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향신문(총 402 건 검색)
- [책과 삶] 올곧은 몸들 속 다른 몸, 차별과 평등에 대해 묻다
- 2024. 06. 28 08:30문화
- .... 그러면서 그는 자신을 포함해 구체적인 삶 속에서 자신의 몸과 새로운 관계를 맺고 무대... 아름다움의 길을 낸 예술가들을 조명한다. 다른 한편으로는 공동체의 새로운 윤리로 구체적...
- 책과 삶
- “다른삶 찾아 귀농했는데 외톨이”…태안군, ‘은둔형 외톨이’ 없도록 관계안내인 양성
- 2024. 05. 21 14:51사회
- ... 추진본부 회의’가 지난달 26일 태안 유류피해극복기념관에서 열리고 있다. 충남 태안군 제공 새로운 삶을 꿈꾸며 도시를 벗어난 귀농·귀촌인들이 가장 먼저 부딪히는 문제가 있다. 외로움과 고립감이다....
- 귀농귀촌외톨태안군이주민원주민
- [총선 기획, 다른 목소리 ⑤] 첫 투표 유권자 “지지정당 없지만, 내 삶에 영향 주는 투표는 꼭 할 것”
- 2024. 03. 06 16:41정치
- ... 제일 중요하게 생각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씨는 “사회 전반의 문제를 해결해 더 나은 국민의 삶을 만들 수 있는 공약을 내놨는지를 중점적으로 따져볼 것”이라고 말했다. 최씨는 동국대 역사교육과...
- 총선 기획, 다른 목소리
- [책과 삶]40세가 된 당신이 다른 해보다 더 나이 들었다고 느끼는 이유
- 2024. 02. 02 09:00문화
- .... 조사 결과 나이가 0으로 끝나는 사람, 40세나 50세가 막 되었거나 갓 넘긴 이들은 그해만큼은 자신이 다른 해보다 2.4세 나이가 더 들었다고 느꼈다. 숫자는 우리가 신체에 영향을 미치는 방식으로...
- 책과 삶
스포츠경향(총 11 건 검색)
- [이 책] 삶의 관점을 바꾸는 또 다른 시선 ‘인생은 우연이 아닙니다’
- 2022. 11. 06 01:49 생활
- 인생은 우연이 아닙니다 표지 한국인 사진기자 최초로 퓰리처상을 받은 김경훈 기자의 첫 인문 에세이집이 나왔다. ‘인생은 우연이 아닙니다’(다산초당)이다. 저자는 미나마타병으로 수은중독에 걸린 사람들, 가정폭력과 방임의 피해자가 된 아이들, 휠체어 댄서로 활동하는 감바라 씨 등 지난 20년간 전 세계의 다양한 사건·인물·사연들을 마주하고 이를 사진에 담아 왔다. 이 책은 그런 사진에 얽힌 여러 사연을 통해 우리가 어떤 관점으로 삶을 바라봐야 하는지를 이야기한다. 인간관계(1장), 삶의 태도(2장), 감정(3장), 인생의 목적(4장)에 대한 심도 있는 이야기는 ‘오늘의 나’를 비춰보는 거울이 되기에 충분하다. 저자가 직접 찍은 생동감 넘치는 사진과 함께 사진계 거장들의 ‘작품’도 담겨 있다.
- 이 책
- 김영하 “삶의 다른 가능성 상상...힘든 현실 견딜 수 있어” (유퀴즈)
- 2022. 05. 18 22:07 연예
- tvN 방송 캡처‘유 퀴즈 온 더 블럭’ 김영하가 아이디어를 얻는 법을 밝혔다. 18일 오후 방송된 tvN 예능프로그램 ‘유 퀴즈 온 더 블럭’에는 김영하 작가가 자기님으로 출연했다. 이날 2013년 ‘살인자의 기억법’으로 김영하는 신선한 소재로 화제를 일으켰다. 이런 소재는 어떻게 꺼내냐는 유재석의 물음에 김영하는 “저는 노트가 하나 있다. ‘절대 쓰지 않을’ 이야기들의 목록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뭘 할 때 ‘이거 꼭 해야지’라고 써 놓은 것들이 있지 않으냐. 그러면 쓸 때부터 제한된다. 꼭 가고 싶은 여름 휴가지로 하와이, 괌, 제주도를 적으면 휴가가 짧아서 하와이를 못가고 유럽도 비싸서 못가고 하다보면 현실적으로 생각하게 되고 좁아진다. 우리 가족이 절대 가지 않을 휴가지를 적어보자고 제안한다. 안 갈거니까 신나게 얘기한다”라고 밝혔다. ‘안 갈 곳을 말하면 싸울 일이 없다’라고 말한 김영하는 “그러다 문득 우리는 왜 못 가지? 갈 수도 있지 않을까? 해보다보면 의외로 어렵지 않을 수 있다. 소설가도 ‘꼭 써야지’하고 쓰면 리스트가 제한된다. 어차피 안 쓸거니까 막 쓰는거다. 나중에 이제 쓸 게 없으면 그 노트를 펼쳐본다. 5년 전 못 쓸거라 생각했던 어떤 얘기가 시대가 바뀔 수도 있고 내가 바뀔 수도 있다”라고 전했다. tvN 방송 캡처평소에도 재미있는 상상을 많이 하냐는 물음에 그는 “소설은 상상력의 산물이다. 상상을 하는 게 일이다. 오늘도 눈을 떴는데 두 분 얼굴이 떠올랐다. 그때 상상을 하는 거다. 어떤 고등학교에 유재석과 조세호라는 이름을 가진 왕따 둘이 있다면 어떨까? 훨씬 어두운 상상을 할 때도 많다. 유재석, 조세호가 있는 반에 살인 사건이 발생한다던가. 그런데 그 살인 사건을 해결하는 것을 그 둘인 거다. 그런데 조세호가 살인범으로 의심받는다”라며 흥미진진하게 전개를 이어나갔다. 상황을 놓고 상상하는 것이 직업병일 수 있겠다는 유재석에 김영하는 “지하철에서 20대 때부터 많이 하던 버릇이다. 전화하는 사람들이 있으면 한쪽 얘기만 들리지 않냐. ‘내가 안 한다 그랬잖아’라고 하면 ‘뭘 안 한다는 거지?’라면서 듣기 시작한다. 나머지 반의 얘기를 상상하는 거다. 우리가 남의 전화 통화를 굉장히 거슬려 한다. 왜냐하면 불충분한 정보를 받기 때문에 그렇다. 뇌를 써야한다. 저는 이게 일이니까 혼자 안 듣는척 하면서 다 듣고 상상해본다”라고 설명했다. 김영하는 “자기 자신과 자기 삶에 대해 다른 가능성을 상상해보는 것 자체가 굉장히 좋다. 어릴 때 부모님한테 혼날 때 사실 나는 재벌집 아들인데 버려진 거 아닐까?라고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힘든 가정생활을 버틸 수 있다”라고 말해 웃음 짓게 했다. 그는 “가족 로맨스라는 문화 평론 개념이다. 스토리텔링으로 힘든 현실을 견디는 거다. 우리가 소설을 읽는 이유는 나와 비슷할 수 있었던 누군가의 다른 삶을 상세히 아는 것만으로도 지금 삶이 굉장히 특별해 보인다. 이것이 많은 삶 중 하나고 나밖에 만들어 갈 수 없다고 생각하면 이상하게 견딜만하다”라고 말했다. 한편 tvN 예능프로그램 ‘유 퀴즈 온 더 블럭’은 매주 수요일 오후 8시 40분에 방송된다.
- 유퀴즈
- [SNS는 지금] ‘아름다운 D라인’ 알리, 임신 근황 공개…“베니스. 엄마 삶의 또 다른 존재 이유가 되어줘”
- 2019. 08. 30 16:47 연예
- 알리 SNS 캡처가수 알리가 비키니를 입고 아름다운 D라인을 뽐냈다. 30일 알리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인스타그램에 수영복을 입은 사진과 함께 곧 태어날 아이에 대한 애정을 담은 장문의 글을 올렸다. 알리는 “2019년의 여름은 참 특별하구나. 내 인생 마지막 비키니일 수도. 우리 베니스(태명)도 엄마처럼 수영 좋아했으면 좋겠다”라고 바람을 드러내며 “네가 움직일 때마다 내 몸이 안전한 공간이라는 것에 신기해하며 네가 태어날 세상이 평화롭기를, 안전하기를, 내가 널 위해 건강한 몸과 정신을 갖기를 기도한다”고 적었다. 이어 “너무 많은 의미부여는 독이 될 수도 있지만, 오늘 이 순간 너에게만큼은 듬뿍 내 사랑의 의미를 담아 시간의 흐름도 놓아버린 채 빠져있고 싶구나. 우리 베니스에게 나는 어떤 엄마가 될까? 때론 마냥 기쁨보다는 내 몸이, 내 상황이 어찌 변화할지 몰라 두렵지만 그마저도 내 삶의 이유가 있겠지 싶다. 무럭무럭 자라서 엄마 삶의 또 다른 존재 이유가 되어줘. 많이 사랑해”라고 덧붙이며 아이를 향한 각별한 애정을 전했다. 한편 알리는 지난 5월 11일 비연예인 남자친구와 결혼했다. 결혼 당일 임신 중임을 고백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 SNS는 지금
- ‘웰컴2라이프’ 정지훈, 평행세계서 검사로 다른 삶 시작
- 2019. 08. 06 19:33 연예
- MBC 제공.6일 오후 8시 55분 방송이 될 MBC 월화드라마 ‘웰컴2라이프’는 자신의 이득만 쫓던 악질 변호사가 사고로 평행 세계에 빨려 들어가 강직한 검사로 개과천선해 펼치는 코미디물이다. ‘웰컴2라이프’에서 정지훈은 평행 세계에서의 전혀 다른 삶을 시작한다. 현실 세계에서 비극을 맞았던 ‘서영주 살인사건’의 수사 방향을 바꾸기 위해 좌충우돌하는 검사 정지훈의 활약이 예고돼 기대감을 높인다. 3~4회에서는 지난 1~2회에서 자신의 이익을 위해 법꾸라지를 돕던 악질 변호사 정지훈(이재상)은 이다현(서영주) 납치 살인사건으로 인해 스스로의 삶을 각성했다. 이에 그는 납치사건의 살인 교사범인 서이숙(신정혜)을 압박하고 돌아섰다. 그러나 그 순간 그는 고의적 교통사고에 의해 평행 세계로 빨려 들어갔고, 현실 세계에서 악연이었던 임지연(라시온)과 부부 관계가 돼 혼란스러워 하는 모습으로 앞으로의 전개에 대한 궁금증을 자극했다. 공개된 동예고 영상 속에는 평행 세계 속 정지훈의 모습이 담겨있어 눈길을 끈다. 방 안에 있는 임지연과 딸 이수아(이보나)의 단란한 사진을 확인하며 “이게 어떻게 된 거지? 아 이거 꿈꾸고 있는 거야”라며 상황을 믿지 못하는 그의 모습에서 혼란스러움이 느껴진다. 특히 그는 실종납치범죄 특별수사본부로 들어서 이목을 집중시킨다. “다들 왜 이러는 거야.. 내가 무슨 검사야”라는 그의 말로 하여금 평행 세계에서는 변호사가 아닌 ‘검사’임을 깨닫게 한다. 무엇보다 “서영주 씨가 살아 있다고요?”라는 정지훈의 말로 하여금 현실 세계에서 후회했던 상황을 리셋할 기회가 주어졌음을 예상케 한다. 이에 징지훈은 “이게 내 죄책감이 만든 꿈이라면 이번엔 반드시 막고야 말겠어”라는 단단한 의지와 함께 서이숙을 소환하고 이다현 납치사건의 수사에 착수한 데 이어, 동일한 장소에서 드럼통을 열기 직전의 상황이 포착돼 긴장감을 자아낸다. 더욱이 누군가에게 맞은 임지연의 모습과 일발의 총격에 이어, 한줄기 눈물을 흘리는 정지훈의 모습이 궁금증을 높인다. 뿐만 아니라 말미에 “전원 집합시키세요”라며 강인한 표정을 띤 정지훈의 모습이 시선을 사로잡으며 과연 그가 평행 세계에서 후회가 아닌 다른 결말을 수 있을지, 긴장감 넘치는 상황들에 대한 궁금증과 기대감을 치솟게 한다. 시청률 조사회사 닐슨 코리아에 따르면 지난 5일 첫 방송된 ‘웰컴2라이프’는 수도권 시청률 7.0%, 전국 시청률 6.3%(2회 기준)를 기록하며 월화극 시청률 1위를 거머쥐는 기염을 토했다. 중요 광고 지표인 2049 역시 2.3%에 달하는 눈에 띄는 성적을 기록했다.
- 정지훈웰컴2라이프
주간경향(총 2 건 검색)
- [편집실에서] 다른 사람의 삶 엿보기(2024. 07. 17 06:00)
- 2024. 07. 17 06:00 오피니언
- 홍진수 편집장 다른 사람의 삶을 엿보는 것을 좋아합니다. 물론 누군가를 염탐하거나 하는 것은 아니고요, 다른 사람의 삶이 담긴 이야기를 좋아한다는 말입니다. 특히 나와는 전혀 상관없어 보이는, 나는 생각도 해보지 못한 직업을 가진 사람의 이야기에 관심이 갑니다. 그래서 신문을 볼 때 그런 기사를 가장 먼저 찾아 읽고 신간이 나오면 그런 사람들이 쓴 책을 일부러 찾아봅니다. 기자로 일을 하면 다양한 사람을 만날 것처럼 보이지만 기대만큼은 아닙니다. 취재 분야가 정해져 있으면 더욱더 그렇습니다. 출입처 담당자를 만나고, 관련 전문가를 만나는 것이 전부일 때가 더 많습니다. 부지런히 취재한다고 해도 만나는 사람의 폭에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부서장이 되어 담당 분야 없이 부원들을 닦달하는 업무만 맡으면 만나는 사람은 더 적어집니다. 그래서 요즘 다른 사람의 직업이나 삶에 관심이 더 많아졌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읽다 보면 내 삶의 지평이 넓어지는 느낌이 듭니다. 20년 넘게 오가는 출근길의 풍경이 달리 보이기도 합니다. 내 마음 안에 옹졸하게 숨어있던 편견이 조금씩 줄어들 때도 있습니다. 물론 때로는 내가 얼마나 편협한 생각을 하고 살아왔는지 반성하기도 합니다. 올해 가장 인상적으로 읽은 다른 사람의 이야기는 후마니타스 출판사에서 나온 <인생은 예측 불허: 나의 노점 이야기>입니다. 부제가 말하는 대로 저자 유의선씨가 잉어빵에서 시작해 떡볶이, 휴대전화 케이스 등의 노점을 하며 겪은 이야기가 나옵니다. 생생한 경험담과 함께 노점상들의 속사정을 가감 없이 전해줍니다. 정작 이 책을 읽고 난 뒤 머릿속에 가장 오랫동안 남은 이야기는 노점이 아니었습니다. 유씨가 노점 이야기를 하다 지나치듯 전해준 노숙인 이야기였습니다. 유씨는 사회운동을 하던 시절 노숙인들과도 자연스럽게 어울렸고, 밥도 같이 먹었습니다. 어느 여름날 노숙인 아저씨들과 삼계탕을 끓이기로 하고 장을 보러 가는데 아저씨들은 ‘도라지를 사야 한다’고 말합니다. 유씨가 ‘삼계탕에 황기나 인삼이 아니라 도라지라고요?’라고 되묻자 아저씨들은 ‘도라지를 넣는 게 맞다’라고 다시 말합니다. 유씨는 이유를 알아챕니다. 아저씨들은 평생 삼계탕에 비싼 인삼을 넣을 엄두를 내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여유가 생기더라도 ‘삼계탕에는 도라지’가 정석 조리법으로 굳어진 겁니다. 이 작은 에피소드를 읽고 저는 다시 한번 제 경험의 폭이 얼마나 좁은지 실감했습니다. 주간경향 이번 호에도 삶에 관한 다양한 이야기를 실었습니다. 대통령의 탄핵과 조기 대선을 주장하는 목소리, 최근 잇따른 사고로 논란이 된 고령 운전 문제, 북한에 있는 동생에게 돈을 보냈다가 기소된 북한이탈주민, 이른바 ‘영피프티’에 화가 난 청년들, 문화예술인 처우 개선을 요구하는 현장 등. 이 이야기들이 독자 여러분의 삶에 작은 파장이라도 일으킬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 편집실에서편집실에서
- [터치 스크린]다른 인생의 ‘조연’을 선택한 삶(2012. 01. 10 15:51)
- 2012. 01. 10 15:51 문화/과학
- 시너지 제목: 페이스메이커(PACE MAKER) 감독: 김달중 출연: 김명민, 안성기, 고아라, 조희봉 제공: 롯데엔터테인먼트, 시너지, 이수창업투자(주), 빅하우스(주)벤티지 홀딩스 등급: 12세 관람가 상영시간: 124분 개봉: 2012년 1월 19일 마라톤은 흔히 인생에 비유된다. 주위에서 마라톤에 심취해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결국 자기 자신과의 고독한 싸움이라는 소리를 많이 한다. 그런데 이건 42.195㎞를 3시간, 또는 4시간에 주파하고 서로를 격려하는, 평범한 사람들 사이의 이야기라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영화 를 보고 든 생각이다. 완주를 목표로 둔 사람들의 이야기가 아닌, 오로지 1등에 모든 것이 걸린 진짜 마라톤 시합. 게다가 금메달이 걸린 올림픽 같은 국가별 대항경기에서 개인의 의미는 사라진다. 개인의 기록단축 같은 거, 필요 없다. 중요한 것은 1등으로 들어오는 것이다. ‘페이스메이커’의 존재 이유다. 좋게 말해 우승을 목표로 뛰고 있는 사람을 리드하는 다른 출전선수다. 나쁘게 말한다면 다른 우승후보자를 적당히 견제하고, 몸싸움하면서 진로 방해를 하는 것도 ‘페이스메이커’의 역할이다. 2012 런던올림픽의 유력 마라톤 우승후보인 민윤기(최태준 분)는 얼짱 스타다. 현실에서 수영선수 박태환 정도를 생각하면 되겠다. 장대높이뛰기 선수 유지원(고아라 분)의 별명은 ‘미녀 새’다. 피겨 선수 김연아 정도? 민윤기와 유지원은 CF모델로도 잘 나간다. 외모는 외모고 기록은 기록이다. 민윤기는 쉽게 흥분 잘하고, 초반 레이스에서 들쭉날쭉하는 문제점이 있다. 감독 박성일(안성기 분)은 민윤기의 단점을 보완하고자 페이스메이커 전문이었던 주만호(김명민 분)를 다시 기용한다. 통닭 배달로 근근이 살아가던 주만호는 비록 30㎞만 뛰고 그만둬야 하는 ‘페이스메이커’이지만, 국가대표 선수촌에 들어갈 수 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행복해 한다. 누군들 처음부터 다른 인생의 ‘조연’을 맡고 싶겠는가. 새까맣게 어린 후배들의 조롱과 냉대 속에서도 주만호가 묵묵히 버틸 수 있는 건 얼핏 봐선 연륜의 힘처럼 보인다. 그는 그 비결을 “듣고 싶지 않은 이야기는 아예 듣지 않는 것”이라고 말한다. 페이스메이커, 혹은 남을 위한 희생이라는 것은 주만호의 인생에서 되풀이되는 테마로 보인다. 부모 없이 할머니 손에서 자라던 주만호에게는 동생이 있었다. 초등학교 시절, 동생을 배불리 먹이고 싶었던 주만호는 운동회에서 2등 부상인 ‘라면’을 위해 달린다. 이것은 이란 영화 ‘천국의 아이들’에서 한 번 사용한 테마이기도 하다. 그가 페이스메이커가 된 계기는 동생의 일류대 합격통지서였다. 동생의 학비를 벌기 위한 선택이었다. 대학을 졸업한 동생은 외교부 사무관이 되었고, 1년에 한두 번, 성묫날에만 얼굴을 본다. 동생에 대한 형의 지극한 사랑은 여전한데, 동생이 형을 바라보는 태도는 차갑다. 그건 이렇게 풀이할 수 있다. 형이 은연중에 끝없이 보내는 메시지는 오로지 동생을 위해서 살아온 인생이라는 건데, 사실 그건 못나게 살고 있는 자신을 합리화하기 위한 것은 아니었느냐고. 정반대로 감독 박성일이 보여주는 태도도 재미있다. 가식없는 냉정함이다. “네가 한 번 더 뛰어야겠다”고 말하는 순간부터 주만호는 민윤기의 우승을 위한 도구다. 하지만 마지막 골인의 순간, 그가 다가간 이는 민윤기가 아닌 주만호였다. 개인적으로 제일 흥미로운 캐릭터는 사실 민윤기다. ‘미녀 새’ 유지원이 방황할 때 주만호는 그에게 살짝 힌트를 준다. 인생의 갈림길에서 좋아하는 것이 있고 잘하는 것이 있다면 너는 어떤 걸 선택하겠냐고. 정상에서 내려와본 적이 없는 민윤기는 그 의미를 이해 못한다. 그에게는 좋아하는 것이 잘하는 것이고 잘하는 것이 좋아하는 것이다(그래서 미녀 새에게 차인다). 요컨대 헤겔적 의미에서 변증법적 모순이라는 것이 발생할 수 없는 범주들인 것이다. 신파로 흐른 면이 없지 않고, 무리한 영화적 설정도 눈에 띈다. 김명민의 메소드 연기는 항상 영화의 2% 부족함을 덮는 신기한 효과를 발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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