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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총 265 건 검색)

생활고 탓 중병 아버지 방치 숨지게 한 ‘간병살인’ 20대 가석방
생활고 탓 중병 아버지 방치 숨지게 한 ‘간병살인’ 20대 가석방
2024. 07. 25 14:44지역
... 경북 상주교도소에서 복역 중인 A씨(25)가 오는 30일 가석방될 예정이다. A씨는 지난 23일 법무부 가석방 심사위원회에서 모범적인 수감 생활 등을 이유로 가석방 ‘적격’ 판정을 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간병살인대구전태일의친구들
[포토뉴스] 윤 대통령 장모 가석방
[포토뉴스] 윤 대통령 장모 가석방
2024. 05. 14 21:17사회
... 혐의 등으로 지난해 7월에 징역 1년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던 윤석열 대통령의 장모 최은순씨가 14일 형기 2개월을 남기고 가석방돼 서울동부구치소를 나서고 있다. ...
[현장 화보] 윤 대통령 장모 최은순씨 가석방 출소
[현장 화보] 윤 대통령 장모 최은순씨 가석방 출소
2024. 05. 14 10:54사회
... 중이던 윤석열 대통령의 장모 최은순씨가 14일 가석방 돼 구치소를 나서고 있다. 지난 8일 법무부 가석방심사위원회(심사위)는 최씨에 관한 가석방 심사를 진행한 뒤 만장일치로 적격 판단을 내렸다....
현장 화보가석방장모최은순출소
[속보]윤 대통령 장모 최은순씨 출소···형기 2개월 남기고 가석방
[속보]윤 대통령 장모 최은순씨 출소···형기 2개월 남기고 가석방
2024. 05. 14 10:19사회
... 탑승했다. 지난 8일 법무부 가석방심사위원회는 5월 정기 가석방 심사를 열고 만장일치로 최씨의 가석방을 결정했다. 최씨의 가석방은 세 번의 심사 끝에 내려진 결정이다. 앞서 심사위는 지난 2월...
가석방장모윤석열대통령

스포츠경향(총 36 건 검색)

‘이한신’ 체포당한 고수X정직당한 권유리…‘가석방즈’ 최대 위기 봉착
‘이한신’ 체포당한 고수X정직당한 권유리…‘가석방즈’ 최대 위기 봉착
2024. 12. 21 10:33 연예
tvN 월화드라마 ‘가석방 심사관 이한신’ ‘가석방 심사관 이한신’ 고수와 권유리가 최대 위기에 빠진다. tvN 월화드라마 ‘가석방 심사관 이한신’(연출 윤상호/극본 박치형/기획 CJ ENM, KT스튜디오지니 /제작 코탑미디어/이하 ‘이한신’)이 최종회를 앞두고 또 한 번 최고 시청률을 경신했다. 지난 10회에서는 천수범(조승연 분) 가석방 의결이라는 쾌거 뒤, 마약 관리법 위반으로 체포되는 이한신(고수 분)이 그려져 다음 회에 대한 궁금증을 증폭시켰다. 이런 가운데 12월 21일 ‘이한신’ 측은 이한신과 안서윤(권유리 분)의 최대 위기를 담은 스틸컷을 공개했다. 체포되어 경찰서에 조사를 받으러 온 이한신과 정직 처분을 받고 경찰서를 떠나는 안서윤. 오정그룹을 무너뜨리기 위한 행보를 걷던 중 손발이 묶인 두 사람의 모습이 긴장감을 자아낸다. 먼저 공개된 사진 속 이한신은 손에 수갑을 차고 피의자 신분으로 경찰서에 출석한 모습이다. 언제나 덤덤해 보이던 그의 심각한 표정이 걱정을 자아낸다. 또한 천수범의 가석방을 위해 함께 노력한 또 다른 선배 교도관 박진철(이도엽 분)도 함께 체포돼 이들의 운명을 더욱 궁금하게 만든다. 그런가 하면 안서윤은 상자를 들고 경찰서를 나서고 있다. 또 다른 스틸컷에서는 안서윤이 웬 사진을 보며 놀란 표정을 짓고 있다. 이는 광역수사대 팀장이 안서윤에게 제시한 그를 정직시키는 이유라고. 이한신과의 공조 중에 있었던 일을 증거로 제시하는 팀장 때문에 안서윤도 아무 말 못 하고 경찰서를 나와야만 했다는데. 이에 안서윤이 정직을 당한 이유는 무엇인지, 그는 이대로 오정그룹을 무너뜨리는 일에서 손을 떼야만 하는 것인지 호기심이 증폭된다. 한편 최대 위기를 맞이한 ‘가석빵즈’ 고수와 권유리가 이 난관을 어떻게 헤쳐 나갈지, 오정그룹과의 싸움은 어떤 결말을 맞을지 확인할 수 있는 tvN 월화드라마 ‘가석방 심사관 이한신’ 11회는 오는 12월 23일 월요일 저녁 8시 50분 방송된다.
[종합] 고수, 송영창 가석방 또 막았다···짜릿한 카타르시스 (이한신)
[종합] 고수, 송영창 가석방 또 막았다···짜릿한 카타르시스 (이한신)
2024. 12. 17 08:42 연예
tvN 월화드라마 ‘가석방 심사관 이한신’ ‘가석방 심사관 이한신’ 고수가 재벌 회장의 가석방을 막을 증거를 포착했다. 12월 16일 방송된 tvN 월화드라마 ‘가석방 심사관 이한신’(연출 윤상호/극본 박치형/기획 CJ ENM, KT스튜디오지니 /제작 코탑미디어/이하 ‘이한신’) 9회에서는 그동안 숨겨져 있던 과거의 진실이 밝혀지고, 같은 비극이 반복되지 않기 위해 오정그룹을 무너뜨려야 하는 이유가 더욱 확실해졌다. 시청률 조사기관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이날 방송은 전국 기준 평균 6.1%, 최고 7.2%, 수도권 기준 평균 6%, 최고 7%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9회 연속 케이블 종편 포함 동 시간대 1위를 차지했다. (유료플랫폼 기준) 이날 이한신(고수 분)은 천수범(조승연 분)의 누명을 벗기기 위해 교도소 내 피습 사건을 조작해 천수범을 외부 병원으로 이송시켰다. 천수범은 “누명을 벗겨 드리겠다”는 이한신의 제안에 “그때 일로 가까운 사람들이 다치는 걸 원하지 않아”라며 겁먹은 태도를 보였다. 이에 이한신은 천수범이 아닌 다른 사람의 입을 통해 그날의 진실을 듣기로 했다. 그 대상은 바로 천수범 사건 이후 교도소장으로 승진한 교도소장 배한성(류태호 분)이었다. 이를 위해 당시와 똑같이 교도소 내 마약 유통 사건을 꾸민 이한신과 박진철(이도엽 분)은 증거를 보고 놀라는 그를 압박했다. 배한성의 입에서 나오는 그날의 진실은 충격적이었다. 천수범은 배한성이 전달한 마약이 든 볼펜 때문에 누명을 썼고, 이후 천수범은 이한신과 박진철도 함께 내쳐질 것이라는 걸 알고 혼자 모든 혐의를 뒤집어쓴 것이었다. 또한 이한신은 이 사건에 가석방 심사관 정욱(박정학 분)이 깊게 연루되어 있다는 걸 알고 그날의 진실을 밝히기 위해서는 그를 끌어들여야 한다는 걸 깨달았다. 그런가 하면 지동만(송영창 분)은 광역수사대 경위 안서윤(권유리 분)에게 잡혀간 임정균(임효우 분)에게서 더 이상의 증거가 새지 않도록, 그를 직접 처리하기 위해 교도소 밖으로 나왔다. 그러나 임정균은 이미 지명섭(이학주 분)이 데려간 후였다. 지동만과 같은 생각을 하던 지명섭은 본인이 스스로 임정균을 죽이며 또 하나의 죄를 지었다. 임정균 처리에서 허탕을 친 지동만은 길을 틀어 이한신의 조력자인 최화란(백지원 분)을 찾아갔다. 최화란 쪽 사람들로는 오정그룹 사람들을 이길 수 없었다. 결국 최화란마저 지동만에게 맞고, 무릎을 꿇는 수모를 당했다. 하지만 최화란은 굴하지 않고 “너도 굴러봐서 알지? 우리 같은 종자들은 밟을수록 가시가 서는 거”라는 경고와 함께 저주의 말을 퍼붓고 쓰러졌다. 안서윤은 임정균 취조 과정에서 느낀 촉을 바탕으로, 죽은 최정학(남민우 분)이 남긴 영상 증거를 찾아 나섰다. 최정학의 유품인 목걸이가 바로 지명섭의 범죄 현장을 포착한 영상을 담은 USB였다. 처음으로 그날의 진실과 마주한 안서윤. 지명섭에게 맞고 쓰러져 피 흘리는 동생 안다윤(김예나 분)이 아직 살아있음에도 불구하고 죽은 사람으로 취급하고 처리하려는 지명섭과 오정그룹 비서실장 손응준(김영웅 분)을 보며, 안서윤은 “살았어. 살아 있다고”라며 오열했다. 오정그룹을 무너뜨리기 위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지동만의 다음 가석방 출소를 만는 것이었다. 최원미(황우슬혜 분)가 소를 취하해, 다음에는 나올 것이 거의 확실해진 지동만이었지만 그가 이번에 교도소에서 무단 이탈한 증거를 확보하면 가석방을 막을 수 있었다. 이에 이한신은 안서윤의 힘을 빌려 지동만이 탄 택시를 찾아냈고, 그대로 들이받았다. 교통사고 증거를 수집하는 척 영상을 찍던 이한신은 택시 안의 지동만을 생생하게 담으며 “외부 진료 중에 무단 이탈하셨네요. 이번 가석방 출소도 또 무산될 것 같네요”라며 호탕하게 웃어 짜릿한 카타르시스를 선사했다 이번 회차에서는 이한신, 안서윤, 최화란의 오정그룹에 대한 분노가 폭발하며 몰입감을 극대화했다. 이를 표현하는 배우들의 연기도 인상적이었다. 고수는 차분하지만 깊이 있는 감정으로 이한신의 분노를 표현했고, 권유리는 오열하는 연기를 통해 안서윤의 절박한 심정을 생생히 전달했다. 백지원은 폭력 앞에서도 굴하지 않는 최화란의 강단을 카리스마 있게 그려내 극의 긴장감을 더했다. 이처럼 휘몰아치는 이야기, 배우들의 열연, 짜릿한 카타르시스 등으로 시청자들의 큰 사랑을 받고 있는 tvN 월화드라마 ‘가석방 심사관 이한신’ 10회는 오늘(17일) 저녁 8시 50분 방송된다.
‘이한신’ 고수vs고수···김민재, 가석방 심사관 깜짝 등장
‘이한신’ 고수vs고수···김민재, 가석방 심사관 깜짝 등장
2024. 12. 10 13:49 연예
tvN 월화드라마 ‘가석방 심사관 이한신’ ‘가석방 심사관 이한신’ 고수가 가석방 심사장에 등장한 김민재에 당황한다. 지난 12월 9일 방송된 tvN 월화드라마 ‘가석방 심사관 이한신’(연출 윤상호/극본 박치형/기획 CJ ENM, KT스튜디오지니 /제작 코탑미디어/이하 ‘이한신’) 7회에서는 교도소에서 아기를 낳고, 키우는 재소자 허은지(황세인 분)의 안타까운 사연이 그려졌다. 이한신(고수 분)은 가석방 출소하지 않으면 아기를 입양 보내야 하는 허은지를 돕기 위해 물심양면 지원했다. 이에 허은지는 가석방 출소 후 경제 활동을 할 수 있다는 걸 증명하기 위해 한식 조리사 자격증을 땄으며, 가족이 없는 그를 위해 최화란(백지원 분)이 보호자로 나서는 등 만반의 준비를 마쳤다. 그러나 이 같은 준비에도 불구하고 허은지의 가석방 심사에는 이한신도 전혀 예측하지 못한 난관이 발생한다고 해 궁금증을 자극한다. 이런 가운데 12월 10일 ‘이한신’ 측이 8회 본방송을 앞두고 허은지의 가석방 심사 현장을 담은 스틸컷을 공개했다. 이곳에는 새로운 가석방 심사관으로 서동훈(김민재 분)이 함께하고 있어 이목을 집중시킨다. 취업조건부 가석방 자리를 돈을 받고 거래해 온 김내경(김혜화 분)이 잘리면서, 그 자리를 서동훈이 대신하게 된 것이다. 공개된 사진 속 이한신은 불청객 서동훈을 불안한 눈빛으로 바라보고 있다. 서동훈은 오정그룹 법무팀 소속의 변호사로, 이한신과는 지동만(송영창 분)의 가석방을 두고 격렬하게 대치했던 인물. 이에 이한신은 서동훈이 자신에게 복수하기 위해 허은지의 가석방을 방해할까 봐 긴장한다고. 이어진 사진에서는 가석방 심사 중 직접 허은지 옆으로 나가 적극 변호를 하는 이한신의 모습이 보인다. 그러나 서동훈도 질세라 허은지의 옆에 서서 무언가를 말하고 있는데. 이한신의 심각한 표정이 허은지의 가석방 심사장에서 어떤 일이 펼쳐진 것인지 호기심을 치솟게 한다. 이와 관련 ‘이한신’ 측은 “‘가석방 심사’를 정의 구현의 방식으로 사용하던 이한신이, ‘가석방 심사’로 인해 발목 잡히는 일이 발생한다”며 “과연 이한신이 이 위기를 어떻게 극복할지, 허은지는 가석방 적격 판정을 받고 출소할 수 있을지 궁금해하며 ‘이한신’ 8회 방송을 기다려 주시길 바란다”고 전했다. 한편, 김민재의 등장으로 혼란에 빠진 황세인 가석방 심사 현장은 오늘(10일) 저녁 8시 50분 방송되는 tvN 월화드라마 ‘가석방 심사관 이한신’ 8회에서 확인할 수 있다.
‘가석방 심사관 이한신’ 시선 끌올 백지원의 등장
가석방 심사관 이한신’ 시선 끌올 백지원의 등장
2024. 11. 20 17:23 연예
tvN 새 월화드라마 ‘가석방 심사관 이한신’ 어제(19일) 방송한 tvN 새 월화드라마 ‘가석방 심사관 이한신’(연출 윤상호/ 극본 박치형/ 기획 CJ ENM, KT스튜디오지니/ 제작 코탑미디어) 2화 말미에 등장한 백지원의 범상치 않은 모습에 시청자들의 이목이 쏠렸다. 극 중 백지원은 사채업계의 레전드라 불리는 ‘최화란’ 역으로, 트로트 음악을 배경으로 채권자에게 얼음을 하나씩 먹이며 제때 돈을 갚지 않는 것을 지적, 이른바 ‘얼음 추심’을 진행하고 있었던 것. 이한신(고수 분)의 거래를 하러 왔다’는 제안에 관심 없다는 반응을 보인 화란이 떼인 돈을 받아주겠다는 한마디에 180도 바뀐 분위기와 표정으로 한신을 보는 흥미로운 전개는 시청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하며 앞으로 이어질 서사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특히 강렬한 레드로 무장한 화란이 한신의 제안에 들고 있던 얼음을 입에 넣어 천천히 씹으며 뚫어져라 쳐다보는 장면은 ‘압도’ 그 자체였다. 방금까지 호탕하게 웃던 모습과는 대조적으로 차갑고 냉정한 카리스마를 뿜어내는 백지원의 연기는 시청자들의 시선을 집중시키는 것은 물론 극의 긴장감까지 끌어올렸다. 한편, 백지원이 출연하는 tvN 새 월화드라마 ‘가석방 심사관 이한신’은 매주 월, 화 저녁 8시 50분에 방송된다.

주간경향(총 2 건 검색)

[박상영의 Re:코노미]‘재벌은 돌아오는 거야’ 이재용 가석방이 남긴 숙제(2021. 08. 20 14:41)
2021. 08. 20 14:41 경제
ㆍ유죄확정 총수일가 경영 지속 시 ‘취업제한 규정’ 취지 훼손 “재벌 총수일가는 앞으로 수감되더라도 그 지위만으로 응당 가석방될 수 있다는 잘못된 시그널을 줄 수 있다.” 박근혜 정부의 ‘국정농단’ 사건으로 실형을 확정받고 복역해온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광복절을 앞두고 8월 13일 오전 경기 의왕시 서울구치소에서 가석방되어 나오고 있다. / 권도현 기자 삼성그룹 지배권 승계 의혹에 대한 형사재판 1심이 진행 중임에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가석방된 것을 두고 시민단체인 경제개혁연대가 내놓은 논평의 일부다. 실제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8월 13일 이 부회장의 가석방을 두고 여권 일각과 진보진영에서 반발이 이어지자 “국익을 위한 선택으로 받아들이며 국민께서도 이해해주길 바란다”고 밝히기도 했다. 글로벌 반도체 경쟁이 격화되는데다 코로나19 델타 변이 확산으로 백신 확보에 비상이 걸린 만큼 이 부회장의 ‘역할’을 고려해 가석방을 결정했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는 대목이다. 그동안 경제상황을 명분으로 총수일가에 대한 처벌 수위를 낮게 하는 사례는 비일비재했다. 이는 경제개혁연구소의 분석결과에서도 드러난다. 2011년부터 2021년 5월까지 대기업 총수일가가 배임·횡령 등의 혐의로 기소돼 재판이 종결된 11건을 살펴보면, 18명에게 징역형이 확정됐지만 이들 중 절반인 9명은 집행유예로 풀려났다. 횡령·배임 총수일가 ‘솜방망이’ 처벌 실형을 받은 9명 중 7명은 형이 종료됐지만 형량을 모두 채우고 만기 출소한 경우는 한명도 없었다.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과 이선애 전 태광산업 이사의 경우처럼 병으로 형집행정지된 사례를 제외하면 대부분 가석방이나 사면으로 풀려났다. 가석방된 이재용 부회장 이외에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최재원 SK 수석부회장이 각각 사면과 가석방으로 풀려났다. 장세주 동국제강 회장은 가석방으로 조기 출소를, 이재현 CJ 회장은 사면을 받았다. 현재 복역 중인 3명 중에서도 이호진 태광산업 회장과 이중근 부영 회장 등 2명은 보석 상태로 재판을 받다 형확정 후에야 재수감됐다. 아직 형이 확정되지 않은 조석래 효성 명예회장은 파기환송 전 1심과 2심에서 모두 실형이 선고됐지만 건강상 문제로 구속되지 않았다. 기소되더라도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경우는 드물었다. 사망한 신격호 총괄회장과 이선애 전 이사를 제외한 총수일가 16명 가운데 이호진 전 태광그룹 회장만 1심 선고 직전인 2012년 8개 계열사 이사직에서 물러났다. 확정판결이 날 때까지 등기임원을 유지한 총수일가도 12명이나 됐다. 등기임원에서 물러나도 미등기임원으로 활동했다. 장세주 동국제강 회장은 동국제강 대표이사를 사임한 뒤, 이재용 부회장은 삼성전자 사내이사 임기만료 후 각각 미등기임원으로 재직 중이다. 조석래 명예회장은 형사재판과 함께 진행된 증권선물위원 해임권고 취소 소송에서 패한 후에야 효성 대표이사를 사임하고 미등기임원으로 경영에 참여 중이다. 이사회 구성원인 등기이사는 문제가 발생하면 회사와 연대해 손해배상 책임 등이 있지만 미등기임원은 이 같은 책임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롭기 때문이다. 유죄가 확정된 이후에도 자리에서 물러난 총수일가는 3명에 불과했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확정판결 직후 2014년 2월 7개 계열사에서 퇴직했다. 김승연 회장은 취업제한 기간이 끝난 2021년 4월에 한화, 한화건설, 한화솔루션 등 3개 계열회사에 미등기임원(회장)으로 복귀했다. 이중근 부영그룹 회장도 확정판결 직후인 2020년 8월부터 11월까지 17개 계열회사 이사직을 전부 사임했다. 이중근 회장의 아들 이성한 부영엔터테인먼트 대표도 2020년 9월 사임했다. 이외에 최태원 회장과 최재원 부회장, 이재현 회장은 등기임원에서 미등기임원으로 바뀌는 정도의 변화만 있었다. 유죄가 확정된 총수일가 16명 중 범죄행위에 대한 책임을 지고 기소나 유죄확정 이후에 일시적으로라도 퇴직한 사례는 4명에 불과한 것이다. 이승희 경제개혁연구소 연구위원은 “총수일가 범죄에 대한 집행유예 비율이 높고 유죄판결 이후에도 계속 경영권을 행사하는 데 전혀 문제가 없는 현실은 총수일가의 범죄가 빈번히 발생하고 유사한 범죄가 반복되는 원인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는 기업가치를 훼손하는 범죄자는 기업 임원 자격을 법으로 제한하거나 시장에서 퇴출시키는 선진국의 관행과도 대비된다. 유명무실 ‘취업제한 제도’ 국내에도 기업가치를 훼손하는 범죄를 저지르면 임원자격을 제한하는 제도가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에 있지만 제대로 작동되지 않았다. 특경가법 제14조는 5억원 이상의 배임·횡령으로 징역형의 유죄판결을 받은 경우에는 범죄 행위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기업체에 취업할 수 없도록 하고 있다. 다만 법무부 장관의 승인을 받은 경우에만 예외적으로 취업을 허용하고 있다. 그런데 시행령 제10조에서 기업체 범위를 ‘유죄판결을 받은 사람의 공범’이나 ‘범죄행위로 인해 재산상 이득을 취한 제3자’로 제한했다. 단독범행인 경우에는 취업제한이 적용되지 않는 문제가 있어 2019년 ‘유죄판결된 범죄행위로 인해 재산상 손해를 입은 기업체’를 추가했지만 이전까지의 위반 사례에 대해서는 처벌할 수 없다. 이승희 연구위원은 “개정된 시행령을 적용하면 효성의 대표이사를 맡고 있는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은 효성의 자금을 횡령해 취업할 수 없지만 시행 이전에 벌어진 범죄라서 적용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아직 남아 있는 허점도 있다. 법무부는 지난 2월 이재용 부회장 측에 삼성전자 취업제한 대상자라는 사실과 취업승인 신청절차 등을 통보한 상태다. 그럼에도 이재용 부회장은 8월 13일 출소 직후, 서울 서초동 삼성사옥에서 삼성전자 사장들을 만나 경영현안을 보고 받는 등 경영복귀에 시동을 걸었다. 무보수 미등기임원은 ‘취업’이라 볼 수 없다는 논리로 취업제한제도의 빈틈을 파고든 것이다. 앞서 최태원 회장도 사면·복권으로 취업제한 문제가 해소됐지만, 그 전까지 ㈜SK와 SK이노베이션 회장으로 재직해 취업제한 규정 위반 논란이 있었다. 경제개혁연대는 정보공개 청구를 통해 법무부에 취업승인 여부를 판단하는 기준을 밝혀달라고 요구했지만 법무부는 “별도로 보유·관리하는 지침은 없다”고만 밝혔다. 만약 법무부 장관이 취업을 승인한다면 이재용 부회장은 다시 삼성전자에 취업할 수 있다. 그러나 범죄자의 불법행위로 물의를 일으킨 회사에 상당기간 취업을 제한해 해당 기업체를 보호한다는 특정경제범죄법 취업제한 규정의 취지는 훼손될 수 있다. 이재용 부회장을 두고 또 한 번의 특혜 논란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박상영의 Re:코노미
[포커스]가석방 확대 이면의 ‘교도소 외주화’(2020. 03. 20 15:31)
2020. 03. 20 15:31 사회
ㆍ수감자가 밖으로 나오면 보호관찰관과 무도실무관이 다 떠맡아야 ‘풍선효과’란 표현은 다양한 영역에서 활용된다. 통상적으로 어떤 문제를 해결하면 연쇄적으로 다른 문제가 불거지는 현상을 풍선효과라고 한다. 전국 교도소 가운데 높은 과밀율을 기록하고 있는 부산교도소 전경. 법무부와 부산시는 교도소와 구치소를 통합이전하는 양해각서를 체결했지만 시행여부는 불투명하다./연합뉴스 구치소와 교도소의 과밀은 어제오늘 불거진 문제가 아니다. 가둬놔야 할 사람은 늘어나는데 교정시설 확충은 쉽지 않다. 전체 수사에서 구속영장 청구율은 매년 낮아지고 있지만, 여전히 많은 피고인이 구속상태에서 재판을 받는다. 2019년 한 해 동안 검찰이 청구한 구속영장 2만9647건 중 2만4018건(81%)이 발부됐다. 2만4018명이 구속됐다는 얘기다. 2016년 구속 인원 3만2369명 이후 구속상태로 재판을 받는 미결수의 수는 2만 명대로 수가 줄었지만 여전히 많다. 게다가 구속상태에서 재판을 받는 피고인의 60% 이상이 항소한다. 구금상태가 길어진다는 말이다. 보석 인용비율도 높지 않다. 이 모든 것들이 중첩적으로 일어나면서 우리나라의 교정시설 수용률은 2017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헝가리 다음으로 높은 것으로 기록됐다. 점점 과밀화되는 교정시설 이 같은 교정시설 과밀화를 해소하기 위해 정부가 들고나온 대책이 ‘보석 확대’와 ‘가석방 확대’다. 보석허가를 할 때 전자발찌 또는 전자팔찌와 같은 전자장치를 부착함으로써 구치소에 준하는 거주지 제한 효과를 주고, 구치소 수용률도 낮춘다는 계획이다. 불구속 수사 원칙 확립을 위한 대책이기도 하다. 가석방 역시 2018년부터 다양한 조건을 붙여 확대하고 있다. 필요적 가석방 및 취업 조건부 가석방을 확대하는 한편 오는 8월부터는 전자장치 부착 조건부 가석방도 본격적으로 시행한다. 구치소와 교도소에 수용돼 있던 사람들이 교정시설 밖으로 나온다고 해서 이들에 대한 관리·감독이 해제되는 것은 아니다. 수감 장소만 변경됐을 뿐 여전히 거주지 제한, 야간통행 제한 등 각종 제약이 따라붙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들을 관리·감독할 체계적인 대책은 잘 보이지 않는다. 현행 제도하에서 이를 담당하는 사람은 법무부 범죄예방정책국 소속 전자감독 보호관찰관과 무도실무관이 전부다. 박찬걸 대구가톨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법학박사)가 2019년 <한국보호관찰학회>에 게재한 ‘전자감독제도의 성과분석과 발전방향’ 논문에 따르면 2018년 기준 전자감독 전담인원은 162명(전자감독 대상자 3126명)으로 전담인원 1인당 관리·감독해야 할 대상자는 19.3명에 달했다. 2008년 1인당 전담 대상자 3.1명이었던 것에 비해 10년 사이 전담 대상자가 6배 이상 늘어난 셈이다. 전담 인원을 꾸준히 늘려왔음에도(2008년 48명) 전자감독 대상자 수가 급증한 탓이다. 이미 과중한 업무를 하는 상황에서 보석과 가석방 확대라는 교정시설 과밀화 해결책은 또 다른 문제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말이다. 앞으로 확대될 전자장치부착 조건부 보석과 가석방 대상자도 보호관찰소 관할이다. 전자발찌·팔찌를 착용한 대상자는 전부 보호관찰소 관할이다. 소수의 인원이지만 현재 전자장치부착 조건부 보석은 시범시행 중이다. 법무부에 따르면 2019년 9월 수원지방법원에서 처음 전자발찌 조건부로 보석이 받아들여졌다. 최근까지 9명에 대해 법원이 전자발찌 조건부 보석을 허가했다. 비록 기각되긴 했지만 정경심 동양대 교수(58) 역시 지난 3월 11일 대등재판부인 서울중앙지법 형사25-2부(재판장 임정엽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보석심문에서 전자발찌 조건부 보석을 요청하기도 했다. 전자발찌 착용자는 보호관찰소 관할 전자장치 부착 조건부 보석은 2019년 10월 백혜련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특정범죄자에 대한 보호관찰 및 전자장치 부착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변경된 최종 법안명은 ‘전자장치 부착 등에 관한 법률’)’을 대표 발의, 재적의원 152명 전원 찬성으로 법안이 통과되면서 올해 8월부터 공식적으로 시행될 예정인 법안이다. 쉽게 말해 보석조건으로 전자장치 부착을 명령함으로써 거주지를 제한하고, 굳이 구치소에 수감하지 않더라도 구속상태에 준하는 인신구속을 통해 불구속재판을 활성화한다는 취지의 개정법이다. ‘일대일 전담보호관찰’도 2019년 4월 16일부터 시행 중이다. 일대일 전담보호관찰이란 보호관찰관 1명이 전자장치부착 대상자 1명을 24시간 관리·감독하는 것을 말한다. 조국 전 장관이 청와대 민정수석으로 있을 당시 조두순 출소를 막아달라는 국민청원의 답변으로 나온 아이디어다. 전국 5% 이내의 고위험자가 일대일 보호관찰 대상자가 된다. 그런데 전자감독 실무에서는 이 일대일 전담 보호관찰이 나머지 여타 전자감독 업무에 지장을 준다. 일대일 전담업무를 맡은 전자감독관은 다른 전자감독 업무에서 배제되기 때문에 실제 전자감독관 1인당 감독 인원수가 통계수치보다 더 늘어난다는 것이다. 전자감독관 1명이 맡아야 할 대상자가 늘어나면 관리·감독의 질적 저하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일대일 보호관찰은 조두순과 같은 재범위험도가 높은 기결수를 대상으로 한다. 통상 전국 기준 상위 5% 내 고위험자가 그 대상이다. 보호관찰소 관계자는 “상위 5% 내 고위험자라고 하면 대상자가 적을 것 같겠지만 실제로는 대부분의 아동성범죄, 강력흉악범죄자들에 여기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언론에서는 자꾸 조두순이 출소하면 어떻게 할 거냐고 이야기하지만 실제로는 조두순보다 더 흉악한 범죄를 저지를 사람들도 많다.” 한 무도실무관의 말이다. 그는 “대구지역에서는 7살 여아를 유인해 숨지게 한 뒤 시신에 몹쓸 짓을 한 만기출소자도 전자감독 대상자로 관리되고 있다”면서 “이미 맡아야 할 업무는 포화상태인데 일대일 보호관찰 외 집중관찰제도까지 도입돼 있어 업무가 계속 늘어나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집중관찰제도란 집중관찰대상자로 지정된 전자장치 부착대상자에게 이상행동이 감지됐을 경우 보호관찰관과 무도실무관이 현장에 출동해 사고를 사전에 예방하는 관제시스템을 말한다. 한 무도실무관은 그러나 “우리끼리는 정말 쓸데없는 짓이라는 말을 많이 한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전자발찌를 찬 사람이 집에 있으면 관제 모니터에 ‘H’가 뜬다. 그런데 하루종일 집에 있으면 집에만 있는 게 이상하다고 관제센터에서 경보 발생을 한다. 이동한 후 한 자리에 너무 오래 있어도 경보를 띄운다. 또는 너무 많이 이동을 해도 경보가 뜬다. 그럴 때마다 무조건 현장에 가야 하는데 막상 가면 별다른 일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렇다고 안 나가볼 수도 없다. 예방업무를 하는 것까지는 좋은데 인력을 갈아넣어 꾸역꾸역 하고 있다는 것을 윗선에서는 잘 모르는 것 같다.” 국가인권위원회가 2018년 11월 5일 법무부 장관 등을 상대로 내린 교정시설 과밀화 해소 관련 결정문에 첨부된 교도소 수용실태 사진. 왼쪽이 청주여자교도소 혼거실(9명 정원 11명 수용)이고, 오른쪽이 대전교도소 혼거실(4명 정원 6명 수용)이다./국가인권위원회 자료 원래라면 폐쇄된 교정시설 내에 있어야 할 재소자들이 사회로 나왔다. 교정업무를 담당하는 교정국과 보호관찰 업무를 하는 범죄예방정책국 모두 법무부 소속이지만 두 기관의 업무는 엄연히 다르다. 그럼에도 교정시설을 벗어난 재소자 관리를 보호관찰소가 대신 맡게 될 때는 교정시설에 준하는 관리·감독 시스템이 보호관찰소 내에 갖춰져 있어야 한다. 교정시설 과밀화 해소를 위해 만들어낸 보석·가석방 확대로 인한 풍선효과를 보호관찰소가 전적으로 책임지라고 할 수는 없다. 보호관찰소 관계자들은 이들에 대한 관리 업무가 힘든 이유로 가석방 대상자들의 이면성을 지적하기도 한다. 사실 가석방은 본인이 원한다고 신청만 하면 나갈 수 있는 게 아니다. 형법 제72조에 따르면 가석방이 되기 위해서는 ‘징역 또는 금고의 집행 중에 있는 자가 그 행상이 양호하여 개전의 정이 현저한 때에 무기에 있어서는 20년, 유기에 있어서는 형기의 3분의 1을 경과한 후 행정처분으로 가석방을 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다. 형사정책연구원이 조사·발표한 <가석방제도의 운영현황과 개선방안에 관한 연구> 자료에 따르면 가석방된 재소자의 대부분이 선고형의 80~90% 이상 복역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거기에 래피등급(재범위험성 등급)이 2등급 이상인 소위 교도소 안에서 바른 생활을 하는 ‘모범수’여야 가석방이 가능하다. 그런데 무도실무관들은 “교도소 안에서의 모범수가 출소 후 모범수인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소위 깐죽거리는 대상자가 있습니다. 전자발찌를 착용한 경험이 없는 사람들도 이미 교도소 안에서 전자발찌를 착용했던 사람들로부터 각종 보호관찰 요령을 배워서 나옵니다. 전자장치부착 조건부 가석방자들의 경우 야간 외출 제한 명령을 별도로 부과하지 않더라도 보호관찰법에 따라 야간 미귀가자 지도·감독을 할 수 있는데 전화로 욕설을 하거나, 귀가지도에 불응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런데 전담직원이나 무도실무관이 이들의 불응에 대해 직접적 처벌을 할 수가 없습니다. 보호관찰법 제28조에 따라 지도·감독 불응으로 서면경고장을 발부하는 게 전부인데, 이것도 한 달 안에 3번 이상 발부해 경고가 누적돼야 경찰에 수사의뢰를 할 수 있습니다. 이걸 잘 아는 가석방자들은 3번 미만으로 경고장을 받는 겁니다.” 보석·가석방 확대 풍선효과 책임은 누가 전자장치 부착 대상자의 동종범죄 재범률은 2%가 채 되지 않는다. 그만큼 관리·감독을 철저히 하고 있다는 말로 풀이할 수도 있다. 그런데 그 비율을 수치로 나타내면 결코 적지 않다. 2018년 성폭력 범죄자 전자장치 부착자에 한정해 보면 부착자 3270명 중 83명(2.53%)이 같은 범죄를 다시 저질렀다. 어쨌든 83건의 관리·감독 소홀이 발생한 셈이다. 형기를 마치지 않고 교도소 밖으로 나올 재소자들은 계속 늘어날 수밖에 없다. 여기에 전자장치 부착 조건부 보석 대상자도 늘어날 예정이다. 이들에 대한 밀착 관리·감독을 요구하는 목소리 역시 커질 수밖에 없다. 그런데 현재의 전자감독 보호관찰관과 무도실무관들이 이 업무를 다 맡을 수 있을까. 한 달의 3분의 1 이상 야간근무를 하면서도 월 200만원대의 급여를 받는 무도실무관들에게 이 모든 업무를 맡게 하는 것은 옳은 일일까. 담당 직원을 늘려 업무 부담을 줄이겠다는 것만으로는 해결책이 되긴 어렵다. 교정시설 밖으로 재소자를 내보내기로 계획할 때는 이들이 교정시설 내에 있을 때만큼 철저한 관리·감독이 가능한 시스템을 먼저 만들어야 한다. 법무부 관계자는 “올해 무도실무관을 12명 증원했고, 보호관찰관 인원 증대 역시 행정안전부와 기획재정부와 업무 협의하고 있다”며 “인력충원뿐만 아니라 시스템 구축을 위해서도 계속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교정시설 인권 실태 “없는 사람이 살기는 겨울보다 여름이 낫다고 하지만 교도소의 우리는 없이 살기는 더 합니다만 차라리 겨울을 택합니다. 왜냐하면 여름 징역의 열 가지, 스무 가지 장점을 일시에 무색케 해버리는 결정적인 사실-여름 징역은 자기의 바로 옆 사람을 증오하게 된다는 사실 때문입니다. 모로 누워 칼잠을 자야 하는 좁은 잠자리는 옆 사람을 단지 37도의 열 덩어리로만 느끼게 합니다. 이것은 옆 사람의 체온으로 추위를 이겨나가는 겨울철의 원시적 우정과는 극명한 대조를 이루는 형벌 중의 형벌입니다.” 고 신영복 교수의 책 <감옥으로부터의 사색>에 나오는 한 구절이다. 신 교수는 1968년 통일혁명당 사건으로 무기징역형을 선고받고 대전·전주교도소에서 복역했다. 1988년 8·15 특별가석방으로 출소하기까지 20년 20일간 감옥에 있었다. 신 교수의 책에 적힌 감옥의 풍경은 30여 년도 더 된 모습이지만 교정시설의 현실은 30년 전과 별반 차이가 없다. 여전히 재소자 1명당 1.65㎡(0.5평)의 공간도 확보할 수 없는 곳이 교정시설이기 때문이다. 법무시설기준규칙에 따르면 재소자 1인당 면적 기준은 국제적십자사 기준 3.40㎡(약 1평)로 돼 있지만 현실은 반 평도 되지 않는다. 전국 52개 교정시설 중 2017년 12월 말 기준 수용정원을 초과하는 기관은 43개(81.1%)로 사실상 대부분의 교정시설이 수용인원 한도를 초과해 운영하고 있다. 수용률이 130%를 넘는 기관도 12개(22.7%)에 달했다. 그렇다고 무조건 법무부를 탓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구속 인원은 늘어나는데 수용시설은 태부족이고, 구치소·교도소를 확장하거나 새로운 곳에 짓는 것도 지역주민의 반발에 부딪혀 어려운 게 현실이다. 지방자치단체와 법무부가 부지선정까지 마치고 교정시설 설치 양해각서(MOU)까지 작성해도 지역주민의 반발에 밀려 또다시 연기되기 일쑤일 정도로 구치소·교도소는 대표적인 ‘님비(NIMBY) 시설’로 꼽힌다. 헌법재판소가 2016년 12월 29일 “교정시설 1인당 수용면적이 수형자의 인간으로서의 기본 욕구에 따른 생활조차 어렵게 할 만큼 지나치게 협소하다면 이는 그 자체로 국가형벌권 행사의 한계를 넘어 수형자 인간의 존엄과 가치를 침해하는 것”이라며 재판관 전원일치로 위헌결정을 내린 이후에도 헌법침해적 현실은 그대로 유지되고 있는 셈이다. 박한철 당시 헌재소장과 김이수·안창호·조용호 헌법재판관이 보충의견을 통해 “수형자 1인당 적어도 2.58㎡(약 0.78평) 이상의 수용면적이 확보돼야 한다”고 했지만 이 역시 지켜지지 않고 있다. 재소자들은 여전히 칼잠을 잔다고 말한다. “9명이 수용정원인 방에 12명이 들어가 있고, 16명이 정원인 방에 20명이 들어갑니다. 머리를 벽에다 붙이고 자도 다리를 뻗으면 반대편에서 자는 사람의 종아리까지 오니까 다리를 교차해서 자야 해요. 뒤척거리면 난리가 나죠. 뒤척이고 싶어도 뒤척일 공간도 없어요. 죄짓고 갇혀 사는 주제에 공간 타령이냐 할 수도 있겠지만 몇 년을 그렇게 살아야 한다고 생각해보세요. 긴장한 채로 그렇게 자고 나면 온몸이 아파요.” 교정시설에 오래 수감된 사람들이 가장 많이 갖게 되는 병 역시 관절 관련 질환이라는 게 이들의 말이다. 교도소는 기본적으로 운동장이 있지만 대부분의 구치소는 운동장 개념의 공간이 없다. 기껏해야 112㎡(약 34평) 아파트 거실 수준의 좁은 실내 공간이 미결구금자들이 운동할 수 있는 공간의 전부다. 한 출소자는 “인천·수원구치소는 좌·우로 나뉜 사동 가운데에 운동장 개념의 작은 공간이 있는데 거기를 성인 재소자들이 벽을 잡고 뱅글뱅글 돈다”고 말했다. 운동할 공간이 부족하다보니 재소자들 대부분이 무릎 통증을 호소한다. 구치소는 기본적으로 미결수들이 수감되는 곳이기 때문에 재판이 끝나 확정판결이 내려지기 전까지는 구치소에 머물러야 한다. 재판이 길어질 경우 몇 년을 구치소에서 생활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서울·남부·안양구치소는 운동장이 있지만 매일 운동을 할 수도 없다. 신 교수의 글처럼 여름은 재소자들에게 고통의 계절이다. 24시간 선풍기 바람을 쐴 수도 없다. 한 재소자는 “벽걸이형 선풍기에서 50분간 바람이 나오다 10분을 끈다. 심지어 물도 못 쓰게 단수를 시켜버렸다. 2018년도에 전국적으로 덥다고 난리났을 때 교도소에서는 재소자들이 물을 너무 많이 쓴다며 단수를 시켜버렸다”고 말했다. 재소자들은 코로나19로 그나마 할 수 있던 걷기 운동도 할 수 없게 됐다. 대구교도소는 교정시설 직원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아 재소자들이 방에 무기한 분리수용된 상태다. 재소자들에게도 인권은 존재하지만 사회는 이들의 인권을 인정하지 않는다. 타인의 인권을 침해한 이유로 수감된 사람의 인권을 보호하자는 목소리는 그래서 공허할 수밖에 없다. 잠을 자다 성인 손가락 2개 크기만 한 바퀴벌레가 몸을 기어다녀도 재소자가 기본권 침해를 주장하고 개선을 요구할 방법은 기껏해야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을 넣는 수준이다. 헌재 위헌결정 2년 뒤인 2018년 11월 국가인권위원회가 또다시 국무총리와 법무부 및 검찰, 대법원에 교정시설 과밀화 문제 해결을 촉구했지만 달라지지 않는 이유도, 문재인 대통령이 100대 국정과제 중 하나로 교정시설 과밀화 해소를 넣었음에도 집권 4년차가 지나도록 과밀화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이유도 재소자의 인권은 ‘다음으로’ 미뤄진 탓이 크다.
특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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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두라스서 살인 누명 쓰고 수감됐다 가석방된 한지수씨
2010. 06. 04 11:41 화제
지난 2008년 6월, 스킨스쿠버 다이빙 자격증을 따기 위해 온두라스로 떠났던 한지수씨(27)는 한 네덜란드 여성의 사망 사건을 목격했다는 이유로 온두라스에 구속 수감됐다. 국내에 전해진 그의 이야기는 네티즌들의 구명운동으로 이어졌고 뒤늦게 나선 정부의 도움으로 지난 12월 악몽 같은 감옥을 벗어날 수 있었다. 하지만 아직 끝난 것이 아니다. 가석방 된 그는 현재 가택 연금 중으로 언제 끝날지 모르는 긴 싸움을 이어가고 있다. 가석방 후 6개월, 이메일 인터뷰를 통해 한지수씨의 근황을 들었다. Q 지난 12월 가석방 이후 어느덧 6개월이 다 되어갑니다. 어떻게 지내고 계신가요? 저는 지금 가택 연금 보증인이었던 박명하 목사님께서 담임목사로 계신 온두라스 한인교회에서 지내고 있습니다. 한인교회 밖으로는 나갈 수 없지만, 다행히 교회가 큰 편이라 감옥보다는 덜 답답합니다. 교인 분들과 선교관에서 아침저녁으로 배드민턴을 치는데, 그 시간이 가장 즐겁습니다. 닭장 같은 감옥에서 생활하다가 정상적인 생활을 하니까 무척 편합니다. 사진에서 보시면 아시겠지만, 감옥 침대가 낮아 허리를 펴고 책을 보지 못했고, 침대 매트도 스펀지라 등 쪽 근육이 많이 뭉쳤습니다. 불시 검문과 감옥 내에서의 소동으로 제대로 잠을 이루지 못한 적도 많았습니다. 지금은 정상적인 생활과 운동 등으로 건강이 많이 회복된 상태입니다. 교회 안에 인터넷선이 깔려 있어, 인터넷은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습니다. 다만 온두라스 특성상 회선이 불안정할 때가 많습니다. Q 가석방 판결이 나는 순간의 심정은 어땠습니까? 심리에는 저와 변호사, 검사만이 들어갔습니다. 모두 스페인어로 진행되어 한마디도 못 알아들었는데, 심리 내내 두 손 잡고 기도했던 것이 기억납니다. 특히, 판사가 결정문을 읽을 때 “Iglesia Coreana”라고 하며 박명하 목사님 이름을 거론할 때, 가석방 판결이 난 것을 알았습니다. 그 순간부터 계속 눈물이 그치질 않았습니다. 기쁜 감정도 있었지만, 3개월간 함께 고생한 아버지 생각이 나고 또 죄송한 마음뿐이었습니다. 일반 가석방이 아닌 가택 연금이었지만, 검찰 측의 반대가 워낙 심했던 터라 그것만으로도 감사했습니다. Q 검찰 측이 즉각적으로 항소를 했습니다. 앞으로 어떻게 재판이 진행되나요? 현재 3월에 열린 3차 심리 결과가 나오지 않은 채, 담당 판사가 바뀌어 3차 심리가 다시 열릴 예정입니다. 온두라스는 이처럼 모든 업무가 순조롭게 진행되지 않고 언제 무엇이 변경될지 모릅니다. 앞으로 3차 심리가 끝나면 본 재판이 열립니다. 아직 재판 날짜도 정해지지 않은 상황입니다. 변호사 말에 따르면 검찰의 항소 역시 더디게 진행이 될 것이라고 합니다. Q 지수씨가 맨 처음 온두라스에 간 게 2008년 6월입니다. 2년 전의 온두라스와 현재 온두라스가 지수씨에게 어떻게 달라졌는지 궁금합니다. 2년 전, 스킨스쿠버 자격증을 따기 위해 막연히 즐거운 상상만 하며 온두라스에 첫발을 내디뎠습니다. 처음 공항에 도착했을 때 무장 경찰이 있는 것을 보고 조금 삭막하고 무섭다는 생각을 했지만 이내 로아탄 섬에 도착해 맑은 바다와 순박한 사람들을 보고 마음이 놓였습니다. 원했던 스쿠버 다이빙 자격증을 따는 것이 좋았고, 날씨도 좋고, 자연도 아름다운 곳에서 하루하루를 지내는 것이 꿈만 같았습니다. 그 당시에, ‘이곳에서 살아도 좋겠다’라고 생각했던 것이 기억납니다. 지금은 이 아름다운 나라가 마냥 아름다워 보이지만은 않습니다. 당시에 몰랐던 것들(정치적인 불안정성, 신문기사에 연일 보도되는 끔찍한 살인사건, 대낮에 걸어 다니는 것조차 위험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또 온두라스는 저에게 너무 많은 슬픔과 아픔을 가져다주었습니다. 즐거운 기억도 있지만, 저에게는 아무래도 힘들고 무서웠던 기억이 더 많습니다. 라세비아 교도소에 수감됐을 때 지수씨가 지내던 방과 부엌.Q 사건 당시 목격자로서 참고인 자격으로 법원에 진술하며 사건에 휘말리게 됐는데 불안하지 않았습니까? 당시만 해도 사망사건이었지 살인사건이 아니었습니다. 따라서 제가 증인으로 설 때도 불안해할 일은 아니라고 생각했습니다. 저는 현장에 있었던 사람으로서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하고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Q 맨 처음 체포되었던 곳이 이집트였습니다. 어떤 상황이었나요? 이집트 공항에서 붙잡혔을 당시, 저는 너무 당황한 나머지 어디에 연락할 생각조차 하지 못했습니다. 마침 휴대폰 발신이 불가능한 상황이기도 했습니다. 그나마도 곧 빼앗겼고, 인터폴 사무국과 법원 등에 이리저리 끌려 다니다가 결국 감옥에 보내졌습니다. 카이로 감옥에는 3주간 있었지만, 그 3주가 저에게는 진정 30년 같은 시간이었습니다. 매트리스도, 이불도 없는 콘크리트 바닥에서 자다가 목이 돌아간 적도 있습니다. 먹는 것도, 자는 것도, 화장실 가는 것도 어느 것 하나 제대로 되어 있지 않은 곳에서 보내는 하루하루의 생활은 1분 1초가 괴로웠습니다. 7일 후, 저와 함께 있었던 한 수감자가 밖에 나가서 언니에게 연락을 했고 언니가 이집트 대사관에 연락했으나 이미 늦은 때였습니다. 대사관에서는 서류가 온두라스로 넘어간 상태라 조치를 취할 수 없다고 했고, 온두라스로 가는 것밖에는 방법이 없다고 했습니다. 송환 당일, 체포 첫날 끌려갔던 인터폴 사무국으로 다시 가게 되었습니다. 그곳에서 온두라스 인터폴 담당자 2명을 만나 카이로 공항으로 갔습니다. 3주 전에 붙잡혀서 나가지 못했던 그 공항을, 그렇게 다른 사람의 손에 이끌려 나가게 되었습니다. Q 2008년 여름에 사건이 발생하고 1년 동안 한국과 미국, 이집트를 오간 지수씨의 입출국에는 아무런 제재가 없었습니다. 1년 만에 갑자기 체포된 데에는 어떤 이유가 있다고 보십니까? 이집트와 온두라스는 범인 인도 협정조차 맺어져 있지 않습니다. 즉, 제가 이렇게 끌려온 것 자체가 불법이라는 것입니다. 조사에 의하면 온두라스에 있는 네덜란드 세력이 본국과는 상반되게 쿠데타 정권을 지지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네덜란드 세력이 쿠데타 집권 시기를 틈타 검찰과 인터폴을 매수해 저의 온두라스 송환을 추진한 것이라고 추정하고 있습니다. Q 온두라스에서의 수감생활은 어땠습니까? 아버지께서 워낙 신경을 많이 쓰셨습니다. 교도소장에게, 그리고 여자 교도소 방장에게 잘 부탁한다고 간곡하게 부탁하셨습니다. 면회 오실 때마다 교도소에 있는 여러 사람들에게 음료를 돌리고 하여 많이 인심을 얻었습니다. 그 덕분에 다행히 저는 무탈하게 잘 지냈던 것 같습니다. 평소 교도소 분위기는 살벌했습니다. 특히 남자 교도소 쪽이 심했는데, 하루에 두 번 매점을 갈 때가 가장 무서웠습니다. 남자 수감자들은 흉악범이 많아서 조심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수차례 들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한 여자 수감자가 남자 교도소 쪽에서 살해당한 일도 있었습니다. 남자 교도소 쪽에서 폭동이 일어난 적도 있습니다. 높은 담벼락 때문에 아무것도 보진 못했지만, 감시대에 있는 유리창들이 모두 깨지고, 총소리도 들렸습니다. 담을 넘어 깨진 유리, 벽돌 등이 날아왔습니다. 시도 때도 없는 검문과 폭동으로 밤이 조용한 날은 많지 않았습니다. Q 말도 잘 통하지 않는 지구 반대편 감옥에서, 그것도 언제 나갈지 모르는 미결수 신분으로 영어(囹圄)의 몸이 된다는 건 보통 사람으로선 쉽게 가늠할 수 없는 일입니다. 어떤 심정이었는지, 또 어떻게 버텨냈는지 궁금합니다. 체포 초기(이집트 감옥)에 극심한 충격을 받아서인지, 라세이바 감옥에서 지내는 것은 차라리 쉬웠습니다. 열악하나마 이부자리라도 있었고, 무엇보다 아버지 얼굴을 볼 수 있는 날이 있다는 것이 무척 좋았습니다. 일주일에 세 번 있는 면회만 기다리면서 하루하루를 버텼던 것 같습니다. Q 한지수씨 사건이 국내에 알려지게 된 데에는 네티즌들과 트위터 사용자들의 구명운동이 큰 역할을 했습니다. 당시 이런 상황을 알고 계셨는지, 어떤 심정이었는지 궁금합니다. 아버지께서 감옥에 오셔서 이런저런 소식을 전해주셨습니다. 언니가 올린 글 덕분에 언론사와도 접촉이 되었고, 제 친구가 트위터를 만들어주고 활동해서 한국에서 많이 알려지게 되었다는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가슴이 벅찼습니다. 어떻게 얼굴을 알지도 못하는 사람들이 그렇게 나서서 나를 도와줄까, 하고 감사하며 신기했습니다. 가택 연금 중인 한인교회에서. 천신만고 끝에 만난 아버지 한원우씨와 언니 지희씨. Q 정부에서 전문가팀을 파견한 것이 지난 12월입니다. 지수씨의 무죄를 입증하는 데 결정적인 도움을 주긴 했지만 그전까지 정부의 무심한 태도에 원성이 높았습니다. 타국에서 국가의 보호를 받지 못한다는 것에 대한 절망이나 정부에 대한 원망은 없었는지요. 생각했던 것보다 너무나도 미약했던 정부의 지원이 아쉬웠습니다. 감옥에서 하루라도 보내봤으면 알 것입니다. 그 철창 밖으로 한시라도 빨리 나가고 싶은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그저 여론의 비난을 막는 데에만 급급한 모습을 보여준 것은 저희 가족에게 큰 상처가 되었습니다. 제 케이스는 다행히 많이 알려져서 이 정도나마 도움을 받고 있지만, 사실 정부에서 해준 건 아무것도 없습니다. 제가 없어진 후 가족이 이집트 대사관에 연락했지만 이집트 대사관은 7일 동안 제가 있는 곳을 찾아내지도 못했습니다. 온두라스 대사관으로부터 변호사를 추천받았지만 제대로 검증되지도 않은 대사관 직원이 아는 변호사였다고 합니다. 이런 식으로 도와줄 바에야 차라리 안 도와주는 게 낫겠다 싶을 때도 있었습니다. 아무리 지금 정부에서 많은 신경을 써준다고는 하나, 제가 현지에서 느끼는 것은 조금 다릅니다. 대사관에서 저에게 연락해 묻는 것은 “무슨 도움이 필요하냐”가 아니라 “일이 어디까지 진전되었느냐, 왜 진전되지 않느냐”는 다그침입니다. 온두라스의 특성상, 일의 진척이 더딥니다. 그렇다면 대사관이 나서서 돕는 것이 제가 바라는 것인데, 대사관에서는 “너희 변호사가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냐”는 식으로 저에게 책임을 돌리려고 합니다. 제가 원하는 것은 문제의 귀책이 아니라 해결입니다. 심지어 저는 대사관에 문제를 해결해달라고 부탁한 적도 없습니다. 저에게 책임을 돌리려 하는 것은 나중에 받을 비난에 대한 면피로밖에 보이지 않습니다. 저는 라세이바 감옥에서 3개월을 지냈습니다. 그 힘든 시간을 아버지도 함께했습니다. 제가 가석방이 될 수 있는 조건은 단 하나였습니다. 대사관의 확인서만 있으면 되었던 것입니다. 그것도 거창한 것이 아니라 ‘한지수에게 여행증명서를 발급해주지 않겠다’는 서류 한 장입니다. 그 서류를 해주지 않겠다고 해서 저는 그 3개월을 감옥에서 지내야 했던 것입니다. 언론에 보도되고 여론의 도움을 받은 끝에 겨우 받을 수 있었습니다. 감옥에서 꺼내주고 본국으로 돌려보내주는 것까지는 바라지도 않습니다. 그 확인서 한 장 써주는 데 몸을 사리는 공무원을 보면서, ‘하루만 감옥에 있어보세요. 당신 딸이 하루만이라도 감옥에 있다고 생각해보세요’라는 말을 얼마나 하고 싶었는지 모릅니다. Q 멀리서 지수씨의 이야기를 들으며 ‘참 낙천적이고 씩씩한 아가씨구나’라고 생각했습니다. 1년여의 시간을 돌아봤을 때 스스로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나요? 이번 사건이 지수씨 인생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궁금합니다. 기특하다고, 잘 해내고 있고 또 잘 해나갈 거라고 다독여주고 싶습니다. 어리석은 부분도, 미숙한 부분도 있었지만 분명 저는 제가 해야 할 일을 했습니다. 이번 일이 힘들었던 만큼, 배운 것도 많습니다. 이런 힘든 시간을 잘 버텨내고 있는 스스로가 자랑스럽습니다. 이 일이 제 삶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는 아직 모르겠습니다. 지금 이 모든 게 끝나고 몇 년이 지나봐야 알 것 같습니다. Q 일을 겪으며 가장 절망했던 순간과 가장 행복했던 순간은 언제였나요? 생각하기도 싫어서 잊어버리고 있었는데, 2차 심리 결과가 발표되던 아침이 가장 절망스러운 순간입니다. 2차 심리에서 “나갈 수 있다”고 변호사가 자신했기 때문입니다. 결과 발표만 남은 상태였기에 저는 짐을 다 싸서 기다렸습니다. “원하던 결과가 아니었다”고 통보하던 변호사의 말을 듣는 것보다 더 고통스러웠던 것은 아버지의 참담한 얼굴을 보는 것이었습니다. 만감이 교차하긴 했지만, 아무래도 가장 행복했던 순간은 가석방 심리가 끝나고 나서인 것 같습니다. 너무 기뻐서 펑펑 울고 말았습니다. 당시에는 아버지께서도 눈물을 흘리셨습니다. Q 현재 가장 염려하고 있는 것은 무엇입니까? 재판이 늦어지는 것은 온두라스에서 으레 있는 일이니 기다릴 수 있습니다. 그러나 만약 재판이 늦어지고 있는 사유가 비정상적인 외부의 압력에 의한 것이라면, 이것은 크게 우려할 일입니다. 외부의 영향이 미칠 수 있다는 것은 본 재판에서도 외부의 압력으로 아무 증거 없이, 혹은 거짓 증거로 제가 유죄 판결을 받을 수도 있다는 것을 시사하기 때문입니다. 어떻게 그런 일이 있을 수 있겠느냐고 반문하시는 분도 있겠지만, 저는 지금 범인 인도 협정도 맺어져 있지 않은 나라에서 인도되어 와서, 확실한 증거 없이 용의자 취급을 받아왔습니다. 이처럼 온두라스는 상식이 통하지 않습니다. 네덜란드와 같은 세력이 이런 허술한 점을 틈타 어떻게든 저를 희생양으로 삼으려 할지 모릅니다. 그것이 여태까지 제가 겪은 일이니까요. 제가 겪었던 일들이 다시 반복될까, 그것이 가장 염려되고 걱정됩니다. Q 지수씨가 하루빨리 자유의 몸이 되기 위해 우리 정부와 국민이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요? 현지에서 대사관이 힘을 써야 합니다만, 지금까지 전적으로 볼 때 제가 이렇게 한마디 한다고 달라지지는 않을 것입니다. 그러나 언젠가는 우리나라도 현지 사정에 능통하게 되어 재외국민의 보호에 적극적으로 나서서 문제를 해결해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그때까지는 저와 우리 국민이 눈에 불을 켜고 감시할 수밖에 없습니다. 작년 여름 이집트 다이빙 강사 시절.Q 꿈을 펼치려 해외로 떠났다가 뜻하지 않은 사고로 고통받는 많은 한국 젊은이들이 있습니다. 해외여행을 떠나는 젊은이들에게 조언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젊은 나이에 해외에 나가는 것은 이제 거의 일반적인 일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주의할 점은 우리나라가 해외여행이 이렇게 활발해진 것이 근래의 일이라는 것입니다. 때문에 사건사고가 발생하면 그야말로 국제 미아가 되기 십상입니다. 사전에 충분한 조사를 하고 가기를 바랍니다. 그냥 여행 정보만 찾아볼 것이 아니라, 현지 교민들은 어떻게 생각하고 생활하는지를 물어보고 조사해 가기를 바랍니다. 여행자들은 아무래도 단기간에 지나가기 때문에 잘 모르지만, 교민들은 오랜 생활로 현지 문제에 대해 더욱 잘 알고 있습니다. Q 자유의 몸이 되어 한국에 돌아온다면 가장 하고 싶은 일은 무엇인가요? 여태까지 아버지께서 여러 곳에 신세를 져가며 엄청난 액수의 변호사 비용과 여행 경비를 부담하셨습니다. 자유의 몸이 되면, 이 사건으로 발생되었던 제반 비용들을 갚고 상처를 딛고 일어나 정상적인 생활로 돌아가고 싶습니다. 또 이제껏 제가 받았던 도움과 관심을 갚고 싶은 생각도 간절합니다. 생활이 안정되고 여건이 되면 제가 겪었던 경험을 토대로 유사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분들을 돕고 싶습니다. 한지수 사건은? 2008년 6월 7일, 한지수씨(당시 25세)는 대학 졸업 후 직장생활을 하며 모은 돈으로 꿈에 그리던 중미 온두라스로 떠났다. 스킨스쿠버 다이빙 강사 자격증을 따기 위해서였다. 호주와 영국 이중 국적자인 다이빙 강사 댄 로스가 사는 집에 월세를 들어 살던 그는 그해 8월 22일 댄과 함께 술에 취해 집에 온 네덜란드 출신 다이버 강습생 마리스카 마스트의 사망사건을 목격한다. 그날 새벽 화장실에 다녀오다 넘어져 앞니가 깨지고 눈썹 끝이 찢어진 마리스카에게 댄과 함께 응급조치를 취한 후 방으로 돌아가 다시 잠이 들었는데 다음날 아침 마리스카가 오물로 더렵혀진 침대에서 가쁜 숨을 쉬고 있었던 것. 국립병원 응급실에 실려 간 마리스카는 곧 사망했고 지수씨는 경찰과 법원에서 참고인 진술과 증언을 했다. 경찰에 수감됐던 댄은 영국에서 온 변호사 누나의 도움으로 풀려나 종적을 감췄다. 사건 뒤 평상시처럼 생활하던 지수씨는 9월 24일 자격증 시험을 치르고 한국으로 돌아왔다가 그해 12월 이집트 다합으로 떠났다. 8개월 동안 이집트에서 스킨스쿠버 강습을 한 지수씨는 2009년 8월 27일 어머니가 계시는 미국 워싱턴으로 가기 위해 카이로 공항에서 여권심사를 받던 중 인터폴에 체포됐다. 그녀가 체포당한 혐의는 황당하게도 ‘살인’이었다. 온두라스 경찰이 지수씨와 마리스카, 댄이 삼각관계이며 지수씨와 댄이 살인 공범인 것으로 추정하고 수배를 요청한 것이다. 지수씨는 3주 동안 카이로 교도소에 수감돼 있다가 9월 22일 온두라스로 이송돼 라세이바 교도소에 갇힌다. 힘들게 가족과 연락이 닿았고 아버지 한원우씨와 언니 지희씨가 온두라스로 달려왔다. 지희씨는 동생의 억울함을 인터넷에 호소했고 네티즌들은 한지수 후원 카페를 통해 구명운동을 펼쳤다. “국가가 개인을 위해 신원보증을 서준 경우가 없고 선례를 만드는 것은 좋지 않다”며 지수씨의 신원보증을 거절했던 정부는 지난해 11월 국회에서 문제가 제기된 후 전문가팀을 온두라스 현지로 보냈다. 지수씨가 살인혐의로 체포된 지 3개월 만이었다. 지수씨는 12월 15일 보석금 1만 달러를 내고 가석방 판결을 받았고 온두라스 검찰 측은 즉각 항소해 현재 재판이 진행 중이다. <■ 글 / 노정연 기자 ■ 사진 제공 / 한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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