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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의연 후원금 횡령’ 윤미향, 4년만에 유죄 확정(2024. 11. 14 11:56)
- 2024. 11. 14 11:56 사회
- 윤미향 의원. 경향신문자료사진 정의기억연대(정의연) 후원금을 횡령한 혐의로 기소된 윤미향 전 의원이 대법원에서 유죄 확정판결을 받았다. 검찰이 기소한 지 4년 만이다. 대법원 2부(주심 김상환 대법관)는 11월 14일 사기·업무상횡령 등 혐의로 기소된 윤 전 의원에게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한 원심판결을 확정했다. 대법원은 “원심 판단에 사기죄, 보조금법 위반죄, 업무상횡령죄, 기부금품법 위반죄 등의 성립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고 판단을 누락한 잘못이 없다”고 밝혔다. 윤 전 의원은 2011∼2020년 위안부 피해자를 돕기 위해 모금한 자금을 사적으로 사용하고, 서울시 보조금을 허위로 수령하거나 관할관청 등록 없이 단체 및 개인 계좌로 기부금품을 모집한 혐의로 2020년 9월 재판에 넘겨졌다. 1심 법원은 이 중 1718만원에 대한 횡령 혐의만 유죄로 인정해 벌금 1500만원을 선고했다. 2심 법원은 횡령액을 비롯해 유죄로 인정되는 범위를 대폭 늘리면서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대법원도 2심 판단에 문제가 없다고 보고 이날 판결을 확정했다. 윤 전 의원은 7958만원의 후원금 횡령, 김복동 할머니 조의금 명목으로 1억2967만원을 개인 계좌로 모금해 다른 용도로 사용한 혐의가 유죄로 확정됐다. 인건비를 허위로 계산해 여성가족부에서 6520만원의 국고보조금을 가로챈 혐의도 유죄로 인정됐다. 2심 재판부는 지난해 9월 윤 전 의원에게 징역형을 선고하면서 “위안부 지원 등의 모집금을 철저히 관리했어야 했음에도 기대를 저버린 채 횡령해 지원하고 응원하는 시민들에게 피해를 입혔고 직접적인 변상이나 회복도 이뤄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다만 “30년 동안 인적·물적 기반이 열악한 상황에서 활동했고 여러 단체와 위안부 가족들이 선처를 호소했던 점을 고려했다”며 징역형의 집행은 유예했다. 윤 전 의원은 2020년 4월 21대 총선에서 더불이민주당 소속으로 당선된 후 5개월만인 2020년 9월 재판에 넘겨졌다. 부동산 투기 의혹까지 제기되면서 2021년 6월 더불어민주당에서 출당조처를 받았고 이후 무소속으로 활동했다. 현역 의원이 금고형 이상을 확정판결 받으면 의원직을 상실하는데 재판이 길어지면서 윤 전 의원은 지난 5월 임기를 모두 마쳤다. 윤 전 의원과 함께 기소된 정의연 전 이사 김모씨는 벌금 2000만원이 확정됐다.
- [언더그라운드 넷]환불영수증에 찍힌 35만점 포인트, 횡령이었을까(2021. 02. 19 14:41)
- 2021. 02. 19 14:41 사회
- 네이트판 “설마 직원들 것으로 적립하시나. 그걸 잘못해서 이 일이 시작된 건데.” 설연휴 직전, 네이트판에 올라온 글이 현재까지 논란 중이다. 글 작성자는 급하게 장을 볼 일이 있어 ‘동네 농협 근처 ㅎㄴ로 마트’(문맥상 하나로마트다)에 갔다. 포인트 적립을 위해 전화번호 뒷자리를 부르고 영수증을 받았는데, 포인트 번호가 자기 이름으로 안 돼 있었다는 것이다. ‘잘못 적립되었다’며 계산원에게 밝히니 카드와 영수증을 달라고 해서 고객센터로 갔는데, 한참을 기다려도 안 돌아왔다. 찾아가 보니 그 계산원이 자신을 지목하며 욕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사과를 받았지만 진심으로 사과하는 것 같지도 않고, 갑질 고객이 된 것 같아 속상한 글쓴이는 장본 것을 환불하고 집으로 돌아와 보니 이번에는 또 다른 사람의 이름으로 포인트가 적립돼 있었다는 것이다. 누리꾼의 관심을 끈 건 글 작성자가 같이 올린 환불영수증이다. 약 5만원 환불했으니 고객 포인트도 510점이 삭감됐는데 잔여 포인트가 35만2869점이다. 마트에서 포인트 찍어본 사람은 안다. 저 고객 포인트 달성이 얼마나 힘든지를. 당장 누리꾼들로부터 횡령의혹이 나왔다. 즉 포인트 적립을 안 하는 고객으로부터 발생하는 포인트를 계산원이 몰래 지인 등의 카드로 적립했다 들통난 게 아니냐는 것. 농협중앙회에 확인해봤다. “…결과적으로 우리 쪽에서 잘못한 건 맞고요. 포인트 횡령 등 의혹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처음에도 잘못 찍었는데, 두 번째도 잘못 찍어 의혹이 확산된 것 같습니다. 해당 지역본부에서도 나가 전후사정을 조사했고요.” 개인회원이 35만점 포인트를 받는 건 거의 달성 불가능한 수치일 것 같은데? 농협중앙회 측에 따르면 포인트 유효기간은 5년이다. “카드마다 적립률이 다르긴 한데 농협카드 중 하나로 포인트를 1% 적립하는 카드가 있어요. 여기에 백화점이나 다른 신용카드 사용까지 통합포인트로 쌓이는 카드가 있습니다. 1% 적립이면 약 3500만원 정도 썼다는 건데, 몇년에 걸쳐 그만큼 쓰고 적립했다는 게 또 불가능한 것은 아니거든요. 이용고객이 개인사업자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고요.” 다른 멤버십 카드와 다른 NH멤버스 카드의 특성이 잘 안 알려지다 보니 발생한 오해라는 것이다. 애초 고발 글에서 감정대립이 격화된 부분을 빼고 보면 농협 측 설명은 대충 상황과 맞아떨어지는 것으로 보인다. 논란 와중에 이른바 ‘판춘문예’가 아니냐는 의혹도 나왔다. 우연히 주운 포인트 적립 많은 영수증을 가지고 속칭 ‘주작’글을 썼을 것이라는 추측이다. 거기까진 아니었다. 진짜로 있었던 일이다. 하지만 고객과 계산원의 감정대립 와중에 벌어진 해프닝성 오해라는 것이 회사 쪽 결론이다. 오늘의 교훈, 양측 입장을 확실히 듣기 전엔 중립기어를 세게 박을 필요가 있다.
- 언더그라운드 넷
- [표지이야기]뉴라이트 인사의 공적 지원금 횡령(2012. 07. 03 18:02)
- 2012. 07. 03 18:02 사회
- “주문. 피고인 양○○을 징역 7년 및 벌금 2억5000만원에, 피고인 김범수를 징역 5년에 처한다. … 압수된 증 제1, 2호를 피고인 김범수로부터 각 몰수한다. 피고인 양○○으로부터 2억3036만500원을 추징한다.” 지난 5월 25일 서울중앙지방법원 23형사부 법정. 피고들에게 적용된 죄는 양씨에게는 뇌물, 김씨에게는 횡령, 사기, 업무상횡령, 뇌물공여, 사문서위조, 위조사문서행사 등의 법 위반이 적용되었다. 얼핏 봐서는 통상적인 뇌물수수사건처럼 보인다. 하지만 내막은 경악스러웠다. 지난 6월 하순, 언론들은 일제히 “‘미소금융’지원금 꿀꺽해 재테크까지… 뉴라이트 단체 대표 징역 5년”이라고 김범수씨 사건을 보도했다. “사실 깜짝 놀랐다. 민생포럼은 뭐고, 사람사랑은 또 뭔지 헷갈리는 부분도 있고, 갑자기 일이 터지니까 나도 당황했었다. 저 분이 정말 그랬나 하고 믿기지도 않고….” 사회적 기업 대표를 맡고 있는 A씨의 말이다. A씨의 회사는 김씨 사무실에 입주해 있었다. 검찰이 압수수색을 나왔을 때 A씨는 사무실에 있었다. A씨도, 김씨 회사 직원들도 다 황당해 했다. A씨에게 김씨는 사무실을 빌려 쓸 수 있게 해준 사람이었고, 그저 고마울 따름이었다. 김씨 주변의 수상한 돈 흐름에 대한 이야기는 지난해 11월부터 흘러나왔다. 사법당국도 김씨와 김씨 주변인물들을 내사했던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꼬리가 잡혔다. 종로구 청진동에 자리잡은 미소금융중앙재단 사무실. | 정용인 기자 결과는 깜짝 놀랄 만했다. 미소금융중앙재단으로부터 사회적 기업에 대한 시설 및 운영자금 대출을 위한 지원금 명목으로 지급받은 돈은 민생포럼이 3년에 걸쳐 65억원, 사단법인 사람사랑이 10억원으로 모두 75억원이었다. 지원금은 사회적 기업에 지출돼야 하며 지원금액의 80%가 소진돼야 한다. 하지만 그러지 않았다. 공적 지원금 유흥비 등으로 날려 김씨가 횡령한 금액은 75억원 중 23억3167만여원. 6개 예비 사회적 기업들이 지원받은 것처럼 문서를 위조했다. 이 중 미소금융중앙재단 사업총괄부장을 맡고 있던 양씨에게 흘러들어간 돈은 2억1653만원이었다. 3억4084만원은 현금으로 인출해 생활비 등으로 사용했다. 2030만원은 부인에게 생활비 명목으로 지급했고, 지인들에게 총 3억3000만원을 빌려줬다. 지인들 중에는 민생포럼과 사람사랑의 임원들도 있었다. 공적으로 지출되어야 할 돈을 개인 돈처럼 펑펑 쓴 것이다. 재판에서 김씨와 양씨는 2억1653만원을 차용금이라고 주장했다. 미소금융중앙재단의 한 간부는 “내 의견은 아니다”라고 전제하며 이들 측 주장을 들려줬다. “두 사람 사이의 관계가 6촌인가 그렇다. 가까운 친척은 아니고 외가 쪽이라고 하는데, 친척이니까 서로의 속사정은 뻔히 알 것이라는 이야기다. 정말 뇌물을 받으려고 했다면 한꺼풀만 벗기면 다 드러나는 계좌로 주고받았겠느냐는 이야기도 있다. 그래서 항소도 준비한다고 하던데….” 그러나 1심 재판부는 이 주장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두 사람이 서로 알게 된 것은 민생포럼이 복지사업자로 선정된 이후이며, 차용증도 작성하지 않은 채 무이자 무담보로 거액의 금전대차거래를 했다고 보기 어렵고, 돈을 빌려줄 당시에 김씨는 다른 경제적 수입도 없는 상태였기 때문에 돈을 빌려줄 여유가 없었을 뿐 아니라, 양씨는 자신 명의의 적금, 골프장 회원권 등 자산을 갖고 있었으며, 치과의사인 부인이 부동산 및 금융재산 등 상당한 재력을 보유했다는 점 등을 들었다. 양씨와 김씨는 미소금융중앙재단 인근 종로구 청진동 소재 유흥주점에서 적게는 30만원, 많게는 288만원의 향응접대비를 썼다. 음주는 주중에, 골프 접대는 금요일과 주말에 주로 이뤄졌다. ‘범죄 일람표’에 따르면 양씨는 술자리에 항상 3~4명을 대동했다. 납득되지 않는 부분은 미소금융중앙재단의 다른 임원은 두 사람의 공모를 정말 몰랐느냐는 것이다. 양씨가 술자리에 데리고 간 사람들은 도대체 누굴까. 앞의 재단 간부는 “검찰도 조직적 수뢰를 의심해서 사람들을 여럿 소환했다. 추가적으로 구속된 사람이 없는 걸 보면 재단 내부에는 같이 간 사람이 없다는 뜻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하지만 감독·관리는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판결문에 따르면 정기 현장실사를 나간 재단의 직원이 통장 거래내역을 확인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양씨는 “통장 거래내역을 확인한 결과 대출금이 수혜자에게 적정하게 대출되고 있었다”는 내부 보고서를 결제했다. 결국 양씨가 다 조작했다는 것이다. 상식적으로 이해되지 않는 대목이다. 앞의 재단 간부는 “결과적으로 이렇게 되었으니 우리가 현장파악에 소홀했다는 지적은 맞다”고 말했다. 궁금한 것은 또 있다. 무려 23억원을 횡령하는 과정에서 김씨가 관여한 민생포럼과 사람사랑의 직원들은 어떻게 모를 수 있느냐는 것이다. 전언에 따르면 김씨는 열쇠를 채운 금고를 두고 따로 관리했다. 다른 지원기관 관계자는 “김씨가 횡령한 돈과 관련해서는 김씨와 김씨 최측근 인사만 관리를 했기 때문에 일반 직원들은 전혀 알 수 없었을 것이라는 이야기를 근무했던 직원으로부터 전해들었다”고 말했다. 김씨 관여 단체 뉴라이트 “맞다” 김씨가 ‘뉴라이트’ 쪽 사람이라는 언론 보도에 대해 뉴라이트 계열 인사들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민생포럼과 함께 사업자로 선정되었던 민생경제정책연구소 전직 관계자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한 번인가 김씨를 만난 적이 있을 뿐이다. 그 사람의 전력에 대해서는 전혀 몰랐고 아는 사람도 없었다. 적어도 뉴라이트 쪽 사람은 아니다. 대선 때 박영준 전 차관 등이 만든 선진국민연대 쪽 사람이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선진국민연대에서 핵심적 역할을 했던 인사에게 물어봤다. “김범수? 처음 듣는 이름이다. 우리와 같이 일한 적은 없다. 이번에 터진 횡령사건 이야기는 얼핏 들었는데, 워낙 선진국민연대를 팔아먹던 사람이 많았으니까.” 사실 ‘휴면계좌의 돈을 사회적 기업에 대출하자’는 아이디어의 애초 제안자는 뉴라이트 쪽이 아니었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상임이사를 맡던 시절, 희망제작소에서 제안한 사업이다. 당시 희망제작소에서 일했던 한 관계자의 말이다. “‘아, 그거 아이디어 좋네요’라는 반응이었습니다. 청와대에서 비서관도 와서 보고까지 했습니다. 그 자리에 김승유 행장(미소금융재단 이사장)도 있었고.” 뉴라이트 단체들이 들어오면서 사업 주체가 갑자기 바뀌었다. “이게 돈이 된다고 생각했겠죠. 자기들끼리 아귀다툼하다가 결국….” 뉴라이트가 관련 없다는 민생경제정책연구소 쪽 주장도 사실이 아니다. 본지가 입수한 재단법인 사람사랑의 연혁 및 조직표를 보면 2010년 11월 11일 출범한 법인의 이사장은 박효종 서울대 교수가 맡은 것으로 되어 있다. 박 교수는 이른바 대안교과서를 만들어낸 교과서포럼의 공동대표다. 교과서포럼은 2005년 만들어진 ‘뉴라이트네트워크’ 참여단체다. 사회적 기업 지원단체의 한 인사는 말한다. “솔직히 분통터진다. 사회적 기업과 같은 분야는 이념을 떠난 분야다. 뉴라이트라는 사람들이 단체를 급조해서 치고 들어오는데, 결국 전문성이 없는 사람들이 판을 말아먹고 안 좋은 이미지만 남긴 것 아니냐.” 김씨 사건은 ‘보수는 부패로 망한다’는 속설을 다시 한 번 확인시켰다. 하지만 더 큰 문제는 5년 넘게 어렵게 쌓아온 사회적 기업 사업에 대한 신뢰에 심각한 피해를 끼쳤다는 사실이다.
- 표지 이야기
- [경제]‘비리’에 곪고 ‘횡령’에 중독, 강원랜드 10년(2009. 12. 02 17:10)
- 2009. 12. 02 17:10 경제
- ㆍ2000년 개장 징계·사법처리 직원 160여 명… 손배소 청구액만 500억대 강원 정선군 강원랜드 카지노의 주차장에 평일임에도 낮에 꽉 들어찬 차량들이 진입로에까지 줄줄이 주차돼 있다. 강원랜드는 비리를 펼칠 수 밖에 없는 운명을 타고난 것일까? 국내 유일의 내국인 카지노로 개장한지 10여 년이 된 강원랜드가 겉은 화려하지만 속은 만신창이로 곪아가고 있다. 강원랜드의 성적표는 화려하다. 지난해 매출은 1조원을 넘어섰고 영업이익은 4700억원에 이른다. 공기업뿐만 아니라 웬만한 대기업과 비교해도 매출 대비 순익 비율은 가히 독보적이라 할 만하다. 그러나 급성장 매출에 취한 것일까. 강원랜드의 내부경영관리는 형편없다 못해 관리라는 게 있나 싶을 정도이다. 근무기강 해이, 도덕불감증 여전 강원랜드는 지난 2000년 개장 이후 지난해 말까지 금품수수와 폭행, 회사기금 횡령 등으로 징계를 받거나 사법 처리된 직원 수가 무려 160여 명이나 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 직원이 지금까지 회사 돈을 횡령하거나 회사 자금을 가로채 다른 목적으로 사용한 액수는 누적액수로 따지면 엄청난 액수로 공기업으로서 존재가치가 있는지 의문이 들 정도이다. 지난달에는 환전팀의 여직원인 최 모씨(30)가 무려 80억원이라는 거액을 횡령하는 사건이 일어났다. 이 여직원은 2007년 4월부터 9개월 동안 거의 매일 현금을 출납하면서 100만원권 수표 뭉치를 자신의 속옷 안에 넣어 퇴근했지만 80여 억원이 증발했는 데도 내부감사에서 전혀 파악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정도면 내부 모니터링시스템이 기능하지 않는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이다. 계속되는 직원 비리사건에 강원랜드 최영 사장은 지난 11월10일 직원들의 부정비리 사건 근절을 위해 ‘내부부정 사건과의 전쟁’을 선포한다고 밝혔다. 최 사장은 이날 강원랜드 고한 사옥 접견실에서 가진 기자간담회를 통해 “최근 수사를 통해 밝혀진 환전 직원의 거액 절취사건에 크게 반성한다”면서 “다소 시간이 걸리겠지만 강원랜드 임직원 모두는 신뢰받는 공기업이 되도록 뼈를 깎는 노력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그러나 사고만 터지면 불끄기에 급급한 미봉책에 불과한 조처보다는 좀 더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내부 직원들의 자성의 목소리로는 부족하다는 얘기이다. 지난 국정감사에서도 강원랜드의 비리는 집중조명을 받았다. 무소속 송훈석 의원이 공개한 ‘강원랜드 감사관실에서 실시한 자체감사 내역 및 조치결과’ 자료에 따르면 2008년 이후 자금팀, 환전팀, 레저경영관리실, 시설관리팀, 인재육성팀 등 내부 부서에 대한 감사를 실시해 9건의 불법 내용을 적발했다. 또 카지노 게임부정행위, 카지노 영업매뉴얼 위반, 하이원 스키장 리프트 할인권 부정사용 등 총 20건의 비위 사실을 적발해 징계하기도 했다. 지난해 이후 내부 직원 가운데 절도와 배임수재 등 비위 혐의로 구속 기소된 직원도 4명에 이른다. 강원랜드 직원들의 도덕적 해이와 근무기강에 대해 송 의원은 “일반 기업에서는 상상하기 어려울 만큼 심각한 지경”이라면서 “강원랜드를 관리하는 상급기관에서 철저한 관리 감독이 뒤따라야 할 것”이라고 질타했다. 인사관리도 엉망인 것으로 나타났다. 송 의원이 요구해 강원랜드가 제출한 ‘2008년 이후 강원랜드 직원 징계현황 자료’에 따르면 2008년 이후 근무소홀 및 부당업무 등으로 징계 받은 직원 총 71명 가운데 24명이 입사지원서와 경력증명서를 위·변조하고도 버젓이 근무했음이 드러났다. 또한 이들 가운데에는 허위경력을 제출해 호봉을 높게 부여받았다가 뒤늦게 적발돼 징계 받은 사례도 있다. 결국 부적격자들을 채용해 근원적으로 비리가 자주 발생할 수밖에 없는 구조였던 것이 밝혀진 것이다. “불법변칙영업” 소송 잇단 패소 내부 직원들의 근무기강 해이, 도덕적 불감증의 대가를 강원랜드는 톡톡히 치르고 있다. 강원랜드를 상대로 한 소송금액이 창사 이래 최대치를 기록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는 배경이다. 카지노에서 거액을 탕진한 카지노 이용자들의 잇따른 손해배상청구 소송이 점차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특히 거액을 탕진한 일부 이용자들은 카지노 출입 고객의 한도금액 초과베팅 및 사기적 유인행위 등을 주장하거나 카지노 영업 준칙 및 출입제한규정 위반 등으로 불법행위 책임이 있다며 막대한 규모의 부당이득금 반환청구 소송과 손해배상청구 소송 등을 연이어 제기하고 있다. 지난 8월 말 현재 강원랜드를 상대로 한 카지노 출입 및 이용자들의 소송 제기 건수는 총 23건, 손해배상청구 소송 등 관련 금액이 무려 538억 5100만원에 이르고 있다. 문제는 강원랜드가 거액의 소송사건에서 잇따라 패소하고 있다는 것이다. 강원랜드 측의 문제가 많다는 증거이다. 손해배상청구 금액이 가장 많은 사건은 지난 2006년 11월 말 정 모씨가 카지노 출입 고객의 한도금액 초과베팅 허용 및 사기적 유인행위 등을 주장하며 손실금 중 일부 지급을 청구한 사건으로, 소송 금액이 208억4100만원에 이른다. 이 사건은 1심에서 강원랜드가 28억4100만원을 지급하라는 원고 일부승소 판결이 내려졌으며, 2심이 진행중이다. 이 밖에도 지난해 6월 김 모씨가 카지노영업준칙 및 출입제한규정 위반으로 인한 불법행위 책임을 이유로 208억1100만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이 사건 역시 1심에서 강원랜드가 패소해 15억5100만원의 원고 일부승소 판결을 받았다. 또 2007년 11월에는 이 모씨가 제기한 75억원의 부당이득금 반환청구 소송으로 이 사건도 1심에서 1억700만원의 원고 일부승소 판결이 내려졌다. 이들 세 사건은 모두 법무법인 화우와 김앤장 법률사무소가 소송 대리인을 맡고 있으며, 특히 김앤장 법률사무소는 23건 가운데 9건을 맡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최고 실력의 로펌들이 강원랜드의 변호를 맡고 있지만 역부족인 모양새이다. 카지노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 같은 결과에 대해 “강원랜드가 소송사건에서 잇따라 패소하고 있는 것은 그만큼 변칙불법 영업을 해 오고 있었다는 사실이 일부 드러난 것으로 볼 수 있다”면서 “돈벌이에만 급급해 하지 않고 진정 국민들에게 사랑받을 수 있는 공기업으로 다시 태어나려면 내부 직원 단속도 중요하지만 투명한 경영관리가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빈털터리에 신세 한탄만’ 강원랜드 탐방기 강원랜드 카지노 내부 전경. 강원도의 폐광촌 한가운데 덩그러니 나 홀로 서 있는 강원랜드를 찾은 건 지난 11월26일 오후 2시 한낮이었다. 한낮에는 사람이 별로 없을 것이라는 예상은 착각이었다. 신분확인 절차를 거쳐 5000원짜리 입장권을 구매하고 카지노로 들어서자 슬롯머신 돌아가는 소리와 바카라·블랙잭 등 게임에 열중하는 수많은 사람으로 인해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연령대는 다양했다. 20대 초반 대학생으로 보이는 사람부터 흰머리가 희끗희끗한 노인, 장바구니를 든 50대 아줌마까지 보였다. 영화에서처럼 정장 차림의 사람들은 별로 찾아볼 수 없었다. 슬롯머신을 열심히 돌리는 한 아주머니에게 어디서 왔는지를 물었지만 돌아온 것은 답변 대신 시큰둥한 표정. 객장 내부에 마련된 흡연실로 들어가 봤다. 하나같이 무표정한 얼굴로 무언가를 골똘히 생각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었다. 담배를 피우고 난 뒤 한숨을 내쉬던 중년 남자는 무언가를 결심한 듯 굳은 얼굴로 게임테이블로 돌아갔다. 옆에 있던 또 다른 남루한 옷차림의 수염이 덥수룩한 한 중년의 신사에게 자주 오냐고 묻자 “여기 출입한지 5년차이다. 돈도 많이 날렸지만 이제는 여기 오지 않으면 불안해져 습관적으로 오게 된다”고 말했다. 50대로 보이는 한 여성은 기자가 봉투 안에 넣어 들어간 카메라와 캠코더를 유심히 바라봤다. 내부 촬영이 안돼 흰 비닐봉투에 담았던 건데 그게 돈다발로 보이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얼핏 들었다. 국내인에게 인기가 있다는 바카라 게임이 벌어지는 곳을 가봤다. 딜러 앞자리에 앉은 사람은 10여 명이지만 그 뒤에서 베팅하는 사람들까지 합하면 25명 정도가 됐다. 이들 가운데에는 이른바 ‘병정’으로 불리는 대리게임 보조자가 절반 이상이다. 게임이 시작되자 여기저기서 ‘칩’을 걸었다. 노란색 칩도 간간이 놓였다. 노란색 칩은 10만원에 해당한다. 베팅이 완료되자 딜러는 능숙한 손놀림으로 카드를 뽑아 보이고 나서 베팅에 성공한 플레이어에게 배당했다. 딜러나 플레이어나 표정에는 변화가 없었다. 객장 한쪽 구석에서 우두커니 다른 사람이 하는 게임만을 지켜보는 한 사람에게 다가갔다. 자주 오느냐고 묻자 마치 심심한데 잘됐다 라는 듯이 신세 한탄을 시작했다. 김종호씨(가명·45)는 자신이 ‘카지노 앵벌이’로 불린다고 소개했다. 김씨는 수년 전만 해도 건실한 토목기사였다. 전국의 공사 현장을 다니면서 착실하게 일한 덕분에 돈도 꽤 모았다. 그러나 3년 전에 우연히 강원랜드 인근에 있는 공사 현장에 오게 되면서 김씨의 인생은 180도 바뀌었다. 고스톱도 잘 모르는 김씨는 공사 현장에 있던 3개월 동안 호기심으로 잠시 시간을 내 카지노에 발을 들여 놓았다가 그동안 모은 돈에 빚까지 포함해 2억여 원을 날렸다. 김씨는 이후 상실감에 강원랜드를 떠나지 못하고 있다고 한다. 김씨는 현재 강원랜드 주변인 사북·고한의 찜질방 등에 머물면서 고객들의 ‘병정’과 바카라·블랙잭 등 게임의 ‘자릿세’를 받아 근근이 연명하고 있다고 전했다. 객장 가운데의 무료음료를 먹을 수 있는 휴게실 근처로 발길을 옮겼다. 유난히 남루한 옷차림의 한 남자가 연방 커피를 뽑아 마시고 있었다. 슬쩍 사정을 묻자 역시 신세 한탄이 이어졌다. 박승호씨(가명·50)는 이른바 ‘카지노 노숙자’이다. 서울에서 회사를 다니다 명예퇴직 당한 뒤 울적한 마음으로 강원랜드를 찾은 박씨는 가족에게 이젠 지방에서 공사장 일을 한다고 둘러대고 이곳에 눌러앉게 됐다고 한다. 카지노는 새벽 6시에 폐장했다가 오전 10시에 개장하기 때문에 박씨는 영업을 하지 않는 4시간 정도를 근처에서 배회하거나 목욕탕 등에서 새우잠을 청했다가 다시 게임장에 들어간다고 말했다. 카지노 게임장에는 망고주스·토마토주스를 비롯해 비타민 음료 등 10여 가지 음료를 마음껏 뽑아 마실 수 있어서 이것으로 허기진 배를 달래고 있다. 객장을 나와 VIP 전용 영업장이 있다는 2층으로 향했다. 들어갈 수는 없었지만 카지노 영업장 내에서 근무하는 한 직원에 따르면 VIP 영업장에는 ‘특별한’ 고객들이 찾는다고 한다. 연예인이나 정·관계 고위 간부와 그들의 부인 등 ‘평범하지 않은 인사’들이 모이는 것. 상상을 초월할 고액 베팅이 이뤄지는 것은 당연하다. 한 직원은 “VIP 영업장에서 오가는 금액은 여기(일반 영업장)와는 차원이 다르다”고 전했다. 1층 로비로 내려왔다. 여기에도 서성이는 사람이 많았다. 카지노 입구에 서있는 ‘게임은 YES, 도박은 NO’라는 팻말이 낯설게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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