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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총 257 건 검색)

노벨 평화상 유사프자이, 탈레반 여성 탄압에 “무슬림이 맞서야”
노벨 평화상 유사프자이, 탈레반 여성 탄압에 “무슬림이 맞서야”
2025. 01. 13 20:42국제
... 기회’에서 이같이 연설했다. 그는 “아프가니스탄에서는 여성 한 세대가 미래를 빼앗길 것이다. 무슬림 지도자로서 이제 여러분이 목소리를 내고 힘을 발휘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이날 학술대회는...
탈레반말랄라유사프자이
‘노벨평화상’ 말랄라 유사프자이 “무슬림이 탈레반에 맞서야”
‘노벨평화상’ 말랄라 유사프자이 “무슬림이 탈레반에 맞서야”
2025. 01. 13 14:10국제
... 기회’에서 이같이 연설했다. 그는 “아프가니스탄에서는 여성 한 세대가 미래를 빼앗길 것이다. 무슬림 지도자로서 이제 여러분이 목소리를 내고 힘을 발휘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이날 학술대회는...
탈레반말랄라유사프자이
“차라리 트럼프” 찍었던 무슬림, 발등 찍혔다
2024. 11. 17 20:45국제
... 승리한 것은 우리 덕분”이라며 “우리는 그의 내각 인선에 만족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미국 무슬림 참여 및 권리 강화 네트워크’ 대표인 렉시날도 나자르코는 “트럼프 2기 내각이 극단적인...
트럼프 2기
피란 온 시아파 무슬림에 “떠나라”…레바논 ‘종교 갈등’ 망령 깨어나나
2024. 10. 16 21:35국제
... 밝혔다. 남부지역 시아파 무슬림 주민들이 이스라엘군 공격을 피해 대거 이동하면서 수니파 무슬림과 마론파 기독교 마을들도 교회나 학교 등을 개방해 이들을 수용하고 있다. 그러나 피란민들을...

스포츠경향(총 22 건 검색)

킹덤 단 “무슬림 논란 죄송··· 두바이 친구에게 연락 와”
킹덤 단 “무슬림 논란 죄송··· 두바이 친구에게 연락 와”
2023. 10. 18 11:44 연예
GF엔터테인먼트 그룹 킹덤의 단이 앞선 앨범 표지 디자인 논란과 관련해 언급했다. 단은 18일 서울 강남구 일지아트홀에서 진행된 미니 7집 ‘히스토리 오브 킹덤 : 파트 7. 자한’ 발매 쇼케이스에서 “논란이 일었던 당시 북미 투어중이었다. 당일 SNS를 통해 논란이 되고 있단느 걸 알았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무슬림을 존중하지 않아서가 아니라 그에 대해 잘 몰랐던 것 같다. 그래서 앨범을 전량을 패기하고 빠르게 사과드리게 됐다. 옳은 판단이었다고 생각한다. 상처받았던 많은 무슬림 분에게 죄송하다”며 “저희가 모든 문화를 K팝으로 재해석해서 보여주는 팀인 만큼 더 신중히 고려해서 앞으로 이런 실수가 일어나지 않도록 하겠다”고 사과했다. 특히 단은 10년간 두바이에서 생활하기도 했던 만큼 “두바이에서 살면서 다양한 국가에서 온 친구들과 학교에 다녔다. 무슬림 국가인 만큼 무슬림 친구도 많았다. 서로 존중했고, 이런 문제가 있던 적이 없었다”며 “두바이에 있는 친구들도 괜히 걱정이 돼서 연락을 주기도 했다.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해줬지만 정말 미안했다. 저도 10년을 살았지만 경전인지 잘 몰랐다. 다시 한번 죄송하다”고 다시 한번 킹덤의 ‘히스토리 오브 킹덤 : 파트 7. 자한’은 2년 8개월간 7부작으로 이어온 ‘히스토리 오브 킹덤’의 마지막 시리즈로, 멤버 중 ‘태양의 왕’인 자한을 중심으로 킹덤만의 이야기를 그려낸다. 시즌1의 피날레를 장식하는 만큼 타이틀곡 ‘쿠데타’를 포함해 총 7곡을 통해 킹덤 고유의 정체성을 더 짙게 담았다. 18일 정오 공개된다.
킹덤, 무슬림 모욕 논란에 앨범 전량 폐기
킹덤, 무슬림 모욕 논란에 앨범 전량 폐기
2023. 09. 25 10:28 연예
논란이 된 그룹 킹덤 앨범 재킷. GF엔터테인먼트 그룹 킹덤이 앨범 재킷 무슬림 모욕 논란에 전량 폐기를 결정했다. 킹덤 소속사 GF엔터테인먼트는 25일 “무슬림 분들과 불편을 느꼈을 모든 분들께 머리 숙여 사과드리며, 킹덤의 이번 앨범은 전량 폐기하고 다시 제작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소속사 측은 “킹덤은 세계의 문화를 K팝으로 재해석해 무대를 꾸미는 것을 목표로 하는 그룹인 만큼 문화의 다양성과 공존을 최우선 가치로 놓고 있다”면서 “이번 논란은 아직 부족한 점이 많은 당사의 무지와 부주의로 발생했다”고 솔직히 고백하고 머리를 숙였다. 킹덤은 이번 논란에 초판 7만장을 과감히 폐기하는 결단을 내렸다. 중소기획사인 GF엔터테인먼트로서는 일정 및 비용적으로 쉽지 않은 결정이었을 것으로 보인다. 새 앨범 사전 예약은 26일 오전 11시부터 다시 재개될 예정이며, 정식 발매는 예정대로 10월 18일에 진행된다. 지난 19일 새 앨범 ‘History of Kingdom : Part VII. JAHAN’의 자켓 이미지가 19일 공개되면서 논란이 일었다. 공개된 자켓 이미지가 이슬람 경전인 코란과 매우 유사했으며, 중앙에는 킹덤의 로고가 새겨져 있었다. 무슬림에게 코란은 신성한 경전으로 K팝 그룹이 이를 앨범에 사용하는 것은 모욕적이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터져나왔다. 앨범은 21일부터 사전예약을 받을 계획이었지만, 논란이 일자 일정을 연기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하는 GF엔터테인먼트 공식입장 전문. 안녕하세요. GF엔터테인먼트입니다. 지난 21일 사전 예약 예정이었던 그룹 킹덤(KINGDOM)의 미니 7집 앨범 커버가 이슬람교의 경전과 유사하다는 지적이 있었습니다. 킹덤은 세계의 문화를 K팝으로 재해석해 무대를 꾸미는 것을 목표로 하는 그룹인 만큼 문화의 다양성과 공존을 최우선 가치로 놓고 있습니다. 이번 논란은 아직 부족한 점이 많은 당사의 무지와 부주의로 발생했습니다. 무슬림분들과 불편을 느꼈을 모든 분들께 머리 숙여 사과드리며, 앞으로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겠습니다. 이에 따라 당사는 이번 앨범 초판 7만 장을 전량 폐기하고 다시 제작하기로 결정했습니다. 킹덤의 새 앨범 사전 예약은 오는 26일 오전 11시부터 재개되고, 정식 발매는 오는 10월 18일 예정대로 진행됩니다. 킹덤을 아껴주시는 팬 여러분께 심려 끼쳐 죄송합니다. 감사합니다.
마블 스튜디오, 첫 무슬림 10대 히어로 등장하는시리즈 6월 출시
마블 스튜디오, 첫 무슬림 10대 히어로 등장하는시리즈 6월 출시
2022. 03. 16 23:18 연예
마블 SNS미국 마블스튜디오가 첫 무슬림 히어로 이야기를 담은 TV 드라마 시리즈 ‘미즈 마블’을 6월 출시한다고 영화 전문 매체 데드라인이 15일(현지시간) 전했다. 드라마 주인공은 초능력을 가진 10대 여고생으로, 이슬람교를 믿는 파키스탄계 미국인 소녀로 설정됐다. 마블 코믹스는 2013년 무슬림 히어로 ‘미즈 마블’을 만화책을 통해 처음으로 등장시켰고, 마블 스튜디오가 이번에 실사 드라마로 제작했다. 드라마는 디즈니의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디즈니플러스를 통해 방영될 예정이다.
제주관광, 포스트 코로나 무슬림 관광객 맞이 준비 착착
제주관광, 포스트 코로나 무슬림 관광객 맞이 준비 착착
2021. 12. 22 16:05 생활
제주특별자치도와 제주관광공사(고은숙)는 제주 관광시장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해 성장 잠재력이 큰 아시아 및 중동 시장에 대한 유치 마케팅을 전개하고 있다고 22일 밝혔다. 공사는 최근 포스트 코로나를 대비해 한국관광공사에서 인증하는 도내 무슬림 친화 식당 8곳을 신규 발굴하고, 방문객들의 이용 편의성 제고를 위한 외국어 메뉴판 제작 등 무슬림 관광 인프라를 정비했다. 이와 함께 인도네시아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는 주한 무슬림 유튜버(김밥패밀리 등)와 협업해 무슬림 가족 및 여성 맞춤형 제주 여행 영상 홍보사업을 추진했다. 또한, 도와 공사는 관광 정보 제공과 제주여행 만족도를 높이고자 무슬림 개별관광객(FIT) 특화 제주 여행 가이드북인 ‘Jeju Travel Guide for Muslim Visitors’를 이달 발간했다. 아시아·중동지역 개별관광객(FIT)을 대상으로 제작된 무슬림 테마 가이드북인 ‘Jeju Travel Guide for Muslim Visitors’는 2020년 발간 책자의 개정판으로, 무슬림 관광객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무슬림 친화 식당과 기도실, 지역 내 주요 관광지에 대한 정보도 함께 실어 제주의 볼거리와 먹거리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가이드북은 한국관광공사 5개 해외지사(인도네시아 자카르타,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인도 뉴델리, 아랍에미레이트 두바이, 카자흐스탄 알마티)와 협력하여 현지 소비자를 대상으로 2022년 현지 개최 홍보 행사 및 지사 방문객 대상 배포 예정이며, 비짓제주 웹사이트(visitjeju.net)에서도 다운로드 받을 수 있도록 하여 접근 편의성을 높였다. 이와 관련 제주관광공사 관계자는“코로나19 이전부터 무슬림 관광시장은 매년 급성장하는 시장이었으며, 최근 한류열풍으로 코로나19 이후에는 성장이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라며 “공사는 앞으로도 제주 관광시장 다변화를 이끌고, 경쟁력을 제고하기 위해 무슬림시장 타깃 마케팅에 힘쓰겠다”고 밝혔다.
제주관광포스트 코로나 무슬림 관광객 맞이 준비 착착

주간경향(총 9 건 검색)

[취재 후]무슬림 친구에게 전해주고픈 ‘속보’
[취재 후]무슬림 친구에게 전해주고픈 ‘속보’(2022. 05. 27 13:51)
2022. 05. 27 13:51 사회
지난해 1년간 미국 미주리주로 해외연수를 갔습니다. 그때 처음으로 무슬림 친구를 사귀었습니다. 지역사회에서 제공하는 무료 영어수업이 계기였습니다. 그와 대화 파트너가 됐습니다. 자투리 시간 중 인도네시아에서 온 그에게 SBS 드라마 <라켓소년단>을 아는지 물어봤습니다. 지난해 6월 14일 방영된 드라마 5회는 인도네시아가 자국에서 열린 배드민턴 국제대회에서 한국을 이기기 위해 의도적으로 안 좋은 숙소를 배정했다고 묘사했습니다. 한국 대표팀 선수의 실수에 환호하는 인도네시아 관중을 비하하는 듯한 대사도 있었습니다. 인도네시아에선 “인종차별”이라는 반응까지 나왔습니다. 그는 비하 논란 때문에 이 드라마가 인도네시아 누리꾼들 사이에서 상당한 주목을 받았다고 했습니다. 그의 대답을 듣고 상당히 민망했던 기억이 납니다. “비하 의도는 없었다”고 SBS가 사과했지만 동남아시아 국가를 바라보는 한국인들의 비뚤어진 시선이 드러난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수업 중 종교 이야기도 나눴습니다. 그는 인도네시아 사람들은 대부분 이슬람교 신자라면서 자신은 술, 돼지고기 등을 먹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예배활동은 어디서 하느냐고 물어보니 미주리대학 인근에도 이슬람사원(모스크)이 있다고 답했습니다. 그가 취업을 하는 바람에 수업에서 더 이상 볼 수는 없었지만 이후로도 종종 연락을 주고받았습니다. 한국으로 돌아온 뒤 그 친구가 다시 생각났습니다. 대구 북구 대현동의 이슬람사원 갈등 사태 때문이었습니다. 지역주민들이 이슬람사원 건립에 반대하면서 사원 건축공사는 1년 3개월이 넘도록 멈춰섰습니다. 한때 대현동에는 “테러의 온상 이슬람사원 절대 반대” 등 혐오표현을 담은 현수막, 팻말이 내걸렸습니다. 다시 한 번 민망함을 무릅쓰고 그 친구에게 한국사회에 이런 일이 있다고 페이스북 메신저로 말을 걸었습니다. 라켓소년단 논란은 ‘불행 중 다행’으로 이슬람 혐오와 직접 관련은 없었습니다. 대현동 이슬람사원 문제는 이슬람 혐오가 기저에 깔려 있는 사건입니다. 지난 호(창간특집호) 표지 이야기에 실린 관련 기사를 보내줬더니 “고맙다”는 답장이 돌아왔습니다. 아직 미국에서 지내는 그를 언제 다시 만날 수 있을지는 모르겠습니다. 만약 나중에 그를 볼 기회가 생긴다면 대현동 이슬람사원 갈등 사태가 잘 마무리됐다는 ‘속보’를 전해주고 싶습니다.
취재 후
무슬림 유학생의 희망은 마저 세워질 수 있을까?(2022. 05. 20 15:42)
2022. 05. 20 15:42 사회
“대현동 이웃 여러분, 우리 이슬람 신자도 사람이며 이 동네의 구성원입니다.”(녹색당 대구시당) “대현동 이슬람사원 건립 반대. 주택 밀집가의 평온을 깨뜨리지 마시길 간곡히 부탁드립니다.”(대현동·산격동 주민 일동) 지난 5월 9일 대구 북구 대현동 주택가에 있는 이슬람 사원 건축공사장. 북구청이 지난해 2월 공사중지 명령을 내린 뒤 1년 3개월간 공사가 중단된 상태다. / 김지환 기자 지난 5월 9일 대구 북구 대현동 경북대 서문과 이어진 담장엔 상반되는 내용의 현수막이 좌우로 나란히 걸려 있었다. 지난해 2월 16일 북구청이 대현동 이슬람사원 공사중지 통보를 하면서 본격화된 갈등이 아직 해결되지 않고 있다. 서문 입구에서 도보로 3분 거리인 사원 건축공사장. 이곳엔 사원이 2층이란 걸 가늠해볼 수 있는, 녹슨 ‘H빔’만 덩그러니 서 있다. 1년 3개월간 공사 재개가 이뤄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공사장으로 진입하는 좁은 골목길엔 주민들이 붙여둔 공사 반대 현수막과 노란색 천막이 보였다. 경북대 무슬림 유학생들이 이날 낮 12시 30분쯤 공사장 바로 옆에 있는 임시 예배처로 하나둘씩 모여들었다. 임시 예배처로 쓰이는 낡은 주택은 거실과 방 한칸으로 구성된 간이 공간으로, 원래 가정집이었다. “알라 후 아크바르(신은 위대하다).” 이맘(무슬림 예배를 인도하는 성직자)은 이 문구를 반복해 읊조렸다. 무슬림 유학생들은 절을 하면서 예배의식을 이어갔다. 벽면에는 7개의 시계를 하나의 목재 틀에 모은 대형 시계가 걸려 있었다. 맨 위에 있는 큰 것은 현재 시각을 알려주는 시계이고, 나머지 6개 중 5개는 예배시간을 가리키는 시계로 초침이 없다. (무슬림은 하루에 5번 예배를 한다.) 나머지 1개는 ‘주마(금요예배)’ 시각을 가리키고 있었다. 예배를 마친 무슬림 유학생들에게 골목에 있는 노란색 천막이 무엇인지 물었더니 “사원 공사를 막기 위해 주민들이 세워둔 것”이라는 답이 돌아왔다. 방글라데시에서 온 유학생 임티아즈 마무드는 “현재로선 해결책이 없다. 혼란스러운 상황”이라며 답답해했다. 민원 제기 당일 내려진 공사중지 명령 경북대 무슬림 유학생들은 2012년 서문 인근 공간을 빌려 기도실을 마련했다. 그 이전까지 대학이 제공하던 교내 공간은 소음 등으로 예배활동에 집중하기 어려운 조건이었다. 2년 뒤인 2014년엔 현재 공사가 중단된 부지에 있는 주택을 사들였다. 이곳이 낡고 좁았던 탓에 유학생들은 2020년 상대적으로 규모가 큰 사원 건축 추진을 결정했다. 나이지리아에서 온 유학생 압둘 예킨(전자공학 박사과정)은 “기존 건물은 작아 라마단 때 모든 인원을 실내에 수용할 수가 없었다”고 설명했다. 유학생들은 기존 주택이 도로에 인접하지 않아 건축 허가를 받을 수 없다는 북구청 통보를 받은 뒤 인근 주택을 추가로 사들여 같은해 9월 허가를 받았다. 연면적 245㎡(약 74평)의 2층 건물이었다. 3개월 뒤인 12월부터 사원 공사를 시작했다. 지난해 2월 사원 골조가 올라가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주민들은 H빔이 올라가는 걸 보고 일반 주택이 아니라 사원이라는 걸 뒤늦게 알게 됐다고 말했다. 사원 공사장 인근에 사는 한 주민은 “라마단 때 많은 사람이 모여 시끄러웠다. 유학생들이 타지에서 종교활동을 하며 외로움을 달랜다고 생각해 참았는데 뒤통수를 맞았다”고 말했다. 그는 “처음엔 무슬림을 미워할 일이 없었다. 그런데 주택가 한복판에 사원을 짓겠다고 해 갈등이 불거진 것”이라며 “집을 짓는 줄 알았지 정말 사원이 들어설 줄은 몰랐다. 사원을 짓고 나면 라마단 때 얼마나 많은 사람이 모여들겠나”라고 우려했다. 또 다른 주민도 “여긴 주택 밀집가라 절이든 교회든 안 된다”고 거들었다. 유학생들은 주민들의 반응이 잘 이해가 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파키스탄에서 온 유학생 무아즈 라작(컴퓨터공학 박사과정)은 “공사를 앞두고 인근 주민들을 찾아 과일 등 선물을 드리면서 미리 양해를 구했다”며 “2014년부터 공사 부지에 있던 주택에서 무슬림 유학생들이 예배를 드려왔으니 당연히 사원을 지으리라고 주민들도 생각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학생들이 거짓말을 했다고 여긴 주민들은 대현동·산격동에 사는 350명의 서명을 담은 탄원서를 지난해 2월 16일 북구청에 접수했다. 주민들은 건축 취소 탄원 이유로 소음·냄새·무서움·집단적 의식행위 등으로 인한 주민들의 불만, 정서불안, 반경 1.5㎞ 이내 슬럼화로 인한 재산권 박탈, 사원을 중심으로 한 무슬림의 횡포 우려 등을 제시했다. 경북대 무슬림 유학생들이 지난 5월 9일 대구 북구 대현동 주택가에 있는 임시 기도처에서 예배를 하고 있다. / 김지환 기자 북구청은 탄원서를 접수한 당일 이례적으로 공사중지 명령을 통보했다. ‘주민들과 합의해 민원 해결 시까지’라는 무기한 중지 명령이었다. 공사중지 사유로는 주민들의 정서불안 및 재산권 침해, 슬럼화 우려 등을 열거했다. 공적인 행정기관인 북구청이 무슬림을 공포와 불안의 대상으로 묘사한 탄원을 사실상 그대로 수용한 셈이다. 북구청의 명령 이후 무슬림에 대한 혐오표현과 허위정보가 확산됐다. ‘대구 북구 이슬람사원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한 대책위’에 따르면 지난해 원색적인 비난과 이슬람에 대한 편견을 담은 현수막과 팻말이 사원 주변, 무슬림 학생들의 거주지 벽과 창문 등에 장기간 달렸다. “테러의 온상 이슬람사원 절대 반대”, “국민 생존권이 먼저다”, “우리 문화와 동화되지 않은 이슬람 목숨 걸고 막아야 한다”, “이슬람은 사람을 죽이는 악마 종교다”, “주택가 한복판에 이슬람사원 핵폭탄을 안고 살 수 없다” 등이었다. 경북대 주변과 무슬림 주민의 미성년 자녀가 다니는 초등학교와 어린이집 가는 길 대로변에는 무슬림 주민을 탈레반 추종자로 비하하는 현수막이 수주간 걸리기도 했다. 예킨은 “나는 테러와 전혀 관계가 없는데도 나를 포함한 무슬림들은 테러리스트라는 비난을 받아야 했다”고 말했다. ‘사람을 잔인하게 죽이고 참수하는 무슬림들은 당장 이곳에서 떠나라. 테러리스트!’라는 영어 문구를 적은 팻말은 그에게 가장 큰 상처로 남았다. 한 주민이 이 팻말을 소리내 읽은 뒤 유학생들에게 “너희 나라로 떠나라”고 외친 사례도 있었다. 서창호 대구·경북차별금지법제정연대 집행위원장의 말이다. “주민 비대위가 꾸려지고 두 달 뒤인 4월쯤부터 ‘제주 예멘 난민 사태’ 때부터 활동했던 일부 극우 기독교 단체 등이 이 현안에 결합하기 시작했다. 이들 단체가 활동을 시작하면서 이슬람에 대한 혐오와 차별 표현이 본격적으로 쏟아지기 시작했다.” 주민들은 인종차별이 아니라 주거밀집지역에 사원이 들어서기 때문에 반대하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육주원·이소훈 경북대 사회학과 교수는 최근 서울대 아시아연구소가 발행하는 ‘아시아리뷰’에 게재한 논문 ‘대구 북구 이슬람사원 갈등을 통해 본 인종주의의 위장술’에서 “대현동이 지난 40여년간 대구 다른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낙후됐기 때문에 지역 개발이 매우 민감한 이슈이며 지대 하락에 대한 주민들의 심리적 저항감 역시 납득할 만하다”며 “그러나 치안 불안과 슬럼화라는 논리가 이슬람에 대한 인종주의적 본질화(이슬람이 본질적으로 폭력적이고 야만적인 성격의 종교라는 인식)와 구별짓기 과정을 통해 형성된 것이기 때문에 주거지역에 종교시설 건립은 불가능하다는 논리 역시 기저에 작동하는 인종주의와 분리된 것으로 볼 수 없다”고 짚었다. 경북대 무슬림 유학생 자녀들이 지난해 6월 대현동 주민들에게 보낸 손편지 / 대구 북구 이슬람 사원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한 대책위 제공 무위로 끝난 대화 시도 무슬림 커뮤니티는 당초 이 문제를 대화로 해결하고자 했다. 라작은 “이 사건이 처음 외부로 알려졌을 때 여러 언론에서 연락이 왔다. ‘미안하다’고 하면서 취재에 응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지난해 5월 유학생들을 만나 법률 지원활동을 했던 황필규 공익인권법재단 ‘공감’ 변호사는 유학생들로부터 이런 말을 들었다. “우리는 이 사건을 국제사회에 알리기 원치 않는다. 그러면 한국 명예가 훼손되지 않겠나.” 황 변호사는 “일부 주민들과 혐오세력이, 그리고 공권력을 대표하는 북구청이 이들에 대한 저주의 문구들을 쏘아붙이고 있을 때 이들은 한국을 걱정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유학생들은 지난해 6월 주민들에게 편지를 보내 공사 재개를 호소했다. 이들은 “저희를 무시하고 경멸하는 내용의 현수막을 공개적으로 거는 것보다 저희와 직접적으로 소통하면서 여러분의 의견을 표현해주셨으면 더 좋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며 “저희는 여전히 이 문제가 주민 여러분과 함께 잘 해결될 수 있다고 믿는다. 건축 재개를 위한 주민 여러분들의 동의와 이해를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유학생들의 중학생 자녀들도 한글로 쓴 손편지를 주민들에게 전달했다. 한 학생은 편지에서 “요즘 이슬람사원 문제 때문에 여러분들이 불편해하는 것 저희도 이해한다”며 “이 사원 건축의 중단은 저희의 희망이 망가지는 것과 같다. 우리 모두의 희망을 배려하고 존중해달라”고 요청했다. 다른 학생은 “한국인들의 외모가 저와 다르지만 한국인을 좋아했고 한국을 제 나라라고 생각했다. 이슬람사원이 새로 만들어질 때 행복했다. 하지만 이 사건 때문에 저희 마음에 상처가 났다”며 “저희도 똑같은 인간이고 똑같이 생각이 있다. 외모가 조금 다를 뿐이다. 그리고 저희도 권리가 있다”고 적었다. 지난해 3월과 6월 북구청 주재로 열린 중재회의도 별다른 소득 없이 끝났다. 결국 이들은 지난해 7월 대구지법에 ‘공사중지 처분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고, 법원은 이를 인용했다. 북구청의 혐오 방치 유학생들을 지원해온 시민사회단체들은 대구시와 북구청의 ‘혐오 방치’가 사원 갈등 사태를 키웠다고 지적한다. 국가인권위원회는 지난해 10월 1일 “이슬람사원 건축 공사가 재개될 수 있도록 필요한 조치를 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북구청에 전달했다. 인권위는 결정문에서 “북구청이 비록 주민 민원이라는 중립적 이유를 근거로 공사중지를 통보했다고 하나 결과적으로는 이슬람교라는 종교에 대한 주민들의 혐오와 차별이 근본적 원인”이라고 밝혔다. 북구청이 이슬라모포비아(이슬람 공포증)에 편승해 합리적 이유 없이 공사를 중단시켰다는 취지다. 인권위는 또 북구청이 인종차별적 내용을 담은 현수막, 팻말을 적극적으로 제거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이슬람사원 건축을 반대하는 대구 북구 대현동 주민들이 게시한 현수막 / 김지환 기자 북구청의 처분은 사법적으로도 위법하다는 판단이 잇달아 나오고 있다. 대구지법은 지난해 12월 공사중지 통보가 실체적·절차적으로 문제가 있다고 판단했고, 2심 법원도 지난 4월 22일 무슬림 유학생들의 손을 들어줬다. ‘대구 북구 이슬람사원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한 대책위’ 대표를 맡고 있는 이소훈 교수는 지난해 12월 8일 세계인권선언 기념 토론회 발제에서 “북구청은 ‘찬성’ 또는 ‘반대’의 대립구도를 설정하고 기계적으로 중립적 입장을 유지하고자 했지만, 결과적으로 이슬람 혐오라는 인종차별적 언어를 ‘반대 주민’의 목소리로 인정했다”며 “법원 판결과 인권위 결정은 이런 조치가 차별적이고 위법하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짚었다. 북구청의 태도는 울산 동구에 정착한 아프가니스탄 특별기여자 29가구의 자녀들이 학교생활에 적응할 수 있도록 적극적 지원을 한 울산시교육청의 행보와도 대비된다. 노옥희 울산교육감이 특별기여자 자녀들의 첫 등교일인 지난 3월 21일 초등학생 아이의 손을 잡고 학교까지 동행한 사진은 큰 화제가 됐다. 울산에서도 주민들의 우려가 없지는 않았다. 특히 특별기여자의 초등학생 자녀 28명이 대거 배정된 서부초등학교의 경우 학부모들이 “먼저 외국인 학교부터 고려하라”며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이에 시교육청은 서부초 학부모를 대상으로 2차례 걸쳐 설명회를 개최하는 등 협조를 구했다. 노 교육감은 지난 3월 22일 YTN 라디오에 출연해 이렇게 말했다. “이슬람이 세계인구 중 4분의 1에 해당하는 문화권인데도 우리가 그동안 너무 몰랐다는 걸 이번 기회에 알게 됐다. 학생들이 세계 시민으로 성장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또 다른 사람·문화를 접하면서 오히려 많은 배움이 일어나지 않을까 기대를 하고 있다.” 조정으로 실마리 찾을 수 있을까 인권위 권고 이후 대현동 일대에서 노골적 혐오표현을 담은 현수막과 팻말은 대부분 사라졌다. 사원 공사는 여전히 중단된 상태다. 주민들은 북구청의 공사중지 통보가 위법하다는 항소심 판결에 불복해 대법원에 상고장을 최근 제출했다. 양측은 5월 6일, 13일, 18일 등 3차례에 걸쳐 조정 준비회의, 1~2차 조정회의를 열었다. 이 회의에는 주민 3명, 사원 건축주 3명, 민간 갈등조정 전문가 2명이 참여했다. 북구청과 대구시는 발언권이 없는 ‘옵서버’ 자격으로 참관했다. 향후 조정회의가 이어진다면 지난해 중재회의 때처럼 사원을 제3의 부지에 짓는 방안 등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주민들이 주택가 밀집지역에 사원을 짓는 것만큼은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정애 대현동 이슬람사원 건립 반대 비상대책위원회 부위원장은 “최근 회의에서 사원을 짓는다는 걸 뒤늦게 안 뒤 배신감을 느껴 과격한 언어를 쓴 건 유감이라는 의사를 전했다”며 “주민들은 주택가 한복판이라는 사원의 ‘장소’ 문제만 해결하면 된다. 도로변에 짓는다고 하면 우리가 어떻게 반대를 하겠나”라고 말했다. 북구청이 전향적 태도를 보이지 않는 한 제3의 부지를 찾는 방안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유학생들은 지난해 중재회의 때 경북대에서 걸어갈 수 있는 가까운 거리에 있을 것, 제3의 부지에선 주민 반대 이슈가 발생하지 않아야 할 것, 현재 부지와 비슷한 규모일 것, 이미 건축업자에게 지급한 공사비 손실 문제 해결 등의 조건을 제시했다. 라작은 “제3의 부지도 고려할 수 있지만 중재회의 당시 북구청이 의미 있는 제안을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서창호 위원장의 말이다. “사태 악화에 책임이 큰 ‘관’은 조정회의에서 빠져 있어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 대체부지를 찾기도 어렵거니와 사원 부지를 다른 장소로 옮기면 사회적 후과가 클 것이다. 혐오표현, 공사방해 등을 통해 무슬림을 다른 곳으로 보낼 수 있었다는 전례가 생기면 한국사회 사회적 소수자들의 입지는 더 축소될 수밖에 없다. 무슬림들이 지난 8년간 예배해왔고 법적 허가를 받은 원래의 사원 장소를 떠나 대체부지로 옮겨야 할 합당한 이유를 찾기 어렵다. 아울러 이슬람사원 문제는 차별금지법이 왜 필요한지를 보여주는 사례이기도 하다.”
표지 이야기
거부당한 ‘함께’? 무슬림 유학생들의 눈물(2021. 09. 03 15:40)
2021. 09. 03 15:40 사회
ㆍ대구 대현동 이슬람 예배소 건축에 주민들 “기도 소음 심각” 반발… 북구청 공사 중단 명령 세살배기 아이는 창문턱에 올라서서 바깥세상을 구경하고 있었다. 눈이 마주치자 환한 웃음을 보내며 손을 흔들어 주었다. 창턱 아래 벽 바깥쪽에는 이슬람 예배소 건축을 반대한다는 문구를 쓴 배너가 붙어 있었다. 아이가 사는 집의 옆집이 바로 이슬람 센터이기 때문이다. 아이를 보러온 어머니는 창문 밖 이방인 기자의 얼굴을 보자 황급히 모습을 감췄다. 곧이어 나타난 아버지에게 “리포터”라고 밝히며 말을 걸었다. 아이의 아버지인 경북대 전자공학부 박사과정생 무함마드 아딜(33)은 집 밖으로 나오겠다고 말했다. 대구 북구 대현동 ‘다룰에만 경북 이슬람 센터’ 신축 현장에 철골만 세워둔 채 공사가 중단되어 있다. 인근 주민들은 이슬람 예배소를 반대하며 현수막을 걸고 공사장 진입을 막기 위해 차량을 세워뒀다. / 김태훈 기자 중단된 이슬람 예배소 건축 공사 대구 북구 대현동의 경북대 대구캠퍼스 서문 일대는 조용한 주택가다. 단독주택과 다세대·다가구주택이 혼재된 이곳에서 아딜의 가족도 생활하고 있다. 아딜이 살고 있는 다세대주택에는 아딜의 친지와 지인도 각기 세 들어 있다. 아딜네 집 바로 옆에 일반주택을 개조해 자리 잡은 ‘다룰에만 경북 이슬람 센터’가 있고, 그 바로 옆에는 새로 건축 중인 센터 공사장이 있다. 파키스탄 출신인 아딜은 “대학 연구실도 가깝고 예배소도 가까워 이곳에 세를 얻었다”면서 “무슬림들은 고향에서도 집이나 일터와 가까운 거리에 예배소가 있었기 때문에 대학에서 왕래하기 쉬운 이곳에 예배소를 세운 것”이라고 말했다. 이 예배소를 찾는 무슬림들은 대부분 경북대에 다니는 유학생들이다. 공학을 전공하는 비율이 높아 공대 건물과 가까운 대현동에 주로 자리를 잡았다. 다양한 국적을 가진 유학생 150여명이 모여 함께 예배소를 쓰고 있지만 현재 쓰고 있는 건물은 이들을 모두 수용하기에 좁다. 그래서 바로 옆 주택에 2층짜리 새 건물을 짓고 있다. 그러나 주민들이 반대해 건물은 철골만 세워두고 공사를 더 진척시키지 못하는 상태다. 서창호 대구경북차별금지법제정연대 집행위원장은 “차가 드나들 수 있는 유일한 골목 입구는 공사에 반대하는 주민들이 차를 세워두고 막은 채 돌아가며 보초를 서고 있다”고 말했다. 아딜은 예배소에 관한 이야기를 하던 중 주민이 거리에 나타나자 고개를 돌리며 목소리를 낮췄다. 그는 “일리걸, 일리걸(불법)”이라며 주민들이 주변에 살거나 예배소를 드나드는 무슬림들을 위법하게 감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어린아이들이 골목에 나와 놀지 못하는 것도 눈치가 보이는 것은 물론 혹시라도 위험이 닥치진 않을까 하는 염려 때문이었다. 그렇다고 해서 이들에게서 특별히 한국인을 경계하는 듯한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아이들은 창밖의 행인들에게 거리낌없이 손을 흔들며 인사하고, 아딜도 “점심 안 먹었으면 들어가서 같이 먹자”고 말할 정도로 거리를 두지 않았다. 이 일대에서 다른 주택가와 다른 모습을 찾자면 줄줄이 걸려 있는 현수막뿐이다. 대부분은 주민들이 내건 이슬람 예배소 건축 반대 현수막이고, 대구의 시민사회단체들이 공존을 촉구하며 내건 현수막 몇몇이 눈에 띈다. 이 동네에 이슬람 예배소가 자리 잡은 때는 2015년까지 거슬러 올라가지만, 주민들이 처음부터 반대만 한 것은 아니었다. 갈등은 새로운 예배소 건물 건축이 본격화된 지난해 12월부터 불거졌다. 건축주가 대구 북구청에 착공 신고를 했고 허가를 받았으나 주민들의 반대가 거세지자 북구청은 2월 16일 건축 중단을 명령했다. 건축이 중단된 기간 동안 주민들과 무슬림 유학생들 간 대화를 통해 해결책을 찾자며 다른 위치에 새로운 예배소를 마련하려 했지만 이 대안도 수용되지 못했다. 결국 지난 7월 5일 예배소 건축주가 대구 시민사회단체들과 함께 북구청을 대상으로 공사 중지명령을 철회시키기 위한 행정소송을 제기했고, 대구지법은 7월 19일 공사 중지명령의 집행정지 가처분 결정을 내렸다. 그러나 주민들이 결성한 ‘이슬람사원 건축반대 비상대책위원회’가 공사장 입구를 막고 있어 공사를 강행하지도 못한 채 한달이 넘게 흘렀다. 주민들도 예배소 건축을 반대하는 논리는 있다. 종교시설이 들어서면 주거환경이 악화되기 때문에 반대하는 것일 뿐 이슬람이라서 반대하는 것은 아니라는 얘기다. 예배소 인근에 살고 있는 주민 A씨는 “몇년간 지켜봤지만 이슬람 교인들은 하루에도 몇 번이나 기도를 하기 때문에 그 소음을 견디기 힘들다”면서 “인종차별·종교차별을 해서 그들을 반대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항변했다. 공사장 앞을 지키고 있던 비대위의 김정애 부위원장도 “우리는 생존권 차원에서 반대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대현동이 유독 마찰 큰 까닭 대구는 이슬람 예배소가 많이 세워져 있는 도시다. 한국 이슬람의 중심 역할을 하는 서울 용산구 한남동의 서울중앙성원을 비롯해 전국에는 17곳의 이슬람 성원(聖院)이 있는데 대구에도 달서구 죽전동에 이슬람 성원이 자리 잡고 있다. 이슬람 소개 웹사이트 ‘이슬람 인 코리아’에 소개된 성원과 예배소 위치를 보면 대구에만 7곳의 성원·예배소가 있어 도시 단위로는 가장 많은 이슬람 종교시설이 몰려 있다. 이중 대현동의 예배소를 제외하면 나머지 6곳은 모두 공단지역 가까이에 있다. 이슬람 문화권에서 온 이주노동자들이 들르기 쉬운 가까운 곳에 예배소를 마련한 것이다. 대현동 외의 예배소는 공단 인근 상가건물 등에 자리를 잡아 상대적으로 주민들과의 마찰은 드문 편이다. 이곳의 무슬림들은 출신국은 다양해도 남성 공단 노동자라는 특징을 공유하기 때문에 ‘다문화’라는 표현에 덜 익숙하다. 결혼을 하지 않았거나 했어도 가족은 자신의 고국에 따로 떨어져 있어서 정부나 지자체에서 시행하는 다문화 정책을 생소하게 받아들이는 편이다. 이슬람 대구성원 앞에서 만난 인도네시아 출신 무슬림 이주노동자 압둘 아지(29)는 “성서공단 무슬림 노동자들이 많이 가는 예배소는 공단과 가까운 곳에 있고, 하루 일을 마치면 각자 쉬거나 같은 나라에서 온 사람들끼리만 어울린다”며 “공장에서 같이 일하는 사람 말고는 한국인과 만날 일이 적다”고 말했다. 반면 가족과 함께 사는 비율이 높은 편인 무슬림 유학생들은 ‘다문화’라는 표현 뒤에 숨어 있는 차별의 뉘앙스를 몸소 체감하고 있다. 아딜은 2년가량 더 공부해 박사학위를 취득한 뒤에도 계속 한국에서 일할 예정이다. 한국에 머무르기 위해 고국과는 다른 한국만의 제도와 문화에 적응하려는 노력도 계속해왔다. 아딜은 “그런데 한국사회는 우리를 받아들이려고 하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단지 이슬람 예배소 건축만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들이 아예 동네에서 떠나기를 바라는 눈빛을 자주 마주친다는 것이다. 공단지역을 제외하면 대구에서 외국인 등록인구가 가장 밀집해 있는 곳이 바로 경북대를 끼고 있는 대현동과 산격동이다. 동네 특성이 외국인 유학생이 밀집할 수밖에 없는 형편이라 갈등의 소지도 크지만, 특히 이슬람 문화권에서 온 유학생들이 체감하는 차별과 혐오의 강도가 높다. 중국 등 동아시아 출신 유학생에 비해 무슬림들은 서로 다른 나라에서 왔어도 한국인과의 외모 차이가 분명하기 때문이다. 무아즈 라자크 경북대 무슬림 커뮤니티 대변인은 “주민들이 쏟아내는 혐오와 차별의 강도가 날이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며 “특히 어린 자녀들 앞에서 테러리스트, 살인마라고 손가락질하고 혐오발언이 난무하는 팸플릿을 나눠주기까지 해 정신적인 스트레스가 점점 심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 영등포구 대림동 대림중앙시장 차이나타운 일대를 행인들이 지나가고 있다. / 권호욱 선임기자 중국인 집주인 넘치는 대림동 대구 대현동과 달리 ‘다문화’가 아예 동네를 대표하는 특성으로 자리 잡은 곳에선 어떨까. 서울 영등포구 대림동은 중국과 한국 문화가 만나 만들어진 다문화의 현실을 오감으로 느낄 수 있는 동네다. 특히 대림2동의 차이나타운부터 도림로를 따라 가리봉동 연변거리까지 이어지는 구간은 색다른 냄새로 한국 속의 중국을 만날 수 있다. 거리의 식당에서 풍겨오는 양고기나 마라탕 냄새 말고도 과일가게의 용과 냄새처럼 국내의 다른 전통시장에서는 맡기 어려운 냄새들이 동네의 인상을 각인시킨다. “저쪽으로 가서 얘기합시다.” 대림중앙시장에 있는 한 한국 슈퍼마켓에서 장을 보고 나오던 대림2동 주민 양모씨(68)는 대림동 분위기를 묻자 바로 대답하기를 꺼렸다. 행인의 인파가 다소 뜸한 골목으로 자리를 옮긴 뒤 그는 “이 동네에서 괜히 중국사람 평가했다가는 장사 못 한다”며 즉답을 못 한 이유를 밝혔다. 그러나 정작 양씨가 말하는 동네 분위기는 살벌한 내용이 아니었다. 양씨는 주택 한채와 상가건물 한채를 가지고 중국 출신 세입자들에게 세를 놓고 있다고 말했다. 이미 대림2동 일대 중국 출신 이주민들이 많이 모여 사는 단독·다세대주택은 자신 같은 한국인보다 중국인 집주인들이 더 많은 형편이고, 양씨가 자신의 상가건물 1층에 열어놓은 식료품점은 매장 관리자부터 아르바이트 직원까지 모두 중국인들만 고용해 일을 처리하고 있다는 것이 그의 얘기였다. “중국사람 욕하려는 건 아니고, 다만 그 사람들이 돈줄이니까 눈치는 봐야 한다는 거지”라고 양씨가 말했다. 중국 지린성 출신 한국계 중국인 김성운씨(43)는 한국에 정착한 지 12년째다. 대림동처럼 이주민들이 모여 만들어진 동네에 대한 편견도 몸소 겪었지만, 이제는 아예 크게 개의치 않는다고 그는 말했다. 그는 한국에 첫발을 딛고 살았던 구로구 가리봉동 ‘벌집촌’에서 출발해 이제는 어느 정도 안정적인 일터를 갖게 됐다. 처음 일을 시작한 건설현장에서 운 좋게 목공 일을 배우며 경험을 쌓을 수 있었던 덕분에 이제는 새벽마다 현장으로 나가 일하는 대신 자격증을 따기 위해 강사를 찾는 노동자들을 대상으로 기술을 가르치게 된 것이다. 그는 “애써 모은 돈으로 식당을 차렸다가 망해버린 경험도 있지만 결국에는 중국에서 어머니 모셔올 정도로 생활이 안정돼 있다”고 말했다. 편견 품은 일방적 혐오 멈춰야 자녀까지 한국에서 학교에 보낼 정도로 한국사회에 정착했기 때문에 대림동, 더 나아가 한국을 떠날 생각도 없다. “까딱 잘못하면 비자 취소될까봐 두려워하는 사람들이 칼부림을 하겠어요? 더구나 자식까지 온 가족이 한국에서 사는 마당에.” 김씨의 딸은 대림중앙시장 바로 옆 초등학교에 다닌다. 2018년 신입생 전원이 다문화가정 학생이라는 점 때문에 유명해진 곳이다. 지난해 기준 이 학교의 다문화학생 비율은 73.8%에 달했다. “농담 아니라 이 학교에서는 한국 학생이 밀린다는 얘기가 있다”며 김씨는 “한국 학생이든 한족 학생이든 따지지 말고 사이좋게 지내라고 가르친다”고 말했다. 같은 중국 출신이라도 대림동에서는 한족 중국인들이 조선족 출신보다 상대적으로 비율이 낮아 입지가 밀리는 현실을 반영한 얘기다. “한족은 중국어만 할 줄 아니까 조선 동포처럼 독립해서 일하기가 쉽지 않다”고 김씨는 말했다. 한국어와 중국어를 모두 할 수 있다는 장점을 무기로 활용하는 조선족 출신과는 달리 한족 중에는 한국어가 능숙하지 못하기 때문에 고충을 겪고, 중국 출신 이주민 사이에서도 차별을 경험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서울말과 연변 말씨, 중국어가 섞여 오가는 대림동 일대에서도 이주민 각자가 쌓아둔 자산과 역량에 따라 또 다른 차별이 일어나는 현실이 존재하는 셈이다. 서울의 대림동이 한때 ‘우범지대’라는 편견에 시달렸으나 강남 못지않은 월세를 내는 점포가 생길 정도로 탄탄한 상권과 이주민 공동체를 이룬 것처럼 대구의 대현동도 종교와 인종이 얽힌 차별의 실마리를 풀고 다문화가 공존하는 지역으로 바뀔 수 있을까. 이슬람과 무슬림을 향한 편견이 강화되는 국제정세로 볼 때 쉬운 일은 아니지만, 시민사회에서 해법을 찾기 위한 첫 단추라도 끼워 나가야 한다는 목소리도 크다. 박충환 경북대 민주화교수협의회 의장은 “자유, 평등, 인권은 전 인류가 공유하고 있는 보편적인 가치임에도 대학으로 유학 온 학생들이 이를 보장받지 못하는 피해자가 되고 있다”며 “이슬람 유학생들을 테러리스트로 내모는 근거 없는 확증편향과 편견을 멈춰야 한다”고 했다. 박래군 차별금지법제정연대 공동대표도 “혐오와 차별을 막는 것이 지자체의 역할인데 북구청의 일방적인 공사중지 명령은 주민 민원에 굴복해 혐오 세력에 힘을 실어준 셈”이라며 “전 세계의 20%인 무슬림이 모두 테러리스트는 아니듯 편견을 갖고 자행되는 일방적인 혐오는 사라져야 한다”고 말했다.
표지 이야기
[만화로 본 세상]-무슬림, 그들과의 차이점을 알아가는 일(2016. 07. 18 16:34)
2016. 07. 18 16:34 문화/과학
시리아인 아버지와 프랑스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나 어린 시절을 이슬람 세계에서 보낸 프랑스 작가 리아드 사투프의 자전적 만화다. 만화의 중심 인물은 작가 본인인 어린 ‘리아드’와 아버지 ‘압델 라작’이다. 나 자신과 타인의 공통점과 차이점을 알아가는 일은 태어난 순간부터 숨을 거둘 때까지 인간에게 주어진 숙제인 것 같다. 진료실에서도 두 가지 마음이 공존한다. 같은 상황을 각자가 얼마나 다르게 바라볼 수 있는지 의아해하면서도, 전혀 다른 환경에서 사람이 얼마나 비슷하게 살고 있는지 신기해한다. 우리 사회도 낯선 존재를 마주하는 도전을 늘 받는다. 최근 서울대병원에 무슬림 기도실이 마련되었다는 기사를 읽었다. 그러고 보니 도심의 주요한 장소에서 히잡을 두른 채 걷는 관광객을 보는 일도 흔해졌다. 은 시리아인 아버지와 프랑스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나 어린 시절을 이슬람 세계에서 보낸 프랑스 작가 리아드 사투프의 자전적 만화다. 사투프는 유년기에 카다피 치하의 리비아를 경험하였고, 소년기는 하페즈 알아사드 치하의 시리아에서 보냈다. 만화의 중심 인물은 작가 본인인 어린 ‘리아드’와 아버지 ‘압델 라작’이다. 아버지 ‘압델 라작’은 시리아 시골의 별 볼 일 없는 가정에서 태어나 집안에서 유일하게 고등교육을 받은 인물이다. 프랑스에서 박사학위까지 마치고 자신이 속한 세계로 프랑스인 부인과 어린 아들을 데리고 돌아갔다. 고향으로 돌아간 그의 내면은 자연스럽게 몸에 밴 종교적·가부장주의적 관습과 성장 후 얻은 서구의 자유주의적 사고로 갈등했다. 아들 ‘리아드’ 역시 자라면서 가정 내에서 익힌 서구적 분위기와는 정반대인 권위주의적인 사회에 노출이 되면서 혼란을 겪는다. 만화는 어린 ‘리아드’가 조금씩 익혀 가는 ‘가부장’을 간접적으로 경험하게 하는 한편, 어른 ‘압델 라작’의 마음 속 모순을 함께 고민하는 구조로 독자를 이끈다. 리아드 사투프 작가의 만화 의 한 장면. / 휴머니스트 우리 사회가 이슬람 세계에 대하여 본격적으로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은 2001년 9월 11일 테러 직후라 생각된다. 여러 매체에서 다양한 분석이 쏟아졌고 경험과 연구를 바탕으로 한 출판물도 줄을 이었지만 여전히 낯설기만 했다. 이후로 몇 번의 전쟁, 아랍의 봄, 이슬람국가(IS)의 탄생과 반복되는 테러의 위협을 보면서 오히려 그에 대한 물음표는 더 커졌다. 속 어린 ‘리아드’의 좌충우돌하는 모습이 지금 무슬림과 만나는 우리와 닮아 있을지도 모르겠다. 우리와 닮아 있는 만화 속 어린 ‘리아드’ 만화 속에서 그려지는 하루하루는 권위가 지배한다. 처음 도착한 리비아에서는 독재자 카다피의 어록을 담은 이 일상을 통제한다. 카다피가 국민들의 직업을 서로 바꾸도록 강제하는 법률을 공표하면서 가족은 떠날 수밖에 없었다. 모국 시리아에 도착해서 아버지 ‘압델 라작’이 처음 마주한 현실은 집안의 어른인 형이 자신 몫의 땅을 마음대로 팔아버렸다는 사실이다. 그래도 직접 항의할 수 없었던 아버지는 집에서는 “명령은 내가 한다”며 아들에게 학교 갈 것을 강요한다. 동생이 생긴 뒤에는 “넌 장남이야. 장남은 권리가 많은 만큼, 동생들에 대한 의무도 커. 넌 동생을 보살피고, 동생이 무슨 나쁜 짓은 하지 않는지 지켜보고 보호해줘야 해. 아랍인들에게 장남이란 신성한 자리란다”라고 강조한다. 아버지의 뜻을 따라 학교에 간 아들 ‘리아드’는 무시무시한 체벌과 차별을 통해 폭력의 공포에 길들여진다. 권위에 대한 집착은 끔찍한 결말을 부른다. 처녀의 임신을 가부장의 통제력 상실로 받아들이며 권위 회복을 위한 ‘명예살인’이 일어난다. ‘리아드’에게는 받아들이기도 이해하기도 쉽지 않은 현실이다. 터키 남부의 도시 우르파를 여행하다 생긴 일이다. 민박집 주인은 보수적이라는 평을 듣는 쿠르드족 60대로 추측되는 터키인이었다. 사람 좋은 표정으로 얼마 전에 묵고 간 루마니아 커플이 이곳이 너무 좋아서 또 놀러 왔다며 자신의 집을 자랑했다. 그날 다같이 저녁을 먹으면서 루마니아 커플의 이야기를 들었다. 다시 놀러 온 것은 맞지만 실은 지난번 여행 때 성곽이 있는 언덕에서 카메라를 도둑 맞았다는 것이다. 경찰에도 신고했지만 찾을 길은 없었고, 소중한 추억을 다시 사진으로 남기고 싶은 마음에 돌아왔다고 설명했다. 동료 여행자들이 안타까움을 채 표현하기도 전에 민박집 주인은 격노했다. 모두가 당황하는 것은 아랑곳하지 않고 소리를 질렀다. 왜 저번에 그런 일이 있을 때 바로 자신에게 알리지 않았느냐고. 자신이 알았다면 사람들을 동원해서라도 카메라의 행방을 알아낼 수 있었을 것이라고. 그렇다고 손님에게 화를 내다니 참 이상한 일이라고 생각했다. 다음으로 이곳을 지탱하고 있는 가부장제의 작동을 감지했다. 자신의 울타리에 들어온 사람은 모두 자신의 책임과 통제 하에 있어야 하는데 그 권위가 무너졌던 것이다. 식구가 자신이 아닌 타인에게 도움을 청한 데다 까맣게 모르고 있다가 뒤늦게야 사실을 알게 되었으니 주인의 입장에서는 체면에 먹칠을 한 것이다. 한국어판 1권의 표지. / 휴머니스트 처음 만화를 읽으면서는 우리와는 아주 먼 곳의 이야기를 기대했다. 분명히 내가 알지 못하는 세상의 기록인데 의외로 우리의 모습을 떠올리게 하는 부분이 있어 놀랐다. 우리에게도 권위가 모든 것을 지배하던 시절이 있었다. 가부장제도의 미명 아래 가족 구성원이 희생하는 경험은 낯설지 않다. 무슬림 문화라 여겨지는 모습들은 사실 우리에게도 친숙한 가부장제나 권위주의의 또 다른 얼굴일 수 있다. 우르파에서 만난 모로코 청년이 떠오른다. 이름은 기억이 나지 않지만 이집트 대학에서 공학을 전공했고, 예멘에서 일하다가 다시 모로코로 돌아간 친구였다. 그러던 중 시리아로 가기 위하여 터키 남부로 온 것이었다. IS가 등장한 지 얼마 안 되었을 시기였는데, 청년은 ‘이슬람 형제단’에 합류하기 위해서라고 자신의 여정을 설명했다. 그때는 잘 몰랐지만 한국에 돌아와 여러 매체를 통해 정황―국경을 넘기 위해 SNS로 연락을 기다리던 모습이나 원리원칙을 지키는 인간적인 사회를 찾겠다는 열망―을 정리해보니 아마 IS의 일원이 되었으리라 추측하게 되었다. 그 친구는 숙소에서 내 얼굴을 보자마자 종교 이야기를 하고 싶어했다. 먼 곳에서 온 내게 절대자 신이 존재할 수밖에 없는 이유를 과학적으로 설명하려 애썼다. 끔찍한 결말을 부르는 권위에 대한 집착 다시 만화로 돌아가서 아버지 ‘압델 라작’은 유럽에 남아 강단에 설 수 있었지만 굳이 리비아를 선택했다. 리비아를 떠나서도 프랑스에서 교수직을 찾는 대신에 고국 시리아로 돌아갔다. 스스로 무슬림이라 생각하지 않고 종교적인 사람도 아니라고 주장하면서도 이슬람 세계로 돌아가기를 선택했다. 현실은 그의 이상과는 멀었다. 아들이 수영장에서 튜브를 사달라고 조르는 중에, 다른 사람들이 가게를 습격하여 튜브를 몽땅 훔쳐가도 끝까지 품위를 지키며 손을 대지 않았다. 그런 ‘압델 라작’에게는 그곳에 남을 필사적인 이유가 있었을 것이다. 프랑스인 부인과 금발의 아들 때문에 꼬리표처럼 찾아오는 차별과 불편한 시선들을 감수하면서 말이다. 몇 번을 생각해 보아도 예의 바르고 똑똑한 그 모로코 친구가 선택한 길이 이해되지 않는다. ‘압델 라작’이 시리아에 계속 남아 무엇을 할 수 있었는지도 알 수가 없다. 3부작으로 예정된 마지막 편이 출간된다면 작가의 설명을 들을 수 있을 것이다. 그동안 너무 종교적인 설명으로 그들의 인생을 풀어내려 하지 않았나 돌이켜 보았다. 다행스럽게도 만화를 읽으며 무슬림의 의미가 피상적으로 말하는 종교적 정체성만은 아닐 것이라는 막연한 기준을 세울 수 있었다. 우리와 다른 선택을 하게 만드는, 아직 설명할 수 없는 차이점이 그들의 중요한 가치일 수도 있지 않은가. 시간과 경험이 부족한 상황에서도 서로의 공통점과 차이점에 대한 결론부터 내리고 행동하고 싶은 것이 사람의 본능인가 보다. 어쩌면 편가르기를 통해 생존의 확률을 높여야 했던 선조들의 흔적일지도 모른다. 이제 사회가 복잡해졌으니 우리도 조금 복잡하게 생각하면 어떨까. 을 읽으며 스스로에게 헛갈린 상태를 좀 더 유지할 것을 허락하고 싶다. 의 명대사를 슬쩍 비틀어 인용해 본다. “서는 곳에 따라 공통점이 부각되기도 하고 차이점이 부각되기도 하는 법이다.”
만화로 본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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