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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총 282 건 검색)

온난화로 열대 어류·곤충 15종 추가…국내 서식 생물 1220종이나 늘었다
온난화로 열대 어류·곤충 15종 추가…국내 서식 생물 1220종이나 늘었다
2025. 01. 30 20:39과학·환경
... 생물은 10만종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기후변화의 영향으로 국내에 서식하지 않던 열대성 어류와 곤충들도 새로 국가생물종목록에 추가됐다. 자원관은 지난해 열대성 어류 5종과 열대성 곤충 10종이...
서울숲 곤충식물원, 새단장하고 방문객 맞이
서울숲 곤충식물원, 새단장하고 방문객 맞이
2025. 01. 08 13:52사회
.... 식물원 내부 청소와 연못 정비, 해충방제 등도 완료됐다. 연면적 1800㎡, 지상 2층 규모의 곤충식물원에는 바나나, 파파야, 공작야자, 금호선인장 등 100여 종의 열대식물이 식재되어 있다....
[포토뉴스] 식물·곤충 관찰하고 소리 채집하는 ‘람사르습지 탐험대’
[포토뉴스] 식물·곤충 관찰하고 소리 채집하는 ‘람사르습지 탐험대’
2024. 10. 23 20:43사회
... 평두메습지에서 23일 열린 ‘람사르습지 탐험대’ 프로그램에 참여한 어린이들이 습지 서식 식물과 곤충 등을 관찰하고 있다. 평두메습지는 논이던 곳이 오랜 시간 방치되면서 자연적인 천이가 발생,...
‘곤충 데스노트’될뻔한 러브버그·팅커벨 방제조례, 의회 문턱 못 넘겨
곤충 데스노트’될뻔한 러브버그·팅커벨 방제조례, 의회 문턱 못 넘겨
2024. 09. 06 13:56과학·환경
... 적절한 관리 및 방제 지원 필요한 근거를 마련하는 것이었다. 조례안은 서울시장의 책무로 대발생 곤충의 적절한 관리 및 방제 지원을 위해 필요한 시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규정했고, 방제 시 관련 생태계...

스포츠경향(총 36 건 검색)

롯데제과, 식용곤충 기업에 100억 원 투자
롯데제과, 식용곤충 기업에 100억 원 투자
2022. 03. 10 15:20 생활
롯데제과는 최근 식용 곤충 제조기업 아스파이어 푸드 그룹에 약 100억원을 투자했다고 10일 밝혔다. 아스파이어 푸드 그룹은 귀뚜라미를 이용한 단백질 분말 제품 분야에서 세계적인 기업으로, 독자적인 귀뚜라미 사육 방식을 개발하고 AI 및 스마트팜 기술을 접목시켜 무인 자동 생산시스템으로 발전시킨 최첨단 푸드테크 기업이다. 주요 사업은 식용 곤충의 대량 사육 자동화를 통해 반려동물의 사료 및 귀뚜라미 그래놀라, 귀뚜라미 밀가루 등의 원료가 되는 동결 건조 귀뚜라미다. 롯데제과는 “미래 대체 단백질로서 주목 받고 있는 식용 곤충 산업에 큰 관심을 가지고 있다”면서 “‘10년 뒤에 인류의 주요 단백질 섭취원은 곤충이 될 것’이라는 얘기가 나올 정도로 미래 먹거리로의 발전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고 투자 이유를 설명했다. 그랜드뷰리서치에 따르면 2020년 2억5000만달러 규모였던 세계 곤충 단백질 시장은 오는 2028년까지 연평균 27.4%의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롯데제과
‘서바이블’ 이근 대위 “살기 위해 직접 으깬 곤충을 패티로 만들어”
‘서바이블’ 이근 대위 “살기 위해 직접 으깬 곤충을 패티로 만들어”
2020. 09. 12 12:43 연예
커버리 채널 코리아 ‘서바이블’ 방송화면 캡처.서바이블 이근 대위가 살기 위해 직접 으깬 곤충을 패티로 만들어 먹은 적이 있다고 고백했다. 지난 11일 방송된 디스커버리 채널 코리아의 ‘서바이블’ 2화에서는 기후변화로 갑작스럽게 사막으로 변해버린 지구에서 살아남기 위해, 5인의 생존자 이근, 황제성, 김용명, 성승헌, 임현서가 생존 전문가 에드 스태포드와 베어 그릴스로부터 사막 생존 노하우를 배우는 과정이 그려졌다. 이 날 생존자들은 에드와 베어가 사막에서 살아남기 위해 식량, 식수, 잠자리를 구하는 모습을 함께 보면서 이야기를 나눴다. 생존자들의 몰입도는 에드와 베어의 생존법에 대해해 예측하는 ‘뚝 타임!’ 퀴즈에서 극에 달했다. 특히, 베어의 벌레 먹방 방식을 맞춰야 하는 첫번째 뚝 퀴즈에서, 황제성은 “무난하게 구워서 먹지 않을까”라며 의견을 보였고, 김용명도 “햇볕에 말려 먹지 않을까”라며 비슷한 의견을 말하며, 모든 멤버들이 ‘구워먹거나 건조해 먹는 방식’에 표를 던졌다. 하지만 실제 베어가 곤충들을 손으로 으깨어 고기 패티처럼 만들어서 생으로 먹는 모습을 보고 모두 경악을 금치 못했다. 이 때, 이근 대위는 “카자흐스탄에서 에드와 생존 경쟁하며 곤충 패티를 먹어본 적이 있다”고 말하며 진짜 가능한거냐며 논란을 불러 일으켰다. 이들은 간식으로 먹은 쿠키에 식용 밀웜이 들어있었다는 사실을 깨닫고 뒤늦게 절규하기도 했다. 방송에서는 에드와 베어가 수많은 서바이벌 경험을 바탕으로 사막에서 식수와 식량을 확보하는 노하우를 공개했다. 에드는 애리조나 주 소노라 사막에서 각종 벌레가 들끓는 웅덩이에서 식수를 찾는 한편, 베어는 아프리카 사하라 사막에서 옷을 활용하여 흙탕물과 소변을 걸러 마시는 기지를 발휘하며 범접할 수 없는 생존 의지를 나타냈다. 에드는 아메리카 원주민 방식으로 만든 덫으로 스컹크를 잡은 뒤, 콩과 식물의 껍질과 선인장의 열매로 만든 파이를 곁들이며 저녁 만찬을 누렸다. 배를 든든히 채우고 돌 지붕 밑에서 비를 피하며 깊은 생각에 빠져든 에드를 보며 생존자들은 함께 감성에 젖기도 했다. 지구가 멸망하지 않았다면 냉장고를 열고 당장 무엇을 꺼내 먹고 싶느냐는 질문에 이근 대위는 시원한 맥주, 개그맨 황제성과 김용명은 각각 깨끗한 생수와 단호박 식혜, 임현서는 요구르트라고 대답하며 잠시 상상의 나래를 펼치기도 했다. 또, 생존자들은 직접 페트병 정수키트를 만들어 탄산음료를 넣고 실험해보는 등 1화에 비해 보다 학구열 가득한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개그맨 황제성은 “’서바이블’ 한 편씩 볼 때마다 진정한 남자가 되어 가는 것을 느낀다”며 에드와 베어에 대한 무한 신뢰를 드러내기도 했다. 생존자들은 ‘서바이블’ 3화에서 약육강식의 세계에서 보다 강해지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모습을 예고하며, 과연 이들의 생존 레벨이 한 단계 업그레이드될 지 여부에 대한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서바이블’은 ‘리얼 라이프 엔터테인먼트 채널’로 지난 1일 새롭게 출발한 디스커버리 채널 코리아에서 최초로 선보이는 오리지널 콘텐츠다. 매주 금요일 오후 10시 30분에 KT올레TV 50번, SK BTV 261번, LGU+TV 194번, 스카이 라이프 130번, LG헬로비전 261번, 딜라이브 171번에서 시청이 가능하다.
[전수민의 소도마을 신농일기] 풀 한 포기, 곤충 한 마리
[전수민의 소도마을 신농일기] 풀 한 포기, 곤충 한 마리
2019. 04. 29 17:15 생활
아침에 창을 열면 봄의 바람과 소리가 있다. 지천으로 피어난 꽃 위를 닿았다 떨어졌다 부산한 벌과 나비가 있고, 원래 풀이 났던 곳인가 싶은 자리에는 여러 가지 이름 모를 풀들이 무더기로 자라 있다. 내게 고양이 한 마리 또는 식물 화분을 키워 내는 세심함은 없지만, 매일 자연을 들여다보고 산책하고 있노라면 가두고 길들이는 것보다는 역시 자유로운 것이 좋다는 생각이 든다. 작년 겨울에 버려진 듯한 고양이 한 마리가 우리 마을에 들어왔다. 며칠이나 주인이 찾으러 오지 않아 그냥 키우게 됐는데, 그 고양이는 스스로 얼굴을 닦는 글루밍도 못하고 체온도 유지하지 못해 눈물·콧물을 매단 채 점점 지저분해져 갔다. 원래 주인이 아침저녁으로 닦아주고, 때 되면 먹이를 준 것이 분명했다. 작은 곤충 한 마리도 스스로 살아가는 방법을 아는데, 참으로 딱하기 그지없었다. 세상의 모든 생물에는 저마다의 생명력과 본능이 있기 마련인데 말이다. 과거 예술가들의 눈과 마음은 아주 작은 풀벌레를 그린 초충도에서도 즐거움을 얻고 천국의 영화로움을 볼 수 있다. 그래서 그들은 대자연뿐 아니라 그 안에 살고 있는 미물까지도 자세히 관찰하고 그 생태를 그리면서 인생의 멋과 맛을 음미하기도 했다. 한 송이의 들꽃과 한 마리의 나비를 통해 대자연의 신비로움과 창조주의 무한한 조화를 깨닫기도 했다. 그래서 자연 만물의 온갖 조화를 스승으로 삼았다. 개자원화전에 실린 ‘초충화법’에는 다음과 같이 나와 있다. “풀벌레를 그리려면 날고 번뜩이고 울고 뛰는 상태가 살아 있어야 한다. 풀벌레의 형태는 대소 장단 여러 가지가 있으나, 그 빛깔도 때에 따라 변화하게 마련이다. 초목이 무성할 때는 벌레의 빛깔도 초록색으로, 초목이 단풍이 들 때는 벌레의 빛깔도 칙칙하게 그려야 한다. 풀벌레는 대개 점을 찍어 자세히 그리면서도 정신이 먼저 붓끝에 나타나 있어 보이게 해야 한다. 모든 풀벌레는 모두 머리를 먼저 그리지만 나비만은 날개를 먼저 그린다. 또 꽃이 있는 곳에는 반드시 나비가 있어야 하며, 그래야 꽃이 더 아름답게 빛나는 것이다. 사마귀는 작은 벌레이지만 위엄이 있도록 그려야 한다. 따라서 풀벌레는 아주 작은 미물에 지나지 않지만 그 형상과 정신이 충분히 표현돼 핍진함을 느끼게 해야 한다.” 일월초충도를 그리면서 식물과 곤충이 가진 다양한 의미를 찾다가 ‘날 수도 없는 몸’을 가진 꿀벌이 그런지도 모른 채 끊임없이 난다는 글을 읽은 적이 있다. 꿀벌이야 그저 자신의 생명력으로 날고 있다지만, 그 사실을 알고 느꼈던 신선한 충격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꿈을 이룬다는 것은 자신의 한계를 잊은 채 도전하고, 이치에 맞게 꿈을 수정해 나간다는 것이 아닐까. 어떤 이의 꼭 이루고 싶은 꿈을 어떤 이는 원하지도 않았는데 이미 타고난 경우도 있으니 말이다. 언감생심 꿈도 못 꿀 일도 얼마든지 상상하면서, 분명 풀 한 포기 곤충 한 마리보다 소중한 자신을 끊임없이 격려하면서 우리는 극진히 나아가야 한다. 순환 53×45㎝, 한지에 옻칠(Korea Painting on Han-ji), 2018.■ 오늘의 그림은? ‘사람을 위한’ ‘어디에선가 본 것 같지만 어디에도 없는’ 신비로운 풍경을 그린다. 풀 한 포기, 곤충 한 마리라도, 세상 만물이 다 소중하다는 생각이 기본이 되는 ‘일월초충도-순환’에는 자연에 순응하며 살아가는 정신과 생명을 존중하는 가치관이 배어 있고, 내면의 아름다움이 소박하고 단순한 자연미에 잘 나타나 있다. 각 식물과 곤충 등에는 장수의 기쁨, ‘모든 만물이 하나라고 보는 모든 사물을 차별하지 않는다’는 제물론이 상징적으로 스며들어 있다. ■전수민은? 전수민은 어디선가 본 것 같지만 그 어디에도 없는 풍경을 그린다. 전통한지와 우리 재료 특히 옻칠을 이용해 우리 정서와 미지의 세계를 표현하는 한국 화가다. 한국은 물론 미국 워싱턴 D.C. 한국 문화원, 프랑스 아리랑 갤러리, 이탈리아 베네치아 레지던스, 중국 생활미학 전시관 등의 초대전을 비롯한 17회의 개인전 그리고 일본 나가사키 현 미술관, 프랑스 숄레 등의 단체전 90여 회, 각종 해외 아트 페어에 참여하는 등 활발한 작품 활동을 해오고 있다. 주요 작품으로는 <아직 듣지 못한 풍경>(2012), <일월산수도>(2013), <일월산수도-피어나다>(2014), <일월연화도>(2015) (2016), <일월부신도>(2017), <일월초충도>(2018), <일월모란도>(2018)등이 있다. 현재 화천소도마을 대안학교 ‘신농학당’의 교장으로도 근무하고 있다. 또한 그림 수필집 <이토록 환해서 그리운>(2016) <오래 들여다보는 사람>(2017)을 출간했다.
“곤충 기르면 우울감 줄고 정서 안정에 도움”
곤충 기르면 우울감 줄고 정서 안정에 도움”
2018. 11. 19 12:43 생활
농촌진흥청은 반려곤충을 기르면 아동과 노인의 우울감이 줄어들고 정서가 안정되는 효과가 나타난다고 19일 밝혔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농진청은 식물·동물·곤충 등 농업의 치유 기능에 주목해 지난해부터 경기 시흥과 경북 예천에서 각각 135명과 620명을 대상으로 ‘치유농업 육성사업’을 진행 중이다. 경기 시흥 치유농업 육성사업장에서 장수풍뎅이·쌍별귀뚜라미·호랑나비 등을 이용한 심리치료 프로그램을 진행했더니 아동의 정서 안정이 23.9% 향상됐고, 독거노인의 우울감은 81.4% 줄어들었다. 게티이미지뱅크경북 예천에서도 귀뚜라미 키우기와 울음소리 듣기로 생명의 소중함과 자아존중감을 길러주는 프로그램을 운영 중인데, 아이들의 의욕이 크게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농진청은 “이번 시범사업을 시작으로 곤충 치유농업과 관련된 창업 아이템을 개발하고, 지역 장애인학교와 함께 청년 장애인을 위한 프로그램을 개발해 운영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주간경향(총 12 건 검색)

[김우재의 플라이룸](52) 초파리는 곤충이다
[김우재의 플라이룸](52) 초파리는 곤충이다(2024. 07. 05 16:00)
2024. 07. 05 16:00 문화/과학
날개에 개미 문신을 한 듯한 초파리/경향신문 자료사진 초파리가 유전학의 주인공이 된 이유는 유전적 대물림의 비밀이 초파리 염색체를 통해 풀려왔기 때문이다. 염색체에 길게 배열된 띠의 집합이 유전자라는 사실도 초파리에서 밝혀졌고, 염색체 접합과 재조합의 비밀 또한 초파리에서 알려졌다. 미국 뉴욕주의 컬럼비아대학에서 탄생학 초파리 유전학은 실용주의라는 철학적 기반 위에서 탄생했고, 철저히 인간의 건강과 질병 연구에 적용돼야 한다는 암묵적 동의하에 발전해왔다. 실용주의와 도브잔스키의 초파리 토머스 헌트 모건에서 시작돼 그의 수제자인 스터티번트와 뮬러 등으로 계승된 고전유전학의 전통은 실험실에서 초파리를 인간생물학을 연구하는 도구로 만들어나갔다. 이런 전통에 반기를 든 건 모건의 또 다른 수제자였던 도브잔스키였다. 그는 멘델과 다윈의 이론을 의심하던 철저한 실험주의자 모건과 달리 숭고한 다윈주의의 사도였고, 훗날 그 유명한 진화론의 도그마인 ‘진화의 불빛에 비추지 않고서는 생물학의 그 어떤 것도 의미를 가질 수 없다’는 언명을 탄생시켰다. 스터티번트가 노랑초파리(D. melanogaster)를 현대 유전학의 모델생물로 정착시킨 반면, 스승에 반기를 들며 새로운 학파를 창시한 도브잔스키는 검정초파리(D. Pseudoobscura)를 진화유전학의 모델생물로 만들어나갔다. 한때 러시아의 스파이로 몰렸던 도브잔스키의 검정초파리는 그 연구의 방향까지 미국식 실용주의를 벗어나더니, 비글호를 타고 낭만을 꿈꾸던 다윈을 따라 인간의 건강과 질병에는 아무런 관심을 두지 않는 순수한 진화생물학의 전통을 미국에 퍼뜨렸다. 철저히 모건의 전통에서 자라난 시모어 벤저가 박테리오파지라는 분자생물학의 훌륭한 도구를 버리고 초파리 행동유전학의 길로 뛰어든 사건은, 그래서 초파리 유전학 역사의 아이러니다. 벤저는 행동을 유전자의 수준에서 이해하겠다는 야심을 가지고 있었지만, 그가 실제로 연구했던 행동들은 초파리라는 곤충의 단순한 반응에 불과했고, 그런 단순한 반응에 관한 유전학적 연구가 실제 인간의 행동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리라 생각하는 심리학자는 거의 존재하지 않았다. 벤저의 쓸모없어 보이는 초파리 행동 연구가 미국에서 연구비를 지원받을 수 있었던 이유는 벤저가 그의 스승 막스 델브뤼크만큼 이미 유명한 분자생물학자였기 때문이라는 사실 이외에는 찾을 수 없다. 이를 뒷받침하는 에피소드가 하나 있다. 내 박사후연구원 스승이었던 유넝 잔 박사가 록펠러 재단에서 펠로십을 받은 연구 주제는 초파리의 채널 유전자 돌연변이를 이용해서 인간의 조현병을 연구한다는 내용이었는데, 록펠러 재단 관계자들과의 만찬에서 유넝이 도대체 왜 이런 주제에 연구비를 주느냐고 묻자, 그 관계자가 웃으며 벤저가 유명하기 때문이라고 답했다고 한다. 훗날 생체시계 유전자를 비롯해 기억과 학습에 관련된 유전자가 초파리에서 발견되고, 초파리를 이용해 파킨슨병, 알츠하이머와 루게릭병까지 연구하게 되면서 벤저의 행동유전학은 쓸모없는 연구라는 오명에서 벗어나게 됐지만, 벤저의 전통이 다시 실용주의의 함정에 빠져버린 지금 도브잔스키의 전통은 이제 미국에서 거의 자취를 감춰버렸다. 시험관에서 길러지는 초파리. 시험관에 담긴 노란 배양 배지를 먹으며 자라난 구더기는 시험관 벽을 타고 기어 올라 자리를 잡고 번데기가 된다. 점점 까매지는 번데기 속에서 마침내 날개를 갖춘 초파리가 고치를 뚫고 비행을 시작한다./경향신문 자료사진 생물학이 아니라 인간질병학 미국식 실용주의는 생물학자들의 연구에 암묵적 지침서를 제공했다. 모든 연구의 최종 목표를 인간의 질병 치료로 상정하는 암묵적 지침서는 그 어느 법전에도 쓰여 있지 않지만, 연구제안서를 심사하는 심사위원의 편견 속에서, 최고의 논문을 심사하는 학술지 편집위원의 정치적 고려 속에서, 그리고 과학의 진보에는 아무런 관심도 없이 국민의 인기에만 관심을 두는 정치인과 관료들의 포퓰리즘 속에서 매일 작동 중이다. 그런 의미에서 현대의 생물학은 생물학이라기보단 인간질병학에 가깝다. 연구비 대부분은 인간 질병을 위한 연구에 집중돼 있고, 아주 극소수의 생태학 연구의 경우에도 연구의 최종 목표는 결국 인간에게 도움이 돼야 한다는 강박에 사로잡혀 있다. 그런 유행 속에서, 초파리 유전학자들은 점점 더 초파리를 인간 질병의 모델로 만들기 위해 고군분투 중이다. 미 국립보건원이 초파리에 대한 연구비 지원을 점점 줄이는 불가항력적인 변화 속에서 초파리 유전학자의 일부는 연구비 수주가 더 쉬운 생쥐로 옮겨가거나, 연구 주제를 행동에서 질병으로 바꾸기도 한다. 고집스러운 장인정신으로 돈 안 되는 행동 연구를 계속하는 연구자도 있지만, ‘네이처’ 정도 되는 학술지에 논문을 자주 발표할 정도가 아니라면, 결국은 대세에 굴복할 수밖에 없다. 초파리 학회에 참석하는 연구자의 숫자는 기하급수적으로 줄어들고 있고, 그마저도 대부분은 초파리를 이용해 어떻게든 인간 질병을 연구하려는 사람들이 학회 대부분을 차지한다. 이제 초파리학회의 대부분은 초파리인간질병학회로 진화하고 있다. 최근 초파리 연구에서 가장 유행하는 분야는 암의 발생을 초파리 모델로 이해하는 것이다. 인간에서 암을 유발하는 어떤 유전자를 초파리에서 과발현시키면 암으로 보이는 세포의 팽창이 일어나는데, 이 현상을 이용해서 인간 암 발생의 분자적 기작을 좀더 잘 이해할 수 있다는 것이다. 처음엔 이런 연구를 비웃던 나조차 이젠 비웃기 어려울 정도로 초파리를 이용한 암생물학 연구는 점점 대세가 돼가는 중이다. 그 배후에는 역시 미국의 과학계 리더들이 자리 잡고 있다. 그들은 대가라고 불리지만, 생물학 전체의 진보와 인류의 발전보다는 자신과 동료들의 논문 출판과 이를 통한 연구비 확보를 더 중요하게 여기는 향원들이다. 자연계에서 초파리는 절대로 암에 걸리지 않는다. 암에 걸릴 만큼 비정상적으로 오래 살 일이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생물학을 인간질병학의 아류로 생각하는 미국의 과학자들은 이제 초파리를 암생물학의 모델로 만들어 놓고 흐뭇해하고 있을 것이다. 초파리는 곤충이다 이런 유행이 생물학이라는 과학의 진보에 도움이 되는지 아닌지는 훗날 역사가 판단해줄 것이지만, 과학적 진보의 핵심 가치 중 한 축인 다양성이 심각하게 훼손돼버린 생물학에서, 어떤 비약적 진보가 일어날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한 기대는 회의적이다. 그 무엇보다 초파리는 곤충이지 인간이 아니다. 곤충에 관한 연구가 인간 질병에 도움이 되기를 기대하기보다 곤충에 관한 연구를 통해 이 세계와 인류에 대한 이해를 증진할 수 있다는 목표가 더 과학적으로 들려야 한다. 초파리는 곤충이다. 하지만 초파리 연구자들은 초파리가 곤충이길 원하지 않는다. 초파리는 작은 인간이어야 한다. 곤충곤충이라 부를 수 없는, 비정상적인 사고가 과학을 오염시키고 있다.
김우재의 플라이룸
[수과원의 젊은 과학자들](10)“넙치 양식에 곤충사료가 최곱니다”(2021. 09. 03 15:38)
2021. 09. 03 15:38 경제
ㆍ동애등에 배합사료 개발 주도한 이봉주 연구사 연어가 어느덧 국민생선이 됐다. 담백한 맛에 구이용으로도, 횟감으로도 인기가 높다. 국내에서 유통되는 연어의 90% 이상은 노르웨이에서 양식됐다. 노르웨이는 연어 양식을 위해 어린물고기를 통째 갈아 만든 생사료를 썼는데 요즘엔 배합사료를 많이 쓴다. 사료의 어분 함량도 20% 내외로 줄였다. 어족 자원 고갈과 해양오염문제가 심각하다는 생각에서다. 우리 정부도 2026년부터 생사료 사용을 전면 금지하기로 했다. 배합사료 의무화는 횟감으로 많이 찾는 광어(넙치) 양식에서 2023년, 조피볼락(우럭) 양식에서 2025년부터 먼저 적용된다. 이봉주 국립수산과학원 사료연구센터 해양수산연구사가 8월 17일 부산 수과원 본원에서 지속가능한 양식에서 배합사료가 중요한 이유를 설명하고 있다. / 수과원 제공 생물 다양성을 보전하고 지속가능한 양식이 이뤄지려면 생사료 못지않은 고품질의 배합사료 개발이 필요하다. 해법은 곤충에서 찾을 수 있었다. 국립수산과학원은 단백질과 불포화지방산이 풍부한 동애등에를 이용한 배합사료를 개발해 지난해 11월 국내 사료회사에 기술을 이전했다. 지난 8월 17일 부산 기장에 있는 수과원 본원에서 동애등에 배합사료 개발을 주도한 이봉주 사료연구센터 해양수산연구사를 만났다. 이 연구사는 고품질의 배합사료를 기반으로 우수한 종자를 개발하면 우리의 넙치가 노르웨이 연어 못지않은 세계적인 인기상품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사료연구 분야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사료연구는 영양학에 기반을 두고 있다. 물고기도 사람처럼 5대 영양소(단백질·지질·탄수화물·비타민·미네랄)를 골고루 필요로 한다. 영양소별 원료 선택에 따라 체내 이용성과 사료가격이 달라지기 때문에 사료연구는 양식 어류의 품질과 생산성, 어가 소득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양식산업이 발전하면 사료의 중요성이 커질 수밖에 없다. ‘음식으로 못 고치면 약도 없다’라는 말이 있다. 양어(양식어류)사료로 어류의 품질과 건강, 성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이 큰 매력이다.” -사료연구센터의 역할은 무엇인지. “수과원 사료연구센터는 국내 유일의 양어용 배합사료 국가연구기관이다. 친환경 고효율 배합사료 개발로 양식업의 지속가능 성장을 실현하고, 고가의 어분과 생사료를 대체할 수 있도록 사료원료와 기능성 사료 개발 연구를 수행한다. 정부의 배합사료 사용 활성화 정책을 지원하기 위해 생사료 위주의 양식사료를 100% 배합사료로 대체한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배합사료 공급매뉴얼 개발과 품질관리, 안전성 연구도 수행한다. 양어용 배합사료의 영양성분을 조사하고 중금속, 농약 등 유해물질이 기준치를 넘지 않았는지 검사하는 업무도 수행한다.” -생사료의 문제점은 무엇인지. “연근해에서 잡힌 어류 중 상품가치가 낮은 어린물고기를 생사료의 원료로 사용한다. 주로 사용되는 어종은 풀치(갈치), 곤어리(멸칫과), 메가리(전갱이), 고등어, 깡치(참조기치어), 전어, 까나리, 꽁치 등이다. 생사료 원료가 연근해 어획으로 공급되기 때문에 생물다양성을 해치고 수자원을 감소시키는 원인이 된다. 실제 2016년 연근해 어획량이 44년 만에 100만t 이하를 기록했다. 생사료 가격도 상승해 양식업계 경영을 악화시켰다. 생사료는 점성이 약해 냉동상태로 보관·공급하기 때문에 냉동장치 등 부대 비용이 추가로 든다. 사료 공급을 위해 물에 넣는 순간 풀어져 유실량이 많다. 이런 사료 찌꺼기가 인근 해역을 부영양화시켜 환경오염을 유발한다. 스마트양식이 가능하려면 사료가 자동공급돼야 하는데 생사료로는 어렵다. 수분함량이 70%라 냉동상태로만 보관할 수 있고, 자동 사료급여기에 들어가는 순간 녹아서 뭉친 상태가 된다. 생사료의 원료인 잡어는 어느 바다에서 잡혔는지 출처를 알기 어렵고, 보관과 수송 과정에서 신선도를 유지하지 못하면 세균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다.” -배합사료의 장점은. “배합사료는 100℃ 이상의 고온·고압에서 만들어져 미생물 증식을 줄이고, 수분함량도 10% 내외라 상온에서 장기간 보관할 수 있다. 물속에 10시간 이상 있어도 쉽게 풀어지지 않아 수질 안정성도 높다. 생사료는 자가사료로 분류돼 유해물질 검사 대상에서 제외되지만, 배합사료는 사료관리법에 따라 영양성분과 유해물질 적정성을 검사받아 안전성을 확보할 수 있다. 정부는 ‘수산혁신 2030 계획’으로 연근해 수산자원량을 기존 304만t에서 503만t으로, 스마트양식장 보급률을 5배, 양식어류 생산량을 2.3배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바다 자원의 고갈을 막고, 양식업체의 경영난을 줄이고, 안전한 양식수산물을 제공하려면 배합사료로의 전환은 불가피하다.” -배합사료 원료로 동애등에에 주목한 이유는. “일부 곤충은 동·식물성 부산물 또는 남은 음식물을 먹이로 이용하는데 대표곤충이 동애등에이다. 한국과 미국, 인도, 호주, 일본, 필리핀, 베트남 등 전 세계적으로 분포하고 있다. 특히 유충은 다양한 부산물을 먹이원으로 하지만, 성충이 되면 물만 먹고 주 서식지가 인간의 주거지역과 멀리 떨어져 있어 해충으로 분류되지 않는다. 이런 장점 때문에 해외에서는 동애등에를 유기성 물질의 정화뿐만 아니라 농어, 감성돔, 무지개송어 등의 사료원료로 적극 활용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2014년 축산용 사료첨가제로 개발됐다. 영양 측면에서 단백질 42%, 지방 35%의 성분을 함유하는데 특히 항균물질로 알려진 라우릭산이 지방의 38%를 차지한다. 어류의 면역성을 높이는 기능성 사료 개발에 좋은 소재이다. 사료원료로 쓰려면 대량생산과 안정적인 공급이 가능해야 한다. 원료의 단가도 낮아야 한다. 동애등에의 먹이인 남은 음식물이 국내에서 충분히 공급돼 안정적인 생산이 가능하고, 국내 몇몇 업체는 자동화 시스템을 구축해 대량생산한다. 유충의 사육기간이 10일 내외로 짧아 타 곤충과 비교해 생산비용도 1㎏당 4000원으로 상대적으로 저렴하다. 국내에 연간 8조7000억원 규모의 음식물쓰레기가 나오고 이를 처리하는 비용만 약 2조원에 달한다. 동애등에를 사료자원으로 활용하면 환경을 보호하고, 사료 자급률도 높일 수 있다.” 이봉주 해양수산연구사가 8월 17일 부산 수과원 본원에서 동애등에 배합사료의 장점을 설명하고 있다. / 수과원 제공 -다른 유용한 사료 후보 원료들이 있는지. “사료원료로 영양적 가치를 지니고, 체내 이용성이 높아야 한다. 가격이 저렴하고, 안정적인 생산이 가능하며, 수급이 용이해야 한다. 이 범주에 포함될 수 있는 원료라면 유용한 사료자원이 될 수 있다. 특히 어분이 사료원료로써 가장 중요하게 이용되는데 이를 대체할 원료개발이 중요하다. 사료연구센터는 2016년 어분 함량을 줄이기 위한 연구에 착수했고, 현재 축산부산물, 가금(닭) 부산물, 농축대두단백, 밀글루텐 등 유용한 후보 원료를 발굴했다. 어류의 소화율과 면역력을 높이는 기능성 유용 미생물과 첨가제도 개발하고 있다. 2016년 넙치용 사료 내 어분 함량이 70%였는데 45% 정도로 낮췄다. 2025년엔 20%로 낮출 계획이다.” -넙치에 배합사료 의무화를 우선 적용한 이유는. “주요 양식어종은 10여종인데 넙치가 전체 생산량의 약 40%를 차지한다. 우리나라 대표 양식어종이다. 그러나 최근 기후변화와 질병으로 넙치 양식이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시간과 인력, 예산이 제한된 상황에서 국민 횟감인 넙치를 건강하게 키우고, 생산성을 향상시키는 데 연구를 집중했다.” -기후위기가 양식업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최근 엘니뇨와 지구온난화 같은 기상이변이 잦아지면서 각국의 어획량이 크게 줄었다. 기후변화의 영향은 양식현장에서도 나타난다. 지난 수년간 고수온에 의한 양식 어류 폐사가 증가했는데 양식어업인들은 현장에서 누구보다 이를 먼저 체감하고 있다. 어류양식 생산성에만 영향을 미치지 않고 사료를 포함한 양식산업 관련 모든 분야에 영향을 준다.” -지속가능한 양식은 어떤 의의가 있는지. “지구를 깨끗하게 하려는 노력이 오염시키는 행위보다 적극적이지 않다면, 결국에는 우리의 배설물이 우리의 생존을 위협할 것이다.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개선을 통한 글로벌 산업의 체질개선이 반드시 필요한 상황이다. 양식산업계도 이를 벗어날 수 없다. 정부는 지속가능성과 수산물 안전성 확보를 위해 2023년부터 배합사료 의무화를 단계적으로 시행할 계획이다. 생사료 사용은 어획량 급감의 주요인으로 작용했다. 안정적인 사료자원 확보와 사료 생산이 갈수록 중요해지고 있다. 국내에서도 지속가능한 양식을 위해 국제양식관리협의회(ASC) 인증 도입 등 친환경 양식어류에 대한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국내 양식산업은 기후변화에 대비한 체질개선이 필요하고, 이를 위해 민간과 산학연 모두의 관심과 노력이 필요하다.” -벤치마킹하는 국가가 있나. “가장 많이 예를 드는 국가가 노르웨이다. 축산업을 하기 어려워 모든 인력풀이 양식 산업에 집중된 특이한 국가다. 노르웨이 연어의 경우 초반에 생사료를 많이 먹였다. 어분 함량도 50%에 육박하는데 지난 20년간 어분 함량을 줄이는 연구를 지속해 지금은 20% 내외다. 어떻게 보면 우리가 노르웨이 연어를 벤치마킹해서 지속가능한 사료 개발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단순히 사료에만 적용한 게 아니라 우수한 형질을 교배해 이 형질이 계속 생산될 수 있도록 하는 육종 기술과 질병제어도 연구했다. 종자와 백신, 사료라는 세 분야에서 중점 연구를 했다. 국내 어류양식 생산량은 연간 약 11만t 규모인데 노르웨이는 연어 양식만 100만t 규모이다. 전량 배합사료로, 양식으로 세계적인 히트 상품을 만들었다. 우리가 가야 할 방향이다. 외국에서는 연어뿐만 아니라 대구 같은 흰살생선도 각광받고 있다. 넙치는 횟감으로도 뛰어나지만 다양한 요리에 쓸 수 있다. 동남아에서는 한류 열풍으로 우리 사과와 배가 엄청난 고가에 팔린다. 넙치의 품질을 높인다면 이런 한류 열풍을 따라 세계 무대에 진출할 가능성도 있지 않을까.” -향후 연구하고 싶은 분야는. “우리나라의 곡물 자급률은 24%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최하위 수준이다. 곡물은 식량 외에 사료로도 사용되기 때문에 식량안보를 측정하는 중요한 지표이다. 곡물 생산은 기후변화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기 때문에 지속가능한 사료원료의 개발과 공급이 중요하다. 사료연구센터가 2018년 동애등에의 어분대체연구 실험을 한 결과 생사료를 먹인 군에 비해 곤충배합사료를 먹인 넙치의 중량이 17%, 생존율은 20% 더 향상됐음을 확인했다. 곤충배합사료로 친환경적인 양식어류를 생산해 양식어가의 소득을 증가시키는 데 기여하고, 나아가 다음 세대를 위해 식량자원을 확보하는 좋은 모델이 됐다고 자부한다. 제2의 곤충배합사료를 개발해 기후변화와 식량안보에 대비한, 지속가능한 사료연구를 이어가고 싶다.”
수과원의 젊은 과학자들
[표지 이야기]미래 식량 ‘식용 곤충 시대’ 열린다(2020. 10. 16 15:48)
2020. 10. 16 15:48 경제
ㆍ아시아·아프리카 등 20억명 식용… 벨기에 곤충 잼·곤충버거 등장 유튜브 검색창에 ‘insect food(곤충 음식)’라는 글자를 입력하면 등장하는 영상들 대부분은 흥미로운 내용을 담고 있다. 검색 결과의 상단에 배치된 한 영상에선 산속으로 추정되는 곳을 두리번거리는 남성이 등장한다. 그는 발아래 한 지점을 고르더니 작은 삽과 손으로 좁은 굴을 부지런히 판다. 그러더니 성인 엄지만 한 물체를 한 번에 대여섯개씩 땅 밖으로 끄집어내기 시작한다. 정체는 풍뎅이다. 이 남성이 10여분 만에 채집한 풍뎅이는 100여마리에 이른다. 곤충으로 만든 각종 음식들 / 경향신문 자료 사진 남성은 꿈틀대는 풍뎅이들을 세숫대야에 쏟아부어 깨끗한 물로 헹군 뒤 소금으로 보이는 흰색 가루를 골고루 뿌린다. 달궈진 프라이팬에 풍뎅이를 담더니 곧바로 요리를 시작한다. 타닥타닥 소리를 내며 얼마간 구워진 풍뎅이들을 남성은 접시에 옮겨 입과 손을 빠르게 움직이며 식사를 시작한다. 얼굴에선 벌레를 먹는다는 당혹감은 전혀 찾아볼 수 없다. 이 ‘곤충 먹방’에는 ‘Strange food(이상한 음식)’라는 해시태그가 붙어 있다. 유튜브 콘텐츠를 주로 소비하는 유럽이나 미국 그리고 이들과 문화적 양식을 공유하는 국가의 국민에게 곤충은 먹기 어려운 대상이라는 뜻으로 읽히는 대목이다. 이들은 단백질을 땅속이 아니라 정육점이나 음식점에서 얻기 때문이다. 식용이 가능한 곤충이 1900여종에 이르고 곤충을 먹는 세계 인구도 아시아와 아프리카를 중심으로 20억명에 달하는 현실은 남의 나라 얘기이기만 하다. 최근 들어 소처럼 기존에 기르던 가축을 중심으로 한 단백질 공급 체계가 큰 압박을 받을 것이라는 징후가 나타나고 있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에 따르면 2000~2050년 사이에 세계 축산물 수요는 2억2900만t에서 4억6500만t으로 두 배나 껑충 뛸 것으로 보인다. 이 정도 수요를 뒷받침하려면 엄청난 양의 사료가 필요하다. FAO에 따르면 소의 체중 1㎏을 유지하기 위해선 10㎏, 사정이 조금 나은 돼지고기는 5㎏의 사료가 요구된다. 사료 적게 드는 ‘식용 곤충곤충으로 만든 각종 음식들 / 경향신문 자료 사진 사료가 이렇게 많이 필요한 건 이들이 인간처럼 일정한 체온을 유지하는 항온동물이어서다. 한겨울에 자동차 내부를 일정한 수준으로 따뜻하게 유지하려면 연료를 소모하며 히터를 켜야 하는 것과 비슷한 일이 소나 돼지의 몸에서 일어난다는 얘기다. 이런 상황에서 주목되는 것이 바로 식용 곤충이다. 귀뚜라미 1㎏ 분량을 얻기 위해선 사료 1.7㎏이면 충분하다. 소의 6분의 1이다. 사료가 덜 드는 건 곤충이 체온을 언제나 따뜻하게 유지할 필요가 없는 냉혈동물이어서다. 게다가 곤충은 먹을 수 있는 부위도 많다. 귀뚜라미는 비교적 소화하기 쉬운 부분이 몸 전체의 80%에 이르지만, 닭과 돼지는 55%, 소는 40%에 그친다. 아직 전 세계 식품 시장에서 곤충은 규모의 경제가 실현되지 않은 대상이기 때문에 단위당 생산비용이 많이 드는 실정이다. 하지만 단백질 공급원 가운데 곤충 비중이 높은 일부 개발도상국의 제한된 시장에선 곤충 사육이 적은 자본으로 소득을 창출할 수 있는 수단이 되고 있다. 식용 곤충 사육은 소나 돼지 같은 가축을 상대적으로 적게 길러도 될 여건을 마련해 준다. 그것이 중요한 이유는 기후변화 때문이다. 2014년 기준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 자료를 보면 인간이 내뿜는 온실가스의 24%는 농업 등으로 토지를 이용하는 데에서 기인한다. 농업 부문 온실가스의 3분의 2는 가축을 기르는 과정에서 배출되고 있다. 최근 세계경제포럼 보고서에 따르면 소고기 200㎏을 얻으려면 이산화탄소를 24㎏ 배출해야 하지만 식용 곤충을 같은 분량 생산할 때는 이산화탄소가 0.7㎏밖에 나오지 않았다. 닭고기(5.7㎏)나 돼지고기(4.1㎏), 두부(3.1㎏)에 비해서도 적은 이산화탄소 배출량이다. 가축 가운데 소와 양 같은 반추 동물은 소화 과정에서 온실효과가 이산화탄소보다 20배나 강한 메탄을 방출한다. 현재 지구에 있는 소와 양은 20억마리에 이른다. 식용 곤충을 확대할 수 있다면 가축 생산 과정에서 생기는 다양한 온실가스를 줄일 수 있을 것이라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소고기 버금가는 ‘영양 덩어리’ 정말 곤충을 먹어도 우리 몸은 가축의 고기를 먹을 때처럼 충분한 영양을 얻을 수 있을까. 미국 농무부 자료에 따르면 유충기에 ‘밀웜(mealworm)’으로 불리며 식용으로 쓰이는 갈색거저리는 1㎏당 열량이 2056kcal인데, 단백질 공급원의 대명사 격인 소고기는 2820kcal이다. 갈색거저리가 소고기에 비해서 크게 뒤지지 않는 영양을 인간에게 제공하는 것이다. 곤충에는 미네랄도 많다. 특히 빈혈 예방에 도움이 되는 철분 함량은 대부분 소고기와 비슷하거나 높다. 송충이처럼 생긴 식용 곤충인 ‘모파인’의 철분 함량은 100g당 최대 77㎎이지만 소고기는 6㎎에 그친다. 성장 지체와 면역체계 저하 등을 막기 위해 꼭 섭취해야 할 아연 역시 식용 곤충을 통해 소고기보다 더 많이 얻을 수 있다. 문제는 ‘곤충은 징그럽고 더럽다’는 정서적 반감을 줄일 열쇠를 찾아야 한다는 점이다. 눈에 띄는 건 유럽에서 최초로 식용 곤충을 법적으로 허용한 벨기에의 움직임이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가 지난달 펴낸 현지 현황 자료를 보면 벨기에 식품안전청은 2014년 귀뚜라미와 메뚜기, 밀웜, 나방 등 10여가지 곤충을 식용으로 승인했다. 같은 해에 벨기에 내 슈퍼마켓에서 곤충 잼이 출시됐고, 브뤼셀 자유대에선 구내식당에 곤충버거까지 등장했다. 현재도 관련 기업이 속속 생겨나고 있다. 이들은 곤충을 가공해 가루로 만드는 것을 기본으로 삼고 있다. 밀웜 분말과 자연 재료로 만든 파스타, 귀뚜라미 분말과 견과류를 혼합한 에너지바 등이 선보였다. 한국 식품의약품안전처도 장수풍뎅이 유충과 쌍별귀뚜라미 등 총 9종을 식용 곤충으로 분류하고 있다. 하지만 곤충을 혐오식품으로 보는 인식은 쉽게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아예 공학적 처리를 통해 곤충에서 단백질만 골라 추출하는 기술이 주목받는 이유다. 이렇게 하면 가공성을 높일 수 있는데다 곤충의 외형이나 흔적은 완전히 사라지게 된다. 국내에서 관련 연구를 진행 중인 최윤상 한국식품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최근 대체 단백질의 한 종류로 식용 곤충이 각광받고 있다”며 “소나 돼지는 구제역 등 다양한 질병에 걸릴 수 있지만 곤충은 상대적으로 그런 일이 적다는 것도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표지 이야기
[신간]세상에 나쁜 곤충은 없다 外(2019. 12. 31 14:30)
2019. 12. 31 14:30 문화/과학
곤충들의 다채로운 이로움 안네 스베르드루프-튀게손 지음·조은영 옮김 웅진지식하우스·1만6000원 공룡의 탄생부터 멸종까지 모두 지켜본 존재가 있다. 4억7000만 년 전 생겨나 현재 지구 생물 종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곤충이다. 곤충은 사체와 유기물을 분해해 생태계 순환을 돕고 식물의 수분을 매개해 종자를 퍼뜨린다. 인구 1인당 2억 마리가 넘는 개체수로 보나, 역할로 보나 지구는 곤충의 행성이다. 노르웨이의 곤충학자인 저자는 하찮고 때로 해롭다고 여기는 곤충들이 인간에게 주는 다채로운 이로움을 문학적으로 기술한다. 곤충은 비단과 잉크, 항생제와 방부제, 광택제와 접착제의 주요 재료를 제공한다. 지난해 중국에 세워진 한 바퀴벌레 공장에서는 10억 마리의 바퀴벌레들이 약 55톤의 음식물 쓰레기를 분해한다. 개미는 맨해튼에서만 연간 핫도그 6만 개 분량의 쓰레기를 처리한다. 곤충에서 시작한 생체모방은 드론, 열추적 감지, 위조지폐 방지, 우주여행 등 첨단 산업에 응용된다. 초파리는 실험동물로 과학 발전을 이끈다. “곤충은 이 세계가 돌아가게 해주는 자연의 작은 톱니바퀴”라는 저자의 말에 동감하지 않을 수 없다. ▲마지막 비상구 | 제정임 엮음·오월의봄·2만5000원 세계 곳곳이 기후변화로 인해 몸살을 앓고 있다. 전문가들은 기후변화로 인한 물 부족과 식량난, 신종 전염병 등이 곳곳에서 갈등과 전쟁을 일으킬 것이라고 경고한다. 온갖 방법을 동원해서라도 이를 해결해야 할 시기에 정치권과 여론은 느긋하기만 하다. 한국은 1인당 온실가스 배출량 증가 속도가 빠르고, 국책은행이 석탄 산업을 지원하며, 2020년 탄소 감축 목표가 뒷걸음질했다는 등의 이유에서 기후변화 전문 언론 이 뽑은 ‘세계 4대 기후 악당’에 오르기도 했다. 저자인 저널리즘 대학원생들은 이 책에서 기후위기 시대 한국 현실을 밀착 취재해 조명한다. ▲소를 생각한다 | 존 코널 지음·노승영 옮김 쌤앤파커스·1만4000원 소설가이자 언론인인 저자가 고향 아일랜드의 가족 농장으로 귀농해 반 년간 일하면서 길어낸 사유와 성찰을 담은 책이다. 농장의 육체노동 속에서 인간과 자연의 연결, 자연과 생명에 대한 성찰, 저마다의 ‘월든’을 발견할 수 있다는 희망을 건넨다. ▲누구도 멈출 수 없다 | 멜린다 게이츠 지음·강혜정 옮김 부키·1만8000원 빌 게이츠의 ‘아내’에서 세계 최대 자선단체의 공동의장이 된 멜린다 게이츠의 첫 책이다. 그는 약혼여행으로 아프리카를 찾아 빈곤의 참상을 목격한 이후 빈곤과 질병 원인을 찾아 전 세계의 현장을 누빈다. 이 책은 그가 들인 노력을 기록했다. ▲판단하지 않는 힘 | 대니얼 스탤더 지음·정지인 옮김 동녘·1만9800원 왜 사람들은 나한테 너그럽고 남에게 엄격할까. 행동을 보고 그가 처한 상황보다 성격이나 기질에서 원인을 찾는 ‘기본귀인오류’ 탓이다. 사회심리학자인 저자는 이 오류를 여러 사례로 설명하면서 타인에 대한 판단을 유예하는 힘의 중요성을 이야기한다.
신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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