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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경향(총 3 건 검색)

“트럼프 싫어하지만…해리스 찍지는 않았다”
“트럼프 싫어하지만…해리스 찍지는 않았다”(2024. 11. 18 06:00)
2024. 11. 18 06:00 국제
미국 현지에서 본 대선 민심 미국 대통령선거가 치러지던 11월 5일 조지아주 애선스시의 한 주택가에 트럼프와 해리스 지지 팻말이 교대로 꽂혀 있다./임소정 기자 미국 대통령선거가 치러지던 11월 5일 조지아주 애선스시의 한 주택가에 트럼프 지지 팻말이 꽂혀 있다./임소정 기자 하얀 솜이 옹기종기 맺힌 거대한 목화밭이 짙어가는 가을을 알리는 곳. 미국 조지아주는 소설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의 배경이며, 목화 산업을 위해 아프리카 흑인들을 노예로 혹사했던 남부의 대표지역이다. 이곳은 2024년 미국 대통령선거에서 이른바 ‘경합 주(스윙 스테이트)’ 7곳 중 하나로 주목받았다. 1만1779표라는 근소한 차이지만 4년 전 민주당 대선후보 조 바이든의 손을 들어줬던 이곳은 왜 카멀라 해리스를 외면했을까. 미국인들은 선거철이 오면 자신이 지지하는 후보 이름이 적힌 팻말을 집 앞에 꽂아 정치적 의사를 밝힌다. 대학생이나 이민자들이 사는 아파트단지엔 드물지만, 주택가로 가면 꽤 많은 팻말이 보인다. 주도 애틀랜타(Atlanta) 도심에서 동쪽으로 1시간 반 거리인 애선스(Athens)는 1785년 문을 연 조지아대학(University of Georgia·UGA)을 중심으로 자리 잡은 소도시다. 대학도시답게 늘 민주당 지지가 높았던 이 지역 주택가 풍경이 올가을엔 조금 달랐다. 경제 상황을 반영하듯 핼러윈(10월 31일)을 맞아 화려한 장식을 두른 집들이 작년보다 눈에 띄게 줄었고, 도널드 트럼프와 러닝메이트 J. D. 밴스를 적은 팻말이 꽤 많이 보였다. 지난 2월 UGA 캠퍼스에서 조깅하다 불법 이민자에게 살해된 대학생이 살던 동네 근처는 더더욱 그랬다. 분위기가 8년 전 트럼프 당선 때를 떠올리게 한다는 말도 들려왔다. 사전투표율이 역대 최대 기록을 찍은 가운데, 선거일 직전까지 박빙을 예측하는 기사가 쏟아져나왔다. 미국은 대선 투표일이 연방 공휴일이 아니지만, 진보 색채가 강한 이 도시는 선거일 공립학교 수업을 취소했다. 일부 학교를 포함한 투표소 앞에서는 DJ가 흥겨운 음악을 틀며 민주적인 한 표를 던지러 온 발길을 응원했다. 하지만 높은 투표율이 꼭 민주당 지지를 의미하지는 않는다. 애선스 토박이인 진 헤닌저(Jean Henninger)는 “사전투표에 참여했는데, 차마 트럼프를 찍을 수는 없었다. 미친(crazy) 사람이지 않나. 하지만 민주당 정책에 불만이 많아 해리스를 찍을 수도 없었다”라고 했다. 그는 결국 투표용지에 다른 이름을 적고 나왔다. 트럼프를 찍는 것이 트럼프를 좋아해서만은 아닐 수 있다. 애선스에 직장을 두고 있는 한 50대 여성은 “트럼프를 좋아하지 않는다”면서도 “해리스가 대통령이 되기엔 너무 보여준 게 없어서, 두 사람 중 한 명을 고른다면 트럼프라고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이미 트럼프를 알 만큼 아는 이들이 해리스를 찍지 않았다는 것은 그만큼 해리스가 기대도, 확신도 주지 못했다는 뜻일 수 있다. 해리스가 바이든 정부 정책과 선을 긋지도, 자신만의 정책을 보여주지도 못하는 동안 트럼프는 신나게 ‘정권심판’을 외치며 승기를 잡았다. 트럼프가 선거인단 270명을 확보한 11월 6일 아침 뉴욕타임스는 “트럼프의 승리로 미국이 불확실성의 시대로 접어들었다(Trump’s Victory Opens an Era of Uncertainty for the USA)”고 정의했다. 하지만 해리스의 당선이 더 불확실한 미래를 가져올 거라 생각한 사람도 적지 않았기에 이런 결과가 나온 게 아닐까.
표지 이야기
해리스, 트럼프에 오차범위 내에서 우세
해리스, 트럼프에 오차범위 내에서 우세(2024. 09. 23 11:00)
2024. 09. 23 11:00 국제
미국 대선이 40여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전국 및 경합주 유권자를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에서 민주당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공화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오차범위 내에서 앞서고 있다는 결과가 나왔다. CBS가 지난 9월 18~20일 미국 등록 유권자 3129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9월 22일(현지시간) 공개한 결과를 보면 투표 의향이 있는 응답자(오차범위 ±2.1%포인트) 중 52%는 해리스 부통령을 찍겠다고 답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는 이보다 4%포인트 낮은 48%를 기록했다. 7개 경합주의 투표 의향이 있는 유권자를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는 해리스 부통령(51%)과 트럼프 전 대통령(49%)간 2%포인트 격차를 기록했다. CBS의 지난달 조사에서는 해리스 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 모두 50%를 기록했다. 개별 경합주 조사에서 해리스 부통령은 미시간 (+2%포인트), 위스콘신(+2%포인트), 네바다(+3%포인트), 애리조나(+1%포인트), 노스캐롤라이나(+1% 포인트) 등 5곳에서 오차범위 내로 우위를 차지했다. 조지아주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1%포인트 앞섰으며 펜실베이니아는 두 후보가 49%로 동률이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난 9월 10일 토론 때 말한 ‘아이티 출신 이민자들이 이웃 주민들의 개와 고양이를 잡아먹는다’라는 발언에 대해서는 전체 응답자의 63%가 ‘확실히/아마도 거짓’이라고 답했다. 37%는 ‘확실히/아마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모든 불법 이민자를 추방하겠다’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공약에는 찬성 의견이 53%로 우세했다. 앞서 NBC가 지난 9월 13~17일 등록 유권자 1000명에 실시한 조사(오차범위 ±3.1%포인트)에서도 해리스 부통령의 지지율(49%)이 트럼프 전 대통령(44%)보다 높았다.
“민주당, 해리스로 패 바꾸길 잘했다”
“민주당, 해리스로 패 바꾸길 잘했다”(2024. 09. 16 06:00)
2024. 09. 16 06:00 국제
미 대선 첫 TV토론…워싱턴포스트 칼럼서 평가 미국 민주당 대선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오른쪽)과 공화당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난 9월 10일(현지 시간) ABC 방송 주관 TV 토론에서 만나 악수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오는 11월 열리는 미국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처음이자 마지막이 될지도 모르는 TV 토론이 막을 내렸다. 민주당 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공화당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9월 10일(현지시간) ABC 방송 주관 TV 토론에서 만나 날 선 공방을 주고받았다. 토론 종료 후 미국 언론과 방송 시청자들은 대체로 해리스 부통령이 판정승을 거뒀다고 봤다. 민주당의 새 후보로 등판한 해리스 부통령이 존재감을 각인시키는 데 어느 정도 성공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선거 당일까지 마음을 놓을 수 없는 초박빙 속에서 이번 토론이 얼마나 표심에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바이든과 다른 해리스 이날 오후 9시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 국립헌법센터에서 만난 해리스 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은 시작부터 상대를 강하게 압박하려 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먼저 악수를 청했다. 지난 6월 TV 토론에서 당시 민주당 후보였던 조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이 악수하지 않았던 것과 사뭇 다른 행보였다. 해리스 부통령은 “오늘 유권자 여러분은 낡고 오래된 각본, 거짓말, 불평, 험담을 많이 듣게 될 것”이라며 “이제 페이지를 넘기자. 과거로 돌아가지 않겠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과 연관돼 공격을 당할 땐 “당신이 경쟁하는 상대는 바이든이 아니라 나”라고 맞받아치기도 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이번 토론회에서 ‘아직 존재감이 작다’는 약점을 극복하려 한 것으로 보인다. 3년 넘게 부통령으로 일했음에도 최근 한 여론조사에서 잠정 유권자 31%는 ‘해리스에 대해 더 알아야 한다’고 답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을 두고 같은 응답을 한 비율은 12%에 불과했다. 이날 토론은 해리스 부통령에게 기회가 됐다. 간결한 질문과 답변으로 검사 출신이란 장점을 부각했다는 평가가 뒤따랐다. 워싱턴포스트(WP) 칼럼니스트 카렌 투물티는 ‘트럼프에게 나쁜 소식: 해리스는 바이든이 아니다’란 제목의 칼럼에서 “민주당이 바이든 대신 해리스를 지지한 것이 옳은 일이란 점을 가장 확실하게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좋아하는 폭스뉴스마저 “진행이 편파적이었다”면서도 해리스 부통령이 활약했다고 인정했다. 경제·임신중지·외교 ‘누구 책임’ 공방에 집중 토론의 화두는 크게 경제, 임신중지권, 대중국 관계, 외교 등으로 나뉘었다. 경제와 물가 문제가 첫 질문으로 등장하자 양측은 경제 악화가 상대방의 책임이라며 공격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부자 감세 등으로 중산층의 부담을 키우고 재정적자를 초래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해리스 부통령이 “최악의 인플레이션, 끔찍한 경제”에 책임이 있다고 받아쳤다. 임신중지권을 두고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수세에 몰린 듯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내 입장은 (임신중지 가부 등을) 각 주가 결정하도록 하자는 것”이라고 했지만, 연방 차원의 임신중지 금지법안이 의회를 통과하면 거부권을 행사하겠느냐는 질문에는 답변하지 않았다. 그는 “일부 주에서는 임신 9개월 차 임신중지뿐만 아니라 아기를 살해하는 것도 허용한다”는 사실과 다른 이야기를 했는데, 현장에서 즉각 제지됐다. 토론 진행자는 “이 나라에는 태어난 아기를 죽이는 것이 합법인 주가 없다”고 잘라 말했다. 두 후보는 외교 문제에 관해선 서로의 평판을 깎아내리는 방식으로 공격을 주고받았다. 해리스 부통령은 “트럼프는 독재자들을 존경한다. 그는 김정은과 러브레터를 주고받았다. 독재자들은 트럼프를 조종할 수 있어서 그가 당선되길 응원한다”고 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북한과 중국, 러시아가 나를 두려워한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야말로 해리스를 지지한다”고 반박했다. 양측은 100분이 안 되는 제한된 토론시간을 두고 치열하게 다퉜다. CNN방송이 각 후보의 발언 시간을 집계해 보니 해리스 부통령은 37분 36초, 트럼프 전 대통령은 42분 52초를 차지했다. 오는 11월 미 대선에서 공화당 후보로 나선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왼쪽)과 민주당 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9월 10일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 국립헌법센터에서 ABC 방송 주최로 첫 TV 토론을 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각자 승리 주장…끝까지 가봐야 안다 토론 종료 후 양측 모두 자신이 승리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내가 치러 본 최고의 토론”이었다고 자찬했고, 바이든 대통령은 “비교조차 불가할 정도로 해리스는 이 나라를 이끌 최고의 선택이라는 점을 증명했다”고 밝혔다. 유권자의 평가는 어떨까. 이날 토론 종료 이후 CNN이 여론조사기관 SSRS에 의뢰해 실시한 조사에서, 토론을 지켜본 등록 유권자 63%는 해리스 부통령이 더 잘했다고 답했다. ‘자신과 비슷한 사람들이 겪는 문제를 더 잘 이해하는 후보’로는 44%가 해리스 부통령을, 40%는 트럼프 전 대통령을 꼽았다. 토론 이전 벌인 여론조사에서는 같은 질문에 해리스 부통령이 39%, 트럼프 전 대통령이 43%로 나타났다. 이번 토론에서 해리스 부통령이 선전했음을 짐작할 수 있는 결과다. 해리스 부통령에 대한 호감도 역시 토론 전 39%에서 45%로 올랐다. 이날 토론 결과만으로 최종 승패를 예측할 수 없다. 앞서 인용한 조사에서 응답자 82%는 토론이 자신들의 선택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고 답했다. 재고하긴 했지만 마음을 바꾸진 않았다는 응답이 14%였고, 선택할 후보를 바꿨다는 응답은 4%에 불과했다. 현재 부동층이 대선 때 어느 쪽으로 향할지, 각 후보가 상대의 지지층을 얼마나 빼앗아 올 수 있을지 아무도 모른다. 오는 9월 16일 펜실베이니아주를 시작으로 미국 각 주에서 시작되는 사전투표에 관심이 쏠린다. 대선까지 두 달, 어떤 변수가 튀어나올지 알 수 없다. 두 후보의 지지율은 우열을 가르기 무의미한 수준으로 오차범위 내에서 경합하고 있다. 역대 미 대선 중 가장 근소한 차이로 승패가 갈릴 것이란 예상도 나온다. 두 후보가 토론에서 맞붙을 기회가 또 있을지는 현재 미지수다. 해리스 부통령 측은 이날 토론이 끝나고 1시간도 채 되지 않아 두 번째 토론을 요청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추가 토론 가능성에 대해 “해리스는 오늘 밤 패배했기 때문에 다음 토론을 원하겠지만 내가 그렇게 할지 모르겠다”라고 했다. 부통령 후보들의 토론은 다음 달 1일로 예정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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