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향신문(총 19,619 건 검색)
- 전남도, 행안부 마을기업에 20곳 선정 ‘전국 최다’···“지역경제 활력 기대”
- 2025. 03. 21 10:57지역
- ... 전남지역 마을기업의 총매출은 373억원, 고용 인원은 1481명에 달한다. 전남도는 마을기업이 지역 경제와 공동체 발전에 크게 기여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공모 선정을 위해 각별한 힘을 쏟고 있다. 올해...
- UNIST, 영하 153도서 중수소 분리 신소재 개발…“중수소 경제적 생산 가능”
- 2025. 03. 20 10:31과학·환경
- ... 162도’를 넘어서는 수치다. 액화천연가스(LNG) 생산 파이프라인을 그대로 활용할 수 있어 중수소를 경제적으로 생산할 길이 열렸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은 오현철 화학과 교수팀이 독일 헬름홀츠...
- 울산울산과학기술원UNIST
- 미 연준, 기준금리 4.25~4.5%로 동결···“경제 불확실성 증가”
- 2025. 03. 20 08:14국제
- ... 한국(2.75%)과 미국 간 금리차는 상단 기준으로 1.75% 포인트로 유지됐다. 분기 말마다 공개하는 경제전망예측(SEP)에서 연준은 올해 말 기준금리(중간값)를 3.9%로 예측함으로써 연말까지 0.25% 포인트씩...
- 국민 10명 중 7명 “가계경제 작년보다 나빠져···최대 원인은 물가”
- 2025. 03. 20 06:37경제
- ... 가계경제가 1년 전보다 나빠졌다고 답했다. 개선됐다는 응답은 28.5%에 그쳤다. 가계경제가 얼마나 개선 또는 악화했는지 묻자 ‘20∼30% 악화’가 26.4%로 가장 많았다. ‘0...
스포츠경향(총 910 건 검색)
- 제23회 헤럴드경제배, 초박빙 뚫고 전년도 최우수 3세마‘석세스백파’ 우승
- 2025. 03. 20 10:53 생활
- 지난 16일 한국마사회 렛츠런파크 서울 제8경주로 열린 ‘제23회 헤럴드경제배’(G3, 2000m, 3세 이상, 순위상금 5억원)에서 ‘석세스백파’(4세, 수, 이종훈 마주)와 서승운 기수가 우승을 차지했다. 제23회 헤럴드경제배 ‘석세스백파’(12번) 결승선 통과모습 헤럴드경제배는 한해의 장거리 최우수마를 가리는 ‘스테이어(Stayer) 시리즈’의 첫 관문으로, 매년 서울과 부경의 장거리 강자들이 대거 출전한다. 특히 올해는 작년 트리플크라운(최우수 국산 3세마)을 차지했던 ‘석세스백파’ 외에도 5전 5승의 ‘원평스톰’, 우수한 혈통으로 꾸준한 기대를 받아온 ‘스피드영’, 최근 압도적인 장거리 성적을 자랑하는 ‘미러클마린’ 등이 출전해 배당에서부터 호각을 다퉜다. 해당 네 두의 단승률이 각각 4.0배, 5.0배, 5.9배, 4.7배였던 점에서도 이번 경주가 얼마나 박빙이었는지를 짐작해 볼 수 있다. 출발대가 열리자 4번 게이트에서 빠르게 출발한 ‘미러클마린’이 안쪽에서 선행에 나서며 편안하게 선두에 자리잡았다. ‘미러클마린’은 2코너 까지 여유롭게 경주를 이끌었고, 그 2마신 뒤를 ‘석세스백파’가 따랐다. 그러다 4코너를 지나 직선주로에 들어서자 ‘미러클마린’은 걸음이 무뎌지며 선두권에서 물러났고 ‘스피드영’이 빠르게 추입해 나왔다. ‘스피드영’은 마지막까지 ‘석세스백파’와 치열한 접전을 벌였지만, 결승선을 먼저 통과한 건 ‘석세스백파’였다. 두 마리의 도착차는 겨우 머리차였다. 이로써 ‘석세스백파’는 모마 ‘백파’와 외삼촌 ‘백광’의 영광을 재현하며 올해 장거리 최우수마 자리에 한발자국 먼저 다가서게 되었다. 경주 직후 인터뷰에서 서승운 기수는 “예전에 ‘미러클마린’에 기승했었기 때문에 선행을 갈 걸 알고 있었다. 조교사님과 상의한 작전대로 잘 이뤄진 것 같아 기쁘다”며 “‘석세스백파’는 어릴 때 타보고 오랜만에 탔는데 그간 많이 성장한 게 느껴져 앞으로도 기대해도 좋을 것 같다. YTN배에는 ‘글로벌히트’가 출전할 것 같은데 붙으면 재밌는 경주가 될 듯하다”고 소감을 전했다. 한편, 이종훈 마주는 같은 날 부경 4경주에서 ‘벌마킹’으로 마주 최초 300승을 달성하고 ‘헤럴드경제배’마저 우승하는 경사를 얻었다.
- 관악청년청, 청년 위한 금융교육 ‘금융경제플랜’ 모집···홍춘욱 투자전문가, 김경필 머니트레이너, 이장원 세무사, 김연옥 대출전문가 강연
- 2025. 03. 18 20:29 연예
- 관악문화재단 관악청년청 관악문화재단(대표이사 차민태) 관악청년청이 오는 4월 8일부터 금융 이해도를 높이고 효과적인 자산 관리 방법을 제공하는 ‘금융경제플랜’을 진행한다. 관악청년청은 매년 청년들 삶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다양한 강연을 진행해왔으며, 이번 프로그램 역시 지난 2월 실시한 ‘청년역량강화사업’ 수요조사 결과를 반영하여 기획되었다. 수요조사에는 총 165명의 청년들이 참여했으며, 이 중 66.7%가 금융·경제 분야에 높은 관심을 보였다. ‘금융경제플랜’에서는 △홍춘욱 투자 전문가의 ‘2025년 금융 트렌드로 보는 청년들의 현실적인 투자법(4월 8일)’, △김경필 머니트레이너의 ‘청년을 위한 개인자산관리(4월 15일)’, △이장원 세무사의 ‘청년 창업자 및 N잡 직장인을 위한 세금 관리(4월 22일)’, △강연옥 대출 전문가의 ‘첫 집 마련, 대출력이 부를 가른다(4월 29일)’등 총 4회 강연으로 구성되며, 급변하는 경제 환경 속에서 청년들이 꼭 알아야 할 금융 지식을 전달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프로그램 참가 신청은 3월 18일부터 관악청년청 홈페이지에서 구글폼을 통해 접수한다. 각 강연마다 선착순 50명을 모집하며, 경제에 관심있는 청년 또는 시민 누구나 참여 가능하다. 강의에 대한 자세한 일정과 정보는 관악청년청 홈페이지 및 공식 SNS에서 확인할 수 있으며, 기타 문의 사항은 관악청년청으로 문의하면 된다.
- 강자 대거 출동…‘제23회 헤럴드경제배’ 16일 개최
- 2025. 03. 13 13:53 생활
- 장거리 최우수마 가리는 ‘스테이어(Stayer) 시리즈’···서울·부경 강자들 대거 출전 작년 최우수 국산 3세마 ‘석세스백파’-하반기 최우수 국산 암말 ‘원더풀슬루’ 남매 대결 오는 16일, 한국마사회 렛츠런파크 서울 8경주에 ‘제23회 헤럴드경제배’(G3)가 개최된다. 3세 이상의 경주마가 출전하며 경주거리는 2000m, 순위상금은 5억원이다. 헤럴드경제배는 한 해의 최우수 장거리 경주마를 선발하는 ‘스테이어(Stayer) 시리즈’의 첫 번째 관문이다. 두 번째 관문은 4월 20일 YTN배(G3), 마지막 관문은 5월 25일 부산광역시장배(G2)다. 시리즈 종료 후 누적 승점을 따져 올해의 장거리 최강마를 가르고 시리즈 최우수마에게는 1억원의 추가 인센티브가 지급된다. 헤럴드경제배에서 우승하는 말은 한해의 최우수 장거리마가 될 확률이 높기 때문에 팬들의 관심도가 높은 대상경주다. 매년 우수한 말들이 출전하는 헤럴드경제배지만, 특히 올해는 어느 때보다도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작년도 트리플크라운과 퀸즈투어 최우수마부터 5연승 루키까지 현시점 강자들이 대거 출전하기 때문이다. 총 16두가 출전하는 가운데 우승이 유력한 4두를 살펴본다. [부]석세스백파- 12전 5/1/3, 레이팅 93, 한국, 수, 4세, 갈색, 부마: 퍼지, 모마: 백파, 마주: 이종훈, 조교사: 강승연 석세스백파, 2024년6월16일 농림축산식품부장관배 작년 KRA컵 마일(G2, 1600m)과 농림축산식품부장관배(G2, 2000m)를 우승하고 트리플크라운(최우수 국산 3세마 선발 시리즈)을 차지했다. 농림축산식품부장관배에서는 무려 9마신(馬身, 말의 몸 길이로 1마신은 2.4m) 대차승을 보여주었고, 그랑프리(G1, 2300m)에서는 3위를 따냈다. 장거리 능력은 충분히 검증된 셈. 게다가 석세스백파의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모마는 2000년대 대상경주 3회 우승에 빛나는 암말 중장거리 강자 ‘백파’다. 혈통적으로도 거리적성이 장거리에 있다고 볼 수 있다. 한편 이종훈 마주는 현재 299승을 기록 중이다. 이종훈 마주에게 대상경주 트로피와 동시에 마주 최초 300승 기록까지 안기는 경사가 일어날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원더풀슬루- 16전 6/5/3, 레이팅 108, 한국, 암, 5세, 갈색, 부마: 퍼지, 모마: 월들리듀드, 마주: (주)녹원목장, 조교사: 리카디 원더풀슬루, 2024년10월20일 경남도지사배 작년 퀸즈투어FW(하반기 최우수 국산 암말 선발 시리즈) 최우수마. G3급 대상경주 3회 우승전적을 보유하고 있다. 24년 한 해 동안 대상경주 7번, 1등급 경주 1번을 출전해 전부 다 5위 내에 입상하는 준수한 성적을 보여주었다. 1800m와 2000m 경주를 주력으로 출전해왔기 때문에 이번 경주에서도 좋은 성적을 거둘 가능성이 높다. 다만 2월 한파의 영향인지 최근 감기에 걸렸었는데 컨디션이 충분히 회복되었을 지가 관건이다. 부마는 ‘퍼지’로 ‘원더풀슬루’와 같다. 전년도 최우수 국산 암말 누나와 최우수 국산 3세마 동생의 대결이 이번 경주의 또 하나의 관전 포인트다. 원평스톰- 5전 5승, 레이팅 82, 미국, 수, 3세, 갈색, 부마: TALE OF VERVE, 모마: READY FOR CHIANTI, 마주: 김용재, 조교사: 정호익 원평스톰, 2024년11월17일 과천시장배 패배를 모르는 말. 5전 5승을 기록 중이다. 데뷔한지 약 반년밖에 되지 않았지만 과천시장배(L, 1200m) 우승과 5연승의 기세를 타고 단숨에 1등급까지 승급했다. 현재 서울과 부경을 통틀어 유일한 1등급 3세마이기도 하다. 어린 나이에도 540kg에 가까운 거구를 보유하고 있으며 체격에서 나오는 파워가 대단하다. 연초 정호익 조교사가 헤럴드경제배를 목표로 하고 있다 전한 바 있어 그간 체계적인 장거리 훈련을 치렀을 것으로 기대된다. 과연 원평스톰이 이번에도 쟁쟁한 경쟁자들을 제치고 무패 행진을 이어갈 수 있을 것인지 팬들의 관심이 모인다. [부]스피드영- 20전 6/2/6, 레이팅 110, 한국, 수, 5세, 갈색, 부마: 메니피, 모마: 태피스트리, 마주: ㈜디알엠씨티, 조교사: 방동석 스피드영, 2024년6월30일 오너스컵 부마는 한국 리딩 사이어(Leading Sire, 최우수 씨수말) 통산 8회의 ‘메니피’에, 외조부마는 2000년 미국 켄터키더비(G1) 우승마인 ‘후사이치 페가수스’기 때문에 혈통에 대한 기대치가 상당히 높다. 22년 브리더스컵(G2, 1400m)에서 우승하며 일찌감치 슈퍼루키로 이름을 날렸으며 오너스컵(G3, 1600m)에서는 8마신차 압승을 보여주며 팬들을 놀라게 하기도 했다. 이후로도 안정적인 경주 전개 능력을 바탕으로 거리를 가리지 않고 꾸준히 준수한 성적을 내왔다. 때문에 최근 출전한 대상경주에서 매번 우승후보로 거론되었지만 아쉽게도 우승 트로피와는 연이 닿지 않았다. 작년에도 헤럴드경제배에 출전했지만 5위에 그쳤는데, 이번에는 그간의 아쉬움을 떨쳐내고 우승을 차지할 수 있을지 기대를 모은다.
- ‘김수현 리스크’ 연예계부터 경제계까지 파급 효과?···고 김새론과 교제 의혹 일파만파
- 2025. 03. 13 01:59 연예
- 연합뉴스 골드메달리스트 배우 김수현이 고 김새론과 교제했다는 의혹이 불거지면서 경제부터 연예산업까지 빨간불이 켜졌다. 파문이 시작이 된 것은 지난 10일 유튜브 채널 ‘가로세로연구소’(이하 ‘가세연’)가 김새론 유족 측 발언을 인용하여 고인이 15살 때부터 6년간 김수현과 교제했다고 주장하면서 시작이 됐다. 가세연이 의혹을 처음 제기한 지난 10일 김수현의 소속사 골드메달리스트는 “명백한 허위사실”이라고 반박했지만 가세연이 다음 날 김수현이 김새론의 볼에 뽀뽀하는 사진 등을 추가로 공개했다. 현재 김수현이 출연 중인 지상파 방송 MBC 예능 프?峨瀏? ‘굿데이’ 시청자 게시판에는 그의 하차를 요구가 이어지고 있다. 김수현이 주연으로 출연한 OTT 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 ‘넉오프’도 빨간불이 켜졌다. ‘넉오프’는 1997년 IMF 외환위기 사태로 인생이 뒤바뀐 한 남자가 세계적인 ‘짝퉁’ 시장 제왕이 돼가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으로, 김수현은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방송가 일각에서는 공개를 결정하기 어려울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 현재 이 작품은 공식적으로 공개 일정이 공표되지는 않았다. 김수현이 모델로 활동하는 업체들도 불편한 상황이 만들어졌다. 지난 2월 김수현을 창립 28주년 광고 모델로 재발탁한 홈플러스는 이달 초 기업회생절차를 개시한 데 이어 김수현 관련 이슈까지 발생했다. CJ푸드빌이 운영하는 뚜레쥬르는 모델인 김수현과 재계약 여부를 놓고 고민중인것으로 알려졌다. 계약 기간은 3월말로 종료되는데, 연장하지 않는 방안도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LG생활건강은 10여 년 전 찍은 김수현이 출연한 광고 영상을 삭제했다. LG생활건강 측은 2012년부터 2015년까지 뷰티 브랜드 ‘비욘드’ 모델로 활동했던 김수현 광고 영상을 공식 유튜브 채널에서 비공개로 전환했다. 김수현 소속사는 의혹을 정면으로 반박하고 있지만 관련 업계들은 일단 상황을 주시한다는 입장이며 대중의 여론이 악화될 경우, 스타로서의 상품성과 이미지에 영향을 끼칠 것으로 관측된다.
주간경향(총 2,013 건 검색)
- [서중해의 경제망원경](43) 미국은 다시 위대해질까(2025. 03. 21 15:00)
- 2025. 03. 21 15:00 경제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대선후보였던 지난해 10월 14일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오크스에서 열린 타운홀 미팅에서 공화당원들을 상대로 발언하고 있다. 뒤 화면에 “드릴, 베이비, 드릴(시추하자, 계속 시추하자)”는 구호가 띄워져 있다.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2기 미국 행정부 출범으로 경제정책의 불확실성이 크게 높아지고 있다. 베이커, 블룸, 데이비스 등 세 명의 미국 경제학자가 제공하는 경제정책불확실성지수를 보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한 후 미국의 지수는 코로나19 팬데믹 시기 다음으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 중국, 일본과 유럽의 나라들도 마찬가지다. 경제 불확실성에 직면해 미국 경제 또한 불안하게 움직이고 있다. 주식시장과 달러 가치를 짚어보자. 미국의 주식시장 상황을 대변하는 S&P500 지수는 지난 2월 19일 6144를 기록했다. 지수 작성을 시작한 1957년 이래로 최고점이다. 정점 이후 S&P지수는 하락해 3월 14일에는 5639를 기록했다. 최고점 대비 약 8% 하락했다. 미국 언론은 정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주식시장이 조정에 들어갔다고 논평했다. 트럼프 겁박 정책은 종래 미국 정책과 반대 달러 가치는 하락하고 있다. 선거운동 기간에 트럼프 후보는 달러의 고평가 때문에 미국 제품이 외국 시장에서 비싸게 되어 잘 팔리지 않는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대안은 교역상대국 환율의 절상 압박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한 이래로 주요 교역상대국을 대상으로 한 달러 환율은 상승했는데(이는 달러화가 약세가 됐다는 의미다), 이는 겉보기에는 트럼프 대통령의 요구와 맞아떨어진다. 그러나 속내는 그렇지 않다. 달러 약세는 트럼프 2기 정부의 공격적인 무역정책의 결과를 반영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겁박 정책은 미국 경제에 대한 불확실성을 초래하고, 이는 미국 자산, 달러에 대한 선호를 낮추는 효과를 초래한다. 또한 달러 약세는 수입품 가격 상승 및 이로 인한 인플레이션 압력을 높이게 된다. 장기적으로는 어떨까? 두 가지 경우를 생각할 수 있다. 트럼프 2기 이후 미국의 경제정책이 다시 정상화되는 것이 하나이고, 다른 하나는 트럼프 이후에도 미국 우선주의가 경제정책에 반영돼 같은 기조를 유지하는 경우다. 첫 번째 경우는 미국이 다자주의로 복귀하고 글로벌 어젠다, 예를 들어 글로벌 기후위기 대응, 빈곤과 질병 퇴치를 위한 국제적 노력에 동참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 경우 협력과 경쟁이라는 국제질서의 기본이 지켜질 것이고, 민주주의와 시장경제의 창달이라는 가치 외교를 통해 동맹을 확대해 나갈 수 있게 된다. 미국은 유일한 절대 강자는 아니지만, 여러 동맹국과 함께 국제평화를 증진하는 데 선도적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할 수 있다. 두 번째 경우는 미국과 세계가 모두 힘들어지는 상황이다. 시나리오의 하나로 생각하고 싶지 않지만, 미국의 정치 상황에 따라 이 옵션이 채택될 수도 있다. 이 옵션은 여러 문제를 제기하는데, 미국의 쇠퇴를 가속화하는 결과로 나타날 것이다. 왜 그런가를 경제적 측면에서 짚어보자. 강대국의 조건은 당연히 강력한 경제다. 해외 식민지에서 착취하든 내부 자원을 최대한 활용하든 경제력으로 경쟁국을 압도할 수 있어야 한다. 과거의 패권국들은 식민지가 주요한 경제력의 원천이었다. 스페인, 네덜란드, 영국, 프랑스, 일본 등 한때 세계를 제패한 또는 제패하고자 한 국가들은 해외 식민지를 개척하고 착취해 국부를 쌓는 것이 국가 발전 축의 하나였다. 해외 식민지를 두고 유럽 열강이 벌인 전쟁이 제2차 세계대전이다. 미국은 이 점에서 다른 길을 걸었다. 내부의 광활한 대륙과 자원을 개척하는 것으로도 해외 식민지 착취에 못지않은 국부를 창출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광대한 내부 자원이 제공하는 ‘아메리칸 드림’은 세계 곳곳에서 이주민을 미국으로 불러들이는 마그넷(자석)이 됐고, 이는 성장의 또 다른 엔진으로 점화했다. 트럼프 1기, 그리고 2기의 경제 및 교역 정책은 위에서 언급한 미국의 황금기에 추진한 흐름과는 전혀 다르다. 교역상대국을 관세로 겁박하는 교역 정책은 세계 경제의 통합을 주창한 종래의 미국 대외 교역 정책에 반대되는 모습이다. 이민에 대한 반감은 내부 기회가 소진됐다는 것을 역설한다. 전통 제조업을 내어주고 서비스와 금융으로 부를 축적하고자 했으나 그 역풍을 맞고 있다. 세계의 공장이 된 중국은 제조업 글로벌 공급망에서 허브 역할을 하고 있는데, 결과적으로 이는 미국의 국가 안보에서 초크 포인트(조임목)가 됐다. ‘팍스 아메리카나 이후의 세계’ 대비해야 출범한 지 두 달 남짓한 트럼프 2기 정부가 내놓은 상당수의 정책은 미국의 전성기와는 전혀 다른 퇴행적인 내용이다. 그중에서도 미국뿐 아니라 세계 전체에 심각한 부작용을 초래할 것으로 예상되는 정책은 기후·에너지 정책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식 당일인 1월 20일 ‘전기자동차 의무화’ 철폐를 요구하는 행정명령을 발표하고 미국의 파리기후변화협약 탈퇴를 명령했다. 또한 그는 ‘에너지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승인된 모든 에너지 프로젝트를 조기에 완료할 것을 명령했다. 석유 시추 및 프래킹(지하 암반에 고압의 액체를 주입해 균열을 낸 뒤 셰일가스 등을 뽑아내는 방법) 확대를 대안으로 제시했다. 2023년 유럽연합(EU) 통계에 따르면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에서 중국은 1위로 세계 전체의 30%를 차지하고 미국은 2위로 11%를 차지하고 있다. 기후협약에서 미국이 탈퇴하면 중국에 빌미를 제공하고 세계 전체의 상황은 악화한다. 지구 전체의 재생에너지 전환은 늦춰지게 됐다. 화석연료 사용을 늘리는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은 장기적으로 미국 산업의 경쟁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다. 트럼프 이전의 세계 경제는 에너지 전환을 위해 기술과 혁신 경쟁을 벌이고 있었다. 그 결과 화석연료 대비 신재생에너지 생산 비용은 최근 10년 사이에 현저하게 하락했다. 2024년 9월 국제재생에너지기구(IRENA)는 태양광발전의 균등화발전비용(LCOE)이 2010년에는 화석연료 대비 414% 비쌌지만, 2023년에는 오히려 56% 더 낮아진 것으로 보고했다. 재생 가능 발전은 가장 비용이 적게 드는 새로운 발전의 공급원이 된 것이다. 이 점에서도 트럼프 정부의 에너지 정책은 퇴행적이다. 현재 상황은 대선 캠페인에서 외친 “다시 미국을 위대하게(MAGA·Make America Great Again)”라는 구호와는 반대로 전개되고 있다. 자신의 의도와는 달리,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의 쇠퇴를 재촉하고 있다. 우리로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겁박에 눌릴 게 아니라 미국이 쇠퇴한 세계 질서의 모습을 새기며, 그런 미래를 대비해야 한다. 팍스 아메리카나 이후의 세계는 분명 더 어지럽고 어려울 것이기 때문이다.
- 서중해의 경제 망원경
- 내란 100여 일, 경제 충격 넘어 복합 손실…국민, 길고 무거운 ‘희생’(2025. 03. 17 06:00)
- 2025. 03. 17 06:00 정치
- 지난 3월 8일 서울구치소에서 석방된 윤석열 대통령이 서울 한남동 관저 앞에서 차에서 내려 지지자들에게 손을 들어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자영업자에겐 통상 ‘연말 특수’가 있다. ‘연말 특수’는 단순한 매출 증가를 넘어 이후 몇 달간의 비수기를 버틸 수 있는 재정 기반이 된다. 하지만 지난 연말은 자영업자들에게 최악의 시기였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11월까지 570만명대를 유지하던 자영업자 수는 올 1월 550만명으로 주저앉았다. 단 두 달간 20만명이 감소한 것 자체가 전례 없는 일이다. 류필선 소상공인연합회 전문위원은 “자영업은 통상적으로 폐업과 신규 유입이 병행되기에 이 같은 급격한 감소는 이례적인 현상”이라며 “코로나19 팬데믹에 이어 고물가·고환율·고금리 ‘3고 현상’으로 소비 위축이 심화된 상태에서, 지난 연말 비상계엄 사태까지 터지다 보니 소비가 더욱 둔화된 영향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라고 분석했다. 3월 12일은 12·3 비상계엄 이후 100일째 되는 날이다. 한국사회는 여전히 그 대가를 치르고 있다. 정치적 혼란이 가져온 경제적 파장은 일반 국민의 삶 속에서 가장 직접적으로 체감되고 있다. 서울 시내 대학가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김시동씨는 “작년 12월은 연말이라고 할 수 없을 만큼 장사가 안됐다. 지금 대학이 개강했는데도 마찬가지다. 여기서 20년 넘게 장사한 이웃 사장님도 이런 적은 처음이라고 하더라”며 “자영업 매출은 사회 분위기를 따라간다. 분위기가 경직되면 매출도 다운된다. 그나마 조금씩 나아졌는데 정치적 혼란이 또 소용돌이치면서 자영업자를 희생양으로 만들까 두렵다”라고 말했다. 미국 경제지 포브스는 계엄 직후인 12월 6일 “윤석열 대통령의 이기적인 계엄령 사태로 발생한 경제적 대가는 5100만 한국 국민이 나눠서 감당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비상계엄은 단순한 경제적 충격을 넘어 민주주의의 위기, 국제 위상의 추락, 사회 분열의 심화 등 여러 분야에서 복합적인 비용을 초래했다. 12·3 비상계엄 이후 100일간 한국사회가 치른 대가를 경제·정치·국제·사회 갈등의 측면에서 짚어본다. ■경제성장률에 드리운 계엄의 그림자 최근 몇 년간 한국 경제는 인구구조 변화, 가계부채 증가, 소비자 물가 상승 등 구조적 문제 위에, 미·중 무역전쟁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재집권 등 대외 불확실성까지 겹치며 어려움을 겪어왔다. 여기에 비상계엄으로 인한 정치 불확실성이 가중되면서 경제 성장 둔화 압력은 한층 커지고 있다. 지난 2월 한국은행은 올해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1.9%에서 1.5%로 낮췄고, 한국개발연구원(KDI) 역시 1.6%로 하향 조정하며 1%대 초반까지도 떨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더 큰 문제는 이러한 성장 둔화가 단순한 일시적 침체가 아니라 장기화할 우려가 높다는 점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이 2021년 발간한 보고서 ‘사회적 불안이 거시경제에 미치는 영향(The Macroeconomic Impact of Social Unrest)’에 따르면 사회적 불안이 발생할 경우 경제성장률 하락세는 단기간에 회복되지 않고 장기적으로 지속될 수 있다. 보고서는 RSUI라는 사회적 불안지수가 1만큼 높아질 때마다 GDP 성장률은 6분기 이후까지 0.2%포인트 하락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해외 사례도 이를 뒷받침한다. 1972년 계엄령을 선포한 필리핀은 마르코스 정권이 물러날 때까지 14년 동안 1인당 GDP가 1430달러에서 1570달러로 1% 증가하는 데 그쳤다. 태국 역시 2006년, 2014년 군부 쿠데타 이후 경제성장률이 급격히 둔화하며 장기적인 경기침체를 겪고 있다. 한국 경제 역시 내재된 구조적 취약성에, 정치 리더십 붕괴로 인한 불안정성까지 겹쳐 장기적 성장 동력을 위협받을 가능성이 높다는 비관적인 전망이 나온다. 류덕현 중앙대 경제학과 교수는 “반도체 시장이 부진한 가운데 미·중 무역전쟁이 심화되는 등 대외여건이 좋지 않다. 국내 경기도 위축돼 있는데 계엄으로 국가 리더십까지 흔들리니 정부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상황”이라며 “경제가 굉장히 어려운 나락으로 빠져들어 가는 길목에 있다”라고 말했다. 3월 10일 통계청의 발표에 따르면 지난 1월 자영업자 수는 550만명으로 두 달 만에 20만명이 급감했다. 서울의 한 건물 상가에 임대 광고가 붙어 있다. 연합뉴스 ■얼어붙은 경제심리, 멈춰선 사회적 대화 정치적 불안은 외국 자본 유출, 기업 투자 지연, 소비자 심리 위축을 초래한다. 12·3 비상계엄 직후 외국인 투자 심리는 급격히 냉각됐고,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국회의 탄핵소추안이 부결된 12월 9일까지 코스피지수는 2360까지 하락했다. 원화 가치는 15년 만에 최저치로 추락했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해 12월 27일 1달러당 1487원까지 상승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소비심리 역시 급격히 얼어붙었다. 지난해 12월 소비자심리지수는 코로나19 팬데믹 때인 2020년 3월 이후 최대 폭인 12.8포인트 하락해 88.4를 기록했다. 지난 1~2월(95.2) 반등했지만, 여전히 계엄 전인 11월(100.7)보다 낮은 수준이다. 전산업 기업심리지수(CBSI) 역시 지난해 11월부터 4개월 연속 하락해 팬데믹 때인 2020년 9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에 이르렀다. 11월 91.9이었던 12월 CBSI는 87.3으로 떨어졌다. 1월(85.9), 2월(85.3) 연속 하락하며 기업 체감경기가 얼어붙어 있음을 보여줬다. 자영업자들 사이에서는 매출 감소가 일상화될 정도로 체감 경기가 빠르게 나빠졌다. 계엄 직후인 12월 10일부터 12일까지 소상공인 연합회가 실시한 소상공인 경기 전망 긴급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88.4%가 매출 감소를 호소했으며, 그중 50% 이상 감소한 경우가 36%에 달했다. 이처럼 경제주체들의 고통이 가중되고 있지만 고령화, 노동시장 구조 변화, 인구 절벽 등 한국경제가 직면한 구조적 문제들에 대한 사회적 대화는 사실상 중단된 상태다. 국회입법조사처 자료에 따르면 비상계엄 선포 이후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 및 주요 정부위원회의 활동이 멈추면서 ‘지속 가능한 일자리’, ‘일·생활 균형’, ‘인구구조 변화 대응과 계속고용’ 등 시급한 핵심의제 논의가 표류하고 있다. 이는 계엄으로 민주적 거버넌스가 무너져 토론과 합의 과정이 정지된 상황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민주주의 지수 32위로 추락…공고화에 균열 지난 2016년 박근혜 대통령 국정농단 사태도 민주주의의 위기를 불러왔지만, 12·3 비상계엄은 그보다 훨씬 더 직접적으로 헌정질서를 흔들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 정치학자는 “행정부가 군·경찰력을 이용해 입법부를 장악하려 했다는 점에서 2016년과는 차원이 다르다”고 지적했다. 민주주의 후퇴는 국제 지표에서도 그대로 드러났다. 영국 이코노미스트 부설 경제분석기관(EIU)이 지난달 발표한 민주주의지수 2024(Democracy Index 2024)에서 한국은 지난해보다 10계단 하락한 32위를 기록, ‘완전한 민주주의’에서 ‘결함 있는 민주주의’로 강등됐다. 권혁용 고려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계엄을 “민주주의 퇴행이 아닌 민주주의 전복 시도”로 규정했다. 민주주의 퇴행이 행정부의 권력 증대, 야당 괴롭히기, 선거 방해 등 합법적으로 선출된 현직자가 민주주의 규범과 가치를 점진적으로 잠식하는 현상이라면 12·3 비상계엄은 이를 넘어섰다는 지적이다. 권 교수는 한국사회의 ‘민주주의 공고화’가 균열을 맞았다고 분석한다. 그는 “민주주의가 공고화되려면, 정치 엘리트들이 민주적 수단 이외의 방법으로 권력을 유지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아야 하며, 국민 대다수가 민주주의보다 나은 대안은 없다고 확신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시도와 계엄 이후 윤 대통령을 구심점으로 진행되고 있는 극우 정치세력화는 이 두 가지 조건을 모두 훼손했다. 민주주의가 흔들리면 그 영향은 단순히 정치 영역에 국한되지 않고 국가의 신뢰도와 안정성에 직접적인 타격을 준다. 민주주의 체제가 견고할수록 국가의 신인도가 높아지고, 글로벌 자본시장에서 자금 조달이 용이해진다는 것은 여러 연구에서 입증된 사실이다. 2023년 미국 브루킹스연구소 보고서 ‘민주주의 후퇴가 초래하는 금융 및 경제적 위험(The Financial and Economic Dangers of Democratic Backsliding)’에 따르면, 민주주의 수준이 높은 국가는 국제금융시장에서 더 낮은 금리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으며, 글로벌 금융 환경이 긴축될수록 이러한 ‘민주주의의 이점’은 더욱 두드러진다. 긴축 환경에서 금융시장 참가자들이 위험 관리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며, 민주주의 수준이 낮은 국가의 위험 프리미엄(risk premium)이 급등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한국은 ‘결함 있는 민주주의’ 국가로 분류되면서 국제사회의 신뢰를 잃을 위험에 직면해 있다. 이를 회복하지 못한다면 민주주의 위기와 이로 인한 경제적 부담의 장기화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소프트파워 1위 국가의 추락, 대미·대중 관계 부담 12·3 비상계엄은 한국의 국제적 위상에도 직접적인 타격을 주고 있다. 한국은 지난해 10월 IMF 보고서에서 소프트파워가 가장 높은 나라로 평가됐다. 김흥규 아주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경제력과 문화적 성취, 민주주의의 안정이 결합한 성공 스토리가 한국의 소프트파워를 이끌었다”고 설명하면서 “윤석열 정부의 계엄 시도는 한국 정치의 취약성을 전 세계에 보여주면서 소프트파워에 대한 국제적 평가를 크게 실추시켰다”고 했다. 계엄 직후 한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일정이 잡혀 있던 스웨덴 총리가 방한 일정을 전격 취소하는 등 ‘코리아 패싱’이 이어졌다. 트럼프 재집권으로 ‘미국 우선주의’가 강화되는 시점에 한국은 내부 혼란 속에서 효과적인 대응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 더욱 우려되는 것은 윤석열 대통령이 국내정치 논리에 따라 중국에 대한 적대감을 고양시키고, 이를 정파적 충성의 잣대로 활용하는 상황이다. 황재호 한국외대 국제학부 교수는 “윤 대통령이 헌법재판소 변론에서 중국을 거론하며 반중 정서를 보수층 결집의 매개체로 활용했다”며 “이런 행보가 미래에 부담으로 작용해 이를 제대로 정리하지 못할 경우 향후 한·중 관계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역대 최악의 사회갈등, 배제와 분열로 치닫나 윤석열 계엄의 가장 큰 문제는 법적·절차적 논란을 넘어 한국사회의 이념 갈등을 더욱 첨예하게 만들었다는 점이다. 윤 대통령은 비상계엄 선포 후에도 불법성을 인정하기보다 극우 성향 지지층에 기대는 발언을 이어갔고, 사회적 불신과 증오는 그만큼 더 깊어졌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3월 3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국민이 체감한 사회갈등지수는 4점 만점에 3.04점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조사는 계엄령 선포 이전인 지난해 6~9월에 실시됐는데, 계엄 이전부터 ‘진보와 보수의 이념 갈등’이 3.52점으로 가장 심각하게 인식됐다. 이 같은 갈등은 12·3 비상계엄과 이어진 윤 대통령 탄핵 등 일련의 사태를 거치며 최고조에 이르렀다. 계엄 이후인 지난 연말 단국대 분쟁해결연구센터가 실시한 조사에서는 ‘한국사회의 이념 갈등이 매우 심하다’고 응답한 비율이 73.7%에 달했다. 이는 해당 기관이 2008년 이후 17년간 진행한 조사 중 가장 높은 수준으로, 박근혜 전 대통령의 국정농단 사태와 탄핵 때보다 높았다. 사회적 갈등이 깊어지면서 국민이 상대 진영을 바라보는 감정 또한 심각한 수준으로 악화했다. 하상응 서강대 정치외교학과 교수가 2025년 1월 실시한 온라인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들은 상대 당이나 정치인에 대해 분노보다 역겨움을 느끼는 경향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사회심리학적으로 ‘역겨움’은 대상을 완전히 배제하려는 감정이기 때문에, 이러한 감정이 확산할수록 사회 갈등은 타협보다는 배제와 분열로 치닫게 된다. 하 교수는 “이제는 서로에게 화를 내는 상황조차 아니라는 것이 문제다. 화라는 감정은 상대에게 기대하는 변화의 가능성이 있을 때 나타난다. 또한 내가 화를 내더라도 상대가 나를 제거하지 않을 것이라는 최소한의 신뢰가 전제돼야 한다”며 “오히려 서로에 대한 ‘역겨움’을 ‘분노’로 전환하는 정도라도 돼야 관계 개선의 시작점이 될 수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그는 “점점 더 상대방이 사라지면 세상이 나아질 것이라고 믿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점이 가장 심각한 문제”라고 경고했다.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 선고 이후 사회적 갈등이 완화될 수 있을까. 정치적 긴장과 사회적 진통은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 정한울 한국사람연구원 원장은 “현재 진보는 진보대로, 보수는 보수대로 결집했고 중도층은 탄핵에 무게를 두는 상황이라 헌법재판소 결정에 각 진영이 순순히 승복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분석했다. 탄핵이 인용돼 차기 대선이 진행될 경우 대선 과정에서의 충돌이 심화하고, 심지어 선거 결과에 대한 승복 문제로까지 이어질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이렇듯 양극화가 극단으로 치닫는 상황에서 갈등을 완화할 희망적 요소는 찾기 쉽지 않다. 정 원장은 “기대 요인은 탄핵이 인용됐을 경우 국민의힘이 지금까지 보였던 태도와는 다르게 중도층을 향한 전향적 태도를 보이는 것이다. 스스로 책임을 인정하는 등 자기반성을 한다면 갈등이 심각한 국면으로 치달을 수 있는 상황을 완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국민의힘 대선주자가 극우와 거리를 두고 윤 대통령과 단절하려는 노력을 보이는 것은 중도층 표심을 위해서도 필요한 일인데 그렇게 할 수 있는 리더가 없어 보인다. 중도층에서 탄핵을 찬성하는 요구와 자기의 지지 기반에서 강력히 탄핵에 저항하는 상반된 흐름을 연결시키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라며 회의적 견해를 보였다. ■길고 무거운 청구서와 불투명한 해법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100일이 지난 지금, 한국사회는 위법적 권력 남용으로 인한 복합적 비용을 고스란히 떠안게 됐다. 경제는 위축됐고, 국제적 위상은 흔들렸으며, 민주주의 지수는 하락했다. 국민 사이의 이념 갈등도 극단으로 치달아 사회 통합이 위기에 놓였다. 이번 사태는 단순한 정치적 혼란을 넘어 국가 전체에 장기적 부담을 안기고 있다. 기업과 자영업자는 얼어붙은 시장에서 생존을 고민해야 하고, 국민은 정치 불안과 갈등으로 피로감을 호소하고 있다. 향후 헌법재판소 판결에 따른 탄핵 절차와 차기 대선 국면에서 갈등이 더 증폭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비상계엄 이후의 후폭풍이 얼마나 오래갈지, 헌정질서 회복과 시민 갈등 완화를 위해 정당·시민사회가 어떤 대안을 모색해야 할지가 한국사회의 가장 중요한 과제로 남았다. 국민의 손에는 길고 무거운 청구서가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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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T칼럼] 의도 경제와 소비자 주도성 회복(2025. 03. 07 14:30)
- 2025. 03. 07 14:30 경제
- 일러스트 김상민 기자 다시 기술 열망의 사이클이 시작될 조짐이다. 이번엔 ‘의도 경제(intention economy)’라는 이름이다. 주목 경제의 폐단과 폐해를 극복하고 소비자 주도성을 다시금 회복할 수 있다는 비전을 제안하고 있다. 이를 뒷받침하는 건 거대 언어모델로 재탄생한 AI 검색이다. 검색창이 이전보다 훨씬 길어지면서 소비자 의도 분석이 훨씬 쉬워졌다. 현재 오픈AI를 필두로 구글, 퍼플렉시티, 네이버에 이르기까지 대형 빅테크 대부분이 AI 검색에 뛰어들 채비를 마쳤다. ‘차세대 검색 기술’로 진입하기 위한 스타트업들의 움직임도 활발한 편이다. 소비자들의 주목을 확보하기 위해 온갖 개인정보를 약탈해왔던 ‘주목 경제’ 기술 메커니즘과 절연할 수 있는 중대한 기로에 지금 서 있다. AI 검색은 소비자들의 ‘주목’보다 ‘의도’에 집중한다. 검색창에 입력하는 20단어 이상의 긴 질문을 분석해 소비자의 정확한 의도를 파악한다. AI 검색은 시맨틱 라우터와 같은 기술로 무장해 소비자들의 실제 의도를 감지하고 추론한 뒤 가장 적합한 결과물을 AI로 생성해 보여준다. 의도 경제는 검색창에 입력하는 질문의 길이가 획기적으로 길어지면서 현실에 가까워졌다. 이 과정에서 공급자들은 소비자들의 의도에 적합한 제품, 콘텐츠를 생산해야 하는 압박에 직면하게 됐다. ‘어뷰징’으로 상징되는 여러 조작적 기법으로 소비자들의 주의를 끌어모았던 얄팍한 상술은 AI 검색 앞에서 무력화한다. 제품 및 콘텐츠 공급자로서도 불필요한 마케팅 비용을 낭비하지 않아도 되니 이득이다. 의도 경제는 새로운 개념은 아니다. 주목 경제가 한창 꽃피울 무렵인 2006년 등장한 디지털 경제 이론이다. 소비자들의 주목과 개인정보 갈취를 견인할 수밖에 없는 ‘주목 경제’에 대한 비판과 성찰로 시작됐다. 이를 처음 주창한 독 설스(Doc Searls)라는 인물은 의도 경제의 시대가 오면 “고객은 그들을 통제하는 시스템에서 벗어나, 그들이 원하는 것, 원하는 방식, 원하는 장소와 시기, 그리고 금액까지 스스로 말할 수 있는 자유롭고 독립적인 시장 주체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조건은 있다. 개인정보의 모든 통제권을 개인이 관리할 수 있는 새로운 기술 수단이 마련돼야만 한다. 그래야만 소비자가 약관을 제안하고 공급자가 서명해야 하는 ‘주객전도’의 계약구조가 가능해진다. 고객 커먼스(Customer Commons)라는 비영리 조직이 십수 년째 이 프로젝트를 주도하고 있다. 의도 경제는 누가 봐도 이상적인 경제 구조다. 소비자가 공급자와 대등한 관계를 맺을 수 있는 데다 그들의 진정한 의도 앞에 공급자를 줄 세우는 풍경도 가능해서다. AI의 진전으로 기술적 조건은 거의 완비된 상태다. 그저 단서 조항만 충족된다면 AI 검색이 펼쳐놓은 내일의 모습이 될 수도 있다. 허나, 역사적으로 늘 그래왔듯, 새로운 기술의 등장은 열망으로 시작해 실망으로 귀결된다. 의도 경제 또한 주목 경제처럼, 이윤을 향한 욕망과 권력에 의해 곧 일그러질지도 모른다. 또 한 번 속는 셈 치고 다시 새 기술에 희망을 품어보는 것도 나쁘지 않은 선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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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중해의 경제망원경] (42) 트럼프 대통령은 성공할까(2025. 02. 28 15:00)
- 2025. 02. 28 15:00 경제
- 캐롤라인 레빗 미국 백악관 대변인이 지난 2월 24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백악관 브리핑실에서 언론 브리핑을 하고 있다. 대변인 뒤에 설치된 TV 화면에는 ‘멕시코만(Gulf of Mexico)’을 ‘미국만(Gulf of America)’으로 바꿔 표기한 지도 이미지가 띄워져 있다.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취임 한 달여 동안 72개의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같은 기간 동안 전임 바이든 대통령이 32개, 트럼프 1기에는 12개의 행정명령에 서명한 것에 비하면 현저하게 많은 숫자다. 오바마 대통령도 취임 초기에 서명한 행정명령은 100일 동안 19개에 불과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행정명령 중에는 국가안보를 이유로 내세운 멕시코, 캐나다, 중국에 대한 관세도 포함된다. 멕시코와 캐나다는 발효 직전에 유예하기로 잠정 합의했지만, 중국에 대한 관세는 중국의 보복 관세를 불러왔다. 트럼프 대통령의 행정조치는 대내적으로도 갈등을 부르고 있다. 미국에서 대통령의 행정명령은 기존 법의 한도 내에서 효력이 발생한다. 법에 대한 해석은 최종적으로 연방법원의 판단에 근거한다. 뉴욕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지난 2월 21일(현지시간)로 최소한 연방법원의 29개 판결이 트럼프 행정부의 행정조치를 일시적으로 중단시켰다. 이에 트럼프 행정부는 판결을 내린 연방법원의 상급법원에 개입을 요청했다. 따라서 최종적으로 연방 대법원의 판결까지 갈 것이고, 이 과정은 몇 주 또는 몇 달이 소요될 것이다. 논란이 되는 몇개를 보자. 갈등·논란 키우는 트럼프 행정명령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첫날 ‘급진적이고 낭비적인 정부 DEI 프로그램을 종식한다’라는 제목의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DEI는 ‘Diversity(다양성)’, ‘Equity(형평성)’, ‘Inclusion(포용성)’을 뜻하며 정치, 문화, 인종, 성별, 장애 등의 차별 없이 모든 사람의 공정한 대우를 촉진한다는 개념이다. 장애에 대한 차별이 없음을 나타내는 ‘Availability(공평한 접근성)’를 추가해 DEIA로 표기하기도 한다. 이 행정명령은 연방기관에서 DEI 활동을 수행하는 조직과 인력을 없애도록 했고, 연방기관에 대한 DEI 요건도 삭제하도록 했다. 또한 대학을 포함한 연방정부의 지원을 받는 기관에 대해서는 ‘형평성과 관련된’ 프로젝트를 중단하도록 지시했다. 이 행정명령에 대해 지난 2월 21일 연방법원은 임시 집행정지 처분을 내렸다. 법원의 판결은 이 행정명령이 언론의 자유를 억압할 수 있고, 행정명령의 내용이 모호하게 서술돼 있어 법 집행이 자의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으며, 따라서 헌법이 보장한 권리를 침해할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최종 판결은 연방 대법원이 내릴 것이다. 수천 명의 연방 직원에 대한 해고 또는 정직 조치가 기존 법률 및 규정을 위반하는지 또는 가능한 것인지에 대해서도 연방법원의 판결을 기다리고 있다. 행정부는 연방 재정 약 3조달러를 동결하려 했지만, 적어도 두 건의 사례에서 중단됐다. 미국 국제개발처를 해체하려는 시도도 부분적으로 보류됐고, 국립보건원을 통해 자금이 지원되는 연구실의 ‘간접비’를 삭감하라는 명령도 보류됐다. 트럼프 2기의 대표작이라 할 조직인 DOGE(Department of Government Efficiency)는 더욱 논란이 많다. 조직의 영어 이름을 직역하면 ‘정부효율부’인데, 이름과 달리 DOGE는 정부의 공식 부서가 아니다. DOGE의 행정부 내 위상은 대통령실 소속의 임시조직이다. 2024년 11월 당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은 일론 머스크를 DOGE 수장으로 지명했는데, 머스크는 정부 지출 중 2조달러를 당장 줄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DOGE 수장은 상원의 인준이 필요하지 않고 대통령이 지명하면 업무를 수행할 수 있다. 그럼에도 일론 머스크가 DOGE의 적법한 수장인지, 그리고 어디까지 권한을 행사할 수 있는지는 미국 내에서도 논란이 많다. 트럼프 행정부의 수뇌부들조차 모두 DOGE에 적극적으로 동조하는 것은 아니라고 이코노미스트는 보도했다. 문제는 이러한 성격의 조직이 비용을 절감하고 정부를 재편한다는 명목으로 엄청난 권한을 행사하려 한다는 데 있다. 머스크의 DOGE는 재무부의 정부 재정 데이터 시스템에 접근할 수 있는가가 현재 쟁점이다. 뉴욕 연방지방법원은 정보 유출과 시스템의 취약성을 초래할 수 있고, 따라서 돌이킬 수 없는 피해의 위험이 있다며 임시 금지 명령을 내렸다. 상대방 희생 요구하는 ‘겁박의 정치’ 취임 초기에 쏟아내는 행정명령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은 무엇을 하려고 할까? 지난번 칼럼은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카드가 정치적 의제임을 밝혔다. 대외적으로 표적을 둔 관세 카드와 대내적으로 쏟아내는 많은 행정명령은 공통점이 있다. 상대방을 ‘겁박하는 것’이다. 겁박은 강자가 약자에 대해 상대방의 의사와 무관하게 일방적으로 자신의 의지를 관철하고자 강요하는 행위다. 위력을 사용하기도 한다. 국제관계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겁박은 이미 여럿이다. 취임 전 당선인 시절에 그는 파나마 운하와 그린란드에 대한 지배력을 확보하기 위해 군사적 행동도 배제하지 않겠다고 해 세상을 놀라게 했다. 이스라엘과의 전쟁에서 파괴된 가자지구의 팔레스타인 주민을 다른 지역으로 이주시키고 이 지역을 미국이 장악해 재건하겠다는 ‘가자 구상’을 밝히기도 했다.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카타르, 쿠웨이트, 바레인, 오만, 요르단, 이집트 등 아랍 8국 정상은 사우디 리야드에서 회담을 열고 트럼프 대통령의 구상에 반대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내 계획을 강요하지는 않겠다”며 가자 구상에서 한발 물러섰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종식 협상에서는 그간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제공한 군사·재정 지원 약 5000억달러에 대한 대가로 우크라이나의 천연자원 개발권을 독점하는 경제협력을 압박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겁박 정치는 무엇을 지향할까? 트럼프 진영은 대통령선거 유세에서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자(MAGA·Make America Great Again)”를 표어로 내세웠다. ‘미국 우선주의’는 이 표어를 실행할 정책과 전략을 수립하는 데 기본 원칙이 됐다. 지금까지 쏟아낸 행정명령과 주요 정책은 미국의 이익을 우선하지만, 상대방을 배제하거나 상대방의 희생을 요구하고 있다. 겁박의 정치는 대내적으로나 대외적으로 반발을 불러일으키고 미국을 위대하게 만들고자 하는 데 역풍으로 작용할 것이다. 이 사안은 다음 칼럼에서 더 다룰 것이다. 질문을 먼저 던져보자. 세계 질서에 트럼프식의 겁박 정치는 어떤 파문을 불러올까? 트럼프 대통령 임기에 국한된 일시적인 현상인가, 아니면 시대적 전환의 한 단면이 드러난 것인가?
- 서중해의 경제 망원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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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제계 주요 인사 한자리에…‘한미 비즈니스 나잇’ 개최
- 2025. 02. 21 15:46 화제
- 지난 19일 오후 6시(현지 시각) 워싱턴 D.C. 의회도서관에서 ‘Korea-U.S. Business Night’ 행사가 열렸다. 한미 경제 협력을 강화하고 글로벌 네트워크를 확대하기 위한 자리다. “한미 경제인들 그 어느 때보다 협력이 필요한 때다” 지난 19일 오후 6시(현지 시각) 워싱턴 D.C. 의회도서관‘한미 비지니스의 밤(Korea-U.S. Business Night)’ 행사가 열렸다. 한미 경제 협력을 강화하고 글로벌 네트워크를 확대하는 중요한 행사로, 한미 경제계 주요 인사들이 참석했다. 이번 행사에는 최태원 SK그룹 회장(대한상공회의소 회장), 성킴 현대 모터스 회장, 조현동 주미대사, 박진 전 외교부 장관, Pete 미국 연방 상원 의원 등이 경제 정치인이 함께해 한미 경제 관계의 발전 방향을 논의했다. 행사의 개회사를 맡은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같이 갑시다”라는 메시지를 강조하며, 한국 기업들이 미국 시장에서 적극적인 역할을 할 준비가 되어 있음을 밝혔다. 그는 “미국이 시장을 우호적으로 개방해 준다면, 한국 기업들은 언제든지 현지 투자와 협력을 확대할 준비가 되어 있다”며, 양국이 서로의 강점을 살려 공동 성장의 기회를 만들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개회사를 맡은 최태원 SK그룹 회장. 행사에 참석한 워싱턴주 한인 상공회의소(KACCWA) 은지연 회장은 “이번 비즈니스 나잇은 단순한 네트워킹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며, “한미 경제 네트워크 구축이 지역 상공인들에게 실질적인 기회를 제공할 수 있도록 더욱 긴밀한 협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4월 개최되는 제23차 세계한인비즈니스대회(구 한상대회)에도 워싱턴주 한인 상공회의소가 참석할 예정이다. 이번 대회는 미주한인상공회의소 총연합회(KACCUSA) 소속 80개 지역 챕터와 협력하여, 한국 기업들의 미국 시장 진출을 지원하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할 계획이다. 주요 목표는 한인 기업의 글로벌 네트워크 확대, 미국 현지화 및 정부조달 시장 진출 지원, 한미 비즈니스 파트너십 강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으며, 이를 통해 한인 기업들이 글로벌 경제 무대에서 더욱 강한 입지를 다질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 정책이 초기에는 보호무역주의로 인식되었으나, 일부 한인 기업들에게는 미국 내 현지화 기회를 제공하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특히, 현지 생산과 고용을 확대하는 기업들에게는 세제 혜택과 정부 지원이 주어지는 만큼, 한인 기업들이 보다 밀착된 현지 전략을 수립하고, 정부 정책을 활용하여 비즈니스 모델을 최적화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이 부각되고 있다. 워싱턴주 한인 상공회의소 은지연 회장은 “미주한인상공회의소 지역 챕터를 적극 활용한다면 국내 중소기업들도 미국 시장에서 성공적인 현지화 전략을 실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은지연 회장은 “미주한인상공회의소 총연합회와 80개 지역 챕터를 적극 활용하면, 한국의 중소기업들도 미국 시장에서 성공적인 현지화 전략을 실행할 수 있다”며, “이번 한미 비즈니스 나잇과 세계한인비즈니스대회가 한인 기업들이 국제 시장에서 새로운 파트너십을 형성하고, 혁신적인 사업 모델을 창출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행사를 통해 은지연 회장은 한미 경제인들이 단순한 비즈니스 협력을 넘어, 미국의 정치와 경제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경제 단체로 성장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유대인 경제 단체가 미국의 정치계에 강한 영향을 미치는 것처럼, 한인 경제 단체 역시 지속적으로 성장하여 미국 정책 결정 과정에서 더 큰 목소리를 낼 수 있어야 한다”며 “이제 한인 상공회의소가 단순한 경제 네트워크를 넘어, 한국과 미국 경제를 잇는 로비 단체로 자리 잡을 출발점이 마련되었다”고 밝혔다.
- 이쯤 되면 ‘노벨상 향우회’…EBS ‘위대한 수업’ 강연자 노벨 경제학상 수상
- 2024. 10. 16 18:00 화제
- 2024년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로 선정된 대런 애쓰모글루 교수는 지난 2022년 <위대한 수업>에 출연한 바 있다. EBS 제공 2022년 <위대한 수업>에 출연해 ‘국가는 왜 실패하는가?’라는 주제로 강연을 선보였던 대런 애쓰모글루 교수가 2024년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대런 애쓰모글루 교수는 발전에 관한 세계적인 권위자로 평가받고 있다. 재러드 다이아몬드, 마크 저커버그 등 세계 석학들과 CEO의 주목을 받아왔다. 대런 애쓰모글루 교수는 강연에서 한국 사회의 발전을 위해 우리가 어떠한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지, 어떤 국가 제도를 구축해야 할지에 대한 시사점을 제공하며 많은 시청자에게 호응을 얻었다. EBS는 10월 18일과 25일 저녁 6시 30분 EBS 1TV에 <위대한 수업, 그레이트 마인즈 – 2024 노벨경제학상 수상 대런 애쓰모글루>를 편성하고, 총 4강으로 이뤄진 강연 ‘대런 애쓰모글루의 국가는 왜 실패하는가?’를 방송한다. 18일에는 1부 ‘부자 나라, 가난한 나라’와 2부 ‘족쇄 찬 리바이어던(상)을 연속 방송한다. 1부에서는 한 나라의 경제·정치 제도의 ‘포용성’이 그 국가의 흥망성쇠를 좌우함을 강조한다. 또한 착취적 제도 아래서도 성장한 나라들의 예시를 살펴보며, 중국이 어떤 길을 걷게 될지 분석한다. 2부에서는 ‘국가의 힘’과 ‘사회의 힘’이라는 두 요소를 통해 제도의 발전을 해석한다. 25일에는 3부 ‘족쇄 찬 리바이어던(하)’와 4부 ‘민족주의와 세계화’가 방송된다. 3부에서는 국가와 사회의 힘이 균형을 이루는 ‘좁은 화랑’에서 번영이 가능함을 설명하고, 이러한 균형이 깨질 때 발생하는 갈등과 그 해결책에 대해 논의한다. 4부에서는 미·중 패권 경쟁, 코로나 팬데믹 등 세계화의 위기 속에서 질서 회복과 평화 유지를 위한 해법을 제시한다. 이번 강연의 편성은 노벨경제학상 수상자 대런 애쓰모글루 교수의 통찰력과 깊이 있는 지식을 다시 한번 만나볼 기회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위대한 수업> 출연자의 노벨상 수상 소식이 알려지며,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는 내년 노벨상에는 어떤 출연자가 받게 될지 관심도 모아지고 있다. <위대한 수업> 시즌4, 20명의 출연자 80편의 강의와 함께 시청자 찾아 교육부, 국가평생교육진흥원(K-MOOC), EBS 공동 기획으로 21년 첫선을 보이며 한국 방송 사상 역대 최고의 출연자로 시청자들을 놀라게 한 <위대한 수업, 그레이트 마인즈>는 TV 수신료의 가치를 보여주는 프로그램이라는 평가 함께, 지식·교양 프로그램 시청자 평가 조사에서 ‘가장 좋아하는 프로그램’, ‘가장 다시 보고 싶은 프로그램’, ‘가장 추천하는 프로그램’의 타이틀을 얻었다. 유발 하라리, 마이클 샌델, 제임스 캐머런, 그레고리 맨큐 등 매 시즌 40여 명의 석학 및 글로벌 리더가 참여해 200여 편의 강연을 선보였다. 시즌3까지 총 121명, 635편의 강의와 함께 세계 석학의 연구와 지식을 공유했으며, 세계 최고 수준의 지식을 대중화하는데 앞장서 왔다. 지난 9월 30일부터 방송 중인 시즌4는 20명의 석학 및 글로벌 리더들의 80여 편의 강의와 함께 전 세계가 당면한 위기에 대한 해법을 모색하는 시간을 갖는다. 제작비 지원 감소에 따른 제작 규모 축소로 출연자 및 강연 수는 줄었으나, 오랜 시간 명품 강연을 선보여온 EBS 제작진의 노하우와 네트워크를 활용하여 높은 퀄리티와 수준을 유지해 시청자들에게 고품질의 강연을 선보일 예정이다.
- 10명 중 3명, 한국 경제 ‘최대 위기’로 진단
- 2023. 05. 01 11:36 화제
- ‘우리나라가 경제가 3고(물가, 금리, 환율)를 겪고 있는 현재 상황을 국민들은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라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와 비슷하다’는 의견이 30.2%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경기 침체와 경제 악재로 다수의 국민이 고용 불안과 생활 불안을 체감하는 중이다. 온라인 조사 전문기관 피앰아이는 5월 1일 노동자의 날을 맞아 관련 기획조사를 진행했다. 조사는 설문 제작 플랫폼 유니서베이를 활용, 전국 만 19~59세 남녀 2천 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먼저 ‘우리나라가 경제가 3고(물가, 금리, 환율)를 겪고 있는 현재 상황을 국민은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라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와 비슷하다’는 의견이 30.2%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그다음으로는 ‘역대 최대의 위기’라는 응답이 28.7%로 확인됐다. 이어 ‘1998년 외환위기와 비슷’이 21.6%, ‘코로나 충격일 뿐 일시적 위기다’ 19.4% 순으로 집계됐다. 한편 많은 전문가는 복잡하게 얽힌 글로벌 경제 이슈와 국내 여건으로 앞으로의 경제 상황에 어두운 전망을 내놓고 있는 실정이다. 그렇다면 국민이 생각하는 하반기 우리나라 경기의 변화 예측은 어떨까. 응답자의 55.5%, 즉 10명 중 5~6명이 더 나빠질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는 변화가 없을 것으로 전망한 비율은 26.5%, 더 좋아질 것으로 전망한 비율은 18%로 나타났다. 불안정한 경제 상황에서 본업 외 ‘N잡’을 고려하는 이들도 있다. 본업 외 다른 일을 하고 있는지에 대한 질문에 대해, 13.3%가 ‘다른 일을 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투잡을 하고 있다’가 7.8%, ‘쓰리잡 이상을 하고 있다’가 2.9%, ‘주말, 연휴 등에만 간간이 하고 있다’가 2.7%로 나타났다. 서울시립대 도시사회학과 이윤석 교수는 “경기 침체로 인해 기업의 활력이 약화되면서 고용 침체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이는 사회 전반적 큰 문제로 대두될 가능성이 높으며 또 하나의 사회적 위기가 될 것이다. 정부 차원에서 기업과 노동자가 상생할 수 있는 다양하고 실질적인 정책들을 지속적으로 실행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 [너와나의 소녀시대]‘파친코’ 그리고 1989년 버블 경제 속 일본
- 2022. 04. 22 11:16 문화/생활
- ‘파친코’는 재일교포 3세 솔로몬이 살아가는 1989년의 버블 경제 속 일본을 생생하게 그려냈다. 애플TV플러스 제공 애플TV플러스 ‘파친코’ 속 1989년 일본의 풍경은 마치 그물처럼 촘촘하게 묘사되어 있어 놀라울 지경이다. ‘파친코’에서 솔로몬이 살아가는 1989년의 도쿄. 깔끔하고 고급스러운 양복을 남성들, 보기 드문 여성 사원과 그녀의 배경, 열 명 이상이 타도 여유 있는 엘리베이터, 고층 건물과 화려한 야경, 바와 댄스홀, 그리고 파친코 가게까지 당시의 모습이 생생하게 살아있다. 왜 하필이면 1989년일까? 물론 주인공 선자의 나이를 고려했을 것이다. 하지만 그렇다면 1986년이나 1987년이어도 되었을 것이다. 그러나 원작 소설을 쓴 이민진 작가는 1989년을 택했다. 일본의 1989년은 어떤 한 해였을까? 1964년 아시아에서 최초로 올림픽(제18회 도쿄 하계올림픽)을 치르고 1975년 주요 7개국 회원국(G7)이 된 일본은 꾸준한 경제 성장 가도를 달린다. 1989년에는 1인당 GDP가 미국의 약 80%에 도달했다. 당시 1인당 국민소득은 약 332만1000엔(일본 내각부 자료), 샐러리맨의 평균 연봉은 414만3300엔이었다(후생노동성 자료). 경제 대국 미국은 1987년 주가 폭락으로 주춤하고 있는 상황이었고, 일본은 치고 나오는 나라였다. 그 이듬해인 1990년에는 세계 5대 은행을 일본의 은행들이 장악한다. 이 흐름은 솔로몬의 커리어와도 통하는 구석이 있다. 당시 대졸자의 취업률은 약 80%. 2000년대 약 55~60%대를 오간 것을 생각하면 경이로운 시대였다. 미쓰비시 지쇼가 그해 10월 미국의 록펠러센터를 구매한 것은 전 세계를 놀라게 한 뉴스였다. 일본이 미국을 앞지를지도 모른다고 여겼던 시절, 일본에는 활기가 가득했다. 게다가 전쟁을 일으킨 바로 그 히로히토 일왕이 오랜 암투병 끝에 숨졌다. 수많은 한국 사람들을 일본으로 강제로 건너오게 만든 후, 방치한 인물이 사망한 해가 1989년이었던 것이다. 극중 솔로몬이 ‘에르메스’ 넥타이를 풀어 던지는 장면은 재일교포라는 이방인으로써 느낀 성공에 대한 압박감에서 벗어나 나를 찾겠다는 의지의 반영이 아닐까? 1989년은 히로히토 일왕의 죽음으로 시작한다. 그가 1월 7일에 사망한 뒤 아키히토 일왕이 탄생하고 일본의 연호가 ‘쇼와’에서 ‘헤이세이’로 변경되며, 새로운 시대가 열린다는 기대감은 더 커져갔다. 소니는 워크맨으로 일본의 기술력을 전 세계에 자랑한 후, 그해에 핸디캠이라는 가정용 비디오 카메라를 내놓았다. 닌텐도가 게임보이로 그 뒤를 잇고 있었다. 남자들의 로망은 아르마니의 양복을 입고 출근을 하는 것이고 여자들의 로망은 샤넬 정장을 입어보는 것이었다. 특히 아이 입학식 때 샤넬 정장을 입고 가는 것은 결혼에 성공했다는 의미를 가지기도 했다. ‘파친코’ 속 1989년의 인물들은 이자카야나 회전초밥집이 아니라 고층빌딩에 있는 바나 댄스홀에서 교류하고, 계약이 성사되면 회사에서 샴페인을 터뜨린다. 1989년을 가져다 놓은 것처럼 생생하다. 솔로몬이 매고 있는 ‘에르메스 넥타이’는 성공한 남자의 인증이자 솔로몬의 목을 죄어오는 자본주의의 압박이다. 사회에 갓 진출한 엘리트 여성이 1989년 일본 사회에서 살아가는 모습을 보여준 ‘파친코’ 나오미와 미국의 명문대를 졸업하고 외교관으로 활동하며 빛나는 커리어를 쌓았던 마사코 왕비의 젊은 시절 모습. 솔로몬의 동료, 나오미도 빠뜨릴 수 없다. 그녀는 해외에서 공부한 인재지만 일본의 은행에서는 성공가도를 달리기 어렵다는 판단에 외국계 은행에 취직했다. 만일에 나오미가 일본 은행에 취직했다면 아무리 유능해도 은행 유니폼을 입어야 했을 것이다. 안으로 말아넣은 헤어컬, 몸에 붙는 스커트 정장도 1980년대를 연상시킨다. 1980년대말부터 1990년대 초반, 여성들의 우상은 현재의 왕비인 마사코 비였다. 하버드를 졸업하고 외교관으로 일하다가, 왕자의 간택을 받은 여성. 당시의 패션 잡지에는 그녀의 출근룩이 화제가 되었다. ‘파친코’ 속 나오미의 헤어스타일과 패션은 마사코 비와 몹시 닮아있다. 1985년 남녀고용균등법이 시행되면서 여성들이 직장으로 나와 일을 하기 시작했다. 소비의 주체가 젊은 여성들로 옮겨가며 야망을 품은 여성들이 사회에 갓 진출하던 시대였다. 그런 시대를 대표하는 여성이 바로 나오미일 것이다. 이 화려한 시대를 살아가던 재일동포들은 어땠을까? 영원한 이방인의 삶을 다룬 작품의 제목이 왜 ‘파친코’ 인가. 이것이 시사하는 의미는 크다. 파친코로 큰 성공을 거둔 일본 기업 ‘마루한’의 한창우 회장은 한 인터뷰에서 “우리가 일할 수 있는 곳은 음식점과 술집 등이었고, 파친코도 그러했다”고 답했다. 1989년 일본 경기가 흥하면서 파친코 앞에는 개점 전부터 고객들이 줄을 섰다. 파친코를 즐기면서도 일본인들은 파친코 경영자들을 얕잡아 봤고 ‘재일동포들이나 하는 일’로 치부하면서도 그들이 돈을 버는 것을 얄밉게 생각했다. 동포들의 역사를 전시한 신오오쿠보 ‘고려 박물관’의 초대 관장 송부자 씨는 자신의 이야기를 1인극으로 만들어 무대에 올렸다. 백화점에 취직했지만 재일동포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쫓겨난 사건, 그 후로는 취업을 하지 못한 이야기가 나온다. 부끄러워서 한복도 입지 못했다는 사연도 덧붙인다. 한글도 히라가나도 제대로 배우지 못한 세대였다. 이런 동포들의 이야기는 매우 널리 퍼져있다. 솔로몬이 찾아간 재일동포 할머니는 곧 죽어도 땅은 팔 수 없다고 말한다. 그리고 자신이 초등학교 시절 우수한 성적을 거뒀다고 자랑한다. 이 드라마를 단순히 ‘반일 드라마’라고 할 수 있을까? 조남주 작가는 ‘82년생 김지영’이 데이터를 사용하여 만들어낸 여성상이라고 밝힌 바 있는데, 이민진 작가의 ‘파친코’도 마치 데이터를 이용해 만들어낸 가장 보편적인 재일동포상이 아닐까. 어떤 일본인들은 일본의 식민 통치 덕분에 한국이 문명화되었다고 말한다. 한국에 기찻길이 놓인 것도. 광산이 개발되고 농지가 개척되면서 배불리 먹고 살게 된 것도 모두 일본 덕분이라고 말한다. 선자가 남편 이삭을 따라 오사카에 도착하는 장면. 이로써 선자에서 모자수, 솔로몬으로 이어지는 재일교포의 3대의 역사가 시작된다. 애플TV플러스 제공그러나 드라마 ‘파친코’는 이렇게 시작된다. “일본은 영토확장을 위해 한반도를 식민지로 삼았다”고. 식민지는 피지배층을 걱정하고 위로하려고 삼는 것이 아니다. 지배 받을 사람들의 건강과 교육과 문명을 위해, 어떤 깨우침을 주기 위해 식민지로 삼는 것이 아니다. 자원과 노동력을 착취하기 위해 만드는 것이다. 착취받는 사람들의 노동력으로 기찻길을 만들고 광산을 개발하고, 농지를 개척하게 한 뒤 그 노동력의 댓가로 딱 먹고 죽지 않을 수 있는 수준의 대가를 주는 것이 식민지이다. 이 드라마의 어느 부분을 반일이라고 할 수 있을까. 일본은 가해의 역사 때문인지 한반도에서 일어난 일은 물론이고, 무려 일본에서 일어난 일들(선자가 일본에 건너온 이후 손자 솔로몬으로 이어지는 역사)도 일본의 역사가 아니라고 말한다. 일본인들이, 또는 일본 사회가 만일 재일동포들을 더 먼저 생각하고 감쌌더라면, ‘파친코’ 같은 작품들이 일본 작가의 손에서 태어나고 그들 손을 통해 작품화될 가능성이 얼마든지 있었을 것이다. 타자를 배제하는 논리가 일본땅에서 계속되는 한, 그것은 결국 그 나라의 문화에도 그늘을 만들 게 분명하다. 김민정 작가·김민정 작가는… 재일작가. 게이오대학 종합정책학부 졸업, 도쿄외대 종합국제학 석박사 수료. 도쿄에 거주하며 번역가로 활동하면서 에세이를 발표하고 있다. 관심사는 ‘한일 여성사’와 ‘80, 90년대 한일 사회.’ 저서로는 ‘엄마의 도쿄’ ‘떡볶이가 뭐라고’, 공저 ‘소설도쿄’ ‘SF김승옥’, 한국어 번역서 ‘오키나와에서 헌책방을 열었습니다’ ‘시부야 구석의 채식식당’ ‘애매한 사이’ ‘가나에 아줌마’ ‘바다를 안고 달에 잠들다’, 일본어 번역서 ‘저는 남자고 페미니스트입니다’가 있다. 육아하는 여성이 글을 쓸 곳이 마땅하지 않아 메일 매거진 발행을 시작했다. 더 많은 여성들이 자신들의 일상을 편하게 쓸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담은 격일 메일 매거진 ‘김민정은 김민정이다’(월 구독료 8800원)에서는 소설 ‘남편을 버렸습니다’, 만화 ‘달링은 넷우익’, 80-90년대 한일현대사, 일상다반사 등을 선보이고 있다. ‘김민정은 김민정이다’ 구독 문의 writeforhappy@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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