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향신문(총 857 건 검색)
- 장경태 “서부지법 난입 사전 모의 가능성”…석동현 배후설 제기
- 2025. 01. 21 09:45사회
- ... 의원이 21일 서부지법 난입·폭력 사태와 관련해 윤석열 대통령 변호인과 과격 지지자의 사전 모의가 있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장 의원은 이날 CBS라디오 인터뷰에서 “7층에 영장 혹은 당직...
- [단독]노상원, 11월초 계엄 모의 때 “합동수사본부 단장은 내가 맡을 것”
- 2025. 01. 16 10:31사회
- ... 12·3 비상계엄 사태의 ‘비선실세’로 지목된 노상원 전 국군 정보사령관이 비상계엄 선포를 사전 모의하면서 계엄 하에서 가동할 합동수사본부의 수사단장을 자신이 맡을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나타났다....
- 윤석열 구속
- 공수처, ‘계엄모의’ 문상호 이르면 오늘 군검찰 이첩…최단 구속기간에 쫓기는 수사기관
- 2024. 12. 25 16:55사회
- 12.3 비상계엄 사태시 병력동원이 확인된 문상호 전 정보사령관이 지난 10일 국회 국방위 긴급현안질의에서 굳은 표정을 짓고 있다. 박민규 선임기자 12·3 비상계엄 사태와 관련해 문상호 전 정보사령관을...
- [속보]경찰, ‘햄버거집 계엄 모의’ 대령 등 3명 공수처로 이첩
- 2024. 12. 24 13:34사회
- ... 폐쇄회로(CC)TV 영상 경찰이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과 12·3 비상계엄 사태를 사전에 모의한 혐의를 받는 정보사 대령 3명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 이첩했다. ‘2차 햄버거집 회동’에...
- 경찰햄버거집윤석열 탄핵 정국
스포츠경향(총 213 건 검색)
- 834억원 들여 데려왔는데···올모의 등록 불허, 큰 타격 받게된 바르셀로나
- 2025. 01. 05 22:29 축구
- 다니 올모. 게티이미지코리아 결국 바르셀로나(스페인)에 최악의 상황이 닥쳤다. 엄청난 돈을 들여 영입했던 미드필더 다니 올모의 등록이 끝내 무산됐다.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와 스페인왕립축구연맹(RFEF)는 4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바르셀로나가 샐러리캡을 해결할 대안을 찾지 못했다”며 “이에 따라 구단은 선수의 등록이 불가한 상태”라고 밝혔다. 바르셀로나는 지난해 여름 5500만 유로(약 834억원)의 거금을 들여 RB라이프치히(독일)에서 올모를 영입했다. 하지만 바르셀로나는 라리가의 샐러리캡 제한을 충족하지 못했기에 전반기까지만 임시로 올모를 등록할 수 있었다. 라리가에는 각 구단이 수익의 70%까지만 선수 영입에 쓸 수 있도록 하는 규정이 있는데, 재정난을 겪는 바르셀로나가 이를 지키지 못한 것이다. 이에 결국 후반기에 올모와 파우 빅토르(23)의 선수 등록이 이루어지지 않았다. 올모는 이미 라리가 공식 홈페이지의 바르셀로나 소속 선수 명단에서 사라졌다. 현지 언론들에 따르면 바르셀로나가 다시 한 번 RFEF에 올모의 라이센스 등록 요청을 할 것으로 알려졌으나, 상황이 쉽지는 않다. 바르셀로나와 올모의 계약은 2030년까지다. 하지만 선수 등록이 불가능해지면 방출해야 하는 옵션이 들어가 있다. 재정난 속에서도 800억원이 넘는 금액을 들여 영입한 특급 공격수를 행정상의 문제로 이적료도 없이 떠나보내야 하는 최악의 상황에 직면한 것이다. 더 큰 문제는 계약 때 합의한 급여는 2030년까지 그대로 줘야 한다는 것이다. 올모가 2030년까지 받을 금액은 무려 4800만 유로(약 727억원)다. 여기에 바르셀로나는 라이프치히에게 줘야 할 5500만 유로에 달하는 이적료도 아직 일부 남은 상태다. 천문학적인 손실이 불가피하다. 이를 막기 위해서는 올모를 설득해야 하지만, 뛰지도 못하는 팀에 남아있을 선수가 있을리 만무하다. 다니 올모. 게티이미지코리아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 ‘평균 트리플 더블’ 요키치, 4번째 MVP 보인다···ESPN 전문가 모의투표서 1위
- 2024. 12. 21 11:35 스포츠종합
- 덴버 니콜라 요키치. Getty Images코리아 현재 페이스라면 4번째 MVP다. 니콜라 요키치(29·덴버)가 올 시즌에도 변함없는 활약을 펼치며 2024-25 미국프로농구(NBA) MVP 후보 1순위로 인정받았다. 스포츠 전문 ESPN은 21일 농구 전문가 100명의 MVP 모의 투표를 실시한 결과, 요키치가 1위표 57표를 받는 등 총점 827점으로 1위를 차지했다고 밝혔다. 지난 4년간 3번의 MVP를 휩쓸었던 요키치가 5년 동안 4번의 MVP라는 위업을 달성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요키치는 올 시즌 22경기를 뛰어 경기당 평균 31점에 13리바운드, 9.8어시스트를 기록 중이다. ‘평균 트리플 더블’급의 놀라운 기록을 이어가고 있다. 덴버 요키치. Getty Images코리아 NBA 역사에서 4회 이상 MVP를 수상한 선수는 카림 압둘자바(6회)를 필두로 빌 러셀, 마이클 조던(이상 5회), 윌트 체임벌린, 르브론 제임스(이상 4회) 밖에 없다. 요키치가 현재의 페이스를 이어간다면 확실히 레전드 반열에 오르게 된다. 지난 시즌 요키치와 치열하게 MVP를 경쟁했던 샤이 길저스알렉산더(오클라호마시티)가 678점으로 2위에 올랐다. 야니스 아데토쿤보(밀워키)가 643점으로 3위에 올랐다. 올 시즌 부진에 시달리는 스테픈 커리(골든스테이트)는 단 2점에 그치며 10위에 자리했다. 이번 조사는 NBA 공식 MVP 투표 방식대로 전문가들이 5명의 선수 이름을 순서대로 적고, 1위는 10점, 2위는 7점, 3위는 5점, 4위는 3점, 5위는 1점을 받는 방식으로 점수를 집계했다.
- 에르난데스의 실패한 ‘모의고사’···KS가 목표라면, LG에게는 순위도 중요하다
- 2024. 09. 04 16:17 야구
- LG 에르난데스가 3일 광주 KIA전에서 투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LG 엘리에이저 에르난데스(29)는 지난 8월25일 키움전에 선발 등판해 7이닝을 던진 뒤 29일 KT전에는 중간계투로 등판했다. 길면 2이닝, 그리고 이틀간 계투로 투입될 계획이었다. 불펜이 약한 LG의 승부수였지만, 에르난데스는 1이닝을 던지고 팔 근육이 뭉쳐 더 던지지 못했다. 그 뒤 나흘을 쉬고 에르난데스는 3일 KIA전에 선발 등판했다. 6이닝 동안 91개를 던졌으니 뭉쳤던 근육은 정상인 듯 보였다. 당초 4일 SSG전으로 잡아뒀던 에르난데스를 하루 먼저 KIA전에 투입한 것 역시 LG가 내놓은 승부수다. 올해 KIA에 상대전적에서 완전히 압도당한 LG는 특히 선발 싸움에서 완전히 졌다. KIA전에서 잘 던진 선발 투수가 아무도 없다. 가장 많은 5경기에 나간 엔스가 그나마 평균자책 3.68이지만 승리 없이 1패만 안고 있다. 선두 싸움에서는 밀려났지만 한국시리즈 진출의 꿈은 유효하다. 가을야구에서 KIA를 만난다면 대적할 선발 카드가 둘은 있어야 하는 터라, LG는 올시즌 KIA와 마지막 맞대결에서 에르난데스를 투입했다. 에르난데스는 두산-한화-SSG-키움-KT를 고루 상대했지만 KIA와 삼성 상대로는 던져보지 못했다. LG 엔스. 연합뉴스 에르난데스의 이날 KIA전 등판은 일종의 ‘가을야구 모의고사’였다. 그러나 6이닝 9피안타 2볼넷 1사 6실점으로 물러났고, KBO리그 첫패를 안았다. LG 유니폼을 입고 선발로 던진 5경기 중 가장 많은 실점을 했다. LG는 5-7로 졌다. 최근 며칠 에르난데스의 움직임은 계획대로 되는 것이 하나도 없는 LG의 시즌 막바지를 보여준다. 이미 선두와는 멀어졌지만 가을야구를 앞두고 동력이 될 에이스 파워도 확인하지 못하고 있다. LG는 전반기부터 외국인 투수 교체를 고민했지만 타이밍을 맞추지 못해 7월말 켈리를 보냈다. 그러나 이후 입성한 에르난데스도 첫 경기(5이닝 2피안타 1실점) 승리 이후에는 그다지 임팩트 있는 모습을 보여주지 않고 있다. LG는 마지막 맞대결 패배로 올해 KIA에 3승13패를 기록했다. 2위 삼성과는 3.5경기 차다. 삼성에게도 6승1무8패로 뒤져 있고 맞대결도 최종전인 28일 한 경기만 남겨두고 있다. 그 전에 따라가야 하는데 최근 10경기에서 4승6패로 주춤거리고 있다. LG 최원태. 연합뉴스 이미 정규시즌 1위와는 멀어진 이상, LG는 2위든 3위든 가을야구에 가서 한국시리즈까지 무조건 올라가는 것을 목표로 하겠다고 설정한 상황이다. 그러나 그렇다면 더욱 순위는 상관 없지 않다. 2위만은 반드시 탈환해야 할 필요가 있다. 불펜이 부실한 올해의 LG는 선발진이 확실하지 않은 이상 더욱 단기전 승부가 어렵다. 한국시리즈에 ‘직행’하기는 어려워졌으니 그 전 한 단계 이상을 더 거쳐야 하는 터라 더욱 선발이 중요하다. LG의 올해 선발진은 지난해에 비하면 안정적이라 볼 수 있다. 그러나 경쟁 팀인 KIA와 삼성에 비하면 좋지도 않다. LG에 11승 투수(엔스)는 있지만 평균자책 3점대 이하 선발투수는 없다. 가장 잘 던진 엔스의 평균자책은 4.18이고 몇 경기 던지지 않은 에르난데스도 KIA전을 치르고나니 4.66으로 뛰어올랐다. 남은 승부도 결국 선발들에게 달려 있다. LG는 잔여경기는 삼성보다 3경기를 더 남겨뒀다. 3.5경기 차 뒤졌는데 3경기를 더 치러야 한다는 것은 기회가 될 수도 있다. 더 처지지 않고 최대한 긴장 관계는 유지해야 28일 삼성과 최종 맞대결도 의미가 있다. 그 사이 가을야구에 믿고 내보낼 원투펀치의 위력은 확인해야 한다.
- ‘전반기 휩쓴’ 오타니, MVP 모의투표 압도적 1위···41명 전문가 중 35표, AL 저지는 38표로 1위
- 2024. 07. 19 14:26 야구
- 2025 ML 올스타전에서 홈런을 치고 기뻐하는 오타니 쇼헤이. Getty Images코리아 오타니 쇼헤이(30·LA 다저스)가 2024 메이저리그(MLB) 최우수선수(MVP) 모의투표에서 두 달 연속 내셔널리그(NL) 1위를 차지했다. 메이저리그 공식홈페이지(MLB.com)는 19일 시즌 4번째 모의 MVP 투표 결과를 발표했다. NL에서는 오타니가 지난 달에 이어 두 달 연속 1위에 올랐다. 오타니는 전문가 41명의 투표인단 중 35명으로부터 1위표를 받았다. 지난 5월과 6월 월간 MVP를 수상한 필라델피아 간판 브라이스 하퍼가 5표를 얻어 2위, 시즌 46개의 도루로 메이저리그 전체 1위를 달리는 엘리 데 라 크루스(신시내티)가 나머지 1위표 1장을 얻었다. 오타니의 전반기는 눈부셨다. 지난 시즌 뒤 팔꿈치 수술을 받은 오타니는 LA 다저스와 10년간 7억 달러에 계약한 첫 시즌에 지명타자로만 나서면서 타격 성적이 더욱 폭발했다. 전반기 94경기에서 타율 0.316(370타수 117안타), 29홈런, 69타점, 75득점, 출루율+장타율(OPS) 1.036으로 마쳤다. LA 다저스 오타니. Getty Images코리아 현재 흐름을 이어간다면 2021년과 2023년 만장일치 MVP에 이어 3번째 MVP 수상이 유력해 보인다. 특히 지명타자로는 메이저리그 사상 첫 MVP에 오르는 새 역사를 기대할 만하다. 양대 리그에서 모두 MVP를 수상하는 것은 프랭크 로빈슨에 이어 역대 두 번째가 된다. 아메리칸리그(AL)에서는 애런 저지(뉴욕 양키스)가 압도적 1위에 올랐다. 메이저리그 최다인 34개의 홈런과 OPS 1.112의 독보적인 장타 생산능력을 자랑하는 저지는 41명 중 38명으로부터 1위표를 받았다. 나머지 3명은 볼티머어 내야수 가너 헨더슨에게 투표했다. 지난 4월 경기 중 만나 담소를 나눈 스즈키(왼쪽)와 오타니. Getty Images코리아 한편 오타니는 내년 시즌 개막전을 일본 도쿄에서 치른다. MLB 사무국은 이날 LA 다저스와 시카고 컵스가 내년 3월 18일부터 이틀간 일본 도쿄돔에서 맞붙는 ‘도쿄 시리즈’로 2025시즌을 시작한다고 발표했다. 이번 ‘도쿄 시리즈’는 ‘메이저리그 첫 일본 개최’ 25주년을 맞아 기획됐다. 2000년 3월 29~30일 컵스와 뉴욕 메츠가 도쿄돔에서 역사적인 개막 2연전을 벌인 지 25년이 되는 해다. 다저스의 오타니, 야마모토 요시노부와 시카고 컵스의 스즈키 세이야, 이마나가 쇼타의 일본인 대결에 관심이 쏠린다.
주간경향(총 9 건 검색)
- [박수현의 바닷속 풍경](1)니모의 푸른 정원(2021. 10. 22 14:41)
- 2021. 10. 22 14:41 문화/과학
- 바닷속은 땅 위의 세상과 닮았다. 바깥에서 보면 선과 면으로 이루어진 2차원이지만, 바닷속으로 들어가 보면 3차원의 공간임을 알 수 있다. 거기에도 산이 있고, 언덕이 있고 절벽도 있다. 숲이 우거진 곳에서 새가 노래하고 동식물들이 모여 생태계를 이루듯 바닷속은 바닷말과 잘피가 만들어내는 바다숲 그리고 산호초를 중심으로 해양생물들이 어우러져 살고 있다. 배를 타고 필리핀 보홀해역을 지날 때다. 푸름이라고만 할 수 없는 신비로운 옥색 풍경에 이끌려 바닷속으로 들어서자 잘피(해수에 완전히 잠겨 자라는 속씨식물)가 정원을 이루고 있었다. 잔디밭에 누워 하늘을 올려다보듯, 잘피밭 가장자리에서 수면을 올려다보는데 흰동가리 한쌍이 모습을 드러냈다. 이들은 말미잘과 공생하기에 잘피밭 어딘가에 이들의 보금자리 말미잘이 있을 것이다. 오랜만에 보금자리를 떠나 소풍 나온 듯 리드미컬한 몸짓이 한가로이 땅 위 정원을 노니는 나비의 움직임을 닮았다.
- 박수현의 바닷속 풍경
- [월드프리즘]‘범죄 모의 몸통’으로 추락한 전 뉴욕시장(2019. 10. 18 16:04)
- 2019. 10. 18 16:04 국제
- ㆍ9·11 당시 ‘미국의 시장’ 줄리아니는 어떻게 ‘우크라이나 스캔들’의 핵심이 됐나 “도대체 루디 줄리아니에게 무슨 일이 있었나?” 1980년대 미국 뉴욕에서 범죄를 소탕한 검사로 이름을 날리고, 2001년 9·11 테러 당시 영웅으로 불린 루돌프 줄리아니 전 뉴욕시장(75)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개인 변호사로 ‘우크라이나 스캔들’의 ‘몸통’으로 등장하면서 터져나오는 질문이다. 지금까지 나온 보도를 종합해보면 줄리아니는 마리 요바노비치 우크라이나 주재 미국대사를 축출하는 데 핵심 역할을 하고, 자신의 측근인 우크라이나계 미국인 사업가 레브 파너스와 이고르 프루먼을 통해 우크라이나 정부에 조 바이든 전 부통령에 대한 수사를 압박한 의혹을 받고 있다. 법률적으로는 외국로비대리인등록법(FARA) 위반 혐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개인변호사인 루돌프 줄리아니가 2018년 8월 1일(현지시간) 뉴햄프셔주 포츠머스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한때 ‘9·11 영웅’이던 줄리아니는 ‘우크라이나 스캔들’의 몸통으로 추락했다. / AP연합뉴스 미 언론들은 트럼프의 탄핵조사 사유가 된, 지금까지 드러난 줄리아니의 비위를 ‘빙산의 일각’이라고 부른다. 줄리아니 변호인은 10월 15일(현지시간) 이날까지 탄핵조사를 위한 관련 자료를 제출하라는 지난 9월 30일 하원 정보위원회의 소환장에 대해 위헌적이고 불법적인 탄핵조사라는 이유로 거부했다. 줄리아니는 우크라이나 스캔들에서 자신을 영웅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줄리아니의 추락 스토리의 끝은 어디일까? 언제 우크라이나와 인연을 맺었나? “내일도 뉴욕은 여기에 있을 겁니다. 우리는 재건하고 과거보다 더 강해질 겁니다…. 나는 뉴욕 시민들이 나머지 미국과 세계에 테러가 우리를 막을 수 없다는 것을 보여주는 모범이 되길 바랍니다.” 2001년 9·11 테러 직후 뉴욕시장이던 줄리아니가 발표한 성명 내용이다. 줄리아니는 용기있는 대처로 미국인을 안심시켜 ‘9·11의 영웅’이 됐다. 덕분에 그는 뉴욕시장이 아니라 ‘미국의 시장’으로 불렸다. 시사주간 <타임>은 그해 말 줄리아니를 ‘올해의 인물’로 선정했다. 정계에 발을 들여놓기 전까지 그는 ‘범죄 소탕’을 한 연방검사로 유명세를 떨쳤다. 8년간 뉴욕시장을 지낸 줄리아니는 2008년 미 대선에서 공화당 경선 후보에 도전했다가 중간에 포기했지만 변호사와 컨설턴트로서 공화당 내 입지를 다져가다가 2016년 대선에서 트럼프 지지자가 됐다. 이런 그가 어떻게 우크라이나에 발을 담그게 됐을까. <USA투데이>에 따르면 줄리아니가 우크라이나와 사업상 관계를 맺기 시작한 것은 2008년 대선에서 공화당 경선후보를 사퇴한 직후다. 안보 컨설턴트로 활동하던 줄리아니는 당시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 시장에 도전한 WBC 세계 헤비급 권투 챔피언 출신 정치인 비탈리 클리츠코의 선거를 도왔다. 결과는 패배였지만 클리츠코는 2014년 선거에서 키예프 시장에 당선됐다. 현역 시장인 클리츠코는 지난 7월 미국을 방문해 줄리아니를 만났으며, 줄리아니는 두 사람이 만난 사진을 자신의 트위터에 올렸다. 줄리아니가 우크라이나 스캔들과 연루된 페트로 포로셴코 대통령과 유리 루첸코 검찰총장을 만난 시기는 2017년 6월이었다. 우크라이나 올리가르히인 빅토르 핀추크가 초청한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방문했을 때다. 이때는 트럼프의 개인변호사로 선임되기 약 10개월 전이다. 줄리아니는 2019년 1월 뉴욕에서, 2월에는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루첸코 검찰총장을 연속으로 만난 것으로 트럼프의 탄핵조사를 낳은 ‘내부고발자 고발장’에서 드러났다. 우크라이나 언론 보도에 따르면 1월 뉴욕 만남은 지난 10월 9일 체포된 그의 고객인 우크라이나계 미국인 파너스와 프루먼이 주선했다. 이들은 미 정치인들에게 영향력을 행사할 목적으로 거액의 자금을 지원해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를 받다가 이날 워싱턴 덜레스 국제공항에서 독일 프랑크푸르트로 출국하기 직전 연방검찰에 체포됐다. 지난 3~4월에는 미 언론 <더힐>이 루첸코와 다른 우크라이나 정부 관계자들이 2016년 미국 대선에서 우크라이나의 개입과 조 바이든 전 부통령 아들의 우크라이나에서의 유착 보호와 관련한 뉴스를 보도했다. 비슷한 시기에 줄리아니는 수시로 바이든 부자, 우크라이나, 요바노비치 우크라이나 주재 미국대사와 관련한 트윗을 올리기 시작했다. <뉴욕타임스>는 지난 5월, 줄리아니가 러시아 조사와 바이든 부자에 대한 새로운 정보를 파헤치기 위해 우크라이나를 방문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줄리아니와 트럼프 입장에서 보면 루첸코 검찰총장은 바이든 전 부통령 부자의 우크라이나 의혹을 파헤칠 수 있는 인물이었다. 하지만 루첸코는 바이든이 아들의 비리를 덮기 위해 권력을 남용했다는 트럼프의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하면서 줄리아니와 트럼프를 곤혹 속으로 몰아넣고 있다. 루돌프 줄리아니의 측근으로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체포된 우크라이나계 미국인 레브 파너스(왼쪽)와 이고르 프루먼. / AFP연합뉴스 줄리아니의 일련의 행보는 시기적으로 공교롭게도 뮬러 특검이 2016년 대선에서 트럼프와 러시아는 공모하지 않았다는 특검 보고서를 낸 직후였다. 줄리아니로서는 트럼프를 공격해온 정치적 적에 대한 반대공격을 할 필요가 있었던 것으로 판단해 파너스와 프루먼을 활용했을 가능성이 있다. 두 사람은 반대급부로 줄리아니와 백악관을 활용해 우크라이나에서의 액화천연가스 사업에 도움을 받을 것으로 여겼다고 NBC 뉴스가 전했다. 온라인 매체 <버즈피드뉴스>는 지난 7월 파너스와 프루먼이 줄리아니와 우크라이나 정부를 연결하는 연락책 역할을 했다고 보도했다. 줄리아니는 “바이든 부자의 방대한 범죄 혐의를 감추기 위한 한심한 보도”라고 반발했다. 트럼프의 ‘똘마니’가 된 줄리아니 “이제 그들은 전설적인 ‘범죄 소탕자’이자 뉴욕시 역사상 가장 위대한 시장인 루디 줄리아니를 쫓고 있다. 그는 때로는 조금 거칠어 보이지만 대단한 사람이자 훌륭한 변호사다. 그런 일방적인 마녀사냥이 미국에서 벌어지고 있다. 민주주의 제도 밖의 숨은 권력집단. 창피하다.” 트럼프가 10월 12일 자신의 트위터에 올린 글이다. 우크라이나 스캔들로 줄리아니가 곤경에 처했을 때, 그는 이날 버지니아주에 있는 자신의 골프장에서 줄리아니와 오찬을 했다. <뉴욕타임스>는 바로 전날 뉴욕 연방검찰이 ‘우크라이나 스캔들’과 관련해 줄리아니를 로비스트법 위반 여부를 수사 중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미 정계의 ‘아웃사이더’ 트럼프와 달리 두 차례 뉴욕시장을 지내고 2008년 공화당 대선후보 경선에도 나섰던 공화당의 주류인사였던 줄리아니는 2016년 대선에서 다른 공화당 주류인사들보다 빨리 트럼프 지지를 선언하면서 트럼프의 최측근 인사가 됐다. 트럼프 당선 후 첫 국무장관 하마평에 오르기도 했다. 트럼프가 ‘러시아 게이트’ 특검 수사를 받던 2018년 4월 그의 개인변호사로 합류했다. 줄리아니는 트럼프의 탄핵조사를 두고 강력 반발했다. 그는 지난 9월 26일 <애틀랜틱> 기자와의 통화에서 “내가 아니라 내부고발자를 영웅으로 부를 수는 없다. 내가 영웅이 될 것이다. 이 멍청이들, 이 일이 끝나면 나는 영웅이 될 것이다…. 나는 변호사로 행동한 것이 아니라 정부를 바로잡기 위해 일생을 바친 사람으로서 행동한 것이다. 내가 한 모든 일은 칭송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줄리아니는 10월 9일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는 트럼프 탄핵조사를 1950년대 미국을 휩쓴 반공산주의 선풍인 ‘매카시즘’에 비유했다. “아, 소련은 익명의 이름 없는 목격자로 재판을 했다. 매카시Ⅱ에 온 걸 환영한다.” 당연히 반발이 따랐다. 한 노르웨이 저널리스트는 “트럼프를 방어하기 위해 매카시즘을 언급한 것은 사실이나 역사를 무시한 것이다. 조지프 매카시의 오른팔 로이 콘은 트럼프의 가장 중요한 멘토였다”는 리트윗을 달았다. 2001년 9·11 테러 직후인 9월 18일 테러 현장인 ‘그라운드 제로’에서 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왼쪽 두 번째)을 안내하고 있는 루돌프 줄리아니 뉴욕시장(오른쪽). / 게티이미지 트럼프의 최측근에서 경멸의 대상이 된 줄리아니의 추락과 변신을 두고는 비판이 잇따르고 있다. 1993년 뉴욕시장 선거 캠프에서 줄리아니의 공보비서를 지낸 켄 프리드먼은 10월 7일 <뉴욕타임스> 기고 ‘루디 줄리아니에게 무슨 일이 있었나’에서 “9·11 이후 미국의 시장으로 불린 루디가 오늘 옹호할 여지가 없는 트럼프 대통령의 갈팡질팡하는 개인변호사이자 심복, 옹호자, 보호자”라고 줄리아니를 비판했다. 한 전직 백악관 고위관리는 “루디가 트럼프 머리에 똥을 쌌다”고 꼬집었다. 한 공화당 하원의원 보좌관은 그를 “멍청이”라고 했다. 트럼프, “나의 로이 콘은 어디에 있나?” 지난 9월 20일, 미 뉴욕과 로스앤젤레스에서는 <나의 로이 콘은 어디에 있나?(Where‘s My Roy Cohn?)>(2019)라는 다큐멘터리가 개봉됐다. 이 다큐는 때마침 우크라이나 스캔들이 터지면서 주목을 받고 있다. 로이 콘이라는 인물과 트럼프의 관계, 콘과 줄리아니의 비유 때문이다. 로이 콘(1927~1986)은 1950년대부터 현재까지 미국 정치사를 관통하는 인물이다. 그와 관련된 유명인사는 조지프 매카시, 로널드 레이건, 로저 스톤, 도널드 트럼프 등이다. 특히 콘은 1950년대 미국을 휩쓴 매카시즘 광풍 때 무지막지한 집행자 역할을 했다. “당신은 지금 또는 과거에 공산당원인 적이 있나요?” 그가 한 말은 오랫동안 회자되고 있다. 그는 33년 전인 1986년에 사망했지만 트럼프의 등장으로 되살아났다. 악명 높은 변호사로 이름을 떨친 그는 뉴욕의 최고 유력인사이자 실세였다. 저돌적이고 공격적인 전략으로 유명하고, 권모술수에 뛰어났다는 평을 받았다. 20세에 예일대 로스쿨을 졸업하고 21세 때 변호사 자격을 취득한 천재이기도 했다. 뉴욕의 부동산 개발업자와 뉴욕 최고의 유력인사는 ‘멘티(트럼프)-멘토(콘)’로 만나 공생관계를 형성하면서 미 정치판에 큰 영향을 미쳤다. 다큐멘터리 제목은 트럼프가 2017년 한 말에서 땄다고 한다. <애틀랜틱>에 따르면 2017년 5월 러시아 게이트 수사와 관련해 제임스 코미 당시 연방수사국(FBI) 국장은 러시아 게이트 수사 중단을 요구한 트럼프의 말을 거부해 해임됐다. 그때 트럼프가 외쳤던 말이다. 당시 정치적 위기에서 벗어나려는 트럼프의 절박한 심경을 보여준다. 과거 콘이 그랬듯 지금의 위기에서 그를 구해줄 해결사가 필요했던 것이다. 두 사람은 트럼프가 27세, 콘이 46세 때인 1973년 인연을 맺었다. 당시 아파트 임대사업을 하던 트럼프는 흑인을 차별했다는 혐의로 법무부로부터 소송을 당했다. 트럼프는 당시 뉴욕 최고의 실세였던 전설적인 변호사 콘을 찾아 맨해튼의 회원제 나이트클럽 ‘르 클럽’으로 가 도움을 청한다. “정부가 우리 회사를 흑인에 대한 차별 혐의로 소송을 제기했다. 내가 어떻게 해야 하나?” 트럼프를 처음 본 콘은 자신 있게 답한다. “그들에게 지옥에나 가라고 하고 재판정에서 그들에게 당신이 차별했다는 걸 증명하라고 하라.” 트럼프는 콘을 변호사로 기용했다. 임대사업에서 인종차별 사안의 핵심은 트럼프가 흑인에게 임대하지 않기 위해 유색인종을 뜻하는 C를 표기하는 식이었다. 만약 사실이라면 당연히 공정주거권리법 위반이다. 그럼에도 두 사람은 적반하장격으로 오히려 법무부를 상대로 명예훼손 혐의로 1억 달러의 소송을 걸었다. 결과적으로 사건은 앞으로 차별을 하지 않는다는 조항을 준수하겠다고 합의하면서 트럼프는 유죄 인정 없이 사건을 해결했다. 트럼프는 왜 30여년 전에 숨진 로이 콘을 찾았을까? 트럼프가 콘 대신 찾으려고 했던 해결사가 줄리아니였을까? 줄리아니도 트럼프의 젊은 시절 콘이 했던 것처럼 대통령 트럼프의 변호인이 되려고 했던 걸까?
- 조찬제의 월드프리즘
- [추적]‘박근혜 이사장 육영재단’ 관련보도 대응 모의했다(2017. 11. 14 18:17)
- 2017. 11. 14 18:17 사회
- ㆍ 태블릿PC 속 ‘유치원반론.hwp’ 파일 내용 최초 공개 “지난 80년대 초는 박근혜 후보가 적극적으로 사회활동을 하지 못하던 시기였음. 어린이회관과 유치원 등의 시설은 실무자들이 맡아서 운영을 했기 때문에 모르는 일들이다.” JTBC가 입수해 보도한 태블릿PC(이하 ‘태블릿PC’)에 들어 있던 ‘유치원반론.hwp’ 파일의 내용이다. 문서 정보에 따르면 이 문서는 2012년 11월 29일 목요일 오후 7시26분36초에 작성되어 당일 오후 9시57분17초에 마지막으로 저장되었다. 마지막으로 저장한 사람은 ‘user’로만 되어 있다. ‘태블릿PC’에 해당 제목의 파일이 들어 있던 것은 알려진 사실이다. 하지만 문건의 내용은 이번 보도를 통해 처음 공개되는 것이다. 기자가 이 파일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이 사안이 당시 기자가 취재하고 있던 ‘박근혜 육영재단 이사장 시절 유치원에서 벌어진 사건’에 대한 반론을 담고 있었던 것으로 추정되기 때문이다. 시사주간지의 마감일은 목·금요일이다. 기자 역시 이 날짜에 육영재단 유치원 의혹 기사를 마감 중이었고, 취재의 마무리 격으로 박선규 당시 박근혜 측 대변인에게 공식 질의를 한 상태였다. 당시 주간지 중에서는 시사저널과 본지가 해당 주제로 대동소이한 내용의 의혹기사를 썼다.( 1004호, “박근혜 육영재단 재임 시절 무슨 일 있었길래” 기사 참조) 이번에 입수한 ‘유치원반론.hwp’ 파일의 내용은 11월 29일 당일 오후 제보자 인터뷰 형식으로 출고된 한겨레 기사에 대한 2쪽짜리 반론문이다. JTBC가 입수한 태블릿PC에 들어 있던 ‘유치원반론.hwp’ 파일. 2012년 11월 29일자로 작성된 이 파일은 당시 박근혜 후보가 육영재단 이사장 재임시절이었던 1980년대 초, 육영재단 어린이집 교사들을 술시중 들게 했다는 의혹제기에 대한 반론을 담은 것이다. 여교사 술시중 접대 강요 보도 막전막후 당시 기사들에서는 제보 내용의 일부분만 언급되었다. 한겨레와 시사저널, 본지가 언급한 1980년대 초 ‘유치원 여교사 술시중’의 전후 사정은 당시 취재기록에 따르면 다음과 같다. “당시 새로운 원장으로 온 사람은 중령 출신의 최모라는 여성으로 군대식 문화를 여교사들에게 강요했다. (제보자는 수개월이 지난 뒤 이 최씨 성을 가진 원장의 이름을 최경연으로 기억했다) 저녁 무렵으로 기억한다. 여름이 되어갈 때여서 해도 지고 오전·오후반 수업이 다 끝난 뒤, 안(능동 육영재단 어린이회관)에 있던 관람객도 모두 나가고 저녁만찬 식으로 하는 자리였다.” 정리하자면 박근혜 이사장의 육영재단이 신군부 고위인사들을 초대해 마련한 저녁만찬에 당시 최씨 성을 가진 어린이집 원장이 교사들이 남아 술시중을 들도록 강요했다는 것이다. 술시중을 드는 방식은 신군부 인사들 사이 사이에 여교사를 배치해 술을 따르게 했다는 것이 제보자의 주장이다. 여기에 제보자와 다른 한 명의 여교사 등 2인은 ‘이게 무엇을 하는 짓이냐’고 화를 내고 가방을 싸서 나와 버렸다. “다음날 출근해보니 모두 얼굴이 좋지 않은 표정이었다.” 당시 육영재단 어린이집 교사들은 보통 어린이집이나 유치원과는 달랐다. 교사들 모두 초대졸 이상이었고, 또한 당시 KBS에서 제작되던 에 ‘하나언니’ 등으로 출연했었다. “박근혜 이사장이 알뜰하게 사람들을 착취하는 구조였다.” 제보자의 말이다. ‘술시중 충격’의 여파는 거기서 끝나지 않았다. “김○○이라는 친구가 있었다. 활달한 성격이었는데, 최 원장에게 야단도 많이 맞았다. 그 사건 후 우울증 비슷한 것이 생겼다. 결국 1985년쯤에 유치원을 그만뒀고, 이듬해 잠실 친척의 아파트에서 투신자살을 했다.” 보도가 나간 내용은 일부였지만, 의혹 검증 취재의 대부분은 이 유치원 교사의 자살과 그날 술시중의 관련성이었다. ‘지시메일’로 이춘상 보좌관이 반론 담당 당시 육영재단 어린이집·유치원에서 근무한 동료 여교사를 찾는 것은 쉽지 않았다. 어렵게 찾아낸 경우도 ‘술시중 사건’ 자체에 대해 ‘기억나지 않는다’, ‘그런 일이 있었을 리 없다’고 답하는 등 잡아뗐다. 은 숨진 김씨의 대학 동창으로 김씨와 같이 어린이집에 근무했던 인사를 찾아낼 수 있었다. 그는 서울에서 한 어린이집 원장을 하고 있었다. 그는 기자에게 이렇게 말했다. “○○이가 술시중 때문에 자살했다고 하면 내가 먼저 나서서 문제제기를 했을 것이다. 지금 잣대로는 그때의 일이 문제라고 할 수도 있지만, 그때의 잣대로도 이조시대의 일을 보면 문제였을 것이다. 기자분이시니까 그런 것은 잘 구분해서 보도하실 것으로 믿는다.” 기사를 마무리하면서 연락한 당시 박선규 새누리당 대변인 역시 이 인사와 별반 다르지 않은 답을 했다. 검찰 태블릿PC 포렌식 보고서에 따르면 이 태블릿에서 ‘유치원반론.hwp’ 파일이 처음 등장하는 시간은 당일 오후 10시28분58초(2012년 11월 29일)다. 아래아한글 파일정보 상의 최종수정에서 약 31분41초 뒤다. 반론파일은 밖에서 작성돼 메일을 통해 전달됐고, 이 태블릿PC에서 열어봤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전후로 이 태블릿PC를 사용해 남긴 흔적들을 살펴보면 10월 10일 이후 약 한 달간 사용이 정지되어 있었다. 그러다 11월 27일 다시 사용이 시작된다. 구체적으로 27일 오후 1시15분23초에 ‘한컴오피스 한글뷰어 안드로이드 에디션’이 설치되고, 3분 뒤인 1시16분6초에 구글Play 서비스가 설치된다. 설치메일은 모두 zixi9876@gmail.com이었다. 지난주 은 이 메일을 통해 이춘상·정호성·안봉근·이재만 등 4인방과 추가적으로 한두 사람이 암호를 사용해 지시메일을 주고받았던 내용을 추적보도한 바 있다. 이 ‘유치원반론.hwp’ 파일을 주고 받은 것도 zixi9876 메일을 통해서였을까. 검찰 태블릿PC 보고서의 파일들을 날짜 순으로 재정렬해 보면 27일 오후 1시11분에 ‘정지가 해제되었습니다’라는 메시지가 SKT로부터 발송된다. 한동안 이 태블릿을 사용하지 않았다는 뜻이 된다. zixi9876 메일을 통한 암호메일은 그날 오후 3시쯤부터 재개되는데, 위 ‘유치원반론.hwp’ 작성시간과 다운로드 시간 근처에서 발견된 암호메일은 다음과 같다. “제목: 춘.유치원… 공립유치원 예산삭감 파장 본문: 공립유치원 예산삭감을 둘러싸고 교원연합회와 대전시 의회 간의 마찰이 심화돼 그 파장이 날로…” 이 메일이 발송된 시간은 2012년 11월 29일 오후 10시01분50초다. 고 이춘상 보좌관이 이 반론 작성과 검토·배포 관련자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검찰 태블릿 보고서를 검토하면 또 하나의 유치원 관련 기록이 나온다. 위 ‘반론.hwp’에 언급되어 있는 한겨레신문의 언론 보도를 태블릿으로 읽은 기록이다. 검찰 포렌식 보고서에 따르면 ‘박근혜 이사장 때 육영재단 교사 ‘결혼하면 퇴사’ 각서 강요: 사회 일반: 사회:뉴스:한겨레’ 파일을 태블릿에서 열었다가 열람기록을 삭제한 시간은 오후 6시33분46초다. 다시 말해, 이 태블릿PC의 사용자가 사용한 접속기록을 보면 네이버 속보→네이버 뉴스→박근혜 관련 기사 5건을 읽은 뒤 이 뉴스를 발견한 다음→한겨레신문 정치면에 접속한 뒤, 다시 서울신문의 ‘박근혜 유세 때 입는 패딩점퍼 도대체 얼마?’라는 기사를 읽는다. 반론 검토과정, 신혜원은 알 수 없었다 여기에 앞서 아래아한글 파일의 정보를 조합하면 약 한 시간 뒤 반론파일이 작성(오후 7시26분)되어, 다시 약 2시간 뒤인 9시57분에 마지막 수정작업을 거친 다음, 약 10분 뒤 zixi9876 메일을 통해 암호화되어 발송된다. 이 날짜로 이 태블릿에 남아있는 파일은 ‘유치원반론.hwp’뿐 아니라 ‘TV토론관련.hwp’, ‘옷1~옷3_1.jpg’ 파일도 있다. 역시 zixi9876 메일을 보면 정호성은 토론 관련, ‘건’으로 불린 인사는 옷과 관련된 업무를 분장받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옷’은 앞서 이 태블릿 사용자가 ‘발견’한 한국일보 기사 ‘박근혜 유세 때 입는 패딩점퍼 도대체 얼마?’에 대한 대응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태블릿PC의 사용자는 최순실일까. 아직 단언을 할 수 없다. 태블릿PC의 1차 검증작업을 총괄했던 손용석 JTBC 팀장은 “대부분 내용이 나온 것이라고 판단해 파일을 따로 공개하진 않았다”며 “유치원 관련 문건 작성자는 최순실로 추정된다”고 밝혔었다. 하지만 ‘2004년부터 사용한 PC의 유연’이 작성한 것으로 되어 있는 다른 중요 문서와 달리, 이 ‘유치원반론.hwp’ 작성자는 ‘user’라는 사용자 표기를 하고 있는 별도의 PC 사용자로 추정된다. 확실한 것은 태블릿으로 네거티브 뉴스 발견→지시→반론파일 작성 및 공유라는 과정에 지난 10월 8일 태블릿PC가 자신이 사용하던 것이라고 주장했던 박근혜 선대본부의 신혜원씨가 끼여들 여지는 없다는 사실이다. 태블릿PC에 남겨진 정황은 이 태블릿PC 사용자가 박근혜 캠프의 핵심 관계자들과 공유하는 비선 지시자였다는 점이다. “착하고 잘 웃고, 마음이 약한 친구였다. 그 친구 이야기를 다시 하니 잠이 오질 않네요.” 11월 3일 심야, 기자는 태블릿PC 안에 들어 있던 이 ‘유치원반론’ 파일 내용을 애초의 제보자에게 알렸다. 애프터서비스 차원에서라도 필요한 일이라고 판단했다. 기자와 이야기를 나누던 제보자는 이야기를 마치고도 그때의 기억이 다시 떠올라 잠을 이루지 못하는 듯했다. 기자는 아픈 기억을 다시 들추게 한 것에 대한 사과 의사를 전했다. 그는 이렇게 답했다. “한동안 잊고 살았던 것이 미안해서 그렇다. 이상한 그곳을 함께 지낸 동지이자 벗이었는데….” 제보자가 건넨 이야기 중 아직 검증되지 않은 중요한 이야기는 많다. 앞으로도 하나씩 짚어볼 예정이다.
- 특집
- [만화로 본 세상]-초보 아빠 말린과 아들 니모의 성장기(2016. 08. 16 15:52)
- 2016. 08. 16 15:52 문화/과학
- 동서양을 막론하고 나와 같이 불안과 걱정에 시달리는 초보 부모가 종종 있다며 나에게 위안을 주는 만화가 있다. 이제는 고전이 되어버린 디즈니의 애니메이션 다. 적지 않은 나이에 아이를 가지게 되었을 때, 오래 기다린 만큼 기뻐하면서도 본래 일어나지 않은 일에 대해서도 걱정을 달고 사는 타입이라 한편으로는 새로운 걱정의 세계에 빠져들었더랬다. 주변에 유산이나 조산을 겪은 사람들이 심심치 않게 있으니 열 달을 다 채우고 무사히 나올 것인지 먼저 염려되었고, ‘선천적 장애가 있으면 어쩌나, 출산과정에서 사고가 생기면 어쩌나’, 법조인 부부의 자녀가 장애가 많다는 근거 없는 이야기도 그냥 지나쳐지지가 않았다. 내가 통제할 수 없는 위험에 노출되어 있으면서도 나의 인생과 뗄 수 없는 존재가 생긴다는 것이 두렵지 않았다고 한다면 거짓일 것이다. “다 너 잘되라고 하는 거야”라는 말 돈으로 두려운 마음을 잠재우고 싶었을까. 아직 태어나지도 않은 아이가 아토피에 걸릴 것이 염려된다면서 월 최저임금 가까이 되는 편백나무 아기욕조를 살까 말까 장바구니에 넣었다 뺐다를 반복하고, 흔들림이 두뇌에 좋지 않다는 말에 귀가 팔랑팔랑하여 당시 승차감이 좋다며 유모차계의 벤츠라고 불리는 고가의 유모차를 사야 하나 고민했다. 불행인지 다행인지 유모차계의 벤츠님을 모시기에는 자가용의 트렁크가 좁았고, 얼마나 쓴다고 뭐 하러 비싼 욕조를 사냐는 모친의 일갈로 정작 아이는 8살 많은 사촌형으로부터 승차감은 모르겠고 핸들링도 문제적인 중고 유모차와 낡은 플라스틱 욕조를 물려받아 썼지만서도. 애니메이션 의 한 장면. / 디즈니 픽사 임신 7개월쯤에 하혈하여 회사에서 구급차를 타고 병원으로 실려가는 위기가 있었으나, 아이는 건강히 태어났고, 지나고 생각하니 다른 아이들보다 병치레도 적었다. 그럼에도 걱정 많은 초짜 엄마는 아이가 태어난 직후부터 신생아 황달이면 어쩌지 노심초사하다가 낯빛이 조금 달라지자 황달임이 분명하다면서 태어난 지 얼마 안 된 아이를 들쳐 안고 소아과로 달려갔다. 되돌아온 것은 “이 추운데 멀쩡한 애를 왜 데려 왔냐”는 면박뿐. 애를 어떻게 키우는 것인지 가르쳐주는 곳은 ‘삐뽀삐뽀 OOO’뿐이니 글로 배운 육아는 실전과는 달라도 너무 달랐던 것이다. 신생아 황달을 눈으로 본 적이 있어야 말이지. 경험 많은 아이돌보미 이모님께서 육아를 글로 아는 나보다 더 아이를 잘 봐주고 계신다고 믿으면서도 아이가 약간이라도 다른 모습을 보이면, CCTV를 달까, 녹음기를 설치해 볼까 고뇌의 시간을 보냈고, 생후 7~8개월이 지나도 밤중 수유를 하면 충치가 생기고 턱이 돌출된다는 글을 읽고 놀라 밤중 수유를 끊어야겠다고 수없이 다짐했으나, 걱정은 많아도 실행력이 없어 CCTV나 녹음기는 어떻게 생겼는지도 모르고, 밤중 수유도 어영부영 2년이나 해 버렸던 것이다. 그래도 육아지침서의 숱한 경고와 달리 아이의 이는 멀쩡하기만 했다. 이제 엄마 노릇도 만 5년이 지났으니 익숙해질 만도 하건만 아이가 3살이 되면 3살 엄마는 처음이라, 아이가 6살이 되면 6살 엄마는 처음이라 늘 뭘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은 끊이지 않는다. 요새는 학습지가 한글, 수학, 영어도 모자라 한자, 중국어까지 나오는데, 뭔가 해 줘야 하지 않나, 영어유치원에 3년은 가야 입이 트인다는데 이렇게 있다가 초등학교에 가도 되나… 뭐 그런…. 2013년 3D로 재개봉한 의 포스터. / 디즈니 픽사 실전과는 너무 다른 글로 배운 육아 이 엄마가 온갖 걱정은 하지만, 본업으로 바쁘고 결단력이 없어 밍기적 밍기적거리는 사이에 아이는 구O 선생님 한 번 만난 적 없이 한글을 떼어 엄마에게 자신이 읽은 책을 설명해주고 있고, 영어유치원은 고사하고 “왜 유치원에 보내지 않느냐”는 동네 아줌마의 질책에도 불구하고 집에서 최단거리에 있는 구립 어린이집에 잘 다니고 있다. 되돌아보면, 부모는 아이에게 안전한 울타리가 쳐져 있는 길을 만들어 줘야 한다고 걱정하지만 비싸고 견고한 울타리가 없어도 아이는 평범한 길에서 무럭무럭 건강하게 자라고 있어 지난날의 걱정을 무색하게 한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나와 같이 불안과 걱정에 시달리는 초보 부모가 종종 있다며 나에게 위안을 주는 만화가 있다. 이제는 고전이 되어버린 디즈니의 애니메이션 는 소심한 초보 아빠 말린과 아들 니모의 성장기다. 말린은 아내 코랄과 사이에 많은 알을 낳았지만, 아내와 다른 알들은 포식자에게 잡아먹히고 한쪽 지느러미가 작은 니모만이 남았다. 말린은 ‘결코 아무 일도 생기지 않게 하겠다’고 다짐하면서 니모를 과잉보호하고, 니모가 아빠 품을 떠나 처음 학교에 등교한 날에도 바다는 위험하다면서 간섭을 한다. 니모가 아빠에 대한 반발로 먼 바다로 나갔다가 잠수부에게 잡혀가자 말린은 도리의 도움으로 니모가 시드니로 갔다는 사실을 알아내고 난생 처음 살던 곳을 떠나 시드니로 향한다. 그 길에 채식주의자(가 되고 싶은) 상어떼, 초롱아귀, 해파리떼를 만나 죽을 뻔한 위기를 넘기고, 바다거북 크러쉬의 등을 타고 해류를 통해 결국 시드니에 도착한다. 니모 역시 아빠에게 돌아가기 위해 수족관에서 탈출하느라 죽을 고비를 넘기고, 수족관에서 만난 길 등의 도움을 받아 바다로 돌아간다. 다시 만난 흰동가리 부자는 그물에 잡혀서 우왕좌왕하는 우럭떼를 이끌어 일사불란하게 힘을 합쳐 그물을 끊어 버리게 할 정도로 성장했고, 말린은 더 이상 니모의 앞을 걱정으로 가로막지 않을 것이다. 도리의 말처럼 ‘부모는 자식에게 아무 일도 생기지 않게 할 수도 없고,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면 아무런 재미도 없다’는 것을 잘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아이의 미래를 위한다는 이유로 지금 아이에게 해주려 고민하는 일들은 사실 내가 지금 알고 있는 세상을 전제로 한 것이다. 그러나 나 역시 산호초 마을에서 평생을 살아온 말린처럼 내 세상 밖에 어떤 다른 세계가 존재하는지 겪어 본 적이 없다. 아이와 평생 붙어 있을 수도 없고, 그렇게 내 세상 안에 아이를 가둔다면 길과 같은 스승을 만나 자랄 기회가 없어질 수도 있을 것이다. “다 너 잘되라고 하는 거야”라는 말로 아이의 삶을 움켜쥐는 것이 부모의 역할인 것처럼 여겨지는 세태를 보면서 문득 그렇게 해서 잘됐지만, 행복하지 않다면 그게 무슨 소용일까 반문하곤 한다. 세상 물정 모르는 속편한 소리라고 핀잔 들을지도 모르지만, 부모로서 가장 기쁜 순간은 아이가 남에게 보일 성과를 이룰 때가 아니라 아이로부터 “엄마 나 너무 행복해. 낳아 줘서 고마워”라는 말을 들을 때가 아닐까. 내 자신의 불안으로 아이를 구속하고 싶어질 때, 이 아이는 무엇인가가 되어 내 자랑거리가 되려고 태어난 것이 아니고, 태어난 것 자체로 내게 얼마나 많은 행복을 주었는지 상기한다. 누군가로부터 이렇게 과분한 사랑을 받아 본 것도, 엄마라는 이유로 이렇게 사랑을 받아도 되는지 감격한 것도 처음이었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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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디경향(총 5 건 검색)
- 수능 모의평가로 점쳐보는 2016 수능 출제 경향
- 2015. 06. 10 11:42 육아/교육
- 지난 6월 4일, 한국교육과정평가원에서 주최하는 대학수학능력시험 모의평가가 실시됐다. 2016년도 수능을 코앞에 둔 모의시험으로 본시험의 출제 경향과 의도를 미리 엿볼 수 있는 기회였는데, 교육 업체 스카이에듀의 강사들이 국·영·수 과목별로 분석해봤다.국어 “평이하다 못해 쉬웠지만 기초 개념에 충실할 것”이번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하 평가원) 모의고사는 A형, B형 모두 평이한 수준이 아니라 쉽게 출제됐다는 것이 포인트. A형은 작년에도 쉬웠기 때문에 조금 더 쉬웠고, B형은 작년 수능이 어려웠기 때문에 아주 쉬웠다는 평가를 내릴 수 있다. 변별력을 보여줬던 독서(비문학) 영역에 고난도 지문이 출제되지 않아 작년 6월 평가원이나 작년도 수능보다 쉬웠다고 볼 수 있다. 또 학생들을 어렵게 했던 고전시가가 쉬운 작품 위주로 EBS 교재에서 연계돼 출제되고(A형: 남구만의 시조 / 위백규, ‘농가’ / B형: 시조 두 편), 현대시 역시 쉬운 작품이었던 고은의 ‘성묘(EBS 인터넷수능)’가 연계돼 EBS를 굳이 풀지 않은 학생이라도 어려움을 크게 느끼지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 추론적 사고 영역을 평가하는 극 장르 역시 지문이 반 이상이 겹치고 내용이 쉬웠다. 화법과 작문은 역대 나온 문항들 중에 가장 쉬운 편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쉽게 출제됐다.그러나 B형에서 자료 활용 문항으로 출제된 6-8번 세트는 참신한 유형으로 출제돼 의미를 가진다. 문법은 기본 개념을 제대로 활용해야 풀 수 있는 문항을 출제했다. 특히 B형의 11번 문항은 여러 교과 개념들을 종합적으로 활용해야 하기 때문에 개념이 부실한 학생들은 시간을 많이 소요하거나 실수를 했을 것으로 보인다. 얕고 넓게 지식을 암기할 것이 아니라 시험에 필요한 최소한의 기초 개념을 확실히 학습해둬야 한다는 평가원의 메시지를 여실히 보여주는 문항이었다.영어 “높은 EBS 연계 비중에 주목할 것”이번 2016학년도 6월 수능 모의평가의 난이도는 EBS를 충분히 공부한 사람이라면 크게 막힘없이 풀 수 있는 수준이다. 또 작년에는 추상적이거나 철학적인 지문을 사용한 경우가 종종 있었으나 이번에는 이런 지문이 배제됐다. EBS 연계에 있어서도 기존 연계율을 지키려고 노력한 흔적이 보인다. 특히 3점 문항은 2문항을 제외하고 모두 EBS 지문을 사용했다. 구체적으로는 학생들이 가장 많이 틀리는 빈칸 문제 3문항 중에서 2문항이 EBS 교재의 지문을 토대로 출제됐으며 (31번은 수능특강에서, 32번은 영어독해연습 2에서 출제됐다), 어법 문제 또한 EBS 영어독해연습 1의 지문을 사용했다. 이 빈칸, 어법 문항 모두 3점짜리 문제다. 또 다른 3점 문항인 39번 문장 삽입 문제 또한 영어독해연습 1의 지문을 사용했다.이번 6월 수능 모의평가는 ‘EBS 간접 연계’를 적용하는 첫 시험이다. 간접 연계란 EBS 지문을 그대로 사용하지 않고 지문의 내용과 비슷한 주제를 갖는 다른 지문을 사용하는 방식으로 이제 EBS의 지문을 암기하는 것은 문제풀이에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최근 EBS 연계 출제에 관한 논란이 많지만, 아직은 EBS를 중심으로 한 기존 공부 방식에 크게 변화를 줄 필요는 없는 것으로 보인다.수학 A형 “이번에 출제되지 않은 유형의 문항이라도 놓치지 말 것”2016학년도 6월 수능 모의평가 수학 A형은 매우 평이하게 출제된 편이나 작년 6월 평가원과 비교했을 때 전반적으로 비슷하거나 일부 문항은 조금 더 쉽게 출제됐다. 배점 2점 문항으로 출제될 만한 연산 능력 평가 문항이 최소 1~7번 문항까지로 확대돼 출제됐으며, 이해 영역으로 출제되는 배점 3점 문항 또한 8번, 9번, 10번 문항에서는 단원의 기본 개념만 이해하고 있으면 바로 풀어낼 수 있는 수준으로 제시됐다. 배점 4점의 문항 역시 전반적으로 평이하게 출제됐으며, 난이도 높은 문항으로는 30번과 21번 두 문항이 존재한다.특기할 사항은 작년 수능 및 평가원과 비교해 무한등비급수의 도형 문항이 재출제된 점, 항상 출제되는 문항인 행렬의 합답형과 지수로그함수의 실생활 활용 문장제 문항이 출제되지 않은 점이다. 함수의 평행이동과 역함수, 일차함수의 식 세우기 등 고1 범위인 고등수학 내용이 가시적으로 출제된 것도 확인할 수 있는데, 이는 내년 첫 시행되는 개정교육과정의 수학 A형의 수능 출제 범위가 현 고1 과정의 일부를 포함하는 부분을 의식한 출제라고도 볼 수 있다. 이번 6월 평가원의 등급컷은 작년 6월 평가원과 비슷하거나 이보다 약간 상승할 것으로 예측된다. 1등급 컷은 96, 2등급 컷은 90, 3등급 컷은 82점 가량으로 형성될 것이다.수학 A형을 대비하는 학생들은 이번 6월 평가원에서 20번, 21번, 29번, 30번 문항을 복습하는 것이 필요하다. 또 이번에 출제되지 않은 유형의 문항이라도 반드시 수능에 출제되지 않을 것이라고 단언할 수 없으므로 놓치지 말고 공부해야 한다.수학 B형 “각 단원의 정의 및 중요 기본 원리들을 놓치지 말자”이번 6월 수능 모의평가 B형은 높은 사고력을 요구하며, 계산 과정은 간단하게 변화하는 수능 출제 경향을 확인할 수 있는 시험이었다. 학생들이 어려움을 겪었을 것으로 예상되는 것은 29번, 30번이다. 최고난도 문항에 해당하는 30번의 경우, 최근 출제되던 것과 동일하게 여러 단원의 기본 원리들이 결론 도출 과정에 이용되는 종합적 사고력을 묻는 문항으로, 기본 원리를 충실히 학습한 학생에겐 그리 어렵지 않을 문제였다. 특수한 것을 물어본 것이 아니라 지수로그함수의 개형, 미분가능성, 정적분의 정의 및 기본 정리 등의 핵심 교과 개념을 그 학습목표에 맞게 공부했는지를 물어본 문제에 해당하므로, 지금껏 배운 내용들을 토대로 추론했을 경우 학생 수준에서도 매우 쉽고 빠르게 해결하는 방법을 찾을 수 있었다. 29번의 경우 기하와 연결된 함수의 극한 문제인데, 기하를 분석하고 그것을 기반으로 함수를 유도하는 과정에서 예년에 비해 난도가 높아진 것을 알 수 있고, 도형에 대한 충분한 분석이 이뤄졌다면 계산 난도는 오히려 예년에 비해 낮아졌음을 알 수 있다.단순하게 출제되던 11번, 12번 등의 3점 문항에서도 어려운 표현은 아니지만 여러 수학적 개념에 의한 표현이 이용된 것과 19번, 27번 등의 4점 문항에서는 단순히 공식이나 유형별 풀이법만을 암기하고 있다면 어려워질 수 있도록 문제가 구성된 것은 눈에 띈다. 역으로 종합적 사고력을 주로 묻는 20번, 21번, 28번, 29번, 30번 등의 4점 문항에서는 복합적 개념과 표현이 이용되지만 각 단원의 정의 및 중요 기본 원리들을 알고 활용할 수 있으면 계산 과정은 오히려 더욱 간단해진 것 또한 눈에 띈다. 앞으로 각 단원의 여러 표현들을 통해 수학 문제를 해결해나갈 수 있도록 기본 개념의 의미에 대한 이해를 기반으로 준비하면 좋을 결과를 기대할 수 있다.
- [프런트 에세이]여행 작가 변종모의 멀지 않은 곳에
- 2013. 06. 12 17:09 문화/생활
- 자주 길을 나섰다. 그리고 오래도록 낯선 길을 걸었다. 가슴속 어디쯤이 허전해서이기도 했고 이유 없이 술렁거리는 마음 때문이기도 했다. 그곳이 어딘지도 모르고 무작정 나선 길 위에서 두려움 없이 잘 걷다가도 가끔 내 안의 작은 돌부리에 걸려 넘어지기도 했을 것이다. 때로는 생각 없이 걷다가도 끝내 생각이 무거워 잠시 발걸음을 멈추기도 하면서. 모든 것은 그렇게 내 안에서 일어나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내가 고민하던 일도 삶도 사랑도 모든 것은 내 안에서 일어나고 있었지만 나는 자주 그것을 찾으러 밖으로 걸었다. 걷다가 보면 다가오는 모든 풍경 속에서 좋은 인연이 돼 힘을 얻기도 하고 뜻하지 않은 불안함에 더 혼란스러워하기도 하면서. 내가 알지 못하는, 내가 알고 싶어 하는 모든 것들은 나와 멀리 있다고 생각하던 때가 많았으므로 나는 자주 길을 나섰다. 마치 행복이라는 것이 내 곁에 있는 것이 아니라 나와 상관없는 다른 곳에 매달린 것이라 생각했나 보다. 나는 나를 사랑한 적 없으니 먼 여행에서 돌아와 나는 다시 처음부터 시작하는 마음으로 성북동 비탈에 작은 반지하 방을 하나 얻었다. 모든 것을 정리하고 떠났지만 결국 돌아온 자리에는 잠시라도 머물 곳이 필요했으므로 다시 이 도시에서 여행을 하듯 잠시 정착할 곳을 찾았다. 딱 내가 살아갈 수 있는 최소한의 공간으로 지내기 위해 모든 것을 정리하고 자주 떠났던 일들이 이제는 어디서라도 잘 살 수 있도록 면역이 됐다. 밤이면 발아래 찬란하게 보이는 서울의 불빛들이 아름답기도 했고 그것으로 인해 오히려 긴장감이 들기도 했다. 어디서나 도시의 불빛들을 바라보면 조금 긴장되거나 소외된 마음이 들기도 했다. 하던 일을 관두고 오래도록 여행자로 살기 위해 나는 스스로 이 도시를 외면했으므로 그리고 끝내 다시 돌아왔다가 떠나기를 반복하며 살았으므로. 돌아온 자리에서 반겨주는 것은 떠날 때 내가 놓고 간 이 도시의 반복적인 패턴뿐이었다. 그래서 늘 어딘가가 허전했고 늘 무엇인가로부터 소외된 느낌이 들곤 했다. 하지만 생각해보면 그 누구도 나에게 떠나라 한 적이 없었고 그 누구도 나를 외면한 적이 없다. 내 스스로가 이곳에 지치고 병들어 마치 어떤 치유나 정화를 위해 떠나야 한다는 강박에 시달렸는지 모른다. 떠나지 않고서는 해결되지 않을 거라 생각했다. 내가 사랑한 모든 것이 자주 나를 외면했기 때문이다. 내가 사랑하던 모든 것이 나를 외면하고 있다는 생각을 했다. 이유 없이 아픈 사람처럼 그렇게 내 주변의 생활과 사람들을 앓다가 문득 떠났고 결국 떠나서도 해결되지 않는 많은 것들이 있다는 것을 알았다. 마음의 문제였다. 곁에 있는 것을 귀하게 여길 줄 몰랐던 마음들. 그 모든 것은 처음부터 나에게 향하지 않았는데 나의 마음만 커져서 스스로 상처받고 스스로 소외되던 이유로 나는 나를 사랑하지 못했다. 내가 나를 사랑하지 못했으니 나는 누구도 사랑할 수 없었던 것이 아닐까? 스스로 만든 소외, 그것을 나는 상처로 생각하고 많은 시간 낯선 길 위에 섰다. 그러고서 돌아온 자리는 전혀 나아지질 않았다. 겨울바람이 막 불기 시작하는 때 성북동 비탈의 반지하 방으로 이사 온 첫날. 현관 앞에 펼쳐진 조그만 화단에 앉아 오래도록 도시의 불빛들을 바라봤다. 찬바람이 불 때마다 외로웠고 도시의 찬란한 불빛들에 담배 연기가 사라져가는 시간들도 괴로웠다. 도무지 이곳은 내가 살 곳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으므로. 이곳은 저 찬란한 도시에서 밀려난 소외된 공간 같았다. 편리한 자동차와 그래도 살 만했던 작은 아파트와 내가 지니고 있던 모든 것을 당당하게 정리해버리던 그 마음은 반지하 방처럼 다시 움츠러들고 말았다. 언제나 현실은 상상보다 뼈저리다. 그리고 상상은 늘 현실과 많은 각도로 비껴가게 마련인 것을. 모든 것이 나의 선택이었지만 그 선택 속에 자리 잡고 있던 미래가 다시 현실로 다가올 것은 그다지 가깝게 생각하지 못했던 것이다. 아무래도 이곳은 내가 살 만한 곳이 아니라고 생각하던 우울한 첫날 밤. 어느 날 새벽, 비탈진 골목 사이로 폐지를 모으느라 열심히 수레를 끌고 다니는 할머니를 만났다. 반쯤은 꺾인 할머니의 허리 뒤로 아직 편안하게 잠든 도시. 이 도시 대부분의 사람들은 아직도 꿈을 꾸고 있을 시간에 할머니는 힘겨운 수레와 그보다 가파른 경사 길에 맞서고 계셨다. ‘그래, 내가 뭐라고. 내가 저 할머니보다 나은 게 뭐라고 이곳을 소외된 도시의 언저리라 여기는가?’라는 생각을 했다. 여전히 나는 나를 사랑할 줄 모른다. 내가 정말 하고 싶은 것들을 위해 버린 것인데, 타인에 의해 빼앗긴 게 아닌데 잠시의 불편함에 후회하고 있던 지난밤이 부끄럽다는 생각이 들었다. 주어진 환경에서 가장 잘 사는 법. 현재에서 가장 행복하게 사는 법. 삶이란 누구의 시선을 위해 사는 것이 아니라 나를 위해 사는 것이라는 평범한 진리를 자주 잊고 살았다. 이 정도의 불편함은 낯선 여행지에서는 아무것도 아니었는데 말이다. 불필요한 것은 지니지 말아야 한다는 것, 그것은 단지 물건만이 아니라 마음이 더 먼저다. 앉은 자리가 꽃자리라는 말, 어디서나 언제나 지금 서 있는 곳에서 가장 아름다울 수 있는 삶이 가장 먼저다. 어느 날 후배가 “이곳이 형이 좋아하는 인도의 다르질링과 비슷한 곳이로군요? 나는 가보지 못했지만 왠지 그럴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 그러고 보니 발아래가 온통 구름에 갇혀 있던 그 아름답던 동네 다르질링의 풍경과 어느 정도 닮은 것 같기도 하다. 이 좋은 곳에서 좋은 생각을 할 수 없다면 나는 끝내 세상 어디에도 머무를 수 없을 것이다. 나는 스스로 나를 조금 더 사랑해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사소한 행복 그것이 전부다 나는 지금 이곳 성북동 비탈의 동네에서 두 번째 봄을 맞이하고 있다. 밤새 봄비가 내리고 바람도 심하게 불더니 이내 잠잠한 하늘이 파랗게 열렸다. 발아래 푸른 봄이 군대처럼 몰려오고 있다. 더 늦기 전에 현관 앞 화단에 상추도 심고 고추도 몇 개 심어야 할 것이다. 서울에 살면서 서울 시내를 한눈에 다 내려다보며 온전히 그 계절을 다 지켜보며 살 수 있다는 것이 요즘 새삼스러운 즐거움이 되고 있다. 한때 나도 저 도시의 일부처럼 늘 비슷한 시간대에 출근을 하고, 예상했던 시간보다 늦은 시간에 퇴근을 하며, 내가 살던 공간도 한 번 제대로 둘러보지 못하고 살던 때가 있었다. 내가 무엇을 하면서 하루하루를 보내는지 생각할 겨를도 없이 그저 달력만 넘기며 숫자처럼 정확히 살아내던 때가 있었다. 하지만 지금 저렇게 초록의 신선함으로 몰려오는 봄을 바라보고 그것을 부추기는 바람을 온전히 기억하며 살게 되는 요즘 하루하루 모든 시간이 내 것 같다. 타인의 시간에 맞추어 사는 것이 아니라 온전히 내 시간을 내가 헤아리며 살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내 생활이 남의 것이 아니라 그냥 내 것이라는 생각 속에는 적잖게 부담도 있고 새삼스러운 자유로움도 느낀다. 그 부담이라는 것은 경제적인 이유일 것이며 그 자유로움이라는 것은 말 그대로 자유다. 늘 생각했던 자유이며 누구나 가질 수 있는 자유를 어렵사리 가지게 된 이유에서다. 회사를 다니며 열심히 돈을 모으고 살 때는 통장의 숫자가 점점 커져도 그것을 한 번도 내 손으로 만져본 적이 없었고 그것을 유용하게 쓸 만한 시간적인 여유가 없었다. 참으로 아이러니한 날들이었다. 분명 소비를 위해 축적을 하는데 축적하는 데만 급급해서 소비할 시간이 없다니 말이다. 세상의 대부분의 일들이 그러한 듯싶었다. 예전보다 수입이 많이 줄어들었다고 해서 예전보다 불행하다는 생각을 한 적은 별로 없다. 물론 처음 회사를 관두고 나에게 간단한 원고 청탁이라는 것이 들어오기까지는 아주 오랜 시간이 걸리긴 했지만, 다행히 부모님은 나를 부지런한 사람으로 낳아주셨고 최소한의 내 밥그릇을 챙길 만한 노력은 끊임없이 하고 살았으므로. 회사를 그만두면서 가장 크게 결심한 것이 한 가지 있다면 한 달에 10일 이상은 절대로 일하지 않겠다는 결심이었다. 그 이상 일이 생겨도 나머지 내 시간을 보장받는 조건이 아니라면 절대로 동의하지 않겠다는 생각이었다. 그러나 잘 아시다시피 유명하지도 않은 프리랜서에게 한 달에 10일 이상 일이 생기는 일은 거의 없다. 한 달에 하루도 일이 없을 때가 더 많았으므로. 하지만 딱, 이정도가 좋다. 넘쳐나서 버리지도 않고 모자라서 남에게 빌려오지도 않는 상태. 넉넉하지 않으므로 나는 끊임없이 노력하면서 살아야 할 의무가 있고, 내게 오는 모든 것에 정성을 다하는 마음을 가져야 할 것이다. 예전에는 아무것도 아닌 것이 요즘처럼 소중하게 여겨질 때가 없다. 회사를 떠난 지 7년 동안 나는 네 권의 이야기를 썼고 다행히 그 이유로 나는 나를 조금 더 자세히 보게 됐다. 그동안 내가 얼마나 풍족하게 살았는지에 대해서 그리고 그것을 얼마나 값어치 없게 흘려보냈는지에 대해서. 모든 것이 사소하고 모든 것이 시시하다고 생각했던 그 시절에 나는 모든 것이 과분했다. 생활도 생각도 마음도 모든 것이 흔하고 모든 것에 애정 없이 흘러가는 시간 속에 파묻어놓고 모든 것을 가벼이 여기고 아무렇지 않게 생각했다. 한 번뿐인 삶이며 이 모든 것은 나의 삶인데도 말이다. 내 삶을 내 것으로 생각하지 않았던 듯하다. 그보다 오만하고 아찔한 일이 어디 있겠는가? 이렇게 불편한 경사의 높이에 살아도 나는 이제 더 이상 위태롭지 않다. 내가 원하는 것을 하면서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조금씩 나아가고 있다는 생각 때문이다. 나는 점점 늙어가고 있지만 저렇게 씩씩하게 몰려드는 푸른 초록의 날들을 만끽하며 살므로. 아무래도 그것에 힘입어 나의 젊음이 조금 주춤하지 않겠나? 요즘이 제일 좋다는 생각을 자주 하게 된다. 그냥 별일 없이 소소하게 지나고 있는 요즘이 가장 밝은 봄 같다는 생각을 한다. 내게 행복이라는 것은 실체가 없고 크기가 정해져 있지 않아서 좀처럼 가늠할 수 없는 규모로 여겨지므로 그저 매일매일 행복해야 행복한 것이 아니라 매일매일 불행하지 않으면 그것을 행복으로 알고 살아간다. 더 이상 낯선 곳을 헤매지 않아도, 떠나지 않아도 아무래도 좋을 마음으로 곁에 있는 것들을 소중히 여기며 지금 현재가 가장 즐거울 수 있도록 나는 내 마음을 보살피는 일에 더욱 관심을 가질 것이다. 큰길가의 꽃집에서 채소 모종을 사왔다. 상추도 심고 오이도 심고 수박도 서너 개 심었다. 저 아래 서울 시내를 환하게 내려다보며 자라게 될 채소들을 생각하면 아무래도 당분간은 나도 채소들처럼 조금 싱싱해지는 기분으로 살 수 있을 것 같기도 하다. 남미의 어느 여가수의 노래가 흘러나올 때쯤 내가 심어놓은 채소들을 바라보는데 그 시간이 참 좋았다. 계절이 본격적으로 열을 올리면 아무렇지도 않게 스스로 무럭무럭 자라 올라 풍성하게 채워질 저 화단에 괜한 희망을 걸어보는 오후. 가능하다면 나는 저 채소들을 뽑아서 지인들과 그날의 노래들을 들으며 식사를 할 수 있을 것이다. 쓸데없는 농담도 좋고, 타인들의 진지한 삶에 관해서도 좋고, 무엇이든 좋을 오후의 대화들을 생각한다. 그날은 이 채소들 덕분으로 그렇게 또 하루를 즐겁게 보내게 될 것이다. 삶이란 문득, 이 정도의 사소함을 행복으로 여기며 살아가는 것이 아닐까? 편집 후기 한동안 매일 밤 비슷한 꿈을 꾼 적이 있다. 누군가 훼방을 놓고 있는 건지 언제나 깨고 나면 어렴풋하게 느낌만 남아 있을 뿐이었는데, 그럼에도 명확하게 기억나는 건 꿈속에서 내가 굉장히 오랫동안 나의 뒷모습을 바라보고 있었다는 거다. 장소도 시간도 상황도 어느 것 하나 명확하지 않은 어느 거리에서 나는 꽤 오랫동안 나를 응시하고 있었다. 처음에는 ‘내가 나를 보다니, 이건 마치 만화나 영화에서 안타깝게 죽고 나서 하늘에서 세상에 남겨진 육신을 바라보는 장면 같잖아’라는 생각을 아주 잠시 했으나(이조차도 명확치 않으나 했다고 믿음) 현명하게도(과연) 이내 ‘이것은 꿈’임을 깨닫고 과연 이건 무슨 상황인지, 뭘 해야 하는지, 무엇을 기억해야 할지 열심히 머리를 굴리게 됐다. 꿈이라는 것까지 인식했으나 억지로 깨려고도 하지 않는 그 알 수 없는 진공의 시간 동안 나는 처음으로 나의 뒷모습을 찬찬히 그리고 꼼꼼하게 훑었다. 꿈속의 나는 동그랗게 말린 등과 축 처진 어깨, 피곤한 탓인지 전반적으로 부어 있는 다리로 어디를 향해 가는지 계속해서 터벅터벅 걷고 있었다. 기억나는 다른 건 아무것도 없지만 단 하나, 마치 북극점에서 불어오는 듯한 거칠고 날카로운 바람이 불었다. 며칠간 계속해서 나의 뒷모습을 마주하는 동안 만약 사람의 뒷모습에도 얼굴과 같은 표정이 있다면 어떨지를 생각해봤다. 속마음과는 상관없이 이런저런 표정을 만들어낼 수 있는 앞모습과는 달리 연기를 할 수 없는 뒷모습은 현재의 내 상태를 그대로 드러내는 것처럼 느껴졌다. 점점 그 거대한 솔직함에 압도당할 것 같던 어느 날,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떠나기로 결심했다. 무력한 일상을 재건하기 위해 할 수 있는 가장 손쉬운 방법은 여행이라는 누군가의 말을 떠올렸기 때문이다. 지금의 나를 위협하는 감정들과 사건들, 불쑥 끼어들어 나름의 삶을 간섭하는 사람들, 자꾸만 걸음을 주저하게 만드는 조건과 환경에서 벗어나 익숙한 것이라고는 아무것도 없는 새로운 곳에서 자유를 만끽하고 의지를 되새기고 싶었다. 무의식적으로 꿈속에 투영된 막막함을 거꾸러뜨리고 천 길 해저의 곳에서 반짝이는 것들을 찾아보려 했다. “나는 요즘 잠자리에 들기 전이면 한없이 불안하고 심장이 쿵쿵 뛰어요”라는 말에 “내가 꼭 당신 나이였을 때 나는 길 위에서 생일을 맞았어요. 내 인생 최고의 낭비이자 최고의 순간이었죠”라고 답하던 누군가의 (무책임한) 응원도 실천에 큰 몫을 했다. 그리고 그 뒤의 이야기는 혼자만 간직하고 싶으니 생략하기로 한다. 대신 그곳에서 읽었던 글의 한 부분을 옮겨놓는다. 손에 잡히는 대로 펼쳐들었던 책에서 마치 거짓말처럼 내가 하고 싶었던 혹은 진작부터 깨달았어야만 할 이야기를 발견할 수 있었다. 살면서 문득 스스로도 믿기 힘들 만큼의 중요한 깨달음이 고요하게 머리 위를 지날 때가 있는데 마침 그때가 그랬다. ‘공항을 찾아가는 까닭은 내가 아닌 다른 존재가 되고자 하는 욕망 때문이 아닐까. 그러니 공항 대합실에 서서 출발하는 항공편들의 목적지를 볼 때마다 그토록 심하게 가슴이 두근거리겠지. 망각, 망실 혹은 망명을 향한 무의식적인 매혹. 하지만 그런 매혹에 사로잡힌 인간이 가장 먼저 지녀야만 하는 것이 바로 여권이라니. 지금 여기가 아닌 다른 어느 시공간으로 빠져나가기 위해서는 이처럼 최소한의 나로 돌아가야만 한다는 사실이 내게는 우화처럼 느껴진다. 내가 아닌 다른 존재가 되기 위해서는 먼저 나 자신으로 돌아가야만 한다는 것. 공항의 우화는 이렇게 완성된다.’ -김연수의 「여행할 권리」 중에서 사실 멀리 떠나면 나를 둘러싼 풍경은 달라질지언정 사람들은 그리고 나는, 나의 감정은 한순간 시차가 변하듯 달라지진 않는다. 아무리 멀리 도망쳐봐야 세상은 다 똑같은 거니까. 타임슬립을 한다고 해서 상처가 치유되는 것도 아니고, 낯설어진다고 해서 막막함을 더욱 잘 견딜 수 있게 되는 것도 아니며, 새로운 공간에서 눈을 뜬다고 해서 가질 수 없는 것들을 얻게 되지도 않는다. 삶은 ‘어쨌든’ 여기에, 이곳에, 내 안에 있다. 결국 존재가 아닌 태도, 그것이 우리를 덜 헤매게 하고 덜 아프게 할 것이다. 변종모 작가가 보내온, 마치 봄날 같은 글을 읽으며 나도 모르게 발끝을 내려다봤다. 지금 내가 서 있는 곳이 어디인지 확인하고 싶었다. 그리고 금방 궁금해졌다. 지금의 내 뒷모습은 과연 어떤 표정을 하고 있을까. 다른 곳에서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고 싶었던 마음은 잘 남겨두고 온 걸까. ‘어디서나 언제나 지금 서 있는 곳에서 가장 아름다울 수 있는 삶이 가장 먼저다’라는 변 작가의 이야기에 가만히 고개를 끄덕여본다. 마음속에 번지는 기분 좋은 바람소리를 들으며. 변종모 작가는… 한때 광고대행사 아트 디렉터였다가 오랫동안 여행자로 살고 있다. 지금도 여행자이며 미래도 여행자일 것이다. 누구나 태어나서 한 번 떠나게 될 것이므로 우리는 모두가 여행자인 셈이다. 많은 것을 길 위에서 배웠다. 길 위에서 만난 대부분의 것들을 기록하고 찍고 그리며 오래도록 길 위를 걸었다. 짧게는 3개월, 길게는 1년 6개월. 그렇게 지구를 몇 번이나 돌았다. 배부르지 않아도 행복했던 날들을 기억한다. 길 위에서 나눴던 소박하고 따뜻한 마음들을 생각하며 그날처럼 오늘을 살아가고 있다. 펴낸 책으로는 「짝사랑도 병이다」, 「여행도 병이고 사랑도 병이다」, 「아무도 그립지 않다는 거짓말」, 「그래도 나는 당신이 달다」가 있다. <■진행 / 이연우 기자 ■글&사진 / 변종모>
- 프런트 에세이
- [빈티지 쇼핑투어]서울 최대규모의 벼룩시장 서초토요벼룩시장
- 2012. 01. 18 17:45 패션
- 단순히 중고품을 파는 것이 아닌 문화와 나눔을 사고파는 생생한 현장으로 새로운 쇼핑 트렌드가 된 플리마켓. 진귀한 아이템을 부담 없는 가격에 구입할 수 있는 매력적인 빈티지 투어가 이달부터 시작된다. 첫 달의 쇼핑지는 서울에서 가장 오랫동안 최고의 인기를 얻고 있는 서초토요벼룩시장이다. 매주 토요일, 사당역에서 이수역까지 거리에 10여 년을 이어온 현대판 7일장 서초토요벼룩시장이 선다. 서울에서 가장 오래된 벼룩시장이자 지난 13년간 30만 명의 셀러가 거쳐간 최대 규모의 벼룩시장으로 물건을 팔고 사는 사람들이 장사진을 이루며 요즘은 흔히 볼 수 없는 진풍경을 만든다. “무조건 천 원!”을 외치는 할머니부터 처음 장사를 나왔는데 손님이 강하게 흥정하는 바람에 당황하는 판매인까지, 싼 가격에 득템을 하는 것 외에도 서울 시내 한복판에서 사람 사는 냄새를 듬뿍 맡을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이곳을 찾는 이유는 충분하다. 일주일에 한 번 열리는 플리마켓이지만 구청 관계자에 따르면 이곳을 통한 경제 효과가 연간 100억원에 이른다고 하니 자칫 그냥 버려질 수 있었던 물건들의 막강한 파워가 어느 정도인지 새삼 실감하게 된다. Best Picks 1 앤티크한 분위기의 벽시계 3만원. 2 칼라에 밍크 퍼가 트리밍된 코트 1만원. 3 로맨틱한 프린트 접시 2천원. 4 빈티지한 퍼플 그레이 컬러 하이웨스트 스커트 4천원. 5 귀여운 딸기 프린트 니트 카디건 5천원. 6 스티치 포인트와 플라워 프린트 헤어밴드 각 1백원. 7 버클 장식의 소가죽 앵클부츠 9천원. 서초토요벼룩시장은 800m의 직선 거리로 장이 서 쇼핑을 하기 쉬운 것은 물론 10여 년 동안 매주 셀러 신청자가 꽉 찰 정도로 인기를 끄는데 옷, 소품, 주방, 레저 용품과 과연 사는 사람이 있을까 싶은 궁금증을 유발하는 진기한 물품들까지 다양한 용품들을 만날 수 있다. 전자제품은 고장 난 것인지 확인할 수 있도록 시장 곳곳에 콘센트가 설치돼 있으니 참고할 것. 또 자릿세를 받거나 수익금의 일부를 이웃에게 나눠주는 다른 장터와 달리 참여비가 무료라 판매자가 수익금을 모두 가져가기 때문에 파는 사람 마음대로 물건 가격이 정해져 다른 벼룩시장과 비교해도 저렴한 가격과 파격적인 흥정이 가능한 것 또한 장점이다. 오후 3시에 비교적 일찍 폐장해 오픈부터 문을 닫을 때까지 있어도 무리가 없는데, 좋은 물건이 많은 오픈 시간에 찾아 꼭 필요한 물건은 바로 구입하고 망설여지는 물건은 시간이 지날수록 물건 값이 큰 폭으로 떨어지는 벼룩시장의 특징을 이용해 오후 1시 이후에 다시 찾아 구입할 것. 막바지가 되면 1백~5백원 등 1천원 이하로 판매하는 물건이 많아지고, 마음에 드는 물건을 가만히 바라보는 구경꾼에게 그냥 가져가라고 인심 쓰는 모습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셀러로 시장에 참여하고 싶다면 매주 월요일 10시 인터넷을 통해 접수하면 전산 추첨을 통해 목요일 오후 3시에 공지된다. (왼쪽) 서초토요벼룩시장에는 매주 3천 명 정도의 인파가 몰린다. (오른쪽) 간혹 명품 브랜드의 의류, 소품도 파격적인 가격에 득템할 수 있다.●일시 매주 토요일 오전 9시~오후 3시 ●장소 지하철 2, 4호선 사당역 11번 출구 혹은 지하철 7호선 이수역 6번 출구 ●문의 02-2155-6693, www.seocho.go.kr <■진행 / 조혜원 기자 ■사진 / 박동민>
- 빈티지 쇼핑 투어
- 순수한 마음으로 뭉친 연예인 봉사단체 ‘따사모의 1년 나기’
- 2008. 12. 10 연예
- 정준호, 김원희, 안재욱, 김효진, 김정은, 장동건, 김선아, 이훈, 차태현, 윤다훈, 류시원…. 이들이 한데 모이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 내로라하는 톱스타들이 한두 명도 아니고 대거 뭉쳤다. 화려한 얼굴보다는 우직한 몸으로, 순간의 의욕보다는 지속적인 성실함으로 좋은 일에 언제나 앞장서는 그들. 바로 ‘따뜻한 사람들의 모임’의 이야기다. 소년소녀 가장 돕기&사회 소외계층 지원에 앞장서는 스타들 지난 11월 11일, 서울 은평구 불광동에 자리한 복합쇼핑몰 내에서 장학금 전달식이 열렸다. 사단법인 ‘따뜻한 사람들의 모임’(이하 따사모)이 은평구에 거주하고 있는 학생들 중 가정 형편이 어려운 소년·소녀 가장 다섯 명을 선발해 그들이 걱정 없이 학교를 졸업할 수 있도록 전액 등록금을 지원하기로 한 것이다. 탤런트 이훈의 피트니스 센터 오픈 행사와 함께 진행된 전달식에서 이훈을 비롯해 윤다훈, 안재욱, 서지혜가 자신의 이름을 내건 장학증서와 장학금을 학생들에게 수여했다. 평소 스타의 이름을 딴 장학회를 운영하면서 매달 소년소녀 가장과 저소득 청소년에게 장학금을 전달해온 따사모는 이로써 200여 명에게 장학회 장학금을 지원하게 됐다. 2004년 2월 ‘정선경 장학회’, ‘장동건 장학회’, ‘김원희 장학회’를 시작으로 설립된 스타 장학회는 현재 30개를 훌쩍 넘기며 많은 청소년들의 꿈과 희망을 든든하게 받치고 있는 중이다. 특히, 이날 이훈은 앞으로 자신이 경영하는 피트니스 센터 수익금의 1%를 따사모에 기증할 것을 약속하기도 했다. 그동안 따사모 내에서 무거운 물건을 들거나 고장 난 TV를 고치는 등 주로 ‘힘’ 쓰는 일을 도맡아 해왔다는 이훈은 이제 다른 방법으로도 따사모에 힘을 보태게 된 것이 기쁜 모양이었다. “그동안 기부금도 내고 여러 행사도 열심히 참여해왔지만, 앞으로는 제가 땀 흘려 운영한 개인 사업을 통해서도 열심히 공부하고자 하는 아이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게 돼서 뿌듯하네요. 이곳에 거주하는 구민을 직접적으로 돕는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깊고요.” 따사모 활동을 하고 나서 나누는 기쁨이 무엇인지도 알게 되고 팬들의 사랑에 대해서도 다시 한번 깨닫게 됐다는 이훈은 따사모 열성 멤버답게 적극적인 모습이었다. 함께 자리한 안재욱, 윤다훈, 서지혜, 한재석도 따사모 활동을 통해 사랑을 실천하는 시간이 소중하다며 아이들과 다정한 시간을 보냈다. 6년째 묵묵히, 적극적으로 필요한 곳 찾아 나서 2003년 말, 현재 따사모 회장을 맡고 있는 이경호와 평소 친분이 있는 박철, 정준호 등을 중심으로 장동건, 안재욱, 이훈, 김원희, 김선아 등 연예인 10여 명이 모여 봉사활동 모임 ‘따사모’를 만들었다. 이후 2004년 사단법인으로 인가받으며 더 큰 사랑을 실천하기 위한 본격적인 활동에 나서게 됐다. 특히 소년소녀 가장과 무의탁 독거노인 돕기 활동을 중심으로 그늘진 사회 곳곳을 찾아 꼭 필요한 곳에 도움의 손길을 전하고 있다. 현재는 자발적으로 참여한 30여 명의 연예인이 활동하고 있으며 장학회를 통해 장기적인 지원을 하는 등 영역도 무척 넓어졌다. “처음에는 소박한 취지로 모인 단체였어요. 연예인은 국민의 사랑이 밑바탕이 되어 활동하잖아요. 넘치는 사랑을 받는 만큼 그 사랑을 다시 돌려드려서 함께 사는 사회를 만드는 게 도리죠.” (이경호) 이경호 회장의 말처럼 따사모 회원들은 ‘사랑을 받은 사람들은 그 사랑을 더 많은 사람에게 전해줘야 하는 책임이 있다’는 생각으로 꾸준히 봉사를 실천하고 있다. 처음에는 정말 마음으로만 조용히 움직이자는 취지로 인터뷰도 거절하고 회원들끼리만 활동을 전개했으나, 사회적으로 봉사와 기부에 대한 인식이 확산되면서 유명인의 활동이 사회적으로 미치는 영향력이 있음을 깨닫고 적극적인 전도사 역할을 자청하고 있는 중이다. “많은 분들이 저희의 모습을 보고 ‘나도 한번 해봐야겠다’는 마음을 먹고 움직였으면 해서 요즘 활동 모습을 알리고 있어요. 하지만 회원들 대부분은 정말 순수한 마음으로 참여하고 있고, 보이지 않는 데서 열심히 일하는 분들이 더 많아요. 다른 회원들을 보면서 저도 더 많이 자극받고 있어요.” (윤다훈) 지난 9월 29일에는 대한사회복지회 암사재활원과 결연식을 갖기도 했다. 대한사회복지회 홍보대사이자 따사모 회원인 김정은을 비롯해 김원희, 유진, 김유미, 정선경, 윤다훈, 안재욱 등이 참석한 이날 행사에서는 장애 아동들을 위한 학습 보조장치를 기증했다. 따사모 부회장을 맡고 있는 김원희는 “틈틈이 시간을 내서 아이들에게 행복한 추억을 많이 만들어주고 싶다”며 좀 더 가까이 다가가는 활동을 더 늘려나갈 것을 다짐하기도 했다. 따사모 회원들로부터 가장 열성적으로 활동한다는 평가를 듣는 김원희는 지난해 한국자원봉사대상 우수상을 수상하기도 했는데, 모든 공을 따사모에 돌린다는 수상소감을 남겨 화제가 됐다. “봉사를 거창하게 생각하면 시작하기 힘든 것 같아요. 처해진 상황에서부터 해 나가는 것이 중요해요. 처음 따사모 활동을 할 때는 보여주기 위한 것이 아니냐는 오해도 받았는데 5년 넘게 꾸준히 이어오다 보니 인정을 받게 되네요. 지금 회원들은 모두 몸으로 뛰며 돕는 분들이에요. 앞으로도 계속 일을 찾아 나가야죠.” (김원희) 앞으로도 따사모는 지금까지 해온 것처럼 사회 곳곳 빈 곳을 채워가는 노력을 계속해 나갈 계획이다. 특히 요즘처럼 힘들 때일수록 더욱 힘을 내 즐겁고 따뜻한 일을 많이 만들겠다는 목표다. 밝게 빛나는 인기만큼이나 아름다운 마음이 빛나는 스타들이 모인 따사모. 언제까지 빛을 함께 나누는 햇살 같은 이들이 되어주길 바란다. ■글 / 이연우 기자 ■사진 / 홍태식(프리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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