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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릭TV]대선 TV토론 어떻게 보셨나요(2017. 05. 08 16:16)
2017. 05. 08 16:16 문화/과학
19대 대선은 여러 가지로 최초의 수식어를 붙일 수 있을 법합니다. 헌정 사상 최초로 전임 대통령의 탄핵 이후 벌어지는 선거이며, 유력 후보만 해도 5명이 됩니다. 탄핵 이후 60일 만에 새 대통령이 뽑혀야 하니 어느 때보다도 선거 일정의 밀집도가 높습니다. 이 밀집도의 정점에는 ‘TV토론’이 있습니다. 지난 5월 2일 6차 TV토론을 마지막으로 19대 대선에 출마하는 주요 정당 후보들의 TV토론이 끝났습니다. 짧은 선거 기간과 많은 후보들로 인해 어쩌면 국민들에게는 TV토론이 후보의 민낯을 보고 자신이 지지할 후보를 결정할 결정적인 요인이 될 것 같습니다. 실제 첫 토론에서 11% 정도에 머물렀던 시청률은 이후 수직상승해 마지막 토론에서는 36%에 육박했습니다. 36%라는 이 수치는 모바일과 인터넷 등 뉴미디어가 생성된 이후 좀처럼 지상파 프로그램이 달성하지 못한 수치입니다. 드라마로 따지면 ‘초대박’ 콘텐츠였던 셈이죠. / 국회사진기자단 시청률이 초대박이었던 만큼 그 운영도 ‘초대박’이었느냐. 거기에서는 이의를 달 수 있을 듯합니다. 지상파 채널들은 처음에는 돌아가며 토론을 중계했고, 나중에는 JTBC 등 종합편성채널을 거쳐 모든 보도 기능을 가진 채널이 동시에 생중계를 하는 형식으로 이뤄졌습니다. 모든 토론은 1차 KBS와 4차 JTBC 주관 토론회를 제외하고는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가 주관했습니다. 운영 주체가 각기 다르다보니 그 규칙도 달랐고 규칙에 따라 변화무쌍하게 바뀌는 토론의 형세는 오히려 국민들에게 혼란만 가중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처음 주도권 토론 방식으로 시작된 TV토론은 지난달 19일 열린 두 번째 토론에서는 각 후보에게 두 번씩 9분씩을 주는 ‘총량식 자유토론’ 및 스탠딩 토론으로 형식이 바뀌었습니다. 그러자 특정 후보에게 질문이 몰리며 정작 공격을 많이 받는 후보는 방어에 치중하다 질문을 못하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이후 원탁토론, 스탠딩토론, 주도권토론 등 다양한 방식이 들어왔지만 5명의 후보에게 시간이 공정하게 돌아가야 하는 규칙상 후보들의 충분한 질문과 소명은 요원해 보였습니다. 후보가 총 15명이었는데 이른바 유력정당이 아닌 군소후보들에게는 한 번의 기회밖에 주어지지 않은 점 역시 아쉬움으로 남습니다. 물론 후보가 많다는 현실적인 이유가 있긴 하지만 대통령 선거에 나선 이상 공정한 경쟁의 토대는 마련돼야 하는 것입니다. 지금 선거에서 해결되지 못한 형식상의 문제는 분명 이후 개선을 위한 논의가 있어야 할 것 같습니다. / 국회사진기자단 도리어 토론에는 후보들 간의 인신공격이나 원색적인 비방이 똬리를 틀었습니다. 대부분 토론을 주제하는 사회자들은 제시 시간을 기계적으로 알리는 데 급급해 토론이 본래 제시된 주제와 비켜나가 진흙탕 싸움으로 번져도 제때 손을 쓰지 못했습니다. 후보들 역시 상대의 질문이나 답변을 끊으며 자신의 주장을 내세우거나 불리한 상황에는 말을 돌리면서 토론의 질을 높이지 못했습니다. 드라마도 ‘막장 드라마’가 재미있다고 하죠. 이는 불량식품이 인기를 얻는 이유와 비슷합니다. 핵심은 허술한데 자극만 강한 겁니다. TV토론에 임하는 후보들의 모습이 그러했습니다. 자신의 정책을 검증된 논리 위에서 알리고 상대의 논리 허점을 공격하는 고급 토론의 기술은 아직은 먼 나라의 이야기입니다. TV토론도 이를 방조했습니다. ‘막장 드라마’는 그냥 한 번 화내고 말면 끝이지만 나라의 지도자를 뽑는 일은 그렇지 않은 거 아닙니까.
클릭 TV
[리얼미터의 여론돋보기]TV토론 이후 박근혜, 문재인과 격차 더 벌려(2012. 12. 11 14:27)
2012. 12. 11 14:27 정치
지난 12월 4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주최로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 통합진보당(통진당) 이정희 후보가 제1차 TV토론을 가졌다. 이번 TV토론에서는 이정희 후보가 “박 후보를 떨어뜨리기 위해 출마했다”고 발언하는 등 시종일관 이 후보가 박근혜 후보를 몰아붙이는 양상을 보였다. 문재인 후보는 이정희 후보와 박근혜 후보의 공수대결에 가려, 시청자들에게 깊은 인상을 심어주지 못했다. 18대 대선후보 1차 TV토론 후 박근혜 후보와 문재인 후보의 지지도 격차가 더 벌어졌다.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리얼미터(대표 이택수)가 지난 12월 4∼5일 이틀 동안 여야 대선후보 양자대결을 붙여본 결과, 박근혜 후보는 50.1%의 지지율을 기록했으며, 문재인 후보는 45.1%의 지지율을 보였다. 박 후보가 문 후보를 5%포인트 격차로 앞섰다. 박 후보는 12월 1일과 2일에 각각 49.3%, 49.6%의 지지율을 나타냈다. 반면 문재인 후보는 44.6%(12월 1일), 45.2%(12월 2일)의 지지율을 보였다. TV토론 전에는 두 후보의 격차가 4%포인트대였는데, TV토론 이후 격차가 5% 포인트대로 벌어졌다. 이는 이정희 후보의 박근혜 후보에 대한 공세가 보수층을 결집시키고, 진보층은 이완시켰기 때문인 것으로 해석된다. 이택수 대표는 “이정희 후보가 연령으로 17년 선배인 박근혜 후보를 나무라듯이 다그친 것이 보수진영으로 하여금 불편하게 느끼게 한 것 같다”며 “특히 이정희 후보로 인해 지난 통진당의 폭력사태 등이 오버랩되면서 보수층이 강하게 결집했다”고 말했다. 문재인 후보의 지지율 정체현상은 대통령 후보직을 사퇴한 안철수 전 후보의 적극적인 도움이 TV토론 때까지 나오지 않았다는 점도 작용했다. TV토론 후 이정희 후보의 지지율은 미미한 상승을 했다. 이 후보는 대선후보 다자구도에서 12월 2일 0.6%의 지지율을 보였고, 12월 5일 지지율은 1.0%를 기록했다. 이 후보는 대선 완주와 사퇴 사이에서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재인 후보가 앞으로 표를 더 모을 수 있는 방법은 이정희 후보가 사퇴할 경우 통진당 지지층을 흡수하고, 안철수 전 후보의 도움으로 안철수 전 후보 지지층 중 아직까지 표심을 정하지 못한 부동층의 지지를 이끌어내는 것뿐이다. 이택수 대표는 “현재 판세를 보면 보수층은 박세일 한반도선진화재단 이사장이 박근혜 후보 지지를 선언하는 등 총결집한 상태”라며 “문재인 후보의 경우 이정희 후보의 사퇴 등 야권연대 변수가 아직도 남아 있다”고 말했다. 한편 다자구도에서는 박근혜 후보가 지지율 49.7%로 1위를 달리고 있는 가운데 문재인 후보가 42.1%로 그 뒤를 바짝 쫓고 있다. 이정희 후보와 무소속 강지원 후보는 각각 1.0%와 0.5%를 기록했다. ‘잘 모름’이라는 응답은 6.7%였다.
리얼미터의 여론돋보기
[정치]대선후보 TV토론, 이번엔 다를까(2012. 11. 06 17:08)
2012. 11. 06 17:08 정치
ㆍ‘타운홀 미팅’도입 등 개선 없어 ‘17대 최악토론’ 반복될 수도 18대 대통령 선거 후보자 토론회, 이번에는 달라질까.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그다지 가능성은 없어 보인다. 적어도 형식상 과거 17대에 비해 달라지는 것은 없다. 물론 대선후보자 토론회가 어떻게 흘러갈지는 아직 유동적이다. 실제 후보등록이 이뤄지는 11월 25~26일이 지나야 최종 초청 대상 후보자가 확정되기 때문이다. 현재는 NLL과 정수장학회 등을 중심으로 이슈가 형성돼 있지만, 한 달 뒤 이슈가 어떻게 될지 역시 아직 알 수 없다. 지난 2007년에 열린 17대 대선후보 TV토론은 토론의 형식이나 내용에서 모두 16대보다 퇴보한 토론이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사진은 2007년 12월 11일 여의도 MBC에서 열린 후보자 토론회에 앞서 참석한 6인의 후보자들이 포즈를 취하는 모습. | 국회사진기자단 지난 10월 중순,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이하 토론위원회)는 18대 대선후보자 토론회 일정을 확정해 발표했다. 토론위원회의 일정표에 따르면 참가자 최종 확정은 11월 27일 이뤄진다. 초청 대상은 공직선거법 82조 2항에 제시된 기준에 따라 ①국회에 5인 이상의 소속의원을 가진 정당 추천 후보자 ②직전 대통령선거, 비례대표 국회의원 선거, 비례대표 시·도의원 선거, 비례대표 자치구 시·군의원 선거에서 전국 유효투표 총수의 100분의 3 이상을 득표한 정당 추천 후보자 ③언론기관의 여론조사 결과 평균 지지율 100분의 5 이상 후보자다. 현재까지 출마의사를 밝힌 대통령 후보 중 이 조건을 만족시키는 후보는 박근혜·문재인·안철수·이정희·심상정 등 5인이다. 만약 이들이 모두 참여한다면 역대 대통령 후보 토론 방송 사상 초유의 결과가 나올 수도 있다. 소위 보수로 분류되는 후보는 박근혜 한 명뿐이다. 나머지는 모두 진보 또는 중도진보로 분류되는 인사들이다. 보수후보 한 명을 둘러싸고 네 명의 후보가 협공을 가하는 진풍경이 벌어질 수도 있다. ‘보수1 대 진보4’ 토론 열릴 수도 “그렇다고 하더라도 재미는 없을 것이다. 만약 그대로 확정된다면 2007년도 대선후보자 토론회하고 비슷하게 흘러갈 가능성이 높다.” 정성호 동명대 언론영상광고학부 교수의 진단이다. 대선후보자 토론이 제대로 되려면 일정한 선에서 토론 참가자 수를 제한하는 것은 필수적이다. 대선후보 TV 토론이 시작된 1997년 이래, 역대 대선에서 TV 토론을 연출해온 KBS 김찬태 PD는 아예 토론에 참여하는 후보자가 몇 명인가의 문제가 “TV 토론의 성패를 결정하는 상수”라고 말했다. 공직선거법이 개정되어 6명의 후보가 들어갔던 2007년 17대 대선후보 토론은 오히려 16대 후보 토론보다 더 퇴보했다는 평가를 들었다. 지난 9월, 라는 책이 나왔다. 이 책은 지난해 가을, 하버드 케네디스쿨에서 ‘정치인이 되는 길’이라는 제목의 수업을 들은 한국 유학생들이 공동집필한 것이다. 이들 집필자는 미국대선 토론에 비해 형편없는, 특히 2007년 한국의 대선 토론을 보면서 놀랐다고 기술하고 있다. 책에서 인용한 한국 대선후보 토론의 수준이다.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 그렇습니다. 오늘 정책을 토론하는 자리입니다. 그런데 정동영 후보께서는 어떻게 그냥 전쟁을 하러 나온 것 같습니다. 평화주의자가 아닌 것 같습니다. 그렇게 말씀하시고 조금 전에 대한민국 검찰을 믿지 않는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렇다면 범죄자의 이야기를 믿고 대한민국 검찰은 믿지 않는다, 대한민국 검찰을 누가 임명했습니까? 정동영 정권, 노무현 정권에서 임명한 사람들이 했습니다. 그들을 믿지 않는다면 혹시 북조선 검찰이 와서 조사했다면 믿겠습니까. (중략) 어떤 분은 저를 보고 왜 일관되지 않았느냐, 제가 인터넷을 쭉 공부를 하게 되면 어떻게 했는지 압니다. (중략) 제대로 보시면 일관된 정책입니다.”(2007년 12월 6일 한국 1차 대선 토론) 문장의 주술구조도 맞지 않고 일관성이 없다는 지적에 “제대로 보면 안다”는 식의 답변은 제대로 된 토론이 아니라는 것이 책의 관점이다. 북핵문제를 물어보는데 BBK 이야기만 줄기차게 하고 있는 정동영 당시 대통합민주신당 후보의 발언도 마찬가지 문제사례로 인용된다. 참고로 이 토론은 지금도 중앙선거토론위원회 홈페이지에서 ‘다시보기’를 할 수 있다. 미국 대선후보 TV 토론은 한국 대선후보 TV 토론이 부족하다고 평가되는 비교사례로 흔히 거론 된다. 사진은 지난 10월 16일 열린 미국 대통령 후보 2차 토론회에서 설전을 벌이고 있는 롬니 공화당 후보와 오바마 민주당 후보. | AP연합뉴스 이에 비해 미국 대선후보 토론은 다르다. 치열한 논리싸움이다. 그럴 만도 한 것이 토론 결과가 실제 대선 결과와 직결된다. 올해 치러진 오바마와 롬니의 대선 토론도 그렇다. 1차 토론에서 롬니가 판정승한 것으로 평가되자, 실제 지지율이 3~5%가량 요동쳤다. 이슈에 대해 후보자의 입장을 명확히 할 것을 요구하는 사회자의 질문도 날카롭다. 반면 한국의 대선토론 사회자는 시간만 잴 뿐이다. 이를테면 이런 식이다. 한국 TV토론이 밋밋한 이유 “사회자:…구상하고 계신 사회 투명성 제고방안을 말씀해주십시오. 시간은 1분입니다.” (2007년 12월 11일 한국 2차 대선 토론) “사회자:…효율적인 토론 진행을 위해 후보자들께서는 가급적 토론 주제 범위 안에서 발언해주실 것을 다시 한 번 당부 드립니다. (중략) 다음 이인제 후보부터 차례로 반론을 1분씩 해주시기 바랍니다.”(2007년 12월 6일 한국 1차 대선 토론) 왜 이렇게 흘러갈 수밖에 없을까. 정성호 교수는 “사회자가 실제 역량이 부족해서 그런 것이 아니다”라고 말한다. 특히 법정 토론에서는 사회자가 어떤 코멘트를 다는 경우 편파성 시비가 있을 수밖에 없기 때문에 기계적 공평성에 집착하다보니 나타나는 문제라는 것이다. 흥미로운 연구가 지난 9월 정치커뮤니케이션학회 특별 학술세미나에서 나왔다. 한국 대선후보 토론 TV 영상과 미국·일본의 선거 TV 영상을 비교분석한 자료다. 다양한 시점샷이 활용되고 특히 방청객 앞에서 토론을 하는 미국이나 클로즈업을 과감히 사용하는 일본과 달리, 한국의 방송 토론 영상은 토론 영상이라기보다 연설 영상에 가까우며, 특히 두 사람의 토론을 한 화면에 잡아 보여주는 영상은 전무했다. 해당 연구 결과를 발표한 이호은 청운대학교 방송영상학과 교수는 “두 사람이 한 화면에 나와서 상대방의 발언에 대한 반응을 보여주는 장면은 TV 토론의 ‘백미’에 해당하는데, 그런 장면이 없다는 것도 대선후보 토론이 재미없는 중요한 이유”라며 “사실 미국도 후보자들이 TV의 시점에 대해 요구하는 것이 많지만, 한국의 경우 후보자들의 눈치를 너무 보는지 기계적 공평성에 집착하다보니 대선후보 토론 화면이 천편일률적으로 나오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사실 대선후보 방송 토론을 어떻게 개선할 것인가에 대한 제언은 이미 많이 나왔다. 많은 전문가들이 보다 대선후보 토론이 재미있게 되기 위해서는 ‘타운홀 미팅 방식’의 도입을 주장했다. 즉 대선후보 토론자들이 세트장에서 밋밋하게 카메라만 바라보며 토론을 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에게 투표할 유권자들을 자리에 앉혀놓고 그들로부터 질문을 받는 한편, 후보자들이 경쟁적으로 토론하는 것이다. 사회자의 질문 권한을 확대하는 것이나, TV 토론 참가자 후보 수의 제한 역시 계속 나오는 지적사항이다. 그런데 왜 그렇게 안 되었을까. 중앙토론위원회, 제 역할 하나 대선후보 TV 토론회 관련 일정 및 주제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산하의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가 결정한다. 지난 2004년 만들어진 토론위원회는 대선뿐 아니라 총선, 지자체 선거 등 각급 방송 토론과 관련된 사항을 결정한다. 토론위원회의 위원들은 여야 정당(새누리·민주통합당), 공영방송사 2곳, 시민단체와 법조계,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추천으로 구성된다. 현재 위원은 11명. 대선 토론의 큰 주제, 예를 들면 첫 번째 토론회는 ‘정치·외교·안보·통일’, 두 번째는 ‘경제·복지·노동·환경’과 같은 주제만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토론 세부 주제, 이를테면 개헌문제나 대북정책까지도 토론위원회에서 결정한다. 사회자의 선정 권한도 토론위원회에 있다. 토론위원회 사무국 관계자는 “공직선거법이 여야 합의에 따라 결정되는 것이기 때문에 전문가들이 제기하는 개선방안도 얼마든지 구현할 수 있는 것이 많다”고 말했다. 올해도 관련 논의가 있었지만 결국 개선되지 못했기 때문에 예년과 똑같은 방식으로 진행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타운홀 미팅’의 경우 소위원회를 구성해 도입 논의를 했지만 결국 “패널 대표성을 보장하기 어렵다”는 다수의견에 밀려 “최종적으로, 아직은 시기상조”라고 정리되고 말았다. 방송효과 제고를 위해서 타운홀 미팅 방식을 도입하자고 주장했던 한 민간위원은 “위원으로 참여하는 사람들이 열심히 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라며 “위원들의 경우 각계의 추천을 받아왔지만, 최종적인 결과로 자신이 책임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리스크 회피형’이 되다보니 결론도 보수적으로 나올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방송사 입장에서 위원으로 참여하고 있는 김찬태 KBS PD는 ‘후보 방송 토론이 재미없을 수밖에 없는’ 현실적인 이유도 들었다. 오른쪽 하단에 나오는 ‘수화통역’이 실제 다양한 화면 구성을 하는 데 결정적 걸림돌이 된다는 것이다. 김 PD는 “수화방송의 위치 때문에 여럿이 나오는 풀샷의 경우 오른쪽에 있는 후보자가 가려지게 되며, 실제 양자토론 화면을 구현하기 힘든 것도 그 이유가 크다”며 “외국의 사례를 면밀히 살펴보았지만 미국을 포함해 선거방송에서 수화중계를 하는 경우는 일본에서 지진이 났을 때 관방장관이 나와서 담화를 발표하는 경우를 제외하곤 본 적이 없다”며 개선 필요성을 지적했다. 의 공동저자로 참여한 김상범씨는 “사실 대선후보 TV 토론에 대해 책을 쓴 이유는 제목에서도 보이듯 결국 중요한 것은 국민이라는 것을 강조하기 위한 것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책에서 제시한 선거 TV 토론 개선방안이 대부분 실행되지 않은 것은 아쉽지만 대선 토론이 길에서 확성기를 틀고 춤추는 것보다는 후보자의 자질을 판단할 수 있는 덜 왜곡된 방법”이라며 “특히 이번 선거는 지난 2007년과 달리 누가 일방적으로 앞서 가는 형태가 아니기 때문에 대선 TV 토론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결국 비록 여전히 방송 TV 토론이 제한된 정보를 주는 데 그치더라도, 누가 더 대한민국의 미래를 이끌어갈 자질을 지닌 후보인지 검증하고 판단하는 것은 국민의 몫이라는 지적이다.
[월드리포트]美 대선은 막판 TV토론부터(2004. 10. 14)
2004. 10. 14 국제
마침내 90분간에 걸친 첫 번째 '전투'가 끝나자 도전자 진영에서 환호성이 울려 퍼졌다. 9월 30일 밤 미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에서 벌어진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과 존 케리 민주당 후보 간 첫 번째 TV토론이 케리 후보의 우세승으로 판가름났다. 물론 부시 대통령이 이번에 수세에 몰렸다고 해서 '치명상'을 입은 것은 아니며 아직 정면대결(대선후보 간 TV토론) 기회도 2차례나 남아 있다. 그러나 지난 8월 말 공화당 전당대회 직후 한 달 동안 3~8%포인트 앞서며 재선 굳히기에 들어가는 듯싶던 부시 주도 판세가 일거에 뒤집어졌다는 관측에 힘이 실리고 있다. 오는 11월 2일 치러질 미국 대통령 선거를 한 달 앞두고 한치 앞을 내다보기 힘든 안개국면이 재현된 것이다. 예상을 깬 케리의 선전  미 ABC 방송 〈디스위크〉 진행자인 선거전략 전문가 조지 스테파노풀로스는 "부시 진영은 내심 KO펀치를 노렸던 것 같지만 성공하지 못했다"고 지난달 30일 관전평을 밝혔다. MSNBC에서 〈스카보로 컨트리〉를 진행하는 조 스카보로는 "마치 교수와 카우보이의 토론 같았다"며 "내가 본 존 케리의 최고 퍼포먼스였다"고 호평했다. 정치평론가 크리스 매튜스는 토론 직후 "이날 토론회로 케리는 남은 한 달 동안 엄청난 희망을 갖게 됐다"고 놀라움을 감추지 않았고 친공화 성향의 폭스뉴스 논평가 빌 크리스톨조차 "이제부터 진짜 대선전이 펼쳐질 것 같다"고 말했다. ABC-CBS-CNN-갤럽 등이 TV 시청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도 케리 후보의 선전을 보여준다. 시청자 531명을 상대로 한 ABC뉴스 조사에서 케리가 잘했다는 답변은 45%, 부시는 36%로 나타났고 CBS방송과 네트워크 공동조사에서도 44%대 26%로 케리가 부시를 앞질렀다. CNN-갤럽이 등록유권자 615명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에서는 케리가 잘했다는 응답 53%, 부시가 우세했다는 응답 37%로 역시 케리가 부시를 압도했다.  일련의 조사가 시청자만을 대상으로 한 것이어서 토론결과가 유권자에게 얼마나 영향을 미칠지는 아직 미지수다. 다만 중요한 점은 미 전역에서 무려 6천2백50만명이나 이번 TV토론을 지켜봤다는 사실이다. 치밀한 전략의 승리  TV토론 전 지적된 케리의 약점은 우유부단함과 자신감 부족, 그리고 지나치게 지적이고 거만해 보일 수 있다는 것으로 대별됐다. 그의 연설 역시 요점이 명확하지 않고 너무 늘어져서 도대체 무슨 말인지 알 수 없고 지루하다는 비판을 자주 받아왔다. 반면 부시는 눌변이고 터무니없는 말실수도 잦은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같은 평판이 오히려 그의 '보호막' 구실을 해왔다. 말실수를 해도 상대방이나 시청자가 으레 그러려니 하고 관대하게 받아들이거나 오히려 논점이 분명하고 솔직담백하며 신뢰가 가는 사람이라는 인상을 심어줬다. 부시는 TV토론 직전 말 잘하는 케리와 달리 자신은 말을 잘 못한다며 노골적으로 시청자의 '기대치 낮추기 전략'을 구사하기도 했다. 그러나 막상 토론회 뚜껑이 열리자 의외의 상황이 눈앞에 펼쳐졌다. 평소 '텍사스 터프가이'로 행세해온 부시는 상대방이 공격을 가할 때마다 얼굴을 찡그리고 눈을 깜박거리며 자주 한숨을 내쉬었다. 초조한 듯 여러 차례 물을 들이켜는가 하면 입매 역시 조금 비틀려 보이게 다무는 등 경망스러운 모습을 간간이 노출했다. '본능적인 파이터'로서, 세부적인 지식은 부족하지만 토론회 내내 냉정을 잃지 않고 자신의 메시지를 집중적이고 명료하게 전달하는 능력이 탁월하다는 세간의 평을 무색케 하는 장면이었다. 이에 비해 케리는 시종일관 상체를 꼿꼿하게 세운 채 답했고 답변 역시 짤막한 문장으로 자신있게 말하며 명확한 인상을 남겼다. 특히 답변의 마지막에는 거의 매번 "내가 더 잘할 수 있다" "아, 대통령이 할 수 있다고 나는 믿지 않는다" 등 신념에 찬 단호한 문장을 사용해 우유부단하다는 자신의 이미지를 불식시키는 데 성공했다. 약점으로 치부됐던 '말바꾸기 전력'에 대해서도 "나는 나 자신을 표현하는 데 실수를 했고 부시 대통령은 이라크 침공에 대해 실수를 저질렀다. 이중 어느 쪽이 더 나쁜가"라며 정면으로 되받아쳐 상당한 효과를 거두었다.      CNN의 제프 그린필드는 "부시 대통령이 상대방 발언 때 딴전을 피우거나 눈을 깜박거린 반면 케리 후보는 경청하며 뭔가 메모하는 모습을 보였다"며 "케리가 대통령보다 더 대통령 같았다"고 관전평을 남겼다.  D-30 혼전돌입  역대 미국 대통령 선거를 보면 최소 1개월 전까지는 판세가 드러난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이번 선거만큼은 여론조사 전문가들과 정치분석가조차 섣불리 결과를 예측하지 못하고 있다. 아직 대통령 후보의 토론도 2차례나 남아 있고 딕 체니 부통령과 존 에드워드 민주당 부통령 후보 간의 맞대결도 한 차례 남아 있다. 미국서 TV토론이 처음 개최된 것은 리처드 닉슨 공화당 후보와 존 F 케네디 후보가 경합했던 1960년이었다. 이후 TV토론은 1980년 지미 카터 당시 대통령과 로널드 레이건 캘리포니아 주지사, 84년 레이건 대통령과 월터 먼데일 민주당 후보, 최근 2000년의 앨 고어 부통령과 조지 부시 공화당 후보의 대결까지 명암을 가른 분수령이었다. 여기에 이라크전과 테러 척결 등 정치-군사적 변수, 고용과 조세-경기정책 등 경제쟁점과 의료보험을 비롯한 사회현안까지 올 대선에는 유권자 표심을 좌우할 이슈가 유난히 많다. 중대 현안이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지 알 수 없다는 점도 선거예측을 더욱 어렵게 만든다. 일례로 선거에 임박해 이라크 또는 아프가니스탄 전선에서 미군이 오사마 빈 라덴이나 아부 무사브 알 자르카위 등 거물급 테러리스트들을 체포 또는 사살하는 전과를 올린다면 부시 대통령이 결정적 승기를 잡을 수 있지만 반대의 경우 곧바로 케리의 승리로 이어질 수 있다. 바로 미국 민간인 참수가 잇따르거나 미군이 대거 희생되고 아부 그라이브 수용소 포로학대와 같은 추문이 터지는 시나리오다. 이에 더해 가능성은 낮지만 북한핵 등 한반도발 돌발변수도 미 대선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요인이라 할 수 있다. 미 대선 정책토론회 일정 일시 개최지 토론 이슈 개최지별 후보지지도 대통령 후보 1차 9-30 플로리다 외교-안보 부시 45% 케리 46% 부통령 후보 10-5 오하이오 외교-경제 부시 48% 케리 46% 대통령 후보 2차 10-8 미주리 정 전반 부시 50% 케리 44% (참가자와 질의) 대통령 후보 3차 10-13 애리조나 경제-내치 부시 49% 케리 43% 후보 지지율은 아메리칸리서치그룹의 최근 여론조사 이상연 국제부 기자 lsy77@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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