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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구를 살리는 스타트업](3)“하천부터 관리…플라스틱 해양 유입 막아야”(2022. 04. 22 15:11)
- 2022. 04. 22 15:11 경제
- ㆍ해양쓰레기 문제 해결 앞장선 원종화 포어시스 대표 과학자들은 지구가 여섯 번째 대멸종기에 들어섰다고 말한다. 인간의 활동으로 인한 서식지 파괴와 남획, 지구온난화로 앞선 5번의 대멸종 때에 비해 최대 1000배의 빠른 속도다. 바다 생물의 고난은 특히 심각하다. 거북과 고래가 뱃속이 플라스틱 쓰레기로 가득 찬 채 죽고, 바다표범은 어망에 목이 걸려 죽는다. 플라스틱은 바다로 흘러가면 파도와 햇볕에 부서지면서 미세플라스틱으로 바뀐다. 미세플라스틱 문제의 근본적인 해법은 플라스틱이 바다로 흘러가지 않도록 하는 것밖엔 없다. 원종화 포어시스 대표가 4월 18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서 진행된 ‘비즈니스 액티비스트’ 아카데미에 참석해 강연을 진행하고 있다. / 주영재 기자 원종화 포어시스 대표가 하천쓰레기의 해양 유입을 막는 차단시설을 개발한 이유다. 그는 해양 플라스틱 자원순환을 위해 어망을 콘크리트 재료로 사용하는 기술도 개발했다. 지난 4월 18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서 열린 사단법인 다른백년의 ‘비즈니스 액티비스트’ 아카데미 세 번째 강연자로 나선 원 대표는 지구를 살리는 기업활동을 ‘공존(共存), 공존(空存)’이라는 두 단어로 정리했다. 인류가 지구의 다른 생명과 공존하는 방법을 찾지 못하면 인류의 생존도 불가능하다는 뜻이다. 플라스틱 사용을 멈출 수 없다면, 최대한 에너지를 덜 쓰면서 재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강연을 질의응답 형태로 재구성했다. -창업의 계기를 듣고 싶다. “원래 토목공학을 전공해 대우조선해양 연구소에서 해저구조물을 연구·설계했다. 공부하면서 환경에 대한 부채의식이 커졌고, 언젠간 환경에 도움이 되는 일을 하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2016년 6월 첫째가 태어났는데 아이가 태어나면 시작하지 못할 것이란 위기감에 5월에 창업했다. 혼자 시작했는데 지금은 18명이 함께한다. 회사를 처음 시작할 땐 ‘그렇게 깊은 바다에서 가스나 오일을 캐는 시설도 만들었는데 쓰레기쯤 못 막겠어’라고 생각했다. 남들이 안 하는 건 다 이유가 있었다. 플라스틱 차단시설은 바다에 오일펜스를 설치하는 일과 비슷한데, 물에 떠 있는 플라스틱이 만드는 힘에 대한 연구가 어느 곳에서도 이뤄진 적이 없었다.” -해양쓰레기 문제에 관심을 가진 이유는. “호주에 휴가를 갔을 때 사람들이 바닷가에선 물 한병, 맥주 한병을 마셔도 사람을 의식하고, 감자튀김 같은 것도 가져오지 않는 모습을 봤다. 2014년부터는 산호에 영향을 주는 자외선 차단제도 바를 수 없게 됐다. 바다 정책이 수산에 맞춰져 있는 우리와 태도부터 달랐다. 해양쓰레기로 인한 피해가 3000조원에 달한다고 하지만 숫자는 의미 없다. 환경문제 해결은 오염원 관리에서 시작한다. 사람 혈액 속에도 미세플라스틱이 흐른다고 하는데 근본적인 해결책은 플라스틱이 바다로 들어가지 않도록 하는 것밖에 없다. 그래서 하천부터 관리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플라스틱 쓰레기의 해법은. “플라스틱을 재활용하는 최악의 방법은 옷을 만드는 일이다. 옷을 만들면 혼방해서 쓰기 때문에 순환고리가 끊어진다. 다시 순환이 안 되는데 지구 입장에서 올바른 순환인가 고민해야 한다. 미국과 호주에선 오랜 시간이 흐른 뒤 다시 석유가 될 것으로 예상해 플라스틱 쓰레기를 땅에 묻는다. 땅이 좁은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가장 올바른 방안은 잘 태워 에너지로 회수하는 것이다. 소각하면 부피가 10분의 1로 줄어든다. 지금은 소각하면 10년을 쓸 매립지를 1년밖에 못 쓴다. 물론 그럼에도 재활용은 필요하다. 사람들에게 자원순환의 중요성을 일깨워주니까. ‘해양쓰레기’라는 개념은 바닷물에 빠졌냐를 기준으로 한다. 소각이 중요한데 염분이 포함되면 소각장도 받아주지 않는다. 그래서 해양 플라스틱을 종류별로 발라내고, 염분을 떼어내야 한다. 바다에 들어가면 일단 녹조부터 시작해 따개비 등이 붙어 유기물을 없애는 기술이 필요하다. 페트병에서 라벨을 떼는 것과는 차원이 다르다. 하천 쓰레기를 관리하고, 해양쓰레기의 전처리 기술과 인프라를 확보하고 재활용을 활성화하는 기반을 마련하는 게 우리의 일이다.” -하천 쓰레기 차단시설을 개발했다. “초반에 하천에서 유출된 쓰레기는 보통 수면 아래 3m 내외에서 떠다닌다. 폴리에틸렌(PE)과 폴리프로필렌(PP)은 가벼워 뜨고 나일론은 가라앉는다. 대부분 어망은 이 두 종류다. 그런데 이게 시간이 지나면 가라앉는다. 해양생물이 붙어 가라앉는 경우가 많은데 가라앉으면 답이 없다. 포장재나 스티로폼은 육지에 있을 때보다 바다에서 훨씬 빨리 부식된다. 그래서 떠 있을 때, 초기 단계에서 건지지 않으면 안 된다.” -해양 폐기물 자원순환 방안을 소개한다면. “조개껍데기와 어망을 활용한다. 인간은 굴 전체 무게의 9%만 먹고 나머지는 버린다. 다른 조개도 마찬가지다. 굴껍데기만 1년에 40만t이 나오고, 꼬막껍데기도 모두 불법 매립하고 있다. 이걸 잘 처리하면 콘크리트 재료로 쓸 수 있다. 어망도 분쇄해 파이버로 이용하면 구조물의 인장 강도를 높여 철근을 대신해 쓸 수 있다. 철근을 해양 구조물에 쓰면 염분에 약해 수명이 짧은데 어망을 쓸 경우 이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의류 폐기물은 분쇄해 고형연료로 쓰는데 이때 제일 자르기 어려운 게 스타킹이다. 분쇄기에서 잘리지 않고, 말려들어가기 때문이다. 어망도 마찬가지라 분쇄 기술 개발에만 2년이 걸렸다. 폐어망을 수거해 재활용하고, 꼬막을 수거해 3D 프린팅 재료로 사용하는 프로젝트를 제주에서 오는 5월부터 시작한다. 제주에 뿔소라가 유명한데 그 껍데기도 어마어마한 수산 폐기물이 되고 있다. 그걸 가공해 콘크리트로 쓰거나 3D 프린팅해 로컬 콘텐츠로 활용할 수 있다.” -플라스틱 문제를 ‘도모지’라는 말로 표현했다. “조선시대 가톨릭 박해사를 보면 도모지란 형벌이 나온다. 결박한 후 물에 적신 창호지를 얼굴에 한장씩 발라 질식해 죽게 했다. 우리에게 플라스틱이 이와 같다. 지구가 만드는 산소의 70%를 바다가 만들고, 사람이 먹는 단백질의 60% 이상을 바다가 공급한다. 모든 것을 품는다는 뜻으로 ‘어머니 바다’라고 하지만 그렇게 큰 바다의 온도가 빠르게 올라가고 있다. 해빙기라 전적으로 인간의 잘못은 아니지만, 온도 상승의 기울기가 바뀐 건 분명 사람이 한 일이다. 그래서 기후 문제에서 바다를 논의하지 않을 수 없다.” -기업들이 나서야 하는 이유는. “아이들이 바다에 가면 쓰레기를 주웠다고 자랑스럽게 뛰어온다. 사람들의 죄책감이 늘어가고 있지만 안타깝게도 그건 해법일 수 없다. 어떻게든 기업이 해결해야 한다. 기업이 해법을 내놓지 않으면 사람들은 기껏 덜 소비하고 주우러 다니는 수밖에 없다. 환경오염을 해결하려면 결국 더 생산하고 더 소비하는 식으로만 굴러가는 경제구조를 바꿔야 한다.”
- 지구를 살리는 스타트업
- [렌즈로 본 세상]겨울 가뭄, 바닥 드러낸 하천(2015. 03. 17 10:46)
- 2015. 03. 17 10:46 사회
- 설악산 국립공원에서 발원해 동해로 물이 흘러 내려가는 지방하천 쌍천입니다. 속초 시민의 상수원인 이곳의 하천 바닥이 대부분 바싹 말라 있습니다. 강수량이 예년의 20~30% 수준에 그친 탓입니다. 매년 2~3월이면 강원도 영동지방에 폭설이 내려 난리를 치던 모습도 간 데가 없어졌습니다. 극심한 가뭄으로 산림이 바싹 말라 작은 불씨에도 쉽게 불이 번집니다. 강원도 지역에서는 올겨울 들어 약 70ha의 산림이 잿더미로 변했습니다. 천지불인, 곧 자연은 인자하지 않다고 합니다. 예측불가능한 자연 앞에선 겸허한 마음으로 준비하고 대비하는 수밖에 없다는 것을 저 말라붙은 쌍천이 말해주는 것 같습니다.
- 렌즈로 본 세상
- [이주의 우수작] 하천을 찾는 쇠백로(2010. 10. 06 16:11)
- 2010. 10. 06 16:11 사회
- 관악산에서 시작해 신림동을 거쳐 신대방동을 지나 신도림을 지나 흐르는 도림천이 있습니다. 목동 쪽에서 안양천과 합류해 한강으로 흘러갑니다. 이 도림천이 생태하천 복원공사를 진행했습니다. 이미 상당부분 진행이 돼서 자전거 도로와 하천 정비사업이 이루어졌습니다. 공사가 진행되지 않은 구간은 상류 약 1㎞ 정도의 구간뿐. 하천정비가 진행되면서 하천의 물고기들과 하천을 찾는 새들도 많이 사라졌습니다. 아직 공사가 진행되지 않은 구간에서 찍은 쇠백로 사진입니다. 생태하천 복원이라는 이름과는 너무 다른 내용으로 진행되는 공사를 보면서 안타까움을 느끼게 됩니다. 그나마 나머지 구간마저 공사가 진행되면 이곳을 찾는 새들마저 오지 않을까 걱정입니다. 사진촬영장소: 신림동 도림천 상류구간 / 촬영시간: 2010년 8월 30일 오후 2시 50분쯤 _박형우 응모 요령 소재나 주제 제한이 없습니다. 다만 과도한 보정은 사양합니다. 합성한 사진도 곤란합니다. 촬영 장소와 시간을 밝혀 주시고, 짧은 글도 덧붙여 주십시오. 사진사이즈를 2Mb 이상으로 올려주세요. 응모 방법 seokgu@kyunghyang.com으로 사진과 글을 보내 주세요. 상품 매월 ‘이달의 최우수작’ 수상자에게 니콘 디지털 카메라 S3000 1대 수여.(기종은 추후 사정에 따라 바뀔 수 있습니다) 발표 및 게재 매주 「Weekly 경향」 지면. 월별 최우수작은 다음달 첫째주.
- [화제]‘죽음의 하천’ 경기 경안천이 달라졌다(2010. 03. 04 10:29)
- 2010. 03. 04 10:29 사회
- ㆍ민·관 합동 하천 살리기 결실… 철새 찾아오고 다양한 동식물 발견 경안천에 돌아온 철새들의 모습.‘죽음의 하천’에서 ‘철새의 낙원’으로. 경안천이 변화하고 있다. 경안천은 우리나라 인구의 절반에 가까운 2500여 만명의 식수원으로 사용되는 ‘젓줄’인 팔당호 유입량의 1.6% 남짓을 차지하는 하천이다. 경기도 용인시 호동에서 시작해 광주시를 거쳐 팔당호로 유입되는 경안천은 전체 팔당호의 수량에 비하면 그리 큰 규모가 아니지만 그동안 오염부하량(생물학적 산소요구량 기준으로 산정한 오염물질의 총량. 오·폐수의 발생량을 오염 농도로 곱한 것으로, 순수 오염물질의 무게를 의미)이 16%에 달해 팔당상수원을 위협하는 대표적인 존재로 알려져 왔다. 최근 매서운 추위가 한풀 꺾이면서 두꺼운 눈과 얼음으로 덮였던 경안천이 여기저기 속살을 드러내기 시작하자 그동안 자취를 감춘 철새들이 속속 이곳에 둥지를 틀고 있다. 천연기념물 제201호인 겨울철새 큰고니도 군데군데 눈에 띈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천연기념물은커녕 동식물도 구경하기 힘들었던 ‘죽음의 하천’ 경안천이 빠른 속도로 회복되고 있다는 방증이다. 멸종 위기 금개구리 서식지 확인 경안천에 돌아온 중백로의 모습.경안천살리기운동본부에 따르면 최근 경안천에서 큰고니를 비롯해 두루미(천연기념물 202호), 황조롱이(323호), 청둥오리, 새호리기 등 조류 60여 종이 발견되고 있다. 철새들이 찾는다는 것은 그만큼 물이 깨끗하고 먹이가 풍부하다는 증거다. 또한 유기물이 풍부한 용수 기준인 3급수 이상에 서식하는 메기, 잉어, 붕어, 모래무지, 미꾸라지 등 20여 종의 어류도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식물로는 붕어마름, 개구리밥, 물억새, 강아지풀 등 80여 종이 관찰됐다. 특히 멸종 위기 2급종인 금개구리의 서식지가 지난해 여름에 발견돼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이 같은 현상은 2008년 경안천의 생물화학적 산소요구량(BOD)이 2006년 ℓ당 5.2㎎보다 크게 개선된 3.4㎎으로 나타난 결과로 증명된다. 특히 지난해 10월에는 BOD가 ℓ당 1.5㎎이 나와 관계자들을 놀라게 했다. 경안천의 수질이 개선되자 다양한 동식물도 다시 자리 잡기 시작한 것이다. 경안천의 ‘상전벽해’ 같은 변신에는 광주시 공무원과 주민들의 역할도 컸다. 민·관·군이 총동원되고 연인원 5만1318명의 광주시민들이 팔당상수원 수질 보호를 위해 2008년 3월부터 지난해 11월까지 21개월 동안 1.5t 트럭 1255대에 이르는 분량의 쓰레기 18만8279톤을 수거하는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 특히 하천변은 대형 청소차량 등이 들어 갈 수 없어 대부분 맨손 작업이 이뤄졌다. 조억동 광주시장은 “주민들의 적극적인 참여 덕분에 경안천을 비롯한 팔당 유입 하천에 대한 친환경 정비사업도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면서 “켜켜이 쌓인 쓰레기를 치우지 않았으면 정비사업도 불가능했다”고 말했다. 광주시 역시 깨끗해진 경안천변에다 주민들을 위한 경안근린공원을 조성, 시민활동공간으로 제공했다.사업비 354억원을 투입해 2006년 7월 공사에 들어가 지난해 9월 완공한 경안근린공원은 8만360㎡ 규모로 순환 산책로(1.5㎞), 생활체육공원, 다목적 운동장, 보도교, 분수대 등 시설을 갖췄다. 경안천 자연형 하천복원 조성사업에 150억원을 투입해 지난해 9월 완공했으며, 경안천변 15.8㎞의 생태탐방로에 중앙 화단을 사이에 두고 자전거도로와 산책로를 조성함으로써 시민들이 여가와 건강을 증진할 수 있도록 했다. 또 하천의 자연정화력을 높이기 위해 각종 수생식물이 자라는 황토 습지와 수질정화수로를 설치했다. 근린공원 조성, 시민휴식공간 제공 광주시 공무원과 시민들이 민·관 합동으로 경안천 하천정비 작업을 하고 있다. 오포읍 양벌리에는 농구장 1개 면과 배드민턴장 2개 면 등을 갖춘 체육시설과 자전거면허시험장(1904㎡), 씨름장·그네 등이 설치된 민속놀이 쉼터 등 다양한 시설이 들어섰다. 곤지암천변에도 자전거도로와 산책로, 편의시설 등을 설치할 예정이다. 광주시는 팔당호 수질에 자신감을 가지고 최근 실시간 수질 공개에도 나섰다. 광주시는 “상수도 치수에서 생산, 최종소비자인 가정집 수도꼭지까지의 4단계별 수질 변화를 대형 전광판과 인터넷을 통해 실시간으로 공개하는 ‘수돗물 수질 모니터링 시스템’을 구축했다”고 밝혔다. 수돗물 모니터링 시스템은 팔당호에서 원수를 모으는 취수장과 유해물질을 정화하는 집수장, 정화된 물을 저장하는 배수지, 주택가 배수관까지 4단계에 걸쳐 수돗물의 탁도·잔류염소·PH·온도 등을 1시간 간격으로 분석해 자동 취합한다. 취합된 자료는 광주 공설운동장에 설치된 전광판과 광주 상하수도사업소 홈페이지(sudo.gicity.go.kr)에 실시간 공개된다. 이 같은 노력에 힘입어 광주시는 지난해 환경부에서 주관한 환경의 날 기념 대통령 기관표창을 받기도 했다. 팔당호에 유입되는 수량의 1.6%에 불과하지만 오염원은 16%나 쏟아내 팔당호 오염의 주범으로 지목 받아 온 경안천이 민·관·군의 노력으로 조만간 오명을 벗어던질지 주목된다.
- [정치] ‘대한하천학회’ 4대강 반대 “때문에”(2010. 01. 06 17:10)
- 2010. 01. 06 17:10 정치
- ㆍ비영리법인 설립 허가 불허… 국토부 심사 112건 중 단 2건뿐 대한하천학회와 운하반대전국교수모임이 2009년 11월 9일 서울대 교수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환경부의 4대강 사업 환경영향평가 협의 결과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있다. <김세구 기자> 정부가 4대강 사업을 반대해 온 대한하천학회에 대한 비영리법인 설립 승인을 불허함에 따라 논란이 일고 있다. 이와 관련해 일각에서는 정부가 4대강 사업에 비판적인 민간 학계의 활동을 위축시키려는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국토해양부는 최근 “국토부 비영리법인설립심사위원회의 심의 결과 대한하천학회는 하천법 제88조 규정에 근거한 법정 단체인 한국하천협회 및 국토부에서 허가한 비영리법인인 한국수자원학회와 기능과 명칭 등이 유사해 부동의 됐기에 법인 설립 허가가 불가하다”고 밝혔다. 국토부 비영리법인설립심사위원회는 기획조정실장이 위원장, 각 실·국 주무과장 7명이 위원, 규제개혁담당관이 간사를 각각 맡고 있다. 이에 대해 대한하천학회 등 시민단체들은 “국토부가 한국하천협회, 한국수자원학회와 명칭과 기능이 중복된다는 이유로 대한하천학회의 법인 신청을 거부한 것은 비상식적이다”고 주장했다. 한국하천협회는 통상적인 의미의 비영리법인이 아니라 ‘하천법’에 근거를 둔 법정 단체로, 비교 대상이 아니다. 결국 비교 대상인 한국수자원학회는 명칭 및 기능 면에서 대한하천학회와 중대한 혼동을 일으킬 만한 사유가 없다는 것. 한국수자원학회는 하천뿐만 아니라 물과 관련한 모든 분야의 연구 활동 및 교육·사업을 하고 있으며, 대한하천학회는 하천과 관련한 부문만 다루고 있다. 기존 단체와 명칭·기능 중복 내세워 2009년 9월에 창립한 대한하천학회는 하천과 관련해 기존의 토목공학적 입장뿐만 아니라 생태·수질·문화·역사·행정·경제 등 다양한 분야의 시각에서 하천을 연구해 보자는 취지에서 설립됐다. 현재 대표적인 대운하 반대론자인 김정욱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가 명예회장을 맡고 있으며, 최영찬(서울대)·이원영(수원대)·김좌관(부산가톨릭대)·박태현(강원대) 교수 등이 참여하고 있다. 대한하천학회는 창립 이후 정부의 4대강 사업을 신랄하게 비판하는 등 이명박 정부의 ‘눈 밖에 나는 행동’을 했다. 대한하천학회는 운하반대전국교수모임과 함께 20여 차례 토론회·세미나 등을 개최해 4대강 사업을 조목조목 비판해 왔다. 대한하천학회는 지난해 12월 25~27일 2박 3일동안 낙동강 정비사업의 진행 상황과 실태를 파악하는 ‘낙동강 따라 천리길’ 행사를 가졌다. 참가자들은 공사가 진행되는 낙동강 현장에서 4대강 사업의 중단을 촉구하기도 했다. 지난해 이명박 대통령의 국민과의 대화 직후에는 “이 대통령이 여전히 진실을 왜곡하고 있다”면서 “4대강을 왜 하는지의 근본 문제에 대한 대답은 회피한 채 지엽적 문제가 전부인양 사실을 호도하고 국민의 알 권리를 철저히 무시하고 있다”고 이 대통령에게 직격탄을 날렸다. 대한하천학회의 박창근 교수(관동대)는 “대한하천학회의 승인을 불허한 이유로 든 명칭과 기능 중복 문제는 정부가 내세우는 표면적인 이유에 불과하다”면서 “우리 입장에서는 정부가 너무 편협하게 대처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국토부 관계자는 “(법인) 승인을 받지 못한 단체가 4대강 얘기를 들고 나오는 것 같다”면서 “비영리단체를 신청했다고 다 승인해 주는 것은 아니다”고 대답했다. 국토부는 비영리법인설립심사위를 구성한 지난 2005년 3월 이후 112건을 심사했으며, 허가를 받지 못한 단체는 대한하천학회 이외에 단 한 건에 불과했다. 국토부가 승인한 비영리법인 단체에는 명칭과 기능이 유사한 단체도 많다. 서울부동산포럼, 한국부동산산업학회, 한국부동산투자운용협회, 한국부동산개발전문가협회, 글로벌부동산연구원 등이 대표적이다. 국토부는 최근인 지난해 4월 명칭과 기능이 유사한 ‘4대강 하천정비 국민운동본부’와 ‘국토하천보호국민운동본부’를 비영리법인으로 승인하기도 했다. 국토부 관리 법정단체 임원 겸임 논란 민주당 김진애 의원이 국회 국토해양위에서 국토해양부를 상대로 질의하고 있다. <경향신문>한편 국토부 관리들이 법정 단체인 한국하천협회와 비영리단체인 한국수자원학회의 임원직을 맡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다. 한국하천협회의 정관(임원 조항)에 따르면 부회장을 3명 이내로 두되 국토부 수자원정책관이 부회장이 되고, 국토부 하천계획과장이 이사가 된다고 명시돼 있다. 한국수자원학회 홈페이지(www.kwra.or.kr)의 임원 명단에도 국토부 관리들의 이름이 올라 있다. 국토부 노재화 수자원정책관이 부회장이며, 국토부 수자원정책과장이 감사직을 맡고 있다. 이와 관련해 한국수자원학회도 관변단체화를 우려하고 있다. 한국수자원학회가 2008년 3월에 작성한 ‘한국 수자원학회 발전계획’을 보면 “사회 주요 이슈에 대한 우리 학회의 입장이 건설교통부나 한국수자원공사를 대변한다고 다수의 국민들은 인식하고 있다”고 전제하고 “학회의 사회적 위상과 대국민 신뢰 확립을 위해 (주로 제도와 예산에 관한) 학회 독립성 및 자립성을 추진해야 한다”고 밝히고 있다. 한국수자원학회의 이사진 명단을 보면 전체 45명 가운데 36%인 16명이 정부 관련자이며, 13%인 6명은 관련 업계 간부들이다. 한국하천협회와 한국수자원학회에 국토부 관리가 임원진에 포함돼 있는 것에 대해 법적으로는 문제가 없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국토부가 승인한 단체에 국토부 관리가 임원을 맡고 있다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고 지적한다. 특히 한국하천협회와 한국수자원학회 임원진에는 교수·공무원뿐만 아니라 건설사 등 업계 관계자가 다수 포진해 있다. 한국하천협회 감사에는 설계 업체인 ㈜삼안의 부사장이 맡고 있으며, 이사에는 대형 건설사인 대림산업㈜·삼성물산㈜·현대엔지니어링㈜과 설계 업체인 ㈜이산의 관계자들이 등재돼 있다. 한국수자원학회에서도 대림산업 등 업계 관계자들이 이사로 활약하고 있다. 삼안은 경인운하 1공구와 경인아라뱃길 6공구 시설공사의 실시·기본설계, 이산은 ‘낙동강 살리기’사업의 실시설계를 각각 수주했다. 또한 턴키방식(일괄수주)으로 대림산업은 한강 3공구, 삼성물산은 한강 4공구를 각각 낙찰 받았다.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여야 의원들은 턴키방식의 대규모 공사를 대형 건설사가 독식한 것에 대해 입찰 담합 의혹을 제기하는 등 정부를 질타했다. 국회 국토해양위 김진애 의원(민주당)은 “이러한 상황에서 하천협회와 수자원학회에 임원을 파견한 건설 업체들이 4대강 사업공사를 수주했다면 부적절한 커넥션을 의심하는 것은 당연하고 상식적인 일”이라고 말했다.
- [경제]은평뉴타운 ‘무늬만 생태하천’(2008. 06. 12)
- 2008. 06. 12 경제
- 실개천에 정작 물이 흐르지 않아… 녹지비율 높고 북한산 조망은 탁월 친환경 신시가지를 표방한 은평뉴타운 1지구의 모습. 지난 1일부터 입주를 시작한 이곳은 북한산 자락의 수려한 조망권이 돋보이는 반면, 자연하천 복원 실패와 서울 도심권 진출 교통난 등 인프라 부족에 따른 문제가 하나둘 발생하고 있다. 2002년 10월, 서울시가 1차 시범뉴타운으로 지정한 지 5년 8개월 만인 이달 초 은평뉴타운에 입주가 시작됐다. 그러나 오랜 준비 기간에도 불구하고 편의시설 부족과 교통난으로 입주민들이 당분간 불편을 겪을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애초 계획안 환경친화적인 생태전원도시에 미흡한 환경 조성이라는 입주민들의 불평이 쏟아져나오고 있다. 지난 6월 5일, 오전부터 내리던 빗줄기가 잠시 멈춘 틈을 타 서울시 진관동 은평뉴타운엔 이삿짐을 옮기는 인부와 입주민으로 붐볐다. 6월 1일부터 입주를 시작해 나흘 동안 집들이를 한 세대는 207가구. 입주종합센터 관계자는 “8월 말까지 입주하는 대상은 은평뉴타운 1지구 4514세대”라며 “본격적인 입주는 연휴가 낀 첫 주말부터 시작될 것”이라고 전했다. 1980년대 목동 단지 이후 최대 규모의 신시가지로 불리는 은평뉴타운의 첫 인상은 ‘고품격의 유럽풍 도시’였다. 무채색 아파트가 짙푸른 녹음과 대비되면서 가슴을 시원하게 만들었다. 네모반듯한 성냥갑 모양의 아파트는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디자인에 많은 공을 들인 흔적이 보였고, 담·턱·옹벽·간판·전신주 등이 없는 ‘5무(無) 도시’답게 전경이 막힘 없이 펼쳐졌다. 또한 15층 이하로 규제한 아파트 뒤로 북한산 경치가 시원하게 보이며, 녹지 비율이 40%를 넘는 등 조경시설도 잘 갖춰져 있어 도심 속 전원생활을 연상케 했다. 실제로 입주민들은 “북한산이 가까워 늘 꿩 우는 소리가 들린다”면서 “간혹 산 밑까지 노루가 내려오기도 한다”고 전했다. 문 연 점포 대부분 부동산업소 그러나 현재까지 상가나 학교 등 편의시설이나 기반시설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아 입주민들은 상당 기간 불편을 감수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1단지 내 188곳의 상가 중 문을 연 곳은 대부분 부동산이고, 생활용품과 먹을거리를 살 수 있는 곳은 편의점 한 곳밖에 없었다. 그 때문에 입주민들은 약을 사거나 간단한 쇼핑이라도 하려면 차를 타고 연신내까지 나가야 하는 상황이다. 은평뉴타운 입주종합센터 관계자는 “분양 점포 대부분이 입점일자를 확정하지 않았거나 늦추고 있어 입주자들은 당분간 불편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학생들의 방학에 맞춰 본격적인 입주가 시작되는 7월 이후에나 영업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초등학교와 중학교도 공사가 마무리되지 않아 아직은 원거리 통학을 해야 하고, 그나마 고등학교는 내년 3월쯤에나 개교를 할 예정이다. 하지만 이러한 불편은 대규모 재개발 단지 어느 곳이나 나타나는 문제로 시간이 지나면 차차 해결될 것이라는 게 입주민들의 생각이다. 입주민들이 정작 불평하고 있는 것은 현재 조성된 은평뉴타운의 일부가 서울시와 SH공사가 애초에 표방한 환경친화적인 생태전원도시와 다소 거리가 있다는 것. 대표적인 곳이 바로 생태하천이다. 서울시와 SH공사는 분양 당시 “단지 위쪽의 못자리골에서 창릉천에 이르는 실개천을 만들어 다양한 물고기와 개구리, 수생곤충류들이 서식하고 오리가 헤엄치는 건강한 하천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왼쪽) 며칠 동안 비가 내렸음에도 불구하고 물길이 형성되지 않은 A공구의 하천. (오른쪽) 윤홍철 은평뉴타운 1지구 입주민연합회 공동대표가 자연하천의 문제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하천 바닥과 주변을 콘크리트로 조성해 자연생태하천이라는 이름이 무색하다는 게 입주민들의 불만이다. 하지만 향후 은평뉴타운의 랜드마크 중 하나가 될 실개천은 이런 구상과는 딴판이었다. 수변공사는 마무리 단계였지만 실개천엔 물이 흐르지 않았다. 지하수가 고이는 ‘못자리골’이 차오를 경우에만 실개천 역할을 하는 반쪽 실개천으로 설계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입주민들은 최초 입주자 모집 당시와 실제가 다르다며 강하게 불만을 나타내고 있다. 윤홍철 은평뉴타운1지구입주자연합회 공동대표는 “생태하천으로 조성한다고 떠들더니 이렇게 건천을 만들어 놓았다”면서 “입주민들의 항의가 거세지자 물이 고여 있는 유수지로 정정했다가 최근 지하수를 개발해 물이 순환하도록 설계를 조정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1지구 내 다른 실개천 두 곳은 콘크리트 물길만 만들어져 있을 뿐이지, 며칠 비가 내렸음에도 물길이 형성되지 않아 볼썽사나운 모습을 하고 있었다. 도심진입 도로 하나여서 교통난 우려 은평뉴타운 입주민들의 가장 큰 걱정은 교통이다. 1·2·3지구를 포함해 1만5200가구의 거대한 베드타운이 들어서지만 이에 걸맞은 도로망이 정비되지 않았고, 대중교통 확충도 미흡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은평구와 인근 고양시 주민들 사이에서도 뉴타운 길목이 ‘교통지옥’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높다. 현재 은평뉴타운에서 도심으로 통과하는 도로는 사실상 하나밖에 없다. 구파발역에서 연신내역, 불광역, 홍제역 라인을 거치는 이 도로는 현재도 출퇴근 시에 지독한 교통체증을 겪고 있다. 서울시는 뉴타운과 서울 시내를 잇는 우회도로(기자촌 입구-서오릉길)와 통일로 우회도로(연서로-자하문)를 만든다는 대책이지만 2011년에나 완공 예정이며, 도심 진입 차량의 분산 효과에 대해서도 미흡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대중교통도 변변치 않다. 오는 8월 이설되는 은평뉴타운지구 내 통일로에는 중앙버스전용차선 시설이 갖춰지지만, 언제부터 서울 도심과 연계돼 운행될지는 알 수 없다. 또 은평뉴타운 주민들이 출퇴근하는 교통 거점인 구파발역의 환승 주차장도 2010년 이후에나 준공될 예정이다. 게다가 입주민들은 상가밀집지역인 연신내역으로 가기 위해 대중교통을 두 차례 이용하는 불편을 겪기도 한다. 윤 공동대표는 “셔틀형 순환버스가 5∼10분 간격으로 오지만 구파발역까지만 운행되기 때문”이라면서 “입주민 대부분은 상가가 밀집되어 있고, 6호선과 연결되는 연신내역에도 운행해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고 전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입주 시기를 늦추거나 전세 거주를 포기하는 30·40대 세입자도 속속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분양 면적에 따라 1억 2000만~2억 원의 프리미엄이 형성됐지만 거래가 뜸하고 게다가 전세를 내놔도 찾는 사람이 없어 새 아파트인데도 전셋값은 주변시세보다 낮다. 서울 뉴타운의 시범단지 격으로 조성된 은평뉴타운. 입주민들은 “살기 좋은 동네라는 게 아파트만 멋지게 지어놓는다고 다 되는 것이 아니다”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향후 서울시의 뉴타운 계획에 수정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 경제
- [환경토크]하천은 ‘정상적’으로 흘러야 한다(2008. 03. 27)
- 2008. 03. 27 사회
- 현재의 청계천에 진정 ‘복원’이라는 말을 붙일 수 있을까. 사진은 지난해 5월 청계천에서 열린 ‘빛의 축제-루체 비스타’. 물길은 뺄셈을 모른다. 물길 앞에는 오직 덧셈만 있을 뿐이다. 물길은 작은 계류로 시작돼 실개천으로 흘러나와 마침내 강을 이루면서 유장해진다. 높은 곳에서 낮은 곳을 향하는 물의 여정은 아름답다. 그 까닭은 낮은 데로 흘러내리면서 물벼룩과 메기를 품어 안고 갯버들과 갈대에게까지 자신의 몸을 내어주기 때문이다. 물길이 ‘물이 흐르는 길’만 뜻하는 건 아니다. 물길은 자신을 감싸고 있는 육상 생태계까지 자신의 몸으로 받아들인다. 이 주장은 이미 서기 79년에 나왔다. 로마의 역사학자이자 저술가였던 플리니우스는 박물지 ‘자연의 역사’ 31권에서 “물길에는 물의 흐름이 관통하는 곳 주변 육상 생태계의 모습이 반영되어 있다”라고 적었다. 플리니우스가 갈파했던 것은, 물길을 당장 눈앞에 보이는 것으로만 이해하지 말라는 것이다. 큰물이 지면 물길이 주변 육지를 적시면서 물길과 육지의 경계선이 사라진다. 물길 주변에 홍수터나 배후 습지가 잘 발달된 이유는, 물이기도 하고 때론 육지이기도 한 물길의 양면성 때문이다. 하지만 물길의 양면성은 이제 확인조차 하기 힘들다. 우리나라 물길의 대부분은 높은 콘크리트 제방에 갇혀 육지와 완전히 단절되어 고립된 상태다. 청계천은 ‘콘크리트 어항’ 물길은 발원지에서 하구까지 일정한 규칙성과 연속성을 갖는 역동적인 생태계이기도 하다. 자연 상태에서 물은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흐르며, 발원지에서 하구까지 유역면적, 너비, 경사도, 물 흐름 세기, 물의 양, 수온, 용존산소 등이 점진적으로 변화한다. 따라서 청계천처럼 전기모터를 이용해 물을 끌어올려 다시 흘려보내는 하천은 정상적인 물길이 아니다. 그래서 청계천에는 ‘콘크리트 어항’이니 ‘길게 누운 분수’니 하는 이름까지 생겼다. 하지만 청계천 복원의 문제점이 심각하다 해서 성과가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다. 국가 주도의 고도 성장기에 복개된 청계천은 한 학자가 갈파했던 것처럼, 성장의 속도를 보태는 곳이면서 또한 이를 위해 죽어간 자연의 무덤이었다. 도로로 쓰던 뚜껑을 걷어낼 때까지 청계천은 폭발적으로 증가한 인구가 배출한 노폐물을 은밀하게 내보내는 거대한 하수구기도 했다. 따라서 복개구조물을 걷어내 햇빛과 공기를 불어넣었다는 사실만으로도 개발 지상주의로 점철된 과거의 역사를 반성하는 효과가 있었다. 하지만 아무래도 청계천에 복원이라는 이름을 붙이기에는 낯이 뜨거워지는 것이 사실이다. 새로 단장한 청계천을 찾는 시민이 많다고 해서 모든 허물을 덮을 수는 없다. 청계천에는 미인이 되기 위해서라면 전신 성형도 마다하지 않는 시류가 투영되어 있다. ‘가깝게 누릴 수 있고 경제에도 도움을 주는 자연’만 선호하는 효용 위주의 패러다임을 대변하기도 한다. 물을 퍼올리는 전기모터의 이면에는 ‘무질서한 자연’보다는 ‘정돈된 모조품’을 선호하는 현대인들의 욕구가 숨겨져 있는 것이다. 한반도 대운하도 ‘물길을 역행’ 모조품으로서의 청계천은 이제 복개하천을 가진 우리나라 지방자치단체들의 로망이 되었다. 올여름 다시 전기로 흐르는 분수하천 하나가 서울에 추가된다. 홍제천이 청계천 방식을 그대로 모방해 조성되는 것이다. 그뿐만이 아니다. 한반도 대운하 또한 전기의 힘으로 운동하는 물길이다. 배를 산으로 올리고 내리기 위해 댐과 리프트를 조작하는 과정은, 위에서 아래로 흐르는 물길의 힘이 아닌 전기에너지에 기댄다는 점에서 청계천과 닮았다. 청계천은 앞으로도 수많은 ‘짝퉁’ 하천을 만들어내는 진원지가 될 것이다. 하지만 아무리 화장품을 짙게 바른다 해도 짝퉁이 진품이 될 수는 없다. 운하는 운하일 뿐이다. 국민의 70%가 먹는 상수원에 운하를 판다면서 ‘친환경 운하’라는 신조어를 만들어내는 사람들을 어떻게 해야 하나?
- 환경토크
- [독자댓글]759호 ‘돈 먹는 생태 하천 몰려온다 外’를 읽고(2008. 01. 29)
- 2008. 01. 29 사회
- 이래서 대한민국이 후진국이란 소리를 듣는다. 선진국에선 폐지한 제도를 이제 와서 실행하질 않나. 바로 앞만 보고 일을 진행하지 말란 말이다! 전기료는 전부 국민들 세금인데 자기들 돈 안 나간다고 막 쓰면 되겠나. ▶▶▶ 다음 쳐키람님 운하예정지 땅값 들썩이지, 주가 내려가지, 물가는 치솟지, 이런 판국에 저효율 고비용의 토목이나 한다고 하지. 요즘 화두가 지구 살리기인데 거꾸로 가고 있다. 막가파 노름이다. ▶▶▶ 다음 죠르바님 볼거리라면 도시 교차로마다 그럴싸한 분수대를 만드는 게 더 낫다. 전기로 물을 돌리는 짜가 하천은 이제 그만! ▶▶▶ 다음 투스칸님 청계천은 당연히 지금이 과거의 모습보다 훨씬 좋다. 문제는 그것이 이명박식 복원이었다는 거다. 시간을 들여 훨씬 더 좋은 방법으로 복원할 수 있었는데 자기 방식대로 시멘트 공사를 했으니…. ▶▶▶ 다음 달려라님 일장일단이 있다. 물론 청계천은 인위적으로 복원했다는 점, 전력소모가 많다는 점, 전시행정적인 측면이 있다는 점 등이 단점이지만, 과거 고가도로가 놓였던 모습을 생각하면 그래도 지금이 나은 것 같다. 하지만 대운하는 정말 신중히…. ▶▶▶ 다음 연꽃처럼 대구의 신천은 수돗물이 아닌 수성구 하수종말처리장에서 처리된 물을 신천을 통해 하류로 흘려보내는 것입니다. 청계천 복원은 당시 대구 신천 복원 사업을 모델로 한 것입니다. ▶▶▶ 다음 쪼꼬장님 ‘B형 남자는 바람둥이다’를 읽고 사람을 사귈 때 도대체 왜 혈액형을 먼저 물어보는지 이해가 안 간다. 상대방을 제대로 살펴보지도 않고 사람을 판단하는 어리석은 짓은 제발 하지 말자. 그렇다면 A형인 사람은 하나같이 제 할말도 못하고 소심하며, O형인 사람은 모두 활발하며, AB형인 사람은 하나같이 이상한 것인가. ▶▶▶ 네이버 shinhwaojt2 혈액형별로 성격을 나누어 놓은 것을 보면, 다른 혈액형으로 대표되는 성격들이 자신에게도 어느 정도 해당된다고 느끼실 겁니다. 혈액형으로 성격을 나누는 이러한 통계적 방식은 근거가 희박해 보입니다. 오히려 사람들이 만들어낸 편견과 선입관이라고 보는 게 더 정확하다고 생각합니다. ▶▶▶ 네이버 ddagny
- 독자의 소리
- [커버스토리]일본, 시민 적극참여 맑은 하천 복원(2008. 01. 22)
- 2008. 01. 22 사회
- 해외사례 | 독일 ‘복원 가이드라인’ 제시… 미국 ‘경험으로 얻은 10대 교훈’ 출간 우리는 1950년대 말부터 서둘러 공업화 대열에 들어서기 위해 몸부림쳐 왔다. 그리고 개발연대 그 시절의 상흔은 도시의 기능을 저하시키고 왜곡시켜서 뭇 생명들의 삶의 공간이어야 할 서울을 병마와 싸우는 공간으로 바꿔놓았다. 이런 상황에서 도심에 새로운 생명의 기운을 불어넣는 행위는 어떻든 그 자체로 순수하고 아름다울 수 있다. 그동안 개발연대 시절의 어두운 구석들은 콘크리트로, 흙으로, 팬스로 가려져왔다. 1958년에 시작해서 1978년 복개가 완료된 청계천은 대표적인 사례다. 급속한 산업화의 부산물인 각종 오염물질을 보이지 않게, 그리고 신속하게 배출하려는 목적과 도심공간을 산업활동에 적합한 구조로 재편해 들어가려는 의도가 바탕에 깔린 대규모 토목공사였다. 그렇게 복개한 청계천이 반세기 만에 자기부정의 과정을 거쳐 지금의 모습을 갖추었다. 문제는 그 부정의 과정은 어마어마한 사회적 비용을 지출해야 하는데, 계량이 가능한 공사비뿐 아니라 사회적 갈등으로 인한 비용 등을 감안하면 결코 가벼이 여길 일이 아니다. 우린 정치적 치적·물리적 복원 치중 다마강의 모습들. 위쪽 사진은 다마강변에서 휴식을 즐기는 사람들. 대규모 개발사업은 어떠한 상황을 막론하고 그 시도 자체를 서둘러서는 안 된다. 특히나 특정인의 정치적 목적이 개입되어 제한된 기간을 설정한 후 성과 만들기에 집착하는 사업은 국민에게 많은 부담을 지우기 때문에 반드시 사회적인 힘으로 통제해야 한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게 녹록지 않다. 지방자치제도가 부활한 이후 정치적인 치적의 중요성이 점점 더 커지다 보니 너도나도 시민들의 눈에 쉽고 상징적으로 보일 수 있는 사업에 큰 매력을 느끼게 되었다. 그 대표적인 사례가 자연형 하천복원사업과 같은 공간개발(복원)사업과 지역 축제다. 특히 자연형 하천복원사업은 기존의 도시가 갖고 있던 삭막함, 단순함 등을 극복하고 시민들의 삶의 질 향상에 대한 요구를 수렴할 수 있는 최적의 사업으로 각광받고 있다. 그런데 청계천 복원을 정점으로 해서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자연형 하천복원사업들은 지나치게 정치적이고 행정적인 힘에 끌려가고 있다. 다양한 의견 수렴, 치밀하고 과학적인 계획, 선진사례 검토, 지천과 유역 영향에 대한 종합적인 분석 등 만만치 않은 시간이 필요한 과정들을 과감하게 생략하고 물리적 복원에만 치중하는 경향이 뚜렷하다. 한마디로 ‘자연환경’을 무늬로 내세워서 재임기간 내에 정치적 성과를 만들자는 의도인데, 이는 이명박식 청계천 복원사업의 학습효과에 따른 것이다. 이러한 사업 발상과 진행은 안 될 일이다. 반면 일본에서는 자연형 하천복원을 하천에 대한 체계적인 조사를 바탕으로 시민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하여 추진한다. 1995년 다마(多摩)강과 학견(鶴見)강, 상모(相模)강을 관리하는 건설성 경빈(京浜)공업사무소는 주민단체와 지식인, 행정담당자로 이루어진 유역교류간담회를 설치하여 ‘파트너십으로 시작하는 ‘좋은 강’ 만들기’라는 제언을 내놓았다. ‘좋은 강 만들기에 관한 파트너십‘이란 지금까지 국가와 지자체에 의한 치수, 이수 목적의 하천 정비가 이루어져 왔는데, 하천은 배수로화되어 무미건조한 공간이 되어버렸기 때문에 하천환경의 관점에서 하천 관련 복원사업을 재정립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강을 정비하는 입장과 강과 평생을 지내는 입장 쌍방이 납득할 수 있는 강 살리기에 대해서 어떤 프로그램을 만들어야 할지 검토하는 것이다. 1996년에 제시된 좋은 강 만들기 제언을 통해 몇 가지 방책이 제시되었다. 그중 첫 번째는 ‘완만한 합의 형성의 장 만들기’로 유역간담회를 설치하고 민·관·학이 각각 일상적으로 정보교류와 인적 교류를 함으로써 지금까지 행정으로부터 일방적으로 계획을 제시하면서 쌓인 기술적·감정적인 문제를 해소하고 쌍방의 신뢰관계를 구축하여 파트너십을 형성하려는 것이다. 두 번째 방책은 시민들의 자립적이고 안정적인 활동거점으로 ‘유역활동센터’를 설치한다는 것이다. 행정 주도로 진행된 하천정비사업의 실패가 너무나 분명했기에 철저한 성찰 속에서 파트너십 구축이라는 대안을 찾은 것이다. 미국에서는 ‘경험으로 얻은 유역관리 10대 교훈’이라는 책을 출간했다. 오랜 시간 축적된 하천관리에 대한 소중한 경험을 한데 묶은 것인데, 하천유역 이해당사자들의 거버넌스를 통해 하천 환경을 보전하는 새로운 모델을 제시하고 있다. 10대 교훈은 “명확한 비전, 목표, 사업내용을 갖춰야 한다” “훌륭한 지도자는 매우 중요하다” “많은 이해관계자를 포함하기 때문에 훌륭한 조정자(Coordinator)가 핵심적 요소다” “다양한 이해당사자가 참여하여 문제를 해결하는 것” 등이다. 대규모 개발사업 서둘러선 안돼 웨스트 버지니아주 치트강이 석탄 광산의 유출수 때문에 오염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활동을 벌인 ‘치트강의 친구들’은 모든 역량을 오염에 책임이 있는 당사자들에 맞서는 데 집중하기보다 이것이 워낙 큰 문제고 이것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엄청난 자원을 쏟아부어야 한다는 점을 인식하여 좀 더 폭넓은 접근을 시도한다. 그들은 20개 이상의 단체를 불러모아 서로 협력하고 정보를 공유하며 성과를 서로 의지함으로써 치트강 유역의 복원을 추진했다. 여기에는 연방 및 주정부, 환경단체, 지방정부와 석탄회사가 참여했다.(경험으로 얻은 유역관리 10대 교훈 ) 독일에서는 주로 주 정부에서 하천 복원 관련 가이드라인을 제작하여 이용하고 있다. 1989년 뒤셀도르프 NRW주에서 발간한 ‘자연형 하천 만들기와 하천 유지관리를 위한 가이드라인’은 하천 복원을 위한 구체적인 공법 17개를 소개하고 있고, 바덴 뷔템베르크 주에서는 ‘자연에 적합한 공법-하안과 하안 사면의 보호’라는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있다. 이러한 해외 사례가 보여주는 것은 오랜 기간 많은 사람과 숙의하고, 다양한 경험을 잘 정리하여 자연형 하천복원사업의 가이드라인으로 삼고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는 한 정치인의 정치적 야욕이 개입될 여지가 없다. 하천복원사업은 단순한 물리적·물성적 변화를 열망하는 수준의 사업이 아니다. 시간적으로는 개발연대 시절의 역사를 단절하고 지속 가능한 사회의 실체를 열어나가는 패러다임의 변화고, 철학적으로는 생산력에 대한 절대적 신봉에서 생명을 존중하는 가치체계의 변화를 예고하는 대역사다. 따라서 단기간의 물리적 변화를 드러내는 토목공사보다는 하천복원사업을 통해서 시간적으로 영구히 이어질 가치와 의미를 창출하는 쪽에 무게를 둬야 할 일이다. 오성규〈환경정의 사무처장〉
- 표지 이야기
- [사람@세상]하천 20년 연구 교훈 “자연 회복엔 비싼 대가”(2008. 01. 22)
- 2008. 01. 22 사회
- 정부출연 연구기관인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의 책임연구원 김원 박사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바쁘다. 물과 관련한 건설기술의 연구가 그의 전문분야기 때문이다. 지난해 운하관련 연구 보고서 때문에 이곳저곳에 불려가 조사받는 고초를 겪기도 했고 올 들어 운하건설이 본격적으로 논의되면서 분주해졌다. “하늘의 이치를 천문(天文)이라고 하고 물의 이치를 수문(水文)이라고 합니다. 둘은 통합니다. 물은 자연이고 생명입니다. 인간의 힘을 과도하게 가하면 회생불가 상태에 빠집니다.” 시대마다 추구하는 가치가 달라 물과 하천을 이용하는 방식도 큰 변화를 겪었다고 김 연구원은 설명했다. 개발시대에는 도로를 확보하기 위해 청계천을 덮은 일이 박수를 받았고 지금 와서는 걷어낸 것이 찬사를 받고 있다. 5공 시절 통치자의 치적을 위해 한강변을 시멘트로 덮었지만 이제는 한강르네상스 계획의 일환으로 인공물을 걷고 자연상태로 복원하는 것이 과제가 됐다. 어제 손 댄 것도 오늘 자연 상태로 회복시키는 일은 그동안 비싼 대가를 치르며 배운 결과로, 점차 자연의 회복에 주력하는 것은 세계적인 추세라는 설명이다. 김 연구원은 물과 건설의 상관관계는 동강의 예에서 배울 것이 많다고 말한다. 더없이 맑은 동강은 상류로 거슬러오를수록 오히려 오염이 심해지는 역설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수원지 근처인 평창의 도암댐 때문이다. 1990년에 완공한 도암댐은 10년도 지나지 않아 경제성도 없어졌고 환경오염의 주범이란 낙인이 찍혔다. 건설 당시에는 예상치 못한 결과다. 그가 20여 년 동안 연구를 통해 배운 것은 ‘인간은 물 없이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평범한 진리다. 물의 속성은 끊임없는 순환과 치유의 힘을 지녀 인간이 망치지 않는 한 변치 않는다. 김원 박사는 “하천을 이용해 경제적인 의미와 함께 문화와 생명의 원천이라는 새로운 가치를 이끌어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천 mindtemple@gmail.com
- 사람@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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