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향신문(총 5,334 건 검색)
- 최상목 권한대행, 부안 어선 화재에 “어선 등 총동원해 인명 구조” 지시
- 2025. 02. 13 10:33사회
- ... “행정안전부·국방부·전라북도는 해상구조에 동원 가능한 인력과 장비를 적극 지원해 현장 구조활동이 원활히 이루어질 수 있도록 협조하라”고 말했다. 또 “정확한 승선원 확인을 통해 실종자...
- 부안 왕등도 인근서 12명 탑승 어선 화재···“5명 구조·7명 실종”
- 2025. 02. 13 10:11사회
- .... 해경은 경비함정 10척을 급파했고 인근 어선과 함께 사고 선박에서 바다로 뛰어내린 선원을 구조했다. 소방 당국도 해경의 공동 대응 요청으로 현장에 도착해 어선 화재를 진압했다고 전했다. 구조된...
- 화재해경부안왕등도
- [속보] 최 권한대행, 제주 어선 전복 사고에 “최우선적으로 인명 구조하라”
- 2025. 02. 12 21:13정치
- ... 해양경찰청은 경비함정과 수중수색 구조대원 등 가용 장비·인력을 총동원해 최우선적으로 인명을 구조하고, 정확한 승선원 확인을 통해 실종자 파악에도 최선을 다하라”고 지시했다. 최 권한대행은...
- 제주 해상서 10명 탄 어선 전복…해경 “현재 5명 구조”
- 2025. 02. 12 20:38사회
- ... 위에서 1명, 표류 중인 1명 등 5명(한국인 선장 1명, 인도네시아인 1명, 베트남인 3명)을 구조했다. 구조된 인원 가운데 선장은 저체온증을 호소하고 있다. 구조된 다른 선원들의 건강 상태는 양호한 것으로...
스포츠경향(총 656 건 검색)
- 주현영, 유기·구조묘에 온정의 손길
- 2025. 02. 13 12:32 연예
- 주현영. AIMC 배우 주현영이 유기·구조묘들에게 온정의 손길을 내밀었다. 주현영의 훈훈한 행보가 추위로 꽁꽁 언 마음을 녹였다. 최근 그가 한 유기·구조묘 임시보호소에 고양이 배변모래를 쾌척한 사실이 전해져 온기를 불어넣은 것. 주현영은 반려묘 영심이를 입양하며 해당 보호소와 인연을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번 기부를 통해 그의 따뜻한 인품과 세심한 마음씨까지 엿볼 수 있어 이목이 더욱 집중됐다. 현재 주현영은 삼순이와 영심이, 두 마리의 고양이를 사랑으로 키우고 있는 연예계 대표 집사로 널리 소문났다. 지난해 방송된 MBC ‘나 혼자 산다’와 개인 유튜브 채널 ‘주혀녕이’ 속 컨텐츠에서 반려묘들을 살뜰히 챙기는 것은 기본, 고양이들의 건강과 심리적 안정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정성 가득한 집사 라이프를 보여주기도. 이렇듯 반려묘들의 든든한 보호자가 된 만큼, 주현영은 고양이를 보살피는 데 필요한 용품이 무엇인지 잘 알고 있을 터. 이에 그는 보호소에 실질적인 보탬이 되고자, 고양이들의 위생과 청결 관리를 위한 필수품 중 하나인 배변모래를 상당량 전달했다는 후문이다. 주현영의 선행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그는 지난 2023년 튀르키예·시리아에서 발생한 지진 피해 극복을 위해 3000만 원을 기부했던 바. 나눔의 가치에 관심을 두고 하나하나 실천해 나가는 주현영의 의미 있는 발걸음에 따스한 응원이 계속되고 있다. 한편, 주현영은 대세 배우답게 2025년에도 거침없이 질주한다. 그는 SBS 파워FM ‘12시엔 주현영’의 DJ를 맡아 매일 오후 청취자들의 비타민이 되어주고 있으며, 유튜브 채널 ‘주혀녕이’를 통해 사랑스러운 매력을 내뿜고 있다. 또한 영화 ‘괴기열차’, ‘단골식당’, ‘악마가 이사왔다’ 세 편의 작품으로 스크린에 출격, 활발한 연기 활동도 이어 나갈 예정이다. 올해를 풍성하게 채울 주현영의 다채로운 활약상에 뜨거운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 뉴진스와 NJZ 사이···일본업계 “K팝 구조 바뀔 대형사건”
- 2025. 02. 11 11:11 연예
- 그룹 NJZ. 인스타그램 캡처 그룹 뉴진스와 NJZ 정체성의 행방은 일본 대중음악계에서도 큰 관심사다. 일본의 한 칼럼니스트는 이번 사건을 한국 K팝 산업 전체를 뒤흔들만한 ‘대형 사건’으로 분석했다. 일본 대중음악 칼럼니스트이자 사업가 토쿠리키 모토히코(덕력 기히코)는 11일 야후 재팬에 ‘뉴진스, 그룹명 NJZ로 변경 발표···법적 분쟁 속 활동 재개’ 제목의 칼럼에서 이번 분쟁 사태를 다뤘다. 기히코는 “뉴진스 공식 유튜브와 인스타그램은 지난 6일까지 여전히 멤버들의 웃는 모습과 영상을 지속적으로 올리고 있는데, 어도어가 과거 촬영한 콘텐츠를 업로드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며 “그러나 이로 인해 팬들은 혼란스러운 상황에 놓였다”고 했다. 무엇보다 기히코는 뉴진스와 어도어간 분쟁 사태를 바라보는 한국과 일본의 시각 차이가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번 사태를 바라보는 일본 내 반응 중 하나는 ‘왜 멤버들이 어도어와 계약 해지 협상을 확실히 마무리한 후 새롭게 활동을 시작하지 않는가’라는 의문”이라며 “일본에서는 아이돌 그룹이 소속사를 떠나 독립하는 것이 비교적 일반적 선택으로 여겨진다”고 했다. 반면 “한국에서는 ‘소속사 퇴사’가 아닌 ‘계약 해지’라는 단어가 사용된 점이 핵심으로 떠올랐다. 표준 전속 계약이 적용되는 한국 엔터테인먼트 업계의 구조와 관련이 있다”며 “한국의 경우 일반적으로 연예인들이 소속사와 최대 7년간 표준전속계약을 체결하는 것이 관례고 이러한 계약이 존재하기 때문에 한국 연예인들은 일본처럼 자유롭게 퇴사하기 쉽지 않다. 계약 해지 시 높은 위약금이 발생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일본 매체에 출연해 NJZ로 팀명을 변경한 것에 대한 입장을 표명하는 뉴진스 멤버들. 방송화면 캡처 기히코는 뉴진스 멤버들이 국내 언론이 나닌 해외 매체와 인터뷰를 한 점도 주목했다. 그는 “뉴진스 멤버들은 일본 방송 ‘보도 스테이션’에 출연해 ‘한국에서는 우리의 목소리를 실어줄 언론이 정말 적다’고 했는데 이는 한국 엔터테인먼트 업계의 구조와 밀접한 연관이 있다”며 “뉴진스가 위약금 없이 계약 해지를 할 수 있다면 현지의 ‘표준 전속 계약’ 자체가 흔들릴 가능성이 높아져 다른 K팝 아이돌들도 연쇄적으로 계약 해지를 시도할 수 있다. 한국 주요 언론들은 이 사태를 민감하게 바라보고 있고 보도를 자제하는 분위기가 있는 것”이라고 했다. 또한 “이번 사태는 어도어의 전 대표였던 민희진이 배후에서 주도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는데 한국에서는 이 문제가 단순한 ‘아이돌 계약 분쟁’이 아니라 불법 사전 접촉(탬퍼링)과 투자 유치 등 여러 가지 정치적 이슈와 얽혀 있는 문제로 인식되고 있다”며 “일본에서 보는 것보다 뉴진스 멤버들이 처한 상황은 훨씬 복잡하고 어려운 상태라는 것이 사실”이라고 했다. 미국 매체와 NJZ로 팀명을 변경한 것에 대해 인터뷰를 하고 있는 뉴진스 멤버들. 방송화면 캡처 기히코는 뉴진스 멤버들이 어도어와의 법적 분쟁에서 향후 일어날 시나리오를 세 가지로 봤다. 뉴진스 멤버들이 어도어와 법정 공방에서 승소해 위약금 없이 계약 해지될 경우 ▲이상적이지만 소송은 3월부터 시작되며 1년 이상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고 ▲활동을 멈출 경우 팬들에게 잊혀 질 위험이 클 것이라고 봤다. 뉴진스 멤버들이 어도어와 합의해 뉴진스로 활동을 지속하거나 계약 해지 후 독립할 경우 ▲이 또한 이상적이지만 양 측 관계가 극도로 악화된 현 상황에서는 실현 가능성이 낮다고 봤다. 뉴진스 멤버들이 패소할 경우 ▲멤버들이 거액의 위약금을 지불해야 할 수 있고 ▲이를 대비해 NJZ로 활동을 시작해 수익을 창출하려는 전략이 있을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기히코는 “멤버들이 활동을 중단하는 것은 가장 큰 리스크이기 때문에 NJZ로 활동을 지속하는 것이 최선의 선택이었을 것”이라고 했다. 글로블 브랜드 앰버서더로 활동하고 있는 뉴진스 멤버들. 방송화면 캡처 이외에도 뉴진스 멤버들이 계약한 글로벌 브랜드들의 입장도 중요하다고 봤다. 뉴진스 멤버들은 각각 구찌, 디올, 샤넬 등 브랜드 앰버서더로 활동하고 있는데 해당 브랜드들은 멤버들과 계약을 유지할 것인지 NJZ와 새롭게 계약을 체결할 것인지, 계약을 해지할 것인지에 대한 선택 기로에 놓이게 됐다고 분석했다. 기히코는 “일본에서도 최근 후지TV 사태에서 광고주들이 큰 영향을 미쳤듯이 이번 사건에서도 글로벌 브랜드들이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전체 흐름이 바뀔 가능성이 크다”며 “현재까지 어느 브랜드도 공식 입장을 발표하지 않았고 사태를 관망하는 분위기지만 한 브랜드가 공식 입장을 낸다면 다른 브랜드들도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아후 재팬에서 진행 중인 ‘뉴진스가 새로운 그룹명 NJZ를 발표했다. NJZ 미래 활동에 기대하느냐’는 주제로 진행 중인 투표. 홈페이지 캡처 또한 이번 사태의 향후 관전 포인트로 “뉴진스와 NJZ를 둘러싼 논란은 단순한 아이돌 그룹 개명 문제가 아니라 K팝 산업의 근본적 구조와 계약 시스템에 영향을 미칠 대형 사건”이라며 “3월 NJZ가 발표할 신곡에 대한 반응이 중요한 지표가 될 것”이라고 했다. 해당 칼럼은 야후재팬 메인에 배치되며 높은 관심도를 보였다. ‘뉴진스가 새로운 그룹명 NJZ를 발표했다. NJZ 미래 활동에 기대하느냐’는 투표에 11일 오전 11시 기준 2641명이 투표했다. ‘매우 기대한다’는 답변은 1284표를 얻어 48.6%를 차지했고 ‘전혀 기대하지 않는다’는 1039표를 얻어 39.3%를 기록했다.
- “고 오요안나 사망, 구조적 문제” MBC 중대재해법 위반 수사의뢰
- 2025. 02. 03 09:59 연예
- 지난해 9월 사망한 고 오요안나. tvN 방송화면 캡처 고 오요안나의 직장 내 괴롭힘 의혹과 관련해 MBC가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혐의로 추가로 조사해달라는 민원이 추가로 제기됐다. 민원인 A씨는 3일 국민신문고를 통해 안형준 MBC 사장을 중대재해처벌법으로 조사해달라는 민원을 경찰청과 고용노동부에 수사의뢰를 진행했다고 이날 밝혔다. A씨는 이번 민원에서 “고 오요안나는 사망 전까지 회사 내부 관계자 4명에게 피해를 호소했으나 적절한 보호 조치를 이뤄지지 않았다”며 “MBC의 공식 신고 절차가 실질적으로 작동하지 않은 정황이 확인됐고 사건 발생 후에도 부고를 게시하지 않는 등 대응 과정에서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본 사안은 단순한 직장 내 괴롭힘을 넘어, 경영책임자의 안전·보건 확보 의무 위반 가능성이 있는 사안으로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여부에 대한 철저한 법적 검토와 수사가 필요하다”고 했다. 또한 “본 사건은 단순한 개별적 사건이 아니라 방송사 내 조직 문화와 비정규직 노동 환경의 구조적 문제와도 연결될 가능성이 있다”며 “경찰은 이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철저한 수사를 진행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이 민원인은 앞서 MBC 관계자와 동료 기상캐스터 등을 스토킹처벌법과 증거인멸 교사, 업무상 과실치사 등의 혐의로 고발 조치한 바 있다. 지난해 9월 사망한 MBC 기상캐스터 고 오요안나가 MBC 재직 시절 동료 기상캐스터들로부터 직장 내 괴롭힘을 당했다는 정황이 알려져 파장이 일고 있다. 유족은 고인의 휴대전화에서 유서를 비롯해 이와 같은 정황을 확보해 가해자로 지목된 동료 기상캐스터 2명을 상대로 민사소송을 제기했다. MBC는 오요안나 사망 4개월 만에 진상조사위원회를 구성해 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 맨 꼭대기 향해…더 단단해진 신·구조화
- 2025. 01. 28 17:30 야구
- 김영웅·이재현 등 젊은피 날고 베테랑 뜨면 왕조의 추억 소환 삼성 김영웅 2024시즌을 앞두고 약체로 분류된 삼성은 예상을 뒤엎고 한국시리즈 준우승이라는 위업을 달성했다. 삼성이 낼 수 있는 최상의 시나리오가 모두 이뤄졌다. 젊은 선수들에 고참 선수들의 경험까지 더해지면서 신구조화가 잘 이뤄졌다. 2025시즌을 앞두고 삼성은 또 다시 최상 그 이상의 시나리오를 쓰기를 바란다. 박진만 삼성 감독은 “선수들이 지난해만큼 활약하느냐 여부에 성적이 좌우될 것 같다”고 했다. 김영웅은 지난해 126경기에서 타율 0.252 28홈런 79타점 등을 기록했다. 홈런은 팀내 2위다. 플레이오프 4경기에서 2홈런, 한국시리즈 5경기에서 2홈런을 터뜨리며 큰 무대의 경험을 쌓았다. 김영웅에게 지난해는 사실상 1군에서 풀타임으로 뛴 첫 시즌이었다. 지난해 경험을 바탕으로 더 많은 홈런을 생산하고 꾸준한 타격을 한다면 자신을 향한 물음표를 지울 수 있다. ‘절친’ 이재현은 장타에 대한 욕심을 줄이고 콘택트에 집중하기로 했다. 이재현이 좀 더 정교한 타격을 선보여 출루한다면 삼성이 득점을 낼 가능성이 더 높아진다. 마운드에서는 최지광, 김무신(개명 전 김윤수) 등에게 기대가 모아진다. 2017년 입단해 기대를 모은 유망주였던 최지광은 지난 시즌 35경기 3승2패7홀드 평균자책 2.23으로 비로소 빛을 봤다. 강속구 투수 김무신은 지난해 포스트시즌에서 스타로 발돋움했다. LG 오스틴 딘을 잡아내던 장면은 팬들의 뇌리에 강하게 박혀있다. 주장 구자욱은 정규시즌 타율 0.343 33홈런 115타점 등을 기록했다. 에이스 원태인도 15승(6패) 평균자책 3.66을 기록하며 다승왕까지 차지했다. 둘 모두 아직 성장이 더 기대되는 나이다. 지난해 시즌 막판부터 전력에서 제외된 최고참 오승환이 포스트시즌 엔트리 탈락의 충격을 딛고 ‘끝판왕’의 면모를 자랑한다면 삼성의 왕조의 추억을 다시 소환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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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급종합병원 구조전환에 연간 3조3000억원 투입”(2024. 09. 27 16:21)
- 2024. 09. 27 16:21 사회
- 이상민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제2차장(행정안전부 장관)은 9월 27일 “다음 달부터 시행되는 상급종합병원 구조전환 시범사업을 위해 연간 3조3000억원의 건강보험 재정을 투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장관은 이날 정부서울청사 서울상황센터에서 주재한 중대본 회의 모두발언에서 “정부는 상급종합병원 구조전환 등을 포함한 의료개혁 1차 실행방안을 차질 없이 이행하고, 5년간 20조원의 재정을 투자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 장관은 “상급종합병원의 인력 구조를 전문의와 진료지원(PA) 간호사 중심으로 재편할 것”이라며 “중증·희귀질환 등 고난도 진료에 집중하게 하고, 경증환자들이 주로 이용하는 일반병상은 5∼15% 감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앞으로 중증수술 수가 인상, 중환자실 수가 50% 인상, 사후성과에 따른 보상 등을 위해 연간 3조3000억원의 건보 재정을 투입할 예정이다. 이 장관은 “최근 공개된 2024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보건 통계에 따르면 2022년 기준 인구 1000명당 임상의사 수 순위에서 우리나라는 멕시코와 함께 OECD 회원국 중 최하위 수준을 기록했다”며 “부족한 의사 수를 늘리지 않고서는 필수의료와 지역의료 정상화를 위해 필요한 의료인력을 확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또 “정부는 국민께서 언제, 어디서든 걱정하지 않고 양질의 의료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의대 증원을 포함한 의료개혁 추진에 속도를 내고 있다”며 “의료계 여러분도 대한민국 의료체계를 정상화하기 위한 의료개혁에 동참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 ‘최태원 리스크’ SK, 지배구조 셈법 ‘노심초사’(2024. 06. 10 06:00)
- 2024. 06. 10 06:00 경제
- “SK, 주가 부양·사업 재편 고차방정식 풀어야” “총수 사익과 계열사 일반주주 이해 충돌 우려”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오른쪽)과 최태원 SK그룹 회장(왼쪽)이 지난 4월 16일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이혼 소송 항소심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권도현 기자 한국 재계서열 2위 SK그룹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최태원 SK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의 이혼소송 항소심 판결로 그룹 전체가 불안감에 휩싸였다. 현금 부족에 따른 재무 리스크로 사업 재편을 진행 중인 경영진은 또 다른 난제를 안았다. 항소심 판결이 총수의 사생활을 넘어 SK그룹 지배구조에 영향을 미치는 사안으로 비화할 가능성이 있어서다. 해외에서도 우려가 나온다. 블룸버그통신은 항소심 결과를 전하며 SK그룹에 대한 적대적 인수합병이나 헤지펀드 위협이 현실화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국내에서는 재판부가 ‘정경유착’을 사실로 인정한 만큼 비자금을 몰수하는 법안이 발의되는 등 사회적 논란이 가중되고 있다. 대법원에서 항소심이 그대로 확정되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에 가장 앞장서온 SK그룹으로선 유무형의 피해가 불가피하다. 최태원 회장은 “SK가 성장해온 역사를 부정했다”며 대법원 상고에 나섰고, 노소영 관장은 말을 아꼈다. 외신 “적대적 인수합병·헤지펀드 위협 우려” 서울고등법원은 최 회장이 보유한 SK㈜ 주식을 재산 분할 대상으로 인정해 약 4조원에 달하는 두 사람의 합계 재산 중 35%를 노소영 관장에게 지급하라고 지난 5월 30일 판결했다. 이번 재판에서는 1심과 달리 ‘주식’을 분할 대상으로 보고 1조3808억원이라는 역대 최고액을 지급하라고 결정한 데 이어 노태우 전 대통령의 ‘비자금 300억원’이 그룹 성장에 기여했다고 명시해 주목을 받았다. 최태원 회장은 지난 6월 3일 열린 긴급 대책 회의에서 개인적인 일로 그룹에 심려를 끼친 것에 대해 사과하고, 경영과 국가 경제에 차질이 없게 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SK가 성장해온 역사를 부정한 판결에 유감을 표하지 않을 수 없다”며 “SK와 구성원 모두의 명예를 위해 반드시 진실을 바로잡겠다”고 강조했다. 실추된 기업의 명예를 바로잡고 지배구조에 대한 우려가 확산하는 것을 막기 위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SK㈜ 주가는 항소심 판결 이후 경영권 분쟁이 예상되면서 3거래일 연속 급등하다가 하락 전환했다. 최 회장의 정면돌파 선언 이후에도 우려는 잦아들지 않았다. 블룸버그통신은 지난 6월 5일 ‘10억달러 규모의 한국 이혼, 수치심에 실패했을 때 작동하는 방법’이라는 오피니언 칼럼을 통해 “최 회장의 SK에 대한 지배력이 약해질 수 있어 적대적 인수합병의 표적이 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이어 “최 회장이 이혼 소송을 해결하기 위해 지분을 일부 양도하거나 매각해야 한다면 회장 일가의 지분율은 20% 아래로 떨어질 수 있다”며 “적대적 인수합병이나 헤지펀드 행동주의 캠페인의 위협이 현실이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서울 종로구 서린동 SK 본사 / 연합뉴스 소수의 지분으로 대기업 집단을 이끄는 국내 재벌 지배구조의 취약점을 꼬집은 것이다. 실제로 대법원에서 항소심이 확정되면 최 회장은 천문학적인 현금을 확보해야 하는데, 주식 외에 다른 형태로 보유한 현금성 자산은 3000억원 수준에 불과하다. 최 회장은 자산 대부분을 그룹 지배구조 정점에 있는 SK㈜ 지분으로 갖고 있다. 앞으로 최 회장의 지분 매각이 불가피한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최 회장은 SK㈜ 지분 17.73%를 보유한 최대주주로 SK㈜를 통해 다른 계열사를 지배하고 있다. 특수관계인을 포함해도 최 회장 측 SK㈜ 지분이 25%에 불과해 경영권 방어에 취약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재계에서는 통상 지분이 35% 정도는 돼야 안정적으로 경영권 방어가 가능한 것으로 본다. 시장에서는 SK㈜ 지분으로 주식담보 대출을 받거나 비상장사인 SK실트론의 지분을 매각하는 방법이 자금 마련 방법으로 거론되고 있다. ‘사익편취 혐의’ SK실트론, 사익 위해 또 매각? 지분 매각 1순위로 거론되는 SK실트론은 웨이퍼(반도체 원판) 생산 기업이다. 최 회장은 2017년 SK㈜가 LG㈜에서 SK실트론(당시 LG실트론)을 인수할 당시 총수익스와프(TRS) 방식으로 지분 인수(29.4%)에 참여했다. 현재 실트론의 지분 가치는 7000억~1조원가량으로 추산된다. TRS는 자산을 직접 매입할 수 없는 투자자를 대신해 증권사가 기초자산을 매입하는 계약 형태다. 투자자는 자산 가격 변동에 따른 손익을 취하며 증권사에 수수료를 준다. 인수 당시 공정거래위원회는 SK㈜가 실트론 지분 전부를 인수하지 않고 최 회장이 지분 일부를 인수한 것에 대해 공정거래법상 사익 편취(사업기회 제공) 혐의로 보고 그룹과 최태원 회장에게 시정조치(향후 금지명령)와 과징금 8억원씩을 부과했다. 기업이 자연인인 총수에게 직접적으로 부당한 이익을 제공한 행위를 제재한 첫 사례였다. SK와 최 회장은 이에 반발해 행정 소송을 제기했고, 현재 대법원에서 다투고 있다. 기업분석연구소 리더스인덱스 박주근 대표는 “SK실트론 지분 취득 과정을 둘러싼 이슈가 해소되지 않는 한 매각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며 “사익편취 꼼수가 붙는 주식 취득 과정에 이어 또다시 (SK실트론을) 이혼 재산 분할을 위한 용도로 처분하려 한다면 사회적 비난을 감당하기 힘들 것”이라고 지적했다. 설사 매각에 나선다 해도 대주주 요건을 적용받아 양도소득세 25%를 추가로 내야 한다. 또 다른 대안인 주식담보대출을 받으려면, 주가 부양이 필요하다. 최 회장이 보유한 SK㈜ 지분가치는 지난 5월 말 기준 약 2조2800억원 규모다. 주식담보대출의 한도는 시세 대비 50~60%로 SK㈜의 주가가 올라가야 최 회장에게 유리하다. 주가가 떨어지면 증권사가 담보주식을 강제 처분하는 반대매매가 발생해 주가를 방어할 수 있는 배당 확대 등의 부양책이 나올 것으로 시장은 기대하고 있다. 김홍식 하나증권 연구원은 “배당 여력이 큰 SK텔레콤을 필두로 자회사들이 배당금 확대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며 “SK그룹의 지배구조 관련 문제를 줄일 방안으로는 우량 자회사 배당 확대가 사실상 유일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같은 이유로 그룹 안팎에서는 SK㈜와 중간 지주사인 SK스퀘어의 합병이 거론된다. 최 회장이 하이닉스 배당 확대에 따른 수혜를 입기 위해선 두 회사의 합병이 유리하다. SK스퀘어는 SK하이닉스의 최대 주주다. 김홍식 연구원은 “SK하이닉스의 배당금을 SK㈜가 받으려면 SK㈜가 SK하이닉스 지분을 가진 SK스퀘어와 합병을 추진할 가능성이 있다”고 부연했다. 아울러 재계에서는 대법원 판단이 나오기까지 2~3년가량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현재 추진 중인 사업 재편에 속도를 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회사는 지난해 말부터 모든 계열사의 사업 포트폴리오를 재조정하고 있다. SK그룹은 주요 계열사들의 대규모 적자 등으로 지난해 기준 차입금이 116조원을 돌파하며 빚이 가장 많은 그룹 1위에 올랐다. 이에 따라 하반기부터는 본격적으로 비주력 사업 매각 작업에 돌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금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총수 사익과 계열사 주주들 간의 이해 충돌이 발생할 수 있어 예의주시해야 한다는 우려도 나왔다. 이창민 한양대 경영학부 교수는 “지주사인 SK㈜는 자체적으로 영업이익을 내는 곳이 아닌 만큼 주가를 올리려면 계열사의 가치가 오르거나 현금 창출 능력이 있는 계열사로부터 자금이 들어와야 한다”며 “사업재편 시 기업을 쪼개거나 붙이고 주식을 인위적으로 부양하게 되면 총수 사익과 계열사 일반 주주들 간의 이해가 상충하는 경우가 생길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선 소버린 사태를 겪은 최 회장이 SK㈜ 지분을 매각할 가능성은 작다고 보고 있다. 지난 2003년 외국계 운용사인 소버린은 SK㈜ 지분을 14.99%까지 끌어올리며 최대 주주로 부상, 최태원 SK 회장 퇴진 등을 요구했다. 이듬해인 2004년 3월 SK㈜ 정기 주주총회에서 표 대결 끝에 최 회장이 승리하며 경영권 방어에 성공했고, 2005년 7월 소버린이 SK㈜ 지분을 전량 매각하며 경영권 분쟁 사태가 마무리됐다. “300억 비자금, 노 관장 기여 여부 3심서 쟁점” 향후 경영권 분쟁의 주도권을 쥐고 있는 노 관장 측도 SK그룹 지배구조가 흔들리는 걸 원치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언젠가는 최 회장과 자신 사이의 자녀 중 누군가가 이어받아야 할 기업이기 때문이다. 노 관장 측 법률 대리인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항소심 판결만 선고돼 아무것도 확정된 것이 없는 현재로서는 향후 상황에 대해 이런저런 의견을 밝히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는 것이 노 관장의 입장”이라고 했다. 향후 대법원에선 가사소송 특성상 결론을 뒤집기 어렵다는 의견과 대법원이 법리를 다시 판단할 것이라는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대법원은 사실관계를 다시 검토하기보다는 항소심 판결에 법리적으로 문제가 없는지를 따지는데, 2심의 판단이 법리에 명백히 어긋나는 것이 아니라면 법관의 재량을 존중해주는 편이다. 반면 노태우 전 대통령의 비자금을 분할 가능한 재산으로 볼 수 있을지 법리적으로 따져봐야 한다면 결과가 달라질 수도 있다. 또 300억원 유입이 사실이라고 해도 ‘부친’의 기여를 ‘딸’의 기여로 볼 수 있는지 등도 쟁점이 될 전망이다. 종잣돈 300억원이 기반이 된 1조3808억원을 노 관장의 돈으로 볼 수 있는지에 대해서도 논란이 적지 않은 상황이다. 돈의 출처가 확인되지 않은 데다 상속 과정에서 세금도 내지 않았기 때문이다. 시민단체들이 국고 환수를 주장하고 국회에서 환수법이 만들어진 이유다. 불법 자금이라고 해도 지금은 시효가 끝난 데다 당사자도 사망해 환수나 추징을 할 수 없는 상황이다.
- 특집
- “법적 처벌보다 참사 ‘구조적 원인’ 집중해야”(2023. 02. 03 11:25)
- 2023. 02. 03 11:25 사회
- ㆍ 저자 박상은씨가 이태원 참사 조사에 바라는 것 이태원 핼러윈 참사 100일을 3일 앞둔 2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 참사 골목에서 한 시민들이 추모 메시지를 읽고 있다. / 이준헌 기자 이태원 핼러윈 참사가 2월 5일로 100일을 맞는다. 경찰 특별수사본부 수사는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등 윗선 조사를 생략한 ‘꼬리 자르기’였다는 비판에 휩싸였다. 국회 국정조사특별위원회 역시 정부·여당의 비협조로 새롭게 알아낸 것이 거의 없다. 유가족협의회가 참사의 온전한 진실 규명을 위해 독립적 조사기구 설치를 요구하는 이유다. 지금까지 이태원 참사에 대해 드러난 것은 한 겹의 얇은 표층에 가깝다. 우리는 경찰이 10만명 운집을 예상하고도 인파통제 대비를 하지 않았다는 것은 알고 있다. 하지만 경찰이 그런 결정을 내린 이유는 정확히 모른다. 기동대 파견 요청을 둘러싼 용산경찰서·서울경찰청의 진실공방과 용산경찰서 전 정보과장의 “집회 총력대응” 발언 사실 등이 흩어져 있을 뿐이다. 참사 발생 전 수십 건의 112·119 신고에도 제대로 된 조치가 없었다는 것은 확인됐지만, 경찰·소방이 왜 상황을 오판한 것인지에 대해서도 명쾌하게 정리된 설명이 없다. 신원이 확인된 시신이 10~12시간이 지나서야 가족에게 인도된 이유, 생존 고등학생(참사 49일 뒤 극단적 선택)이 부모 동의 없이 50분간 경찰조사를 받은 이유도 알지 못한다. 답을 찾아야 할 여러 질문 앞에서, 한국사회가 짚고 넘어가야 할 ‘재난조사 실패의 기록’이 있다. 세월호 참사 사례다. 2014년 참사 직후 시민들은 진상규명을 염원했고 3개의 위원회가 7년에 걸쳐 진상조사에 나섰다. 그러나 이들은 세월호의 물리적 침몰 원인조차 단일하게 제시하지 못했다. 세월호 선체조사위원회(선조위·2017~2018년)는 화물 과적 등으로 인한 복원력 상실 및 기계결함을 뜻하는 ‘내인설’과 ‘외력 충돌 가능성’을 나란히 제시했다. 뒤이어 조사를 맡은 사회적참사특별조사위원회(사참위·2018~2022년)는 ‘가능성이 낮다’면서도 외력설을 기각하지 않았다. 선조위와 사참위에 자문을 한 대한조선학회와 네덜란드 해양연구소는 외력설에 근거가 없다고 봤다. 그럼에도 각 위원회는 고의로 침몰시킨 누군가가 ‘있을 수도 있다’는 뉘앙스를 떨쳐내지 않았다. “국가 책임을 인격화해 응징하고자 하는 관점”을 끝내 포기하지 못해 도달한 실패였다. 이태원 참사에 대한 접근은 어떻게 달라야 할까. 세월호 조사 실패 사례를 연구해 <세월호, 우리가 묻지 못한 것>이란 책을 썼던 사회학자 박상은씨(39)는 “개인 처벌을 위한 사법적 관점이 다른 문제의식들을 압도했던 세월호 조사 사례에서 한 발짝 더 나아가야 한다”며 참사를 낳은 ‘구조적 원인’ 규명 작업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현대사회의 재난은 몇몇 악당의 결정적 잘못에 의해서가 아니라 여러 행위자의 결정적이지 않은 잘못과 실수로 발생한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이들을 그렇게 행동하게 만든 ‘구조’를 들여다보자”는 것이다. 사회운동 단체인 ‘플랫폼C’의 활동가이기도 한 박씨는 과거 세월호 참사 특조위에서 조사관으로 일했고 선조위와 사참위에서는 종합보고서 집필에 참여했다. 지금은 이태원 참사 시민대책회의에서도 활동 중이다. 그를 지난 2월 1일 서울 망원동의 플랫폼C 사무실에서 만났다. -곧 이태원 참사 100일입니다. 참사 원인에 대한 경찰 수사와 국정조사가 있었지만, 제대로 된 조사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재난연구자로서 보기에 우리는 무엇을 집중적으로 밝혀야 할까요. “유사 재난을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 하는 것이 재난조사입니다. 이태원 참사 전후의 경찰의 행동을 보면, 대규모 인파가 몰릴 핼러윈 축제를 사전대비하지도 않았고, 참사 당일 여러 번 신고를 받았는데도 적극적 조치를 취하지 않았어요. 경찰에겐 아마도 ‘어떤 위험을 먼저 다룰 것이냐’에 대한 우선순위가 있었을 겁니다. 관행이나 제도 등에 의해 만들어진 것이겠지요. 경찰 내부에 암묵적으로 형성된 ‘위험 우선순위’가 그간 어떻게 정립돼온 것인지를 밝히고 앞으로 어떻게 바뀌어야 하는지를 고민해야 합니다. 그리고 참사 당시의 상황을 더 풍부하게 재구성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대규모 압사가 어떻게 일어나는지 우리는 아직도 잘 모릅니다. 한 시간 넘게 깔려 있었는데 살아남은 분이 있는 반면 서서 압박을 받다 돌아가신 분도 있습니다. 158명의 상황이 각각 다 달랐을 수 있다는 거죠. 참사 직후 경찰·소방이 재난컨트롤타워의 지휘 아래 인파 분산을 더 빨리, 더 제대로 할 수는 없었는지에 대한 평가도 필요합니다. 이때의 대응에 따라 누군가를 더 살리고 덜 다치게 할 수 있었을 테니까요.” -<세월호, 우리가 묻지 못한 것>을 통해 구조적 원인을 밝히는 조사의 필요성을 강조했습니다. 참사의 구조적 원인을 밝힌다는 것은 어떤 의미인가요. “재난조사를 많이 해온 다른 나라의 사례를 보면, 처음에는 참사의 계기가 된 이벤트에 집중했어요. 이태원 참사로 치면, 당일 112·119 신고를 받고도 조치를 취하지 않은 사람들에 집중한 거죠. 이 사람들을 더 훌륭한 교육을 받은 사람들로 교체하면 될 거라고 생각한 건데요, 그렇게 해도 변화는 없다는 것을 점차 깨닫게 됩니다. 문제는 조직이고 환경임을 알게 된 거죠. 특히 미국 항공우주국(NASA)이나 핵발전소같이 기술적으로 첨단화돼 있고 체계가 잘 갖춰져 있는 조직에서도 사고가 반복되면서 그런 접근의 필요성이 커졌다고 해요.” 세월호 조사 실패 사례를 연구한 사회학자 박상은씨를 지난 2월 1일 서울 망원동에 있는 사회 운동단체 ‘플랫폼C’ 사무실에서 만났다. / 송윤경 기자 <세월호, 우리가 묻지 못한 것>에는 재난조사 관점의 발전을 보여주는 두건의 NASA 우주왕복선 폭발 사례가 소개돼 있다. 1986년 챌린저호 폭발과 2003년의 컬럼비아호 폭발이 그것이다. 먼저 챌린저호 폭발 조사위원회는 폭발의 물리적 원인이 ‘고체추진기의 O링(고무 패킹) 이상’이라는 것을 밝히는 데서 그치지 않고 문제의 배경에 ‘생산성 압박’ 같은 구조적 요인이 있었음을 인정했다. 다만 고무패킹 이상을 알고도 발사를 강행한 것은 “NASA 중간관리자들의 의도적 잘못”이란 결론을 내렸다. 10년 뒤 이 사건을 재분석한 사회학자 다이앤 본은 ‘NASA 중간관리자들의 의도적인 안전규칙 위반’이란 조사위 해석에 반대했다고 한다. 그는 생산성 압박이 조직문화를 바꿔 변칙이 용인되도록 만들고 ‘강력한 위험신호’를 ‘수용 가능한 위험’으로 여기게끔 만들었다는 점을 강조했다. 다시 7년이 흘러 NASA에서 컬럼비아호 폭발 사건이 일어났다. 이때 구성된 조사위원회는 한층 더 강력하게 ‘구조적 원인’을 지목했다. 고위공직자의 과거 지시가 잘못된 구조를 만들었다는 사실도 지적했다. “백악관, 의회, NASA 본부와 같은 국가 지도부의 과거 결정은 고위험 기술 조직의 원칙을 위태롭게 하는 자원과 일정의 긴장을 조성함으로써 사고를 촉발시켰다” 박 활동가가 책을 통해 소개한 컬럼비아 조사위 보고서의 문구다. -행정안전부는 재난관리 주무부처인데, 정작 이상민 장관은 자신의 잘못은 없다는 태도입니다. 국정책임자인 윤석열 대통령도 마찬가지고요. 많은 사람이 ‘이건 뭔가 잘못됐다’고 느끼고, 어떻게 책임을 물을 것이냐를 고민하는 듯합니다. “이상민 장관은 국정조사에서 ‘모른다’는 답변을 반복했는데요, 아마 ‘법적 처벌’로 이어질 연결고리들을 고려했으리라고 생각됩니다. 이 태도는 정말 잘못된 것이고, 이상민 장관 파면이 필요하다고 보지만, 조사기구가 만들어진다면 법적 처벌에 대한 질문은 후순위에 두었으면 합니다. ‘이상민 장관을 처벌하는 조사를 하고 싶다’는 목표가 생기면 오히려 참사의 전모를 밝히기 위해 꼭 필요한 질문들이 생략될 수 있어요. 구조가 어떻게 잘못됐는지부터 알아야 상층에 대한 책임도 제대로 물을 수 있거든요.” -어떻게 가능할까요. “이를테면 용산파출소가 신고를 받고도 소극적 대응을 한 이유가 있을 겁니다. 그들의 행동에 조직문화 혹은 경찰 지휘부의 어떤 큰 메시지 같은 것이 영향을 끼쳤을 겁니다. 핼러윈 축제 인파 관리, 그리고 관련 신고 대응을 ‘후순위’로 두게 만든 요인을 찾다 보면, 질문은 상층부로 올라가게 돼 있습니다. 말단에 있을수록 구조에 따를 수밖에 없고, 상층으로 올라갈수록 구조를 만들 수 있거든요. 행동과 결과가 선형적으로 이어지는 법적 처벌에만 매달리면, 오히려 말단에만 책임을 묻는 결과가 초래될 수 있습니다.” -책에서 표현한 대로 ‘구조’는 증인으로 세울 수 없는 존재잖아요. 구조적 조사를 한다는 게 말처럼 쉽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실무진들에게 ‘왜 이걸 안 했어’라고 추궁하는 대신 당신에게도 어떤 이유가 있었을 것이라는 전제하에 질문을 던져야 합니다. 그렇게 수많은 조사를 거쳐 전반적인 시스템이 드러나면, 나중에는 각각의 행위자들에 대한 합당한 ‘책임 배분’이 가능하리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면서 검·경에 수사의뢰를 할 수도 있겠고요. 처음부터 ‘책임을 묻겠다’고 시작하면 잘못된 시스템을 확인할 수 있는 좋은 질문들이 나오지 않을 겁니다.” 세월호 특별조사위원회는 재난조사를 통해 무엇을 밝히고 무엇을 바꿀 것인지에 대한 목표를 정확히 수립하지 않은 채 활동을 시작했다. 그러다 보니 위원회 내부에 사법적 관점(법적 처벌)과 구조적 관점(구조 규명)이 혼재돼 있었다. 때때로 형사사건과 재난조사를 혼동하는 일도 벌어졌다고 한다. 이를테면 ‘가만히 있으라’ 방송을 다루는 안건의 이름을 ‘(방송한 직원의) 업무상과실치사상죄 공동정범 성립 여부’로 하자는 제안이 나오는 식이었다. 이 안건명은 나중에 ‘선내대기 방송 경위’로 바뀌긴 했지만, 이 사례는 위원회 스스로 수사와의 경계선을 제대로 긋지 않았음을 보여준다. 사법적 관점에 힘이 실린 데엔 국가의 책임도 컸다. 공권력은 거리로 나선 유족을 최루액으로 진압했다. 정보기관은 불법사찰까지 했다. ‘이렇게까지 하는 이유는 뭔가’라는 의구심을 국가가 먼저 불러일으켰다. 국가의 상층부 가운데 참사에 ‘결정적 책임’이 있는 몇몇 개인을 찾아내 처벌해야 한다는 여론이 높아질 만한 환경이었다. 여기에 단독보도에 매달리는 언론의 관행까지 겹쳐졌다. 2017~2018년 선조위는 외부의 의혹 제기가 반복되자 외력설을 하나의 가설로 인정하기 시작했다. 이런 태도는 사참위로까지 이어졌다. -위원회 내에서 ‘외력설’이 공식 등장하게 된 계기 중 하나는 관련 언론보도였습니다. “특조위에 있는 동안, 한국사회에선 재난 원인 조사를 언론도 함께한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참사 직후 언론의 초기취재가 사건의 윤곽을 잡는 데 큰 역할도 했고요. 그런데 4~5년 전엔 화물 과적, 선박의 불법 증·개축, 평형수 문제를 지적하던 언론이 갑자기 그런 문제의식은 더 이상 얘길 않고, ‘외력이 있었냐 없었냐’를 얘기하는 이유가 뭘까 싶었어요. 담당기자가 계속 바뀌고, 조금이라도 더 새로운 게 뭔지를 찾는 관행이 있다는 건 나중에 알게 됐고요. 언론도 재난 원인 조사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는 걸 염두에 두고 보도를 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행정안전부는 경찰수사로 이태원 참사의 원인이 드러났으니, 이제 재발방지책을 마련하겠다고 합니다. “현 정부 입장이 바로 수사가 조사라는 것인데요, 제가 가장 참을 수 없는 부분입니다. 8년 전 세월호 참사 때 진상규명을 수사기관에만 맡길 수 없다는 문제의식 아래 조사를 전문으로 하는 독립적인 공적기구를 구성한 것이었거든요. 재난이 일어나면 수사는 수사대로, 조사는 조사대로 분리해 진행하는 것이 국제기준에도 맞고, 우리도 앞으로 계속 그렇게 가야 합니다. 다만 지난 8년은 재난조사를 바라보는 관점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더 필요하다는 걸 보여준 시간이었어요. 이제 와서 ‘경찰수사로 원인 파악은 다 끝났다’는 입장은 그동안의 노력을 물거품으로 만드는 겁니다.” 진실의힘 제공 -이태원 참사의 진상조사는 앞으로 어떻게 될까요. “독립적 조사기구 시민조사위를 만들자는 제안도 있는 것으로 알아요. 노조를 통해 일선 경찰과 소방관들을 조사할 수 있는 방안도 있을 것이고요. 어떤 방식이 됐든 피해자에게 책임을 돌리는 서사가 나오지 않도록, 공적 서사를 잘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그러기 위해서는 구조적 원인을 잘 파악해야 하고요.” ‘이태원 참사를 이대로 끝내선 안 된다’는 목소리에 대해 혹자는 “세월호 때 수년간 조사하고도 뭘 더 알아냈느냐”고 말한다. 세월호 참사는 ‘2차 가해’에도 활용된 까닭에 실패의 과정을 추적하기가 더 만만치 않았다. 그는 책에서 “굳이 실패를 헤집는 작업을 해야 하나 하는 생각이 들 때면 한 단원고 희생자 아버지의 말을 떠올렸다”고 했다. ‘조사위가 성과 없이 끝나면 결국 비난과 책임을 유가족이 지게 된다’는 말이었다. 그는 “사회운동과 조사위는 (우리의) 무능, 실수, 선의였으나 의도치 않은 결과(를 내놓은 것)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고 했다. 여기엔 ‘언론의 책임’까지 덧붙여야 마땅할 것이다. 전치형 카이스트 과학기술정책대학원 교수는 <세월호, 우리가 묻지 못한 것>에 이런 추천사를 남겼다. “저자의 재난조사 실패기를 통해 마지막 배움의 기회를 얻는다. 세월호 이후 우리는 과연 조금이라도 배우고, 나아질 것인가.” 또 한 번의 참사를 겪은 지금 우리는 세월호를 통해 무엇을 배웠는지를 ‘시험’받고 있는지도 모른다.
- [법률구조공단과 함께하는 생활법률이야기]성추행 고발하자 해고?(2022. 09. 23 16:49)
- 2022. 09. 23 16:49 사회
레이디경향(총 8 건 검색)
- '초복' 앞두고 개농장 강아지 21마리 구조됐다
- 2022. 07. 15 10:15 화제
- 동물보호단체 ‘한국HSI’와 ‘KK9R’가 복날을 앞두고 개농장에서 사육되던 강아지 21마리를 구조했다. ‘초복’ 앞둔 지난 13일 개농장에서 사육되던 강아지 21마리가 극적으로 새 삶을 찾았다. 동물보호단체인 한국 휴메인 소사이이어티 인터내셔널(이하 한국HSI)가 16일 초복을 앞둔 지난 13일 경기도 안산 소재의 개농장에서 개 21마리를 구조했다. 안산시가 불법 개농장을 폐쇄하면서 미처 보호시설로 인계되지 못하고 남겨진 개들을 구조하기 위해 계획된 이번 구조는 한국 HSI와 동물구호단체인 ‘코리안 K9 레스큐(이하 KK9R)’가 함께 진행했다. 개농장에 갇혀 있던 총 59마리의 개들 중 38마리는 이미 정부 보호시설로 옮겨졌지만, 구조된 21마리의 개들은 구조 시한이 임박해 안락사 되거나 불법 경로로 또다시 도살장에 팔려갈 위기에 처해있었다. 한국HSI 제공 이번 구조 활동은 특히 엄격한 안전 및 위생 가이드라인 아래 진행되었으며, 구조견들이 보호 시설에서 충분한 휴식과 필요한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모든 조치를 마친 상태이다. 구조된 모든 개들은 광견병, 간염, 파라인플루엔자 등 필수 접종을 비롯해 해외 입양에 필요한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로미오, 헨리, 토리, 줄리엣 등 새로운 이름을 부여받은 구조견들은 건강 회복 후 안정적인 생활이 가능해지면 미국으로 이동, 입양 절차를 통해 새로운 가족을 찾아 나서게 된다. 이번 구조 활동이 진행된 안산 개농장의 농장주 황씨는 계약서를 통해 다시는 개와 관련한 수익사업을 하지 않겠다고 서명했다. 그는 “처음 시작할 당시 전 주인에게 속아 개농장을 인수했다”며 “수익성이 높은 사업이라고 하여 시작하였지만, 현실은 전혀 그렇지 않았다”고 말했다. 또한 “현재 기술 일용직으로 일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그럴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HSI가 2020년 닐슨에 의뢰하여 발표한 국민 의식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84%가 “개고기를 소비한 적이 없거나, 앞으로 개고기를 소비할 의사가 없다”고 답했으며 “개식용을 금지하는 입법에 찬성한다”는 응답자는 60% 수준에 달했다. 한국 HSI이상경 팀장은 “이번 구조 활동이 진행된 안산의 개농장은 한국 개농장의 전형을 보여주고 있다”며 “여전히 수많은 개들이 도살 당하기 전까지 비좁고, 견디기 어려운 비위생적인 우리 안에 갇혀 지내고 있다. 더 이상 대다수 한국인들이 먹지도 않는 개고기를 위해 수많은 개들이 도살당하지 않도록 현 정부가 하루빨리 개고기 산업을 종식시켰으면 좋겠다”라고 밝혔다. 한국HSI 제공 KK9R의 지나 뵐러 대표는 이번 구조 활동에 대해 “무더위 등 견디기 힘든 환경에서 고통받는 개들을 최대한 빠르게 구조하는데 주력했다. 구조된 개들이 더 나은 삶을 살게 될 것을 알기에 HSI와 함께 개농장 구조 활동을 펼치게 되어 매우 기쁘고 감사하다”는 소감을 밝혔다. 또한 “많은 한국사람들이 개고기 산업에 적극 반대하고 있다. 개고기 산업 종식을 위해선 관련 법 개정을 이뤄 나가는 것이 가장 필요한 상황이며, KK9R과 HSI는 한국에서 법적으로 개고기가 금지될 수 있도록 앞으로도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HSI는 2015년부터 개농장을 인도적인 사업으로 전환하는 ‘변화를 위한 모델(Models for Change)’ 캠페인을 전개해왔다. 지금까지 국내 17개의 개농장을 영구적으로 폐쇄, 약 2천500마리의 개을 구조하고 미국, 캐나다, 영국 등으로 입양 보낸 바 있다. 안산에서 구조된 개들의 더 많은 소식은 한국 HSI 공식 인스타그램에서 확인 가능하다.
- [스타 나눔 캠페인]생명을 위한 나눔 ‘연예인 구조단’ 송경철
- 2016. 02. 29 18:10 연예
- TV 속 송경철의 모습은 늘 강하고 독특하다. 실제로 만나본 그 역시 캐릭터만큼이나 뜨겁고 센 눈빛을 지니고 있었다. 또 구릿빛 피부와 민머리, 거친 말투…. 언뜻 보면 따뜻한 기부나 정감 어린 나눔과는 어울리지 않아 보이지만 그는 자신의 캐릭터와 재능을 살려 보이지 않는 곳에서 생명에 대한 사랑을 실천하고 있었다. 역시 뜨거운 남자 한국해양구조협회 연예인 구조단. 조금은 생소한 이름의 단체지만 2013년부터 해양경찰청 소속으로 활동하고 있는 봉사 단체다. 송경철(65)을 주축으로 이덕화, 윤철영 등 동료 연예인들이 해양 안전을 위한 다양한 캠페인과 이벤트를 재능 기부로 이어오고 있다. 송경철은 지난 1월 영하 20℃의 한파를 뚫고 구조단 활동의 일환으로 혹한기 훈련을 마쳤다. 강원도 홍천강의 50cm 얼음을 깨고 물속으로 잠수하는 수중 수색 훈련이었다. 역시나 뜨거운 남자다! 먼저 연예인 구조단에 대해 설명해주세요. 제가 스킨스쿠버 다이빙을 좋아해 한때 업으로 삼은 적도 있거든요. 자연스럽게 저를 주축으로 물을 좋아하는 연예인들이 모여 스킨스쿠버 다이빙 동호회를 만들었어요. 이왕 모임 만든 거, 좋은 일 한번 해보자고 구조단이라는 명칭으로 봉사활동을 시작했죠. 구조단이라면 직접 물속 안전사고에 대한 인명 구조를 한다는 말씀이신가요? ‘구조 작업을 한다’라는 건 사실 전문 요원들의 영역이죠. 저희는 해양 안전사고에 관한 캠페인을 주로 해왔습니다. ‘구명조끼 착용 생활화’나 ‘심폐소생술의 중요성’을 널리 알리는 캠페인을 하기도 했고요. 또 독도를 지키는 해경들의 함정을 찾아 그들을 위로하고 선상 공연을 펼치기도 했죠. 그러고 보니 심폐소생술은 골든타임 확보를 위한 처치로 그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데요. 맞습니다. 얼마 전 제가 다니는 골프 연습장 샤워장에서도 한 사람이 갑자기 쓰러져 큰일 날 뻔했어요. 마침 그곳에 심폐소생술을 배운 이가 있어서 고비를 넘겼고 119 구급차로 안전하게 이송됐죠. 나를 위해, 내 가족을 위해 배워놓아야 해요. 이번에 한 혹한기 훈련에도 참가자들을 대상으로 심폐소생술 강의를 포함시켰죠. 1996년 송경철이 사이판 바닷속 난파선 근처에 강제 징용 한국인들을 위한 추모비를 세우던 모습. 심폐소생술은 한 번 배우면 누구나 할 수 있는 건가요? 물론이죠. 누구나 할 수 있을 정도로 쉬워요. 배우기만 하면 언제 어디서든 위급 상황에 큰 도움이 됩니다. 관심 있는 분은 인터넷 검색을 통해 익혀도 실전에서 활용할 수 있을 정도죠. 저는 20년 전에 스킨스쿠버 다이빙 강사 자격증을 준비하면서 이미 심폐소생술을 익혔어요. 어떤 단체든 실습이 필요한 곳이 있다면 제게 연락주세요. 가서 강의해드릴게요(웃음). 독도 함정 해경들을 위한 공연도 연예인으로서 의미 있는 재능 기부인 것 같습니다. ‘독도를 지키고 있는 해경들을 위해 우리가 해줄 일이 없을까’ 생각한 끝에 뜻을 같이하는 지인들과 뭉쳤죠. 연예인 노조협회의 협찬을 받아 위문품 등을 챙겨 독도로 향했어요. 그들은 한 번 바다에 나가면 당분간은 돌아올 기약 없이 바다를 지켜요. 망망대해에서 얼마나 외롭고 쓸쓸한 시간을 보내겠어요. 짧은 시간이나마 노래자랑이나 장기자랑으로 그들을 위로하고 힘을 북돋아주는 공연을 했지요. 연예인들이 할 수 있는 것이 그런 거죠. 그저 물이 좋다 지난 1월 송경철은 ‘수난 대비 훈련 및 혹한기 수중 수색구조 합동 워크숍’이란 이름으로 차디찬 홍천강에 뛰어들었다. 3년 전부터 꾸준히 해오던 훈련이다. 환갑이 넘는 나이라고 볼 수 없는 그의 강한 체력과 열정이 있기에 가능했던 일이다. 우문이겠지만 춥지 않았나요? 그날이 영하 20℃로 한반도 최악의 한파가 불어닥친 날이었죠. 한마디로 날을 잘못 잡은 거예요(웃음). 말이 안 나올 정도로 추웠어요. 그야말로 손과 발이 에인다고 하잖아요. 딱 그 표현밖에 떠오르지 않았어요. 그저 도전 정신 하나로 밀어붙인 거죠. 열대의 바다에서 산호초, 물고기들과 유유자적하는 스킨스쿠버 다이빙과는 차원이 다른 체험이었겠군요? 50cm의 두꺼운 얼음을 절단해 들어가는 거니까 완전히 다르죠. 그래도 그 안에 볼거리는 있더라고요. 동면하고 있는 물고기들이 저를 반겨주었죠. 저는 원래 화려한 물속 세상을 보는 것보다 그 속의 고요함을 즐기는 편이에요. 이번 동계훈련에서도 10~15분 정도 물속에 있었는데 짧은 시간이지만 명상에 잠길 수 있어서 좋았어요. 강물이라 조류는 없었나요? 바다보다는 많이 세죠. 그래서 강에서 하는 다이빙은 루프를 꼭 차고 들어가야 해요. 얼음 속 강물에 떠내려가버리면 목숨이 위험하거든요. 이번 워크숍은 단지 아이스다이빙 체험이 목적이 아닌 거죠. 그 과정에서 일어날 수 있는 안전사고 대비, 인명 구조에 대한 방법들을 강의했어요. 세월호 사고 때도 팽목항에 직접 갔다고 들었습니다. 제가 드라마 ‘기황후’ 촬영을 할 때였죠. 언론에서 다이버들에 대한 말들이 많아서 저도 장비를 갖고 현장에 갔었어요. 직접 구조한다는 생각보다는 희생자 가족들이나 구조대원들에게 위로의 말 한마디라도 건네고 싶었기 때문이에요. 그런데 도착해보니 취재 경쟁과 열기가 말도 못하더군요. 국내외 보도진들이 관련자 수보다 더 많아 보였죠. 저에게도 보도진이 붙었지만 모두 노코멘트했어요. 그때는 모두 예민해진 터라 제 말 한마디가 어떤 파장을 일으킬지 두렵더라고요. 그때 직접 경험한 물속 상황은 어땠나요? 한마디로 처참하고 막막하더군요. 시야가 고작 20cm도 확보되지 않았어요. 조류가 세서 물속에 떨어지면 바로 떠밀려 내려가요. 공기탱크도 물살의 영향을 받아서 20, 30분밖에 유지를 못하는 상황이니 입구 찾다가 상황 종료예요. 구조대원들은 모두 수면에서 공급하는 공기에 의존하는 ‘후카 방식’으로 시신을 찾고 있었죠. 그래도 스킨스쿠버 다이빙이라는 취미 활동 덕에 다양한 봉사를 할 수 있었네요. 제가 40년의 다이빙 경력을 갖고 있는데 자랑할 만한 건 이런 것밖에 없어요. 지난 1996년 3월 1일에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에 의해 강제 징용당한 한국인들을 위한 추모비를 사이판 바닷속에 세웠어요. 배가 난파돼 희생자들이 많이 생긴 곳이지요. 추모비에 저를 포함한 참가자들의 이름을 넣자고 했는데, 그건 쑥스러워서 안 했어요. 아직도 추모비가 물속에 잘 있나요? 현재는 사이판에서 다이빙 숍을 하고 있는 친구들이 관리해주고 있어요. 오는 3월 1일에 별일이 없으면 그곳을 가볼 예정이에요. 20년 만이죠. 지금은 그곳이 관광 스폿이 됐다고 해요. 가서 이끼도 청소하고 위치도 재정비하고 올 겁니다. 오랜 시간 매료될 수 있는 다이빙의 묘미는 뭘까요? 육지하고 바다는 똑같아요. 보통 사람들이 여기저기 볼거리를 찾아 관광하잖아요. 바다를 좋아하는 사람들도 그곳 바다 풍경을 보러 다니는 거예요. 필리핀 말라파스쿠아 섬에 가면 고래상어와 함께 노닐 수 있고, 몰디브에 가면 2~3m나 되는 만타레이(쥐가오리)를 볼 수 있는 것처럼 말이죠. 다이빙은 어려울 것 같지만 몸을 가눌 체력을 기르고 물에 대한 공포심만 없애면 누구든지 할 수 있는 레저 스포츠예요. 송경철은 매년 열리는 혹한기 수중 수색구조 합동 워크숍에 참여하고 있다. 심폐 소생술 등 인명 구조에 대한 다양한 강의와 아이스 다이빙을 실시하고 있다. 안 가본 곳 없으실 것 같은데 추천 장소가 있나요? 저는 하도 여기저기 다녀서인지 장소를 따지지 않아요. 그냥 물속이면 다 좋아요(웃음). 그곳에서는 온전히 나 자신과 대면할 수 있거든요. 그러다 물고기와 놀거나 물속에서 운동하면서 시간을 보내는 것이 제일 좋아요. 그래서 언제 봐도 늘 여전한 모습인 것 같습니다. 철이 없으니까 늙지 않죠(웃음). 그래도 본업은 연기 인터뷰 당일 송경철은 오는 4월 방영을 앞둔 MBC-TV 월화드라마 ‘몬스터’의 대본 리딩을 앞두고 있었다. 드라마 ‘기황후’, ‘샐러리맨 초한지’, ‘자이언트’ 등 선 굵은 작품을 선보인 장영철·정경순 부부 작가의 작품이다. 그는 군인 정신이 투철하고 충직한 재벌 총수의 집사 역을 맡았다. 장영철·정경순 작가와는 작품도 많이 하고 인연이 깊은 것 같아요. 제가 연기를 잠시 접고 필리핀에서 다이빙 숍을 하고 있을 때 작품을 같이하자고 손을 내밀어준 분들이죠. 그때 한 드라마가 ‘자이언트’예요. 덕분에 다시 연기를 시작할 수 있었으니 매우 고마운 분들이죠. 역시 본업인 연기가 가장 편하고 즐거운 일이지요? 맞아요. 그동안 사업을 실패하기도 하고 보증을 잘못 서기도 했어요. 게다가 세부의 한 특급 리조트를 인수하려다 한국인들에게 사기를 당해 현재 소송 중인 건도 있고요. 연기가 천직이고 본업임을 비로소 깨닫는 거죠. 또 어떤 활동 계획이 있는지요? 곧 개봉할 영화 ‘인천상륙작전’에 북한 사령관으로 특별출연을 했어요. 또 한석규 주연의 ‘더 프리즌’이라는, 교도소 내 죄수 이야기를 다룬 영화에 출연하기로 돼 있고요. 요즘 한국 영화 정말 재밌게 잘 만들어요. 눈 돌릴 새도 없이 몰입감이 대단해요. 그러고 보면 코믹 연기부터 악역까지 연기의 폭이 굉장히 넓습니다. 아니요. 그저 감독과 작가의 요구에 맞출 뿐이죠. 저뿐만이 아니라 연기자라는 직업을 가진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다 할 수 있어요(웃음). 배우란 자고로 눈빛으로 연기해야 한다. 모진 세월의 흐름과 풍파 속에서도 송경철의 눈빛은 흐릿하거나 죽지 않았다. 잠깐 외도의 기간이 있었지만 다시 연기자로 돌아올 수 있었던 이유이기도 하다. 큰 역할을 바라지 않는다. 그는 어떤 역이든 충분히 존재감을 드러내고 장면을 움켜쥘 수 있는 힘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해피빈 국내 최초 온라인 공익 포털 해피빈(happybean.naver.com)은 새로운 기부문화를 만드는 데 앞장서고 있습니다. 우리 일상의 작은 행동 하나하나가 자연스럽게 기부와 나눔으로 연결될 수 있도록, 누구나 가슴 뿌듯한 기부 경험을 할 수 있도록 다양한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개인 및 기업 후원 문의 031-600-5398 <■글 / 이유진 기자 ■사진 / 송미성(프리랜서)>
- 스타 나눔 캠페인
- [오혜림과 함께 떠나는 독일 문화 기행]대학 구조조정을 바라보는 독일 시민들의 적극적인 자세
- 2012. 07. 17 11:08 육아/교육
- 대학의 발전을 위해 어쩔 수 없이 행해지는 구조조정은 대부분 비인기 학과의 폐지와 통폐합 등의 수순으로 이어진다. 이런 과정을 지켜보는 독일인들은 남의 일처럼 ‘관망’하지 않는다. 폐지와 통폐합에 대해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는 등 ‘참여’를 함으로써 좀 더 나은 정책을 이끌어낸다. 1 한국 대학의 문제점은 일일이 나열할 수 없을 만큼 많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사학재단의 재정적 부실은 교수진과 연구 시설의 미흡으로 이어져 결국 교육의 질이 하향화되는 결과를 만들죠. 얼마 전 한국 정부는 부실 대학의 명단 공개를 시작으로 대학의 구조조정을 본격적으로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명단에 포함된 학교의 학생들이 대출받을 때 그 한도를 제한한다고 밝혔습니다. 부실 대학에 대한 지원을 끊겠다는 것인데, 이를 대출 제한으로 연결한 정부 정책에 의문점이 생깁니다. 과연 제도의 효율성과 학생들의 입장을 제대로 고려한 정책이냐는 거죠. 같은 연장선상에서 대학은 비인기 학과의 폐지를 정책 수순으로 여기고 있습니다. 2 독일에도 이런 문제가 있습니다. 얼마 전에 학과 폐지 문제 때문에 저희 학교 학생들이 옆 도시인 드레스덴에 모여 데모를 했습니다. 라이프치히 대학 역시 학과 개편이 대대적으로 이뤄지고 있습니다. 두 개의 학과 과정과 총 여섯 개 단과대학에서 정원을 축소하는 결정을 내렸습니다. 학과 폐지의 대상은 ‘약학과’입니다. 그 대신 석사 과정으로 ‘비교문학’과 ‘민족학’이 독립적으로 개설됩니다. 약학과의 폐지는 20년 전부터 서서히 그 수순을 밟아왔습니다. 서독과 동독 통일 후 유럽 내 약사의 위치는 예전에 비해 많이 위축됐습니다. 거기에 라이프치히 근처에 있는 할레마틴루터 대학 내 약학과의 신입생 유치 경쟁 때문에 약학과 정원이 삭감됐었는데 결국 올 가을 학기부터는 신입생을 받지 않기로 결정한 것입니다. 3 라이프치히 대학 측은 2020년까지 총 170명의 정원을 축소하는 것이 정부의 대학 발전 정책 계획의 일환이라고 밝혔습니다. 이러한 정책으로 가장 큰 타격을 받은 과는 철학 단과대학으로 총 여섯 명의 정원이 삭감된다고 합니다. 이전에 비해 사회학과, 철학과, 경제학과, 수학과와 컴퓨터정보학과 그리고 역사, 예술, 동양학 등의 단과대학에서 본래 정원의 절반가량이 줄어드는 것입니다. 이런 일은 비단 저희 학교에서만 일어나는 것은 아닙니다. 재정 부족으로 인해 마르부르크(Marburg) 대학에서 이미 지난해 가을 학기부터 물리치료 석사 과정이 폐지됐으며 2016년까지 의과대 폐지가 결정된 상태입니다. 4 저는 ‘대학의 폐지 및 학과 통폐합’이 잘못됐다거나 무조건 반대해 광장으로 나가자고 말하려는 게 아닙니다. 다만, 뤼벡(Lubeck) 대학 내 의과대 폐지를 둘러싼 ‘독일 시민들의 참여’를 전하고 싶습니다. 뤼벡 대학은 2012년 가을 학기부터 의과대학 신입생을 받지 않기로 결정했습니다. 사진 속의 노란 물결을 이룬 사람들은 의과대 폐지 결정으로 직접적 피해를 보는 의대생들만이 아닙니다. 2010년 7월 8천여 명의 뤼벡시 시민들이 일제히 노란색의 드레스 코드에 맞춰 광장으로 나왔습니다. 어린아이들부터 중·고등학생들, 평범한 직장인, 은퇴한 노인들, 또 시내 상점과 건물, 일반 집에도 노란 옷가지를 내걸어 반대 시위에 동참했습니다. 5 결론을 말하자면 뤼벡 시민들의 반대의 목소리는 정책에 반영되지 못했습니다. 뤼벡시가 속한 주가 250억 유로의 부채를 갖고 있기 때문에 매년 15억 유로가량의 지출이 필요한 의과대학을 폐지할 수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시민들의 이 같은 적극적 참여는 정치가와 여러 경제학자들이 교육을 정치적·경제적 관점에서 일방적으로 결정을 내릴 수 없도록 했습니다. 그리고 분명히 의대생들을 위한 대책 마련을 강구할 수 있게 만드는 원동력이 됐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독일 통신원 오혜림(28) www.twitter.com/LeipzigBegabung 600년 역사를 지닌 라이프치히 대학교에서 4년째 영재교육을 전공하고 있는 유학생이다. 괴테, 바흐를 비롯해 총리 앙겔라 메르켈까지 독일 출신의 여러 유명 인사들이 그녀의 대학 선배다. 1년 내내 오케스트라, 오페라, 연극 공연과 미술 전시회, 책 박람회가 열린다는 독일 최고의 예술 도시 라이프치히. 그곳의 이야기가 궁금하다면 지금 바로 그녀와 트위터 친구가 되어보자! 시간과 공간을 초월한 독일 문화 기행을 즐길 수 있을 것이다. <■기획&정리 / 김민주 기자(www.twitter.com/min7765) ■글&사진 / 오혜림>
- 오혜림과 함께 떠나는 독일 문화 기행
- 평범한 30대 김현숙 주부의 미래형 재무 구조로 진화하기
- 2008. 11. 10 재테크
- 최근 자산관리의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재무 설계’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잘못된 지출은 없는지, 자녀 교육과 노후는 어떻게 설계해야 하는지 궁금하고 답답한 게 한두 가지가 아니다. 「레이디경향」은재무 설계를 신청한 독자 중 매달 한 분을 선정해 재무 설계 전문가와 상담을 받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재무 설계 상담을 받을 세 번째 주인공은 평범한 샐러리맨 가정의 이철민·김현숙 부부다(기사를 통해 공개되는 독자 개인의 재무 상황을 보호하기 위해 재무 상담을 받는 독자의 이름은 가명임을 알려드립니다).언젠가 제대로 된 재무 상담을 한번 꼭 받고 싶었는데 오늘 좋은 기회를 얻게 해준 「레이디경향」에 감사한다며 사무실을 찾은 주부 김현숙씨는 혼자 상담받기 아깝다며 친구 두 명과 함께 왔다. 현재 재무 상황은 철저한 현재 집약형 초등학교 3학년인 딸과, 유치원에 다니는 여섯 살짜리 아들을 둔 이철민(40세, 가명)·김현숙(39, 가명) 부부는 부채가 많은 것도 아니고, 수입이 적은 것도 아닌, 별 문제가 없어 보였다. 모든 자산과 수입, 소비 등이 현재에 맞추어져 있어서 미래를 대비한 것이라곤 보험 이외에는 없는 철저한 현재 집약형 재무 구조를 가지고 있다. 미래를 걱정하지만 크게 체감하고 있는 것 같지는 않았다. 자산은 시가 3억 5천만원짜리 아파트, 부채 상환을 위한 정기예금 2천만원, MMF 5백만원, 청약부금 2개 6백만으로 전체 자산이 3억 8천1백만원이며, 부채가 4천5백만원, 순자산은 3억 3천6백만원이다. 부동산이 차지하는 비율이 역시나 전체 자산의 92%를 차지한다. 수입은 남편 급여에 100% 의존하고 있으며, 월 5백만원 정도로 꽤 안정적인 수입을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매월 1백70만원이 대출 원리금으로 지출되고, 연금 60만원과 보험 38만원을 제외한 나머지 2백32만원이 모두 소비성으로 지출되고 있어 미래를 위한 준비나 어떠한 다른 목표 달성은 엄두도 내지 못하는 실정이었다. 남편은 IT업계 흐름상 언제든지 수입의 변동이 생길 가능성이 있으며, 수입이 줄어들 것을 예측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1년 전 아파트 구입시 빌린 7천만원을 갚는 데 수입의 40%를 쓰고 있어 다른 계획은 꿈도 꾸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현재 계획대로라면 앞으로도 몇 년간 부채 상환 외에는 다른 것은 포기해야 하는 재무 구조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채권자가 친정 부모님이라는 것이다.이제 미래형 재무 구조로 바꾸자 미래형 재무 구조란, 현재보다는 미래의 재무적 리스크를 예측하고 해결할 수 있는 장기적인 플랜을 가진 재무 구조를 말한다. 일단 부부가 계획하는 노후(60세)까지 남은 기간은 20년, 자녀들 대학 갈 때까진 앞으로 10년, 막내아들이 군대 다녀오고 대학 졸업하는 시기는 가장이 60세 되는 시점, 결혼까지 시키려면 67세 정도까지 일을 해야 한다. 나이가 이쯤 되면 이미 노후가 시작되어 연금에 의존하는 시기이며, 혹여 자녀가 유학이라도 가려 한다면 부모로서 감당해야 할 몫이 커지게 된다. 자녀 둘을 교육시키는 데 필요한 자금은 현재로서 약 6천2백50만원이다. 이 금액을 운용해 매년 10%의 수익을 낸다면 매년 8%씩 교육 자금이 상승한다 하더라도 모두 해결될 것이다. 결혼 자금은 7천5백만원 정도라면 100%는 해결되지 못하더라도 절반 정도 도움을 줄 수 있다. 일단 자녀 교육 자금과 결혼 자금만 해결된다면 부부 노후의 큰 리스크는 해결된다. 현재로선 목돈이 없으므로 지금부터 매월 교육 자금으로 42만원, 결혼 자금으로 35만원을 더 저축해야 한다. 자녀에게 필요한 자금만 해결되면 부부의 노후도 안정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현재 소비에 만족할 것이 아니라 미래의 불안을 먼저 생각하는 재무 구조를 가져야 한다. 미래형 재무 구조 갖기 1단계는 바로 자녀를 위한 자금 마련이다. 미래형 재무 구조를 갖기 위한 개선점 첫 번째, 특수 관계자 간 거래를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 | 추후 자금 출처 등을 대비하라 특수 관계자 간(부모 자식) 거래는 국세청이 인정하지 않는다. 따라서 친정 부모님과의 돈거래는 증여로 의심받을 수 있다. 증여가 아니라 실제 돈을 빌렸고, 매월 이자와 더불어 원금을 상환하고 있으므로 늦었지만 그에 대한 명확한 근거 서류를 작성해야 한다. 채권자와 채무자를 명시하고, 채무 발생 일자와 채무 조건(이자 조건 등)을 명시한 채권채무계약서를 작성하고, 변호사 공증을 받아두는 것이 필요하다. 또 매월 이자 지급 등 모든 현금 이동은 은행 통장을 통한 이체로 이루어져야 한다. 두 번째, 현금 흐름을 조정하자 | 수입 대 소비의 제로섬 게임을 하지 마라 가장 큰 지출인 월 부채 상환액을 1백50만원에서 1백만원으로 조정한다. 상환 시기를 좀 더 늦추는 대신 자금의 유동성을 확보한다. 보장성 보험은 중복 과잉 지출되고 있으므로 실손 의료비만을 남겨두고 나머지 보험을 줄이면 13만원 정도의 누수 자금을 막을 수 있을 것이다. 더불어 생활비를 10% 정도 절약하면 매월 총 80만원 정도의 유동 자금을 확보할 수 있어 새로운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수 있다. 이때 정기예금은 비상예비자금으로 용도 지정한다. 세 번째, 엑셀 가계부를 쓴다 종이 가계부를 버리고 컴퓨터의 엑셀을 활용해 가계부를 쓸 것을 권한다. 어렵게 쓸 필요 없이 간단한 양식을 만들어 사용하면 된다(그림 참조). 엑셀의 장점은 작성자가 편한 대로 데이터를 입력할 수 있고 다양하게 분석해볼 수 있어 앞으로 가계 재정을 어떻게 운용할지 판단할 수 있게 해준다. 따라서 6개월 뒤 모니터링시 가계부를 분석받으면 된다. 넷째, 남편에게만 맡길 수 없다 - 부인도 벌어야 한다 물론 자녀를 키우는 것이 버는 것이다. 그러나 장차 가장의 수입이 줄어드는 시기이자 지출이 과다해지는 시기를 고려해 김현숙씨도 제2의 직업을 갖기 위한 준비를 해야 한다. 다섯째, 보험도 미래형으로 바꿔라 과거 가입한 보험에 너무 연연하지 마라. 보험은 비용으로 판단하는 것이 필요하다. 과감히 불필요한 과거의 보험은 정리하고 점차 이슈화되는 의료비를 대비할 수 있는 미래형 가족통합 실손 의료비 보험을 유지하는 것이 좋다. 희망하는 보장의 80% 정도를 커버할 수 있는 보험이라면 적당하다. 100% 다 충족되는 보험은 없다. 나머지 20%는 돈을 모아 커버하면 된다.결론적으로 김현숙 부부의 경우 자녀에 대한 준비를 통해 미래를 대비하는 구조에 초점을 맞추었다. 장장 4시간 동안 상담했지만 단숨에 모든 것이 해결될 수는 없다. 1단계로 자녀를 위한 자금을 해결하는 것으로 이야기를 마무리했다. 모든 것을 다 해결하면 좋겠지만 현 상황을 무시할 수 없으므로 한 가지씩 단계적으로 재무 구조를 변경한다면 안정적인 삶을 누릴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기획 / 김민주 기자 ■글 / 윤희권(YOON‘S FPG, 02-472-4381) ■사진 / 이성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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