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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총 1,318 건 검색)

트럼프 불신임에 떠나는 FBI 국장 “독립성·객관성 유지해야”
트럼프 불신임에 떠나는 FBI 국장 “독립성·객관성 유지해야”
2025. 01. 13 08:06국제
... 국장으로 지명하면서 사실상 ‘불신임’ 통지를 받자 자진 사임 형식을 취하기로 한 것이다. 레이 국장은 트럼프 당선인의 첫 번째 임기가 끝난 후 백악관 기밀문서 유출 및 불법 보관 혐의에 대한 수사를...
트럼프 2기
방심위 실·국장 6명 ‘집단 보직사퇴’···‘류희림 연봉삭감’ 촉구?
방심위 실·국장 6명 ‘집단 보직사퇴’···‘류희림 연봉삭감’ 촉구?
2024. 12. 30 18:57사회
... 따르지 않고 있다며 단체로 보직을 사퇴했다. 방심위 이종육 기획조정실장과 최광호 방송심의국장 등 주요 실·국장 6명은 내년 1월1일자로 보직을 사퇴하겠다는 사퇴서를 30일 방심위에 냈다. 방심위...
트럼프 압박에…FBI 국장, 임기 2년 남기고 사의 표명
트럼프 압박에…FBI 국장, 임기 2년 남기고 사의 표명
2024. 12. 12 08:06국제
... 밖에 났다. 급기야 지난달 트럼프 당선인이 충성파 캐시 파텔 전 국방장관대행 비서실장을 차기 FBI국장에 지명하겠다고 밝히면서 레이 국장은 사실상 경질 위기에 내몰렸다. 트럼프 당선인은 1기 때도 레이...
트럼프 2기
외국인 이어 개미들도 ‘국장 탈출’…코스피, 장중 2400선 붕괴
외국인 이어 개미들도 ‘국장 탈출’…코스피, 장중 2400선 붕괴
2024. 12. 06 20:39경제
증시·외환 시장 충격파 6일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 분위기가 급물살을 타면서 코스피 지수가 장중 2400선이 무너지고 외국인에 이어 ‘개미’까지 국내 주식을 팔아치우기 시작했다. 개인 투자자들은...
탄핵, 경제 후폭풍

스포츠경향(총 222 건 검색)

관광전문기자협회, 신임 회장에 양노흥 건설교통신문 편집국장 선출
관광전문기자협회, 신임 회장에 양노흥 건설교통신문 편집국장 선출
2024. 12. 26 14:39 생활
양노흥 신임 회장, “협회 가입 희망 매체 적극적 영입할 계획” 관광전문기자협회 제5기 회장으로 선출된 양노흥 건설교통신문 편집국장. 관광전문기자협회 제5기 회장으로 양노흥 건설교통신문 편집국장이 만장일치로 선출됐다. 관광전문기자협회는 최근 정기총회에서 양노흥 건설교통신문 편집국장을 신임 회장으로 선출했으며, 양 신임 회장의 임기는 2025년 1월 1일부터 2년간이다. 양노흥 신임 회장은 “우리 협회 가입을 희망하는 상당수의 매체가 있어 적극적으로 영입할 계획이며, 국내외 관광업계와도 더욱 긴밀한 교류를 통해 협회 위상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관광전문기자협회는 부회장이 차기 회장으로 자동 선임되는 관례에 따라 부회장으로 활동했던 양노흥 신임 회장을 지명, 선출했으며, 신임 부회장으로 조용식 파이낸셜리뷰 문화국장을 선출했다. 관광전문기자협회 신임 회장단의 명단은 다음과 같다. 회장 양노흥 건설교통신문 편집국장 부회장 조용식 파이낸셜리뷰 문화국장 간사 유지현 국제뉴스 부장 감사 이동기 교통환경신문 편집국장
KBS 통합뉴스룸 최재현 국장 “‘계엄 방송’ 사전 언질 의혹 사실 아니다” 주장
KBS 통합뉴스룸 최재현 국장 “‘계엄 방송’ 사전 언질 의혹 사실 아니다” 주장
2024. 12. 06 18:32 연예
KBS KBS 보도 책임자가 지난 3일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 계엄령을 선포하기 전에 대통령실을 통해 이를 미리 알고 있었다는 의혹에 대해 부인했다. 최재현 KBS 통합뉴스룸 국장(옛 보도국장)은 6일 입장문을 내고 “대통령 발표 전에 대통령실로부터 계엄과 관련한 언질을 받은 일이 결코 없었다”고 주장했다. 최 국장은 “대통령 발표 2시간 전에 대통령실 인사 누구와도 통화한 사실이 없다”며 “실제 발표가 이뤄지기 전까지는 어떤 내용인지 전혀 알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또 최 국장DMS “개인의 명예와 KBS 뉴스의 신뢰도에 심각한 타격을 입혔다”며 “정정과 사과를 요구하며, 합당한 조치가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법적 대응도 불사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언론의 독립성과 자율성은 엄격히 보장되어야 하며, 방송 편성과 편집에 대한 문제는 더 이상 방관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현안 질의와 증인 채택 소식이 나오면서 입장을 밝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지난 4일 KBS 최대 노동조합인 언론노조 KBS본부는 최 국장이 계엄 발표 두 시간 전쯤 대통령실로부터 ‘계엄 방송’을 준비하라는 언질을 받았다는 소문이 돈다며 이는 방송법을 위반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파문이 이어지자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는 이날 전체 회의를 열고 오는 13일 ‘12·3 비상계엄에서의 국가기간방송 KBS 및 관계기관의 역할 등에 대한 현안질의’를 하기로 하고, 최재현 국장을 증인으로 채택한 상태다.
S2W “인터폴 사이버범죄국장, S2W 본사 방문”···글로벌 민관공조 강화 논의
S2W “인터폴 사이버범죄국장, S2W 본사 방문”···글로벌 민관공조 강화 논의
2024. 12. 03 03:55 생활
인터폴 사이버범죄국 김상순 부국장, 닐 제튼 국장, 서상덕 S2W 대표 (왼쪽부터) AI 및 보안 전문 데이터 인텔리전스 기업 에스투더블유(이하 S2W, 대표 서상덕)는 지난달 28일, 닐 제튼(Neal Jetton) 인터폴(INTERPOL) 사이버범죄국장이 경기 성남시 판교에 위치한 본사를 방문했다고 2일 밝혔다. 닐 제튼 국장 취임을 계기로 성사된 이번 만남은 S2W와 인터폴 간 협력 관계를 한층 공고히 하고, 고도화되고 있는 글로벌 사이버범죄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공조 방안을 심층적으로 논의하기 위해 추진됐다. 인터폴의 S2W 본사 방문은 지난 2022년에 이어 두 번째로, 당시 사이버범죄국 고위 관계자의 한국 기업 방문으로 화제를 모은 바 있다. S2W는 글로벌 사이버범죄 수사의 효율성을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는 ‘자비스(XARVIS)’의 새로운 인공지능(AI) 기능 ‘다크챗(DarkChat)’을 소개해 큰 호응을 얻었다. 아울러 인터폴과의 파트너십을 통해 창출해 온 수사 공조 성과를 되짚어보는 시간도 가졌다. S2W는 지난 2020년 인터폴의 파트너사로 선정된 이후, 고도의 지식그래프 기술을 바탕으로 딥다크웹과 텔레그램 등 다양한 히든 채널에서 수집된 정보 간 연관성을 체계적으로 추론한 데이터를 제공함으로써 클롭(Cl0p), 콘티(Conti)와 같은 대규모 랜섬웨어 조직을 검거하는 데 결정적인 기여를 했다. 또한, 제33회 파리 올림픽 기간 동안 인터폴 합동수사팀(JTF)에 올림픽 관련 위협 분석 정보를 제공한 공로를 인정받아 올해 10월 공식 감사 서한을 받기도 했다. 지속적으로 고도화되고 있는 사이버범죄에 대응하기 위한 구체적인 협력 강화 및 AI 기반의 인텔리전스 활용 방안에 대해서도 의미 있는 논의가 오갔다. 닐 제튼 인터폴 사이버범죄국장은 “S2W는 지난 수년간 다양한 사이버범죄 데이터 분석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수준 높은 인텔리전스를 제공해 왔다”며 “향후에도 S2W와의 인텔리전스 기술 협력을 강화함으로써, 국제사회의 안전을 보장할 수 있는 효과적인 조치를 이행해 나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서상덕 S2W 대표는 “이번 인터폴의 S2W 본사 방문은 양측의 파트너십을 더욱 공고히 하고, 국경을 초월하는 새로운 사이버위협의 심각성 및 이에 대한 효과적 대응의 중요성을 재확인하는 뜻깊은 자리였다”며 “앞으로도 글로벌 치안 강화에 기여할 수 있도록 AI 및 빅데이터 분석 기술을 지속적으로 제공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KGMA 총연출 한동철 국장, 100곡의 역대급 무대 연출 위해 객석수까지 줄였다
KGMA 총연출 한동철 국장, 100곡의 역대급 무대 연출 위해 객석수까지 줄였다
2024. 10. 31 08:47 연예
사진제공|KGMA 조직위원회 제1회 코리아 그랜드 뮤직 어워즈(KGMA)가 총 100곡에 달하는 역대급 무대를 준비하고 있다. 31일 오후 7시 티켓 예매처 예스24를 통해 제1회 코리아 그랜드 뮤직 어워즈 1차 티켓이 오픈되는 가운데, KGMA 측은 이같이 밝히며 “더욱 화려하고 넓은 무대로 다양한 팬덤이 하나로 어우러지는 축제의 장을 만들기 위해 객석 수까지 줄였다”고 전했다. 이번 ‘코리아 그랜드 뮤직 어워즈’의 총연출은 ‘MAMA’를 최초로 연출해 Mnet 대표 시상식으로 자리매김하게 만들고 ‘쇼미더머니’와 ‘언프리티 랩스타’, ‘프로듀스101’, ‘방과후 설렘’ 등을 기획하고 연출해 한국 오디션 프로그램 대부로 불리는 한동철 전 Mnet 국장이 맡았다. 제1회 코리아 그랜드 뮤직어워즈는 11월 16일과 17일 양일간 인천광역시 중구 운서동 인스파이어 아레나에서 개최된다. 16일에는 뉴진스 멤버 하나와 배우 남지현이 사회를 맡으며, 뉴진스, 도경수, 동방신기, 비비, 스테이씨, (여자)아이들, 영탁, 유회승, 이무진, 이영지, 정동원(JD1), 제로베이스원, QWER, 태민, 피원하모니(이하 가다나순) 등이 출연한다. 17일에는 에스파 멤버 윈터와 배우 남지현이 MC로 출격하며, 나우어데이즈, 니쥬, 데이식스, 라이즈, 송가인, 에스파, 에이티즈, NCT위시, 우기, 유니스, 이찬원, JO1, 클라씨, 트레저, 피프티 피프티 등이 무대를 화려하게 장식한다. 화려한 라인업과 퍼포먼스 예고로 본격적인 카운트다운에 돌입한 제1회 코리아 그랜드 뮤직 어워즈는 한 해 동안 K팝과 트로트, 밴드, 솔로 등 대중음악의 다양한 부문에서 유의미한 성과를 거둔 가수와 음악을 선정해 시상하며, 일간스포츠(이데일리M)가 주최하고 KGMA 조직위원회가 주관한다. 한편 제1회 코리아 그랜드 뮤직 어워즈 2차 티켓 오픈은 11월1일 오후2시 오픈된다.

주간경향(총 21 건 검색)

[언더그라운드 넷]그게 최신 트렌드라고 했대… 뉴데일리 편집국장이 ㅋㅋㅋ(2021. 07. 12 15:18)
2021. 07. 12 15:18 사회
“그렇지 않아도 어제 문의를 하셔서 기사에 워딩이 그렇게 나간 배경을 알아봤습니다.” 7월 8일 오전 통화한 청와대 관계자의 말이다. “당시 뉴데일리의 기사와 관련해 행정관급에서 대응한 거였어요. 수석이나 대변인 워딩은 아니었고….” 뉴데일리 아, 이 청와대 관계자가 말한 것은 미디어오늘 기사였다. 인터넷신문 뉴데일리 기사 제목 논란을 다룬. 뉴데일리 기사가 논란이 된 것은 7월 5일 심야부터였다. 문재인 대통령이 이번 대선에서 청와대와 정부가 철저하게 정치적 중립을 지키라고 지시했다는 기사다. 내용은 평범하다. 문제는 제목이었다. ‘정치적 중립 철저히 지키라고 지시했대… 文 대통령이 ㅋㅋㅋ’ 조롱조다. 정상적인 언론사라면 저건 일종의 사고다. 기사가 편향돼 있거나 오탈자가 발생하면 욕먹는 것은 크레딧을 단 기자지만, 기사라는 상품은 협업의 산물이다. 취재기자가 기사를 쓰면 교열과 편집기자의 스크린을 거친다. 최종적인 기사에 대한 책임은 편집장이 진다. 보통 그 중간에도 여러 단계의 스크린 시스템이 있다. 레거시 미디어에 비해 인터넷 매체의 근무환경은 열악하다. 중간과정의 몇단계가 생략되기도 한다. 뉴데일리 기사 제목은 7월 6일 아침이 돼서야 “文, 청와대-정부에 ‘정치적 중립’ 철저 지시”라는 평범한 제목으로 돌아왔다. 그런데 누리꾼들은 다른 기사에도 유사한 형식의 제목이 사용된 것을 발견했다. 상습범(?)이라는 것이다. 실제 누리꾼들이 예로 제시한 두 기사, “ㅋㅋㅋ 코로나가 야당 책임 이래… 김종인 ‘비상식적, 유치하다’”(2020년 8월 24일), “ㅋㅋㅋ 출마해놓고 이제와서 미안하대… 박영선 ‘박원순 성추행’ 뒷북사과”(올해 3월 8일)는 아직도 그대로 노출되고 있다. 다시 그런데, 이 두 기사 작성자는 이번 논란과 다른 기자다. 그러니까, 저건 사고가 아니라 보다 윗선의, 확신범(?)에 의한 ‘고의적 행위’일 가능성이 높다는 뜻이 된다. “기자들 사이에선 그 문제로 부글부글 끓고 있다. 여러차례 회의에서 문제 제기가 된 것으로 아는데 국장이 고집을 부리고 있다. 그게 최신 트렌드라고. 다음 주 월요일(7월 12일) 주례회의에서 안건으로 올라왔는지도 모르겠다. 또 이대로 넘어가는지….” 7월 7일 통화한 뉴데일리 측 인사가 전한 내부분위기다. “아닌 밤중에 홍두깨라고 기사를 쓴 기자만 조리돌림 당하고 있다.” 사태를 키워놓고 책임자인 뉴데일리 이 모 편집국장은 논란이 된 제목만 슬쩍 바꾸고 그냥 손 놓고 있다는 것이다(그는 이와 관련한 기자의 문의전화나 메시지에 답하지 않았다). 앞서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청와대 측은 “수준 이하의 보도행태에 대해서 개탄을 금치 못한다”, “희화화하는 언론은 스스로 품격과 신뢰를 떨어뜨리는 일” 등의 논평을 냈다. 7월 8일 청와대 측은 뉴데일리의 보도에 대해 추가조치를 할 것이냐는 질문엔 “굳이 그렇게까지 할 사안이라고 생각하진 않는다”고 덧붙였다. 정리하자. 논란이 된 뉴데일리 제목은 사고가 아니었다. 평범한 스트레이트 기사에 이게 최신 트렌드라고 주장하는 편집국장이 단 제목이었다. 아마도 그의 ‘작품’이었을, 이전에 사용된 비슷한 의성어+전언 형식의 제목을 단 기사들은 여전히 방치되고 있다. ‘드립’ 쓴 제목은 인터넷 화제나 사건·사고를 다루는 이런 코너에서나 한 번쯤 시도해볼 만한 실험이다. 그래서 한번 벤치마킹해본다. 그게 최신 트렌드라고 했대… 뉴데일리 편집국장이 ㅋㅋㅋ.
언더그라운드 넷
[주목! 이 사람]김윤영 빈곤사회연대 사무국장 “재난지원 빈곤층에게 더 충분히”
[주목! 이 사람]김윤영 빈곤사회연대 사무국장 “재난지원 빈곤층에게 더 충분히”(2020. 06. 12 13:00)
2020. 06. 12 13:00 사회
2004년 첫발을 뗀 빈곤사회연대는 ‘반빈곤 운동단체’다. 누군가는 묻는다. “빈곤과 불평등은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어느 시대, 어느 사회에나 존재하지 않느냐”고. 김윤영 연대 사무국장은 ‘어쩔 수 없다’는 체념에 동의하지 않는다. 김 사무국장은 “문제 해결을 위한 가장 중요한 단초는 당사자들이 스스로 권리를 쟁취하고 서로 연대하면서 마련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한다. 그의 시선은 철거민·노점상·홈리스·쪽방 주민 등 가난한 이들에게 향해 있다. 대학 시절, 뉴타운 재개발 붐이 일었다. ‘헌 집 줄게 새집 다오’라는 말은 맞지 않았다. 많은 이들이 살던 곳에서 쫓겨났다. ‘아파트 키드’였던 김 사무국장은 이때 사회문제에 눈을 떴다. 노숙인 상담 같은 연대의 활동에 참여했다. 2010년 정식 활동가가 된 뒤 줄곧 취약계층의 기본적인 생활 보장 강화를 요구해왔다. 2018년 일정한 소득이 있는 가족에게 부양의무를 지우는 ‘부양의무제’의 단계적 폐지 정책을 이끌어냈다. 변화는 더디기만 하다. 송파 세 모녀 사건이 일어난 지 6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가난해도 기초생활보장 수급자가 되기는 쉽지 않다. 부양의무제 기준은 주거급여에서만 폐지됐다. 생계급여와 의료급여에선 일부 완화됐을 뿐이다. 수급 신청자들은 얼마나 가난한지, 도와주는 사람도 없다는 사실을 증명해야만 한다. 김 사무국장은 오는 8월 발표되는 2차 기초생활보장제도 기본계획안에는 생계·의료급여에서도 부양의무제를 폐지하겠다는 내용이 담겨야 한다고 강조한다. “상당히 사적인 가족 안에 구축된 신뢰관계가 파괴됐다는 걸 증명하는 게 복지수급 과정이라면, 사람들이 모욕밖에 느낄 수 없다고 봐요. 모욕을 통과해야 복지 서비스를 줄 수 있는 건 이 사회가 실패했다는 거죠. 이건 진짜 빈곤정책이잖아요. 밥을 미뤘다 먹을 수 있는 것도 아닌데 기다리라고, 참으라고 하면 되나요.” 곳곳에서 밀려난 노숙인들이 몸을 누일 곳은 코로나19 탓에 더 좁아졌다. 신청과정이나 지급수단의 문제로 재난지원금을 받기도 힘든 이들도 많다. 긴급 지원이 필요한 이들이 사각지대에 있는 셈이다. 김 사무국장은 “재난의 불평등에 기반을 두지 않은 대책들이 이어지고 있다. 빈곤층에게 더욱 충분한 수준으로 지원대책을 짜야 한다”고 말했다. 벌써 시작된 폭염도 걱정한다. 그간 폭염대책은 주로 복지관·경로당·금융기관·관공서 등 집합시설을 이용하라는 것이었다. 코로나19 방역대책과는 정반대다. “쪽방 주민들은 여름에 방세를 내고도 밖에 나와 주무세요. 안정적인 주거대책 확보 말고는 대안이 없는데, (정책 결정자들이) 그게 멀리 있는 일이라고 여기고 고민을 하지 않는 것 같아요. 할 수 있고, 해야 하는 일이죠.” 종종 단체 탐방을 온 학생들이 ‘훌륭한 성과’가 뭐냐고 물을 땐 막막해진다. 그래도 하나를 꼽자면 “단체가 남아 있다는 것”이라고 했다. 워낙 활동 폭이 넓고, 지지하는 사람들을 모으기가 쉽지 않아서다. “사회적으로 목소리를 뺏긴 사람들이 적극적으로 자기 삶을 더 나은 상태로 만들기 위해, 심지어 더 나은 사회의 방향을 제시하면서 치열하게 싸우고 있어요. 자기 문제를 스스로 해결하겠다는 빛나는 의지를 가진 사람들과 함께하는 순간이 참 좋습니다.”
주목! 이 사람
진재연 한빛센터 사무국장, 김두나 희망법 변호사 “아동·청소년 연예인 인권보호 기준 있어야”(2020. 01. 03 15:59)
2020. 01. 03 15:59 사회
“시청자 여러분께 큰 실망을 드려 대단히 죄송합니다. 어린이·청소년 출연자 보호를 위해 구체적이고 실효성 있는 대책을 마련하여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지난해 12월 13일 김명중 EBS 사장이 자사 저녁뉴스에 나와 사과했다. 사흘 전 EBS <생방송 톡!톡! 보니하니> 유튜브 방송에서 성인 남성 출연자가 여성 청소년 출연자에게 언어·신체적 폭력을 가했다는 논란이 일었다. 김 사장은 공식 사과문에서도 “이번 사고는 출연자 개인의 문제이기에 앞서 EBS 프로그램 관리 책임이 크다”고 했다. 한 방송사만의 문제일까. 엠넷(Mnet) <프로듀스 X 101> 등 아이돌 서바이벌 오디션 프로그램 조작 논란과 더불어 참가자들이 열악한 노동환경에 놓여 있다는 사실도 드러났다. 진재연 한빛센터 사무국장(왼쪽)과 김두나 희망법 변호사가 지난해 12월 31일 서울 상암동 한빛센터 사무실에서 인터뷰하고 있다. 방송심의규정에 나온 어린이·청소년 출연 관련 내용은 ‘품성과 정서를 해치는 배역에 출연시켜선 안 된다’, ‘흡연·음주하는 장면을 묘사해선 안 된다’, ‘지나치게 선정적인 장면을 연출하도록 해선 안 된다’ 정도다. 방송사 제작 가이드라인도 마찬가지다. ‘대중문화예술산업발전법’이 아동·청소년의 기본권 보장과 노동시간 제한을 규정하고는 있다. 하지만 처벌조항은 없다. 학습권·건강권 등에 관한 세부 규정은 찾아보기 힘들다. 그래서 ‘프로텍트 101’ 프로젝트가 시작됐다. 한빛미디어노동인권센터(한빛센터), 공익인권변호사모임 희망을만드는법(희망법), 한국방송연기자노동조합 등 8개 단체가 참여하는 ‘아동·청소년 대중문화예술인 노동인권 개선을 위한 공동행동 팝업’이 주축이다. 팝업은 1월 14일 국회 토론회에서 ‘아동·청소년 연기자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학습권 보호 등을 규정한 대중문화예술산업발전법 개정안 내용을 공개한다. 지난해 마지막 날 서울 상암동 한빛센터 사무실에서 진재연 한빛센터 사무국장(43)과 김두나 희망법 변호사(41)를 만났다. 이들은 “더 이상 ‘상품’이 아닌 ‘사람’으로서 안전하고 건강하게 활동을 지속할 수 있도록 원칙과 기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왜 지금 ‘팝업’ 프로젝트인가. 진재연 “2018년 12월에 만나 딱 1년이 지났다. 처음에는 아동·청소년 연기자 노동환경 개선에 국한해서 시작했다. 허정도 배우님이 한빛센터에 제안해주셨다. 성인 연기자들도 초장시간 노동을 견디기 힘든데 아이들도 똑같이 밤새우고 굶고, 쉽게 방치되고 함부로 대하는 일을 목격했다고 한다. <프로듀스 X 101>에서 문제가 나타나면서 자연스럽게 아이들 연습생 문제까지 확장하게 됐다. 한국 사회에서 아이를 부모 소유로 생각하거나, 아동에게 인권이 있다는 인식 자체가 없었던 것 같다. 연예인을 상품으로 취급하면서 아동·청소년 연예인이라는 존재에 대한 인식이 없었다. 아이돌을 꿈꾸는 사람들은 많지만 이 직업을 면밀히 들여다보는 성찰도 없었다. 원하는 아이들이 많으니까 이 시장에서는 함부로 해도 된다는 인식이 팽배한 듯하다.” -실태조사를 통해 확인한 바가 있다면. 진재연 “지난해 5~6월 두 달간 아동·청소년 연기자 104명을 만났다. 연기학원 앞에 부스를 차리기도 하고, 예술중·고에 공문을 보내 도움을 요청하기도 했다. 과정 자체가 쉽진 않았다. 공통적으로 드라마 현장의 장시간 문제가 매우 심각하다고, 대기시간이 너무 길다고 이야기했다. 촬영시간을 정확히 알려주지 않는다. 아침 10시에 와서 자정에 촬영한 경우도 있다. 더 심각한 건 엄마들 사이에서 촬영시간을 물어보지 말아야 한다는 인식이 있다는 것이다. 문제를 제기하면 ‘블랙리스트’에 오른다는 말이 암묵적으로 돈다고 한다. 학교를 제대로 다닐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목소리도 있었다.” -현재의 보호장치는 어떻게 평가하나. 김두나 “구색만 있는 상황이다. 대중문화예술산업발전법 규정이 잘 지켜지고 있다고 보긴 어렵다. 아이돌의 유튜브 방송 등에선 아동·청소년 멤버가 있는데도 밤샘 연습을 하거나 뮤직비디오를 촬영하고 있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예술인복지법에도 인권보장, 산업재해 보험 가입 등이 포함돼 있긴 한데 선언적인 수준이다. ‘노력해야 한다’ 또는 ‘어떤 내용을 계약에 포함시켜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지만 기획사나 제작사를 실질적으로 제재할 수 있는 내용은 아니다. 더 이상 제작자나 감독의 마인드에 기대선 안 된다. 실질적 기준이 마련돼야 한다.” -외국의 실정은 어떤가. 김두나 “외국과 비교해보면 한국은 아무런 조치가 없는 것과 마찬가지다. 한국은 15세 이상과 미만으로 나눠 용역제공 시간을 제한하고 있는데, 발달과정 등 여러 상황을 고려하지 않은 기준이다. 외국에선 생후 몇 달부터 3세까지, 초등학교 입학 전 등으로 나누고 학기 중 기준까지 상세하게 규정한다. 미국 일부 주에서는 촬영현장에 현장교사를 파견한다든지 촬영 이후 보충교육을 받을 수 있게 한다. 학습권이 중요한 기본권이라는 걸 사회적으로 인식해야 할 필요가 있다. 아동·청소년 배우의 보수를 부모가 임의로 처분하지 못하도록 재산권 보호 제도를 갖춘 국가들도 있다. 한국도 이러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본다.” -‘아동인권보호관’ 도입 방안을 제시했다. 김두나 “영국의 제도를 벤치마킹했다. 영국에선 ‘샤프롱’이라는 보호자가 촬영현 장에서 보건·안전 문제를 감시·감독한다. 여러 인권침해 문제를 예방하는 역할이다. 이들은 각 지자체에서 교육을 받고 라이선스를 얻는다.” 진재연 “실질적으로 현장을 바꾸려면 그곳에 누군가 있어야 한다는 거다. 허정도 배우님도 현장을 감독할 사람이 없으면 법을 제대로 만들어놓는다고 해도 어렵다고 하더라. 어떤 형태의 보호관이 필요할지에 대해서는 고민해 나가야 한다.” -시민들이 힘을 보탤 수 있는 방법은. 진재연 “‘카카오 같이가치’를 통해 ‘프로텍터 101’ 캠페인을 하고 있다. 댓글을 달고 내용을 공유하면 100원이 기부된다. 최대한 많은 분에게 알리기 위한 목적이다. 공개방송 현장 등에서 오프라인 캠페인도 벌이고 있다. 저희 활동에 아동·청소년 예술인 당사자가 없다. (방송업계에서 활동을 이어가려면) 목소리를 내기 어렵다는 구조적인 문제가 있다. 당사자가 있어야만 운동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하진 않지만, 자신의 권리를 주장하려는 분들과 저희가 만나 시너지를 낼 수 있었으면 좋겠다.” 김두나 “더 많은 시민이 감시자가 돼주셨으면 좋겠다. <보니하니>도 시청자들이 문제를 제기해 조명받게 됐다. 아이돌 팬덤도 살인적인 스케줄을 지적하기도 한다. 한국 드라마나 K팝이 국제적으로 영향력을 가지게 됐는데, 콘텐츠가 만들어지는 이면의 문제들도 함께 향상시켜야 하지 않나. 대중문화예술인들이 근로기준법상 노동자로 인정되지 않아 노동인권 침해 문제를 제기하기 어려운 부분도 있는데, 이런 고민도 지속될 필요가 있다.” ‘팝업’이 제안하는 대중문화예술산업발전법 개정 방향 아동·청소년 대중문화예술인 대상 1 건강권 보장을 위한 건강검사 및 심리상담, 심리치료 의무화 2 대중문화예술용역제공 시간 제한 및 야간 용역 제공 제한 3 학습권 보장을 위한 결석일수 제한, 학교 수업 불참 강요 및 중도자퇴 강요 금지 4 다이어트 및 성형수술 강요, 폭언·폭행·성희롱 행위, 악천후 등으로 인하여 보건·안전상 위험의 우려가 있는 경우인데도 대중문화예술용역을 제공하게 하는 등의 권익침해 행위 금지 5 재산권 보장을 위한 신탁제도 도입 6 인권보장을 위한 아동인권보호관 제도 도입
[구석구석 과학사](33)국장에 담긴 사회주의 국가들의 ‘풍요의 꿈’(2018. 06. 04 15:45)
2018. 06. 04 15:45 문화/과학
사회주의 국가들은 봉건시대의 유산을 답습하는 것이 아니라 유물론 철학의 가르침에 충실하게 새로운 시대의 국장을 만들고자 했다. 사회주의를 상징하는 별과 혁명적 구호들, 그리고 농업과 공업의 상징들로 채워진 이유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2018년 5월 초 중국 다롄(大連)을 방문할 때 전용기 ‘참매1호’를 언론에 공개했다. 북한 지도자들은 우방국을 방문할 때에도 비행기를 타는 일이 드물었기에, 이렇게 최고지도자가 전용기로 해외를 찾은 모습을 언론에 공개한 것은 북한이 ‘정상국가’로의 전환을 꾀한다는 신호로 해석되었다. 전용기 편으로 중국을 방문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5월 7일 랴오닝성 다롄 공항에서 수행원들과 함께 비행기 트랩을 내려오고 있다. 전용기 문 옆에 북한의 국장이 그려져 있다. 특히 전용기 외면에 북한의 국장(國章)을 그려 넣은 것이 언론의 관심을 끌었다. 북한의 국장은 관련 전문가들에게는 잘 알려져 있지만 일반인들은 볼 기회가 많지 않았기 때문이다. 국장의 모습도 흥미롭다. 남한 국장이 태극기와 무궁화만 담겨 있는 추상적이고 절제된 모습인 데 비해 북한 국장은 백두산, 벼, 댐과 수력발전소, 송전탑 등 대단히 구체적인 소재들을 그리고 있다. 백두산부터 송전탑까지, 북한의 국장 붉은 별은 사회주의 국가의 국장이나 국기에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상징이고, 백두산은 민족주의의 상징이다. 이들 요소가 전하는 메시지를 한마디로 간추리면 ‘농업과 공업이 발달한 사회주의 조국’쯤이 될 것이다. 사자나 용 같은 멋진 동물이 나오는 유럽 나라들의 국장과 비교하면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직설적인 메시지를 담고 있는 북한 국장을 낯설게 느낄 독자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흥미롭게도 북한 국장과 상당히 닮은 국장을 쓰는 나라들이 여럿 있다. 우즈베키스탄, 타지키스탄, 벨라루스, 투르크메니스탄 등 중앙아시아 여러 나라들의 국장은 하나같이 황금빛 밀이삭이나 목화로 둘러싸여 있다. 아시아에서도 중국, 베트남, 라오스 등의 국장은 북한과 마찬가지로 볏단으로 가장자리를 두르고 있으며, 아프리카 모잠비크의 국장의 둘레도 옥수수와 사탕수수가 차지하고 있다. 쉽게 알 수 있듯이, 이들 나라의 공통점은 과거에 사회주의 국가였거나 현재 사회주의 국가라는 점이다. 사회주의 국가의 국장에서 농업과 공업의 생산력을 직설적으로 강조하는 까닭은 역사적 맥락 안에서 이해해야 한다. 국장이란 원래 유럽 왕가의 문장(紋章)이었다. 전쟁터에서 적과 아군을 구별하기 위해 가문을 상징하는 그림을 방패나 깃발에 그려 넣었던 것이 근대 국민국가의 시대에도 살아남아 그 나라를 대표하는 휘장으로 정착된 것이다. 사회주의 국가들도 국제외교의 관례에 따라 국장이라는 것을 만들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이들은 봉건시대의 유산을 답습하는 것이 아니라 유물론 철학의 가르침에 충실하게 새로운 시대의 국장을 만들고자 했다. 봉건시대에 뿌리를 둔 다른 유럽 나라들의 국장이 왕가의 상징이나 종교적 기호들로 채워져 있는 데 비해 사회주의 국가의 국장은 사회주의를 상징하는 별과 혁명적 구호들, 그리고 농업과 공업의 상징들로 채워진 이유다. 오래된 국장의 가장자리에 그려 넣는 식물은 대체로 월계수나 올리브 가지 등 신화나 성서에서 상징적인 의미를 지닌 것들이었지만 사회주의 국가의 국장은 벼, 밀, 목화, 담배 등 국민 경제에 중요한 의미를 지닌 식물들로 테를 둘렀다. 이런 변화를 처음 시도한 것은 당연하게도 구 소비에트연방이었다. 소련은 혁명 직후인 1923년, 지구 위에 낫과 망치를 그려 넣고 밀이삭으로 가장자리를 두른 국장을 발표하였다. 유물론에 입각한 사회주의 혁명을 전세계로 펼쳐 나가겠다는 이상이 분명하게 담겨 있었다. 다른 사회주의 국가들도 소련풍의 국장을 만들기 시작했고 이 ‘사회주의 국장’은 다른 나라들과 확연히 구별되는 양식이 되었다. 차례대로 구소련, 벨라루스, 타지키스탄의 국장. 오른쪽 끝 사진은 북한이 1948년 단독정부 헌법 반포를 전후하여 잠시 사용했던 국장으로, 수풍댐 대신 화학공장 설비를 그려 넣었다. 구소련이 1991년 해체된 뒤 러시아와 동유럽 여러 나라들은 공식적으로 사회주의와 결별했다. 이들 중 대다수는 혁명 전에 쓰던 국장으로 돌아갔다. 러시아는 차르 시대의 쌍두독수리를 다시 국장으로 삼았고, 헝가리와 체코 등도 예전 왕조시대의 국장을 되살렸다. (이에 비해 제2차 세계대전의 패전국 이탈리아는 사회주의 국가가 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패전 후 오늘날까지 가운데 톱니바퀴를 그려 넣은 사회주의 양식의 국장을 쓰고 있어 흥미롭다.) 하지만 구소련에 속했던 공화국 가운데에서도 중앙아시아 쪽 나라들은 사회주의 시절의 국장을 계속 쓰고 있다. 공식적으로 사회주의를 폐기한 적 없는 아시아의 나라들도 마찬가지고, 북한도 그 가운데 하나다. 이제는 퇴색된 북한의 ‘세계 제2의 댐’ 사회주의 양식의 국장이라고 해도 그 안에 들어가는 상징물은 조금씩 다르다. 공업과 노동을 상징하는 톱니바퀴를 넣은 나라들은 제법 있지만, 북한처럼 구체적인 산업설비를 국장에 넣은 것은 사회주의 나라 중에도 별로 없다. 북한의 국장에 들어 있는 댐은 압록강의 수풍(水豊)댐이다. 일제강점기 한반도 북부지역에서 많은 사업을 벌였던 재벌 노구치 시타가우(野口遵)가 자신의 비료공장에 전력을 대기 위해 댐의 건설을 추진했다. 압록강 반대편의 만주국도 전기가 부족한 상황이었으므로 댐 건설계획을 환영했다. 노구치는 1937년 ‘압록강 수력발전주식회사’를 세웠다. 1939년에는 공사장까지의 운송을 위해 평북선 철로도 개통하였다. 만주국의 허수아비 황제 푸이도 공사장을 방문할 정도로 중요한 사업이었다. 1943년 완공되었을 당시 수풍댐은 아시아 최대, 세계 제2의 댐으로 명성을 떨쳤다. 발전용량으로도 미국의 후버댐과 윌슨댐에 이어 세계에서 세 번째로 큰 발전소였다. 광복 후 한반도가 분단되면서 수풍댐은 우리에게는 안타까운 역사로 남게 되었다. 남북한이 각각 단독정부를 수립하는 것이 사실상 확정된 1948년 5월, 북한은 “미군정이 전기사용료를 내지 않았다”는 이유를 내세워 일방적으로 38선 이남으로 보내던 전기를 끊어 버렸다. 남한은 이후 한동안 극심한 전력난에 시달렸다. 한국전쟁 중에는 수풍댐을 파괴하기 위해 유엔군이 세 차례에 걸쳐 수백 톤의 폭탄을 쏟아부으며 대대적인 공습을 감행하기도 했다. 오랜 세월이 흘렀지만 압록강은 여전히 흐르고 수풍댐은 지금도 건재하다. 생산하는 전기의 일부를 중국으로 수출하여 외화를 벌어들이기도 한다. 일본 재벌의 손에서 태어났지만 사회주의 국가의 상징이 되었고, 분단의 무기가 되기도 했던 거대한 산업시설. 북한이 개방의 길을 순조롭게 걷게 된다면 이 댐을 국장 속에서 보게 될 기회가 더 늘어날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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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인도적 지원조정실 손귀엽 국장에게 듣는 국제기구 진출기
유엔 인도적 지원조정실 손귀엽 국장에게 듣는 국제기구 진출기
2012. 08. 20 13:10 화제
청소년들은 물론 대학생과 직장인들까지 국제기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요즘, 유엔 인도적 지원조정실 손귀엽 총괄기획국장의 이야기는 많은 국제기구 진출 희망자들에게 모범답안을 제시한다. 유엔개발계획(UNDP)의 가장 낮은 직급에서 시작해 18년 동안 소말리아와 라오스, 미국, 동티모르 등에서 근무하고 2011년 유엔 OCHA로 옮겨 관료직 중 가장 높은 직책인 총괄기획국장에 오르기까지, 그녀의 성공 스토리를 들어봤다. 어린 시절 품었던 아프리카를 향한 꿈 작은 키에 까무잡잡한 피부, 허스키한 목소리로 거침없이 말하는 손귀엽(45) 국장의 직업은 국제공무원이다. 유엔 사무국 중 하나인 OCHA의 최고 책임자로, 전 세계 곳곳에서 일어나는 자연재해나 무력분쟁 등 긴급 상황에 대비해 여러 인도주의 업무 수행 주체들을 조정하고 지원하는 일을 하고 있다. 아프리카와 중동, 동남아 등의 긴급구호 현장과 분쟁 지역을 누비며 활약하고 있는 손귀엽 국장의 오늘은 어린 시절 아프리카에 대한 꿈으로부터 시작됐다. “어렸을 적 저의 꿈은 세상 곳곳을 최대한 많이 돌아다녀보는 것이었어요. 그중에서도 왠지 모르게 아프리카만큼은 꼭 가보고 싶었죠. 무엇 때문에 이러한 꿈을 갖게 됐는지는 모르겠지만 이러한 꿈은 항상 마음속에 숨쉬고 있었어요.” 아프리카를 향한 꿈은 곧 더 큰 세상을 향한 동경이었다. 그리고 그러한 동경은 고등학교 시절 미국으로 유학을 떠나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사실 제가 미국에 유학을 가게 된 건 피아노와 음악을 공부하기 위해서였어요. 그런데 어느 순간 ‘내가 피아노에 재능이 없구나’라는 걸 깨닫게 됐죠. 현실적으로 나에게 재능이 없고 피아니스트로 성공하지 못할 거라는 걸 직시한 거예요. 결국 항상 관심을 가지고 있던 아프리카와 세계 정치를 배우기 위해 음악의 길을 포기하고 정치학을 선택했어요.” 그녀는 영국 우스터 대학에서 정치학을 전공하며 오랜 시간 가슴속에서만 품고 있던 열망을 불태웠다. 재학 중에는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인종차별정책에 반대하는 운동에 참여하는 등 당시 정치적 이슈와 연관된 많은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했고 매 여름방학마다 아이티와 케냐 등 여러 나라에서 다양한 경험을 쌓는 데 시간을 아끼지 않았다. “한번은 아이티에 있는 ‘Death and Dying Institutes’라는 시설에서 일을 하게 됐어요. 세계에서 가장 빈곤한 나라 중 두 곳인 인도의 캘커타 빈민촌과 아이티의 포트아우프린스 빈민촌에 있는 이곳은 테레사 수녀가 에이즈 환자들이 평화롭게 죽음을 맞이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건립한 시설이에요. 그곳에서의 경험이 저에게 앞으로 무엇을 하며 인생을 살아야 할지를 생각하게 하는 중요한 의미가 됐어요. 가난한 사람에게 죽음이 어떠한 의미를 가지는지, 기본적인 인권으로서의 생존권과 존엄하게 죽을 수 있는 권리가 사람에게 얼마나 중요한지도 알게 됐고요.” 콜럼비아 대학원 진학 후에는 3개월간 나이지리아에서 가난한 여성들에게 사업의 기반을 마련해주기 위한 대출제도를 설계하는 지역 NGO에서 일하기도 했다. “199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저와 같은 경험을 가진 아시아 여성들이 많지 않았어요. 다양한 나라에서 직접 몸으로 부딪쳐 얻은 경험들, 그리고 무엇보다 제 안의 열정이 유엔에 입사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가 아니었나 싶어요.” 리더십과 매니지먼트, 휴머니티에 기반한 전문성 중요 1994년, UNDP에서 가장 낮은 직급으로 처음 일을 시작해 지금의 자리에 이르기까지, 어떻게 시간이 흘러왔는지 실감이 나지 않을 정도로 그녀는 모든 열정을 다 바쳐 일했다. 그녀의 인생을 영화로 찍으면 장르는 아마 스펙터클 스릴러 액션일 것이다. “소말리아에서 일할 때는 직무 중 사망한 지역 유엔 경비원의 가족이 보상금 액수에 항의하며 저를 납치하겠다고 협박한 적이 있어요. 쓰나미가 덮친 직후 인도네시아의 아체를 방문했을 때 받은 충격은 지금도 잊지 못합니다. 홀로코스트 영화를 보는 듯 시체가 산을 이룬 엄청난 참사의 현장을 목격하기도 했죠. 그곳에서 가족을 모두 잃은 한 할머니를 만난 것이 기억나요. 자식과 손자들을 잃고 혼자 남겨진 절망적인 상황에서 한때 살아갈 이유를 잃어버리기도 했지만 ‘그래도 항상 희망은 있다’라고 말씀하시더군요. 우리가 이토록 풍요롭고 안전한 환경에서 사는 것은 크나큰 행운이에요. 모든 사람이 이렇게 안전한 환경에서 살고 있지는 않아요. 우리가 가지고 있는 것들을 그들과 공유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걸 더욱 많은 사람들이 아셨으면 좋겠어요.” 그녀는 유엔 내에서 오랜 기간 근무했던 사람으로서 이 분야에서 요구되는 핵심적인 능력으로 리더십과 매니지먼트, 그리고 프로페셔널리즘을 꼽았다. 다양한 실무 경험 역시 중요하다. 무엇보다 실수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고, 그 실수로부터 배울 수 있는 여유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저 역시 그간 많은 실수들을 했고 그러한 실수들을 통해 저의 처신과 능력을 보다 좋은 방향으로 개선하는 법을 배웠어요. 실수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마세요. 이런 실수들을 통해 더욱더 많은 것을 보다 빠르게 배우게 될 거예요. 지금 저의 위치가 되면 사람들은 제 작은 실수조차 용납하지 않습니다. 젊어서 일을 시작할 때는 배워가는 데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중요해요.” 자기 자신을 잘 알고 무엇이 자신의 성공을 위해 필수적인 요소인지를 자각하는 것 또한 그녀가 강조하는 부분이다. 실수할 수 있는 여유와 창의력, 혹은 혁신을 시험해볼 수 있는 기회를 주는 멘토를 찾는 것도 중요하다. 국제기구 진출을 희망하는 사람들뿐 아니라 모든 꿈을 가진 이들에게 해주고픈 조언이다. “지금 이 시간에도 세계는 빠르게 변하고 있고, 세계화와 기술의 발달로 변화의 속도는 점점 더 빨라지고 있습니다. 빠르게 배우고, 빠르게 적응하고, 지식과 정보를 더욱더 빠르게 받아들이는 능력이 요구되는 것은 더 말할 필요가 없겠지요. 단 사람을 생각하고 사랑하는 마음을 잊지 마세요.” 손귀엽 국장에게 듣는 국제기구에 대한 궁금증 일문일답 Q 여성으로서 국제기구 진출과 근무 환경은 어떤가요? A 국제기구는 기본적으로 여성의 비율을 고려한 채용 절차를 밟습니다. 여성의 비율이 상대적으로 낮기 때문에 선발 과정에서 동점자가 생기면 여성 지원자를 우선적으로 뽑는 경우가 있습니다. 여성 근무자로서 근무 환경에 대해 보자면 출산휴가를 예로 설명드릴 수 있습니다. 보통 출산휴가가 4개월 주어지는 것으로 보아 다른 여타 직업보다 여성에게 적합한 근무 환경을 제공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Q 유엔에 입사하기 위해서는 어떤 언어가 유리할까요? A 절대적으로 영어가 중요하며 또 다른 언어도 하나 정도 할 수 있는 게 좋겠죠. 아프리카 쪽을 생각하면 프랑스어가 중요할 것이고, 스페인계 사람들의 국제기구 진출이 많으므로 스페인어도 유리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아랍어는 수요에 비해서 할 줄 아는 사람이 많지 않아 역시 많이 필요할 듯합니다. Q 봉사활동은 어디에서 하는 것이 좋을까요? A 개발도상국과 같이 많은 도움이 필요한 나라에 봉사활동 가는 것을 추천합니다. 아는 나라보다는 모르는 나라에 가서 경험한다면 물론 처음에는 어렵겠지만 도움이 될 것입니다. Q 선호되는 직업이나 경력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A 유엔에서는 선호하는 것이 존재하지 않습니다. 즉 서류상의 경력이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합니다. 중요한 것은 유엔 직원으로서의 자질과 전문지식입니다. 이것은 필기시험과 면접시험으로 확인하게 됩니다. 따라서 모든 관련 분야가 유리하지만 상황에 따라서는 절대적으로 유리하다고도 단정할 수 없습니다. *국제기구 진출 방법 ●JPO(Junior Professional Officer) 정부가 국제기구에 수습 직원을 일정 기간 파견하는 제도로 사회 초년생이 국제기구에 들어갈 수 있는 지름길로 통한다. 매년 1회 외교통상부가 주관하는 JPO 시험에 합격해 최대 2년간 실무 경험을 쌓고, 성과가 우수하면 정규 직원으로 채용될 수 있다. ● YPP(Young Professional Programme) 일부 국제기구에서 미진출 혹은 과소진출 상태에 있는 회원국 국민을 위해 운영하는 특별 프로그램이다. 일정 기간 유능한 젊은이들을 수습 직원으로 근무하게 한 뒤 성과가 우수하면 정규 직원으로 채용한다. ● Internship 정기적 인턴 선발 외에도 필요에 따라 수시로 모집한다. 유엔 사이트(www.un.org/youth)에서 여러 기구의 인턴십 기회를 확인할 수 있다. ● UNV(UN Volunteers) 여러 유엔 기구들의 개발, 인도적 지원, 평화 유지 업무와 연계해 활동하고 있으며 짧으면 3개월에서 길면 2년 정도 봉사하게 된다. 향후 유엔 정규직에 지원하는 데 필요한 업무 경험을 쌓는 기회가 될 수도 있다. 사이트(www.unv.org)를 방문해 희망자 명부에 자신의 이력과 관심 분야를 등록하면 된다. ● 공석공고 빈자리가 날 때마다 지원자가 직접 문을 두드리는 것이다. 전 세계 사람들과 경쟁해야 하므로 전문 분야에서 5~10년 정도의 경력을 쌓고 전문성을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 <■글 / 노정연 기자 ■사진 / 박동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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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 끌어안기 캠페인’]물하천센터 이철재 국장이 전하는 흐르는 물 이야기
2008. 08. 19 화제
2006년 멜 깁슨이 감독한 영화 ‘아포칼립토’를 보면 고대 마야문명이 몰락한 이유는 외세의 침략이 아닌 내부 붕괴에 있다. 거대한 문명은 사람을 산 채로 제물로 바치는 종족 사냥을 한다. 목적은 비를 내리게 하기 위해서다. 영화 ‘복면달호’에서는 ‘인디언이 기우제를 지내면 100% 비가 온다’라는 대사가 나온다. 비가 올 때까지 기우제를 지내기 때문이다. 예로부터 물의 많고 적음은 국가의 흥망성쇠를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였다. 우리나라도 예외 없이 가물 때면 기우제를 지냈다. “조선시대 때 허준은 임금님께 진상하는 탕약을 한강에서 떠서 바쳤어요. 이제는 어려운 일이죠. 사람들은 이제 강 대신 수도를 이용합니다. 차이가 뭘까요. 수돗물은 공짜가 아니라 돈을 들여 쓴다는 거죠. 20세기가 석유 전쟁 시대였다면 21세기는 물 전쟁 시대입니다.” 우리나라의 1인당 하루 평균 물 소비량은 3백95리터다. 프랑스 2백81리터, 영국 3백23리터, 일본 3백57리터에 비해 많다. 이 가운데 25%가량은 잠그지 않은 수도꼭지나 지나치게 긴 샤워 시간 등으로 쓸데없이 낭비되고 있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매년 수질 개선과 상수도 시설 확충을 위해 정부가 쏟아 붓는 예산은 어마어마하다. ‘물 사 먹는 시대’를 아주 먼 미래쯤으로 여기던 사람들에게 ‘물=돈’이라는 생각은 이제 자연스럽다. “우리나라가 UN이 정한 물 부족 국가라는 말이 있지만 UN의 기준이 절대적인 건 아니에요. 땅이 넓고 인구가 적으면 물 풍족 국가, 땅이 좁고 인구가 많으면 물 부족 국가가 되는 식이거든요. 우리나라는 다행히 백두대간에서 발원하는 물의 양이 적지 않고 깨끗합니다. 하지만 그중 실제로 우리가 쓸 수 있는 물의 양은 점점 줄어들고 있어요. 가장 큰 문제는 물이 자연스럽게 순환하지 못한다는 겁니다.” 자연을 생각하지 않은 ‘무지막지한’ 도시화가 문제다. 서울시를 예로 들면 서울시의 절반에 해당하는 땅이 비가 와도 빗물이 한 방울도 땅속으로 스며들 수 없는 구조다. 땅 표면을 덮고 있는 아스팔트 때문이다. 땅으로 가지 못하는 빗물은 고여 있다 사라지거나 하천으로 흘러들어 바로 바다로 빠져나가게 된다. 빗물이 땅에 스며들어 지하수가 되지 못하니 물을 아끼고 끊임없이 재활용하는 수밖에 없다. “물 부족은 결국 수질 오염과 관련이 깊습니다. 물은 흐르며 스스로 맑아집니다. 요즘 보면 하천에 물이 없어요. 어린 시절 친구들과 멱 감고 놀았던 동네 앞 실개천은 바닥을 드러낸 지 오래예요. 물의 양이 적으면 적을수록 작은 오염원에도 쉽게 오염돼요. 오염 농도가 그만큼 진해지기 때문이죠. 양이 적어 흐르지 못하는 물은 썩게 마련입니다. 맑은 물을 보고 싶다면 수도꼭지부터 잠그세요.”보이지 않는 오염 세계적으로 연간 5백만 명의 사람이 맑은 물이 부족해 생기는 질병으로 목숨을 잃는다. 이는 소말리아나 르완다 내전 때 전쟁으로 죽은 사람보다 많은 수다. 총에 맞아 죽는 사람보다 물 때문에 죽는 사람이 더 많다는 건 21세기가 물 전쟁 시대라는 걸 실감하게 해준다. “매년 여름, 인천 앞바다로 2만6천 톤의 쓰레기들이 떠내려 옵니다. 인천시와 경기도, 서울시에서 비용을 부담하고 쓰레기를 처리하는데, 앞으로 10년 동안 치워도 처리하지 못할 양이라네요. 그중 절반가량의 썩지 않는 쓰레기는 수질 오염뿐 아니라 바다 생태계에도 심각한 문제를 발생시켜요.” 그동안 별 생각 없이 버려온 일회용품을 떠올려보자. 바다에 버려진 스티로폼을 삼켜 잠수하지 못하고 죽은 거북이는 내가 죽인 걸 수도 있다. 이 정도는 그래도 보이는 쓰레기다. 보이지 않는 오염은 알게 모르게 내 몸 안에 쌓여가고 있다. “사람이나 가축에게 항생제를 투여하면 그것들이 다 체내로 흡수되는 것이 아니라 일부는 몸 밖으로 배출돼요. 그게 하수관을 타고 가다가 땅으로 스며들면 지하수에 씻겨 언젠가는 다시 우리가 마시는 물 속으로 들어오게 되는 거죠. 약도 가려가며 버려야 돼요.” 보이지 않는 오염원이 늘어나는 요즘에는 별 의심 없이 마셨던 약수도 보장하지 못한다. 이철재 국장은 약수가 약수가 아닐 수도 있다고 말한다. “약수도 지하에서 올라온 물이냐, 아니면 표층수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어요. 특히 여름철 같은 경우 물에 닿는 것이 많아 오염에 쉽게 노출되죠. 약수 검사는 1년에 4번을 하는데 그중 한 번만 통과하면 합격 판정을 받아요. 세 번 이상 불합격이 나오면 약수를 폐쇄하는데 언제 합격이 나오고 언제 불합격이 나올지 몰라요. 합격 판정이 나서 잘 마시고 있다가 어느 날 가보니 부적격 판정이 나 있어요. 언제부터 오염됐는지 모르는 거죠.” 사 먹는 물은 인공적으로 지하 암반을 통해 뽑은 물이다. 물을 사먹는 사람이 많을수록 지하수가 줄어든다는 건 깊이 생각해보지 않아도 알 수 있다. 정수기는 종류에 따라서 1리터의 물을 얻기 위해 2, 3리터를 버리는 것도 있다. 그렇다면 과연 어떤 물을 마셔야 할까? “서울시의 상수도는 세계적인 수준입니다. 수돗물 냄새가 싫어서 물을 사 먹거나 정수기를 사용하는 분들이 계신데 맨 처음 수돗물을 조금 틀어놨다가 냄새가 좀 없어진 후 마시는 방법도 있습니다. 흐르는 물을 만들기 위해 그 정도 작은 불편은 감수할 수 있지 않을까요?” · 한자 法(법)자를 보면 물 수(水) 변에 갈 거(去) 자가 있다. 물이 가는 길이 곧 법이라는 뜻이다. 법을 어기고 자유롭지 못하듯 물의 흐름을 막거나 끊으면 결코 자연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할 것이다. 흐르는 강이 생명을 품듯 물은 흘러야 한다. 이철재 국장은 ‘물은 흐를 때 아름답다’는 뜻의 ‘강유미(江流美)’ 운동을 당부한다. “물은 공짜가 아닙니다. 세금으로 대가를 지불해야 하고, 나중에는 우리 후손들이 써야 할 물이에요. ‘강유미’를 기억해주세요. 물을 아끼는 작은 습관이 물을 흐르게 합니다.”물을 흐르게 하는 아름다운 다섯 가지 습관 음식물 쓰레기 줄이기 무심코 싱크대에 흘려버리기 쉬운 액체형 음식물 쓰레기(음료수, 술, 기름, 간장 등)는 그 안의 영양소로 인해 물의 부영양화를 일으키는 가장 큰 오염원이다. 라면 국물 한 그릇을 정화하기 위해서는 3백 리터짜리 욕조 3.3개에 해당하는 깨끗한 물이 있어야 하고 된장국 1리터는 7톤의 맑은 물, 소주 1잔은 1만 잔의 깨끗한 물이 필요하다. 설거지통 이용하기 우리나라 가정에서 사용하는 물 중 5분의 1이 부엌에서 쓰인다. 설거지나 채소 등 음식 재료를 씻을 때 물을 틀어놓는 것은 가장 큰 낭비 습관. 10분 동안 물을 틀어놓은 상태로 설거지를 하면 1백 리터 이상의 물이 필요하지만 설거지통을 이용하면 최소 20리터의 물로도 같은 양의 설거지가 가능하다. 샤워 시간 반으로 줄이기 욕조에서 목욕하는 것보다 샤워를 하는 게 물 절약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지만 15분 이상 넘어가게 되면 샤워하는 쪽이 더 많은 물을 낭비하게 된다. 샤워 시간을 1/2로 줄이면 물 사용량도 1/2로 줄어든다. 비누칠을 할 때에는 샤워기를 잠그는 습관을 들이자.화단 가꾸기 옥상이나 베란다에 조그만 화분을 이용해 화단을 만들면 비가 왔을 때 물을 담아놓고 건조할 때 도시를 촉촉하게 해주는 역할을 한다. 쌀뜨물이나 남은 음료수(세제를 풀지 않은), 설거지물을 화단에 버리면 수질 오염도 줄이고 화단에 영양을 공급하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누릴 수 있다.친환경 제품 사용하기 세제 없이 설거지할 수 있는 수세미, 물과 에너지 절약 기능이 탁월한 세제나 세정제 등 물을 생각한 친환경 제품들이 많다. 같은 제품이라도 조금만 더 관심을 기울여 친환경 제품을 선택하자. ■ 글 / 노정연 기자 ■사진 / 이성훈, 경향신문 포토뱅크
지구 끌어안기
청호나이스 입사 2년 만에 초고속 승진한 정순 국장
2006. 02. 01 화제
“무서운 아줌마라고요? 알고 보면 시골 ‘순이’랍니다!” 청호나이스 수원지국 정순 국장(41)은 입사 2년 만에 ‘국장’ 타이틀을 달았다. 그녀는 입사 후 몇 개월의 판매사원 기간을 거치는 동안 실력을 인정받아 팀장과 본부장 그리고 국장까지 초고속 승진을 이뤄냈다. 그리고 그녀는 국장이 된 지 한 달여 만에 전국 매출 1위를 달성한 ‘무서운 세일즈우먼’이 되었다. 평범한 주부에서 한 달 매출 1억원을 목표로 하는 ‘무서운 아줌마’가 된 정순 국장의 성공 스토리를 들어봤다. 선무당이 사람 잡다! “평소 보도 듣도 못한 사람이 덜컥 일을 저지른 거죠” 정순 국장은 지난해 12월 수원지국 국장에 임명됐다. 그리고 정확히 한 달 뒤인 지난 1월 18일 정식 국장으로 임명됐으며 동시에 최우수국장상을 수상했다. 임명장도 받지 않은 신임 국장이 적응 기간도 없이 바로 최우수국장상을 받는 이례적인 일이 벌어진 것이다. “아직 얼떨떨해요. 그냥 어쩌다 보니 이렇게 된 것 같아요. 열심히는 했지만 국장 임명장도 받기 전에 이렇게 큰 성과를 달성하게 될 거라고는 저도 예상하지 못했어요. 하지만 저 혼자 한 일은 아니고 직원들과 함께 힘을 모았더니 좋은 결과가 따른 거죠”라며 겸손의 미덕을 잃지 않는 모습이 더 멋져 보인다. 정순 국장은 20명에 가까운 판매 사원을 거느리고 있다. 직접 판매 일선에 뛰어든 시간이 길지는 않았지만 직원들에게 제품 교육, 판매 교육을 직접 하는 등 그간의 노하우를 전수하며 관리자로서 탁월한 능력을 발휘했다. 특히 국장으로서 경력은 짧지만 판매 능력과 관리 능력을 적절하게 겸비한 수장으로 평가돼 더욱 주목을 받고 있다. “어느 것 하나 쉬운 일은 없어요. 판매와 관리 분야는 분명 다르지만, 같은 점이 있다면 모두 사람의 마음을 움직여야 한다는 사실이죠. 제가 직원들의 마음을 알아줘야, 직원들도 제 진심을 알아줘요. 그것은 분명한 진리입니다.” 그래서일까. 정순 국장이 관리하는 직원 중 몇몇은 아직도 ‘국장님’을 ‘언니’로 바꿔 부른다. “언니”라고 불러놓고 이내 “죄송합니다. 국장님”이라며 바꿔 부르지만, 직원들에게 정순 국장은 자신들의 마음을 헤아려주는 정다운‘순이 언니’인 셈이다. 나 없어도 세상은 잘 돌아가더라! 정순 국장은 결혼 전까지 축협 중앙회 비서실에 근무했다. 결혼과 함께 직장생활을 접은 그녀는 아이를 낳고 행복한 결혼생활을 누렸지만 일에 대한 열정을 잠재울 수 없었다. 하지만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두 아이는 ‘일하는 여성’이고자 한 정순 국장의 발목을 붙잡았다. 그리고 당시 친정 어머니는 올케의 아기를 돌봐주고 있었기에 그녀는 어머니에게 자신의 아이들까지 맡길 수는 없었다. 정순 국장은 당시 집에서 무엇도 할 수 없는 신세를 한탄했고 친구들에게 “얘들아, 내가 없어도 세상은 바쁘게 잘만 돌아간다. 너무 억울하다”는 내용의 편지를 쓰며 마음을 다스렸다고 한다. 그러던 중 그녀의 인생을 바꿔놓는 일이 생겼다. “사회활동을 하고 싶은 욕망을 성당 일을 하면서 대리 충족하고 있었는데, 어느 날 뉴스를 보니 남편이 다니던 회사가 부도가 났다는 거예요. 갑자기 월급이 나오질 않으니 뭐라도 해야 하는 상황이 온 거죠. 그때 신부님이 화장품 판매회사를 소개해주셨어요.” 남편을 대신해 돈을 벌어야 하는 상황이 그녀에게 기회로 다가왔다. 남편의 회사는 부도 위기를 넘겨 재기했고, 정순 국장 역시 화장품 판매업에 뛰어들어 ‘일하는 여성’으로 성공했기 때문이다. “정말 열심히 했어요. 화장품을 팔러 가는 게 아니라 친구를 만나러 간다는 마음이었죠. 고객을 만나면서 일도 성사되고 친구도 얻는 일석이조의 기쁨을 누렸어요. 이런 점이 판매의 가장 큰 매력이죠.” 하지만 일하는 기쁨을 알며 사회적으로 승승장구하던 정순 국장은 아이들을 위해 일을 그만둬야 했다. 쉼 없이 달려온 6년여의 시간 동안 지치기도 했지만 아이들에게 정신적인 보탬을 주고 싶었기 때문에 과감히 일을 포기한 것이다. “엄마는 성을 ‘최씨’로 바꿨다” 정순 국장의 휴식기는 그리 길지 않았다. 휴식 몇 달 만에 ‘나를 찾고 싶다’는 생각이 들 무렵 남편과 아이들은 “다시 힘내서 열심히 일하라”며 정순 국장을 독려했고, 이 같은 가족의 바람은 정순 국장을 청호나이스의 판매원으로 뛰어들게 만든 원동력이 되었다. “할까 말까 고민하다가 친하게 지내는 언니를 찾아갔어요. 그때 고시원을 운영하던 언니가 정수기 2대를 선뜻 구입한 뒤 주문장을 쥐어주며 ‘열심히 해보라’고 용기를 주더군요.” 그녀의 손에는 정수기 2대의 주문장이 쥐어져 있었지만, 다시 시작할 수 있을까 하는 두려움과 자신감 상실은 또 하나의 장애물이 되었다. “비데를 팔기 위해 친구를 찾아갔는데 정말 자존심이 상하더라고요. 친구는 제게 ‘다음에 할게. 네가 비데를 파는데 내가 설마 딴 데서 구입하겠니?’라며 귀찮은 판매원을 상대하듯 했어요. 정말 많이 속상했어요.” 하지만 누구보다 적극적으로 일에 뛰어드는 정순 국장의 근성은 쉽게 무너지지 않았다. 결국 그 친구를 다시 찾아가 주문장을 작성했고 이후 자신감이 생겨 또 다른 성취감을 맛보게 되었다. “일하는 만큼 정당한 대가가 따른다는 게 가장 큰 매력이에요. 대가라면 처음부터 ‘돈’을 생각하겠지만 제게 그보다 큰 것은 아이들과 남편의 모습이었어요. 제가 ‘엄마는 성을 최씨로 바꿨어. 뭐든지 최선을 다할 거야’라고 말하자 아이들도 그런 제 모습을 보고 따라오더군요.” 뿐만 아니다. “남편이 회사를 다니면서 대학원을 다녔어요. 어느 날 통장을 보니 꽤 많은 돈이 모였길래 제가 남편에게 ‘내가 이번에는 등록금을 내주겠다’고 말하고 기분 좋게 학비를 대줬죠. 남편에게 뭔가 도움이 됐다고 생각하니 얼마나 뿌듯하던지요.“ 이처럼 청호나이스의 성별과 학력 등을 무시한 철저한 능력제로 운영되는 회사 시스템은 정순 국장에게 돈과 비교할 수 없는 더욱 큰 성취감을 안겨줬다. 여성들이여, 도전하십시오! 정순 국장국장이 된 뒤 매일 새벽 4시에 기상한다. 엄마로서 그리고 회사의 국장으로서 임무에 소홀하지 않기 위해서다. 특히 새벽이면 아이들의 간식을 만들면서 조직원들의 간식도 준비해 출근하는 등 직원들과의 ‘정 쌓기’에 여념이 없다. “사실 제가 할 수 있는 일은 직원들을 도와주는 것밖에 없어요. 최대한 권위의식을 버리고 마음 편히 일할 수 있도록 하는 거죠. 열정을 가지고 일하다 보면 원하는 만큼의 승진과 보수를 받을 수 있다고 동기부여를 해요. 그것뿐이에요.” 하지만 이 같은 말처럼 정순 국장의 직책이 마냥 쉬운 자리는 아니다. 정순 국장은 직원들보다 한참 먼저 출근하는 것은 물론, 직원 중 누군가 판매활동을 하고 있으면 먼저 퇴근하는 법이 없다. 정순 국장은 “일은 정확하게! 마음은 따뜻하게!”라는 모토를 내걸었다. 직원들에게는 늘 따뜻한 언니와 누나처럼 다가가지만 일에 있어서는 그 누구보다 엄격하고 냉정하다. “지금 성공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저는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중이에요. 우선 월매출액 1억원을 달성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그후 좋은 인재를 양성하고 싶어요. 그것이 제 최종 목표입니다.” “아직 성공한 것은 아니다”라고 말하는 정순 국장은 포부가 크다. 가야 할 길이 멀었다는 생각 역시 변함이 없다. 평범한 판매원에서 국장이 되기까지 초고속 승진 그리고 국장이 되자마자 단번에 최우수국장상을 받은 정순 국장의 성공 신화는 조만간 또 다른 기록을 만들어낼 것 같은 예감을 강하게 풍긴다. 글 / 정숙희(자유기고가) 사진 / 이주석
20년 공직 뒤로 하고 연봉 1억의 국장 김종구
2005. 12. 01 화제
“처음에 아내는 제가 출근을 못하도록 양복까지 감추었죠” 김종구씨가 공직에 몸담은 세월만 20년. 잘못 선 빚보증은 그를 하루아침에 정수기 판매 현장으로 내몰았다. 안정된 공무원 생활을 누리던 그에게 모든 것이 생소하게만 느껴졌다. 그러나 5년이 흐른 지금, 그는 전국 판매 1위 기록을 수십 번 달성했다. 판매사원에서 국장으로 고속 승진을 이루기까지 인생역전의 진솔한 사연과 성공 히스토리 인터뷰. 지천명, 정반대의 삶을 살기 시작하다 김종구씨(51)는 청호나이스 일렉트로닉스 수원지국의 국장으로 지역 정수기 판매자들의 관리를 맡고 있다. 그가 총괄하는 수원지국은 지금까지 전국 판매 실적 1위를 수십 번이나 차지한 지국. 그의 승진 과정은 현기증이 날 정도로 고속 엘리베이터였다. 2000년 입사 후 발로 뛰는 판매 사원부터 시작, 보름 만에 전국 2등이라는 우수한 판매 실적을 올리자마자 곧바로 관리부장으로 승격했다. 이후 4개월 만에 본부장이 됐다. 2002년 하반기에는 지금의 국장 자리에 오를 수 있었다. “우리 회사에 비전이 있다고 느낀 것도 승진이 모든 사람에게 열려 있기 때문이었죠. 학력, 경력, 나이 제한이 없습니다. 자기 자신만 열심히 하면 누구든지 성공할 수 있다는 확신을 주었죠.” 그가 처음부터 일에 자부심과 열의를 가진 것은 아니다. 그는 공직을 천직으로 삼아 20년 동안 안정된 생활을 해왔다. 능력을 인정받고 있었으며 미래도 보장되었기에 남부럽지 않은 나날이었다. “친인척 채무 보증을 선 게 잘못되었죠. 그분의 회사가 부도가 나면서 고스란히 모든 채무가 제게 넘어왔어요. 집에 경매가 들어오니 공직 생활을 할 수 없었죠. 쌓아온 모든 경력이 무너지는 고통은 말로 다할 수가 없었습니다.” 뒤도 돌아보지 않고 오직 공직에만 충실했던 그. 아무런 준비도 없이 최악의 상황이 닥쳐왔다. 그는 무엇이든 해야 한다는 생각에 우연히 생활 정보지 광고 문구만 보고 청호 나이스의 문을 두드렸다. “자세한 상황도 알지 못하고 가보니 그야말로 정수기 판매원을 뽑는 면접이었습니다. 저는 바로 뒤돌아 엘리베이터 내려가는 버튼을 눌렀죠. ‘정수기 판매’라는 단어 자체에서 풍기는 이미지가 있잖아요? 그래서 쉽게 받아들여지지 않더군요.” 엘리베이터가 오기만을 기다리는데 당시 전무가 그의 모습을 보았다. ‘왜 면접도 안 보고 가냐’며 그를 잡았다. 밑천이 들지 않는 일이니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일을 시작했다. 가족들 역시 처음에는 쉽게 그의 결심을 받아들이지 못했다. 어디서나 존경받던 남편이 정수기 판매라니. “집사람은 제가 출근을 못하도록 이틀 동안 양복을 감추기도 했어요. 당시는 저 나름대로 일에 비전이 있다고 판단했기에 가족들을 설득했죠. 생면부지인 사람의 마음을 움직여야 하는 일인데 가족들을 이해시키지 못하면 말이 안 되잖아요.” 그는 동종 회사별 제품의 데이터를 뽑아보았다. 나름대로 분석을 한 결과 본인의 회사가 정수기 기술력에서 업계 최고라는 판단에 이르렀다. 자신감이 선 이상 잠시도 지체할 겨를이 없었다. 그는 앞만 보고 무작정 내달리기 시작했다. 닉네임 ‘사력국장’, 죽을 힘을 다하라! 처음부터 모든 게 순조롭지는 않았다. 일은 기대했던 것에 비해 잘 풀리지 않았다. 가장 힘들었던 일은 믿었던 사람이 신뢰를 저버렸을 때이다. 그럴 때마다 ‘과연 내가 이 일을 해야 하나’ 하는 생각이 머릿속에서 떠나질 않았다. 차 안에서 열 개비의 담배를 내리 피우며 울기도 많이 울었다. “그동안 열심히 살아왔다고 생각했었죠. 그런데 이렇게 사람들의 신뢰를 얻지 못한 사람이었나, 인생 전반에 회의가 들었죠. 공직에 있을 당시는 남들의 부탁만 받았었는데 반대로 권유하는 입장이 되니 그 서글픔은 이루 말할 수가 없었어요. 참 많이 힘들었죠.” 하지만 포기하려는 순간 힘을 주었던 사람들의 얼굴이 떠올랐다. 시작한 이상 뭔가 보여주겠다는 오기도 생겼다. 이때 부하 직원들이 지어준 별명이 ‘사력국장’이다. 그는 일하는 시간만큼은 사력을 다해야 한다고 늘 강조한다. 죽을 힘을 다해야 성공할 수 있다. 그리고 그가 강조하는 또 한 가지는 자존심을 버려야 성공할 수 있다는 것. “자기가 갖고 있는 에너지, 끼를 모두 발휘하려면 자존심을 버려야 해요. 자존심이 남아 있으면 자신의 능력을 100% 발휘할 수 없죠. 말도 제대로 안 나올 겁니다. 옛날에 대통령을 했으면 뭐합니까? 지나간 과거보다 현재가 중요한 거죠.” 특히 과거 대기업에 다녔거나 김종구 씨처럼 공직 생활을 했거나 혹은 자기 사업이 잘못되어 찾아온 사람들이 많다. 특히 이런 사람들에게 가장 큰 장애물은 바로 자존심이다. “국세청에서 과장을 지냈던 분인데 퇴직하고 사업을 하다 부도가 났답니다. 생활 정보지를 보고 호기심에 전화를 했는데 우연히 저와 통화가 됐죠. 저랑 비슷한 경우더군요. 제가 그분에게 일을 주선하기 위해 5개월간 계속 전화를 드렸어요. 전화만 너무 자주 하면 불쾌감을 줄 것 같아 한 달에 한 번씩 그분의 집 앞에 가서 식사를 하며 끊임없이 설득했지요.” 김종구씨가 그에게 끊임없는 정성을 쏟았던 이유는 그에게서 자신의 옛 모습이 보였기 때문이다. 그리고 완강히 거부하는 사람을 보란 듯이 성공시켜야 자신의 진정한 성공이란 생각이 들었다. 결국 그는 김종구씨의 끈기와 정성에 인간적인 감동을 느껴 일을 시작하게 됐다. 집념이 강한 그는 외모도 바늘 하나 들어갈 틈 없이 깐깐해 보인다. 첫인상에서 쉽게 마음을 열고 다가갈 수 없는 타입이다. “이 일을 시작하면서 가장 큰 핸디캡이 바로 그런 이미지였어요. 사실 저는 마음이 굉장히 여린 사람이에요. 공직 생활을 오래 했다는 고정관념이 있어선지 다들 처음에는 어려워하다가 이틀만 같이 지내면 금세 마음이 풀어지죠. 저요, 알고 보면 굉장히 자상합니다.(웃음)” 그는 모든 부하 직원들을 형제처럼 대한다. 개인적인 고민이나 불안감은 그가 마음의 짐을 완벽히 덜 때까지 몇 시간 동안이라도 대화를 나눈다. 우선 마음이 편해야 일에 전념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른 사람의 속마음을 듣기 위해서는 우선 자신의 이야기를 허심탄회하게 털어놔야 해요. 그러면 상대방도 말할 용기가 생기고 서로 신뢰가 쌓이죠.” 그는 직원들에게 끊임없이 동기부여를 한다. 강압적으로 무조건 시키는 건 결국 한계에 부딪히게 된다. ‘승진을 하려면 최소한 내가 하는 만큼 열심히 해야 한다’는 자극을 준다. 그에게 결근은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철칙’이라며 힘주어 강조한다. 즉 상사가 솔선수범해서 열심히 하는데 부하직원이 따르지 않을 수 없지 않은가. 그의 열정적인 모습을 보면 이 일이 천직인 사람 같지만 결코 그렇지는 않다며 고개를 젓는다. “적성에 맞는 것이 아니라 맞춘 겁니다. 자기 적성에 딱 맞는 일을 하는 사람이 몇이나 되겠어요. 성공을 위해서 일을 시작한 이상 모든 걸 포기하고 맞춰야 해요. 최선을 다하면 어딜 가도 무슨 일이든 성공할 수 있어요.” 단, 조건이 있다. 앞으로도 비전이 있는 일이란 판단 하에 도전해야 한다. 적성에도 맞지 않고 비전도 없다면 일을 시작할 필요는 없다. 앞으로 남은 그의 목표는 전무의 자리까지 오르는 것이다. 그는 목표가 없는 삶은 무의미하다고 단호히 이야기한다. 그 단호함 속에 반드시 이룬다는 결의가 느껴진다. 이제 그에게 최단기간에 전무 승진이란 기록을 기대해도 되지 않을까. 글 / 이유진 기자 사진 / 이상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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