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향신문(총 17 건 검색)
- [사설] 주69시간 근무 다시 힘 싣는 정부, ‘과로사회 역풍’ 잊었나
- 2024. 01. 22 18:53오피니언
- 지난해 12월26일 서울 마포구 서울고용복지플러스센터에 게시된 일자리 정보지에 근무시간이 표시돼 있다. 연장근로시간 합이 12시간을 초과하지만, 앞서 대법원의 연장근로시간을 ‘주 40시간을 초과하는...
- 민주노총 “사람 죽이는 과로사회 회귀…윤 대통령 고소고발할 것”
- 2023. 03. 20 16:18사회
-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이 20일 서울 민주노총 회의장에서 열린 노동시간 개악 안 폐기투쟁 발표 중앙집행위원회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성동훈 기자 민주노총이 정부의 ‘주 69시간’ 노동시간 개편안...
- 과로사회로 퇴행하나…정부 ‘주 69시간 노동’ 공식화
- 2023. 03. 06 21:08사회
- 연장노동시간 확대 입법예고 월·분기·반기·연 단위로 개편 정부가 현행 ‘주 52시간’인 연장노동시간 관리 단위를 ‘월·분기·반기·연’으로 확대하는 개편을 추진한다. 정부 안대로라면 일주일에 최대...
- 노동노동시간유연화과로사회‘근로시간 개편’ 방향
- [사설] ‘과로사회’ 조장할 주 69시간 근무제, 재검토해야
- 2023. 03. 06 20:54오피니언
- 정부가 6일 비상경제장관회의에서 주 52시간인 연장노동시간 관리 단위를 월·분기·반기·연 단위로 확대하는 ‘근로시간제도 개편 방안’을 확정했다. 정부안의 핵심은 1주일 단위로 돼 있는 연장노동시간의...
- 주 69시간연장노동시간노동시간
주간경향(총 1 건 검색)
- [편집실에서]과로사회(2019. 05. 20 11:22)
- 2019. 05. 20 11:22 오피니언
- 스물네 살 일본 여성 다카하시 마쓰리는 2015년 12월 25일 성탄절 아침 스스로 짧은 생을 마감했다. 명문 도쿄대를 졸업하고 일본 최대의 광고회사 덴쓰에 입사한 지 9개월 만이었다. 그가 남긴 소셜미디어(SNS)에는 이런 글이 적혀 있었다. ‘토요일과 일요일에도 출근해야 한다는 결정이 또 났다. 진짜 죽어버리고 싶다.’ ‘일하기 싫은 게 아니라 아침에 일어나고 싶지 않다.’ 일본 노동당국은 이듬해 10월 그의 죽음이 ‘과로에 따른 산업재해’라는 결론을 내렸다. 죽기 전까지 다카하시는 살인적인 노동과 위계에 의한 괴롭힘에 시달렸고 우울증으로 이어져 그를 극단적인 선택으로 내몰았다는 것이다. 그의 죽음을 다룬 책 <어느 과로사>를 보면 ‘믿기 힘든’ 근무일과가 나와 있다. 인터넷 광고업무를 맡은 다카하시는 2015년 10월 9일부터 11월 7일까지 105시간이나 초과근무를 했다. 심지어 10월 26일에는 아침 6시5분 출근해 이튿날 오후 2시44분까지 일하다가 회사를 나갔고 17분 후 복귀해 그 다음날 자정이 지난 0시42분까지 무려 53시간 연속근무를 한 적도 있었다. 지난 5월 13일 충남 공주우체국에서 무기계약직 집배원으로 일하던 이은장씨(35)가 숨진 채 발견됐다. 과로에 따른 심장마비가 사망원인이라고 한다. 그는 죽기 전날 밤 10시쯤 집에 돌아와 “피곤해 자겠다”며 잠자리에 들었지만 끝내 눈을 뜨지 못했다. ‘정규직’의 희망을 안고 온갖 업무를 도맡아 하던 청년은 자신의 꿈을 펼쳐보지도 못한 채 허망하게 쓰러졌다. 국내 노동자들은 여전히 장시간 노동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지난 2월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지난해 1인당 연평균 노동시간은 1967시간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7년에 비해 29시간 줄었지만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의 평균 노동시간(1763시간)보다 약 200시간이나 많다. 장시간 노동은 개인의 질병뿐 아니라 이에 따른 사회·경제적 부담까지 가중시킨다. 한 조사에 따르면 과로가 심·뇌혈관질환 등으로 이어지면서 우리 사회가 한 해 부담하는 의료비와 사회적 손실이 최대 7조7000억원(2016년 기준)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무리한 노동으로 인한 질병과 사망이 사회문제가 된 것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하지만 이를 막을 사회적·법적 시스템 마련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일본만 해도 2014년 11월 과로사 방지법이 시행된 데 이어 2016년 10월에는 <과로방지백서>까지 펴냈다. 우리나라에서도 지난해 7월부터 ‘주 52시간 근무’ 시스템이 도입됐다. 그럼에도 노동시간 감소의 혜택에서 비켜나 있는 노동자는 여전히 주변에 넘쳐난다. 이들에게 ‘저녁이 있는 삶’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은 딴 나라 얘기나 다름없다. 2017년 발의된 ‘과로사 방지법’은 아직도 논의 중이다. 일부 기업과 기관에서는 과로사를 막기 위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지만 미미한 수준이다. 지금과 같은 현실에서는 은장씨나 마쓰리와 같은 안타까운 죽음이 멈출 것 같아 보이지 않는다. 우리는 지금 ‘과로사회’에 살고 있다.
- 편집실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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