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향신문(총 3,159 건 검색)
- 간호사 꿈꾸던 고교생, 5명에 새 생명 선물
- 2025. 01. 21 20:32사회
- 뇌사 판정 엄태웅군 장기 기증 아픈 사람을 치료하는 간호사가 꿈이던 고등학생이 5명의 생명을 살리고 하늘로 떠났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은 지난 9일 엄태웅군(17)이 뇌사 장기기증으로 심장, 폐장, 간장,...
- 고교 졸업식서 음주 추태…홍성표 아산시의회 의장 자진사퇴
- 2025. 01. 16 13:56정치
- 홍성표 충남 아산시의회 의장. 아산시의회 제공 홍성표 충남 아산시의회 의장(더불어민주당)이 최근 고등학교 졸업식에서 음주 추태를 부린 것에 대한 책임을 지고 의장직을 사퇴했다. 지역 정치권에선 의원직...
- 아산시의회의장직홍성표사퇴추태
- 교육청 “정부, 고교 무상교육비 전가는 책임 방기”
- 2025. 01. 14 20:49경제
- ... 행사한 것은 연간 1조원의 재정 부담을 중앙정부가 감당하기 어렵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정부는 고교 무상교육은 기본적으로 시도교육청이 책임져야 한다고 본다. 시도교육청은 세입은 줄어드는데 세출...
- 교육청무상교육기획재정부최상목거부권교육부정근식최교진
- 최상목, 고교 무상교육 국비지원법에도 거부권
- 2025. 01. 14 20:39정치
- ... 더 필요” 세 번째 행사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4일 고교 무상교육에 필요한 비용을 정부가 지방자치단체, 시도교육청과 함께 분담하는 내용의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
스포츠경향(총 1,226 건 검색)
- ‘스터디그룹’ 주연우, 싸움짱 고교생 파격 변신
- 2025. 02. 07 08:43 연예
- 티빙 오리지널 ‘스터디그룹’ 주연우 배우 주연우가 싸움짱 고등학생으로 파격 변신하며 시청자들의 시선을 강탈했다. 주연우는 티빙 오리지널 ‘스터디그룹’에서 유성공고 피한울(차우민 분)의 호위무사이자 연수3철의 리더 김순철 역으로 등장해 화면을 압도하는 화려한 액션 대결을 선보이며 강렬한 활약을 펼쳤다. ‘스터디그룹’은 공부를 잘하고 싶지만 싸움에만 재능이 몰빵된 윤가민(황민현 분)이 최악의 꼴통 학교에서 피 튀기는 입시에 뛰어들며 ‘스터디그룹’을 결성하는 코믹 고교 액션물이다. 지난 6일 공개된 6회 방송에서는 김순철과 윤가민의 불꽃 맞대결이 펼쳐져 눈길을 사로잡았다. 이날 방송에서 김순철은 연수3철 멤버들과 함께 윤가민과의 치열한 3대 1 싸움을 시작했다. 남다른 싸움 실력을 지닌 김순철은 윤가민과 막상막하로 치열하게 맞섰지만, 최후의 일격을 당하며 결국 쓰러져 팽팽한 긴장감을 선사했다. 이와 더불어 쓰러진 김순철의 곁에는 영어 단어장이 떨어진 모습이 그려져 시청자의 궁금증을 자극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주연우는 날렵한 몸놀림과 화려한 기술로 액션 본능을 폭발시키며 시선을 고정시켰다. 또한 금발로 탈색한 파격적인 헤어스타일과 다양한 피어싱을 착용한 포스 있는 모습으로 비주얼까지 싹 바꾼 이미지 변신을 시도하며 캐릭터와 싱크로율 높은 모습을 보여줘 작품의 몰입감을 더했다. 앞서 지난해 종영한 ‘고려 거란 전쟁’에서 용맹한 고려 장군 김숙흥 역을 열연하며 명장면을 탄생시킨 주연우는 올해도 다양한 활동을 예고하며 열일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스터디그룹’에 이어 SBS 새 금토드라마 ‘보물섬’에서는 비선실세의 충실한 오른팔 천구호 역으로 또 다른 연기 변신을 앞두고 있어 기대감을 더욱 고조시킨다. 이처럼 폭넓은 연기 스펙트럼으로 자신만의 확고한 캐릭터 연기를 보여주는 주연우가 ‘스터디그룹’을 통해 보여줄 색다른 활약에 관심이 쏠린다. 한편, 주연우의 새로운 연기를 만나볼 수 있는 ‘스터디그룹’은 매주 목요일 낮 12시 2회차씩 공개된다.
-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이자 ‘all A’ 학점 고교생 퀸시 윌슨, “트랙보다 교실에 더 집중”
- 2025. 02. 06 08:38 스포츠종합
- 퀸시 윌슨. 게티이미지 지난해 파리 올림픽에서 미국 남자 육상 역사상 최연소 금메달리스트가 된 퀸시 윌슨(17)이 다시 바쁜 일상을 이어가고 있다. CNN은 6일 “고등학생인 윌슨의 관심은 트랙보다 교실에 더 쏠려 있다”며 학업에 열중하는 상황을 전했다. 윌슨은 지난해 올림픽 남자 400m 계주 예선에 출전했다. 당시 16세인 그는 미국 대표 선수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윌슨은 2008년 1월생이다. 윌슨은 현재 미국 메릴랜드주 불리스 스쿨에 재학 중이다. 고등학교 졸업을 앞두고 있는 그는 오전 5시 일어나 6시 15분에 스쿨버스를 타고 7시 30분까지 학교에 도착하는 일과를 반복한다. 윌슨은 “솔직히 아침 일찍 일어나는 건 싫지만 해야하는 일”이라고 말했다. 수업을 마친 뒤에는 오후 3시부터 6시까지 트랙 훈련을 소화하고, 이후에는 집에서 공부하며 다음 날 시험을 준비하는 생활을 이어간다. 그는 “솔직히 트랙보다 교실에서 더 집중하는 편”이라며 “이번 학기에도 A 평균을 유지하고 있다. 이전에도 A 학점을 놓친 적이 없다”고 말했다. 퀸시 윌슨. 게티이미지 그는 해부학과 생리학, 미적분학, 사진학 등을 좋아한다. 현재 진행 중인 공학 프로젝트로는 건물이 다양한 유형의 지진에 어떻게 견디는지 연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학 진학 계획에 대해 아직 확정된 것이 없지만, “뛰어난 스포츠 프로그램과 학업 환경, 좋은 팀 동료와 코칭 스태프가 있는 학교를 원한다”고 말했다. 윌슨은 현재 실내 시즌에 집중하고 있다. 지난 주말 보스턴에서 열린 대회에서는 자신의 고등학교 실내 400m 기록을 경신하며 45초 66을 기록했다. 오는 8일 뉴욕 밀로즈 게임에서는 600m에 출전할 예정이다. 이번 대회에서는 윌 서머의 고등학교 600m 기록(1분 15초 58) 경신 여부가 관심사다. 그는 “목표는 단순하다”며 “내 레이스를 최선을 다해 뛰는 것뿐”이라고 말했다. 윌슨은 지난해 미국 올림픽 대표 선발전에서 U-18 400m 세계 기록을 두 차례나 갈아치웠다. 결승에서 6위에 머물러 개인 종목 출전권을 놓쳤지만, 계주 대표팀에 합류하며 미국 남자 육상 대표팀 최연소 선수로 올림픽 무대를 밟았다. 그는 파리올림픽 4x400m 계주 예선에서 1번 주자로 출전해 7위로 바통을 넘겼다. 하지만 미국 팀은 결승에 진출했고, 결승에서 라이라이 벤저민이 가세해 금메달을 차지했다. 예선에 출전한 윌슨도 공식적으로 금메달을 받았다. 올림픽 이후 윌슨의 삶은 더욱 바빠졌다. 힙합 아티스트 제이지를 만났고, 여러 대학을 방문했으며, 메이저리그(MLB)와 미국프로풋볼(NFL) 경기에도 초청받았다. 볼티모어 레이븐스 팬인 그는 쿼터백 라마 잭슨과 함께 사진을 찍고, 와이드리시버 제이 플라워스로부터 스파이크를 선물 받았다. 윌슨은 한때 미식축구 유망주이기도 했다. 그는 고등학교 1학년 때 팀 내 최다 득점을 기록했고, 15세 때 육상에 전념하기로 결심했다. 여전히 풋볼에 대한 미련은 남아 있다. 그는 “솔직히 풋볼이 너무 그립다”며 “지금이라도 다시 뛸 수 있다면 당장이라도 뛰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만약 슈퍼볼 초청과 가장 큰 육상 대회 출전 기회가 동시에 온다면, 어떤 선택을 해야 할지 정말 고민될 것 같다”며 웃었다. 윌슨은 아직 키가 5피트 9인치(약 175cm)로 작은 고등학생이지만, 이미 세계 정상급 선수들과 경쟁하고 있다. 그는 상대 신체 조건이나 경험 차이를 의식하지 않는다. 그는 “누구나 똑같이 스타팅 블록에 들어가고, 똑같이 스파이크를 신는다”며 “상대가 6피트 10인치(약 208cm)든, 제가 4피트 11인치(약 150cm)든, 결국 우리는 함께 달려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16살 선수들은 종종 ‘난 그냥 네가 이기게 놔둘래’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나는 다르다”며 “나는 끝까지 싸울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현재 그는 운전면허 시험과 같은 평범한 고등학생 일상은 잠시 미뤄둔 상태다. 하지만 또래 친구들과 어울리고, 학생으로서 즐길 수 있는 경험을 놓치지 않으려 한다. 그는 “나는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학교에 다니는 평범한 16세 학생”이라며 “공부도 하고, 친구들과 놀고, 10대가 즐길 수 있는 걸 할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 ML 꿈 위해 고교 진학 포기, 17세에 피츠버그 계약한 이현승의 꿈…“7년 안에 메이저리거 된다”
- 2025. 01. 27 06:09 야구
- 이현승, 피츠버그와 16만달러에 계약 ML 꿈 위해 고교 대신 검정고시 준비해 합격 피츠버그 스카우트 “의지와 끈기 확인, 구단에 보고” MLB 국제 아마추어 지명 받은 중3 이현승이 22일 인천 미추홀구의 한 스포츠센터에서 스포츠경향과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5.1.22. 정지윤 선임기자 지난 17일 메이저리그(MLB) 구단 피츠버그와 국제 아마추어 FA 계약을 맺은 이현승은 올해로 17세다. 아직 어린 나이지만 이현승은 벌써 여러 차례 남들과 다른 선택을 했다. 여러 종목 중에 야구를 택했고, 중학교 야구부에 들어갔지만 금방 나왔다. 고등학교 진학은 포기했다. 목적은 단 하나. 초등학교 4학년 때부터 꿈꿨던 메이저리거가 되기 위해서다. 이제 그 꿈을 위한 첫 밑그림이 그려졌다. 이현승이 MLB 구단의 주목을 받은 건 2023년 8월이다. 클럽야구팀 은평BC 소속으로 서울디자인고와 연습경기에서 맹활약했다. 중학교 3학년 나이로 고등학생 선배들을 상대로 홈런 2개를 때렸다. 3번째 타석에서 좌중간 담장을 넘겼고, 4번째 타석에서 중앙 전광판을 때렸다. 이현승을 지난 22일 인천의 한 실내훈련장에서 만났다. MLB 계약서에 서명한 지 일주일이 채 안 됐다. 계약 때 받은 피츠버그 유니폼을 입은 이현승이 조용히 웃었다. 2025년 계약이라는 의미에서 등 번호는 25번을 달았다. 키 1m85에 85㎏의 당당한 체격이지만, 앳된 얼굴에는 아직 여드름 자국이 남았다. 스카우트 앞에서 연타석 홈런을 쳤던 경기가 기억에 생생하다. 2번째 홈런을 치고 바로 다음 수비 이닝에서 MLB 스카우트가 관중석에 앉은 어머니 쪽으로 다가가 명함을 건네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안 그러려고 해도 어쩔 수 없이 곁눈질로 시선이 향했다. 스카우트가 어머니에게 인사하는 목소리까지 귀에 들어왔다. 태어나 가장 흥분되는 순간이었다. MLB 국제 아마추어 지명 받은 중3 이현승이 22일 인천 미추홀구의 한 스포츠센터에서 스포츠경향과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5.1.22. 정지윤 선임기자 이현승은 “속으로는 막 됐다 싶었는데, 시합 중에 표정을 드러내면 안 되니까 너무 힘들었다. 홈런 쳤다고 수비에서 에러(실책)하면 안되니까 집중하려고 엄청 애를 썼다. 어려운 타구도 왔는데 혼신의 힘을 다해서 다행히 처리를 했다”고 웃었다. 스카우트가 와있다는 건 경기 시작 전에 알았다. 뭔가를 보여줘야 하겠다는 마음이 강하게 드는 것도 당연했다. 부담 때문에 오히려 방망이가 잘 안돌지 않더냐는 말에 이현승은 “그런 관심이 있어야 좀 더 잘하는 스타일인 것 같다”고 답했다. 첫 두 타석을 범타로 물러나자 마음이 좀 급해졌다. 무조건 한 방, 한 방을 보여줘야겠다고 더 강하게 생각했다. 세 번째 타석 홈런을 때리고 ‘될 수도 있겠다’고 싶었다. 네 번째 타석 ‘하나만 더 치면 무조건 미국 간다’고 자기 최면을 걸었다. 초구에 직구 높은 공이 들어왔다. 그대로 잡아당긴 공이 전광판을 맞고 넘어갔다. 그리고 몇 달 뒤 이현승은 미국으로 갈 생각이 있느냐는 말을 들었다. 이현승은 초등학교 4학년 때 야구를 시작했다. 검도, 축구 등 여러 종목을 어릴 때부터 했지만 야구를 시작한 건 또래보다 다소 늦었다. 중학교 야구부에 들어갔지만 금방 나왔다. 유격수를 너무 하고 싶어서 여러 차례 감독 선생님을 졸랐지만 뜻대로 되지 않아서였다. 이현승은 “솔직히 그때는 유격수 보기에 제가 실력이 부족했다”고 인정했다. 하지만 이왕 시작한 야구, 하고 싶은 걸 꼭 해봐야 직성이 풀렸다. 중학교 야구부를 나와 클럽야구팀으로 들어간 이유다. MLB 국제 아마추어 지명 받은 중3 이현승이 22일 인천 미추홀구의 한 스포츠센터에서 스포츠경향과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5.1.22. 정지윤 선임기자 중학교 2~3학년 2년 동안 키가 20㎝ 가까이 자랐다. 원래도 달리기가 빨랐고, 운동신경이 좋았는데 체격까지 커지면서 야구 실력이 부쩍 늘었다. 이현승은 지난해 2월 중학교를 졸업하고, 고교 진학을 포기했다. 야구부를 나온 것보다 훨씬 더 어려울 법한 선택이었지만 이현승은 별로 고민하지 않았다. 학교 수업 대신 야구에 집중하는 편이 자기 꿈에 훨씬 더 도움이 된다고 생각했다. 현실적인 문제도 당연히 고려했다. 고교 선수 신분으로는 MLB 구단과 계약하지 못한다. 졸업까지 기다려야 한다. 졸업 후 계약을 맺으면, 모교가 KBO 지원금을 5년 동안 받지 못한다. 신경이 쓰일 수밖에 없다. 본인이야 별 고민도 안 했다지만, 옆에서 지켜보는 부모는 당연히 애가 쓰인다. 아버지 이정호씨는 “한국에 돌아오게 될 때 문제도 생각해야 하고, 군 문제도 있다. 계약이 잘 안 되면 다시 고등학교에 들어가야 할 수도 있었다. 저희로선 정말 모험을 한 거다”라고 했다. 이정호씨는 지금도 하루하루가 고민이다. 아들이 야구를 시작했을 때 힘들여 좌타자로 고쳐놓은 것도 그의 판단이었다. 발은 워낙 빠르니까, 왼손잡이가 아무래도 유리하지 않겠느냐고 생각했다. 하지만 지금처럼 체격이 커지고, 힘이 붙고 나니 과연 잘한 선택이었는지 하루에도 여러 번 생각한다. 오른손잡이 그대로 야구를 시켰으면 장점인 장타가 훨씬 더 돋보이지 않았겠느냐는 거다. 그렇게 걱정하고 고민하는 중에도 아들의 선택만큼은 한 번도 꺾지 않았다. 어차피 야구는 자기가 아닌 아들이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정호씨는 “야구부를 나올 때도, 진학을 포기할 때도 애가 하고 싶은 일을 내가 제대로 뒷바라지할 수 있을지만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렇게 아버지가 애타는 심정을 털어놓는데, 듣고 있던 아들이 불쑥 한마디를 했다. “어차피 메이저리그 가면 그런 고민 안 해도 되니까요. 저는 그냥 메이저리그 간다는 생각만 했어요.” 목표를 향해 직진하는 스타일은 야구 선수 이현승의 가장 큰 강점이다. 계약을 주도한 김태민 피츠버그 스카우트는 통화에서 “내야수가 힘이 좋고 발도 빠르다는 것도 매력적이지만, 그것보다도 목표를 의심하지 않는 의지나 끈기를 더 주요하게 봤다. 구단에 올린 보고서에도 그런 부분을 특히 강조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국 야구를 꿈으로 꾸는 선수들은 많지만, 그런 꿈을 정말 구체적인 목표로 밀고 나가는 경우는 흔치 않다”고 했다. MLB 국제 아마추어 지명 받은 중3 이현승이 22일 인천 미추홀구의 한 스포츠센터에서 스포츠경향과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5.1.22. 정지윤 선임기자 꿈은 크게, 목표는 구체적으로 잡았고 준비는 착실히 했다. 지난해 1월부터 8개월 동안 준비해 고교 졸업 검정고시를 통과했다. 중학교 때도 수업 시간에 잠 자지 않고 열심히 공부한 편이라 시험 준비는 그리 어렵지 않았다고 했다. 영어도 화상통화로 하루 30분씩 꾸준히 했다. 이제는 일상 회화는 크게 무리 없는 수준이다. 오전에 공부하고 오후에 운동했다. 중학교 졸업 이후로는 서울HK야구단에 들어가 훈련하면서 개인 훈련을 병행했다. 그래도 모자라는 부분은 전 SK(현 SSG) 내야수 나주환 코치로부터 한 달에 4번씩 레슨을 받았다. 이현승은 오는 2일 도미니카공화국으로 향한다. 국제 아마추어 FA 선수들 모두가 도미니카 서머 리그(DSL)에서 야구를 시작한다. 이현승과 함께 피츠버그가 이번에 계약한 선수들만 모두 22명이다. 야구 강국 도미니카와 베네수엘라, 쿠바는 물론 호주, 우간다 선수까지 영입했다. 그중 도미니카 출신 유격수가 최고액인 225만 달러에 계약했다. 이현승의 계약금은 16만 달러다. 고교 졸업 후 100만 달러 가까운 금액으로 계약한 선배 한국 선수들과 비교하면 훨씬 더 가혹한 조건이다. 그럼에도 이현승은 도전을 선택했다. 워낙 어릴 때부터 메이저리그를 꿈꿨다. 7년 안에 빅리그에 올라가는 게 목표다. ‘의외로’ 현실적인 계획이다. 마이너리그에서 1년에 1단계씩 올라가는 거로 계산을 했더니 7년이 나오더라는 것이다. 낯선 땅에서 부모님도 없이 홀로 경쟁해야 하는 게 불안하지는 않으냐는 말에 이현승은 고개를 저으며 이렇게 말했다. “메이저리그라는 목표를 어릴 때부터 세웠고, 이제 거기에 정말로 도전한다는 것 자체에 저는 자부심이 있어요. 그만큼 더 잘 버틸 수 있다고 생각하고요. 이 기회가 정말 소중하다고 생각합니다.”
- 김대호 “고교 시절 100kg 육박…인기 없었다” (구해줘 홈즈)
- 2025. 01. 23 16:33 연예
- MBC ‘구해줘! 홈즈’ 아나운서 김대호와 배우 하석진이 자신의 학창 시절을 이야기한다. 23일 방송되는 MBC ‘구해줘! 홈즈’(이하 ‘홈즈’)에서는 배우 하석진이 출격한다. 이날 방송은 2024년 한 해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량 순위를 1위부터 25위까지 공개한다. 그중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량 1위를 차지한 송파구의 다양한 아파트들을 임장한다. 송파구 임장은 연예계 대표 송파구 토박이 배우 하석진이 김숙, 김대호와 함께한다. 세 사람이 향한 곳은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량 15위를 차지한 강동구 아파트. 이 아파트는 올림픽파크포레온으로 송파구에서 대로변 하나로 강동구로 나뉘는 지역에 위치하고 있으며, 2014년 11월, 국내 최대 대단지 아파트로 등극했다고 한다. 앞서 압구정 아파트 매매 기회 3번을 모두 놓쳤다고 털어놓은 김숙이 이 아파트에 대해서 어떻게 평할지 관심이 쏠린다. 화면을 지켜보던 장동민은 “제가 저 아파트 단지 옆에서 PC방을 운영한다. 과거, 재건축 소식에 접을지 고민하다가 기다렸다. 코로나 위기 때도 참고 기다렸다. 5년 만에 입주를 하는 거다”라고 소감을 밝혀 코디들의 부러움을 산다. MBC ‘구해줘! 홈즈’ 하석진은 이곳을 “5호선, 9호선 이용이 가능한 더블 역세권으로 트리플 학세권, 단지 내 도서관, 파출소, 주민센터까지 들어와 있다. 아파트 단지가 곧 마을인 셈이다”라고 소개해 기대감을 높인다. 이후, 세 사람은 2024 아파트 매매 거래량 1위를 차지한 송파구 가락동 아파트로 향한다. 김숙은 “아파트 거래량이 351건으로 매일 1건의 아파트 거래가 이루어지고 있다는 뜻이다”라고 설명한다. 아파트를 중심으로 나란히 뻗은 가락시장과 가락로는 아파트 최고의 인프라를 상징한다고 한다. 인근 배명고등학교에서 학창 시절을 보낸 하석진은 이 근처 진짜 맛집이 있다며, 김숙과 김대호를 33년째 영업 중인 감자탕집으로 안내한다. 세 사람은 역대급 감자탕 먹방을 선보인 뒤, 학창 시절 이야기를 나눈다. 그는 “우리 학교는 이 근처에서 인기 없는 학교로 유명했다. 저 역시 여학생들에게 인기가 없었다. 저는 학창 시절 ‘아싸’였다.”고 고백한다. 이에 김대호 역시 “저도 학창 시절에 인기가 없었다. 고등학교 2학년까지 몸무게가 100㎏에 육박했었다”고 말해 모두를 놀라게 한다. 가락로 맛프라 체크를 마친 세 사람은 9,510세대의 아파트 임장에 돌입한다. 채광 가득 널찍한 거실에선 가락시장 뷰와 운치 있는 탄천 뷰를 확인할 수 있으며, 화이트 인테리어는 흠잡을 곳이 없다고 해 기대를 모은다.
주간경향(총 20 건 검색)
- 최상목 대행 ‘고교무상교육 국비지원 연장’ 거부권(2025. 01. 14 13:26)
- 2025. 01. 14 13:26 정치
-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월 14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월 14일 고교 무상교육 국비 지원 기간을 3년 연장하는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 개정안에 대해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했다. 최 권한대행은 이날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주재한 국무회의 모두발언에서 “정부는 무상교육에 대한 지원을 거부하는 게 아니라 더 나은 정책 대안 마련을 위해 국회에서 다시 논의해달라는 취지에서 재의를 요구한다”고 밝혔다.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 개정안은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지난해 12월 31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이 개정안의 내용은 고교무상교육에 필요한 비용을 국가, 지방자치단체, 시도교육청이 분담하는 한시 규정의 기한을 3년 연장하는 것이다. 소관 부처인 교육부와 여당은 재의요구를 건의했다. 최 권한대행은 “입법 과정에서 더 충분한 협의와 사회적 공감대 형성이 이뤄지는 게 중요하다”며 “국가 비용 분담 3년 연장 및 분담 비율을 순차적으로 감축하는 대안이 제시되었음에도 충분한 논의 없이 개정안이 통과됐다”고 말했다. 이어 “무상교육에 대한 국비 추가 지원에 대해 사회 일각에서 이견이 제기되고 있는 점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며 “이처럼 대규모 재정이 소요되는 정책은 국고지원을 입법적으로 강제하기보다는 국회에서 충분한 정치적·정책적 협의 과정을 거쳐 사회적 수용성이 높은 대안을 도출하는 것이 더 바람직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 권한대행은 “한정된 재원 여건하에서 국가 전체의 효율적 재정운용을 위해서는 지방교육재정을 최대한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지방교육 자치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지자체 교육·학예 사무는 지방교육재정으로 부담하는 것이 원칙”이라고 말했다. 이어 “정부는 올해 지난해보다 3조4000억원 증가한 72조3000억원을 교부할 계획이며, 이 재원을 포함해 지방교육재정을 내실 있게 사용한다면 고교 무상교육 경비는 지방에서 부담할 여력이 충분히 있다”며 “그럼에도 국가가 과도하게 추가 비용을 지원하게 된다면 국가 전체의 효율적 재정운용을 어렵게 해 궁극적으로 국민 부담을 가중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앞숴 최 권한대행은 지난해 12월 31일에도 이른바 쌍특검법(내란·김건희 여사 특검법)에 재의요구권을 행사했다. 최 권한대행은 “국회·정부 국정협의체 출범을 앞두고 재의요구권을 행사하게 돼 매우 송구스럽다”며 “국가의 추가적인 재정 투입에 대해 여야가 정부와 함께 다시 머리를 맞대고 바람직한 대안을 모색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 “고교 무상교육 예산 회복하고 역사 왜곡 근절”(2024. 10. 21 06:00)
- 2024. 10. 21 06:00 정치
- 정근식 서울시교육감, 1년 8개월 펼칠 ‘진보’ 교육정책 뭘까 정근식 서울시교육감이 지난 10월 17일 오전 서울시교육청으로 첫 출근해 직원들과 인사하고 있다. /이준헌 기자 보수 분열로 얻은 어부지리는 아니다. 지난 10월 17일 업무를 개시한 정근식 서울시교육감은 이번 보궐선거에서 96만3876표(50.24%)를 받았다. 보수 측 조전혁 후보(45.93%)와 윤호상 후보(3.81%)의 표를 합쳐도 정근식 교육감에 딱 9500표 모자란다. 투표율이 낮아 진보 측의 고전이 예상됐던 선거였다. 보궐선거 전날인 지난 10월 15일, 서울 광화문광장 대한민국 역사박물관 앞에서 열린 마지막 유세장에서 만난 강민정 전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의 우려도 그랬다. “여론조사에서는 이기고 투표에서 졌다는 말이 나올 수 있다. 투표참가율이 낮게 나올수록 보수 조전혁 후보가 유리하다. 우리 쪽은 아는 지인·친지에게 전화 걸어 개별적으로 권유하지만, 저쪽은 대형교회 같은 데서 조직적으로 민다. 결국 투표율이 낮으면 조직대결이 되는데 거기선 밀릴 수밖에 없다.” 그는 이번 보궐선거에서 정근식 후보 상임선거대책위원장을 맡았다. ‘다르게 할 수 있는 것이 없어’ 며칠 전에는 인터넷 칼럼사이트에 “유권자들이 교육감선거에 관심을 두지 않거나 투표에 참여하지 않는 것은 우리 아이들을 대신해야 할 몫까지 부여받은 권리와 책임을 방기하는 것”이라는 내용의 칼럼을 밤새워 써서 올렸다고 했다. 정근식 당선, 보수 분열 덕분 아니었다 선거 당일, 투표율이 낮게 나오자 정근식 캠프에서는 1대1 대결로 치러진 16년 전 교육감선거의 ‘악몽’이 재현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다. 2008년 직선제로 치러진 교육감선거는 여러 후보가 나왔지만 사실상 공정택(보수)과 주경복(진보)의 양자 대결 구도였다. 이때 투표율은 15.4%로 진보 측 주경복 후보는 당시 서울시 25개 구 중 17개 구에서 우세하고도 공정택 후보에게 졌다. 공정택 후보 승리에 결정적으로 기여한 것은 강남, 서초, 송파 등 이른바 강남 3구였다. 당시 강남 3구에서만 공정택 후보는 12만8192표(68.04%)를 받았고, 주경복 후보는 6만208표(31.96%)에 그쳤다. 두 후보의 전체 표차는 2만2053표로, 강남 3구의 표차(6만7984표)가 승부를 갈랐다. 이번은 어땠을까. 이번 보궐에서 조전혁 후보가 이긴 구는 서울시 25개 구 중 강남 3구와 용산뿐이다. 조 후보는 강남 3구에선 21만4080표를 받아 정근식 후보(12만8466표)를 압도했다. 투표율을 거론 안 한다면 격차는 8만5614표로 2008년보다 더 벌어졌다. 그러나 이번 선거에서는 강남 3구가 선거 결과를 결정짓진 않았다. 각 후보 캠프는 투표가 종료될 때쯤 어느 정도는 결과를 예상했다. 지난 10월 16일 오후 8시 투표 종료 직후 기자와 통화한 정근식 캠프 관계자는 “오후 늦게까지 강남에서 보수표가 결집하는 분위기가 있어 그게 변수가 될 것이라는 이야기가 있었는데 그것을 감안해도 이길 것으로 보고 있다”라고 말했다. 반면 조전혁 캠프 측 관계자는 “최종 결과가 나와야 입장을 밝힐 수 있지 않겠느냐”라며 “선관위 집계 결과를 긴장하며 지켜보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조전혁 후보는 이날 오후 11시쯤 “내가 많이 부족했다”라며 패배를 공식 인정했다. 정근식 교육감이 당선 후 밝힌 첫 소감은 “고교 무상교육 예산복구, 역사 왜곡 근절 최선”이었다. 그러나 보궐로 당선된 ‘1년 8개월’ 임기의 서울시교육감이 할 수 있는 일은 많지 않다. 국회 교육위와 서울시의회 정책보좌관 경력이 있는 박신용철 더체인지플랜 선임연구위원은 “진보든 보수든 교수 출신이 교육감이 되면 교육부 관료 그룹에 휘둘리게 마련”이라며 “특히 서울시와 경기도 부교육감과 기획조정실장은 교육부에서 내려가는데 수장이 바뀐다는 상징성 이외에 큰 성과를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게다가 보궐로 당선된 교육감이다. 다음 선거까지 2년도 채 남지 않았는데 재선을 염두에 두고 있다면 바로 다시 선거 준비를 해야 한다. 예산도 문제다. 예산은 지자체와 교육부가 나눠서 하는데 관리는 서울시의회에서 한다. 다시 말해 정치가 예산을 주무르게 되는데 교육감은 형식적으로 정당정치와 무관한 사람이어야 한다는 것은 사실상 ‘눈 가리고 아웅’이라고 할 수 있다.” ‘설득과 조정’의 유연한 리더십 가져 지난 8월 29일 조희연 전 서울시교육감이 직을 상실하면서 10월 16일까지는 설세훈 부교육감이 서울시교육감 권한대행을 맡았다. 교육부 관료 출신인 설 부교육감은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인 2022년 8월 대통령비서실 교육비서관을 맡았다가 2023년 2월 지금의 자리로 이동했다. 그는 퇴임 직전 용산 대통령실과 불화설이 있었던 이원석 전 검찰총장과 서울 중동고 동기다. 교육계 일각에서는 “대통령실 출신인 그가 정근식 교육감의 기조와 대립한다면 이주호 교육부 장관에게 교체를 요구해야 한다”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 정근식 교육감 측은 “과거 보수 정부 시절에도 진보 교육감이 당선되면 부교육감은 정부 측과 가까운 인사를 보낸 사례가 있다”라며 “그동안 권한대행을 맡아온 설 부교육감이 딱히 특정 이념 성향이 강한 분은 아니라고 보고 있다”라고 밝혔다. 정책 기조나 인사 문제로 갈등은 없을 것이라는 예상이다. “과거 곽노현 교육감이 낙마할 당시 나는 서울시 교육의원이었다. 그때도 부교육감 권한대행을 거쳐 문용린 교육감체제가 만들어졌는데 취임 한 달 만에 모든 것이 갑자기 바뀌기 시작한 것이다. 곽노현이 심고 간 혁신교육 씨앗을 하나하나 골라서 말려 죽이는 일이었다. 이번 선거운동 기간에 ‘1년 8개월은 너무 짧은데 뭐를 할 수 있겠냐’는 사람들을 만날 때마다 그때 이야기를 했다. 기간이 짧아서 뭐를 할 수 없다고 하지 말고 서울교육에 필요한 것들을 그 기간 동안 반드시 해내야 한다고 설득했다.” 이번 보궐선거에서 정근식 캠프 공동선대위원장을 맡았던 김정명신 공공시민교육연구소 소장의 말이다. 그는 “당장 2025년 교육예산안이 의회 심의를 앞두고 있는데 여권에서 첨예하게 정치 의제화할 가능성이 크지만 그렇지 않은 교육 의제도 많다”라며 “정근식 교육감은 진실화해위원회 위원장으로 활동하던 당시 성향과 생각이 다른 위원들을 설득해 원만하게 조정해 나가는 유연한 리더십을 가진 사람”이라고 덧붙였다.
- 표지 이야기
- [주한 미 평화봉사단 이야기](2)고교서 한 학기 만에 “평화봉사단 철수” 왜?(2023. 07. 28 11:06)
- 2023. 07. 28 11:06 사회
- 소식지 ‘여보세요’ 1966년 11월 창간호(왼쪽). 소식지 ‘여보세요’ 1967년 12월호 / USC 한국학도서관 제공 “만일 내가 한국을 변화시키려고 여기 왔다면, 나는 2년 전에 집에 돌아갔어야 했다.” 주한 미 평화봉사단 단원이 2년간의 활동을 마친 후 활동보고 설문지에 기록한 글(1968년)이다. 전국의 평화봉사단원을 이어주는 SNS, ‘여보세요’ 1966년 9월 전국 각지에 파견된 평화봉사단원들의 일상은 당혹스러움 그 자체였다. Korea-I 단원들은 배치된 학교 인근의 한국인 가정에서 하숙을 시작했다. 일주일에 1회 대중목욕탕을 가고(목욕탕에서 이웃들의 시선은 덤), 삼시 세끼 한국 음식을 먹는 일에 익숙해지려면 시간이 필요했다. 인터넷, 아니 전화도 거의 보급되지 않던 시절이었다. 서로 연락을 하고 하소연을 할 방법이 마땅치 않았다. 사전 훈련 때는 하와이에서 석 달간 합숙하며 ‘찐 우정’을 다졌는데, 막상 한국에 파견되고 나니 서로 안부를 묻는 일도 쉽지 않았다. 그해 11월 Korea-I 단원들은 ‘여보세요(Yobosayo)’라는 소식지를 창간했다. 전국에 파견된 봉사단원들이 소식지 편집부로 소식을 보내오면, 편집부에서 투고된 원고들을 모아 소식지를 발간했다. 그런 다음, 단원들의 근무지로 소식지를 우편 발송했다. 오늘날 페이스북 그룹 페이지 같은 역할을 한 셈이다. 소식지는 근무기관에서 느끼는 불만, 고향에 대한 그리움, 정치적 견해, 단원들 간의 연애 소식, 맛집 등의 정보를 망라했다. 단원들이 이 소식지를 만들 당시만 하더라도 훗날 어떤 연구자가 그 내용을 샅샅이 들여다보리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을 것이다. 대학교 과방에 아무렇게나 놓여 있던 날적이를 50년이 지난 후에 어떤 외국인이 한국의 대학 문화사 연구를 하겠다며 들여다보는 것과 비슷할 테니 말이다. 소식지는 20대 초반 치기어린 열정으로 한국에 와서 고군분투한 주한 미 평화봉사단원들의 활동뿐만 아니라 흑역사 역시 그대로 ‘박제’하고 있었다. 영어가 고픈 나라, 한국 주한 미 평화봉사단이 한국에서 활동하던 시기의 한국교육은 격동 그 자체였다. 도시의 중등학교는 과밀학급을 겪고 있었다. 인문계 고등학교에서는 교육의 목표를 대학입시에 두고 있었다. 예나 지금이나 영어는 수학과 함께 대학입시에서 가장 중요한 과목이었다. 기대만큼은 아니었지만, 평화봉사단 영어교사들은 그래도 한국의 학생들에게 영어를 가르치는 기회를 얻을 수 있었다. 과학 수업이나 체육 수업은 그렇지 않았다. 강원도 영월공업고등학교에 과학 교사로 배치된 노린 피츠패트릭(Noreen Fitzpatrick)은 소식지 ‘여보세요’ 1966년 11월호에 다음과 같은 글을 남겼다. 주한 미 평화봉사단 수업 사진 / USC 한국학도서관 제공 “저는 오늘부터 영어를 가르치기 시작했어요. 아무 TESOL 교재든 필요합니다. 가능한 한 빨리 저에게 보내주세요. (중략) 지금까지도 교장 선생님은 교육위원회의 임원에게 인사를 하며 내가 언어를 충분히 익힐 때까지 영어만 가르치라고 합니다. 나는 차라리 생물학을 가르치고 싶어요. (중략) 실험을 할 만한 도구가 한 개도 없어요.” 원어민이라는 이유만으로 학교의 관리자들은 과학 교사와 체육 교사에게 영어를 가르치라고 강요했다. ‘여보세요’ 편집장 조이스 치카렐리(Joyce Ciccarelli)는 이 상황에 대해 “화는 넣어두고, 이 상황을 직면합시다. 한국은 ‘영어가 고픈(English-hungry)’ 나라니까요”라고 답했다. 평화봉사단이 파견된 학교의 학부모들은 자신의 자녀가 ‘백인’, ‘미국인’에게 영어를 배운다는 사실만으로 매우 흡족해했다. 반면 평화봉사단이 파견되지 않은 학교의 학부모들은 서운해했다. 평화봉사단은 파견된 고등학교에서 한 학년을 1년씩 집중적으로 가르치려고 했으나, 학부모들의 반발로 주 1회씩 모든 학년, 모든 학급에 공평하게 수업을 해야 했다. 70여명의 학생이 빽빽이 앉아 있는 교실에서 주 1회의 영어회화 수업은 큰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웠다. 한 봉사단원은 자신이 그저 “인간 카세트테이프” 같았다고 회고했다. 영어 교과서를 원어민 발음으로 읽으면 학생들이 일제히 복창하는 구조였기 때문이다. 평화봉사단원들은 1주당 25~30시간씩 수업을 했다. 목을 많이 쓰는 일이어서 피로감이 매우 심했다. 비슷한 강도의 수업을 하느라 과로에 허덕이던 한국인 동료 교사들을 보며 그나마 겨우 버텨낼 수 있었다. 입시가 더 급한 나라 어쩔 수 없이 일선 학교에서 ‘인간 카세트테이프’ 역할을 하고 있었지만, 평화봉사단 영어 교사들은 끊임없이 한국 영어교육의 근본을 고민했다. 시험과 암기 위주의 수업 방식은 어학 실력 향상에 결코 도움이 되지 않았다. 한 단원은 소식지에 “한국 학생이 사고할 수 없다는 것이 아니라 시험을 준비해야 하는 현재의 교육 시스템에서 논리와 추론 같은 사고 과정을 충분히 배울 수는 없다”고 솔직한 심정을 드러냈다. 평화봉사단은 처음 배치될 때 전국적인 기대와 부러움을 한몸에 받았다. 하지만 한 학기 만에 상황이 역전됐다. 평화봉사단이 배치된 지 한 학기가 지나지 않아 일선 학교와 문교부는 엄청난 비판에 직면했다. 급기야 평화봉사단 무용론이 대두되기에 이르렀다. 고등학교에서 평화봉사단 수업을 모두 폐지해달라는 학부모와 학생들의 요청이 쇄도할 정도였다. 영어회화 수업이 정작 대학입시에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러한 반발에 직면한 평화봉사단원들은 소식지에 하소연을 털어놨다. 주한 미 평화봉사단이 촬영한 농촌 풍경 / USC 한국학도서관 제공 주한 미 평화봉사단이 촬영한 농촌 풍경 / USC 한국학도서관 제공(1967년 K-1, Glen Odell, Dian Odell 촬영) 빌 웨이시(Bill Waycie)는 ‘평화봉사단이 고등학교 중퇴자를 만들었나’라는 도발적인 제목의 원고를 투고했다. 그의 말마따나, 주한 미 평화봉사단의 영어교육이 대학 입학시험에 별 도움은 안 됐을지언정, 실질적인 영어 실력을 떨어뜨리거나 학교 중퇴율을 높이는 등 심각한 문제를 야기하지는 않았다. 웨이시는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고등학교에 주한 미 평화봉사단의 영어교사를 배치하는 것이 훨씬 효율적이다, 따라서 성급하게 고등학교에서 철수시키지 말고 좀더 추진해보라고 주장했다. 단원들의 의견은 그러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Korea-I 단원들은 고려대학교, 이화여자대학교, 한국외국어대학교 등 사범대학 영어교육과로 재배치돼 사범대 학생들을 가르치게 됐다. 그 이후로 입시 부담이 덜한 중학교로 평화봉사단원들을 배치한다는 규정이 생겨났다. 시험공화국, 서울공화국 평화봉사단원들은 근무 지역이 서울이냐, 지방이냐 그리고 근무학교가 일류학교냐 일반학교냐 여부로 전혀 다른 경험을 하게 됐다. 서울에서 근무하게 된 단원들은 경기고, 경기여고, 서울고, 경복고, 서울사대부고 등 소위 일류학교에 배치됐다. 과학 교사는 실험이 필요한 특성화고등학교, 당시로는 실업계고등학교로 갔다. 이를테면 농업고등학교, 공업고등학교, 수산고등학교 등이었다. 이들은 주로 지방에 있었다. 앞서 언급했듯이 과학 교사들은 대개 영어를 가르치도록 강요받았다. 1967년 1월 평화봉사단 과학 교사 워크숍에 참여한 경제기획원의 한 관료는 봉사단원들이 실업계고등학교가 아닌 인문계고등학교로 전환 배치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봉사단원들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볼 때 실업계고등학교에서 제대로 된 실습 교육을 하는 것이 한국교육에 더 큰 기여를 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이상과 현실의 격차는 컸다. 당시 실업계고등학교의 교육은 저평가됐으며, 과학 과목은 영어 과목이 가진 위상에 가려 제대로 자리를 잡지 못하고 있었다. 한편 일부 단원들은 영어를 배울 생각이 전혀 없고, 장래에도 영어를 쓸 가능성이 희박한 학생들에게 억지로 영어를 가르쳐야 할까 하는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다. 강제로 영어 단어와 문법을 암기할 시간에 다른 실용적인 기술을 배우는 게 더 낫지 않겠느냐는 주장이었다. 서울의 소위 일류고등학교, 대학입시 위주의 교육환경 속에서 쥐어짜듯이 일을 해야 했던 단원들의 경험과 지방의 실업계고등학교에서 학생들의 학습 의욕 부진, 어려운 가정환경, 흥미 부족 등을 목도한 단원들의 경험은 이처럼 전혀 달랐다. 마치 동시대의 전혀 다른 나라 같았다. 주한 미 평화봉사단이 촬영한 서울 숭례문 / 1967년 K-1, Glen Odell, Dian Odell 촬영 교육에 대한 무력감 주한 미 평화봉사단이 처음 왔을 때 한국은 박정희 정권이 집권하고 있었다. 1968년은 국민교육헌장이 선포된 해로 당시의 학교는 군부독재 하 권위적이고 억압적인 사회의 미니어처나 마찬가지였다. 교실 내에서 교육을 빙자한 체벌과 폭력이 난무했다. 평화봉사단원들은 무방비의 상태에서 폭력에 노출됐다. 소식지 곳곳에 그 충격과 공포, 트라우마를 게재했다. 한 단원은 “우리 학교에 매 없이 학생들이 공부하도록 하는 교사는 아무도 없다”는 내용의 글을 남기기도 했다. 주한 미 평화봉사단이 한국에 파견된 초기, 많은 단원이 소식지에 신체적 체벌에 대한 문제를 제기했다. 시간이 지날수록 체벌에 관한 내용이 뜸해지더니 어느 순간부터는 전혀 게재되지 않았다. 교실 내 체벌은 주한 미 평화봉사단이 파견된 1966년부터 종료된 1981년까지 사라지지 않고 이어졌다. 일개 미국인 봉사단원이 문제를 제기한다고 해서 한국교육 내에 팽배한 권위주의 문화가 사라지기를 기대하기는 어려웠다. 오히려 한국교육 시스템의 고질병이나 병폐에 대한 문제 제기는 민간교류를 목적으로 하는 봉사단의 목적을 흐리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었다. ‘제1세계’ 시민의 월권으로 보일 가능성도 없지 않았다. 가장 근본적으로는 평화봉사단원은 파견국의 정치에 대해 공개적으로 언급하지 않아야 한다는 규정이 있었다. 권위주의적인 한국 공교육 비판은 곧 한국의 군부독재와 권위주의 정부를 비판하는 행위와 맞닿아 있었던 셈이다. 많은 단원이 한국교육에 무력감을 느끼고, 좀처럼 바뀌지 않으리라 예상했던 것도 사실이다. 한국교육, 바뀐 것과 바뀌지 않은 것 1967년 4월 한 단원은 소식지에 이렇게 썼다. “교육은 수고를 아끼지 않아야 하는 가장 전통적인 분야 중 하나죠. 미국에서 시행된 연구들에 의하면, 사상의 기원으로부터 그것이 보편적으로 받아들여지기까지는 대략 50년이 걸립니다. 하루아침에 한국을 바꿀 수는 없습니다.”(Geron J. Spray, ‘Dear Group’, <Yobosayo>, Vol.1 No.6) 민주주의의 개념이 한국에 이미 들어와 있었다고 해서 내용까지 따라온 건 아니었다. 당시 한국 사회는 아직 제대로 민주주의를 실행하는 단계로까지 나아가지 못한 상태였다. 학원 민주주의도 마찬가지였다. 미국의 교육 철학자 존 듀이(1859~1952)의 명저 <민주주의와 교육>이 한국에 이미 소개돼 있었지만, 실제로 교육 현장 내에서 민주주의는 요원하기만 했다. Korea-I 단원들이 한국의 학교를 경험하고 문제 제기를 시작한 지 반세기가 지났다. 한국교육에선 무엇이 바뀌고 무엇이 바뀌지 않았을까. 정치와 사회의 민주화와 더불어 학원 민주주의도 형식적으로는 이미 달성된 지 오래다. 더 이상 교사에 의한 교실 내 구타나 체벌은 찾아볼 수 없다. 젊은 세대에겐 ‘호랑이 담배 피우던 시절’의 이야기처럼 취급된다. 오히려 약해진 교권을 걱정해야 하는 시대가 됐다. 콩나물시루 같던 교실은 사라졌지만, 반대로 이젠 인구소멸을 걱정해야 하는 단계로 접어들었다. 대학입시에 대한 부담, 서울 중심 구도는 아예 반세기 전보다 훨씬 심화됐다. 반세기가 흐른 뒤 한국의 교육현장은 또 어떤 모습으로 변해 있을까.
- “고교생에 선거권 부여, 선택 아닌 필수”(2022. 05. 27 13:53)
- 2022. 05. 27 13:53 정치
- ㆍ교육감선거 연령 만 16세로 하향 제안한 강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 청소년을 정치 주체로 보는 인식은 확산하는 추세다. 지난 20대 대선에서 이미 만 18세 청소년이 투표권을 행사했고, 6월 1일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도 유권자로 등장한다. 총선과 지방선거에 출마할 수 있는 연령 또한 만 25세에서 만 18세로 낮춰졌다. 정당 가입은 만 16세부터 할 수 있다. 마침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또한 지난해 5월 ‘정치관계법 개정의견’에서 투·개표 참관 가능 연령을 만 16세로 하향하고, 청소년 대상 교육 목적의 모의투표 허용을 권고했다. 사진 / 박민규 선임기자 여기서 한발 나아가, 교육감선거에선 청소년의 선거권을 더 폭넓게 보장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교육정책과 사실상 ‘무관하게’ 살아가는 성인은 교육감을 선출할 수 있는 반면, 누구보다 교육 정책의 직접적 영향을 받는 현장의 청소년들이 원하는 교육감을 뽑을 수 없는 현실은 부조리하다는 문제인식에서다. 이같은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교육감선거에서 선거권을 가지는 연령을 ‘만 16세’로 하향하는 ‘지방교육자치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이 지난해 5월 발의됐다. 이 법안을 대표발의한 강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교사 출신으로 비례대표로 21대 국회에 입성해 교육위원회에서 활동 중이다. 2018년 지방선거 당시 청소년들과 모의선거를 열기도 했다. 강 의원을 지난 5월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만났다. 청소년들이 왜 교육감을 직접 뽑아야 하는지, 이런 행위가 민주주의 발전에 어떻게 기여할 수 있는지 등을 들었다. 강 의원은 교육의 가장 중요한 역할이 민주사회 구성원 양성이라고 강조했다. 고등학생에게 교육감 선거권을 -교육감 선거권을 갖는 연령을 ‘만 16세 이상’으로 제안한 이유는. “만 16세면 고등학생이다. 중학교까지의 의무교육이 끝난 단계다. 고등학생 정도 되면 정치적 사고나 정치적 행위 주체로서 성장단계에 들어갔다고 본다. 무엇보다도 다른 선거와 달리 교육감선거는 유·초·중·고등학교 정책과 관련돼 있다. 교육감들이 내놓을 정책의 직접적인 대상은 학생들이다. 지금까지 교육감선거는 학생들이 개입할 방법을 다 차단했다. 학부모나 다른 어른들이 대리했다. 적어도 16세 이상이면 당사자성을 가지고 있다. 단순히 고등학생의 이해관계라기보다 그동안 자기가 겪은 교육적 경험을 교육정책 결정에 활용할 수 있다. 그런 점에서 만 16세 이상에게 선거권을 부여하는 건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학교가 정치판이 된다’ 같은 일각의 우려를 어떻게 보나. “문제 제기 자체가 잘못됐다. 그 우려의 전제는 정치를 굉장히 부정적이고 오염된, 하지 말아야 할 대상으로 보는 인식이다. 그런데 사실 정치적이지 않은 게 있나. 오히려 교육을 통해 정치적으로 유능한 시민을 길러내야 한다. 고등학교까지 졸업하고도 현실 문제에 무감각한 성인으로, 사회구성원으로 첫발을 내딛는다면 그야말로 12년 동안 받은 교육이 무색해지고 만다. ‘정치적’이라는 편견에 기초해 정치를 학교에서 논의하는 것 자체를 금기시하거나 문제로 삼아선 안 된다. 학생들이 정치적 문제를 많이 얘기하면 할수록 좋다. 정말 걱정해야 할 것은, 교사나 정책주체로서의 국가가 특정한 정치적 견해를 학생들에게 강요하는 행위라고 본다.” -만 16세로 하향하기 위해 필요한 선결 조건이나 후속 조치는 무엇인가. “모의선거가 첫번째다. 선거의 4대 원칙을 사회교과서에서 배우는 것과 출마한 후보들의 공보물을 가져와 직접 공약을 비교하면서 토론해보는 것은 다르다. 실제 선거가 있을 때 학생들이 선관위를 만들어 관리도 해보고 투표와 개표 과정에 참여해 보는 것이 모의선거 교육이다(기자 주: 모의선거에는 가상의 후보와 공약을 상정해 하는 방식, 실제 선거 시기에 맞춰 출마한 후보와 공약을 가지고 하는 방식이 있는데, 강민정 의원이 언급한 모의선거는 후자다). 덴마크에선 국회의장이 ‘학생들의 모의선거 주간을 시작한다’고 공표한다. 온 사회가 아이들이 유권자 교육을 할 수 있도록 배려한다. 한국은 2~3년에 한 번씩 선거를 치르기 때문에 교육과정 12년 동안 최소 세 번 이상 모의선거가 가능하다. 이 학생들이 실질적 투표권을 갖는, 학습된 유권자가 됐을 때 선거의 질과 수준이 얼마나 높아지겠나. 그게 결국 한국 정치의 수준을 높인다. 실제로 모의선거 교육을 오래한 외국의 연구결과를 보면 일반적으로 투표율이 높다. 단순히 개별 유권자로서의 학습과정과 자질 및 태도 학습을 넘어 너무나 당연한 주권자의 책임과 역할을 내면화한다. ‘투표하세요’라고 따로 말하지 않아도 교육 과정을 거치고 나면 학생들이 자연스럽게 투표장으로 발길을 돌린다.” 사진 / 박민규 선임기자 교육으로 유권자 길러내기 -청소년의 참여가 교육감선거 발전에 얼마나 도움이 될까. “당사자의 목소리에는 적합성, 적실성, 절실함이 있다. 현장의 문제를 드러내는 필수요소다. 그동안은 어른들이 ‘이게 필요할 것 같다’, ‘이게 좋을 것이다’라며 대신 고민해 준 것이지 않나. 당사자성이 결합되면 교육감선거의 공약과 정책이 풍부해지고 현실 적합성이 높아질 수 있다. 물론 어른들의 관점도 필요하다. 유권자의 요구만 받아들여 공약을 만들 수도 없다. 여태까진 비어 있던 당사자성을 채우는 데서 새롭게 시작한다면 의미있는 많은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2018년 모의선거를 했을 때 청소년들의 반응은 어땠나. “정치적 효능감과 교육적 효과가 굉장히 컸다. 예전에는 선거날이 그냥 하루 쉬는 날이었다. 이제 벽보나 집에 오는 공보물에 관심을 가지게 되고 후보의 이야기가 현재 사회에서 쟁점이 되는 문제라는 걸 알게 된다. 특히 지방선거는 동네의 이야기, 교육감선거는 맨날 부딪히는 교육정책을 놓고 겨루는 경합의 무대이지 않나. 선거야말로 우리가 사는 사회, 지역, 교육 현장을 들여다보게 만드는 계기다. 유권자가 기본적으로 갖춰야 할 사회 문제에 대한 관심과 이해, 학습이 자연스럽게 일어난다. 모의선거를 통해 배우는 정치적 효능감과 유권자로서의 교육적 효과는 다른 어떤 것으로도 대체할 수 없다. 2018년도 지방선거에 맞춰 실시한 모의선거 이후에도 ‘꼭 다시 했으면 좋겠다’, ‘후배들도 했으면 좋겠다’는 반응이 많았다.” -민주사회에서 교육의 역할은. “교육감선거를 떠나서, (일반적으로) 우리 사회는 청소년이 자기 의사를 표현하고 사회 전체 의사결정구조에 최소한이라도 개입할 통로와 시스템이 없다. 마치 대리하는 어른들의 선택이 정답인 양, 청소년들은 투명인간 취급을 받는다. 아이들이 존중받는 경험을 하면서 성장해야 다른 사람을 존중하는 법도 배우게 되지 않을까. ‘어른들이 다 해줄 테니까 너희는 다른 데 관심 갖지 말고 공부나 해라’라며 아이들의 자리를 비워 놓는 게 과연 바람직할까. 스무 살까지 그렇게 길러놓고 성인이 되자마자 한꺼번에 많은 걸 기대하고 요구하는 악순환을 이제는 끊어야 한다. 공교육의 가장 중요한 역할은, 개인의 성장과 더불어 건강한 사회 구성원이자 민주시민을 길러내는 일이다. 선거는 민주주의의 꽃이다. 그런 점에서 선거와 투표권 교육은 민주시민교육의 핵심이다. (민주시민교육을) 하나의 이벤트성 교육으로 생각하면 안 된다. 투표권 행사를 교육과 제대로 결합시킬 때 비로소 선거권 연령 하향의 의미가 제대로 살아날 수 있다고 믿는다.” 제20대 대선 사전투표를 하루 앞둔 3월 3일 서울역 대합실에 마련된 사전투표소에서 사전투표 모의시험 진행에 나선 선관위 관계자들이 투표도장을 확인하고 있다. / 사진공동취재단 교육감 직선제, 되돌릴 수 없어 -교육감 직선제의 성과와 한계를 무엇이라 보나. “직선제 이전에는 국가 중심의 중앙집권형 교육정책 외의 다른 정책을 상상도 못했다. 직선제 교육감이 등장하면서 지역의 교육환경이나 지역교육 주체에 관심을 가지는 새로운 문화가 나타났다. 예를 들어 너무 당연하게 받아들여졌던 문제풀이 위주의 교육 외에 다른 교육방식도 가능하다는 상상력의 확장을 혁신교육이 보여줬다. 한계로는, 교육감선거가 정당과 분리된 선거란 점을 꼽을 수 있겠다. 여기서 비롯된 문제들이 많다. 정당이 개입하지 않다 보니 진영의 문제의식과 세대결이 표면에 드러나지 않고 가려져 있다. 보이지 않는다고 쟁점이 없는 게 아니다. 선거기간이 아닌 평상시라고 교육 정책을 두고 사회 전체 구성원들 사이에 철학적 논쟁이 활발하게 오가는 것도 아니다. 무관심으로 이어지고 만다.” -교육감 직선제를 두고 그동안 회의론과 더불어 ‘한국에만 있는 제도’라는 비판까지 나왔다. “외국이 교육감을 선출하지 않는 이유는 근본적으로 지방자치 제도 자체가 뿌리를 내리고 잘 발달했기 때문이다. 독일의 경우 연방정부 교육부의 명칭이 ‘교육연구부’다. 정책을 내리꽂지 않는다. 연구 및 생산, 관리 역할에 충실하다. 그 지역에 뿌리를 둔 주민과 교육 당사자성을 가진 주체가 개입할 수 있도록 시스템으로 보장한다. 우리는 그렇지 않다. 따라서 ‘외국은 교육감 선출 안하는데 우리는 왜 선출하냐’고 접근하는 건 피상적인 비교일 수밖에 없다. 교육감 직선제는 되돌릴 수 없고 되돌려서도 안 된다.”
- 표지 이야기
레이디경향(총 10 건 검색)
- 미국 고교생, 한국으로 수학여행 온다…코로나 이후 최대 규모
- 2023. 04. 07 09:52 레저/여행
- 미국 뉴욕 데모크라시 프렙 공립학교 고교생 105명이 7일부터 14일까지 7박 8일 일정으로 한국을 여행한다. K컬처 붐과 함께 미국 청소년들의 한국 수학여행이 재개됐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미국 뉴욕 데모크라시 프렙 공립학교 고교생 105명이 7일부터 14일까지 7박 8일 일정으로 한국을 여행한다. 팬데믹 이후 최대 규모다. 이번 방문은 한미동맹 70주년을 맞아 미국 내 K컬처 열풍을 견인하고 있는 Z세대가 한국을 방문해 K컬처를 직접 체험하고, 한국과 미국 양국의 미래세대 간 문화 교류와 소통의 기회를 얻게 된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데모크라시 프렙 공립학교는 뉴욕 할렘가 저소득층 자녀들에게 양질의 교육을 제공하기 위해 2005년 설립됐다. 이 학교는 고등학생 대상으로 한국어를 제2외국어로 채택하고 있으며, 태권도, 부채춤 등 한국문화 수업을 필수과목으로 지정하고 있다. 한국어 성적 우수자들로 구성된 이번 수학여행단은 여행 기간 중 한식 만들기, 한복 체험, 노래방, 넌버벌 공연 관람 등 다양한 K컬처를 체험해보고, 한국관광공사 ‘하이커 그라운드’를 방문해 K팝, K드라마 등 콘텐츠를 즐길 예정이다. 또한 이들은 인천, 대구, 경주, 나주 등에 있는 교류학교를 방문하여 수업에 참여하고, 한국 학생들과 함께 인근 관광지를 여행한다. 또한, 홈스테이 가정에 머물며 한국 가정문화까지 깊이 이해할 수 있는 시간도 갖는다. 이영근 국제마케팅실장은 “이번 방한을 통해 미국 MZ세대가 열광하는 K컬처를 직접 체험하고 한국 학생들과 교류하며 우정을 나누는 좋은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 중·고교생을 위한 요즘 봉사활동 정보
- 2015. 11. 05 15:02 육아/교육
- 아이에게 어떤 봉사활동을 권할지 고민이었다면 요즘 더욱 다양해진 봉사 활동 리스트를 참고해보자. 단순히 인증 시간만 채우는 것이 아니라 인성교육까지 겸할 수 있는 알찬 활동을 찾아봤다. Part 1 의미 있고 재미있는 다양한 봉사활동 적성에 맞게 골라 하는 활동 나눔기자 활동 나눔 단체 나눔과기쁨에서는 매주마다 1만2,000명의 이웃에게 반찬 도시락을 나누고 있는데, 이때 각 지역에서 전해지는 아름다운 나눔 이야기를 매월 나눔 소식지를 통해 발간하고 있다. 나눔기자 활동은 나눔 소식지에 실릴 이야기를 직접 취재하고 기사를 작성하는 봉사활동이다. 문화, 도서, 건강, 생태, 경제 등 다양한 주제의 기사를 쓰게 된다. 바쁜 일상생활에서는 잘 몰랐던 우리 지역의 소식에 관심을 갖게 되는 계기가 될 수 있고, 논리적이고 정확한 글쓰기 실력을 키울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해 더욱 매력적이다. 나눔기자가 되면 기자 교육 시간을 통해 기사 쓰는 방법에 대해 알려준다. 나눔기자 활동은 각 학교의 동아리를 대상으로 지원받고 있어 관심이 있는 학생이라면 자신이 속한 동아리를 통해 신청하면 된다. 문의 나눔과기쁨 1544-9509, 청소년봉사담당 문영신 010-3433-8607, www.joyofsharing.org 어르신 말벗 및 도움 봉사 서울 수유동 봄날북한산요양원에서 11월에 실시하는 봉사활동으로 요양원에 기거하고 있는 어르신들을 위해 안마 및 대화 봉사, 보행 도움, 환경 정리를 하게 된다. 평소 남을 돕는 것을 좋아하고 다정다감한 성격의 아이라면 더없이 잘할 수 있는 봉사활동이다. 어르신들을 도우러 가는 일이므로 특히 복장을 단정히 하고 참가하는 것이 좋다. 인증 시간은 4시간이며 중학생이 지원할 수 있는 활동이다. 문의 봄날북한산요양원 02-991-5111 환경 만화 그리기 재능 봉사 그림 그리기를 좋아하는 아이라면 녹색환경보전연합회에서 12월에 실시하는 환경 만화 그리기 봉사에 지원해보자. 일상생활 속의 환경오염 문제를 만화로 그려서 제출하는 독특한 재능 봉사활동이다. 환경문제에 관해 고민해볼 수 있는 기회도 되고, 그림을 그려서 이메일과 우편으로 발송하는 것이라 직접 이동하지 않아도 되는 장점이 있다. 주제는 수질오염, 대기오염, 환경오염, 재활용 분리수거, 에너지 절약 등으로 해당 인터넷 카페에서 녹색환경보전연합회 회원 가입 후 신청할 수 있다. 초등학생부터 성인까지 참여 가능하다. 문의 녹색환경보전연합회 사무국장 010-6326-0854, cafe.daum.net/young20020913 가족이 함께하기 좋은 활동 제빵 나눔 봉사 직접 빵을 만들어서 나누는 제빵 나눔 봉사는 최근 가장 인기가 많은 봉사활동 중 하나다. 반죽부터 굽기까지 빵 만들기 전 과정에 직접 나의 손길을 담는다는 점이 매력적이다. 정성껏 만든 빵은 적십자와 연계된 아동·청소년, 노인 등에게 안전하게 전달된다. 지역별 대한적십자 희망나눔봉사센터에서 제빵 나눔을 실시하고 있는데, 지역별로 단체 봉사만 실시하는 곳도 있고 개인이 참가할 수 있는 곳도 있으니 미리 홈페이지에서 확인하고 신청하자. 11월에는 서울 중랑노원희망나눔봉사센터에서 제빵 나눔을 실시할 예정이다. 활동의 난도가 크게 높지 않으며 부모와 아이가 함께하는 의미 있는 시간으로 남을 수 있어 추천한다. 초등학생도 부모가 동반 참가하면 신청이 가능하다. 제빵 비용 1만원을 참가비로 내야 한다. 봉사 모집 공고가 나면 빠르게 마감되는 인기 봉사활동이니 거주 지역의 희망나눔봉사센터에 미리 개인 참가 가능 여부와 일정을 확인하도록 한다. 문의 중랑노원희망나눔봉사센터 02-951-0468, www.redcross.or.kr 헌혈 홍보 캠페인 아이와 함께 헌혈의 중요성을 알리고 참여를 유도하는 헌혈 홍보 거리 캠페인에 참여해보는 건 어떨까. 오는 12월에 활동 예정이며 서울 신촌 연세대학교 앞 헌혈의 집에서 캠페인이 펼쳐진다. 야외에서 하는 활동인 만큼 따뜻한 복장과 장갑, 햇빛을 가릴 수 있는 모자를 챙겨 가는 것도 잊지 말자. 중학생, 고등학생, 성인 모두 신청이 가능하다. 가족이 다 함께 참여하는 것도 뜻깊은 시간이 될 것이다. 문의 헌혈의 집 02-392-6460 사랑의 연탄나눔운동 연탄 나눔 봉사는 여러 사람들과 함께 힘을 모으고 직접 몸으로 구슬땀을 흘리며 하는 봉사다. 이웃을 돕는다는 뿌듯함을 체감할 수 있다는 비교 불가의 매력 때문인지 해마다 겨울철이 되면 가장 많은 자원봉사자가 몰리는 인기 활동이다. 그만큼 미리 신청해둬야 참가할 수 있다. 개인보다는 단체나 동아리 참여 지원을 주로 받고 있는데, 개인 자격으로 참여하고자 하는 봉사자들을 위해 ‘개인 봉사자의 날’을 따로 마련하고 있다. 봉사 날짜는 홈페이지를 통해 사전에 공지되니 자주 접속해 확인해보자. 연탄을 나르는 일이므로 간편한 옷과 목장갑, 위생 비닐장갑 지참은 필수다. 봉사 참여자들의 연탄 후원금(1장 600원)으로 연탄을 주문하기 때문에 후원 금액을 미리 생각해두는 것이 좋다. 문의 사랑의 연탄나눔운동 02-334-1045, www.lovecoal.org Part 2 알아두면 유용한 봉사활동 관련 정보 우리 아이에게 맞는 봉사활동 찾으려면 청소년자원봉사 포털 사이트를 적극 활용해보자. 지역을 설정해 편리하게 원하는 봉사활동 프로그램을 찾아볼 수 있다. 특히 청소년문화센터에서 기획·진행하는 프로그램에 참여하거나 교육 봉사활동 프로그램을 통해 다양한 경험을 쌓을 수 있다. 문의 www.dovol.youth.go.kr 해외 자원봉사 경험 쌓고 싶다면 정부에서 주관하는 대한민국 청소년 자원봉사단(KYVP) 모집에 지원하는 것을 추천한다. 매년 4, 5월경에 홈페이지를 통해 1년 동안 활동할 청소년 자원봉사자를 모집하니 관심이 있다면 이때를 놓치지 말자. 중학교 3학년부터 지원 가능하고 각 지역마다 파견되는 해외 국가가 다르다. 보통 6월에 합격자를 발표하고 8월 여름방학에 해외로 파견된다. 다만 교육부의 현행 지침상 모든 해외 자원봉사 활동은 인증 시간을 인정하지 않으니 순수하게 해외 봉사를 경험하고 싶은 청소년에게만 권한다. 문의 www.kywa.or.kr 청소년 스스로 계획해 활동하고 싶다면 현재 전국 각 동마다 지역 청소년문화의집이 운영되고 있다. 평범한 중고생들이 여러 가지 다양한 문화, 사회적 활동을 해볼 수 있도록 정부에서 지원을 한다. 활동해보고 싶은 청소년은 각 지역 청소년문화의집 운영위원회에 지원하면 된다. 이곳에 소속된 청소년들 가운데는 스스로 하고 싶은 봉사활동을 정해 실시하는 경우가 많다. 갈마청소년문화의집의 경우 청소년 운영위원회의 활동이 활발히 이뤄지는 곳으로 유명하다. 올 상반기에는 지역의 불법 주차 차량을 근절하기 위한 ‘불법 주차 단속’ 봉사활동을 펼쳤다. 물론 인증 시간도 받는 활동이다. 소속된 청소년들 스스로 봉사 주제와 내용을 논의해 정하기 때문에 아이들의 적극성이 남다르며, 청소년들 스스로 주체적으로 활동하면서 사회에 대해 배우는 부분이 많은 것이 장점이다. 단발성 봉사활동보다는 장기적이고 자발적인 봉사활동을 하고 싶거나, 봉사활동뿐 아니라 다양한 문화활동을 하고 싶은 청소년이라면 자신이 거주하고 있는 지역의 청소년문화의집에 문의해보자. 인터넷 검색창에서 ‘지역명+청소년문화의집’을 검색하면 된다. Tip 관계자들이 귀띔한 ‘이런 봉사는 사양합니다’ 1 약속해놓고 안 나타나는 아이들 관계자들이 가장 많이 지적한 부분이 바로 이 유형의 학생들이다. 봉사하러 오겠다고 지원하는 것도 일종의 약속인데, 약속의 중요성을 잘 모르는 학생들이 무척 많다고. 봉사단체에서는 모집 인원에 맞춰 그날 소화해야 할 일정을 계획하기 때문에 ‘나 하나쯤이야’ 하는 생각으로 연락도 없이 나타나지 않는다면 단체에 큰 피해가 간다는 것을 유의하자. 피치 못할 사정이 생겼다면 꼭 사전에 연락을 취한다. 2 기상천외한 옷차림으로 오는 아이들 특히 여름철에 문제적 복장으로 나타나는 아이들이 많다. 여학생들의 경우 지나치게 진한 화장을 하거나 짧은 핫팬츠나 스커트를 입는 아이들도 있고, 남학생들의 경우 슬리퍼를 끌고 오는 아이들도 있다고. 불편한 복장으로 짐을 나르거나 정리 활동 등을 하다가 의도치 않게 눈살이 찌푸려지는 광경이 벌어지기도 한다. 외부인들이 보기에는 학생 봉사자들도 그 기관에 소속된 사람으로 보이기 때문에 관계자들이 특히 난색을 표하는 부분이다. 노출 걱정 없이 활동하기에 편한 단정한 복장과 운동화 차림이 바람직하다. 3 SNS과 게임 화면만 들여다보는 아이들 봉사활동을 하러 와서도 스마트폰을 손에서 놓지 않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수시로 스마트폰을 들여다보는 것은 예사고, SNS 메시지를 주고받는 데 열중하거나 심지어 자신에게 주어진 역할은 건성으로 하면서 모바일 게임에만 몰두하다가 가는 아이들이 느는 추세라고. 4 친구들끼리 수다만 떠는 아이들 친한 친구들끼리 함께 봉사활동을 오는 것까지는 괜찮지만, 틈만 나면 친구들끼리 수다를 떨고 노느라 봉사활동은 뒷전인 아이들도 있다. 봉사를 온 건지, 친목 모임을 하는 건지 헷갈릴 정도로 봉사에 집중하지 않고 불성실한 태도를 보여 관계자들을 한숨짓게 만드는 유형이다. 5 유령처럼 사라져버리는 아이들 봉사활동을 하다가 마음에 안 들면 그냥 가버리는 무단 이탈자도 매번 나타나는 문제적 유형이다. 자신이 생각했던 것보다 힘들다거나, 하기 싫어지면 아무 말도 없이 사라져버려서 봉사센터 관계자들을 당황하게 만든다. 물론 이런 유형은 인증 시간 확인도 받을 수 없다. <■기획 / 장회정 기자 ■글 / 정성민(프리랜서) ■사진 제공 / 각 기관 도움말 한국청소년활동진흥원>
- 초·중·고교 정규 과목 지정된 SW 코딩 교육이 뭐지?
- 2015. 08. 03 16:33 육아/교육
- SW(소프트웨어) 코딩 교육이 학교 정규 과목으로 지정된다. 중학생은 내년 신입생부터, 초등학생은 2017학년도, 고등학생은 2018학년도부터다. 우리 아이가 공부할 과목이 하나 더 늘어나는 셈. 그런데 정확히 코딩 교육이 뭔지 감이 오질 않는다. 프로그램을 짜거나 게임을 만드는 것이 코딩이라는데, 공교육을 통해 왜 모든 아이들이 배워야 하는 걸까? 코딩 교육이란? 코딩이란 컴퓨터 프로그래밍의 다른 말이다. 예를 들어 게임이나 홈페이지를 만드는 일 그리고 윈도나 백신과 같은 프로그램을 만드는 것을 모두 코딩이라고 한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영국 정부는 올가을 학기부터 초·중·고교에서 코딩을 필수과목으로 가르치도록 했다. 미국은 지난해 대통령이 직접 코딩 교육을 권장하고 ‘일주일에 1시간 코딩하기’라는 캠페인을 하고 있으며, 중국도 오래전부터 학생들에게 프로그래밍 교육을 시행해왔다. 그럼 우리나라의 코딩 교육은 구체적으로 어떻게 시행될까? 교육부에 따르면 교과 내용은 컴퓨터를 이용한 문제 해결 능력을 기르는 방향으로 구성된다. 또 직접 컴퓨터나 태블릿 PC를 갖고 실습하는 체험 활동 위주의 학습 내용도 추가된다. 수업 시간은 중학교의 경우 1년에 34시간으로 일주일에 1시간씩 수업을 받게 된다. 왜 모든 아이들이 해야 하나? SW 코딩 교육은 프로그래머가 되는 과정을 위한 교육이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산업의 빠른 발전으로 이젠 대부분의 직업군에서 컴퓨터를 필수로 사용한다. 그리고 이미 많은 업무들이 컴퓨터를 통해 자동화되고 있다. 미래학자들의 이런 예측을 한번쯤 들어봤을 것이다. “현존하는 직종의 80%가 20년 안에 소멸될 것이다.” 그들에 의하면 사람이 직접 손으로 하는 일은 점점 줄어들고 대신 컴퓨팅적 사고를 통해 우리가 원하는 것을 만들어낼 수 있는 능력은 앞으로 미래를 살아가는 아이들에게 꼭 필요하게 될 것이다. 그런데 하나 짚고 넘어가고 싶은 것이 있다. 20년 전 기자의 학창 시절을 떠올려보면, 개인 컴퓨터의 보급이 시작되면서 컴퓨터 학원이 성행했다. 아이들에게 비주얼 베이식과 도스 같은 컴퓨터 언어를 가르치며 프로그램을 만들도록 했다. 초등학생이 프로그램의 원리를 모두 이해할 수 없었고, 그저 정답을 도출하기 위해 공식을 외우는 것처럼 컴퓨터 언어를 습득했다. 그것이 컴퓨팅적 사고에 큰 도움을 줬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그저 컴퓨터를 다루는 데 조금 친숙해졌을 뿐이다. 결국 지금의 코딩 교육 역시 그런 게 아닐까 우려된다. 이런 우려에 대해 교육부는 아이들에게 프로그램을 짜는 컴퓨터 언어를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고 주장한다. 쉽고 놀이 같은 툴을 이용해 코딩의 메커니즘 속에서 창의력과 문제해결력을 향상시켜주는 것이 우선이고, 주어진 미션에 대해 나만의 방법을 찾아 해결해나가며 생각의 힘을 키우는 게 주목적이라는 것이다. 코딩 교육, 현장 이야기를 들어본다 강유진 강사는 뉴미디어, 정보화 교육 강의를 12년째 진행해왔으며 안랩쌤과 3CT 기반 코딩 강사 양성 과정을 수료한 후 현재 각종 기관에서 코딩 강사로 활동 중이다. 그녀는 ‘스크래치(scratch.mit.edu 참조)’라는 도구로 코딩을 가르치고 있었다. ‘스크래치’는 아이들을 위한 대표적인 프로그래밍 툴로 블록(Block)이라고 불리는 상자 모양의 명령을 마우스로 드래그해 조립, 프로그램을 구성해나가는 것이다. 그래서 컴퓨터 명령 언어를 따로 기억할 필요가 없어 특히 아이들이나 컴퓨터 초보자가 다루기 쉽다. 또 스스로 만든 블록의 결과를 바로 볼 수 있는 실행창도 있어 만들면서 계속 바꾸고 발전시키는 재미가 있다. 코딩 교육이 정식 과목으로 지정된 후 그녀는 부쩍 바빠졌다고 한다. “코딩 교육이 생소한 학부모들을 상대로 한 강좌도 많이 열리고 있어요. 또 학교 선생님들이나 코딩 강사에 관심이 있는 분들이 소규모로 그룹 강의 요청을 하시는 경우도 많아요.” 처음 강의를 들으러 오는 학부모들 중에는 반신반의하는 이들이 많다. 기본적으로 컴퓨터는 게임을 하는 도구이며 아이들의 공부 시간을 많이 뺏는다는 좋지 않은 인식 때문이다. “저는 그동안 UCC나 SNS 활용 교육을 많이 해왔지만 코딩 교육은 모든 아이들이 신나서 하는 유일한 교육이라고 생각해요. 머리를 쓰고 고민하는 과정을 거쳐 나만의 코딩을 할 수 있기 때문이죠. 한 가지 미션을 주고 답을 구하는 데도 아이들마다 제각각 여러 가지 방법이 나와요. 코딩을 생소해하던 부모님들도 아이가 해내는 것을 보고 신기해하시죠. 수업이 끝나면 아쉬워하며 다음주에도 또 오겠다고 하고 가는 친구들이 많아요.” 그녀는 코딩 교육이 문제해결력이나 창의력 증진에 도움을 준다는 데도 매우 동의한다. 결과로 가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생각한다는 것 자체가 창의력을 키워주는 과정이다. “명령 블록으로 로봇이나 비행기 그림을 만드는 경우가 있어요. 블록이 200~300개가 있으니 여러 가지 모양의 결과들이 나올 수 있지요. 그러니까 코딩에는 정해진 답이 없는 거예요. 자기가 설계한 대로 만들어가면 되니까요. 다만 난이도라는 건 있는데, 블록의 사용 개수가 적으면 적을수록 효율적인 운영을 한다고 볼 수 있죠.” 블록을 조합하며 생각대로 잘 되지 않을 때도 원리를 이해하게 되는 계기가 될 수 있고 또 생각의 발전으로 원하는 것을 만들었을 때의 성취감도 상당하다. 강 강사는 창의력에 관한 교육적 효과는 오히려 초등 저학년 학생들에게 좋다고 말한다. “초등학교 3학년 정도에 시작하면 적당할 것 같아요. 아이들은 머리가 굳지 않아서 기발한 상상력을 발휘하거든요. 오히려 중학생은 게임을 만드는 것 같은 구체적이고 완성된 프로그램에 관심이 많아요.” 코딩 교육을 프로그래밍 교육이라고만 단정 짓는다면 그만큼 기대 효과도 낮아지는 것이다. 실제 아이들은 음악이나 애니메이션도 이용하고 수학 문제나 퀴즈를 만들기도 한다. “코딩을 만들면서도 아이들은 자신의 개성을 마음껏 발휘해요. 음악이나 소리에 민감한 아이들은 소리 블록을 많이 이용해 재밌게 만들고 또 그림을 좋아하는 아이들은 직접 그린 캐릭터를 프로그래밍하는 경우도 있어요. 스토리텔링을 잘하는 아이들은 기막힌 아이디어로 화면을 구성해요. 이것이 바로 융합 교육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코딩 교육에서 가장 주의할 점은 프로그래밍 완성에 집중한 나머지 아이들의 상상력을 발휘할 틈을 주지 않는 것이다. “기존 프로그래머들이 종종 어린이 코딩 교육에 관심을 갖고 배우러 오시곤 하는데요. 그분들은 그게 직업이다 보니 아이들에게 최대한 깔끔하고 유려한 프로그램을 짜는 법에 대해 자꾸 가르치려고 하시더라고요. 본질은 그게 아니라고 봅니다.” 어린이 코딩 교육의 본질은 창의력이다. ‘이렇게 짜면 돼’ 하고 모범 답안을 보여주고 따라하게 하는 것은 전혀 의미가 없다. SW 코딩 공교육, 우려의 목소리들 당장 내년부터 시작되는 코딩 교육. 가장 걱정이 되는 부분은 관련 교사 인력 부족과 미비한 커리큘럼이다. 교육 시행을 선포한 정부나 교육부가 전문 교사를 양성하고 있다는 소식은 들리지 않는다. 그래서 일부 교육 전문가들은 “일부 선진국들의 분위기를 따라 준비 없이 너무 성급하게 공교육화한 것이 아니냐”라는 우려를 보이고 있다. 현재는 코딩에 관심을 갖고 있는 일부 학교 교사들이 개인적으로 교육연수원을 찾아다니며 배우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나 코딩 전문가들은 코딩 교육의 특수성으로 인해 3~4일간의 교육만으로는 제대로 된 수업을 이끌어갈 수 없다고 말한다. 아이들의 상황에 맞는 예제와 문제를 짜야 하기 때문이다. 또 요즘 아이들은 ‘디지털 네이티브’라 불릴 정도로 디지털 기기를 다루는 데 능숙하다. 생각보다 빨리 늘어날 아이들의 실력에 교사가 뒤처지는 상황이 올 수 있다. 전문가들은 적어도 40시간 이상의 전문 교육을 받아야 아이들을 가르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한다. 또 우리나라 교육 행태가 그렇듯 아무리 좋은 취지로 만든 제도라도 결국 변질돼 학업 부담을 가중시킨다거나 또 다른 사교육 시장이 열리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점수 몇 점 더 받기 위해 학원으로 달려가게 만드는 것은 오히려 창의력을 가로막는 부작용이 될지도 모른다. 실제로 현직 코딩 강사들에게 사교육 업체들의 제안이 들어오고 있는 실정이기도 하다. 고급 과정을 열어 대회에 나갈 영재들을 집중적으로 양성한다든가 혹은 이를 대입 입학사정관 전형의 하나로 개발 중인 업체들도 있다. 코딩 교육을 시작하면 어쨌든 특출하게 잘하는 아이도 있는 반면 잘 따라오지 못하는 아이도 있을 것이다. 코딩 교육을 하고 있는 강사들은 이는 능력의 문제가 아니라 아이의 성향과 적성의 문제라고 입을 모은다. 코딩의 가장 큰 특성은 다양성이다. 아이들의 결과물을 획일화된 점수 매기기가 아닌 코딩의 특성에 적합한 다른 평가 방법을 시행하는 고민도 필요할 것이다. 애플리케이션으로 코딩 교육 맛보기 Hopscotch(무료/iOS 전용) 프로그래밍의 원리를 배우고 적용해볼 수 있는 어린이 프로그래밍 교육 앱. 캐릭터의 움직임, 댄스 모션, 흐름을 설정하고 상호작용하게 만들 수 있다. ‘부모가 선정한 앱 골든 어워드’를 수상했으며 2014년에는 ‘베스트 에듀케이셔널 테크놀로지’로 선정됐다. Move The Turtle. Programming For Kids($4.39/iOS 전용) 5세 이상의 아이부터 프로그래밍을 학습할 수 있는 프로그래밍 교육 앱으로 ‘부모들이 선정한 앱 골든 어워드’를 수상한 바 있다. 학습 전략을 이용해 주인공 거북이를 조종하는 과정에서 다양한 프로그래밍 스타일을 익힐 수 있다. 게임의 진행 상황을 따라 점점 복잡한 프로그래밍 스타일을 제공, 점진적인 학습이 이뤄진다. Cargo-Bot(무료/iOS 전용) 게임을 통해 프로그래밍 지식을 익히는 프로그래밍 교육 앱. 게임 전체가 터치 기반 코딩 애플리케이션 코데아(Codea)를 통해 제작됐다는 특성이 있다. 로봇의 팔을 컨트롤해 박스를 지정된 영역으로 이동하는 방식의 게임을 통해 단계별로 코딩 과제를 수행할 수 있다. Tynker-Learn Programming. Build Games. Control Drones. Program Robots.(무료) 보다 확장된 게임 및 도구 개발을 지원하는 시각적 코딩 교육 앱. ‘코데아의 탐색(Codey’s Quest)’이라는 내부 게임을 통해 다양한 퍼즐을 풀어보며 프로그래밍의 원리를 학습할 수 있다. Mini Interview SW 프로그래머, 앞으로의 전망은? 과거 프로그램 개발자였으며 현재 소프트웨어 융합 교육용 교재와 콘텐츠를 만들고 있는 ‘헬로긱스’의 이신영 대표에게 실질적인 업계 전망과 교육법에 대해 질문했다. 1 전문가들은 코딩 교육 자체보다 먼저 컴퓨터적 사고를 강조하는데 컴퓨팅적 사고가 무엇인지 자세히 알려주세요. 컴퓨팅적 사고(Computational Thinking)란 쉽게 말해 일상생활의 복잡한 문제를 추상화해 기호로 표시하고 이 기호들을 다시 처리, 복잡한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을 말합니다. 즉, 복잡한 문제를 단순화하고 이를 다시 처리하는 능력입니다. 여기에는 사고력, 논리력, 창의력 등 다양한 발달 영역이 연관돼 있습니다. 2 프로그래머 하면 사무실에 앉아서 기계처럼 하는 업무와 밤샘 작업 등이 떠오릅니다. 앞으로 IT 업계의 전망은 어떻게 보고 있나요? 지금은 제2의 컴퓨터 교육 붐이 일고 있습니다. 구글, 페이스북 등 세계적인 IT 기업의 창업자들은 어릴 때부터 소프트웨어를 배웠고 자신의 필요에 의해 소프트웨어와 서비스를 개발하다가 세계적인 기업가가 될 수 있었습니다. 아이들이 취업을 할 최소 10년 뒤에도 과연 의사, 대기업 회사원, 공무원이 인기가 있을까요? 이젠 모든 산업에서 소프트웨어가 사용되므로 소프트웨어 엔지니어의 연봉이나 대우도 좋아지고 또 미국이나 유럽 등 해외에서 일하게 될 것입니다. 지금이 아닌 10년 뒤를 준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3 아이들에게 코딩 교육에 대한 접근을 어떻게 시키면 될까요? 아이들이 흥미와 재미를 가지고 배우고 성취감을 느끼도록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요즘 정부 주도의 재밌는 SW 교육 캠프가 많이 생기고 있습니다. 지금은 교육이 아닌 놀이나 취미로 접근해도 충분합니다. 4 현재 SW 교육 전문가로 아이들이 다루기 쉬운 교구를 만들고 계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어떤 것을 개발했으며 그 계기는요? 저희는 예전에는 아두이노(컴퓨터의 메인보드)를 이용해 창의융합 소프트웨어 교육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아두이노를 사용하려면 SW에 대한 지식뿐 아니라 전자회로, 하드웨어에 대한 지식도 필요하니 아이들이 어렵게 생각하더군요. 그래서 기술적 장벽 없이 아이들이 창작에 집중하며 소프트웨어를 배울 수 있는 도구가 필요했고 놀이처럼 학습할 수 있는 ‘비트브릭’을 개발했습니다. 5 만약 아이가 프로그래밍에 소질이 보인다면 부모가 어떤 식으로 도울 수 있을까요? 아이가 프로그래밍에 흥미와 재미를 가지고 있다면 그대로 지켜봐주는 것이 중요할 것 같습니다. 지금은 국영수를 잘하고 좋은 대학을 들어간다고 성공을 보장하지는 않습니다. 소프트웨어 특성화 고등학교에 보내는 것도 좋고 경험자로서 이야기하자면 때로는 다른 공부를 할 시간에 프로그래밍을 해도 괜찮다고 생각합니다. 저도 중학교 때 프로그래밍이 재미있어서 이틀 동안 먹지도 않고 잠도 안 자고 프로그래밍에 몰두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국내의 네이버, 다음카카오, 넥슨, 엔씨소프트 같은 IT와 게임 대기업들의 창업자들도 대학생 때부터 창업해 지금의 회사를 만들었습니다. 여러분의 자녀도 단순히 개발자로 취직하는 것을 넘어 창업자이자 기업가로 더 편리한 세상을 만드는 데 일조하는 사람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글 / 이유진 기자 ■사진 제공 / 헬로긱스 ■도움말 / 강유진(맘이랜서 코딩 강사), 이신영(헬로긱스 대표)>
- 엄친아 중의 엄친아 ‘고교10대천왕’ 신원식
- 2015. 07. 29 11:43 육아/교육
- 민족사관고등학교 졸업 후 오는 9월 프린스턴대 입학을 앞두고 있는 신원식군. 고교생들이 모여 사회적 이슈를 놓고 토론하는 tvN ‘고교10대천왕’의 반장으로 출연하며 세간의 주목을 받은 그는 지금껏 봐온 여러 ‘엄마 친구 아들들’ 중 가장 완전체에 가깝다. 만화책을 찢고 나온 듯한 외모에 지덕체까지 고루 탑재한 이런 아들. 갖고 싶다! 목동에서 아이비리그까지 인터뷰를 위해 전화를 걸었을 때 신원식군(19)은 상하이에 있었다. 2월 민족사관고등학교(이하 민사고) 졸업 후 대학 입학 전까지 주어진 6개월 남짓한 시간. 입시의 속박에서 잠시나마 벗어날 수 있는 때지만 그는 중국어를 공부하며 자신을 부지런하게 채우고 있었다. 알고 보니 상하이 푸단대로 단기 어학연수를 떠나기 직전 tvN ‘고교10대천왕’에 합류하게 됐고, 2주에 한 번 한국에 들어와 녹화하는 바쁜 일정을 소화하는 중이었다. “담당 PD님의 섭외 전화를 받고 고민을 많이 했죠. 토론 프로그램인데, 요즘은 말 한마디 잘못하면 큰일 나는 시대잖아요(웃음). 고사할까 싶었지만 결과적으로는 잘한 선택 같아요. 민사고에서 본 세상은 한정적이었는데, 다양한 모습으로 사는 여러 친구들을 만나고 나니 시야도 더 넓어진 듯해요.” 화보를 처음 찍어봐서 어떤 표정을 지어야 할지 모르겠다던 그가 머쓱하게 카메라 앞에 서 있다. 10분쯤 지났을까. 몸이 풀렸는지 능숙하게 이런저런 포즈를 취해본다. 역시 머리 좋은 청년은 다르다고 물개 박수를 쳐가며 칭찬을 늘어놓았다. 축구를 무척 좋아해 공의 역사를 담은 책을 번역해 출판했고, 교내 밴드부에서는 리드 보컬을 맡고 있으며, 2014년에는 그해 우수 인재 100명을 선정해 수여하는 ‘대한민국 인재상’까지 받았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무렵, 누나 기자의 칭찬은 칭송으로 변해갔다. 어디서 이렇게 범상치 않은 소년이 나타난 걸까? “목동에서 초·중학교를 졸업했어요. 초등학교 때 1년 반 정도 미국에서 지냈던 것 말고는 별다른 특이 사항이 없어요. 중학교 입학 전까지는 두각을 나타낼 정도로 공부를 잘하는 것도 아니었고요. 책 많이 읽고 운동 열심히 하고. 그냥 제 어린 시절은 그랬어요.” 길지 않았던 미국 생활이지만 영어의 기초를 닦는 데 큰 도움을 받았다. 하지만 복병은 두 나라의 물리적 거리만큼 멀고도 다른 교육 시스템. 초등학교 때부터 입시 준비를 하는 친구들 틈에서 자신이 앞으로 어떻게 공부를 해나가야 할지 혼란스럽기만 했다. “한국과 미국의 교실 분위기가 전혀 다르잖아요. 돌아왔는데, 친구들은 다들 학원에 다니면서 열심히 공부하고 있는 거예요. ‘이러다 뒤처지면 어떡하지’라는 생각을 처음으로 했어요. 어렸을 때부터 승부욕이 강해서 지는 걸 싫어했거든요. 영어는 그런대로 곧잘 했으니까 수학이나 역사 위주로 공부했어요. 그렇게 공부에 재미가 붙었던 것 같아요.” 요즘 중학생들 사이에서 특목고(특수목적고등학교)를 가기 위한 경쟁은 대학 입시를 방불케 한다. 그중에서도 민사고에 들어가는 것은 서울대 가기보다 어렵다는 이야기가 있을 정도. 일반 중학교 출신이 특목고 입시 경쟁에서 승기를 잡기까지, 열다섯 살의 신원식군은 누구보다 절실하고 치열하게 공부했다. “한 문제도 놓치지 말 것. 이게 제 나름의 공부법이에요. 참고서 귀퉁이에 있는, 별로 중요해보이지 않는 문제라도 꼼꼼하게 풀고 이해하고 넘어갔어요. 시험문제는 어디서 나올지 모르는데 귀찮다고 안 보고 넘어가서 틀리면 아깝잖아요. 수업 시간에는 선생님 농담까지 다 받아 적었어요. 그런 식으로 학교 수업을 집중해서 듣다 보면 어느 순간 교과서를 읽는 속도가 빨라져요. 수업 때 이걸 강조했으니까 시험에 나오겠구나, 하는 눈치도 생기고요(웃음).” 신원식군의 공부 스타일은 단거리 스프린터보다는 풀코스 마라톤을 뛰는 마라토너에 가깝다. 대단한 사교육 없이도 아이비리그 입학이라는 성과를 낼 수 있었던 것 역시 독야청청 제 길을 가겠다는 뚝심과 끈기 덕분일 테다. 졸업 전 프린스턴대와 스탠퍼드대, 케임브리지대, 버클리대 등 유수의 대학으로부터 받은 합격 통지서들. 그건 아마도 많은 이들이 요행을 바라는 사회에서 원칙대로, 정석대로 뚜벅뚜벅 걸어온 노력을 인정받았다는 증거일 것이다. 결국 가장 중요한 건, 포기하지 않고 오래가는 것 아이비리그의 여러 대학 중에서도 프린스턴대의 엄청난 공부량은 소문이 자자하다. 가서 잘할 수 있을지 걱정이라며 투정 어린 고민을 내비치지만, 민사고 국제반 시절부터 끊임없이 자신과 싸우며 크고 작은 승리를 쟁취해온 그다. “주변 환경에 잘 휘둘리지 않는 편이에요. 타고난 성격이 좀 덤덤한 편인가 봐요. 그리고 이것 아니면 할 게 없다고 생각하면 뭐든 끝까지 버티게 돼요. 주변 친구들은 안 되면 포기하고 다른 길을 찾는 것 같은데, 저는 공부 말고 다른 선택지가 별로 없었어요.” 여기서 한 가지 짚고 넘어갈 부분. 사실, 아이비리그의 명문 대학은 공부만 잘한다고 갈 수 있는 곳이 아니다. 수능 시험에서 좋은 점수를 받으면 최고의 대학에 입학하는 우리의 현실과 달리, 미국에서는 SAT 만점자가 입시에서 떨어지기도 한다. 그렇다면 프린스턴대 에서는 그의 어떤 면모를 눈여겨본 걸까? “아이비리그에서는 합격 안정권에 드는 성적은 기본이고 에세이, 추천서, 교내·외 활동 등 학생 생활 전반의 것들을 꼼꼼하게 확인해요. 제 경우에는 고등학교 3년 내내 사회학과 인류학 분야를 꾸준히 연구해왔어요. 스스로 현장 리서치를 해서 관련된 책을 출간하기도 했고, 예일대에서 그 분야의 서머 세션도 들었어요. 여러 방면에서 한 가지 학문을 위해 집요하게 노력하고 시간을 투자한 게 인상 깊었다고 했어요. 미국 대학은 합격 통지서에 손글씨로 선발 이유를 써주는데, 대부분 이 얘기를 하더라고요.” 지독하리만큼 연구하고 공부했던 원동력은, 결과보다 과정을 즐기는 마음가짐이었다. 만약 원하는 대학에 합격하지 못했더라도 최선을 다했기에 후회하지 않았을 거라는 대답에서 어른스러움이 묻어났다. 대학이 인생의 목표가 아니라는 것. 더욱 중요한 건 인생의 방향이라는 걸 그는 또래보다 일찍 깨달은 편이다. “무슨 수를 써서라도 아이비리그를 가야 한다고, 원하는 대학에 못 가면 실패한 인생이라고 생각하는 친구들이 많아요. 저는 그런 건 아니었어요. 미련 없을 만큼 최선을 다했고 결과는 담담하게 받아들일 준비가 돼 있었죠. 공부를 열심히 했던 건 주어진 과정에서 제일 잘하고 싶은 마음에 욕심을 부렸던 것뿐이에요. 힘든 입시도 재미있게 잘 버틸 수 있었던 것도 그런 가벼운 마음이 한몫한 것 같아요.” 듣고 있노라면 무릎을 탁 치게 만드는 소년의 대답을 마주하니, 부모님은 어떤 분들일까 궁금해진다. 대학에서 국문학을 가르치는 아버지와 주부인 어머니는 공부도 좋지만 인성이 먼저라고 가르쳐온 점잖은 분들이다. “아이들의 인성을 1순위로 생각하고 교육하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요즘은 지나치게 과도한 경쟁 사회잖아요. 내 것 빼앗기지 않으려 갖은 수를 다 쓰죠. 하지만 공부도 세상과의 소통 속에서 쓸모 있는 게 아닐까요? 타인을 이해하고 함께 살아가는 법을 배워야 한다는 뜻이에요. 아이를 키워놓고 보니 작은 일에 양보하는 게 결국엔 이기는 것이더라고요. 때로는 지고 빼앗겨서 만들어진 결핍이 앞으로 나아가는 힘이 되기도 하고요.” 신원식군의 어머니는 자신이 따라다니며 시키지 않아도 해야 할 일들을 혼자서 척척 해낸 아들이 기특하다고 말했다. 자식이지만 노력하는 모습이 존경스러울 정도라는 어머니의 말이 공간을 따뜻하게 감쌌다. “어떤 영재 교육을 받았느냐고 물어보시는 분들이 많은데 그런 것 하나도 없어요(웃음). 아이 어릴 때는 저도 맞벌이를 하느라, 어린이집에서 종일 눈치보게 만든 게 미안했던 기억뿐이에요. 제가 신경썼던 것은 딱 한 가지! 예체능을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해서 수영부터 축구, 스케이트, 피아노까지 조금씩이라도 배우게 했어요.” 새로운 출발을 위한 숨 고르기 미국으로 떠나기 전까지 한국에서 한 달 정도 휴식 시간을 갖는 요즘, 그는 스무 살 또래와 별반 다르지 않는 평범한 일상을 보내는 중이다. 중국어 능력 시험을 볼 예정이고 운전면허 학원에도 다니고 있다. “면허를 꼭 따야 하는데, 하필 1종을 선택해서 좀 어려워요(웃음). 미국 가기 전까지는 벌여놓은 일들을 잘 마무리해야죠. 중국어 자격증도 따고 방송도 잘 끝내고요. 참, 미국 생활 하면서 자주 못 볼 친구들도 만나서 인사해야 해요.” tvN ‘고교10대천왕’의 마지막 녹화가 예정돼 있는 7월 중순. 함께 출연하며 정이 꽤나 많이 든 친구들과도 작별 인사를 해야 할 때가 됐다. 그래도 반장으로서 소임을 다한 것 같아 속이 후련하다. 프로그램의 주요 인물로 연일 기사에 오르내리던 화려한 생활도 이제는 안녕이다. 방송에 출연하는 동안 대형 연예기획사에서 러브콜을 받기도 했다는데, 182cm의 훤칠한 키에 잘생긴 외모를 보면 당장 아이돌로 데뷔해도 손색없기는 하다. “그냥 기분 좋은 제안으로 생각하고 넘겼어요. 좋은 취지의 방송이라 출연했지만 앞으로 방송 계획이 있는 건 아니니까요. 스무 살 때 잊지 못할 뜻깊은 경험을 한 걸로 만족할래요.” 당장은 대학교 첫해를 어떻게 보내야할 지가 최대 고민거리다. 인류학이나 사회학 쪽을 전공할 생각이지만, 입학 후 수업을 듣다 보면 마음이 바뀔 것도 같다. 프린스턴에서만 들을 수 있는 과목들을 수강하며 진짜 원하는 공부가 뭔지 찾아보려고 한다. “진화론에도 관심이 많은데 나중에 인류학과 융합해보면 재미있을 것 같아요. 고등학교 때처럼 입시를 위한 공부를 하는 게 아니니까 좀 더 여유 있게 생각하고 있어요. 더 큰 세계에서 많이 보고 듣고 느끼며 자극받고 싶어요.” 어떤 직업을 가지게 될지는 모르지만 학자로서 공부 자체를 즐기는 삶을 살고 싶다. 아버지의 영향을 받아서일까. 마음 한구석에 교수가 되고 싶다는 꿈도 오래전부터 품어왔다. “한 분야를 깊게 공부하면서 희열도, 좌절도 느껴보고 싶어요. 아직 정확하게 꿈이 뭐라고 말할 수는 없지만 아마 학계에 있는 사람이 되지 않을까 생각해요. 미국에서 공부도, 운동도, 음악도 열심히 하면서 제 길을 잘 꾸려나갈게요!” <■글 / 서미정 기자 ■사진 / 신우(프리랜서) ■헤어&메이크업 / W퓨리피(02-549-6282)>
맨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