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향신문(총 286 건 검색)
- 미국 조지아주에 ‘민관 합작 물류센터’ 신규 확보…“물류 공급망 핵심 역할”
- 2025. 03. 11 14:04경제
- ... 합작법인이 인수한 미국 조지아주 달튼시의 물류센터는 약 11만㎡(약 3만3000평) 넓이의 상온 물류센터 2곳이다. 이번 계약으로 확보한 민관 합작 공동물류센터는 기존 네덜란드 로테르담, 스페인...
- LX판토스, 미 대형 물류센터 인수…북미 공략 속도
- 2025. 03. 11 11:21경제
- ... 가속화에 따라 미국계 및 글로벌 제조기업들도 지속적으로 증가 추세에 있다. LX판토스는 신규 물류센터를 기반으로 미국 사업 확대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자가 물류센터의 강점을 활용해 LG전자,...
- 안성 물류센터 신축 공사장서 철근 비계 넘어져 3명 부상
- 2025. 03. 10 08:30사회
- ... 물류창고 사고 현장의 모습. 경기도소방재난본부 제공 경기 안성시의 한 물류센터 신축 공사장에서 비계가 넘어지는 사고가 나 노동자 3명이 다쳤다. 경기도소방재난본부는 지난 9일 오후 3시 50분쯤...
- 김해에 쿠팡 AI스마트물류센터 조성…1450명 고용
- 2025. 02. 26 16:06지역
- .... 경남도·김해시·쿠팡로지스틱스서비스는 26일 경남도청에서 인공지능(AI) 기술 기반 스마트물류센터 구축 투자협약을 했다. 스마트물류센터는 AI 기술을 활용해 수요를 예측하고, 주문량이 많은...
스포츠경향(총 43 건 검색)
- 현대면세점, 제2통합물류센터에 태양광 에너지 설비 준공 나서
- 2025. 02. 07 11:04 생활
- 현대면세점이 인천 중구에 위치한 제2통합물류센터에 태양광 설비를 준공했다고 6일 밝혔다. 신재생 에너지 설비 투자를 통해 ESG 경영을 실천한다는 계획이다. 이번에 준공한 태양광 설비는 연면적 419㎡(127평) 규모의 옥상 공간에 설치됐다. 170장의 양면형 태양광발전패널을 통해 연간 11만 1690kWh의 전력을 생산할 수 있다. 이는 제2통합물류센터에서 발생하는 연간 전력 사용량의 약 45%를 대체할 수 있는 수준이다. 현대면세점 관계자는 “이번 태양광 발전 설비를 통해 연간 52톤의 탄소 배출 저감 효과를 낼 수 있는데, 이는 소나무 7,904그루를 심는 것과 같은 효과”라며 “앞으로도 지속가능한 경영을 위해 꾸준히 노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대면세점은 현대백화점그룹 친환경 경영 통합 브랜드 ‘리그린(Re.Green)’에 동참하고자 다양한 활동을 선보이고 있다. 지난 2021년 9월에는 면세업계 최초로 친환경 종이 포장재를 도입해 에어캡 사용량을 연간 5톤씩 절감한데 이어, 2022년 10월에는 다회용 물류 포장재 도입으로 일회용 폐기물을 35%가량 줄였다.
- [종합] ‘무빙’ 이정하 못 볼 뻔···“23살까지 물류센터 점장” (살롱드립2)
- 2024. 07. 09 19:56 연예
- 유튜브 채널 ‘TEO 테오’ 배우 이정하가 화려한 알바 이력을 공개했다. 9일 유튜브 채널 ‘TEO 테오’에는 웹예능 살롱드립2 48화가 올라왔다. 해당 회차에는 신하균과 이정하가 게스트로 출연했다. 먼저 MC 장도연은 서로의 첫인상에 대해 물었다. 신하균은 이정하에 대해 “보셔서 아시겠지만 굉장히 해맑다. 순수하고 해맑은 친구다. 이 나이 때마 볼 수 있는 얼굴”이라며 “붙임성이 되게 좋다. 후배들 중 가장 대화를 많이 하고 많이 물어본다”고 칭찬했다. 유튜브 채널 ‘TEO 테오’ 이에 이정하는 “선배님한테 질문하면 대본을 많이 봤음에도 불구하고 예상치 못한 (새로운) 점을 깨닫는다. ‘선배님이랑 좀 친해졌나?’ 싶을 때 질문을 많이 하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이날 신하균과 이정하는 드라마 ‘감사합니다’의 홍보차 출연했다. 장도연은 두 사람에게 드라마 속 맡은 캐릭터에 대해 물었다. 먼저 신하균은 “감사를 잘하는 사람이다. 사람을 안 믿고. 근데 그렇게 된 데는 또 이유가 있고”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정하는 “(나는) 감사를 모른다. 그리고 정말 따뜻하고 사람을 또 잘 믿는다. 팀장님(신하균)과 반대라고 생각하면 된다”고 말했다. 이를 듣던 장도연은 “그럼 정하 씨는 원래 사람을 좀 잘 믿는 편이냐”고 물었고, 이정하는 “잘 믿는다. 안목이 좀 좋다”고 답했다. 유튜브 채널 ‘TEO 테오’ 이어 이정하는 “친구들이 여자친구가 생기거나 남자친구가 생기거나 하면 다 나한테 ‘잘 어울려?’ ‘어때?’라고 물어본다. 개인적으로 남의 연애 사이에 끼는 건 좋지 않지만 친구니까, 물어봤으니까 대답은 해준다”며 “(별로인 것 같으면) ‘그냥 그래’라고 했는데 그렇게 말한 친구들이 다 데여서 오더라. 그래서 어느 순간부터 애들이 물어보는 게 아예 자리매김하게 됐다. 그 정도로 안목이 좋다”고 자부했다. 이에 장도연은 “내 관상도 봐달라”고 부탁했고, 이정하는 “너무 좋으시다. 너무 좋아서 계속 보고 싶을 상(이다)”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또 장도연은 “두 분은 직장 생활 같은 거 해보신 적 있냐”고 물었다. 이에 이정하는 “있다. 물류센터 점장을 했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스무살때부터 해서 스물 세살(까지 했다)”고 덧붙였다. 유튜브 채널 ‘TEO 테오’ 장도연이 다시 “점장을 맡으려면 다른 업무들 먼저 거치지 않냐”고 물었고, 이정하는 “(처음엔) 점장이 파트를 나누고 타임별로 짜주고 ‘가라’하면 그거 보고 체크(하는 일부터 시작)하고. 그렇게 경력이 쌓이다 거기까지 갔다”며 “일을 잘했던 거 같다. 각 구역에 박스를 분류해서 넣어야 하는데 내가 너무 잘해서 너무 빨랐다. 레일이 들어보면 앞뒤로 서서 (박스를) 빼는데 나 혼자 앞에 사람없이 다(분류했다)”며 승진 비결에 대해 이야기했다. 이에 장도연은 “(물류센터) 일이 적성에는 잘 맞았냐”고 묻자, 이정하는 “저 알바 진짜 잘해요”라며 해맑은 미소를 보였다. 이 밖에도 이정하는 키즈카페 알바경험이 있다며 “아기들 밥 먹여주고 돌봐주고 재우고(그랬다)”고 말했다. 이에 신하균은 “(나는) 스물셋에 제대했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 이정하 “23살까지 물류센터 점장···알바 진짜 잘해” (살롱드립2)
- 2024. 07. 09 19:36 연예
- 유튜브 채널 ‘TEO 테오 배우 이정하가 과거 물류센터 점장을 맡았다고 밝혔다. 9일 유튜브 채널 ‘TEO 테오’에는 웹예능 살롱드립2 48화가 올라왔다. 해당 회차에는 신하균과 이정하가 게스트로 출연했다. 이날 MC 장도연은 두 사람에게 “두 분은 직장 생활 같은 거 해보신 적 있냐”고 물었다. 이에 이정하는 “있다. 물류센터 점장을 했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스무살때부터 해서 스물 세살(까지 했다)”고 덧붙였다. 유튜브 채널 ‘TEO 테오 장도연이 다시 “점장을 맡으려면 다른 업무들 먼저 거치지 않냐”고 물었고, 이정하는 “(처음엔) 점장이 파트를 나누고 타임별로 짜주고 ‘가라’하면 그거 보고 체크(하는 일부터 시작)하고. 그렇게 경력이 쌓이다 거기까지 갔다”며 “일을 잘했던 거같다. 각 구역에 박스를 분류해서 넣어야 하는데 내가 너무 잘해서 너무 빨랐다. 레일이 들어보면 앞뒤로 서서 (박스를) 빼는데 나 혼자 앞에 사람없이 다(분류했다)”며 승진 비결에 대해 이야기했다. 유튜브 채널 ‘TEO 테오 이에 장도연은 “(물류센터) 일이 적성에는 잘 맞았냐”고 묻자, 이정하는 “저 알바 진짜 잘해요”라며 해맑은 미소를 보였다. 이 밖에도 이정하는 키즈카페 알바경험이 있다며 “애기들 밥 먹여주고 돌봐주고 재우고(그랬다)”고 말했다. 이에 신하균은 “(나는) 스물 셋에 제대했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 유통 투톱 ‘신세계-CJ’ 맞손 전방위 협업 “SSG닷컴 김포·오포 물류센터 CJ에 이관”
- 2024. 06. 05 15:14 생활
- 유통 1위 신세계그룹과 글로벌 생활문화기업 CJ그룹이 미래 성장 동력을 키우고 고객 혜택을 획기적으로 늘리기 위해 손을 잡았다. 두 그룹은 5일 CJ인재원에서 ‘CJ-신세계 사업제휴 합의서 체결식’을 가졌다. 체결식에는 신세계그룹에서 임영록 경영전략실장, 한채양 이마트 대표, 위수연 신세계프라퍼티 컨텐츠본부장이 참석했다. CJ그룹에서는 김홍기 지주사 대표, 신영수 CJ대한통운 대표, 허민회 CJ CGV 대표가 참석했다. 한 자리에 모인 양 그룹 수뇌부는 온·오프라인 유통 및 물류, 콘텐츠 등에서 전방위 협력을 해나가기로 하고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이번 MOU는 두 그룹이 격변하는 시장 환경에 신속하게 대응하고 경영 효율성을 높여 그간 쌓아온 ‘1등 경쟁력’을 한층 강화하고자 하는 의지가 맞아떨어진 결과다. CJ와 신세계는 이번 MOU를 계기로 긴밀한 ‘물류 협업’에 나선다. 제일 먼저 가시화될 협업 성과는 G마켓이 CJ대한통운의 오네(O-NE) 서비스 도입을 통해 내일도착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빠르면 7월부터 G마켓의 익일보장 택배는 CJ대한통운을 통해 이뤄질 예정이다. ‘O-NE’서비스가 도입되면 G마켓의 기존 스마일배송보다 주문할 수 있는 시간이 확대될 수 있다. 종전에는 오후 8시까지 주문을 해야 다음 날 도착이 예정됐다면 앞으로는 자정까지 주문하면 다음 날 받을 수 있게 된다. 1212 이번 협업을 계기로 G마켓과 CJ대한통운은 셀러를 대상으로도 도착보장 서비스 협력을 확대할 계획이다. 셀러가 도착보장 모델에 동의하면 다양한 프로모션 혜택을 주는 식이다. 셀러는 판매를 늘릴 수 있고 고객은 더 많은 상품을 빨리 받을 수 있다. SSG닷컴은 물류 시스템 고도화를 위해 쓱배송과 새벽배송, 물류센터 등 시스템 운영의 상당 부분을 CJ대한통운이 맡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특히 김포 NEO센터 두 곳과 오포에 지은 첨단 물류센터를 CJ대한통운에 단계적으로 이관하는 방안에 대해 협의 중이다. 즉G마켓과 SSG닷컴은 물류 전문기업인 CJ대한통운의 배송 네트워크를 활용해 운영 효율을 높여 고객 편익을 증대한다. CJ대한통운의 생산성 혁신 프로젝트를 통한다면 물류 운영 원가를 상당 부분 절감할 수 있다. CJ대한통운은 대폭 늘어난 물류 물량을 가지고 ‘규모의 경제’를 실현한다.CJ대한통운은 신세계와 전방위적 물류 협력을 통해 국내 최대 규모 물류협력을 할 예정이다. 이번 물류협력을 모범사례로 삼아 CJ대한통운은 1PL(자사물류)의 3PL(제3자물류) 전환을 본격 확대할 계획이다. 궁극적으로 이번 사업제휴 합의서 체결을 통해 신세계와 CJ는 유통과 물류라는 핵심 경쟁력을 극대화 하고자 한다. SSG닷컴은 물류 비용 절감을 바탕으로 그로서리 분야를 더욱 강화하겠다는 계획이다.SSG닷컴은 그로서리 분야에서 이마트의 상품 선별과 소싱 등 1등 대형마트 역량을 기반으로 하고 있어 다른 온라인몰 대비 만족도가 높다. 본래 강점인 그로서리에 힘을 쏟아 특화 경쟁력으로 삼겠다는 게 SSG닷컴의 구상이다. 이밖에도 CJ와 신세계는 각 사가 보유한 물류 인프라를 공동 활용하는 다양한 방안을 적극 협의해나가기로 했다. 양 그룹이 손을 잡았을 때 고객이 체감할 수 있는 혜택 중 하나는 우수한 상품이다.CJ제일제당과 이마트로 대표되는 제조와 유통 선도기업들이 힘을 합친다면 뛰어난 품질과 합리적 가격을 갖춘 상품이 나올 수 있다. 지난해 8월 이마트·SSG닷컴·G마켓은 CJ제일제당의 신제품 13종을 선론칭해서 판매한 바 있다. 오프라인과 온라인을 두루 갖춘 신세계의 유통·판매망은 신상품에 대한 다양한 고객 반응을 살펴볼 수 있는 최적 무대다. 기존에 선보였던 신제품 선론칭에서 나아가 앞으로는 상품 기획 단계부터 양사가 머리를 맞대고 공동 개발할 수 있다.양사가 수십 년간 축적한 노하우를 결합한다면, 고물가 시대에 고객에게 진정 힘이 되는 ‘가성비 핫템’이 가능하다. 양사는 미디어 사업과 콘텐츠 분야에서도 협력 방안을 모색해 나가기로 했다. 신세계그룹의 하드웨어와 CJ그룹의 소프트웨어가 합쳐진다면 고객 즐거움을 배가시킬 수 있다. 멤버십 분야에서도 양사의 콜라보가 기대된다. 현재 신세계는 신세계포인트와 신세계유니버스클럽 등을 운영 중이고 CJ는 CJ ONE 포인트 멤버십을 가지고 있다. 신세계 멤버십은 온·오프라인을 넘나드는 쇼핑 혜택에 강점이 있다. CJ는 CGV, 올리브영 등 독보적인 전문 분야에서의 포인트 적립과 사용이 장점이다. 양사는 멤버십 혜택을 공유하여 적립처, 사용처 등 고객 혜택을 늘려나갈 계획이다. 이날 신세계그룹과 CJ그룹은“양사는 유통, 식품, 문화 등 고객과 접점이 많은 산업에서 혁신을 주도해왔다는 공통점이 있다”며 “긴밀한 협업을 통해 양사의 성장성을 제고하고 고객 만족을 이끌어낼 것”이라고 밝혔다.
주간경향(총 3 건 검색)
- ‘21세기 노가다판’ 쿠팡 물류센터(2021. 07. 02 13:58)
- 2021. 07. 02 13:58 경제
- ㆍ경향신문 기자들의 일일 노동 체험기 ‘Qkfmsqothd8*2@.’ 눈을 감고 아무 자판이나 두드린 듯한 이 문구는 ‘쿠팡세계’에 들어가는 비밀번호다. 쿠팡 물류센터에서 일하려면 쿠팡 자체 와이파이로 접속해 ‘쿠펀치’란 근태 확인용 앱을 깔아야만 한다. 이때 와이파이 비밀번호가 ‘Qkfmsqothd8*2@(빠른배송빨리)’다. ‘빠른배송빨리’는 로켓배송, 새벽배송을 주력으로 내세운 쿠팡의 세계관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별것 아닌 것처럼 보이는 와이파이 접속 비밀번호조차 ‘쿠팡다움’을 내포한다. ‘빨리빨리 정신’에 동의하는 의식처럼 와이파이 비밀번호를 입력하고 나서야 비로소 쿠팡 물류센터 근무가 시작된다. 5명의 기자들이 쿠팡 물류센터에서 일용직으로 일하며 겪은 상황을 삽화에 담았다. 거대한 쿠팡 물류센터엔 에어컨이 없다. 노동자들은 선풍기에 의지하며 땀을 식혔다. 4~5구 멀티탭들은 콘센트로 꽉 차 있었고 주변에는 불타기 쉬운 소재들이 널려 있었다. / 일러스트 김상민 기자 경기 이천에 있는 쿠팡 덕평물류센터에서 소방관 1명의 목숨을 앗아간 대형 화재가 난 지 약 보름이 지났다. 그 사이 물류센터 노동실태가 도마 위에 오르며 소비자들의 불매 운동이 이어지기도 했다. 빨리빨리 정신과 재난 발생은 과연 아무 관계도 없을까. 물류센터의 노동현장과 안전 의식은 화재 후 어떤 변화를 겪고 있을까. 경향신문 기자들이 지난 6월 26~28일 서울과 경기지역 쿠팡 물류센터 5곳에서 직접 일일 노동을 해봤다. 컨베이어벨트에선 1초당 6개씩의 물건이 쏟아졌다. ‘취급주의’, ‘유리’ 등의 경고문을 확인할 틈 없이 던질 수밖에 없었다. 1분, 7분, 1시간… 그리고 0초 물류센터의 ‘빨리빨리’는 몇가지 숫자로 요약된다. 우선 코로나19 자가진단에 소요되는 ‘1분’이다. 서울 동남권 물류단지에 있는 송파4캠프에서도 마찬가지였다. 물류창고에 들어서려다 보안요원의 제지를 받았다. 첫 근무다 보니 자가진단을 거쳐야 한다고 했다. 키트를 건네받고 안내를 들었다. “콧구멍에 넣고 두어 번 휘저으시고요. 빼서 여기 액체에 넣고 흔들어주세요.” 사무실 벽에는 5차례 이상 훑어서 검체를 채취하고 10~15분 후 결과를 확인하라는 안내문이 붙어 있었다. 하지만 1분 정도가 지났을 무렵 “음성이세요”라고 결과를 들었다. 4시간 내내 땀에 젖어 일하다 잠시 작업대에 걸터앉으려 하는 노동자에게 관리자는 “앉지 말라”고 소리쳤다. 일하는 중에 잠시 앉아 있을 만한 의자도 찾기 힘들었다. ‘빠른배송빨리’로 와이파이에 접속해 출근인증을 하니 벽에 붙어 있던 두개의 QR코드를 스캔하라고 했다. 스캔하니 안전보건 교육을 받았는지 문항별로 응답하는 설문 페이지가 나왔다. “무조건 ‘네’에 체크하시면 돼요.” 용인1캠프에서 들은 말이다. 교육 시각자료가 추가로 포함돼 있긴 했지만 관리자의 재촉에 제대로 볼 시간이 없었다. 관리자는 옆에서 근무자들의 휴대폰을 들여다보며 빨리하라는 무언의 압박을 줬다. 근로계약서도 형광펜으로 표시된 항목에만 빠르게 서명하면 된다고 했다. 내용을 천천히 읽어볼 시간은 없었고, 작성한 근로계약서도 나눠 받지 못했다. 오후 5시 5분부터 12분, 단 7분 만에 출근등록과 안전교육, 근로계약서 작성이 모두 끝났다. 서초1캠프에서도 “‘다음으로 가기’를 12번쯤 누르고 ‘확인’ 누르면 돼요. 어렵지 않아요”란 안내를 받았다. 경향신문 취재진이 일용직으로 일한 쿠팡 물류센터 중 한곳인 서울 서초구의 양재 물류센터 / 경향신문 자료사진 본격적으로 일을 시작하고부터는 속옷이 흠뻑 젖기까지 1시간이 채 걸리지 않았다. 이천마장1센터에서 컨베이어벨트 위로 지나가는 택배를 직접 들어 팔레트 위에 쌓는 ‘적재’ 업무를 해보니 온몸이 땀으로 젖었다. 동료들의 설명을 들어보니 마장센터는 전 쿠팡 물류센터 중 가장 무거운 택배를 취급한다고 한다. 쌀, 음료수 등이 이곳으로 모이기 때문이란다. 탄산수 박스 위에 쌀 포대를 얹어 50㎏은 족히 넘는 것 같은 택배를 끊임없이 들어올리자니 반소매 티셔츠부터 속옷, 심지어 양말까지 축축했다. 더운 날씨에 숨이 턱턱 막혔다. 한달째 일하고 있다는 옆자리 동료 A씨가 “고양이 모래예요. 엄청 무겁죠? 비타500, 박카스, 쌀 이런 게 무거워요. 허리 조심하세요”라며 격려를 건넸다. 오후에 트럭이 도착하자 컨베이어벨트가 택배를 울컥울컥 토해내기 시작했다. 초당 6개 이상의 택배가 눈앞을 지나갔다. “하나씩 들고 옮길 시간 없어. 그냥 던져요, 빨리!” 지시와 함께 박스가 날아다니기 시작했다. ‘취급주의’, ‘위험’, ‘유리’ 등 경고문을 신경 쓸 여력이 없었다. 1초의 휴식시간도 없이 작업은 이어졌다. 분류 파트에 있던 노동자가 다리가 아팠는지 탁자에 걸터앉자 관리자의 불호령이 떨어졌다. “작업장에서 앉는 거 아니에요. 일어나세요.” 작업의 종료를 알린 건 관리자도, 시계도 아닌 컨베이어벨트였다. 주간 물량을 마감하는 오후 5시 30분이 되자 컨베이어벨트가 작동을 멈췄다. 컨베이어벨트가 돌아가는 4시간 반 동안 휴식시간은 0초였다. 쿠팡 덕평물류센터 화재 발생 사흘째였던 지난 20일 잔불진화작업이 계속되는 모습 / 우철훈 기자 나뒹구는 콘센트, 가연성 소재 물류창고에서는 에어컨 없이 크고 작은 선풍기 수백대가 냉방을 책임졌다. 덕평물류센터 창고화재 이후 소방당국은 폐쇄회로(CC)TV를 확보해 지하 2층 선반 위 멀티탭에서 처음 불꽃이 튀었다고 했다. 직원들은 선풍기를 이용하기 위해 설치한 멀티탭이라고 진술했다. 에어컨이 없는 곳에서 한층에만 100개가량의 선풍기가 돌아가니 멀티탭이 쉽게 과열될 수밖에 없었다. 기자가 일한 물류창고에서도 곳곳에 놓여 있는 4~5구짜리 멀티탭이 빼곡하게 차 있었다. 연결된 선들끼리 뒤엉켜 있기도 했다. 주변에는 빈 상자, 포장용 비닐, 에어캡 등 가연성 소재가 널려 있었다. 덕평물류센터에서 일하다 화재 이후 송파 서울물류센터로 전환 배치됐다는 B씨는 “덕평에서 일할 때도 화재 교육은 한 번도 받은 적이 없다”며 “반입 금지 물품은 항상 알려주는데 탈출구 얘기는 못 들어봤다”고 했다. 덕평물류센터에서 일하다 온 다른 일용직 C씨도 “비상구와 소화전 위치를 알려주는 교육을 하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D씨도 화재가 두렵지 않으냐는 질문에 “우리가 어떻게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니까, 피한다고 피해지는 것도 아니고”라며 말끝을 흐렸다. 마장센터에서 일한 지 한달 정도 됐다는 E씨에게도 안전 문제를 물어봤다. 차가운 대답이 돌아왔다. “일한 지 한달밖에 안 됐는데 벨트에서 불날 뻔한 걸 본 게 세 번이나 돼요. 스파크가 튀고 불이 붙은 건 아닌데 연기가 나고 탄 냄새가 났어요. 한번 보세요. 1초도 안 쉬고 벨트가 계속 굴러가는데 불이 안 나겠어요?” 덕평물류센터 화재 이후 천장의 스프링클러가 제대로 작동했는지 안 했는지를 두고 조사가 진행되고 있다. 스프링클러는 온도가 70℃ 이상이 되면 자동으로 물을 분사해 가장 효과적인 소방장치로 꼽힌다. 하지만 물류창고에선 스프링클러가 제대로 작동하더라도 큰 화재를 막지 못할 가능성이 다분하다는 것이 소방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이런 우려가 나오는 이유는 물류창고가 ‘래크(rack·선반)’ 구조로, 다량의 물건을 수직으로 높이 쌓기 때문이다. 최돈묵 가천대 설비소방공학과 교수는 “일반 건물에서 스프링클러가 터지면 물이 바닥에 닿는다. 하지만 래크식 물류창고에선 위에는 물이 젖지만 중간은 물에 안 젖기 때문에 화재 시 불을 끄기가 어렵다”고 설명했다. 최 교수는 “쉽게 말하면 흠뻑 젖지 않기 때문에 불이 꺼졌다가도 젖었던 게 마르면서 또 불이 붙을 수도 있는 것이다. 앞으로도 화재가 또 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또한 래크식 창고에선 화재 시 선반이 무너질 경우 진압하러 들어간 소방관이 길을 잃거나 물건에 깔릴 가능성도 커진다. 택배노조가 총파업 투표를 진행한 지난 5월 6일 서울의 한 택배 물류센터에서 택배 기사들이 분류작업을 하고 있다. / 이석우 기자 래크식 물류창고는 ‘단위 면적당 화재 하중’이 커 불이 커지기가 쉽다. 다른 건물보다 ‘탈 것’ 자체가 많다는 뜻이다. 화재를 진압하기 위해 면적당 뿌려야 하는 물이 다른 건물보다 많이 필요하나, 현실적으로 보장되지 않는다. 이용재 경민대 소방안전관리과 교수는 “법에 따라 건물 용도에 맞춰 최대 30개의 스프링클러를 염두에 두고 물을 확보한다. 하지만 물류창고는 워낙 가연물이 많기 때문에 30개만 터져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이어 “일반 건물은 스프링클러에서 물이 20분 이상만 나오면 되지만 물류창고는 그것으로 부족하다. 물류창고의 스프링클러 관련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돈묵 교수도 “더 쉽고 빠르게 반응하는 조기반응형 스프링클러를 설치하고, 20분이 아닌 60분까지도 버틸 수 있는 수원을 확보하도록 소방시설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개인 안전은 개인이’ 스프링클러와 같은 비상 설비만이 문제가 아니다. 재난 관리의 기본은 초기 대응이다. 노동자는 안전을 위해 소화기 위치, 대피로 등을 숙지할 수 있어야 한다. 하지만 ‘빨리빨리’의 세계인 쿠팡의 물류센터에선 이런 ‘기본’조차 언감생심이었다. 대형 화재를 겪은 직후였음에도 ‘안전불감증’은 곳곳에서 확인됐다. 한층이 약 3000평에 달하는 서울물류센터 E동은 상품 진열대가 6열로 빼곡하게 늘어서고, 알파벳 A~S로 구획이 나뉘어 있었다. 길을 잃지 않으려면 어디로 들어왔고 어느 방향으로 움직였는지 계속 의식하고 있어야 했다. 비상구나 대피로를 미리 알아두지 않으면 재난이 닥쳤을 때 찾아내기 어려운 구조다. 소화기 30여개가 일정 간격으로 놓여 있었으나 ‘소화기’란 표시만 있고 실제론 비어 있는 곳도 있었다. 송파4캠프에선 근무장 북동쪽 구석의 비상계단 앞을 성인 남성 키만 한 철제 적재함(롤테이너)이 가로막고 있었다. 겹겹이 놓인 롤테이너들을 힘주어 끌어 보았지만 쉽게 움직이지 않았다. 그 뒤로 관리자의 말이 스쳐갔다. “좀 있으면 차가 들어오고, 작업 시작하면 복잡해져요. 여기 제한속도가 10㎞인데 한국 사람 중에 10㎞ 지키는 사람 저는 아직 못 봤거든요. 그래서 항상 조심하셔야 하고, 개인 안전은 개인이 지켜야 해요.” ‘개인 안전은 개인이’란 말은 서초1캠프도 적용됐다. 롤테이너를 가지고 쌓여 있는 프레시박스를 옮기러 갈 때는 택배 차량과 부딪힐 뻔했다. 일이 힘들어질수록 시야는 좁아졌다. 마지막으로 쓰레기 정리를 할 때는 택배 차량이 지나다녀도 주위를 둘러볼 여유가 없었다. 무거운 물건, 특히 녹은 보냉백을 모아둔 상자는 아주 묵직했지만 이를 들 때의 자세나 가득 찬 롤테이너를 옮길 때의 주의사항은 접하지 못했다. 모든 게 실전이었다. 이런 것들에 대해 묻자 “그것은 본인이 판단해 할 일”이라는 관리자의 반응이 돌아왔다. 각자의 안전을 신경쓰기에도 벅찬 것이 쿠팡 물류센터 노동의 현실이었다. 공하성 우석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전담 소방안전관리자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공 교수는 “현재 소방안전관리자는 대부분 겸직을 하고 있고 너무 바쁘다”며 “이들이 스프링클러 관리와 물건이 대피로나 방화셔터를 가로막고 있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이들에게 필요할 경우 컨베이어벨트를 정지시킬 수 있는 힘까지도 부여해야 한다”고 말했다. “옛날에는 할 수 있는 기술이 없을 때 쉽게 찾을 수 있는 일자리가 ‘건설 노가다’나 ‘퀵서비스’였다. 지금은 물류센터로 간다. 특히 코로나19가 겹치며 아르바이트 일자리도 줄어들었기 때문에 더 물류센터로 몰린다.” 김종진 한국노동사회연구소 선임연구위원의 분석이다. 그는 현재 물류센터 노동을 둘러싼 논의 자체가 척박한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김 위원은 “물류센터는 적절한 휴게공간이 없고, 장시간 노동에, 산업재해에 다수 노출돼 있으며 고용의 질은 좋지 않다는 점에서 한마디로 ‘노동환경 문제의 종합백화점’”이라며 “그동안 (물류산업 노동과 관련해) 택배기사 처우를 중심으로 논의가 진행된 반면 물류센터 노동에 대한 문제 제기는 유치원 수준이다. 객관적인 실태조사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더 나은 물류센터 노동은 가능할까 그간 쿠팡 노동자들을 둘러싼 논의는 ‘그나마 쿠팡이 낫다’는 얘기에 가로막혀 왔다. 실제로 다른 기업 물류센터보다 쿠팡이 처우 면에서 좋은 평가를 받기도 한다. 하지만 ‘표준’으로 여겨져온 쿠팡의 대형 화재사고는 이러한 안일한 인식을 흔들어 깨웠다. 화재사고만 문제가 아니다. 지난 1년간 쿠팡에서 사망한 노동자가 9명(물류센터 일용직·택배노동자 등)이다. 대형 재난에 노출된 노동현장과 잇따른 과로사는 별개의 문제가 아니다. 안전하고 건강하게 일할 권리보다 ‘빨리빨리’가 앞서는 한 산재와 재난은 언제든 또 닥칠 수 있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이번 화재와 과로사 문제 등이 “물류산업 전반의 잠재된 위험이 터진 것”이라고 봤다. 서 교수는 “성장통이 가장 큰 원인”이라며 “쿠팡의 물류산업이 최근 빠르게 커지며 5만명 이상의 물류 인력을 고용하면서 리스크 관리의 수준 또한 높아져야 하는데 정착이 안 된 것”이라고 말했다. 김혜진 쿠팡 노동자의 건강한 노동과 인권을 위한 대책 위원회 집행위원장은 “쿠팡이 물류센터 노동의 기준처럼 여겨지기 때문에 문제를 계속 제기하는 것이다. 노동자들을 물건처럼 대우할 것이 아니라 쿠팡의 성장을 함께 이끌어나가는 존재로 간주하고 조직문화 전체를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퇴근 버스에서 옆자리에 앉은 F씨에게 쿠팡의 노동환경에 대해 물었더니 한숨 섞인 답변이 돌아왔다. “21세기의 막장이죠. 노동강도를 극한까지 올려놓는데 안전사고가 안 날 리 있나요. 일하다 과로로 죽는 이유가 있지 않겠어요? 문제가 생길 때마다 뻔한 해명으로 덮지 말고, 직접 와서 일해봤으면 좋겠네요.”
- 물류센터 12시간 일해봤습니다(2018. 09. 17 14:24)
- 2018. 09. 17 14:24 사회
- ㆍ 기자의 단기 알바 체험기, 오전·오후 휴식시간은 각 10분뿐 명절을 앞두고 가장 바빠지는 곳 중 하나가 물류센터다. 때문에 단기 아르바이트를 원하는 사람들에게는 대목이다. 지난 9일 경기도 이천에 위치한 물류센터에서 직접 일을 해봤다. 경기도에 위치한 한 물류센터의 모습.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 정지윤 기자 예상대로 단기 아르바이트를 구하는 건 어렵지 않았다. 한 구인구직 사이트에 ‘물류센터 일급’으로 검색하니 780여건의 채용정보가 떴다. 그 중 대학생들이 많이 지원한다는 ‘쿠팡’ 물류센터 채용공고를 클릭했다. 쿠팡 직영/ 즉시 출근 가능/ 쉬운 상하차/ 주간 일급 지급 / 9만7000원이라는 제목이었다. 근무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9시까지 12시간이었다. 다만 지원자격이 ‘남성’으로 기재된 것이 걸렸다. 채용 담당자는 “상관없다”며 문자메시지로 신분증과 통장사본을 보내라고 했다. 두 시간 후 출근 확정 문자를 받았다. “HUB 근무는 상하차 분류작업입니다”라는 설명과 함께였다. 물류센터 아르바이트 경험이 있는 지인은 “여자가 하기엔 빡세다”고 말했다. 작업장에는 휴대전화 반입 불가 오전 9시부터 근무지만 서울에서 출발하는 셔틀버스를 타려면 7시 전에 집에서 나서야 했다. 서울 노원구에서 이천에 위치한 덕평 물류센터로 가는 셔틀버스는 오전 7시20분에 당고개역에서 출발한다. 다른 지역도 비슷하다. 출퇴근에만 3시간 가까이 소요되는 셈이다. 셔틀버스에 오르니 익숙한 얼굴이 보였다. 직전에 들렀던 편의점에서 컵라면을 먹던 20대 남성이었다. 버스가 출발하자 누구랄 것 없이 잠에 빠졌다. 1시간10분 정도 지나 물류센터에 도착했다. 물류센터 입구에는 서울과 경기도 각지에서 온 셔틀버스가 줄지어 있었다. 버스에서 사람들이 끝없이 내렸다. 물류센터 특성상 휴대전화는 가지고 들어갈 수 없다고 했다. 휴대전화를 보다가 사고가 날 수 있다는 이유였다. 반입이 가능한 물건은 상비약, 위생용품, 투명한 물통, 소량의 사탕과 초콜릿 등이었다. 당을 보충해가며 일하라는 것처럼 들렸다. 상하차 분류작업은 지역에 따라 라인이 나뉜다. 배치받은 구로 라인에 도착하자마자 함께 일하게 된 40대 남성 A씨는 “종이부터 붙입시다”라고 했다. 무슨 말인지 못 알아듣자 그는 “처음 왔어요? 아이고 물건도 많은데 미치겠네”라고 말했다. 그 와중에 파란색 미끄럼틀에서는 계속해서 택배가 내려왔다. 미끄럼틀에서 떨어진 택배는 컨베이어벨트를 타고 노동자들에게 도착한다. 노동자는 주소지에 따라 구로1, 구로2, 구로3, 구로4 식으로 분류한 다음 쌓아야 한다. 무게와 크기는 천차만별이다. ‘파우치’라 불리는 비닐에 든 가벼운 것부터 쌀처럼 20㎏가 넘어가는 것도 있다. 박스를 쌓는 것도 예삿일이 아니다. 가로세로 1m 정사각형 공간에 2m 높이로 쌓아야 하기 때문에 박스 크기와 무게를 봐가면서 상자를 배치해야 한다. 퍼즐 조각을 맞추는 것 같았다. 높이가 1m를 넘어가니 물건을 올리기 버거웠다. 손이 잘 닿지 않는 곳에 무거운 박스를 올리다가 자리에서 넘어졌다. 택배 상자가 몸 위로 떨어졌다. 팔에 멍이 들었다. 오후에는 택배 박스만 봐도 무게가 가늠됐다. 세제, 쌀, 고양이 화장실 모래, 추석 선물세트 등은 기본 10㎏이다. 고양이 모래는 기자도 자주 주문하던 상품이다. 고양이 그림만 봐도 절로 한숨이 나왔고 세제와 물, 쌀이 한꺼번에 내려올 때는 발걸음이 저절로 느려졌다. A씨에게 미안했지만 도저히 엄두가 안 났다. 함께 간 선배는 “난 리큐 박스가 제일 무서워”라고 말했다. 계속 서 있으니 다리가 아파왔다. 미끄럼틀을 바라보며 바닥에 앉았다. 물건이 내려오면 바로 일어날 생각이었다. A씨가 다가오더니 “앉으면 안 돼요. 몰래 앉아요”라고 조용히 말했다. 엉덩이를 붙인 지 30초가 되지 않아 관리자가 “거기! 앉지 마요”라고 소리를 질렀다. 이유를 물었지만 답은 들을 수 없었다. 여자 화장실 벽에 쓰인 ‘관리자 싸가지’라는 낙서가 떠올랐다. 오전과 오후, 쉬는 시간 10분이 주어졌다. 작업장 끝에 위치한 화장실에 갔다오니 3분이 지나 있었다. 정수기에서 물을 마시니 또 1분이 지났다. 휴게실은 따로 없었다. 교육실이 사무실이자 휴게실이라고 했다. 교육실 의자에 앉아 눈을 감고 5분을 쉬었다. 점심시간은 1시간, 저녁시간은 40분이다. 평소 먹던 양의 두 배 가까이 먹었다. 반찬은 부실했지만 뭐라도 먹고 기운을 내야 한다는 생각뿐이었다. 휴대전화를 만질 수 있는 시간도 이때뿐이다. 반납한 휴대전화를 잠시 돌려받았다. 10분도 되지 않아 복귀를 알리는 방송이 나왔다. 양치를 할 시간은 없었다. 저녁이 되자 다리가 후들거렸다. 챙겨 온 초콜릿은 이미 다 먹은 지 한참이었다. 몸에서는 땀냄새 수준을 넘은 ‘쩐내’가 났다. 휴지로 땀을 닦으니 검은 먼지가 묻어났다. A씨는 웃으며 “일 끝나고 나면 코딱지도 검다”고 말했다. 그나마 너무 바빠서 시간이 빨리 가는 게 고마울 뿐이었다. 곳곳에 ‘안전’ 글자, 교육은 없어 A씨는 가끔 주말에 물류센터 아르바이트를 한다. 그는 “힘들어도 바로바로 돈을 주니까”라며 “하다 보면 요령이 생긴다”고 말했다. 오후 8시55분, “9시가 되지 않았으니 현장을 떠나지 말고 끝까지 일을 하라”는 내용의 방송이 수차례 나왔다. 점심시간과 저녁시간, “5분 일찍 현장으로 돌아오라”는 내용의 방송과는 대조적이었다. 오후 9시, 드디어 야간교대조가 도착했다. 30대로 보이는 여성이 웃으며 “고생하셨어요”라는 인사를 건넸다. 묘한 동질감이 들었다. 전광판에 뜬 오늘의 실적을 봤다. 주문수량 3021, 운영실적 1379라는 숫자가 또렸했다. 식사시간을 빼면 두 명이서 한 시간에 140개가량을 처리한 셈이다. 남은 물량은 야간노동자들의 몫이다. 바쁘게 돌아가는 현장에서 노동자를 보호하는 장치들은 쉽게 사라졌다. 일용직도 근로계약서를 써야 한다. 하지만 관리자들은 아무런 설명 없이 “얼른 전자서명을 하라”고 재촉했다. 나중에서야 그게 근로계약서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 여기에 관심을 두는 노동자도 없었다. 근로계약서보다 출근시간 기록이 중요하게 여겨졌다. 출근시간은 곧 돈이다. 안전교육 역시 마찬가지다. 이날 출근자들은 일을 시작하기에 앞서 ‘교육장’으로 보내졌다. 지난 한 달 사이 다른 회사 물류센터에서 노동자 2명이 사망했다. 당시 해당 물류센터가 안전교육을 하지 않았다는 사실이 도마에 올랐다. 쿠팡도 다르지 않았다. 교육장 곳곳에 ‘안전’이라는 글자가 눈에 띄었지만 교육은 없었다. 교육장에서는 라인 배치가 정해졌을 뿐이다. 이날 안전교육은 회사가 아니라 다른 노동자들로부터 받을 수 있었다. A씨는 “빠레뜨에 발 다치는 사람이 많다”며 “땅에 내려놓을 때 조심하라”고 말했다. 20대 여성 B씨는 “단프라(플라스틱 박스)를 한꺼번에 들면 먼지가 많이 나니까 두세 개씩만 들라”는 팁을 건넸다. 이에 대해 쿠팡 측은 “원칙적으로 안전교육을 무조건 하게 되어 있는데 그날 착오가 있었다”며 “바로 조치를 취했고 앞으로 안전교육을 철저히 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루 바짝 일하면 10만원에 가까운 돈을 당장 손에 쥘 수 있다는 점에서 물류센터 아르바이트는 매력적으로 보일 수 있다. 대학생들 사이에서는 ‘덕쿠’(덕평 쿠팡) ‘인쿠’(인천 쿠팡) ‘목쿠’(목천 쿠팡)라는 신조어까지 생겼다. 하지만 바쁘게 돌아가는 현장에서 하루짜리 노동자들의 권리는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다. 국토교통부 국가물류통합센터에 따르면 전국에는 4159개 물류창고가 있다. A씨처럼 급전이 필요한 이들은 오늘도 물류센터로 발길을 향한다.
- [E-플라자]인천공항에 대규모 물류센터(2003. 10. 16)
- 2003. 10. 16 경제
- 세계 무역의 핵심은 물류이다. 우리나라가 동북아 물류 허브를 추진하고 있는 것도 그만큼 물류의 중요성이 높기 때문이다. 정부는 동북아 물류 허브의 일환으로 인천 영종도-송도 등을 경제자유구역으로 지정해 항공물류-관광-레저단지 등의 특화산업을 집중 육성하고 570개 다국적 기업에 대해 유치활동을 전개할 계획이다. 또 인천국제공항의 동북아 허브공항화를 촉진시키기 위해 건설교통부에 '허브화지원팀'을 신설했다. 우편 물류를 책임지고 있는 우정사업본부도 물류의 효율성을 위해 서울국제우체국을 서울 목동에서 인천국제공항으로 이전할 예정이다. 뿐만 아니라 물류 허브에 걸맞게 2007년까지 4백97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인천국제공항 화물터미널에 부지 1만3천3백 평, 건물 8,300평의 국제물류교환센터를 건설키로 했다. 우정사업본부는 이 센터에서 국제운송, 보관 및 화물 추적조회 등 종합물류기능을 수행토록 하는 한편 컴퓨터-디지털-가전 등 IT(정보기술)업체의 부품 공급과 수출 전초기지로 만들 계획이다. 우정사업본부는 특히 세계 2위 PC 제조업체인 미국 델(Dell)이 주문생산형 비즈니스 모델 구축을 위해 훼덱스(FedEx)의 국제 특송서비스 및 물류센터를 활용하는 국제물류 제휴를 한 사례를 감안, 중국과 멕시코 등으로 생산라인 해외 이전을 추진 중인 국내 컴퓨터업체들과 제휴, 국제 물류를 대행해주는 방안을 추진키로 했다. 아울러 PDA(개인휴대단말기)와 디지털 가전 등 IT업체를 중심으로 이같은 물류 제휴를 확산해나갈 방침이다. 우정사업본부 관계자는 "미국 DHL도 2007년까지 인천공항에 2백40억원을 투입, 6,800평 규모의 물류센터 건립을 추진 중"이라며 "국내 컴퓨터 제조업체들이 델의 주문생산형 비즈니스 모델을 도입할 경우 국제특송 시장을 확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우정사업본부는 또 2006년 4월까지 소포물류센터와 3개의 우편집중국을 추가 건설할 계획이다. 소포물류센터(서울 구의3동)는 2006년 4월까지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자체 물류 창고를 보유하지 못한 중소 전자상거래업체의 물류 비즈니스 활동을 지원하기 위한 것이다. 소포물류센터에는 하루에 소포 3만 개를 발송하고 9만 개를 보관할 수 있는 창고시설과 소포구분기, 컨베이어 등 자동화 설비 및 물류센터 정보시스템 등이 갖추어질 예정이다. 우정사업본부는 "물류센터 직발송에 따라 중소기업은 운송료 절감과 운송 소요시간 단축하는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모두 8백87억원을 투입, 울산-포항-목포 등 3개시에 추가로 건설되는 우편집중국은 우체국 택배활성화로 인한 소포물량의 급증에 대처하는 데 유용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즉, 2006년 완공되는 3개의 우편집중국에서 1일 75만 통을 처리할 수 있게 될 뿐만 아니라 소포배달 취약 지역의 해소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조완제 기자 jwj@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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