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향신문(총 338 건 검색)
- 어느새 입소문…어르신 ‘보람 맛집’
- 2025. 03. 10 06:00사회
- 서울 성북구 일자리사업 ‘할매정국밥’ 시범운영 한 달 서울 성북구 장위동 ‘할매정국밥’에서 일하는 양동순·조인씨(왼쪽부터)와 정일월씨(오른쪽)가 첫 월급날을 맞아 감사편지를 전한 이승로...
- “콩나물 국밥 맛집이네”···어르신들의 보람찬 일터 ‘할매정국밥’
- 2025. 03. 09 14:28사회
- 성북구 어르신일자리 첫 밥집 ‘할매정국밥’ 시범사업 마무리하고 10일부터 정식 개점 구 “다양한 어르신 일자리 마련해 나갈 것” 이승로 성북구청장(왼쪽에서 세 번째)이 지난 5일 서울 성북구 장위동...
- “서울은 하나의 큰 도심정원”···‘뷰 맛집’ 될 전망대 설치된다
- 2025. 03. 07 07:00사회
- ... 될 예정인 ‘북한산 전망테마시설 전망대’ 조감도. 서울시 이번 전망대 설치 사업은 단순히 ‘뷰 맛집’을 조성하는 데 그치는 게 아니다. 전망대까지 오르고 내리는 모든 동선마다 다양한 자연체험...
- [한입 우리말]영역을 넓히는 ‘맛집’
- 2025. 03. 02 20:34오피니언
- ... 만들어내며 새로운 곳으로 영역을 넓혀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이제는 유명 음식점을 일컫던 맛집이 음식과 상관없는 곳에서도 널리 쓰인다. 예쁘거나 잘생긴 사람이 많으면 얼굴 맛집, 수록곡이...
- 한입 우리말
스포츠경향(총 699 건 검색)
- “세게 보다는 원 없이 던져보고 싶다”…강속구 맛집 한화의 사연 많은 투수 김종수
- 2025. 03. 19 09:43 야구
- 한화 김종수가 지난 11일 SSG와 시범경기에서 역투하고 있다. 한화 이글스 제공 부상→수술→군 복무→재발 시범경기 통해 2년 만에 복귀 김경문 감독, 필승조로 낙점 “세게 던져보고 싶었는데 포기 안 하니 기회 찾아와” 한화에는 150㎞를 던지는 강속구 투수가 여럿이다. 고졸 루키 정우주부터 국내투수 최고 구속 기록을 가진 문동주도 있다. 모두가 빠른 공에 집중할 때 한화 우완 김종수(31)는 자신만의 속도로 마운드에 오른다. 김종수는 지난 11일 SSG와 시범경기에서 2년 만에 1군 마운드에 올랐다. 2023년 3월14일 대전 KIA와 시범경기 이후 다시 등판한 1군 마운드에서 1이닝 1안타 1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울산공고를 졸업하고 2013년 신인드래프트에서 8라운드 74순위로 한화의 지명을 받은 김종수는 2018년에야 1군에 데뷔했다. 부상이 잦았다. 2014년 팔꿈치 인대접합수술을 받은 김종수는 군 복무를 마친 뒤 2017년에는 팔꿈치의 웃자란 뼈를 깎는 수술은 물론 내측 측부인대 재건술까지 받았다. 2018년 처음으로 1군에서 던진 뒤 2019년에는 35경기를 뛰면서 점차 불펜에 자리잡기 시작했다. 2020시즌과 2022시즌에는 50경기를 넘기기도 했다. 그러나 2023년 개막 전 다시 팔꿈치 통증이 재발해 또 수술받았다. 뼛조각을 제거하는 수술이었지만 돌아오기가 쉽지 않았다. 시범경기지만 2년 만에 1군 마운드에 오르니 불펜에서부터 마음이 벅차올랐다. 김종수는 “팔을 푸는데 많은 감정들이 올라왔다”며 “재활 기간이 엄청 길었고 ‘나도 이제 쉽지 않겠다’라고 생각했는데 기다려준 게 너무 고마웠다. 많은 사람들이 생각이 났다”고 돌이켜봤다. TV 중계를 통해 그라운드를 바라볼 때마다 머릿 속에서는 “공을 던지고 싶다”라는 생각이 강했다. 김종수는 “세게 던지고 싶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며 “지금은 내가 생각했던만큼 세게 던지는 건 아니지만 ‘원 없이 던져보고 싶다’라는 생각과는 일치하고 있다”라고 했다. 주변의 도움이 없었다면 자신은 일어서지 못할 수도 있었다고 했다. 김종수는 “이대진 퓨처스 감독님과 김재민 트레이닝 코치님 등 챙겨주시고 고마운 분들이 너무 많다”라며 “힘든 상황일 때 주변에서 도와주는 사람이 없다면 일어나기 힘들다고 생각한다”며 거듭 고마움을 표했다. 김경문 한화 감독은 일찌감치 그를 ‘필승조’라고 정했다. 김종수가 가진 경험의 힘을 높이 산 것이다. 김종수는 “나는 필승조로 던졌던 적이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냥 중간에서 가교 역할을 했던 선수로 생각한다”며 “필승조를 완벽하게 수행한 적은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 역할을 위해 열심히 가야한다”며 각오를 다졌다. 지금도 재활하며 복귀할 날을 기다리고 있는 다른 선수들을 향한 메시지도 보냈다. 김종수는 “처음에는 이겨내야지라는 생각을 많이 했다”라며 “재활 기간에 맞춰야하는 선수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선수들이 더 많다. 병원에서는 이상이 없다는데 스스로 통증이 있다든지 할 때는 생각을 비우는 게 가장 중요한 포인트”라고 했다. 그는 “나도 솔직히 비우지 못했지만, 돌아갈 날을 기다리면서 그 시간들을 투자하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 도움되는 시간일테니 포기하지 않으면 좋겠다”고 했다. 지금 몸 상태는 수술 전보다 더 좋다. 김종수는 “아프기 전보다는 훨씬 더 좋은 공을 던질 수 있을 것 같다”며 “지난해 2군에서 많은 연습을 할 수 있어서 좋은 시간들이 됐다”라고 말했다. 김종수는 지난 14일 롯데전에서도 아웃카운트 하나를 잡아냈다. 시범경기를 2경기 1.1이닝 무실점으로 마무리했다. 간절함으로 돌아온 김종수는 조금은 느리지만, 자신만의 속도로 마운드를 지키려한다.
- 22만원 냈는데 달랑 70분…소문난 공연 맛집 맞나요?
- 2025. 03. 17 06:05 연예
- 호불호 갈린 제니 한국 첫 솔로 콘서트 15일 인스파이어 아레나에서 팬들에게 인사하고 있는 제니. OA엔터테인먼트 제공 “대체 뭘 본 건지 모르겠다” 공연 시간·구성 불만 속출 초대한 연예인 탓 오프닝 지연 팬 소통 시간도 턱없이 부족 “매 무대 감탄의 연속” 일부 관람객은 찬사 보내 그룹 블랙핑크의 제니의 한국 첫 솔로 공연에 호불호가 갈린 후기가 이어졌다. 제니는 지난 15일 인천 중구 인스파이어 아레나에서 첫 솔로 정규 앨범 ‘루비’ 발매 기념 ‘더 루비 익스피리언스’ 쇼를 개최했다. 앞서 미국 로스앤젤레스와 뉴욕에 이어 한국에서 치러진 ‘더 루비 익스피리언스’ 쇼는 ‘루비’에 담긴 15곡을 모두 선보이는 쇼케이스 형식의 공연으로, 제니가 솔로 활동을 시작한 후 처음 선보이는 공연인 데다 앞선 미국 공연이 이슈가 됐던 만큼 더 높은 관심을 받았다. 막을 올린 이 날 공연은 ‘Intro : JANE with FKJ’를 시작으로, 선공개로 화제를 모았던 ‘만트라’ ‘러브 행오버’ ‘젠’ ‘엑스트라 엘’, 타이틀곡 ‘라이크 제니’ 등을 차례로 이어갔다. 제니는 파워풀한 퍼포먼스는 물론 감각적인 미디어 아트로 그야말로 한 편의 쇼를 펼쳐내 팬들의 환호성을 이끌었다. 최근 미국 LA에서 진행한 제니의 ‘더 루비 익스피리언스’쇼 공연 모습. OA엔터테인먼트 제공 그러나 뜨거웠던 함성이 저물고, 엇갈린 후기가 전해졌다. 화려하고 독특한 무대 연출과 미디어 아트 등 제니만의 매력을 가득 담은 앨범을 무대로 한껏 즐겼다는 평도 이어졌지만, 공연 시간이나 구성, 관람 환경에 대한 불만 또한 쏟아졌다. 먼저 일반적인 콘서트가 2시간 이상 진행되는 것과 달리 이번 공연은 새 앨범의 곡들만 선보이는 쇼케이스식으로, 순수 공연 시간만 70여 분으로 너무 짧았다는 의견이다. 특히 팬들과의 소통이 짧았던 점이 더 아쉬움을 자아냈다. 보통 15곡의 세트 리스트면 적은 곡이 아니었음에도, 팬들을 위한 소통의 시간 없이 진행된 탓에 K팝신 사상 초유의 ‘70분 콘서트’가 탄생하며 부정적 의견이 전해진 것이다. 특히 이번 공연의 티켓 가격이 저렴하지 않은 만큼, 더더욱 가격과 비교해 부실한 공연이었다는 지적이다. 이번 공연은 가장 비싼 루비석이 22만 원, 가장 저렴한 A석 역시 14만3000원에 팔렸다. 더욱이 공연장의 위치상, 수도권을 기준으로 해도 편도 평균 2시간 이상이 걸려 왔을 공연임에도 팬 서비스가 부족했다는 평이다. 더불어 관람에 초대한 연예인들로 인해 어수선했던 환경에 대한 불평도 이어졌다. 공연 시작 직전 뉴진스, 위너의 강승윤과 이승훈, 김지원, 걸스데이 출신 혜리, 블랙핑크 로제, 유재석 등이 객석에 들어서면서, 객석이 술렁인 것은 물론 관객 모두 사진을 찍기 위해 일어서며 한바탕 소동이 일기도 했다. 또 뉴진스와 이승훈, 강승윤 등이 객석에 들어선 것은 공연 시작인 오후 6시가 넘은 시간으로, 경호원을 대동해 다 인원이 이동하며 시간이 지연됐고, 결국 이는 오프닝을 10분 늦게 시작하는 요인이 되기도 했다. 이들이 퇴장할 때도 비슷한 문제가 발생해 원성을 샀다. 이에 ‘이렇게 짧은 콘서트는 처음’ ‘두 시간이라며 한 시간 십분 밖에 안 한 거 뭐지’ ‘냅다 쫓겨났는데’ ‘연예인들 입 퇴장에 공연 시간도 까먹고 공연 중간에도 앞으로 계속 지나다니고, 대체 뭘 본 건지 모르겠다’ ‘70분에 22만 원은 너무했다, 심지어 영종도’ 등 혹평이 쏟아졌다. 반면 솔로 가수로서 제니의 도약에 ‘진심이 느껴졌던 무대’ ‘매 무대 너무 감탄함’ ‘공연의 미래를 보고 왔다’ ‘가격이나 시간 팬들도 다 알고 갔는데 뭐가 문제냐’ ‘10분 지연은 일반 콘서트에도 있는 편인데 너무 트집이다’ 등 격려도 전해졌다.
- ‘팬텀싱어4’ 우승자 정승원, ‘불후의 명곡’ 솔로 첫 출연부터 압도!…윤은혜 “여기가 섹시 맛집”
- 2025. 03. 16 17:57 연예
- ‘불후의 명곡’ 정승원, 비주얼만큼 美친 고음 화제!…14인조 오케스트라와 펼친 클래식 버전 ‘Why’ ‘불후의 명곡’ 정승원, EXID?베이비복스도 빠져든 ‘숨멎 비주얼 ’…이희진 “무대 보고 팬 됐다” 정승원 차세대 가요계 핫가이 등극 ‘키부터 실력까지 넘사벽이네 ’ 사진 출처|KBS2 ‘불후의 명곡’ ‘팬텀싱어4’ 우승자 정승원이 ‘불후의 명곡’ 솔로 첫 출연부터 폭발적인 고음을 자랑했다. 정승원은 지난 15일 오후 6시 5분 방송된 KBS2 ‘불후의 명곡’ 아티스트 베이비복스 편에 출연해 원곡자도 반하게 한 고품격 무대를 펼쳤다. 1세대 걸그룹 베이비복스가 ‘불후의 명곡’ 아티스트로 출연한 가운데, 정승원은 베이비복스의 명곡인 ‘Why’(와이)를 성악 버전으로 재해석해 감동을 더했다. 무대를 앞두고 정승원은 “베이비복스 선배님의 ‘Why’란 곡에 현악기 연주가 나온다. 그래서 클래식으로도 풀어나갈 수 있겠다 싶었다”라며 선곡 이유를 밝혔다. 이어 대규모 오케스트라와 함께 무대를 꾸민 정승원은 막힘없는 고음으로 소름을 유발하는가 하면, 파워풀한 가창력으로 ‘Why’를 힘 있게 부르며 무게감을 더했다. 한 계단씩 쌓아올린 고음이 돋보였던 정승원표 ‘Why’에 베이비복스는 물론 출연진의 반응 역시 뜨거웠다. 육중완은 “(정승원씨 무대를) 처음 봤다. 순수하게 노래 하나로 승부한 모습이 멋있었다”라며 극찬했다. 정승원의 첫 소절부터 감탄했던 EXID 정화는 “상처받은 늑대 같았다”라고 털어놨고, 하니는 “더 나아가서 (너무) 남자다. (우리는) 큰일났다”라고 맞장구치며 공감했다. 베이비복스 또한 정승원에게 눈을 떼지 못했다. 윤은혜는 “여기가 섹시 맛집인가 보다”라며 말문을 뗐고, 이희진은 “한 편의 뮤지컬을 본 것 같았다. 정승원 씨 무대를 보고 홀딱 팬이 되어버렸다”라며 극찬했다. 앞서 ‘팬텀싱어4’ 우승자 출신인 정승원은 오는 25일 신곡 ‘너를 사랑한다는 말(I mean, I love you)’ 발매를 확정지으며, 컴백을 알린 바 있다. 향후 컴백 티징 콘텐츠가 예고된 가운데, 정승원의 신곡 ‘너를 사랑한다는 말(I mean, I love you)’은 25일 오후 6시 발매될 예정이다.
- 엔믹스(NMIXX), ‘수록곡 맛집’ 새 명반 탄생 예감!···신보 하이라이트 메들리 오리지널 버전 오픈
- 2025. 03. 14 01:23 연예
- JYP엔터테인먼트 NMIXX(엔믹스)가 새 앨범 하이라이트 메들리 오리지널 버전을 공개하고 ‘육각형 걸그룹’의 새로운 명반 탄생을 예고했다. NMIXX는 오는 17일 오후 6시 미니 4집 ‘Fe3O4: FORWARD’(에프이쓰리오포: 포워드)와 타이틀곡 ‘KNOW ABOUT ME’(노 어바웃 미)로 컴백한다. 이에 앞서 JYP엔터테인먼트는 12일 NMIXX의 시그니처 티징 콘텐츠인 아카펠라 하이라이트 메들리 영상을 선보인 데 이어 13일 0시 공식 SNS 채널에 오리지널 버전을 오픈해 열기를 달궜다. 해당 콘텐츠 속 ‘High Horse’(하이 홀스), ‘KNOW ABOUT ME’, ‘Slingshot (<★)’(슬링샷), ‘Golden Recipe’(골든 레시피), ‘Papillon’(파피용), ‘Ocean’(오션)까지 6곡 전곡 음원 일부는 전부 명곡을 예감케 했다. 국내외 K팝 팬들 사이에서 ‘수록곡 맛집’으로 정평 난 NMIXX의 신작이 이번에도 리스너들의 취향을 충족시킬 전망이다. 지난 4일 선공개된 ‘High Horse’는 하나의 장르로 규정할 수 없는 실험적 사운드 위 깊은 음색이 입혀져 뜨거운 반응을 모았다. 기습적 구간이 몰아치며 거칠게 전개되지만 브레이크 비트와 보컬이 서로 대화를 주고받는 듯 교차되는 독특한 구성으로 듣는 재미를 높였다. JYP엔터테인먼트 이 곡을 통해 두 가지 이상의 장르를 한 곡에 융합한 여러 매력을 한 번에 느낄 수 있는 장르 ‘MIXX POP’(믹스팝)을 구사한 NMIXX의 성장을 보여줬고, 타이틀곡 ‘KNOW ABOUT ME’를 비롯한 신보 수록곡을 향한 기대를 수직 상승시켰다. 타이틀곡 ‘KNOW ABOUT ME’는 함께 모험을 떠나 미지의 영역에 발을 디딜수록 서로가 서로에게 더욱 깊어져가는 감정에 관한 노래다. 모던한 힙합 비트, 트랩 기반의 드럼, 과감한 신스 사운드가 특징이다. NMIXX는 3월 17일 오후 6시 네 번째 미니 앨범 ‘Fe3O4: FORWARD’를 발매한다.
주간경향(총 97 건 검색)
- [시사 2판4판]‘체리따봉’ 3스타급 맛집?!(2024. 10. 21 06:00)
- 2024. 10. 21 06:00 정치
- 시사 2판4판
- [내 이름 걸고 추천하는 맛집](18) 최송현 / 부산 해운대 ‘보리문디’(2024. 04. 24 09:47)
- 2024. 04. 24 09:47 사회
- 결혼 전 ‘남편 웃음’ 완성 시켜준 맛과 향 밖에서 안이 훤히 보이는 보리문디. 주인 김성훈 간판이 걸려 있다. “처음으로 웃을 수 있는 기일이네.” 결혼 전, 남편의 고향 부산에 처음으로 함께 갔던 2019년 11월. 해운대 선술집 ‘보리문디’에서 청주와 맛있는 음식에 취해갈 때쯤 그가 말했다. 아버님은 내가 남편과 만나기 전 세상과 이별하셨는데, 갑자기 떠난 아버지의 빈자리에 목 놓아 울지도 못한 장남은 기일이 있는 11월엔 더 깊은 어둠 속으로 침잠하는 것 같다고 했다. 그는 내가 함께여서 5년 만에 아버님 기일에도 웃을 수 있게 됐다며 고맙다고 했지만, 나는 그 웃음을 완성 시켜준 ‘보리문디’가 참 고마웠다. 옛 경상도의 주 재배 곡물인 ‘보리’와 경상도 출신의 사람을 장난스럽게 표현한 ‘문디’를 결합한 ‘보리문디’는 경상도 사람들에 대한 애정을 담고 있는 이름이다. 가게 이름만큼이나 크게 ‘주인 김성훈‘이라고 적힌 목조 간판이 눈에 들어온 순간, 자신의 이름을 걸고 요리하는 셰프에 대한 기대도 높아졌다. 미닫이문을 열자 8석 남짓의 바 자리가 눈에 들어왔고 마치 자주 드나들었던 공간처럼 온기가 느껴졌다. 셰프님 바로 앞 두 자리가 다행히 비어 있었다. 남편을 만나기 전까지 나는 셰프와 마주 앉는 바 자리가 어색했다. 낯선 이에게 마음을 닫아두었던 나와는 달리, 처음 만나는 상대와도 금세 편안한 분위기를 만드는 남편 덕분에 새로운 경험이 시작된 것이다. 남편은 1,000명이 넘는 교육생에게 스쿠버다이빙을 가르쳐 왔는데, 그들의 직업, 나이, 성별이 무엇이든 바닷속에선 탱크 속 기체로 숨 쉬는 다 같은 인간이라는 생각에 일이 더 재밌어졌다고 했다. 그와 함께하며 나는 사람에 대한 두려움이나 경계를 덜어내어 간다. 2019년 보리문디 앞에서 남편(당시는 남자친구)과 함께 아이스크림처럼 녹는 고등어 봉초밥 고등어를 사랑하는 우리는 고등어초회(시메사바)와 고등어 봉초밥을 주문했다. 셰프님이 내게 정겹게 말을 걸어주셨고, 남편을 결혼할 사람이라고 소개했다. 동년배의 부산 사나이 둘은 서로의 공감대를 확인하며 편해져 갔다. 대화를 정겹게 나누면서도 손이 바쁘게 움직이던 셰프님이 완성된 음식을 건네주셨을 때, 자동반사로 우리의 탄성이 터졌다. 원형 접시에 가지런히 꽃처럼 둘린 고등어초회 위에 노란빛의 깻가루가 둥글게 뿌려져 있었는데, 짙푸른 색에서 은빛으로 그러데이션 되는 고등어 등 부분과 선홍빛의 속살, 송송 썬 싱그러운 초록 파가 완성한 아름다운 색 조합이 예술작품 같았다. 고등어초회는 산패가 빠른 고등어를 운송하기 위해 살균력이 있는 식초에 담근 것이 기원이다. 과정이 간단해 보여도 싱싱한 고등어를 선택해 소금과 식초로 제대로 절여 그 특유의 맛과 향을 만드는 것이 정말 어려운 기술이어서 일식 요리 고수를 가리는 척도라고도 한다. 파와 생강을 올린 회 한 조각을 간장에 찍어 입에 넣었는데 고소한 맛과 부드러운 식감, 온몸에 퍼지는 풍미가 감동 그 자체였다. 셰프님의 정성이 가득 담긴 우엉 장아찌, 유자 단무지, 직접 담은 보리 된장을 곁들인 오이 등의 반찬을 음미하며 그 감동은 더 증폭됐다. 눈물 나게 맛있다며 셰프님 앞에서 열광하는 중에 고등어 봉초밥이 등장했다. 젓가락으로 집기 좋게 사각 김 안에 쏙 안긴 고등어 초밥이 사이좋게 꼭 붙어 일렬로 자리하고 있었다. 밥과 김이 어우러진 통통한 고등어살이 입안에서 아이스크림처럼 녹아내렸다. 음식을 만들어 준 고수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음식을 맛본 마니아의 생생한 반응을 볼 수 있는 바 자리. 나는 그 진짜 매력을 보리문디에서 처음 알게 됐다. 보리문디는 메뉴판의 제일 앞 장이 매일 달라진다고 한다. 그날의 가장 싱싱한 식재료를 손님에게 내기 때문이다. 순식간에 음식을 다 먹어버린 우리는 어느새 메뉴판을 다시 정독하고 있었고, 청주 한 병을 다 비운 후 하이볼을 마시며 이야기꽃을 피웠다. 올해로 스쿠버다이빙 강사 10년 차가 된 나는 2019년, 전 세계에서 가장 큰 스쿠버다이빙 단체인 PADI의 글로벌 홍보대사가 되었는데, 임명 후 첫 행사였던 필리핀 세부의 수중 촬영 대회에서 만나 사랑에 빠진 우리 커플의 이야기를 셰프님이 즐겁게 들어주셨다. 남편과 내가 직접 촬영한 바다 생물 영상도 보여드리고, 이 맛있는 음식을 자주 먹고 싶다며 서울로 오시라는 농담 섞인 진담도 건넸다. 그렇게 우리는 보리문디의 열혈 팬이 되었고, 지난 5년 동안 부산에 갈 때마다 우리의 저녁 한 끼는 항상 보리문디였다. 쌓여온 시간 속에 셰프님과 우리는 서로의 안부를 궁금해하고 응원하게 되었다. 왼쪽 김성훈 셰프님, 글에서 이야기한 1층 바 자리 개업 10년 이후의 꿈도 응원 올해 초 내 인생 첫 에세이 <이제 내려가 볼까요?>를 출간했다. 스쿠버다이빙을 소재로 한 인생과 사랑 이야기가 담긴 이 책을 우리 부부와 바다 이야기를 소중하게 함께 나눠주신 김성훈 셰프님께도 꼭 드리고 싶어 지난 3월 부산을 찾았다. 아쉽게도 고등어 금어기라 고등어초회를 맛볼 순 없었지만, 덕분에 줄무늬 전갱이와 단새우회를 참 맛있게 즐겼다. 더 오르려는 계획대로 되지 않아 상처받았던 마음을 놓고, 내려가도 좋다는 마음으로 삶을 대하기 시작하니 소소한 행복을 자주 발견할 수 있게 되었다는 내 책의 이야기가 보리문디에서도 펼쳐졌다. 원하는 것을 얻지 못한 아쉬움이 더 멋진 새로운 만남으로 이어지는 기회가 될 수 있다니! 삶의 오묘한 흐름에 마음이 놓인다. 하루에도 수많은 식당이 개업하고 폐업하는 요즘, 셰프님은 처음 보리문디를 열었을 때 이 가게를 10년 동안 유지하는 것이 꿈이었다고 한다. 올해로 11년째가 되어 이미 그 꿈을 이루셨으니 혹시 다음 꿈도 있으신지 여쭸다. 새로 오픈한 덮밥 전문 일식당 ’하데나‘를 잘 성장 시켜 서울에도 매장을 내고 싶다고 하셨다. 5년 전 서울에 개업하시라는 농담에 수줍게 반응하셨던 셰프님이 이 대단한 음식 맛을 서울 사람들에게도 보여주실 맘을 갖게 된 것이 참 감사했다. 다음 날 점심, 시어머님을 모시고 하데나를 찾았다. 아귀 간 덮밥, 참치 덮밥, 연어 덮밥을 주문했는데 모든 메뉴에 ’아! 제발 서울에도 오픈해주세요.’ 소리가 절로 나왔다. 사장님의 다음 꿈이 이루어질 때까지 이제부터 부산에서 우리 부부의 저녁은 보리문디, 다음 날 점심은 하데나로 고정이다. 단새우회 줄무늬 전갱이 사시미 고등어봉초밥 고등어초회(시메사바) 필자 최송현 연어덮밥을 맛있게 먹는 필자. 애견동반이 가능한 식당이라 반려견 레오와 함께 했습니다. 필자는 2006년 KBS 아나운서로 방송 생활을 시작했다. 2008년 퇴사 후 연기자로 다수의 드라마, 영화에 출연했고, 다양한 방송 활동 중이다. 수중 영상을 촬영하고 수중 전문 채널을 운영하고 있다. 2024년 1월, 에세이 <이제 내려가 볼까요?>를 출간했다.
- 내 이름 걸고 추천하는 맛집
- [내 이름 걸고 추천하는 맛집](17)김도진 | 30년 세월 은행원 지갑과 마음을 연 냉목삼(2024. 02. 28 06:00)
- 2024. 02. 28 06:00 사회
- 서울 을지로 ‘전주집’ 서울 입정동 시절 전주집 외관. 1989년부터 2021년 말까지 영업했다. /김도진 제공 직접 고기를 썰고 있는 홍성준 대표의 모습. 오른쪽이 부인 박연숙씨다. 김도진 제공 1989년 4월에 개업했으니 벌써 강산이 세 번이나 바뀌었다. 서울 중구 입정동 청계천변 청소년회관 맞은편에 자리한 전주집은 필자가 행원 시절부터 다니기 시작한 오래된 식당이다. 1991년 2월 대리 승진을 했을 때부터 직급별 승진 시에 동료들과 함께 회식하던 곳이다. 은행장 취임 후 모 언론사의 ‘맛있는 만남’ 코너에서 필자를 초대해 맛집을 소개한 적도 있는데, 그때도 나의 선택은 어김없이 전주집이었다. 깨끗한 집도 아니고 비싼 집도 아니지만, 편안하게 먹을 수 있는 푸근한 집이라는 점이 오랜 세월 함께하면서 느낀 전주집의 매력이다. 기업은행은 일 년에 두 번 인사를 한다. 전국적으로 3000명에 가까운 직원이 승진과 이동 등의 발령을 받게 된다. 그러면 은행 주위의 식당은 기업은행 직원들로 늘 붐비곤 했다. 그중에서도 전주집은 기업은행 직원들이 가장 애용하던 단골 식당 중 하나였다. 부담 없는 가격에다 많은 직원이 동시에 들어갈 수도 있었으니 그야말로 안성맞춤이었다. 게다가 기업은행 직원들이라고 하면 주인장 부부가 그리도 친절한 서비스를 제공해 주셨으니 자주 들르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 또 직장인들의 회식이라는 게 당시만 해도 1차를 마치면 2차로 이어지는 게 ‘국룰’이었다. 을지로3가 주변에 호프집까지 즐비해 전주집은 회식 장소로선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었다. 지금은 ‘힙지로’라고 불릴 만큼 젊은이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거리가 됐지만, 그때만 해도 을지로는 그저 옛날 운치가 넘치는 정겨운 뒷골목이었다. 도기 가게, 인쇄공장 등 낙후된 골목길의 모습이 어우러져 시골에서 올라온 필자에게는 묘한 동질감마저 선사해 주던 곳이었다. 홍성준 대표와 부인 박연숙씨가 필자의 사진이 담긴 기사 앞에서 포즈를 취했다(왼쪽). 전주집의 대표 메뉴 을지로 얘기는 이제 그만하고 본론으로 돌아와서 전주집 얘기를 좀 해볼까 한다. 전주집은 삼겹살을 불판에 올린 다음 콩나물과 부추를 같이 데워 먹는 맛이 일품이다. 파무침에 달걀을 섞어 먹으면 금상첨화다. 마지막에 콩나물과 부추 그리고 김치와 남은 고기를 볶아 볶음밥으로 먹으면 화룡점정이 따로 없다. 전주집은 생고기를 급랭시켜 작업한다. 굽기도 쉽고 부드러우면서도 고소한 맛이 일품인 냉동 목삼겹살을 내놓을 수 있는 비결이다. 홍성준 대표의 얘기를 빌리면 초기에는 냉동된 고기를 직접 손으로 얇게 썰어야 했단다. 팔과 어깨가 무척 아파 병원 치료를 받으면서 썰었다고 한다. 얼마나 힘들었을지 짐작이 간다. 모두가 힘들게 살던 시절이었고, 어려운 시기였다. 지금은 육절기를 사용하니 한결 편해졌다고 한다. 전주집은 초기에는 단층이었다. 얼마 뒤 증축해 2층에선 비교적 여유 있는 식사도 가능해졌다. 당시 2층에서 서빙하던 한 아주머니가 계셨는데, 갈 때마다 필자를 알아보고는 친절하게 응대해 주던 모습이 지금도 눈에 선하다. 입정동 시절을 뒤로하고 전주집은 재개발지구로 편입돼 2021년 12월 31일까지 영업하고선 문을 닫았다. 다행히 2020년 11월 옛날 가게에서 멀지 않은 수표동에 마련해 운영 중이던 2호점이 지금은 전주집의 명맥을 잇고 있다. 수표동에 새 둥지를 튼 것 역시 기업은행 본점과 멀지 않은 곳으로 이전해야 한다는 홍 대표의 생각에서 비롯됐다고 한다. 수표동 인근 지역 역시 한때는 전형적인 인쇄골목이었다. 지금은 완전히 바뀌어 ‘힙한’ 공간이 됐다. 외국인들도 종종 눈에 띈다. 현재의 서울 수표동 전주집 입구 /김도진 제공 예전 가게가 2층이었던 것과 달리 수표동 전주집은 3층이다. 옥상에 루프톱까지 마련해 실제로는 4층과 같은 효과를 내고 있다. 여름이나 가을이면 옥상의 지붕을 열어 놓고 시원한 바람을 맞으면서 운치 있는 식사가 가능하다. 입정동 시절이 전형적인 노포 느낌이었다면, 수표동 전주집은 요즘 세대의 젊은 감성에도 결코 뒤지지 않는다. 깨끗한 실내 인테리어에다 공간도 넓어 고객들이 여유롭게 식사를 할 수 있다. 서울의 밤을 만끽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특히 젊은이들이 많이 찾는 명소가 됐다. 문득 옛날 생각이 떠오른다. 개업했다며 홍 대표의 부인 박연숙씨가 직접 떡을 들고선 은행을 찾아왔다. 이후로도 개업 기념일이 되면 박씨는 은행 부서를 일일이 찾아다니며 떡을 건넸다. 그는 나를 볼 때마다 그때 너무 고마웠다는 인사를 빼놓지 않는다. 주스 한 잔을 내밀며 격려를 전했다나 뭐라나(워낙 오래전 일이어서 사실 필자는 기억이 뚜렷하지 않다). 심지어 당시를 회상하다가 눈물을 글썽이기까지 하니 필자로서는 그저 과분할 따름이다. 주인장 부부 모두 천성이 착한 분들이다. 그들을 알게 돼 직장생활의 애환을 달랠 수 있었고, 은행장이라는 자리까지 오를 수 있었다 생각하니 보통 인연이 아니다 싶다. 퇴임 후에도 새로 이전한 수표동 가게를 가끔 찾는다. 갈 때마다 항상 손님이 가득하다. 활기 넘치는 분위기에 덩달아 힘이 나고 기분이 좋아진다. 식당 입구와 손님 대기 장소에 걸려 있는 필자의 사진을 보면 열정적으로 동분서주하던 현역 시절이 새삼 그리워지기도 한다. 어느 정도 기틀을 잡은 가게에 아들마저 힘을 보태고 있으니 이제 더욱 번창할 일만 남았다. 오랫동안 손님들과 함께하는 전통과 역사의 전주집이 되기를 바란다. 주인장 부부의 건강을 기원한다. 필자는 1959년생으로 1985년 IBK기업은행에 입행했다. 전략기획부장, 부행장을 거쳐 2016년 12월 제25대 은행장에 취임했다. 2019년 12월 퇴임했고, 현재 한국평가정보 이사회 의장과 법무법인 세종에서 고문직을 맡고 있다. <내면을 깨우는 사색>(2022), <내 인생의 나침반>(2023) 등의 서평 모음집을 냈다.
- 내 이름 걸고 추천하는 맛집
- [내 이름 걸고 추천하는 맛집](16)김현정 | 서울 방배동 ‘미미치킨’(2024. 01. 22 05:30)
- 2024. 01. 22 05:30 문화/과학
- 맛있고 아름다운 옛날식 동네치킨집 밤이 내리면 네온등 아래 치킨 냄새가 자욱하다. 바람 좋은 계절엔 가게 앞에 간이테이블도 펼쳐진다. /김현정 제공 이름은 ‘미미’. 의미는 알 수 없다. 40년 넘게 이어온 이름이라고 했다. 20년 전 가게를 인수한 지금의 주인 부부 역시 한참 전부터 내려온 가게 이름을 자신들 이름인 양 순순히 받아들였다. 치킨집인 것을 감안하면 미미(味味), 맛을 뜻하는 한자가 두 번 들어간다고 짐작할 뿐이다. 그렇다. 맛있고 또 맛있는 곳. 이것은 동네 치킨집 이야기다. 해 질 무렵, 서울 지하철 7호선 내방역 1번 출구를 빠져나오면 이미 그곳이 멀지 않음을 직감한다. 한국에서 태어났다면 냄새만 맡아도 저절로 몸이 반응하는 음식. 코끝을 자극하는 고소한 냄새를 따라 열 걸음만 가면 눈앞에 그곳이 나타난다. 빨강, 파랑 네온등이 켜진 ‘양념치킨’이라는 글자와 그 아래 분주하게 치킨을 튀기고 있는 주인장의 모습. 자 이제 다 온 것이다. 누군가는 고개를 갸웃할 것이다. 서울 방배동, 이른바 ‘부자 동네’라는 서초구 한복판에 촌스러운 옛날식 네온간판이라니. 손바닥만 한 가게 앞 켜켜이 쌓아둔 플라스틱 의자와 허름해 보이는 실내 정경이 의심스럽다. 레트로가 유행이라고는 하지만 지금 마주한 이 ‘레트로’는 인위적인 레트로가 아니다. 여긴 그냥 ‘옛날식’ 치킨집 아닌가. 문 앞에서 망설이는 사이 주인과 눈이 마주치고 말았다. 속는 셈 치고 여길 들어가? 말아? 장면 1 2011년 가을. ‘미미치킨’ 에서 만화책을 읽고 있는 일곱 살 아들. 올해 고3 수험생이 됐다. /김현정 제공 2011년 가을, 허름한 운동복 차림의 아저씨가 문을 밀고 들어왔다. 앞장세운 건 유치원생 꼬마 하나. ‘늘그막에 얻은 아들인가?’ 새치가 허옇게 내려앉은 아비는 ‘프라이드’ 하나에 생맥주 한 잔을 앞에 두고 치킨 살을 바르느라 분주하다. 만화책에 정신이 팔린 아들 입에 연신 고기를 넣어주고 있었던 것. 가게 사장님 눈엔 그게 그리 짠~ 해 보였다고 한다. ‘애 엄마는 어딜 가고? 혹시 혼자서 키우나?’ 그러고 보니 무릎 나온 운동복이 눈에 들어왔고, 표정도 어딘가 청승맞아 보이는 게 아닌가. “아유, 애가 이렇게 책을 좋아하면 나중에 큰사람 되는데….” 강냉이를 평소보다 수북이 담아내며 말을 걸어봤지만 아이 아빠, 그냥 씩 웃고 말더란다. 그리고 며칠 뒤, 청승맞고 짠했던 이 부자는 예상치 못한 일행과 함께 가게에 들어섰으니…. “제가 출장 간 사이 애 아빠가 여길 왔는데, 사장님이 너무 잘해주셨다면서요?” 한바탕 마주 웃으며 긴 인연은 시작됐다. 만화책 읽으며 살코기 받아먹는 아들과 그 앞에서 맥주잔 부딪히는 부부의 모습. 이제 고등학생이 된 아이는 자주 보이지 않았고, 티격태격하며 치킨을 뜯던 부부는 집에 갈 때면 아들 몫을 따로 챙겨 돌아가곤 했다. 장면 2 2019년 봄. 한없이 풀어져 흐늘거렸던 그때의 마음을 SNS에 자랑했다. /김현정 페이스북 캡처 2019년 봄. 그런 날이 있다. 무언가에 의해 마음이 무너진 날. 종일 괜찮은 척 버티느라 너덜너덜해진 몸을 이끌고 퇴근하는 길. 왠지 나도 그게 해보고 싶었다. 월급날 치킨 한 마리 사 들고 흔들흔들 골목길을 올라갔다던 그 시절 아버지들 정취 같은 것 말이다. 내방역 앞 빨강과 파랑 네온사인 간판을 보며 홀리듯 그곳에 들어갔다. “사장님, 저 프라이드 하나 포장이요.” 한구석에 오도카니 앉아 있는 나에게 여주인이 말을 걸었다. “생맥주 한 잔 줄까요?” 어느새 탁자 위엔 맥주잔과 강냉이가 놓였고, 공짜 맥주 한 모금 꼴깍 들이키자 마음이 왈랑왈랑해졌다. 이게 뭐라고 왜 눈물은 삐져나오는지…. ‘오늘 하루 나 참 잘했다.’ 흔들흔들 노래를 흥얼대며 골목길을 올라갔다. 그 시절 아빠의 마음처럼. 이쯤 되면 궁금할 테다. 당신네 추억은 짐작하겠으나 맛은 어떻길래 이렇게 호들갑이냐고. 정말 맛집이기는 한 것이냐고. 맛의 경지는 20년 넘는 꾸준한 시간이 보증한다. 본식에 앞선 곁들임부터 내공이 엿보인다. 채 썬 양배추로 쌓아 올린 봉긋한 언덕 위에 흩뿌린 케첩과 마요네즈의 조화. 그렇다. 옛날 경양식집에서 봤던 바로 그 샐러드다. 독일 비어홀의 풍경이 인쇄된 벽지 아래서 우리 가족은 누가 먼저 이 맛있는 언덕을 허물어버릴 것인가를 늘 고민하곤 한다. 핵심은 그러나 역시 치킨이다. 퍽퍽살과 쫀득살이 제대로 섞이도록 공들여 자른 단면과 매일 바꾸는 신선한 기름, 짜지 않게 염지한 살코기가 3박자로 풍성한 조화를 이뤄낸다. 감자를 좋아한다면 ‘브라보’를 외칠지니, 따로 주문하지 않아도 치킨 위에 웨지감자와 프렌치프라이가 수북하다. 양념보다는 프라이드를 추천한다. 아무것도 찍지 않은 본연의 맛도 좋지만, 함께 나오는 후추소금에 콕, 때론 기분에 따라 빨강 양념 소스에 꾹 눌러 찍으면 각자 개성 있는 맛이 펼쳐지기 때문이다. 여기에 더해 신의 한 수! 유튜브 요리 채널에서 힌트를 얻은 사장님이 개발한 ‘매운 소스’가 있다. 경험하고 싶다면 고추치킨을 주문할 것. 청양고추가 송송 박힌 진갈색 간장 소스가 프라이드 옆에 등판한다. 끈적한 소스에 치킨을 콕 찍으면, 알싸한 매운맛과 단맛이 동시에 감돌아 차가운 맥주를 절로 찾게 된다. ‘치킨 한 입+맥주 한 모금’의 무한루프가 시작되고야 만다. 감자튀김 수북한 프라이드를 필두로 ‘좌 샐러드’ ‘우 매운 소스’가 좌정했다. 이 순간 왕이 부럽지 않다. /김현정 제공 치킨이 지겹거나 이미 배가 부른 상태라면 철판에 지글지글 구워 나오는 닭똥집을 주문해도 좋다. 큼직한 통마늘과 고추를 함께 볶은 쫄깃한 구이가 튀긴 음식을 싫어하는 이들에게 제격이다. 통째로 구워 나오는 개코먹태 역시 마요네즈 소스와 함께 맥주를 부르는 요물 중 하나. 개코의 어원을 알 길은 없지만, 큼직한 그 자태가 과연 ‘개코’다운 태도와 맛을 뽐낸다. 철판에 구워나오는 닭똥집. 알싸한 고추의 향이 맥주를 부른다. 냄새? 없다! /김현정 제공 소중한 이들을 만났을 때, 오래된 친구와 기분 좋게 취하고 싶을 때, ‘미미치킨’은 나에게 빠지지 않고 가야 하는 장소가 됐다. 한껏 폼을 잡느라 값비싼 식당에서 밥을 먹고도 마무리는 이상하게 그곳이었다. 부질없는 일들로 속앓이할 때도 미미의 문을 열고 난데없는 어리광을 부려왔다. “사장님, 저 오늘 회사 관뒀어요. 잠깐 쉬려고요.” 괜찮다는 토닥임, 말없이 씩 웃어주는 주인 부부의 얼굴을 마주하고 나서야 돌아서는 발걸음이 가벼워졌다. 화려하지 않지만 한결같은 미미처럼, ‘잠시 멈춰서도 괜찮다고, 천천히 가도 된다고’ 위안받는 밤. 이름은 ‘미미’. 의미는 알 수 없다. 다만 나는 이렇게 믿는다. 미미(味美), 맛있고 또 아름다운 곳. 다정함으로 마음의 허기를 채우는 장소. 치킨 한 마리, 생맥주 한 잔으로 굳어진 마음이 녹아내리는 나만의 맛집. 필자는 2003년 MBC 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을 거쳐 2013년부터 JTBC 뉴스룸에서 <앵커브리핑>을 썼다. 앵커브리핑 종영 이후에는 KBS <뉴스9>에서 이소정 앵커와 호흡을 맞춰왔다. 3년 전부터는 백석예술대학교 극작과에서 학생들과 만나고 있다.
- 내 이름 걸고 추천하는 맛집
레이디경향(총 69 건 검색)
- [주말&] 맛집 부럽지 않은 홈메이드 ‘콩국’ 런치 스페셜
- 2024. 06. 22 09:00 요리
- 인근에 서울 사람들이 손꼽는 콩국수 맛집이 있지만, 이번 시즌 아직 ‘도전’하지 못했네요. 땡볕에 긴 줄을 서서 대기했다가 먹을 자신이 없어서요. 얼음 동동 띄운 시원한 콩국에 말아낸 소면. 생각만 해도 입안에 침이 고입니다. 콩국은 여름에 부족하기 쉬운 단백질을 보충해주는 보양식으로도 오랫동안 사랑받아왔습니다. 저처럼 맛집 콩국수를 먹을 배포가 없다면, 집에서 만들어 먹으면 되지요! 흰콩은 하루 정도 물에 불렸다가 껍질을 제거한 뒤 약 5분간 삶아냅니다. 오래 삶으면 냄새가 날 수 있다고 하네요. 잘 삶은 콩은 믹서에 생수와 넣고 곱게 갑니다. 걸쭉한 콩국을 선호하면 물의 양을 적게 잡으면 됩니다. 체에 밭쳐 건더기를 걸러내면 한결 부드러운 콩국을 즐길 수 있지만, 우리 집은 입자가 거친 콩국의 맛을 즐기는 편이라 이 과정은 생략합니다. 콩국은 냉장고에 넣어 차게 두었다가 드세요. 기다리기 힘들다면 콩을 갈 때 물과 얼음을 함께 넣어도 됩니다. 냉장고에 콩국이 있다면, 진정한 여름 부자가 아닐까 싶은데요. 이 콩국을 활용한 레시피를 함께 소개할게요. 콩국 외에 검은깨, 참깨, 잣 등 견과류나 두부를 넣은 레시피도 고소해 보이네요. 두부를 넣어서 한결 든든하게 먹을 수 있어요 두부 콩국수 재료 = 흰콩 1/4컵, 두부 1/4모, 우유 1과 1/2컵, 생수 5컵, 통깨 2큰술, 소금 약간, 중면 200g, 오이 1/2개 1 흰콩은 하루 동안 물에 담가 불린다. 냄비에 콩과 생수 1컵을 넣고 8분 정도 삶아 찬물에 헹군 뒤 껍질을 벗기고 콩만 건져 물기를 뺀다. 2 두부는 끓는 물에 살짝 데쳐 찬물에 헹군 뒤 물기를 닦고 칼날로 으깨 면포에 감싸 물기를 뺀다. 3 믹서에 ①의 삶은 콩, ②의 두부, 우유, 생수 4컵, 통깨를 넣고 곱게 간 뒤 냉장고에 넣어둔다. 4 중면은 끓는 물에 삶아 찬물에 헹군 뒤 채반에 올려 물기를 뺀다. 5 오이는 껍질째 소금으로 문질러 씻어 어슷하게 편썬 뒤 곱게 채썬다. 6 그릇에 중면을 담고 ③을 듬뿍 부은 뒤 ⑤의 오이채를 올리고 소금으로 간을 맞춘다. 콩국물을 낼 때 흰 콩에 참깨를 더하면 훨씬 고소하고 영양가 있는 국물을 만들 수 있어요. 참깨 콩국수 재료 = 흰 콩 2컵, 볶은 참깨 1/2컵, 생수 8컵, 소금 1큰술, 오이 1/2개, 소면 600g 1 흰 콩은 씻어서 5시간 정도 불렸다가 콩이 잠길 정도로 물을 붓고 비린내가 나지 않을 정도로 삶는다. 너무 오래 삶으면 고소한 맛이 떨어진다. 2 삶은 콩은 찬물에 헹군 뒤 손으로 비벼 껍질을 벗기고 물에 뜨는 껍질은 조리로 건진다. 3 믹서기에 ②의 콩과 볶은 참깨, 소금을 넣고 생수를 부어 곱게 간다. 이때 기호에 따라 생수의 양을 조절한다. 4 ③을 고운 체에 밭쳐 내린 뒤 차게 식힌다. 5 오이는 곱게 채썬다. 6 소면을 넉넉한 물에 삶아 그릇에 담은 뒤 콩국물을 붓고 오이채를 얹어낸다. 마치 슈렉을 연상시키는 초록색이지만, 맛과 영양은 끝내주겠죠? 완두콩국수 재료 = 완두콩 200g, 흰콩 50g, 생수 5컵, 중면 80g, 소금 약간 1 완두콩은 깨끗이 씻고 흰콩은 하루 정도 물에 불린다. 2 냄비에 완두콩과 불린 흰콩을 담고 콩이 잠길 정도로 물을 부어 삶은 뒤 찬물에 담가 식힌다. 3 믹서에 ②와 생수를 넣어 곱게 간 뒤 냉장고에 넣어 차게 둔다. 4 끓는 물에 중면을 넣어 삶은 뒤 흐르는 물에 식힌다. 5 ③에 소금 간을 한 뒤 그릇에 중면과 함께 담아 낸다. 곤약을 넣어서 칼로리를 확 줄였어요. 곤약 땅콩 콩국수 재료 = 콩국수면 320g, 곤약 300g, 노란 콩 200g, 물 6컵, 땅콩 4큰술, 소금 약간, 얼음·물(삶기용) 적당량 1 곤약은 얇게 썰어 찬물에 담가두고 콩국수면은 끓는 물에 삶아 찬물에 헹군다. 2 땅콩은 껍질을 벗긴 다음 팬에 살짝 볶아 잘게 다진다. 3 노란 콩은 하루 전날 물에 담가 불려놓았다가 냄비에 담고 콩이 잠길 정도로 물을 부은 다음 푹 삶는다. 삶은 콩은 믹서에 물 6컵과 함께 넣고 곱게 갈아 소금으로 간한다. 4 그릇에 ①의 재료를 가지런히 담고 ③의 콩 국물을 부은 뒤 ②의 다진 땅콩을 올린다. 요즘 인기 있는 메밀면도 콩국과 조합이 좋습니다. 검은콩 메밀국수 재료 = 검은콩 40g, 흰콩 30g, 생수 5컵, 검은깨 2~3큰술, 메밀국수 120g, 소금 약간 1 검은콩과 흰콩은 하루 정도 물에 불린다. 2 냄비에 불린 검은콩과 흰콩을 담고 콩이 잠길 정도로 물을 부어 삶은 뒤 찬물에 담가 식힌다. 3 믹서에 ②와 생수를 넣어 곱게 간 뒤 검은깨를 넣어 다시 한 번 간다. 4 ③을 냉장고에 넣어 차게 둔다. 5 끓는 물에 메밀국수를 넣어 삶은 뒤 흐르는 물에 식힌다. 6 ④에 소금 간을 한 뒤 그릇에 메밀국수와 함께 담아 낸다. 후루룩~ 가볍고 경쾌하게 여름 날의 한 끼를 즐겨보세요. 우무 콩국 재료 = 우무 1모, 콩국 2컵, 우유 1컵, 소금·오이채 약간씩 1 우무는 0.5cm 폭으로 길게 채썬 뒤 체에 밭쳐 흐르는 물에 살짝 씻는다. 2 볼에 콩국과 우유를 넣어 잘 섞은 뒤 소금으로 간을 맞춘다. 3 그릇에 우무를 담고 ②를 부은 뒤 오이채를 올려 낸다.
- 주말&
- 봄, 화이트와인 맛집투어 가볼까…‘오이스터 베이’ 맛지도 공개
- 2024. 03. 21 12:57 화제
- ‘오이스터 베이 소비뇽 블랑’ 맛지도. 아영FBC 제공 종합주류기업 아영FBC가 본격적인 봄 시즌을 앞두고 뉴질랜드 대표 와인 ‘오이스터 베이 소비뇽 블랑’과 함께하는 전국 맛집 투어 맛지도(이하 오이스터 베이 맛지도)를 21일 공개했다. ‘오이스터 베이 맛지도’에는 오이스터 베이 소비뇽 블랑을 판매하는 서울, 경기, 대전, 강릉 4개 지역의 유명 레스토랑과 와인 바, 호텔 등 30여 곳의 정보가 실렸다. 이번 맛지도에 선정된 30개 음식점과 바는 오이스터 베이와 잘 어울리는 분위기와 메뉴를 즐길 수 있는 곳이다. 강릉의 랜드마크 ‘스카이베이 호텔 경포’, 세계 3대 조리학교 출신 헤드 셰프의 음식을 경험할 수 있는 서울 ‘청담그늘’, 대한민국 국제요리 경연대회 라이브 코스 금상을 수상한 ‘위모’, 대전 지역 파인 다이닝으로 유명한 ‘코이누르’ 등이 지도에 이름을 올렸다. 오이스터 베이 소비뇽 블랑. 아영FBC제공 뉴질랜드의 숨은 보석이라 불리는 오이스터 베이 소비뇽 블랑은 뉴질랜드 소비뇽 블랑의 세계적 유행을 만든 와인으로 명성이 높다. 1990년 공개된 첫 빈티지는 런던 국제 와인&스피릿 대회(IWS)에서 금메달을 획득하고 ‘베스트 소비뇽 블랑’에 선정되며 전 세계 와인업계를 놀라게 했다. 이후 30년 넘게 뉴질랜드를 대표하는 와인 브랜드로 자리잡고 있다. 오이스터 베이 소비뇽 블랑은 초록빛이 감도는 연노란색에 푸른 사과, 시트러스(감귤류) 과실과 함께 풋풋한 풀 향이 은은하게 번진다. 풍부하고 우아한 아로마가 입안에서 전해지며 산뜻한 산도와 고급스러운 미네랄 터치가 훌륭한 밸런스를 이룬다. 회, 굴, 생선류, 카나페를 포함, 각종 샐러드와 마시기 좋다. 가격은 3만 원대로 주요 편의점과 대형마트, 와인숍에서 만나볼 수 있으며 와인나라 10개 직영매장에서도 구매할 수 있다. 아영FBC는 봄 시즌 맛지도를 시작으로 라운지 바, 휴양지 숨은 맛집 등 여름 시즌 오이스터 베이를 즐길 수 있는 추천 지도 시리즈를 지속 공개할 예정이다.
- 부산 맛집 어디? ‘미쉐린 가이드 2024’ 2월 공개
- 2023. 12. 29 07:04 요리
- 미쉐린 가이드가 내년 2월 22일, 시그니엘 부산에서 ‘미쉐린 가이드 서울 & 부산 2024’의 공식 발간 행사를 개최한다. 맛과 서비스를 모두 경험할 수 있는 ‘부산 맛집’이 공개된다. ‘미쉐린 가이드’가 내년 2월 시그니엘 부산에서 ‘미쉐린 가이드 서울&부산 2024’의 공식 발간 행사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이날 행사에는 세계적인 수준의 요리를 선사하는 ‘미쉐린 스타 레스토랑’, 합리적인 가격으로 훌륭한 음식을 제공하는 ‘빕 구르망’, 지속가능한 미식을 선보이는 레스토랑을 조명하는 ‘미쉐린 그린 스타’, ‘미쉐린 셀렉션’ 등 미쉐린 가이드 평가원들이 공정하게 선정한 서울, 부산 지역의 다채로운 레스토랑들이 소개될 예정이다. 또한 갈라 디너에는 국내 최정상의 셰프들과 함께 스웨덴, 독일, 일본 등 해외 각지의 미쉐린 스타 레스토랑 셰프들이 참여해 특별한 미식 경험을 선사한다. 1900년 첫 발간된 미쉐린 가이드는 자동차로 여행하는 운전자들을 위한 다양한 레스토랑과 숙소의 정보를 담은 리뷰 가이드로 시작된 미식 안내서다. 2016년 ‘미쉐린 가이드 서울’이 발간됐으며 지난해 6월, 두 번째 미쉐린 가이드 발간 도시로 부산이 선정됐다.
- ‘부캐’부터 ‘맛집’까지 2024년 이 여행이 뜬다
- 2023. 12. 05 17:24 레저/여행
- 디지털 여행 기업 부킹닷컴이 2024년 7가지 여행 트렌드를 발표했다. 여행도 유행을 탄다. 2024년에는 어떤 여행이 사람들의 주목을 받을까. 디지털 여행 기업 부킹닷컴이 ‘2024년 7가지 여행 트렌드’를 발표했다. 이번 발표는 한국인 1천10명을 포함한 전 세계 33개국 2만7천 명의 여행객을 대상으로 벌인 설문조사 결과와 자사 인사이트를 종합적으로 분석한 결과를 바탕으로 기획됐다. ‘부캐’ 여행 내년에는 본인만의 ‘부캐’를 설정해 여행을 즐기려는 사람들이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설문조사에 따르면 한국인 응답자 10명 중 7명(70%)은 여행이 주는 익명성을 바탕으로 평소 내 모습이 아닌 새로운 내 모습을 발견하는 것을 즐긴다고 밝혔다. 이는 글로벌 평균(62%)보다 높은 수치다. 실제로 한국인의 절반 이상(63%)이 여행 중 새로운 내 면모를 발견하고 받아들이면서 최고 버전의 내가 등장하는 것 같다고 답했다. 또한 한국인 5명 중 3명(61%) 역시 “부캐를 통한 여행에서 인생의 ‘주인공’이 된 듯한 느낌을 받는다”고 밝혔다. 덧붙여 부킹닷컴 측은 “가상현실 (VR)과 증강현실(AR) 등 디지털 환경에서 가명과 아바타가 사용되듯 2024년에는 많은 여행객이 디지털 세상에서 키운 환상을 현실에서 실현하기 위해 전 세계 여행지로 직접 떠날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했다. 피서 여행 무더운 날씨가 이어지면서 더위를 피해 시원한 곳으로 떠나 활력을 되찾고자 하는 여행객이 늘어날 것으로 예측된다. 한국인 여행객 10명 중 6명(59%)은 내년 여행 계획을 세우는 데 기후변화가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답했으며 61%는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기 시작하면 피서를 떠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더위를 피할 수 있는 호수, 바다 등 물과 관련된 여행의 수요가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또한 글로벌 평균(36%)과 비슷하게 한국인 응답자의 3분의 1(33%) 이상이 2024년에는 물이 있는 곳으로 휴가를 떠나는 데 관심이 있다고 답했다. 특히 한국인의 절반(55%)이 물과 관련된 활동을 하면 마음이 편안해진다는 데 동의하는 만큼 얼음 치유 테라피나 사운드 배스(sound bath), 수중 요가 등 물속에서 진행하는 웰니스 액티비티가 내년에 새로운 주류로 자리 잡을 것으로 추측된다. 무계획 여행 인적이 드문 여행지를 방문하거나 진부한 여행을 거부하는 등 뜻밖의 여정을 떠나고 싶어 하는 이들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인 응답자의 2명 중 1명가량(45%)이 내년에는 잘 알려지지 않은 곳을 탐험하고 싶다고 답하며, 직관적인 모험가 기질을 보였다. 그뿐만 아니라 여행객들은 철두철미한 계획을 세우기보다 상황이 흘러가는 대로 몸을 맡기고 예상치 못한 경험을 마주하는 것을 선호하는 것으로 예측됐다. 한국인 여행객의 경우 5명 중 2명(39%)은 계획을 세우지 않고 즉흥적으로 떠나는 여행을 즐긴다고 밝혔다. 세대별로는 Z세대(60%)와 밀레니얼세대(59%)가 X세대(46%), 베이비붐세대(30%) 보다 즉흥 여행을 더 많이 즐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외에도 한국인 응답자 10명 중 7명(68%)이 “여행하는 동안 기분에 따라 일정을 변경하는 것을 선호한다”며 현재를 즐기라는 ‘카르페 디엠(Carpe diem)’ 정신으로 모든 것을 받아들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식 여행 내년에는 여행을 통해 음식의 유래와 식문화를 알아보고자 하는 여행객들이 많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각 여행지에서 반드시 먹어봐야 할 요리가 어떻게 탄생했는지 알고 싶다’고 답한 한국인 여행객이 5명 중 3명(59%)에 달한 점이 이를 뒷받침한다. 주목할만한 점은 음식에 진심인 미식가 여행객들이 차세대 음식 트렌드보다는 진정한 장인 정신이 깃든 전통 요리에 더욱 큰 관심을 보인다는 점이다. 실제로 여행에서 지역 현지 요리를 맛보고 싶다고 답한 한국인 응답자는 5명 중 4명(79%)으로 나타났다. 트립닷컴에 따르면 미식가 여행객들이 차세대 음식 트렌드보다는 진정한 장인 정신이 깃든 전통 요리에 더욱 큰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힐링 여행 힘들고 지친 일상을 벗어나 회복과 재충전을 위한 힐링 여행 또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인 여행객 10명 중 7명(70%)은 내년 휴가에서 방해받지 않고 온전히 수면에만 집중하고 싶다고 답했다. 눈여겨볼 점은 이렇게 대답한 비율이 높은 상위 국가가 중국(83%), 홍콩(76%), 태국(75%), 한국(70%) 순으로, 모두 아시아 국가였다는 것이다. 상대적으로 스트레스 지수가 높은 아시아 국가 중심으로 수면 여행에 대한 수요가 높은 것으로 예측된다. 관계의 회복 측면에서 여행을 떠나려는 여행객도 상당하다. 연인과의 관계를 더욱 돈독하게 하려고 커플 여행을 떠날 것이라고 답한 한국인의 비율(33%)은 글로벌 평균(24%)보다 높게 나타나며, 연인과의 여행에 대한 강한 니즈를 보였다. 자녀를 보살피는 데 지친 부모들이 혼자만의 휴가를 절실히 원하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 수 있다. 한국인 응답자 5명 중 3명(58%)은 자신의 온전한 휴식을 위해 자녀뿐만 아니라 파트너와도 떨어져 오롯이 혼자 보내는 여행을 계획 중이라고 밝혔다. 가성비를 겸한 럭셔리 여행 가성비와 럭셔리를 동시에 누릴 수 있는 휴가를 떠나려는 여행객도 눈에 띈다. 다수(49%)의 한국인 여행객은 5성급 호텔에 숙박하는 대신 호텔의 시설과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1일권을 구매할 의향이 있다고 답했으며 비슷한 수의 응답자(52%)도 비용 절약을 위해 자녀가 학교를 빠지게 되더라도 성수기를 피해 여행을 떠날 계획이라고 답했다. 동시에 여행객들은 고급스러운 휴가를 보다 저렴한 비용으로 떠나고 싶어하는 양상도 뚜렷했다. 한국인 응답자의 절반가량(44%)은 내년에 물가가 저렴한 곳으로 여행을 떠날 계획이라고 밝혔으며, 10명 중 4명(42%)은 저비용의 럭셔리 여행을 위해 집에서 가까운 곳으로의 여행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착한 여행 지속가능성 역시 하나의 여행 스타일로 자리 잡을 전망이다. 한국인 여행객의 49%는 다양한 혜택이 제공되는 지속가능 여행 앱에 관심이 있다고 답했다. 특히 한국인 응답자 10명 중 6명(63%)은 지속가능성이 실제로 어떻게 실천되고 있는지 확인하고 싶다며 의식적이고 책임감 있는 여행에 많은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외에도 아직 잘 알려지지 않은 곳을 현지인과 함께 여행해 보고 싶다고 응답(43%)했으며, 관광객이 접근하기 어려운 장소를 방문하고 싶어 하는 여행객도 3분의 1(32%) 정도였다. 아르얀 다이크 부킹닷컴 부사장 및 CMO는 “이번 2024년 주목할 만한 여행 트렌드에는 여행이 삶에서 벗어나기 위한 수단이 아닌 삶을 최고의 방식으로 즐기려는 방법이라는 생각이 담겨 있다”며 “ 처음 가 보는 곳에서의 짜릿한 모험부터 새로운 문화에 몸을 맡겨 보는 것까지 여행에서의 다양한 경험은 우리 스스로 최고의 모습으로 살아갈 기회를 제공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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