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향신문(총 1,214 건 검색)
- 전한길 영상에 테러 암시 댓글 작성자 자수 “장난이었다”
- 2025. 02. 04 10:32사회
- ... 준비하고 있다’는 취지의 댓글을 쓴 40대 남성을 입건했다. 이 남성은 경찰에 “장난으로 댓글을 올렸고 전한길 씨의 말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지난 3일 오후 11시쯤...
- 부정선거전한길윤석열 탄핵 정국
- 메타, 팩트체크·혐오표현 규제 폐지…“여성은 가정용품” 댓글도 안 막는다
- 2025. 01. 08 20:20국제
- ... 제한하는 규정도 삭제하겠다고 밝혔다. 본래 “트랜스젠더는 정신병” “여성은 가정용품”이라는 댓글을 달면 바로 차단됐지만, 앞으로는 이런 표현들이 모두 허용된다는 의미라고 미 언론들은 짚었다....
- 민원 업무 중 신상 공개, 악성 댓글에 시달리다 자살…김포시 9급 공무원 ‘순직’ 인정
- 2024. 12. 03 21:18사회
- ... 올린 민원인 2명 검찰 송치 지난 3월 포트홀(도로 파임) 관련 민원 업무로 신상이 공개되고 악성댓글에 시달리다 숨진 경기 김포시 공무원이 순직을 인정받았다. 김포시는 인사혁신처가 최근...
- 김포순직민원포트홀인사혁신처
- ‘신상 공개·악성 댓글’에 시달리다 숨진 김포 공무원 순직 인정
- 2024. 12. 03 10:12경제
- ... 마련된 분향소. 연합뉴스 제공 지난 3월 포트홀(도로 파임) 관련 민원 업무로 신상이 공개되고 악성댓글에 시달리다 숨진 경기 김포시 공무원이 순직을 인정받았다. 김포시는 인사혁신처가 최근...
- 김포순직민원포트홀인사혁신처
스포츠경향(총 724 건 검색)
- [종합] 하차하고, 사과하고, 댓글닫고···‘故 오요안나 가해 의혹’ 당사자들 행보는?
- 2025. 02. 04 17:32 연예
- 오요안나 SNS 캡처. 전 MBC 기상캐스터 고(故) 오요안나의 자살 원인이 직장 내 괴롭힘이었다는 의혹이 불거진 가운데, 관련자들의 행보에 관심이 쏠렸다. 김가영 SNS 캡처. ■ 김가영 라디오 ‘하차’, 유튜브 예능 ‘공개 보류’ 먼저 해당 의혹의 당사자 중 한명인 김가영 기상캐스터는 4일 오전 MBC 라디오 ‘굿모닝 FM 테이입니다’에서 자진 하차했다. 테이는 4일 방송된 MBC FM4U ‘굿모닝FM 테이입니다’에서 “어제 방송 후 김가영 기상 캐스터가 프로그램을 위해 하차하겠다는 의사를 전했다”며 “제작진은 본인과 협의를 통해 그 의사를 받아들이기로 했다”고 밝혔다. 전일 MBC 라디오 측은 해당 논란에 대하여 “아직 내부 논의 중”이라고 입장을 밝혔으나 많은 비판 여론에 직면한 부담감으로 인해 김가영이 자진 하차한 것으로 보인다. SBS 예능 ‘골 때리는 그녀들’도 “조사 결과를 기다리는 중”이라고 입장을 전했지만, 역시 하차가 유력할 것으로 보인다. 김가영이 출연 중인 유튜브 예능 ‘영한 리뷰’ 역시 진상조사위원회 조사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추가 콘텐츠 공개 여부 결정을 보류할 계획이다. 특히 김가영은 ‘직장 내 괴롭힘 금지 홍보 영상’을 촬영한 사실이 재조명돼 많은 이의 공분을 샀다. 공개된 영상에서 김가영은 “직장 내 괴롭힘에 대한 시각도 바뀌어서 더 조심하는 분들도 계신데 왜 줄지 않는 걸까요”라고 진행해 “뻔뻔하다”라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작년 12월에 공개됐던 해당 영상은 오요안나가 직장 내 괴롭힘에 고통을 호소하던 2024년에 촬영된 것으로 전해졌다. 일주어터 SNS 캡처. ■ 유튜버 일주어터 “후회스럽고 반성하고 있다” 그런가 하면 유튜버 일주어터는 김가영 기상캐스터를 옹호한 것에 대해 사과했다. 일주어터(김주연)는 3일 저녁 자신의 유튜브에 “최근 정확한 사실 파악이 되기 전에 댓글을 작성했다”며 “고인과 유가족분들의 마음에 상처를 드리게 되어 참 많이 후회스럽고 반성하고 있다. 앞으로는 더욱 신중한 태도로 말하고 행동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일주어터는 김가영이 故오요안나의 직장 내 괴롭힘 가해자 의혹에 휩싸인 이후 소셜미디어(SNS) 로 “가영언니는 오요안나님을 못 지켜줬다는 사실에 당시에도 엄청 힘들어했다”며 “저는 오요안나님과 같이 운동을 한번 해봤던 인연이 있는데 한번 뵀을 때도 오요안나님이 나에게 ‘가영 언니 너무 좋아하고 의지하는 선배’라면서 진심으로 얘기해주셨다”라고 김가영을 옹호해 입길에 올랐다. MBC 본사 사옥 전경. 사진 스포츠경향DB ■ 전국언론노조 “MBC 오만하고 무책임해···고인에 대한 2차 가해” 성명 해당 사태를 방치한 MBC도 비판받고 있다. ‘당신과 함께합니다’라는 슬로건으로 뉴스를 진행하는 MBC는 정작 직원인 오요안나와 함께하지 않았다. 오요안나의 사망을 알고 있었음에도 MBC는 해당 사건이 심화돼 보도되기 전까지 이에 대한 뉴스를 전혀 내지 않았고, 이에 대한 비판 여론이 일자 오히려 적반하장식으로 ‘MBC 흔들기 차원에서 접근하는 세력들의 준동에 우려를 표한다’는 입장문을 발표해 많은 지탄을 받았다. 유튜브 댓글을 중지시키고 해당 의혹 당사자인 기상캐스터들을 뉴스에 계속 출연시키는 것 역시 사람들을 분노케했다. 결국 4일 전국언론노조는 성명을 내고 MBC를 비판했다. 언론노조는 MBC가 입장을 낸 것에 대해 ‘용납할 수 없는 가해와 책임회피의 언어들을 나열했다’며 ‘고인과 유족들에 대한 명백한 2차 가해’라고 지적했다. 또한 해당 사건이 ‘MBC의 오만과 무책임까지 민낯을 다 드러냈다’고 오요안나의 유서가 공개되자 뒤늦게 진상조사위원회를 출범한 MBC의 태도에 대해 비판했다. 최아리·박하명·이현승 SNS 캡처. ■ 최아리·박하명·이현승 입장 無, 댓글 닫고 뉴스 방송 진행 김가영과 함께 해당 의혹의 당사자인 최아리, 박하명, 이현승 기상캐스터는 아직 별다른 입장을 전하지 않고 있다. 다만 이들은 의혹에 대한 해명 없이 개인 SNS 댓글을 막은채 꾸준히 날씨 방송을 진행하고 있다. 오요안나의 유족이 JTBC ‘사건반장’을 통해 공개한 이들의 메신저 방에는 “멍청하다”, “완전 미친X이다”, “방송보면 쪽팔린다”, “냄새난다” 등의 욕설과 인신공격 발언이 다수 담겨있었다. 박하명은 오요안나 사망 9일 후인 지난해 9월 24일 개인 SNS에 “나 착한 것 같고 착하게 사는 것 같은데 전생에 내가 뭘 크게 잘못한건가”라고 작성했던 것이 알려지며 많은 이들의 공분을 사기도 했다. 또 김가영과 이현승은 오요안나의 장례식에도 참석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비난의 포화를 받고 있다. 아직 이들이 오요안나를 괴롭혔다는 명확한 증거는 드러나지 않았으나, 지난해 9월 세상을 떠난 오요안나의 유족들은 최근 오요안나의 유서 내용을 공개하며 “MBC 기상캐스터 동료 4인에게 직장 내 괴롭힘을 당했다. 고인이 MBC 관계자 4명에게 피해 사실을 알렸지만 별도의 조치가 없었다”고 주장했다. 이 사실이 알려지자 방송계 뿐만 아니라 노동계까지 나서서 해당 의혹 당사자들과 MBC를 비난하고 있다.
- 장성규 ‘오요안나 호소’ 김가영에 전달했나···비판에 댓글창 폐쇄
- 2025. 02. 03 11:36 연예
- 방송인 장성규(왼쪽)과 MBC 기상캐스터 고 오요안나. 경향신문 자료사진 JTBC 아나운서 출신 방송인 장성규가 고 오요안나의 직장 내 괴롭힘을 방조했다는 비판을 받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댓글창을 닫았다. 지난해 9일 사망한 MBC 기상캐스터 고 오요안나의 유족 측이 최근 공개한 자료 등에 따르면 고 오요안나의 MBC 직장 동료는 이현승 MBC 기상캐스터에게 “오요안나가 장성규에게 자기가 기상팀에서 회사에서 혼자라고 했다”는 카카오톡을 보냈고 이현승은 “미○○”이라고 답했다. 이에 이 직장 동료는 “그래서 (장성규)오빠가 저에게 무슨 일이냐고 (물었다)”고 했고 이현승은 “지 행동이나 생각해라”고 했다. 당시 장성규와 김가영은 MBC FM4U 라디오 ‘굿모닝 FM’ 방송을 진행 중이었다. 장성규가 고 오요안나의 호소를 들었고 이를 김가영에게 전했다는 의혹이 인 것이다. 이현승은 김가영과 고 오요안나에 대한 대화를 시작했다. 이현승은 김가영에게 “아니 근데 (고 오요안나가) 장성규랑 너랑 친한 것 모르냐. 정말 멍청하다”고 물었고 김가영은 “그러니까. 근데 장성규는 제가 안나 일 얘기 안해서 모르니 저에게 무슨 일 있냐고 물어봐서”라고 답했다. 이현승은 “장성규와 오요안나가 어찌 아는 사이냐”라고 묻기도 했다. 김가영은 “(고 오요안나와 장성규가)운동 같이 한다더라”고 했다. 또한 이현승은 “아니면 우리만 ○○될 듯. 지 일이나 똑바로 하고 운동도 해야지, 아침에도 분장 받는데 술냄새가 났다고 하더라”고 했다. 김가영은 “그 얘기도 들었다. 그리고 잘 씻지도 않고 오고”라며 고 오요안나에 대한 험담을 지속했다. 이와 같은 내용의 대화 내용이 공개되자 장성규에게 비판이 쏠렸다. 장성규 또한 이를 인지하고 자신의 인스타그램 계정 댓글을 막아 둔 것으로 보인다. 2021년 MBC에 기상캐스터로 입사한 고 오요안나는 지난해 9월 사망했다. 당시 사망의 정확한 원인은 알려지지 않았으나 사망 약 3개월 뒤인 최근 고인의 유서가 언론에 공개되며 파장이 일었다. 유족이 공개한 자료 등에는 고 오요안나가 MBC 기상캐스터 동료들로부터 직장 내 괴롭힘 피해를 받았고 이에 대한 고통을 호소하는 내용 등이 담겼다. 유족은 MBC 기상캐스터 2명을 상대로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MBC는 진상조사위원회를 구성해 고 오요안나 사망원인과 진실을 규명하기로 했다. 이외에도 고 오요안나 직장 내 괴롭힘 의혹과 관련해 MBC에 대한 고발 민원이 국민신문고를 통해 이뤄졌고 경찰은 이를 접수해 현재 내사를 개시했다.
- MBC ‘댓글 막기’···박하명, 故 오요안나 가해 의혹에도 아침 뉴스 정상 진행
- 2025. 02. 03 10:57 연예
- MBC NEWS 유튜브 캡쳐. 고(故) 오요안나 MBC 기상캐스터의 사망 원인이 직장 내 괴롭힘이었다는 의혹이 불거진 가운데, 가해자로 지목된 기상캐스터들이 여전히 뉴스에 출연해 비판을 받고 있다. 3일 오전 방송된 MBC 아침 종합뉴스 프로그램 ‘뉴스투데이’ 에서는 박하명 기상캐스터가 날씨를 전했다. 박하명은 고 오요안나의 직장 내 괴롭힘 가해자로 지목되었던 바 있다. 그런가 하면 전 날인 2일 MBC ‘뉴스데스크’에서는 박하명과 함께 가해자로 지목되었던 김가영이 날씨 예보를 전했다. 해당 방송 직후에도 많은 시청자들은 “가해자로 지목된 사람을 그대로 내보내는 것은 아니지 않냐”며 MBC 게시판을 통해 항의했으나 MBC는 여전히 해당 사건에 연루된 사람들을 뉴스에 내보내고 있어 많은 비판을 받고 있다. 해당 날씨 예보 뉴스는 ‘MBC NEWS’ 유튜브 채널에도 업로드됐으나 다른 뉴스 영상들과 다르게 댓글창이 막아져 있어 눈길을 끈다. MBC NEWS 유튜브 캡쳐. 한편 오요안나는 지난해 9월 세상을 떠났다. 해당 소식은 3개월 뒤인 12월 10일 뒤늦게 알려졌고 오요안나의 휴대폰에서는 원고지 17장 분량의 유서가 발견됐다. 유서에는 오요안나가 당한 직장 내 괴롭힘과 고통에 대해 기록되어 있었고 오요안나의 유족들이 “박하명 최아리는 대놓고 괴롭혔고 이현승 김가영은 뒤에서 몰래 괴롭혔다”고 실명을 폭로해 화제가 됐다. 해당 보도가 나오자 MBC 측은 “고인이 자신의 고충을 담당 부서나 관리자에게 알린 적은 없었다. 정확한 사실도 알지 못한 채 무슨 기회라도 잡은 듯 이 문제를 ‘MBC 흔들기’ 차원에서 접근하는 세력의 준동에 우려를 표한다”는 입장을 밝혔으나 ‘꼬리 자르기’라는 비판에 직면하자 결국 31일 “고 오요안나 씨 사망 원인과 진상을 규명하기 위해 외부전문가를 위원장으로 하는 진상조사위원회를 구성한다”며 사건 조사에 나섰다.
- 고 오요안나 동료 기캐들, 입 닫고 댓글창 막았다
- 2025. 01. 31 11:15 연예
- 지난해 9월 사망한 고 오요안나(가운데)와 직장 내 괴롭힘 의혹을 받는 MBC 기상캐스터 동료들. 사회관계망서비스 캡처 고 오요안나를 둘러싼 직장 내 괴롭힘 의혹 파장이 MBC 동료 기상캐스터 A씨와 B씨에게도 미쳤다. A씨와 B씨는 31일 기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의 댓글을 나란히 폐쇄 조치했다. 고인의 휴대전화에 A씨와 B씨가 고인을 괴롭혔다는 정황 등이 담긴 것으로 알려지면서 대중의 분노가 쏠린 결과다. A씨는 댓글창 자체를 닫았고 B씨는 댓글 새로쓰기 기능을 막았다. B씨의 SNS 계정에는 댓글이 남아 있는 상태인데 그를 향한 대중의 날 선 댓글이 남아 있는 상태다. 일부 누리꾼은 그를 넷플릭스 드라마 ‘더글로리’의 학교폭력 가해자 주인공 박연진(임지연)에 비유하기도 했다. A씨는 지난 30일 MBC 보도국에서 운영하는 날씨 유튜브 채널에 예정대로 출연했다. 해당 영사에는 약 1000개의 댓글(31일 기준)이 달렸는데 A씨와 MBC를 향한 비판 댓글이 주를 이뤘다. B씨를 둘러싼 확인되지 않은 의혹이 온라인 커뮤니티 등이 확산되기도 했다. B씨가 과거 수차례 활동명을 바꾸며 아프리카TV(현 숲) BJ로 활동했다는 주장이다. 예전부터 그의 방송을 봐 왔다는 구체적인 목격담이 이어지기도 했다. B씨는 여러 인터뷰에서 MBC 기상캐스터 입사 전 자신이 뮤지컬 배우로 활동해왔다고 주장했다. 고 오요안나는 2021년 MBC에 프리랜서 기상캐스터로 입사해 다양한 날씨 관련 소식을 전하고 tvN 예능 프로그램 ‘유 퀴즈 온 더 블럭’(유퀴즈)에 출연하는 등 대중에게 얼굴을 알려 왔으나 지난해 9월 사망했다. 사망 당시 고인의 정확한 사망 경위가 알려지지 않았으나 최근 고인의 유서 일부가 공개되면서 파장이 일고 있다. 고인의 유서에는 A씨와 B씨로부터 직장 내 괴롭힘 피해를 호소하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유서에는 고인이 이들로부터 ‘역량 부족으로 기상팀 전체가 사라질 수 있다’ ‘업무 미숙 등 실력에 태도도 문제라 MBC 보도국에 있어야 할 이유가 없다’ 등의 발언을 들었고 퇴근 또한 막힌 정황이 드러났다. 이외에도 고 오유안나가 ‘유퀴즈’에 출연한 이후 고인과 그의 동기를 제외한 기상캐스터 단톡방이 새로 만들어진 정황도 발견되면서 A씨와 B씨가 고의적으로 고인을 따돌렸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고인의 휴대전화에서 발견된 녹음 파일과 카카오톡 대화 내용에는 고인이 사망 전 MBC 관계자 4명에게 자신의 피해 사실을 알렸지만 그가 사망한 뒤 MBC가 직장 내 괴롭힘과 관련한 조사를 제대로 진행하지 않았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A씨와 B씨는 이번 사건과 관련해 법정과 수사기관을 오갈 예정이다. 유족은 고인의 휴대전화 속 유서와 통화 내용, 대화 내용 등을 토대로 지난 23일 A씨와 B씨를 상대로 직장 내 괴롭힘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유족은 직장 내 괴롬힘 정황을 나중에 발견해 이 문제를 뒤늦게 공론화하게 됐다고 했다. 이외에도 익명을 요구한 한 시민이 31일 A씨와 B씨를 스토킹처벌법 위반 혐의로 처벌해달라는 고발을 진행했다. A씨와 B씨는 고 오요안나의 괴롭힘 의혹에 대해 현재까지 별다른 해명을 하지 않았다. 다만 MBC는 고인과 관련한 사건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다는 입장이다. MBC는 지난 28일 입장을 내고 “고인이 자신의 고충을 담당 부서나 관리자에게 알린 적은 없다”며 “유족이 사실관계 확인을 요청하면 MBC는 빠른 시간 내 진상 조사에 착수하겠다”고 했다. 또 “이 문제를 MBC 흔들기 차원에서 접근하는 세력들의 준동에 대해 우려를 표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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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꼬다리]영화 기사에 달린 정치 댓글(2024. 11. 22 15:30)
- 2024. 11. 22 15:30 사회
- 지난 11월 15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공표 혐의에 대해 1심 법원이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하자 법원 앞 지지자들이 판결에 항의하고 있다. 정효진 기자 “정치 영역에는 여지가 필요한데, ‘정치의 사법화’가 심각하다. 너무 전방위적으로 모든 곳에 법의 잣대를 들이밀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2022년 노무현재단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이렇게 말했다. 정치의 사법화란 정치 문제를 사법적 판단으로 해결하려는 것이다. 지난 11월 15일 이 대표는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공표 혐의로 1심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TV 방송 토론과 국정감사에서 ‘대장동·백현동 의혹’에 거짓말을 한 혐의다. 대법원에서 형이 확정되면 이 대표는 10년간 피선거권이 제한돼 차기 대선에 출마할 수 없다. 일각에선 ‘유력 대선주자를 말 한마디로 처벌해 대권을 막는 것이 옳으냐’며 야단이다. 정치의 사법화란 정치인 스스로 초래한 것이다. 2022년 대선 당시 나는 사회부에서 검찰을 취재하고 있었다. 대선을 한 달 앞두고 여야 정치인들은 검찰청을 문턱이 닳도록 드나들며 온갖 사건으로 상대 후보를 고발했다. 자신들이 고발한 사건을 제대로 수사하지 않는다고 항의하며 검찰총장이나 서울중앙지검장과의 면담을 막무가내로 요구하기도 했다. ‘검수원복’(검찰 수사권 원상 복구)을 하겠다는 국민의힘은 물론이고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을 하겠다는 민주당까지 검찰 수사를 부추기는 모습에 기자들도, 검사들도 어이없어했다. 정치의 사법화만큼 ‘사법의 정치화’도 심각해 보인다. 사법의 정치화란 정치가 여론을 등에 업고 사법적 판단에 개입하는 것이다. 정치적 생명이 판결로 결정되니 이제 여야는 노골적으로 법원을 회유하고 압박한다. 이재명 대표 1심 선고 닷새 전 민주당은 국회 예산심사에서 대법원 예산을 정부 원안보다 246억원이나 늘려줬다. 유죄가 선고되자 다음 날 민주당은 서울 광화문에서 수만명 규모의 집회를 열어 “미친 정권에 미친 판결”, “검찰 독재 정권에 부역한 정치 판결”이라고 비난했다. 여당이라고 다르지 않다. 지난해 윤석열 대통령의 장모 최은순씨가 통장 잔고증명서 위조 혐의로 징역 1년을 선고받자 국민의힘은 “정치적 판결”, “억울한 측면”, “법원 좌경화”라는 논평을 냈다. 그러자 민주당은 “사법체계와 국민의 법 상식을 조롱하지 말라”고 맞받았다. 법원이 우리 편에게 유죄를 선고하면 “정치 판사를 탄핵하라”며 비난하고, 무죄를 선고하면 “사법부를 겁박하지 말아라”며 옹호하는 추태가 요즘 국회의 문화다. 법원의 정치적 중립이 얼마나 중요한지 잘 아는 판사·검사·변호사 출신 의원들이 오히려 공세에 앞장선다. 지금 나는 문화부에서 영화 담당 기자로 일하는데, 영화 기사에 뜬금없이 ‘??’(윤석열 대통령 멸칭)과 ‘쥴리’(김건희 여사 멸칭)를 수사하라고, ‘찢죄명’(이재명 대표 멸칭)을 구속하라고 정치 댓글이 자주 달린다. 예술의 아름다움과 즐거움을 느낄 틈도 없이 일상이 정치만으로 가득 찬 사람을 생각하면 슬프고 안쓰럽다. 모니터 앞에서 전쟁하듯이 댓글을 다는 시민들도, 법원과 검찰청 앞에서 칼바람을 맞아가며 시위하는 시민들도 사법부의 정치적 중립을 믿지 않는다. 자신들이 재판과 수사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심지어 영향을 줘야 한다고 믿는다. 국회가 그런 간절한 믿음을 만들고 이용하며 시민의 일상을 정치화·사법화하고 있다.
- 꼬다리
- [취재 후]혐오성 댓글, 누구 책임인가(2023. 07. 14 11:19)
- 2023. 07. 14 11:19 사회
- “추운 겨울, 사촌오빠와 덕수궁 구경하러 갔다가 와플을 사먹었습니다. 와플 가게엔 포장하는 곳과 앉아서 먹을 수 있는 카페가 따로 있었는데, 카페는 ‘노키즈존’이라고 했습니다. 어쩔 수 없이 눈을 맞으며 꽁꽁 언 손으로 담벼락에 서서 와플을 먹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지난 7월 11일 국회에서 열린 ‘노키즈존 넘어 아동친화사회로’ 토론회에서 초등학교 4학년인 이지예 활동가가 털어놓은 ‘노키즈존 경험담’입니다. 어린이 활동가들이 직접 나선 이번 토론회를 앞두고 주최 측인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실은 언론사에 “댓글창을 비활성화해 달라”고 요청했습니다. 당사자들을 향해 쏟아질 혐오성 댓글을 우려했기 때문입니다. ‘댓글창 폐쇄’가 이제 더는 낯설지 않은 선택이 됐습니다. 지난해 10월 이태원 참사 직후 관련 기사엔 유가족을 향한 혐오·모욕성 댓글이 줄줄이 달렸습니다. 일부 언론사는 자체적으로 댓글창을 닫았고, 유가족협의회가 직접 폐쇄를 요청하기도 했습니다. 2021년 5월엔 정준영 불법촬영 사건의 피해자가 성범죄 기사 댓글창의 방치는 ‘살인 방조’와 같다면서 폐지를 요구하는 국민청원을 올려 공론화를 시도한 바 있습니다. 혐오와 모욕이 난무하는 댓글창을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삭제 및 퇴장 조치’ 등으로 엄격히 관리하자는 의견도 있고, 폐지하자는 의견도 있습니다. 어떤 길을 택하건 언론과 포털이 댓글창에 대한 책임의식을 분명히 갖는 과정이 선행돼야 하겠지요. 사실 혐오 댓글을 쏟아내는 ‘그들’만 지적하기엔 기자로서 마음 한구석이 불편합니다. ‘클릭’을 유도하는 자극적 기사에는 필연적으로 악성 댓글이 붙습니다. 그럼에도 언론은 수익을 위해 그런 기사를 양산해왔습니다. 기자인 저도 혐오성 댓글의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습니다. 앞으로 언론과 포털이 ‘혐오의 댓글창’ 해법을 적극 모색할 수 있도록 언론사 구성원으로서 목소리를 내겠습니다. 감정을 배설하는 댓글이 여론으로 오인되지 않도록 말입니다.
- 취재 후
- 댓글로 뿌리내린 차별·폭력···닫을까 엄격관리할까(2023. 07. 07 11:29)
- 2023. 07. 07 11:29 경제
- 한 포털사이트의 이용자가 뉴스에 댓글을 달고 있는 모습 / 경향신문 자료사진 지난 7월 3일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는 매일 퇴근시간에 서울 혜화역에서 장애인 이동권 예산 확대의 필요성을 알리는 선전전을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한국의 장애인 정책예산 비중(0.6%)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2.14%)의 3분의 1 수준. 전장연은 그간 “예산에 맞춘 제도가 아니라 필요한 제도에 맞는 예산을 편성해야 한다”고 지적해왔다. 전장연은 “기획재정부가 내년도 예산안에 장애인특별교통수단 예산 3350억원을 반영해 국회에 제출할 때까지 선전전을 계속하겠다”면서 “시위로 인한 열차 지연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전장연 활동가들은 열차 탑승을 시도했지만 서울교통공사에 의해 저지됐다. 포털사이트 네이버에 올라와 있는 전장연 관련 최신 뉴스의 내용이다. 전장연의 요구사항인 ‘장애인특별교통수단 예산 확대’와 이들의 활동계획에 대한 시민들의 생각은 어떨까. 댓글란을 살폈다. 의견이라 보기 어려운 ‘감정 배설’을 발견하는 건 어렵지 않았다. ‘죽음’을 언급하는 혐오 댓글이 여러 건 눈에 들어왔다. 혐오표현이란 무엇인가. 어떤 개인, 집단이 가진 속성을 이유로 편견, 차별을 조장하거나 멸시, 모욕, 적의를 드러내고 폭력을 선동하는 표현을 말한다. 문제의 댓글을 두고 ‘혐오냐 아니냐’를 따지는 일은 한가하게 느껴졌다. 사람이 사람에게 해서는 안 될 표현이라는 걸 굳이 설명할 필요가 있을까. 네이버는 악성 댓글 신고를 받고 있다. 이미지는 댓글 신고를 할 때 체크하도록 돼 있는 신고 이유 분류표 / 네이버 이미지 캡처 이 명백한 혐오 댓글들을 지우고 싶었다. 네이버·다음(카카오) 등이 회원인 한국인터넷자율정책기구(KISO)는 지난 4월 28일 “혐오표현으로 인한 피해의 예방 및 구제 절차”를 담은 ‘혐오표현 자율정책 가이드라인’(혐오표현 가이드라인)을 발표한 바 있다. 미디어·법학 등의 전문가들로 구성된 혐오표현심의위원회가 4개월여에 걸쳐 만든 이 가이드라인은 발표 직후부터 각 포털 사이트에 적용됐다.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회원사는 혐오표현을 ‘가리거나 노출을 제한하는 등의 조치’를 취할 수 있고, 혐오표현 여부를 판단하기 힘들다면 혐오표현심의위원회에 심의를 요청할 수 있다. 해당 혐오표현의 방치가 ‘가이드라인 위반’은 아닌지 혐오표현심의위원회 측에 물었다. “혐오표현에 대한 삭제 등의 조치는 포털의 몫이며 심의위원회는 포털이 요청한 사안에 대해 혐오표현인지 여부를 심의할 뿐”이라는 답이 돌아왔다. 심의위원회는 “(우리는) 포털이 혐오 댓글 삭제 등의 조치를 얼마나 제대로 하고 있는지 평가하는 기구는 아니다”라는 설명도 덧붙였다. 네이버 댓글 정책에 따라 ‘신고’를 해봤다. ‘욕설/생명경시/혐오/차별적 표현입니다’에 체크한 뒤 조치를 기다렸다. 댓글은 24시간이 넘어도 사라지지 않았다. 언론을 담당하는 네이버 관계자에게 문의했다. 이 관계자는 “‘클린봇’이 부적절한 표현을 탐지해 삭제 처리하고 있지만 완벽하지는 않다. 앞으로 더 노력하겠다”면서 이렇게 덧붙였다. “그 기사 링크를 공유해주시면….” 몇 분 뒤 해당 댓글은 “운영규정 미준수로 인해 삭제”됐다. 그러나 ‘쓰레기’를 거론하며 폭력을 선동하는 내용의 또 다른 혐오 댓글들은 그대로였다. 소수가 쓰고 다수가 읽고 포털뉴스의 댓글은 누가 달까. 한국언론진흥재단의 ‘2021 언론수용자조사’에 따르면 ‘지난 1주일 동안 뉴스에 댓글을 단 적이 있다’고 답한 이들은 100명 중 6~7명(응답자 3976명의 6.8%). 반면 댓글을 읽는 사람은 100명 중 62명(61.7%)이었다. 지난해 2월 한국리서치 조사에선 ‘항상’ 혹은 ‘종종’ 뉴스 댓글을 읽는 이들의 비중이 100명 중 88명(응답자 1000명 중 88%)이었고, 그중 42명은 댓글 많은 뉴스를 골라 읽고 있었으며 27명은 뉴스보다 댓글을 먼저 읽었다. 댓글 세계는 ‘소수 이용자의 독과점’ 상태에 가깝다. 2020년 12월 SBS와 이원재 카이스트 교수팀의 분석에 따르면 댓글 작성자의 10%가 전체 댓글의 73(다음)~75%(네이버)를 쓰고 있었다. 이처럼 소수가 지배하는 댓글창이 혐오·모욕·폭력성 댓글로 얼룩진 것은 하루 이틀의 얘기는 아니다. 혐오 발언을 분류해내는 프로그램을 개발한 강태영 언더스코어 대표는 “악성댓글의 비중이 포털 뉴스 댓글창은 약 40% 정도”라고 본다. 2016년 인권위원회조사(혐오표현 실태조사 및 규제방안 연구)에 따르면 시민들이 ‘온라인 혐오표현’을 가장 많이 경험한 곳 1위는 뉴스(기사·영상) 댓글이었다. 10·29 이태원 참사 100일을 이틀 앞둔 지난 3월 3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 참사 현장에서 시민들이 희생자들을 추모하고 있다. 이태원 참사를 다룬 뉴스의 포털 댓글의 절반 이상은 ‘혐오성 댓글’이었다는 분석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 성동훈 기자 특히 성소수자, 장애인, 이주민, 재난 참사의 피해자 등을 집중적으로 다룬 보도일수록 혐오 댓글은 두드러진다. 국민일보와 이원재 카이스트 교수팀이 지난해 이태원 참사 직후의 댓글 123만여 건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참사 관련 뉴스 댓글의 절반 이상(58.27%)은 ‘혐오 댓글’이었다. 이태원 참사 유족의 기자회견이나 장애인 이동권 현장을 다룬 보도의 댓글창은 그야말로 ‘혐오가 넘쳐 흐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나는 영향 안받는다? 혐오가 난무하는 댓글창을 두고 혹자는 ‘무시하면 된다’고 말한다. ‘나는 혐오 댓글에 영향을 받지 않는다’는 생각에서 나오는 해결책(?)이다. 혹시 혐오 댓글에 휘둘리지 않을 ‘자신’이 있다면 당신만 그런 것은 아니다. 미디어가 자신보다는 다른 사람들에게 더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생각하는 것을 ‘제3자 효과’라고 하는데 혐오 성격이 두드러지는 댓글에 대해선 이 효과가 커진다고 한다(‘혐오성 댓글의 제3자 효과’ 조윤호·임영호·허윤철). 그러나 우리 누구도 혐오 댓글의 영향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다. ‘나는 영향을 안 받는다’는 생각이 사실이 아닐 가능성도 높지만(범죄기사와 지역감정 조장 댓글을 함께 본 경우 특정지역에 대한 편견이 증가함을 보여주는 실험 연구가 있다), 이 생각을 받아들이더라도 ‘혐오 댓글에 영향받는 다른 사람들’을 상정함으로써 자신의 여론 인식이 왜곡될 수 있기 때문이다. 악성 댓글이 여론 지각에 부정적 영향을 준다는 연구(‘인터넷 뉴스 댓글이 여론 및 기사의 사회적 영향력에 대한 지각과 수용자의 의견에 미치는 효과’, 이은주·장윤재)가 나온 건 이미 15년 전 일이다. 박경석 전장연 공동대표가 지난 1월 20일 서울 지하철 4호선 삼각지역에서 오이도역 리프트 추락 참사 22주기를 맞아 헌화하고 있다. 지난해 전장연의 장애인 이동권 시위를 다룬 뉴스 댓글창에는 대규모의 혐오 댓글이 쏟아진 바 있다. / 성동훈 기자 이은주 서울대 교수는 혐오 발언을 다룬 강연집 <헤이트>(마로니에북스)에서 “<퍼블릭 오피니언>이라는 고전에서는 ‘객관적 실재로서의 세계’와 ‘우리 머릿속의 현실에 대한 그림’을 연결시켜주는 역할을 언론이 한다고 본다”면서 “오늘날은 온라인에서 접하는 다수의 이름 모를 사람들이 올리는 글들이 비슷한 방식으로 현실 인식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 많은 연구에서 보고됐다”고 설명한다. 무엇보다 혐오 댓글은 당사자들에게 극한의 고통을 안긴다는 점에서 더는 방치할 수 없는 문제다. 혐오·모욕으로 점철된 댓글들로 고통받다가 생을 마감한 이들을 우리는 어렵지 않게 떠올릴 수 있다. 이태원 참사 46일 뒤 자살한 A군은 숨지기 직전 혐오·모욕 댓글에 고통을 받아왔다고 한다. A군의 유족은 인터뷰(MBC 뉴스데스크, 12월 14일)에서 “(A군이) 희생된 친구들을 모욕하는 댓글들을 보면서 굉장히 화를 많이 냈다”고 전했다. “너무 지쳤어요. 삶도, 겪는 혐오도, 나를 향한 미움도.” 전직 음악 교사이자 퀴어 활동가였던 고 김기홍씨가 유서에 남긴 말이다. 김씨와 같은 성소수자들이 주인공이 되는 ‘퀴어 축제’를 다룬 보도의 포털 댓글창은 올해도 혐오 발언들로 얼룩졌다. 가수 설리와 구하라, 프로배구선수 고유민은 생전 악성 댓글에 고통받아왔고, 이들의 죽음은 포털뉴스의 연예·스포츠 댓글창 폐쇄로 이어졌다. “차라리 댓글창 닫자” vs “적극적 관리부터” ‘혐오가 넘쳐 흐르는 댓글창’을 어떻게 할 것인가. 뉴스와 댓글, 혐오 발언을 오래 들여다본 미디어·사회학·법학·여성학 연구자들과 미디어 노동자들 사이에서는 ‘댓글창 폐지론’이 나오기 시작했다. 언론학자인 김민정 한국외대 교수는 2021년 3월 한겨레 시민편집인으로서 쓴 칼럼에서 “(성소수자에 대한 차별 금지를 말하는 보도내용과 별개로) 댓글란에선 혐오의 언어가 넘쳐난다. 이 상황을 방치해선 안 된다”면서 “혐오의 언어를 걸러내기 위한” 댓글창 폐쇄를 촉구했다. 권김현영 여성현실연구소장도 지난해 12월 한 칼럼을 통해 “인터넷 포털뉴스 댓글 이제는 없애자”고 제안했다. 권김 소장이 생각하는 방향은 이렇다. “기사의 댓글창을 일단 모두 닫고 예외적으로만 열면서 댓글 토론의 주제, 규칙을 정하고 토론할 수 있게 해야 한다. 댓글창이란 공간에 대해 언론·포털이 책임을 지게 하자는 것이다.” 한국인터넷자율정책기구의 ‘혐오표현 자율정책 가이드라인’ 캡처 / 한국인터넷자율정책가구 홈페이지 댓글창을 폐지하면 ‘온라인 공론장’이란 순기능이 사라지므로, ‘혐오표현을 적극 삭제’하는 등으로 방법을 더 강구해야 한다고 보는 학자들도 있다. 최진봉 성공회대 교수는 “한국처럼 언론 지형이 이념적으로 명확하게 구분되는 상황에서 댓글이 사라진다면 ‘편파적이다’, ‘가짜뉴스다’라는 지적들까지 함께 사라지는 것”이라면서 “뉴스로 돈 버는 포털이 혐오표현이 올라오는 대로 적극 삭제하고, 혐오표현을 자주 사용한 이용자는 퇴출하는 방식으로 관리를 하면 된다. 혐오 댓글 때문에 댓글창을 닫자는 것은 자유로운 의사소통을 막는 것”이라고 말했다. ‘혐오표현을 적극적으로 지우고 해당 이용자에 벌칙을 부과하면 된다’는 이 같은 주장에 대해 권김 소장은 “특정 표현을 삭제하면, 그 표현을 우회하는 방식의 혐오표현이 생겨난다는 사실이 확인되고 있지 않느냐”면서 “지금의 댓글 공간은 이미 온라인 공론장으로서 기능할 수 없기 때문에, ‘공론장이란 순기능을 살리냐 아니냐’라는 프레임부터 틀렸다고 본다”고 말했다. 2017년 ‘국정원 댓글’ 사건을 수사했던 검찰이 국정원 퇴직자 모임인 양지회의 서울 서초구 사무실을 압수수색한 뒤 압수물을 옮기고 있다. / 연합뉴스 사회 약자를 멸시·억압하는 ‘일베’적 사고방식이 광범위하게 퍼져나가고 있음을 지적한 <보통 일베들의 시대>(오월의 봄)의 저자 김학준 독립연구자도 “포털뉴스 댓글엔 공론장 기능이 없다”고 본다. 그는 “수많은 사람이 동시에 모인 온라인 공간에서의 ‘말’은 결국 자극, 도발, 흥분의 언어놀이 성격을 갖고 있을 수밖에 없다”면서 “최소한 포털뉴스에선 댓글이 없어져야 하고, SNS의 댓글 공간 역시 (해당 계정이) 일정한 팔로워 수를 넘긴다면 계정주든 플랫폼이든 책임을 갖고 관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포털사들의 혐오표현 가이드라인 심의위원장을 맡고 있는 이승선 충남대 언론정보학과 교수는 ‘장기적 교육’과 ‘관리’를 병행해야 한다고 본다. 그는 “사실 법적 처벌이 가장 강력하겠지만 사후대책일 수밖에 없고, 부작용도 크다. 댓글창의 순기능도 무시할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면서 “혐오, 차별, 배제를 담은 주장이 어떻게 민주주의와 공동체를 해치는지를 학교와 사회에서 적극 교육하면서 현재 마련된 것과 같은 포털사 혐오표현 가이드라인 규제가 더 적극적으로 활용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혐오 댓글 부추긴 언론·정치권 반성부터 다만 댓글창 ‘폐지’든 ‘삭제 관리’든 염두에 둬야 할 변수가 있다. 혐오표현 제재에 대한 이용자들의 수용성이다. 혐오 발언을 분류해내는 프로그램 ‘헤이트스코어’를 개발한 강태영 언더스코어 대표는 “댓글창 폐지 후 이용자들이 (포털이 아닌) 유튜브 등 다른 공간에 몰려가 혐오 발언을 퍼붓는다면 온라인이 시궁창인 것은 똑같다. 포털은 국내기업이지만 외국 플랫폼엔 정책적 수단마저 쓸 수 없게 된다”면서 “엄격한 삭제관리도 가능하겠지만, 이용자들이 ‘재미없다’면서 다른 공간으로 떠나는 순간 결과는 (댓글창 폐지와) 유사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이미 댓글창이 폐지된 스포츠·연예 분야에선 커뮤니티로의 혐오표현 풍선효과가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7월 서울광장에서 열린 ‘서울퀴어문화축제’에서 시민들이 잔디밭에 무지개 깃발을 펼쳐놓은 채 행사를 즐기고 있다. / 한수빈 기자 결국 넘쳐나는 ‘혐오성 댓글’을 얼마나 효과적으로 억제하느냐는 우리 사회가 혐오를 얼마나 단호하게 차단할 분위기를 갖추고 있느냐와 맞물려 있다. 시민 다수가 ‘혐오 댓글 그만’이라는 시그널을 받아들인다면 혐오를 배설할 ‘대체 창구’로 몰려가지는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런 맥락에서 볼 때, ‘혐오 댓글창’ 해법 모색의 첫 단계는 그간 혐오 댓글을 유도·방치한 언론과 정치권의 뼈저린 반성인지도 모른다. <우리 모두 댓글 폭력의 공범이다>의 저자인 정지혜 세계일보 기자는 책을 통해 “댓글창이 망가진 공론장의 오명을 갖게 된 데는 언론의 실책도 크다”면서 “포털에 좌판을 깔고 조회 수 낚시 기사를 써댄” 언론사 역시 ‘공범’임을 꼬집었다. 언론에 포털의 ‘혐오성 댓글’이 조회 수를 돈으로 환산하는 과정에서 생성된 부산물에 가까웠다면, 정치권에는 혐오성 댓글이 ‘표’였다. MB 정권은 국정원, 경찰 등을 동원해 노조, 세월호 유족 대상 혐오를 배설하는 ‘댓글 부대’를 운영했다. 댓글 추천 수 조작으로 여론을 움직이려 했던 ‘드루킹 사건’으로 민주당 측 역시 ‘댓글창을 망친’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해외 언론사들의 댓글 정책 사례를 참고할 필요도 있다. 영국과 미국에서 주간지를 내는 ‘더 위크’ 편집장 벤 프루민은 2015년 댓글창을 폐지하며 이렇게 밝혔다고 한다. “가장 현명한, 최선의 생각을 독자들에게 전달해야 한다는 우리의 (저널리즘적) 임무에 반한다.” 월스트리트저널은 하루 30개 내외의 기사와 칼럼에만 댓글을 달 수 있고, 뉴욕타임스는 15% 정도의 기사에만 댓글창을 연다. 뉴욕타임스의 경우 모든 댓글은 관리자의 검토를 거쳐 게시 여부가 결정된다. ‘댓글 운영정책에 대해 과도하게 논의하는 댓글’조차 퇴출시킬 만큼 기준이 엄격하다. 노르웨이 공영방송 NRK는 기사 내용과 관련된 퀴즈를 풀어야만 댓글을 달 수 있게 하는 ‘노투코멘트’(know2comment)라는 프로그램을 선보였다. 아직은 일부 기사에만 적용하고 있다. 그렇다고 ‘해외 언론의 댓글창이 축소되고 있다’고만 해석하는 것도 곤란하다. 최지향 이화여대 커뮤니케이션·미디어학부 교수는 ‘신문과 방송’(2022년 9월호) 기고문을 통해 이렇게 지적했다. “2010년대 중반 많은 해외 언론사가 뉴스 댓글 기능을 폐지하면서 온라인 기사 댓글은 소멸할 것이라는 예측이 대두되기도 했지만, 지금도 기사 댓글 기능은 없어지지 않았고 도리어 그 기능을 강화하는 언론사도 있다.” 요컨대 해외 언론사들의 사례는 폐지하든 관리하든, 댓글 공간에서도 저널리즘적 책무를 놓지 않으려는 노력으로 봐야 한다는 뜻이다.
- 표지 이야기
- 사회재난 뉴스 ‘혐오·막말’ 댓글 막을 수 있을까(2023. 03. 17 14:26)
- 2023. 03. 17 14:26 사회
- ㆍ댓글창 닫기 의무화 정통망법 개정안 발의 ㆍ“표현의 자유 필요” 반대 커 입법 힘들 수도 지난 1월 한준호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 11명이 사회재난 관련 뉴스에는 독자 의견게시판(댓글창)을 만들지 못하도록 의무화하는 내용의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정통망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규정을 어긴 언론사와 뉴스를 제공하는 포털 등에는 위반 시 20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하는 내용이 개정안의 골자다. 10·29 이태원 참사 100일을 이틀 앞둔 지난 3월 3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 참사 현장에서 시민들이 희생자들을 추모하고 있다. / 성동훈 기자 헌법이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는 국내에서 인터넷 댓글을 규제하려는 과거 20년간의 시도는 늘 숱한 논란과 함께했다. 결과적으로도 실패였다. 2002년 첫 논의가 시작된 ‘인터넷 실명제’는 2006년에 ‘선거기간 인터넷 실명제’와 나란히 국회를 통과한 뒤 시행됐다. 인터넷 실명제는 이후 헌법재판소에서 만장일치로 위헌 결정(2012년)을 받았다. 선거기간 인터넷 실명제도 합헌(2015년)과 위헌(2021년)을 반복한 끝에 폐지됐다. 비록 제한 범위를 사회재난으로 한정했더라도 한 의원 등이 발의한 정통망법 개정안은 과거 인터넷 실명제보다 규제 수위가 더 높다. 실명 여부 확인 차원을 떠나 아예 댓글을 달지 못하도록 법으로 제한하기 때문이다. 이에 개정안에 대한 각계 전문가들의 의견도 “입법이 힘들 것”이란 쪽에 무게가 실린다. 개정안이 나온 계기가 된 건 ‘10·29 이태원 참사’ 이후 희생자와 그 유가족에게 쏟아진 온갖 모욕과 폭언, 조롱 등의 악성 댓글이었다. 우리가 지난 20년의 논쟁 속에 규제하지 않기로 결론 내린 댓글은 정말 ‘표현의 자유’를 위해 존재하는지 돌아볼 때가 됐다. 우리 사회가 희생자와 남겨진 가족들을 보호하고 위로할 수 있게끔 제도적으로, 의식적으로 성숙해 있는지도 개정안의 국회 통과 여부와 관계없이 여전히 되새겨봐야 할 문제다. 뉴스 이용자 84.3% “혐오 댓글 심각” 한국언론진흥재단이 지난해 12월 발간한 <‘이태원 참사’ 관련 보도에 대한 국민들의 인식> 보고서를 보면 이태원 참사 관련 뉴스를 본 이용자의 79.5%가 댓글을 읽은 경험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포털에서 뉴스를 본 이용자의 69.5%가, 언론사 홈페이지에서 뉴스를 본 이용자의 64.2%가 참사 관련 혐오·인신공격성 댓글을 읽거나 본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조사에서 포털 뉴스 댓글을 본 이용자의 86.9%가, 언론사 홈페이지 뉴스 댓글을 본 이용자의 84.3%가 혐오·인신공격성 댓글에 대해 “심각하다”고 응답했다. 국민일보는 이태원 참사 당일인 지난해 10월 29일부터 11월 9일까지 참사 관련 기사에 달린 댓글 123만여개를 분석한 결과 혐오가 포함된 댓글이 58.27%를 차지했다고 보도했다. 댓글 10건 중 6건꼴이다. 해당 분석에서 혐오 댓글의 내용을 보면 절반이 넘는 51.12%가 욕설 등의 악플이었다. 한 의원 등은 개정안을 발의하면서 “최근 이태원 참사 관련 기사에 희생자에 대한 근거 없는 비난성 댓글들이 작성되면서 그 가족들은 감당하기 어려운 고통을 겪고 있다”며 “댓글이 사회적 이슈에 대한 의견 표현을 넘어 특정한 개인 또는 집단의 비난으로 이어지는 사례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표현의 자유가 다른 사회구성원의 기본권 침해까지 이어지는 현재 상황을 충분히 고려할 필요가 있다”며 “희생자의 댓글 피해와 더불어 불필요한 사회 갈등도 유발되고 있어 공동체 보호라는 측면에서도 조치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개정안에서는 ‘언론중재 및 피해구제 등에 관한 법률’에 따른 언론사 및 인터넷뉴스 서비스를 제공하는 포털 등이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 제3조 제1호 나목에 따른 사회재난과 관련된 기사를 인터넷을 통해 제공하거나 매개하는 경우 해당 기사에 대해 독자가 생산한 의견을 게재하는 게시판(댓글)을 운영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를 어길 경우 20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하도록 했다. 이에 따르면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 제3조 제1호 나목에 규정된 사회재난과 관련된 뉴스는 모두 댓글창을 의무적으로 닫아야 한다. 해당 조항에서 사회재난은 ‘화재·붕괴·폭발·교통사고(항공·해상사고 포함)·화생방사고·환경오염사고 등으로 인해 발생하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규모 이상의 피해’로 규정돼 있다. 국가 핵심기반의 마비, 감염병 또는 가축전염병의 확산, 미세먼지 등으로 인한 피해도 사회재난에 해당한다. 사회재난이 워낙 다양하게, 예고 없이 발생하기 때문에 법으로 그 유형을 모두 정의하기는 어렵다. 이 때문에 시행령에서도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규모 이상의 피해’에 대해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 차원의 대처가 필요한 인명 또는 재산의 피해 ▲그 밖에 제1호의 피해에 준하는 것으로서 행정안전부 장관이 재난관리를 위하여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피해 등으로 그 범주를 넓게 열어뒀다. 사회재난에 해당하는지의 판단을 정부가 하도록 했다. 댓글 규제의 대상이 되는 ‘사회재난’을 명확히 규정하기 어렵다 보니 ‘사회재난 뉴스’를 특정하는 문제도 간단치 않다. 예컨대 이태원 참사를 기사에서 단순 언급해도 ‘사회재난 뉴스’가 되는 것인지, 이태원 참사에 대한 정부 대응을 주로 비판하는 기사도 ‘사회재난 뉴스’가 되는 것인지 등이다. 한 법조계 관계자는 “시행령에서 ‘행안부 장관이 인정하는 피해’로 규정해 놓고 정작 그 기준은 마련되지 않은 것을 보면 사회재난을 구분하는 기준 자체가 모호한 것으로 보인다”며 “의무를 부여하고, 위반 시 과태료를 부과하는 등의 처벌을 내리려면 명확한 기준부터 마련하는 게 선행돼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시민단체 등 “그래도 표현의 자유는 보장해야” 피해자와 유가족들의 기본권 보호, 사회적 갈등 방지 등의 입법 취지에도 불구하고 댓글을 아예 쓰지 못하도록 하는 조치는 지나치다는 반론이 제기된다. 오픈넷은 “개정안은 사회재난을 놓고 시민들 사이에서 다양한 논의가 이뤄져야 하는 민주주의 사회의 가치에 역행하고, 국론 분열 방지를 이유로 전체주의적인 사고를 강요할 위험이 있어 그 자체로 정당한 입법목적이라 보기 어렵다”며 “사회재난과 관련한 모든 내용의 표현의 자유를 제한하는 것으로 침해의 최소성 원칙에 명백히 위배되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오픈넷은 “이 같은 규제가 용인되면 다른 모든 온라인 뉴스 기사 섹션의 댓글 게시판을 폐지하는 내용의 법안이나, 나아가 뉴스 기사 댓글 게시판뿐 아니라 다른 형식의 인터넷 공론장도 금지하는 내용의 극단적인 법안들이 정당성을 주장하며 우후죽순으로 발의 및 통과될 위험이 있다”고 덧붙였다. 2월 5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열린 이태원 참사 국회 추모제에서 참석자들이 두 손을 모아 기도하고 있다. / 권도현 기자 사회재난 뉴스의 댓글창을 닫아도 피해자에 대한 혐오나 모욕 등이 근절될 가능성이 낮다는 점도 반론 사유다. 한 미디어 업계 관계자는 “과거 연예·스포츠 부문 뉴스의 댓글창을 폐지한 뒤 스포츠나 연예 관련 커뮤니티 등에서 혐오와 모욕 표현이 증가한 사례가 있다”며 “최근에는 유튜브나 인스타그램 등 다양한 미디어나 매체를 통해 혐오가 양산되고 확산되는데, 이는 댓글을 막는다고 해결될 문제도 아니다”라고 밝혔다. 공론의 장으로서 사회재난 뉴스의 댓글이 갖는 ‘순기능’을 고려해야 한다는 견해도 있다. 김서중 성공회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정부가 재난에 대응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상황 등 문제 인식을 공유하거나 참사를 위로하기 위한 통로로 댓글이 활용되는 경우도 많다”며 “문제가 있다면 임시로 댓글창을 닫거나 기존에 마련된 법을 통해 처벌하는 등 원칙을 가지고 대응을 해야 하지 차단하는 건 해결책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개정안의 계기가 된 이태원 참사 댓글 문제의 경우 유가족들이 개별적으로 댓글에 대응해왔다. 발의에 앞서 개정안을 놓고 유가족들과 의원들 간 별도의 협의 과정이 있었던 건 아니다. 김덕진 10·29 이태원 참사 시민대책회의 대외협력팀장은 “유가족과 대책회의 차원에서 각 언론사에 추모주간 등을 고려해 댓글창을 임시로 닫아달라고 요청한 적은 있지만, 법으로 규제하도록 해달라고 국회 차원에서 요청하거나 관련 협의를 한 적은 없다”며 “다만 일방적으로 희생자와 가족들을 폄훼하는 댓글이 많은 게 사실이고, 이를 악용하는 언론 역시 있는 게 사실인 만큼 일정 부분 규제는 필요하다고 본다”고 밝혔다. 민주당 내에서도 개정안이 국회 문턱을 넘긴 힘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민주당의 한 관계자는 “발의에 참여한 의원들은 입법 의지가 상당히 강한 것으로 알고 있지만, 반론이 많아 21대 국회에서 처리되긴 어려울 것”이라며 “개정안을 계기로 현재 댓글 규제의 문제점이나 언론사의 행태 등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환기하고, 관련 논의의 장이 열린다면 그것만으로도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제도와 인식의 미성숙이 가져온 악성댓글 개정안에 대한 여러 우려에도 불구하고 여론은 입법 찬성이 반대보다 약간 높게 나타났다. 한국언론진흥재단 미디어연구센터가 지난해 11월 25~30일 시민 1000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조사를 한 결과 ‘국가적 재난이나 사고 발생 시 관련 뉴스 및 정보에 달리는 댓글을 차단해야 한다’는 질문에 절반이 넘는 55.8%가 찬성(매우 찬성 18.4%·약간 찬성 37.4%)한다고 응답했다. 가장 우선적으로 댓글을 차단해야 할 곳으로는 포털 뉴스 댓글(35.1%)을 가장 많이 꼽았다. 댓글 차단 대상으로 포털 뉴스를 우선적으로 꼽은 건 그만큼 포털들의 악성 댓글 대응이 미흡하다는 점을 의미한다. 포털 뉴스는 크게 기사를 클릭했을 때 포털을 통해 뉴스를 보는 ‘인링크(Inlink)’와 직접 해당 언론사 사이트로 연결되는 ‘아웃링크(outlink)’로 구분된다. 아웃링크 뉴스의 경우 댓글창 생성이나 관리 등은 전적으로 해당 언론사가 맡는다. 포털들은 인링크 뉴스의 댓글창을 관리한다. 이태원 참사 유가족들이 2월 5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이태원 참사 국회 추모제에서 헌화하고 있다. / 권도현 기자 양대 포털인 네이버나 다음의 댓글관리 방법은 유사하다. 비속어나 욕설, 혐오표현 등이 포함된 댓글을 아예 작성하지 못하도록 하거나 해당 댓글을 자동으로 가려주는 인공지능(AI) 시스템을 기본적으로 운영한다. 여기에 더해 댓글 신고 제도 및 상습 악플 작성자에 대한 제재, 뉴스 이용자가 댓글을 스스로 가릴 수 있는 기능을 제공한다. 가장 중요한 인링크 뉴스의 댓글창을 생성할지 닫을지 여부는 해당 언론사에 판단을 맡겼다. 악성 댓글 문제가 불거질 때마다 포털들을 향해 “책임 회피”라는 비판이 제기되는 지점이기도 하다. 언론사의 경우 포털 수준의 댓글 관리 시스템을 갖추지 못했을 뿐더러 사회재난 기사 댓글창 생성에 대한 문제 인식도 전반적으로 부족하다.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와 시민대책회의는 지난 2월 2일 참사 100일을 맞아 2월 3일부터 5일까지 사흘간 포털과 언론사에 참사 관련 보도 댓글창을 닫아달라고 공식 요청했다. 포털의 경우 다음은 자체적으로 관련 인링크 기사의 댓글창을 모두 닫았고, 네이버는 “각 언론사에 맡기겠다”며 요청을 사실상 거절했다. 민주언론시민연합이 각 언론사의 대응을 모니터링한 결과 전체 언론사 45곳 중 12곳은 네이버 인링크 기사의 댓글창을 한 번도 닫지 않았다. 모니터링 대상 기사 217건으로 놓고 보면 요청에 응해 댓글창을 닫은 기사는 절반에도 못 미치는 105건이었다. 댓글 문제에 대한 포털과 언론사들의 미지근한 대응은 ‘자율규제’에 대한 신뢰에 의문을 품게 만든다. 익명을 요구한 한 언론학자는 “포털을 통해 뉴스가 유통되는 국내와는 달리 해외에선 언론사 홈페이지에서 뉴스가 유통되고, 댓글도 해당 언론사에서 직접 관리하며 삭제나 차단하는 등 여러 제약을 가한다”며 “댓글을 달 자유가 무제한 보장되는 게 아니란 점을 알려준다”고 말했다. 그는 “포털사들은 악성 댓글 문제에 대한 책임을 회피하려 하고, 언론사들은 기사 페이지뷰를 높이기 위해 악성 댓글을 방조하는 행태까지 보인다”며 “피해자를 향한 2차 가해성 댓글들이 과연 표현의 자유라는 헌법적 가치에 부합하고, 여론이나 공론형성에 기여하는지 고민해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세월호 참사 때부터 사회재난과 치유 문제 등을 연구해온 유해정 인권연구소 ‘창’ 활동가는 “혐오·모욕 등의 댓글로 유가족이 겪는 고통과 아픔은 말로 헤아릴 수 없다”면서도 댓글창을 제한하는 개정안의 입법에 반대한다. 필요 없어서가 아니라 근본적인 해결책이 아니라고 믿기 때문이다. 사회재난이 발생할 때마다 댓글 문제가 끊이지 않는 건 그만큼 우리 사회의 제도와 인식이 성숙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유 활동가는 말한다. 그는 “국가의 책임이 명료한 사회적 재난은 피해자들의 권리를 어떻게 보장하고 보호할 것인지 정부가 정책적으로 지원해야 한다”며 “이를 통해 사회 인식도 피해자들을 옹호하고 보호하려는 문화를 만들어가는 방식으로 혐오를 줄여가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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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NS 댓글이 점점 험해지는 이유?…소셜미디어 사용 시간 길수록 짜증 는다
- 2025. 01. 10 06:30 건강
- 틱톡, 짜증 유발 가능성 크고 …인스타그램, 우울감에 영향 줄 수 있어 소셜 미디어의 사용 시간이 늘어날수록 짜증이나 분노 같은 부정적인 감정이 더 는다. 픽셀즈 소셜 미디어의 사용 시간이 늘어날수록 짜증이나 분노 같은 부정적인 감정이 더 는다는 새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분노 유발 콘텐츠가 아니더라도 사용 시간이 늘어날수록 짜증을 느낄 가능성이 커진다는 것이다. 요즘 소셜미디어의 댓글과 반응이 점점 험해지는 이유 중 하나일까? 하버드 의과대학 로이 펄리스 교수팀이 진행한 연구는 소셜 미디어 사용과 짜증 사이의 연관성을 입증해 주목받고 있다. 연구팀은 18세 이상 성인 5000여 명을 대상으로 인스타그램, 틱톡, 페이스북, X(구 트위터) 등의 사용 빈도를 조사하고, 참가자들의 짜증 정도를 측정하는 테스트를 진행했다. 그 결과, 소셜 미디어 사용 시간이 많을수록 짜증 점수가 현저히 높아지는 경향을 보였다. 특히 하루 대부분을 소셜 미디어에 사용하는 사람들은 소셜 미디어를 전혀 사용하지 않는 사람들에 비해 짜증 척도에서 평균 3.37점 높은 점수를 기록했다. 설문조사에 참여한 사람 중 약 78%가 매일 소셜 미디어를 사용한다고 답했으며, 약 25%는 하루 시간 대부분을 소셜 미디어에 할애한다고 응답했다. 소셜 미디어 중 틱톡과 X, 짜증 유발 가능성 크다 연구에 따르면, 모든 플랫폼이 짜증과 연관되어 있었지만 틱톡과 X(구 트위터)가 특히 강한 상관관계를 보였다. 이는 사람들이 각 플랫폼에서 소비하는 콘텐츠 유형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연구진은 분석했다. 진 트웬지 박사(심리학자)는 “틱톡은 사람들이 자신의 의견을 강하게 표현하는 콘텐츠가 많아 짜증을 유발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반면, 인스타그램은 신체 이미지와 다이어트 중심의 콘텐츠가 많아 짜증보다는 우울감에 더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단 소셜 미디어가 짜증을 유발하는지, 짜증 난 사람들이 소셜 미디어를 더 많이 사용하는지는 명확히 단정할 수 없다고 연구진은 밝혔다. 전문가들은 소셜 미디어 사용 시간을 조절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펄리스 교수는 “소셜 미디어 사용을 절제하는 방법을 배우는 것이 짜증과 부정적인 감정을 줄이는 데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소셜미디어를 줄이는 최선의 전략은 사용을 절제하는 법을 기르며 과도하게 탐닉하지 않는 것이다. 물론 말처럼 쉽지는 않다. 트웬지 박사는 “하루 대부분을 소셜 미디어에 할애하고 있다면, 대신 독서, 운동, 야외 활동, 직접적인 인간관계를 통해 더 긍정적인 에너지를 얻는 것이 좋다”고 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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