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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경향(총 10 건 검색)

사람들의 말을 잘 들어주는 힐러리 클린턴(2016. 08. 02 14:01)
2016. 08. 02 14:01 국제
클린턴의 연설은 전임자 오바마의 것만큼 유려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클린턴의 가장 큰 능력으로 꼽은 ‘다른 사람들의 말을 들어주는 능력’을 그는 이 연설에서 잘 보여줬다. 미국 필라델피아에서 7월 25일(현지시간) 개막된 민주당 전당대회는 불안하게 문을 열었다. 버니 샌더스의 지지자들은 여전히 화가 나 있었다. 전당대회장에 들어오지 못한 수백명은 행사장 밖에서 민주당의 경선 개입에 항의시위를 벌였고, 행사장에 들어온 대의원, 당원들은 연사들의 연설에 야유하거나 “버니, 버니”를 외쳤다. 의사일정이 제대로 진행되지 않았다. 전당대회장을 가득 메운 민주당원들 중 샌더스 지지자들은 3분의 1이 조금 넘어 보였지만 이들은 초반 이틀을 압도했다. 이들이 표출하는 분노의 정도는 전당대회 일수를 거듭하면서 차츰 약해졌다. 하지만 힐러리 클린턴이 후보 수락 연설을 하는 마지막 순간까지 이들은 ‘TPP(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 반대’ 팻말을 들고 침묵시위를 계속했다. 미국 민주당 대선후보 힐러리 클린턴이 7월 28일(현지시간)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에서 열린 전당대회에서 후보 지명 수락 연설을 하고 있다./AFP연합뉴스 샌더스의 경선 패배로 낙담한 이들의 마음에 다시 불을 지핀 것은 전당대회 개막을 이틀 앞두고 민주당 전국위원회(DNC)의 편파적인 경선 개입 의혹을 사실로 확인해준 문건이 공개되면서다. DNC 최고재무책임자(CFO) 브래드 마셜은 샌더스가 무신론자인 점을 이용해 언론이 그의 신앙을 끈질기게 묻도록 하면 켄터키, 웨스트버지니아 같은 신실한 주에서 클린턴에게 유리하게 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실제로 CNN 등 미국 언론들은 이즈음 샌더스에게 ‘당신은 신을 믿는가’라는 질문을 자주 했다. 경선의 공정성 시비가 일 때마다 DNC는 중립을 지키고 있다고 했지만 그 말이 설득력을 잃는 순간이었다. 의사봉을 잡고 개회식, 폐회식을 주재할 예정이었던 DNC 의장 데비 와서먼 슐츠는 사임하고 전당대회장에 들어오지 못했다. 샌더스, 민주당 전당대회 중심잡다 중심을 잡아준 것은 샌더스 본인이었다. 샌더스는 전당대회 첫날 찬조연설에서 자신을 지지하기로 돼 있는 1846명의 대의원들에게 다음날 주별 대의원 표결에서 민의대로 투표해달라고 독려하면서도 민주당 대통령 후보는 클린턴이라고 분명히 말했다. 그는 경선과정의 최종 결과에 실망한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알지만 가장 실망한 사람은 바로 자신일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이룬 역사적 성취에 대해 자부심을 갖자”고 다독였다. 그는 자신의 선거운동이 이룬 성취들을 클린턴이 잘 이해하고 있으며, 충실히 이행해줄 것이라고 지지자들을 설득했다. 그의 태도는 진지했고, 장내의 지지자들 중에는 눈물 짓는 사람들도 있었다. 샌더스는 앞으로 자신이 나갈 방향에 대해 뭔가 더 말하고 싶은 것이 있는 것 같은데 하지 않았다. 이 자리의 주인공은 자신이 아니라 클린턴이라는 사실을 잘 알기 때문일 것이다. 다만 그는 이렇게 말했다. “우리는 정치혁명을 시작했다. 그 혁명은 계속된다. 선거철은 잠깐 나타났다가 지나간다. 하지만 1%가 아닌 우리 모두를 대표하는 정부, 경제적·사회적·인종적·환경적 정의의 원칙에 기초한 정부를 만들기 위한 사람들의 투쟁은 계속된다. 나는 여러분들과 함께 그 싸움의 일원이 되기를 고대한다.” 샌더스의 연설 후 상당수 지지자들은 클린턴을 지지할 의향을 보였다. 전당대회 자격심사위에 샌더스 측 위원으로 온 버지니아의 60대 여성 루스 로스는 “샌더스 현상은 이미 샌더스 개인 차원의 문제가 아니다”라면서도 “첫 여성 대통령이 갖는 역사적 의미가 있고, 도널드 트럼프의 당선을 막기 위해 클린턴을 지지하겠다”고 했다. TPP 반대 팻말을 들고 있던 코네티컷의 킴 마리 하울(57)은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이 되면서 내가 참여하는 푸드뱅크에 굶는 아이들이 엄청나게 늘었다. TPP가 통과되면 그보다 더 끔찍해질 것”이라며 클린턴이 TPP에 반대하는 입장을 유지하기를 기대했다. 반면 인디애나에서 온 식당 종업원 에밀리 존스(29)는 클린턴의 매파적인 외교·안보 기조와 오랜 워싱턴 주류의 이미지 때문에 여전히 그를 찍지 않겠다고 했다. ‘트럼프가 되면 어떡하느냐’는 물음에 그는 “그것은 우리 잘못이 아니다. 대통령 자격이 없는 사람을 후보로 지명한 민주당의 잘못”이라고 말했다. 28일(현지시간)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에서 열린 전당대회에서 대선후보 힐러리 클린턴이 연설을 하는 모습을 남편 빌 클린턴 전 대통령, 딸 첼시, 첼시의 남편 마크 메즈빈스키(오른쪽부터)가 지켜보고 있다./AFP연합뉴스 미셸 오바마도 훌륭한 찬조연설 클린턴은 28일 역사적인 첫 여성 대통령 후보 지명을 수락하는 연설을 했다. 클린턴의 연설은 전임자 오바마의 것만큼 유려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클린턴의 가장 큰 능력으로 꼽은 ‘다른 사람들의 말을 들어주는 능력’을 그는 이 연설에서 잘 보여줬다. 그는 샌더스에 대한 고마움을 표하며 이렇게 말했다. “당신의 선거운동은 수백만 명의 미국인들에게 영감을 줬고, 특히 자신의 마음과 영혼을 던진 젊은이들을 끌어냈다. 당신은 경제적·사회적 정의 문제를 전면으로 끌어올렸다. 당신의 모든 지지자들이 알아줬으면 한다. 나는 여러분들의 얘기를 들었다. 여러분의 이상은 우리들의 이상이다. 우리나라는 당신들의 생각, 에너지, 열정이 필요하다. 그것만이 우리의 진보적인 정강·정책을 미국을 위한 진짜 변화로 바꿔낼 수 있는 길이다. 우리가 함께 쓴 정강·정책을 함께 실행에 옮기자.” 어떤 점에서 클린턴의 이 발언만큼 샌더스를 끌어안는 말은 없을 것이다. 샌더스는 전당대회 기간 내내 그랬듯이 평당원처럼 버몬트주 대의원석에 앉아 클린턴의 이 연설을 담담한 표정으로 지켜봤다. 앞서 열린 공화당 전당대회에서 테드 크루즈, 존 케이식 등 트럼프의 경쟁자들이 끝내 지지 선언을 하지 않고 분열된 모습을 보인 것과 당의 단합 면에서 분명한 차이를 보여줬다. 공화당 전당대회에 참석한 대의원들은 대부분이 백인이었던 반면 민주당 전당대회는 흑인·아시아계·히스패닉·아메리칸 원주민 등 다양한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또 하나 중요한 차이는 공화당 후보 지명자 트럼프가 “나 혼자만 문제를 고칠 수 있다”고 한 반면 민주당 후보 지명자 클린턴은 “우리가 함께 고쳐나가겠다”고 한 것이다. 전당대회에 참석한 민주당원들이 공통적으로 가장 좋았다고 한 연설은 미셸 오바마의 찬조연설이었다. 그의 연설은 클린턴 후보 지명의 역사적 의미를 가장 잘 요약한 것 같다. 대통령이 된 아버지를 따라 백악관에서 살게 된 7살, 10살 난 딸들이 민감한 사춘기에 평범한 시절을 보내지 못하면 어떡하나 걱정하는 어머니의 마음으로 얘기를 시작한 미셸 오바마는 힐러리 클린턴을 지지하는 이유를 이렇게 말했다. “이것은 이 나라의 이야기, 나를 오늘밤 이 무대 위에 있게 한 이야기이다. 쇠사슬에 피부가 벗겨지고 치욕스러운 노예상태 속에 인종이 분리되는 아픔을 겪었지만 포기하기 않고 계속 모색하고 희망을 버리지 않은 결과 노예들이 건설한 그 집에서 매일 아침 일어날 때마다 나의 두 아름답고 지적인 흑인 소녀들이 백악관 잔디에서 개와 뛰어노는 것을 보게 된 이야기이다. 그리고 힐러리 클린턴 때문에 내 딸들과 아들들은 여성이 미국 대통령이 될 수 있는 것을 당연하게 여긴다.”
‘e메일 스캔들 불기소’ 힐러리 역풍 맞나(2016. 07. 11 16:36)
2016. 07. 11 16:36 국제
코미 FBI 국장은 클린턴과 그 참모들이 “극도로 부주의했다”고 비판했지만 “합리적 검사라면 기소까지 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불기소를 권고를 했다. 국가기밀인 줄 알면서도 의도적으로 소홀히 다뤘다는 증거는 찾지 못했다는 의미였다. 미국 공화당 대선후보로 유력한 도널드 트럼프가 경쟁상대인 민주당 후보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을 부를 때 항상 쓰는 단어가 있다. 바로 ‘부정직한(crooked)’이다. 트럼프의 페이스북에서 ‘부정직한 힐러리 클린턴(crooked Hillary Clinton)’은 상투어다. 클린턴에게 부정직하다는 이미지를 덧씌우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 게 바로 ‘이메일 스캔들’이다. 국무장관 재임 시절 개인 이메일을 사용해 국가 기밀사항을 유출했다는 의혹과 이에 대한 클린턴의 명확하지 않고 왔다갔다 하는 해명들 탓이다. 연방수사국(FBI)은 지난주 부주의했지만 기소할 사항은 아니라는 수사 결과를 발표했다. 클린턴은 법적 책임에서는 벗어났지만 정직하지 못하다는 이미지를 씻어내지는 못한 것으로 보인다. 이메일 스캔들의 시작과 끝을 정리해본다. 제임스 코미 미국 연방수사국(FBI) 국장이 5일(현지시간) 워싱턴 본부에서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의 이메일 스캔들과 관련한 수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 AP연합뉴스 ‘불기소 결정에 동의하지 않는다’ 54% 클린턴의 이메일 스캔들은 2015년 3월 2일 의 보도로 촉발됐다. ‘힐러리 클린턴 국무부에서 개인 이메일 계정 사용, 규정위반 가능성’이라는 제목의 보도였다. 는 클린턴이 2009년 1월부터 2013년 1월까지 4년의 장관 재임 기간 중 정부 이메일을 사용하지 않았음은 물론 공무에 사용한 개인 이메일을 보관하지도 않아, 연방기록물관리법(Federal Records Act)에 위반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신문은 또 2014년 12월쯤 클린턴의 조언자들이 그의 이메일 중 3만건, 5만5000페이지를 국무부로 넘겼다고 전했다. 이 같은 사실은 하원 조사위원회가 2012년 발생한 벵가지 습격사건을 조사하기 위해 클린턴으로부터 자료를 제출받는 과정에서 드러났다. 벵가지 사건은 아프리카 북부에 위치한 리비아의 도시 벵가지에 있는 미국 영사관을 이슬람 무장단체 테러리스트들이 습격한 사건이다. 국무부와 중앙정보국(CIA)의 늑장 대응으로 4명의 희생자가 발생했다는 비판이 일면서 의회 조사가 시작된 것이다. 당시 국무장관이었던 클린턴의 관련 이메일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이메일들이 모두 개인 계정인 것으로 드러난 것이다. 이메일이 보편화된 뒤 국무장관을 지낸 매들린 올브라이트 이후 국무부 이메일 계정을 쓰지 않은 장관은 클린턴이 처음이었다. 2016년 대선 경선 레이스가 시작된 후에도 이메일 스캔들은 클린턴을 계속 따라다녔다. 그러자 는 스캔들의 전모를 밝히기 위한 탐사보도에 나선다. 의 결론은 “클린턴이 공무에 개인 휴대전화와 이메일 서버를 사용, 국가안보와 투명성에 관한 우려를 불러일으켰다”는 것이었다. 가 지난 3월 27일 공개한 사태의 뿌리는 다음과 같다. 미국 민주당 대선후보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 / AP연합뉴스 클린턴은 국무장관 집무실에 들어가기 전 보안금고에 자신의 블랙베리 휴대전화를 보관해야 하는 절차를 매우 싫어했다. ‘마호가니 로(Mahogany Row)’라는 보안공간인 7층 집무실에는 갖고 들어가는 것이 금지돼 있음에도 클린턴은 이메일을 개인 블랙베리를 통해 주고받기를 고집한 것이다. 측근들과 국무부 고위 인사들이 블랙베리를 보안공간에 반입할 방법을 찾기 시작했다. 클린턴의 임기 시작 한 달 뒤인 2009년 2월 17일 국가안보국(NSA) 관리 5명이 ‘마호가니 로’의 회의실에 모였다. 이들은 클린턴의 최측근인 셰릴 밀스 당시 비서실장에게 블랙베리 해킹이나 도청 등의 위험을 설명한다. 결국 클린턴은 ‘마호가니 로’에 블랙베리를 반입하지 않는 데 동의했다. 하지만 다른 장소에서는 개인 블랙베리를 계속 사용했다. 더 충격적인 것은 클린턴의 블랙베리가 자택 지하에 설치된 개인 이메일 서버에 연동돼 있었다는 점이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2008년 11월 국무장관으로 그를 지명했을 때 클린턴의 자택에는 이미 서버 시스템이 갖춰져 있었다. 국무부는 초기에는 서버 구축 사실을 몰랐다고 한다. 보도 이후 공화당은 ‘뜻밖의 호재’에 쾌재를 불렀다. 를 중심으로 ‘클린턴 중도하차론’도 나왔다. 클린턴은 2015년 3월 10일 뉴욕 유엔본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공무와 개인 이메일을 위한 별도의 휴대전화를 갖느니 1개를 갖고 다니는 게 낫다고 생각했다”고 해명했지만 사태는 커져만 갔다. 6만여통의 이메일 중 업무 관련 메일은 국무부에 제출했지만 사적인 메일들은 모두 폐기했다고도 밝혔다. '보수 시민단체 ‘사법감시(Judicial Watch)’는 국무부를 상대로 이메일 공개 소송을 제기했다. 논란은 그해 7월 23일 다시 본격화됐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임명한 2명의 감찰관이 클린턴의 개인 이메일을 조사한 결과 기밀로 분류될 수 있는 것들을 발견해 국무부에 보고했고, 국무부는 다시 법무부에 수사를 의뢰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한 달 후인 8월 14일에는 FBI가 수사에 착수한 사실도 확인됐다. 클린턴도 적극적인 해명에 나섰다. 그는 9월 8일 기자들에게 ‘나의 이메일(My email)’이라는 제목의 이메일을 돌렸다. 클린턴은 “나는 개인용과 업무용으로 나눠 2개의 이메일 계정을 사용했어야 했다. 그렇게 하지 못한 것은 실수였고, 죄송하다”고 했다. 하지만 자신은 법이나 규정을 어긴 것은 아니고, 어떠한 기밀문서도 주고받지 않았으며, 투명하게 조사에 응하고 있다는 입장도 반복했다. 공화당, FBI 국장 청문회와 특검 거론 대선 레이스 내내 이메일 스캔들은 결론 없이 논란만 계속됐다. 그리고 지난 5월 25일 국무부 감사관실의 조사 결과 발표로 끝이 보이기 시작했다. 감사관실은 클린턴이 이메일 모두를 보관·제출하지 않은 것은 국무부 규정 위반이라고 밝혔다. 남은 쟁점은 이 문제가 검찰이 클린턴의 법적 책임을 물을 정도인가에 맞춰졌다. 그런데 6월 27일 피닉스 공항에서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을 만난 게 알려지면서 곤경에 처한 로레타 린치 법무장관은 기소 여부와 관련해 “FBI 수사진의 권고를 전적으로 받아들이겠다”며 논란에서 발을 뺐다. 결국 클린턴의 목줄을 잡은 쪽은 FBI였다. FBI는 클린턴을 소환해 3시간30분 동안 조사한 후 지난 5일 최종 결론을 내놨다. 제임스 코미 FBI 국장은 기자회견에서 클린턴이 국무부에 제출한 3만건의 이메일 가운데 52다발 110건은 비밀정보였다고 밝혔다. 그 중 8개 다발은 1급비밀(top secret), 36개 다발은 비밀(secret), 다른 8개 다발은 그보다 낮은 기밀(confidential) 사항이었다는 것이다. 제출하지 않은 수천 건의 e메일 중에서도 1다발의 비밀과 2다발의 정보사항을 찾아냈다고 밝혔다. 그는 클린턴과 그 참모들이 “극도로 부주의했다”고 비판했지만 “합리적 검사라면 기소까지 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불기소를 권고했다. 국가기밀인 줄 알면서도 의도적으로 소홀히 다뤘다는 증거는 찾지 못했다는 의미였다. 민주당이나 공화당 어느 한 쪽을 일방적으로 만족시킬 수 없는 곤경에 처한 FBI로서는 잘못은 했지만 법률적으로 문제삼을 정도는 아니다라는 결론을 내렸다. FBI의 결론에도 불구하고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분위기다. 공화당은 특검까지 거론하고 있으며, 의회 다수 의석을 활용해 코미 국장에 대한 상임위 청문회도 진행할 계획이다. 클린턴 입장에서도 상처가 적지 않다. 법적 책임은 면했지만 투명하지 않고, 정직하지 않다는 평가에서 벗어나지는 못했기 때문이다. 여론조사기관 라스무센의 미국인 1000명 상대 조사에서 54%는 FBI의 불기소 결정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동의한다는 응답은 37%에 불과했다.
미국 대선은 ‘네버 트럼프 대 네버 힐러리(2016. 06. 07 17:31)
2016. 06. 07 17:31 국제
‘최악의 대선’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앨런 아브라모비츠 에모리대 교수는 “양당 후보 선거캠프도 상호비방을 최상의 전략으로 선택할 것”이라며 “이번 대선은 매우 심각한 네거티브 선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네버(NEVER)’라는 유령이 2016년 미국 대선을 휩쓸고 있다. ‘이 사람이 대통령이 돼서는 절대 안 돼’라는 후보들이 본선행 티켓을 착착 거머쥐면서 ‘네버’를 키워드로 선거구도가 형성되는 특이한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기존 정치 문법을 송두리째 파괴하고 있는 공화당의 ‘아웃사이더’ 도널드 트럼프, 그와 반대로 너무나 ‘워싱턴 인사이더’여서 식상할 대로 식상해진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이 달구는 ‘네버 전쟁’이다. 네버 트럼프… ‘사방이 적’ 트럼프는 지난 5월 26일(현지시간) 전체 대의원의 과반수인 매직넘버를 달성하면서 자력으로 공화당의 대통령 후보 자리에 올라섰다. 다음 달 클리블랜드 전당대회를 통한 후보 지명 절차가 남기는 했지만 이는 요식행위일 뿐이다. 미국 공화당의 사실상 대선후보인 도널드 트럼프가 5월 29일 워싱턴에서 열린 오토바이 동호회 ‘롤링 선더’ 행사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 AP연합뉴스 그보다 이틀 전인 24일 밤 뉴멕시코주 앨버커키에서는 미국에서 보기 드문 방화와 투석전이 벌어졌다. 이날 이 지역에서 있었던 트럼프 유세에 항의하는 시민들의 시위가 과격양상을 띠면서 벌어진 일들이었다. 반(反)트럼프 시위대는 ‘트럼프는 히틀러다’ ‘트럼프를 찍는 것은 히틀러에게 표를 주는 것’ ‘파시스트 도널드 트럼프’ 등 트럼프를 독일의 아돌프 히틀러에 비유하는 무시무시한 팻말을 들고 거리로 나섰다. 미국의 저명한 작가들이 모여 “트럼프가 지른 불에 미국이 타고 있다”면서 온라인 서명운동을 시작하기도 했다. 언론도 트럼프의 주적이다. ‘워터게이트’ 보도 주역인 의 대기자 밥 우드워드는 5월 11일 “워싱턴포스트가 기자 20명을 투입해 트럼프 인생의 모든 국면을 기사와 책 등으로 쓰고 있다”고 말했다. 우드워드 본인은 ‘부동산 재벌’ 트럼프의 과거 부동산 계약 건을 취재 중이라고 했다. 는 트럼프의 ‘여성 편력’을 캐기 위해 한 달 보름 동안 50명을 인터뷰한 내용을 5월 14일 기사화했다. 이 같은 언론의 집중 견제는 트럼프가 자초한 측면이 크다. 공화당 경선과정에서 트럼프는 자신을 부정적으로 언급한 기자를 향해 “인간 쓰레기” “기자 관둬라” 등의 거친 말을 퍼부었다. 그는 1일에는 자신을 위한 참전용사들의 후원금 보도가 왜곡됐다며 “정치부 기자들은 그동안 내가 만나 본 사람들 중 가장 부정직한 집단에 속한다”고도 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도 강력한 ‘안티 트럼프’ 운동을 펼치고 있다. 오바마는 럿거스대 졸업식 축사에서 “무식함은 미덕이 아니다”라며 ‘트럼프’라는 단어를 입에 올리지 않고도 그에게 일격을 날렸다. 일본 이세시마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기자회견에서는 “트럼프는 국제 현안에 대해 잘 모른다는 걸 드러내거나 트집쟁이 같은 태도를 보이는 일, 아니면 트위터 게시글로 언론의 머리기사를 장식하는 데에만 관심이 있다”고 말했다. 미국 민주당의 유력한 대선후보 힐러리 클린턴이 1일 뉴저지주 뉴어크에서 본선 상대인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를 맹비난하는 연설을 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보수진영 내부에서는 네오콘(신보수주의자)이 트럼프의 강적이다. ‘남의 나라 일에 왜 미국이 간섭하느냐’는 트럼프의 외교·안보에 관한 ‘고립주의’는 세계를 향한 미국의 적극 개입을 신조로 삼는 네오콘과는 대척점에 서 있다. 네오콘을 대표하는 빌 크리스톨 편집장은 ‘강력한 무소속 제3후보’의 등장을 예고하며 ‘대통령 트럼프’를 막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2012년 공화당 대선후보였던 미트 롬니도 여전히 트럼프 반대의 선봉에 서서 ‘제3후보’ 물색의 구심점 역할을 하고 있다. 네버 힐러리… 늪에 빠진 인사이더 반면 힐러리는 점점 ‘비호감 이미지’가 확산되고 있어 민주당과 선거캠프의 고민이 커지고 있다. ·입소스가 지난 5월 초 트럼프 지지자 469명, 힐러리 지지자 599명을 면접조사한 결과 절반 가까이는 ‘상대 후보가 싫어서’라는 게 그 후보의 지지 이유였다. 트럼프 지지자의 47%는 ‘힐러리가 당선되는 걸 원하지 않아서’ 트럼프를 찍겠다고 했다. 근소한 차이이기는 하지만 ‘트럼프가 싫어서 힐러리를 지지한다’는 응답 46%보다 1%포인트 높은 수치였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힐러리 후보에 대한 비호감도는 호감도를 넘어서고 있다. ·ABC방송의 5월 16~19일 여론조사에서 힐러리 비호감도는 57%로 호감도 41%에 앞섰다. ·NBC방송 조사에서도 힐러리 비호감도는 54%로 50%를 넘겼다. 트럼프 반대자들이 ‘네버 트럼프’를 외치는 이유가 ‘싫어서’ 쪽에 가깝다면, 힐러리는 ‘인기가 없다’는 쪽에 가깝다. 칼럼니스트 데이비드 브룩스는 “힐러리는 재미 없고 일만 아는 ‘워커홀릭’ 이미지 때문에 유권자들로부터 인기를 얻지 못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메일 스캔들로 커지고 있는 비밀주의, 67만5000 달러(약 8억원)에 이르는 골드만삭스 고액 강연료 논란 등 퍼스트레이디, 상원의원, 국무장관직을 거치며 힐러리가 쌓아온 특권 이미지도 반감을 사는 요소다. 1990년대 이후 미국 정치를 주무르고 있는 부시 일가와 클린턴 일가에게 백악관을 또 내줘야 할지 모른다는 식상함도 비호감을 키우고 있다. 공화당 지도부가 미우나 고우나 트럼프가 후보로 결정된 현실을 받아들이고 ‘네버 힐러리’ 깃발 아래 뭉치고 있다는 점도 위협적이다. 공화당 선거캠프 출신의 미국 상공회의소 소속 정치전략가 스콧 리드는 에 “힐러리만큼 공화당원을 결집시키는 것은 없다”면서 “트럼프는 아직 알려지지 않은 게 많지만, 이미 알려진 게 많은 힐러리는 공화당원들에게 강력한 동기 부여가 되는 존재”라고 말했다. 공화당 전국위원회의 모금 요청 이메일 제목에도 ‘네버 힐러리’라는 문구가 등장했다. ‘트럼프 반대’를 외치던 공화당 선거전략가 칼 로브가 만든 슈퍼팩(대형 선거자금 모금 법인)도 트위터에 ‘네버 힐러리’ 해시태그를 쓰고 있다. 미국 민주당 대선 경선에서 버니 샌더스 지지자들이 5월 22일 캘리포니아주 비스타 유세에서 환호하고 있다./AP연합뉴스 경선 완주를 누차 다짐하고 실제 이행할 태세인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과 그 지지자들의 반감도 갈수록 커져가고 있다. 기성정치에 대해 품었던 이들의 불만은 막바지로 갈수록 힐러리에게 집중되고 있고, 이것이 결국 민주당의 대선 본선 경쟁력을 갉아먹을 수 있다는 것이다. 트럼프와 상극(相剋)인 샌더스 지지자들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 결과는 이 같은 우려를 뒷받침한다. NBC방송 여론조사에서 ‘힐러리 대 트럼프’ 양자 대결 시 지지할 후보를 물었더니 지난 4월에는 ‘트럼프를 찍겠다’는 응답이 10%였지만 지난달에는 17%로 껑충 뛰었다. 반대로 양자대결 시 힐러리를 지지하겠다고 밝힌 응답은 81%에서 66%로 급감했다. 점점 ‘비호감 전쟁’으로 치닫는 미국 선거판을 보면서 ‘최악의 대선’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앨런 아브라모비츠 에모리대 교수는 “양당 후보 선거캠프도 상호비방을 최상의 전략으로 선택할 것”이라며 “이번 대선은 매우 심각한 네거티브 선거가 될 것”이라고 로이터통신에 말했다. 트럼프는 지난달 25일 빌 클린턴 대통령 시절 백악관 법률고문이던 빈센트 포스터의 1993년 자살에 대해 “매우 수상쩍다”며 타살 의혹을 제기했다.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성추문을 다시 들춰낸 데 이어 과거 부동산 개발 사기사건인 ‘화이트워터 게이트’와 연관돼 떠도는 클린턴 부부의 살인 음모론을 꺼내든 것이다. 힐러리의 트위터는 트럼프 공격으로 도배되고 있다. 힐러리는 1일 “트럼프 자체가 사기꾼”이라고 말했다. ‘트럼프대학’의 사기성을 언급하며 설립자인 트럼프까지 사기꾼으로 언급한 것이다. 트럼프대학은 미인가 상태로 부동산 투자 비법 등을 가르치며 학비를 가로챘다는 이유로 소송이 진행 중이며, 최근 수강생을 꾀어 등록시키는 방법 등이 담긴 직원용 지침서가 공개돼 논란이 커지고 있다.
[언더그라운드. 넷]힐러리가 UFO 정보 공개를 공언한 까닭(2016. 01. 13 09:48)
2016. 01. 13 09:48 사회
“예. 저는 바닥까지 파헤칠 겁니다.” 미국 뉴햄프셔주 지방신문 ‘콘웨어 데일리 선’이 전한 미국 민주당 대통령 후보 힐러리 클린턴의 말이다. 이 매체는 힐러리가 ‘열정적인 태도로’ 그렇게 답했다고 덧붙였다. 어떤 사안일까. UFO다. 발언은 클린턴 후보가 이 신문사를 방문한 2015년 12월29일에 나왔다. 농담이었을까. 이 매체의 보도에 따르면 주로 외교문제와 경제와 관련한 이야기를 나눈 뒤 끝 무렵 ‘담소(chat)’를 나누는 과정에서 나온 이야기이긴 하지만 진지했다. 기사에 따르면 담소를 나눈 기자는 2007년에도 비슷한 주제로 클린턴 후보와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다. 그때도 클린턴은 “전직 대통령인 남편 빌 클린턴과 도서관에서 ‘정보자유’에 대해 토론을 할 때 가장 많이 언급되는 주제는 UFO와 관련된 것이었다”고 밝혔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힐러리 클린턴의 발언에 대해 ‘UFO학(ufology)’을 연구하는 사람들은 어떤 반응일까. 국내의 대표적인 UFO 연구자인 맹성렬 우석대 교수는 “표를 의식한 반응일 것”이라고 밝혔다. 클린턴 후보가 UFO 문제에 관심을 갖고 있다는 것은 UFO 관련 연구자들 사이에서는 유명한 이야기다. 단적으로 1995년 8월, 말년에 UFO관련 정보에 지대한 관심을 표명한 자선사업가 로렌스 록펠러의 목장을 방문했을 때 그의 손에 들려 있던 책이 화제를 모았다. ‘외계존재’에 대한 철학적 탐구를 담은 책 이다. (국내에도 김영사에서 한글번역판이 나왔다) 하지만 UFO신봉자들 사이에서 ‘대선후보 힐러리’에 대한 시각이 우호적인 것만은 아니었다. 국무부장관을 역임하면서 공식메일이 아니라 개인메일을 사용해 중요정보를 주고받아 물의를 일으켜 현재까지 지속되고 있는 ‘힐러리 스캔들’과 관련, “개인메일로 받았다 폐기된 비밀정보 중에는 UFO관련 정보도 있을 것”이라는 주장이 나오는 형국이었다. (2015년 3월, UFO인터내셔널 프로젝트) 사실 미국 민주당 대선후보들이 UFO 문제에 대해 관심을 보인 것은 힐러리 클린턴이 처음이 아니다. 당장 남편 클린턴은 이번에도 거론된 ‘에어리어51’을 방문해 그곳에서 하는 일을 브리핑 받은 일이 있다. 지난해 TV쇼에 출연한 클린턴은 “외계인은 이미 지구에 방문한 적이 있을 지도 모른다”라면서도 “‘51구역’은 방문해보니 스텔스관련 연구를 하는 곳일 뿐이었다”고 밝힌 바 있다. 미국 대통령을 역임한 지미 카터 대통령의 대선공약 중 하나가 ‘UFO 관련 정부 비밀정보 공개’였다는 것은 유명한 이야기다. “그 공약은 지켜지지 못했다. 카터가 대통령에 당선된 후 중앙정보국(CIA)이 찾아와서 이 부분은 공개돼선 안 된다고 협박 아닌 협박을 했다는 유명한 일화가 있다.” 서종한 한국UFO조사분석센터 소장의 말이다. 그는 “톱 시크릿 이상의 기밀단계가 있다”며 “대통령도 접근하기 힘든 울트라 기밀이 존재한다”고 주장했다. 1982년 UFO에 반대하는 시민단체들이 정보자유화법에 따른 소송에서 승소해 받은 UFO 관련 톱 시크릿 문서의 일부. 검열로 대부분의 내용이 지워져 있다./맹성렬 교수 제공 1982년 UFO에 반대하는 시민단체들이 정보자유화법에 따른 소송에서 승소해 받은 UFO 관련 톱 시크릿 문서의 일부. 검열로 대부분의 내용이 지워져 있다./맹성렬 교수 제공 대통령도 못 보는 최고기밀이라니. 그러면 그 정보는 누가 관리한다는 말인가. < X파일 >의 ‘시가렛 스모킹 맨’ 같은 사람이 실존한다는 말일까. 서 소장은 “아이젠하워 대통령 시절부터 만들어져 UFO 정보를 차단하기 위한 비밀기구가 현재까지도 작동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설혹 클린턴 후보가 당선되더라도 UFO 관련 ‘밑바닥의 정보’가 공개될 것으로 서 소장은 생각하지 않았다. 이번에는 맹 교수에게 물어봤다. 그래도 이것만은 꼭 공개되었으면 하는 자료는? 그는 “‘UFO 비밀에 반대하는 시민단체들’(CAUS)이 정보자유화법에 의해 공개를 받은 국가안보국(NSA) 문서의 완전판을 보고 싶다”고 말했다. “…승소해서 자료를 받아보기는 했는데, 거의 대부분 검열에 의해 지워졌거든요. 검은색으로 지워진 부분이 복원된 완전판을 보았으면 좋겠습니다.” 평생을 UFO 연구에 매진해온 학자들이다. 소원이 이뤄지길 바란다.
언더그라운드. 넷
[2016년 미국 대선 출마자 시리즈](7) 칼리 피오리나-공화당 유일한 여성후보, ‘힐러리 저격수’가 한계(2015. 06. 02 11:25)
2015. 06. 02 11:25 국제
HP 최고경영자 출신의 피오리나는 공화당이 대선 후보의 중요한 자질로 여기는 공직 경험이 전혀 없다. 다른 후보에게 없는 민간 부문 경험은 장점이지만 폭발력이 거의 없다. ‘작은 부동산 회사의 비서 출신에서 대기업의 최고경영자(CEO)까지 오른 성공한 여성 기업인’ ‘힐러리 클린턴 후보에 대한 저격수’ 지난 5월 4일(현지시간) 2016년 미국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한 공화당의 유일한 여성 후보 칼리 피오리나 전 HP CEO(61)에 대한 평가다. 전자는 성공한 여성 기업가로서의 면모이며, 후자는 이번 대선에서의 그의 역할이지만 한계를 동시에 보여주고 있다. 1999년 7월부터 2005년 2월 해임될 때까지 HP의 CEO를 지낸 피오리나는 ‘미국 20대 기업의 첫 여성 CEO’라는 타이틀을 가지고 있다. 경제전문지 포천은 1998년 사실상 무명이던 44세의 피오리나를 ‘가장 영향력 있는 여성 기업인’ 순위 맨 앞에 올렸다. 10개월 뒤에는 HP의 CEO가 됐다. 처음 CEO가 됐을 때 매출액과 순익이 각각 420억 달러와 31억 달러였지만 해고되던 해 매출액(870억 달러) 대비 순익(24억 달러)은 급감했다. 이 때문에 그가 성공한 여성 기업가인가를 두고 평가는 엇갈린다. 특히 CEO에서 해고된 것은 ‘실패한 리더’라는 사실을 함축하고 있다. 공화당 내 유일한 여성 후보라는 점은 그가 유력 후보인 민주당의 힐러러 클린턴에 대한 저격수 역할을 할 것이라는 ‘틈새전략’일 뿐, 그 자체에 한계를 내포하고 있다. 피오리나의 한계는 HP 해고 뒤 보여준 일련의 정치적 실패에서 잘 드러나 있다. 2008년 대선에서 존 매케인 공화당 대선 후보의 고문으로 일했으나 백악관 입성에 실패했다. 2010년 중간선거에서 캘리포니아주 연방 상원의원을 노렸으나 현역 민주당 의원에게 고배를 마셨다. 특히 그해 중간선거는 공화당이 압승을 거둔 해여서 피오리나의 패배는 그만큼 뼈아팠다. HP 해고, 2008년 대선 실패, 2010년 상원의원 실패는 이번 대선에서 그가 직면한 3대 걸림돌로 꼽힌다. 정책 면에서는 공화당 잠룡 가운데 중도보수로 분류된다. 낙태에는 반대하고 동성결혼은 지지한다. 대외정책의 핵심은 ‘친이스라엘, 반이란’이다. 지난 5월 17일 아이오와주에서 열린 공화당의 선거자금 모금 행사인 ‘링컨데이’ 만찬 연설에서 잘 드러난다. “당선되면 두 정상에게 전화할 것이다. 첫 번째가 이스라엘 총리다. 미국은 이스라엘과 함께 할 것이라고 하겠다. 두 번째는 이란 최고지도자다. 전화를 받지 않을지도 모르지만 핵 시설 사찰을 허용하지 않는다면 최고의 금융제재를 가할 것이라는 메시지를 전하겠다.” 피오리나는 공화당이 대선 후보의 중요한 자질로 여기는 공직 경험이 전혀 없다. 다른 후보에게 없는 민간 부문 경험은 장점이지만 폭발력이 거의 없다. 고작 직원 9명인 부동산 회사 비서에서 HP의 CEO가 된 성공 스토리와 넘치는 자신감 정도가 선거 전략에 활용할 수 있는 자산이다. 뉴욕타임스는 자신감이 넘치는 성향을 바탕으로 TV토론을 잘 한다면 부통령 후보 물망에 오를 수 있거나 내년 대선에서 공화당이 승리하면 장관직을 노릴 수 있을 것으로 진단했다. 하지만 TV토론 참석 자체가 봉쇄될지도 모른다. 폭스뉴스와 CNN은 지난 5월 21일 오는 8월과 9월에 각각 예정된 TV토론 참석자 선정 기준으로 최근 여론조사에서 10위 안에 든 후보를 제시했다. 피오리나는 바비 진달 루이지애나 주지사와 린지 그레이엄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연방 상원의원과 함께 컷오프를 통과하지 못할 것으로 전망됐다. 폭스뉴스가 지난 5월 14일 공개한 여론조사에서 피오리나는 진달 주지사와 함께 1%를 얻어 공동 12위에 그쳤기 때문이다. 지난 4월 16일~5월 12일 RCP 평균 지지율도 1.3%로, 12위였다.
2016년 미국 대선 출마자 시리즈
[2016년 미국 대선 출마자 시리즈](1) 힐러리 클린턴-‘클린턴 대세론’ 넘어야 할 산 많다(2015. 04. 20 17:17)
2015. 04. 20 17:17 국제
클린턴은 무엇보다도 “평범한 미국인의 대변자”를 자처한 것과 정반대로 살아온 삶이 최대 약점으로 꼽힌다. 또 대통령 취임 시 나이가 70세에 이르는 고령이라는 점도 걸림돌이다. ‘클린턴 대세론’. 2016년 미국 대통령 선거를 관통하는 가장 중요한 단어다. 지금 당장 대선이 치러진다면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68)의 당선은 ‘떼어 놓은 당상’일 정도로 클린턴 대세론은 위력적이다. 민주당 내 반대 세력조차도 “세울 수 없는 기차”라고 할 정도다. 지난 4월 15일(현재시간) 현재 당내 지지 의원만 89명. 2008년 대선 경선에서 최종적으로 확보한 93명에 육박한다. 하지만 새 역사를 쓰기까지는 넘어야 할 관문이 여전히 많다. 무엇보다도 민주당 대선 후보를 결정할 전당대회까지는 15개월이라는 긴 시간이 남아 있다. 마지막 승리의 순간까지 ‘클린턴 대세론’이 유지될지는 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는 얘기다. 힐러리 클린턴 전 미국 국무장관이 4월 12일(현지시간) 2016년 대선 출마를 선언하고 있다. | 유투브 캡쳐 클린턴 전 장관이 지난 12일 동영상을 통해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함으로써 ‘클린턴 대세론’도 본격적인 시험대에 올랐다. 첫 여성 대통령을 향한 클린턴의 대선 행보는 출마 선언 다음 날 아이오와주로 떠나면서 시작됐다. 클린턴이 대선 대장정의 첫 목적지로 아이오와주를 선택한 것은 두 가지 때문으로 보인다. 우선 아이오와주는 대선이 치러지는 해 1월 민주·공화 양당의 코커스(당원대회)가 열리는 곳이다. 아이오와 코커스는 향후 대선 표심에 영향을 미치는 첫 관문이어서 흔히 ‘대선 풍향계’로 불린다. 8년 전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 때 클린턴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에게 패배했다. 그런 곳을 처음으로 방문하는 것은 과거의 실수를 반복하지 않겠다는 굳은 의지의 표현으로 볼 수 있다. 아이오와주로 가는 길에 클린턴은 도로 변에 있는 작은 식당에서 직접 음식을 주문하고 날랐다고 한다. 종업원조차 그를 알아보지 못할 정도로 낮은 자세로 임했다. 이 같은 서민 행보는 8년 전과 가장 달라진 모습이기도 하다. ‘클린턴 대세론’은 여론조사에서도 드러난다. 클린턴은 가장 유력한 공화당 후보인 젭 부시 전 플로리다 주지사와의 맞대결에서도 14%포인트 차이로 이기는 것으로 조사됐다. ‘퍼스트레이디 8년, 연방 상원의원 8년, 국무장관 4년’이라는 화려한 경력은 민주·공화 양당 잠재 후보군 어느 누구도 따라올 수 없는 강점이다. 하지만 시험대에 오른 클린턴이 넘어야 할 산도 많다. 대통령 취임 시 나이가 70세에 이르는 고령이라는 점, 친 월가 및 귀족 이미지, 국무장관 재직 중 불거진 개인 e메일 사용 논란(e메일게이트)과 벵가지 미 영사관 테러 사건 등 국무장관으로서 보여준 능력 등은 공화당의 집요한 공격 소재가 될 수 있다. 무엇보다도 “평범한 미국인의 대변자”를 자처한 것과 정반대로 살아온 삶이 최대 약점으로 꼽힌다. 2008년 대선 당시 클린턴에게 후원금을 기부한 상위 20위 가운데 JP모건체이스, 시티그룹 등 월가 투자은행 6개가 포함돼 있었다. 이 때문에 민주당 내 진보진영은 “월가 개혁을 추진할 수 있을까”에 의문부호를 단다. 국무장관 퇴임 후 받은 회당 30만 달러라는 고액 강연료도 서민의 삶과는 거리가 멀다. 남편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 퇴임 후 만든 자선단체 클린턴재단의 외국 기부금 논란도 뜨거운 감자가 될 수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이 지난 3월 중순 보도한 1999~2014년까지 클린턴재단이 받은 외국인 기부금 순위에 따르면 클린턴이 장관으로 재직한 2009~2013년에만 최소 3400만 달러에서 최대 6800만 달러까지 받았다. 특히 우크라이나 올리가르히(신흥재벌)이자 전 의원인 빅토르 핀추크로부터 최소 860만 달러를 받았는데, 이는 자선과는 거리가 먼 정치적 보험금 성격을 띠고 있다는 비난이 따랐다. 투석형·참수형이 자행되고 여성 인권이 보장되지 않은 인권탄압국 브루나이와 사우디아라비아로부터 받은 기부금도 다시 논란이 될 소지가 있다.
2016년 미국 대선 출마자 시리즈
[조찬제 선임기자의 월드 프리즘]힐러리 ‘e메일게이트’ 약 될까 독 될까(2015. 03. 16 17:13)
2015. 03. 16 17:13 국제
2008년 첫 대선 도전에서 실패한 아픔을 안고 있는 그로서는 이번 사안을 현명하게 대처해야 ‘최초의 부부 대통령’과 ‘첫 여성 대통령’이라는 전무후무한 타이틀을 동시에 잡는 데 유리한 고지를 점령할 수 있다. 2016년 미국 대통령 선거전의 막이 오른 것인가. 민주·공화 양당을 통틀어 잠재 대통령 후보 주자 가운데 선두를 달리고 있는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68)이 이르면 다음달 대선 출마를 선언할 것이라는 보도가 나오는 가운데 클린턴이 장관 재직시절 관용 e메일 계정 대신 개인 계정을 사용해 연방법을 위반했다는 논란이 미 정가를 달구고 있다. 언론들은 이를 ‘e메일게이트’(emailgate)라고 이름 붙이고, 호재를 만난 공화당도 클린턴에 대한 공세의 기회로 활용할 태세여서 약 1년 8개월 앞으로 다가온 차기 미 대선 캠페인의 시작을 알리는 신호탄이 되고 있다. 이번 사안의 파장이 어디까지 미칠 것인지에 대해서는 이견이 없지 않지만 클린턴 측이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달려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가장 먼저 대선 출마를 선언해 향후 대선가도에서 주도권을 쥐려는 클린턴으로서는 반드시 넘어야 할 산이기도 하다. 더욱이 2008년 첫 대선 도전에서 실패한 아픔을 안고 있는 그로서는 이번 논란에 현명하게 대처해야 ‘최초의 부부 대통령’과 ‘첫 여성 대통령’이라는 전무후무한 타이틀을 동시에 잡는 데 유리한 고지를 점령할 수 있다. 이번 폭로가 독이 될 것인지, 약이 될 것인지는 전적으로 그에게 달려 있는 셈이다. 힐러리 클린턴 전 미국 국무장관이 3월 10일 뉴욕 유엔본부에서 장관 재직 시 관용 e메일 계정 대신 개인 계정을 사용한 것이 위법이라는 논란에 대해 해명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AFP연합뉴스 뉴욕타임스 “연방법 어겼다” 주장 e메일게이트는 뉴욕타임스가 지난 2일(현지시간) 클린턴이 장관 재직시절 개인 e메일 계정만 사용해 연방법을 어겼다는 주장을 제기하면서 불거졌다. 일부 언론은 이번 사안이 법적 문제이기도 하지만 유력 대선후보 클린턴의 투명성과 보안의식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미국인이 클린턴을 얼마나 신뢰하는가를 들여다 볼 수 있는 척도라고 의미를 부여하기도 했다. 보도의 파문은 컸다. 클린턴의 장관 재직 때 일어난 ‘벵가지 사건’(9·11 테러 11주년인 2012년 9월 11일 무장단체가 리비아 벵가지 소재 미 영사관을 공격해 대사를 비롯해 미국인 4명이 숨졌다)을 버락 오바마 행정부의 대표적인 외교 실패사례로 꼽고 있는 공화당은 이 문제를 다루는 하원의 벵가지조사특별위원회를 통해 클린턴에게 소환장을 발부할 것을 검토하는 등 공세의 고삐를 옥죄고 있다. 영국 언론 가디언은 “이번 사안의 가장 나쁜 결과는 공화당에 정치적 공격거리를 제공한 것”이라면서 “만약 클린턴이 e메일을 ‘마사지’할 경우 공화당의 네거티브 공세에 휘말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민주당 측은 ‘시간이 약’이라는 심정으로 파문이 가라앉기를 기다리고 있다. 클린턴이 뉴욕주 연방 상원의원을 지낸 8년 동안 함께한 민주당의 찰스 슈머 상원의원은 워싱턴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파문을 딸꾹질에 비유하며 “6개월이면 아무도 기억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관심은 클린턴이 어떤 반응을 보일 것인지에 모아졌다. 논란 제기 후 침묵을 지키던 클린턴은 정면돌파를 선택했다. 그는 지난 10일 뉴욕 유엔본부에서 기자회견을 자청했다. 클린턴이 공식 기자회견을 한 것은 장관직에서 물러난 이후 처음이었지만, 언론과 대중의 관심은 차기 대선에서 가장 유력한 후보로 떠오른 그가 이번 사안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으며,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에 집중됐다. 하지만 제기된 의혹들을 해소하는 데 실패했다는 것이 대체적인 언론의 평가였다. 회피하지 않고 기자회견에 응해 자신의 입장을 밝힌 점은 높은 점수를 받았지만, 답변 내용이나 과거와 달라지지 않은 태도 등이 도마에 오른 것이다.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재임 시절인 2012년 리비아로 가는 군용기 안에서 스마트폰 블랙베리를 들여다보고 있다. / 미 공화당 하원 웹사이트 캡처 기자회견 자청… 의혹 해소엔 실패 월스트리트저널, MSNBC를 비롯한 많은 언론들은 클린턴의 기자회견 후 ‘풀리지 않은 의문 몇 가지’ 식으로 그의 대응에 문제가 있음을 지적했다. ‘한 휴대전화로 관용 및 개인 e메일 계정을 사용할 수는 없었나’라는 의혹에 대해 클린턴은 “편의를 위해서”라고 답했는데, 오히려 이는 투명성 결여라는 부메랑이 돼 돌아왔다. 언론들은 클린턴이 쓰고 있는 블랙베리 스마트폰으로 다수의 e메일 계정을 사용할 수 있다는 전문가들의 의견을 그 근거로 들었다. 또 ‘누가 개인 e메일 계정 사용을 허용했는가’라는 의혹에 대해서는 장관 재직 때 직원들의 개인 e메일 사용이 허용됐다고 말했으나 누가 승인을 했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국무부와 백악관 관계자도 클린턴의 개인 e메일 사용을 승인했는지, 반대했는지 밝히기를 거부했다. 보안문제도 제기됐다. 클린턴은 뉴욕 집의 경우 백악관 비밀경호국에 의해 보호받는 등 많은 방호벽이 있다고 답변했지만 보안 불감증을 드러냈다는 비판이 잇따랐다. e메일 암호화 여부도 문제가 됐다. 인터넷 보안회사 베나피의 케빈 보첵은 클린턴이 사용한 도메인 ‘클린턴이메일닷컴’은 2009년 3월 28일 이후 암호 인증서를 가지고 있었지만 취임 두 달 동안에는 보안 방화벽이 없었다며 이는 클린턴의 e메일 접근이 가능하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지적했다. 법이나 규정 위반에 대해 클린턴은 개인 e메일 사용이 허용됐다며 “모든 규정을 준수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국무부는 2005년 매뉴얼에서 보안을 이유로 승인된 컴퓨터 시스템을 사용할 것과 민감하거나 비밀로 분류된 정보를 개인 e메일로 송신하지 못하게 했으며, 2011년에는 개인 e메일 계정 사용을 금지시켰다. 조시 어니스트 백악관 대변인도 정부의 공식 업무를 수행할 때 개인 e메일 계정을 사용하지 않는 것이 기준이라고 밝혔으나 클린턴은 기자회견에서 백악관의 기준과 달리 행정부에는 다른 규정이 있다고 답변했다. 시사주간 타임은 이 점을 지적한 23일자 최신호 커버스토리 ‘클린턴 부부의 방식’에서 두 사람의 삶의 방식이 이번에는 바뀔 것인지를 조망해 눈길을 끌었다. 타임은 욕망과 돈, 야망과 이상주의 등 4가지를 두 사람의 삶의 방식으로 소개하면서 야망과 이상주의는 약 반세기 전 두 사람을 정치로 이끄는 데 도움이 됐지만, 욕망과 돈은 앞날에 장애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이 같은 언론의 비판에도 클린턴 측은 기자회견에서 정치적 목적을 달성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정치전문지 폴리티코는 클린턴 측근들의 말을 인용해 대선 조직을 재정비하는 데 시간을 버는 등 소득이 있었다고 전했다. 여론도 현재로서는 ‘클린턴 대세론’에 영향을 미치지 않고 있다. 월스리트저널과 NBC 방송이 지난 10일 발표한 여론조사를 보면 민주당 당원 86%가 대선후보로 클린턴을 지지해 다른 후보(조 바이든 부통령 54%,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 51%)를 압도했다. 클린턴은 이르면 4월에 내년 대선의 첫 후보자가 될 것으로 보인다. 4월 출마 선언설이 나오는 것은 미국 대선의 풍향계라고 일컬어지는 코커스(당원대회)가 열리는 아이오와주에서 모금운동을 펼칠 것이라는 언론 보도 때문이다. 미 연방 선거규정에 따르면 전국적인 캠페인을 열어 5000달러 이상을 모금하거나 사용할 경우 15일 안에 출마를 선언해야 하며, 그로부터 10일 안에 연방선거위원회에 후보등록을 해야 한다. 정식 대선후보자 클린턴 앞에는 e메일게이트보다 더 혹독한 시련이 놓이게 될 것이다. 장관 재직시절 클린턴재단 거액 기부금과 퇴임 후 불거진 고액 강연료 문제에서부터 고령에 따른 건강문제와 변하지 않은 특유의 독단성과 같은 성향, 보수적 정책에 대한 당내 진보세력의 비판은 물론 지금껏 드러나지 않은 모든 것이 검증 대상이 된다. 1992년 퍼스트레이디가 되면서 화려하게 공적 무대에 진출한 클린턴은 지난 약 반세기 동안 숱한 실수를 범했다. 클린턴은 이번 e메일게이트에서 무엇을 배웠으며, 미국인들은 e메일게이트에 대처하는 그의 모습에서 무엇을 느꼈을까. 클린턴은 앞으로 어떤 모습을 보여줄까. 이와 관련해 워싱턴포스트 칼럼니스트 다나 밀뱅크는 클린턴의 최대 도전자는 자신일지도 모른다고 지적했다. 과거의 잘못을 반성하지 않고 반복하는 정치인에게 국민은 등을 돌린다는 경고였다.
조찬제 선임기자의 월드 프리즘
[세계]셰르파 아파 ‘힐러리 넋’ 기리다(2010. 05. 06 10:14)
2010. 05. 06 10:14 국제
ㆍ고인의 유해 정상에 뿌리기 위해 에베레스트 20번째 도전 네팔의 셰르파인 아파(49)는 지난달 초 에베레스트(현지명 초모랑마) 등반을 시작했다. 5월 중순이면 8848m 정상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한국에선 오은선 대장의 ‘세계 최초 여성 히말라야 14좌 완등’에만 시선이 쏠렸으나 아파의 등정 또한 네팔의 모든 셰르파와 산악인에게 각별한 의미가 있다. 2004년 국제우주정거장(ISS)에서 촬영한 에베레스트산의 전경을 모자이크한 모습. |연합뉴스 지금은 미국 유타주 솔트레이크시티 교외 드레이퍼에 이주해 살고 있지만 아파는 에베레스트 기슭에서 나고 자랐다. 12살 때부터 등반을 시작해 1989년 에베레스트 정상을 처음으로 밟았다. 그 후 에베레스트를 오른 것이 19번. 이번은 그의 20번째 도전이다. 셰르파들 가운데서도 베테랑 중 베테랑인 아파가 역사적인 기록을 세울 것인지도 중요하지만 그에겐 이번 등정에서 또 하나의 임무가 있다. 1953년 셰르파 텐징 노르가이와 함께 에베레스트산 정상에 최초로 오른 뉴질랜드 산악인 에드먼드 힐러리 경의 유해를 그곳에 뿌리고 오는 것이다. 힐러리는 자서전에서 “내가 죽으면 화장해 뼛가루를 에베레스트에 뿌려 달라”고 적었다.  그의 유해 일부는 고향인 오클랜드 앞바다에 뿌려졌고, 나머지 일부를 이번에 아파가 가지고 올라간다. 아파는 힐러리를 위해 산 꼭대기에서 불교식 천도재도 지내고 내려올 계획이다. 힐러리, 네팔 셰르파 도우며 살아 국내에선 ‘에베레스트 첫 등정=힐러리’로 알려져 있지만 첫 등정으로 세계에서 인정받은 사람은 힐러리와 텐징 노르가이 2명이다. 1953년 5월 29일 에베레스트 정상에 오른 뒤 힐러리는 언제나 “텐징과 나의 공동 등반”이라고 말했지 결코 자신의 공이라고 주장하지 않았다. 평생동안 숱한 언론 매체가 “둘 중 누가 먼저 정상을 밟았느냐”를 캐물었지만 그의 대답은 언제나 “우리 둘”이었다. 1986년 텐징이 숨을 거둔 뒤에야 힐러리는 “그가 마지막 몇 걸음을 앞에 두고 내게 영광을 양보했다”고 고백하면서 “그러니 우리 둘이 함께 오른 것”이라고 밝혔다. 2003년 텐징과 힐러리의 등반 50주년을 기념해 두 사람의 아들인 잠링과 피터가 에베레스트 동반 등정을 하기도 했다. 에드먼드 힐러리(왼쪽)와 셰르파 텐징 노르가이. |경향신문셰르파는 히말라야 산악 안내인을 가리키는 명칭으로 알려져 있지만 원래는 네팔과 중국령 티베트의 경계선 부근 고산지대에 사는 부족 이름이다. ‘셰르파(Sherpa)’는 ‘동쪽에 사는 사람들’이란 뜻이다. 이들은 400년 전 무렵 티베트 쪽에서 넘어와 네팔에 정착한 것으로 추정된다. 해발 2000~4500m의 높은 지대에서 소의 일종인 야크와 감자를 키워 먹고 산다. 2001년 네팔 정부의 인구조사에서는 15만4622명의 셰르파족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숫자는 점점 줄어 지금은 7만명 선으로 추정된다. 이 밖에 인도 다르질링과 칼림퐁 지역에도 셰르파족 일부가 산다. 영국 식민통치 시절에 강제 이주로 옮겨간 사람들이다. 네팔의 셰르파족은 티베트계 방언을 쓴다. 주민 대부분이 라마불교를 믿지만 히말라야 봉우리들을 ‘신성한 산’으로 섬기는 풍습이 있다. 이들이 산악 안내원이 된 것은 1907년 영국 식민지 관리들이 히말라야 산들의 지형을 측정하기 위해 안내원으로 동원하면서부터다. 셰르파들의 삶에서는 힐러리의 유산이 지금도 큰 영향을 미친다. 그는 산에 오르기 위해서만 네팔 땅을 밟은 것이 아니었다. 힐러리의 네팔 사랑, 특히 셰르파 사랑은 각별했다. 그는 가난한 네팔에서도 특히 낙후된 미개발 지역에 사는 셰르파족을 위해 1962년 ‘히말라야 트러스트’를 만들었고, 숨을 거두기 전까지 거의 매년 히말라야를 찾아 셰르파족을 도왔다. 평생에 걸쳐 120번 이상 네팔을 방문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셰르파족 거주지인 솔루쿰부에는 히말라야 트러스트가 지어 준 병원과 학교들이 있다. 에베레스트 주변 국립공원의 파괴를 막기 위해 나무를 심은 것도 히말라야 트러스트였다. 수많은 셰르파족 젊은이들이 이 기금에서 내주는 장학금으로 교육을 받았다. 생전의 힐러리와도 가까운 사이였던 아파는 AF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그가 없었다면 우리에겐 병원도 학교도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2008년 1월 힐러리가 타계하자 네팔인들은 함께 애도했고, 에베레스트 근방에 있는 루클라 공항의 이름을 ‘힐러리-텐징 공항’으로 바꿨다. 조연이지만 셰르파는 진정한 산악인 오은선 대장의 안나푸르나 등반에는 숙련된 셰르파인 옹추 다와(39)와 체징(29)이 함께 했다. 비록 등반을 중계하는 국내 언론에서는 오 대장을 도운 셰르파들의 존재를 찾아보기 힘들었지만 그들이야말로 진정한 산악 전문가다. 화려한 조명은 없지만 그들에게도 등정 경쟁이 있다. 셰르파 거주지역 지도.가장 유명한 것은 펨바 도르지에와 락파 겔루의 ‘에베레스트 빨리 올라가기’ 경쟁이었다. 2003년 5월 펨바가 12시간 46분이라는 기록을 세우자 사흘 뒤 겔루는 이를 2시간 단축시키며 기록을 경신했다. 이듬해 5월 펨바는 다시 2시간을 더 줄여 8시간 46분이라는 기록을 세웠다. 또 다른 셰르파족 산악인 파상 라무 셰르파는 1993년 네팔 여성으로서는 최초로 에베레스트를 등정했다. 그러나 그녀는 내려오는 길에 크레바스(빙하가 갈라진 틈)에 떨어져 안타깝게 숨졌다. 최근의 라이벌로는 20번째 에베레스트 등정 기록을 노리는 아파와 15번 오른 추왕 니마를 꼽을 수 있다. 얼마 전 베테랑 셰르파 20명은 에베레스트의 8000m 윗부분, 이른바 ‘죽음의 지대’에 올라가 등반가들이 남긴 쓰레기들을 갖고 내려오겠다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이들은 등반길에 숨진 산악인들의 주검도 함께 수습해 올 계획이다. 네팔 신문 고르카파트라는 얼마 전 가난한 셰르파 가족이 마다브 주마르 네팔 총리를 찾아가 “학교에 계속 다닐 수 있도록 도와 달라”는 호소를 했다고 보도했다. 산악안내원 등으로 관광업에 종사하는 셰르파는 소득이 평균적인 네팔인들보다 훨씬 높지만 셰르파족 대부분은 고산지대에서 여전히 가난하게 산다. 과거 군주제가 유지될 무렵 네팔 왕실은 늘 셰르파족을 돕겠다고 말을 했지만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 네팔 정부도 소수민족인 셰르파족의 생활환경에는 별다른 관심이 없어 보인다. 지난해 12월 네팔 마오주의 정당인 UCPN은 셰르파족이 사는 솔루쿰부 일대를 ‘셰르파 자치지역’으로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그러나 정부는 이에 반대하고 있다. 대부분의 셰르파족은 카트만두의 정치싸움과는 상관 없이 전통을 지키며 살아가고 있다.
[특파원 리포트]오바마vs힐러리 ‘대선 길목의 결투’(2008. 01. 22)
2008. 01. 22 국제
성·인종·이미지 등 흥행요소 충분… 예측 잇달아 빗나가 관심 더욱 고조 과연 세상이 뒤집히는 것일까.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를 가리기 위한 첫 번째 경선의 무대였던 아이오와주 코커스(당원대회) 결과가 나온 지난 1월 3일 디모인의 하이비 이벤트홀. 사상 첫 흑인 대통령을 꿈꾸는 버락 오바마 상원의원의 지지자들은 대형 스크린에서 오바마의 압승이 확정되는 방송이 나오자 일제히 환호성을 올렸다. “우리는 변화를 원한다(We want change)” “믿음직한 변화(Change, we can believe)”라는 구호가 이어졌다. 투표일을 앞두고 오바마의 우세가 예상되기는 했지만 그가 38%의 지지율로 압승을 거둔 것은 올해 미 대선의 첫 충격이었다.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은 29%로 3위에 그쳤다. 지난해 2월 대선 출마를 선언한 뒤 오바마의 당선 가능성은 그다지 높지 않았다. 지난해 말까지 각종 여론조사는 오바마를 저평가했다. 힐러리에 족탈불급이라는 것이었다. 오바마의 전국 지지율은 민주당 성향의 유권자 가운데 50%가 넘는 지지율을 확보한 힐러리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그렇다면 백인 인구가 96%에 달하는 아이오와 주에서 불어닥친 오바마의 ‘검은 돌풍’을 어떻게 봐야 할까. 오바마, 젊은 층과 무당파서 지지 하이비홀 복도에서 만난 에밀리 리치스미스(18·드레이크대 1년)는 오바마가 정치에 무관심했던 젊은 세대를 끌어들였다는 점을 강조했다. 정치학을 전공한다는 그는 “오바마는 우리 세대에 팔을 뻗친 유일한 정치인이자 변화에 대한 신뢰감을 준 사람”이라고 말했다. “후보 가운데 오바마만이 타 후보를 비방하지 않았다”면서 포지티브한 선거 전략도 높은 점수를 땄다고 전했다. 실제로 오바마의 유세장에는 흑인보다 백인이, 장년층보다 젊은층 유권자가 많았다. 젊은 층과 함께 오바마가 발견한 또 다른 블루오션은 기성 민주· 공화당에 모두 실망해 지지정당이 없는 무당파다. 토야 존슨(31·교사·흑인)은 “힐러리는 35년간 공직에 있었다고 하지만 그 오랜 세월 동안 바꿔놓은 것이 무엇이냐”고 반문하면서 “오바마는 미국에 새로운 피를 가져오고 있다”고 말했다. 오바마는 대개 선거에 냉소적이었던 이들을 투표장으로 끌어내 그중 41%의 지지를 받았다. 오바마는 힐러리의 주타깃인 여성 당원 득표율에서도 앞섰다. 힐러리의 완패였다. 아이오와발 충격을 접한 여론조사는 일제히 오바마의 급상승을 예고했다. 당장 닷새 뒤 뉴햄프셔 프라이머리(예비선거)에서도 오바마의 압승을 다투어 전망했다. 유권자들의 변화에 대한 요구를 읽지 못하고 35년 공직생활의 경륜만 부각시킨 힐러리 선거전략팀의 전면 물갈이가 불가피하다는 지적까지 제기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의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힐러리는 39%의 득표율로 36%에 그친 오바마를 눌렀다. 오바마는 다트머스 대학이 소재한 하노버를 비롯해 대학가에서 여전히 강세를 보였으며 아이오와에 이어 무당파의 지지를 끌어모았다. 힐러리 캠프마저 놀란 선거 결과는 여성들의 선택에서 갈렸다. 민주당 유권자의 57%가 힐러리에게 표를 몰아준 것이다. 1 대 1 무승부. 최종 승부는 오는 2월 5일 20여 개 주의 예비선거가 몰린 ‘슈퍼화요일’로 미뤄졌다. 오바마와 힐러리의 대결은 성과 인종, 패기와 관록, 이미지와 콘텐츠의 대결로 올 미 대선의 흥행성을 높이고 있다. 변화의 요구를 정확히 읽은 사람은 오바마다. 그는 1년 동안 선거유세를 해오면서 집요하게 힐러리가 워싱턴 기성정계의 ‘고인 물’이라는 점을 공략했다. “워싱턴의 페이지를 넘겨버리자”면서 힐러리의 이미지를 부패와 로비에 물든 기성정계의 상징으로 부각시켰다. ‘변화와 희망’의 메시지가 분명한 오바마의 명연설은 상당 부분 먹혀들어가고 있다. 메가톤급 영향력이 있는 토크쇼 진행자 오프라 윈프리는 물론, 2004년 민주당 대선 후보였던 존 케리 상원의원까지 오바마 진영에 섰다. 힐러리, 자세 낮추고 유권자 곁으로 하지만 오바마는 아직 어떻게 바꿀 것인지에 대한 답을 충분히 준비하지 못하고 있다. 보통사람들은 복잡한 공약 내용보다 후보의 스타일에 쏠리기 십상이다. 하지만 출마에서 민주당 후보지명대회(8월 25~28일)까지 1년 6개월의 장정을 메시지와 이미지만으로 견뎌낼 수는 없다. 오바마의 참신한 이미지가 힐러리의 감성적인 접근으로 5일 만에 밑천을 드러낸 것이 이를 말해준다. 결정의 순간이 다가올수록 유권자들은 내용을 들여다보기 시작한다. 이것이 오바마의 향후 유세가 해결해야 할 과제다. 힐러리는 장점이 많은 것이 오히려 단점으로 작용하고 있다. 힐러리는 지난해 1월 출마를 선언하면서 자신감을 보였다. “나는 이기기 위해 뛰어들었다(I’m in, to win)”면서 ‘부시의 미국’을 전면수술할 준비된 후보임을 강조했다. 사실, 힐러리만큼 준비된 대통령은 없다. 오바마의 유세가 청중을 감동시키는 연설에 초점이 맞춰진 것과 달리 힐러리의 유세는 인파이터형이다. 청중에게 무엇이든지 물어보라고 주문하고 명쾌하고 조리 있게 답변한다. 하지만 지나친 자신감은 유권자들에게 반감을 사기 십상이다. 힐러리에게 독이 됐음을 아이오와 코커스 결과는 보여주었다. 평생 호텔 룸서비스에서 일했다는 캐서린 올슨(59·여·디모인시)이 오바마를 지지하는 이유가 이를 말해준다. 논리적으로 보면 남성에 비해 낮은 급여를 받으면서 한편으로 살림 걱정에 시달렸던 올슨이 지지해야 할 후보는 당연히 힐러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오바마를 지지했다. 올슨은 “처음엔 힐러리를 지지하려고 했지만 승리를 확신하는 힐러리의 모습이 너무 드세 보였다”고 말했다. 언제까지 자신만만할 줄 알았던 힐러리가 뉴햄프셔 프라이머리를 하루 앞두고 눈물을 보인 것이 되레 역전의 계기가 된 것은 아이러니다. 대중은 강한 지도자를 원하지만 정서적인 지도자도 원한다. 힐러리는 뉴햄프셔 승리 연설에서 “지난 며칠 동안 유권자들과 대화를 나누면서 ‘나만의 목소리’를 찾았다”고 말했다. 머리를 낮추고 유권자 곁으로 다가갈 것임을 예고하는 말이다. 힐러리를 독하게 만든 것은 상당 부분 1990년대부터 집요하게 그를 ‘리버럴 마녀’로 공격해온 공화당의 악선전 탓이다. 힐러리는 정치판에서 살아남기 위해 독해져야 했다. 하지만 목에 힘을 빼지 않는 한 유권자들의 마음을 살 수 없다는 것을 깨달은 셈이다. 아이오와 코커스와 뉴햄프셔 프라이머리는 결국 맛보기만 보여주었다. 각기 다른 무기로 무장한 오바마와 힐러리의 최종 승부가 어떻게 날지는 아무도 예상할 수 없는 상태다. 잇단 예측 실패로 망신당한 전문가들은 이제 섣부른 전망을 삼가고 있다. 하지만 두 사람의 대결이 앞으로도 미 대선 경선의 흥행을 높일 것만은 분명하다. 둘 중 누가 대통령이 되든 건국 이후 한 번도 깨지지 않았던 인종과 성차별의 벽 가운데 하나는 없어질 운명이다. 이것이 향후 미국 대선이 여전히 세계의 관심을 끌 수밖에 없는 이유다.
[클릭글로벌]힐러리 인기 '짱'(2004. 01. 15)
2004. 01. 15 국제
힐러리 인기 '짱'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과 힐러리 로드햄 클린턴 상원의원(사진)이 미국인들이 가장 존경하는 남성과 여성으로 뽑혔다. 갤럽과 CNN, 〈USA투데이〉가 2003년 12월 1,004명의 미국 성인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29%가 부시 대통령을 선정했고 16%는 힐러리 꼽았다. 콜린 파월 미 국무장관과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각각 응답자 4%가 존경한다고 말해 부시 대통령의 뒤를 이었으며,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은 3%에 불과해 부인(힐러리)에 크게 못미쳤다. 또 흑인 여성 토크쇼 사회자 오프라 윈프리는 7%의 지지로 2위에 올랐고 부시 대통령 부인 로라 부시 여사는 6%, 콘돌리자 라이스 백악관안보보좌관은 4%의 득표율로 3, 4위에 랭크됐다. 비행기 사고로 113명 사망 서아프리카 기니만 연안의 소국 베냉에서 2003년 크리스마스에 발생한 보잉 727기 추락사고로 113명이 사망한 것으로 집계됐다. 생존자는 20명 정도에 불과했다. 베냉 정부는 이번 사고의 원인을 밝혀줄 것으로 기대되는 추락 항공기의 블랙박스를 회수했지만 비행기록과 조종석의 대화 내용이 온전히 보존돼 있는지는 확인하지 못했다. 이 비행기에는 서아프리카에서 유엔 평화유지군으로 활동 중인 방글라데시 군인 15명도 탑승해 목숨을 잃었다. 이들은 시에라리온과 라이베리아에서 평화유지군으로 활동하다 성탄휴가를 맞아 고향으로 돌아가던 길이었다. 훈장제도 공정성 상실 전설적 기타리스트 에릭 클랩튼(사진)과 킹크스의 창설자 레이 데이비스가 지난 연말 대영제국커맨더훈장(CBE)을 받았다. 이날 버킹엄궁에서 거행된 연례 신년 수훈식에서 테니스 스타 팀 헨먼은 한 등급 아래인 대영제국오피서훈장(OBE)을 받았고 월드와이드웹(www)의 창시자 팀버너스 리는 기사작위를 받았다. 올해 훈장수여에 대해서는 예년보다 수훈자가 늘어나 논란이 많았다. 선정 과정이 너무 은밀했고 정치와 홍보로 인해 오염됐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윔블던 4강에 네 차례 진출한 헨먼은 비록 우승을 놓쳐 영국인을 실망시켰으나 명단에 재미를 더하기 위해 OBE를 줬다는 설까지 나돌았다. 영국의 훈장제도는 서열순으로 기사작위와 CBE, OBE, MBE, 4단계로 돼 있다. 보수 지지 세력의 힘 2003년 12월 28일 실시된 과테말라 대선 결선투표에서 오스카르 베르셰(57)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됐다. 그는 변호사 출신으로 1990∼99년 수도 과테말라시티 시장을 두 번이나 역임한 인물이다. 보수성향의 부유한 기업가 출신인 그는 과테말라시티 시장 재임 시 보여준 탁월한 행정력에다 전국적으로 높은 지명도로 재계를 중심으로 한 보수 세력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았다. 베르셰 당선자의 소속 정당인 대(大)민족동맹(GAN)이 보수정당 3개가 결집한 선거연합인 점에서도 그의 지지 기반이 엘리트와 부유층임을 한눈에 알 수 있다. 향후 숙제는 그를 지지하지 않은 서민층을 어떻게 아우르느냐는 것이다. 특히 서민층의 대부분을 구성하는 마야족 원주민의 불만을 해소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월트 디즈니 고소당하다 프랑스 작가가 월트 디즈니의 애니메이션 〈니모를  찾아서〉(사진)가 자신의 작품을 도용했다며 소송을 제기했다고 프랑스 언론이 최근 보도했다. 일간 〈르몽드〉에 따르면 동화작가 프랭크 르 칼베는 디즈니 애니메이션의 주인공 '니모'가 2000년 출판된 자신의 책 〈어릿광대 물고기 피에로〉를 무단 도용했다면서 디즈니 및 픽사 애니메이션을 저작권 및 등록상표법 위반 혐의로 고소했다. 칼베는 '니모'가 가족과 헤어진 채 커다란 눈에 웃음을 띤 자신의 책 주인공 피에로와 흡사하다고 주장했다. 한편 디즈니는 "〈니모를 찾아서〉는 독립적인 창작물로 이번 소송은 시비를 따질 가치도 없는 것"이라고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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