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향신문(총 14,403 건 검색)
- [속보]코로나 때 해고된 세종호텔 노동자 “6명 복직” 고공농성
- 2025. 02. 13 08:49사회
- ... 통지를 받았다. 해고 통지 이후 3명의 희망퇴직을 선택하고 12명은 최종 해고됐다. 세종호텔 해고노동자들은 중앙노동위원회를 상대로 부당해고 및 부당노동행위 구제 재심판정 취소소송을 제기했으나...
- 세종호텔
- 거리의 노동자들 “눈이 싫은 걸 넘어 두려워요”
- 2025. 02. 13 06:00사회
- ... 뿌렸는데, 눈이 영 잦아들지 않아 또 뿌리는 것”이라고 했다. 서울 광화문역 인근 한 건물의 청소노동자 전모씨(55)는 입구 회전문을 몇 바퀴씩 돌며 걸레질을 했다. 그는 “평소보다 더 자주 걸레질을...
- [이진송의 아니 근데]오요안나씨 죽음으로 본 프리랜서·비정규직 노동 환경의 문제점
- 2025. 02. 13 06:00문화
- ... 보호할 의무가 없어 해고하면 끝이니 말이다. 현재 오씨의 노동자성이 주목받는 이유는, 고인이 노동자로 판정되면 산재로 인정받고 MBC의 산업안전보건법이나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수사가 이루어질 수...
- 권기홍 노무현정부 초대 노동부 장관 별세
- 2025. 02. 12 21:04인물
- ... 일했다. 대구 최초 민간 싱크탱크인 ‘대구사회연구소’ 소장을 맡았다. 2003~2004년 참여정부 초대 노동부 장관으로 재직하며 노동법 개혁 등을 주도했다. 문재인 정부에선 동반성장위원회 위원장을 맡았다.
스포츠경향(총 504 건 검색)
- 서울 성동구, 설 명절 앞두고 필수노동수당 지원···노동자 35000여 명 혜택
- 2025. 01. 23 20:31 생활
- 서울 성동구 서울 성동구(구청장 정원오)는 설 명절을 앞두고 사회기능 유지에 필수적인 역할을 하는 요양보호사 및 장애인활동지원사 등 필수노동자 3,500여 명에게 필수노동수당을 지급한다. 성동구는 갑작스러운 재난에도 사회기능이 안정적으로 유지되기 위해서는 필수노동자의 고용안정이 중요하다는 판단에 따라 2024년부터 공공성이 크고 처우개선이 시급한 필수노동자에게 필수노동수당을 지원하고 있다. 지급 금액은 요양보호사, 장애인활동지원사 연 1회 20만 원, 마을버스 기사는 매월 1회 30만 원이다.올해는 1월 6일부터 17일까지 2주간 필수노동수당 지원 신청을 받아, 명절 연휴 시작 전인 1월 24일 요양보호사 1,500여 명, 장애인활동지원사 700여 명, 마을버스 기사 121명에게 수당을 지급할 방침이다. 올해부터는 대상자를 확대하여 공동주택 관리원과 미화원에게도 직장인 건강보험료 본인부담금의 50%를 지원한다. 공동주택의 경우 공동주택별로 급여체계가 다르고, 임금 및 처우가 낮은 점을 고려한 것으로, 1,200여 명이 혜택을 받게 될 전망이다. 지원 기준은 2024년 소득판정기준표상 기준중위소득 120% 1인가구 소득에 해당하는 건강보험료 본인부담금이 월 95,183원 이하로 한다. 서울 성동구 성동구 주거 형태 중 공동주택이 차지하는 비율이 88%로 대다수를 차지하는 만큼 공동주택 관리원과 미화원에 대한 처우개선이 구민 주거생활 향상으로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다. 지난해에는 요양보호사 및 장애인활동지원사 2,088명, 마을버스 기사 1,387명에게 필수노동수당을 지급함으로써 생활 안정과 처우개선에 실질적인 도움을 줬다. 마을버스 기사의 경우, 2024년 1월 109명이었던 것이 같은 해 12월에는 125명으로 증원됐으며, 마을버스도 운행 대수도 46대에서 50대로 늘어나 배차간격이 단축되는 등 주민편의가 크게 개선되는 효과를 거뒀다. 성동구는 전국 최초로 필수노동자의 개념을 정의하고 필수노동자 보호 및 지원을 위한 제도적 기틀을 마련하는 등 필수노동자를 위한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정책을 선제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코로나19 확산세가 증가하던 지난 2020년, 우리 사회의 정상적인 기능 유지를 위해 감염의 위험을 무릅쓰고 대면 업무를 수행하는 노동자를 ‘필수노동자’로 명명하고, 전국 최초로 「서울특별시 성동구 필수노동자 보호 및 지원 조례」를 제정했다. 이는 사회적으로 큰 공감대를 얻어 조례가 제정된 지 1년 만에 「필수노동자 보호법」으로 법제화됐다. 구는 필수노동수당 지원 외에도 필수노동자 지원 기금 조성, 인플루엔자 예방접종 지원, 필수·플랫폼 노동자 이동 쉼터 개소 등 다양한 사업을 추진 중으로, 저소득 직종에 대한 사회안전망 구축을 위한 지속적인 노력을 이어갈 방침이다. 정원오 성동구청장은 “‘필수노동수당’은 요양보호사 및 장애인활동지원사 등 필수노동자들이 창출한 노동의 가치를 정당하게 평가받는 기반이 된다“라며, ”앞으로도 사회기능 유지에 필수적인 역할을 하는 필수노동자들의 고용 안정과 권익 향상을 위해 세심한 노력과 지원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 KPGA 노동조합, 직원 대상 가혹행위 한 논란의 임원 경찰에 신고
- 2025. 01. 23 16:23 스포츠종합
- KPGA 노조 제공 한국프로골프협회(KPGA) 노동조합이 직원에게 가혹행위를 한 임원을 경찰에 신고했다고 23일 밝혔다. KPGA 노조는 이날 “가혹행위 피해 직원과 함께 경기 성남 분당경찰서에 협박, 강요, 모욕 등의 혐의를 적시해 고소장을 제출했다”며 “설 연휴가 끝난 이후에는 중부지방고용노동청 성남지청에도 직장 내 괴롭힘 사건으로 신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12월 KPGA 노조는 “임원 A씨가 직원 B씨를 대상으로 욕설을 일삼았고, 직원 가족을 거론하며 모욕을 줬다”며 “업무적 실수를 약점 삼아 사직 각서를 내게 했고, 퇴사를 강요하는 등 괴롭힘을 넘어선 범죄 행위를 일삼았다”고 주장한 바 있다. 또 살해 협박과 성희롱 발언, 노조 탈퇴 종용 등의 행위도 있었다고 덧붙였다. KPGA는 노조의 이 같은 주장에 대해 지난해 12월 임원 A씨에게 무기한 정직 징계를 내렸다. 이날 KPGA 노조에 따르면 “임원 A씨 관련 사내 전수 조사 결과 괴롭힘에 시달린 피해 직원이 10여명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괴롭힘을 견디다 못해 퇴사한 직원도 있었다”는 것이다. 또 다른 피해 직원 C씨는 노조를 통해 “회사가 사과문을 발표했으나 지금까지 구체적인 후속 조치는 들은 바가 없다”고 밝혔고, D씨는 “여론이 잠잠해지면 당장 내일 가해자를 복귀시킬 수도 있다는 것이 ‘무기 정직’의 의미 같다”고 사측의 소극적인 대응을 질타했다. KPGA 노조는 “스포츠윤리센터에서는 지난해 12월부터 해당 사건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며 “앞으로 다수 피해자의 의사를 개별 확인해 추가로 사법기관에 수사를 의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 [단독] “뉴진스 하니 노동부 민원, 민희진 관련없어”···당사자 직접 반박
- 2025. 01. 16 17:53 연예
- 경영권 탈취 의혹을 받고 있는 하이브 산하 레이블 어도어의 민희진 대표가 지난해 4월 서울 강남 한국컨퍼런스센터에서 관련 사안에 대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준헌 기자 민희진 전 어도어 대표가 멤버 하니의 고용노동부 민원을 사주했다는 의혹을 낸 언론기사에 민원을 제기한 당사자가 반박했다. 이 인물은 민 전 대표나 뉴진스, 하이브와는 관련이 없는 인물이다. A씨는 16일 본지에 “기사에서 ‘진정’을 반복적으로 언급한 건 민 전 대표와의 연관성을 억지로 부각하려는 의도가 아닌지 의문”이라며 “고용노동부에 진정을 넣고 답변 전문을 공개한 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한 정당한 행동이었다”고 밝혔다. 이어 “그(노동부) 답변이 민 전 대표와 하니에게 매우 불리한 내용이었다는 점에서 해당 언론 보도는 논리적 타당성을 잃었다고 볼 수 있다”고 했다. 조선비즈에 따르면 민 전 대표와 뉴진스 멤버 큰 아버지 B씨는 지난해 9월 14일 노동부와 관련한 대화를 했다. B씨는 민 전 대표에게 “고용노동부 시작했음 전화 좀 주세요”라고 했고 민 전 대표는 “제가 링겔 맞고 있다. 오후에 드리겠다”고 답했다. 매체는 “민 전 대표가 사전에 노동부 진정과 관련된 활동을 알고 있었다는 의미이기 때문에 개입 의혹을 피할 수 없을 전망”이라며 “민 전 대표에 대한 탬퍼링 의혹도 다시 불거질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또한 “다보링크로 뉴진스와 동반 이적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진 민 전 대표가 A씨와 노동부 (민원)건을 통해 하이브와 어도어에서 나올 계기를 마련하기 위해 논의했을 가능성이 점쳐지는 이유”라고 분석하기도 했다. 해당 민원을 제기한 A씨는 연예계와 관련이 없는 인물로 민 전 대표는 물론 하이브, 뉴진스 멤버들과도 관련성이 없는 이다. 뉴진스 멤버 하니는 지난해 9월 11일 유튜브 라이브 방송으로 하이브 사옥 복도에서 대기하다 지나가는 다른 연예인과 매니저에게 인사했는데 해당 매니저가 ‘무시해’라고 발언했다고 주장했다. 이를 본 A씨는 그해 9월 12일 ‘하이브 내 뉴진스 따돌림 의혹은 실체적 진실이 규명돼야 한다’며 국민신문고를 통해 노동부에 민원을 제기했다. 해당 민원 내용은 당일 언론 보도로 이어지면서 파장이 일었다. A씨는 지난해 11월 19일 “하니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가 아니다”는 내용이 담긴 노동부 답변 내용을 온라인상에 공유했고 이 역시 기사화로 이어졌다. 노동부 또한 지난해 11월 20일 해당 내용으로 답변을 종결처리했다고 전했다. A씨 측은 해당 민원 내용을 온라인상에 공개했고 언론 보도가 나온 이후 민 전 대표와 B씨가 나눈 대화 내용으로 마치 자신들이 민 전 대표의 사주나 연관된 것으로 추정하는 기사가 나온 것에 대해 황당하다는 반응이다. A씨는 “본 사안이 국정감사에도 화제였던 만큼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답변 전문을 공개하는 게 당연하다고 판단했다”며 “하니 팬이거나 민 전 대표와 연관이 있었다면 공개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했다. 민 전 대표 또한 16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해당 기사를 작성한 기자와 나눈 메시지를 공개했다. 민 전 대표는 “해당 정부 관계자를 알지도 못할 뿐더러 무언가를 지시하거나 부탁을 한 적은 더더구나 없다”고 했다.
- 단독
- [종합] 고용노동부 “뉴진스 하니, 근로자로 보기 어렵다”…‘직장내 괴롭힘’ 민원 종결
- 2024. 11. 21 00:14 연예
- 연합뉴스 걸그룹 뉴진스 멤버가 하이브 내에서 ‘따돌림’을 당했다는 의혹에 대해 고용노동부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로 보기 어렵다”며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결론을 내렸다. 20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서울서부지청은 뉴진스 팬들이 뉴진스 멤버 ‘팜하니’가 직장 내 괴롭힘을 당했다며 고용노동부에 제기한 민원에 대해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로 보기 어려워 행정종결했다”고 밝혔다. 뉴진스 하니는 지난 9월 유튜브 라이브 방송을 통해 하이브 사옥 복도에서 대기하다가 지나가는 다른 연예인과 매니저에게 인사했는데 해당 매니저가 ‘무시해’라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이 동영상을 본 한 팬은 “하이브 내 뉴진스 따돌림 의혹은 실체적 진실이 규명돼야 한다”며 국민신문고를 통해 노동부에 민원을 제기했다. 이를 조사한 서부지청은 해당 민원에 대해 “팜하니가 체결한 매니지먼트 계약의 내용과 성질상 사용·종속 관계에서 임금을 목적으로 근로를 제공하는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그 이유로는 “서로 대등한 계약 당사자의 지위에서 각자의 계약상 의무를 이행하는 관계에 불과해 사측의 지휘·감독이 있었다고 보기 어려운 점”을 꼽았다. 아울러 “일반 직원에게 적용되는 회사 취업규칙 등 사내 규범, 제도나 시스템이 적용되지 않은 점”, “일정한 근무 시간이나 근무 장소가 정해져 있지 않으며 출퇴근 시간을 정할 수가 없는 점”, “연예 활동에 필요한 비용 등을 회사와 팜하니가 공동으로 부담한 점” 등도 원인으로 제시했다. 또 “지급된 금액이 수익 배분의 성격으로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이라 보기 어려운 점”, “세금을 각자 부담하고 근로소득세가 아닌 사업소득세를 납부하는 점”, “연예활동을 통한 이윤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다고 볼 수 있는 점”도 지적했다. 서부지청은 끝으로 대법원이 2019년 9월 연예인 전속계약 성질을 민법상 위임계약 또는 위임과 비슷한 무명계약에 해당한다고 판시한 판결을 언급하며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거듭 밝혔다. 그동안에도 연예인은 따돌림 등 직장 내 괴롭힘을 금지하는 내용이 명시된 근로기준법 적용을 받는 근로자가 아니라는 견해가 우세했다. 근로기준법 76조 2항은 ‘직장에서의 지위 또는 관계 등의 우위를 이용하여 업무상 적정범위를 넘어 다른 근로자에게 신체적·정신적 고통을 주거나 근무환경을 악화시키는 행위’를 직장 내 괴롭힘으로 보고 이를 금지하고 있다. 이를 적용받으려면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여야 하는데 법원뿐만 아니라 노동부도 2010년 연예인은 기획사와 전속계약을 맺고 활동하고 있어 근로기준법 적용대상이 아니라는 판단을 한 바 있다. 하니가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참고인으로 출석해 증언한 뒤 여야가 아티스트의 ‘노동자성’이 법적으로 보장되지 않는다며 노동법 사각지대에 대한 제도 보완을 한목소리로 요구했지만 보완책이 마련될지는 미지수다. 노동부 관계자는 “근로자가 아닌데 근로기준법으로 규율할 수 없고, 모든 계약 관계를 근로기준법으로 포괄할 수도 없다”며 “예술인의 경우 그와 관련된 법 등 개별법들이 있으니 그런 쪽에서 보호할 방법을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언론에 밝혔다. 노동부는 하이브와 자회사 위버스컴퍼니의 올해 ‘대한민국 일자리 으뜸기업’ 선정 철회 여부와 관련해 “각 기업의 법 위반 여부에 대한 결론이 나야 추후 절차를 진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노동부는 매년 양질 일자리 창출과 근로환경 개선에 앞장선 기업 100곳을 으뜸기업으로 선정하는데, 하이브는 지난 9월 노동부가 선정한 올해 일자리 으뜸기업 100곳 중 한 곳으로 선정된 바 있다. 그러나 하니 따돌림 피해 논란이 제기되면서 뉴진스 팬들을 중심으로 선정 취소 주장이 나왔고, 노동부는 국정감사에서 “관련 진정의 조사 결과가 나오면 이를 토대로 세심하게 살펴보겠다”고 한 바 있다. 으뜸기업 선정 조건에 따르면 공적이 거짓이거나 추천 제한 대상임이 판명된 경우, 사회적 물의를 야기하거나 언론보도·소송·민원 제기 등으로 논란이 발생한 경우, 근로기준법·산업안전보건법을 위반했을 경우 등에 선정을 철회할 수 있다.
주간경향(총 417 건 검색)
- [한용현의 노동법 새겨보기] (44) 업무시간에 집에 가버린 직원의 최후(2025. 01. 24 15:00)
- 2025. 01. 24 15:00 사회
- 일러스트 김상민 기자 위원장: 지금부터 징계위원회를 시작하겠습니다. 오늘 안건은 직원 A씨의 근무시간 중 자택 체류 및 근무지 무단이탈 행위와 관련해 징계 여부를 논의하는 것입니다. 위원1: 감사실은 직원 A씨가 상습적으로 근무시간 중 자택에 가서 오래 체류한다는 취지의 제보를 받고, 그 진위를 확인하기 위해 현장조사를 실시했습니다. 조사 결과에 의하면, 영업직원 A씨는 근무시간 중 자택에 체류한 사실이 26일 확인됐습니다. 캠코더로 촬영한 시간만 평균적으로 하루 약 3시간 46분 동안 자택에 머물렀습니다. 직원 A : 저는 자택 체류 중에도 고객과 전화나 문자를 통해 업무를 지속했습니다. 코로나19로 인해 아이들을 돌봐야 했고, 불가피하게 자택에 머무는 경우가 있었습니다. 징계는 너무 과도하다고 생각합니다. 위원장: 코로나19 상황이 특수한 만큼 해당 사정을 고려해야 한다는 점은 이해했습니다. 그러나 근무시간 중 사적인 체류가 반복됐다는 조사 결과에 대한 반론이나 증거가 있습니까? 직원 A: 제가 체류한 시간 중 일부는 점심시간이나 휴식시간에 해당합니다. 또한 퇴근 후에도 1시간가량의 추가 근무를 하여 부족한 시간을 보충했습니다. 그리고 저희 아파트 주차장에 잠복하면서 근무시간 중 아파트 주차장에 차를 주차하고 공동현관을 통해 자택에 출입하는 동영상을 촬영한 것은 불법 증거입니다. 위원 2: 주차장에서 촬영된 영상에 조작의 흔적은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직원 A씨의 입장은 이해하지만, 근무지 이탈은 회사 지침을 위반한 명백한 사실입니다. 경고 조치를 이미 받은 상황에서 반복된 행위를 했습니다. 회사 취업규칙 제17조에서 정한 근무지 이탈 금지 규정을 위반한 것입니다. (직원 A 퇴장 후) 노조 위원장: A씨는 평소 성실하게 업무를 해왔습니다. 회사의 선처를 구합니다. ■ 미행 감시 말고 대안이 있나요? 회사 감사실은 직원 A씨가 근무시간 중 자택에 체류하고 있다고 ‘익명 제보’를 받았습니다. 감사실 직원은 현장조사 최초 개시일인 3월 9일 촬영 준비를 하지 않은 상황에서 A씨 아파트 주차장에 급파돼 다급히 휴대전화를 이용해 촬영했습니다. 그리고 2인2조 교대로 26일 동안 매일 A씨의 아파트 주차장에 출입해 캠코더로 동영상을 촬영했습니다. 공동현관 안으로 들어가는 등의 방법을 통해 원고의 내밀한 생활 관계까지 탐지하지는 않았고, 자택 출입 사실을 증명하기 위해 원고의 아파트 공동현관과 원고의 차량만을 촬영했습니다. 누군가 몰래 우리 집 아파트 주차장까지 와서 내가 집에 가는지 나오는지 캠코더로 온종일 찍고 있다면 기분이 썩 좋지 않을 것입니다. A씨는 회사를 상대로 주거 침입과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로 고소까지 했습니다. 법원도 회사의 이러한 행위는 A씨의 “초상권 및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의 보호 영역을 침범한 것이라고 평가할 여지가 있다”고는 봤습니다. 그러나 결론적으로, 법원은 회사의 채증 행위가 불가피했고, 해고의 증거가 된다고 판결했습니다(서울고등법원 2024년 11월 8일 선고 2023나2010106 판결·대법원 상고 중). ▲익명 제보가 상세하고 구체적이었고 ▲감사팀의 내부 절차에 따라 조사 계획이 진행돼 조사 개시는 정당했으며 ▲아파트 주차장은 누구나 자유롭게 출입할 수 있는 공개된 장소이고 ▲채증 행위는 사생활 침해를 최소화하는 방법으로 그 목적에 필요한 범위에서만 했고 ▲경찰 역시 A씨가 고소한 주거 침입 혐의와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에 대해 ‘불송치(혐의없음)’ 결정을 내린 점 ▲GPS 위치 추적은 사생활 침해의 소지가 더 크며 ‘지점장의 호출 및 면담’은 실효성이 없고, 현장조사가 가장 적합한 방식이었던 점 등을 토대로 회사의 채증 행위가 정당했다고 봤습니다. 법원은 근로자 A씨에게 되묻습니다. “그러면 현장조사와 동영상 촬영의 위법과 관련해 A씨의 근태를 관리하는 다른 적절한 대안이 있었을까요?” ■ 얼마나 결근해야 해고될까? 무단결근은 약속된 소정근로시간에 정당한 이유나 사용자의 승인 없이 근로제공의무를 다하지 않는 행위입니다. 무단결근은 딱히 정당한 사유가 없거나 승인이 없으면 징계로 바로 연결될 수 있습니다. 승인은 회사가 정한 절차에 따라야 합니다. 예를 들어 병가 승인을 관리자에게 알리기만 하고 정해진 절차에 따라 병가 신청을 하지 않으면 무단결근입니다(대법원 2015두57673). 무단결근 사실을 적시한 출근통지서를 통해 출근을 독촉하는 상황임에도 출근 시도조차 하지 않은 경우, 출근통지서를 받은 날 이후는 무단결근입니다(대법원 2003두9282). 사용자 입장에서 무단결근 시 출근통지서를 발송하는 조치는 근로자에 대한 징계처분의 정당성을 강화하는 근거자료가 될 수 있습니다(최영우 <개별 노동법 실무> 2024년판). 한편 근로자 처지에서 무단결근이 억울하다고 하소연하는 때도 있습니다. 인사명령이나 전보 발령이 객관적으로 부당하다고 판단돼 항의 차원에서 결근하는 사례도 있는데, 법원의 판단을 받을 때까지 어려운 예도 있습니다. 지난해 3월 강서구 염창동 버스정류장에서 출근길 시민들이 버스를 기다리고 있다. 정지윤 선임기자 무단결근이 일수가 얼마나 돼야 정당한 해고로 인정할지는 구체적인 사례마다 다릅니다. 무단결근 1일인 경우: 단 하루 무단결근으로 해고한 경우 법원은 먼저 (1)근로자의 연차 유급휴가가 남아 있는지에 관해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있어 무단결근인지 여부가 불분명하고 (2)설령 이를 무단결근이라 가정하더라도 해당 근로계약서상 근로계약 해지 사유 중 무단결근은 계속 5일 이상이어야 하므로, 무단결근 1일만으로 위 해지 사유에 해당하지 않으며 정당한 업무명령 위반이라고 할 수도 없으므로 부당해고라고 봤습니다(서울행정법원 2023구합2463: 항소 중). ‘무단결근 7일’도 부당해고라고 본 판결도 있습니다. 인사위원회규정상 징계해고 사유인 “7일 이상 무단결근했을 때”란 ‘일정한 시간적 제한이 없이 합계 7일 이상의 무단결근을 한 모든 경우’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상당한 기간 내에 합계 7일 이상의 무단결근을 한 경우’를 의미한다고 제한해석합니다(94다46596). 결근이 연달아 있어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무단결근 3일, 5일: 3일간 무단결근을 해고 사유로 정한 취업규칙은 유효라는 판결과 5일 이상 무단결근은 취업 규칙상 해고 사유에 해당해 해고가 정당하다고 본 판결이 있습니다. 10일 이상: 1주일간 계속 무단결근해 3회 이상 주의를 받고도 시정하지 않은 경우, 7개월간 3회에 걸쳐 10일간 무단결근한 경우, 노동조합 근로시간 면제자가 일방적인 요일 변경 후 42일 결근하는 경우도 정당한 해고 대상이라고 보았습니다(서울고등법원 2018누37887). 정리하면, ①취업규칙, 단체협약 등 회사 내부 규정이 ‘결근 허용 일수’를 결정합니다. ②질병, 사고 등 정당한 사유 없이 무단결근하면 ‘해고’ 당할 수 있습니다. ③결근 기간은 결근 일수가 늘어날수록 정당한 해고 확률이 높아지고 단기간에 몰아서 결근하면 위험합니다. ④잦은 결근이나 지각으로 기존에 경고를 받았다면 해고라는 레드카드를 받을 수 있습니다. 워라밸(Work-Life Balance) 이전에 워크(Work)를 잊지 말아야 합니다.
- 한용현의 노동법 새겨보기
- [손호철의 미국사 뒤집어보기](2) 농업노동자의 아버지 세사르 차베스(2025. 01. 10 15:30)
- 2025. 01. 10 15:30 국제
- 미국 캘리포니아주 리버사이드의 안창호 동상 옆에 설치돼 있는 멕시코계 노동운동가 세사르 차베스 동상/ 손호철 제공 “농민들은 한 자루의 감자와 같다.” 농민들이 자기 농지에 매달려 일하는 노동과정의 고립 때문에 한 공장에 모여 일하는 노동자들과 달리 감자처럼 한 자루에 모아놓아도 단결하지 못하고 각각 분리돼 있을 뿐이라는 카를 마르크스의 비판적 평가다. 그러나 중국혁명 등 여러 농민혁명이 보여주듯이 그의 평가는 틀렸다는 지적이 많다. 캘리포니아 등 미국의 상황은 전혀 다르다. 유럽과 아시아 등 소농 위주의 많은 나라와 달리 미국은 안창호가 일했던 리버사이드의 오렌지농장처럼 대농장들이다. 과거 남부의 대농장은 대부분 목화를 생산했고, 아프리카 노예에 의존했다. 대농장들은 노예해방 후에는 농업노동자에 의존하고 있다. 농업도 공장과 마찬가지로 자본주의적 생산방식을 택하고 있다. 주목할 것은 캘리포니아 등 대농장의 노동자들은 멕시코계 등 스페인어권의 히스패닉계와 필리핀계 같은 ‘유색인종’ 이주노동자들이 대부분이라는 점이다. 그런 만큼 열악한 노동조건에도 불구하고 권리의식은 취약하고 이들의 조직화, 농업노동자 노동조합 건설은 꿈꾸지 못한 어려운 과제였다. ‘농업노동자 진군’ 부조서 동학 농민 떠올라 2021년 1월 막 취임한 조 바이든 대통령의 집무실이 공개됐다. 책상 위 가족사진 뒤에 작은 흉상이 놓여 있었다. 멕시코계 노동운동가 세사르 차베스(Cesar Chavez·1927~1993)의 흉상이다. 그는 농업노동자 노조의 건설이라는 어려운 과업을 이룬 전설적 지도자다. 우리는 아프리카계 민권지도자 마틴 루서 킹은 잘 알고 있지만, 세사르 차베스를 아는 사람이 많지 않다. 하지만 그는 ‘멕시코계의 마틴 루서 킹’이다. 특히 히스패닉계가 인구의 20%로 아프리카계(13%)를 넘어서 미국 최대의 소수민족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그는 매우 중요한 인물이다. 2014년 버락 오바마 당시 미국 대통령은 차베스의 생일인 3월 31일을 연방 공휴일로 선포했다. 차베스 무덤 뒤에 새겨진 농업노동자 파업 부조는 한국의 동학농민들을 연상시킨다./ 손호철 제공 로스앤젤레스를 떠나 북으로 200㎞를 달려 베이커스필드 근처에 가면 역사적 유적이 나타난다. ‘세사르 차베스 국립기념물(National Monument)’이다. 그가 말년을 보낸 농장을 기념물로 만든 것이다. 기념물로 들어가자 아름다운 정원에 묘지가 나타났다. 독실한 가톨릭 신자답게 나무 십자가 앞에 차베스 부부가 누워 있다. 그 뒤에는 작은 벽 분수 위에 부조가 눈길을 끈다. 차베스를 따라 피켓을 들고 진군하는 농업노동자들의 모습이다. 그 모습이 전북 정읍에 조각된 동학농민군의 진군 모습과 빼닮았다. 갑자기 차베스가 전봉준처럼 보였다. 농업노동자의 처참한 생활을 고발하는 사진들. ‘비미국적 꿈’이라는 제목이 가슴을 후빈다. / 손호철 제공 ‘비미국적(Un-American) 꿈’. 전시관에 들어가자 제일 먼저 눈에 들어온 단어다. ‘대부분 유색인종인 이주농업노동자는 커뮤니티로부터 고립된 캠프에 살며 일해야 했고, 농장을 따라 이동하기 때문에 아이들은 초등학교 이상의 교육을 받기 힘들었으며 인종주의와 멸시 속에 살아야 했다.’ 이주농업노동자의 삶을 압축한 표현이다. 게다가 지독한 가난이 따라다녔다. 전시관에 만들어 놓은 초라한 숙소 모형은 보는 이들의 마음을 먹먹하게 만든다. 캘리포니아 농업노동자의 처절한 삶을 그린 존 스타인벡의 소설 <분노의 포도>에 나오는 표현처럼 “사람들의 마음속에 분노의 포도가 하나 가득 가지가 휘게 무르익어 가고 있었다.” 할아버지가 멕시코에서 미국으로 넘어온 차베스 역시 대공황으로 경영하던 농장이 망한 뒤 이주농업노동자가 된 부모를 따라 여기저기 옮겨 다녀야 했다. 잦은 전학 때문에 중학교밖에 나오지 못했다. 허드레 노동현장을 전전하던 그는 현실탈출을 위해 군에 입대했다. 제대 후 커뮤니티 서비스 조직(CSO)에서 일하던 그는 1962년 노동운동에 전념하기로 했다. 그는 농업중심지인 중부 캘리포니아 델라노로 이사해 실업수당으로 버티며 농업노동자들을 조직하기 시작했다. 오랜 노력 끝에 그는 1964년 자신의 집을 사무실로 해서 전국농업노동자협회(NFWA)를 출범시켰다. 1965년 장미재배노동자들의 부탁으로 파업을 주도해 3일 만에 임금인상을 관철했다. 명성을 얻은 그는 역사적인 델라노 포도 파업에 뛰어들었다. 그가 이끄는 NFWA는 이 파업을 원래 시작했던 농업노동자조직위원회(AWOC)와 통합해 통합농업노동자들(UFW)이란 노동조합을 만들었다. 조합원이 7만명으로 늘어났다. 5년간 계속된 투쟁에서 그는 주 정부가 있는 새크라멘토까지 항의 행진도 하고 캘리포니아산 포도 불매운동을 벌이는 등 다양한 방식을 시도했다. 그는 간디를 따라 비폭력운동을 주장했다. 매우 종교적이었던 그는 기도회를 열고 서양에서는 드물게 단식투쟁을 통해 여론에 호소했다. 그 결과 임금인상, 작업조건 개선뿐 아니라 포도 포장지에 노동조합의 승인을 받았다는 표시를 하도록 하는 성과를 거두었다. 그는 전국적인 인물로 성장했고, 시사주간지 ‘타임’ 표지에까지 등장했다. 우리가 먹고 있는 캘리포니아산 수입 오렌지에는 이들 이주농업노동자와 차베스의 눈물이 묻어 있는 것이다. 정신혁명을 강조한 차베스의 지나치게 종교적 측면은 주로 사회운동과 갈등을 일으켰다./ 손호철 제공 ‘만국의 노동자 단결’은 이상론일까 전시관에는 1965년 델라노 포도 파업을 주도하는 젊은 차베스의 사진이 우리를 맞는다. 지도자들의 소개를 보니 차베스뿐만이 아니라 AWOC의 레리 이투리옹 같은 필리핀계 농민노동자 지도자들도 포함돼 있어 투쟁이 ‘소수민족 연합투쟁’이었음을 보여주고 있다. 1965년 역사적인 포도 노동자 파업을 주도한 세사르 차베스 사진 / 손호철 제공 전시관에 들어가면 파업 시위하는 농업노동자 사진이 맞이한다./ 손호철 제공 “우리 혁명은 정신과 가슴의 혁명이기 때문에 우리는 이기고 있다.” 멕시코계답게 노동운동가로는 특이하게 신앙심이 강하고 종교적 투쟁에 크게 의존한 만큼 그의 ‘정신혁명론’이 크게 쓰여 있다. 이 같은 경향은 말년에 그를 ‘주류운동’으로부터 고립시켰다. 그는 자신과 다른 견해를 용납하지 않는 권위주의적 리더라는 한계도 있었다. 그는 자신에게 비판적인 ‘좌파’를 ‘미국 공산당의 프락치’라는 근거 없는 죄명을 씌워서 숙청해버렸다. FBI에 따르면 미국 공산당이 UFW에 침투했다는 증거는 없다. 미국의 농업노동자 중 40%는 멕시코 등에서 밀입국한 불법노동자들이다. 그는 이들을 투쟁을 약화시키는 ‘적’으로 간주함으로써 인권단체들과 갈등해야 했다. 차베스 같은 지도자가 외국인 노동자를 적으로 간주해 이들을 고용하지 말라는 시위를 벌인 민주노총 건설노조 같은 편협한 시각을 가졌다니 충격적인 일이다. 기념관을 떠나며 나는 물었다. 국경을 넘은 노동자들의 연대는 불가능하고 “만국의 노동자들이여 단결하라”라는 마르크스의 호소는 낭만적 이상론에 불과한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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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용현의 노동법 새겨보기](43) 통상임금 변경, 내 월급도 오르나(2025. 01. 03 15:00)
- 2025. 01. 03 15:00 사회
- 한 사람이 지갑을 열어보고 있다. 언스플래시 2025년, 다시 통상임금이 화두입니다. 통상임금이라는 것은 쉽게 말해 수당 산정 ‘기준’입니다. 시간외근무수당(연장·야간·휴일), 연차수당, 휴업수당의 기준이자, 평균임금 최소기준이 됩니다. 예를 들어 기본급 250만원, 상여금 80만원, 식대 20만원, 일 8시간, 주 40시간 근무하는 근로자가 있다고 해봅시다. 근로계약에 “월 15일 이상 출근자에게 지급한다”(또는 “월 15일 미만 근무 시 지급하지 않는다”)는 규정을 상여금에도 식대에도 각각 붙여놓은 경우, 조건을 제외한 임금만 산정한다면 이 근로자의 통상임금(250만원 기준)은 시간당 1만1961원(250만원/209시간)이었습니다. 연장근로수당은 1.5배인 시간당 1만7941원, 하루 연차수당은 9만5688원이 됩니다. 통상임금 소송은 통상임금을 높여서 수당을 다시 산정한 뒤 그 차액을 지급하라는 것입니다. 통상임금이 올라가면 각종 수당이나 퇴직금이 올라갈 수 있습니다. 위 통상임금 기준을 250만원에서 350만원으로 올리면 시간당 통상임금은 1만6746원(350만원/209시간)이 되고 연장근로 수당도 2만5119원(1만6746×1.5)으로 올라갈 수 있습니다. 그 차가 생각보다 커서 소송도 많았습니다. 2024년 12월 19일 대법원은 통상임금 소송의 3가지 요건 중 1개를 삭제해 통상임금을 높이는 중요한 판결을 했습니다(대법원 2020다247190, 2023다302838 전원합의체 판결). ■ 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리다 통상임금은 정기적(제1요건)·일률적(제2요건)으로 지급되는, 소정근로의 대가인 임금입니다. 여기에 “고정성”도 제3의 요건이었습니다. 2013년 12월 18일부터 2024년 12월 19일 오후 2시까지는 그렇습니다. 2013년 12월 18일 대법원은 고정성과 관련해 유형별로 ①특정 시점에 재직 중인 근로자에게만 지급하는 임금(‘재직조건부 임금’)과 ②일정 근무 일수를 충족해야만 지급하는 임금(‘근무 일수 조건부 임금’)은 조건 성취 여부가 불확실하므로 고정성이 부정된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고정성이 인정되지 않아 통상임금으로 인정받지 못했고, 연장근로수당, 연차수당이 깎였습니다. 그런데 2013년 이후 근로자 측은 “고정성” 개념은 법에 근거가 없다고 비판했고, “조건”을 무효로 만들어서 통상임금을 높이려고 시도해 왔습니다. 대법원은 그에 화답해 2024년 12월 19일 오후 2시 통상임금의 고정성 요건을 폐기했습니다. 그 이유로 통상임금은 법적 개념인데 고정성 개념은 법령상 근거가 없고, 회사가 의도를 가지고 근무 실태와 동떨어진 근무 일수 조건을 제시하는 점, 고정성이 소정근로의 가치를 온전하게 반영하지 못하며 연장근로 억제라는 근로기준법의 정책 목표에 부합하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이번 판례 표현상 “고정성 개념은 법 어디에도 근거가 없다”입니다. 조희대 대법원장을 비롯한 대법관들이 지난해 12월 19일 오후 전원합의체 선고를 위해 서울 서초구 대법원 대법정에 입장해 착석해 있다. 이날 대법원은 지급 시점 기준 재직자에게만 지급하는 정기상여금의 통상임금 해당 여부, 장애인 접근권 방치의 국가 책임 여부, 친일재산귀속법 관련 사건 관련 선고를 진행했다. 연합뉴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①“월 15일 이상 출근하면 수당을 지급한다”, 또는 “만근 시 상여금을 지급한다”는 근로계약이 있습니다. 이게 ‘근무 일수 조건부 임금’인데, 소정근로일수를 충족하면 받을 수 있는 조건이므로 고정성과 무관하게 통상임금에 포함됩니다. ②월 기준급여의 850%를 상여금으로 지급하되 정기상여금(짝수 월), 설·추석상여금, 하계상여금으로 나눠 연간 총 9회 분할 지급하도록 정하면서 “상여금은 지급일 현재 재직 중인 직원에 한해 지급하며 지급일 이전에 퇴직한 직원에게는 지급하지 않는다”라고 규정한 경우: ‘재직자 조건부 임금’인데 재직 중 지급이라는 문구가 있더라도 통상임금에 포함됩니다. 정기상여금의 명칭을 변경하더라도 실질이 소정근로의 대가라면 통상임금입니다. ③재직자에게 지급되는 명절 휴가비: 마찬가지로 기존에는 ‘재직자 조건’이므로 통상임금에서 제외됐지만, 이번 대법원판결 이후에는 재직 조건만으로는 통상 임금성을 부정할 수 없습니다(다만 휴가비가 소정근로의 대가인지 여부는 사안별로 봐야 합니다). ④성과급: 근무실적과 무관하게 일정한 최소 지급액이 보장되는 성과급은 통상임금으로 보지만, 순수 성과 기반의 성과급은 성과 달성 여부에 따라 지급 여부가 결정되므로 통상임금에서 제외됩니다. ⑤포괄임금제: 포괄임금제는 일정 금액을 미리 시간외근무수당으로 지급하는 방식입니다. 포괄임금제는 실제 받아야 할 시간외금무수당을 입증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이번 판결의 영향은 크지 않습니다. 연차를 다 써서 연차휴가수당을 받지 않는 근로자도 역시 실익이 낮습니다. ⑥재직 “조건”과 최소 근무 일수 “조건”, 조건 자체가 무효인가: 조건 자체는 무효는 아니라고 ‘보는 듯’합니다. 대법원은 “임금에 관한 조건도 자유롭게 부가할 수 있다”, “조건의 효력 문제와 그 조건이 부가된 임금 항목의 통상 임금성 문제는 구별해야 한다. 전자는 ‘자율’의 영역에 속하고, 후자는 ‘후견’의 영역에 속한다”라고 보아 유효한 것처럼 해석했습니다. 정리하면 2024년 12월 19일 대법원판결을 기점으로 각종 수당과 상여금이 통상임금에 포함돼 연장근로수당/연차수당 산정 기준이 높아져 최종적으로 받을 수 있는 돈이 오를 수 있다는 말입니다. 대법원이 비교적 빠르게 11년 만에 견해를 바꾸었는데, 통상임금에 대한 예측 가능성이 낮아 분쟁이 양산되므로 법률로 조금 더 명확히 규정하는 게 필요하다고 봅니다. ■ 과거는 묻지 마세요? 통상임금 판결 선고가 나자마자, 노동조합 사무실 전화기에 불이 났습니다. 민주노총은 “실질적으로 고정적 상여금을 재직 중의 이유로 통상임금에 포함하지 않아 많은 혼란이 있었는데 바람직한 판결”이라는 논평을 냈습니다. 많은 근로자를 대변하는 노동조합은 “우리도 통상임금 소송할 수 있는지” 알아보기 시작했습니다. 한편으로 경영계도 연간 추가 임금이 6조7000억원이 넘는다고 주장하면서 통상임금 2라운드 소송에 관심이 폭발하고 있습니다. 노사가 모두 궁금한 이유는 대법원이 2024년 12월 19일을 기점으로 소송을 걸지 않은 근로자에게는 과거의 법리를 소급 적용할 수 없다고 이례적으로 선언해 버렸기 때문입니다. “새로운 법리를 전면적으로 소급 적용하면 종전 판례를 신뢰해 형성된 수많은 법률관계의 효력에 바로 영향을 미침으로써 법적 안정성을 해치고 신뢰보호에 반하게 된다”는 이유입니다. 이미 소송 중인 사건들(당해사건+병행사건)은 고정성 폐기 법리를 적용받더라도, 나머지 소송을 하지 않은 다수의 근로자는 소송할 수 없다는 결론을 의도했습니다. 사용자의 경영 사정을 고려한 것입니다. 그런데 “대법원의 판례 법리는 대법원판결이 있는 날로부터 효력이 있다”는 법이 없습니다. 법률이나 판례법리의 변경을 소급적으로 제한할지 장래적으로만 인정할지 여부는 사법부에 명확한 법적 근거가 있다고 보기 어렵고, 입법부가 법률로 해결해야 할 문제라고 보는 해석이 더 많습니다. 대법원과 달리 헌법재판소의 경우는 위헌 선언을 해도 그 혜택을 보는 사람은 해당 소송을 건 사람(당해사건)과 이미 걸려 있는 사람(병행사건)만이라는 법(헌법재판소법 제47조 제2항)이 명확합니다. 대법원은 ‘과거는 묻지 말아달라’고 했습니다. 그런데 2024년 12월 18일까지 통상임금 소장을 제출했다는 (우연한) 사정에 따라 임금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느냐 마느냐 문제인데, 다시 최고법원에 확정될 때까지 안타깝게도 갈등을 지속할 수도 있습니다.
- 한용현의 노동법 새겨보기
- [신간]이 시대 공정노동은 누가 만드는가(2025. 01. 01 06:00)
- 2025. 01. 01 06:00 문화/과학
- 지불되지 않는 사회 김관욱 지음·인물과사상사·1만8000원 코로나19 대유행 당시 ‘아프면 쉴 권리’를 보장받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아프면 쉬는 게 당연한데 그렇지 못했고, 이제라도 그 권리를 찾아야 한다는 인식이 감염병 유행에 힘입어 새삼 높아졌다. 감염병 유행이 끝난 지금은 어떤가. 여전히 한국에서 노동의 무게는 무겁다. 다수의 노동자는 아파도 일을 계속해야 하고, 일의 강도는 너무 세며, 함께 일하는 사람 사이에서 내 자리를 찾기 위해 분투해야 한다. 다치기도 하고 다쳤으나 제대로 치료받지 못할 수도 있다. 덕성여대 문화인류학과 교수인 저자는 ‘우리는 과연 우리가 하는 노동에 대해 합당한 지불을 받는 것인가’라 질문하고, 그렇지 못한 사회에 대한 반성과 성찰을 책에 담았다. 그는 우리 사회가 능력을 초월해 일해도 제대로 지불되지 않는 사회라고 말한다. 삶이, 삶을 위한 노동이 신체와 정신, 나아가 영혼까지 병들게 하는 사회라고 진단한다. 먼저 한국의 노동 현실을 비판적으로 바라본 저자는 인류학자로서 한국사회의 문제적 장면들을 톺아낸다. 그는 우리 사회가 절망에 취약하고 환대에 실패한 사회, 재난 이후 도덕의 기준이 무너진 사회, 나의 상처뿐만 아니라 타인의 상처에도 무감각해져야 생존할 수 있는 사회가 아닌지 질문한다. 또 챗GPT를 위시한 인공지능의 시대에 준비가 돼 있는지도 묻는다. 이런 사회에서 희망은 어떻게 만들 수 있을까. 저자는 각자가 지닌 능력만큼의 일만 하도록 요청하는 사회, 필요하면 좀더 가져가라는 아량을 베푸는 사회가 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지금 필요한 것은 변혁에 대한 용기와 다짐이자, 서로의 노동에 대한 위로라고 말한다. 저 별은 어떻게 내가 되었을까 그레그 브레네카 지음·이충호 옮김·웅진지식하우스·2만원 태양계 행성 중 유일하게 지구에만 생명체가 존재하는 까닭은 뭘까. 미국 리버모어 국립연구소 우주화학자인 저자는 지구와 인간, 문명의 기원을 ‘운석’으로 설명한다. 지금 이 세계를 이룬 운석의 경이로운 이야기들을 소개한다. 차·향·꽃의 문화사 김영미 지음·글항아리·4만8000원 동아시아 문화 속 차와 향, 꽃과 관련된 취미 문화를 살핀 책이다. 한국, 중국, 일본 등 3개국의 차·향·꽃 문화의 같고 다름을 읽어낸다. 국가별·시대별로 차·향·꽃을 향유했던 인물들과 예술적 형식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낸다. 자료와 도판 등을 풍부하게 사용했다. 지옥: 신의 실수 류시은 외 지음·와우포인트 퍼블리싱·1만7000원 연상호 감독과 최규석 작가의 원작 만화 <지옥> 세계관을 바탕으로 한 소설집이다. 초자연적 존재로부터 예고 없는 지옥행 고지를 받은 사람들, 그로 인해 발생한 아비규환의 세계를 그린 다섯 편의 작품이 실렸다. 인간은 선한가, 악한가. 인간성에 관한 질문과 마주한다.
- 신간
레이디경향(총 4 건 검색)
- 쿠팡 노동자 잇단 사망 '과로사' 논란
- 2021. 03. 09 14:57 화제
- 국내 온라인쇼핑몰 쿠팡이 미국 뉴욕증시에 상장된다. 쿠팡은 미 증권거래위원회(SEC) 공시를 통해 뉴욕증권거래소(NYSE) 상장을 위한 신고서를 제출했다는 사실을 알렸다. 사진은 서울 송파구 신천동의 쿠팡 본사의 모습.미국증시 상장을 앞둔 쿠팡이 소속 배송기사의 연이은 사망 사고에 다시 한 번 과로사 논란에 휩싸였다. 9일 쿠팡과 택배연대노조 등에 따르면 쿠팡 송파 1캠프에서 심야 배송을 담당하던 배송기사, ‘쿠팡친구(쿠팡맨)’ A씨가 지난 6일 숨진 채 발견됐다. 연락이 안 된다는 배우자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서울 송파구의 한 고시원에서 숨진 A씨를 발견했다. 경찰은 출동 당시 이미 숨진 상태였던 A씨가 사망한 지 이미 이틀 정도 지난 것으로 추정했다. 택배노조는 이번 사망 사고를 두고 “명백한 과로사”라며 쿠팡 측의 재발방지 대책을 촉구하고 나섰다. 택배노조에 따르면 지난해 쿠팡에 계약직으로 입사해 얼마 전 정규직으로 전환된 A씨는 바쁜 배송업무를 위해 가족과 떨어져 생활하며 평소 배우자에게 심야 노동의 어려움에 대해 호소해왔다. A씨의 임금은 280여만원 수준으로, 근무 시간대가 심야라는 점을 감안하면 최저임금을 겨우 넘는 수준이라고 노조 측은 밝혔다. 반면 쿠팡 측은 해당 배송기사의 근무시간이 많지 않았고 휴가 중에 사망했다는 점을 들어 과로사 주장을 반박했다. 쿠팡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고인과 유가족분들께 깊은 애도와 위로를 표한다”면서도 “지난 12주간 고인의 근무일수는 주당 평균 약 4일이었으며 근무기간은 약 40시간이었다”며 “고인은 지난 2월24일 마지막 출근 이후 7일 동안 휴가 및 휴무로 근무하고 있지 않은 상태에서 사망했다”며 “지난 4일 복귀 예정이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택배노동자 과로사 대책위원회는 “숨진 A씨는 평소 아무런 지병이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면서 “(A씨는) 평소 밤 9시부터 아침 7시까지 매일 10시간씩(무급휴게시간 1시간 포함) 주 5일을 일했던 것으로 밝혀졌다”고 주장했다. 지난 해 3월 이후 쿠팡에서 근무 중 사망한 노동자는 A씨를 포함해 총 6명에 달한다.
- 쿠팡
- 연대해준 고마운 사람들에게 힘얻은 쌍용차 해고노동자 이창근
- 2012. 11. 30 19:35 화제
- 해고는 살인이었다. 정말로 그렇게 됐다. 2009년 5월, 쌍용자동차 노동자들이 사측의 대규모 정리해고에 반발해 파업을 시작하면서 선언했던 구호는 ‘해고는 살인이다’였다. 경영 논리에 의해 도출된 결론인 ‘해고’는 각 노동자와 그들을 울타리로 삼아가는 가정에는 인생의 마지막 선고나 다름없는 ‘살인’일 수 있으니 그만큼 위험하다는 것, 그러니 그런 결과를 만들지 말아달라는 일종의 부탁이자 경고인 셈이었다. 그런데 그 구호가, 그 선언이, 지금을 설명하는 현실의 문장이 됐다. 미래를 위해 함께 구호를 외쳤던 동료들이 세상을 등진 뒤, 남은 사람들에게 덩그러니 남은 구호는 현실을 비추는 후회이며 고통이고 눈물이며 아픔이다. 쌍용자동차 해고노동자 이창근씨(40)는 그동안 동료들을 떠나보내며 ‘이름만 바꿔 써 넣으면 되는’ 보도자료를 써왔다. 기술 유출, ‘먹튀’ 자본, 해외 매각, 회계 조작 의혹 등 쌍용차 문제의 실체를 다 덮어버리고 이제는 사람들의 머리 속에 ‘쌍용차=죽음’이라는 등식을 심어줄 정도로 줄기차게 이어진 동료들의 죽음 앞에서 스스로도 깨닫기 힘든 절망감과 슬픔에 젖기도 했다. 동료들의 죽음을 두고 ‘세상을 떠난 사람만 바뀌었을 뿐 쌍용차 해고노동자가 세상을 떠났다’라는 똑같은 사건으로 치부하는 언론과 사회에다 대고 ‘또 한 번의 죽음’이라는 말을 반복해야만 하는 것이 무엇보다 괴로웠다. 계속해서 소리치고 있는데 돌아오는 대답은 없고, 누구에게 어떻게 화를 내고 따지고 혹은 하소연하고 부탁해야 할지 그 실체조차 보이지 않는 상황이 막막하고 지치기만 했다. “함께 일하던 형, 동생, 친구들이 사라진 상황에서 저는 개인적으로 공장에 들어가는 게 너무 싫었어요. 다른 동지들도 상복 입고 분향하는 거 정말 끔찍해 했고요. 그런 상황에서 더 이상 공장 안에서만 이러고 있지 말고 좀 더 적극적으로 사람들을 만나고, 우리의 문제를 구체화시키면서 외연화해보자는 생각으로 대한문에 나오게 된 거예요. 시민, 사회와 접촉면을 넓히고 싶었던 거죠.” 파업 투쟁이 한창일 때도, 심지어 70일이 넘는 옥쇄파업 중 무자비하게 진압을 시도하던 경찰특공대와도 맞서 꿋꿋하고 강인하게 자리를 지켰던 그들이 서울 시내 한복판 대한문 분향소를 차리게 된 것은 아마도 어찌할 바를 모를 정도로 답답했기 때문일지도, 혹은 일반 시민들과 만나서 이야기하고 나누고 싶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그 어떤 폭력보다 그 어떤 탄압보다 더욱 견디기 힘들었던 동료들의 빈자리를 연대의 힘으로 채우고, 한편으로는 그들 한 명 한 명을 단 한 사람이라도 떠올리고 생각해주길 바라는 마음에서였을 것이다. 그리고 실제로 이곳, 대한문 분향소에서 그들은 수많은 ‘사람’들을 만났고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크고 따뜻한 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추운 날씨에도 발걸음을 멈추고 뜻을 보태주는 분들, 퇴근길에 매일같이 들러 우리를 걱정해주는 분들, SNS 등을 통해 저희의 소식을 계속해서 전해주는 분들, 적극적으로 서명과 모금 활동에 동참해주시는 분들…. 한 분 한 분 모두가 진심으로 고맙고 소중한 분들이에요. 저희 먹으라고 집에서 손수 밥을 지어 ‘밥셔틀’ 해주신 분들, 자발적으로 콘서트나 문화제에 동참해주신 분들, 그리고 저희보다 더 열심히 소리치고 뛰어다닌 각계각층의 전문가들도요. 감사함을 전하는 데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 저희의 이야기를 대중적으로 전달해준 책 「의자놀이」와 몇 년째 현장에서 기록하고 쓰고 담아내는 것을 계속해주는 분들이에요. 일일이 열거할 수가 없어 죄송스럽네요. 참, 그리고 해고노동자를 위한 정신상담센터인 ‘와락센터’의 정혜신 박사님께도 특히 감사하다는 말 전하고 싶습니다.” 이창근씨는 2008년 촛불시위에서부터 이어져 온 수많은 시민들의 연대가 지난해 ‘희망버스’라는 기점 이후 계속해서 주체적이면서도 다양한 형태로 파생되고 있다는 점에서 희망과 함께 큰 고마움을 느낀다고 했다. 어떤 측면에서 보면 올해는 특히 쌍용차가 그러한 혜택을 가장 크게 누린 해가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든다고. 노조원들이 특별히 뭔가를 잘했다기보다는 사안이 갖고 있는 무게와 불안정한 노동 현실이 반영된 일련의 모습들이 구체적 형태로 드러나는 사업장이다 보니 더욱 많은 연대가 가능하지 않았나 분석해본다. “그렇게 많은 분들이 연대해준 힘으로 국정청문회까지 갔음에도 결국에는 국정조사에 착수하는 데는 실패한 것이 가장 아쉬운 점으로 남습니다. 하지만 아직 올해가 다 간 건 아니고, 여러 가지 유동적인 변수가 많으니 끝까지 움직여야 할 것 같습니다. 국정조사를 촉구하며 41일째 단식 농성을 벌이던 김정우 지부장이 결국 건강 악화로 쓰러지는 바람에 단식은 중단했지만, 다른 방법으로도 악착같이 투쟁해야죠. 사실 저희 내부적으로도 그렇고 함께하는 분들도 그렇고 피로가 많이 쌓여 있어요. 앞으로는 이 피로감을 더는 형태의 새로운 방법을 고민하고 있고요. 또 종전에 우리가 해왔던 것 중 놓치고 있는 부분, 간과하고 있는 부분을 찾아 메우는 방식으로 쌍용차 문제가 제대로 해결될 때까지 계속해서 싸워나가야죠.” 이창근씨를 비롯한 쌍용차 해고노동자들은 말한다. 쌍용차 문제는 단순히 ‘23명의 사람이 죽었다’, ‘2,646명이라는 많은 숫자의 사람들이 정리해고 됐다’, ‘인간의 존엄성과 공공성을 무시한 채 지나치게 폭력적인 국가 공권력이 행사됐다’라는 사실을 넘어 매우 다양하고, 하지만 일반적인 이야기들을 우리 사회에 던지고 있는 것이라고 말이다. 내가 딛고 서 있는 발아래가 언제 무너져 내릴지 모르는 불안정한 판 위에서 살고 있는 우리가 앞으로 언제 어디서든 충분히 겪을 수 있는 보편적인 이야기들이라는 거다. 정리해고를 넘어 사회의 문제, 사람의 문제, 그리고 삶의 문제를 총망라한 것이라는 점에서 쌍용차 사태를, 용산을, 강정을, 한진을 바라볼 수 있었으면 한다. “위태롭고 안타까운 지금의 그 자리에, 언제나 사람은 있었어요. 우리가 몰랐고 주목하지 않았을 뿐이죠. 저 역시 ‘해고’를 통해 ‘사람’을 보게 된 겁니다. 어떻게 보면 그것이 가장 큰 성과가 아닌가 싶어요. ‘해고’가 우리들 사이에 있는 장막을 걷어내주고, 좀 더 애틋하고 아프게 느낄 수 있게 해줬어요.” 다만, 이러한 이야기가 모두가 죄책감을 갖고 괴로워하거나 사명감을 갖고 전면에 나서야 한다는 뜻은 아니다. 계속해서 쌍용차 노동자들의 이야기를, 때로는 세상을 등진 사람들의 이야기를 꺼내는 것도 모두에게 죄의식을 덮어씌우려는 게 아니라 우리 모두가 안고 있는 문제라는 점을 지적하고 싶은 것이다. 이창근씨는 동료들의 죽음을 두고 “온전한 하나의 세계가 스물세 개나 사라진 끔찍한 사건이다”라 말한다. 단순히 숫자로만 치환되는 죽음이 아니라는 것이다. 지금 우리는 무궁무진한 이야기를 품고 있는 온전한 하나의 세계를 또 잃어버릴지 모르는, 위태로운 상황에 놓여 있다. 그 세계를 잃지 않는 길이 바로 당신이 사는 길이다. <■글 / 이연우 기자 ■사진 / 박동민, 안진형(프리랜서)>
- 진보신당 비례대표 1번으로 출마 후 다시 ‘청소노동자’로 돌아간 김순자씨
- 2012. 05. 04 18:29 화제
- 출근해서 일하고 있습니다. 동료들과 부둥켜안고 커피도 마시고 건물 구석구석을 청소합니다. 세상을 빛나게 하는 청소 노동자 맞지요? 많은 분들의 응원 참말로 고맙습니다. -김순자 트위터(@kimsunja0411) 청소노동자를 비롯한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인간 선언 대한민국을 뒤흔들었던 19대 총선이 끝났다. 그 어느 때보다 치열했던 선거를 치른 만큼, 후보들의 당락에 따라 명암이 엇갈리며 후폭풍도 거세다. 각 정당들은 선거 여파에 대한 수습과 함께 곳곳에서 계속되고 있는 진통을 치료하는 데 골몰하고 있는 상황이다. 당선자와 지자체 간에도 선거 과정 중 벌어진 갈등을 해소하고 하루빨리 술렁이는 민심을 잠재우기 위한 노력을 계속하고 있다. 성과보다는 다 함께 풀어가야 할 과제를 더 많이 도출한 채 막을 내린 4·11 총선에서, 비록 낙선했지만 한국 정치와 사회에 의미 있는 족적을 남기며 박수를 이끌어낸 이들도 분명 존재한다. 그중에서도 단연 눈에 띄는 이가 바로 진보신당 비례대표 1번으로 선거에 나섰던 김순자씨(60)다. 청소노동자 출신으로 비정규직과 정리해고 문제 해결을 주장하며 기성 정치판에 일침을 가한 김순자씨는 ‘말’이 아닌 일상 속 ‘행동’으로 보여주는 것이 진짜 ‘정치’임을 온몸으로 역설하며 유권자들의 관심을 모았다. 특히 TV 토론회 등에서 선보인 가감 없는 발언들은 많은 사람들의 공감을 불러일으키며 ‘순자 어록’이란 이름으로 회자되기도 했다. 선거일 다음날부터 바로 일터로 복귀한 김순자씨는 다시 ‘비정규직 노동자’로서의 일상을 이어가고 있다. 당선 뒤 국회의원 자격으로 낡은 관습과 잘못된 정책들을 직접 싹싹 쓸어내겠다는 다짐은 결국 실현되지 못했지만, 대신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희망과 그렇게 해야만 하는 시대의 이유를 발견했다. 원래 있던 자리로 돌아오자마자 기다렸다는 듯 일이 쏟아진데다 여기저기서 그녀를 찾는 이들이 많아져 선거운동 기간만큼이나 정신없는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는 중이다. “12일 새벽에 출근해서 하던 대로 한 바퀴 돌며 청소를 끝내고 오랜만에 만난 동료들과도 끌어안고 반가워하는 시간을 가졌죠. 당면한 노조 현안들도 하나 둘씩 처리하고, 이렇게 언론사 인터뷰도 하느라 엄청 바빴어요. 울산 지역을 비롯해 집회 현장 지원도 나가고 있고, 이곳저곳 와달라고 부탁하는 곳이 많아져서 쉴 틈이 없어요.” 선거운동 당시 김순자씨의 모습. 인터뷰가 이루어진 이날만 해도 오전 내내 학교 건물 청소를 끝낸 김순자씨는 점심 식사를 마치자마자 사측과의 임금 협상 교섭회의에 참여했다. 그러고는 인터뷰 일정을 소화한 뒤 서둘러 울산지역연대노조 울산과학대지부장 자격으로 비정규직 노동자 집회에 참석했다. 다음주만 해도 대학교 및 위원회 등 지원 요청이 들어온 각종 단체를 방문할 계획이 잡혀 있다. 그동안 그녀가 보여준 실천과 행보를 거울삼아 연대의 원동력을 마련하고자 하는 이들이 여기저기서 많이 연락을 해오고 있다. 사회로부터 소외받고 있는 노동자들의 삶을 대변하고자 마음먹었던 김순자씨로서는 결코 외면할 수 없는 ‘고마운’ 부름들이다. “2007년 우리가 학교 측과 투쟁할 때도 지역 노조 사람들뿐 아니라 많은 노동자들이 지지해주고 힘을 줬었거든요. 그리고 이번 총선에서도 선거활동을 하면서 수많은 이들의 응원과 도움을 얻었어요. 특히 ‘우리들의 바람을 대변해줘서 고맙다’라며 오히려 제게 더 큰 힘을 보내주신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만나면서는 이제껏 제가 걸어온 길이 틀리지 않았고, 또 앞으로 계속 나아가야만 하는 이유가 있음을 깨달았어요. 제가 거꾸로 그들을 통해 희망을 봤다고 할까요? 그래서 저를 필요로 하고 불러주시는 곳이 있으면 가능한 한 어디든 달려가서 연대하겠다는 다짐을 했어요.” 안타깝게도 국회 입성은 좌절됐지만 김순자씨는 이번 선거 출마로 인해 비정규직 노동자를 바라보는 사회의 시선이 조금이나마 달라진 데 대해 보람과 자부심을 느낀다. 많은 사람들이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현실 속에서 어떻게 살아가는지에 관심을 갖게 되고, 또 결코 자신과 무관한 이야기가 아님을 깨닫게 만든 것. 그리고 청소노동자도 정치를 할 수 있다는, 결국 그만큼 정치란 사회 구성원 모두의 삶에 이어져 있다는 것을 널리 알렸다는 점만으로도 금배지를 단 것 이상의 빛나는 성과라고 생각한다. “예전부터 종종 이야기했던 게 국회에 우리 같은 청소노동자 출신 의원이 세 명만 있었어도 전국의 수많은 노동자들의 임금이나 노동 조건, 처우 문제가 지금과 같진 않을 거란 거였어요. 우리를 대변해줄 사람이 없다 보니 한없이 약했고 마치 세상에서 없는 존재나 마찬가지인 것처럼 제대로 된 대우를 받지 못했죠. 세상엔 무척 다양한 사람들이 살고 있는 만큼, 그 다양한 사람들이 각각의 목소리를 내는 사회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저는 ‘청소노동자’로서 저와 같은 사람들의 생활이 개선될 수 있도록 우리들의 뜻을 대변하는 일을 하면 되는 거고요.” 그녀와 함께 일하는 동료들은 이에 대해 조금 거창하게 말하자면 ‘청소노동자의 인간 선언이 이루어졌다’라고 표현한다. 실제로 그들을 바라보는 주변의 시각도 확연히 달라졌다고. 예전 같으면 배운 것도 가진 것도 없는 ‘청소노동자’가 사회에서 대체 무슨 일을 할 수 있을지 본인들 스스로부터 비관적으로 생각했다고 하면, 이제는 들러리가 아닌 당당한 주인공으로서 다른 사회 구성원들과 발맞춰 걸을 수 있으리라는 확신을 갖게 됐다는 것. 앞으로도 포기하지 않고 제 목소리를 낸다면 점차 모두가 조금씩 행복해지는 세상을 맞이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새로운 희망도 품어보게 됐다. 상식과 약속이 통하는 사회 물론 국회에 입성하지 못한 데 대한 아쉬움이 없는 것은 아니다. 당 입장에서나 개인으로서나 쉽지 않은 결심을 한 만큼, 선거 결과에 거는 기대도 컸기 때문이다. 만약 당선이 됐다면 ‘비정규직 악법’ 철폐나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임금 인상 및 처우 개선 등에 큰 힘을 실을 수 있었을 테고, 따라서 실질적인 변화를 이끌어낼 수도 있었을 거라는 생각이다. 1 선거운동 중, 김순자씨가 비정규직 문제 해결에 대한 의지를 담아 빗자루로 쓸어 없애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2 대한문 앞에 차려진 쌍용자동차 해고노동자들의 분향소를 찾아 관계자와 문제해결을 위한 논의를 주고받고 있다. “저는 제가 당선될 가능성이 딱 절반 정도라고 생각했었어요. 다만, 선거에 나설 결심을 하고 본격적으로 활동하기까지 너무 갑작스럽게 진행되는 바람에 준비가 미흡했던 게 아닌가 싶어요. 선거까지 20일 정도밖에 남지 않은 상태에서 선거운동을 시작했거든요. 그러다 보니 아무리 바삐 움직여도 유권자들은 만날 시간도 많지 않고, 할 수 있는 일도 한정되더라고요. 차근차근 좀 더 전략적으로 준비해서 더 제대로 목소리를 냈더라면 좋지 않았을까 후회도 돼요.” 한동안은 다른 세상의 이야기라고만 생각했던 정치권에 직접 뛰어들어 경험을 해보면서 그녀는 현실과 정치는 절대로 떨어질 수 없음을 뼈저리게 실감했다. 또 평소 생각하고 말하던 것을 그대로 이야기했을 뿐인데 많은 국민들이 공감하고 열광적인 반응을 보이는 모습을 보면서 기존의 정치권이 서민들의 생활과는 얼마나 동떨어진 ‘그들만의 리그’를 꾸려왔는지를 다시 한번 확인하게 됐다. “4월 9일에 열렸던 비례대표 국회의원 후보자 토론회가 끝난 이후 많은 지지와 주목을 받았어요. 저로서는 예상치 못했던 놀라운 반응이었어요. 사실 제가 한 말들은 토론회를 위해 따로 준비한 게 아니라 일상생활 중에 늘 하던 이야기들이었거든요. 당에서 토론회 일정이 잡히고 저한테 하고 싶은 말을 다 해보라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최저임금이 채 100만원도 안 되는데 그 돈으로 사람이 어떻게 삽니까? 도둑질을 해야 합니까, 그냥 굶어야 합니까?’라든가 ‘있는 법도 안 지키는 판국에 무슨 법을 만들어 문제를 해결할 수 있겠습니까?’와 같은 이야기를 했죠. 거기서 제가 좀 말투가 세다 보니(웃음) 당 관계자 분들이 예쁜 말로 다듬어주시기만 한 거예요. 사실 제가 자유 토론이 뭔지, 토론 규칙이 뭔지, 생전 그런 걸 해봤어야 알죠. 잘 모르니까 그냥 진솔한 이야기들이 나오더라고요. 다른 분들은 준비해온 자료만 수십 장이 되던데 오히려 핵심을 벗어나서 어렵게만 이야기한단 생각이 들었어요.” 김순자씨는 보수와 진보를 막론하고 기존 정치권이 실제 현실과는 동떨어진 이야기, 노동자들 입장에서는 결코 와 닿지 않는 이야기, 보통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더 상식적이지 않은 이야기들만 모아놓고 결론도 없이 주야장천 주고받고만 있는 것이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선거철에나 바짝 유권자들을 찾아다니고 평소에는 언제나 ‘말’만 앞세우는 정치인들에게 질려버린 사람들이 더 이상 정치를 신뢰하지 않게 되고 결국에는 무관심해지면서 이렇게 모두가 어려운 사회가 되지 않았나 생각한다. “새누리당 의원들이 2000년에 비정규직에 관한 공약을 했지만 12년이 지난 지금도 거기서 한 발짝도 나아가지 못하고 그대로잖아요. 우리 삶을 돌아봐도 어느 것 하나 발전한 게 없고요. 처음 제가 진보신당으로부터 비례대표 제의를 받았을 때 무척 많이 망설였는데, 결국 결심을 하게 된 데는 더 이상 ‘그들’에게만 맡겨놓을 수 없다는 위기감이 들어서였어요. 저도 처음에는 돈 있고, 많이 배우고, 권력을 가진 사람들이나 국회의원도 하고 정치를 하는 거라 생각했어요. 하지만 제가 고용승계 보장 투쟁을 통해 우리 노조원들의 삶을 조금이나마 개선시켰던 것처럼 더욱 열악한 처지에 있는 다른 노동자들의 삶도 나아지게 만들고 싶었어요. 진보신당 동지들을 비롯해 지지를 보내주는 많은 사람들을 보면서 그것이 가능할 거라는 자신감도 있었고요.” 김순자씨와 함께 일하고 있는 울산과학대 청소노동자 노조원들. 돌이켜보면 힘든 상황에 놓인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 ‘청소노동자도 국회의원이 될 수 있다’라는 것을 보여주고 희망을 전하기 위해 나선 그녀에게 용기와 힘을 준 건 오히려 그 비정규직 노동자들이었다. 전국 곳곳을 돌며 청소노동자, 경비노동자, 급식조리원 등을 만나는 동안 “우리를 대표하는 국회의원 후보가 있어 무척이나 자랑스럽다”라는 이야기에 가슴이 뭉클하고 뿌듯했던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그리고 당선이 되든 안 되든 앞으로도 꾸준히 그들과 함께 연대하며 잘못된 것을 함께 고쳐나가고 더 나은 삶의 조건을 찾아나갈 수 있도록 노력할거란 다짐을 했었다. “선거운동 기간 만난 분들에게 만약 떨어지더라도 꼭 다시 찾아뵙겠다는 약속을 했어요. 적어도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식당에서 따뜻한 밥을 먹을 수 있도록, 일한 만큼의 정당한 대우를 받을 수 있도록 만들 거예요. 전국적으로 다녀보니 비정규직 근로자들에게는 아직까지도 근무 시간 식사비를 안 주는 회사가 허다해요. 그들 대부분이 최저임금 정도밖에 받지 못하는 처지인데 밥까지 사서 먹으면 월급은 더 줄어드는 셈이고요. 그리고 그들에게도 차가운 지하 구석방이나 계단 한 구석이 아닌 식당에서 똑같이 편안하게 식사할 수 있는 권리는 주어져야 하는 게 아닐까요? 무작정 월급을 올려달라거나 쉬게 해달라고 떼를 쓰는 게 아니잖아요. 근로기준법에 근거해서 최소한 사람이 인간적인 생활을 할 수 있을 만큼 정당한 노동에 따른 보장을 해야 한다는 거예요. 우리 사회가 이런 기본이 제대로 지켜지는 그날까지 제가 더 열심히, 적극적으로 노력할 생각이에요.” 김순자씨는 이번 총선에서 당선된 300명의 국회의원들이 부디 선거운동 기간의 마음가짐을 잊지 말고 말이 아닌 행동을 보여줬으면 한다는 당부를 남겼다. 여야를 막론하고 대부분의 후보가 앞으로 비정규직을 위한 정책을 펴겠다는 약속을 했는데, 이번만큼은 꼭 국민들이 더 이상 실망하지 않도록 반드시 지켜주길 바란다고. “정치인들에게 이런 부탁을 하지 않아도 될 세상, 노동자들이 정치인들을 믿고 사회를 신뢰하며 살아갈 수 있는 그런 세상이 온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아마도 지금까지보다 앞으로가 더 중요할 거라 생각해요. 꼭 하나 모두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는데요. 평범한 아줌마였던 제가 노조를 만들고 격렬하게 투쟁을 하고 또 이렇게 선거에까지 나가게 된 건, 모두가 살기 좋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서는 나부터 스스로 움직여야 한다는 걸 깨달았기 때문이에요. 내 문제를 내가 부당하다고 먼저 말하지 않으면 어느 누구도 해결해주지 않아요. 스스로 소리 내고 싸울 때, 세상은 바뀔 수 있는 거예요. 모두가 불합리하고 올바른 것에 대한 제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그런 사회가 됐으면 합니다.” <■글 / 이연우 기자 ■사진 / 안진형(프리랜서), 박동민>
- [어린이 경제교육]재택 아르바이트로 노동을 통한 돈의 가치 깨우치기
- 2012. 01. 05 17:32 재테크
- 부모가 자녀에게 물려주어야 할 것은 돈이 아니라 아이 스스로 탄탄한 경제력을 갖게 하는 것이다. 돈에 대한 기초적인 교육이 잘 이뤄져야 자본주의 사회에서 경쟁력을 갖고 살아남을 수 있다. 더 늦기 전에 금융과 경제의 흐름에 눈을 뜰 수 있도록 가르쳐주자. 경제교육 전문가 황선하 박사가 「레이디경향」 독자들을 위해 내 아이를 건강한 부자로 만드는 특별한 노하우를 공개한다. (편집자 주) 용돈이 전부가 아니다 아이는 과자를 사 먹거나 장난감을 사면서 그 돈이 무한정 생겨나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심지어 물건을 구입하면서도 돈과 연결시키지 못한다. 신용카드가 생활화되면서 부모가 카드로 계산하는 모습을 보기 때문에 엄마가 “돈이 없다”라고 하면 “카드로 사면 되잖아”라고 말한다. 이는 돈의 진정한 의미를 알지 못한 채 가볍게 생각하는 요즘 아이들의 가치관을 반영한 것이다. 돈의 소중함을 모르면 부자가 될 수 없다. 부자란 이익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그 가치에 대해 헤아리는 사람이다. 아이에게 올바른 부자 마인드를 심어주기 위해서는 돈이 어떻게 쓰이는지 생활 속에서 상기시켜줘야 한다. 우리가 식사를 하는 경우 재료비가 들고, 전기와 가스, 수도요금을 내며, 요리를 하는 도구들과 음식을 담는 그릇도 모두 돈이 아니면 살 수 없다. 낡거나 파손된 것을 수리하거나 새로 사야 할 때도 돈이 들고, 심지어 쓰레기를 버리는 과정에서도 돈이 들어간다. 아이에게 입히고 가르치는 모든 것, 아플 때 치료하는 데도 돈이 필요하다. 돈이 들지 않으면 생활할 수 없다는 점을 아이에게 이해시켜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돈 벌기’ 체험이 가장 좋다. 돈의 필요성을 절감할 때가 돈을 벌고 싶다는 욕구를 강하게 촉발시키는 계기가 되기 때문이다. 아이가 이미 용돈을 받고 있더라도 용돈에만 고정되어 있으면 노동에 대한 의욕은 발전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제 나이에 맞는 아이만의 돈 벌기 체험을 시켜보자. 돈 벌기 체험으로 성취감 느끼게 하라 아이를 위한 돈 벌기 체험은 어떻게 진행하면 좋을까? 우선 아이가 뭔가 원하는 것이 생길 때는 부모가 무턱대고 사주기보다는 성취감을 느낄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좋다. 예를 들어, 아이가 자전거를 갖고 싶어 한다고 가정해보자. 자전거의 가격은 20만원. 아무리 구두쇠처럼 용돈을 아껴도 아이 혼자 단시간에 모으기 힘든 금액이다. 이럴 때 부모는 절대로 자신의 돈을 전부 들여 자전거를 사줘서는 안 된다. 부모가 아이의 요구에 따라 곧바로 원하는 것을 제공하면, 아이는 오히려 금세 싫증을 느끼기 쉽다. 그저 갖고 싶은 욕구만 있었을 뿐 스스로 가치를 부여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아이가 스스로 갖고 싶은 것을 향해 노력할 여지를 주어야 그 물건에 대한 애착이 생기고 깊은 의미가 생기게 마련이다. 그런데 간혹 아이에게 노력할 여지를 준다고 ‘시험’이라는 것에 조건을 붙이는 부모가 많다. “시험 잘 보면 사줄게” 혹은 “자전거 사줬으니까 시험 잘 봐야 해”와 같이 아이가 당연히 해야 할 일을 조건으로 내세운다. 이것은 결코 좋은 목표가 아니다. 앞서 말했듯이 노동의 대가보다는 오히려 작은 행동에도 보상을 요구하는 물질 만능을 배우기 쉽다. 아이가 비용의 일부를 부담하도록 참여시켜야 한다. 적절한 타협선은 50%이다. 즉 아이가 반을 내고 나머지 50%는 부모가 지원해준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아이에게 자신이 반만 준비하면 부모가 나머지는 당연히 채워줄 것이라는 기대를 갖게 해서는 안 된다. 아이가 원하는 것을 스스로 성취할 수 있게 독려하며 도움을 주는 것이 부모의 몫이다. 그러면 아이도 자기 나름의 계획을 세우고 저축에 대한 목표를 위해 노력해간다. 그렇게 아이가 50%의 금액을 모으면, 그에 대한 보상으로 부모가 나머지를 지원해줘 결과물을 얻을 수 있게 하는 것이다. 그러면 절약과 절제를 통해 얻은 자전거는 ‘나의 것’이란 강한 애착을 갖게 하고 동시에 성취감을 느끼게 한다. 이 밖에 실질적인 노동을 통해 돈을 벌게 하는 것도 성취감을 느끼게 하는 아주 훌륭한 학습이다. 그러나 초등학생 수준에서 돈을 벌 수 있는 방법은 흔치 않으므로 홈 아르바이트 방식을 제안하는 것이 좋다. 흔히 ‘심부름값’으로 어른이 아이에게 일을 시키고 돈을 주는 방식이다. 그러나 심부름값과 아르바이트 비용은 어감부터 큰 차이가 있으니 되도록 아이를 존중해주어 ‘아르바이트’라고 분명히 명시해야 효과가 크다. 심부름은 어른이 주체가 되어 시키는 것이고, 아르바이트는 아이가 주체가 되어 일을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집에서 실천하는 미니 금융 거래 홈 아르바이트로 할 수 있는 항목들은 부모와 아이가 함께 결정하면 좋다. 구두 닦기, 설거지하기, 청소 돕기, 화분에 물주기, 심부름하기 등 다양하다. 이렇게 항목들을 정할 때 주의해야 할 점은 반드시 집 안에 필요한 일을 맡겨야 한다는 것이다. 요컨대 부모의 일손을 덜 수 있는 것들이어야 한다. 형식적으로 아이에게 일을 주고 부모가 다시 하면 안 된다. 정말 돈을 지불할 가치가 있는 일을 찾아 맡겨야 한다. 그리고 동생 돌보기나 자기 방 청소하기, 독서하기 등과 같은 당연히 해야 할 일은 아르바이트 항목에 추가하지 말자. 또 사전에 부모와 아이가 아르바이트 방법, 기간, 보상에 대해 협의하고 이를 철저히 지키도록 하고, 아이가 돈이 필요할 때만 홈 아르바이트를 하도록 허용하는 건 옳지 않다. 이렇게 홈 아르바이트 항목을 정했다면 거기에 가격을 매긴다. 가격을 책정할 때는 ‘협상’이라는 방법이 적용될 수 있다. 심부름값을 주듯 부모가 일방적으로 정해서 주지 말고 아이에게 협상의 여지를 주며 가격을 정하도록 하는 것이다. 진짜 아르바이트 학생을 고용하듯 철저하게 시간과 기간까지 정해 약속을 지키게 하자. 아니면 아이가 홈 아르바이트 쿠폰을 만들어 부모에게 판매하는 방법을 택해도 된다. 이때는 부모가 협상을 유도할 수 있다. 홈 아르바이트 이외에 돈을 벌 수 있는 또 다른 방법으로는 ‘미니 벼룩시장’을 들 수 있다. 이웃 주부들이나 친구, 친지 등 대여섯 명이 의기투합해 자녀들을 위해 시장을 만들어주는 것이다. 아무래도 시장은 북적북적해야 제맛이기에 여러 명의 아이를 모으면 모을수록 좋다. 날짜와 장소를 정한 다음, 각자 가정에서 사용하지 않는 물건들을 모아 벼룩시장을 연다. 아이가 입지 못하는 옷이나 장난감, 다 읽은 책, 멀쩡하지만 쓰지 않는 물건들을 모아 가격을 책정하게 하고 직접 팔도록 한다. 문방구에서 가격표 스티커와 간이영수증을 구입해 현장에서 가격표도 붙이고 영수증도 끊어준다. 가격은 저렴하게 매기고 사려는 사람과 흥정하도록 유도하면 아이는 무척 흥미로워한다. 큰 도화지를 사서 홍보 문구를 써 붙이는 재미도 알게 된다. 벼룩시장으로 생긴 수익금은 아이에게 전액 줄 필요는 없다. 가족이 함께 모은 것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매달 한 차례씩 정기적으로 벼룩시장을 열면 돈과 친해지는 좋은 기회가 된다. 이처럼 다양한 방식으로 돈 버는 즐거움을 맛본 아이는 그 느낌을 잊지 못한다. 아이는 아껴서 모으는 즐거움보다 벌어서 모으는 체험에 더 희열을 느낀다. 스스로 번 돈에 대한 짜릿한 성취감은 강렬하게 남아서 더 큰 욕구를 일으킨다. 이것이 바로 부자가 되는 지름길이다. 축구선수로 키우기 위해서는 발끝에서 축구공을 놓지 말아야 하고, 피아니스트로 키우기 위해서는 피아노와 혼연일체가 되도록 연습시켜야 하는 것처럼 부자가 되기를 바란다면 돈을 가까이 두도록 해야 한다. “어린애가 계산적이다”, “돈을 밝히면 버릇없는 아이다”라는 식의 태도로 미리부터 돈을 멀리하게 만들면 그것은 박지성 선수처럼 훌륭한 축구선수가 되길 바라는 아이에게 축구공을 빼앗고, 김연아 선수처럼 훌륭한 피겨스케이팅 선수가 되고자 하는 아이에게 스케이트는 위험하다며 겁을 주는 것과 다름없다. 따라서 아이가 보다 윤택한 삶을 살아가기 위해서는 돈과 더 친해질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줘야 한다. 황선하 박사는… 연간 교육 인원이 7만 명에 이르는 경제교육 전문기관 ‘아이빛연구소’를 12년째 운영하고 있으며 현재 경희대 교육학과 겸임교수를 맡고 있다. 청와대 ‘국가 기업가정신 활성화’ 위원과 중소기업청 운영 청소년 경제·창업·기업가정신 강사로도 활동 중이다. 실제 금융상품 투자를 통해 많은 수익을 얻고 있으며 경제에 대한 이론과 실전을 겸비했다. KBS-1TV ‘쏙쏙 어린이 경제나라’에 전문가로 1년 동안 고정 출연했으며 한경WOW TV ‘체험학습 신나는 경제교실’ 프로그램을 2년 동안 진행했다. <■기획&진행 / 윤현진 기자 ■글 / 황선하 ■사진 / 이성원 ■모델 / 최다인 ■헤어&메이크업 / 이철 헤어커커 강남점(02-3473-2326) ■의상 협찬 / 쁘띠슈(02-511-2483) ■참고 서적 /「내 아이를 위한 3개의 통장」(황선하 저, 한국경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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