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향신문(총 279 건 검색)
- 베네수엘라 국회의장 “美 베네수엘라인 추방, 적법 절차 안 지켜”
- 2025. 03. 18 07:44국제
- ... 엘살바도르에서 어떤 범죄도 저지른 사실이 확인되지 않았다며 이같이 말했다. 트렌 데 아라과는 베네수엘라에서 태동한 국제 마약 밀매·폭력 집단이다. 트럼프 정부는 지난 15일 미국 텍사스에서 출발하는...
- 트럼프, 베네수엘라 카르텔 추방하려 227년 전 ‘전시법’ 발동…법원 제동
- 2025. 03. 16 21:23국제
- ... 아라과’ 카르텔에 소속된 사람 중 미국에 있으면서 합법적 시민권을 갖지 않은 14세 이상 모든 베네수엘라 시민에 대해 체포·구금·추방할 것을 선포한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적성국 국민법을...
- ‘빈자들의 의사’ 에르난데스, 베네수엘라인 최초 ‘성인’ 후보에
- 2025. 02. 26 20:38국제
- ... 결정할 계획이다. 추기경, 신학자 등이 승인하면 에르난데스는 성인 반열에 오르게 된다. 1864년 베네수엘라 북서부의 작은 마을 이스노투에서 태어난 그는 아버지의 권유로 베네수엘라 중앙대에서 의학...
- 베네수엘라 마두로 세 번째 임기 시작···정부, ‘개표논란’에 “민주절차 준수해야”
- 2025. 01. 11 10:29정치
- ...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대선 개표 불공정 논란 속에 세 번째 임기를 시작하자 “베네수엘라 정부가 베네수엘라 국민들의 의사와 인권을 존중하는 가운데 민주적 절차를 준수할 것을 촉구한다”고 11일 밝혔다....
스포츠경향(총 100 건 검색)
- 일본 야구, 국제무대 ‘노히트노런 콜드게임 패’ 굴욕···캐리비안시리즈 베네수엘라전 0-10 완패
- 2025. 02. 05 20:24 야구
- 재팬 브리즈 선수들이 5일 베네수엘라에 노히트노런 콜드게임 패배를 당한 뒤 관중에 인사하고 있다. CPBC 제공 일본 야구가 국제대회에서 노히트 노런 콜드게임 패배를 당하는 굴욕을 맛봤다. 프로 최정예로 꾸려진 국가대표는 아니지만 일본을 대표해 처음 출전한 중남미 국가대항전 캐리비안시리즈에서 전패를 당하며 예선 탈락했다. 재팬 브리즈라는 이름으로 출전한 일본 야구 대표팀은 5일 멕시코 멕시칼리에서 열린 캐리비안시리즈 베네수엘라전에서 0-10, 8회 콜드게임으로 졌다. 일본은 베네수엘라 선발 헤수스 바르가스에게 8이닝 동안 단 1개의 안타도 때려내지 못했다. 일본은 예선 4전 전패를 기록했다. 일본은 바르가스의 호투에 막혀 이 대회 사상 세 번째 노히트 노런의 제물이 됐다. 바르가스는 8이닝 동안 81개의 공을 던져 안타를 허용하지 않고 3사구만 내주고 일본을 무실점으로 막았다. 베네수엘라 선발 헤수스 바르가스가 5일 캐리비안시리즈 일본전에서 역투하고 있다. CPBC 제공 이 대회에 출전한 재팬 브리즈는 일본 정식 국가대표는 아니다. 프로 출신 올드 멤버들과 독립리그 선수들이 연합을 이룬 ‘외인구단’이다. 일본은 지난해 6월 카리브야구연맹(CBPC)과 협약을 맺고 캐리비안시리즈에 참가하기로 했다. 아시아 팀 최초로 중남미 야구 교류전에 출전하게 된 것이다. 일본은 카리브해 야구와 아시아 야구의 유대감을 높이기 위해 이번 대회에 출전하기로 하면서 정식 국가대표가 아닌 ‘외인구단’을 꾸렸다. 과거 프로에서 뛴 올드 멤버와 사회인 및 독립야구단에서 활약하는 현역 선수들을 모아 재팬 브리즈라는 팀을 만들었다. 정예 멤버는 아니지만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랭킹 1위 일본 야구 수준을 감안하면 어느 정도 경쟁력을 보일 것으로 기대됐다. 그러나 대부분 자국 리그 우승팀이 참가한 중남미 국가의 정예 멤버와는 격차가 꽤 컸다. 일본은 도미니카공화국과의 1차전에서 1-12로 대패한 이후 푸에르토리코, 멕시코, 이날 베네수엘라까지 4경기에서 32실점하며 전패를 당해 준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 [오피셜] K리그1 4연패 도전하는 울산, 베네수엘라 국대 윙어 라카바 품었다!···“새 도전에 대한 물음표, 느낌표로 바꿀 것”
- 2025. 01. 23 17:31 축구
- 마티아스 라카바. 울산 HD 제공 K리그1 4연패에 도전하는 울산 HD가 23일 베네수엘라 국가대표 윙어 마티아스 라카바(22)를 영입했다고 밝혔다. 2002년생 라카바는 양측 윙어 포지션을 소화하는 2선 공격 자원이다. 베네수엘라의 연령별 대표를 거쳐 지난해 여름 미국에서 개최된 코파 아메리카에 국가대표로 참가해 A매치 데뷔전도 치렀다. 바르셀로나(스페인), 라치오(이탈리아), 벤피카(포르투갈) 등의 유스 시스템에서 성장해 2019년 7월 자국 클럽 아카데미아 푸에르토 카베요에서 프로 선수 생활을 시작했다. 마티아스 라카바. 울산 HD 제공 이후 라카바는 10대 후반에 브라질 산투스, 포르투갈 톤델라 등에 임대돼 뛰었다. 울산 입단 직전 소속팀인 포르투갈 2부 비젤라에서는 시즌 초반 3경기에 출전해 1골·1도움을 기록했다. 라카바는 올 시즌을 앞두고 울산에 먼저 합류한 포르투갈 국적의 수석코치 폰세카와도 인연이 있다. 라카바가 2019년에 벤피카의 17세 이하(U-17) 팀에서 약 6개월을 보냈는데 당시 폰세카도 벤피카의 23세 이하(U-23) 팀을 맡아 코치로서 지도한 바 있다. 라카바는 “내게 맞는 옷을 입혀줄 구단을 찾았다. 나의 새로운 도전에 대한 물음표를 느낌표로 만들 수 있도록 남은 기간 최선을 다하겠다”면서 “그라운드 어디서든 내 발자국을 남기고 그것이 팀의 승리로 이어지게 하겠다”고 입단 소감을 전했다. 마티아스 라카바. 울산 HD 제공
- [스경X프리미어12] 일본, 베네수엘라에 9-6 역전승···‘슈퍼라운드 2연승+국제대회 26연승’ 질주
- 2024. 11. 23 03:51 야구
- 프리미어12 인스타그램 캡처 가장 유력한 우승후보다운 모습이었다. 일본이 베네수엘라를 꺾고 프리미어12 슈퍼라운드 2연승을 질주했다. 일본은 22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슈퍼라운드(4강) 두 번째 경기에서 베네수엘라에 9-6 역전승을 챙겼다. 이로써 일본은 이번 대회 조별리그부터 패배없이 7연승을 질주했다. 특히 프로 선수들이 참가한 국제대회 한정으로 따지면 2019년 프리미어12 슈퍼라운드 멕시코전부터 26연승을 달리고 있다. A조 1위 베네수엘라와 B조 1위 일본의 대결은 불꽃을 튀겼다. 선취점은 일본의 몫이었다. 1회말 1사 후 코조노 카이토와 타츠미 료스케의 연속 2루타로 점수를 낸 일본은 이어 모리시타 쇼타의 적시타에 이어 연속 볼넷으로 만든 만루 찬스에서 겐다 소스케 타석 때 야수 선택까지 더해 3-0 리드를 잡았다. 하지만 베네수엘라도 2회초 1사 1루에서 앙헬 레이예스의 투런홈런이 터지며 차이를 1점으로 줄이고 추격의 고삐를 당겼다. 마키 슈고. 게티이미지코리아 이후 양팀 모두 득점이 소강상태를 보이며 팽팽하게 흘러갔던 경기는 6회초 베네수엘라가 대거 3점을 뽑아 5-3으로 앞서가며 승기를 잡는 듯 했다. 하지만 일본의 저력은 역시 대단했다. 6회말 사카쿠라 쇼고의 솔로홈런으로 1점을 만회한 일본은 2사 후 코조노가 볼넷, 타츠미가 안타, 모리시타가 볼넷을 얻어 만루를 만들었고, 이어 쿠리하라 료야가 밀어내기 볼넷을 얻어 5-5 동점을 만들었다. 그리고 마키 쇼고가 왼쪽 담장을 넘어가는 만루포를 작렬, 순식간에 9-5로 앞서 나갔다. 이 홈런 한 방에 전의를 상실한 베네수엘라는 이후 일본 마운드를 제대로 공략하지 못하다가 9회초 1점을 만회하는데 그쳤다. 일본은 만루홈런을 친 마키가 4타수2안타(1홈런) 4타점의 맹타를 휘둘렀고 타츠미 료스케도 4타수 3안타 1타점 1볼넷으로 뒤를 받쳤다. 프리미어12 인스타그램 캡처 한국프로야구(KBO) KIA
- [스경X프리미어12] 베네수엘라에 맞은 뺨, 미국에 제대로 화풀이 한 대만, 8-2 완승···슈퍼라운드 ‘1승1패’ 희망 살려
- 2024. 11. 22 16:21 야구
- 3-2로 앞선 7회 장쿤위 3타점 3루타 포함 5득점 쐐기 일본·대만에 연달아 패한 미국은 최하위 게티이미지코리아 베네수엘라에 패해 결승행이 불투명했던 대만이 미국을 상대로 방망이가 폭발하며 기사회생했다. 프리미어12 사상 첫 결승 진출 가능성도 살렸다. 대만은 22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2024 슈퍼라운드(4강) 미국과 경기에서 방망이가 폭발하며 8-2 대승을 챙겼다. 게티이미지코리아 바로 전날 열린 첫 경기에서 베네수엘라에 0-2로 덜미가 잡혔던 대만은 이날 승리하며 결승 진출 희망을 살렸다. 반면 전날 일본에 1-9로 대패한데 이어 이날 역시 2-8의 완패를 당한 미국은 2연패로 결승 진출 가능성이 매우 희박해졌다. 양팀은 3회 한 번씩 찬스를 잡았으나 모두 무득점으로 물러났다. 대만이 3회초 2사 후 천제슈엔의 몸맞는공과 지리지라오의 안타, 판제카이의 볼넷으로 만루를 만들었지만, 장쿤위가 삼진으로 물러나 점수를 뽑지 못했다. 미국 역시 3회말 챈들러 심슨의 번트 안타에 이어 2사 후 루크 리터와 콜비 토마스의 연속 볼넷으로 만루를 만들었지만 팀 엘코가 삼진을 당해 역시 득점에 실패했다. 게티이미지코리아 결국 선취점은 대만이 가져갔다. 4회초 1사 2루에서 장정위의 1타점 2루타로 기선을 제압했다. 이어 천천웨이가 3루타를 쳐 2-0으로 앞서갔다. 하지만 미국 역시 4회말 터마르 존슨의 안타와 윌리 매키버의 2루타로 만든 무사 2·3루에서 저스틴 크로포드의 희생플라이로 1점을 만회했다. 5회에도 양팀은 1점씩 주고받았다. 5회초 1사 주자없는 상황에서 판제카이가 우중간 담장을 넘어가는 솔로홈런을 치자, 미국도 5회말 2사 후 토마스가 좌중간 담장을 넘기는 솔로홈런으로 맞불을 놨다. 팽팽했던 승부는 결국 7회초에 단숨에 갈렸다. 치우즈청과 지리지라오의 안타, 판제카이의 볼넷으로 무사 만루를 만든 대만은 장쿤위가 우중간을 가르는 3타점 3루타를 작렬, 6-2로 차이를 벌렸다. 이후 위에동화의 적시타로 다시 1점을 뽑고 안타-실책으로 만든 1사 만루에서 린리의 유격수 땅볼로 8-2까지 달아나며 쐐기를 박았다. 게티이미지코리아 한국프로야구(KBO)
주간경향(총 5 건 검색)
- [해외문화 산책]베네수엘라 빈민가 ‘테라스의 꿈’(2020. 06. 05 16:48)
- 2020. 06. 05 16:48 문화/과학
- 지난 6월 1일(현지시간) 베네수엘라의 페타르. 바리오(barrio)에 마을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원래 스페인어로 ‘구역’을 가리키는 말인 바리오는 도시의 한 지역을 뜻하는 단위다. 하지만 베네수엘라에서는 대개 빈민가를 지칭하는 말로 쓰인다. 코로나19에 미국의 봉쇄와 경제난이 극심한 베네수엘라에서, 슬럼 주민들이 모여 영화를 보는 일은 흔치 않다. 석유 대국이라지만 미국의 제재 때문에 수출길이 막힌데다 낙후된 정유시설을 고칠 수도 없어서 툭하면 정전되기 때문이다. 6월 1일(현지시간) 베네수엘라 북부 도시 페타로의 슬럼가에 주민들이 모여 미국 디즈니 영화 을 보고 있다. 이날은 달랐다. 허름한 바리오의 벽돌집 앞에 하얀 스크린이 세워졌다. 주변에 사는 이들은 스크린 앞에서, 혹은 집으로 올라가는 계단에서, 부엌의 작은 창문으로 고개를 내밀고 화면을 응시했다. 멀리 떨어져 있는 집들에서도 지붕 위 테라스에 주민들이 플라스틱 의자를 꺼내놓고 앉아 영화를 봤다. 6월 1일(현지시간) 페타로 주민들이 멀리 화면에 비치고 있는 영화 에 시선을 모으고 있다. 수백 명의 시선이 모인 영화는 미국 문화의 상징인 디즈니의 <알라딘>이었다. 코로나19 봉쇄와 미국의 압박에 힘든 날들을 보내고 있는 주민들에게 역설적이지만 할리우드 영화가 위로가 돼준 것이다. 아드리아나 카리요라는 여성은 다섯 살 딸과 함께 문간에 앉아 영화를 봤다. “팝콘을 좀 튀겼어요.” 아란사 소피아 게레로라는 주민은 “아이들에게 특히 좋은 오락거리가 됐다”고 AP통신에 말했다. 미국의 경제 제재에 코로나19까지 겹쳐 삶이 갈수록 팍팍해지고 있는 베네수엘라 사람들에게, 지붕 위 테라스는 유일한 안식처가 되고 있다. / AP연합뉴스 미국은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 미국 관리들은 마두로 정부를 “베네수엘라 옛 정권”이라 부른다. 베네수엘라와 거래하는 러시아 석유기업을 제재하고, 베네수엘라에서 영업 중인 미국 석유회사 셰브론에는 사업중지 명령을 내렸다. 지난 3월에는 마두로 대통령을 ‘마약 테러’ 혐의로 기소하고, 1500만 달러(약 184억원)의 현상금을 걸었다. 미국 용병 회사에 고용된 이들이 베네수엘라 수도 카라카스 북부 해안으로 침투하다가 적발되기도 했다. 북부 미란다주에 있는 페타르는 가난한 도시이고, 폭력 범죄가 많은 것으로 악명 높다. <알라딘>이 상영되기 직전에도 며칠 동안 밤마다 갱들의 총격전이 벌어졌다. 제재 때문에 주민들이 즐겨 보던 디렉TV의 위성신호도 끊겼다. 미국 통신회사 AT&T 베네수엘라 지사는 제재 때문에 방송을 중단한다고 지난 5월 19일 발표했다. 주로 위성TV로 영화를 보던 바리오 사람들은 영화를 볼 길이 없어졌다. 갈수록 팍팍해지는 삶에 위안을 주겠다고 나선 것은 몇몇 시민활동가들이었다. 이 활동가들은 지역 자선단체들의 지원을 받아 스크린과 프로젝터, 스피커를 설치하고 3월부터 페타로 시내에서 거리 영화관람회를 열어왔다. 그러다가 디렉TV 방송이 중단되자 바리오로 장소를 옮겼다. 이날 행사를 만든 지미 페레스는 지붕 테라스가 베네수엘라 사람들의 유일한 안식처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우리는 테라스에 모이고, 테라스에서 꿈을 꾼다. 축제 때면 테라스에서 폭죽을 터뜨리고 연을 날린다.” 경제난에 더해 코로나19까지 퍼지면서, 집마다 저녁이면 온 가족이 테라스에 올라가 한 조각 삶의 여유를 나눈다. 바리오의 영화 상영회는 테라스의 관람객들이 잠시나마 현실을 잊게 해주는 위안거리다.
- 해외문화 산책
- 제헌의회 갈등, 베네수엘라 혼돈 속으로(2017. 07. 24 17:43)
- 2017. 07. 24 17:43 국제
- 마두로 정권의 의회 해산으로 촉발된 반정부 시위는 제헌의회 수립 계획이 발표된 후 한층 더 격화했다. 정부와 야권 사이 대화는 실종됐고, 언론도 극단으로 갈렸다. 소통 가능성 자체를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24시간 총파업이 벌어진 20일(현지시간) 베네수엘라 카라카스에서 반정부 시위대와 경찰이 충돌하고 있다. / 카라카스|AFP연합뉴스 7월 30일(현지시간)로 예정된 베네수엘라 제헌의회 구성 선거가 다가오면서 긴장이 한층 더 고조되고 있다. 4개월째 이어지고 있는 반정부 시위로 최소 94명이 숨진 가운데 20일에는 24시간 전국 총파업이 벌어졌다. 24개 야당으로 구성된 야권연합 국민연합회의(MUD)가 선거 저지를 위해 파업을 주도했다. 야권 지도자인 프레디 게바라 의회 부의장은 “결전의 때(zero hour)가 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국 규모 파업은 우고 차베스 전 대통령 재임 시절인 2002년 12월부터 이듬해 2월까지 이어진 석유 파업 이후 처음이다. 제헌의회 뭐가 문제? 대규모 반정부 시위 한 달째를 맞은 지난 5월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은 ‘파시스트 쿠데타’ 세력을 꺾겠다며 제헌의회를 수립하겠다고 발표했다. 제헌의회는 의회 해산과 개헌, 법 개정 등 국가 최고권한을 행사할 수 있다. 마두로는 구성원 545명 중 181명은 노동자, 장애인, 어부, 학생, 퇴직자 등 사회 각계각층을 대표하는 인사들로 채운다고 발표했다. 마두로의 입맛에 맞는 이들로 구성될 가능성이 높다. 나머지 364명은 지자체별 선거로 뽑는데, 각 주 주도에서 2명씩 선출하며 나머지 지자체에서는 인구와 관계없이 1명씩만 뽑는다. 인구가 많은 도시지역이 과소대표되고 농촌지역은 과대대표된다. 역시 마두로에게 유리한 방향이다. 도시지역일수록 반정부 여론이 강하고, 농촌지역은 친정부 성향이 세기 때문이다. 마두로 정권의 의회 해산으로 촉발된 반정부 시위는 제헌의회 수립 계획이 발표된 후 한층 더 격화했다. 야권은 마두로의 개헌 제안에 ‘친위 쿠데타’라며 격렬하게 반발했다. 거리 시위를 독려하는 메시지가 이어졌다. 제헌의회 수립으로 정치적 난국을 돌파한다는 전략은 이미 전임자 차베스가 선보인 바 있다. 차베스는 1999년 집권하자마자 의회를 해산했다. 제헌의회를 수립해 자신의 노선을 강조한 신헌법을 마련하고 국민투표에서 통과시켰다.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오른쪽)이 지난 5일(현지시간) 카라카스에서 열린 독립 206주년 군사퍼레이드에 참가해 부인 실리아 플로레스와 함께 지지자들에게 손을 흔들고 있다. / 카라카스|AFP연합뉴스 반으로 쪼개진 나라 2013년 집권 초기 60%가 넘었던 마두로의 국정 지지율은 계속된 경제난으로 20%대까지 떨어졌다. 그렇다고 야권이 확실한 대안으로 떠오른 것도 아니다. MUD는 의회 167개 의석 중 113석을 차지하고 있지만 24개 각 정당의 이해관계가 충돌하면서 정부에 대항하는 구심점 기능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 야권은 지난 16일 개헌 찬반을 묻는 비공식 국민투표를 진행했다. 법적인 효력은 없지만 표심을 끌어모아 정부에 압력을 행사하겠다는 의도였다. 하지만 기대에 못미쳤다. 투표 참가자는 720만명이 채 되지 않았다. 2015년 총선 때 야권을 지지했던 770만명이나 2013년 대선에서 마두로 대통령에게 반대표를 던진 730만명보다도 적은 숫자다. 어느 쪽도 온전한 지지를 받지 못하는 상황에서 국론만 반으로 쪼개졌다. 정부와 야권 사이 대화는 실종됐다. 언론도 극단으로 갈렸다. 소통 가능성 자체를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17일 투표 종료 직후 야권은 참가자 98.5%가 마두로의 제헌의회에 반대한다고 답했다는 결과를 발표했다. 반정부 성향이 강한 보수 일간 엘우니베르살은 이 같은 발표를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투표 감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고 부정투표도 많았다는 의혹이 나왔지만 이에 대한 보도는 없었다. 반면 국영방송 텔레수르는 야권의 ‘셀프 투표’ 자체를 없었던 일처럼 취급했다. 관련 보도는 철저히 피했다. 대신 같은 날 마두로 정부가 맞불 성격으로 진행한 제헌의회 예행연습 투표를 크게 선전했다. 이날 수도 카라카스 외곽 바르가스주 카티아의 투표소 인근에서 오토바이를 탄 남성들이 줄 선 사람들을 향해 총격을 가해 1명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텔레수르는 야권의 개헌 찬반 투표가 아니라 예행연습 투표소 근처에서 사건이 벌어졌다면서 상황이 분명하지 않다고 전했다. 제헌의회 투표가 다가오면서 국제사회도 베네수엘라를 향해 다시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마두로를 향해 제헌의회 계획을 실행에 옮긴다면 ‘강력하고 신속한 경제조치’를 취하겠다며 압박에 나섰다. “모든 선택지를 테이블에 올려놓고 검토 중”이라는 말까지 정부 쪽에서 흘러나왔다. 유럽연합(EU)의 페데리카 모게리니 외교·안보 고위대표도 “나라가 더 극단적으로 분열하고 대립은 심화될 것”이라면서 제헌의회 계획을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베네수엘라 야권 지도자인 프레디 게바라 의회 부의장이 7월 17일(현지시간) 카라카스에서 24시간 파업 참가를 촉구하며 손을 들어 보이고 있다. / 카라카스|AFP연합뉴스 국제사회 압박에도 요지부동 그러나 마두로 정권은 요지부동이다. 트럼프의 경고가 나오고 바로 다음날인 18일 사무엘 몬카다 외무장관은 “베네수엘라는 누구로부터도 굴욕을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면서 “미국 정부와의 관계 문제를 재고하고 있다”고 밝혔다. 모게리니 발언에 대해서는 마두로가 직접 나서서 “주제 넘는 발언”이라고 답했다. “베네수엘라는 EU의 식민지가 아니다”라고도 말했다. 20일 총파업 시작과 함께 반정부 시위자들은 수도 카라카스 등 전국 주요 도시 도로마다 가구와 쓰레기 같은 장애물을 설치했다. 2002년 파업 당시 중추적인 역할을 했던 베네수엘라 기업인연합회 ‘페데카마라스’ 소속 기업들은 이번에도 직원들에게 파업 당일 출근하지 않아도 처벌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파업에 동참한 노동조합 한 관계자는 “카라카스 교통 90%가 마비됐다”면서 “파업은 절대적으로 성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정부는 파업이 실패했다고 평가한다. 마두로는 “전국에서 가장 중요한 700개 기업이 100% 가동되고 있다”면서 “(파업에 맞서) 일이 승리했다”고 밝혔다. 평행선은 끝없이 이어지고 있다.
- [세계]베네수엘라 “치안 불안해서 못 살겠다”(2014. 03. 04 11:09)
- 2014. 03. 04 11:09 국제
- 국민들이 정부를 상대로 시위를 벌일 만큼 베네수엘라의 치안 상황은 불안하다. 베네수엘라의 한 비정부기구(NGO)는 2013년 살인율이 10만명당 79명이라고 추산했다. 미국 싱크탱크 브루킹스연구소는 지난 1월 외교·안보 보고서 ‘큰 판돈과 검은 백조’(Big Bets & Black Swans)를 공개했다. 전 세계에서 일어나고 있는 외교·안보 이슈 가운데 중요한 것들을 꼽아 분석한 이 보고서에 ‘베네수엘라가 폭력으로 무너질 것’이라는 항목이 있었다. 높은 물가상승률 등 베네수엘라가 겪고 있는 경제위기 때문에 국민들의 불만이 쌓이고, 그 불만이 폭력사태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 함께 실렸다. 보고서는 “폭력 발생의 위험은 여전히 낮다”면서도 “베네수엘라 전역에서 일어난 생필품 부족 현상 등 여러 문제 때문에 몇 달 뒤에는 폭력사태가 일어날 수도 있다”고 예측했다. 이 예측은 어느 정도 들어맞았다. 시기가 생각보다 다소 앞당겨졌을 뿐, 전국에 걸쳐 일어난 폭력사태는 결국 현실이 됐다. 1월 26일 베네수엘라 반정부 시위대가 수도 카라카스에서 행진하고 있다. | 카라카스 신화연합뉴스 항의시위로 수많은 사상자 발생 발단은 지난 2월 4일 서부 타치라주 산크리스토발에서 벌어진 대학생 시위였다. 대학들이 밀집한 산크리스토발의 한 캠퍼스에서 한 여성이 성폭행을 당할 뻔하자, 대학생들이 국내 치안 상황에 대한 불만으로 정부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였다.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이 불안한 치안 상황에 대해 대책을 마련하라고 했지만 상황이 전혀 나아지지 않아 국민들이 불안해하던 터였다. 그러나 정부는 오히려 시위 참가자들을 연행하는 등 강경한 대응으로 맞섰다. 연행된 시위자들을 풀어달라고 시위를 하면, 그 시위자들을 다시 연행하는 일이 계속됐다. 거듭된 시위는 급기야 지난 2월 12일, 수도 카라카스를 비롯한 전국에서 대규모 시위로 번졌다. 시위는 친정부 측 대 반정부 측의 충돌로 이어졌고, 대규모 폭력사태로 번져 이날에만 3명이 숨졌다. 반정부 시위 참여자들은 ‘콜렉티보스’(colectivos)라 불리는 친정부 무장세력이 발포해 사상자가 발생했다며 정부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 이번 시위를 독려했던 레오폴도 로페스 민중의지당 대표, 지난해 4월 대선에서 마두로에게 근소한 차이로 패한 엔리케 카프릴레스 미란다 주지사 등 야권 지도자들까지 시위 전면에 나서며 판은 더 커졌다. 18일에는 지역 미인대회 입상자 출신 여대생이 시위에 참여하다 머리에 총을 맞아 숨지는 등 사상자도 점차 늘었다. 정부는 반정부 시위로 인해 2월 24일까지 최소 13명이 숨졌으며, 약 150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이날까지 구금된 인원이 45명, 연행된 인원수가 529명이라고 정부는 덧붙였다. 마두로는 이번 시위를 ‘네오파시스트의 소행’이라고 거듭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마두로의 주장과 달리 거리에서 바리케이드를 치고 길 한편에 폭탄을 쌓는 사람들은 학생, 교사, 사업가 등 다양한 시민들이다. 1월 15일 예술가 니콜라이 샤마니카가 수도 카라카스에 있는 우고 차베스 전 대통령 벽화를 고쳐 그리고 있다. | AP연합뉴스 자신의 직업을 안경 도매상이라고 밝힌 산크리스토발 시민 카를로스 알비아레스(39)는 뉴욕타임스에 “우리는 보통 사람이지만 우리에게 일어나는 일들 때문에 손에 돌을 들고 나서게 됐다”고 말했다.“더 이상의 범죄는 안 된다. 정부는 물러나라”고 외친 이스베스 삼브라노(39)는 자신의 두 아이가 자주 뛰어놀곤 했던 골목 주변에 맥주 상자를 놓고 폭탄을 쌓았다. 국민들이 정부를 상대로 시위를 벌일 만큼 베네수엘라의 치안 상황은 불안하다. 지난 1월 6일에는 2004년 미스 베네수엘라였던 모니카 스페아르가 자신의 남편과 함께 북부 카라보보주 푸에르토카베요에서 강도에게 살해당하는 일이 벌어져 국민들을 충격에 몰아넣었다. 시위가 한창 진행 중이던 2월 25일에도 전 세계권투협회(WBA) 페더급 챔피언인 안토니오 세르베뇨가 총에 맞아 숨졌다. 베네수엘라의 한 비정부기구(NGO)는 2013년 살인율이 10만명당 79명이라고 추산했다. 이 수치는 1998년에 비해 4배나 높고, 불과 3년 전인 2010년보다도 1.8배 높다. 살인율이 10만명당 91명인 온두라스 말고는 살인율이 더 높은 나라를 손에 꼽을 정도로 베네수엘라의 치안 불안은 심각한 수준이다. 물가 폭등 경제난도 사태 유발 원인 경제난도 이번 사태를 일으킨 요인으로 꼽힌다. 지난 1년간 베네수엘라 물가는 56%나 올랐다. 우유와 화장지 등 기본적인 생필품도 잘 공급되지 않고 있다. 마두로는 전임자이자 중남미 정치의 ‘아이콘’이었던 우고 차베스를 따라 ‘경제와의 전쟁’을 선포했다. 외환을 통제하고 소매 체인에는 강제 가격인하를 명령했다. 급기야 마두로는 국회의 동의 없이도 법을 입안할 수 있게 하는 수권법을 지난해 11월 통과시켰다. 하지만 베네수엘라의 경제 상황이 나아졌다는 소식은 어디서도 들을 수 없었다. 마두로는 시위 원인을 미국에도 돌리고 있다. 2월 17일에는 시위대와 공모했다는 이유를 들어 미 대사관에서 근무하던 직원 3명을 추방했다. 마두로는 CNN 등 미국 방송들이 사태를 악의적으로 보도한다고 비난했고,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에게는 “직접 와서 진실을 보라”며 대화를 제안하기도 했다. 그러나 미국이 자국에 있던 베네수엘라 외교관 3명을 내쫓으며 강경한 입장을 보이자, 베네수엘라는 사실상 외교관계가 끊어져 6년 동안 공석이던 주미대사를 새로 임명하는 등 태도를 바꿨다. 외신의 보도 행태를 왜곡이라 비난했지만 정작 베네수엘라도 보도 통제를 일삼고 있다. 시위를 보도하는 텔레비전 방송 송출을 막는가 하면, 외신기자들이 정보를 전달하는 트위터, 페이스북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접속까지도 일시적으로 막았다. ‘차베스가 직접 지명한 후계자’라는 점을 등에 업고 대통령에 당선된 마두로는 그 후광 외에는 지금까지 국내 문제에 뾰족한 해결방안을 보여주지 못했다. 높은 물가 등 여러 경제지표가 좋지 않은 가운데도 차베스는 특유의 ‘카리스마’로 지지를 유지했지만, 마두로에겐 차베스 같은 카리스마가 없다는 평가가 일반적이다. 매년 12월 8일을 차베스 국경일로 지정한 것, 경제와의 전쟁을 선포하고 수권법을 제정한 차베스의 정책을 답습한 것 등 마두로는 차베스를 떠올리게 하는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마두로는 집권 이후 가장 곤란한 상황에 처했다. 심지어 마두로와 같은 편에서도 현재 상황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집권 통합사회당 소속인 타치라주의 호세 비엘마 주지사는 24일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평화가 우선이다. 구금한 시위자들을 집으로 보내라”고 촉구했다. 1992년 차베스가 시도했던 쿠데타에 참여했던 비엘마는 마두로와 마찬가지로 ‘차비스타’(차베스의 아이들)로 꼽히는 인물이다. 그 때문에 비엘마의 비판은 큰 주목을 받았다. 안팎으로 수세에 몰린 마두로는 22일 야권에 평화회의를 열자고 제안했으나 카프릴레스는 “마두로에게 좋아 보이는 일은 하지 않겠다”며 마두로의 대화 제의를 단칼에 거부했다.
- [북리뷰]쿠바와 베네수엘라의 ‘모두를 위한 보건의료’(2013. 10. 29 16:04)
- 2013. 10. 29 16:04 문화/과학
- 스티브 브루워 지음·추선영 옮김·검둥소·1만5000원 지난 추석 때 친척집에서 곧 인턴을 마치고 레지던트 과정을 시작하는 그 집 아들을 만났습니다. 외과에 마음이 있지만 전망이 불투명해서 고민이라는 아들은, 어른들이 어떤 과를 선택해야 돈벌이를 잘할 수 있는지 갑론을박하는 걸 묵묵히 지켜보았습니다. 의료계에 대해 딱히 아는 게 없어 해줄 말은 없고 그 모습에 마음만 무거웠지요. 그런데 얼마 전 도서관에서 이란 책을 보니 진즉 읽었더라면 싶더군요. 그랬으면 답답해하는 그에게 생각이 복잡할 때는 초심으로 돌아가라고, 의사의 본분이 무엇인지 떠올리면 길이 보일 거라고 한마디 해줬을 텐데 싶었지요. 은 쿠바와 베네수엘라의 공공의료 혁명을 다룬 책인데, 워낙 놀라운 이야기들이 많아서 읽다보면 정말 세상이 뒤집히는 것 같습니다. 가령 쿠바가 수십년간 수만명의 의료진을 파견해 전 세계 100여개국에서 무료 의료 봉사를 벌이고 있다는 건 이 책을 읽고 처음 알았습니다. 좌충우돌하는 말썽꾼으로만 여겼던 우고 차베스 전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시골마을에 무상 보건의료 서비스를 제공하고, ‘담장 없는 대학교’를 비롯한 대안교육 시스템을 만들어 ‘학교 근처에도 가보지 못한 수백만명’에게 고등교육의 기회를-그것도 모든 학생에게 하루 두 끼의 무상급식까지-주었다는 사실도 전혀 몰랐고요. 미국과 반대파들은 이런 차베스를 ‘풍차로 돌진하는 돈키호테’라고 비난했습니다. 그들이 볼 때, 10년 안에 10만명의 의사를 양성해 전 세계 개발도상국의 소외된 이들을 위해 봉사하겠다는 피델 카스트로와 차베스의 계획은 황당무계한 망상일 뿐이었지요. 우리나라도 그렇지만 많은 학비를 들여 오래 공부해야만 의사가 되는 현실에서 그처럼 단기간에 10만 의사를 양성한다는 것이나, 그렇게 의사가 된 사람들이 소외지역에서 봉사를 한다는 것은 다 비현실적인 이야기로 여겨질 수밖에 없었지요. 그러나 이 책에서 소개하는 쿠바의 보건의료 혁명, 라틴아메리카 의과대학, 베네수엘라의 바리오 아덴트로와 지역 통합 의학교 등에 대해 알고 나면 생각이 달라집니다. 혁명 직후부터 ‘모두를 위한 보건의료’를 위해 노력한 쿠바는 2004년 현재 국민의 99% 이상이 의사 1인과 간호사 1인으로 구성된 기초 보건의료 전담반의 돌봄을 받고 있으며, 이를 통해 극심한 식량부족을 겪었던 경제 봉쇄기에도 평균수명이 늘어나고 대체의약품 개발로 수출 증가까지 이루는 성과를 거두었답니다. 뿐만 아니라 1998년에는 라틴아메리카 의과대학을 만들어 미국을 비롯해 전 세계에서 온 학생들에게 무상으로 의학교육을 실시했지요. 무료교육에 대한 대가로 쿠바가 학생들에게 요구하는 것은 단 하나, 졸업하면 고국에 돌아가 소외지역의 보건·예방의료를 위해 노력해 달라는 것이었습니다. 베네수엘라가 바리오 아덴트로라는 공공의료 혁명을 추진할 수 있었던 것도 타국의 산간벽지에서 몇 년씩 머물며 봉사한 수천, 수만의 쿠바 의료진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덕분에 공공의료의 기초를 닦은 베네수엘라는 좀 더 안정적인 시스템을 만들기 위해 도시 빈민촌과 가난한 농촌마을에 지역 통합 의학교를 세웠고, 2012년에서 2017년 사이 약 3만명의 의사가 배출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물론 만사가 장밋빛만은 아닙니다. 보건의료 혁명에 반대하는 세력도 있고, 추진 과정에서 나타나는 문제점도 여럿 있습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의사를 신분 상승과 재산 축적의 수단으로 여기는 그간의 전도된 시각을 여기서는 찾아볼 수 없다는 겁니다. 의사의 본분은 질병을 치료하고 생명을 구하는 것이라는 당연한 초심을 회복할 때 세상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은 바로 그것을 보여줍니다. 김이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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