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향신문(총 6 건 검색)
- 드니 빌뇌브 감독 내한···“‘듄친자’ 감동적···‘듄:파트 2’ 대부분 아이맥스 촬영”
- 2023. 12. 08 16:27문화
- ... 때문에 몇 달 지연됐다”고 말했다. 드니 빌뇌브 감독. 연합뉴스 사막이 주 배경으로 등장하는 <듄>의 파트 1는 35~40%가 아이맥스용으로 촬영됐는데, 파트 2는 거의 대부분이 아이맥스용으로...
- 드니빌뇌브듄듄:파트2
- [책과 삶]호메로스·헬렌 켈러·스타워즈·듄…시각장애를 보는 편향적 시각에 대한 반격
- 2022. 12. 23 21:12문화
- ..., 헬렌 켈러, 아르헨티나 작가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 등 실존 인물을 비롯해 <스타워즈>나 <듄>처럼 시각장애인을 등장시킨 작품까지 저자는 새로운 시각으로 읽어낸다. 감각기관 중 눈을 가장...
- [시론] 한국 정부, 지구판 ‘듄’ 창출에 일조해선 안 된다
- 2021. 11. 27 03:00오피니언
- ... 러너>와 <컨택트>를 만든 드니 빌뇌브 감독은 1965년에 출간된 유명한 SF소설 <듄>을 2021년에 영화로 제작해 개봉했다. 듄은 한국말로 모래언덕 또는 사구라는 뜻으로, 사막이 끝없이...
- 시론
- [리뷰]이것은 꿈인가, 예언인가...몽환적인 SF '듄'
- 2021. 10. 19 17:52문화
- ... 사용한다. 아이맥스 스크린으로 보면 낯설지만 몽환적인 이미지에 빨려들 것 같은 순간도 있다. <듄>은 프랭크 허버트가 1965년 처음 펴내 장기간에 걸쳐 집필한 SF소설을 원작으로 했다. 국내에서는...
- 리뷰듄SF식민주의스페이스오디세이DUNE영화
스포츠경향(총 33 건 검색)
- ‘듄2’ 전편 뛰어넘었다
- 2024. 03. 21 15:25 연예
-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제공 영화 ‘듄2’가 전편 ‘듄’ 최종 관객수를 넘어섰다. 21일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듄: 파트2’는 개봉 23일 차인 이날 오후 1시 15분 기준 누적관객수 165만 137명을 기록했다. 이는 전편 ‘듄’ 최종 관객수인 164만 4733명을 넘어서는 기록이다. 개봉 4주 차 쟁쟁한 신작들이 있음에도 관객들의 전폭적인 지지 속 외화 예매율 1위를 이어가고 있다. 뿐만 아니라 박스오피스에 따르면 ‘듄2’는 월드와이드 수익 5억 달러를 돌파하며 전편 ‘듄’의 월드와이드 수익 4조3392만2307 달러를 가뿐히 넘어섰다.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제공 ‘듄2’의 흥행 요인은 전편보다 압도적인 스케일과 화려해진 미장센, 프레멘 부족과 하코넨 가문의 한층 더 치열해진 전투 등 오직 극장에서만 느낄 수 있는 영화적 체험에 있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특히 대형 스크린에서 볼 수 있는 아이맥스관의 매진 행렬이 개봉 4주 차까지 이어지고 있어 흥행 열기가 계속될 전망이다. 한편 ‘듄2’는 자신의 능력을 깨닫고 각성한 폴(티모시 샬라메 분)이 복수를 위한 여정에서 전사의 운명을 찾아 나가는 액션 블록버스터다.
- 지석진 “티모시, 알아야 해? ‘듄’본 적 無” 폭탄 발언 (핑계고)
- 2024. 03. 09 13:50 연예
- 유튜브 채널 ‘핑계고’ 화면 캡처. ‘핑계고’에서 지석진이 티모시 샬라메를 ‘모른다’고 말해 유재석과 이동휘가 놀란다. 유튜브 채널 ‘핑계고’에는 9일 ‘새 출발은 핑계고 | EP.40’라는 제목의 영상이 공개됐다. 영상에서 배우 이동휘, 개그맨 지석진이 게스트로 등장해 근황을 밝힌다. 이동휘는 최근 팬들과 함께 대화를 나누는 토크 콘서트를 진행했다고 말했다. 그러자 유재석은 “감사하긴 한데, 쑥스럽기도 하다. 새벽부터 오셔서 계시는 것도 그렇고”라며 부끄러운 마음을 전했다. 이에 이동휘는 “(팬분들)정말 대단하신 것 같다. 이번에 티모시 샬라메 오셨을 때도 팬분들 많이 왔더라”며 유재석이 MC로 있는 tvN 예능 ‘유퀴즈’에 출연한 배우 티모시 샬라메를 언급했다. 그러자 지석진은 유재석을 가리키며 “너 티모시 만났잖아”라고 하자 유재석은 “만났지. 젠데이아하고 티모시가 ‘듄2’ 홍보차 내한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티모시와 젠데이아가 너무 밝고 호의적으로 이야기를 잘하더라”고 칭찬했다. 유튜브 채널 ‘핑계고’ 화면 캡처. 모두 티모시에 대해 한마디씩 하자 지석진은 눈치를 살피며 “근데 그 정도면 어느 정도 스타야?”라고 말해 유재석을 헛웃음 짓게 했다. 유재석은 “형 티모시 이야기 그만하지? 형 크게 다칠 것 같아”라고 하자 지석진은 “왜? 왜? 크게 다칠 게 뭐가 있냐, 다 알아야 해? 어차피 걔도 나 모를 거 아니야”라며 역정을 냈다. 지석진의 말에 빵 터진 유재석은 “근데 이 형 막상 티모시 만나잖아? 그럼 또 ‘티모시 하이~’라며 엄청 잘해”라며 “형 일단 ‘듄’부터 봐”라고 조언했다. 유튜브 채널 ‘핑계고’ 화면 캡처. 이어 유재석은 “형 우리 때로 말하면,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초기 때 느낌이야”라고 말하자 지석진은 눈치를 살피며 “아 그 정도야? 그런 것 치곤 (‘유퀴즈’ 촬영에서) 엄청 공손하게 인사하더라”며 수습을 시도해 웃음을 안겼다. 유튜브 채널 ‘핑계고’ 화면 캡처. 마지막으로 유재석은 “티모시가 나를 거의 잃어버린 형처럼 말했다”며 티모시와의 끈끈한 우정을 자랑했다.
- ‘듄2’ 개봉 첫 주 최고 스코어 달성
- 2024. 03. 04 09:16 연예
- 영화 ‘듄2’ 포스터.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제공. 영화 ‘듄: 파트2’가 개봉주 외화 박스오피스 1위에 등극했다. ‘듄: 파트2’(수입/배급: 워너브러더스 코리아㈜)가 4일, 개봉 첫 주 누적 관객 수 82만 명을 단숨에 모으며 압도적 외화 박스오피스 1위 수성과 함께 새로운 흥행 블록버스터의 탄생을 알렸다. 영화 ‘듄: 파트2’가 개봉 첫 주 압도적 외화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하며 진정한 3월 극장가 흥행 강자임을 입증했다.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 기준 영화 ‘듄: 파트2’는 삼일절 연휴 기간을 포함해 누적 관객 수 820,797명을 단숨에 모으며 100만 관객 돌파까지 목전에 두고 있다. 이로써 ‘듄: 파트2’는 300만 관객을 돌파한 티모시 샬라메 주연작 ‘웡카’의 개봉 첫 주 관객수(786,720명)를 훌쩍 넘는 수치를 기록하며 2024년 개봉 외화 중 개봉 첫 주 최고 스코어를 달성하는 저력을 선보였다. 이처럼 뜨거운 반응 속에 100만 관객 돌파까지 앞두고 새로운 흥행작 탄생을 알린 ‘듄: 파트2’는 2024년을 대표하는 흥행 블록버스터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처럼 대한민국에서 화끈하게 흥행 포텐을 터트린 영화 ‘듄: 파트2’는 개봉 2주 차에도 입소문과 흥행 모두 순항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주말 영화를 관람한 관객들은 “스크린 안에서는 티모시 샬라메가 연기로, 스크린 밖에서는 드니 빌뇌브가 연출로 숨이 턱턱 막히게 채운다”, “더욱 웅장하고 강력해져서 돌아옴”, “강렬한 몰입감과 전율을 주는, 모든 면에서 1편을 능가하는 걸작”, “이 영화는 집이 아닌 극장에서 보는 게 맞습니다. 정말 극장이 왜 존재하는지 이유를 알게 해줍니다” 등 연출, 스케일, 배우들의 열연, 스토리 모든 것이 완벽한 영화를 향한 호평을 남겼다. 입소문과 함께 개봉 2주 차에도 흥행작 ‘파묘’와 함께 압도적인 수치의 예매율을 선보이며 쌍끌이 흥행을 이어가고 있는 영화 ‘듄: 파트2’는 뜨거운 반응과 함께 대한민국 흥행을 이어갈 전망이다. 영화 ‘듄: 파트2’는 자신의 능력을 깨닫고 각성한 폴(티모시 샬라메 분)이 복수를 위한 여정에서 전사의 운명을 찾아 나가는 액션 블록버스터로 전국 극장에서 절찬 상영 중이다.
- ‘파묘’ 벽 높았다···‘듄 2’ 개봉 당일 15만
- 2024. 02. 29 09:38 연예
- ‘듄: 파트2’ 포스터 영화 ‘듄: 파트 2’(이하 ‘듄 2’)가 개봉 첫날 박스오피스 2위에 올랐다. 29일 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 집계에 따르면 ‘듄: 파트2’는 개봉 당일 15만 2950명, 누적 관객수 16만 1607명을 기록해 전체 박스오피스 2위, 외화 박스오피스에서는 1위에 올랐다. ‘듄 2’는 2021년 개봉한 ‘듄’의 뒷이야기를 다룬 작품. 티모테 샬라메, 젠데이아 등 할리우드 톱스타들이 주연이다. 독특한 세계관을 바탕으로 한 영상미와 액션이 특징인 이 작품은 일찌감치 CGV 아이맥스(IMAX)관 상영 회차가 매진되는 등 이른바 ‘듄친자’(‘듄’ 마니아를 뜻하는 신조어)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았다. 개봉 전까지 장재현 감독의 오컬트물 ‘파묘’와 예매율 1·2위를 다퉜으나 ‘파묘’가 일단 승기를 잡았다. ‘파묘’는 전날 38만4천여 명(59.0%)을 동원해 7일째 박스오피스 정상을 지켰다. 누적 관객 수는 331만여 명으로 손익분기점(330만명)을 넘겼다. 이날 오전 8시 기준 ‘파묘’와 ‘듄 2’의 예매 관객 수는 각각 42만9천여 명, 26만2천여 명이다.
주간경향(총 4 건 검색)
- [시네프리뷰] 듄: 파트 2-감독이 팬심으로 만든 우주 활극의 원류(2024. 02. 28 06:00)
- 2024. 02. 28 06:00 연예
- 166분을 끌고 가는 드니 빌뇌브 감독의 연출력이 빛난다. 빌뇌브 감독은 10대 시절부터 원작 소설의 팬임을 밝혔다. ‘이번엔 한번 제대로 만들어보자’는 팬심이 영화 곳곳에서 묻어난다.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아마도 주목하지 않은 사람은 ‘왜 이리 호들갑일까’라는 의문이 들 것이다. 사전에 영화를 본 외국 평론가들의 극찬 러시, 심지어 유튜브 타임라인도 이 스페이스 오페라 영화 시리즈의 최신 정보를 앞다퉈 소개하고 있다(유튜브 타임라인은 정확히는 <듄>을 검색해본 기자의 경험을 반영한 결과이겠지만). 한국이 스페이스 오페라 장르의 무덤이라는 이야기도 이젠 시효를 다한 듯싶다. 유튜브에서 3차에 걸친 <듄: 파트 2> 예고편을 프레임 단위로 쪼개 ‘썰’을 풀고 있는 영상을 보면 놀랍다. 언제부터 국내에 <듄> 팬층이 이렇게 두터웠던가.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에 관한 관심이 시들해지자 전부 이쪽으로 옮겨온 듯한 착각마저 들 정도다. 원작 소설 영화화에 실패했던 까닭 프랭크 허버트의 <듄>(1965)은 사실 그 이후에 나온 대다수의 스페이스 오페라영화-대표적으로 <스타워즈> 시리즈-의 모티브를 제공해주는 소설이었다. 그러나 정작 원류에 해당하는 <듄> 시리즈를 제대로 스크린으로 옮기는 건 거의 불가능한 일로 생각됐다. 알레한드로 조도로프스키가 영화화에 도전했다가 좌절했거나-H. R. 기거가 참여해 만든 <듄>의 설정자료집은 나중에 <스타워즈> 시리즈나 <에이리언> 시리즈에 영감을 줬다-1984년 처음 장편영화로 만들어진 <듄>의 편집권을 뺏긴 데이비드 린치가 영화에 자신의 이름을 붙이는 것을 거부한 일 등은 유명한 이야기다. 인터넷에서 풀버전으로 볼 수 있는 1984년작 확장판 감독명은 데이비드 린치가 아닌 ‘무명씨’ 정도로 번역할 수 있는 알란 스미시(alan smithee)라는 이름을 붙이고 있다. 어쨌든 영화 이야기를 시작해보자. 영화의 주인공은 ‘출생의 비밀’을 안고 있는 폴 아트레이더스(티모테 샬라메 분)다. 황제 샤담 4세의 명령으로 황량한 모래 행성 아라키스로 파견되는 아트레이더스 가문의 장자다. 아라키스는 원래 하코넨 가문이 지배하고 있었으나, 황제는 아트레이더스 가문을 제거하고자 하코넨 측에 자신의 직할부대인 사다우카를 보내 하룻밤 사이 아트레이더스 가문을 몰살시킨다. 살아남은 폴과 폴의 어머니 제시카(레베카 퍼거슨 분)는 모래폭풍을 뚫고 아라키스 사막부족 프레멘족을 찾아간다. 폴 모자를 자기 집단에 받아들이는 것을 거부하는 자미스와 폴이 결투를 벌이고, 폴은 이 결투에서 태어나서 처음으로 사람을 죽인다. 여기까지가 전편의 이야기다. 파트 2는 그다음부터 바로 이어진다. 1편도 상영시간이 꽤 길었는데, <듄> 전체 시리즈에서 핵심인 폴이 자신의 이름(무앗딥)을 얻기 전까지만 나온다. 전사로서 ‘무앗딥’이라는 이름을 얻는 것은 이번에 개봉하는 <듄: 파트 2>에서다. 영화는 “스파이스를 지배하는 자, 우주를 지배한다”는 문구를 제시하면서 시작한다. 스파이스는 전 우주에서 이 변방의 아라키스 행성에서만 나는 물질로 공간을 접는 우주 항행에도 사용되지만, 예지력과 같은 정신개발에도 사용된다(게다가 수명도 수백 년으로 늘어난다). 아라키스의 사막부족인 프레멘의 눈은 흰자위까지 포함해 파란색인데, 이것 역시 공기 중에 만연하는 스파이스 덕분이다. 하코넨이나 아트레이더스가 이 행성에서 하는 것이 이 귀한 자원인 스파이스 채취업이다. 원래 행성 거주자들이었던 프레멘족은 ‘착취’에 맞서 저항하고. 잇단 게릴라전에서 승리하면서 폴은 프레멘족의 리더로 떠오른다. 감독이 원작의 ‘찐팬’이라 가능했던 것들 사실 프레멘족 사이에는 자신들을 구원하고 모래 행성을 푸른 행성으로 바꿀 ‘리산 알 가입’, ‘퀴사츠 헤더락’이라는 초인(超人)이 나타날 것이라는 전설이 있었다. 그렇다고 모든 프레멘족이 이 전설을 믿는 것은 아니었다. 주로 아라키스 남부의 신심이 깊은 프레멘족만 믿고, 북부의 신세대 프레멘족은 별로 신뢰하지 않았다. 전편부터 폴의 예지몽에 등장했던 챠니(젠데이아 분) 역시 그냥 헛소리로 치부하고 믿질 않았다. 정말 폴은 프레멘족의 구원자일까. 예지몽대로 그는 하코넨과 황제를 제압하고 새 황제로 등극해 전 우주가 휘말려 들어가는 종교전쟁을 벌이게 되는 걸까. 쉽게 끝날 것 같지 않은 프랭크 허버트 원작 <듄> 1권의 이야기는 대충 이번 편으로 마무리된다. 꽤 긴 상영시간 이야기를 끌고 나가는 드니 빌뇌브 감독의 연출력이 빛난다. 10대 시절부터 원작 소설의 팬임을 밝힌 감독이 ‘이번엔 한번 제대로 만들어보자’고 작정한 듯 영화 곳곳에 팬심이 묻어난다. 아쉬운 것은 원작 소설에서도 그렇고, 데이비드 린치의 극화에서도 인상적인 캐릭터로 등장하는 폴의 여동생 알리아가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알리아를 임신한 어머니 제시카가 뱃속에서 각성한 알리아와 이야기를 나누는 식으로 등장하는데, 전편에서 그러듯 예지몽 속에 나온 알리아는 이미 자란 성년의 모습으로만 스쳐 가듯 모습을 보인다. 넷플릭스 시리즈 <퀸스 갬빗>(2020), <라스트 나잇 인 소호>(2021) 등을 통해 대세 배우가 된 안야 테일러 조이가 앞으로 만들어질 <듄> 시리즈의 후속작에서 알리아 역을 맡을 모양이다. 극장에서 볼 계획이라면 적어도 시리즈의 전편 <듄: 파트 1>(2021)은 복습하고 가길 추천한다. 제목: 듄: 파트 2(Dune: Part Two) 제작연도: 2024 제작국: 미국, 캐나다 상영시간: 166분 장르: 액션, 모험, 드라마, SF 감독: 드니 빌뇌브 출연: 티모테 샬라메, 젠데이아 콜먼, 레베카 퍼거슨, 조슈 브롤린, 오스틴 버틀러, 플로렌스 퓨, 데이브 바티스타, 크리스토퍼 월켄, 스티븐 헨더슨, 레아 세이두, 스텔란 스카스가드, 샬롯 램플렝, 하비에르 바르뎀 개봉: 2024년 2월 28일 등급: 12세 이상 관람가 수입/배급: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황당한 급마무리 1984년판 <듄>의 엔딩 /경향자료 프랭크 허버트의 원작 소설을 보면 전체 이야기는 황제의 딸인 이를란 공주가 남긴 ‘기록’을 바탕으로 쓰인 것처럼 돼 있다. 말하자면 거대한 우주 이야기의 화자는 이를란 공주다. 국내에서 <사구>라는 제목으로 개봉하고 비디오로 출시된 1984년판 <듄>(사진)도 시작 장면에 이를란 공주가 내레이터로 등장한다. 인터넷 등에서 볼 수 있는 확장판에서 이를란 공주의 이 회상 장면은 삭제돼 있다. 드니 빌뇌브 감독판 <듄> 시리즈의 화자는 챠니다. 폴이 사랑하는 사람은 챠니지만, 폴은 새 황제에 오르기 위해서 이를란 공주와 정략결혼을 한다(이 정략결혼을 제안한 사람은 정무 판단이 빠른 이를란 공주다). 사실 위 리뷰에서도 지면 분량상 많은 이야기를 생략했는데 이 방대한 이야기를 보통 1시간 30분에서 2시간인 장편영화에 꾸겨 넣기는 무리다. 영화화를 시도했던 조도로프스키도 원래 구상한 것은 16시간짜리 상영판이어서 결국 갈등 끝에 잘렸다. 우여곡절 끝에 메가폰을 잡은 데이비드 린치도 5~6시간짜리 버전을 염두에 뒀다고 하는데, 소문만 무성한 그 5~6시간짜리 감독판은 존재 여부가 확인되지 않는다. 긴 이야기를 압축하다 보니 1984년판은 뒤로 갈수록 산으로 간다. 가장 악명이 높은 대목은 초인으로 각성한 폴이 황제의 칼을 들고 맞선 페이드 로타(데이비드 린치 버전에는 가수 스팅이, 이번 드니 빌뇌브 판에서는 엘비스 프레슬리 일대기 영화 <엘비스>(2022)의 주인공 오스틴 버틀러가 이 사이코패스 악당 역을 맡는다)와 대결 후 아라키스 행성에 내린 적이 없는 천둥·번개를 동반한 비를 내리게 한다는 장면이다. 이렇게 되면 전 우주에서 유일하게 ‘스파이스’를 생산하는 아라키스 사막의 모래벌레들이 몰살 당할 텐데? 원작에도 없는 설정인데 후속작을 염두에 두지 않고 우주를 지배할 초인의 등장으로 마무리하려다 보니 둔 패착이다. 영화 개봉 후 아동용 장난감까지 나와 인기리에 판매되었지만, 역시 원작에는 없는 ‘무앗딥’ 폴과 프레멘족이 사용하는 ‘사운드건’(84년 판 영화에서 이들은 “이이잇 쏴”, “무아아~딥!”이라고 외치면 광선이 나가는 신무기(!)를 동원해 우주최강 사다우카 부대를 무찌른다)도 데이비드 린치 아니랄까봐 그로테스크한 상상력을 뽐내고 있다. 다행히도(?) 이번 드니 빌뇌브판 <듄> 시리즈에서는 그런 무기는 등장하지 않는다. 원작 소설은 이를란 공주를 배필로 맞이하겠다는 폴의 선언을 두고 챠니에게 어머니 제시카가 “첩의 이름을 달고 있는 우리를 역사가들은 아내라는 이름으로 부르게 될 것”이라고 위로하는 장면으로 마무리된다. 유튜브에 올라와 있는 1984년 작 대안 편집판 클립을 보면 데이비드 린치도 이 장면을 찍어두긴 했던 모양이다.
- 시네프리뷰
- [장르물 전성시대]듄-이런 고전은 죽지 않는다. 더 빛날 뿐!(2021. 11. 22 13:41)
- 2021. 11. 22 13:41 문화/과학
- 영화 <듄>의 열기가 달아오르고 있다. 워너브러더스가 극장과 자사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에서 동시 개봉해도 북미 박스오피스 1위를 점했고, 유럽 각국 흥행성적도 양호하다. 한국도 이미 100만 관객을 돌파했다. 속편 제작도 확정이다. 이게 단지 제작진의 공일까? 무엇보다 원작의 시들지 않는 인기에 힘입은 바 크다. 프랭크 허버트의 <듄 시리즈>(1965~1985)는 방대한 분량과 복잡한 서사 탓에 극장용 영화로 옮기기 어렵다는 우려에도 1984년에 이어 2021년에도 영화화할 만큼 배후 수요가 두텁다. 영화 의 포스터 /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필자는 2015년 펴낸 졸저 <SF란 무엇인가?> 말미에 역대 영미권 과학소설 가운데 추리고 추린 ‘왕 중 왕’ 29편의 목록을 수록했다. 해외 유명 평론가들과 주요 출판관계자들, 기자들 그리고 국내외 열성 팬덤의 의견까지 두루 망라한 12종의 목록 중 무려 11군데에서 <듄>이 상위에 랭크됐다. <듄>이 작품성뿐 아니라 높은 대중성을 지녔음을 시사한다. SF평론가 J. W. 해리스는 고전의 개념과 사례는 세월이 흐르며 계속 변한다고 본다. 맞다. 대신 할리우드 블록버스터가 개봉되면 돌연 원작소설의 순위가 수직상승한다. <듄>도 영화개봉과 더불어 번역소설이 다시 판매호조를 보인단다. 필자가 추린 29편은 과학소설 역사에서 여전히 위상을 잃지 않는 고전과 발군의 신작 간 팽팽한 힘겨루기의 산물이다. 이 치열한 전장(戰場)에서 <듄>이 거의 빠짐없이 언급된다는 건 무슨 뜻일까? 변방 외계행성 아라키스(듄)를 주무대로 황제일가와 귀족가문들이 제로섬 게임을 벌이는 이야기는 스페이스오페라 장르에서 정형화된 플롯이다. <듄>은 아주 다르다. 이른바 ‘므왓딥’이라 불리는 메시아에 대한 현대적 해석을 통해 단지 궁정활극 이상의 깊이를 부여한다. SF서사지만 정치권력과 종교권력이 반목과 야합을 반복하고 돈줄(스파이스)과 혈통(권력의 중심근거지)을 지키고자 사이비 이데올로기(또는 사이비 신앙)를 끊임없이 설파하며 대중을 호도하는 이야기는 시대를 막론하고 많은 이의 공감을 자아낸다. 정치공학과 경제(성간우주무역), 종교사회학, 유전공학, 환경생태학, 인공지능이 금지된 사회의 내일 그리고 이런 환경에 순응 또는 항거하는 인간군상을 짜내는 묘기야말로 이 작품을 즐기는 이유라 하겠다. <듄>이 SF판 <반지의 제왕>이라 불리는 건 대하드라마 서사극의 온갖 요소를 다채롭게 맛볼 수 있어서다. 방대한 은하제국을 무대로 수천년간 저마다 호소력을 지닌 인물들이 등장해 세상의 흐름을 좌우하려 든다. 그 시도가 성공하든 실패하든 사회는 그로 말미암아 나아갈 방향이 180도 달라진다. 사막행성의 고귀한 전사들의 오랜 수난과 짧은 영광 그리고 타락, 예언된 메시아의 도래(그것이 설사 계산된 음모이자 선전공작의 결과라 해도), 권력의 노예가 된 여황제의 자멸, 모래벌레로 서서히 변해가며 수천년을 사는 반인·반벌레 황제의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 뒤에는 원래는 사막이 아니었던 듄 행성의 기원이 감춰져 있다. 이 수상쩍은 기원의 산증인이 프레멘들 사이에 신성시되는 ‘샤이 훌루드(거대 모래벌레)’다. 이어질 속편들이 위에 열거한 이슈를 하나씩 소화하리라. <듄>과 같은 내공의 스페이스오페라가 미국 SF 풍토에서 하루아침에 나타난 건 아니다. 스페이스오페라는 어떻게 어린아이에서 지금과 같은 어른이 됐을까? 다음 글에서 간략히 살펴보기로 하자.
- 장르물 전성시대
- [시네프리뷰]듄-장엄하고 우아하게 떠오른 대하 SF(2021. 10. 22 14:41)
- 2021. 10. 22 14:41 문화/과학
- 원작이 워낙 방대하고 심오한 세계관을 지녀 영화화 이야기가 나올 때마다 각색이 가장 큰 난관이라는 평가를 받아온 만큼 적어도 이번 작품이 원작 정보가 전혀 없는 관객들도 <듄>의 세계관 이해에 큰 문제가 없을 정도로 무난한 전개를 펼쳤다는 점은 큰 성과로 보인다. 제목 듄(Dune) 제작연도 2021 제작국 미국, 캐나다 상영시간 155분 장르 SF 감독 드니 빌뇌브 출연 티모시 샬라메, 레베카 퍼거슨, 오스카 아이삭, 제이슨 모모아, 조슈 브롤린 개봉 2021년 10월 20일 등급 12세 이상 관람가 워너브러더스 코리아(주) 10191년, 사막행성 아라키스의 원주민 프레멘들은 신비한 자원 스파이스를 약탈하러온 하코넨 가문의 폭정과 억압에 대항하고 있었다. 스파이스는 인간의 생명을 연장하고, 정신을 확장하며, 우주여행의 중요한 원동력이 되는 물질이다. 한편 귀족들의 신임을 얻고 있는 아트레이데스 가문의 레토 공작(오스카 아이삭 분)을 시기한 황제는 음모를 꾸며 하코넨 가문을 아라키스에서 철수시키고 이를 대신해 아트레이데스 가문에게 관리 명령을 내린다. 부모와 함께 아라키스에 도착한 레토의 아들 폴(티모시 샬라메 분)은 얼마 되지 않아 멸문지화의 위기에 맞닥뜨리지만, 어머니 제시카(레베카 퍼거슨 분)와 간신히 탈출하는 데 성공해 사막을 헤매던 중 오랫동안 꿈속에 등장했던 프레멘 소녀 차니(젠데이아 분)를 만나면서 자신에게 주어진 운명을 깨닫게 된다. 원작이 된 동명소설 <듄>은 프랭크 허버트가 1965년 발표했다. 그 안에는 단순한 미래사회에 대한 허구뿐 아니라 현인류의 삶과 철학, 정치, 종교 등의 광범위한 주제가 포괄적으로 담겨있어 ‘대하 SF’란 장르를 개척한 작품으로 평가받고 있다. 또 역사상 가장 많이 팔린 SF 작품이자 20세기 영미권 SF 대표작 중 하나로 거론되는 작품이다. 위대한 만큼 벅찬 원작의 벽 실제 소설 <듄>은 독자들의 지지로 결정되며 SF 문학계의 노벨상이라 일컬어지는 휴고 최우수 장편상을 수상했고, 종사자들의 투표로 선정되는 네뷸러 문학상 제정 이후 첫 수상작이며, 더불어 2개의 상을 동시에 수상한 첫 작품이라는 기록도 가지고 있는데 현재까지도 독자와 평단의 지지를 두루 받고 있다. <듄>의 영화화는 여러 번 시도됐다. 이번 작품까지 공식적 기록으로 4번의 영화화 시도가 기록으로 존재하지만, 매번 방대함의 난관에 부딪혔다. 이전까지는 1984년 <이레이저 헤드>, <트윈 픽스> 등으로 유명한 데이비드 린치에 의해 영화화된 것이 유일하다. 카일 맥라클란, 패트릭 스튜어트, 막스 폰 시도우, 스팅 등 초호화 캐스팅으로 제작된 이 영화는 개봉 당시 기대 이하의 작품으로 평가받았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제작사의 지나친 간섭이 작품을 훼손했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재평가를 받는 계기가 됐다. 실제로 공식 감독판으로 명명된 136분짜리 극장판 이외에 무수한 확장판과 TV판이 존재하지만, 데이비드 린치 감독은 극장 개봉 이후 <듄>과 관련된 어떠한 행보도 거부한 탓에 뒤에 나온 모든 버전은 그의 이름이 삭제된 채 공개됐다. 이외에도 TV시리즈와 게임까지 다양한 형태의 재생산이 있었지만 원작의 명성에는 한참 못 미치는 결과물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탁월한 분석과 미학적 성취 이번 작품이 기대를 모으고 있는 이유에는 연출을 맡은 드니 빌뇌브의 존재감이 크다. 다수의 단편으로 시작해 <그을린 사랑>, <프리즈너스> 같은 강렬한 사회성 드라마와 <시카리오: 암살자의 도시> 같은 액션 스릴러를 거쳐 최근 <컨택트>(Arrival. 2016), <블레이드 러너 2049>의 대형 SF영화까지 무난하게 성공시키며 작품세계를 넓혀가고 있기 때문이다. 다행히 최악의 평가는 면한 분위기인데 긍정적 평가 중 크게 눈에 띄는 부분은 두가지다. 첫 번째는 일단 각색에 있어 긍정적 평가를 이끌어내고 있다는 점이다. 원작이 워낙 방대하고 심오한 세계관을 지녀 영화화 이야기가 나올 때마다 각색이 가장 큰 난관이라는 평가를 받아온 만큼 적어도 이번 작품이 원작의 정보가 전혀 없는 관객들도 <듄>의 세계관 이해에 큰 문제가 없을 정도로 무난한 전개를 펼쳤다는 점은 큰 성과로 보인다. 두 번째는 영화적 볼거리다. 매번 심오한 주제에 어울리는 작품성과 더불어 자신만의 감각적 비주얼을 인정받고 있는 드니 빌뇌브 감독은 이번에도 세련되고 웅장한 볼거리를 화면 가득 채워놓는다. 광활한 아라키스 행성의 사막 풍경이나 우주선의 섬세한 디자인, 거대한 괴물 모래벌레의 생생한 묘사는 그 자체가 이야기 밖에서 펼쳐지는 또 하나의 이야기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여기에는 적재적소에 배치된 배우들의 절묘한 분장과 튀지 않는 연기도 포함된다. 가급적 아이맥스 포맷으로 보시기를 추천한다. 결과보다 빛난 과정, <조도로프스키의 듄> dune.fandom.com 원작의 소설이 제시한 세계관은 많은 예술가, 그중에서도 영화인들을 자극했는데 칠레 출신의 거장 알레한드로 조도로프스키도 그중 한명이었다. 논란이 된 데뷔작 <판도와 리스>(1968) 이후 <엘 토포>, <홀리 마운틴>의 연이은 성공으로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찍을 수 있게 된 그는 원작을 읽은 친구들의 추천과 결정적으로 꿈에서 본 계시로 인해 <듄>의 영화화를 시작한다. 이는 소설 <듄>의 첫 영상화 시도이기도 했다. 기획 당시 조도로프스키는 이 작품을 단순한 영화 이상의 가치를 갖는 일종의 메시지로 만들겠다는 포부를 가졌다. 영화 속에서 예언자를 창조하고 그의 메시지를 통해 세상 모든 젊은이의 생각을 바꾸겠다는 것이었다. 그에게 <듄>은 일종의 신탁(神託)의 사명이었다. 초대받은 인물은 오손 웰스나 댄 오배넌 같은 할리우드 거물뿐 아니라 뫼비우스(만화가), 핑크 플로이드(록 밴드), 살바도르 달리(화가), H. R. 기거(화가) 등 전천후 예술인들이 총망라됐다. 그의 프로젝트를 알고 있는 관계자들은 하나같이 진정으로 ‘시대를 앞서가는 작품’이 됐을 것이라고 입을 모으지만, 전 세계에서 모인 초호화 제작진과 거물급 출연진으로 장장 16시간의 대작을 만들겠다는 기획 자체는 애당초 불가능한 것이었다. 이런 2년 반 동안의 분투와 좌절의 과정은 프랭크 파비치 감독이 2013년 발표해 극찬을 받은 다큐멘터리 <조도로프스키의 듄> 속에서 고스란히 회고된다. 서문으로 “빛나기 위해 불타는 걸 견뎌야 한다”는 유명 신경 심리학자 빅토르 E. 프랑클의 말을 인용하는데, 한 사람의 신념이란 어디까지 펼쳐질 수 있고, 또 어떻게 실패할 수 있는지 면밀히 목도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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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르물 전성시대]듄- 종교적 이상과 정치적 갈망, 어느 쪽이 나은가(2020. 05. 22 14:40)
- 2020. 05. 22 14:40 문화/과학
- 영어권 독자들에게 늘 고전SF의 최고인기작으로 꼽히는 프랭크 허버트의 <듄>은 씨줄과 날줄이 정교하게 짜인 대하소설이다. 총 18권(번역판 기준)이나 되는 방대한 시리즈지만 앞쪽 절반(1~3부)의 테마는 크게 두 가지다. 하나가 메시아의 정의에 대한 상반된 평가라면, 다른 하나는 무분별하고 광범위한 테라포밍(인간이 살 수 있게 환경을 바꾸는 ‘행성 개조’)의 폐해를 평가할 절대적 가치 판단 기준이 딱히 없다는 자기모순이다. 프랭크 허버트의 한국어판 표지 / 황금가지 메시아 이슈부터 살펴보자. ‘듄’ 행성 총독 레토 공작에게는 폴이란 아들이 있다. 폴은 은하제국 황제와 결탁한 하코넨 남작의 정권 와해공작으로 살해당할 위기에 처하자 사막원주민(프레맨) 무리 속에 숨는다. 프레맨들이 제국 정부의 핍박과 척박한 환경에 시달리면서도 버티게 해준 정신적 지주가 사이비 메시아 신앙임을 간파한 폴은 스스로가 그 화신이 된다. 그는 이들의 지지를 등에 업고 역성혁명을 일으켜 제국의 새 황제로 즉위한다. 이 과정은 성서시대 이스라엘 열심당원들이 염원한 예수 이미지와 빼닮았다. 시몬 유다의 열심당원들은 예수가 민중 봉기의 구심점이 되어 로마 점령군을 몰아내고 ‘만국의 왕’이 되길 바랐다. 유대인마냥 이 행성 저 행성으로 쫓겨다니다 풀 한 포기 없는 ‘듄’까지 밀려난 프레맨들 또한 열심당과 똑같은 구세주를 갈망한다. 성서와 다른 점은 폴이 예수와 달리 이들의 염원을 들어준다는 데 있다. 새 황제의 광신적 홍위병이 된 프레맨들은 권력지형의 변화가 낳은 공백을 빠르게 메우며 신권력층으로 올라선다. 얼핏 <듄>의 메시아는 미국적 실용주의 버전 같지만 꼭 그렇지만도 않다. 폴 또한 열심당원들을 실망시킨 예수처럼 프레맨들을 혼란에 빠뜨리니까. 정적들의 테러로 눈을 잃은 폴은 프레맨 관습에 따라 사막에 버려지게 되자 선뜻 황위를 내놓고 홀연히 사막으로 사라진다. 얼마 후 폴은 죽기는커녕 떠돌이 시각장애인 차림의 ‘말씀을 전하는 자’로 변신해 기존 정부에 대한 독설로 사람들을 어리둥절하게 한다. 만국의 왕 폴의 추종자들이 부와 권력으로 타락했지만, 설교자 폴의 말에 귀 기울인 자들은 사회모순을 깨달을 수 있는 힌트를 얻는다. 섭정을 맡은 폴의 여동생은 이 정체불명의 설교자를 정부 권력에 도전한 불순분자라 보고 죽이려 든다. 결국 <듄>은 <신약성서>가 추구한 종교적 이상과 당대 이스라엘인들의 정치적 갈망을 둘 다 실현해놓고 어느 쪽이 나은지 묻는다. 진정한 메시아란 어떤 존재인가. 세상을 지배하게 되었으되 부패해버리는 만국의 왕인가, 아니면 이런 허상을 꿰뚫어 보고 내적 성찰로 올바른 인간이 되라는 영혼의 안내자인가. 테라포밍 역시 이율배반적이다. 사막투성이 행성에서 추진되는 대대적인 녹지조성사업에 모래벌레들이 멸종되어 간다. 프레맨들을 위해서는 녹지사업이 절실하나 물은 모래벌레에게 치명적인 독이라서다. 문제는 이것들이 ‘듄’의 절대적 수입원인 스파이스(우주선 항법사들이 컴퓨터 없이도 정밀 항로계산을 하게 해주는 향정신성물질)를 생산하는 원천이며 스파이스 없이는 성간우주여행이 불가능하니 우주 무역과 은하제국 자체가 존립할 수 없다는 데 있다. 그렇다면 불모의 행성을 녹음으로 뒤덮는 것이 온당한가, 그렇지 않은가. 판단을 한층 혼란스럽게 하는 것은 애초 초목이 우거졌던 이 행성을 사막으로 바꿔놓은 장본인이 바로 모래벌레들이란 사실이다. 역사적 연원을 따지면 모래벌레들이야말로 외부에서 유입된 이물질이다. 이 경우 테라포밍의 윤리학은 누구 손을 들어주어야 할까. 더구나 모래벌레를 이 행성에 데려온 장본인이 인간인 만큼 그 누구도 환경개조가 초래한 재앙에 대한 책임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 <듄>의 미덕은 세상만사 어느 한 시선으로만 볼 수 없음을 깨우쳐주는 데 있다. SF에서 사회와 종교, 과학의 변증법적 충돌을 그릴 수 있을까? <듄>이 바로 해답이다.
- 장르물 전성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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