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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총 1,378 건 검색)

강릉시 ‘계약 통합 이행각서’ 도입···계약서류 10종 →1종 대폭 간소화
강릉시 ‘계약 통합 이행각서’ 도입···계약서류 10종 →1종 대폭 간소화
2025. 02. 06 13:52사회
... 전경. 강릉시 제공 강원 강릉시는 계약 행정의 효율성을 높이고 계약 상대자의 편의를 증진하기 위해 이달부터 ‘계약통합이행각서’를 도입, 기존 계약 때 필요했던 10종의 서류를 1종으로...
계약강릉이행각서
강릉 단독주택서 보일러 폭발···60대 사망
강릉 단독주택서 보일러 폭발···60대 사망
2025. 02. 03 18:44사회
.... 경향신문 자료사진 강원 강릉의 한 단독주택에서 보일러가 폭발해 60대가 사망했다. 3일 소방 당국과 경찰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 58분쯤 강릉시 왕산면 목계교 인근 단독 주택에서 보일러가...
보일러폭발강릉단독주택
강릉시, 말라리아 신속 진단검사 무료 시행···해외 위험지역 방문객 대상
강릉시, 말라리아 신속 진단검사 무료 시행···해외 위험지역 방문객 대상
2025. 01. 26 12:09사회
... 전경. 강릉시 제공 강원 강릉시는 해외 말라리아 위험지역 방문객을 대상으로 ‘말라리아 신속 진단검사’를 무료로 시행한다고 26일 밝혔다. 검사 대상은 해외에 다녀온 후 오한, 발열, 발한, 설사 등...
말라리아강릉위험지역
450여 년 전통 ‘강릉 위촌리 도배례’ 30일 개최···합동 세배 전통 계승
450여 년 전통 ‘강릉 위촌리 도배례’ 30일 개최···합동 세배 전통 계승
2025. 01. 23 10:32사회
... 전승회관에서 마을주민 등 12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도배례’가 열리고 있다. 연합뉴스 강원 강릉시는 설 연휴 마지막 날인 오는 30일 오전 10시 성산면 위촌리 전통문화 전승회관에서 마을 주민 등...
도배례전통위촌리세배설명절강릉

스포츠경향(총 363 건 검색)

[종합] 김일우♥박선영 결혼설 “강릉서 스몰웨딩 한다며? 축하” (신랑수업)
[종합] 김일우♥박선영 결혼설 “강릉서 스몰웨딩 한다며? 축하” (신랑수업)
2025. 02. 06 07:57 연예
채널A ‘요즘 남자 라이프-신랑수업’ 스키데이트 스킨십→결혼 진실토크 박선영 “오빠는 결혼하기 좋은 남자” ‘신랑수업’ 심형탁이 ‘육아 선배’ 정준하-송진우의 조언을 즉각 실천해 ‘100점 아빠’ 면모를 보였다. 5일 방송된 채널A ‘요즘 남자 라이프-신랑수업(이하 ‘신랑수업’)’ 149회에서는 ‘초보 아빠’ 심형탁이 정준하, 송진우를 만나 ‘베이비 샤워’를 하며 육아 조언을 듣는 모습이 펼쳐졌다. 또한 김일우는 박선영과 스키장 데이트를 하면서 연애와 결혼에 대한 진지한 속내를 나눠 더욱 가까워진 모습을 보였다. 이날 방송은 닐슨코리아 집계 결과, 2,5%(유료방송가구 전국)의 시청률을 기록했으며, ‘신랑수업’ 관련 뉴스와 검색어가 포털 사이트를 장악하는 등 안방 시청자들의 뜨거운 관심을 반영했다. 멋진 정장 차림으로 등장한 심형탁은 정준하와 송진우가 초대한 파티룸으로 향했다. ‘한국인 남편-일본인 아내’라는 공통점이 있는 세 사람은 심형탁의 아들 ‘심하루’의 탄생을 축하하기 위해 ‘베이비 샤워’를 함께 했다. 심형탁은 정준하와 송진우가 준비한 축하 선물에 감동을 받았다. 이후 마른안주에 논알코올 맥주를 곁들여 본격 파티를 하려 했는데, 심형탁이 덥석 안주를 집자 송진우는 “아이도 손 안 씻고 만질 거냐? 집에 오면 손부터 씻고 조심히 만져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심형탁은 곧장 손을 씻었고 “담배는 아직 안 끊었냐?”라는 정준하의 질문에 “(아이를 위해) 끊었다”고 답해 훈훈함을 안겼다. 2세 이야기가 나오자, 정준하는 “나도 올해 둘째에 도전하려고 한다”고 밝혀 모두를 놀라게 했다. 스튜디오에서 이를 듣던 ‘멘토군단’ 문세윤도 “저도 셋째 생각이 있다”고 해 모두의 응원을 받았다. 심형탁은 “이 나이에 ‘베이비 샤워’를 한다는 게 좀”이라며 아들과 약 50살 나이 차가 나는 것에 대해 부담스러움도 내비쳤지만, 정준하는 “그런 건 우리도 다 거쳤던 거다. 이제부터 네가 잘 이겨내면 둘째, 셋째, 넷째가 태어나면서 지금보다 더 행복해질 것”이라고 든든하게 조언했다.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 세 사람은 평소 ‘일본인 아내’ 때문에 먹지 못했던 음식을 주문해 먹었다. 정준하는 구수한 청국장, 심형탁은 매운 주꾸미, 송진우는 푸짐한 햄버거를 시켜 폭풍 먹방으로 ‘행복 포텐’을 터뜨렸다. 그러던 중 정준하는 “아무리 술을 마셨어도 아내 앞에서는 절대로 취한 모습을 보이면 안된다”고 강조했다. 또한 정준하는 “우리 아내들은 타국에서 육아하느라 더욱 힘든 상황이다. 그렇기에 남편들이 좀 더 가정에 신경을 써야 한다”고 이야기했다. 이 말에 깊은 깨달음을 얻은 심형탁은 고개를 끄덕이면서도, “언제까지 그렇게 눈치를 보면서 살아야 하냐?”라며 급발진했다. 송진우는 “우리가 여기에 적응해서 사는 게 훨씬 마음이 편하다”라고 직언했고, ‘교장’ 이승철 역시 “가정의 평화를 (남편들이) 변해야지”라고 맞장구쳤다. 정준하는 “육아와 살림은 남편이 당연히 같이 하는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심형탁은 ‘육아 선배’들의 찐 조언을 가슴에 새긴 뒤, 아들 하루가 있는 산후조리원으로 가서 이를 실천에 옮겼다. 깨끗이 손을 씻고 분유를 먹이는 심형탁의 모습에 ‘ 멘토군단’은 “멋지다!”라며 박수를 보냈다. 뒤이어 김일우-박선영의 스키 데이트가 공개됐다. 이날 김일우는 “스키만큼은 잘 타는 모습을 선영에게 보여주고 싶었다”며 스키장 데이트를 추진한 이유를 밝혔다. 박선영은 “오빠 덕분에 스키장에 다 와보네”라며 행복해했고, 김일우는 박선영의 스키 장비를 손수 들어주는 것은 물론 부츠도 신겨줬다. 또한 멀리서도 소통할 수 있도록 무전기를 건넸는데, 박선영은 “오빠, 걱정하지 마. 오빠가 저 멀리 있어도 내 눈엔 다 보인다”~라고 해 김일우를 ‘심쿵’하게 만들었다. 신나게 스키를 즐긴 두 사람은 설산 정상에 있는 매점에 들렀다. 여기서도 김일우는 박선영이 미끄러질까 손을 잡아주는가 하면, 핫도그 하나도 다정히 나눠 먹었다. 스키를 마친 김일우는 고깃집으로 향해, 박선영이 좋아하는 한우 부위를 골라 정성스레 구워줬다. 박선영은 “고기도 맛있지만 오빠랑 먹어서 더 맛있다”라고 센스있게 말했다. 그러면서 “오빠도 방송 보고 전화 많이 오지?”라며 “‘김일우 씨랑 결혼하냐’고 물어보는 지인도 있었다”고 주위 반응을 슬쩍 물었다. 김일우는 “나도 ‘강릉에서 스몰웨딩 한다며? 축하한다’는 연락을 많이 받았다”고 호응했다. 박선영은 “사실 결혼이 필수는 아니었는데, 이래저래 하다 보니까 때를 놓친 게 있기도 하다”며 “과거엔 20~30대 여배우가 결혼하면 은퇴라고 생각하는 분위기여서 그것도 이유 중 하나였다”고 털어놨다. 또한 박선영은 “아버지를 부양하고 있다 보니, 그것도 (결혼 상대자가) 부담스러워 하더라”고 말해 김일우를 먹먹하게 했다. “혼자 병원에 갈 때 좀 슬프다”는 박선영은 “보호자가 필요하잖아. 마취할 때는 보호자를 데려오라고 하는데, 그게 좀 슬펐다”며 씁쓸해했다. 속이야기가 나온 김에 박선영은 “그래서 친구에게 집 비밀번호를 알려줬다. 무슨 일 있으면 (문) 따고 들어오라고”라고 고백했는데, 김일우는 “그런 상상까지 하냐?”며 속상해했다. 박선영은 “이제 결혼을 한다면, 마지막이라고 생각한다. 또 누군가를 만나서 결혼하기에는 너무 늦으니까, 그래서 돌다리 두드리듯 신중하게 하자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처음으로 가족 이야기는 물론 결혼에 대한 진솔한 생각을 밝힌 박선영에게 김일우는 “우리가 전보다 좀 더 편해졌다고 생각해서 물어보는 건데, 나의 장점, 혹은 매력이라면 뭐가 있을까?”라고 훅 물었다. 박선영은 망설임 없이 “오빠는 결혼하기 좋은 남자다”라고 한 뒤, 안정감을 주고 자신을 먼저 챙기는 김일우의 모습을 언급하며 고마워했다. 나아가 박선영은 “오랜만에 연애라는 거 하니까 좋다”며 “오빠와 있으면 재밌다. 오빠는 결혼하기 좋은 남자다”라고 재차 칭찬해 김일우는 물론 ‘스튜디오 멘토군단’을 활짝 웃게 했다. 대한민국 대표 워너비 신랑감들이 신랑 수업을 통해 멋진 남자, 좋은 어른으로 성장해 나가는 채널A ‘신랑수업’은 매주 수요일 밤 9시 30분 방송된다.
세계를 강릉으로! 동호인들의 세계탁구선수권대회가 열린다
세계를 강릉으로! 동호인들의 세계탁구선수권대회가 열린다
2025. 02. 05 13:42 스포츠종합
2026 강릉 세계마스터즈탁구선수권대회 | 대한탁구협회 제공 탁구 동호인들의 세계선수권대회인 2026 강릉 세계마스터즈탁구선수권대회가 첫 걸음을 내디뎠다. 대한탁구협회와 강릉시는 5일 서울드래곤시티에서 열린 2026 강릉 세계마스터즈탁구선수권대회 조직위원회 창립총회와 출범식을 개최했다. 세계마스터즈탁구선수권대회 조직위원회(조직위)는 대한탁구협회와 강릉시가 공동으로 구성됐다. 이태성 대한탁구협회장과 김홍규 강릉시장이 공동위원장으로 추대된 가운데 당연직 조직위원 승인, 집행위원 및 감사 선임, 사무총장 임명 등 절차가 진행됐다. 한국 탁구의 살아있는 전설인 현정화 전 대한탁구협회 부회장이 대회 실무를 총괄하는 집행위원장으로 임명됐다. 또 정해천 전 대한탁구협회 사무처장이 사무총장으로 선임됐다. 이태성 공동위원장은 “생활체육의 세계선수권대회라고 할 수 있는 이번 대회는 엘리트 선수들의 세계선수권대회와 또 다른 시너지가 있다”면서 “이 대회의 성공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김홍규 공동위원장도 “세계적인 탁구축제를 강릉에서 개최하게 되어 영광이다. 2018 동계올림픽과 2024 강원동계청소년올림픽을 성공적으로 치른 인프라(강릉아레나·강릉스피드스케이팅아레나)를 바탕으로 철저히 준비하겠다”며 “이번 대회 개최로 전 세계의 탁구 동호인들이 찾아오는 만큼 역대 최고의 마스터즈탁구선수권대회로 만들겠다”고 화답했다. 세계마스터즈탁구선수권대회는 국제탁구연맹(ITTF)이 주관하는 1등급 대회로 유럽을 중심으로 2년마다 한 번씩 개최돼 왔다. 40세 이상부터 5년 단위로 남녀 참가 종별을 구분해 남녀 단·복식, 혼합복식의 5개 종목이 모든 연령에서 진행된다. 마스터즈 성격상 동반 가족들의 방문이 적지 않고 기간도 열흘에 달하는 점에서 경제적 효과도 기대된다. 참가 선수는 평균 4000명 이상이지만 선수와 임원, 관계자들까지 합친다면 1만명 이상이 강릉을 찾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대한탁구협회장 재임 당시 세계마스터즈탁구선수권대회 유치의 토대를 닦았던 유승민 대한체육회장 당선인은 “세계마스터즈탁구선수권대회를 계기로 강릉의 매력을 세상에 알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면서 “기회가 된다면 저도 대회를 참가할 수 있을 정도로 훈련해보겠다”고 말했다.
호식이두마리치킨, 설 명절 앞두고 강릉시립복지원에 치킨 120마리 전달
호식이두마리치킨, 설 명절 앞두고 강릉시립복지원에 치킨 120마리 전달
2025. 01. 24 18:53 생활
치킨 프랜차이즈 대표 브랜드 호식이두마리치킨이 설 명절을 앞두고 나눔의 손길이 필요한 지역사회에 따뜻한 감동을 전하고 있다. 이번 치킨 전달식은 호식이두마리치킨 사내 봉사단체인 가가호호 봉사단과 강릉 교동택지점이 치킨 240인분(120마리)을 즉석에서 조리해 직접 전달?g다. 행사에 참여한 교동택지점은 식악처에서 진행하는 위생등급 평가에서 매우우수 등급을 획득하는 등 강릉지역의 손꼽히는 우수 매장이다. 호식이두마리치킨 관계자는 “설 명절을 앞두고 소외된 이웃 없이 모두가 따뜻한 명절을 보내길 바라는 마음으로 본사 및 강원사업본부 직원들과 전달식을 진행하게 되었다”며 “2025년에도 꾸준히 감동 나눔 확산에 앞장설 수 있도록 적극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호식이두마리치킨은 2023년에 이어 2024년에도 ‘대한민국의 최고경영대상’ 시상식에서 ’고객감동‘ 부문 대상과 사회공헌부문 보건복지부장관상을 수상하면서 설립 초기부터 이어오고 있는 고객감동, 동반 상생의 가치를 인정 받고 있다.
1월 1일부터 ‘동해 라인 열차 달린다’ 강릉서 부산까지
1월 1일부터 ‘동해 라인 열차 달린다’ 강릉서 부산까지
2024. 12. 31 12:01 생활
내년 1월 1일부터 ITX-마음이 강릉에서 부산(부전) 간 하루 왕복 8차례 운영된다. 기존 삼척∼포항 구간이 개통되면서 강릉에서 부산까지 환승 없이 열차로 달릴 수 있게 된 것이다. 국토교통부는 내년 1월 1일부터 ITX-마음이 강릉에서 부산(부전) 간 하루 왕복 8차례 운영된다고 31일 밝혔다. 기존에는 강릉∼동해(45km), 포항∼부전(142.2km) 구간만 운영됐는데, 중간의 삼척∼포항(166.3km)이 개통되며 전 구간이 연결되는 것이다. 강릉에서 부산까지는 총 4시간 50분이 소요된다. 신형 새마을호인 ITX-마음이 시속 150km라서다. 내년 말부터 시속 260km인 KTX-이음이 투입되면 강릉∼부산 소요시간이 4시간 초반대로 줄어들게 된다. 동해선은 단선이기 때문에 소요 시간이 획기적으로 줄어들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새로 개통하는 삼척∼포항 구간 주파에는 1시간 40분이 걸린다. 동해선 전 구간이 개통되면서 동해 생활권인 강원도, 경상도는 일일생활권으로 연결된다. 정부는 지역 간 여객, 화물 수송이 원활해지면서 동해선이 ‘동해안 초광역 경제권’ 탄생의 초석이 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동해선은 동해안 여행객에게도 반가운 소식이다. 철도를 타고 강릉 경포대, 양양 낙산사, 삼척 죽서루, 울진 망양정·월송정 등 관동 8경을 포함한 자연경관을 즐길 수 있다. 내년에 포항, 경주, 영덕, 울진 일원의 동해안 국가지질공원이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으로 지정되면 동해안 지질관광(지오투어리즘)도 활성화될 수 있다. 동해안을 따라 펼쳐지는 지질명소만 경주 양남 주상절리, 울진 성류굴, 포항 호미반도 등 29곳이다. 동해 중부선에는 총사업비 3조4천297억원이 투입됐다. 2009년 공사를 시작해 완공까지 15년 걸렸다. 앞으로 동해선은 더 확장된다. 현재 동해 북부선 제진(고성)∼강릉 111.0km, 춘천∼속초 구간 93.7km 구간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이르면 2028년 동해 북부선이 완공되면 최북단 고성에서 부산까지 철도망이 연결된다.

주간경향(총 4 건 검색)

[정태겸의 풍경](60)강원 강릉 BTS 버스정류장 - 새날을 기다리는 정류장
[정태겸의 풍경](60)강원 강릉 BTS 버스정류장 - 새날을 기다리는 정류장(2024. 01. 09 06:00)
2024. 01. 09 06:00 문화/과학
어딜 둘러봐도 온통 힘들다는 소리만 들리는 겨울이다. 불어오는 칼바람에 볼마저 부서질 듯 얼어버리는 계절의 복판을 지난다. 촬영 일정에 가족을 대동하고 다녀오는 길에 딸이 말했다. “아빠 이 근처에 BTS 버스정류장이 있대.” 평소 같으면 눈길조차 주지 않았을 그곳인데 귀가 쫑긋했다. 오랜만에 여행을 나온 딸을 위해 강원도 강릉시 주문진 향호해변으로 운전대를 틀었다. 끝없이 펼쳐지는 바다 앞에 버스정류장 하나가 덩그러니 놓였다. 이곳이 BTS의 앨범 재킷을 찍었던 정류장이란다. 원래 세트를 지어서 찍고 허물었는데, BTS의 빌보드 음반차트 1위를 기념해 다시 만들어 놓았단다. 줄이 늘어선 솔밭과는 달리 정류장은 인적이 드물었다. 사람들의 배려가 만든 풍경이다. 그 와중에도 눈부시게 파란 바다와 덩그러니 놓인 정류장이 묘한 대비를 이뤘다. 버스가 오지 않는 저 정류장이 사람들에게 웃음을 찾아주는 풍경도 아이러니하게 다가온다. BTS의 흔적을 찾아온 이곳에서 행복을 발견한다면, 이곳은 새로운 날을 맞이하는 정류장이 아닐까 생각도 들었다. 어느새 하늘이 오렌지빛으로 물들어 왔다. BTS ‘봄날’의 가사처럼, “추운 겨울 끝을 지나 다시 봄날이 올 때까지 꽃피울 때까지” 우리 모두 조금 더 그 자리를 지켜주길. 모두가 힘을 내길, 새로운 날을 맞이하는 정류장에서 응원의 마음을 모두에게 전해본다.
정태겸의 풍경
[렌즈로 본 세상]‘잿빛 상처’ 막막한 강릉(2023. 04. 14 14:20)
2023. 04. 14 14:20 사회
지난 4월 11일 강원 강릉시 난곡동 일대 야산에서 산불이 발생했다. 이날 강릉을 비롯한 영동 지역에는 건조 경보와 강풍 경보가 내려졌다. 바람을 타고 빠르게 퍼져간 산불은 강릉 시내까지 번져 검은 연기가 하늘을 뒤덮었다. 소방청은 최고 수위인 소방 대응 3단계를 발령하고, 전국 소방 동원령 2호를 내렸다. 전국 16개 시도에서 소방 장비 275대와 진화인력 725명이 동원됐다. 산불은 오후 들어 내린 비로 기세가 약해지면서 발생 8시간 만에 진화됐다. 이번 산불로 축구장 면적의 530배에 이르는 산림이 소실됐다. 주택과 펜션 등 시설물 100여 곳이 전소되거나 피해를 입었다. 또 1명이 숨지고 16명이 다치거나 화상을 입는 등 17명의 사상자가 나왔다. 전국에서 모인 소방관들의 사투와 단비의 도움으로 강릉 시내를 뒤덮었던 검은 연기는 모두 사라졌지만, 관광객들이 찾던 펜션촌은 검게 타버렸다. 낭만이 가득했던 해변에는 화마가 할퀸 상처만 남아 있다.
렌즈로 본 세상
[우정이야기]강릉팔경 선정 비화(2013. 12. 24 14:51)
2013. 12. 24 14:51 사회
지역을 대표하는 명승지를 말할 때 제일 근사해 보이는 표현이 ‘팔경’(八景)이다. 관동팔경(關東八景)이나 단양팔경(丹陽八景)이 그렇다. 이제는 전국 대부분 자치단체의 관광자원 홍보에 빠짐없이 등장하는 말이 됐을 정도로 팔경은 그 지역의 자연 경관이나 문화의 정수를 가리키는 대명사처럼 여겨진다. 팔경의 원조는 중국의 소상팔경(瀟湘八景)으로 알려져 있다. 11세기 북송의 문인이자 화가인 송적(宋迪)이 양쯔강 중류 소수(瀟水)와 상강(湘江) 근처의 아름다운 경치 8곳을 그린 ‘소상팔경도’에서 비롯됐다는 게 통설이다. 평평한 모래밭에 내려앉은 기러기(平沙落雁), 멀리서 돌아오는 돛단배(遠浦歸帆), 산마을에 피어오르는 맑은 아지랑이(山市晴嵐), 강과 산에 내린 저녁 눈(江天慕雪), 동정호에 뜬 가을 달(洞庭秋月), 소상강에 내리는 밤비(瀟湘夜雨), 안개 싸인 절에서 들려오는 저녁 종소리(煙寺晩鍾), 강마을의 해질녘 노을(漁村夕照) 등 인문학적·예술적 향취가 물씬 나는 풍경이다. 소상팔경이 유명해지면서 아름다운 자연 경관을 같은 형식의 그림과 시, 노래 등으로 표현하는 이른바 ‘팔경문화’가 우리나라에까지 유행하게 됐다. 국내 현존하는 가장 오래 된 팔경시는 고려조 김극기(金克己)가 강릉의 팔영(八詠)을 읊은 것이다. 김극기가 예찬한 강릉의 팔경은 녹균루(綠筠樓), 한송정(寒松亭), 경포대(鏡浦臺), 굴산종(?山鍾), 안신계(安神溪), 불화루(佛華樓), 문수당(文殊堂), 견조도(堅造島) 등이다. 이 가운데 견조도는 지금의 안목 바닷가에 있는 육지와 붙은 섬이고, 굴산종은 굴산사 종소리를 말한다. 팔경은 변하지 않는 자연을 대상으로 하지만 시대나 인물에 따라 다르게 선정된다.  1997년 강릉우체국이 주도해 선정한 강릉팔경의 제1경인 오죽헌. 몽룡실은 1536년 신사임당이 용이 문머리에 서려 있는 꿈을 꾸고 이율곡을 낳은 곳이라고 한다. | 경향신문 자료사진 조선 정조 때 강릉부사를 역임한 홍의호(洪義浩)는 임영(臨瀛·강릉의 옛 이름)팔경으로 동해의 검푸른 바다(萬里蒼海), 오대산 일대(五臺靈嶽), 경포호의 맑은 달(鏡湖明月), 한송정이 있는 바닷가의 은빛 모래톱(寒松白沙), 청학동 소금강 깊은 골짜기(鶴洞尋眞), 사천면 용연사 근처의 시냇물과 폭포(龍淵聽瀑), 남대천의 고기잡이(南川打魚), 오죽헌 근처의 민가(北坪觀稼) 등을 꼽았다. 강릉팔경은 최근 전국 지자체마다 있는 현대판 팔경의 모델 격이기도 하다. 놀랍게도 거기에는 우체국이 깊이 관여됐다.  1998년 강릉우체국 개국 100주년을 기념해 당시 김정일 우체국장이 강릉시장에게 제안해 팔경 선정 사업을 벌인 것이 폭발적인 반응을 일으켜 전국으로 확산됐기 때문이다. 1단계로 강릉시민 500여명의 여론을 들어 강릉의 명소 20곳을 선정한 뒤, 한 달 동안 전 국민을 대상으로 우편엽서를 이용해 그 가운데 8개를 뽑도록 하는 방식이었다.  1997년 11월 22일부터 12월 22일까지 8770명이 응모했고, 92.3%의 지지를 받은 오죽헌이 제1경으로 선정됐다. 경포대, 강릉단오제, 소금강, 정동진역 해돋이, 선교장, 대관령자연휴양림, 경포도립공원이 그 뒤를 이었다. 전 국민을 대상으로 우편엽서를 통해 강릉팔경을 선정한 이벤트는 강릉 관광자원뿐만 아니라 우체국 홍보에도 크게 기여했다. 자연스럽게 우체국 경영에도 도움이 되어 1998년 강릉우체국은 우정사업 경영평가에서 1등급 관서로 뛰어올랐다. 공교롭게도 새로 선정된 강릉팔경이 더욱 유명세를 타는 일이 연이어 생겼다. 오죽헌의 주인인 신사임당은 5만원권 지폐 인물로 선정됐고, 강릉단오제는 유네스코 인류 구전 및 무형유산에 등재됐다. 드라마 의 촬영지로 떴던 정동진은 국내 최고의 해돋이 관광명소의 하나로 자리를 잡았다. 관동 제일의 사대부가인 선교장과 전국 최초의 자연휴양림인 대관령자연휴양림 등도 최고의 체험·휴양 명소가 됐다. 16년 전 강릉팔경 선정을 주도했던 김씨는 그래도 아직 성이 차지 않는다. 그는 “강릉팔경을 더욱 다듬고 재탄생시켜 강릉을 ‘한국의 샹그릴라’로 만들어야 한다”며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을 그 기회로 삼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우정이야기
[역사인물 기행]신사임당·이이 vs 허균·허난설헌… 강릉
[역사인물 기행]신사임당·이이 vs 허균·허난설헌… 강릉(2007. 09. 04)
2007. 09. 04 문화/과학
승리의 길, 패배의 길 대관령을 넘으면 우리는 두 가족사를 만난다. 율곡 이이(1536~1584)와 그의 어머니 신사임당(1504~1551), 교산 허균(1569~1618)과 그의 누이 허난설헌(1563~1589), 거의 동시대를 살다간 두 혈연은 역사 속에 극명한 대비를 이룬다. 오죽헌의 몽룡실과 문성사 주변에는 줄기가 손가락 만하고 색이 검은 오죽이 소슬하게 자라고 있다. 신사임당 _ 뛰어난 인격을 갖추었으며 덕이 높고 어진 어머니이면서 어버이에게 효도하고, 학문 깊고 시문에 능할 뿐 아니라 글씨 잘 쓰고 그림 잘 그리고 자수에까지 능했던 사임당은 율곡의 어머니로서뿐 아니라 그 됨됨이로 높이 평가받고 있다. … 사임당은 딸 다섯 중에 둘째로 태어났는데, 어려서부터 총명하여 외조부 이사온에게 학문을 배웠다. 그는 벌써 7세 때 세종 때의 화가 안견의 그림을 본떠 그리기 시작할 정도로 그림에 뛰어났으며, 산수화뿐 아니라 포도나 풀벌레까지 능숙하게 그렸다. … 33세에 오죽헌에서 셋째 아들 현룡(율곡의 어릴 때 이름)을 낳아, 백대(百代)의 스승으로 키워냈다. 48세에 병으로 자리에 누워 세상을 떠났으며, 파주의 자운산 기슭에 묻혔다. 율곡 이이 _ 오죽의 대숲과 소나무 숲이 호위하듯 둘러 있고, 앞뜰에는 포도며 석류, 능소화를 비롯해 철따라 갖가지 꽃을 피워대는 오죽헌, 별천지와도 같았을 그곳에서 사임당의 몸을 빌어 태어난 현룡은 어머니에게 직접 가르침을 받으며 총명한 천품을 발휘했다. 3세에 이미 말은 물론이요 글도 알아 마당의 붉은 석류 열매를 보고 “석류가 부서진 빨간 구슬을 껍질이 싸고 있다”라며 옛 시에 나오는 말로 대답했다고 한다. … 13세에 과거에 응시하여 진사에 뽑혔으며, 이때부터 문장이 날로 진취하여 명성도 자자했다. 그러나 그는 출세에 목적을 둔 것이 아니었으므로 더욱 학문에만 정진했다. … 21세에는 서울에 올라와 다시금 과거에 급제하여 명성을 떨쳤다. 이후로도 율곡은 여러 번 과거에 장원하여 평생 모두 아홉 번의 장원을 하였다. … 좋은 집안에서 천재로 태어나 인품과 덕성을 갖추었으며, 대학자이며 정치가로 역사에 길이 남을 업적을 쌓은 율곡은 49세의 아까운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임금은 그의 업적을 기려 문성(文成)이라는 시호를 내렸다. 교산 허균 _ 허균은 경상감사를 지낸 허엽의 3남 2녀 중 막내로 태어났다. 대대로 문벌과 학문으로 이름이 높은 집안에서 태어난 그가 순탄치 않은 삶을 살게 된 연유는 스승 이달과의 만남에서 비롯했다. 이달은 당시(唐詩)를 연구하여 최경창, 백광훈과 함께 삼당시인이라고 불릴 정도의 실력가였으나 가난한 데다 적자가 아닌 천한 몸으로 태어났기에 입신을 할 수 없었다. 당시 서자라는 신분은 과거에도 응시할 수 없는 천형과 같은 것이었다. 동정심과 정의감, 그리고 스승에 대한 존경심이 높았던 허균은 불합리한 사회구조에 눈을 뜨고, 천한 운명을 가진 벗들과 친히 사귀어 그들의 운명에 동조하게 되었다. 비록 자신은 입신양명하여 부귀와 영화를 누릴 수 있었을지라도 이상주의자요 자유주의자였던 허균은 혁명의 싹을 마음속에 키워가고 있었다. … 이렇듯 파란을 일으키며 적서차별과 금력으로 정치하는 부조리한 세상에 대한 반항심이 깊어진 허균은 서자와 천민과 여자들도 평등하게 살 수 있는 세상에 대한 꿈을 저버릴 수 없었다. 벼슬에서 물러나 ‘홍길동전’을 쓴 것도 광해군의 어두운 정치를 저주하고 불우한 서자들에게 혁명정신을 고취하여 썩어빠진 사회를 바로잡도록 격려하기 위한 것이었다. … 광해군 5년(1613) 혁명을 도모하고 거사금을 조달하기 위해 백방으로 뛰던 중 혁명당의 한 사람인 박응서가 잡히는 바람에 전모가 드러나고 혁명당이 일망타진되었으나 불행인지 다행인지 주모자인 허균의 행실은 감추어졌다. … 허균은 (인목대비 폐모 사건으로 위기에 몰리자) “혁명의 뜻을 이루기 전에 개죽음을 당할 수는 없다” 하여 다시 한 번 혁명을 일으킬 비장한 결심을 하고 사람들을 모았다. 누구 하나 반대하는 이 없이 계획이 순조롭게 진행돼 혁명의 날이 목전에 닥쳤지만, 끝내 운명은 허균의 편을 들어주지 않았다. 모사 도중 체포된 현응민이 고백하자 혁명 계획이 만천하에 드러나고 허균은 역적이라는 죄명으로 갈기갈기 찢기는 어마어마한 참형을 당하고 말았다. 광해군 10년(1618)의 일이다. 허난설헌 _ 허균보다 다섯 살 위인 누이 초희(호는 난설헌)도 남동생 허균과 함께 삼당시인 이달에게서 시를 배웠다. 글재주 있는 집안에서 태어나 뜻이 통해 다정하게 지냈던 남동생과 함께 시를 배우던 그 짧은 어린 시절이 난설헌에게는 일생을 통해 가장 행복한 시간이었을 것이다. … 강릉 초당에서 태어난 초희는 어려서부터 예쁘고 총명하기 이를 데 없었고, 문학적 소질을 타고났다. 7세에 벌써 시에 능하여 8세 때는 광한전 백옥루의 상량문을 지을 만큼 문재가 뛰어났고, 그림도 뛰어나 가히 신동이라 할 만했다. 난설헌은 바느질이나 살림보다 독서와 작문을 좋아했다. 15세에 김성립과 혼인했으나, 시어머니의 눈총을 받았으며, 남편과도 그리 원만하게 지내지 못했다. 게다가 아들딸 하나씩을 강보에서 잃고 시댁에서 소외받은 이후 더욱 시문과 독서에 몰입하게 되었다. … 남존여비사상이 뿌리박힌 당시 양반집에서 난설헌이 그처럼 꿋꿋이, 도도하게 자신의 뜻을 폈던 것만 보아도 그의 의지가 얼마나 강했는지 짐작할 만하다. 빼어난 재능과 더불어 자신이 할 일과 나아갈 길을 알았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 난설헌은 27세에 ‘아깝게도 가벼이’ 세상을 떠났다. - 한국문화유산답사회 ‘답사여행의 길잡이3 - 동해·설악’ 중에서 그들 생전의 삶이 그토록 극명하게 달랐던 것처럼 사후에 남은 흔적도 그 처지가 형편없이 다르기만 하다. 지금은 강릉의 상징이 되다시피 한 오죽헌은 율곡 이이가 태어난 신사임당의 친정집으로, 대대적인 성역화 사업에 따라 제법 으리으리한 면모를 갖추고 있다. 널찍한 마당과 가지런한 담장, 한껏 위세를 과시하는 기념관 건물 등은 대학자와 그를 낳은 현모양처의 표상을 따라야 함을 엄숙히 훈계한다. 하지만 그 도가 지나쳐 귀감은 박제화된 권위로만 남았고, 우리나라 주거 건축으로서는 그 역사가 가장 깊다는 몽룡실(사임당이 율곡을 낳기 전 용꿈을 꾸었다는 별당 건물)과 뒤뜰의 검푸른 오죽마저 그 빛이 가려질 지경이다. 그에 반하여 혁명과 고난의 삶을 살아내야 했던 허균 오누이의 처지는 어떠한가. 사천해수욕장 근처에 조그만 야산이 있고, 거기 허균의 생가터가 있다. 겨우 언덕을 면한 정도인 이 야산은 ‘용이 되지 못한 구렁이’인 이무기가 기어가듯 꾸불꾸불한 모양을 이루고 있다 해서 ‘교산(蛟山)’이라고 불렸다. 교산 아래 허균의 생가이자 외가인 애일당(愛日堂)이 있었다는데, 지금은 그 흔적을 찾을 길이 없고 언덕 위에 ‘교산시비’가 오롯이 서 있을 뿐이다. 그 시비에는 허균이 40세 전후에 지었다는 ‘누실명(陋室銘)’이라는 시가 새겨져 있다. 차를 반 항아리 달이고/향 한 심지를 피웠네/외딴집에 누워/건곤고금(乾坤古今)을 가늠하노니/사람들은 누추한 집이라 하여/살지 못하려니 하건만/나에게는 신선의 세계인저 초당동 솔숲 한복판에 자리 잡은 허균·난설헌의 옛집은 두부마을이라는 생활터전에 싸여 있음이 오히려 다행스레 여겨진다. 그나마 초당동 허균·난설헌의 옛집은 형편이 나은 편이다. 울울한 솔숲 가운데 자리 잡은 이 집은 난설헌이 태어난 곳이고 허균 남매가 자라난 곳이기도 한데, 한때 금방이라도 무너져내릴 듯 퇴락한 채로 방치되어 있던 것을 근래에 들어 보수하여 겨우 유지하고 있다. 죽헌동의 오죽헌이 조선의 지배이념인 유교사상을 심화시킨 공로와, 그 구체적인 표상으로 구현된 영광과 승리의 집이라면, 초당동의 옛집은 그 지배체제의 현실 속에서 신음하고, 마침내 그에 맞섰다가 처절하게 무너지고 만 수난과 패배의 집이다. 세상은 바뀌고 바뀌어 어느 것이 진정한 승리이고 패배인지 모를 만큼 변했지만, 여전히 엄연하게 마치 빛과 그늘처럼 남아 있는 두 집을 보면서 느끼는 감상은 복잡하다. 그래서 초당동에서 맛보는 그 유명한 ‘초당두부’의 맛은 어쩐지 간간하고도 웅숭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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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제버거 번패티번, 강릉 안목해변에 드라이브스루 매장 오픈
수제버거 번패티번, 강릉 안목해변에 드라이브스루 매장 오픈
2023. 07. 25 09:53 레저/여행
28일 강릉 안목해변에 문을 여는 번패티번 강릉 더현대서울, 강남 등에서 판매하는 수제버거 브랜드 ‘번패티번’이 국내 최초로 강원도 강릉에서 드라이브스루 매장을 선보인다. 오는 28일 강릉 안목해변에서 문을 여는 ‘번패티번 강릉’은 700평 부지에 연면적 130평 규모이며 90석 이상의 실내외 좌석을 갖추고 있다. 8m 높이에 이르는 건물 외관도 안목해변의 랜드마크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번을 형상화한 둥근 창호, 아치 모양의 출입구, 실내로 햇살이 들어올 수 있도록 디자인한 천장 유리창도 눈길을 끈다. 떠오르는 태양과 너울대는 파도를 형상화한 것이 건축의 주요 포인트라는 것이 번패티번 측의 설명이다. 야외 이벤트 광장에는 자연 풍광을 즐길 수 있는 테라스존이 꾸며져 있으며 내방 고객을 위한 대형 주차공간도 마련되어 있다. 김성환 번패티번 대표는 “수제버거 특성상 드라이브스루 시스템이 어렵다는 고정관념을 깨고 고객 대기 동선을 최적화하도록 했다”면서 “세계 100대 관광도시를 노리는 강릉의 독창적인 공간으로 만들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번패티번은 유기농밀 브리오슈번과 저온숙성 비프패티 등 패티와 번을 매일 매장에서 직접 굽는 수제버거다. 아보카도쉬림프버거, 트러플리코타치즈버거, 버라이어티팩 등이 인기 메뉴다.
강릉시, 시민 네트워크 연결 ‘문화도시’ 거듭난다
강릉시, 시민 네트워크 연결 ‘문화도시’ 거듭난다
2020. 11. 22 20:36 문화/생활
강릉문화재단이 문화적 도시재생사업으로 벌이는 네트워크 창의파티가 열리고 있다.강릉시가 상향식 풀뿌리 문화도시 만들기에 나선 가운데 그 중심에 선 문화민회가 눈길을 끌고 있다. 문화도시 사업 거버넌스의 핵심인 문화민회는 지금까지 700여명의 시민이 참여해 적극 활동하고 있으며, 문화도시포럼 ‘작당모의’와 ‘네트워크 창의파티’ 등 시민주도 사업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강릉시의 문화도시 추진 과정에서 돋보이는 것은 시민활동 결집 → 강릉문화민회 결성 → 문화도시추진위원회 구성 순으로 만들어진 시민중심 거버넌스와 사업추진 체계 구축 방식이다. 의결조직인 ‘강릉시문화도시추진위원회’, 집행조직인 ‘강릉시문화도시지원센터’, 협력적 시민 파트너이자 워킹그룹인 ‘문화민회’ 사이의 효율적인 역할 분담과 상향식 조직 방식이 그 핵심이다. 강릉시는 조례와 문화도시추진위원회를 만들어 하향식으로 사업을 진행하는 여타 지자체와 달리 상향식 거버넌스를 구축하기 위해 오랜 시간 공을 들였다. 문화도시추진위를 가장 나중에 조직한 이유도 문화민회의 대표성을 갖는 시민이 추진위에 참여토록 하기 위함이다. 강릉이 ‘커피의 도시’로 자리 잡는 데 한몫 단단히 한 커피탐사대 대원들이 지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모습.강릉시가 문화도시를 추진하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것은 ‘시민사회의 회복’과 ‘사회적 자본의 확대’다. 이에 힘입어 ‘강릉문화민회’는 지난해 5월 온라인 플랫폼을 개설한 이후 현재 700여 명이 함께하는 강릉시의 대표적 시민단체로 성장했다. 문화도시지원센터의 활동을 기반으로 ‘느리고, 느슨한 조직’으로 조금씩 성장해 지난 9월 창립총회를 열었다. 이후 ‘아름다운 위원회’ ‘쾌적한 위원회’ ‘재미있는 위원회’ 등 3개 분과를 설치해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문화민회는 철저하게 민주주의 원칙에 따라 운영된다. 그 결과 한 고교생이 ‘쾌적한위원회’의 위원장으로 선출되기도 했다. 강릉시는 문화민회를 추진하면서 동시에 시민들의 자발적 참여를 이끌어내기 위해 다양한 행사를 기획하고 성공리에 마무리했다. 시민의 관심과 참여를 확산하기 위해 처음 시작한 일은 라운드 테이블 운영이다. 세대와 계층, 주제를 아우르는 의제를 설정해 시민의 관심 사항을 논의하도록 함으로써 자연스레 문화도시에 참여를 유도했다. 문화도시워크숍이 열리고 있다.라운드 테이블은 자연스럽게 지역 문제와 관련한 공론의 장으로서 ‘문화도시포럼’ 운영으로 이어졌다. ‘문화도시란 무엇인가’부터 시작해 최근 개최된‘문화도시와 교통’에 이르기까지 10여 차례 지속된 포럼은 문화도시 개념과 문화도시 전망, 실천 방향을 설정하는 시민 논의에 크게 기여했다. 강릉시민의 자발적 참여 확산에 분기점이 된 사업은 ‘작당모의’다. ‘작당모의’는 주제에 상관없이 세 사람 이상이 모여 기획한 사업계획을 심사해서 200만원을 지원하는 방식이었는데, 시민의 ‘자발성’ ‘창의’ ‘참여’를 획기적으로 확대하는 데 크게 기여했다. 사후 정산을 하지 않는 방식으로 진행됐음에도 불구하고 선정된 20개 팀의 활동 결과가 뛰어났으며, 공유하고 확산할 사업도 대거 발굴해 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성과 공유회와 전시회도 성황리에 마쳐 지역 사회에 큰 자극이 되고 있으며, 문화도시를 추진하는 다른 여러 지자체에서도 이 사업과 유사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밖에도 지역에서 활동하는 시민과 예술가 간의 만남과 교류, 협업을 확대하는 프로그램으로 자리매김한 ‘네트워크 창의파티’, 교육과 컨설팅 등이 결합하는 로컬 콘텐츠 제작 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지역 자원을 활용하는 콘텐츠 생산을 지원하는 ‘열린문화기획학교’, 지역별 생활문화 거점 지원사업인 ‘오방’, 지역 주민과 연극인을 위한 연극학교 개설 등으로 생활문화 활성화를 위한 단초를 제공하고 있기도 하다. 최근에 시작한 ‘시민기록활동가’ 모집과 교육, 활동은 지역 아카이빙을 통해 지역 조사-발굴-연구-활용으로 성장해 나가는 장기적 포석이기도 하다. 흥미로운 것은 이런 활동이 연계되고 순환되는 구조라는 점이다. 시민의 자발성을 끌어내고, 자율성을 부여해 신뢰를 쌓고, 시민의 문화역량을 키우는 동시에 지원 사업을 만드는 순환구조다. 문화부가 추진하는 ‘문화도시’는 시민이 공감하고 즐기는 도시문화의 공유성과 창조력을 바탕으로 지속가능한 도시발전체계를 갖춘 도시 만들기를 지향한다. 문화도시를 추진하거나 추진을 준비 중인 도시는 현재 60곳이 넘는다. 시민이 사업의 중심이 돼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구호가 아닌 실체로서 시민거버넌스가 필수적이다. 강릉의 문화길잡이가 된 ‘책다방’에 모인 강릉시민들.이런 가운데 시민의 성장과 이를 바탕으로 한 민주적 추진체계를 구축하고 있는 강릉시 문화도시 추진 사례는 시사하는 점이 적지 않다. ‘시민’ ‘자율성’ ‘민주주의’ ‘거버넌스’ ‘문화적 관점’ ‘지속가능성’ 등이 구호가 아니라 실제로 구현되고 있기 때문이다. 모든 문화도시가 같은 사업방식을 추구할 필요는 없겠지만, 시민의 자발적 참여와 상향식 거버넌스 구축은 문화도시의 기본 철학이자 문화부에서 문화도시정책을 추진하는 근본적 이유다. 이에 대해 지금종 강릉시문화도시지원센터장은 “강릉에서는 지역의 자연환경, 지역에 축적된 역사성이 도시 공간과 시민의 일상에 녹아들어 독특한 이미지와 라이프스타일을 만드는 과정 자체에 집중하고 있다. 이런 과정을 거쳐 만들어지는 것이 강릉의 ‘고유성’이라고 생각한다”며 “이를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시민의 문화적 역량을 키우는 일이다. 지자체장이나 소수 전문가들이 인위적으로 지역의 정체성을 만들고 홍보하는 시대는 지났다”고 전했다.
[휴일엔 가족 여행](3) 당신을 위한 맞춤형 강릉 여행
[휴일엔 가족 여행](3) 당신을 위한 맞춤형 강릉 여행
2014. 03. 03 16:28 레저/여행
여행의 재미는 제각각이다. 아직 연인 시절의 습성을 버리지 못한 신혼부부는 로맨틱한 코스를 찾고, 어린 자녀가 있는 부부는 아이 위주로 여행을 준비한다. 관조하듯 시간을 보내고 싶은 중년부부는 일상에서 벗어나 여유로움을 만끽하고 싶다. 신혼에서 중년까지 부부와 아이들이 함께 즐길 수 있는 맞춤형 강릉 여행 코스를 먼저 다녀왔다. 이른 봄 경포호수는 한적한 멋스러움이 있다. 솔숲의 편안함과 한옥의 정갈함을 동시에 경포대 고려 충숙왕 13년(1326년)에 방해정(강릉 저동 소재) 뒷산에 처음 지었던 것을 조선 중종 3년(1508년)에 현재의 위치로 이전했다. 이후 여러 차례 중수해 지금에 이른다. 48개의 기둥으로 이뤄져 있을 만큼 규모가 꽤 크며 마루의 높이를 달리해 2층 구조로 만들어 입체적이다. 경포대에 걸려 있는 현판 글씨들은 최고의 문장가와 서예가들이 남긴 것들이다. 2013년 12월에 경포대와 경포호가 국가지정문화재인 명승 제108호로 지정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포대는 경포호와 경포해변에 가려져 상대적으로 유명세가 덜하다. 하지만 강릉 사람들은 경포대에서 내려다보는 풍경이 최고의 경치라고 주저 없이 말한다. ‘관동별곡’을 쓴 송강 정철 역시 강릉 경포대를 관동팔경 중에서 으뜸이라고 했다. 4월 중순이면 경포호수 주변에 벚꽃이 만개한다. 벚꽃의 아름다움이 정점을 찍는 곳 역시 경포대 주변이다. 휘영청 달 밝은 밤에 경포대를 찾아보라. 하늘의 달과 호수 속의 달, 바닷속의 달, 술잔 속의 달, 사랑하는 사람의 눈동자에 비친 달, 마지막으로 내 마음속에 뜬 달까지 찾아낸다면 최고의 여행을 했다고 자부할 수 있다. 따사로운 햇볕을 받으며 걷는 솔숲 산책은 일상의 피로를 가시게 한다. 경포호 이른 봄 경포대에서 바라본 호수는 한가롭기 그지없다. 사람들로 붐비는 여름이 아니어서 더욱 그렇다. 잔잔한 수면 위로 날아오르는 새들도 여유롭기는 매한가지다. 수면이 ‘거울처럼 맑다’ 해서 경포호라 부른다. 호수의 둘레는 4km 정도인데 옛날에는 12km나 됐다고 한다. 호수 중간에 있는 바위가 인상적이다. 누군가 바위를 옮겨놓고 그곳에 정자를 세운 게 아닐까 싶지만 이 바위에는 ‘딸을 건지기 위해 호수를 헤엄치다가 몸이 굳어 바위가 됐다’라는 목숨을 담보한 어미의 사랑이 담겨 있다. 주변 상가에서 자전거를 빌려 호수 한 바퀴를 돌아봐도 좋고, 가족끼리 도란도란 이야기꽃을 피우며 소원했던 관계를 회복해도 좋겠다. 자녀들에게 특별한 체험 기회를 주고 싶다면 조랑말이 끄는 꽃마차에 몸을 실어보자. 경포호를 출발해 해안 상가와 중앙 통로를 거쳐 돌아온다. 이용 요금은 어른 7천원, 어린이 5천원. 경포해변 여름 바다는 열정이요, 가을과 겨울 바다는 낭만이다. 두꺼운 옷에서 해방된 봄 바다는 어떨까?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첫걸음처럼 봄 바다는 사람들을 꿈꾸게 한다. 목덜미를 타고 들어오는 바람에 계절의 변화를 실감한다. 겨울을 이겨낸 바다의 낯섦이 바람에 묻어 있다. 하지만 이내 익숙함이 돼 바다와 동화된다. 강릉의 대표적인 유적 오죽헌. 바람 많고 파도 센 동해에는 방풍림이 무성하다. 특히 강릉 바닷가에는 소나무가 많다. ‘솔향 강릉’이라 부름 직하다. 수령이 족히 수십 년 이상은 됐을 법한 나무들이 곧게, 때론 몸을 꼬며 빽빽하게 자랐다. 솔숲 사이로 난 산책로는 왠지 걷지 않고는 병이 날 것처럼 마음을 요동치게 한다. 자연을 향한 상사병은 자연과 동화될 때야 비로소 치유된다. 오늘만큼은 나를 위해 자연이 온전히 수고하는구나 싶다. 봄 바다는 찾는 이의 발길이 많지 않다. 그래서 오롯이 나다움을 발견하기 좋은 시간이 돼준다. 번잡한 여름에 앞서 여행의 묘미를 깊이 탐닉하고 싶다면 봄 바다를 찾아보라. 아직 연인 같은 신혼부부라면 테라로사 언제부터인가 강릉은 커피의 고장이 됐다. 우리나라 최초로 상업용 커피가 생산된 커피 농장도 강릉에 있다. 강릉항 주변에는 횟집보다 커피숍이 더 많다. 심지어 논밭 한가운데 자리한 곳도 있다. 나아가 강릉시는 2009년부터 매년 10월에 커피문화축제를 개최한다. 이러니 누가 강릉을 제외하고 커피를 논하겠는가. 여러 커피 전문점 중에서 남강릉 요금소에서 자동차로 5분 거리에 있는 테라로사가 인기다. 공장과 커피숍을 함께 운영하고 있어 근처에만 가도 커피 볶는 냄새가 밀려온다. ‘공장에 딸린 커피숍이니까 그저 그렇겠지. 그냥 자체 공장에서 생산하는 커피를 홍보하는 부스 정도 아니겠어’라고 생각했다면 큰 오산이다. 1 강릉을 찾는 연인들의 필수 코스가 된 테라로사. 2 따뜻한 한 잔의 커피는 여행의 촉매제이다. 3 커피숍에서 판매하는 커피나무. 공장 주변에는 자작나무가 운치를 더하고 빈티지한 분위기에 별점 1개가 붙는다. 바닥엔 붉은 벽돌이 깔려 유럽의 어느 골목길에 들어선 기분이다. 출입구 주변에 뒤엉킨 넝쿨은 싱그러운 여름날을 떠올리기에 부족함이 없다. 왠지 문을 열 때 ‘삐거덕’ 소리가 날 것 같은 녹색 문을 열고 들어서면 완전 딴 세상이 펼쳐진다. 이때쯤 별점 1개가 추가된다. 매장 내부는 독일의 유명한 맥줏집 호프브로이하우스처럼 넓고 시원하다. 진열장에는 예쁜 커피 잔들이 손님을 기다리며 대기 중이다. 맞은편 벽면에는 큼직한 기계가 들어앉아 있어 이곳이 공장임을 실감하게 한다. 격 없이 앉아서 커피와 빵을 즐기는 손님들의 모습에서 여유가 넘친다. 커피에 대한 상식을 높일 수 있는 도서와 커피 관련 기자재가 함께 전시돼 있어 커피 박물관에 온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야외 정원에도 테이블이 있는데 실내와는 또 다른 느낌이다. 유럽의 노천카페라고 말하면 쉽게 이해할 수 있을까. 실내 온실에서는 커피나무를 구경할 수 있다. 물론 호기심 천국에 빠진 아내를 위해 작은 커피 묘목을 선물할 수도 있다. 주소 강릉시 구정면 현천길 25 문의 033-648-2760, www.terarosa.com 자녀를 위한 체험 학습 여행이라면 참소리축음기·에디슨과학박물관 “에디슨의 발명품을 만나고 싶다면 미국이 아닌 강릉의 참소리축음기·에디슨과학박물관으로 와야 한다.” 손성목 관장의 말이다. 여섯 살 때 선친에게 선물받은 콜롬비아 축음기 G241호를 계기로 그는 축음기에서 흘러나오는 소리에 매료돼 수집가의 길을 걷게 됐다. 외길을 걷는 장인의 심정으로 오로지 축음기와 에디슨의 과학 발명품만을 모은 그는 전 세계의 축음기 및 에디슨 발명품의 3분의 1을 소장한 수집광이 됐다. 관람객들은 박물관 입장과 함께 음악 감상실로 이끌려 간다. 12자 자개 장롱보다 더 큰 대형 스피커가 객석에 앉은 관람객을 주눅 들게 한다. 난생처음 접하는 묘한 분위기에 아이들은 어리둥절하다. 예쁜 가이드 누나의 친절한 설명과 함께 진행되는 음악 감상. 음악에 대한 전문 지식이 없어도, 음향 장비에 대한 사전 정보가 없어도 ‘음~ 뭔가 다르다’라고 느끼게 마련. 놀라움과 부러움이 얼굴 가득 밀려온다. 이어 나팔꽃처럼 꽃잎을 활짝 피운 참소리축음기박물관으로 들어선다. 아이, 어른 할 것 없이 이렇게 많은 축음기를 본 적이 없다. 의자 안쪽에 뮤직 박스가 장착된 1800년대 후반에 제작된 스위스산 뮤직 의자, 바퀴와 손잡이를 달아 이동이 쉽도록 만든 오르간, 스페인 왕실에서 사용했던 나팔 축음기, 에디슨과 헨리 포드가 휴양소에서 타고 다녔다는 세상에 단 두 대뿐인 자동차, 1913년에 에디슨이 개발한 전기자동차(일렉트릭 배터리카)도 볼 수 있다. 수천 가지의 수집품보다 더욱 놀라운 것은 이 모든 것을 개인이 수집했다는 점이다. 주소 강릉시 경포로 393 문의 033-655-1130~2, www.edison.kr 관람 시간 오전 9시~오후 5시 입장 요금 성인 7천원, 청소년 6천원, 어린이 5천원 4 에디슨이 발명한 다양한 색상의 축음기. 5 에디슨은 영화 관련 기자재도 많이 발명했다. 6 가족이 함께할 수 있는 동양자수박물관의 자수 체험. 오죽헌과 동양자수박물관 ‘우리나라 5만원과 5천원권 지폐에 신사임당과 율곡 이이 모자(母子)가 함께 등장했다!’ 이보다 대단한 가문의 영광은 없다. 오죽헌은 율곡 이이 선생이 태어난 곳이다. 이런 역사적 의미 외에도 조선시대 상류층이 기거하던 주택의 별당과 사랑채가 가장 잘 보존됐다는 점에서 건축학적 의의도 크다. 율곡 선생이 태어난 방인 몽룡실도 챙겨봐야 한다. 오죽헌을 나와서 오른편 골목길을 따라 들어가면 한·중·일 전통 자수를 감상하고 체험할 수 있는 동양자수박물관이 있다. 아이와 함께 세상에 하나뿐인 나만의 손가방을 만들 수 있다. 체험 시간은 1시간 30분 안팎이며 체험비는 작품당 1만5천원이다. 주소 강릉시 율곡로 3139번길 24 문의 033-644-0600 여유로움을 즐기는 중년부부라면 하슬라아트월드 푸른 동해를 조망하기 좋은 곳에 갤러리, 예술정원, 호텔이 자리했다. 해와 밝음의 뜻을 가진 강릉의 옛 이름 ‘하슬라’에는 뭔지 모를 신비로움이 가득하다. 바다와 조화를 이룬 큐브처럼 생긴 호텔은 색이 화려하다. 발길이 먼저 닿는 곳은 바다 카페 앞에 마련된 전망대. 콘크리트 벽 위에 위태롭게 서 있는 넥타이를 맨 사내 조각상에 눈길이 간다. 마치 무엇인가로부터 도망치듯 달려 나오려 한다. 작품의 이름은 ‘포세이돈의 귀환’이다. 포세이돈에게는 바다가 일상이듯 어쩌면 일상 탈출을 꿈꾸는 현대인의 모습을 표현하지 않았을까 싶다. 7 어느 것 하나 예술적이지 않은 것이 없는 하슬라아트월드. 8 영화 ‘내 아내의 모든 것’을 촬영한 실내 전시관. 9 소똥을 소재로 한 작품이 한창 전시 중이다. 10 주문진항에서 꼭 먹어봐야 할 바다의 맛 생선모둠구이. 11 강릉항 주변에 카페촌이 조성돼 젊은 연인들이 즐겨 찾는다. 바다를 전망할 수 있는 하슬라 카페 ‘항상’은 해와 달 그리고 바다를 벗 삼아 유유자적할 수 있는 곳이다. 그림 같은 풍경을 배경으로 직접 로스팅한 커피까지 맛볼 수 있다니 오랜만에 바람 쐬러 나온 중년부부가 신혼으로 돌아간 기분을 내기에 좋다. 카페를 나서면 성성활엽길을 따라 길이 이어진다. 이어서 키 작은 분재 소나무들이 물결처럼 춤추는 소나무 정원이다. 탐방의 편의와 소나무를 보호할 목적으로 깔아놓았을 법한 관람 데크는 대형 설치 작품이라 해도 손색이 없다. 곳곳에 숨어 있는 설치미술품들과 오래된 의자는 지나온 시절에 대한 아련한 기억을 더듬게 한다. 이어진 길을 따라가면 ‘시간의 광장’이다. 아이들이 미술 체험 학습을 할 수 있는 놀이정원, 추억의 영화 ‘E.T’에 나왔을 법한 하늘을 나는 의자도 볼 만하다. 예술가의 상상력은 끝이 없음을 증명하는 소똥미술관에는 소똥을 모아 만든 작품이 전시 중이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소가 소화시키지 못한 볏짚을 발견할 수 있다. 야외뿐만 아니라 뮤지엄 호텔 전시실에도 상상력을 자극하는 작품들이 여럿 있다. 푸른 바다가 작품의 일부분이 되는 현대미술관과 동화책에서 튀어나온 듯한 피노키오 작품이 전시된 피노키오미술관, 자유자재로 움직이며 사람 흉내를 내는 마리오네트미술관 등도 챙겨봐야 한다. 낯섦과 친근함, 자연과 인공, 조화와 부조화가 어우러진 하슬라아트월드는 일상 탈출을 원하는 중년부부에게 신선한 자극제임이 분명하다. 주소 강릉시 강동면 율곡로 1441 문의 033-644-9411, www.haslla.kr 관람 시간 오전 8시 30분~오후 6시 30분(성수기 오전 8시~오후 9시) 임운석 작가의 코스 제안 1일 차 테라로사→하슬라아트월드→경포해변→경포호→숙박 2일 차 참소리축음기·에디슨과학박물관→오죽헌→귀가 Tip 여행 정보 맛집 참소리축음기·에디슨과학박물관을 돌아보고 오죽헌 가는 길에 초당순두부마을이 있다. 400년집초당순두부(033-644-3516)는 4백 년 넘은 고택의 주인 심상진씨의 후손들이 거주하며 전통의 초당순두부 맛을 전하고 있다. 생선모둠구이는 주문진항의 명물이다. 두 자매가 운영하는 실비생선구이(033-661-4952)에서는 아침 식사도 가능하다. 생선구이는 1인분에 8천원. 노릇노릇하게 구워진 생선은 매일 주문진항에서 공수하는 것. 강릉항 커피숍거리에 있는 엘빈(033-652-2100)은 커피 맛은 당연히 좋고, 매장에서 직접 구운 다채로운 케이크의 향연에 눈이 즐겁다. 눈송이처럼 녹아내리는 케이크는 무엇과도 비교 불가다. 숙소 하슬라아트월드에서 하룻밤 머문다면 특별한 밤이 될 것이다. 모성을 상징하는 침대와 독특한 세면기, 욕조 등 다른 곳에서는 절대 볼 수 없는 독창적인 인테리어의 객실이 남다른 분위기를 연출한다. 여행 문의 강릉시 종합관광안내소, 033-640-4414, 4531 profile 임운석은… 평생 여행만 하며 살자고 한 아내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다니던 외국계 회사에 사표를 던지고 전업 여행작가의 길을 걷고 있다. 20대 때는 연극배우로 활동하면서 신인상 후보에 올랐으며, 전국민속예술경연대회에서 문화부장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한국여행작가협회 회원으로 문화재청 헤리티지채널 사진작가, 국내 아웃도어 전문 업체의 로드플래너와 사진작가로 활동 중이다. 블로그 ‘빛과 바람 그리고 떠나고 싶을 때 떠나라(http://roomno1.blog.me/)’를 통해 독자들과 소통하고 있으며 「최고다! 섬 여행」, 「대한민국 사계절 물놀이사전」, 「여행의 로망 캠핑카 스토리」를 썼다. <■글&사진 / 임운석(여행작가)>
휴일엔 가족 여행
[자전거로 찾아가는 문화기행]솔향 고도(古都) 강릉을 가다
[자전거로 찾아가는 문화기행]솔향 고도(古都) 강릉을 가다
2010. 08. 04 17:24 레저/여행
여름휴가 하면 무조건 강원도로 떠나던 시절이 있었다. 경포해수욕장에 추억 한 점 남겨두지 않은 청춘이 있을까. 본격적인 휴가철에 앞서 자전거로 다녀온 강릉은 또 다른 모습이었다. 오며가며 소나무를 느낄 수 있는 여유, 강원도를 보는 눈이 달라지는 나이는 과연 언제부터일까. (편집자 주) 수도권의 새벽은 비바람이 몰아치고 있었지만 동해안 강릉 지역은 맑을 거라는 예보를 믿고 집을 나섰다. 고양터미널까지 자동차를 몰고 간 다음 그 안에 실은 자전거만 꺼내 들고 강릉행 고속버스에 올랐다. 횡성 휴게소에 도착해 잠을 깨보니 비가 그쳐서 안도했다. 버스가 다시 강릉을 향하는 동안 대관령 초입의 횡계가 나오길 기다리며 왼쪽을 주시했다. 군에 간 아들이 복무하는 부대가 근처의 황병산에 있다. 아들이 근처 어딘가를 걸어가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횡계를 두리번거렸지만 버스는 속절없이 스치듯 달려갈 뿐이었다. 잠시 터널을 지나는가 싶더니 벌써 강릉이다. 새로 터널이 뚫리기 전에는 아흔아홉 구비라는 대관령 고개를 힘겹게 넘다 보면 차멀미를 하기 일쑤였는데 지금은 그런 통과의례가 없어졌다. 멀미가 좀 괴롭긴 해도 대관령 옛길에서 보는 강릉과 동해의 모습은 참으로 아름다웠다. 김홍도가 대관령에서 본 강릉의 풍경을 그린 그림이 있을 정도로 탁 트인 시야 속에 나타나는 풍경이 일품이다. 특히 강릉은 소나무 숲이 잘 보존된 도시다. 소나무 숲을 빼놓고는 강릉이 표현되지 않는다. 게다가 수많은 유적과 고택들이 소나무 숲과 함께하는 강릉은 정말 매력적인 도시다. 강원도라는 지명도 강릉과 원주에서 따온 것이다. 도청 소재지는 춘천이지만 일제 강점기 때부터 발전된 곳이어서 강원도의 대표성을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강원도의 얼굴은 역시 강릉이 아닐까. 강릉미술관 유감 강릉에 도착한 날이 마침 단오제 일정의 마지막 날이었다. 중국 단오를 제치고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강릉단오제는 우리나라 전통 축제 가운데서도 오래된 대표적인 것이다. 오전에는 볼 만한 행사가 없어서 터미널에서 그리 머지않은 강릉미술관을 찾았다. 단오와 관련된 미술 행사가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기 때문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실망 그 자체였다. 옛날 법원이 있던 높은 언덕 위에 자리 잡은 강릉미술관은 아담하고 아늑해 보이는 것이 꽤 훌륭한 외관을 갖추고 있었다. 하지만 기대와는 달리 별다른 전시는 없고 소장품 상설전이 진행되고 있었다. 내부 전시장 마루는 볼록 솟아 있는 것이 오래도록 방치되고 있는 것 같았다. 그 유명한 단오제 기간이기에 그에 걸맞은 기획전시가 있을 법하지만, 아무것도 없다는 것이 오히려 의아하다. 왜 미술관을 만들었는지 그 이유를 묻고 싶었다. 개인적으로 필자는 문화에 목말라 있지만, 그것이 반드시 건물 속의 미술관이나 공연장이어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가지고 있지는 않다. 저잣거리에서 보는 가공되지 않은 것을 더 중시하는 편이다. 하지만 이왕 설립한 미술관이라면 제대로 운영하고 관리해서 문화 복지 및 관광 차원에서 무언가 생산을 유발할 수 있어야 하지 않겠는가. 특히 영동 지방의 중심지로서 손색없는 운영의 묘가 절실했던 것이다. 일본 세토 내해(瀨戶內海)의 볼품없는 섬 나오시마(直島)에 미술관을 설립해 매년 2백만 명 이상의 관광객을 맞이하고 있는 사례는 그야말로 먼 나라 이야기인 모양이다. 오죽헌과 시립박물관 강릉미술관을 나서서 오죽헌 방향으로 자전거를 달렸다. 속초 방향으로 약 3km를 달리다 보면 죽헌동인데, 왼쪽에 오죽헌을 상징하는 죽림이 나타난다. 좀 더 안쪽으로 들어가면 보이는 곳이 바로 그 유명한 신사임당과 율곡 선생이 태어난 오죽헌으로 사임당의 친정인 셈이다. 오전 시간이지만 명소답게 많은 관람객들이 있었다. 보물 제165호로서, 본채 없이 별당만 남아 있는 것이 아쉽지만 500년 넘게 보존된 전통가옥 가운데서도 별당 건축의 귀중한 유적이라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율곡 선생의 본가는 경기도 파주지만 사임당이 출산을 하기 위해 강릉으로 갔던 것이다. 신사임당의 부친 신명화는 사화를 피해 출사를 하지 않았지만 딸의 총명함과 비범한 재능을 발견하고서 학문과 그림 등의 지, 덕, 예 교육을 시켰던 것이 그대로 율곡에게 전해져 대석학으로 성장시킨 원동력이 된 것이다. 강릉이 배출한 또 한 명의 여류 문인 허난설헌(허균의 누이)도 우리 국문학사에서 손꼽는 문재였던 것을 보면 강릉의 사대부들은 타 지역과 달리 딸에게도 글공부를 시키는 진보적인 풍토가 있지는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오죽헌 밖으로는 강릉시립박물관과 민속박물관이 쌍둥이 한옥 양식으로 근사하게 지어져 있다. 박물관에는 영동 지방에서 출토된 선사 유물들과 많은 역사 유물들이 소장되어 있다. 강릉 하면 떠오르는 경포해수욕장만 생각하고 온 사람들은 이 박물관에서 많은 역사 공부를 하게 되고, 유서 깊은 강릉에 대해 더 큰 매력을 갖게 될 것이다. 오죽헌과 연계된 곳이어서 관람 동선도 상당히 좋은 편이다. 박물관의 위치 선정이나 디자인, 소장품 내용들 모두 괜찮은 느낌이다. 1관동팔경의 대표인 경포대.2경포대에서 바라본 경포호반.3복원된 낙산사 원통보전.4강릉 솔향의 상징 소나무.5초현실적인 환상을 주는 휴휴암.6허균과 허난설헌의 생가. 경포호반 경포호반으로 가기 전에 반드시 들러야 할 곳이 있다. 바로 선교장(船橋莊)이다. 오죽헌에서 북쪽으로 500m 정도 가다 경포호 방향으로 우회전해 1km 정도 가면 참으로 근사한 고택 선교장이 나온다. 활래정이라는 정자를 받치고 있는 연못을 지나면 솟을대문이 있는 것으로 보아 집주인의 지체가 상당히 높았던 것으로 보인다. 효령대군 11대손 이내번이 집터를 잡아 짓기 시작한 선교장은 이후 10대에 걸쳐 계속 증·개축을 해오는 가운데 99칸으로 된 전형적인 사대부 최상층 가옥으로 손꼽힌다. 그림 같은 송림을 배경으로 한 기와집들이야말로 품격과 아취가 넘치는 우리 건축미학의 수준을 확인시켜주는 고택이다. 여기엔 ‘열화당(悅話堂)’이라는 구한말에 지은 사랑채가 있는데, 바로 열화당 출판사(대표 이기웅)의 모태가 된 곳으로 알려졌다. 구한말에 동진학교를 설립한 선각자답게 학문적인 토론을 나눈 장소도 별도로 마련했던 점이 그 가문의 지성적 면모를 말해주고 있다. 선교장을 나와서 경포호 방향으로 조금만 가면 유명한 초당 두부 식당들이 즐비하다. 붐비는 식당을 피해 한산한 식당 마당 별채에 자전거를 안전하게 거치시키고 순두부 백반을 주문했다. 게 눈 감추듯 다 비우고는 잠시 느긋하게 휴식을 취했다. 다시 길을 나서 가까운 경포대로 이동했다. 경포호반에 있으면서도 숲에 가려 그 전모가 잘 보이지 않았지만 높은 정자에서 내려다보는 호수와 시원한 바람이 여행자에게 더없는 행복감을 선사해주었다. 이곳에서는 외국인들도 만날 수 있었는데, 그들도 정자가 있는 곳은 일단 풍광이 아름답다는 정도는 상식으로 알고 있는 듯했다. 그러고 보니 30여 년 만에 다시 올라본 경포대다. 주변 환경이 변한 것은 말할 것도 없고, 어딘지 모르게 호수의 모양도 달라져 있었다. 동해안 호수들은 석호로 변형되는 것이 불가피한 자연현상이라지만 변해도 정말 많이 변했다. 허균, 허난설헌 생가 경포대 바로 옆에 있는 에디슨과학박물관과 참소리박물관도 제법 볼거리가 많은 곳이다. 손성목 관장 개인의 열정과 집념이 감동을 주는 곳이다. 과학사적 가치가 있는 컬렉션을 통해 과학적 상상력을 키워주는 연출도 눈길을 끈다. 그곳을 거쳐 호수 반대편까지 자전거도로를 타고 가야 한다. 맞은편 초당 지역에 조선시대의 문호 허균과 허난설헌을 배출한 생가와 기념관이 있기 때문이다. 경포호반을 따라 달리는 길에 작렬하는 태양과 시원하게 부는 바닷바람, 이 모두가 한여름 자전거 여행의 벗이자 활력소다. 호숫가에는 일러스트 조각들이 놓여 있었는데 해학이 넘치는 작품들이기는 하나 사색을 즐기는 이들에겐 다소 산만하게 보이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호수를 벗어나 초당의 끝없이 펼쳐지는 적송 숲에 당도했다. 어떻게 도시에 이런 소나무 숲이 잘 보존될 수 있었는지 그저 신기할 뿐이다. 소나무 숲에 둘러싸인 허균, 허난설헌의 생가는 원형 그대로인지 여부는 알 길이 없지만 비교적 아담하고 소박한 편이다. 허균이야 워낙 유명하지만 그의 누이 허난설헌은 우리에게 많이 알려진 인물이 아니다. 하지만 문재는 남동생 허균보다 뛰어났으면 뛰어났지 뒤떨어지진 않았던 것 같다. 여성을 억압하는 사회질서에 대한 날카로운 시선과 내면의 복잡한 심경을 승화하고 토로하는 시작들이 충격적이다. 안타깝게도 스물일곱 살에 요절해 그의 문학세계가 미처 결실을 보지 못하고, 천재적 재능만을 세상에 알리는 것으로 그친 비운의 인물이다. 다행히 문학의 동지였던 남동생 균이 213수의 유고를 수습해 유성룡의 서문을 받고 이것을 입국한 명나라 문인들에게 보여주어 중국에서 「난설헌집」이 출간되었으며 이후 조선, 일본에서 연이어 그의 문집이 출간됨으로써 사후에야 국제적으로 필명을 떨친 인사가 되었던 것이다. 에필로그 오후 4시경, 경포해수욕장 방향으로 다시 되돌아가 그로부터 주문진, 양양을 거쳐 속초로 이동을 해야 했다. 속초까지는 65km 정도 되는 거리다. 7번 국도를 따라 올라가면서 보는 해안 풍경이 인상적이다. 올라가는 길에 만난 휴휴암이 연출하는 초현실주의적인 풍경, 몇 년 전 화재로 불탄 낙산사가 새롭게 복원되고 단장된 모습 등이 무엇보다 반갑고 인상적이었다. 해수욕장들마다 개장 준비 중이나 일찍 찾아온 더위를 피하려는 많은 인파들로 붐비고 있었다. 동해안의 풍경들 가운데 으뜸가는 것은 역시 소나무 숲이다. 소나무 숲을 따라 환경 친화적으로 조성된 자전거도로를 달리는 상쾌한 기분을 누가 알까. 이번 여행은 소나무로 시작해서 소나무로 마치는 여행이라 해도 지나침이 없을 것 같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더욱 친근감이 생기는 소나무. 인위적인 직선보다는 자연스러운 곡선이 좋아지면서 소나무가 좋아졌는지도 모르겠다. 자연의 이치를 이제야 조금씩 깨달아가고 있다는 증거가 아닐까. 필자 이재언은 1958년생. 강원대 미술교육과를 졸업하고 홍익대 대학원 미학과 석·박사 과정을 수료했다. 상명대 겸임교수를 역임했으며, 현재 선갤러리 아트디렉터 및 한국공예학회 부회장을 맡고 있다. 1989년부터 미술평론가로 활동하는 한편 2006년부터 인천-서울, 일산-서울 장거리 ‘자전거 출근’과 함께 자전거 문화와 미술을 접목한 집필 및 강연 활동을 해오고 있다. 역서 「존 듀이 경험으로서의 예술」(책세상) <■글&사진 / 이재언(미술평론가) ■취재협조 / 울프 라운치(wolf laun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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