고 밤하늘의 별을 보게 하거나, 그 옆에서 모형 물고기를 잡게 하는 것에도 콩콩이는 열광했다. 돌아보고 나면 모든 것이 네바다의 자연과 역사였다. 그러나 그 안에서 콩콩이는 물리, 화학, 지구과학까지 두루 맛볼 수 있었다. 피크닉 룸에서는 도시락을 먹을 수 있었다. 데우고 식히고 씻어 먹일 수 있는 시설이 갖춰져 있었다. 도시락으로 기력을 회복한 아이는 말 대신 몸짓과 눈빛이 통하는 스미소니언 박물관의 종이접기 클래스에서 서로 이름도 모르는 친구를 사귀어 오후 내내 함께 뛰어다녔다. 여행을 하며 엄마들이 가장 많이 생각하는 것은 인풋에 대한 아웃풋이라고 하는 말에 질색을 했었다. 아이와 함께한 추억만으로도 됐다는 말로 일갈했지만, 정작 아이가 좋아하고 환호하는 것을 보며 이게 만족스러운 아웃풋이라는 것 아닐까 하는 생각도 잠시 했다. 아이의 기억 여부는 차치할 문제였다. 그것이야말로 엄마의 욕심이라는 생각이 리노의 뮤지엄에서 공고해졌다. 이 순간에 아이가 느낀 행복감, 그것을 보며 내가 느낀 충일감으로 충분했다. 콩콩이에게 이제 우리는 아주 큰 호수에 갈 거라고 했다. 아빠랑 본 바다보다 크냐고 물었다. 답하기 애매해서 “너 쉬할 때 됐는데!” 했다. 검색창을 열어 주문진과 타호의 크기를 비교해야 하나 싶었다. 일본항공(JAL) 미주 노선 아이가 있는 여행객이라면 주목해봐야 할 노선. 잠이 들 시간에 떠서 잠이 깰 시간쯤 내린다. 일본 하네다를 거쳐 가는 노선이라 김포공항을 이용하기 때문에 수속이 간편하고 한적해 유모차 밀며 출입국하기에 편하다. 787기종이 대거 포진돼 있는데 뭐가 어떻게 달라지면 기내가 이렇게 쾌적하고 넓게 느껴지나 싶을 정도. 가지가지 꺼내놓을 것도 많은 엄마들에게 수납공간이 있는 앞좌석 주머니는 변화가 아니라 진화로 느껴질 수준. 물병, 물티슈, 장난감, 양말, 헤드폰 등 무엇을 넣어두어도 좋을 그 주머니 덕분에 괜히 한가한 기분까지 느껴진다. 유아용 식사도 좋고 개인용 모니터에서 나오는 ‘미키’나 ‘도라에몽’도 잠시 아이를 환기시키기에 좋다. 아이 동반 승객에 대한 배려도 남다르다. 네바다 주 라스베이거스로만 알려진 것이 아쉽고도 아쉬운 미국 서부의 넓은 주. 주도는 카슨시티이나 이곳보다는 라스베이거스, 리노, 타호가 유명하다. 미국 사람들에게는 겜블링의 이미지보다는 훌륭한 자연이 한몫을 크게 하는 액티비티가 있는 휴양지로 더욱 유명하다. 샌프란시스코에서는 자동차로 4시간이면 도착한다. 리노는 네바다 주와 캘리포니아 주를 나누는 네바다 산맥의 산기슭에 자리 잡고 있으며 라스베이거스와는 다른 매력을 선보인다. 다양한 엔터테인먼트들로 ‘세계에서 가장 큰 작은 도시’로 불리는 곳. 서부 영화로 불리던 곳의 배경이라는 설명이 가장 알맞을 작은 도시 버지니아시티도 아기자기한 재미가 있다. 북미의 대자연을 느낄 수 있는 레이크 타호는 지금까지 본 자연이 무색하게 느껴지게 하는 광활함으로 시선을 사로잡는다. 사람들도 이곳의 자랑이라면 자랑. 소박하고 따뜻하다. 콩콩이의 시선을 사로잡은 클라우드 클라이머가 맞이한 테리 리 디스커버리 뮤지엄. 내셔널 자동차 박물관 (National Automobile Museum) 미국 카지노의 전설 윌리엄 하라의 자동차 컬렉션을 전시해둔 곳. 그는 죽기 전까지 무려 1천5백 대의 자동차를 수집했는데, 그중 2백여 대가 리노의 박물관에서 전시돼 있다. 미국에서 가장 오래된 모델인 1892년형 필리언 로드 캐리지, 1908년 뉴욕 파리 간 경주대회에서 우승한 1907년형 토마스 플라이어 등 최고의 클래식 자동차들이 즐비하다. 존 웨인, 엘비스 프레슬리, 프랭크 시나트라 등 유명인들이 몰던 자동차들도 있다. 단 1대만 생산된 차, 단 1대만 지구상에 남아 있는 차 등 자동차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목이 쉬어 나올 곳. 미국 5대 자동차 박물관으로 선정된 곳이기도 하다. ●입장료 10달러●운영시간 월~토요일 오전 9시 30분~오후 5시 30분 / 일요일 오전 10시~오후 4시 ●문의 www.automuseum.org 테리 리 디스커버리 뮤지엄(Terry Lee Wells Nevada Discovery Museum) 여성들의 수호천사로 일생을 살았던 테리 리 여사의 재단이 세운 어린이 박물관. 규모는 크지 않지만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즐길거리들로 가득하다. 3층 높이의 ‘클라우드 클라이머’ 구름 등반대는 아이들이 진짜 구름을 타고 하늘로 올라가는 느낌을 가지기에 충분하다. 아무리 살펴도 바닥으로 떨어질 리 없게 설계한 것도 어른에게는 보는 재미를 준다. 전시관은 아이들이 직접 체험할 수 있는 것들로 구성됐다. 다 돌아보고 나면 책 수십 권이나 몇 시간의 영상물 시청으로는 쉽게 이해하기 어려운 네바다의 환경과 역사를 깊이 알 수 있을 것 같다. 시설뿐 아니라 매일 달라지는 상주 교사들의 수업과 이벤트도 흥미진진하다. 피크닉 룸이 있어 밥 먹이기도 좋다. 입구의 상점은 교육적이고도 재미있는, 사주고 싶은 것들로 가득하다. 여행 중에 교육적인 시간을 보냈다는 뿌듯함을 느끼기에는 최고인 곳. ●입장료 8달러 ●운영시간 화·목·금·토요일 오전 10시~오후 5시 / 수요일 오전 10시~오후 8시 / 일요일 오후 12시~오후 5시 ●문의 www.nvdm.org 콩콩이는… 2011년생. 말 잘하고 밥 잘 안 먹는 여자아이. 잡지사 편집장 엄마에게서 태어난 덕과 탓에 생후 6개월부터 뉴욕행 비행기를 타기 시작해 현지의 시차와 상관없이 해가 뜨면 일어나고 해가 지면 눕는 여행형 어린이로 성장 중. 콩콩이 엄마는… 「GQ」, 「W」의 피처 디렉터, 「Off」, 「magazine C」, 「RAUME」의 편집장으로 일했다. 한 끼의 식사가 지닌 의미와 그 사이의 감정들을 두루 쓴 「더 테이블」을 펴내기도 했다. 이따금 텔레비전과 라디오에도 나왔지만 지금은 발간 직전의 잡지 「ojo」와 「magazine K」의 편집장으로 바쁜 나날을 보내는 중이다. <■기획 / 장회정 기자 ■글 / 조경아 ■사진 / Ojahwa ■취재 협조 / 네바다관광청, 일본항공>
- 콩콩이는 여행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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