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향신문(총 17,427 건 검색)
- 국방장관 직무대행, 미국대사대리 접견…“한·미 동맹 굳건 재확인”
- 2025. 01. 24 13:57정치
- ... 없이 굳건하게 유지되고 있다는 점을 재확인했고, 윤 대사대리는 철통같은 한·미 동맹에 대한 미국의 변함없는 지지를 표명했다고 국방부는 전했다. 김 직무대행은 윤 대사대리의 취임을 축하하고 취임...
- 윤석열 탄핵 정국
- 김정은, 북한 최고인민회의 불참…미국 향한 메시지 없어
- 2025. 01. 24 10:11정치
- ... 않았다. 미국과 관련한 내용도 공개되지 않았다. 앞서 김 위원장이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을 통해 미국에 어떤 메시지를 던질지 주목됐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20일(현지시간) 취임 첫날부터 김...
- “미국서 만들고, 유가 내리고, 빅테크 냅둬라”…트럼프, WEF서 쏟아낸 ‘우선주의’
- 2025. 01. 24 08:22국제
- ... 수조 달러를 우리 재정에 보탤 것”이라며 “일자리를 만들고, 공장을 세우고, 기업을 키우기에 미국보다 더 좋은 장소는 없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현재 21%인 법인세율을 15%로...
- 트럼프 2기
- 최상목 “설 연휴 미국 정책·금융시장 동향 모니터링”
- 2025. 01. 24 08:15경제
- ... 제공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4일 “설 연휴 기간 각 기관이 미국 신정부의 정책과 국제금융시장 동향을 면밀히 모니터링하라”고 당부했다. 최 권한대행은 이날 이창용...
- 탄핵, 경제 후폭풍
스포츠경향(총 4,571 건 검색)
- KCON 2025, 일본서 미국까지···K팝 위상 높인다
- 2025. 01. 24 08:16 연예
- ‘KCON’ 포스터. CJENM 제공 K팝 팬과 아티스트가 함께하는 K-POP Fan & Artist Festival ‘KCON’이 2025년 개최지를 공식 발표했다. CJ ENM은 5월 9일부터 11일까지 일본 지바현서 올해 첫 번째 KCON을 개최한다고 23일 밝혔다. 이어 미국이 바통을 이어받아 8월 1일부터 3일까지 사흘간 LA서 KCON의 열기를 이어갈 예정이다. KCON은 전 세계 최초로 K-POP 쇼에 한국형 라이프스타일을 직접 체험할 수 있는 컨벤션을 융합한 유일무이한 페스티벌이다. 지난 2012년 미국을 시작으로 일본,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 프랑스, 멕시코, 호주, 태국, 사우디아라비아 등 전 세계 14개 지역에서 개최되며, KCON은 한국 문화와 음악을 전 세계에 소개하고 아티스트의 글로벌 진출은 물론 중소기업들의 해외진출을 견인해왔다. 지난 13년 간 약 199만 명에 달하는 오프라인 관객을 동원했으며, 디지털 플랫폼을 통해 수천만 명의 팬들이 언어와 경계를 넘어 한국 문화와 K-POP을 즐기며 강력한 글로벌 팬덤을 형성했다. 올해는 KCON의 근원지인 미국과 KCON의 첫 아시아 거점지 일본에서 한층 새로워진 KCON으로 팬들을 만난다. 상징적인 두 개최지에서 KCON은 보다 다각화된 콘텐츠로 팬과 아티스트, 참여 기업 등 페스티벌 경험을 극대화할 예정이다. 오직 KCON에서만 즐길 수 있는 팬덤 프로그램을 대폭 확대하고, 멀티 스테이지를 통한 다채로운 공연과 팬-아티스트 간 교감을 극대화할 수 있는 혁신적인 스테이지 연출을 준비 중이다. 또한 온라인 콘텐츠를 강화하여 디지털 플랫폼을 통해 어디서든 KCON의 현장감과 열기를 생생하게 즐길 수 있도록 팬들과의 접점을 넓힐 계획이다. 작년 5월 진행된 ‘KCON JAPAN 2024’는 역대 최다인 14만 명의 관객을 동원하고 44팀의 아티스트가 약 100여 회의 무대를 펼치며 일본에서 진행된 역대 KCON 중 최대 규모를 기록한 바 있다. 지난 ‘KCON LA 2024’는 176개 국가 및 지역에서 580만여 명의 팬들이 현장과 디지털 플랫폼을 통해 페스티벌을 즐겼으며, 특히 K-POP 페스티벌 최초로 약 1억 2천만 가구가 시청하는 미국 5대 방송사 CW 네트워크를 통해 프라임타임에 미국 전역에 생중계되며 K-POP의 글로벌 위상을 공고히 했다.
- ‘미국 전기차 보조금 자체가 폐지될 수도 있다?’
- 2025. 01. 22 17:02 생활
- ‘K자동차·배터리’가 그야말로 초비상 사태로 빠져들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20일(현지시간) 전임 조 바이든 행정부의 전기차 의무화 정책을 폐기하고,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따른 전기차 보조금도 아예 폐지하는 수순을 밟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차 아이오닉5 예컨대 IRA는 미국에서 제조한 전기차에 최대 7500달러(약 1080만원) 보조금을 세액공제 형태로 제공했는데, 이 같은 보조금 지급 제도가 없어지면 배터리 전기차 구매 수요는 크게 줄수 있다. 특히 현대차그룹은 이 같은 ‘IRA’ 흐름를 살피고 무려 총 126억 달러(18조원)를 투자한 미국 조지아주에 전기차 생산 전용 공장 HMGMA를 지난해 완공했는데 보조금 자체가 없어지면 ‘말그대로 낭패’다. 게다가 그나마 미국 바이든 전 행정부로부터 받아온 현대차그룹 메인 순수 전기차 아이오닉 시리즈에 대한 ‘전기차 구매 보조금’도 올해 받지 못하게 최종 확정되어 완성차 업계에 충격을 주고 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날 하루 전 20일, 현대자동차 아이오닉5, 제네시스 GV70 전동화 모델, 아이오닉9에 보조금 지급 불가 판정이 나온 것이다. 이로써 미국에서 전기차 구매 보조금을 받을 수 있는 한국산 모델은 ‘기아 EV6’, ‘EV9’ 등 단 2개모델로 축소됐다. 미국 에너지부는 올해 전기차 구매 보조금 지급 대상에서 현대차의 아이오닉5, 아이오닉9, 제네시스 GV70 전동화 모델 등 전기차 3개 모델을 삭제했다. 이달 초 발표한 명단에는 이들 3개 모델과 기아의 EV6, EV9 2개 모델 등 총 5개 전기차 모델이 7500달러(약 1000만 원)의 보조금 지급 대상에 이름을 올렸는데 갑자기 줄어든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20일(현지시간) 전임 조 바이든 행정부의 전기차 의무화 정책을 폐기하고,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따른 전기차 보조금도 아예 폐지하는 수순을 밟고 있다. 미국 정부의 보조금을 받는 전기차(플러그인 하이브리드 포함)는 테슬라를 포함 총 23개 모델로 최종 선정됐다. 이 중 현대차그룹은 단 2개 모델만 가까스로 보조금 적용 대상으로 유지했다. 이유는 미국 정부의 전기차 보조금 지급 요건 중 ‘배터리 제조 및 광물 사용’ 부분을 충족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미국 정부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세부 지침에 따르면 전기차 보조금을 받으려면 북미에서 최종 생산 및 조립해야 한다. 또 배터리 부품 및 배터리를 만드는데 쓰이는 광물, 소재까지 중국, 러시아 등 외국우려단체(FEOC)의 것을 사용해선 안된다. 현대차그룹의 전기차 배터리 일부 부품 및 광물에 ‘ 중국산’이 더해진 것이 미국 정부로부터 탈락된 결정적 이유다. 이에 현대차그룹은 올 2분기까지 배터리 등 보조금을 받을 수 있도록 IRA 요건을 최대한 충족시킬 전략이다. 하지만, 더 큰 문제는 트럼프 2.0 정부가 ‘전기차 의무화’ 전면 폐지를 명시하고 있다는 점이다. 현대차와 기아 입장에선 베터리 전기차에서 하이브리드(HEV) 등 현지 사정에 맞게 전략을 다시 짜야만 하는 것이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030년까지 미국에서 판매되는 모든 신차의 50%를 전기차로 하겠다는 목표를 설정한 바이든 전 대통령의 행정명령’ 폐기 행보를 거듭 보이고 있다.
- ‘이율예 등 신인 3명’ 1군 캠프 참가…SSG, 23일 미국행
- 2025. 01. 22 11:12 야구
- 2025 미국 스프링캠프 참가 명단. SSG 랜더스 제공 SSG가 본격적인 시즌 준비를 위해 미국으로 떠난다. SSG는 “23일부터 다음 달 21일까지 미국 플로리다주 비로비치에서 1차 스프링캠프를 진행한다”고 22일 밝혔다. 선수단은 23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출국한다. 이숭용 감독이 지휘하는 비로비치 캠프에는 16명의 코치진과 선수 36명 등 52명이 참가한다. 김광현, 노경은, 박성한 등 팀의 주축뿐 아니라 미래를 책임질 이율예 등 올해 신인 3명과 지난해 신인 4명 등 입단 2년 차 이하 선수 7명이 포함됐다. 젊은 선수들이 많이 참여하는 미국 캠프에서는 기술, 전술 포함 고강도 기본기 훈련이 진행될 예정이다. 최정, 이지영, 오태곤 등 베테랑 야수 6명은 일본 가고시마에 별도 캠프를 차린다. 2월10일부터는 퓨처스(2군) 유망주들이 합류해 함께 훈련할 계획이다. 이숭용 SSG 감독은 “이번 스프링캠프에는 선수들에게 기본, 루틴, 근성 등 프로 의식을 강조하고, 선수들이 주도적 훈련을 통해 각자의 기량을 극대화하는 데 초점을 맞추겠다”고 전했다.
- ‘트럼프, 한국 패싱’ 미국 전기차 보조금서 ‘현대차그룹 전기차 아이오닉 모델들’ 갑자기 탈락
- 2025. 01. 21 17:45 생활
- 미국 정부로부터 현대차 기아 주요 순수 전기차모델들이 올 상반기 전기차 구매 시 보조금을 받지 못할 전망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날 하루 전 20일, 현대자동차 아이오닉5, 제네시스 GV70 전동화 모델, 아이오닉9이 미국 정부로부터 보조금 지급 불가 판정을 받았다. 이로써 미국에서 전기차 구매 보조금을 받을 수 있는 한국산 모델은 ‘기아 EV6’, ‘EV9’로 축소됐다. 미국 에너지부는 최근 공개한 올해 전기차 구매 보조금 지급 대상에서 현대차의 아이오닉5, 아이오닉9, 제네시스 GV70 전동화 모델 등 전기차 3개 모델을 제외했다. 이달 초 발표한 명단에는 이들 3개 모델과 기아의 EV6, EV9 2개 모델 등 총 5개 전기차 모델이 7500달러(약 1000만 원)의 보조금 지급 대상에 이름을 올렸다가 갑자기 줄어든 것이다. 미국 정부의 보조금을 받는 전기차(플러그인 하이브리드 포함)는 테슬라를 포함 총 23개 모델로 최종 선정됐는데 현대차그룹은 여기서 단 2개 모델만 가까스로 유지된 것이다. 이유는 미국 정부의 전기차 보조금 지급 요건 중 ‘배터리 제조 및 광물 사용 부분을 충족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미국 정부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세부 지침에 따르면 전기차 보조금을 받으려면 북미에서 최종 생산 및 조립해야 한다. 또 배터리 부품 및 배터리를 만드는데 쓰이는 광물, 소재까지 중국, 러시아 등 외국우려단체(FEOC)의 것을 사용해선 안된다. 현대차그룹의 전기차 배터리 일부 부품 및 광물에 ‘ 중국산’이 더해진 것이 미국 정부로부터 탈락된 결정적인 이유다. 이에 현대차그룹은 올 2분기까지 배터리 등 보조금을 받을 수 있도록 IRA 요건을 최대한 충족시킬 전략이다. 만약 이 부분을 충족하지 못한다면 올 하반기 통과 가능성은 희박하다. 더 큰 문제는 트럼프 2.0 정부가 아예 보조금 자체를 두고 ‘전기차 의무화(electric vehicle mandate)’ 전면 폐지를 명시하고서 소비자의 진정한 차량 선택을 제한하는 규제 장벽을 없애야 한다고 지시하고 있다는 점이다. 보조금 지급 폐지도 고려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현대차와 기아는 하이브리드 등 현지 인기 차종을 늘리며 수요 변화에 유용하게 대응할 계획이다. 업계 내부에선 이 같은 미국 정부로부터 전기차 보조금 지급 대상이 축소된 것을 두고 “사전에 한국 정부와 조율할 긴밀한 협의 기회가 사실상 없었다”는 진단이 나오고 있다. 한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030년까지 미국에서 판매되는 모든 신차의 50%를 전기차로 하겠다는 목표를 설정한 바이든 전 대통령의 행정명령’도 폐기하겠다고 밝혔다.
주간경향(총 431 건 검색)
- [손호철의 미국사 뒤집어보기](3) 황무지에 숨겨진 일본계 강제수용소(2025. 01. 24 15:00)
- 2025. 01. 24 15:00 국제
-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만자나르 강제수용소에서 목숨을 잃은 일본계 미국인들의 위령탑. 그들은 시에라네바다산맥을 뒤로 하고 묻혀 있다. / 손호철 제공 데스밸리. 미국 캘리포니아주 중부 동쪽 끝에 있는 이곳은 해수면보다 82m나 낮고, 최고 기온이 50도를 기록할 정도로 무더운 사막으로, 금을 찾아 캘리포니아로 향하던 서부 개척자들이 무수히 죽어 나갔다. 차베스기념관을 나와 북으로 395번 도로를 4시간 정도 달리면 오른쪽에는 데스밸리가, 왼쪽에는 수천 년 된 나무로 유명한 세쿼이아 국립공원과 캘리포니아주를 북에서 남으로 가로지르는 시에라네바다산맥이 나타난다. 이곳은 인적과 거리가 먼 오지다. 특히 기이한 바위들과 황무지가 이어진 론 파인은 서부영화의 단골 촬영지로 서부영화박물관이 세워져 있다. 이 박물관을 지나 북으로 조금 더 올라가면 부끄러운 미국의 역사가 숨겨져 있다. 카레이스키. 중앙아시아에 흩어져 있는 한인들을 지칭하는 말로 아픈 우리의 역사다. 일본이 만주를 침략하고 일본과 소련(현 러시아) 국경 간의 긴장이 고조되자 이오시프 스탈린 소련 공산당 서기장은 1937년 한 말 이후 하바롭스크 등 연해주에 정착해 살고 있던 한인(고려인) 약 20만명을 중앙아시아로 강제이주시켰다. 최근 뉴라이트들의 공격으로 문제가 된 홍범도 장군 역시 카자흐스탄으로 끌려갔다. 이 같은 사실을 처음 접하고 스탈린에게 분노했던 기억이 지금도 생생하다. 문제는 ‘독재자’ 스탈린은 그렇다고 하더라도, ‘인권과 민주주의의 국가’ 미국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론 파인을 지나 북쪽 요세미티 쪽으로 이어지는 황무지에 숨겨진 만자나르(Manzanar) 역사유적이 그 증거다. 일본계 폭동에 놀라 ‘충성 서약 논쟁’ 야기 1941년 12월 일본은 미국 하와이의 진주만을 공격하고 미국에 선전포고했다. 두 달 뒤 미국은 미국 시민이거나 영주권자임에도 불구하고 자신들의 ‘적’인 일본의 피를 물려받았다는 이유로 미국에 사는 일본계 12만명의 재산을 몰수하고, 이들을 만자나르와 같은 오지에 날림으로 세운 열 군데의 강제수용소에 감금했다. 다시 말해 독일 나치가 제2차 세계대전 중 운용했던 악명 높은 유대인 강제수용소 비슷한 것을 미국이 운영한 것이다. “엄마, 여기가 어디야?” 1942년 초, 우뚝 솟아 있는 감시탑과 철조망이 없다면 수용소라고 생각하기 어려운, 잡풀이 무성한 넓은 벌판에 트럭들이 도착했다. 트럭에 실려 온 한 어린아이는 엄마에게 물었다. 젊은 엄마는 답을 못하고 딸을 끌어안고 서럽게 울기 시작했다. 이렇게 실려 온 1만명은 36개 블록으로 조직한 504개의 목조 건물 막사에 수용됐다. 500에이커의 넓은 수용소는 8개의 감시탑에서 기관총으로 무장한 군·경찰이 감시했다. 수용소에는 취사시설이 없어 기온이 40도에 가까운 더운 날이건, 추운 겨울이건 긴 줄로 한 시간 이상 기다려 밥을 받아먹어야 했다. 물론 식사는 엉망이었다. 화장실 역시 좌변기였지만 칸막이가 없어 최소한의 사생활도 없었다. 만나자르 강제수용소의 칸막이가 없는 화장실 / 손호철 제공 역사 보존을 위해 만자나르 수용소에 남겨놓은 감시탑 하나와 철조망이 아름다운 시에라네바다산맥을 배경으로 일본계 미국인의 슬픈 역사를 증언하고 있다. 일본계 미국인들은 시간이 지나자 부족한 식량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농사도 짓고, 가축도 키우고, 아이들을 위한 학교와 병원도 세우고 적응해 나갔다. 한데 수용소 측이 미국에서 태어난 ‘2세들’을 특별대우하면서 이들과 일본에서 태어나 건너온 ‘1세’ 간의 알력이 커졌다. 설상가상으로 수용소 관계자들이 설탕과 고기 등 식료품을 빼돌렸다는 소문이 돌면서 폭동이 일어났다. 군·경찰에 17세 소년, 21세 청년이 사살당하고 여러 명이 다쳤다. 역사적 유적으로 복원해 놓은 막사로 들어가자 ‘충성 서약 논쟁’에 대한 자료들이 눈길을 끌었다. 만자나르 폭동에 놀란 미국 정부는 일본계 중 미국에 충성하는 ‘충성파’와 ‘비충성파’를 판별하고 분리할 필요가 있다고 보고 대대적인 조사에 착수했다. 모두를 대상으로 한 등록서류라는 형식의 설문조사였는데 이중 27, 28번 문항이 논란을 일으켰다. 설문이 논쟁적이어서 조사 중 문항을 수정해야 했는데 핵심은 ‘미군에 입대할 의사가 있느냐’는 것과 ‘내외의 모든 적으로부터 미국을 적극적으로 방어할 의사가 있느냐’는 것이었다. 1988년 강제수용 사과와 배상 당시 미국사회에서는 일본군의 진주만 공습 이후 커진 반일 감정으로 일본계는 일본으로 추방해야 한다는 의견이 강했다. 따라서 설문에 ‘그렇다’라고 답했다가 추방당해 송환되면 일본에서는 반역자 취급을 받을 것이라는 점에서 일본계 1세들은 고민이 깊었다. 일부는 먼 이국에 와 평생을 피땀 흘려 일군 재산을 모두 빼앗고, 자신들을 수용소에 가둔 나라에 어떻게 충성을 맹세할 수 있냐며 과감하게 ‘노(No)’라고 답했다. 2세 중에서도 군에 끌려갈 것을 두려워한 사람들은 ‘노’라고 답했다. 이렇게 ‘노’라고 답한 600여명은 다른 수용소로 끌려갔다. 부인과 달리 남편이 ‘노’라고 답한 집은 남편만 끌려가면서 눈물의 이별을 해야 했다. 한 지식인은 끌려가며 외쳤다. “누가 나에게 충성심을 물을 수 있단 말인가? 이게 그 잘난 아메리칸 드림인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충성 설문에 ‘No’라고 답해 다른 곳으로 이송되는 일본계 미국인들 / 손호철 제공 많은 일본계 2세는 자신들이 미국에 충성을 다하는 미국 시민이라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미군에 입대했다. 하지만 이들의 충성심을 완전히 믿지 못한 미국 정부는 이들을 태평양 전선이 아니라 유럽 전선에 배치했다. 일본계 2세들은 용맹함으로 이에 답했다. 미국은 일본계 병사들의 전선 투입을 확대했다. 제2차 세계대전이 미국과 연합국의 승리로 끝나자 일본계들은 1946년 감옥 같은 수용소에서 3년 반 만에 풀려났다. 그들은 옛 터전으로 돌아갔지만, 그들이 일궈 놓았던 모든 것은 사라지고 없었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계 미국들에게 충성 여부를 물은 설문지 / 손호철 제공 수용소의 소방서, 닭을 길러 먹던 닭장, 1만명이 굶주림을 해결했던 식당, 농구장 등 운동시설을 지나 수용소의 가장 안쪽으로 들어갔다. 시에라네바다산맥이 끝없이 병풍을 친 평지에 작은 하얀 돌탑 같은 것이 눈에 띄었다. 가까이 가서 보니 돌탑에 한자로 ‘위령탑’이라고 쓰여 있다. 이곳에 끌려와 목숨을 잃은 일본계들의 무덤이다. 미·일전쟁으로 ‘깨어진 아메리칸 드림’이 묻힌 곳이다. “미국 정부는 제2차 세계대전 기간 중 있었던 일본계의 강제수용이 부당했음을 인정하고 이에 사과한다.” 1988년 미국 의회는 공법 100-383을 통과시켰고, 이 법에 따라 강제수용을 사과했다. 그리고 수용한 일본계 미국인들에게 1인당 2만달러를 배상했다. 미국이 최소한 이 정도의 양심은 있는 것이다. 그러면 카레이스키는? 러시아 정부가 과거 고려인의 강제이주 부당성을 인정, 사과하고 이에 배상하는 것을 기대할 수 있을까? 일본계 미국인들을 수용한 만자나르 수용소의 운동장 / 손호철 제공 만자나르 수용소로 실려 와 짐을 내리는 일본계 미국인들 / 손호철 제공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캘리포니아 등 서부지역에 사는 1만명의 일본계를 강제수용한 만자나르 수용소 모습 / 손호철 제공
- 손호철의 미국사 뒤집어보기
- [손호철의 미국사 뒤집어보기](2) 농업노동자의 아버지 세사르 차베스(2025. 01. 10 15:30)
- 2025. 01. 10 15:30 국제
- 미국 캘리포니아주 리버사이드의 안창호 동상 옆에 설치돼 있는 멕시코계 노동운동가 세사르 차베스 동상/ 손호철 제공 “농민들은 한 자루의 감자와 같다.” 농민들이 자기 농지에 매달려 일하는 노동과정의 고립 때문에 한 공장에 모여 일하는 노동자들과 달리 감자처럼 한 자루에 모아놓아도 단결하지 못하고 각각 분리돼 있을 뿐이라는 카를 마르크스의 비판적 평가다. 그러나 중국혁명 등 여러 농민혁명이 보여주듯이 그의 평가는 틀렸다는 지적이 많다. 캘리포니아 등 미국의 상황은 전혀 다르다. 유럽과 아시아 등 소농 위주의 많은 나라와 달리 미국은 안창호가 일했던 리버사이드의 오렌지농장처럼 대농장들이다. 과거 남부의 대농장은 대부분 목화를 생산했고, 아프리카 노예에 의존했다. 대농장들은 노예해방 후에는 농업노동자에 의존하고 있다. 농업도 공장과 마찬가지로 자본주의적 생산방식을 택하고 있다. 주목할 것은 캘리포니아 등 대농장의 노동자들은 멕시코계 등 스페인어권의 히스패닉계와 필리핀계 같은 ‘유색인종’ 이주노동자들이 대부분이라는 점이다. 그런 만큼 열악한 노동조건에도 불구하고 권리의식은 취약하고 이들의 조직화, 농업노동자 노동조합 건설은 꿈꾸지 못한 어려운 과제였다. ‘농업노동자 진군’ 부조서 동학 농민 떠올라 2021년 1월 막 취임한 조 바이든 대통령의 집무실이 공개됐다. 책상 위 가족사진 뒤에 작은 흉상이 놓여 있었다. 멕시코계 노동운동가 세사르 차베스(Cesar Chavez·1927~1993)의 흉상이다. 그는 농업노동자 노조의 건설이라는 어려운 과업을 이룬 전설적 지도자다. 우리는 아프리카계 민권지도자 마틴 루서 킹은 잘 알고 있지만, 세사르 차베스를 아는 사람이 많지 않다. 하지만 그는 ‘멕시코계의 마틴 루서 킹’이다. 특히 히스패닉계가 인구의 20%로 아프리카계(13%)를 넘어서 미국 최대의 소수민족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그는 매우 중요한 인물이다. 2014년 버락 오바마 당시 미국 대통령은 차베스의 생일인 3월 31일을 연방 공휴일로 선포했다. 차베스 무덤 뒤에 새겨진 농업노동자 파업 부조는 한국의 동학농민들을 연상시킨다./ 손호철 제공 로스앤젤레스를 떠나 북으로 200㎞를 달려 베이커스필드 근처에 가면 역사적 유적이 나타난다. ‘세사르 차베스 국립기념물(National Monument)’이다. 그가 말년을 보낸 농장을 기념물로 만든 것이다. 기념물로 들어가자 아름다운 정원에 묘지가 나타났다. 독실한 가톨릭 신자답게 나무 십자가 앞에 차베스 부부가 누워 있다. 그 뒤에는 작은 벽 분수 위에 부조가 눈길을 끈다. 차베스를 따라 피켓을 들고 진군하는 농업노동자들의 모습이다. 그 모습이 전북 정읍에 조각된 동학농민군의 진군 모습과 빼닮았다. 갑자기 차베스가 전봉준처럼 보였다. 농업노동자의 처참한 생활을 고발하는 사진들. ‘비미국적 꿈’이라는 제목이 가슴을 후빈다. / 손호철 제공 ‘비미국적(Un-American) 꿈’. 전시관에 들어가자 제일 먼저 눈에 들어온 단어다. ‘대부분 유색인종인 이주농업노동자는 커뮤니티로부터 고립된 캠프에 살며 일해야 했고, 농장을 따라 이동하기 때문에 아이들은 초등학교 이상의 교육을 받기 힘들었으며 인종주의와 멸시 속에 살아야 했다.’ 이주농업노동자의 삶을 압축한 표현이다. 게다가 지독한 가난이 따라다녔다. 전시관에 만들어 놓은 초라한 숙소 모형은 보는 이들의 마음을 먹먹하게 만든다. 캘리포니아 농업노동자의 처절한 삶을 그린 존 스타인벡의 소설 <분노의 포도>에 나오는 표현처럼 “사람들의 마음속에 분노의 포도가 하나 가득 가지가 휘게 무르익어 가고 있었다.” 할아버지가 멕시코에서 미국으로 넘어온 차베스 역시 대공황으로 경영하던 농장이 망한 뒤 이주농업노동자가 된 부모를 따라 여기저기 옮겨 다녀야 했다. 잦은 전학 때문에 중학교밖에 나오지 못했다. 허드레 노동현장을 전전하던 그는 현실탈출을 위해 군에 입대했다. 제대 후 커뮤니티 서비스 조직(CSO)에서 일하던 그는 1962년 노동운동에 전념하기로 했다. 그는 농업중심지인 중부 캘리포니아 델라노로 이사해 실업수당으로 버티며 농업노동자들을 조직하기 시작했다. 오랜 노력 끝에 그는 1964년 자신의 집을 사무실로 해서 전국농업노동자협회(NFWA)를 출범시켰다. 1965년 장미재배노동자들의 부탁으로 파업을 주도해 3일 만에 임금인상을 관철했다. 명성을 얻은 그는 역사적인 델라노 포도 파업에 뛰어들었다. 그가 이끄는 NFWA는 이 파업을 원래 시작했던 농업노동자조직위원회(AWOC)와 통합해 통합농업노동자들(UFW)이란 노동조합을 만들었다. 조합원이 7만명으로 늘어났다. 5년간 계속된 투쟁에서 그는 주 정부가 있는 새크라멘토까지 항의 행진도 하고 캘리포니아산 포도 불매운동을 벌이는 등 다양한 방식을 시도했다. 그는 간디를 따라 비폭력운동을 주장했다. 매우 종교적이었던 그는 기도회를 열고 서양에서는 드물게 단식투쟁을 통해 여론에 호소했다. 그 결과 임금인상, 작업조건 개선뿐 아니라 포도 포장지에 노동조합의 승인을 받았다는 표시를 하도록 하는 성과를 거두었다. 그는 전국적인 인물로 성장했고, 시사주간지 ‘타임’ 표지에까지 등장했다. 우리가 먹고 있는 캘리포니아산 수입 오렌지에는 이들 이주농업노동자와 차베스의 눈물이 묻어 있는 것이다. 정신혁명을 강조한 차베스의 지나치게 종교적 측면은 주로 사회운동과 갈등을 일으켰다./ 손호철 제공 ‘만국의 노동자 단결’은 이상론일까 전시관에는 1965년 델라노 포도 파업을 주도하는 젊은 차베스의 사진이 우리를 맞는다. 지도자들의 소개를 보니 차베스뿐만이 아니라 AWOC의 레리 이투리옹 같은 필리핀계 농민노동자 지도자들도 포함돼 있어 투쟁이 ‘소수민족 연합투쟁’이었음을 보여주고 있다. 1965년 역사적인 포도 노동자 파업을 주도한 세사르 차베스 사진 / 손호철 제공 전시관에 들어가면 파업 시위하는 농업노동자 사진이 맞이한다./ 손호철 제공 “우리 혁명은 정신과 가슴의 혁명이기 때문에 우리는 이기고 있다.” 멕시코계답게 노동운동가로는 특이하게 신앙심이 강하고 종교적 투쟁에 크게 의존한 만큼 그의 ‘정신혁명론’이 크게 쓰여 있다. 이 같은 경향은 말년에 그를 ‘주류운동’으로부터 고립시켰다. 그는 자신과 다른 견해를 용납하지 않는 권위주의적 리더라는 한계도 있었다. 그는 자신에게 비판적인 ‘좌파’를 ‘미국 공산당의 프락치’라는 근거 없는 죄명을 씌워서 숙청해버렸다. FBI에 따르면 미국 공산당이 UFW에 침투했다는 증거는 없다. 미국의 농업노동자 중 40%는 멕시코 등에서 밀입국한 불법노동자들이다. 그는 이들을 투쟁을 약화시키는 ‘적’으로 간주함으로써 인권단체들과 갈등해야 했다. 차베스 같은 지도자가 외국인 노동자를 적으로 간주해 이들을 고용하지 말라는 시위를 벌인 민주노총 건설노조 같은 편협한 시각을 가졌다니 충격적인 일이다. 기념관을 떠나며 나는 물었다. 국경을 넘은 노동자들의 연대는 불가능하고 “만국의 노동자들이여 단결하라”라는 마르크스의 호소는 낭만적 이상론에 불과한 것인가?
- 손호철의 미국사 뒤집어보기
- 캐나다도 그린란드도 미국 땅? 트럼프의 ‘계산된 도발’(2025. 01. 06 06:00)
- 2025. 01. 06 06:00 국제
- “캐나다는 미의 51번째 주” “그린란드 매입” 등 동맹국에 선 넘은 도발 협상력 키우려는 전략 관측…NYT “팽창주의적이고 식민주의적 성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지난해 12월 22일(현지시간) 미 애리조나주 피닉스에서 열린 ‘터닝포인트 USA’ 주최 행사에서 연설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특유의 허풍일까, 계산된 도발일까. 오는 1월 20일 백악관 입성을 앞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남의 땅 눈독 들이기’가 선을 넘고 있다. 그는 캐나다를 미국의 ‘51번째 주(州)’로 칭하는가 하면, 파나마 정부를 향해선 25년 전 운영권을 넘긴 파나마운하를 환수하겠다고 위협했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덴마크령인 그린란드가 미국에 편입돼야 한다며 상대 의사와는 무관한 매입 주장까지 펼쳤다. 취임 전부터 타국에 대한 주권 침해에 해당하는 발언을 연이어 내놓으며 동맹국까지 도발하고 있다. ■트럼프, 또 남의 땅에 눈독…선 넘는 도발 트럼프는 지난해 12월 10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글에서 캐나다를 미국의 51번째 주로,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를 ‘주지사’라고 칭하는 등 캐나다 국민감정을 건드렸다. 그는 이어 12월 25일에도 재차 SNS에 글을 올려 “캐나다가 우리의 51번째 주가 된다면 세금은 60% 이상 감면되고, 기업들은 규모가 즉시 두 배가 될 것이며, 세계 어느 나라보다 군사적으로 보호를 받을 것”이라고 했다. 또 자신이 캐나다 아이스하키 전설인 웨인 그레츠키를 만나 캐나다 총리 출마를 권유했다며 “그 자리는 곧 ‘캐나다 주지사’로 알려지게 될 것”이라고 도발했다. 트럼프는 캐나다 국민이 그레츠키를 총리로 만들기 위한 운동을 시작해야 한다는 뜬금없는 주장까지 내놨다. 트럼프의 연이은 도발은 양국이 관세 문제를 놓고 갈등을 빚던 와중 노골적으로 상대를 자극하기 위한 것으로 보이지만, 캐나다 주권을 무시하고 동맹국 정상을 주지사로 낮춰 부르는 도 넘는 ‘조롱’에 미국 내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상대국의 분노를 부르는 트럼프의 도발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그는 지난해 12월 21~22일에는 파나마 정부가 미국에 ‘통행료 바가지’를 씌우고 있다며 파나마운하를 되찾겠다고 주장했고, 덴마크령인 그린란드를 미국이 사겠다는 의향도 재차 밝혔다. 그는 파나마 정부의 거센 항의에도 자신의 SNS에 미국 국기가 나부끼는 운하 사진을 게시하며 “미국 운하(United States Canal)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라는 글을 남겼다. 그린란드에 대해선 “국가 안보와 전 세계의 자유를 위해 미국의 그린란드 소유권과 지배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더 나아가 그는 “그린란드 주민들이 미국에 오기를 원한다”는 주장도 펼쳤다. 트럼프가 그린란드에 눈독을 들인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집권 1기인 2019년에도 그린란드를 미국이 사겠다고 일방적으로 주장했다가 덴마크의 거센 반발을 사며 외교 갈등을 빚었다. 다시 시작된 그의 도발에 무테 에게데 그린란드 총리는 성명을 내고 “그린란드는 우리의 것이고, 매물이 아니다”라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덴마크 정부도 그린란드를 팔 생각이 전혀 없다고 일축했다. ■실현 가능성 없는데…트럼프 왜 이러나 아무리 세계 최강대국인 미국이라고 할지라도 타국 영토를 강제로 빼앗는 것은 전쟁을 벌이지 않는 한 불가능하다. 현실적으로 미국이 파나마운하의 운영권을 돌려받기도 쉽지 않다. 실현 가능성이 희박한데도 트럼프가 이렇듯 특유의 허풍과 위협을 계속하는 것은 상대국을 흔들어 협상력을 키우기 위한 계산된 전략이란 분석이 나온다. 파나마운하 통행료 인하나 캐나다·덴마크의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방위비 분담금 인상, 미국으로 오는 불법 이민자 및 마약류 차단 조치 등 미국의 상업적·안보적 이익을 끌어내기 위한 ‘협상용 도발’일 가능성이 커 보인다. 단순한 엄포는 아닐 수도 있다는 해석도 있다. 상업적 이익을 최우선으로 여기는 부동산 개발업자 출신인 트럼프는 철저하게 ‘거래’의 관점에서 외교 문제에 접근해왔다. 자신에게 이득이 된다고 판단하면 미국이 오랫동안 고수해온 가치나 동맹도 개의치 않겠다는 행보를 보여왔다. 다른 나라의 주권을 불가침 영역으로 여기지 않는 듯한 태도를 내비친 적도 있다. 2022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당시 그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비판하는 대신 그를 “천재적”이라고 추켜세웠다. 특히 트럼프의 그린란드 매입 발언은 과장된 수사나 농담이 아니며 향후 심각한 외교 문제로 비화할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미국 일간지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가 집권 1기에 이어 또다시 그린란드에 눈독을 들인 것은 안보 및 상업적 차원의 계산이 깔려 있다고 분석했다. 북극권의 전략적 요충지인 그린란드를 선점해 중국 및 러시아와의 ‘북극 패권 경쟁’에서 승기를 잡겠다는 의도라는 것이다. 여기에 최근 기후변화로 그린란드의 80%를 덮은 얼음이 빠르게 녹으면서 그 안에 매장된 희토류를 눈독 들이는 국가가 많아졌고, 그린란드를 지나는 북극 항로 개척도 가시권에 들어왔다. 미국, 중국, 러시아 등 열강이 자원 개발에 협력하자며 그린란드에 앞다퉈 구애에 나선 이유다. 그린란드에는 전기차 제조에 필수적인 희토류 50종 중 43종 이상이 매장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린란드를 미국이 소유하거나 적어도 통제 아래 둔다면, 중국 희토류 의존에서 벗어날 수 있다. 로이터통신은 트럼프 진영 인사들이 최근 몇 주간 그린란드를 실질적으로 획득하거나 통제할 방안을 비공식적으로 논의했다고 보도했다. NYT는 이런 트럼프식 ‘미국 우선주의’가 전통적인 고립주의와 달리 군사력을 토대로 타국 영토를 탐내는 팽창주의적이고 식민주의적 성격을 띤다고 짚었다. 워싱턴포스트는 트럼프의 이런 사고관이 ‘미국 우선주의’라는 구호를 먼저 썼던 28대 대통령 우드로 윌슨(재임 1913~1921)의 외교 정책과 유사하다고 분석했다. 윌슨은 유럽에서 발생한 제1차 세계대전의 영향에서 미국을 벗어나게 하겠다며 ‘고립주의’를 표방했으나, 중남미 국가들에 대해선 개입주의 성향을 보였다. 트럼프도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손을 떼려는 것처럼 유럽에선 전쟁을 피하며 고립주의 기조를 보이되, 미국 주변에선 확장주의적 경향을 드러내고 있다는 것이다.
- [손호철의 미국사 뒤집어보기] (1) 안창호가 세운 미주 최초의 코리아타운(2024. 12. 27 15:40)
- 2024. 12. 27 15:40 국제
- 트럼프 주의로 상징되는 격동을 겪고 있는 미국. 그 뿌리를 찾아서 손호철 서강대 명예교수가 2024년 말 두 달간 2만9000㎞를 달려 답사한 ‘미국사 뒤집어보기’를 연재한다.(편집자 주) 리버사이드. 미국 남캘리포니아의 중심도시 로스앤젤레스에서 동쪽으로 100㎞쯤 떨어진 작은 도시다. 나는 로스앤젤레스 공항에 내려 렌터카를 찾자마자 2시간을 달려 리버사이드로 향했다. 중심가에는 아프리카계 민권운동의 대부인 마틴 루서 킹, 멕시코계 노동운동의 대부인 세사르 차베스의 동상이 세워져 있다. 길 건너편에도 비폭력저항 운동의 정신적 지주인 인도의 간디 동상이 눈에 띄었다. 세계적인 이들 운동가 사이에 친숙한 중년 남자의 얼굴이 나타났다. 그 옆에는 반갑게도 한글이 보였다. ‘도산 안창호 기념공원’. 동상의 주인공은 안창호(1878~1938)였다. 우리 독립운동가가 킹 목사, 차베스, 간디와 어깨를 나란히 하다니! 리버사이드 중심가에 있는 ‘도산 안창호 기념공원’ / 손호철 제공 안창호 동상 옆에 있는 마틴 루서 킹 동상 / 손호철 제공 한 말의 격동 속에 ‘민족 대이주’, ‘코리아 디아스포라’가 시작됐다. 그중 한 곳이 미국이다. 1903년 1월 13일 인천에서 갤릭호에 몸을 실은 121명의 젊은이가 사탕수수노동자로 하와이에 도착했다. 공식적인 첫 미국 이민이다. ‘기회의 땅’ 미국을 찾는 한인은 계속 늘어나 미국 내 한인은 미국 인구국이 집계한 합법적 인구만 2017년 기준 190만 명을 넘어섰다. 특히 ‘서울특별시 나성구’라는 별명을 가진 로스앤젤레스에는 23만명이 살고 있고, 거대한 코리아타운이 있다. 이보다 앞서 최초의 코리아타운은 로스앤젤레스가 아니고 리버사이드에 세워졌고, 이를 주도한 사람이 독립운동가 안창호였다. 평안도에서 태어난 도산은 1894년 서울로 이사해 영어를 배우고 기독교를 믿기 시작했다. 서재필의 독립협회에서도 활동했다. 1902년 결혼한 도산은 서양을 배우기 위해 아내와 함께 미국으로 왔다. 우여곡절 끝에 오렌지농장으로 돈이 넘쳐나고 일자리가 많았던 리버사이드에 왔다. 여기에 정착한 그는 이곳에 많은 한인을 불러들여야겠다고 생각하고 일본 영사의 방해에도 불구하고 하와이 한인들을 불러올 수 있도록 조치했다. “정직이 우리의 무기다.” 도산은 일본 노동자들의 기득권을 지키기 위한 일본 노무 관리관의 훼방에도 한인들이 이곳에 자리 잡는 길은 성실하게 일해 백인농장주들의 신임을 얻는 것으로 판단했다. “오렌지 하나도 정성껏 따는 것이 나라를 위하는 길이다.” 그는 솔선수범해 그 누구보다 열심히 일했고, 다른 한인들도 사명감을 가지고 그의 말을 따랐다. 그의 전략은 맞아떨어져 백인농장주들은 한인을 대거 고용하기 시작했고, 한인 노동자들을 전담할 한인노동국도 만들었다. 리버사이드 오렌지농장에서 일하는 도산 안창호 사진이 샌프란시스코한인회관의 파차파 캠프 전시회에 전시 중이다. /손호철 제공 ‘도산 안창호 기념공원’에 오렌지를 따는 도산의 모습이 부조로 새겨져 있다. / 손호철 제공 작업복 차림으로 오렌지를 가득 따는 도산의 사진이 누구보다 솔선수범한 그의 리더십을 잘 보여주고 있다. ‘도산 안창호 기념공원’에 있는 그의 동상 옆에는 오렌지를 따는 그의 모습 등을 새긴 동판이 있다. “아니 왜 오렌지 따는 작업복 차림의 안창호가 아니라 양복을 입은 동상을 만들었지요?” 한인 미주 이민사와 안창호 연구의 권위자로 공원 설립에 중요한 역할을 한 캘리포니아주립대학(UC) 리버사이드의 장태한 교수의 답변이 충격적이다. “원래 작업복으로 하려고 했는데 한국 정부가 양복으로 하라고 해서.” 한심한 관료주의라니! 다행인 것은 장 교수 주도로 미주교포들이 모금해 동상을 오렌지 따는 안창호 동상으로 바꾸기로 했다는 것이다. 1905년 도산 안창호 선생이 세운 미주 최초의 코리아타운인 파차파 캠프 안내표지 / 손호철 제공 이번 답사를 위해 사전 조사를 하기 전에는 ‘실력양성론’ 등의 문제점 등 때문에 개인적으로 안창호를 아주 높게 평가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사전 조사와 답사를 통해 그를 다시 평가하게 됐다. 과연 우리 독립운동가 중에 안창호처럼 직접 노동자로 일하며 대중을 조직하고 운동한 사람이 얼마나 되는가? 노동 현장에 위장 취업해 노동운동을 조직했던 조선공산당 핵심 등 좌파운동가들을 제외하면 없을 것이다. 교민들이 낸 애국헌금을 가지고 사치스럽게 생활했다는 비판을 듣고 있는 이승만은 말할 것도 없고 김구 등 임시정부 지도부 대부분도 안창호와는 달랐다. “여기가 최초의 코리아타운인 파차파 캠프입니다.” 장 교수는 나를 ‘도산 안창호 기념공원’으로부터 2㎞ 떨어진 한적한 곳으로 안내했다. 세월이 100년 이상 지난 만큼 코리아타운의 흔적은 찾아볼 수 없지만, ‘리버사이드시 문화관심장소 파차파 캠프’라는 팻말이 역사를 증언해주고 있었다. 팻말을 보고 있자니 조국을 잃고 태평양의 파도를 넘어 이곳에 와 자리 잡아 고된 농장노동에 시달리면서도 오렌지 따는 것이 나라를 되찾는 것이라 생각했고, 어렵게 번 돈을 조국 독립운동에 기꺼이 내놓았던 옛 선조들의 체취가 느껴져 울컥했다. ‘도산 안창호 기념공원’에 대해 설명하는 장태한 UC 리버사이드대학 교수 /손호철 제공 이곳은 원래 유니온 퍼시픽 철도직원들이 숙소로 사용하던 일종의 판잣집 동네로 철도에 가까워 매우 시끄러웠고, 1층 목조건물이 20여 채 있었다고 한다. 주목할 것은 파차파캠프가 가족중심의 공동체였으며 자치와 민주주의 교육장이었다는 사실이다. ‘술, 도박, 아편 금지’ 등 엄격한 규율을 정하고 위반하는 사람에게는 벌금을 내게 했고, 자치를 했다. “이 캠프는 ‘민주주의 한인공동체’로, 우리 역사에서 최초의 민주공화주의의 실험장이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장 교수의 평가다. 미주이민 1세대로 리버사이드에 왔다가 27세에 사망한 김태석의 묘 / 손호철 제공 ‘김태석의 묘, 1898-1925’. 장 교수가 안내한 가까운 공동묘지에도 낯익은 한글이 나타났다. 리버사이드 이민 1세대의 묘지였다. 격동의 19세기 말에 한반도에서 태어나 20세기 초 어린 나이에 태평양을 건너 리버사이드로 온 그는 오렌지 농장에서 고생하다가 27세의 꽃다운 나이에 이곳 먼 이국땅에 묻히고 만 것이다. 리버사이드 코리아타운이라는 첫 답사를 끝내고 돌아가는 차 안에서 문득 떠오른 것이 비극적인 도산의 이후 삶이다. 그는 1919년 임시정부 설립 움직임이 생기자 가족들은 미국에 남겨두고 혼자 성금을 모아 중국 상하이로 떠났다. 임시정부 내무총장 등으로 활동하던 그는 1924년 가족들을 만나기 위해 미국으로 돌아왔다. 그를 기다린 것은 ‘빨갱이’, 정확히 표현해 ‘볼쉐비스트’라는 투서였다. 그는 결국 추방당하고 만다. 이후 상하이에서 일제에 잡혀 와 투옥됐고, 병보석으로 풀려나 세상을 떠나야 했다. 투서의 배후와 관련해 연구자들은 이승만이 미주 한인사회의 주도권을 잡기 위해 안창호 등을 평소 모함했다는 사실, 이승만이 평소 안창호·박용만·김규식을 공산주의자라고 미국 정보기관에 통고했다고 자랑하곤 했다는, 이승만과 함께 활동했던 한 구미위원회 위원의 증언에 주목한다. 한국 정치의 비극인 ‘정적 빨갱이 만들기의 원조’가 바로 미국이고, 안창호가 그 첫 피해자라는 사실을 생각하며 나는 씁쓸하게 리버사이드를 떠났다.
- 손호철의 미국사 뒤집어보기
레이디경향(총 113 건 검색)
- ‘아메리칸 클래식’의 아버지 랄프 로렌, 미국 대통령 자유의 메달 받다
- 2025. 01. 06 17:49 화제
- 지난 4일(현지 시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에게 ‘대통령 자유의 메달’을 받는 패션 디자이너 랄프 로렌. 로이터 미국의 상징적인 패션 브랜드 ‘랄프 로렌’의 설립자 랄프 로렌(85)이 패션 디자이너 최초로 미국 대통령 자유의 메달을 받았다. 미국 시민에게 수여 되는 최고 영예로 여겨지는 이 메달은 미국의 번영과 가치, 국가 안보, 세계 평화 등 중요한 분야에 이바지한 인물들에게 수여된다. 랄프 로렌은 지난 4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 D.C. 백악관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으로부터 ‘대통령 자유의 메달’(Presidential Medal of Freedom)을 받았다. 자유의 메달은 1963년 존 F. 케네디 대통령에 의해 제정된 이후 마틴 루서 킹 주니어,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 마야 안젤루, 마더 테레사 등 탁월한 공로를 쌓은 인물에게 수여됐다. 최근에는 빌리 진 킹과 시몬 바일스가 메일을 받은 바 있다. 랄프 로렌은 패션 디자이너로는 처음으로 자유의 메달을 받는 주인공이 됐다. 패션 디자이너로서뿐만 아니라 혁신적인 기업가, 비즈니스 리더, 헌신적인 자선가로서 이루어낸 업적을 인정받은 것이다. 로렌은 이날 트위드 헤링본 블레이저와 화이트 셔츠, 니트 넥타이, 검은색 스니커즈를 착장하고 검은색 슈트를 입은 부인 리키 로렌과 함께 백악관에서 열린 메달 수여 행사에 등장했다. 뉴욕타임스(NYT)는 “패션 디자이너로서 이 상을 받을 자격이 있는 사람이 있다면 바로 랄프 로렌”이라고 평가하며 그를 ‘애국적 응원가’(patriotic cheerleader)로 지칭했다. 랄프 로렌은 수십 년간 미국 올림픽팀의 유니폼을 제작해왔다. 2016년 2월 뉴욕 패션위크 런웨이에서 청중의 박수를 받는 랄프 로렌. AP연합뉴스 올해 85세인 로렌은 뉴욕 브롱크스 출신으로 유대계 이민자 가정에서 태어났다.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의 작은 공간에서 남성용 넥타이를 디자인하며 패션업계에 발을 들인 그는 1967년 패션 브랜드 ‘폴로 랄프 로렌’을 설립하고 아메리칸 스타일을 정의하는 비전을 만들어왔다. 피케 폴로 셔츠와 케이블 니트 스웨터, 치노 팬츠는 랄프 로렌의 히트 아이템. 로렌은 깔끔하고 클래식한 미국 동부 스타일부터 스포츠웨어, 데님까지 현대적인 감각을 확장하며 랄프 로렌을 미 중산층을 넘어 전 세계적으로 사랑받는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로 성장시켰다. 랄프 로렌. 로렌은 패션과 문화뿐 아니라 암 치료와 예방에도 기여했다. 랄프 로렌은 지난 2000년부터 ‘핑크 포니’ 캠페인을 시작해 뉴욕의 메모리얼 슬로언 케터링 암 센터와 파트너십을 맺고 랄프 로렌 암 치료 센터를 설립하는 등 암 치료에서의 불균형 해소를 위한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 랄프로렌조바이든
- 전 세계 어린이들의 ‘산타 맞이’…미국은 쿠키, 네덜란드는 건초를 둔다
- 2024. 12. 24 17:28 문화/생활
- 미국에서는 크리스마스 이브 밤 찾아올 산타클로스를 위해 아이들이 우유와 쿠키, 그리고 루돌프를 위한 당근을 두고 자는 것이 일반적인 풍습이다. 픽셀즈 전세계 최고의 명절 크리스마스가 다가오고 있다. 우리는 들뜬 마음을 갖기에는 복잡한 심경이지만 아이들이 있는 집에서는 동심을 지키고 추억을 남기기위해 크리스마스 이브 밤을 그냥 넘길 수 없다. 미국에서는 크리스마스 이브의 밤, 우리집에 올 산타클로스에게 줄 우유와 쿠키를 두고 잔다. 다른 나라의 산타 맞이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미국 어린이들은 산타를 위한 우유와 쿠키 그리고 루돌프를 위한 당근이나 셀러리를 두고 설레는 마음으로 크리스마스 이브밤을 보낸다. 프랑스와 아일랜드 같은 유럽 쪽은 산타클로스를 위한 맥주나 와인 같은 다소 어른스러운 음료를 두는 것이 일반적인 풍습이다. 독일의 경우는 간식 보다 손 편지를 두고 산타클로스를 기다린다. 영국은 셰리 와인과 파이를 두고 크리스마스 이브 밤을 보낸다. 픽셀즈 영국도 프랑스와 아일랜드처럼 산타를 위한 약간의 술(주로 셰리 와인)과 안주 격인 파이를 남겨놓는다. 음주를 조장하기보다는 산타클로스 할아버지가 선물을 나눠주기 위해 돌아다니다 보면 몸을 따뜻하게 하는 약간의 와인이 필요하다고 믿기 때문이다. 네덜란드는 당근이나 건초가 들어 있는 신발 두 짝과 함께 ‘Liere Sinterklaas(친애하는 산타)’라는 문구를 적어놓는다. 덴마크, 벨기에, 네덜란드와 같은 유럽의 일부 지역에서는 순록인 루돌프가 썰매를 끄는 것이 아니라 말이 끈다고 여긴다. 그래서 말이 좋아하는 건초를 신발에 남겨둔다. 스웨덴은 특이하게 ‘리스그린스그뢰트’라고 불리는 쌀죽 한 그릇을 문밖에 내놓는다. 쌀죽은 우유와 계피, 약간의 소금으로 걸쭉하게 만든다. 칠레에서는 전통 크리스마스 과일 케이크인 뺑 드 파스쿠아(pan de pascua)를 만들어 먹고 산타클로스를 위해 남겨둔다. 픽셀즈 칠레에서는 전통 크리스마스 과일 케이크인 뺑 드 파스쿠아(pan de pascua)를 구워 남겨둔다. 스폰지 케이크와 비슷하며 생강과 꿀로 맛을 내고 설탕에 절인 과일, 건포도, 땅콩, 아몬드를 첨가한다.
- ‘K-정치’ 지켜본 미국 누리꾼들 “우리였다면…”
- 2024. 12. 04 11:07 화제
- 계엄령 선포부터 해제까지…미국 대형 커뮤니티 레딧도 6시간의 드라마틱한 한국 정치 상황을 공유했다. 연합뉴스 지난 3일 밤 윤석열 대통령은 긴급 담화를 통해 비상 계엄령을 선포했다. 국회는 4일 오전 1시쯤 본회의를 열어 비상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을 통과시켰다. 비상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은 재석 190명, 찬성 190명으로 100% 만장일치로 가결됐다. 긴박한 6시간의 한국 정치 상황은 전 세계 이목을 집중시켰다. BBC 뉴스는 “50년 만에 민주주의 국가인 한국에서 계엄령이 발동됐다”라며 “윤 대통령은 계엄령의 이유를 ‘반국가 세력과 북한의 위협’ 이유로 들었으나 외부 위협보다는 그의 ‘절박한 정치 문제’로 인한 것(by his own desperate political troubles)”이라 분석했다. 계엄령 선포부터 해제까지 6시간 동안 마치 영화의 한 장면처럼 이어진 긴박한 한국 상황을 두고 미국 최대 커뮤니티 레딧 이용자들은 대부분 ‘놀랍다’는 반응을 전했다. “한국의 국회의원들이 투표하기 위해 얼마나 빨리 한자리에 모였는지 당황스러울 정도”라는 의견이 큰 공감을 얻었다. 또한 국회의원 190명이 계엄 해제요구 결의안 본회의를 만장일치로 가결한 점도 놀라운 점으로 거론됐다. 한 이용자는 “만약 트럼프가 국가 계엄령을 발포했다면 의회는 100 대 0 / 435 대 0으로 표결이 일치되지 못했을 것이다. 미국 정치도 의회가 행정부 권력을 견제할 수 있는 균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현재 미국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자의 정권 인수팀이 꾸려지고 있는 상황이다. 또 다른 이용자는 “우리나라도 6개월 후면 저 모습일 것”이라 자조하며 “트럼프가 국가 비상사태를 선언하고 미국 전역의 모든 도시와 주에서 불법 체류자들을 군대를 동원해 체포하겠다고 말했다는 점을 기억하라”고 언급했다. 미국 주요 언론들은 이번 국내 상황에 대해 주목하며 향후 파장을 관측하기도 했다. CNN은 윤 대통령의 계엄령 해제에 대해 “그의 유턴은 대규모로 단결된 반대에 직면한 가운데 나왔다”며 “이런 반대는 열성적인 국회에서의 투표, 비판자 및 여당의 규탄 분출을 촉발했다”고 밝혔다. 워싱턴포스트(WP)는 “윤 대통령의 이례적인 선포는 많은 한국 국민을 분노하게 했다”며 “1980년대 후반 한국이 민주주의로 전환하기 전에 한국에서의 군사적 통치 방식에 대한 고통스러운 기억을 끄집어내게 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에너지 넘치는 민주주의로 알려진 한국에서 광범위한 파장이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 미국서 유행하는 키 성장 영양제…의료계 “과학적 근거 부족”
- 2024. 11. 20 07:30 육아/교육
- 아이들의 키 성장은 주로 유전적 요인에 의해 결정되므로 키 성장 보충제 효과는 미비하리라는 것이 전문가의 중론이다. 픽셀즈 최근 미국 내 소셜 미디어를 중심으로 어린이, 청소년 키 성장 보충제 브랜드 트루하이트(TruHeight)가 인기를 얻고 있다. 입소문이 거듭되면서 국내에서도 해외 직수입 제품으로 온라인 구매가 가능하다. 그러나 소아청소년과 전문의들은 해당 제품의 효과에 대해 회의적인 입장을 보인다. 최근 미국 야후 라이프가 그 효과 여부에 대해 주목했다. 야후 라이프에 따르면 해당 보충제 회사는 ‘키 성장’ 관련 자체 연구를 통해 제품의 효과를 입증했다고 주장하며, 특정 바이오마커(콜라겐 X)의 수치 증가를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해당 연구는 대상자 수가 20명에 불과하고, 연구 방법과 결과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가 부족해 신뢰성이 낮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트루하이트가 키 성장에 실질적인 도움을 준다는 주장은 과학적 근거가 부족하다는 것이 의료계의 공통된 의견이다. 야후 라이프에 따르면 버지니아 소아청소년과 전문의 크루파 플레이포스 박사는 “아이들의 키 성장은 주로 유전적 요인에 의해 결정된다”라며 “평균적인 아이들에게 트루하이트와 같은 보충제는 큰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뉴욕-프레스비테리언 병원의 졸탄 안탈 박사 역시 “영양 결핍이 있는 경우가 아니라면 보충제가 키 성장에 이바지할 가능성은 낮다”라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성장은 자연스럽게 이루어지는 과정”이라며, 아이들이 유아기부터 사춘기까지 매년 2~3인치(5~7㎝) 정도 자라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설명했다. 클리블랜드 클리닉 자료에 따르면, 건강한 아이들은 충분한 영양과 운동만으로도 꾸준히 성장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키 성장 보충제가 규제의 사각지대에 놓여있어 제품의 안전성과 효과를 검증하기 어렵다고 입을 모은다. 게다가 가격 또한 만만치 않은 것도 문제로 지적된다. 트루하이트 제품은 한 달분 기준으로 약 40달러(약 5만 원)에 달한다. 전문가들은 자녀의 성장 문제로 고민하는 부모들에게 먼저 소아청소년과 의사와 상담할 것을 권장하고 있다. 소아청소년과 의사는 아이의 성장 곡선을 확인해 성장의 정상 범위 여부를 진단할 수 있다. 아이가 제2차 성징을 시작하지 않은 경우, 꾸준한 성장 속도가 정상이다. 그 이후라면 성장 속도가 증가해야 하며, 이와 같은 패턴을 주의 깊게 살펴야 한다. 부모들은 자녀의 성장과 관련한 기대를 현실적으로 조정하고, 균형 잡힌 영양과 충분한 활동으로 아이들이 건강하게 자랄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조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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