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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DJ로 변신한 나인뮤지스 라나 “탈퇴…1년간 히키코모리였다”[아이돌 그 후]
글로벌 DJ로 변신한 나인뮤지스 라나 “탈퇴…1년간 히키코모리였다”[아이돌 그 후]
2023. 12. 22 16:18 연예
나인뮤지스 출신 라나는 DJ로 해외투어를 돌며 제2의 아티스트 인생을 걷고 있다. 본인 제공 ‘글로벌 스타’ ‘명품 앰배서더’ ‘영앤리치’… K팝 아이돌의 수식어는 화려하지만 그 이면은 어떨까? 만인의 우상이라 할지라도 아이돌의 생명력은 길어야 7년. 아이돌을 그만두어도 이들의 삶은 계속되나 우리는 이후 이야기는 크게 주목하지 않는다. [아이돌 그 후]는 인생 두 번째 챕터를 열심히 써 내려가고 있는 전직 아이돌들에 대한 조명이다. 이번 주인공은 DJ로 해외무대를 누비는 나인뮤지스 라나다. 걸그룹 나인뮤지스 출신 라나(김라나)와 만났다. 그는 이날 두바이 DJ 클럽과 공연 계약 도장을 찍었고 계약금도 두둑이 받았다고 말했다. 라나는 국내 투어보다는 해외 순회를 다닌다. 2023년 한 해는 글로벌 톱 100에 드는 대만 클럽에서 매달 공연했다. 그는 K팝 걸그룹 출신 경력을 십분 이용해 DJ 파트 중 ‘K팝 파티’를 만들었다. 디제잉과 더불어 K팝 퍼포먼스까지 선보이니 차별화될 수밖에 없다. 라나 DJ, K팝으로 차별화 라나는 아이돌 출신 최초의 DJ로 벌써 10년 차다. 자신의 공연뿐 아니라 Team XX-RATED의 수장으로 마치 아이돌을 키우듯 ‘K팝 DJ’ 인재를 양성 중이다. “잠깐 하고 그만두는 분들이 많지 저처럼 10년 넘게 현역으로 DJ하는 분들은 없어요. 지명도를 이용해 돈이 잘 될 것 같다고 접근하면 금방 지칠 거예요. 생각보다 돈이 안 되거든요(웃음).” 국내에서 한창 DJ붐이 일던 몇 해 전에는 유명 모델이나 레이싱걸 출신에게 디제잉을 가르쳐 무대에 올리는 전문 회사도 많았다. 붐이 가라앉으며 결국 버티지 못하고 사라졌다. 라나는 디제잉은 본인이 즐겨야 오래 할 수 있다고 말한다. “대만에서 K팝 파티를 만들고 흥행하자, 타이베이에만 저희 콘셉트를 따라 하는 곳이 다섯 곳으로 늘었어요. 디제잉 퍼포먼스도 마치 K팝 퍼포먼스처럼 화려하고 다양해졌죠. 처음에는 ‘과연 EDM팬들이 1시간 내내 나오는 K팝을 좋아할까?’ 걱정했지만 끝까지 따라부르며 즐겨요.” 이렇다 보니 라나는 자신의 팀에 들어온 이들에게 K팝 연습생 스타일로 수업을 따로 받게 한다. K팝의 기본 바운스만 익혀도 기존 DJ와 차별화된 무대를 꾸밀 수 있다. K팝 퍼포먼스와 디제잉을 결합한 DJ라나의 공연. 관객의 반응은 폭발적이다. 본인 제공 “저희 팀 DJ들은 헤어·메이크업 받고 무대 의상까지 입고 가요. 액세서리 하나까지 제가 챙기죠. 이제 DJ는 음악 프로듀스와 믹싱만 하는 것이 아니라 무대 위에서 자신만의 콘셉트를 갖춘 아티스트가 되어야 해요.” 두바이, 홍콩, 인도네시아, 대만 그리고 중국까지 디제잉 문화를 즐기는 나라에서 라나의 팀을 찾는 이유다. 아이돌 음악은 퍼포먼스에서 무대 연출까지 엔터테인먼트의 모든 것이 녹아있는 장르다. 라나가 1시간짜리 공연의 흐름을 짜는 것도 남다른 이유다. “디제잉 무대에서 K팝 퍼포먼스의 분위기를 내는 것이 정통성을 해치는 일이라고 혐오하는 부류도 있어요. 그러나 K팝은 글로벌 장르가 됐어요. 다른 나라 프로모터에게 K팝 파티를 알리고 계속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해요. K팝만 스테이지에 올리는 특화된 클럽이 생길 때까지 열심히 할 거예요.” 라나는 볼거리, 들을 거리를 동시에 충족시키는 K팝 파티가 디제잉 마니아와 K팝 마니아를 융합시키고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거라 기대한다. 나인뮤지스 출신 라나. DJ 업계에서는 ‘K팝 파티’ 여제로 인정받고 있다. 본인 제공 걸그룹을 그만둔 후 ‘히키코모리’가 됐다 라나는 2008년 슈퍼모델 선발대회 1위를 차지했다. 당시 대회를 지켜본 소속사의 제안으로 모델 같은 걸그룹 ‘나인뮤지스’에 합류했다. “운이 좋았다고 생각해요. 그룹 데뷔라는 것이 다른 사람은 하고 싶어도 쉽지 않은 거잖아요? 모델에서 아이돌 그리고 다른 아이돌은 은퇴할 나이에 DJ 활동까지… 참 신기해요.” 그는 2011년 짧은 걸그룹 활동을 마치고 탈퇴했다. 이제야 말할 수 있는 이유는 구성원 간 불화였다. 그는 한 멤버에게 일방적으로 불링을 당해왔다고 조심스럽게 털어놓았다. “지금은 활동하지 않는 멤버 중 한 명이 유독 저를 겨냥한 비난을 쏟아냈어요. 멤버들끼리 있을 때는 물론 다른 업계 사람들 앞에서도 ‘실력도 없는 것이 무슨 리더냐’는 식으로 저를 함부로 비난했죠.” 라나의 말에 따르면 분란이 계속되자 소속사는 해당 멤버를 ‘활동 중지’시켜 그룹에서 제외하려 했다. 그러자 그 멤버는 라나에게 눈물로 용서를 구했다. “울면서 용서를 구하는 모습에 제가 뭐라고 ‘한 사람의 꿈을 망치나’라는 생각이 들어 용서를 해줬어요. 그러자 다시 불링이 시작되더라고요. 제가 견딜 수 없어 2011년에 팀을 탈퇴했죠.” 탈퇴 후에도 좀처럼 정신적 치유가 되지 않았다. 그는 1년간 그 누구와도 만나지 않은 채 방에서 나오지 않는 생활을 이어갔다. “엄마가 매 끼니 방에 음식을 넣어줄 정도로 밖에 나가기 싫었어요. 걸그룹 활동이 즐거운 경험이고 큰 도움이 됐지만 씻기 힘든 상처를 주기도 했죠. 예쁘고 실력도 좋았던 그 친구가 왜 그랬는지 지금도 그 이유를 알 수 없어요. 얼마 전 사석에서 그를 우연히 만났는데 ‘자신이 어린 시절 너무 철이 없었다’라며 용서를 구했어요. 근데 용서를 하기엔 제 상처가 너무 컸더라고요.” DJ 라나의 무대 모습. 그는 제2의 꿈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 우연히 접한 디제잉이 그를 치유하고 제2의 삶을 꿈꾸게 했다. 순간순간 생활 속에서 행복을 느낀다. “아이돌 무대 활동은 참 재밌었기에 후회는 없어요. 그렇지만 행복을 느끼는 건 지금이에요. 눈을 떠 고양이를 보면서, 맛있는 과일을 먹으며 ‘날씨가 좋네’하고 읊조리면서 그걸로 행복감을 느껴요.” 라나는 DJ 전문 엔터테인먼트 회사를 운영하며 자신의 뒤를 이을 인재를 키우려 한다. 그 꿈은 이미 눈앞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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