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옵션
닫기
범위
전체
제목
본문
기자명
연재명
이슈명
태그
기간
전체
최근 1일
최근 1주
최근 1개월
최근 1년
직접입력
~
정렬
정확도순
최신순
오래된순

경향신문(총 1,498 건 검색)

SK이노베이션, 농어촌 아동 도서관 15곳 연다
SK이노베이션, 농어촌 아동 도서관 15곳 연다
2024. 12. 09 11:03경제
... 개관을 시작으로, 연말까지 충북 옥천, 경북 예천 등 전국 읍면 소재지 총 15곳에서 아이들을 위한 도서관을 연다고 전했다. 행복드림 도서관에는 그동안 교보문고가 캠페인을 통해 기부받은 어린이 책과...
‘취약계층 아동 꿈 키워라’…복지시설 도서관 리모델링
‘취약계층 아동 꿈 키워라’…복지시설 도서관 리모델링
2024. 11. 18 21:10 보도자료
... 기업의 노력을 집중하며 나눔 문화를 확산하고 있다. 한국투자 꿈 도서관은 지역 아동복지시설의 도서관을 리모델링해 선물하는 사회공헌 사업이다. 취약계층 아동들이 학습 공간의 변화를 통해 책 읽는...
한국투자증권
‘경남형 장난감도서관’ 이용자 90% 만족…행사 다양
‘경남형 장난감도서관’ 이용자 90% 만족…행사 다양
2024. 11. 12 13:39지역
... 대해 장난감도서관이 가정과 지역사회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경남형 장난감도서관은 장난감을 빌려주는 기능과 시·군 특색에 맞게 유아·부모 대상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문화센터...
충남도의회 ‘도서관 조례’ 개정 추진에 시민사회 “검열조례” 반발
충남도의회 ‘도서관 조례’ 개정 추진에 시민사회 “검열조례” 반발
2024. 11. 06 12:08지역
... 상정돼 다음달 심의를 앞두고 있다. 조례 개정안은 충남도가 설립해 운영하는 충남도서관도서관 자료 선정을 위해 실무위원회를 구성하고, ‘반국가적·반사회적·반윤리적인 내용의 자료가...

스포츠경향(총 165 건 검색)

싱어송라이터 강인원, 신년 벽두, 이색적 도서관 콘서트 ‘관세페’ 총연출
싱어송라이터 강인원, 신년 벽두, 이색적 도서관 콘서트 ‘관세페’ 총연출
2025. 01. 13 17:46 연예
에보비트 싱어송라이터 강인원이 신년 벽두 남양주시 ‘이석영 뉴미디어 도서관(이경구 관장)’에서 이색 도서관 콘서트를 총연출한다. 오는 18일 오후 7시~8시반 도서관 1층 계단존(250석 규모)에서 관객들이 보게될 이공연은 무료이며, ‘관세페’가 타이틀이다. 강인원은 “도서관에서 1년 넘게 진행해 오던 문화 공연의 일환이며, 새해를 맞아 도서관의 ‘관’, 씻을 ‘세’, 페스타의 ‘페’. 즉 도서관에서 만나는 뜻밖의 음악선물로 새롭게 마음을 씻는다는 의미”라고 전한다. ‘관세페’는 성악과 팝이 만나는 크로스오버 콘서트로 2024년 뉴욕 카네기홀에서 두 번째 초청공연을 가진 세계적 소프라노 손정윤, 그리고 이탈리아 피렌체 국제콩쿠르, 루치아노 네로니 콩쿠르 등 10여 개의 국제 콩쿠르에서 우승 및 입상한 숨은 고수 테너 강성찬이 환상의 컬래버레이션 무대를 연출한다. 강성찬은 이번 공연을 통해 지난해 11월 발표한 신곡 클래시컬 포크 발라드 ‘뭐하지? 어떡하지’의 라이브 무대 첫 선을 보이며, 해바라기의 ‘행복을 주는 사람’등 다채로운 레퍼토리를 펼친다. 특히 ‘행복을 주는 사람’은 제주도에 거주하는 해바라기 오리지널 2기 멤버 심명기가 직접 올라와, 기타를 연주하기로 해서 기대감을 더한다. 강인원은 80년대말~90년대 ‘비오는날수채화’, ‘그대모습은 장미’, ‘그대는 인형처럼 웃고 있지만’등 수많은 메가 히트곡의 레전드 싱어송라이터이며, 6년간 대구포크페스티벌 총감독, 3년간의 음악저작권협회 감사 등을 역임한 가요계의 멀티테이너다. 그리고 지난해 10월에는 ‘에보비트(Evobeat)’라는 이름의 신개념 음악기획사를 설립했다. 강인원은 “한 시대의 특정 장르에 얽매이지 않고, 다양한 영역의 음악적 컬래버레이션으로 색다른 감동을 주고자 한다. 그 출발점이 경제적 상황으로 실의에 빠진 중장년층에게 바치는 크로스오버 신곡 ‘뭐하지? 어떡하지‘이며, 이번에 연출한 ’관세페‘ 콘서트라고 할수 있다”라며 강한 의욕을 나타냈다.
A매치 기록 찾으러 26년간 도서관을 오고간 송기룡씨 “한국 A매치 역사 정리하는 게 꿈”
A매치 기록 찾으러 26년간 도서관을 오고간 송기룡씨 “한국 A매치 역사 정리하는 게 꿈”
2025. 01. 13 08:34 축구
28년 동안 대한축구협회에서 근무한 뒤 퇴직한 송기룡씨 1998년부터 지금까지 국회·국립도서관을 자주 찾았다. 40~50년전 퀴퀴한 냄새가 나는 신문을 뒤적였다. ‘혹시 숨은 기록이 있지 않을까’라는 막연한 기대감, 누군가 해야 한다는 사명감으로 시간이 날 때마다 도서관을 찾았다. 대한축구협회에서 28년 동안 근무한 뒤 지난해 말 퇴직한 송기룡씨(60)는 그렇게 26년을 살았다. 송씨는 최근 본지와 인터뷰에서 “어릴 때부터 좋아한 축구 관련 일을 하고 싶어 무턱대고 협회를 찾아갔다”며 “내가 당시 PC통신 축구동호회 활동을 열심히 하는 걸 좋게 본 것 같다. 얼마 후 정식 면접을 보고 입사했다”고 말했다. 송씨는 1996년 9월 협회에 들어가 처음부터 홍보 업무를 했고 20년 가까이 홍보실에서 근무했다. 송씨는 축구를 “심장을 뛰게 하는, 사람을 흥분시키는 아주 좋지만 몹시 나쁜 종목”이라고 정의했다. 축구가 좋을 때가 대부분이었지만 “축구를 잠시 보기 싫어도 그 마음도 금방 사라졌다”고 회고했다. 그는 “사람들이 종교에 빠지듯 나는 성격, 정서가 축구와 맞는다”며 “물을 머금은 잔디 냄새, 어떤 풍경보다 예쁜 파란 잔디, 멋진 경기와 골 등을 보면 뭔가 속에서 끓어오르고 머리가 맑아지며 가슴이 충만해지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그는 “축구는 신이 인간에게 내린 최고 선물과 같은 스포츠다. 축구가 없었다면 지구촌 곳곳에서 삶이 얼마나 재미없었을까”라며 “좋아하는 축구를 위해 일한다면 돈, 지위와 상관없이 그만큼 행복한 게 없을 것이다. 나에게 축구장은 치유의 장소”라고 설명했다. 송씨는 지금도 심장을 뛰게 하는 골 4개를 꼽았다. 자신이 초등학교 3학년인 1973년 월드컵 예선 이스라엘전에서 차범근이 넣은 골, 1977년 아르헨티나 월드컵 예선 이스라엘전에서 최종덕이 넣은 35m짜리 중거리 골, 2002년 월드컵 직전 스코틀랜드전 안정환의 칩샷골, 2004년 부산에서 독일을 꺾은 이동국의 발리슛이다. 송씨는 ‘한국 최고 선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에 “객관적으로 손흥민이다. 개인 기량, 활약상에서 단연 최고”라며 “그전까지는 우아하게 공을 차는 기교파 최순호, 국제무대 개척자로 등장한 차범근을 좋아했다”고 말했다. 송씨는 오랫동안 A매치 기록을 정리했다. 원래 역사에 관심이 많았고 꼼꼼하게 정리하는 걸 좋아하는 성격이다. 송씨는 “내가 중학교 때 차범근이 독일로 진출했다”며 “프랑크푸르트 구단이 차범근 A매치 전적을 알려달라고 했는데 협회가 기록이 없다고 답했다는 기사를 봤다. 내가 언젠가 그걸 하겠다고 생각했다”고 회고했다. 2000년 차범근 A매치 기록만 먼저 정리해 국제축구연맹(FIFA)에 보냈고 센추리 클럽 가입을 승인받았다. 이후 김호곤, 박성화, 조영증의 센추리 클럽 승인도 그의 손과 땀으로 이뤄졌다. 송씨가 찾아낸 1948년부터 지금까지 치른 한국 A매치는 총 986경기다. 상대가 클럽이거나 대표 2진까지 포함하면 1315경기다. 송 씨는 “골은 3, 4경기를 빼놓고 모두 찾았다. 반면, 출전선수, 교체 시간은 아직도 20%가 미흡하다”며 “도움 기록도 1976년부터 지금까지 나온 건 다 찾았다. 그전 도움 기록, 지금은 청소년대표팀 기록까지 찾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나라 축구대표팀이 생긴 1948년부터 기록을 뒤적인 사람은 아마 없을 것”이라며 “국내는 물론 홍콩, 싱가폴, 동남아, 심지어 중동 신문까지 뒤졌다”고 덧붙였다. 그는 “A매치 기록은 나라를 상징하는 것으로 다른 나라에는 잘 정리돼 있다”며 “일본도 1920년대부터 대표팀 기록을 전부 갖고 있는데 우리만 없다는 것은 창피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2033년은 대한축구협회 창립 100주년이 되는 해다. 송씨는 “지금 ‘한국축구 100년사’라는 책이 있지만 내가 보기에는 부족한 게 적잖다”며 “‘한국축구사’라는 이름으로 내 마음대로 책을 쓰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또 “그와 함께 A매치 기록을 모두 정리한 부록을 내는 것도 목표”라고 덧붙였다. 송씨는 “얼마 전에도 기록을 찾으러 도서관을 갔다 왔다”며 “이제 은퇴했으니 더 열심히 기록을 찾아 한국 A매치 역사를 정리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회사를 ‘쉼’ 공간으로···이노션, 사내 카페와 도서관 개관
회사를 ‘쉼’ 공간으로···이노션, 사내 카페와 도서관 개관
2024. 08. 28 09:46 생활
이노션은 임직원들의 웰니스(wellness, 신체·정신·사회적 건강이 조화를 이루는 이상적인 상태)를 책임지는 다양한 복리후생 프로그램을 실시해 사내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고 28일 밝혔다. 이노션은 최근 강남 사옥 1층을 전면 리뉴얼해 임직원들을 위한 사내 카페와 도서관을 개관했다. 임직원들의 동선과 이용 편의를 고려해 서로 다른 층에 있던 기존의 카페와 도서관을 한 공간으로 확장 이전한 것이다. 이노션 사내 카페인 ‘이노카페’ 전경. 특히 사내 카페인 ‘이노카페’는 기존 대비 높은 층고와 약 2배 정도 넓은 공간으로 재탄생됐다. 내부는 창문을 통해 들어오는 자연 채광과 여러 식물을 어우러지게 배치한 ‘바이오필릭 콘셉트’로 꾸몄다. 건물 밖의 외부 수목도 카페 안에서 보이도록 해 자연감을 극대화했다. 카페 운영 방식도 업그레이드 됐다. 카페 내 설치된 오븐에서는 매일 아침 다양한 베이커리가 구워져 직원들은 출근하면 갓 나온 빵을 맛볼 수 있다. 무료로 운영하는 스낵바에서는 매주 새로운 간식도 제공된다. 여기에 다양한 음료 메뉴와 아이스크림까지 저렴한 가격으로 구매할 수 있어 임직원들의 ‘식도락’을 한층 높였다. 카페 수익금의 일부는 이노션의 사회공헌활동 기부금으로도 사용되고 있다. 이와 함께 이노션은 최근 제7회 임직원 ‘가족초청 힐링캠프’를 개최했다. 15가족(가족당 4~5명), 총 60여명의 이노션 임직원·가족들은 경기 양평의 한 글램핑장에서 1박2일 동안 아이들과 함께 물놀이를 하고, 야외 바비큐를 즐기는 등 추억을 쌓으며 애사심을 높이는 기회를 가졌다. 이노션은 임직원들의 마음 건강을 위해 심리상담, 심리검사, 코칭, 법률·세무상담 등을 지원하는 ‘해피 카운셀링’ 프로그램도 시행해 오고 있다. 또 10개 이상의 사내 동호회를 운영하며 테니스, 산악, 탁구, 골프, 보드게임 등 임직원들이 원하는 취미활동을 동료들과 함께 즐길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박진 이노션 경영지원실장 전무는 “하루 중 가장 긴 시간을 보내는 직장이란 곳이 심리적으로도, 신체적으로도 ‘쉼’이 공존할 수 있는 터전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직원들의 복리후생에 대해 항상 고민한다”며 “직원들이 일터에서도 행복할 수 있는 방법을 지속적으로 강구하겠다”고 말했다.
서울생활문화센터 낙원, 악기 대여 서비스 ‘악기도서관’ 재개
서울생활문화센터 낙원, 악기 대여 서비스 ‘악기도서관’ 재개
2024. 08. 16 22:57 연예
L.I.A.K 서울생활문화센터 낙원은 오는 19일 ‘악기 도서관’ 악기 대여 서비스를 재개할 예정이다. ‘악기 도서관’은 시민들로부터 기부 받은 악기를 대여해주는 서비스로 일반 시민들이 다양한 악기를 접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악기 연주에 대한 접근성을 넓히고 시민들의 문화생활을 풍요롭게 하는 데 목적을 두고 있다. 서비스 재개에 앞서, 낙원악기상가의 장인들과 함께 기부 받은 악기들의 전반적인 상태를 확인하고, 필요한 수리나 점검을 통해 시민들이 안전하고 만족스럽게 악기를 사용할 수 있도록 준비를 마쳤다. 서울생활문화센터 낙원 관계자는 “악기도서관은 시민들의 소중한 기부로 만들어진 소중한 자산인 만큼, 악기들이 안전하고 최적의 상태로 제공될 수 있도록 철저한 점검을 거쳤다. 이 과정은 단순한 점검을 넘어, 악기를 사용하는 시민들이 더 나은 환경에서 만족스럽게 악기를 연주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노력의 알환”이라고 강조했다. ‘악기 도서관’ 대여 서비스와 관련한 세부 사항은 서울생활문화센터 낙원의 공식 홈페이지와 SNS 채널을 통해 상세히 안내될 예정이다. 서울생활문화센터 낙원은 60년 이상의 오랜 역사를 가진 국내 최대 악기 종합상가 낙원상가 하부 공간에 마련된 시민 생활문화 공간이며, 사단법인 한국음악레이블산업협회가 지난 2022년 8월부터 서울시로부터 위탁 받아 운영하고 있다. 2020년 10월 개관 후 시민을 위한 악기 기부 사업 전개와 함께 다양한 생활문화의 확산과 전파를 위한 터전으로 자리매김했으며, 생활문화 전반을 아우르는 공간 대여 및 중소규모의 합주 연습실 시설 운영 등 다양한 생활문화 관련 사업 전개를 통해 누구나 즐길 수 있는 복합문화공간으로 사랑받고 있다.

주간경향(총 24 건 검색)

누가 쉿! 소리를 내었나…공공도서관은 변신 중
누가 쉿! 소리를 내었나…공공도서관은 변신 중(2024. 02. 19 05:30)
2024. 02. 19 05:30 사회
인제 기적의도서관에서 작은 음악회가 열리고 있다. 인제 기적의도서관 제공 “도서관은 아이, 청소년, 어른 할 것 없이 온 가족이 다 올 수 있어서 좋은 것 같아요. 특히 인구가 적고, 문화적으로 조금 낙후된 면이 있는 곳에서 더 유용하죠. 아이가 어리니 아빠와 같이 지내는 게 맞다고 생각해서 따라왔는데, 정말 많은 혜택을 누리고 있어요. 이제 떠나야 해서 아쉽고, 그래서 인제 오기를 겁내는 이들에게 오면 좋다고 많이 이야기해주고 있어요.” 지난 2월 13일 강원도 인제군 인제읍 기적의도서관에서 만난 정선정씨는 이날 초등학교 3학년이 된 아이와 함께 도서관을 찾았다. 정씨는 군인인 남편의 부임지인 이곳으로 1년 전 이사와 이제 곧 떠난다. ‘인제 가면 언제 오나 원통해서 못 가겠네’라는 옛말에 남편을 따라가야 하나 고민을 많이 했는데, 막상 와보니 인제가 살기에 너무나 좋은 곳이라고 했다. 무료 축구 교실을 비롯해 교육·복지 프로그램도 잘 갖춰져 있지만, 특히 기적의도서관에 만족했다. 여기 오는 건 거의 일상이 됐다. “아이가 책을 좋아하는 아이로 자라면 좋겠는데, 그렇게 자극받을 수 있는 장소가 있다는 게 기뻐요. 아이가 여기서 책 보는 걸 좋아해서 저와 남편도 더 책을 가까이하게 되죠. 인제가 찾아오기 조금 낯선 지역이긴 하지만, 여기 오면 그래도 살 만한 곳이구나, 매력적인 곳이구나 느끼게 하는 한 요소가 도서관이었어요.” 도서관, 지역소멸의 방파제 되다 인제 기적의도서관은 지난해 6월 개관했다. 반년 사이 5만명 넘게 찾아와 인구 3만2000명의 인제군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전에는 관광객들이 원대리 자작나무숲이나 백담사 등 관광지로만 다녔는데 이젠 기적의도서관을 보러 인제읍에 들르는 이가 많아졌다. 건물도, 안의 내용물도 매력적으로 만들어져 들러볼 만한 곳이라는 입소문이 퍼졌기 때문이다. 이날도 평일 오전치고는 적지 않은 이들이 도서관을 찾았다. 일찌감치 와서 자기가 선호하는 자리를 차지한 듯한 모양새였다. 2층에 동아리방이 6곳 있다. 작곡 프로그램을 쓸 수 있는 음악 스튜디오에서 누군가 작업에 열중하고 있었다. 원통형으로 된 도서관 중앙부 2층은 창가와 1층, 지하층을 내려다보는 난간을 따라 열람석이 있다. 그 사이에 서가가 배치돼 있다. 창가 쪽에선 인제읍 주변의 산세를 한눈에 감상할 수 있다. 중학생으로 보이는 한 무리의 학생들이 창가 쪽 ‘알콩달콩 열람석’에서 학습지를 펴놓고 작게 소곤대며 공부하고 있었다. 도서관 가운데엔 계단식 열람석이 있다. 일부러 앞으로 몸을 기울이지 않는 한 아래층에서 뭘 하는지 알 수 없다. 이날 도서관 내부는 흐린 날임에도 조명이 필요 없을 정도로 환했다. 도서관 중앙부는 지하 1층부터 2층까지 뚫려 있어 개방감이 좋다. 햇빛이 천장 유리를 지나 쏟아져 기둥 뒤로 그림자를 드리웠다. 도서관에 오래 다니면 그림자의 이동으로 시간을 짐작할 수 있지 않을까. 온종일 앉아서 자기만의 세계에 빠질 수도 있어 보였다. 강원도 인제 기적의도서관의 내부 모습 /연세대 제공 인제 기적의도서관은 책읽는사회문화재단에서 주관하는 ‘기적의도서관’ 사업의 일환으로 개관했다. 한 인제군 공무원이 재단을 무작정 찾아가 인제 같은 문화 소외지역에 도서관다운 도서관이 들어올 수 있도록 힘을 써달라며 요청하면서 사업이 시작됐다. 2017년 이상윤 연세대 건축공학과 교수가 설계 기증을 했고, 2019년 7월부터 공사를 시작해 2023년 6월 개관했다. 도서관은 인제의 자연경관을 해치지 않도록 낮은 건물을 지향했다. 권위적이거나 불필요한 공간을 최소화하고 어린이 도서관과 미디어아트실, 열린극장, 사랑채, 동아리방 등을 갖춰 지역주민들이 다양한 활동을 즐길 수 있도록 설계됐다. 심민석 인제 기적의도서관 관장은 “공부만 하는 정적인 공간을 탈피한, 살아 있는 공공도서관이라는 슬로건을 내걸었다”면서 “나뿐만 아니라 어린이, 어르신, 청소년 누구든 활용할 수 있는 공간이라 서로에 대한 배려를 익히는 기능도 한다”고 말했다. 기적의도서관은 잘 만든 공공도서관이 지역을 살리고, 지역소멸을 막는 방파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좋은 사례로 꼽힌다. 양질의 문화 시설을 집 근처에서 이용할 수 있다면 다른 지역으로 떠날 마음이 아무래도 줄어들 수 있어서다. 살고 있는 지역에 자부심을 더 느끼게 될 수도 있다. 심민석 관장은 “과거와 달리 자기 지역 가까이에서 좋은 문화를 접하고 도시처럼 빠르게 지식과 정보를 접하길 원하는 사람이 늘었다”면서 “도시와 동일한 문화시설을 누릴 수 있다면, 시골살이의 외로움을 이겨낼 수 있고, 생활편의와 자부심을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주말 정주 인구도 많아졌다. 과거엔 주말에 춘천이나 속초로 떠나는 이들이 많아 공동화 현상을 보였다. 이제 도서관이 있으니 아이들과 도서관으로 놀러 오고, 주변 식당에서 점심을 먹고, 옆에 있는 영화관을 들르면서 하루를 보낼 수 있게 됐다. 어린 시절 지역에 좋은 기억이 있으면 성장한 후 다시 이곳으로 올 확률이 높아진다. 군인을 비롯해 지역 순환 근무를 해야 하는 이들이 인제를 택할 가능성도 켜졌다. 심 관장이 말했다. “지역 학생들은 공부할 마음이 절로 난다고 해요. 지역에 부임한 군인 가족들은 대도시 도서관보다 더 좋다며 칭찬하기도 합니다. 혼자 오려다가 아이들과 함께 살러 오는 분들이 많습니다. 지역 주민들은 친척이 오면 여기를 구경시켜주는 게 하나의 코스가 됐어요. 지역에 자부심이 생긴 거죠.” 지역 정체성을 담는 도서관 도서관은 지역의 문화 자산을 공유하는 플랫폼이 되고 있다. 기적의도서관은 ‘인제니아’라는 코너에서 국내 람사르 습지 1호인 대암산 용늪, 고려 시대 몽골 침략을 저지한 한계산성 등 지역의 자연과 역사, 문화유산을 소개한다. 인제 지역 작가들의 작품도 적극적으로 알리고 있다. 심 관장은 지역의 문화 자원을 수집하고 제공하는 토대를 마련한 게 공공도서관을 특별하게 만드는 비결이라고 강조했다. 전북 전주 덕진공원 안에 있는 연화정도서관에서 방문객들이 책을 읽고 있다. 전주시 제공 도서관계에서 경기도 의정부음악도서관과 미술도서관도 요즘 자주 화제에 오른다. 음악도서관을 방문하면, 잔잔한 음악이 흐르는 레코드 가게에 온 듯한 느낌이 든다. LP앨범을 듣고, 피아노를 치고, 작곡 연습을 할 수 있다. 시청각실에서 뮤지컬 영화나 클래식 공연 영상을 볼 수도 있다. 음악을 좋아하는 이라면 하루종일 있어도 심심하지 않을 공간이다. 의정부시는 반세기 동안 미군부대 주둔지로 군사도시 역할을 하면서 개발이 제한되는 불이익을 받았다. 문화 인프라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에서 주민들은 공공도서관 건립에 높은 지지를 보냈다. 주민 설문조사를 통한 의견수렴 결과 공공도서관 건립에 시민 86.9%가 찬성했고, 특성화 도서관 건립에 70.2%가 찬성했다. 그 결과 2003년부터 의미 있는 변화가 나타났다. 그해 개관한 ‘의정부정보도서관’을 시작으로 ‘의정부과학도서관(2007)’, ‘가재울도서관(2017)’에 이어 ‘의정부미술도서관(2019)’이 문을 열었다. 2020년 6월 공연예술과 블랙뮤직 장르에 특화된 ‘의정부음악도서관’도 개관했다. 2023년 한 해 의정부시 도서관 총방문객 수는 167만명인데 그중 미술·음악도서관 이용자 수는 약 71만명이었다. 2022년 국가도서관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의정부시 도서관의 1관당 방문자 수는 19만496명으로 전국 평균(14만2160명) 대비 월등히 높았다. 박영애 의정부시 도서관과 과장은 “미술 작품은 관람하는 것이고, 음악은 듣는 것이라는 단순한 접근법에서 벗어나 의정부시의 예술문화 자원을 도서관과 융합해 새로운 패러다임의 도서관으로 그 가치를 확장했다”며 “미술·음악도서관은 장서 수는 적은 편이나 이용자 수는 다른 도서관에 비해 압도적으로 많다. ‘공간이 주는 힘’이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의정부음악도서관은 음악으로 특화하면서 기존 도서관과 차별화를 꾀했다. 특히 의정부음악극축제와 블랙뮤직페스티벌이라는 의정부시의 음악적 문화 자산을 담아내는 데 주력했다. 미군부대 주둔의 영향으로 의정부시에 블랙뮤직 문화가 조성돼 있다는 점을 감안해 음악 장르 중 블랙뮤직을 특화 장르로 선정했다. 블랙뮤직은 재즈, 블루스, 가스펠, 소울, R&B, 힙합 등 20세기 이후 서양 대중음악의 원천이 되는 장르 음악을 통틀어 말한다. 도서관 계단 벽과 외부 벽에 그라피티는 블랙뮤직의 감수성을 보여주는 요소이기도 하다. 의정부미술도서관은 미술관과 도서관이 함께 있는 국내 최초 사례다. 개방·소통·연결이라는 정체성을 강조해 책과 사람, 사람과 사람이 자유롭게 만나고 영감을 받을 수 있도록 설계했다. 개방성을 극대화했고, 모든 공간을 원형계단으로 유기적으로 연결했다. 전면 유리창을 통해 바깥의 풍경을 도서관 내부로 들였다. 서가 높이를 낮춰 답답한 느낌이 들지 않도록 했다. 미술도서관은 일반도서관과 달리 장서의 40%를 예술 전문도서로 구성해 미술특화도서관으로서의 전문성을 높였다. 3층 기증관에는 BTS의 멤버 RM이 기증한 책도 전시 중이다. 특히 오픈스튜디오에 눈길이 갔다. 신진작가 양성과 지원을 통해 공공성을 강화하기 위한 목적에서 마련한 공간이다. 방문객들은 통유리창을 통해 작가가 작업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기획전시를 개최할 수 있는 전시관도 있다. 미술관을 품은 도서관, 도서관을 품은 미술관이라는 말에 수긍이 갔다. 두 도서관은 의정부의 랜드마크, 관광명소가 됐다. 다른 지역 거주자들은 음악·미술도서관 때문에 의정부로 이사 오고 싶다는 말을 심심찮게 한다. 음악·미술도서관을 벤치마킹하고자 전국의 지자체, 의회, 문화 관계 기관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미국 메사시(市), 일본 시바타시, 중국 단둥시 관계자들도 이곳을 찾았다. 지난해 11월에 동남아 10개국 도서관 사서들이 한국을 방문할 때 이곳을 들르기도 했다. 박영애 과장은 “잘 만든 공공도서관은 인구를 붙잡고, 늘리면서 지역소멸에 대응하는 효과가 분명 있을 것”이라면서 “공공재 플랫폼으로서 시민들이 다양한 문화예술을 경험하고 그들의 삶이 더 풍요로울 수 있도록 다양한 프로그램을 기획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경기도 의정부음악도서관 3층에 있는 뮤직 스테이지의 모습 /의정부시 제공 책과 도서관의 도시를 표방하는 전북 전주시도 주목할 만한 도서관이 많다. 전주시는 2021년 ‘책이 삶이 되는 책의 도시 전주’를 선포하고 공공도서관을 책 놀이터인 개방형 창의도서관으로, 생활권 곳곳에 지역 특성과 시민 요구를 반영한 다양한 주제의 특성화 도서관을 조성했다. 그렇게 시청 로비와 호수, 숲속 등 시민의 생활 공간 곳곳에 도서관이 들어섰다. 지난 2월 8일 아름다운 풍광이 매력적인 연화정도서관을 찾았다. 가족단위 소풍객이 많이 찾는 덕진공원 안에 있다. 공원 호수에는 해마다 6~7월 연꽃이 만발한다. 그때 연화정도서관에 가면 창밖으로 연꽃이 가득한 풍경을 볼 수 있다. 이곳에 1980년대 연화정이라는 팔각정 건물이 있었는데, 노후화로 철거해야 했다. 철거 후 전통 석교 형태의 연화교와 전통 정원을 갖춘 한옥으로 재건축했다. 이 건물을 어떤 용도로 쓸지 주민들에게 물었을 때 도서관으로 이용하고 싶다는 의견이 가장 많았다고 한다. 개방형 질문에서 그런 결론이 나왔으니 가히 ‘책의 도시’라고 자부할 만하다. 그렇게 연화정도서관이 탄생했다. 연화정도서관은 2023년 기준 1일평균 868명, 연간 25만6124명이 찾을 정도로 명소가 됐다. 교육·돌봄 기능까지 담당한다 도서관은 책을 읽고, 공부하는 조용하고 엄숙한 공간이라는 이미지를 서서히 벗어나고 있다. 아이들이 편하게 찾아와 놀 수 있는 곳, 시민 모두가 쉴 수 있고, 배울 수 있는 공간으로 변모 중이다. 연화정도서관도 그렇지만, 책을 쓰고 출판하는 ‘자작자작책공작소’, 여행자들의 커뮤니티 공간인 ‘다가여행자도서관’ 등 이색적인 특성화 도서관들이 전주에 많다. 숲속 호수를 앞에 둔 시 전문도서관인 학산숲속시집도서관에는 아름다운 글귀를 뽑을 수 있는 문학 자판기가 마련돼 있다. 전주의 특성화 도서관들은 규모가 크지는 않지만, 주변 관광지와 경관에 녹아들어 관광 상품으로 주목받고 있다. 전주시는 도서관을 순례하는 여행 프로그램을 내놓고, ‘도서관 여행 도시’를 적극적으로 표방한다. 홍혜진 전주시 도서관정책과 작은도서관팀장은 “전주 도서관 여행 프로그램 참가자의 절반 정도가 타지역 관광객인데, 전주 여행을 하면서 도서관을 방문지의 하나로 잡는 사례가 많다”고 말했다. 돌봄의 기능까지 담당하는 도서관도 등장했다. 대구 중구에 있는 국채보상운동기념도서관은 오는 3월부터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전국 최초로 공공도서관형 교육·돌봄 서비스인 ‘늘봄형 도서관 학교’를 운영한다. ‘늘봄형 도서관 학교’는 학생들의 독서습관 형성과 자기 주도적 학습능력을 향상시키고, 학부모의 양육과 사교육 부담을 줄이기 위해 공공도서관에서 운영하는 교과연계 방과후 프로그램이다. 초등 3학년부터 5학년까지를 대상으로 학년별로 주 5일간, 학교 수업 종료 후 도서관으로 이동해 저녁 8시까지 퇴직교원과 전문강사, 도서관 사서의 지도와 보호 아래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학년별 사서추천 도서 100선 읽기 후 독서기록, SW융합 메이커교육, 교과연계 이야기 수학·통합독서, K팝 댄스 등 놀이중심의 전문강사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1기로 33명의 어린이가 참여한다. 박정숙 도서관 학교 담당자는 “지난해 7월 도서관 전면 리모델링으로 현대화된 복합문화공간을 활용해 출생률 감소, 사교육비 증가 등에 따라 사회적으로 요구되는 공공도서관형 교육·돌봄 서비스를 개발했다”면서 “대구지역의 역사와 함께 100년 이상 성장해온 도서관으로서 새로운 100년을 향해 학생·시민과 함께 소통·공감하면서 성장·발전하기 위해 시작한 사업”이라고 소개했다. 의정부미술도서관의 내부 모습 /의정부시 제공 의정부음악도서관의 계단에 그려진 그라피티. 주영재 기자 동네 서점과 상생하며 지역 재생에도 힘써 공공도서관이 많아지면 동네 서점이 타격을 받지 않을까. 하지만 이는 단견에 가깝다. 단적인 예를 전주시 사례에서 찾을 수 있다. 전주시청 로비에 있는 책기둥도서관 2층에 가니 ‘책, 동네로 가다’라는 이름의 북 큐레이션 코너가 있다. 동네 책방에서 고른 책들을 전시하는 공간이다. 서가 옆에 안내문이 붙어 있다. “결이 다르고 색이 다른 책들의 향연- 전주에는 동네마다 작지만 소중한 공간으로 자리한 책방들이 있습니다. 각자의 색으로 더 오래 빛나기를 바라며 동네 책방의 서재를 만나봅니다.” 방문객들에게 지역 서점의 존재를 알리고, 자연스럽게 찾아가게 이끈다. 도서관이 서점을 도울 수 있는 작은 배려다. 더 적극적인 도움을 줄 수도 있다. 전주시는 동네 서점과의 상생 사업인 ‘책쿵20’을 시행 중이다. 동네 서점에서 책을 살 때 도서관 회원증을 제시하면 20% 할인을 해준다. 10% 할인에 5% 적립이 가능한 온라인 서점보다 싸다. 12개 시립도서관에서 책을 빌리고, 제때 반납하면 1권당 50포인트를 적립해주는데 이 포인트로 동네 서점에서 책을 살 때 추가로 할인받을 수 있다. 지자체 도서관은 주기적으로 책을 구입할 때 동네 서점에서 구입하는 경우가 많다. 책기둥도서관에서 만난 운영자 조양순씨는 “서점과 도서관은 서로 경쟁하지 않고, 상생하는 관계”라고 강조했다. 인제 기적의도서관과 그리 멀지 않은 곳에서 서점 ‘책방나무야’를 운영하는 천강희 대표도 같은 의견을 밝혔다. “도서관을 통해 독자층이 많이 형성되면, 그들 스스로 취향과 기호를 발견하고, 소장하고 싶은 욕구가 생깁니다. 자연스럽게 책을 사게 되는 거죠. 도서관이 많아져 서점에서 책을 안 사는 게 아니라 도서 유통 생태계에서 인터넷서점 점유율이 높은 부분이 크죠. 사실 기적의도서관이 생긴 이후 오히려 손님이 늘었어요. 전에는 설악산이나 자작나무숲만 보러왔지 시내권으로 유입이 잘 안 됐거든요. 지금은 도서관을 좋아하고, 책과 관련한 테마 여행을 즐기는 분들이 도서관을 찾으면서 지역 책방도 수소문해서 오시더라고요.” 천 대표는 교류의 공간으로서의 도서관을 강조했다. “문턱 없이 누구에게나 열린 장소가 많이 있어야 한다고 봐요. 그래야 지역에서 다양한 층위의 사람들이 함께 모여 서로 이해하고, 뭔가를 도모할 수 있죠. 그렇게 공적인 장소로서, 꼭 뭘 사지 않아도 함께 만날 수 있는 장소가 필요한데, 그게 도서관이라고 봅니다.”
표지 이야기
‘사라진’ 도서관 정책 책임자들
‘사라진’ 도서관 정책 책임자들(2024. 02. 19 05:30)
2024. 02. 19 05:30 사회
국가도서관위원회 위원장·국립중앙도서관 관장 1년 이상 ‘공석’ 사서 인력 확충·작은도서관 예산 확보 등 산적한 현안에도 “적격자 없음” 반복 서울 서초구에 있는 국립중앙도서관 본관 전경 / 국립중앙도서관 제공 국내 도서관 정책을 좌우하는 가장 중요한 두 자리가 장기간 공석이다. 대통령 소속으로 도서관 정책을 심의·의결하는 국가도서관위원회 위원장은 2022년 5월부터 1년 9개월째, 도서관법에 따른 국가대표도서관인 국립중앙도서관의 관장은 2022년 9월부터 1년 5개월째 공석이다. 도서관위원회 위원장 선임이 늦어지면서 2022년 4월 7기 도서관위원회의 임기 만료 후 새 위원회 구성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위원장이 선임돼야 위원장이 위원을 위촉해 위원회를 꾸릴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도서관 정책 수립·심의·조정 업무가 1년 10개월째 멈춰 있다. 윤석열 정부는 위원회 축소 방침에 따라 도서관위원회를 대통령 소속에서 문체부 소속으로 격하하려 했지만, 법 개정에 막혀 일단 현행대로 대통령 소속으로 남아 있다. 국립중앙도서관 관장은 전문성 강화 차원에서 지난 관장 임명 때부터 개방형 직위로 바뀌고 처음으로 2019년 문헌정보학계 출신인 전문가가 관장으로 임명됐다. 과거엔 문체부 고위 공무원이 맡던 자리다. 첫 전문가 관장이 임기를 마치고, 새로 관장을 뽑기 위해 3차례에 걸쳐 공모를 진행했으나 매번 ‘적격자 없음’으로 임명하지 못했다. 연거푸 임명 절차가 무산되면서 도서관계에는 ‘정치적 고려가 있는 것이 아니냐’는 얘기마저 돌고 있다. 관장 후보자의 정치적 성향을 고려하거나 아니면 아예 다시 고위 공무원이 가는 자리로 만들려는 의도 아니냐는 의혹이다.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인 자리 아냐 국립중앙도서관은 국내 단행본과 온라인자료 등 우리나라에서 발간된 모든 저작물을 납본을 통해 수집·제공·보존하며 국가 서지 정보를 작성하고 표준화하는 역할을 한다. 직무 대리 체제로는 정책 방향을 수립하고, 인사와 대외관계에서 적극적인 역할을 수행하기 어렵다. 이런 우려 속에 한국도서관협회는 지난 1월 10일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과 간담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도서관협회는 국가도서관위원회 위원장·국립중앙도서관 관장을 도서관 분야 전문가로 조속히 채용하고, 국립중앙도서관 지식정보운영부 직제 축소를 재검토해 달라고 요구했다. 당시 유 장관은 국립중앙도서관장 후보자가 4명이고, 대부분 문헌정보 전문가라면서 법무부에 인사검증 요청을 했다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최근 문체부에 따르면 아직 후보자를 물색 중인 단계로 보인다. 문체부 관계자는 “국립중앙도서관장도, 도서관위원회위원장도 인사검증이 진행 중이진 않고 후보자를 계속 찾아야 한다. 지금까지 적격자가 나오지 않았다. 도서관장은 공모를 다시 해야 하는데 공모를 한다면 후보자를 찾는 건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도서관계 수장의 장기간 공석 속에 도서관 정책은 삐걱거리고 있다. 도서관과 독서 관련 예산도 줄었다. 병영 독서 활성화 지원 사업은 20억원 예산이 전액 삭감됐다. 문체부에서 15억원, 국방부에서 5억원을 지원해 3년간 전개됐던 사업이다. 지역 도서관에서 작가 등을 초청해 여는 문화행사인 ‘길 위의 인문학’ 예산도 줄었다. 곽승진 한국도서관협회 회장(충남대 문헌정보학과 교수)은 “군에 있는 병사와 장교들에게 독서 코칭을 하면서 사회에 나갔을 때 문화적 소양을 갖추도록 하는, 우리 사회가 병사들에게 줄 수 있는 작은 혜택이었는데 아예 예산이 사라졌다. ‘길 위의 인문학’ 사업 예산도 20% 이상 줄어 80억원 수준이다. 문화 혜택을 받기 어려운 인구 감소 지역의 상황이 더 열악해질까봐 우려된다”고 말했다. 작은도서관 진흥법에 따라 500가구 이상의 아파트단지에 무조건 작은도서관을 설립하게 돼 있다. 하지만 운영비를 지원할 수 있도록 법 개정이 이뤄지지 않으면서 만들기만 하고 제대로 운영이 되지 않는 곳이 많다. 사서직 관장 채용 등에 있어서 지자체의 도서관법 미준수에 대한 정부 차원의 대응과 함께 사서직 처우개선, 감정노동에 대한 정부 지원책 마련도 시급하다. 도서관계에 풀어야 할 숙제가 산적했는데, 위원장·관장의 공백이 길어져도 별문제 없다는 인식은 우려스럽다. 도서관협회 지식격차해소위원을 지냈던 심민석 인제 기적의도서관 관장은 도서관 발전이 정체기를 맞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도서관 운영의 어려움은 그냥 나눠도 돌아간다는 인식에서 생깁니다. 대출 반납이라는 기본 업무만 하게 하면 결국 하향 평준화가 됩니다. 국립중앙도서관장 자리가 오래 공석이어도 무슨 문제가 있겠냐라고 말한다면, 그건 미래세대를 위해 발전을 꾀하는 게 아니라 기본만 하면 된다는 생각의 발로인 거죠. 그렇게 기본만 말하면 어느 순간 그 기본 자체가 낮아집니다. 향후 10년, 20년의 관점에서 문화와 교육을 본다면, 안 좋은 영향을 미치는 계기가 될 수 있습니다.” 국립중앙도서관 내 지식의 길 안에 있는 미디어 파사드의 모습 / 국립중앙박물관 제공 도서관 지적 자유 침해 등 과제 산적 도서관 ‘지적 자유 침해’ 대응책 마련도 시급하다. 일부 보수·종교단체에서 성평등·성교육 책의 내용 일부를 문제 삼아 책을 빼라는 요구가 심심찮게 되풀이되고 있다. 그때마다 사서의 정상적인 도서 선정 업무가 위축되고, 민원 대응 부담이 커졌다. 곽승진 회장은 “도서관의 자료 선정에 보수·종교단체가 반발하는 사례는 미국에서도 점점 증가하는 추세”라면서 “사서 개인이 판단해서 하는 게 아니고 여성가족부나 국립중앙도서관 같은 공공에서 추천한 책으로 우선 목록을 만들고, 도서관의 자료 선정 위원회에서 통과된 자료를 구매하게 된다. 이렇게 선정된 도서를 이용자 본인이 아닌 제3자가 읽어라, 읽지 말아라 할 권리는 없다. 이는 도서관의 지적 자유를 침해하는 행위”라고 설명했다. 곽 회장은 “과거 군부정권 때 금서도 지금은 아주 좋은 책이 된 사례가 많다. 정치와 종교에 구애되지 않고 이용자가 좋아하고, 읽을 만한 가치가 있는 책은 각 도서관이 자료 수집 원칙을 만들어 제공하면 된다”고 말했다. 심민석 관장도 “‘도서관의 모든 책은 독자가 있다’라는 법칙이 있다. 모든 책은 그에 맞는 독자가 있는데 ‘이런 책은 보지 못하게 해’라는 건 개인의 자유를 침해하는 행위”라고 밝혔다. 도서관은 이제 책만 읽고, 공부하는 공간을 넘어 다양한 유형의 문화 활동을 경험하는 공간, 교육과 돌봄이 결합한 공간으로 변하고 있다. 도서관의 기능이 복합적으로 발전하지만, 아직 이를 뒷받침할 전문 인력은 부족한 상황이다. 사서들은 독서 프로그램을 비롯해 도서관에서 이뤄지는 다양한 문화 활동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단순반복 업무를 벗어나 전문성에 기반한 일을 할 수 있어야 하는데 지금 환경은 그렇지 못하다. 사서의 처우와 근무환경은 여전히 열악하다. 사서 수당은 5급 이상은 월 3만원, 6급 이하는 월 2만원으로 42년간 그대로이고, 법정 사서 기준은 지키는 사례가 드물어 사실상 사문화됐다. 심민석 관장은 사서 인력 확충과 전문성 강화를 위한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도서관의 가장 중요한 기능은 지식을 전승하고, 정보를 제공하는 건데, 우리 사회가 너무 빨리 변하다 보니 도서관도 지식·정보를 넘어 복합문화공간의 기능을 수행해야 한다는 쪽으로 정책이 바뀌고 있습니다. 불특정 다수가 세대를 초월해 가장 많이 오는 곳인 관계로 문화 시설의 효율성이 가장 높은 곳이 도서관이기 때문이죠. 다양한 인문학 강연이나 프로그램을 하는데, 어린이자료실이 조금 더 역할을 하면 돌봄 기능도 가능하죠. 도서관 사서가 청소년 고민 상담을 할 수도 있습니다. 양질의 돌봄, 양질의 문화 시설, 양질의 예술을 관람하는 곳이 될 수 있어요. 지금 열심히 일하는 사서들에게 충분한 예산과 지원이 주어진다면 그런 일을 더 좋게, 더 잘할 수 있으리라는 게 현장에서 일하고 있는 저의 생각입니다. 아울러 전문 사서의 경험을 오래 쌓은 이들이 도서관장으로 더 많이 진출해야 합니다.” 도서관을 만드는 것도 좋지만 만든 이후 잘 운영하는 게 더 중요하다. 심민석 관장은 “창업보다 수성이 어렵다고 하잖아요. 주민이 원하고 필요로 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해야죠. 대도시 못지않은 전시를 하고, 인문학 강연에서 좋은 작가를 만나게 해야 합니다. 그게 지역을 살리는 길이죠. 그러려면 그만큼 경험 있고, 인맥이 있는 전문가가 필요합니다. 전문인력을 보강하고, 직원들의 전문성을 높이려는 노력이 필요한 이유입니다.”
표지 이야기
“아파트 작은도서관 문 열게 해주세요”
“아파트 작은도서관 문 열게 해주세요”(2023. 12. 29 16:00)
2023. 12. 29 16:00 사회
분양·임대 혼합 ‘소셜믹스’ 아파트 입대의·임대의 갈등으로 개관 막혀 경기도 하남시의 한 공공분양·임대 아파트단지 내 ‘작은도서관’이 출입문이 잠긴 채 방치돼 있다. 송진식 기자 지난해 12월 27일 오후 찾아간 경기도 하남시의 A아파트단지. 이 단지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건립한 혼합단지(공공분양·임대·장기전세 공존) 아파트다. 일명 ‘소셜믹스’로도 불린다. 단지 한복판에 들어서자 주민들의 공동시설이 모여 있는 ‘커뮤니티 센터’가 눈에 들어왔다. 깨끗한 새 건물인 외관과 달리 내부는 사뭇 을씨년스러웠다. 주민카페, 방과후교실, 작은도서관 등이 있는 1층 전체가 불이 꺼진 채 찬바람만 감돌았다. 한낮인데도 오가는 사람이 없었다. 방치된 지 오래된 듯했다. 잠시 1층을 서성이자 불 꺼진 사무실에서 아파트 관리 직원이 불쑥 고개를 내밀었다. 그는 “여긴 입주한 지 2년이 지났지만 아직 시설 조성이 안 됐다. 아무도 이용 안 한다”고 말한 뒤 다시 사무실로 들어갔다. 특히 눈에 띄는 건 1층 가장 안쪽에 있는 ‘작은도서관’이었다. 유리문 현관에 도서관 개관을 알리는 안내문이 붙어 있다. 내부를 들여다보니 책꽂이에 책이 가득 꽂혀 있고, 공용 테이블 위에는 미처 정리하지 못한 책들이 겹겹이 쌓여 있다. 작은도서관만큼은 조성이 완료돼 당장 사용해도 문제가 없어 보였지만 어쩐 일인지 자물쇠가 굳게 채워져 있었다. 이 단지에 도대체 어떤 일이 있었길래 2년 넘도록 커뮤니티 센터가 이처럼 무용지물로 방치돼 있는 걸까. ■집주인들 반대에 작은도서관 개관 난망 이 아파트는 정부의 공공주택 소셜믹스 정책에 따라 건립돼 현재 공공분양 210가구, 공공임대 167가구, 장기전세 307가구가 거주 중인 중대형단지다. 집주인(분양) 가구보다 임차인 가구가 2배 이상 더 많다. 입주는 2021년 2분기에 시작했다. LH는 공공주택을 지을 때 ‘주택건설기준규정’을 준용한다. 규정에 따르면 500가구 이상 아파트단지를 조성할 때는 경로당, 어린이놀이터, 어린이집, 주민운동시설, 작은도서관, 다함께돌봄센터를 주민공동시설로 설치해야 한다. 이중 다함께돌봄센터는 입주자들이 원하지 않으면 설치하지 않아도 된다. 이 아파트의 경우 경로당, 어린이놀이터, 어린이집은 각각 다른 건물(동)에 마련됐다. 그외 공동시설 공간은 커뮤니티 센터에 함께 들어섰다. 센터 1층에 주민카페·멀티프로그램실·작은도서관·방과후교실이, 2층에는 운동시설인 체력단련실이 자리 잡았다. 문제는 작은도서관 개관을 놓고 집주인들(입주자대표회의, 이하 ‘입대의’)과 임차인들(임차인대표회의, 이하 ‘임대의’) 간 갈등이 벌어지면서 시작됐다. LH는 2022년 3월 공공임대단지를 대상으로 작은도서관 지원을 위한 공모전을 벌였다. 임대의에서 커뮤니티 센터 내 작은도서관 개관을 위해 지원 신청을 했다. 그해 4월 LH로부터 도서관 운영에 필요한 집기류 구매 등 일정 금액을 지원받는 대상으로 선정됐다. 아파트단지 내 작은도서관의 실내 모습. 시설 조성이 완료됐지만 집주인들의 반대에 부딪혀 개관하지 못하고 있다. 임차인대표회의 제공 그러자 입대의에서 곧장 반발하고 나섰다. 본래 의무시설로 조성된 작은도서관을 개관하는 일임에도 분양 가구 집주인들의 사전동의 없이 지원금을 신청했다는 이유에서였다. 임대의가 “본래 임차인들을 대상으로 한 지원금”이라고 설명했지만 소용없었다. 집주인들이 LH에 집중적으로 민원을 제기했고, 입대의 대표가 자진사퇴하면서 작은도서관 개관 문제는 차츰 미궁 속으로 빠져들기 시작했다. 입대의가 도서관 개관을 놓고 “집주인들 찬·반 의사를 물어봐야 한다”며 머뭇거리는 동안 임대의에서는 2022년 8월 초까지 도서관 개관을 위한 준비를 착착 진행했다. 임대의 관계자는 “적은 지원금임에도 발품을 팔아가며 책꽂이와 탁자 등 집기류를 마련했고, 부족한 물품은 주민들의 기부를 받아 마련했다”고 밝혔다. 기부자 중에는 도서관 개관을 바라는 집주인들도 있었다. 도서관 운영위원회를 꾸려 운영위원도 뽑았고, LH가 활동비를 지급하는 ‘도서관 매니저’도 채용했다. 작은도서관이 구비해주길 희망하는 도서 신청도 받았다. 도서관의 이름도 공모해 ‘꿈이 자라는 도서관’이란 의미의 ‘꿈자람’을 선정했다. 임대의가 개관을 준비하는 동안에도 집주인들은 지속적으로 LH와 관리사무소에 민원을 제기했다. LH는 결국 임대의에 “시설을 사용할 수 없다”는 방침을 알려왔다. 집주인들의 동의를 구하라는 얘기였다. 집주인들에게 도서관 개관 찬·반을 묻는 입대의의 투표는 해를 넘긴 2023년 1월에야 열렸다. 결과는 부결(반대)이었다. ■“어디 세입자가 겸상을”…센터 ‘개점 휴업’ 이후 임대의는 도서관 개관을 위해 LH, 하남시, 국민신문고 등에 민원을 넣는 등 온갖 노력을 기울였지만 끝내 문을 열지 못했다. 입대의 측에 여러 번 도서관 문제 협의를 위한 만남과 대화를 요청했지만 번번이 거절당했다. 하남시가 중재를 위해 양측 만남을 주선해 보려고도 했다. 입대의가 거절해 결국 양측이 시 관계자를 각각 따로 만나 입장 차이만 확인했다. 입대의 측은 현재 작은도서관 개관 조건으로 도서관 공간의 일부를 ‘다함께돌봄센터’로 조성해 달라고 요구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임대의 측은 입대의가 무리한 요구를 해와 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임대의 관계자는 “작은도서관 면적이 총 175㎡(약 53평) 정도인데, 이중 35㎡(약 10평)만 도서관으로 쓰고 나머지(140㎡)는 돌봄센터로 하겠다고 요구해서 받아들일 수 없었다”며 “센터 1층에 보면 다른 공간도 많은데 왜 유독 도서관 공간을 돌봄센터로 쓰려고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밝혔다. 실제 센터 1층에 당초 ‘방과후교실’로 마련된 공간의 경우 현재 단지 관리업체가 사무실로 쓰는 등 용도와 다르게 사용 중이다. 아동복지법상 돌봄센터의 최소면적 기준은 66㎡(약 20평)다. 경기도 하남시의 한 공공분양·임대 아파트 내 커뮤니티센터 모습. 작은도서관 개관 문제로 주민들이 갈등을 빚으면서 센터 전체가 미사용 상태로 남아 있다. 송진식 기자 임대의는 입대의가 돌봄센터 조성을 위한 준비에 나서지 않는 점을 들어 돌봄센터를 열 의지가 있는지조차 의심스럽다고 말한다. 하남시는 최근 공고를 내고 다함께돌봄센터를 희망하는 아파트단지들의 신청을 받았는데, A아파트는 신청을 하지 않았다. 도서관 문제를 둘러싸고 입대의와 임대의가 몸싸움 직전까지 간 적도 있다. 한 집주인은 “어디 세입자가 (집주인과) 겸상을 하려고 하나”며 폭언을 쏟아냈다. 양측의 감정 대립이 격화되면서 커뮤니티센터 내 다른 주민공동시설 조성도 줄줄이 중단됐다. 체력단련실의 경우 입대의가 “운영위원의 절반을 집주인들이 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역시 일정이 멈춰섰다. 결국 684세대, 2000여명에 달하는 주민들을 위해 마련된 공동시설과 커뮤니티센터는 2년 넘게 개점 휴업 상태로 방치되고 있다. 주간경향은 작은도서관 관련 입대의 입장을 듣기 위해 다각적으로 노력했지만 접촉에 실패했다. 단지의 관리사무소에 취재 내용과 취지 등을 얘기하고 입대의에 전달해 달라고 요청도 해봤지만, 관리사무소 측은 거절했다. “입대의가 취재에 응하는 걸 원치 않는 것으로 알고 있다”는 이유를 댔다. ■허술한 법령, 사태 해결에 소극적인 LH 사태의 근본 원인에는 허술한 법령 문제가 있다. 주택건설기준규정에서는 단지 규모별로 조성해야 할 주민공동시설을 말 그대로 ‘규정’만 하고 있다. 조성 의무만 부여하고 있을 뿐 시설 개관이나 운영에 대한 규정은 별도로 없다. 이렇다 보니 법적 의무로 조성된 시설이라도 개관이 지연되는 문제에 대해 제재하거나 강제할 수단이 없다. A아파트처럼 입대의와 임대의가 별도로 구성된 혼합단지에서 이 같은 문제는 더욱 두드러진다. 혼합단지라도 분양동과 임대동이 분리된 경우 입대의와 임대의가 각각 단지 운영과 관리를 맡도록 법령이 개정됐지만, A아파트의 경우 분양과 임대·장기전세가 한 동에 혼재돼 있어 이에 해당하지도 않는다. 경기도 하남시의 한 공공분양·임대 아파트단지에 ‘작은도서관’ 개관을 촉구하는 임차인들의 현수막이 걸려 있다. 송진식 기자 결국 기존 공동주택관리법에 따라 공동시설 개관이나 운영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임차인들은 ‘을’의 입장에 놓이게 된다. 공동주택관리법에서는 혼합단지의 경우 “입주자대표회의와 임대사업자가 단지의 관리에 관한 사항을 결정한다”고 규정한다. A아파트처럼 임대의가 구성된 단지에 한해 임대사업자(LH)가 임차인들과 해당 문제를 협의하도록 돼 있다. 임차인들이 집주인들과 단지 관리 문제를 놓고 직접 협의를 할 수 있는 길은 사실상 막혀 있는 셈이다. A아파트는 임차인 가구가 집주인 가구보다 2배 이상 많고, 매월 같은 관리비를 내고 있는데도 그렇다. 이 문제는 수년 전부터 논란이 돼 법 개정의 필요성이 제기됐지만, 번번이 국회 문턱을 넘지 못했다. 임대사업자인 LH가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야 하지만 LH는 “양측 간 협의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반복하고 있다. 임대의 관계자는 “시청에선 그래도 현장에 나와 주민들을 만나고 중재를 해보려는 시도라도 했는데 LH는 그간 문제 해결을 위해 무엇을 했는지 묻고 싶다”고 말했다. LH 관계자는 “현재 작은도서관 공간을 할애해 돌봄센터를 설치한 후 공동사용이 가능한지 여부를 하남시와 협의 중”이라며 “단지 내 시설의 운영에 있어 LH가 강제조정할 순 없다. 지속적으로 중재와 협의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위태로운 작은도서관(2023. 08. 18 10:47)
2023. 08. 18 10:47 문화/과학
ㆍ올초 삭감 예산 서울시는 추경에, 대구시는 누락 ㆍ문화활동·공동체 기능에도 행정·재정 지원 미비 도서관 예산 삭감 논란이 이어지면서 시민사회에서는 지자체가 도서관을 정치적인 프레임으로 바라보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는 중이다. / 픽사베이 올해 초 서울·대구·경기 등 광역지자체에서 도서관 예산이 삭감돼 논란이 일었다. 서울시는 작은도서관 예산을 전액 삭감했다가 논란이 확산하자 추경에 반영하겠다고 입장을 바꿨다. 서울시는 지난 7월 7일 추경에 작은도서관 지원 예산을 7억8200만원 편성했다고 밝혔다. 반면 대구시는 추경 예산안에도 작은도서관 지원 예산을 반영하지 않아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대구시 또한 올해 본예산에서 작은도서관 지원금을 전액 삭감했다. 2012년 작은도서관 진흥법이 만들어진 이후 처음이다. 지난해 기준 2억2000만원 규모로 집행됐던 예산이 전액 삭감되자 시민사회를 중심으로 비판의 목소리가 제기됐다. 대구시와 대구시의회는 추경에서 편성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지만, 추경에서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 박성원 대구시작은도서관협의회 의장은 “예년에 비해 10~20% 삭감되는 수준도 아니고, 납득할 만한 이유도 없이 전액 삭감됐다. 시의원들이 추경에서 반영하겠다고 했는데도 불구하고 전혀 반영이 안 된 과정이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가 가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현재 대구시에는 260여개의 작은도서관이 있다. 시예산은 등급 등을 기준으로 작은도서관에 배분돼 장서구입비 등으로 활용돼왔다. 박성원 의장은 “사실 작은도서관은 사비를 털어서 하는 경우가 많다. 월 20만~40만원의 적은 지원액이지만 주로 신간을 구입하는 등의 용도로 쓰여졌다”라며 “이 예산마저 전액 삭감하면 작은도서관을 운영하지 말라는 이야기로밖에 들리지 않는다. 시에서 작은도서관이 왜 필요하며 활성화돼야 하는지에 대한 이해가 전혀 없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육정미 대구시의회 의원(더불어민주당)은 “작은도서관 예산이 추경에 반영된 줄 알았는데, 예산실에서 다시 삭감된 것으로 보인다. 의원들이 이를 놓쳐 반성하고 있다”라며 “2차 추경 때 다시 이를 반영하기로 의회에서 이야기하고 있다. 예산실에서 올라오지 않을 경우 예결위 안에서 다른 터무니없는 예산을 삭감해서라도 올릴 준비를 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기본적으로 시에서 안 하려고 한다. 중앙정부 기조도 그렇고 홍준표 대구시장도 채무를 줄이겠다는 명분으로 시민에게 직접 가는 작은 예산까지 삭감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라고 말했다. 지역사회의 열린 공간 국가 및 지자체의 책무를 담은 작은도서관 진흥법 제3조 제1항·제2항은 국가 및 지자체는 작은도서관에 필요한 행정적·재정적 지원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하지만 행정적·재정적 지원은 여전히 미비한 상태다. 문화체육관광부가 발간한 <2021년 작은도서관 실태조사>에 따르면 사립 작은도서관의 주요 수입원은 자부담이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사립 작은도서관 4936개관의 수입원을 조사한 결과 자부담이 2893개관(58.6%)으로 가장 많았고 다음으로 행정기관 지원이 2251개관(45.6%), 후원금 971개관(19.7%), 회원 회비 및 이용료 326개관(6.6%) 순으로 나타났다. 작은도서관은 지역주민들의 문화 공간으로 지역공동체를 활성화하는 역할을 해왔다. 도서관법 제4조는 작은도서관을 “주민의 참여와 자치를 기반으로 지역사회의 생활친화적 도서관 문화의 향상을 주된 목적으로 하는 도서관을 말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2021년 기준 전국 지자체에 등록돼 운영 중인 작은도서관은 6448개다. 주택법에 따르면 500세대 이상의 아파트단지에는 작은도서관을 설치하도록 돼 있다. 이은주 어린이와작은도서관협회 이사장은 작은도서관은 지역사회에서 공립도서관과는 다른 독특한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이은주 이사장은 “작은도서관은 영유아, 어린이, 노인 등 지역에서 취약한 이들에게 가장 가까이에서 도서관 서비스를 하는 곳이다”라고 말했다. 1990년대 공립도서관의 수가 적었던 시기, 작은도서관은 공립도서관의 역할을 대신 해왔으며, 단순히 책을 보는 공간을 넘어 지역사회에서 다양한 문화활동과 공동체 형성의 기능을 수행해 왔다. 이은주 이사장은 “공립도서관은 조용히 해야 하는 ‘학습의 공간’으로 여겨져 왔다. 작은도서관은 함께 소리내 책을 읽어보기도 하고 누구나 자유롭게 들어갈 수 있다”라며 “지역사회에서 주민들끼리 독서동아리 활동을 하는 등 다양한 행사와 사업을 통해 독서 문화 공간 역할을 하고 있다. 요즘은 독서동아리도 돈을 내면서 하기도 하지만, 사실 그렇게 하지 못하는 분들이 많다. 작은도서관은 안전한 공간에서 영유아부터 노인까지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공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한 작은도서관 이용자는 “작은도서관에서 독서동아리 외에 책과 관련 없어 보이는 그림동아리 같은 걸 하기도 한다. 그러나 모든 활동이 궁극적으로 책과 가까워지고 지역공동체와 관계 맺기로 이어지게 된다”라며 “문화센터와 동네 주민센터에서도 취미 강습 등이 있지만, 공간의 성격 자체가 다르다”라고 말했다. 도서관에 정치적인 잣대 지자체의 잇따른 예산삭감을 두고 도서관에 정치적인 잣대를 들이대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2017년에는 구미시가 사립 작은도서관이 ‘새마을’ 이름을 달지 않으면 지원대상에서 제외시켰다는 의혹이 제기돼 논란이 일었다. 당시 구미참여연대에 따르면, 구미시는 2013년 조례 제정 이후 지금까지 ‘작은도서관’을 지원하면서 ‘새마을’이 운영하는 작은도서관에만 보조금을 지원하고, 개인이나 다른 법인이 운영하는 작은도서관에는 지원을 거부했다고 한다. 최근에는 작은도서관은 아니지만, 경기도가 용인시 느티나무도서관의 지원금을 삭감하면서 도서관을 향한 ‘정치 편향’ 공격이 이어지기도 했다. 경기도의회가 예산 심의 과정에서 지원금을 전액 삭감하자 도서관 회원들이 예산 복원을 위한 ‘서명 운동’에 나섰다. 서명 운동이 지역사회의 공감을 받자, 용인시가 보도자료를 내 서명 운동이 “의도적으로 용인시를 흠집 내기 위한 정치 행위”라고 주장하고 나섰다. 용인시는 경기도와 매칭해 예산을 편성해 왔는데, 경기도의 예산이 편성되지 않았기 때문에 용인시 또한 예산을 지원할 수 없다고 한 것으로 알려졌다.

레이디경향(총 17 건 검색)

한강이 쏘아 올린 ‘독서 열풍’…서울 야외 도서관 확대된다
한강이 쏘아 올린 ‘독서 열풍’…서울 야외 도서관 확대된다
2024. 10. 16 11:02 레저/여행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으로 책에 대한 관심이 뜨거워진 요즘이다. 잊고 살았던 독서 삼매경에 빠지고 싶다면? 서울 도심 4개 자치구에 설치된 ‘서울 야외 도서관’을 이용해 가을을 즐겨보는 것은 어떨까. 올가을부터는 서울광장?광화문광장?청계천에서 열리는 ‘서울야외도서관’을 서울 곳곳에서 만날 수 있다. 서울시는 시민은 물론 관광객들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는 밀리언셀러 정책 ‘서울야외도서관’을 11월 초까지 4개 자치구에서 확대 개최한다. 서울야외도서관이 운영되는 곳은 성북구(동북권), 송파구(동남권), 서대문구(서북권), 구로구(서남권) 총 4곳이며 목~일요일 중 열린다. ‘서울야외도서관’은 탁 트인 실외에서 책과 문화프로그램을 즐길 수 있는 친환경 도서관이다. 이번 자치구 야외도서관은 구별 대표공간에서 운영되며, 기존 도심과 동일하게 별도의 대출·반납 절차 없이 현장에서 자유롭게 책을 야외 서가에서 뽑아서 읽고 다시 꽂아두면 된다. 서울야외도서관 책읽는 성북 오는 18일부터 11월 3일까지 오동근린공원에서 총 8회 진행된다. 야외도서관 외에도 오동숲속도서관 회랑 등에서 가족 대상 숲과 꿀벌체험, 숲속 음악회, 페이스페인팅 등 체험활동도 마련된다. 공간은 특화된 기능별 5개 구역인 책담(소나무숲 서재), 빛담(상상가득 마당), 해담(볕 좋은 회랑), 소담·별방울길(온가족 놀이터), 마음 숲(숲속문화공간)으로 조성된다. 성북의 시인 신경림 특별전, 노벨문학상 수상자 한강 특별전, 성북구립도서관 사서 추천도서 1,000선 등을 만나볼 수 있다. 서울야외도서관 책읽는 송파 이달 18일부터 11월 2일까지 총 8회 석촌호수 서호수변 무대, 가락누리공원, 아시아공원에서 순회 개최된다. 각 장소별 테마로 석촌호수 책마당-여행·에세이, 가락누리공원 책놀이터-동화·그림책, 아시아공원 책광장-문학·시가 큐레이션된다. 각 공간에는 빈백·캠핑의자, 어린이 창의 놀이터(키즈존), 포토존을 비치하고, 청년 예술가의 낭만 버스킹, 버블&매직쇼 등 공연과 태극기 만들기·컬러 드로잉 엽서 만들기 등 체험프로그램도 마련된다. 서울야외도서관은 탁 트인 실외에서 책과 문화프로그램을 즐길 수 있는 도서관으로, 시민과 관광객들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다. 한강 작가의 소설을 읽는 시민들. 서울야외도서관 책읽는 서대문 지난 9일 한글날 시범 개최됐으며, 11월 3일까지 토~일요일 총 7회 열린다. 독립문, 독립공원, 홍제폭포마당 등에서 팝업존, 빅블럭존, 레고, 보드게임 체험 이벤트 등 가족 단위 문화프로그램이 함께 운영된다. 서가 13개에 주제별 도서 3,000권을 비치하고, 빈백·캠핑의자, 북텐트, 키즈카페가 준비된다. 서울야외도서관 책읽는 구로 지난 9월 29일부터 10월 26일까지 토~일요일 총 8회 안양천 스마트정원에서 빛·꽃·책이 있는 야외도서관이 진행된다. 올해 구로구민들에게 가장 사랑받은 자연, 가을 시, 여행‧캠핑, 모험을 주제로 선정하여 다양한 연령대가 함께 읽을 수 있는 도서 2000여 권의 도서로 운영된다. 빈백‧캠핑의자, 북텐트가 비치되며, 키즈카페도 운영한다. 음악공연 및 마술 퍼포먼스, 인형극, 페이스페인팅 등도 마련될 예정이다. 특히 영유아·어린이를 위한 도서 비치와 함께 놀이공간 마련, 맞춤형 문화프로그램 등으로 구성된 ‘책 읽는 키즈카페’도 운영해 가족단위로 즐길 수 있도록 했다. 아울러 공간 구성, 큐레이션, 문화프로그램 기획 등은 자치구별 특색을 살리도록 해 또 다른 매력을 선사할 예정이다. 자치구별 서울야외도서관과 관련한 자세한 내용은 각 자치구(성북, 송파, 서대문, 구로) 누리집과 SNS에서 확인할 수 있다.
아이디어만 있으면 누구나…별마당 도서관, ‘열린 아트 공모전’ 개최
아이디어만 있으면 누구나…별마당 도서관, ‘열린 아트 공모전’ 개최
2023. 01. 27 11:30 문화/생활
스타필드 코엑스몰 별마당 도서관이 ‘5회 열린 아트 공모전’을 개최한다. 스타필드 코엑스몰 별마당 도서관이 ‘5회 열린 아트 공모전’을 개최한다. 조형 예술과 미디어 아트에 대한 창의적인 아이디어만 있으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도록 문턱을 대폭 낮췄다. 공모 분야는 미디어 아트를 포함한 설치 조형 예술로, 중앙 공간뿐 아니라 천정과 계단까지 자유롭게 활용해 문화예술적 영감을 마음껏 펼치면 된다. 심사위원도 현장에서 활발하게 활동 중인 아티스트와 다양한 관점에서 작품을 해석하는 미술계 전문가로 구성해 심사에 현대미술 트렌드와 동시대 감수성을 반영할 수 있도록 했다. 성균관대 박물관 안현정 큐레이터, 아트컨설팅사 ‘그레이월’ 변홍철 대표, 플랜테리어 디자인 그룹 ‘마초의 사춘기’ 김광수 대표, 아트콜렉티브 그룹 +308 아트크루가 심사위원으로 참여해 스토리, 창의성, 공감성, 적합성을 기준으로 예술적 가치가 돋보이는 작품 총 8점을 선정한다. 대상작은 상금 1천만원과 함께 작품 지원금 1억원을 지원받아 제안한 아이디어를 조형작품으로 현실화할 수 있다. 우수상(2작)에는 상금 300만원, 입선(5작)에는 신세계 상품권 100만원이 각각 수여된다. 접수 기간은 2월 28일까지로, 접수 시 작품 계획안과 포트폴리오를 함께 제출해야 한다. 자세한 공모 요강은 공모전 사이트에서 확인할 수 있다. 당선작은 3월 발표 예정이며 대상작은 5월 말부터 별마당 도서관에서 전시된다. 한편 2019년 시작한 ‘열린 아트 공모전’은 별마당 도서관을 대표하는 문화예술 프로그램이다. 독창성과 창의성을 가진 신진, 무명작가들을 발굴하고 활발한 창작 활동을 펼칠 수 있도록 지원함으로써 별마당 도서관과 작가, 관람객이 서로 교감하고 소통하는 새로운 문화예술의 장을 선보이도록 기획됐다.
[공독쌤의 공부머리 독서법] 초보 독서가 최적 훈련장 도서관 활용법
[공독쌤의 공부머리 독서법] 초보 독서가 최적 훈련장 도서관 활용법
2021. 06. 13 20:24 문화/생활
책의 세계가 낯설고 책을 고르는 것이 아직 익숙하지 않은 초보 독서가에게 도서관은 최적의 독서 훈련장입니다. 몇 가지 규칙만 정해놓으면 도서관을 들락거리는 것만으로도 쉽게 독서가가 될 수 있습니다. 우선 한 달에 두 번 도서관 가는 날을 정합니다. ‘둘째·넷째 주 금요일 오후 5시는 도서관 가는 날’ 하는 식으로 일정을 못박아 둡니다. 또 도서관 방문 시 최소 30분은 서가의 책을 구경하면서 푹 빠져서 읽을 것 같은 책을 가능한 한 많이 찾습니다. 그리고 일주일 동안 읽을 수 있는 양을 고려하지 않고 도서 대출카드 한도껏 책을 빌립니다. 주기적으로 도서관에 가서 책 구경을 하고 가능한 한 많은 책을 빌리는 것은 ‘구경을 하고 책을 고르는 행위를 통해 책을 고르는 감각을 기를 수 있다’는 점에서 중요합니다. 옷 구경을 많이 해 패션감각을 기르는 것과 같은 원리죠. 또 자기만의 도서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할 수 있습니다. 이런 방식으로 몇 달만 책 구경을 하면 도서관에 있는 책 중에 상당히 많은 책의 제목을 알게 됩니다. 이렇게 1년이 지나면 머릿속에 도서관 서가의 지도가 그려집니다. 이 데이터베이스는 독서가의 강력한 엔진이 돼 줍니다. 일단 어떤 내용의 무슨 영화가 있는지를 알아야 영화를 보고 싶은 마음이 들듯이 책을 읽고 싶은 마음도 어떤 내용의 무슨 책이 있는지 알아야 들기 때문입니다. ‘이런 종류의 책을 읽었으면 좋겠다’는 느낌이 들 때, 혹은 ‘이런 책이 필요한데’라는 상황이 발생했을 때 내 머릿속의 도서 데이터베이스가 뛰어난 인공지능 비서처럼 즉시 답을 내놓습니다. 또 어느 날 문득 예전에 살펴봤지만 읽지는 않았던 책이 읽고 싶을 때도 생깁니다. 양껏 빌려온 책들은 어떻게 해야 할까요? 빌려온 책 중에 가장 흥미가 가는 순서대로 하루에 한 권씩 오디션 심사위원처럼 진지한 자세로 책의 앞부분 30페이지를 읽습니다. 30페이지를 읽었는데 재미없거나 읽기 힘들다고 느껴지면 미련 없이 덮습니다. 그리고 다음 날 다른 책 30페이지를 읽습니다. 이렇게 매일 반복하다 보면 읽을 만하거나 괜찮다고 느껴지는 책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그런 책은 몇 페이지를 더 읽어본 후 계속 읽을지 말지를 판단합니다. 만약 30페이지 정도를 더 읽었는데 꽤 재미있게 느껴진다면 그 책을 내처 읽으면 됩니다. 어떨 때는 빌린 책 중에 첫 책을 끝까지 읽게 돼 나머지 책들은 아예 펼쳐보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그럴 때는 고스란히 반납하면 됩니다. 반대로 빌린 책 모두 20페이지만 읽고 탈락할 수도 있습니다. 그래도 괜찮습니다. 그 내용을 꽤 구체적으로 알게 된 책 목록이 내 도서 데이터베이스에 그만큼 늘어난 것이니까요. 어쨌거나 하루에 15~30분 독서를 했으므로 제한적이긴 하지만 독서 효과도 누릴 수 있습니다. 책을 구경하고 고르는 30분을 잘 보낸다면 아무리 늦어도 2주 안에는 끝까지 읽는 책을 만날 수 있습니다. 모든 것은 이렇게 끝까지 읽는 책 한 권을 만나는 것으로 시작됩니다. 만약 그 첫 책이 ‘월척’이라면 곧바로 열렬한 독서가가 될 수도 있습니다. 사실 거의 대부분의 독서가가 이런 식으로 책의 세계에 빠진 사람들입니다. 이것이 독서가가 되는 가장 정석적인 과정이니 그럴 수밖에 없죠. ■‘공독쌤’ 최승필은? 독서교육전문가이자 어린이·청소년 지식 도서 작가다. 전국 도서관과 학교 등지를 돌며 독서법 강연을 하고 있다. 창비 좋은 어린이책 기획 부문 대상을 수상했으며, 쓴 책으로는 ‘공부머리 독서법’(책구루)과 ‘아빠가 들려주는 진화 이야기, 사람이 뭐야?’(창비) 등이 있다. 교육 잡지 ‘우리 교육’에 독서문화 칼럼을 연재 중이다.
공독쌤의 공부머리 독서법최승필공독쌤공부머리 독서법도서관 활용법
이색 도서관으로 떠나는 한겨울의 ‘북캉스’
이색 도서관으로 떠나는 한겨울의 ‘북캉스’
2014. 12. 02 16:16 육아/교육
도서관이 진화하고 있다. 적막하고 고요하던 옛날 분위기는 이제 안녕. 알록달록한 디자인의 어린이 전용 도서관부터 숲 속 도서관, 한옥 도서관까지 입맛대로 골라 가면 된다. 추워지는 날씨에 아웃도어 활동이 부담스럽다면 아늑한 도서관으로 북캉스를 떠나자. 1 마포 어린이 영어도서관 마포구에서 운영하는 구립 도서관으로 영어 원서를 자유롭게 읽을 수 있으며, 매년 여름·겨울 방학마다 원어민과 함께하는 영어 놀이 교실을 개최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보드게임을 하며 영어와 친해지는 ‘Reading with Fun’, ‘엄마랑 함께하는 영어 동화’ 등의 프로그램을 마련해 놀이를 통해 영어와 친숙해질 수 있도록 했다. 대부분은 약간의 비용을 지불해야 하지만 무료로 운영되는 주말 수업도 있으니 12월 초에 홈페이지(elc.mapo.go.kr)를 확인하자. 도서관 이용료는 무료이지만 대출을 원한다면 연회비 3만원을 납부하고 회원 가입을 해야 한다. 회원이 되면 영어 도서를 2주간 최대 4권까지 빌릴 수 있다. 이용시간 월~금요일 오전 10시~오후 7시 / 토요일 오전 10시~오후 6시(일요일·법정 공휴일 휴관) 위치 서울 마포구 도화4길 53 도화자치회관 2층 문의 02-716-3987 2 오산 꿈두레도서관 올해 6월에 개관한 오산 꿈두레 도서관에서는 1박 2일 독서 캠프를 운영하고 있다. 가족과 캠핑을 하며 자연스럽게 도서관 및 책과 친해질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서다. 사전에 홈페이지(www.osanlibrary.go.kr)를 통해 신청하면 도서관 뒤편에 있는 캡슐 모양의 캠핑 부스에서 특별한 하루를 보낼 수 있다. 부스 안에는 책상과 침대, 냉장고, 싱크대가 마련돼 있어 직접 요리를 해 먹을 수도 있다. 하루 이용료는 독서 감상문 한 편이다. 조금씩 입소문을 타고 찾아오는 사람이 늘고 있다고 하니 방문하고 싶다면 신청을 서두르는 게 좋겠다. 캠핑 외에도 매주 토요일 오후 2시에 연극, 콘서트, 동화 구연 등 다양한 문화 공연이 진행된다. 이용시간 월~금요일 오전 9시~오후 10시 / 토·일요일 오전 9시~오후 6시(매월 셋째 주 월요일 휴관) 위치 경기 오산시 세마역로 20 문의 031-8036-6520 3 삼청공원 숲속도서관 삼청공원 입구에서 조금만 올라가다 보면 아담한 도서관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통유리와 원목을 사용한 인테리어 덕분에 내부에 있으면 정말 숲 속에서 책을 읽는 기분이 든다. 원래는 삼청공원 내 허름한 매점이 있던 자리에 종로구의 제안으로 서울시가 리모델링한 뒤 작은 도서관으로 거듭났다. 현재는 마을 주민들이 뜻을 모아 설립한 협동조합에서 운영·관리하고 있다. 독서뿐만 아니라 초등학생을 위한 방과 후 취미활동부터 고려사이버대학 전문 강사와 함께하는 숲 속 영어 동화 읽기 등의 체험 프로그램 및 전문 강사에게 배우는 퀼트, 십자수 공예 교실이 운영돼 주부들에게도 추천하는 곳이다. 대부분 무료이거나 5천원 미만의 금액을 지불하면 된다. 이용시간 오전 10시~오후 6시 (매월 둘째·넷째 주 화요일, 법정 공휴일 휴관) 위치 서울 종로구 북촌로 134-3 문의 02-734-3900 4 수원 바른샘도서관 수원시 매탄동에 위치한 어린이 전용 도서관으로 지난 2005년 개관했다. 다양한 종류의 어린이 도서를 구비한 것은 물론 아이들을 위한 복합 문화공간으로서 독서와 놀이를 접목시킨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준비해놓았다. 연중 강연과 전시, 영화제, 음악회 등을 통해 아이들에게 여러 가지 문화 체험 기회를 제공하니 방학이나 주말을 활용해 방문해보길 권한다. 지난 6월에는 MBC-TV 다큐멘터리 ‘지구의 눈물’ 시리즈 송인혁 촬영감독의 도움으로 황제펭귄 사진 전시회를 갖기도 했다. 이용시간 오전 9시~오후 6시(매주 월요일·법정 공휴일 휴관) 위치 경기 수원시 영통구 매봉로 10 문의 031-216-9374 5 관악산 시도서관 관악산 초입에 위치한 전국 최초의 시 전문 도서관으로 오직 시집만을 열람할 수 있다. 열람석이 10석밖에 되지 않는 작은 공간이지만 시를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들러볼 만한 곳이다. 찬찬히 시를 읽다 보면 우리나라 유명 시인들이 시 도서관에 남겨놓은 흔적들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한국시와 동양시, 서양시, 동시 등 총 3천 권이 넘는 시집이 구비돼 있으며 매년 봄, 가을마다 애송시 낭송회 및 시 콘서트를 개최한다. 올해의 시인을 선정하고 초청해 도서관 회원들과 오붓한 시간을 보내기도 한다. 이용시간 오전 9시~오후 6시(매주 화요일 휴관) 위치 서울 관악구 신림로23길 문의 02-871-2261 6 청운 문학도서관 그동안 도서관 조성사업을 활발하게 추진해온 종로구에서 지난 11월 20일 개관한 청운 문학도서관은 한옥 건축물로 꾸며놓았다. 산세 좋은 인왕산 자락에 위치해 독서를 하며 자연을 만끽할 수 있고, 전통방식으로 지은 한옥의 아름다움도 가까이에서 느낄 수 있어 도심 속 지친 심신을 힐링할 수 있는 공간이다. 문학 특화 도서관답게 특별히 문인들을 위한 집필 공간을 마련해놓은 점이 눈에 띈다. 장서는 소설과 시집 같은 문학서가 대부분이며, 정기적으로 인문학 강연과 작품 낭송회를 기획하고 있다니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놓치지 말고 다녀오자. 본인도 몰랐던 문학 소녀의 감성을 발견하게 되는 낭만적인 시간이 될지도 모른다. 이용시간 오전 10시~오후 7시(매주 월요일·신정·설·추석 휴관) 위치 서울 자하문로36길 40 문의 070-4680-4032 <■글 / 서미정 기자 ■사진 제공 / 관악산 시도서관, 꿈두레도서관, 마포 어린이 영어도서관, 바른샘도서관,삼청공원 숲속도서관, 청운 문학도서관>
맨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