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향신문(총 107 건 검색)
- 이동 어려운 노년층·유아 위한 산림교육···한수원, ‘찾아가는 행복 정원 클래스’ 운영
- 2025. 03. 14 11:08사회
- 국립한국자생식물원이 지난 12일 강원 평창에 있는 어린이집을 찾아 ‘2025년 찾아가는 행복정원 클래스’를 진행하고 있다. 한국수목원정원관리원 제공 산림청 산하 한국수목원정원관리원은 강원 평창군과...
- [노인의집③]“집과 요양병원 뿐인 선택지···노년층 돌봄공백 메워야”
- 2025. 02. 25 06:00경제
- 박재병 케어닥 대표(36)는 아버지가 마흔다섯에 얻은 ‘늦둥이’였다. 그는 어린 시절부터 노인성 질환으로 고생하는 아버지를 지켜봤다. 해가 갈수록 아버지는 돌봄을 필요로 했다. 돌봄 부담이 온전히...
- 노년층에 목욕·이발비 지원…위생관리·상권 활기 ‘일석이조’
- 2025. 02. 04 20:32사회
- 정선군, 연간 12만원 혜택 소규모가게 매출 동반 상승 지난달 22일 강원 정선군 북평면의 한 미용실에서 고령 고객이 목욕 및 이미용 지원 서비스 이용권인 ‘실버에티켓’을 사용해 염색을 하고 있다. 정선군...
- 목욕미용비실버에티켓정선군최승준어르신고령화강원도
- 태안군, AI·IoT 활용 노년층 건강관리
- 2025. 02. 03 20:06사회
- ... 300명 대상 5~10월 모바일 앱 서비스 충남 태안군이 인공지능(AI)과 사물인터넷(IoT)을 활용해 노년층의 건강관리에 나선다. 태안군보건의료원은 만성질환 관리가 필요한 만 65세 이상 군민 300명을...
- 건강관리기반만성질환태안군어르신추진
스포츠경향(총 33 건 검색)
- “꼬부랑 허리”가 편한 노년층, 척추관협착증 의심해봐야
- 2024. 11. 11 12:18 생활
- 사람은 직립보행을 하며 허리를 곧게 펴고 걷는다. 그러나 길을 걷다 보면 허리를 굽히고 걷는 ‘꼬부랑 허리’의 노년층을 종종 접할 수 있는데, 이는 지속적인 자극과 노화로 인해 허리가 굽어지는 척추 퇴행성 변화의 증상이 나타나기 때문이다. 이러한 ‘꼬부랑 허리’는 일상생활에서도 다양한 불편을 초래한다. 예를 들어, 허리를 굽힌 자세로 인해 장시간 걷거나 서 있는 것이 힘들어지며, 허리를 굽히는 자세로 인해 균형을 잃기 쉬워 넘어질 위험이 증가한다. 특히 허리를 뒤로 젖히거나 누웠을 때 통증이 심해지고, 허리를 굽히면 완화되는 경향이 있다면 퇴행성 척추질환인 척추관협착증과 관련이 있을 수 있다. 이는 척추관이 좁아져 신경에 압박을 가해 통증을 유발하면서 자연스럽게 허리를 굽힌 자세로 걷게 되기 때문이다. 척추관협착증은 척추관이 좁아져 신경이 압박 받는 질환으로, 허리 통증과 하지 방사통을 유발한다. 퇴행성 변화가 진행되면 척추를 감싸고 있는 구조물이 비대해지거나 비정상적인 골극이 형성되어 신경을 눌러 허리통증과 다리가 아파서 걷기를 반복하는 신경파행적 보행을 야기한다. 따라서 허리 통증과 하지 방사통이 지속된다면 신경외과 등 관련 병원에 방문하여 X-ray, CT, MRI 등 정밀 검사를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후 척추관협착증으로 진단 받은 경우 증상 상태에 따라 적절한 치료를 시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자칫 증상을 오래 방치할 경우 악화되면 감각 이상이나 하반신 마비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다행히 증상이 심하지 않다면 보존적 치료로 호전될 수 있다. 약물치료, 주사치료, 물리치료 등을 통해 통증을 완화하고 운동 범위를 회복할 수 있다. 그러나 보존적 치료에 반응이 없거나 신경 압박이 심한 경우, 풍선신경성형술과 같은 비수술적 치료를 고려할 수 있다. 가자연세병원 김포점 전병호 병원장은 “풍선신경성형술은 특수 카테터를 협착 부위까지 삽입하여 풍선을 부풀림으로써 신경 압박을 해소하는 방법으로, 시술은 짧은 시간 내에 진행되며, 부분 마취로 진행되기 때문에 고령자나 만성질환을 앓고 있는 고령자나 만성질환 환자도 부담 없이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실시간 영상장치인 C-arm을 통해 병변 부위를 관찰과 동시에 치료할 수 있으며, CT나 MRI에서 발견하지 못한 병변도 발견할 수 있고 정확도가 높다는 장점이 있다”고 덧붙였다.
- 힘찬병원 “류신 고배합 필수아미노산 장노년층 근육량 증가” 입증
- 2024. 06. 05 08:42 생활
- SCIE급 학술지 메디슨(Medicine)게재 (왼쪽부터) 힘찬병원 남창현 원장·김태현 원장(책임저자), 아랍에미리트 샤르자대학병원 힘찬관절·척추센터 박승준 센터장 힘찬병원 정형외과 연구팀이 류신이 풍부한 ‘류신 고배합 필수아미노산(LEAAs)’ 보충제가 50~70대 무릎 골관절염 환자의 근육량을 증가시키는 것을 확인하는 연구성과를 냈다. 목동힘찬병원 김태현 원장, 남창현 원장과 아랍에미리트 샤르자대학병원 힘찬관절·척추센터 박승준 센터장이 공동으로 진행한 이번 연구를 통해 류신 함량이 높은 필수아미노산 보충제가 무릎 골관절염 환자의 근육량을 증가시키고 이로 인해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류신은 단백질을 이루는 필수아미노산 중 하나로 단백질 합성, 근육 성장 등에 관여한다. 실제 무릎 인공관절 수술 후 류신이 풍부한 필수아미노산 보충제를 복용하면 근육량 감소를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하지만 초중기 무릎 골관절염 환자가 이 보충제를 복용했을 때의 효과와 안전성이 입증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이번 연구는 근육량이 현저하게 감소하기 시작하는 50대 이상 장노년층에서 류신이 풍부한 필수아미노산을 보충제 형태로 섭취했을 때 근육이 강화되는 실질적인 효과를 확인했다는 점이 주목할 만하다. 나이가 들면서 소화력이 떨어져 고기보다는 대두 단백질과 같은 식물성 단백질 섭취가 많아 근력 회복과 합성에 필수적인 류신이 부족할 수 있는데 이를 보충제 섭취로 보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연구성과를 담은 <무릎 골관절염 환자에서 류신이 풍부한 필수아미노산의 효능 및 안전성(The efficacy and safety of leucine-enriched essential amino acids in knee osteoarthritis patients ; A randomized controlled trial)>제하의 논문은 5월 세계적으로 저명한 SCIE급 국제 학술지인 메디슨(Medicine)에 게재됐다. 책임저자인 힘찬병원 김태현 원장(정형외과 전문의)은 “무릎 관절염은 진행 단계에 따라 진통제나 주사치료 등 보존적 치료와 관절경, 인공관절 치환술과 같은 외과적 방법으로 치료하게 된다. 이때 근육 강화는 치료효과를 높이는 매우 중요한 요소”라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는 50~70대 무릎 골관절염 증상이 있는 환자 총 65명을 실험군(32명)과 대조군(33명)으로 나눠 8주 동안 실험군에게 매일 25g의 ‘류신 고배합 필수 아미노산 보충제’를 투여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효능을 평가하기 위해서는 무릎의 통증과 기능평가 척도인 VAS(Visual analog scale)와 KSS(Knee Society Score), 삶의 질 평가척도인 SF-36(Short-Form 36 Health Survey)을 통해 설문조사를 진행했으며, 혈액 내 총 단백질 및 알부민 검사, 근육량(DXA 스캔), 골밀도(BMD) 등을 측정했다. 또한 안전성을 평가하기 위해서는 단백질 알레르기 반응검사, 총 혈구검사(CBC), 간·신장기능 검사, 혈당 수치검사 등을 진행했다. 연구 결과, 보충제를 복용한 실험군은 대조군에 비해 근육량이 약 0.16kg/㎡ 증가했고, 삶의 질 평가척도인 SF-36검사 결과, 실험군의 삶의 질 또한 대조군보다 유의하게 향상된 것으로 나왔다. 보충제 복용으로 인해 전신 또는 국소 알레르기 반응이나 간, 신장 또는 혈당 등의 수치에 영향을 받지 않는 것으로 나타나 안전성면에서도 유의미한 결과를 얻었다. 김태현 원장은 “무릎 관절염은 단계별 치료와 함께 규칙적인 운동, 근육에 필요한 영양소 보충을 통해 하체 근육을 강화해 관절기능을 유지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번 연구를 통해 류신이 풍부한 단백질 보충제가 초중기 무릎 관절염 환자의 근육 강화를 촉진시켜 질환의 진행 속도를 늦추고 삶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는 효과적인 관리법이 될 수 있다는 점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이어 “장노년기에 접어들면 근감소증이나 무릎 관절염으로 인한 근력약화가 생길 위험이 높아진다. 이들이 운동과 함께 보충제를 꾸준히 복용하면 근육 건강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힘찬병원 정형외과 연구팀이 2024년 5월 SCIE급 국제 학술지인 메디슨(Medicine)에 발표한 <무릎 골관절염 환자에서 류신이 풍부한 필수아미노산의 효능 및 안전성>에 관한 연구논문
- “노년층 많은 경기북부에서도 TAVI시술”
- 2023. 07. 03 00:53 생활
- 의정부을지대병원 지역 최초 TAVI 독립 시술 인증 획득 고령화로 급증 대동맥판막협착증..60대 이상 유병률 높아 92세 환자, 국소·수면마취 환자 등 총 18례 시술 시행 의정부을지대학교병원 심장내과 박성훈 교수(우측 첫 번째)가 독자적으로 TAVI 시술을 진행하고 있다. 의정부을지대학교병원(병원장 이승훈)은 지역 최초로 가슴을 열지 않는 경피적 대동맥 판막 삽입술(TAVI) 독립시술기관 인증을 획득했다고 21일 밝혔다. 대동맥판막협착증은 심장이 대동맥을 통해 온몸으로 혈액을 내보낼 때 역류되지 않도록 하는 대동맥판맥이 노화로 인해 딱딱해지고 좁아져 잘 열리지 않는 상태다. 신속한 치료가 뒤따르지 않으면 사망 위험이 크다. 특히 60세 이상 인구의 8.35%가 앓고 있을 만큼 노년층에서 흔하고 최근 고령화로 급증하고있는 대표적 심장병이다. TAVI 시술은 가슴을 열지 않고 허벅지를 지나는 동맥을 이용해 대동맥판막을 인공판막으로 교체하는 시술로 수면마취로도 시술이 가능할만큼 환자 부담이 적다. 그러나 TAVI 시술은 심뇌혈관 중재 시술에서 최고 난이도를 요하는 시술로, 보건복지부와 전문기관의 까다로운 검증을 거쳐야 해 전국적으로 시술 가능한 병원이 많지 않다. 의정부권역에서도 TAVI 시술이 가능한 의료기관은 그동안 단 한 곳도 없었다. 의정부을지대학교병원은 지난해 11월 보건복지부의 TAVI 시술기관 인증에 이어 최근 지역 최로로 글로벌 인공판막 전문 제조사 ‘에드워즈라이프사이언시스(Edwards Lifesciences)’와 ‘메드트로닉(Medtronic)’ 2개 사로부터 TAVI 독립시술기관 인증을 받았다. TAVI 치료 계획부터 시술까지 전반적인 과정을 독자적으로 시행할 수 있는 자격을 의미하는 TAVI 독립 시술 인증은 두 글로벌 제조사의 TAVI 전문 감독관(Protor) 입회하에 판막별 10회 이상 시술에 성공해야 부여된다. 의정부을지대병원은 작년 11월부터 지난 4월까지 전문 감독관 입회하에 12건의 TAVI 시술을 성공해 독자적 시행 자격을 갖췄으며, 이후 6건의 TAVI 시술도 모두 성공했다. 환자는 모두 80세 이상의 초고령이었으며, 이중 연세가 가장 많았던 92세 환자는 지난해 12월 6일 시술받은 후 2일 만에 건강한 모습으로 퇴원했다. 특히 폐렴 등 건강 상태가 좋지 않았던 3명의 환자는 국소마취와 수면마취를 통해 TAVI 시술을 받고 건강을 되찾았다. 국소마취 또는 수면마취 후 TAVI 시술을 시행하는 경우는 충분한 임상 및 시술 경험이 있어야 가능하다. 의정부을지대병원 심장내과 박성훈 교수는 “TAVI 수술은 최소침습적 시술로 회복 기간이 짧은 것이 최대 장점”이라며 “대동맥판막협착증 고령 환자와 수술 위험성이 높은 환자는 꼭 TAVI 시술을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의정부을지대병원 이승훈 원장은 “경기 북부지역은 노년층이 많아 다른 어느 지역보다도 TAVI 시술이 꼭 필요한 곳이었다”며 “의정부을지대병원이 TAVI 독립 시술 인증을 획득함에 따라 ‘100세 시대’에 맞게 지역의 고령자들이 건강한 삶을 유지하는데 크게 기여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 [김세훈의 스포츠IN] 노년층 무임승차, 그대로 유지하자
- 2023. 02. 20 09:03 스포츠종합
- 노년층 도시철도 무임승차 논란이 거세다. “요금을 내게 해야 한다” “적용 연령대를 높여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이유는, 심하게 말하면, ‘돈’ 때문이다. 결국, 커지는 도시철도 운영기관 손실을 노년층 차비를 받아 메우겠단다. 기자는 (다방면에서 사회적 숙의가 충분히 이뤄지기전까지) 65세 이상 무임승차를 유지하자고 주장한다. 한국에서는 55~60세 은퇴하면 다른 일을 찾기 어렵다. 65세 이상 100명 중 44명이 수입 부족(Income Poverty)에 시달린다. 한국은 노년층 빈곤율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1위 국가다. 노년층이 앞으로 증가하면서 노년 빈곤층도 늘어날 수밖에 없다. OECD 국가 노년층 빈곤율. 2021년 7월 기준 노년층을 생물학적 나이로만 따져서는 안 된다. 의학 발달 등으로 수명은 연장됐지만 급변하는 사회, 급속한 과학화로 노년층이 할만한 일자리는 급감했다. 노년층 ‘사회적’ 수명도 급속하게 낮아졌다. 돈과 일이 없는 노년층이 할 수 있는 게 무엇일까. 죽음을 앞둔 몇몇 친구들과 함께 여기저기 다니면서 구경도 하고, 맛난 것을 먹으면서 담소를 나누는 일일 게다. 지하철 무임승차 덕분에 어디든 갈 수 있다. 차비 걱정이 없으니 조금 더 좋은 음식을 먹을 수도 있고 적은 용돈으로 조금 더 버틸 수 있다. 그게 노년층이 경제적, 사회적, 심리적 외로움을 혼자 달래면서 사는 방식이다. 그런데 무임승차제가 약해진다면? 빈곤층 노인부터 발이 묶인다. 움직이지 않으면 건강은 쉽게 잃는다. 사회적 외로움, 심리적 위축도 따라온다. 몸과 마음이 병든다. 얼마 남지 않은 삶마저 질적, 양적으로 심하게 망가진다. 이게 노년층만의 문제라고? 아니다. 지금 우리 세대가 짊어져야 하는 사회적 고통이다. 심신 무기력으로 누워있는 부모에 대한 책임은 고스란히 자녀에게 돌아간다. 자녀는 병원비 등으로 더 많은 돈을 지출해야 한다. 동시에 심리적 불안감과 정신적 부담감도 커진다. 노년층이 열심히 움직이는 것은 젊은 세대가 부담해야 하는 경제적, 사회적, 심리적 고통을 덜어주려는, 부모로서 자녀에게 베푸는 사실상 마지막 배려다. 노년층은 한국 사회를 절대빈곤에서 탈출하게 만든 할아버지와 할머니, 독재사회에서 민주사회로 만든 아버지와 어머니다. 우리가 지금 누리는 것들은 거저 주어진 게 아니라 앞선 세대가 숱한 어려움 속에 힘겹게 이뤄낸 결과물이다. 죽음을 앞둔 이분들에게 우리가 무임승차 정도도 해드리지 못할까. 최근 5년간 전국 도시철도 운영기관 연평균 당기 순손실은 1조3427억원이다. 무임승차를 없앤다면 30~40% 정도는 준단다. 그래서 노년층 요금을 받겠다고? 적자가 노년층 무임승차 때문에 생긴 것인가. 노년층을 위한 별도 열차를 운영했나. 노년층 때문에 철도를 못 타는 사람들이 속출하나. 노년층 때문에 직접적으로 발생하지 않은 구조적 손실을 노년층에게 받아내겠다는 것인가. 도시철도 손실을 사회 전체가 분담할 방안은 많다.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나눌 수 있다. 법은 바꾸면 된다. 도시철도 운영기관은 다른 분야에서 비용을 줄일 수 있다. 실제로 노년층 부모가 계신 자녀들이 조금 더 부담할 수도 있다. 실버 비즈니스로 돈을 버는 기업이 기부할 수도 있다. 자녀 세대 부담을 덜어주겠다며 요금을 흔쾌히 내겠다는 노년층도 있다. 기자를 포함해 노년층 교통비를 기꺼이 대신 내주고 싶다는 자녀 세대도 적잖다. 만일 그걸로도 부족하다면 지하철 요금을 조금 더 올려서 국민 모두 부담할 수도 있다. 서강대 최진석 교수는 최근 한 강의에서 이렇게 말했다. “시선의 높이와 마음의 크기는 개인에게는 삶의 높이, 사회와 국가에게는 발전의 한계치다. 물질만 추구하는 사회는 후진국이다. 제도와 시스템까지 있는 사회는 중진국이다. 철학적 접근이 가능해야 선진 사회가 될 수 있다.” 세계에서 유일하게 65세 이상 노년층에게 무임승차를 해주는 나라에 사는 게 자랑스럽다. 이를 유지하기 위해 모든 사회 구성원이 책임을 분담하는 대한민국을 보고 싶은 건 기자뿐일까.
주간경향(총 4 건 검색)
- 신탁업, 노년층 자산관리로 주목(2020. 08. 21 15:21)
- 2020. 08. 21 15:21 경제
- ㆍ미성년자·장애인·치매 환자에게 투명하고 안전한 상속 가능 #1 70대 후반의 A씨는 딸 넷과 아들 하나를 뒀다. 자신이 죽고 난 후 미혼인 늦둥이 아들의 생계가 걱정이다. 딸들에게는 이미 결혼할 때 집도 사줬고, 외손주들에게도 학비와 용돈을 충분히 지원했다고 생각해 갖고 있는 건물은 아들에게 주길 원했다. 그는 자신이 살아 있는 동안 건물의 임대수익을 받고, 죽으면 막내아들에게 온전히 넘겨주길 원했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오른쪽 두 번째)이 7월 21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한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연합뉴스 #2 몇 년 전 남편과 사별한 50대 여성 B씨에게는 두 아들이 있다. 둘째 아들은 발달장애인이다. 사별한 남편이 남긴 사망보험금 1억원이 있지만 시부모가 그 일부를 요구해 시댁과의 왕래가 편치 않다. “아이보다 딱 하루 더 살고 싶다”는 B씨는 자신이 없어도 둘째 아이가 재산을 지키고, 그걸로 생활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했다. 이들의 사연은 KEB하나은행 리빙트러스트센터에 접수된 실제 사례다. A씨는 신탁의 한 종류인 유언대용신탁을 활용해 살아 있는 동안에는 자신을 수익자로 정해 재산을 관리하고, 사망 후에는 자신이 정한 사람이 수익을 얻는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다. B씨는 아들의 장애 정도가 심해서 법률행위를 대신해줄 성년후견인 제도를 거친 후 장애인신탁을 이용할 수 있다. ‘신탁(信託)’은 말 그대로 누군가에게 무엇을 믿고 맡기는 것을 뜻한다. 신탁은 위탁자가 수탁자(은행 등 금융기관)와 계약을 맺고 자신의 재산 전부 또는 일부에 신탁을 설정하고, 해당 재산을 수탁자에게 이전하면서 시작된다. 재산을 맡은 수탁자는 신탁재산의 권리자가 되어 신탁재산을 관리·처분·운용하고, 신탁재산 또는 그로부터 얻는 수익을 신탁을 설정할 때 정한 수익자(위탁자 혹은 그가 지정한 제3자)에게 지급하게 된다. 신탁재산은 채권자에 의한 강제집행이 금지되기 때문에 위탁자가 파산해도 안전하게 보존된다. 신탁계약을 맺으면 신탁재산의 소유권이 위탁자에서 수탁자(금융기관)로 이전되어 등기부등본에 금융기관의 재산으로 표시되기 때문이다. 물론 채무를 회피하기 위해 악용한 경우에는 소송을 통해 신탁을 무효화시킬 수 있다. 고령화 시대 자산관리 방안으로 주목 신탁계약을 체결하면 신탁된 재산은 수탁자인 금융기관에서 바로 집행을 진행해 다른 상속인들의 동의나 협의 절차 없이 지정한 수익자에게 이전된다. 유족 간의 법적 분쟁을 피하고 투명하고 안전하게 상속을 집행할 수 있다. 자신이 정한 대로 재산의 관리·운용을 맡길 수 있고, 돈 이외에도 특허권 등 다양한 재산을 신탁할 수 있다. 증여세 등이 비과세되는 장점도 있다. 이런 장점 때문에 신탁은 부모 없이 홀로 남은 미성년자나 돌봄이 필요한 장애인, 치매 환자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 신탁은 고령자의 금융자산을 후속세대에게 넘겨줘 소비를 진작시키고, 저출생 등의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수단이 될 수 있다. 일본에서 도입한 ‘교육자금증여신탁’(한시 상품)이나 ‘결혼·육아지원신탁’이 그 예다. 조부모가 손주·자녀들을 위해 교육비나 결혼, 출산, 육아자금을 증여할 경우 증여세가 비과세되는 신탁이다. 전진규 동국대 경영대학 교수는 “신탁은 유언대용신탁, 장애인신탁, 치매신탁 등 장기적 관점에서 위탁자의 나이와 소득, 재산 등을 감안해 유연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며 “한국은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고령화가 진행 중인데 재산승계 등 부의 이전과 노후대비를 위한 자산관리에 가장 적합한 금융상품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신탁은 가계자산을 금융시장으로 유입하는 유용한 도구이기도 하다. 이 때문에 이준서 동국대 경영대학 교수는 “부유층의 돈을 부동산이 아닌 실물경제로 환류시키는 수단으로 상속·증여와 관련한 신탁만이 아니라 자산운용과 관련한 금전신탁이 활성화할 수 있도록 신탁제도를 손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송홍선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부동자금의 흡수보다는 노령층의 자산 유동화 측면에 주목했다. 송 연구위원은 “노인이 되면 근로소득이 없어 예금을 빼먹게 되는데 부동산보다 유동화가 쉬운 금융상품을 만든다는 측면에서 신탁의 장점이 있다”면서 “노령층이 신탁을 통해 자신의 금융자산에서 수익을 얻고 이를 유언대용신탁 등으로 자식에게 물려주면 세대 간의 증여가 훨씬 활발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수탁자산 제한, 불완전 판매 가능성 개선해야 신탁은 일반법인 신탁법과 특별법인 자본시장법 내 신탁업법의 규제를 받고 있다. 전문가들은 신탁제도의 활성화를 위해서 우선 자본시장법의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금전, 증권, 동산, 부동산 등 7가지의 열거된 재산으로 신탁 재산 범위를 한정한 것을 고쳐야 한다는 것이다. 전 교수는 “자본시장법상 금융업에 적용되는 엄격한 규율이 적용되면서 신탁 본연의 유연성이 저하되는 면이 있다”며 “신탁업을 기능에 따라 세분화·구체화하고 신탁 가능 재산의 열거형태에서 포괄적 기술방식으로 변경해 신탁제도를 활성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장기적으로는 신탁업법을 자본시장법에서 분리하는 방안도 제안했다. 자본시장법이 신탁의 투자대상으로 재산가치를 전제로 해 신탁의 다양한 활용을 막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권재열 경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탄소배출권과 관련한 신탁상품이나 부채를 신탁으로 받아 관리하는 상품이 나올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은행권에서 요구하는 불특정금전신탁 도입에 대해선 신중론이 제기된다. 불특정금전신탁은 고객이 지정한 상품에 투자해 수익을 돌려주는 특정금전신탁과 달리 은행이나 증권사 등 신탁업자가 주식·채권 등에 투자한 뒤 수익금을 되돌려주는 상품이다. 증권사나 자산운용사가 운용하는 공모펀드와 유사한데 투자대상 선택과 운용이 더 자유로워 규제의 차익을 노린 ‘쏠림현상’이 생길 수 있다. 송홍선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펀드와 경제적인 기능이 똑같다면 ‘동일기능 동일규제’라는 자본시장법의 대원칙하에서 동일하게 규제해야 한다”고 말했다. 신탁은 금융복지로서의 가능성이 있지만 아직 국내에선 낯설다. 1:1 금융상품이라 금융기관의 광고·홍보가 제한되면서 이런 제도가 있는지조차 모르는 경우가 태반이다. 송 연구위원은 “펀드처럼 수익률로 유혹하는 건 아니라고 해도 상품의 존재를 인지할 수 있는 정도의 광고는 허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신탁상품을 판매하는 금융회사들의 불완전 판매를 규제할 필요도 있다. 신탁은 위탁자의 지시에 따라 운용되기 때문에 투자자 보호 측면에선 매니저가 자신의 마음대로 운용하는 펀드와 성격을 달리한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특정금전신탁의 경우 일회성 금융상품처럼 거래되는 경향이 있고, 과거 동양증권 사례처럼 증권사 영업사원의 권유로 신용등급이 낮은 회사채 등에 투자하는 불완전 판매가 문제가 될 수 있다. 전진규 교수는 “결국 다른 간접금융상품에도 적용될 수 있지만, 신탁업자에게 부과된 선량한 관리자로서의 주의의무 및 충실의무를 선진국 수준으로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 [줌인| 노년층 자서전 출간]평범한 어르신들이 쓰는 ‘나의 인생’(2014. 05. 02 16:56)
- 2014. 05. 02 16:56 문화/과학
- ㆍ생애 글로 남기려는 노년층 많아져… 자신 되돌아보면서 ‘힐링’ 경험도 “내가 월남하겠다고 말씀드리니 어머님께서는 좀 놀라시면서도 한편으로는 올 것이 왔다는 느낌으로 아들의 뜻을 존중해 주셨다. 그래서 2~3년간 다녀올 요량으로 말씀드리고 월남을 결행하였다.” “이로써 나의 첫 번째 고향이었던 이북은 다시 못 올 곳이 되고 말았다. 하지만 그때는 언제든 맘만 먹으면 다시 갈 수 있다고 생각하였던 것이다.” 서울시 관악구에 사는 윤흥규씨(87)는 “꼭 읽어보라”며 기자에게 자신의 자서전 을 내밀었다. 한국전쟁 참전용사이기도 한 윤씨는 전쟁이 터지기 전 월남해 지금까지 관악구에 살고 있다. 그의 고향은 평안북도 정주. 정주와 관악이 윤씨의 ‘두 개의 고향’이다. 서울 역삼동의 한 사무실에서 50~60대 은퇴자들이 자서전 쓰기 수업을 듣고 있다. | 백철 기자 “젊은 시절 회고하면 기분도 좋아져” 윤씨가 운영하는 서예교실에 들어서자 오래된 듯한 여러 물건들이 눈에 들어왔다. 과거 서울의 모습인 듯한 사진은 윤씨가 직접 찍은 1940년대 서울 남대문의 풍경이다. 장식장에 들어 있는 긴 칼은 한국전쟁 당시 윤씨가 쓰던 것이다. 안팎으로 곰팡이에 뒤덮인 유리병에 담긴 인삼은 50년 전에 사망한 아내의 유품이다. 물건 하나하나에 윤씨의 인생사가 묻어 있다. 가족이 없는 윤씨의 생애는 하마터면 그대로 사라질 뻔했다. 그는 젊은 시절 아내가 병으로 세상을 뜬 뒤 평생을 홀로 살았다. 자식도 없다. 같이 월남했던 동년배들은 대부분 세상을 떠났다. 오랫동안 서예교실을 운영하며 많은 제자들을 뒀지만 과거 자신의 행적에 대해서 속시원히 이야기해 본 적도 없다. 그렇다고 자신의 인생 이야기를 글로 남길 생각도 차마 하지 못했다. 그러던 지난해 말, 윤씨는 관악구의 ‘어르신 자서전 사업’의 도움을 받아 책을 내게 됐다. “가족도 없는 내가 이 나이에 책을 써서 무엇하냐”던 윤씨도 지인들의 설득에 자서전 쓰기에 참여하게 됐다. “자식도 없는 내가 굳이 내 이야기를 남길 이유가 있을까 해서 처음엔 별 생각이 없었어. 그래도 내가 살아온 길을 보고 느끼는 바가 있는 사람이 한 명이라도 있지 않을까 해서 책을 쓰게 됐지.” 140여 페이지 분량인 윤씨의 자서전은 올해 2월 출간됐다. 작업기간이 짧았던 데다, 미리 써둔 일기가 없어 당황하긴 했지만 책 작업을 하는 순간만큼은 즐거웠다고 윤씨는 회상했다. 그는 책에 실린 20대 시절의 자신을 가리키며 “이때가 내 전성기였지”라며 미소를 지었다. “나보다 젊은 노인들에게도 꼭 책 쓰기를 권하고 싶어. 지난 인생을 돌아볼 수도 있고 젊은 시절을 생각하면 기분이 좋아지잖아. 특히 자서전을 쓸 마음이 있는 사람은 지금이라도 꼭 일기를 남기라는 말을 하고 싶어.” 자신의 생애를 글로 남기려는 욕구를 가진 노년층이 많아지고 있다. 지자체, 시민단체, 실버산업 업체 등 사회 전 분야에서 ‘노인 자서전 쓰기 강좌’도 늘어나고 있다. 4월 10일, 서울 역삼동의 시니어파트너스 사무실에서 4명의 50~60대 은퇴자들이 ‘나의 책 출간’ 수업을 듣고 있었다. 이미 3주에 걸쳐 글쓰기 수업이 진행됐고, 출간을 전제로 한 실무 수업이 진행되고 있었다. 강사는 글자 크기와 간격에 따라 책의 모습이 어떻게 변하는지, 표지와 제목은 어떻게 짓는 것이 좋은지 설명했다. 은퇴자들은 강사의 말 하나하나를 꼼꼼히 적었다. 수강생 정명헌씨(68)는 “내 책을 꼭 안겨주고 싶은 사람이 생겼다”며 자서전 쓰기 수업에 참여한 이유를 밝혔다. 환갑 이후 정씨의 인생은 고통의 연속이었다. 번듯한 아파트 한 채와 가게를 갖고 있던 정씨는 경기침체와 아파트 재개발 좌절 등을 겪으며 빚의 나락으로 떨어졌다. 가족과도 멀어져 ‘독거노인’ 신세가 됐다. 윤흥규씨가 기자에게 자신의 인생사를 설명하고 있다. | 백철 기자“자녀 세대에 뭔가 도움되지 않을까요” 전국의 건설현장을 전전하며 살던 정씨는 인터넷에서 만난 비슷한 연배의 ㄱ여인의 권유로 SNS에 일주일에 한 편씩 글을 올리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일하는 건설현장에서 벌어진 일, 동료들과 등산한 이야기를 썼다. ㄱ씨의 권유로 정씨는 자신의 어두웠던 과거에 대해서도 한 편씩 글을 올렸다. 정씨는 “일이 바빠 주말에만 글을 쓸 수 있었다. 그런데 옆에서 격려해주는 사람이 있다 보니 매주 주말만 기다리며 즐겁게 일을 했다. 글을 쓸 때면 애들이 해변가에서 모래성을 쌓을 때 느끼는 그런 감정을 느낀다”고 말했다. “집도 없어지고 빚까지 졌던 시절은 생각도 하기 싫었어요. 그때 죽을 생각도 여러 번 했어요. 그런데 이젠 인생의 희망과 목표가 생겼어요. 오히려 내가 걸어왔던 길을 숨김없이 쓰고 내 진심을 ㄱ씨에게 보여주고 싶어요.” 또 다른 수강생 김복일씨(65)는 자서전을 쓰는 과정 자체가 ‘힐링’이었다고 말했다. 자신의 과거를 되돌아보는 과정에서 소원해졌던 친구들, 친척들과 다시 연락도 할 수 있었고, 가족간의 정도 더 끈끈해졌다는 것이다. “아이들에게 엄마의 과거 젊은 시절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과정에서 서로를 더 잘 알게 되는 느낌을 받았어요. 이제 와서 생각해보면 내가 몰라서 어른들에 대해 오해하고 어려워한 부분들이 있었는데, 저는 자서전을 통해 자녀 세대와 소통하는 노년을 보내고 싶어요.” 송춘회씨(57)는 노년 자서전 출판을 돕는 기회가 더 많아져야 한다고 말했다. “우리 세대는 윗 세대에 비해 자신의 인생이나 경험을 책으로 남기고 싶은 욕구가 많아요. 블로그에 등산기라도 쓰는 사람이 많잖아요. ‘자서전 쓰기’ 강좌가 많은데 글쓰기 교육에 그칠 게 아니라 결과물이 나오는 데까지 도움을 주는 강좌가 더 많아졌으면 해요.” 다른 노년층의 자서전 쓰기를 돕는 사람도 있다. 교직을 은퇴한 뒤 노년유니온에서 구술 생애사 작업을 하고 있는 정순명씨(65)는 다른 사람의 자서전을 만드는 작업이 “기쁜 과정”이었다고 말했다. 은퇴 후 무기력했던 삶에 활력도 생겼다. 정순명씨도 언젠가 자서전을 쓸 생각이다. “다른 사람들의 생애를 글로 쓰는 과정에서 ‘나는 이때 이걸 잘못했구나, 이건 잘했구나’ 하는 걸 알게 돼요. 60이 넘은 나도 다른 이의 삶에서 배울 점이 많은데, 미래가 고민되는 자녀 세대는 노년층의 인생을 보고 뭔가 도움이 될 부분이 있지 않을까요.” 또한 노년 자서전은 평범한 사람들의 역사를 후세에 남기는 의미도 있다. “과거에도 지금도 힘 있는 사람, 유명한 사람들의 역사는 남아요. 하지만 보통사람들의 삶은 잘 남지 않아요. 평범한 노인들의 인생역정이 담긴 글이야말로 미래 세대에게 실질적 도움이 되는 글이라고 생각해요.”
- 특집
- [줌인| 노년층 자서전 출간]자서전 쓰기, 한 번 도전해보세요(2014. 05. 02 16:55)
- 2014. 05. 02 16:55 문화/과학
- ㆍ지자체·교육기관 강좌 늘어… 이미 정해져 있는 형식도 참고할 만 최근 몇 년 사이 지자체와 교육기관을 중심으로 ‘자서전 쓰기’ 강좌를 하는 곳이 늘어나고 있다. 자서전 만드는 일을 도와주는 실버산업 업체도 생겼다. 관심만 있다면 누구도 기록해주지 않는 ‘나만의 삶’을 글로 옮길 수 있는 시대가 됐다. 하지만 막상 자서전을 쓰려고 하면 녹록지가 않다. 오랫동안 전문적으로 글쓰기를 해온 사람이 아니라면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부터 난감하다. 본인이 재력가나 유명인이라면 대필 작가나 구술 작가를 섭외할 수도 있다. 그러나 개인적으로 자서전을 제작하려면 집필에만 적게는 수백만원, 많게는 1000만원이 넘는 돈이 필요하다. 출판 비용은 또 별도다. 평범한 노인에게는 엄두가 나지 않는다. 지자체, 교육기관, 실버산업 회사에서 운영하는 ‘자서전 쓰기 과정’은 이보다는 저렴한 비용으로 운영되는 경우가 많다. 많은 강좌 중 자서전 출간까지 책임질 수 있는 강좌를 찾는 것이 중요하다. 윤흥식씨가 쓴 자서전의 일부. 오른쪽 위에 윤씨의 젊은 시절 사진이 실려 있다. | 백철 기자 김형래 시니어파트너스 상무는 “도처에 자서전 과정은 많지만 마지막에 책이 만들어지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며 “최근에는 이북(e-book)이나 주문출판(POD)을 이용해 저렴한 비용으로 결과물까지 만들어주는 곳이 많이 생겼다”고 말했다. 자서전을 쓰기로 마음 먹었다면 어떠한 내용을 채울 것인가를 결정해야 한다. 보통은 태어나서 현재까지 자신의 전 생애를 정리하는 자서전을 쓴다. 하지만 인생의 특정 부분 위주로 책을 쓸 수도 있다. 실향민 출신의 윤흥규씨(87)는 80여년의 인생 중 자신이 20대를 보낸 1950년대를 위주로 자서전을 썼다. 자서전 도와주는 실버산업 업체도 김 상무는 “아무래도 인생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을 쓰는 것이 필자 입장에서 편할 수 있다. 자신의 노동운동 경험을 기록으로 남기려고 자서전 강좌를 찾았던 수강생도 있었다”고 말했다. 어떻게 자신의 생애 전체를 정리할 수 있을까. 감이 잘 잡히지 않는다면 이미 정해져 있는 형식을 참고해도 된다. 시니어파트너스 측은 자신들이 마련한 자서전 형식만 따라가도 원고지 200~300장 분량은 무난하게 쓸 수 있다고 말했다. 수강자들은 일단 서문에 해당되는 ‘나는 누구인가’를 쓰게 된다. 추상적으로 쓰기보다는 구체적으로 쓰는 것이 좋다. 나의 외모는 어떠한지, 특징은 무엇이 있는지, 나의 취미생활과 좋아하는 일이 무엇인지를 적는다. 다른 수강자들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내가 몰랐던 나의 모습을 발견할 수도 있다. 이런 방식으로 ‘나는 이런 사람이다’라는 자서전 전체의 기본 방향을 설정하게 된다. 본격적으로 생애를 쓰기 전에 간략하게 자신의 생애를 연표로 만들어보는 것도 좋다. 자신의 직계가족(부모, 자식)의 인생 중 내 생애에 중요했던 부분이나 내게 영향을 준 사회적 사건을 연표에 추가하는 것도 좋다. 이제 본격적으로 인생 집필에 들어갈 차례다. 크게 사람의 인생은 5가지 주기(유년기, 소년기, 청년기, 장년기, 노년기)로 나눠볼 수 있다. 각 생애 주기별로 기억에 남는 3~4가지 일들을 적는다. 각 사건에 대해 어떤 일들이 있었는지, 각 사건에서 나는 무엇을 느꼈는지를 적다 보면 200자 원고자 3~4장 분량이 금세 채워진다. 물론 더 많이 쓰고자 하는 부분이 있다면 분량을 늘려도 된다. 정명헌씨(68)의 경우 환갑 이후 많은 시련을 겪었다. 운영하던 조그만 사업체는 몰락했고, 아파트 재개발이 좌절되면서 많은 빚을 지게 됐다. 환갑이 넘은 나이에 공사판을 전전하며 살 수밖에 없었다. 이렇게 특별한 경험이 있는 사람의 경우 해당 인생 주기에 더 많은 사건들을 기록해도 된다. 자신의 생애를 모두 기록했다면 내게 영향을 준 주변 사람들에 관한 이야기를 적는다. 보통은 배우자, 형제자매, 자녀, 부모에 대한 글을 쓴다. 생애 주기별과 마찬가지로 각 인물에 대해 기억나는 점 3~4가지와 각각 사건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쓰면 된다. 여기까지 과정을 마쳤다면 보통 원고지 200~300장 분량의 글이 완성된다고 한다. 시민단체가 시도하는 ‘구술 자서전’도 보다 정밀한 자서전을 완성하고 싶다면 1차 탈고 이후의 과정도 신경써야 한다. 자서전은 대부분 ‘기억’에 의존하기 때문에 앞뒤가 맞지 않을 수도 있고, 실제와는 다른 내용이 사실처럼 들어갈 수도 있다. 자서전에 등장하는 사람들을 만나 자서전 내용을 고치고, 그 과정에서 내용을 추가할 수도 있다. 혹시라도 남겨둔 과거 기록이 있다면 더 좋다. 탈고가 끝났다면 책 말미에 끝맺음말과 기억할 만한 사진과 자료를 첨부하면 된다. 이북이나 주문출판은 페이지가 늘어나도 비용 부담이 크지 않기 때문에 수백 페이지가 넘는 자료, 사진을 첨부하는 경우도 있다. 내 책을 주변 사람들에게도 알리고 싶다면 표지와 제목, 목차까지 신경써서 살피면 더욱 좋다. 글을 쓰는 것이 부담되는 사람은 ‘구술 자서전’을 생각해볼 수 있다. 집필 자서전만큼 활성화는 되어 있지 않지만 일부 시민단체에서 ‘구술 자서전’을 시도하고 있다. 노년세대 노동조합을 표방하는 노년유니온은 노인층을 대상으로 한 구술 자서전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노년유니온의 구술 자서전은 개인 자서전이라기보다는 집단 자서전에 가깝다. 구술 기록에 참여 중인 정순명씨(65)는 “몇 차례 구술을 진행하다 보니 자신의 삶을 처음부터 끝까지 진실되게 나열해보고 싶은 사람이 많다는 점에 놀랐다”며 구술 자서전도 집필 자서전만큼 활성화될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정씨는 “구술을 통해 일생을 기록하고 싶다면 속 안에 있는 말을 모두 할 수 있는 상대를 만나는 것이 중요하다”며 “너무 가깝지도, 멀지도 않은 사람과 함께 한 달에 한 번 이상 꾸준히 구술을 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정씨의 경우 안면은 없지만 심리적 거리는 멀지 않은 70대 초·중반 여성들의 생애를 주로 기록하고 있다. 자서전을 쓸 마음이 있는 사람이라면 더 나이가 들기 전에 지금부터 틈틈이 일기를 써두는 것이 좋다. 윤흥규씨는 “내가 이리 오래 살면서 자서전까지 남길 줄 알았다면 젊었을 때부터 일지를 만들어놨을 것이다. 기록도 별로 없는 상황에서 기억으로만 쓰려고 하니 많은 내용을 쓰지 못한 것이 참 아쉽다”고 말했다. 조선시대의 자서전 과거에도 개인의 행적을 남긴 책들은 많았다. 대개 ‘실기’(實記)라는 말이 붙어 있는 책들이다. 고려 후기 문신 안향의 후손들은 조선 영조 대인 18세기 중반에 안향의 행적을 담은 ‘회헌실기’를 간행했다. 조선의 개국공신 유창의 후손들도 조선 순조 때인 1826년에 자기 조상의 일대기를 쓴 ‘선암실기’를 만들었다. 특이하게도 자신의 실기를 스스로 쓴 사람도 있다. ‘스스로 쓴 실기’라는 뜻의 ‘자저실기’(自著實紀)를 남긴 심노숭이다. 조선 정조, 순조 때의 인물인 심노숭은 유명한 문신 가문의 일원이었지만 비주류에 속하는 사람이었다. ‘자저실기’는 현대적 의미의 자서전과 가장 유사한 작품으로 알려져 있다. 현대의 자서전처럼 심노숭의 자저실기는 ‘나는 누구인가’로부터 시작한다. 그는 자신의 외모를 묘사하기 전에 “어려서부터 몇 명의 화가를 거쳐 내 초상화를 그리게 했으나 하나도 닮은 것이 없었다”며 “그림으로 그려낼 수 없다면 글로 표현할 수밖에 없다”고 썼다. 이어 그는 “몸은 깡마르고 허약하며 키는 보통 사람보다 작다. 등은 구부정하게 불룩 솟았고 배는 펑퍼짐하게 아래로 처졌다”며 자신의 생김새를 묘사한다. 자저실기의 대부분은 비주류 문관의 입장에서 정조, 순조 대의 세태를 묘사한 것이다. 특히 당시 여당이었던 노론 벽파에 대해서는 가차없는 비판을 가했다. 스스로에 대해서도 “혼담을 하러 온 사람이 내 모습을 보고 혼사를 물렸다. 요절할 관상이라는 이유에서였다”, “급한 성격에 가차없이 주먹을 날렸다”, “감을 너무 좋아해서 50살 이후에 한 번에 60~70개나 먹었다”는 등 남에게 말하기 민망한 부분까지도 솔직히 드러냈다. 심노숭뿐만 아니라 조선 후기에는 이옥, 이학규 등 문인들이 산문과 서한을 통해 자신의 생애를 남겼다. 문인들 사이에서 일기를 쓰는 문화도 확산됐다고 한다. 80만여자 분량에 이르는 심노숭의 ‘남천일기’는 조선 후기 개인이 남긴 일기 중 가장 분량이 많은 것으로 꼽힌다. 한문학자 김재욱 박사는 “조선 후기, 특히 18세기부터는 중국 소품(산문의 한 종류)의 영향을 받아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내는 경향이 강해졌다”며 18세기 이후 문인들 사이에 자서전이나 일기가 유행한 이유를 설명했다.
- 특집
- [헬스포인트]노년층 허리질환, 참지 마세요(2009. 02. 26)
- 2009. 02. 26 사회
- 과거에 ‘척추 수술을 하면 큰일난다’던 인식이 비교적 간단하고 안전한 치료법들이 개발되면서 많이 바뀌어가고 있다. 나이가 들면 노화 현상의 일환으로 몸에 이런저런 이상이 생기게 마련이다. 그중에서도 특히 나이가 들면서 허리나 무릎 등 척추나 관절에 문제가 생기는 사람이 많다. 과거에는 자연스러운 노화 현상으로 여기고 참아 넘겼지만 최근에는 치료하기 위해 병원을 찾는 이가 많다. 예전에 비해 노년층의 활동이 활발해지면서 통증으로 인한 불편함이 사회활동에 장애를 주기 때문이다. 또 과거에 ‘척추 수술을 하면 큰일난다’던 잘못된 인식 역시 비교적 간단하고 안전한 치료법들이 개발되면서 많이 바뀌어가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나이가 들면서 흔히 나타나는 대표적인 노년층 허리 질환은 척추관협착증과 퇴행성디스크다. 척추관협착증은 척추 주변의 뼈와 인대가 점점 두꺼워져서 척추 안쪽에 신경이 지나가는 길인 척추관이 눌려 좁아지는 질환이다. 환자는 다리가 저리고 당겨 오래 걷지 못하며 잘 때 허리를 바로 펴지 못해 웅크린 자세로 잠을 청하는 경우가 많다. 퇴행성디스크란 나이가 들면서 디스크의 수핵이 마르는데, 이때 척추가 압박을 받거나 척추뼈 표면에 비정상적인 뼈 조직이 자라 신경을 자극, 통증을 유발하는 질환이다. 허리가 시리고 아프거나 앉아 있다가 일어날 때 통증이 심해지면 의심해봐야 한다. 노인들의 허리 치료는 큰 수술보다는 비교적 부담이 없는 치료법을 선호한다. 젊은 층에 비해 상대적으로 전신마취나 출혈에 대한 부담이 크기 때문이다. 되도록 부분마취로 절개 부분을 최소화해야 수술에 대한 부담을 줄일 수 있다. 미세 현미경을 이용한 허리 수술은 기존 10㎝ 이상의 피부절개를 2㎝ 이내로 줄여 출혈이나 정상조직의 손상 위험이 상대적으로 적은 수술법으로, 최근 노년층의 허리 질환 치료에 많이 이용되고 있다. 또 심한 골다공증 환자는 유합술 같은 척추고정술을 적용하기 어려운데, 이 경우 연성고정술 같은 수술법을 활용할 수 있다. 관절과 인대, 척추의 운동 기능을 보존하며 치료할 수 있어 좋은 치료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임수택
- 건강설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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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 나이가 어때서” 노년층 위한 ‘건강 테라피’ 프로그램 인기
- 2024. 01. 03 07:24 건강
- 노령인구 증가에 따라 시니어들의 몸과 마음을 힐링시켜주는 ‘건강 테라피’ 프로그램들이 주목받고 있다. 최근 통계청이 발표한 ‘장래인구추계: 2022~2072년’에 따르면 65세 이상 고령 인구는 2023년 943만6천명을 기록했고, 다가오는 2025년에 1천만 명을 넘어 1051만4000명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은퇴 이후에도 하고 싶은 일들을 능동적으로 찾아 도전하고, 적극적인 소비와 문화 활동에 나서는 활동적인 노년이 늘어나고 있다. 이에 따라 활동적 노년들의 몸과 마음을 힐링시켜주는 ‘건강 테라피’ 프로그램들도 주목받고 있다. 식생활부터 수면습관까지 시니어 통합건강증진 프로젝트 풀무원재단은 지난해 11월부터 시니어들의 식사와 운동, 수면에 이르는 전반적인 건강생활교육, 식생활 상담, 건강기능식품 제공 등 하나의 프로그램으로 구성한 ‘시니어 통합건강증진 프로젝트’를 실시하고 있다. 2022년 서울 3개 구 노인종합복지관에서 시니어들의 식사습관과 운동습관 관리를 위해 시범적으로 벌였던 ‘시니어 생활습관 변화 프로젝트’를 한 층 발전시켰다. 65세 이상 시니어 대상으로 한 프로그램은 10주 동안 식습관, 운동습관, 수면습관에 대한 이론 교육과 활동으로 이뤄져 있다. 식습관 교육은 영양 균형 실천과 대사증후군 및 심혈관 질환 예방 식사법 이론 교육과 나만의 밥상 차리기, 푸드테라피 등으로 구성되어 있고, 운동습관과 수면습관은 시니어 맞춤 이론 교육 및 활동으로 진행된다. 교육 기간에 칼슘과 유산균 등의 건강기능식품이 시니어 1인당 총 2회에 걸쳐 제공되며, 영양 상담 및 1:1 식생활 코칭은 모바일 메신저를 통해 공유된 식단 위주로 주 1회 이뤄진다. 시니어의 두뇌 건강 지키는 웰니스 프로그램 레지던스 호스피탈리티 전문기업 지냄이 운영하는 고:요의 프리미엄 웰에이징 센터 고:요 반포점에서는 스트레스 완화, 치매 예방, 우울증 개선, 정서적 안정 등 생활 속에서 뇌 기능을 향상할 수 있는 ‘브레인 트레이닝’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이곳의 브레인 트레이닝은 리더스브레인과 한국B&S교육문화진흥원에서 함께 준비해 과학적으로 뇌파를 분석한 다음 그동안 지쳐있던 뇌가 쉴 수 있도록 개개인에게 맞춤형 휴식을 제안하는 것이 특징이다. 프로그램은 총 3가지로 구성됐다. BGA(Brain General Analysis) 검사로 좌우뇌 균형에 대해 알아보고, 뇌파검사로 두뇌 활용 상태를 진단하며 검사와 상담 결과를 바탕으로 개인 맞춤형 훈련 및 교육 방법을 제시하는 ‘고:요 리더스브레인 두뇌 종합 검사&상담’, 뉴로피드백 원리를 통해 뇌파 정보를 원하는 방향으로 발생하게 유도해 자기조절 지수를 높여주는 ‘고:요 리더스브레인 두뇌 훈련’, 맞춤형 주파수와 음향으로 휴식과 이완을 유도해 수면의 질을 향상하고, 스트레스와 긴장에 의한 뇌 기능의 불균형을 바로잡아 두뇌 건강을 지켜주는 브레인테라피 등이다. ‘노년을 살맛 나게’ 맞춤형 근감소증 솔루션 시니어의 낙상으로 인한 뼈 골절 및 출혈은 단기간에 회복되지 않고 일상생활의 질을 떨어뜨리는 요인 중 하나다. 리브라이블리가 제공하는 노리케어는 시니어들이 겪는 근골격계 질환과 각종 만성 질환을 알맞은 운동과 영양으로 치료하도록 돕는 서비스로 노년층의 몸과 체력, 건강 상태를 꼼꼼하게 살피고 이를 토대로 개인 맞춤형으로 개량한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노리케어는 방문·대면·서비스를 기본으로 하여 리브라이블리 홈페이지에서 서비스를 신청하면 알맞은 검증된 전담 인력을 매칭해 시니어들의 집이나 머무는 시설 등을 직접 찾아가 서비스를 제공한다. 1인뿐만 아니라 단체 신청 또한 가능하며 방문과 대면 서비스 주기는 주 2회로 이루어진다. 서비스를 이용하는 시니어들이 언제든 프로그램을 반복할 수 있도록 전용 앱과 동영상 콘텐츠 또한 제공한다. 이외에도 전담 인력은 시니어들의 몸 상태와 발전 관리 현황을 관찰하며 해당 내용은 노리케어 서비스 신청자와 보호자 모두 확인할 수 있다.
- [임성용의 보약밥상] 성장기 아이들이나 수험생, 노년층에 두루 좋은 ‘대추’
- 2022. 09. 06 15:51 건강
- 차례상에 올리는 조율이시(대추, 밤, 배, 감) 중 맨앞에 자리한 대추. 경향신문 자료사진 음식이 다양해지고 기호도 바뀌면서 명절 차례상에 꼭 들어가는 음식이지만 처치곤란한 식재료가 여럿 생겼다. 대표적인 것이 대추다. 대추는 단맛이 강해서 과거에는 간식으로 종종 먹곤 했지만 지금은 단 음식이 많을뿐더러 껍질의 식감과 맛에 대한 호불호가 강해서 그냥 먹는 경우는 거의 없다. 그럼에도 대추를 꼭 쓰는 이유는 조율이시(대추, 밤, 배, 감)라는 차례상을 차리는 법도 때문이기도 하고, 다산과 번영을 상징하는 이유도 있다. 한의학에서도 대추는 중요하다. 동의보감에는 “성질은 평(平)하고 맛은 달며[甘] 독이 없다. 속을 편안하게 하고 비(脾)를 영양하며 5장을 보하고 12경맥을 도와주며 진액(津液)을 더해주고 9규(竅)를 통하게 한다. 의지를 강하게 하고 여러 가지 약을 조화시킨다”라고 기록돼 있는데, 이중 여러 가지 약을 조화(調和)시키는, 즉 서로 다른 성질의 약물들이 원만하게 상호작용을 해 약효를 내게 해주는 효능이 있기 때문이다. 대추는 특히 단맛이 강한데, 전통적으로 단맛이 강한 약재들은 소화기를 강화시킨다고 보았다. 대추는 칼로리도 높고 과당이 많아서 현대에서는 다이어트에 적이 될 수 있지만 과거 영양이 부족했던 시절에는 높은 칼로리의 단맛 음식은 영양제를 맞는 것처럼 몸을 전체적으로 보해 주는 효과가 있었다. 이런 이유로 당연히 몸을 보하는 처방에는 자주 들어갈 수밖에 없는데, 실제로도 칼슘·철분·인 등의 각종 무기질과 비타민 A·B·C·E 등 비타민도 풍부하고 식이섬유도 풍부해 소화기 건강에 도움이 되며 기력보강과 면역력 강화에도 도움이 된다. 쌀쌀한 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마시기 좋은 생강대추차. 경향신문 자료사진 이런 기본적인 효능 외에 주목할 점은 두뇌와 신경정신계에 괄목할 만한 효능이 있다는 것이다. 수면제로도 사용하는 마그네슘 성분을 함유하고 있어 멜라토닌 성분의 분비를 촉진해 불면증 개선에 도움이 된다. 올레오아미드라는 불포화지방산 성분은 뇌의 신경계 활동을 활발하게 해 두뇌 활동을 강화시켜 주는 작용을 한다. 이런 효능 때문에 성장기 아이들이나 수험생, 두뇌활동이 퇴화되기 시작하는 노년층에 두루 좋은 음식이다. 그러므로 이번 추석에는 처치곤란 식재료로 두지 말고 한두 알이라도 가족 모두 나눠 먹는 것이 좋겠다. TIP1. 감맥대조탕 = 감맥대조탕은 감초, 맥아, 대조로 심플하게 구성된 한약 처방으로 세 약재 모두 단맛이 나고 정신을 안정시켜 주는 효능이 있다. 이런 효능을 바탕으로 화병, 우울증, 불면증 등의 한방의 신경정신과 영역에서 기본적으로 선택할 수 있는 유명한 처방이다. 특히 아이가 밤에 잘 우는 야제증이나 이유 없이 놀라는 야경증에 일차적으로 사용해 볼 수 있는 처방이다. 과거에 이 처방을 첨가한 빵이 개발돼 판매됐을 정도로 안전하니 아이를 키우는 부모들은 알아두면 도움이 될 듯하다. TIP2. 국물 속의 대추 = 대추와 관련된 소문에 삼계탕에 있는 대추나 인삼은 먹지 말라는 말이 있다. 닭의 나쁜 성분을 대추가 흡수해 나쁜 성분만 남았다는 이유인데, 이는 과학적 근거가 없다. 그보다는 오히려 도움이 되니 먹을 것을 권한다. ■임성용은 누구?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을 졸업하고 현재는 사상체질을 기반으로 하는 치료와 입원 프로그램을 통한 추나치료로 정골 추나뿐 아니라 근육·인대까지 교정하는 경근 추나를 활용해 척추 질환을 전문적으로 치료하는 엘:에스 한방병원에서 원장으로 진료하고 있다. 남양주시 한의사협회 이사, 심평원 장기요양등급판정위원을 맡고 있다.
- 임성용보약밥상대추
- [임성용의 보약밥상] 중·노년층에 활력 선물하는 ‘가자미’
- 2021. 12. 05 20:29 건강
- 가자미가자미는 고급 생선으로 대접받는 경우도 있지만 대체적으로 어획량이 많아 싸고, 영양가도 풍부해 서민의 밥상을 대표하는 생선 중 하나다. 우리나라 연안 어디에서나 잡히지만 난류와 한류가 만나는 울산 앞바다에서 특히 많이 잡힌다. 산란기를 앞두고 살이 오르는 겨울이 제철이라 울산 항구와 포구는 겨울이 되면 가자미가 넘쳐난다.가자미는 눈이 한쪽으로 몰려 있는 특유의 형상 때문에 한자말로는 ‘비목어’ 또는 ‘첩’으로 불린다. ‘지봉유설’은 광어(廣魚: 넙치)와 설어(舌魚: 서대)를 ‘첩류’로 분류하기도 했다. 현대의 분류법에서도 서대와 광어는 보다 큰 분류인 가자미목에 속하는 생선이다.동의보감에 가자미를 이르길 “성질이 평하고 맛이 달며 독이 없다. 허한 것을 보하고 기력을 세지게 한다. 많이 먹으면 기를 동하게 한다”라고 하여 약재보다는 음식으로 구분했다. 여기서 주목해 볼만한 내용은 ‘기를 동하게 한다’는 것인데, 현대의 관점에서 해석해 보면 ‘활력을 넘치게 한다’와 같은 의미이지만 ‘성욕을 올린다’는 뜻으로도 이해할 수 있다.실제 가자미에는 ‘아르기닌’이라는 성분이 풍부하다. 이는 지금 영양제의 형태로도 많이 판매하고 있는 아미노산으로, 상피세포·뇌세포·일산화질소 등을 만들 때에 사용되는 영양소다. 여기서 일산화질소는 혈관을 확장하는 작용이 있어서 협심증이나 고혈압 증상을 치료할 때도 쓰이며, 혈액순환을 촉진해 운동의 효과를 높여 주고, 더 높은 강도의 운동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기도 한다. 그래서 근육운동 보충제로 많이 알려져 있지만, 혈관 확장과 혈액순환 촉진 작용이 남성 건강에도 도움이 된다고 한다.이 외에 가자미의 많은 단백질 속에는 ‘프롤린’이라는 아미노산도 들어 있는데, 프롤린은 콜라겐 합성을 도와주는 성분으로 상처 치유를 돕고 연골의 재생에 도움이 된다. 또한 가자미 간에는 시력 유지와 신체의 저항력을 강화시키는 비타민A가 다량 함유돼 있고 살에는 비타민B1·B2·D가 많이 포함돼 있어 전체적인 영양구성을 보면 중·노년기에 매우 적합한 음식이라고 할 수 있다.TIP1. 수입산 가자미=가자미는 전 세계에서 잡히는 생선으로, 당연히 해외에서도 많은 양이 어획된다. 다만 해외에서는 인기 있는 생선이 아니라서 우리나라로 많이 수출된다. 이렇게 수입된 가자미는 가자미 가격을 저렴하게 하지만, 국내산과의 구분이 쉽지 않아 문제가 되기도 한다. 그러나 영양성분상에는 큰 차이가 없다.TIP2. 가자미 식해=‘식혜’란 말이 익숙하다 보니 ‘가자미 식혜’로 쓰는 일이 흔한데, 정식 명칭은 ‘식혜’가 아니라 ‘식해’다. 한자말 ‘식해’는 토막 낸 생선에 고춧가루, 무, 소금, 밥, 엿기름을 섞어 발효시킨 식품이다. 가자미 외에도 양미리, 명태, 갈치 등을 넣은 식해도 있다. 주로 동해안 지방에서 많이 먹는데, 가자미 식해는 원래 함경도 지방 쪽의 음식이라고 한다. 식해의 특이한 점은 열을 가하지 않고 발효하기 때문에 소화효소들이 분해되지 않고 발효 과정에서 유산균주도 형성돼 소화기에 좋다. ■임성용은 누구?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을 졸업하고 현재는 사상체질을 기반으로 하는 치료와 입원 프로그램을 통한 추나치료로 정골 추나뿐 아니라 근육·인대까지 교정하는 경근 추나를 활용해 척추 질환을 전문적으로 치료하는 임성용한의원에서 대표원장으로 진료하고 있다. 남양주시 한의사협회 이사, 심평원 장기요양등급판정위원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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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계절성 독감이 노년층에 더 위험한 이유
- 2009. 10. 30 15:58 재테크
- 계절성 독감이 본격적으로 기승을 부릴 시기가 다가오고 있다. 계절성 독감은 매우 전염성이 높은 급성 바이러스성 감염으로 주로 기도를 공격하며 때로는 폐를 공격하기도 해 심할 경우 사망에 이르기도 한다. 많은 사람들이 독감을 단지 심한 감기 정도로 잘못 알고 있지만, 감기와 독감은 증상이 비슷하기는 해도 발병 원인인 바이러스가 다르며, 감염되면 환자에게 전혀 다른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세계보건기구(WHO)와 국내 질병관리본부는 계절성 독감을 예방하는 주요 방법으로 백신접종을 권고하고 있다. 특히, 질병관리본부는 65세 이상의 노년층과 신장 질환, 폐 질환, 당뇨 등 만성 질환이 있는 사람과 6~23개월의 소아 등 ‘고위험군’을 예방접종 권장 대상자로 선정한 바 있다. 백신접종은 독감 바이러스를 예방하고 관리하는 가장 중요한 방법이다. 50년 이상 안전하고 효과적인 백신이 공급되어왔으며, 건강한 성인의 독감 관련 질병을 70%~90%까지 예방한다. 노년층의 경우, 독감백신으로 심각한 질병과 합병증의 위험을 60%까지 감소시키며 사망률 또한 80% 가까이 감소시킨다. 계절성 독감 노년층에 특히 위험 WHO는 계절성 독감으로 인해 매년 50만 명이 사망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으며, 이 중 90%가 65세 이상이다. 나이가 들면 면역체계 약화, 바이러스종의 불일치 등으로 계절성 독감에 걸릴 위험이 크기 때문이다. 기존의 계절성 독감 백신은 건강한 성인은 70~90%의 예방 효과가 있지만 65세 이상 노년층은 면역체계의 변화로 인해 항체 생성 및 반응이 낮아져 성인에 비해 예방 효과가 현저하게 떨어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한국노바티스 백신사업부는 계절성 독감백신으로는 세계에서 유일하게 면역증강제 MF59가 함유된 65세 이상 노년층을 위한 계절성 독감 예방백신 ‘플루아드’를 출시했다. ‘플루아드’는 65세 이상의 고령자에게 접종하는 계절성 독감 예방백신으로 계절성 독감백신 중 유일하게 면역증강제 MF59가 함유됐으며, 노년층의 면역보호 체계 강화 및 확대에 도움을 준다. 면역증강제 MF59는 신체의 항체 반응을 증가시키는 물질로 구성되어 우리 몸을 방어하는 T세포를 활성화시킬 뿐 아니라 T세포 수를 늘려 더 빠르고 더 많은 인플루엔자 항체 분비를 촉진시킨다. 만성 질환이 있는 노년층을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플루아드는 면역증강제 MF59가 함유되어 기존의 일반 계절성 독감백신에 비해 더 높은 면역반응과 강력한 항체 수치를 생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활동 기간 중 65세 이상 노년층의 폐렴, 심장혈관 질환, 뇌혈관 질환 등으로 인한 입원율 감소는 물론 백신에 포함되지 않은 독감 바이러스종에 대한 예방도 강화된 것으로 노년층 대상 임상실험 결과에서 밝혀졌다. 플루아드는 유일하게 MF59 면역증강제를 함유한 계절성 독감백신으로 현재 전 세계 25개국 이상의 국가에서 허가 판매되고 있다. 또 전 세계적으로 지난 12여 년 동안 플루아드는 약 4천5백만 도즈 이상 사용됐으며, 임상실험에 참여한 노인은 1만2천명 이상이다. ■글 / 장형순(헬스경향 기자) ■사진 / 경향신문 포토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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