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향신문(총 962 건 검색)
- 윤석열 구하러 올 ‘메시아 트럼프’?…극우가 빠진 ‘그들만의 대안세계’
- 2025. 03. 18 18:39정치
- ... 믿는 것 같다”고 말했다. 책 <음모론의 시대>를 펴낸 전상진 서강대 사회학과 교수는 “극우가 말하는 트럼프는 실존하는 인물이라기보다는 성서적 인물에 가깝다”며 “반공주의 최후의...
- 경찰관이 ‘탄핵 반대’ 극우 유튜버 발언에 맞장구…충북경찰청, 감찰 착수
- 2025. 03. 18 17:19사회
- ... 극우 유튜버 발언에 동조한 경찰관에 대한 감찰에 나섰다. 충북경찰청은 충북대학교 집회현장에서 극우 유튜버의 대통령 탄핵 반대 입장에 동조한 의혹을 받는 한 경찰서 소속 정보과 A 경감에 대한...
- 탄핵발언유튜버집회경찰
- “윤 대통령, 승복 여부 카드 만지작하며 극우 자극 안돼 ”···보혁 원로들 주문
- 2025. 03. 18 06:00정치
- ... 전 법제처장은 이날 통화에서 “윤 대통령이 승복 여부 카드를 만지작거리면서 극렬 지지층과 극우 세력을 자극하고 선동하는 듯한 태도를 보이는 것은 심히 유감스럽다”고 말했다. 이 전 처장은...
- 윤석열 탄핵 심판
- ‘무장’ ‘내전’ ‘살해 협박’…선 넘는 헌재 앞 극우 유튜버, 처벌할 수 있을까
- 2025. 03. 18 06:00사회
- ... 유튜브 채널에 ‘윤석열 대통령의 직무 복귀를 위해 적들과 목숨 걸고 싸우겠다’는 소개를 내걸고 극우 성향 방송을 해왔다. 그는 “(윤 대통령이 복귀하지 못하면) 몇몇 죽이겠다”며 “계획은 나 혼자...
스포츠경향(총 45 건 검색)
- ‘이슈 PICK 쌤과 함께’ 유럽 극우 열풍과 反세계화···대한민국의 대처 방안은?
- 2025. 02. 23 14:15 연예
- KBS 23일 오후 7시 10분 KBS1 ‘이슈 PICK 쌤과 함께’는 ‘유럽 극우 열풍과 反세계화–대한민국의 대처 방안은?’이 방송된다. 유럽에는 현재 극우의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EU 27개국 중 15개국에서 이미 극우는 유의미한 정치 세력으로 자리매김했다. 역사상 극우가 이렇게 동시다발적으로 강세를 보인 적은 없었다. 그동안은 유럽의 정치 지형이 바뀌어도 한국의 정치 경제에 직격탄이 쏟아지지 않았으나, 이제는 미국이 함께하며 상황이 달라졌다. 트럼프는 지난 1월 자신의 취임식에 유럽 극우 인사들을 대거 초청하였으며, 일론 머스크는 독일의 극우당 지지 선언에 나서기도 했다. 유럽의 극우와 트럼프가 함께 몰고 올 파고는 세계사의 거대한 흐름을 바꿔놓을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2월 23일 방송되는 ‘이슈 PICK 쌤과 함께’에서는 스웨덴 린네대학교 정치학과의 최연혁 교수와 함께 유럽의 극우화가 일어나게 된 배경과 앞으로의 변화를 이야기하며, 그 변화의 흐름에 대한민국이 어떻게 대비해야 할지 고민해 본다. KBS 강연에 앞서 패널들은 ‘이슈 픽 쌤과 함께’의 새로운 멤버로 합류한 ‘크서방’ 크리스 존슨을 향한 열렬한 환영 인사를 건넸다. 크리스는 “함께하게 되어 감개무량하다”라며 유창한 한국어 실력을 뽐내 패널들의 뜨거운 반응과 더불어 앞으로의 활약에 대한 기대를 한몸에 모았다. 극우는 국가 개입을 최소화하는 자유방임 경제를 추구하고, 가족과 국가의 전통을 중시한다. 또한 민족 중심의 폐쇄주의 성향을 가지고 있다. 정책적인 측면에서는 극우와 우파가 비슷하게 생각되나, 극우는 인종 우월주의와 민족주의를 추구한다는 점에서 확연한 차이가 드러난다. 극우가 추구하는 가치들이 극에 치달았을 때, 전쟁이라는 최악의 결과를 낳기도 한다. 대표적으로 1920년대 파시스트당을 설립한 이탈리아의 무솔리니와 나치 정권을 세운 독일의 히틀러가 있다. 파시즘과 나치즘을 하나로 지칭하는 단어가 바로 전체주의이다. 극우가 득세하는 배경에는 국가 위기가 있다. 국가적 위기가 발생하면 정부에 대한 국민의 불신이 싹트고, 기존 정치에 대한 실망이 커지며 극우 정당 지지율이 높아진다. 현재 유럽은 전례 없는 경제 위기를 겪고 있는데, 이탈리아는 GDP 대비 정부 부채가 135%에 달한다. 또한 경제 강국 독일과 프랑스 역시 GDP가 감소하며 경제 위기를 겪고 있다. 전쟁으로 국제 정세가 불안해지고, 인플레이션이 발생하며 일자리 또한 부족해 미래가 불안해진 유럽의 청년들은 기성세대를 부정하는 극우를 지지하게 되는 것이다. KBS 경제 위기 속 극우가 제시하는 해결책은 ‘강경한 이민정책’이다. 여기서 이민자는 난민, 즉 분쟁과 박해를 피해 모국을 떠난 사람을 의미한다. 극우는 모든 문제를 난민에게 전가하며, 난민을 돌려보내고 주장한다. 반(反)난민 정서의 시작은 2015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전 2010년 12월 ‘아랍의 봄’ 이후로 사회가 혼란해지자 유럽행 난민이 폭발적으로 증가했고, 시리아 내전이 발발하며 또 한 번 대규모 난민이 발생했다. 그러던 중에 전 세계에 충격을 준 시리아의 세 살배기 난민 ‘알란 쿠르디 사건’은 난민 수용 정책의 변곡점이 되었고, 2015년과 2016년에 걸쳐 유럽에 온 난민의 수는 약 300만 명에 달한다. 난민 아이들은 가정과 학교 사이에서 문화적 충돌을 겪으며 정체성에 혼란이 온다. 적응하지 못하는 아이들은 범죄 조직으로 유입되며 마약과 폭력에 노출된다. 테러에 대한 공포와 사회적인 불안감이 커지자 극우는 반난민 정서를 드러내기 시작했다. 그러나 난민의 증가와 범죄율의 증가는 비례한다고 단정할 수 없다. 난민 수용을 주도했던 독일은 난민이 증가하였으나 범죄자의 수는 증가하지 않았다. 하지만 극우는 난민이 복지에 무임승차하여 국가 경제에 악영향을 준다고 주장하며 급기야는 복지의 범위를 내국인으로 제한하는 복지 쇼비니즘(chauvinism)이 설득력을 얻기 시작했다. 극우는 ‘우리’와 다른 난민을 ‘그들’로 간주하며 적으로 여기고, 낮은 등급의 사람이라고 여긴다. 나치즘과 파시즘의 추종 세력은 여전히 남아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최 교수는 “극우는 소수로 전체를 점령할 수 있는 잠재력이 있기에, 역사적 선례가 있는 만큼 극우에 대한 견제는 필요하다”고 전했다. KBS 트럼프까지 가세한 유럽의 극우 물결은 세계화(Globalization)와 반대되는 반(反)세계화(Anti-Globalization)로 설명되는 폐쇄주의 시대의 도래가 예상된다. 문화 교류는 젊은 층이 다소 향유하므로 비교적 미미한 타격이 예상되나, 문제는 경제・정치・무역 분야다. 유럽 내 국가 간 교역이 증가한다면 한국 기업은 제품 판매에 유리하도록 유럽으로 생산 시설을 이전하게 되고, 결과적으로 우리나라의 일자리가 줄어들며 내수 부진과 세수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 우리나라는 난민에 대해서도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OECD 회원국 평균 난민 인정률이 23%인 것에 비하여 대한민국의 난민 인정률은 2.06%에 불과하다는 사실이 이를 뒷받침해 준다. 난민 문제는 전 세계적으로 책임이 있는 만큼 “우리나라 역시 선진국으로서 역할을 고민하고 행동할 필요가 있다”고 연사는 전했다. ‘이슈 PICK 쌤과 함께’ 219회 ‘유럽 극우 열풍과 反세계화–대한민국의 대처 방안은?’은 2월 23일 저녁 19시 10분에 확인할 수 있다. 방송 후에는 KBS홈페이지와 wavve, 유튜브 KBS교양, KBS다큐에서 다시 볼 수 있다.
- 이승환 “극우 유튜버, 내기에 도망”
- 2025. 02. 22 11:02 연예
- 이승환 SNS 가수 이승환이 한 유튜버와 내기에서 공개하기로 했던 자료를 공개했다. 21일 이승환은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결국 유튜버는 도망쳤다. 본인이 제안했던 ‘내기’에, 지긋지긋한 가짜뉴스를 끝내고자 ‘굳이’ 응했더니 내기 이야기는 없고 딴소리만 한다”면서 “비겁하고 졸렬한 인신공격만 늘어놓고 말이다. 그래도 전 약속했으니 자료를 올린다”며 미국 출입국 기록 사진을 올렸다. 앞서 이승환은 지난 16일 조카 결혼식 참석차 미국에 다녀왔다면서 “CIA나 HTML에 의해 입국 거부를 당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러나 일부 극우 성향 유튜버들은 결혼식 현장 사진 등이 없다는 이유로 조작 논란을 제기했고, 한 유튜버는 이승환이 거짓말을 했다고 주장하며 내기를 하자고 했다. 이에 분노한 이승환은 ‘캐삭빵’(캐릭터 삭제를 걸고 하는 내기)을 걸고 내기에 응했다. 이승환 SNS캡처 이승환은 “저희는 우선 허위사실 유포에 대한 유튜브 내부 절차를 곧바로 취하고, 저 부부의 신원이 확인되는 대로 법적인 조치 역시 밟도록 하겠다. 그 외 다른 유튜버, 블로거, 악플러들도 저에 대한 명예훼손에 해당되는지 살펴보도록 하겠다”라고 밝혔다. 그는 또 “입출국 자료를 못 믿겠다 싶으면 저를 공문서변조죄로 고발하다”면서 “익명 뒤에 숨어서 깨작거리지만 말라. 무고죄로 고소하지 않겠다”고 일침을 날렸다. 이승환은 그러면서 “근데 정말 합성이라고 믿는 거예요? 진심? 아직도? 아…불가사의한 극우의 세계”라는 글도 덧붙였다. 한편 이승환은 지난해 12·3 계엄 내란 사태를 강하게 비판하며 윤석열 대통령 탄핵 촛불집회 무대에 올라 화제를 모았다. 이승환을 도발한 극우 유튜버 이하는 이승환 SNS글 전문 결국 유튜버는 도망쳤습니다. 본인이 제안했던 ‘내기‘에, 지긋지긋한 가짜뉴스를 끝내고자 ’굳이‘ 응했더니, 내기 이야기는 없고 딴소리만 하는군요. 비겁하고 졸렬한 인신공격만 늘어놓고 말이죠. 그래도 전 약속했으니 자료를 올립니다. 또한 저희는 우선 허위사실 유포에 대한 유튜브 내부 절차를 곧바로 취하고, 저 부부의 신원이 확인되는 대로 법적인 조치 역시 밟도록 하겠습니다. 그 외 다른 유튜버, 블로거, 악플러들도 저에 대한 명예훼손에 해당되는지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제가 언제 달에 갔다고 했습니까? 미국에서 버거 먹고 sns에 “자니?”라고 올렸을 뿐인데 왜 득달같이 몰려와서 “그게 가당키나 하냐”며 이 사달이 나게 만드는 겁니까. 결국 내란옹호 님들이 애정하는 유튜브 채널만 하나 날아가게 생겼잖아요. 이게 뭐냐구요. 이래서 ‘윤카‘ 어떻게 지킵니까?!! 그러게 말도 안 되는 ‘CIA 딸깍‘을 왜 믿습니까? 속상해, 증말. 입출국 자료, 잘 살펴보시고 못 믿겠다 싶으시면 저를 공문서변조죄로 고발하셔야 합니다.익명 뒤에 숨어서 깨작거리지만 마시고요.무고죄로 고소하지 않겠습니다. 근데 정말 합성이라고 믿는 거예요? 진심? 아직도? 아… 불가사의한 극우의 세계
- 이승환 ‘CIA 신고’ 극우세력 연일 저격···“난 CIA 직원이랑 식사해”
- 2025. 02. 18 09:46 연예
- 이승환 SNS 캡처. 가수 이승환이 미국에서의 근황을 전했다. 18일 이승환은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에 “CIA, HTML 소속 분들과 햄버거를 같이 먹으며 내란옹호 쪽에서 주장하는 입국 사실 여부, 합성 사진 조작 등 여러 얘기를 나눴다”라며 게시물을 업로드했다. 이어서 “HTML 직원께서 ‘요즘엔 여권에 도장 안 찍고 MPC 쓰는 것 아냐’고 하길래 안 그래도 그걸로 입국했더니 10분 만에 나왔다고 자랑스레 얘기했다”며 “짧은 시간이었지만 호형호제하기로 했다. CIA 동생은 고생한다며 쓰고 있던 본인 회사 모자를 선물로 줬다”는 소식을 전했다. 이승환은 “마지막 짤은 결혼식 사진이 죽어도 합성이어야만 하는 분들이 만든 ‘이승환 지구촌 탐험’처럼 해보려고 한 건데 역시 합성 실력이 그분들만 못하다”며 이승환의 미국 방문이 거짓이라고 주장하는 일부 극우 세력들을 조롱하며 글을 마무리했다. 앞서 16일 이승환은 “조카 결혼식이 있어서 미국에 왔다”고 미국에 온 이유를 전했다. 이어서 “CIA나 HTML에 의해 입국 거부를 당하지 않았다”며 일부 극우층이 주장하는 ‘진보 성향 연예인 미국 입국 거부’ 소문이 거짓임을 보였다. 이승환 SNS 캡처. 공개된 사진 속 이승환은 ‘CIA’라고 적힌 모자를 쓰고 헬스장에서 셀카를 찍고, 길거리에서 햄버거를 즐기는 미국에서의 일상을 보여주고 있다. 한편 이승환은 지난 6일 자신의 SNS를 통해 구미시를 상대로 헌법소원 청구를 냈다고 전했다. 이승환은 구미시가 구미 공연 불허 과정에서 ‘정치적 선동 및 오해 등 언행을 하지 않겠다’는 서약을 요구한 사실이 “양심의 자유 및 예술·표현의 자유를 침해한 헌법 위반”이라고 소원 취지를 적었다.
- ‘계엄 옹호’ 차강석, ‘또’ 극우 발언 논란 “감사, 멸공”
- 2025. 01. 08 16:18 연예
- 뮤지컬 배우 차강석. 인스타그램 캡처 계엄령을 옹호했다가 도마 위에 오른 뮤지컬 배우 차강석이 극우 명단에 본인의 이름이 포함된 것에 대해 감사의 뜻을 밝혔다. 지난 7일 차강석은 자신의 SNS 계정에 극우 인사 명단을 캡처해 올렸다. 해당 명단에서 차강석은 중앙에 자리하고 있었다. 차강석 외에는 가수 김흥국, JK김동욱 등도 포함됐다. 이에 차강석은 “아이고 이 많은 분들 사이에서 센터에 세워주시다??? 차강석 감사의 인사 올립니다”라고 전했다. 앞서 차강석은 지난달 3일 SNS에 “간첩들이 너무 많아 계엄 환영한다. 간첩들 다 잡아서 사형해달라”는 글을 써 뭇매를 맞았다. 심지어 포털사이트에서 간첩신고 전화번호를 검색한 결과를 캡쳐해 올리기도 했다. 이후 입장문을 올렸지만 여전히 ‘계엄 환영’ 관련 뜻은 굽히지 않아 누리꾼들의 몰매를 맞았다. 그는 간첩이 어디있느냐 연락주신 많은 분들께 간첩 관련 기사를 보내드렸다. 돌아온 답변은 어느 나라나 스파이, 간첩은 있다는 것이었다”라며 “그럼 그것들이 최근에 우리 나라에 많이 드러나고 있는데 묵과해야 하냐. 국가적 중대사항 아니냐”라고 소리를 높였다.
주간경향(총 33 건 검색)
- [오늘을 생각한다] 불평등과 양극화는 극우의 자양분(2025. 03. 14 15:00)
- 2025. 03. 14 15:00 오피니언
- 홍명교 플랫폼C 활동가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 지귀연 판사와 심우정 검찰총장의 윤석열 구속 취소와 석방 결정으로 정세는 더 혼란스러워졌다. 극우세력은 더욱 기승을 부리고 있다. 가짜뉴스로 혐오와 폭력을 선동하고, 선거 시스템에 대한 불신도 조장한다. 아무리 사실관계를 정정해도 들으려 하지 않으니 소통 불가능한 수준이다. 물론 우리 사회에는 그 전부터 극우주의자들이 있었고, 곳곳에서 암약하며 세력화하고 있었다. 동시에 인터넷상의 몇몇 남초 커뮤니티에선 일부 청년 남성의 극우화를 이끌고 있기도 했다. 이 둘이 만나 나쁜 시너지를 일으키고 있다. 이들 중 일부가 서울서부지방법원 폭동을 벌였고, 여전히 인종주의적이고 극우주의적인 혐오 선동을 유포하고 있다. 이들은 윤석열 퇴진과 민주주의, 평등을 향한 목소리를 죄다 ‘빨갱이’나 ‘친중’으로 규정하고, 가짜뉴스로 조선족에 대한 혐오 선동을 강화하고 있다. 우리는 어떻게 극우세력의 선동을 효과적으로 막고, 민주주의를 지킬 수 있을까? 단지 사법 처벌을 강조하면 될까? 그것만으론 한계가 있다. 처벌한다고 하더라도, 극우세력에 양분을 제공한다면 계속해서 성장할 것이다. 극우세력의 리더 중 하나인 전광훈 목사가 몇 차례 기소됐음에도 그는 더 영웅시됐을 뿐, 그들이 만든 세력은 전혀 위축되지 않았다. 불평등을 개선하고 일터의 민주주의를 강화하는 사회로 바꿔야 한다. 광장에 선 우리가 민주주의 퇴행과 불평등에 맞선 풀뿌리의 힘을 강화해야 한다. 그것만이 극우화와 민주주의 퇴행을 막을 수 있다. 탄핵 이후에도 우리는 극우세력의 폭력과 선동을 용인해선 안 된다. 당당하게 대응하고, 가짜뉴스는 하나하나 반박해야 한다. 한데 단호한 처벌과 응대만으로는 근본적인 처방이 될 수 없다. 극우세력은 경기 침체와 국제 정세의 불안정, 경제적 불평등을 거름 삼아 싹튼 우리 안의 불안을 증폭하며 성장하기 때문이다. 극우세력은 단순히 윤석열이 탄핵당한다고 해서, 혹은 정권 교체가 된다고 해서 사라지지 않는다. 5년 후 오히려 더 위력적인 세력이 되어 나타날 수 있다. 기득권 정치세력이 거대 양당으로 나뉠 때조차 시민은 풀뿌리 민주주의를 더 단단하게 다져야 한다. 노동조합, 농민회, 장애인과 불안정 노동자들의 크고 작은 모임과 조직으로 모여야 한다. 우리 공동의 기반을 단단하게 다지고, 서로를 연결해야 한다. 전광훈과 극우세력에게 ‘자유마을’이 있다면, 민주주의와 평등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믿는 우리 역시 더 많은 평등과 민주주의를 위한 마을들이 필요하다. 불평등과 양극화는 극우세력의 자양분이다. 보수적 정책으로 이뤄진 정권 교체가 평범한 사람들의 삶을 바꿀 수 있을지 의문이다. 최근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공공연하게 우클릭 행보를 이어가며 신자유주의 정책을 늘어놓고 있다. 20여 년 전부터 이뤄진 신자유주의가 우리의 대안이 될 수 있을까? 그나마 남은 희망마저 파괴할 뿐이다. 윤석열처럼 노동시간 유연화나 성장만 강조하는 게 아니라, 친기업 정책 펼치는 게 아니라, 상속세 완화해서 부자 감세 정책을 제시하는 게 아니라, 불평등을 개선하고 일터의 민주주의를 강화하는 사회로 바꿔야 한다. 그것이 광장의 요구다. 광장에 선 우리가 민주주의 퇴행과 불평등에 맞선 풀뿌리의 힘을 강화해야 한다. 그것만이 극우화와 민주주의 퇴행을 막을 수 있다.
- 오늘을 생각한다
- [취재 후] 극우가 낯설지 않다(2025. 03. 12 06:00)
- 2025. 03. 12 06:00 사회
- 이효상 기자 윤석열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를 중심으로 부정선거 음모론이 퍼지자, 가짜뉴스가 문제라는 진단이 대두했다. 정말 그럴까. 탄핵 반대 집회 참가자 중에는 부정선거 음모론을 믿는 이들도 있었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들도 있었다. 가짜뉴스는 문제지만, 이 모든 문제의 원흉은 될 수 없다. 오히려 가짜뉴스를 문제 삼는 건 진짜 문제를 가리는 측면이 있다. 탄핵 반대 집회 참가자들 주장의 핵심은 계엄이 잘못된 게 없다거나, 잘못됐다 하더라도 저쪽의 책임이 크다는 것이다. 내란 우두머리 윤석열 대통령이 주장하고 윤상현 의원 등 국민의힘에서 증폭했던 그 논리다. 이는 가짜뉴스보다 해악이 컸다. 현직 대통령이자 주요 사건 피의자의 말을 지나칠 수 없었겠지만, 그의 말을 여과 없이 보도한 언론의 책임도 가볍지 않을 것이다. 논리보다 더 큰 영향을 미친 건 감정이었을 것이다. 계엄에 대해, 부정선거 음모론에 대해 입장이 다른 이들을 한데 묶은 것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증오하는지였다. 이를 기준으로 이쪽 편과 저쪽 편을 구분했고, 우리 편의 정당성을 판가름할 때도 그 준거를 상대방에 뒀다. 예컨대 ‘저쪽이 더 잘못하지 않았느냐’는 식이다. 모든 것을 상대화하는 태도를 우리는 몇 해 전부터 목격해왔다. 이들은 더 과격하고 극단적인 방식으로 저쪽 편을 벤치마킹해 자신들의 진지를 세웠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자녀 입시비리 의혹이 불거졌을 때 민주당은 “조국은 송사리”라고 했다. 옳고 그름은 없고 저쪽보단 낫다는 상대 평가만 있을 뿐이다. 법원과 언론을 불신하는 방식도 닮았다. 이재명 대표는 자신의 혐의를 보도한 언론을 두고 “검찰의 애완견”이라고 했고, 이 대표가 유죄 판결을 받자 민주당은 “미친 정권의 미친 판결”이라 했다. 극우세력은 사회의 오래 곪은 환부에서 자라 광장으로 튀어나왔다. 사회의 파탄을 알리는 서막이 아니라 이미 일그러진 사회가 내놓은 결과물일지 모른다. 결정적인 단 하나의 원인은 없고 손쉬운 해법도 없다. 우리가 모두 각자의 자리에서 원칙과 품위를 지키며 싸워나가고 대화하는 수밖에 없지 않을까. 이런 공자님 말씀을 해법으로 제시할 수밖에 없을 만큼 우리 사회는 이미 많이 곪아 있는지도 모른다.
- 취재 후
- [극우 대해부] “반지성주의 병리적 증상에 응답한 젊은 폭도들에 주목해야”(2025. 03. 03 06:00)
- 2025. 03. 03 06:00 사회
- 특집6-지구와사람 대표인 김왕배 연세대 명예교수 김왕배 연세대 사회학과 명예교수는 젊은 세대 일부가 유튜브 요설꾼, 사이비 교주, 선동과 거짓의 정치인들이 맺은 반지성주의 동맹에 영향받았다고 본다. 인종주의, 적과 동지의 이분법, 악마화와 폭력 동원, 공격성 같은 극단주의 성향을 보인다고 했다. 김종목 기자 김왕배 연세대 사회학과 명예교수(지구와사람 대표)가 지난해 7월 출간한 <도덕감정의 사회학>(한울아카데미)은 12·3 비상계엄 사태와 극우의 부상을 들여다보는 창이다. 지금 상황을 진단한 책 같다. 김 교수는 최근 경향신문 인터뷰에서 “보수 자리에 극우, 언론 자리에 유튜브 요설꾼, 종교 자리에 사이비 교주, 정치 자리에 선동과 거짓을 서슴지 않는 정치인들이 자리 잡았다”고 했다. 이들 반지성주의 동맹의 병리적 증상에 한 무리가 응답한 게 서울서부지법 난입·폭력 사태라며 ‘젊은 폭도’들에 주목해야 한다고 했다. 젊은 세대의 극우화 문제를 두고 추가로 e메일 인터뷰를 진행했다. -극우주의의 속성은. “강렬한 인종주의나 민족주의 혹은 국가주의 표명, 적과 동지의 이분법에 의한 세계관, 이에 따른 전자의 악마화와 폭력 동원, 공격성이다. 자신의 세계관에 대한 맹목적이고 절대적인 순종도 빼놓을 수 없다. 극단주의와도 이어진다. 극좌든 극우든 이분법에 따라 ‘적’을 증오하며 공격, 소멸시키려는 특징이 있는데, 이번 극우화 현상에선(서부지법 난입·폭력 사태) 극단주의가 도드라졌다.” -젊은 세대의 극우화는 언제부터라고 보나. “우선 표현을 조심해야 한다. 젊은 세대 일반이 아니다. 극우화된 일부 젊은 층이 표면으로 나왔다. 또한 극우와 보수는 차원이 다르다. 다만 일부 보수의 성향이 극우화로 이어지기도 하는데, 특히 20대 남성의 보수화 경향은 오래전부터 발견됐다. 미국에서도 1950년대 젊은 층의 보수화 현상이 나타났다. 한국도 이미 극우적 동향의 전조들이 있었다. 2010년대 초반 ‘일베(일베저장소)’ 등이 출현했다. 자유청년연합도 등장했다. 이들은 남성성(근육질의 숭배), 가부장성, 산업화와 독재자 혹은 영웅 찬양, 반페미니즘적 성향을 보였다.” -극우화의 배경은. “극우화된 청년층을 논의하기에 앞서 2030 세대가 왜 보수화되는지 전반적인 논의가 필요하다. 대략 2030 세대는 1990년대~2000년대 중반 태어났다. 소비자본주의와 무한경쟁의 신자유주의 시대에 태어나 자랐다. 이들 세대에게 이전 2030 세대의 투쟁 목표였던 민주주의 가치는 과거 역사일 뿐이다. 이들 부모 세대는 1997년 외환위기를 겪었다. 세상에 대한 신뢰는 약화하고, 교육현장의 경쟁적 입시 열기는 더욱 강해졌다. 공동체의 연대는 약해졌다. 사람들은 각자도생의 길로 빠져들었다. 몇몇 사회학자는 이들 세대의 삶을 ‘생존주의’라 불렀다. 생존주의는 서바이벌 게임처럼 생존 자체를 위한 경쟁이다. 왜 경쟁해야 하는지 따지기보다는 평균에서 탈락하지 않으려 그저 경쟁하는 것이다.” -이전 연구에서 이 흐름을 개인주의의 심화 과정으로 봤다. “개인주의는 양가의 의미가 있다. 하나는 집단주의적 획일화된 생활양식이나 권위주의에서 벗어나 개인의 주체성, 결정, 자립성, 취향, 개성 등이 발현되는 과정이다. 다른 하나는 경쟁주의하에서 고립화, 파편화가 심화하면서 공동체(사회)에 대한 무관심이나 오로지 자신의 주관적 판단에 몰입하는 경향을 띠는 것이다. ‘자기 과잉’, ‘자기 애(나르시시즘)’이라 표현하기도 한다. 디지털 문화는 이런 고립화를 오히려 촉진했다. 개별화 현상을 부추긴 것이다. 또 사회는 포퓰리즘에 취약해지고, 집단화됐다가 사라지면서도 지속하는 개별화된 대중사회가 됐다고 본다. 이런 사회에서는 승자와 패자 구분이 분명해진다. 다들 탈락의 불안을 느낀다. 이 불안이 불만으로 나타났다. 이를 실존적·사회적 불안이라 부른다.” “극우 청년층이나 우파 노년층의 공통점이 있다. 주변화와 소외다. ‘인정의 부재’로 인한 불만이다. 생의 주기에서 주변으로 밀려나는 듯한 노년층의 소외감과 경쟁 패배에 따른 청년층의 박탈감이 서로 연합하고 있다.” -불안이 불만에 그치는 것 같지는 않은데. “모두가 평등한 듯 보이는 화려한 소비자본주의 시대에서 사람들은 양극화와 불평등의 심화를 겪기도 했다. 존재에 대한 인정욕구나 존재론적 불안은 걱정, 근심, 무기력으로 나타난다. 다른 한편으로는 타자나 세상에 대한 분노로도 이어진다. 인정 욕구나 불안은 포퓰리즘적 선동이나 카리스마적 유혹에 쉽게 움직이는 경향이 있다. 자신을 인정해 주는 집단의 유혹에도 쉽게 빠진다. 실존개념인 불안은 다소 추상적이고 막연하지만, 두려움은 비교적 대상이 분명하다. 불안을 특정 대상에 대한 두려움으로 가공하거나 제시하는 집단이 존재할 때, 맹목적으로 자신들의 불만과 분노를 투사하는 이들이 나타난다. 예를 들어 극우선동집단이 한국사회의 두려움 대상으로 만든 것은 공산당(북한)이다. 예전엔 종북좌파니 빨갱이 간첩이니 하는 ‘북한과 연상된 집단’ 하나만으로 충분했다. 그러나 북한이 약해지면서, 중국 공산당을 끌어들여 위협적 존재로 인식하게끔 하고 있다. 여기에 반국가 세력이라는 딱지를 여기저기 붙인다. 거기다 ‘부정선거론’도 더했다.” -‘두려움의 대상’을 만드는 건 한국만의 현상은 아닌 듯하다. “미국이나 유럽은 인종 문제가 상수로 존재했다. 백인우월주의 집단은 이민자나 난민을 위협과 두려움의 대상으로 만들었다. 냉전 시기 그 대상이 공산주의 세력이었다. 매카시즘이 한 예다. 소련 붕괴 이후 이민과 난민, 이슬람, 중국을 적으로 삼고 있다.” -극우화를 매개하거나 촉발하는 요인들은 무엇인가. “유튜브를 비롯한 인터넷 방송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의 ‘극활성화’다. 이런 매체들이 기존 언론을 능가하거나 무기력화한다. 전 세계적 현상이다. 청소년들이 이런 매체에 쉽게 노출된다. 10대 때부터 우경화 가능성에 놓인다. 한편 윤석열의 집권이나 트럼프의 재등장이 청년 극우들에 힘을 실어줬다. 트럼프의 부정선거론과 의회 점거 폭동을 보라. 한국의 부정선거론과 서부지법 난입, 폭력 사태도 닮은 꼴이다. 윤석열 정권의 분열과 갈등 조장의 정치는 ‘힘센 놈 이미지’를 보여주는 것이었다고 본다. 이런 상황에서는 더 이상 정치윤리가 기능하지 않는다.” -종교 문제도 빼놓을 수 없을 듯하다. “우파 기독교의 신도를 동원한 정치세력화는 더 노골화됐다. 기존 보수 교단도 전광훈 목사의 세력화에 암묵적 동의를 하고 있다. 심지어 김진홍 목사 같은 이도 이번 기회가 기독교의 적극적 공세기라고 했다.” 지구와사람 대표인 김왕배 연세대 명예교수 / 김종목 기자 -일부 젊은 세대와 노인 세대의 결합도 눈에 띈다. “박근혜 탄핵 이후 소위 태극기 부대가 세력을 조직화할 때만 해도 노인층과 젊은 층이 분리됐다. 세대 단절이었는데, 지금 부분적인 세대 동맹이 이뤄지고 있다. 앞서 문재인 정권 때 코로나19 등으로 인한 사회침체기에 보수 집결이 강화한 것도 동맹의 이유 중 하나다. 주의 깊게 보면 극우 청년층이나 우파 노년층의 공통점이 있다. 주변화와 소외다. 앞서 말한 대로 ‘인정의 부재’로 인한 불만이다. 생의 주기에서 주변으로 밀려나는 듯한 노년층의 소외감과 경쟁의 패배에 따른 청년층의 박탈감이 서로 연합하고 있다. 일부 기득권층들도 기존 지위의 상실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극우화하는 경향을 보이기도 한다. 선전·선동도 극우화를 촉발하고, 강화한다. 아까 말한 극우 집단의 주도자들은 불안, 불만에 빠져 주변화된 이들을 애국시민, 국가 중추 세력, 미래 세력 등 주어로 불러주면서 인정 욕구, 주체화의 욕구를 채워준다.” -탄핵 사태 이후 공화국 가치와 민주주의 문제를 고민하는 이가 많다. “아까 말한 극단주의는 서로 간의 경쟁과 다양성을 인정하지 않을 때 발생한다. 개방성, 포용성, 다양성은 민주공화주의의 전제 조건인데 이 토대가 허물어지고 있다. 민주공화주의 가치가 어려움에 부닥쳐 있는 곳은 한국만이 아니다. 세계 곳곳에서 인류의 보편적 가치는 기득권의 탐욕과 대중의 이해관계 앞에서 무너지고 있다. 한국은 민주주의 역사가 긴 듯 보이지만 실상 그렇지 않다. 1987년 이후 형식적 민주화, 상대적으로 단기간에 시민사회운동과 가치 전파가 이뤄졌지만, 실질적인 일상의 민주화, 참여, 가치규범의 내면화 등은 지체됐다. 2000년대 중반부터는 신자유주의, 글로벌자본주의에 더욱 강력하게 편입했다. 한편으로는 분단과 갈등(이념·군사적 갈등)이 상존한다. 우파 정치집단은 계속 이를 정권 유지 수단으로 활용하기도 했다.” -대안은? 이런 문제를 해소하려면 무엇을 해야 하는가. “솔직히 미래도, 답도 잘 보이지 않는다. 예를 들어 (부정선거론 등을 믿는 사람들과) 어떻게 대화할 것인가, 대화할 필요가 있나 하는 생각도 들 것이다. 그럼에도 대화를 시작하고, 지속하는 게 필요하다. 미러링 방식은 대립을 더 극대화할 수 있다. 원론적 답일 수 있지만, 극한 갈등을 일으키는 양당제 정치를 헌법 개정 등으로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극단주의자 경계를 위해 정치권이나 시민사회의 포괄적인 연대도 필요하다. 창의성과 소통의 능력, 상상을 질식시키는 교육의 전면적 개혁도 빼놓을 수 없다. 사회자본이라 불리는 신뢰를 구축해야 한다. ‘사회가 나를 배신하지 않는다’는 믿음을 줘야 한다. 선언이 아니라 일자리, 기회 및 자원의 획기적인 분배와 사회 안전망 구축이 필요하다. 이런 구체적 대안의 실천은 사유와 판단의 역량을 키워야 가능해진다. 뜬구름 잡는 얘기일지 모르나 인간 행위자의 도덕감정도 필요하다.” -도덕감정을 설명해 달라. “사유와 판단, 실천 의지를 끌어내는 감정이다. 간단히 말해 타자를 사유하는 감정이다. 부채감과 죄의식이라는 실존적인 감정에서 공감과 상상력, 양심과 책임의식, 정의와 관용, 신뢰와 연대를 지향하는 감정이다. 신뢰와 연대를 구축하는 에너지다. 유약하고, 연약한 감정이 아니다. 도덕적으로 세상에 문제를 제기하는 감정이며 행위다. 무엇인가 잘못된 것을 폭로하고, 되갚으려는 날카로운 정의감을 소유하는 감정이기도 하다.”
- 표지 이야기
- [극우 대해부] 세계는 가히 ‘극우 정치의 중흥기’다(2025. 03. 03 06:00)
- 2025. 03. 03 06:00 국제
- 특집5-세계 극우화의 흐름 트럼프·푸틴·윤석열 등…극우 정치 운동의 스펙트럼은 다양 독일 극우 정당 ‘독일을 위한 대안(AfD)’의 공동 대표인 알리스 바이델이 지난 2월 23일(현지시간) 연방의회 총선 출구조사 결과가 나오자 환하게 웃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지난 2월 23일(현지시간) 치러진 독일 총선에서 극우 ‘독일을 위한 대안(AfD)’이 2위로 떠올랐다. ‘AfD의 약진’이라는 말 자체가 이제는 구문이 된 느낌이다. 2013년 4월 창당 이래 이 정당은 선거 때마다 약진을 거듭했다. 그럼에도 이번에 세계가 놀란 것은, 이들이 집권마저 노릴 수 있는 문턱에 도달했기 때문일 것이다. AfD를 이끄는 알리스 바이델,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프랑스의 마린 르펜, 헝가리의 오르반 빅토르, 튀르키예의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아르헨티나의 하비에르 밀레이, 거기에 덧붙여 한국의 윤석열 등. 이들을 통칭해서 ‘극우파’라 부를 수 있다면, 세계는 가히 ‘극우 정치의 중흥기’다. 유럽이 파시즘으로 달려가던 1930년대와 비슷하다고 말하는 이들도 있다. 세계가 다시 그런 비극으로 치달을 것이라 예언하기는 이르며, 극우파의 정체 자체도 불분명하다. 하지만 무시할 수 없는 현상인 것은 분명하다. 그들이 내세우는 이슈와 그들을 부상하게 해준 원인은 나라마다 제각각인 동시에 또한 거대한 지구적인 맥락 속에 있는 것처럼 보인다. 독일에서 AfD의 2당 등극은 이런 흐름이 대세인 것처럼 보이게 한다. 안정의 화신이던 앙겔라 메르켈의 독일, 나치 과거를 반성하고 세계의 모델로 거론되던 ‘독일마저’ 극우파가 득세하고 있다는 사실이 충격을 던진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극우파의 부상은 우파의 실패 탓 하지만 따지고 보면 독일은 이미 통일 이후 스킨헤드가 소동을 부리는 나라였고, 이슬람 극단주의자의 테러와 반이민 극우파의 난민촌 방화가 맞부딪치는 곳이었다. 저명한 유럽 사학자 마크 마조워는 이미 오래전 “극우파의 부상은 좌파의 실패 때문이 아니라 우파의 실패 탓”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기존 우파 거대 정당이 흔들리는 사회를 지탱하지 못할 때 극우파가 발돋움한다는 것이다. 이런 가설을 뒷받침하는 사례로 유럽에서 흔히 거론된 것이 스페인과 독일이다. 중앙정부에 대한 반감과 이민자 이슈가 맞물려 2000년대 초반 스페인 카탈루냐에서 민족 정체성과 반이슬람을 내세운 조직이 생겨났으나 이들은 뿌리를 내리지 못했다. 학자들은 프란시스코 프랑코 독재 시대가 끝나고 민주화되는 과정에서 만들어진 국민당이 프랑코 추종자들을 수용하면서 극우화를 막은 것, 프랑코 억압체제에 대한 역사적 기억을 주된 요인으로 분석했다. 독일에서도 스페인과 마찬가지로 과거사의 기억과 기민당이라는 강력한 보수정당의 존재가 극우파를 막아주는 장벽으로 여겨져 왔다. 그런 맥락에서 보면 독일 AfD를 둘러싼 충격적인 에피소드는 이미 2년 전에 있었다. 2023년 11월 베를린 외곽 포츠담의 한 호텔에 AfD 정치인과 신나치주의자 약 20명이 모였다. 독일의 탐사저널리즘 그룹 코렉티브가 보도하면서 세상에 알려진 이 모임은 치과의사 출신의 유명 극우 활동가와 기업가인 극우파 인사가 주최했고, 오스트리아의 극우 정치인 마틴 셀너도 참석했다. 이 모임이 정치 스캔들이 된 것은 거기에 기민당 의원 2명도 참석했기 때문이었다. 사민당과 함께 독일 정치의 양대 축이었고, 메르켈 시절 오랫동안 집권한 기민당에까지 극우 성향이 번지고 있음을 보여준 사건이었다. 여기 모인 극우파들은 이미그레이션(immigration)이 아닌 ‘리미그레이션(remigration)’을 주장했다. 번역하면 똑같이 ‘이민’이지만, 독일에 이미 들어와 사는 이민자들을 강제로라도 출신지로 돌려보내는 것을 의미한다. 이민자뿐 아니라 그 후손들, 심지어 독일 시민일지라도 민족적 배경이 독일이 아닌 사람들은 몰아내야 한다고 이들은 주장했다. 포츠담 모임 초대장에 적힌 의제 중에 “마스터플랜이라는 측면에서 전반적인 개념을 논의하는 것”이 적시돼 있었다. 나치를 떠올리게 하는 으스스한 표현이었다. 연정의 한 축인 자유민주당 원내대표는 “수백만명을 추방하려는 계획은 독일 역사상 가장 암울했던 시기를 연상시킨다”고 했다. 독일은 증오 표현이나 인종주의적 발언을 엄격히 금지한다. 바이에른 주의회 의원이 나치식 경례를 했다가 경찰에 구금된 사례도 있었고, AfD 역시 여러 주에서 조사를 받아왔다. 모임이 알려진 뒤 이 정당의 활동을 아예 금지해야 한다는 얘기가 나왔고, 숄츠 총리는 참석자들이 정보기관인 헌법수호청의 조사를 받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하지만 2년이 지나 AfD는 숄츠의 사민당을 제치고 양대 정당으로 부상했다. AfD가 원래부터 그렇게 극단적이지는 않았다. 처음 설립한 사람은 유럽연합에 회의적이고 유로존 경제정책에 반대하는 기민당 출신 인사였다. 초창기에는 보수 우파에 가까웠으나 극우 민족주의, 신나치주의 그룹과 연결된 인물들이 들어가면서 점점 오른쪽으로 치닫더니 반이민, 반이슬람, 독일 민족주의 쪽으로 경도됐다. 심지어 기후변화를 인간이 초래했다는 과학적 사실조차 부정하는 지경이 됐다. 인종주의 성향이 강해지고 2022년 1월 내분이 일어나 당 지도부 교체됐고, 2023년 4월에는 연방 당국이 4년에 걸친 조사 뒤 당내 일부 분파를 ‘극단조직’으로 분류했다. 하지만 특히 옛 동독 지역에서 아성을 구축했다. 제2차 세계대전 파시즘의 기억과 함께 기민당이라는 강력한 보수정당이 있었기 때문에 극우파들이 설 자리가 적었고, 경제적 자유주의를 주창하는 친기업 성향의 자민당 등이 있어서 극우 여론을 흡수했던 것이 과거의 독일이었다. 그런데 역사적 기억이 점점 사라지고 유럽연합이 독일에 희생을 강요한다는 왜곡된 주장이 힘을 얻고 이주민이 늘면서 1990년대부터 우경화가 심해졌다. 시리아 내전 뒤 이른바 ‘난민위기’도 영향을 미쳤다. 2013년 AfD 창당에서 2017년 선거에서 약진하기까지의 시기가 바로 그 시점이었다. 혐오·분열 조장하면서 통합 내세워 유럽 극우파의 단골 이슈가 반이민, 반이슬람인 것은 사실이지만 극우파를 하나의 문장으로 정의하기는 어렵다. <유럽의 극우파들>을 쓴 프랑스 학자 장 이브 카뮈, 니콜라 르부르는 프랑스 혁명 시기로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유럽 극우주의의 계보를 통해 그 모호한 개념의 역사를 추적한다. 이 개념은 너무나 혼란스러워서 어느 하나도 한 문단 혹은 한 챕터, 한 권의 책으로 정리하기 어렵다. 그 어지러움을 쫓아가는 것 자체가, 이 개념이 얼마나 혼란스러운 것인지를 보고 파악하는 과정이 된다. 그러나 어느 정도 공통된 경향은 있다. 사회를 ‘순수한 공동체’로 만들고자 하며, 부패한 엘리트들이 사회, 국가, 민족의 순수성을 깨뜨리고 있다고 주장한다. 경제적·사회적 문제들을 외부에서 온 이질적인 존재들 탓으로 돌린다. 자신들이 대안이며, 사회를 파멸로부터 구원하는(트럼프식으로 표현하면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드는’) 구원자들이라고 주장한다. 카뮈와 르부르의 표현을 빌리면 “극우주의 추종자들은 자신을 ‘민족주의자’라고 지칭하지 않고 ‘애국자’라고 지칭한다.” 또한 이들은 국가나 민족을 하나의 유기체로 본다. 실제로는 혐오와 분열을 조장하면서도 ‘단일성’과 ‘통합’을 내세우곤 한다. 이를테면 국민전선으로 대표되는 프랑스의 극우파들은 1980년대부터 ‘민족적 포퓰리즘’을 주장해왔다. 이들이 원하는 것은 방해자들을 제거하고 국가를 통합하는 것이다. 그러려면 국가의 기생충인 최하층민 혹은 이민자들을 제거해야 한다. 극우파로 분류되는 유럽이나 세계의 정치세력 가운데 어떤 조직은 100년 전 파시즘과 직간접적으로 연결돼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많다. 유럽에서는 1970년대에 배타적인 민족주의 포퓰리즘을 표방한 정당들이 설립됐다. 복지국가를 지탱하기 위한 높은 세금, 이민자들이 불러일으킨 외국인 혐오증, 오일쇼크 이후의 경제 침체 등 여러 요인이 있었다. 미국에서는 경제적 패권이 약화한 것, 신자유주의의 선동이 조직화한 것, 이민자들이 늘어난 것 등등이 오래된 인종주의와 맞물렸다. 제2차 세계대전 후 유럽 파시스트들이 대거 이동해간 중남미에서는 군부독재정권과 미국식 신자유주의의 만남이 극우파들의 생명선이 돼줬다. 최근의 극우주의 바람을 1930년대에 비유할 근거는 없지만, 그렇다고 2008년 글로벌 경제위기 같은 가까운 과거의 사건과 연결해 ‘새로운 현상’이라고 말할 수도 없다. 이미 냉전이 끝나기 전부터 대서양 양쪽에서 우경화가 나타나기 시작했으며, 사회 문제를 민족이나 인종 개념으로 설명하고 대응하려는 경향이 강해지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네덜란드의 핌 포르타윈이 대표적인 인물이었다. 그는 이슬람이 자유로운 네덜란드를 해치고 있다면서 지지를 모았고, 동성애자임을 공개하면서 ‘자유를 수호하는 진보주의자’를 자처했다. 포르타윈은 2002년 급진 좌파에게 살해됐지만, 그의 정치적 성공은 유럽 극우세력에 새로운 성공모델을 제시해줬다. 자유를 억압하고 여성들을 공격하는 이민자들을 막아 사회를 안전하게 만들겠다는 것. 극우 인종주의는 이런 논리로 ‘여성’, ‘자유’, ‘인권’의 외피를 입었다. 포르타윈 모델의 키워드를 하나로 정리하면 ‘안전’이다. 예멘 난민이 제주도에 왔을 때 한국사회에서 벌어진 논쟁의 틀은 유럽 극우파의 논리를 그대로 되풀이한 것이었다. 2023년 11월 네덜란드 총선에서 극우 정당 자유당(PVV)을 승리로 이끌었지만, 총리가 되지는 못한 또 다른 반이슬람 정치인 헤이르트 빌더르스는 비슷한 듯 조금 결이 다르다. 유럽연합을 나치 국가에 비유하고 비유럽계 이민자들을 미워하지만 스스로를 ‘보통 사람’으로 묘사한다. 정년퇴직 연령을 높이고 연금을 줄이는 것에 반대하고 특권층을 비난하고 안전 문제를 강조하지만, 빌더르스는 유럽 고유의 극우파라기보다는 미국 신보수주의(네오콘) 진영과 연결된 정치인으로 분류된다. 극우 정치 운동의 스펙트럼은 이처럼 넓다. 1994년 르완다 제노사이드를 일으킨 후투족 정치조직 인테라함웨도 극우파에 속하고, 철권 독재자 아우구스토 피노체트가 사망한 뒤 그 잔당들이 만든 칠레의 독립민주연합(UDI)도 때로는 극우파로 분류된다. 작년 9월 사망한 페루의 알베르토 후지모리 전 대통령은 권위주의적이고 국가중심적인 ‘후지모리즘’을 확립했으며. 그의 딸 케이코 후지모리는 그 운동의 지도자가 돼 극우 정당인 ‘인민의 힘(Fuerza Popular)’을 이끌고 있다. 미국에서 극우파는 KKK와 백인 우월주의 준군사조직들을 가리키는 말이었다. 미국 교도소 수감자의 1%를 차지한다는 인종주의조직 ‘아리안 형제단’ 같은 악당들을 지칭하던 극우파라는 개념은 트럼프 시대가 되면서 폭이 매우 넓어졌다. 트럼프식 미국 우선주의를 극우 이데올로기로 볼 것인가? 인종적 혐오를 깔고 있다는 점을 보면 답은 ‘예스’일 수 있다. 하지만 공화당을 극우 정당으로 볼 수 있느냐는 물음에는 선뜻 대답하기 어려울 것이다. 전통적인 보수주의자였던 조지 H. W. 부시, 네오콘들의 입김 속에 아프가니스탄 전쟁과 이라크 전쟁을 일으킨 그 아들 조지 W. 부시를 거쳐 공화당의 옛 주류가 몰락하고 ‘티파티 운동’처럼 정부의 힘을 빼려는 강경파들이 공화당을 오른쪽 가장자리로 끌고 간 것은 확실하다. 트럼프는 지리멸렬해진 당을 접수해 극우에 가깝게 만들었다. 트럼프식 우파는 스스로를 ‘대안 우파’라 부르곤 한다. 중도화 전략으로 좌파 공략하기도 팔레스타인과의 공존을 받아들여 노벨평화상을 받은 이스라엘의 이츠하크 라빈 총리는 유대 극우파 카흐네차이에 의해 암살됐다. 재작년 전쟁이 시작된 이래로 이스라엘의 일부 극우파는 가자지구 사람들을 몰아내고 유대인 땅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들의 주장은 중동부 유럽을 점령해 아리안족의 레벤스라움(생활공간)으로 만들자던 나치의 주장을 빼박았다. 하지만 베냐민 네타냐후를 결국 학살자로 만들어버린 이스라엘 극우파들은 한 줄기가 아니라 다종다양하다. 야스쿠니 신사참배를 주장하는 닛폰카이기(일본 회의)와 코로나19 백신에 반대하며 반이민 장벽 세우기에 나선 헝가리의 오르반 정부는 닮은 점도 있고 다른 점도 많다. 극우파의 부상을 분석하기 더욱 어렵게 만드는 것은 정치란 항상 움직이고 변화한다는 사실이다. 국민전선은 프랑스의 ‘공화국 정신’을 ‘민족’으로 대체해 국가 개념을 바꾸려는 의도를 분명히 보여주면서 출발했다. 하지만 혐오발언과 돌출 행동으로 비난을 몰고 다닌 설립자 장-마리 르펜과 달리, 그 딸 마린 르펜은 2010년 이후 ‘중도화 전략’을 선택해 당을 키웠다. 경제학자 토마 피케티는 <자본과 이데올로기>에서 글로벌 엘리트의 대변인과 같은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에 맞서 르펜이 어떻게 성공을 거뒀는지를 분석한다. 세계화와 유럽 통합에 반대한다는 점에서는 우파이지만, 부자들의 세상에서 배척당하고 빈부격차에 성난 백인 노동계급을 끌어안음으로써 르펜은 기존 좌파의 지지기반을 파고들었다. 2018년에는 당 이름을 ‘국민회의(Rassemblement national)’로 바꾸며 전투적인 이미지를 줄였다. 아르헨티나 대통령 하비에르 밀레이(왼쪽)와 이탈리아 총리 조르자 멜로니가 1월 20일 미국 워싱턴 의회의사당 중앙홀에서 열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해 대화를 하고 있다. 두 정상은 통칭 ‘극우파’로 불리지만 기존의 극우 정치인들과는 차이가 있다. / AFP연합뉴스 이탈리아의 조르자 멜로니도 비슷한 사례다. 2022년 10월 그가 집권하자 세계 언론은 “무솔리니 이래 100년 만의 파시스트 집권”이라고 했다. 멜로니는 신파시스트 정당인 이탈리아사회운동(MSI) 청년조직에서 정치활동을 시작했고, 젊은 우파로 이름을 날렸다. 2012년 극우 성향의 이탈리아형제당(FdI)을 만들었고, 10년 만에 총리가 됐다. “신, 조국, 가족을 수호해야 한다”고 말하는 가톨릭 신자이며 동성 결합에 반대하고 세계화를 비판한다. 이민자들을 막기 위해 지중해를 봉쇄하자 말하고 유럽연합에 회의적이지만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를 지지한다. 러시아와 관계를 개선하자면서도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는 것에 찬성한다. 이런 주장을 무솔리니 파시즘과 동일시할 수 있을까? 지난해 말 한국의 계엄 국면에서 만난 한 이탈리아 기자는 “멜로니는 집권한 이후 정치적 메시지를 두드러지게 중도보수 쪽으로 이동시켰다”고 말했다. 종잡을 수 없는 괴짜들도 있다. 2023년 말 집권한 아르헨티나의 밀레이는 대선 유세 때 전기톱을 들고나왔고, 극단적인 자유방임을 주장하며 정부 부처 수를 절반으로 줄였다. 그러나 자기네 화폐를 없앤 뒤 달러화를 도입하겠다, 중앙은행을 없애겠다던 공약은 뒤로 물렸다. 낙태에 반대한다면서 총기 소유를 지지하는 것은 미국 우파와 닮았지만, 마약과 성매매를 자유화하겠다는 것은 좌우를 따지기 힘든 자유지상주의자의 주장처럼 들렸다. 미국과의 관계를 중시하고 우크라이나를 지원하겠다던 밀레이는 이제 180도 바뀌어버린 트럼프 정부와 어떻게 호흡을 맞출 수 있을까? 이웃한 칠레에서도 올해 11월 대선에서 밀레이와 비슷한 괴짜 선동가가 승리할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노르웨이 역사학자 프랜시스 세예르스테드는 저서 <사회민주주의의 시대>에서 20세기 초반 파시즘을 피해간 스칸디나비아의 경험을 이야기한다. 가장 큰 요인은 정치지도자들의 대화와 타협이었다. 보수당 지도자였던 스웨덴의 아르비드 린드만과 노르웨이의 C. J. 함브로는 공산주의와 파시즘 모두를 피하면서 온건파 정당 중심의 의회주의를 지켰다. 그들이 그럴 수 있게 해준 것은 개인적인 위대함이 아니라 19세기 말부터 이어져 온 폭넓은 시민운동이었다. 양차 대전 사이에 농민들을 사회협약으로 끌어안아 파시즘 지지자가 되는 것을 막았다. 자본주의가 잘 돌아가도록 좌우 정당과 계급 간 연대를 게임의 규칙으로 확립했다. 그랬던 스칸디나비아에서마저 이제는 복지국가 모델이 흔들리며 반이민 극우 정당이 세를 불리고 있지만, 그럼에도 그들의 경험을 통해 여전히 배울 것이 있지 않을까.
- 표지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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