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향신문(총 919 건 검색)
- “문형배 구속” “밟아”…막말 난무한 ‘반탄’ 집회
- 2025. 03. 02 21:01사회
- ... 외쳤다. 집회 무대에 오른 사람들은 문형배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 등 헌법재판관들을 향한 욕설과 막말을 거침없이 쏟아냈다. 전광훈 목사가 주축으로 만든 기독교 극우 정당인 자유통일당 등은 이날 오후...
- 윤석열 탄핵 심판
- ‘윤석열 방어권’ ‘이태원 막말’ 이충상 인권위원 사표 수리
- 2025. 02. 21 20:40사회
- ... 상임위원. 정효진 기자 ‘윤석열 방어권 보장’ 결정문에 찬성하고 이태원참사 유족을 향한 ‘막말 논란’을 빚었던 이충상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 상임위원에 대한 면직처리가 확정됐다. 사직서를...
- [반론보도] <“공부 안 하는 친구들에겐 최고의 학교”...정치권 막말에 상처받는 학생들> 관련
- 2025. 02. 21 15:48사회
- 본 신문의 위 보도와 관련, 김혜지 의원은 “주민들로부터 선사고에 대해 받은 민원을 바탕으로 시정 질문을 한 것이지 정치적 목적에 의한 것이 아니다. 본인은 입시 결과를 문제 삼은 것이 아니라, 교육...
- “세월호 유가족 징하다” 막말한 차명진, 2심도 징역형 집행유예
- 2025. 02. 18 18:52사회
- 세월호 유가족을 모욕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차명진 전 새누리당 의원이 항소심에서도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서울고등법원 형사5부(재판장 권순형)는 18일 모욕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차 전...
- 차명진법원
스포츠경향(총 379 건 검색)
- ‘매불쇼’ 김새론 막말 김갑수 지웠다
- 2025. 03. 18 16:33 연예
- 배우 김수현(왼쪽)과 고 김새론. 소속사 제공 “김새론 어려서 비린내” 뭇매 최욱 사과···해당 코너 폐지 문화평론가 김갑수가 김수현과 고 김새론의 미성년 교제를 옹호하는 듯한 발언을 해 논란이 커진 가운데, 결국 ‘매불쇼’ 측이 해당 코너를 폐지했다. 18일 진행된 유튜브 ‘[팟빵] 매불쇼’ 라이브 방송에서 진행자 최욱은 “어제 물의를 일으켜서 너무 죄송하고 진심으로 사죄드린다”며 오프닝을 진행했다. 최욱은 “사과라는 것은 구체적으로 해야 마땅하지만 논란이 더 증폭될 수 있고 누군가에게 상처가 될 수 있기 때문에 구체적으로 사과드리지 못하는 점 죄송하다”며 “문제가 된 해당 코너는 영구 폐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저 또한 앞으로 신중하게 방송에 임하고 더 많이 성찰하겠다. 진심으로 죄송하다”며 다시 한 번 사과의 뜻을 전했다. 김새론에 대해 발언하는 김갑수. ‘매불쇼’ 방송화면 앞서 전날인 17일 ‘매불쇼’에 출연한 문화평론가 김갑수의 발언이 뭇매를 맞는 일이 있었다. 이날 김갑수는 최근 배우 김수현과 고 김새론을 둘러싼 논란과 관련해 “김새론 씨에 대해 안타까운 마음이다. 사랑의 문제에 대해 이렇게까지 금제를 가하는 게 응당한 일이냐”고 했다. 그러면서 “미성년자와 연애를 했다는 것이 무슨 거대한 범죄처럼 난리가 났다”면서 “나이 차이가 많이 날 수도 있다. 그건 연애의 여러 형태”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김새론은 아역 배우였으니 일찍 사회화 됐을 가능성이 높다”면서 “저 같은 경우, 어려서 비린내 나서 연인으로 안 여져졌겠다. 어린 여성이랑 만나본 적은 없지만 이건 개인 특성 아니냐”며 고인을 모욕하는 듯한 발언을 해 더욱 공분을 산 것이다. 그러자 해당 발언을 들은 최욱은 “김수현·김새론 교제 관련해 모든 언론사가 다 달려들어 이렇게까지 할 일이냐”며 “근데 이번 방송을 통해 이게 더 확산될 것 같다. 지금 그런 발언은 도움이 안 된다”고 답했다. 해당 방송이 퍼져나가자 누리꾼들은 “미성년자와 교제하는 것을 옹호하는 거냐” “어려서 비린내라니, 고인에 대한 모욕이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이에 논란이 커지자 ‘매불쇼’ 측은 해당 분량을 삭제했으나, 결국 해당 코너는 영구 폐지가 됐다.
- ‘불여우’ 연지승, ‘워킹맘’ 전혜진에 막말 폭격! “애 키운다는 핑계로 월급 루팡 짓” (라이딩 인생)
- 2025. 03. 11 23:00 연예
- 지니TV 오리지널 드라마 ‘라이딩 인생’ ‘사내 빌런’ 연지승이 ‘목 졸림 굴욕’을 당했던 ‘앙숙’ 전혜진에게 복수했다. 지난 10일 방송된 지니TV 오리지널 드라마 ‘라이딩 인생’(연출 김철규/극본 성윤아 조원동/기획 KT스튜디오지니/제작 베티앤크리에이터스)에서는 사나(연지승 분)와 정은(전혜진 분)의 싸움 2차전이 벌어졌다. 지난 주 사나는 자신의 업무인 TR 프로젝트를 정은의 후배 한대리(임세주 분)에게 떠넘긴 일로 한바탕 곤욕을 치른 바 있다. 사나는 입사 동기이지만 지금은 엄연히 자신보다 직급이 낮은 정은에게 하극상을 당하자 “가만히 두지 않겠다”라며 이를 갈았다. 회사 내 든든한 빽인 윤상무(손종학 분)를 내세워 정은을 압박했다. 사나는 “정은아 넌 내가 아니잖아. 네가 회사에 끈이 있니, 아님 빽이 있니?”, “그러게 적당히 까불지 그랬어? 지 앞가림이나 잘하지... 후배 챙기는 척 개폼은!”이라며 막말을 쏟아냈다. 심지어 “허구한 날 애 키운다는 핑계로 월급 루팡 짓이나 하면서...”라는 말로 워킹맘 정은을 분노하게 만들었다. ‘불여우’ 사나의 계략대로 회사의 중요 프로젝트인 ‘TR 대표 찾기’를 정은이 떠맡게 됐다. 정은이 망설이자 사나는 윤상무 앞에서 “목을 삐끗해서 약속했던 라운딩을 못갈 것 같다”라며 정은에게 으름장을 놓았다. 회를 거듭할수록 ‘앙숙’ 사나와 정은의 대립이 점점 더 고조되며 시청자들의 과몰입을 유발하고 있다. ‘건강 여신’ 연지승은 얄미운 ‘사내 빌런’ 하사나 역을 완벽하게 소화하며 ‘라이딩 인생’ 속 신 스틸러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지니TV 오리지널 드라마 ‘라이딩 인생’은 매주 월, 화 오후 10시에 방송된다.
- 도를 넘은 그린의 ‘막말’, 대인배스러운 면모로 넘어간 타운스 “증오가 아닌 사랑으로 접근, 신경쓰는건 정말 그것 뿐”
- 2025. 03. 11 22:50 스포츠종합
- 칼-앤서니 타운스. AP연합뉴스 불같이 화를 내도 이해가 되는 말을 들었음에도, 칼-앤서니 타운스(뉴욕 닉스)는 대인배스럽게 넘어갔다. 드레이먼드 그린(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의 ‘막말’에 ‘사랑’이라는 단어까지 언급하며 더이상 문제가 확산되는 것을 막았다. 미국 야후스포츠는 10일(한국시간) 타운스가 뉴욕 포스트와 인터뷰에서 최근 논란이 됐던 그린의 말에 답변한 내용을 전했다. 이에 따르면 타운스는 “나는 증오가 아닌 사랑으로 (이 문제를) 접근하기로 했다. 내가 정말 신경 쓰는 것은 그것 뿐”이라고 말했다. 타운스는 이어 “나와 그 아이들이 겪은 일을 아무도 겪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부모를 잃는다는 것은 힘든 일”이라고 강조했다. 타운스는 지난 5일 열린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전을 앞두고 급작스럽게 경기에 나서지 못한다는 발표가 나왔다. 당시 타운스의 결장 사유는 그저 개인 사정이라고만 할 뿐, 자세한 이유는 밝혀지지 않았다. 그리고 이후 밝혀진 바에 따르면 타운스는 가까운 친구가 유방암으로 사망해 장례식에 참석하기 위해 골든스테이트전에 나서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문제는 그린이었다. 평소에도 튀는 성격으로 유명한 그린은 5일 닉스전이 끝난 뒤 자신의 개인 방송에서 타운스가 나오지 않은 이유에 대해 “지미 버틀러랑 마주치지 않기 위해서였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미네소타 팀버울브스 시절 지미 버틀러와 칼-앤서니 타운스. 게티이미지코리아 타운스와 버틀러는 2017년부터 2018년까지 미네소타 팀버울브스에서 함께 뛰었던 적이 있다. 하지만 승부욕이 강한 버틀러와 타운스는 서로 잘 맞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 특히 버틀러는 타운스와 당시 미네소타에 있었던 앤드루 위긴스를 열심히 하지 않는다고 대놓고 비판하며 불화가 일었다. 결국 2018~2019시즌 개막 후 얼마되지 않아 버틀러가 필라델피아 세븐티식서스로 트레이드되면서 일단락됐다. 이후 이번 시즌을 앞두고 닉스로 트레이드 된 타운스는 이번 시즌 버틀러가 마이애미 히트에 있을 때 한 번도 맞대결을 피한 적이 없었다. 하지만 다른 사람도 아닌 현역 NBA 선수 그린의 말이었기에 일파만파 확산됐다. 당시는 타운스의 결장 사유가 밝혀지지 않았을 때였다. 하지만 이후 타운스의 결장이 친구의 장례식에 참가하기 위함이었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그리고 지난 7일 브루클린 네츠전이 끝난 뒤 그린에게 한 기자가 이에 대한 질문을 던지자 그린의 대답은 더 가관이었다. 그린은 “그런가? 나는 정말 몰랐다. 정말 유감이다. 타운스, 그리고 그의 가족들에게 위로를 보낸다”고 하면서도 “하지만 난 그저 들은 것을 얘기했을 뿐이다. 내가 들었던 이유는 버틀러를 피하기 위함이라는 것이었다. 불행한 일이지만, 난 팟캐스트 방송을 계속할 것”이라며 되려 뻔뻔한 반응을 보였다. 그 다음 말은 더 걸작이었다. 그린은 “우리 모두 어떤 식으로든 죽음을 언젠가는 같은 방식으로 경험할 것이다. 피할 수 없는 일이다”라며 “불행한 일이고 모두가 원하지 않은 상황이 일어났지만, 배런 데이비스와 함께하는 드레이먼드 그린 쇼는 계속될 것”이라고 했다. 이런 그린에게도 자비를 베푼 타운스의 마음 씀씀이가 대단할 뿐이다. 드레이먼드 그린. AFP연합뉴스
- 관계 거부하니 다른 女랑? 막말+관계 강요 일삼는 남편 ‘충격’ (물어보살)
- 2025. 03. 11 15:26 연예
- KBS Joy ‘무엇이든 물어보살’ 캡처. 막말과 관계 강요를 일삼는 남편때문에 고민이라는 사연이 공개됐다. 지난 10일 방송된 KBS Joy ‘무엇이든 물어보살’에는 외벌이 하는 남편이 살림은 전혀 돕지도 않고 계속해서 부부 관계만 요구해 고민이라는 사연자가 등장했다. KBS Joy ‘무엇이든 물어보살’ 캡처. 사연자는 “남편은 친구를 통해 만나게 됐고, 3개월 간 교제하다가 아이가 생겨서 결혼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아이 낳기 전까지는 잘해주고 친구들과 함께 볼 때도 기 살려주고 좋은 사람인 줄 알았다. 근데 결혼하고 나서 갑자기 게임에 빠지기 시작하면서 육아, 살림을 전혀 안 돕는다”라고 털어놨다. 남편은 게임이 직장의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그러나 사연자가 문제에 대해 얘기하면 싸움을 걸고, 이혼까지 들먹이는 악순환의 반복이라고 말했다. KBS Joy ‘무엇이든 물어보살’ 캡처. 사연자는 “그래놓고 같이 붙어있을 때 자꾸 만지거나 관계를 하고 싶은 티를 낸다”라고 말했고, 이수근은 “그러다 둘째 생기면 어떡하냐”고 물었다. 이에 사연자가 “또 남편이 딸을 갖고 싶어한다”라고 말해 이수근과 서장훈 모두 당황했다. 그러면서 “한 번은 관계를 거부하니 ‘이럴 거면 다른 여자랑 하고 오는 게 낫겠다’고 말하더라”라고 말해 충격을 자아냈다. 심지어는 피임도 하지 않는다며 “피임약이 안 좋기도 하고, 남편이 피임을 하면 성에 안 차는지…(피임을 안 한다)”라고 말했다. 사연자는 “TV나 유튜브를 볼 때도 예쁜 여자들을 보면서 아들한테 새엄마라고 말하기도 한다”며 “새해 첫날에 싸웠을 때는 패드립까지 하더라. 제가 3살 때 부모님이 이혼하셨는데 ‘엄마 없이 자라서 못배워 먹었냐’고 했다”라고 말해 현장을 분노케 했다. KBS Joy ‘무엇이든 물어보살’ 캡처. 이에 이수근은 “그런 애는 밖에 나가서 결혼 안 했다고 거짓말 하고 다닐 수도 있다”고 말했고, 서장훈은 “솔직하게 남편을 좋아하는 게 맞냐”고 물었다. 사연자는 그럼에도 “이혼 안 하는 이유가…”라며 남편을 좋아한다고 밝혔다. 서장훈은 “모든 것의 불행은 거기서 온다. 입장 바꿔 생각해봐라. 너는 결혼하기 싫었고 남편이 억지로 붙잡은 거였으면 지금과 달랐을 거다”라며 “기본적으로 네가 남편을 좋아하는 걸 남편이 알고 있기 때문에 모든 게 해결이 안 되는 거다. 좋아하긴 좋아하되, 단호해야 된다”라고 일침을 가했다. 이어 “너도 남편한테 ‘나도 애 데리고 친정 가서 살 테니까 너 혼자 살아라’라는 식으로 단호한 모습을 보여야 남편도 느끼는 게 있을 텐데 (사연자가) 너무 맹목적으로 좋아한다. 그래서 더 막하는 거다”라며 “일 열심히 하고 피곤할 수 있겠지만, 아내를 이런식으로 대하는 사람은 다른 일로도 성공 못한다”라고 조언했다. 이수근은 “그리고 너(사연자)는 꼭 조심해라. 산부인과 가서 상담 꼭 하고. 웃을 일 아니다. 둘째까지 생기면 네 인생 없어진다”라고 걱정을 드러냈다. 이에 사연자는 “안 그래도 아이 낳고 산후 우울증이 와서 옥상 가서 자살 시도까지 했었다”고 말해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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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학교 흔들지 마세요”…정치권 막말에 상처받는 학생들(2024. 12. 02 06:00)
- 2024. 12. 02 06:00 사회
- 김혜지 서울시의원이 되살린 혁신학교 흔들기…그 오해와 진실 “고정관념으로 판단 말라” 학생·학부모 항의에 김 의원은 침묵 서울 강동구에 있는 선사고 학생들이 주간경향에 적어 보낸 학교에 대한 생각/정지윤 선임기자 정치권의 무책임한 한마디에 또 다시 아이들이 상처받고 있다. 지난 11월 18일 정근식 서울시교육감을 상대로 진행된 시정 질의에서 김혜지 서울시의원(국민의힘)이 쏟아낸 발언이 문제가 됐다. 이날 김 의원은 서울 강동구에 있는 혁신학교인 ‘선사고’를 콕 집어서 “공부하지 않는 학생들에게는 최고의 학교”, “졸업할 때 가장 (대학) 잘 간 친구가 누구냐고 했더니 ‘경희대’라고 하더라”, “혁신학교가 정치적 배경 없는 중립적인 학교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해당 발언을 실시간 중계, 언론 기사, 유튜브 동영상 등으로 확인한 학부모들이 김 의원에게 면담을 요청했으나 성사되지 않았다. 한 선사고 학부모는 “(김 의원이) 너무 바빠서 종일 시간이 없다고 했다. 그럼 시간 나실 때 찾아가겠다고 하니 아직 돌이 안 된 아이를 키우고 있어서 안 된다고 하더라”며 “남의 아이가 받은 상처는 무시하고, 본인 아이는 돌봐야겠다는 말에 어처구니가 없었다”고 말했다. 학부모들은 김 의원이 전화를 받지 않자 문자메시지로 면담과 사과를 요구했다. 역시나 일주일이 넘도록 아무런 답도 오지 않았다. 2009년 경기도에서 시작한 혁신학교는 2011년부터 각 시도교육청이 공교육 정상화를 목표로 도입하며 전국으로 확대됐다. 진보 성향 교육감들이 혁신학교 도입을 주도했고, 이 때문에 정쟁 대상이 됐다. 2022년 전국 교육감선거 때도 진보는 자율형 사립고 폐지, 보수는 혁신학교 재검토를 공약으로 내걸었다. 해당 학교 학생들은 모교가 ‘사회적 병폐’로 지목되는 상황을 지켜봤다. 그로부터 2년여가 지났다. 지난 11월 18일 김 의원의 선사고 관련 발언 역시 특별한 교육 현안이 있어서 나온 것이 아니었다. 이날 시정 질의 답변자가 진보진영 단일 후보로 출마해 당선된 정근식 교육감이라는 것이 문제라면 문제였다. 선사고에 다니는 학생들도 이러한 상황을 알고 있다. 선사고 학생회는 지난 11월 26일 “저희의 입장은 정치적 신념과는 무관하며, 오로지 학생들이 주체가 돼 작성한 것임을 분명히 밝힙니다”로 시작하는 입장문을 발표했다. 학생회는 입장문 곳곳에서 “저희 학생들과 문제가 없던 학교가 정치적 목적으로 이용된 점이 유감스럽다”거나 “저희 재학생들은 선사고가 더 정치적 도구로 사용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호소했다. 그리고 “(김 의원) 발언으로 학교에 대한 오해가 생기지 않기를 간절히 바란다”는 당부를 전했다. 지난 11월 26일 방문한 서울 강동구 선사고등학교 전경./정지윤 선임기자 혁신학교를 가면 대학을 못 간다? 혁신학교를 둘러싼 모든 오해의 중심에는 ‘대학 진학률’이 있다. “혁신학교에 다니면 대학에 못 간다”는 말이 마치 진실처럼 통용된다. 학생·학부모보다 주로 입시와는 큰 관계도 없는 정치인 등의 입으로 소문이 만들어지고 퍼진다. 그런데 이들의 주장은 ‘느낌적 느낌’에 지나지 않는다. 먼저 서울시교육청은 고등학교별 대학 진학률을 공개하지 않는다. 대입 결과는 학교의 위치, 입학생의 특성과 같은 종합적 요소와 관련되기 때문에 교육청은 자료 자체를 수집하지 않는다. 또 ‘대학 진학률’은 합격했지만 등록하지 않는 경우, 등록만 하고 재수를 하는 경우, 한 학생이 복수의 대학에 합격하는 경우 등을 어떻게 처리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진학률이라며 공개된 자료마다 수치가 다르고, 학생·학부모의 체감과도 다른 것은 이 때문이다. 그런데도 혁신학교는 대학 진학률을 기준으로 ‘수준이 낮다’며 공격받는다. 그렇다면 혁신학교의 대학 진학률은 실제로 어떨까. 대학 진학률을 공개하고 있는 대표 사이트로 ‘학교알리미’가 있다. 이곳에서 학교별 ‘졸업생 진로 현황’ 확인이 가능하다. 가장 최근 연도 공시인 2023년 11월 자료를 기준으로 이른바 강남 8학군 학교들의 ‘대학 진학률’을 보면 서울고 37.4%, 개포고 36.4%, 서초고 37.5%, 양재고 37.4%, 반포고 36.7%다. 같은 기준으로 선사고의 대학 진학률은 44.1%다. 이를 두고 대학 진학률과 ‘명문대 진학률’은 다르다는 반론이 나올 수 있다. 실제로 김 의원은 시정 질의에서 선사고 면학 분위기를 비판하는 익명의 졸업생 인터뷰를 띄워두고 “너희 졸업할 때 가장 (대학) 잘 간 친구가 누구냐고 했더니 ‘경희대’라고 하더라”고 말했다. 선사고의 최근 3개년 입시 통계(2022~2024)를 살펴봤다. 매해 수시·정시를 포함해서 이른바 스카이 대학(서울대·고려대·연세대) 합격생이 있었다. 또 재수생을 제외한 대학 합격자의 20% 이상이 성균관대, 한양대, 중앙대 등 이른바 ‘인 서울’ 대학교로 진학했다. 선사고가 있는 강동구에는 선사고보다 대학 진학률이 낮은 학교도 있지만, 학력에 대한 비판은 오로지 선사고에만 쏟아진다. 정연정 선사고 교장은 “이른바 상위권 대학에 합격한 아이들이 너무나 자랑스럽지만, 그 아이들을 내세워 학교 홍보를 하고 싶지는 않았다”며 “다만 혁신학교 역시 대학 진학률이나 상위권 대학 입학 비율이 다른 일반 학교와 유의미한 차이가 있지 않다는 점만큼은 꼭 말씀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지난 11월 26일 서울 강동구 선사고등학교 정연정 교장이 주간경향과 인터뷰하고 있다./정지윤 선임기자 혁신학교는 어쩔 수 없이 다닌다? 혁신학교를 둘러싼 또 하나의 오해는 ‘학생들이 강제로 배정이 돼서 어쩔 수 없이 다닌다’는 것이다. 선사고를 포함한 혁신학교는 매해 학기 말이면 구성원을 대상으로 ‘만족도’ 조사를 한다. 5점 만점을 기준으로 통계를 내는데 올해 결과는 학생 4점, 학부모 4.1점, 교직원 4.8점이다. 최근 3년 동안 진행된 조사에서 모든 구성원의 만족도가 한차례도 4점 밑으로 내려간 적이 없다. 학부모 만족도는 매해 학생보다 조금씩 높게 나온다. 혁신학교에 비판적인 시선대로면 학부모들이 불안에 떨어야 할 것 같지만, 지표는 오히려 반대다. 김 의원은 구성원 만족도가 높은 것을 두고 “공부 안 하는 친구들은 너무 좋아한다니까요, 이 학교를”이라고 말했다. 선사고에는 지난 11월 28일 기준, 총 658명(1학년 214명·2학년 232명·3학년 212명)이 재학 중이다. 한 해 동안 이사(7명) 및 학업중단(9명)을 제외한 순수 학교 간 전학은 총 5명이 있었다. 이중 2명이 특성화고(마이스터고)로 전학을 갔다. 나머지 3명은 인근 자사고로 전학했다. 종합하면 각종 사유로 총 21명 전출이 발생했다. 해당 수치를 역시 강남 8학군 내 공립학교와 비교해봤다. 2023년 한 해 기준, 전출 및 학업 중단은 서울고 60명, 개포고 53명, 서초고 47명, 양재고 34명, 반포고 46명이었다. 인근 학교와도 비교해봤다. 강동고 16명, 강일고 20명, 광문고 27명, 동북고 31명, 둔촌고 21명 등이다. 선사고에 배정된 것이 불만이기 때문에 학생들이 전학을 선택한다고 볼 만한 유의미한 차이는 없었다. 오히려 주목할 점은 선사고는 전입이 없다는 것이다. 혁신학교인 선사고는 이미 학급별 인원이 교육감 지침으로 정한 24명을 초과해 전학을 받을 수 없다. 정 교장은 “만약 전입생을 받을 수 있는 상황이었다면 자사고에서 우리 학교로 전학을 오는 학생도 분명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선사고에서 운영 중인 학문 간 융합 수업 목록/선사고 제공 마지막 오해는 ‘혁신학교는 일반고와 달리 대입 공부를 시키지 않는다’는 것이다. 혁신학교도 공립학교다. 이에 따라 수업은 초·중등교육법에 근거한 ‘국가수준교육과정’을 벗어날 수 없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교육과정 운영 측면에서 혁신학교에 부여되는 별도의 자율성은 없다. 다만 교사들이 동료 교사들과 함께 국가수준교육과정 틀 안에서 교육과정 및 수업혁신을 적극적으로 해나가는 것”이라며 “오히려 혁신학교에서 이뤄진 노력이 이미 2022 개정교육과정 등에 다양한 방식으로 반영됐다”고 말했다. 혁신학교 수업 역시 법에 근거한 교육과정을 중심으로 이뤄지고, 교사들이 자발적으로 협력해서 만든 수업 몇 가지가 더해진다는 것이다. 지난 11월 26일 방문한 선사고에서는 1학년 3반의 연극 수업이 한창이었다. 학생들은 연기뿐만 아니라 작가, 연출 등의 스태프로도 참여해 연극 한 편을 함께 만들고 있었다. 게시판에는 학교에서 열리는 수업 홍보물도 있었다. 제목을 보면, ‘언어와 사회 현상은 어떤 영향을 주고받을까?’, ‘나와 세계는 어떻게 연결될까?’, ‘수학은 우리 삶에 왜 필요하고, 어떤 도움이 될까’, ‘우리 고장 암사동의 생물 다양성은 얼마나 풍부할까’ 등이었다. 대부분 학문 간 융합을 통한 다면사고를 해야 하는 것들이다. 이를 위해 수학·국어 교사가 협업해 수업을 개설하는 식이었다. 연세대를 비롯한 유명 대학이 입시에서 강조하는 것이 ‘다면사고’다. 1, 2학년 때는 전교생이 참여한 탐구 발표대회를 한다. 1학년은 교과 과목과 관련한 소주제를 선정해 연구 및 발표를 하고, 2학년은 진로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는 식이다. 올해 학생들이 발표한 교과심화탐구 주제 중에는 ‘미얀마 쿠데타로 보는 유엔 보호 책임의 한계와 해결방안’, ‘세균배양을 통한 천연 항생물질 찾기’ 등이 있었다. 지난 7월 선사고에서 진행한 ‘교과심화탐구’ 결과 발표회 모습/선사고 제공 학생들이 참여하는 수업 및 활동은 모두 생활기록부에 기재된다. 실제로 혁신학교의 이러한 수업방식을 입시에 반영하기 위해 개교 초 대학 측이 입학사정관을 파견하기도 했다. 선사고의 대학 합격 비중 역시 정시보다 수시가 높다. 그런데도 김 의원은 선사고를 두고 “공교육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하는 어정쩡한 학교”, “학생들이 너무 안타깝고 희생당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학생들은 “선사고는 학생들이 다양한 방면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학교”라고 반박했다. 책임 없는 한국식 정치 구성원 모두가 만족하는 완벽한 학교는 있을 수 없다. 입시 구조상 학생들에게는 성적을 기초로 등급이 정해지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친구, 학교를 향한 갈등이 생기고 자퇴나 전학을 선택할 수 있다. 또 졸업 후 학교에 대한 원망이 남을 수도 있다. 그런데 이러한 현상을 두고 어떤 학교에는 정상적인 입시 과정으로, 또 다른 학교에는 존폐를 따져야 할 사례로 언급된다면 이는 발언자의 의도를 의심해 볼 수밖에 없다. 일부 정치권이 혁신학교를 바라보는 잣대가 공평한가라는 비판이 나오는 것은 이 때문이다. 취재가 시작된 후 선사고 학생들은 주간경향에 이번 사태에 대한 생각, 하고 싶은 말 등을 자유롭게 적어 보냈다. “우리 학교가 진짜 어떤 모습인지 알고 말하면 좋겠다”, “공부를 안 해서 행복한 학교라고 하는 건 저희의 명예를 훼손하신 것과 같습니다”, “고정관념, 편견, 선입견으로만 우리 학교를 판단하지 마세요”, “선사고 선생님들께서는 학생들을 방치하지 않으십니다”, “언급하신 문제들은 혁신학교뿐만 아니라 모든 고교에서 발생합니다”, “입학 전에는 선사고에 부정적인 인식을 가진 사람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고3인 저는 선사고의 시간이 값진 경험이었습니다”, “대학 진학률만으로 ‘교육의 성공 여부’를 판단하는 것은 지나치게 협소한 시각이라고 생각합니다”, “선사고 재학생으로서 우리 학교에 대한 근거 없는 비난과 정치적 목적으로 이용되어야 하는 이런 상황이 바로잡힐 수 있길 간절히 바랍니다” 등이 그 내용이다. 정 교장은 “이번 일로 학교공동체에 지울 수 없는 상처가 생겼고, 학생들의 분노도 상상 이상으로 심각하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 “어른으로서, 그리고 교장으로서 학생들에게 죄송하다. 의원님의 진정어린 사과를 바란다”고 밝혔다. 학부모들 역시 입장문을 내고 “김 의원이 수백 명의 재학생과 졸업생에게 공식적으로 사과해 달라”고 요구했다. 주간경향은 김 의원에게 연락했지만 그는 전화를 받지도, 문자에 답을 하지도 않았다. 김 의원은 선사고가 있는 강동구 제1선거구에서 국민의힘 공천을 받아 선출됐다. 시민과의 소통 강화를 위해 임명하는 서울시의회 대변인이기도 하다. 교육감을 상대로 30여 분간 선사고 비판을 쏟아냈던 그는 정작 학생·학부모의 항의에는 침묵하는 중이다. “제발 정치적 목적으로 학교를 흔들지 말아달라”는 학생들의 바람을 들어줄 정치는 그 어디에도 없었다.
- 특집
- [박이대승의 소수관점](46) 모두가 평등하게 막말하는 사회(2024. 09. 27 16:00)
- 2024. 09. 27 16:00 사회
- 일러스트 김상민 기자 지난 4월 민희진 어도어 당시 대표의 기자회견이 폭발적인 관심을 끌었다. 그는 공적 공간에서 사용 가능한 표현의 한계를 의도적으로 무시하며 막말과 욕설을 쏟아냈는데, 오히려 이 점이 대중의 열광적인 반응을 끌어냈다. 한국사회는 막말에 관대한 것일까? 이 문제를 좀더 자세히 들여다보자. 막말의 기능 ‘막말’의 사전적 의미는 ‘말을 함부로 하거나 속되게 하는 것’이다. 여기에는 말의 내용과 표현 모두가 포함된다. 예컨대 처음 만난 사람에게 ‘당신의 외모는 제가 생각했던 것만큼 아름답지는 않군요’라고 말한다면, 이건 막말일까? 표현은 정중하지만, 발언 내용의 무례함 때문에 막말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 반면 평범한 일상어에 습관적으로 욕설과 비속어를 덧붙이는 사람, 나이 어린 사람에게 다짜고짜 반말하는 사람이 있는데, 이들의 발언은 내용이 아니라 표현 방식 때문에 막말로 간주된다. 많은 사회에 ‘품위 있는 언어를 써야 한다’는 관습적 규칙이 존재하는데, 이 규칙이 일차적으로 다루는 대상은 언어의 내용보다 형식이다. 그래서 공적 공간에서 욕설이나 비속어를 쓰지 않는 것이 ‘교양인’의 기본 조건으로 생각된다. 이는 누구나 잘 알고 있는 익숙한 사실이지만, 왜 그 규칙을 존중해야 하는지 설명하기는 어렵다. 여기에는 상위문화와 하위문화의 구별이라는 전통적 문제, 그리고 공적 공간과 사적 공간의 구별이라는 근대 사회의 문제가 모두 개입돼 있다. 공적 공간이 저속한 표현과 욕설을 허용하지 않는 핵심 이유 중 하나는 그것이 공적 대화의 기본 토대를 파괴한다는 데 있다. 막말이 난무하는 곳에서 합리적으로 대화하기는 불가능하다. 그런 언어 교환은 말싸움일 뿐, 대화라고 할 수 없다. 막말은 사적 공간이나 친밀성의 관계에서만 조건부로 허용된다. 상위문화, 정확히 말해서 지배계급의 엘리트 문화는 막말을 배제하고 ‘교양 있는 언어’를 요구한다. 이는 지배계급이 자신의 문화와 도덕을 사회 전체의 규칙으로 일반화함으로써, 지배 리더십을 유지하기 때문이다. 즉 ‘사회의 유지를 위해서는 교양인의 언어가 필요하고, 그 교양인이란 바로 우리 엘리트 계급’이라는 식이다. 그람시는 이런 리더십을 헤게모니라고 부른다. 일러스트 김상민 기자 결국 교양 있는 언어는 역설적 성격을 갖는다. 한편으로는 공적 대화를 위한 기본 형식을 제공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엘리트 집단의 지배를 정당화하는 이데올로기적 도구로 작동하는 것이다. 그래서 교양인의 언어는 위선적 언어이고, 막말이야말로 진실한 언어라는 발상도 등장한다. 부패한 정치인의 비리 사건을 두고 ‘교양과 품위 있는 언어’로 토론하는 광경을 보고 있으면, ‘왜 XXX를 XXX라고 부르지 못해!’라는 분노가 치밀지 않는가? 막말이 일종의 저항 수단으로 생각되는 것도 마찬가지다. 하위문화는 교양인의 언어에 대립하는 은어와 비속어를 끊임없이 창조하고, 지배질서에 맞서 싸우려는 투사와 예술가는 욕설을 언어적 무기로 채택하기도 한다. 한국에 상위문화가 존재하는가? 방금 이야기한 내용은 현대사회의 일반적 특징이지만, 한국사회에 그대로 적용하기는 어렵다. 과연 한국에 ‘교양과 품위 있는 언어를 사용함으로써 지배권력을 유지하는 엘리트 집단’, 즉 문화적·도덕적 헤게모니를 갖춘 지배층이 존재하는가? 이 질문 앞에서 곧바로 떠오르는 것이 의사들이다. 한국에서 의사는 특권적 직업으로 간주된다. 소득 수준이 다른 모든 직종에 비해 압도적으로 높고, 의사를 ‘최고의 엘리트 집단’으로 보는 시선도 흔하다. 의사 중에는 기이한 선민의식을 가진 사람도 많다. 그런데 의협 관계자들이 쏟아내는 막말은 상상을 초월한다. 그들은 사적인 술자리에서나 나올 저속하고 무례한 언어를 공적 언어로 사용하고, 인터넷 하위문화에서 볼 수 있는 조롱과 모욕의 표현을 거침없이 내뱉는다. 교양 없는 엘리트, 상위문화를 파괴하는 지배계급, 공적 언어와 사적 언어를 구별하지 못하는 전문가 집단은 한국사회의 특징을 보여주는 핵심 지표다. 의협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막말을 정치적 도구로 활용하는 정치인도 많다. 이는 ‘정치인의 품위 없음’ 정도의 문제가 아니다. 모든 정치인은 교양인이 돼야 한다. 정치적 이념이나 진영에 상관없이 교양 있는 언어를 사용하는 것, 즉 상위문화를 실천하는 것이 지배 엘리트로 인정받기 위한 기본 조건이기 때문이다. 정치인의 막말은 그런 인정을 포기하는 전략이다. 이는 시민 일반의 지지를 거부하고, 열성 지지자들에게 몰두하는 쪽이 더 유리하다는 판단에 기초한다. 이런 전략이 가능한 것은 공적 공간이 교양 있는 언어로 구성돼야 한다는 규범 자체가 허약하기 때문이다. 달리 말해, 한국에는 하위문화와 구별되는 상위문화, 정확히 말하자면, 문화적 헤게모니가 분명한 형태로 존재하지 않는다. 다른 나라에도 관습적 언어 규칙을 무시하고, 저속하고 거친 발언을 내뱉는 정치인이 있다. 그들에게는 대체로 ‘극우’나 ‘포퓰리즘’ 같은 딱지가 붙는다. 포퓰리스트는 지배 엘리트에 대한 반감을 이용하고, ‘교양 있는 척, 똑똑한 척 말하는 엘리트 집단에 맞서 보통 서민들의 언어로 말하겠다’는 전략을 구사한다. 이런 점에서 한국 정치인의 막말을 포퓰리즘적이라고 말하기는 어렵다. 그들이 내뱉는 비속어와 조롱은 정치적 경쟁자를 공격하기 위한 수단일 뿐, 반엘리트 정서를 이용하려는 것이 아니다. 앞서 말했듯, 한국에 교양인으로서의 지배 엘리트가 존재하는지 자체가 의심스럽다. 한국에도 물론 상위문화와 하위문화의 구별이 존재한다. 지상파 방송과 유튜브 콘텐츠가 분리되고, 학교에서 가르치는 지식과 숏폼에 떠돌아다니는 정보가 다르다. 하지만 한국의 상위문화는 표준의 역할을 하지 못하고, 하위문화의 영향력은 ‘하위(sub)’라고 부르기 어려울 만큼 강하다. 주류 언론은 인터넷 밈을 모방해서 콘텐츠 장사를 하고, 사교육 스타 강사의 발언이 해당 분야 연구자의 영향력을 압도한다.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집게손 논란’이 괴담처럼 떠돌면, 국가기관과 대기업이 납작 엎드려 사과한다. 민희진 전 대표의 기자회견은 하위언어가 주류 매체의 규칙을 압도한다는 것을 보여준 사건이었다. 이곳에서는 교양인의 언어가 놀림감이 되고, 막말이 모두의 언어로 기능한다. 그래서 공적 토론은 거의 예외 없이 비하와 조롱으로 끝난다. 모든 사회 영역이 미세한 계급관계로 구성돼 있지만, 문화적으로는 놀라울 정도로 균질하고 획일적인 것이 이 사회의 특징이다.
- 박이대승의 소수관점
- [만나고 싶었습니다](3)“분노만 부추기는 정치인 막말, 우려스럽다”(2024. 01. 05 13:00)
- 2024. 01. 05 13:00 정치
- 강상구 노회찬정치학교 교장 강상구 노회찬정치학교 교장/강상구 제공 총선을 앞두고 정치인들의 말이 쏟아지지만, 상대를 향한 ‘분노의 막말’과 실체 없이 텅 빈 ‘좋은 말’들은 유권자들의 귀에 가 닿지 못한다. 강상구 노회찬정치학교 교장은 “(막말은) 일종의 ‘매운맛’ 중독이다. 그런 말들이 쌓이고 쌓여 물리적인 폭력으로까지 연결되는 건 아닌지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노회찬의 말’이 있던 시기에는 막말의 바다 속에서도 사람들이 바라볼 수 있는 ‘부표’ 같은 게 있었다. 지금은 그게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강 교장은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말해 논란이 된 ‘동료 시민’에 대해서는 “좋은 의미의 말이 ‘한동훈’이라는 메신저에서 나오자 사람들이 색안경을 끼고 볼 수밖에 없었던 것”이라며 “그 색안경은 사람들이 알아서 낀 게 아니라 한 위원장이 나눠준 것이다”라고 비판했다. ‘좋은 말’의 의미가 정치인의 삶의 궤적과 일치할 때만 그 말에도 힘이 생긴다는 뜻이다. 강상구 교장은 2019년 <노회찬의 말하기>(이음), <언제나, 노회찬 어록>(루아크)을 출간했고 지난해 11월에는 노회찬재단에서 ‘약자들의 무기, 노회찬의 말하기 교실’을 진행했다. 연 1회로 기획됐던 강의는 문의와 요청이 잇따르면서 곧 2기 강의 개설을 앞두고 있다. 연 7회로 일정도 대폭 늘어났다. 강 교장은 “노회찬의 말이 주는 후련함은 지금 양당 정치세력의 극단적 지지자들만 열광하게 하는 후련함과 달랐다. 평범한 국민, 사회적 약자들이 ‘내가 주인이구나’라고 알게 되는 후련함이었다”고 말했다. 지난 1월 3일 서울시 구로구 천왕동에서 강상구 노회찬정치학교 교장을 만났다. -정치인 고(故) 노회찬 전 의원의 말에 주목하는 이유는. “정치인의 말은 공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정치인의 말’이라고 하면 ‘막말’이 떠오를 정도로 경쟁세력에 대한 분노만 부추기는 말이 너무 많다. ‘막말’은 지지자를 결집하는 데 효과적이다. 또 막말의 강도가 높아질수록 극렬 지지세력의 반응도 더해진다. 일종의 ‘매운맛’ 중독이다. 그런 말들이 쌓이고 쌓여 물리적인 폭력으로까지 연결되는 건 아닌지 우려스럽다. 또 거대양당 간 막말을 앞세운 싸움 속에서 비정규직, 기후재난, 소수자의 권리 등 약자들의 시급한 문제들은 실종된다. ‘노회찬의 말’이 있던 시기에는 막말의 바다 속에서도 사람들이 바라볼 수 있는 ‘부표’ 같은 게 있었다. 지금은 그게 보이지 않는다. 막말 중독에 해독제가 없는 셈이다. 정치인의 말이 정쟁의 도구, 차별·혐오의 도구가 된 상황에서 말을 평등의 도구, 풍자의 도구 나아가 약자의 무기로 썼던 노회찬의 말에 주목하는 이유다.” -노회찬 의원은 2004년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국면에서 치러진 17대 총선을 앞두고 방송사 토론에 나서면서 대중에게 각인됐다. 양당체제를 비판하며 ‘50년 동안 똑같은 판에다 삼겹살 구워 먹으면 고기가 시커메집니다. 판을 갈 때가 왔습니다’라고 말한 일은 지금도 유명하다. ‘판갈이론’은 이전부터 있었는데, 유독 노 의원의 말이 큰 화제가 됐던 이유는 뭘까. “‘삼겹살 불판’은 ‘정치치제를 바꾸자’는 말이다. 어려운 말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일상에서 쓰는 말들도 아니었다. 노 의원이 ‘삼겹살 불판’이라는 친숙한 재료를 사용해 메시지를 담아냈기에 화제가 될 수 있었다고 본다. 물론 비유 자체의 신선함만으로 사람들이 그렇게 오래 기억하지는 않는다. 철학이 없는 비유는 잠깐 나타났다가 사라지기 때문이다. 당시 노 의원은 ‘삼겹살 불판’만이 아니라 국민의 시선, 사회적 약자들의 시선에서 새로운 논리, 신선한 비유·풍자 등을 종합적으로 제시했다. 이를 통해 노 의원은 ‘TV 보고 계시는 국민 여러분이 정치의 주인이다’라는 메시지를 주었다. 예를 들면 당시 법원은 2002년 한나라당이 LG그룹으로부터 150억원이 실린 2.5t 탑차를 불법 정치자금으로 받은, 일명 ‘차떼기’ 사건 판결에서 재벌 총수, 국회의원의 형을 감경해줬다. 노 의원은 이에 대해 ‘국회의원은 3선 의원이므로 형을 낮춘다. (재벌 총수는) 한국경제에 오랫동안 이바지한 바가 크므로 낮춘다. 다 그런 식이에요. 국가 경제를 위해 30년 동안 노동자로 일해왔기 때문에, 지난 25년간 농사짓느라고 땀 많이 흘렸기 때문에 형을 경감한다, 이런 판결 있습니까? 없잖아요’라고 말했다. 생전 처음 듣는 논리였지만, 이 발언으로 ‘법 앞에 만인이 평등해야 하나, 만 명만 평등한 대한민국’의 현실을 드러냈다. 동시에 노동자와 농민, 사회적 약자들, 소위 힘없고 백없는 사람들을 주인공으로 올려놓았다. 그 외에도 많다. 토론회에서 한나라당, 열린우리당, 민주당, 자민련 의원들이 서로 발언하겠다고 나섰다. 사회자가 이를 제지하는 데 어려움을 겪자 ‘밖에서는 국민을 괴롭히더니, 안에서는 사회자를 괴롭히네요’라고 말해 시청자들에게 웃음과 함께 후련함을 남겼다. 이 후련함은 양당의 정치세력이 할 말 못할 말 다하면서 극단적 지지자들만 열광하게 하는 지금의 후련함과는 다르다. 평범한 국민, 사회적 약자들이 ‘내가 주인이구나’, ‘내가 하고 싶은 말이 바로 저거였어’라고 알게 되는 후련함이다. 당시 토론을 보던 국민 입장에서는 명절도 아닌데 종합선물세트를 덜컥 받은 느낌이었다. 한 번도 보지 못한 구성품이 가득했고, 그 구성품 하나하나가 국민의 목소리 그 자체였기 때문에 파장을 불러일으킬 수 있었다.” “‘노회찬의 말’이 있던 시기에는 막말의 바다 속에서도 사람들이 바라볼 수 있는 ‘부표’ 같은 게 있었다. 정치인의 말이 정쟁의 도구가 된 상황에서 말을 평등의 도구, 풍자의 도구 나아가 약자의 무기로 썼던 노회찬의 말에 주목하는 이유다.” -노회찬 의원 말의 원천, 철학은 무엇이었나. “‘노회찬의 말’의 근원은 ‘약자와 함께하는 철학’이다. 말로만 약자를 위하는 것과 실제 그런 철학을 지니고 사는 것은 완전히 다르다. 예를 들어 최근 한동훈 위원장의 ‘동료 시민’이라는 말이 논란이 되고 있다. ‘시민’의 사전적 의미는 ‘공동체의 구성원으로서 정치적 권리를 갖고 있는 주체’다. 만약에 노 의원이 ‘동료 시민’이라는 말을 썼다면 모두 수긍했을 것이다. 한 위원장도 ‘동료 시민’의 뜻을 지식의 수준에서는 이해하고 있겠지만, 아는 것과 행동하는 것은 다르다. 좋은 의미의 말이 ‘한동훈’이라는 메신저에게서 나오자 사람들이 색안경을 끼고 볼 수밖에 없게 된 것이다. 그 색안경은 사람들이 알아서 낀 게 아니라 한 위원장이 나눠준 것이다. 대다수의 정치인도 마찬가지다. 많은 정치인이 ‘공정’, ‘평화’, ‘상식’ 등의 좋은 말을 하지만, 그들은 그런 말을 위해 일하지 않는다. ‘좋은 말’이 뻔하고 공허하게 들리는 이유다. 노회찬 의원은 ‘뻔한 말’을 실제 삶에서 구현하려 했던 사람이다. 노 의원은 어떤 원칙을 가졌기에 그렇게 살게 됐냐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저야 교과서에서 배운 대로 살았을 뿐이에요. 어려움이 예상되더라도 옳다고 믿으면 행하라, 이렇게 교과서에서 배웠지 옳은 건 옳은 것이지만 대충 불리할 때는 뒤로 빠져라, 그렇게 가르치는 선생님은 한분도 안 계셨습니다.’ 교과서가 ‘뻔한 말’의 잔칫상 같은 것 아닌가. 그 말을 보고 진짜 삶을 그렇게 살아버린 것이다. 노회찬 말의 힘은 ‘말 아닌 것의 힘’ 바로 삶에서 나왔다.” 2017년 2월 노회찬 당시 정의당 원내대표가 국회 본회의장에서 비교섭단체 대표 연설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노회찬의 말’과 일치되는 정치인 노회찬의 궤적을 소개해 달라. “‘투명인간’으로 불렸던 분들과 늘 함께했다. 2009년 쌍용자동차정리해고 반대투쟁, 용산참사 현장 등 긴급한 필요가 있는 현장에 항상 함께했다. 국회의원으로서 발의한 법안을 살펴보면 더욱 그렇다.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은 2021년 제정됐지만, 2017년 4월 노 의원이 사회운동 연대단체와 함께 준비해 발의한 ‘재해에 대한 기업 및 정부 책임자 처벌에 관한 특별법안’이 그 토대였다. 2007년에는 민주노동당 민생특별위원회 위원장으로 신용카드 가맹점 수수료 인하 법제화를 위한 운동을 해 전국의 영세자영업자들로부터 폭발적인 호응을 얻었다. 당시 노 의원은 신용카드사들이 대형 유통업체에는 낮은 수수료를 받으면서 중소상인들에게는 폭리를 취하는 행태를 지적했고, 2007년 11월 신용카드 가맹점 수수료가 대폭 인하됐다. 이 노력은 굉장히 오랫동안 지속돼 2018년 ‘중소자영업자의 신용카드 우대수수료율 적용확대를 위한 여신전문금융업법 개정안’ 발의로 이어졌다. 차별과 혐오에 맞선 싸움도 중요했다. 2005년에는 ‘장애인 차별금지 및 권리구제 등에 관한 법률’을 발의했고, 2007년 통과됐다. 2006년에는 ‘성전환자의 성별 변경 등에 관한 특별법안’을 발의했고, 2008년에는 차별금지법을 발의했다. 차별금지법에는 ‘성적지향, 성별정체성 등을 이유로 한 정치적·경제적·문화적 생활의 모든 영역에서 합리적인 이유 없는 차별 금지’가 포함돼 있다. 노 의원은 차별금지법이 통과되지 못한 것을 두고 ‘우리의 민주화가 절반밖에 안 됐다’고 말하기도 했다.” -노회찬의 말하기 특징으로 ‘선명하게 말하기’, ‘쉽게 말하기’, ‘친절하기 말하기’, ‘재미있게 말하기’, ‘통쾌하게 말하기’ 등을 꼽았다. “앞의 세 가지는 ‘말의 철학 및 자세’와 관련된 것이다. 뒤의 두 가지는 ‘말의 기술’에 대한 것이다. 흔히 노회찬 의원을 떠올리면 ‘말의 기술’을 주로 떠올리지만 이는 수면 위에 올라온 것이고, 수면 아래에는 ‘말의 철학 및 자세’가 거대하게 자리하고 있다. ‘선명하게 말하기’는 과격하거나 거칠게 말하는 것과 다른데 어느 당을 막론하고 이를 잘못 이해하고 있다. 말하는 사람이 아니라 듣는 사람에게 잘 들려야 선명한 거다. 노 의원은 “정치를 배달증명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자신의 뜻에 동의하지 않는 이들에게도 자신의 말이 쉽고 일상적으로 잘 전달될 수 있도록 노력했다. 또 ‘내가 한 말은 이미 누가 한 말이다’라는 말도 했다. 말의 창조자이면서 동시에 수집가였는데, 평범한 사람들의 말을 경청하며 ‘말의 재료’를 건져 올리는 일을 중요하게 생각했다. 책에서 본 말을 읊조리는 게 아니라 자신이 대변해야 하는 사람들의 말을 하는 게 정치인의 기본이다. 쉽게 말할 수 있는 비결이었다. 노 의원의 말 중 요즘 같은 때 소개하고 싶은 재미있고 통쾌한 말이 있다. 2004년 민주노동당이 중국 건국 55주년 기념 리셉션에 참여했을 때, 방중을 비판하는 당원들도 있었다. 중국공산당의 천안문 사태 무력 진압, 티베트 인권 탄압 때문이었다. 당시 노 의원은 ‘외교는 사교가 아니다’라고 말했는데, 맥락은 조금 다르지만 요즘 딱 들어맞는 말 같다. 또 ‘대다수 국민에게는 대한민국이 험지입니다’라는 말도 했다. 선거철에 정치인들이 당선 가능성만을 두고 ‘험지냐 아니냐’를 따지는데, 많은 국민은 대한민국에서 학교 다니기 힘들고, 취업하기 힘들고, 아이 키우기 힘들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정치인의 말하기가 점점 ‘토론 배틀’처럼 돼가는 경향이 있다. “정치세력 간에 전쟁하듯 싸우지만, 거기에는 진짜 삶 속에서 전쟁을 치르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없다. 정치라는 무대에 선 ‘잘난 자들’끼리의 격투기에 불과하다. 노회찬 의원은 정치라는 무대 위에 ‘무대 밖의 프레임’을 갖고 왔다. 관중으로 머물기를 강요당한 사람들에게 목소리를 주는 일이었다. 예컨대 노 의원은 한 인터뷰에서 ‘306세대’를 언급했다. ‘386(30대·80년대 학번·60년대생)세대’라는 말에는 대학에 다녔다는 의미가 들어 있지만, 그 세대 중에는 대학에 가지 않은 사람이 사실 훨씬 많았기 때문이다. 앞서 언급한 ‘국회의원, 재벌 감형’ 비판도 마찬가지다. 이런 프레임이 신선하게 보이는 건 한국 정치의 주류에게는 없는 사고의 틀이기 때문이다. 노 의원은 단지 토론에서 이기는 것, 타당을 비판하는 것에 머무르지 않고, 국민이 이기는 것, 기존 양당제의 폐해를 넘어 새로운 정치체제로 나아가는 일에 관심이 많았다. 토론에서도 ‘무대 밖의 프레임’을 견지했다.” -총선을 앞두고 노회찬 의원을 언급하는 정치인이 많다.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도 ‘함께할 수 있는 스펙트럼은 노회찬의 정의당까지’라고 말했다. “여성에 대한 혐오에 기반해 정치적 자산을 쌓은 게 이준석 전 대표다. 노회찬 의원이 최초로 발의한 법안이 ‘호주제 폐지 법안’이었다. 3월 8일 여성의날마다 장미꽃을 나눠줬다. <82년생 김지영>(조남주·민음사)을 읽고 문재인 대통령에게 권했고, 조남주 작가와의 대화에서는 ‘차이를 차별로 만드는 야만으로부터 탈출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 야만에 편승했던 게 이 전 대표였던 걸로 기억하는데, ‘노회찬의 정의당’까지 함께할 수 있다니. 그동안의 과오를 반성하겠다는 뜻인가. 그런 거라면 부끄러워 말고 솔직히 말하길 바란다. 노회찬 의원이 계셨더라면 ‘정상참작’을 해보겠다거나 ‘성평등 세상으로의 귀순을 환영한다’고 했을 수도 있다. 그런 게 아니라면 이 전 대표가 아무리 김칫국을 마셔도 노회찬 의원이 떡 줄 생각을 했을 리가 없다.” -총선을 앞두고 정치인들의 말이 쏟아진다. 정치인의 말은 어떠해야 할까. “정치인의 말이 한 사회에 모범이 돼야 하는데, 지금은 정치권이 말의 우범지대가 됐다. 정치인의 말이 사회변화를 위해 매우 중요하다는 사실을 이해해야 한다. 또 지금 정치인들의 말은 그저 정쟁의 수단이다. 일례로 한동훈 비대위원장의 취임사에는 복수심만 가득했다. 민주당 싫은 건 알겠는데, 그렇다고 새로 뽑힌 운전사가 보복운전을 다짐하면 되나. 국민을 안전하게 목표지점으로 모시고 갈 생각 같은 건 없나. 노 의원은 ‘분노는 뜨겁지만 물도 끓일 수 없다’고 했는데, 이런 식의 분노가 제일 하찮은 분노다. 세상의 변화나 시민들의 삶에 대한 비전을 두고 벌이는 경쟁은 불가능한가. 예를 들어 주요 정치인들이 기후재난 대책을 놓고 격론을 벌이는 일을 본 적이 없다. 그런 걸 좀 해보자. 끝으로 품격 있고 세련되게 말하자. 위트가 가미되면 더 좋다. 예를 들면 이렇게 말이다. 2018년 정의당 신년인사회 때 노회찬 의원은 ‘포복절도의 한 해를 만들겠습니다’라고 했다. ‘가득 찰 포(飽), 배 복(腹)으로 배를 가득 차게 만들고, 절도(絶盜)는 도둑을 근절하겠다는 의미’라면서 ‘민생을 챙기고 세금도둑, 양심도둑을 근절하겠다’고 말했다. 올해가 진짜 그런 한 해가 됐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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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기환의 Hi-story](79)“영감!” 막말을 들을 만큼 광해군은 잘못만 했을까(2023. 04. 14 14:19)
- 2023. 04. 14 14:19 문화/과학
- 궁비가 광해군을 모욕한 내용이 실린 . 인조반정 후 광해군은 이곳저곳으로 유배지를 옮겨다니면서 아랫사람들에게 숱한 모욕을 당했다. 어느 궁궐 노비는 광해군을 ‘영감(爺爺)’이라 부르며 “영감이 나라를 이 지경으로 만들어놓고 뭘 잘 모시라고 하는 거냐”고 모욕했다. 이 궁비의 막말을 들은 주변 사람들은 “저 궁비가 천벌을 받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 서울대규장각 한국학연구원 소장 “‘영감(爺爺)’은 임금으로서 무엇이 부족해 뇌물을 받고 벼슬을 팔았소…. ‘영감’이 나라를 이 지경으로 만들어놓고….” 말투가 요상하죠. 임금을 ‘영감!’이라 지칭하면서 뇌물로 받아챙긴 파렴치한으로 깔아뭉개고 있습니다. 놀라지 마십시오. 이 발언의 주인공은 인조반정으로 쫓겨난 광해군(재위 1608~1623)을 모신 궁비(궁궐 여종)입니다. 광해군은 이때 워낙 싸가지없이 구는 궁비를 꾸짖었는데요. 그러자 이 궁비가 “‘대체 누구더러 제대로 모시라’고 호통을 치는 거냐. 영감이야 정치를 잘못해 위리안치됐지만, 우리에게 무슨 잘못이 있느냐”(<공사견문>)고 쏘아붙인 겁니다. 그렇다면 광해군 면전에서 내뱉은 궁비의 질타는 ‘사이다 발언’이었겠네요. 하지만 당시 사람들이 100% 그렇게 생각하지는 않았나 봅니다. “이것을 목격한 사람들은 한결같이 궁비의 패악하고 교만한 말에 분개했다. 사람들은 ‘반드시 저 궁비가 천벌을 받을 것’이라 했다. 과연 이 궁비는 다른 일로 죽고 말았다.” 폐주(광해군)를 향한 동정론도 만만치 않았음을 암시하는 기록이죠. 폐세자 부부의 심야 탈주 미수극 2013년은 인조반정이 일어난 지 꼭 400년 되는 해입니다. 정확히는 1623년 음력 3월 13일(양력 4월 12일)입니다. 인조반정은 조선의 운명을 바꾼 분수령이 됐습니다. 한국외교사에서 결코 빼놓을 수 없는 사건이기도 합니다. 인조반정 발발 후 광해군·폐비 류씨(1576~1623) 부부는 강화도로, 폐세자 이지(1598~1623)·폐세자빈 박씨(1598~1623) 부부는 교동도(강화)로 위리안치(유배지 가시담장 안에서 가택연금)됩니다(3월 21일). 광해군 일가는 하루아침에 쿠데타로 쫓겨난 충격에서 쉬이 벗어나지 못했습니다. 특히 혈기왕성한 폐세자 이지 부부가 견딜 수 없었던 것 같습니다. 광해군묘(경기 남양주시 진건읍). 광해군은 인조반정으로 쫓겨난 지 19년을 더 살고 67세의 나이로 서거했다. 에 등장하는 광해군의 졸기에는 누란에 빠진 조선의 앞날을 걱정하는 광해군의 시가 실려 있다. 사관은 “이 시를 읽고 사람들이 비감에 빠졌다”고 소개했다. 불교를 믿었던 광해군 부인 류씨는 생전에 “다음 생애에는 왕가의 며느리로 태어나지 않게 해달라”고 기도했다고 한다. / 문화재청 궁능유적본부 제공 <인조실록>은 “폐세자 부부는 보름 동안이나 식음을 전폐했고, 함께 목을 매었다가 여종에 의해 겨우 구출됐다”(1623년 5월 22일)라고 전했습니다. 그런데 한양에서 누군가 가위와 인두를 보낸 후부터 조용해졌습니다. 이때부터 심야탈주극을 준비한 겁니다. “부부는 땅굴을 뚫어 탈출하려 했다. 폐세자는 땅을 팠고, 폐세자빈은 자루에 흙을 담아 방 안에 옮겨두었다.”(<인조실록>) 26일 만에 마침내 외부로 통하는 굴이 뚫렸습니다. 부부가 판 땅굴의 길이는 70자(21m)에 이르렀습니다. 폐세자의 탈출 기도는 그러나 미수에 그칩니다. “5월 21일 밤 폐세자가 도망쳐 나와 마니산으로 가려다가 가야산으로 방향을 돌렸습니다. 그러다 포졸들에게 붙잡혀….” 이때부터 비극이 시작됩니다. 폐세자빈 박씨는 나무에 올라가 땅굴을 빠져나간 남편이 체포되는 장면을 지켜보고는 낙심해 땅에 떨어졌습니다. 폐세자빈은 이후 3일간 음식을 전폐하다가 스스로 목을 매어 죽었습니다. 이것으로 끝나지 않았습니다. 인조는 반정세력의 강요에 못 이겨 폐세자에게 “자진하라”는 명을 내립니다. 폐세자는 부인과 같은 나이(26세)로 목숨을 끊는 신세가 됐는데요. 폐세자가 유배길과 유배지에서 지은 시가 가슴 찡합니다. “…26년은 참으로 한바탕 꿈이어라. 흰구름 사이로 돌아가리.” “본시 한뿌린데 어찌 이다지 박대하는고… 어떻게 이 새장 벗어나 녹수청산 마음대로 왕래하랴.” 어머니(폐비 류씨)도 자식 부부가 죽었다는 소식에 충격을 받고 시름시름 앓다가 4개월 뒤(10월) 세상을 떠났습니다. 운명을 알았을까요. 불교를 믿었던 폐비는 늘 “다음 생에는 제발 왕가의 며느리가 되지 않게 해달라”는 기도를 올렸답니다. 광해군 시해 미수사건 홀로 남은 광해군은 어찌 됐을까요. 이괄의 난(1624)과 정묘호란(1627) 등 변란이 이어지자 강화~태안~교동~강화로 계속 옮겨다녔습니다. 병자호란(1636~1637)이 일어나자 가장 먼 제주도로 내쳐지는 신세가 됩니다. 죽을 고비도 넘겼습니다. 일부 반정세력이 경기수사인 신경진(생몰년 미상)에게 “잘 처리하라”는 글을 보냈는데요. “광해군을 몰래 없애라”는 글이었죠. 그러나 신경진이 따르지 않았습니다. 광해군을 제주도로 옮기라는 명이 떨어지자 호송업무를 자청한 무사가 있었습니다. 이 자가 바로 자객이었습니다. 신경진 덕분에 광해군을 시해하려는 시도는 무위에 그쳤고요.(<병자록>) 제주도로 이첩된 광해군은 폐위된 지 19년 만인 1641년(인조 19) 7월 1일 67세의 춘추로 서거했습니다. <인조실록>이 전하는 광해군의 최후는 쓸쓸했습니다. “위리안치된 광해군이 죽었다. 제주목사(이시방·1594~1660)가 자물쇠를 부수고 문을 열고 들어가 예를 갖춰 장례를 치렀다.” 광해군의 사후 대우를 놓고 논쟁이 벌어졌는데요. 인조는 애도의 표시로 ‘3일간 관청 업무 정지’를 선언했습니다. 예조에서는 “주상께서 한번쯤 대신들과 함께 상복을 입고 곡(哭)을 하는 것도 좋을 듯싶다”고 건의했습니다. 이에 인조는 ‘7일간 소선(素膳·음식의 가짓수를 줄이는 것)’ 명령까지 내리려 했는데요. 반정세력의 아우성에 ‘깨갱’ 하고 말았죠. 결국 광해군 역시 반정으로 쫓겨간 연산군처럼 ‘왕자(王子)의 예’로 장례를 치러야 했습니다. 폐세자 이지도 “자진하라”는 인조의 명을 받아 26세에 한 많은 생을 마감했다. 사관은 “무조건 죽여야 한다”고 아우성친 조정공론을 비판했다. / 서울대규장각 한국학연구원 소장 금수의 행위 광해군이 연산군과 같은 대우를 받는 것이 과연 옳은 대접이었을까요. 우선 반정이 무엇일까요. <사기>의 표현대로 ‘발난세반제정(撥亂世反諸正)’, 즉 어지러운 세상을 다스려 바른 세상으로 돌이키는 혁명을 뜻합니다. 인조반정의 명분은 세 가지였습니다. 첫 번째가 ‘폐모살제’였죠. 아홉 살 이복동생(영창대군·1606~ 1614)을 죽이고, 서모(인목대비·1584~ 1632)까지 유폐시킨(1618) 행위는 유교 사회에서 비판받아 마땅한 일이었습니다. 반정세력은 광해군의 ‘폐모살제’를 ‘금수(禽獸)의 행위’라 매도했습니다. 반정세력이 내건 또 하나의 명분은 지나친 토목공사에 따른 민심의 이반과 부정부패의 만연이었는데요. 광해군은 임진왜란으로 불에 탄 궁궐들을 중건하면서 왕권 강화를 노렸죠. 세금을 대폭 늘렸음에도 재원이 부족하자 은과 목재, 석재를 바치는 이들에게 벼슬을 팔기도 했습니다. 대동법 시행과 <동의보감> 편찬 업적도 만만치 않았습니다. 광해군은 임진왜란이라는 미증유의 위기 속에서 세자로 책봉됐죠. 광해군은 의주로 도망한 임금을 대신해 전국을 돌면서 민심을 수습하고 왜군에 대항하기 위한 군사를 모집했습니다. 광해군의 가장 큰 내정 업적은 1608년 경기도에서 시행한 대동법일 겁니다. 대동법은 백성이 나라에 바치는 공물을 현물 대신 쌀로 낼 수 있게 만든 제도입니다. 원래 각 지방의 특산물을 바치도록 한 것이 조선의 공물제도였는데요. 폐단이 컸습니다. 예컨대 흉년이 들어 수확이 어려워도 반드시 현물(예컨대 인삼 혹은 굴비 등)로 바쳐야 했거든요. 삼전도비에는 전서로 ‘대청황제공덕비(大淸皇帝功德碑)’라는 제목이 선명하게 남아 있다. / 이기환 제공 그 경우 나지도 않는 현물을 청부업자에게 비싼 값으로 구입해 관청에 납부해야 했습니다. 대동법 시행은 백성에서 ‘복음’과도 같은 소식이었죠. 백성을 착취해 떼돈을 벌던 청부업자들 가운데는 사대부와 왕실의 인척과 관련이 깊은 모리배들이 섞여 있었습니다. 광해군은 기득권 세력의 아우성을 일축하고 대동법을 밀어붙인 겁니다. 또 선왕(선조)의 죽음에 책임을 지고 유배를 떠났던 허준(1539~1615)을 방면했는데요. 허준은 광해군의 보살핌 속에 <동의보감>을 완성했습니다. <동의보감>은 이 땅에서 나오는 637개 향약 이름을 한글로 표기해 백성이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두창과 성홍열, 티푸스 같은 전염병에 걸려 속절없이 죽어가는 백성을 구제했죠. 필살기, 관형향배 외교 인조반정군, 즉 쿠데타군이 내건 세 번째 명분은 좀 어이없습니다. “…임진왜란 때 나라를 다시 일으켜준 중국의 은혜는 영원토록 잊을 수 없었다…. 광해는 천자의 명을 두려워하지 않았으며 배반하는 마음으로 오랑캐와 화친… 예의의 나라인 우리 삼한(三韓)은 금수의 나라가 됐으니….” 당시 조선은 절체절명의 고비를 맞고 있었습니다. 안으로는 국난의 상처를 치유하고 바깥으로는 명청교체기에서 종묘사직을 보호해야 했죠. 광해군이 내건 ‘등거리 외교’는 중차대한 시기의 필살기였습니다. 명나라의 몰락은 시간문제였죠. 1618년 후금의 누르하치(태조·재위 1616~1626)는 요동반도의 무순성(撫順省)을 함락시켰습니다. 명나라는 패닉에 빠져 조선의 파병을 ‘명령’했는데요. 조정 신료들은 “임진왜란에서 나라를 일으켜 세워준 명나라의 은혜를 갚아야 한다”라고 아우성쳤습니다. 후금의 위세를 파악한 광해군은 흔들리지 않고 묘수를 찾았습니다. 파병을 결정하면서 지원군 사령관 강홍립(1560~1627)에게 밀명을 내리죠. “형세를 보아 행동을 결정하라(觀形向背)”고요. 1627년 정묘호란 때 형제의 맹약을 맺은 강화 연미정. 정묘 및 병자호란 때 척화파 사이에서도 후금(청)과의 화친이 이뤄지기를 바랐지만, 강경파들의 주장이 무서워 감히 입 밖으로 내지 못했다. 광해군은 파병을 차일피일 미루면서 “조선의 국난이 끝난 지 얼마 되지 않았다”, “조선의 군사력이 미약해 도움이 안 된다”는 등 갖가지 핑계를 댑니다. 급기야 1619년 3월 1~4일 선허(深河·사르후) 전투가 벌어지는데요. 조선군의 행보가 여기서 나뉩니다. 조방장 김응하 장군(1580~1619) 등은 명나라군과 함께 후금군과 싸웁니다. 이 전투에서 명나라군 10만명이 궤멸당했고요. 김응하 장군은 후금군의 철창이 가슴을 관통하는 순간까지 싸우다가 전사했습니다. 이때 사령관인 강홍립은 광해군의 밀명대로 ‘형세를 보아 행동’했다가 후금군에 투항했습니다. 두 장군 덕분에 조선은 두 마리 토끼를 잡았습니다. 강홍립의 투항으로 후금의 위협에서 벗어났고요. 김응하의 분전 덕분에 명나라와도 척을 지지 않았습니다. 명나라는 김응하 장군에게 요동백이라는 작위까지 내려주었거든요. 광해군의 실리외교가 빛나는 순간이었죠. “고담준론으로만 적을 제압할 수는 없으며, 대의로만 오랑캐를 막을 수 없다”는 광해군의 안목이 돋보였습니다. “아! 나 때문에…” 반면 그런 광해군을 ‘금수’로 규정하고 반정을 일으킨 인조는 어떠했을까요. 다 쓰러져 가는 명나라를 사모하는 이른바 ‘향명배금(向明排金)’ 정책을 썼다가, 다시 전란의 소용돌이에 빠지죠. 정묘호란(1627)과 병자호란(1636)이 이어지고, 급기야 ‘삼전도의 굴욕’을 겪게 되고요. 인조는 스스로 ‘반정’의 정신을 무너뜨리고 오랑캐라 무시했던 청나라(후금)와 군신 관계를 맺게 되죠. 인조의 자책이 하늘을 찌릅니다. “나 때문에 조용했던 강토가 갑자기 병자·정묘년의 큰 변란을 당했다…. 아, 이번 일을 당한 백성이 아무리 나를 꾸짖고 원망한다 해도 이는 나의 죄이니 어찌 피할 수 있겠는가.”(<인조실록> 1641년 1월 2일) 삼전도의 굴욕을 두고는 “끝까지 싸울 수 있었지만 허겁지겁 항복한 것은 백성을 살리기 위함이었다”라고 변명했습니다. 그렇다면 광해군이 백성을 전란의 화에서 구하려고 실리외교를 편 것은 무엇이었다는 말입니까. 1798년(정조 22)에 편찬된 김응하 장군의 분투를 기록한 . 이 책에는 1619년 3월 1~4일 만주 선허(사르후)에서 벌어진 조명연합군과 후금 간 전투의 기록화가 그려져 있다. 이 전투에서 명나라군은 궤멸당했다. / 서울대규장각 한국학연구원 원문서비스 “다들 화친을 바랐지만…” 광해군은 어땠나요. 조정공론이 다 쓰러져 가는 명나라 편에 섰을 때 광해군은 “답답하다”고 가슴을 쳤습니다. “요즘 조선인들은 큰소리만 치고 있다. 반드시 그 큰소리 때문에 나랏일을 망칠 것이다.” 장유(1587~1638)의 <계곡만필>은 기막힌 이야기를 전합니다. “정묘호란 당시 조정 신료들은 화친이 이뤄지기를 바랐다. 척화파도 큰소리치기는 했지만, 속으로는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조정 여론이 무서워 자기 입으로는 화친을 말하지 못했을 뿐이다….” 이 대목에서 광해군이 제주도로 이첩된 뒤 남긴 시가 떠오릅니다. “…푸른 산 슬픈 빛은 싸늘한 가을 기운… 나그네 꿈 자주도 제자주(제주도)에서 깨네. 고국의 존망은 소식조차 끊어지고 연기 깔린 강 물결 외딴 배에 누웠구나.”(<인조실록> 1641년 7월 10일) <인조실록> 사관은 “이 시를 들은 사람들은 비감에 젖었다”고 했습니다. 인조반정 400주년을 맞이한 지금, 되새겨봐야 할 역사이자 거울이 아닐까요.
- 이기환의 Hi-st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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