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향신문(총 761 건 검색)
- [경향의 눈]언론 봉쇄한다고 명품백이 작은 파우치 되나
- 2025. 02. 05 21:18오피니언
- ... 내란의 밤, 윤석열이 경찰을 투입해 언론사를 봉쇄하고 소방청을 통해 단전·단수하라고 이상민(당시 행정안전부 장관)에 지시했다. 대상은 경향신문·한겨레·MBC·JTBC 등 언론사 4곳과 여론조사 꽃,...
- 경향의 눈
- 중국 유엔대사 “딥시크, 미국의 기술 봉쇄 효과 없다는 교훈”
- 2025. 02. 04 08:19국제
- ... 중국대사가 중국의 인공지능(AI) 딥시크가 가져온 세계적인 반향을 두고 “미국의 대중국 기술봉쇄 정책이 효과가 없다는 교훈을 줬다”고 말했다. 푸 대사는 3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연...
- 딥시크 파장
- 윤석열 “경향신문 등 언론사 봉쇄하라” 직접 지시
- 2025. 02. 03 21:13정치
- ... 기존 주장 병력 규모보다 커 윤석열 대통령이 12·3 비상계엄 당시 경향신문 등 일부 언론사에 대한 봉쇄·단전·단수 조치를 이상민 당시 행정안전부 장관에게 직접 지시한 것으로 검찰 수사 결과 드러났다.
- 윤석열 탄핵 정국
- 트럼프 ‘카르텔 테러집단 지정’ 속내는···“이민 봉쇄”
- 2025. 01. 22 15:15국제
- 2025년 1월 지난 18일(현지시간) 멕시코 주방위군이 미국으로 통하는 멕시코 시우다드 후아레스의 불법 땅굴을 점검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중남미 마약 카르텔을...
스포츠경향(총 96 건 검색)
- [오피셜] 삼성, 내부 FA 류지혁과 4년·최대 26억원에 계약···“자욱이 형·민호 형, 다른 팀 갈 수 있단 내 생각 원천 봉쇄”
- 2024. 12. 16 14:24 야구
- 삼성 라이온즈 제공 삼성이 내부 FA인 내야수 류지혁과 계약을 마쳤다. 삼성은 16일 류지혁과 계약 기간 4년, 최대 26억원(계약금 3억원·연봉 17억원·인센티브 6억원)에 계약했다고 밝혔다. 2012년 두산에 입단했던 류지혁은 2020년 KIA로 옮겼다가 지난 시즌 중반 삼성 유니폼을 입었다. 프로 통산 성적은 타율 0.269, 646안타, 17홈런, 266타점, 396득점, 81도루다. 이번 시즌은 100경기에 출전해 타율 0.258, 3홈런, 36타점을 남겼다. 삼성은 “류지혁은 내야 전 포지션을 볼 수 있는 유틸리티 플레이어이며, 다양한 팀 전술 구사에 필수적인 작전 수행 능력을 갖췄다. 또한 어린 선수를 이끈 리더십으로 2024시즌 삼성 순위 상승에 기여했다”고 밝혔다. 타격하는 삼성 류지혁. 삼성 라이온즈 제공 류지혁은 계약 후 구단을 통해 “삼성에서 계속 야구를 할 수 있어서 기쁘다. 다른 팀에 갈 수도 있다는 생각 자체를 (구)자욱이 형과 (강)민호 형이 원천 봉쇄했다. 어디 가지 말고 계속 같이하자고 했다”고 했다. 이어 삼성에 남게 된 것에 “아내가 가장 좋아하고, 아이들도 좋아한다. 아이들이 파란색을 참 좋아한다”고 기뻐했다. 아직도 올해 한국시리즈에서 KIA에 패한 것을 잊지 못한다는 류지혁은 “무조건 우승이 목표”라며 “팬들께 감사드린다. 앞으로도 응원 많이 해주시길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삼성 류지혁. 삼성 라이온즈 제공 한국프로야구(KBO) KIA
- 삼성에 잔류한 류지혁 “이적 생각을 구자욱, 강민호 형이 원천 봉쇄해줘…내년은 무조건 우승이다”
- 2024. 12. 16 10:14 야구
- 이종열 삼성 단장과 류지혁. 삼성 라이온즈 제공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은 내야수 류지혁이 삼성에 잔류했다. 삼성은 16일 “내부 FA(자유계약선수) 류지혁과 계약했다”라고 밝혔다. 류지혁은 4년간 최대 26억원을 받을 수 있는 계약서에 사인했다. 계약금 3억원, 4년 연봉 합계 17억원, 4년간 인센티브 합계 6억원의 조건이다. 충암고를 졸업한 류지혁은 2012년 신인드래프트에서 4라운드 36순위로 두산의 지명을 받았다. 2020년 트레이드로 KIA로 팀을 옮긴 류지혁은 2023시즌 중 KIA와 삼성의 트레이드로 다시 또 한번 유니폼을 갈아입었다. 이적 후 두번째 시즌인 올시즌에는 100경기 타율 0.258 3홈런 36타점 등을 기록했고 플레이오프에서는 3경기 타율 0.429, 한국시리즈에서는 5경기 타율 0.400을 기록하며 팀의 좋은 성적을 이끌었다. 구단 측은 “내야 전 포지션 소화가 가능한 유틸리티 플레이어로서 2024시즌 삼성 라이온즈의 순위 상승에 기여했다”라고 평가했다. 이어 “다양한 팀 전술 구사에 필수적인 작전 수행 능력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한 팀 내 중간 연령대로서 어린 선수들을 이끌어갈 리더십도 보여준 바 있다”라며 류지혁을 높이 샀다. 류지혁은 계약 후 “삼성에서 계속 야구를 할 수 있게 돼서 행복하고 기쁘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타 팀 이적에 대해서는 생각을 하지도 못했다. 류지혁은 “그 생각 자체를 자욱이형과 민호형이 원천 봉쇄 해줬다. 계속 같이 하자고, 꼭 필요하다고, 어디 가지 말라고 얘기해줬다”라고 전했다. 가족들도 삼성의 잔류를 반겼다. 류지혁은 “아내가 제일 좋아하고 아이들도 너무 좋아하는 것 같다. 삼성에 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아이들이 또 파란색을 너무 좋아한다”라고 밝혔다. 4년 계약을 한 만큼 책임감도 커졌다. 류지혁은 “아직도 한국시리즈에서 진 것을 지금까지 잊지 못하고 있다. 무조건 우승이다”라며 마음을 다잡았다. 팬들에게도 “삼성에 남게 돼서 너무 행복하고, 팬 여러분들께도 너무 감사드린다. 앞으로도 응원 많이 해주시고 야구장 많이 찾아와주셔서 라팍에서 뛰는 모습 봐주셨으면 좋겠다. 감사하다”라며 고마움을 표했다. 삼성 류지혁. 삼성 라이온즈 제공
- ‘김단비 봉쇄’ 성공한 삼성생명, 우리은행 잡고 개막 4연패 후 파죽의 5연승 질주
- 2024. 11. 26 05:25 스포츠종합
- 용인 삼성생명 이해란. WKBL 제공 김단비를 철저하게 막는데 성공한 용인 삼성생명이 디펜딩 챔피언 아산 우리은행까지 무너뜨리며 파죽의 5연승을 질주했다. 삼성생명은 25일 용인체육관에서 열린 하나은행 2024~2025 여자프로농구 정규리그 홈 경기에서 우리은행을 55-48로 꺾었다. 개막 4연패 후 5연승을 질주한 3위 삼성생명(5승4패)은 드디어 승률 5할을 넘겼다. 2위 우리은행(6승3패)과 격차도 한 경기로 좁혔다. 이날 삼성생명의 승리 공식은 ‘김단비 봉쇄’였다. 철저하게 틀어막은 결과, 김단비는 슛 15개 중 11개를 놓치는 난조를 보였고, 어시스트도 고작 3개만 기록했다. 득점도 11점에 묶였다. 김단비가 난조를 보인 우리은행은 3점슛 30개 중 7개만 성공시켰고, 전체 필드골 성공률 역시 29.8%에 그쳤다. 이날 김단비를 제외하면 승부가 기울어진 4쿼터 막판 득점을 몰아친 이민지만이 12점을 올렸을 뿐, 나머지 선수들 중에서는 아무도 두자릿수 득점을 올리지 못했다. 삼성생명에서는 포워드 이해란이 15점·5리바운드, 센터 배혜윤이 11점·7리바운드로 승리를 이끌었다. 조수아와 키아나 스미스도 내외곽을 오가며 각각 11점·9점을 보탰다. 아산 우리은행 김단비. WKBL 제공
- [스경X현장] 쿠바 타선 봉쇄한 한국 마운드…선발 곽빈부터 마무리 박영현까지 완벽했다
- 2024. 11. 01 21:27 야구
- 곽빈이 1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쿠바와 평가전에 선발 등판해 역투하고 있다. 연합뉴스 프리미어12 한국 야구대표팀이 쿠바와의 평가전에서 투수진의 힘을 확인했다. 류중일 감독이 지휘하는 야구대표팀은 1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쿠바와 첫 번째 평가전에서 2-0으로 승리했다. 한국과 쿠바는 오는 9일 개회하는 프리미어12에 앞서 실전 감각을 점검하기 위해 2일까지 두 차례 평가전을 치른다. 두 나라는 대만에서 진행되는 예선에서 일본, 대만, 호주, 도미니카공화국과 함께 B조에 속했다. 대회에서 결선 진출 티켓을 놓고 겨뤄야하는만큼 서로의 전력을 가늠해 볼 좋은 기회였다. 류 감독은 경기 전 “평가전을 통해 경기 감각을 올리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서현이 1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쿠바와 평가전에 구원 등판해 역투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번 대표팀은 프리미어12를 준비하며 선발진 구성에 특히 어려움을 겪었다. 올시즌 다승 1위 원태인(삼성)과 좌완 손주영(LG)이 부상으로 대표팀 합류가 불발됐기 때문이다. 반면 박영현(KT), 김택연(두산), 조병현(SSG), 유영찬(LG), 정해영(KIA) 등 각 팀 마무리가 총출동한 불펜의 힘은 밀리지 않는다는 평가였다. 쿠바와 1차전은 대표팀 투수진, 특히 불펜의 힘이 돋보인 경기였다. 일단 대표팀 에이스인 선발 곽빈이 2이닝 무실점 호투로 기분 좋게 문을 열었다. 류 감독은 3회부터 매 이닝 투수를 교체하며 선수들의 기량과 컨디션을 점검했다. 선수들은 릴레이 호투를 펼쳤다. 곽빈에 이어 김택연(3회), 유영찬(4회), 이영하(5회), 김서현(6회), 김시훈(7회), 조병현(8회), 박영현(9회)이 쿠바 타선을 꽁꽁 묶었다. 매 이닝 낯선 투수를 상대해야 했던 쿠바는 9이닝간 3안타 무득점에 그쳤다. 최근까지 한국시리즈를 치른 KIA와 삼성 선수들을 제외하면 최장 한 달 이상 실전을 치르지 못한 선수들도 있었지만, 타자들의 타격감도 크게 떨어지지 않은 모습이었다. 한국은 1회말 홍창기(LG) 볼넷과 김휘집(NC) 안타로 무사 1·3루 기회를 잡았다. 이주형이 1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쿠바와 평가전 2회말 적시타를 친 뒤 세리머니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도영(KIA)이 내야에서 조금 벗어난 뜬공을 쳤으나, 2루수 야디엘 무히카가 공을 떨어트리고 말았다. 이 사이 3루 주자 홍창기가 홈을 밟아 선취점을 뽑았다. 1-0으로 앞선 2회말엔 2사 1루에서 이주형의 우전 적시타로 추가점을 냈다. 한국 타자들은 이날 안타 8개, 볼넷 4개를 기록했다. 유격수로 선발 출전했다가 3루수로 자리를 옮긴 김휘집이 4타수 2안타를 쳤다. 한편 올해 처음으로 ‘1000만 관중 시대’를 연 프로야구의 인기는 국가대표 경기로도 이어졌다. 평가전이었던 이날 경기엔 관중 1만5783명이 입장해 포스트시즌 열기를 방불케 했다.
- 스경X현장
주간경향(총 10 건 검색)
- “가자지구 봉쇄에 자해적 공격 나선 하마스...한국도 최악 대비해야”(2023. 10. 20 17:00)
- 2023. 10. 20 17:00 정치
- 문정인 연세대 명예교수가 지난 10월 18일 서울 마포구 김대중도서관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 김창길 기자 이스라엘-하마스 간 전쟁이 희생자 수를 키우고 있다. 자고 일어나면 바뀌는 사망자 수는 지난 10월 19일 기준 어느새 5000명을 넘었다. 단순 숫자가 아닌 얼마 전까지 웃고 울던 사람들 목숨 하나하나를 쌓은 결과다. 앞서 10월 17일(현지시간)에는 가자지구 중북부에 자리한 알아흘리 아랍 병원에서 발생한 폭발로 아이들을 포함한 500여명이 사망하는 사건도 있었다. 명백한 전쟁범죄다. 이스라엘의 공습이냐, 팔레스타인 내 또 다른 무장단체 이슬라믹 지하드의 로켓 발사 실패냐를 두고 공방이 오갔다. 하지만 어느 쪽 소행인지 밝히고, 책임을 물을 수 있을지는 알 수 없다. 오늘 발생한 또 다른 죽음이 어제의 죽음을 덮을 것이기 때문이다. 전쟁을 둘러싼 거의 모든 것이 불확실하지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있다. 양측이 만족할 만큼 더 많은 사람이 죽고 나서야 비로소 ‘정전협상’ 이야기를 꺼낼 것이라는 점이다. 무고한 민간인이 더 많이, 더 한꺼번에, 더 잔인하게 죽을수록 협상은 빨라진다. 국제정치가 규칙, 규범, 이상, 합리에 따라 움직일 것이란 믿음은 점점 착각이 돼가고 있다. “이만큼 죽었으니 이제 그만하자”는 말이 나오기 전에 양측의 대화와 타협을 이끌어낼 수 있는 동력이 지금 국제사회에는 보이지 않는다. 먼 곳에서 비극을 바라보는 한국도 이번 사태가 ‘남의 일’ 같지는 않다.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공방상황을 대치, 봉쇄, 압박, 미사일 방어, 지정학 등의 키워드로 분류해 비교하면 한국 상황과 묘하게 닮았다. 왜 이 전쟁이 발생했는지, 무엇을 배워야 하는지 등을 면밀히 파악해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는 뜻이다. 주간경향이 중동과 한국 상황을 함께 설명해줄 수 있는 전문가를 찾아나선 이유다. 문정인 연세대 명예교수는 외교안보 전문가로 널리 알려져 있다. 그런데 그가 대학에서 여러 학기 중동정치를 강의하고, 연구실적도 남긴 빼어난 중동 전문가라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지 않다. 언론에 자주 등장하는 중동 전문가 중에는 문 교수와 교류하며 배우는 이도 많다. 이에 지난 10월 18일 서울 마포구 김대중도서관을 찾아 그를 만났다. 문 교수는 한국에서는 잘 소개되지 않은, 전쟁을 바라보는 다양한 관점의 이야기들을 쏟아냈다. 문정인 연세대 명예교수가 지난 10월 18일 서울 마포구 김대중도서관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 김창길 기자 -우선, 하마스를 어떻게 이해해야 하나. 어디서는 ‘무장 정파’, 어디서는 ‘정당’, 또 다른 어디서는 ‘가자지구 통치 집단’ 이라고 한다. “국내 언론이 ‘하마스’를 지칭할 때 별다른 설명 없이 ‘무장 정파’라고 하는데 사실 이 개념은 하마스의 역사를 반영한 것이다. 이들이 무장한 민병대로 출발해 나중에 정당으로 자리 잡았다. 그래서 그 특성을 반영해 만들어 낸 말이 ‘무장 정파’다. 영어로는 이들을 민병대(Militia)라고도 부르는데 이러한 역사가 반영된 것이다. 단순히 무장한 것에만 초점이 맞춰지는데 하마스는 팔레스타인 총선에 참여한 정당이다. 현재는 가자지구에서 완전한 자치를 하고 있는 지방정부다.”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격은 약자가 강자를 상대로 먼저 전쟁을 시작한 모양새다. 이해가 잘 되지 않는데. “몇 가지 해석이 가능하다. 첫째는 주로 미국·이스라엘 전문가들이 내놓는 국제정치적 시각에 입각한 분석이다. 이번 사태가 발생하기 전 미국은 사우디아라비아와 이스라엘 간 관계 정상화를 중재하고 있었다. 하마스 입장에서 이들이 가까워지면 외교적 고립이 심화되고 팔레스타인 국가 수립과 가자지구 봉쇄 등의 문제해결은 더욱 어려워지게 된다. 실제로 2020년 9월, 미국 트럼프 행정부 중재로 이스라엘이 바레인·아랍에미리트(UAE)와 아브라함 협정을 맺고 외교관계를 수립했다. 그러자 수단, 모로코 등도 이스라엘과 관계를 정상화하며 하마스가 크게 충격을 받았다. 아랍권 국가들이 잇따라 이스라엘과 관계를 정상화하는 분위기를 깰 필요가 있었다. 고립되고 있던 하마스가 중동 정세를 흔들어 사우디와 이스라엘의 외교정상화를 막고 세계적 관심을 가자지구에 집중시키려 했다는 것이 첫째 가능성이다. 둘째는 주로 이스라엘 네타냐후 정권에 비판적인 전문가들이 내놓는 국내정치적 시각에 입각한 분석이다. 이번 사태 발생 전, 이스라엘 사회는 사법개혁 문제를 놓고 내홍을 겪고 있었다. 30만명 이상의 시민이 반정부 시위를 하고, 예비역들이 군 복무를 거부하는 등의 분열이 지속됐다. 이러한 이스라엘 국내정치 상황을 이용해 하마스가 군사모험을 감행했는데, 이는 보수강경파로 구성된 네타냐후 정권에 타격을 가해 가자지구를 향한 강압 정책의 변화를 유도하기 위한 것이라는 해석이다. 반대로 팔레스타인의 정치적 상황에 주목하는 분석도 있다. 이는 주로 팔레스타인을 연구한 전문가들 사이에서 나온다. 현재 팔레스타인 서안지구는 자치정부가, 가자지구는 하마스가 통치하는 상황이다. 서안지구에서는 이스라엘 정착촌이 확대되는 등의 문제가 발생하고 있지만, 자치정부는 제대로 대응을 못 하고 있다. 이에 하마스는 이스라엘을 공격해 자치정부와 차별화하면서 정치적 정통성도 공고히 하려고 했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 두 가지 시각 모두 문제가 있어 보인다. 먼저 하마스가 6000발 이상의 로켓포 공격을 했다면 적어도 포탄 5만~6만 발 이상을 비축하고 있다는 것인데 이는 적어도 1~2년 전부터 준비하지 않으면 불가능하다는 관측이다. 최근에야 급물살을 탄 사우디와 이스라엘의 관계개선을 깨기 위해 급하게 공격을 준비한 것이 아니란 의미다. 공격 시점 역시 이스라엘에서 시위가 고조되고 있던 7~8월이 하마스에 더 유리한 결과를 가져올 수 있었다. 하마스와 서안 자치정부를 이끌고 있는 파타 조직과의 경쟁도 마찬가지다. 2006년 선거에서 이미 하마스가 승리했다. 그 이후로 마흐무드 압바스 자치정부 수반은 선거를 실시하지 않고 있다. 게다가 자치정부의 부패, 무능, 독재에 대한 비판이 거세지고 있어서 정통성만 따진다면 하마스가 유리한 상황이다. 내부 경쟁 때문에 공격에 나설 이유는 없어 보인다.” -그렇다면 더욱 이해가 되지 않는다. 왜 공격을 감행했을까. 이스라엘 측의 보복으로 하마스가 붕괴할 가능성만 커진 것 아닌가. “세 번째 가능성이 있다. 가자지구는 2007년 이후 사실상 봉쇄상태에 있다. 통계를 보면, 가자지구 실업률이 50%에 육박하고 경제 성장은 계속 침체 국면이다. 이스라엘에 의해 국제공항은 파괴됐고 해상·육상 경로도 막혔다. 국경이 포위되고, 경제적 위기가 고조되는 상황은 사람을 절망감과 항상 적들에게 둘러싸여 있다고 믿는 포위심성(Siege Mentality)에 빠지게 한다. 하마스는 이러한 상황을 뒤집기 위해 자해적 공격으로 나왔을 수 있다. 게다가 극단적 이슬람원리주의자들은 성전(지하드)을 위해 자살 테러를 한 이들을 순교자(샤히드·Shahid)라고 부른다. 자신들의 목표, 절박한 상황을 폭력적으로 과시하려는 시도인데 불행하게도 그게 이슬람 저항운동의 역사이기도 하다. 실제로 이번에 하마스가 밝힌 명분도 예루살렘의 알 악사 모스크에 유대인들이 접근, 예배하는 것을 허용한 이스라엘 정부 결정에 대한 항의다. 가자지구의 포위상황, 이로 인한 사람들의 절망감, 하마스의 지하드 정신 등이 자해적 군사행동으로 폭발했을 가능성이 있다.” 이스라엘 경찰이 지난 10월 7일(현지시간) 남부 아시켈론에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쏜 로켓이 떨어지자 아이를 안은 여성을 대피시키고 있다(위 사진). 같은날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의 가자시티 주민들이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파괴된 건물 잔해 더미 위로 걸어가고 있다. AP·AFP=연합뉴스 -이스라엘은 왜 공격을 막지 못했나. “첫째는 정보실패다. 하마스의 카쌈 로켓의 생산, 배치, 운용에 대한 정보, 정찰, 감시 실패다. 특히 하마스 대원이 철망을 넘어 음악 축제가 열리는 현장에 올 때까지 저지하지 못했다는 것은 치욕적이다. 둘째는 작전실패다. 정확한 감시가 이뤄지지 않다 보니 사전에 이를 막거나 대응하는 등의 효과적인 작전을 펼치지 못했다. 철망이 뚫리고 희생자가 발생하고 사흘이 지나서야 군사적 대응을 할 수 있었다는 게 이를 말해 준다. 셋째로 정책실패다. 이스라엘은 2007년 이후 가자지구에 대해 ‘적대적 방치’를 넘어 ‘적대적 봉쇄, 억압’ 정책으로 일관해 왔다. 그에 대한 반작용을 예상했어야 했는데 관성적 정책으로 일관했다. 출구 없는 일방적 압박 정책이 비극적 결과를 가져온 셈이다. 마지막 넷째는 정치실패다. 네타냐후의 보수연정, 극단적 강경파 세력이 이스라엘의 국내정치적 분열을 가속화했다. 하마스는 분열을 호기로 봤을지 모른다. 네 가지 실패가 지금의 총체적 위기로 이어졌다고 본다.” -아이언돔은 어떤가. 뚫렸다는 분석이 나오는데. “과거 이스라엘을 방문했을 때, 이스라엘군 당국자와 대화할 기회가 있었다. ‘아이언돔 요격 정확도가 왜 그렇게 높으냐’고 물으니 ‘아이언돔 그 자체로 요격 성공률이 높다기보다 가자지구에서 수집하는 인간정보(휴민트), 정찰위성을 통한 영상정보(이민트), 감청 등을 통한 신호정보(시긴트)를 아이언돔에 연계시키기 때문에 명중률이 높다’고 했다. 즉 아이언돔은 가자지구를 24시간 정찰·감시하며 얻은 정보와 결합할 때 효용도가 높아진다는 이야기다. 하마스가 가정집에 로켓포를 은닉해 4~5발 정도를 쏠 때는 감시체계를 통한 포착도 빠르고 요격 정확도도 높았다. 그런데 이번 공격에 사용된 로켓포는 이스라엘 측이 포착한 것만 2200발 정도이고, 하마스 주장에 따르면 6000여 발이다. 이처럼 대규모 공격을 동시다발적으로 받는 상황이 되면 이전만큼 효과적으로 대응하지 못하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 10월 19일(현지시간) 이스라엘군의 폭격을 받은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남부 칸 유니스 지역의 건물에서 한 아이가 구조돼 나오고 있다. / 연합뉴스 -이번 사태를 네타냐후 정권의 실패라고 한다면, 정치적 반전을 위해 보복이 더욱 가혹해질 가능성도 있나. 가자지구에서 시가전을 하거나 폭격을 통해 민간인을 무차별 사살하거나 하는…. “꼭 그렇지만은 않다. 이스라엘이 보복 의도와 능력을 갖춘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국제적 지지를 받지 못하면 존속이 어렵다. 국제적 지지를 얻으려면 국제법을 준수해야 한다. 전면 전쟁을 벌여서 가자지구를 초토화하거나 하마스를 공격하려다 대규모 민간인 사상자가 발생하면 국제법적으로 문제가 될 수 있다. 유엔헌장 제51조에 따르면, 회원국이 무력 공격을 당할 경우 개별 자위권을 행사할 수 있다. 그런데 이는 공격을 받았을 때 ‘즉각적’ 반격을 보장하는 것이지 보복행위를 허용한 것이 아니다. 이스라엘과 서구 사회가 고민에 빠지는 것도 이 부분이다. 하마스의 행동은 규탄받아야 하고, 이스라엘이 반격할 권한이 있는 것까지는 인정한다. 이는 그러나 민간인 보호라는 국제법 준수를 전제로 한다. 바이든 대통령도 이스라엘 방문 중 이를 분명히 했다. 네타냐후 정권이 당장 가자지구에서 시가전을 벌일 것 같았지만 선뜻 나서지 못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미국은 어떤 입장인가. “이스라엘 지지 의사를 분명히 했다. 하마스 제거를 위한 군사행동에는 찬성하지만 민간인 살상은 안 된다는 입장이다. 확전에도 반대한다. 분쟁이 확대되면 레바논의 헤즈볼라, 시리아가 개입하고 이란까지 나설 가능성이 커진다. 시리아에 지분이 있는 러시아의 개입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아랍권에서 반이스라엘 정서가 팽배해지면 아랍국가 역시 동요할 수 있다. 이들이 반이스라엘을 넘어 반미로 치달을 수 있다는 얘기다. 미국이 가장 경계하는 대목이다. 따라서 미국은 확전을 방지하고 현 상황을 안정적으로 관리하려 들 것이다. 두 척의 항공모함을 동지중해에 보낸 것 역시 함부로 개입하지 말라는 뜻이다. 미국 국내정치적으로도 가자지구에서 민간인 대량 학살 등의 인도주의적 문제가 발생하면, 바이든 행정부에 엄청난 위기가 될 것이다.” 지난 10월 18일(현지시간) 이스라엘을 방문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와 만나 회담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이란의 입장은 무엇인가. 이번 사태 배후로 지목받고 있다. “워싱턴 정계와 이스라엘에는 이란을 적대시하는 분위기가 강하다. 이란이 이스라엘을 위협할 만한 군사력을 갖추고 있다 보니 나타나는 견제다. 하마스 공격의 배후로 이란을 지목하고, 이들의 개입 가능성까지 점친다. 그러나 이란이 개입하려고 해도 지상병력이나 공군력으로는 어렵고 해양 개입도 미국의 항공모함, 전투단 파견으로 쉽지 않다. 결국 레바논 헤즈볼라에 무기 등을 지원해주거나 시리아에 파견된 일부 이란 병력으로 위협을 가하는 수준이 전부일 것이다. 그나마 이라크 시아파 정부와 연계해 이란-이라크 연합군을 형성해 싸운다면 변수가 될 수는 있다. 이러한 시나리오에는 그러나 맹점이 있다. 이란이 이른바 ‘시아파 벨트’라고 불리는 레바논, 시리아, 이라크 내 시아파를 조종하는 시아 패권국이라는 명제가 성립돼야 한다. 이 주장에는 동의하기 어렵다. 역사적으로 보면 오히려 그 반대다. 이들 국가의 시아파들이 정치적 탄압 또는 위협을 받을 때 시아파 종주국인 이란에 지원을 요청했다고 보는 게 더 정확하다. 1979년 이슬람 혁명 이후 이러한 지원이 가능해졌다. 이란이 이들을 조종해 이스라엘과 대리전을 한다는 주장에는 문제가 있어 보인다.” -하마스는 수니파가 다수 아닌가. 시아파 이란이 이들을 돕는 것은 왜인가. 의도가 있는 것 아닌가. “수니파·시아파 모두 이슬람 아닌가.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땅을 불법 점령하고 그곳의 무슬림을 억압한다는 것이 아랍권과 이란 이슬람 혁명정부의 생각이다. 움마(이슬람 공동체)라는 시각에서 보면 이란의 하마스 지원은 지극히 당연하다. 사우디라고 해서 다르지 않다. 실권자인 무함마드 빈 살만조차 팔레스타인 문제에 대해서는 미국·이스라엘 편에 서기 어렵다. 수니파·시아파와 관계없이 팔레스타인 문제와 관련해서 친미, 친이스라엘 행동을 한다면 이는 정치적 자살에 가깝다. 따라서 사우디와 이스라엘의 관계 정상화도 지연될 것으로 보인다. 사우디 정부는 네타냐후 정권이 가자지구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는가를 보고 판단할 것이다. 이슬람의 종파적 갈등에 지나치게 집중하는 것 역시 주로 미국·이스라엘이 보는 관점이다.” -이번 사태가 어떻게 흘러가리라고 보나. “이스라엘은 현재 중대한 갈림길에 서 있다. 가자지구에 어떤 대응을 하느냐에 따라 아랍 세계를 지금처럼 분열된 상태로 현상유지를 하게 할 수도 있고, 반대로 아랍 세계의 단결을 촉진할 수도 있다. 이는 민간인 살상과 관계없이 가자지구에 대한 전면적 군사행동을 할 것이냐, 과거처럼 시간을 두고 하마스 지도부 등의 목표를 설정해 전술적으로 보복, 타격할 것이냐에 달렸다. 관건은 이스라엘의 군사행동에 따른 가자지구의 민간인 사상자 수다. 네타냐후 총리는 하마스 제거라는 지상 명제와 무고한 민간인 보호라는 국제법 의무 사이에서 상당히 고민할 것이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바이든 대통령이 이스라엘을 방문해 국제법적 의무 준수를 재차 강조했고, EU를 포함 국제사회의 압박도 거세지고 있어 대규모 지상 군사 작전 가능성이 희박해지고 있다는 점이다. 최상의 시나리오는 이번 희생을 계기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에 대타협을 하고 오슬로 협정에 따른 ‘두 국가 해법(two state solution)’을 과감히 추진하는 일이다. 쉽지는 않을 것이다.” -그런데 이스라엘 상황은 남북 대결 구도와도 유사한 점이 있지 않나. 우리도 한국형 아이언돔을 구축 중이다. “미사일 방어(MD) 시스템 자체가 상당히 허구적인 부분이 있다고 생각한다. 상징적인 억제 기능이야 있겠지만 날아오는 미사일을 향해 미사일을 쏘아서 하늘에서 요격한다는 것이 어느 정도 가능할지 의문이다. 북한이 전방에 배치한 장사정포가 1만1000문 이상이고 전술핵도 가졌다고 추정된다. 이를 활용한 북한의 공격에서 우리의 미사일 방어 시스템이 단 한 발이라도 놓쳤다고 가정해보자. 얼마나 큰 희생이 따를 것인가. 약 2000만명이 서울, 경기, 인천 등 사실상 접경 지역에 산다. DMZ에서 100㎞ 이내다. 북한이 특정 표적 없이 쏴도 우리는 엄청난 피해를 입는다. 그에 따른 공황 심리 또한 대단할 것이다. 또한 미사일 방어를 위한 지휘, 통제, 통신, 정보, 정찰, 감시 자산의 통합적 운용이 제대로 돼 있는지도 의문스럽다. 휴민트도 아주 취약하지 않은가.”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9월 26일 성남 서울공항에서 열린 건군 제75주년 국군의 날 기념식에서 기념사를 하기 전 거수 경례를 하고 있다./대통령실사진기자단 -정부 발언을 보면, ‘적 도발 시 강력한 보복·응징을 하라’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보복이 도발 억지력을 높이기는 하는 것인가. “현 정부의 가장 큰 맹점이다. 전쟁 방지를 위한 예방외교가 없다. 전쟁이 일어나는 상황을 가정해 응징·보복하고 최종적으로 승리한다는 이야기만 한다. 군은 응징·보복을 말할 수 있고, 말해야 한다. 하지만 대통령실은 다르다. 대통령실조차 예방외교가 아닌 응징과 보복을 말한다면 전쟁을 너무 쉽게 생각하는 것이다. 국민이 죽고 난 후의 승리가 무슨 의미가 있는가. 민주주의 국가에서 전쟁을 함부로 하지 못하는 이유는 국민의 생명과 재산의 보호라는 헌법적 소명 때문이다. 대북 압박 정책 역시 마찬가지다. 조태용 국가안보실장은 ‘대북 압박을 지속하면 북한 체제가 현 정부 임기 안에 붕괴될 수도 있는’ 것처럼 언급했다. 가자지구 하마스를 보자. 2007년 이후 국경 봉쇄와 제재를 통한 압박이 상당 기간 지속됐다. 그 결과 이스라엘이 상상할 수도 없는 군사모험을 감행하지 않았나. 하마스 사례는 버틸 수 있는 임계점을 넘으면 항복하거나 내부적으로 붕괴하는 것이 아닌 다른 최악의 선택을 할 수도 있음을 보여준다. 북한도 마찬가지다, 출구 없는 일방적 압박은 파국적 재앙을 가져올 수 있다. 게다가 상황이 달라지고 있다. 북한과 중국 사이의 통로가 열렸다. 정부는 한·미·일 3국 협력 강화로 북한을 압박하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이 구도가 강화될수록 오히려 북·중·러 3각 협력을 부추겨 북한의 생존 공간을 새롭게 열어줄 수 있다.” -이스라엘 사태에서 한국은 어떤 교훈을 얻어야 하나. “첫째는 우리 군사력과 정보력이 강하다고 해도 ‘과신’하지 말아야 한다. 둘째는 한미동맹과 한·미·일 3국 공조를 자꾸 강조하는데 ‘맹신’해서는 안 된다. 외세에 대한 맹신은 부메랑이 돼 돌아올 수 있다. 셋째는 전쟁에서 이기는 정책과 전략보다는 전쟁을 피하는 외교적 노력에 집중해야 한다. 특히 북한에 대한 일방적 압박이 초래할 수 있는 최악의 시나리오에 대비해야 한다. ‘Thinking the Unthinkable’, 상상도 할 수 없는 최악의 상황을 늘 염두에 두는 자세가 필요하다. 넷째는 정부 비판 세력을 반국가 세력으로 규정하는 ‘내부 분열’ 행위를 멈춰야 한다. 우리의 분열은 적에게 호재가 된다. 마지막으로 이스라엘 사태는 지도자의 독선과 오만이 국민의 희생을 불렀다. 한국 정부는 그런 과오를 답습하면 안 된다.”
- [표지 이야기]독일, 식당·극장 등 봉쇄조치 단행(2021. 01. 08 15:47)
- 2021. 01. 08 15:47 국제
- ㆍ고령인 한인 이민자 1세대들 심리적으로 많이 위축 베를린 빌딩의 벽화. 독일어로 “우리는 다시 서로를 껴안을 수 있을 거예요”라고 적혀 있다. / 오태영 사진작가 제공 독일 연방정부는 지난 한달간 강도 높은 봉쇄조치 정책을 시행해왔다. 지난해 12월 2일부터 식당, 술집, 극당 등의 영업을 중단하는 부분 봉쇄를 시행했으나, 크리스마스 휴가를 앞두고 감염자·사망자 수가 급증하자 통제를 강화하기로 한 것이다. 이번 봉쇄조치와 더불어 타격을 입을 자영업자, 프리랜서를 포함한 영세상인과 기업들을 지원하기 위한 자금이 투입됐다. 인류학자들은 현재가 과거의 기억과 미래에 대한 기대가 하나로 모이는 지점이라고 말한다. 사람들은 현재 시점에서 자신이 과거에 해온 일을 해석하고, 미래가 어떤 방식으로든 더 나아질 것이란 기대로 상상한다. 새해는 코로나19로 미래에 대한 상상이 중단된 사람들에게 유행병이 사라지고 다시 일상이 돌아오기를 바라는 기점이다. 한편 이런 기대는 사회시스템, 개인의 사회·경제적인 위치 그리고 육체적인 건강을 떼어놓고 말하기는 어렵다. 여전히 코로나19는 무수히 많은 사람의 미래를 불안한 상황에 놓이게 했다. 베를린의 한국식당에서 일하던 한 동생은 지난해 3월 봉쇄조치에 일자리를 잃고는 “나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하지” 울면서 전화를 걸어왔다. 다행스럽게도 식당의 정직원이었던 그는 (외국인이지만) 보조금 지원대상에 포함돼 임금의 상당량을 보전받았으며, 더 나은 조건으로 베트남인이 운영하는 스시 가게에 채용됐다. 불안정한 상황에서도 여전히 더 나은 삶의 가능성이 있다는 일례다. 광부, 간호사로 독일에 이주한 한인 이민자 1세대들에겐 특히 어려운 시기이다. 그들은 청년의 몸으로 이주했으나 이제 바이러스에 노출될 시 치명적인 고령이다. 여러 경로를 통해 알게 된 이민자 1세대들은 지난해 몸을 잔뜩 움츠렸다. 뿐만 아니라 유학생, 유학준비생 등 많은 청년의 미래 계획이 틀어지거나 중단됐고, 노동을 하는 이들도 타지에서 겪는 심리적인 외로움을 더욱 절감하고 있다. 봉쇄정책이 시작된 후, 나는 베를린의 거리를 매일 몇시간씩 걷고 있다. 일시 중단된 미래를 공상하기보다는 한 해가 지나가고 새해가 오고 있음을 체감하기 위함이다. 베를린의 숲과 강 인근에는 사람들이 타인과 간격을 유지하며 둘씩 짝을 지어 걷고 있었고, 휠체어를 탄 노인과 남편으로 보이는 노인이 휠체어를 느릿하게 밀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새해 둘째 날 눈이 내리자 아이들은 공터에 모여 눈싸움을 하거나 눈사람을 만들었고, 부모들은 그 모습을 지켜보고 있었다. 지하철 인근이나 역사 안에는 스스로를 보호할 마스크조차 없이 동전을 구걸하는 이들이 부쩍 늘었다. 직업을 잃은 청년들은 최근 급증한 음식을 자전거로 배달하며 생계를 유지한다. 음식 배달을 마친 청년이 해가 내리쬐자 교회 밑에 앉아 책을 읽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어제 베를린 중심지를 걷던 중 한 아파트단지에서 흘러나온 김치 냄새가 코를 자극했다. 건물 앞에 멍하니 서서 초인종을 둘러보니 Park/Kim이란 이름이 적혀 있다. 집으로 돌아오는 지하철에서 나는 베를린에서 나처럼 홀로 살고 있는 지인들에게 곧 김치찌개 한번 해먹자고 문자를 보냈다. 다들 불안하지만 건강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 표지 이야기
- [렌즈로 본 세상]철제 펜스로 광화문광장 봉쇄(2020. 10. 16 15:49)
- 2020. 10. 16 15:49 사회
- 꿩 대신 닭인가? 대규모 불법집회를 막기 위한 차벽 설치가 위헌 논란이 일자, 경찰은 한글날인 지난 10월 9일 철제 펜스를 광화문광장에 세웠다. 광장의 남쪽 끝과 중간을 연결하는 횡단보도를 건너는 동선을 제외한 모든 광장이 봉쇄되긴 마찬가지였다. 검문도 했다. 미로같이 설치한 인도 위 철제 펜스 입구를 지키던 경찰은 지나가는 시민을 검문했다. 광화문광장 주위를 한 바퀴 돌던 기자는 무려 여섯 번의 검문을 받았다.
- 렌즈로 본 세상
- 미국 국경정책, 남쪽은 ‘봉쇄’ 북쪽은 ‘느슨’(2018. 05. 08 10:17)
- 2018. 05. 08 10:17 국제
- 미국의 국경에 대한 ‘내로남불’식 태도는 인접국에 각기 다른 애환을 안긴다. 그러나 어느 경우든 그 피해는 이들 나라를 떠돌아야 할 이민자들의 몫이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미국은 더 이상 ‘이민자의 나라’이길 거부했다. 출범 일주일 만에 특정 국가 국민의 입국을 금지하는 행정명령을 발표했다. 8개월 뒤에는 불법체류 청년 추방 유예 프로그램인 ‘다카’(DACA)의 폐지를 결정했다. 재난을 피해 미국에 온 이민자들의 임시보호지위(TPS)도 잇따라 갱신을 중단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월 13일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에 설치된 멕시코 국경 장벽 시제품 앞에서 발언하고 있다./샌디에이고|AP연합뉴스 미국의 국경도 달라졌다. 장벽 건설이 추진되고 군대가 배치된다. 그러나 모든 국경이 이렇게 바뀌는 건 아니다. 어느 쪽에 있는 국경이냐에 따라 변화의 성격은 사뭇 달라진다. 방문비자로 미국 거쳐 캐나다로 몰려 캐나다는 최근 미국에 방문비자 발급절차를 엄격하게 해달라고 요청했다. 미국에 들어온 나이지리아인들이 본국으로 돌아가지 않고 캐나다로 불법 월경하는 경우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올 들어 4월 중순까지 캐나다 퀘벡주에 들어온 불법입국자는 6000명에 달한다. 지난해 같은 기간의 3배, 2016년 같은 기간에 비해 6배에 달하는 수치다. 캐나다는 난민들에게 인기있는 도피처였다. 불법입국자에게도 난민신청 기회를 부여하고 심사기간 적절한 보호조치도 제공한다. 때문에 이슬람권이나 제3국 출신 난민들이 지속적으로 몰려들었다. 그러나 요즘처럼 감당 못할 수준은 아니었다. 불법입국 자체를 어느 정도 차단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캐나다의 동쪽과 서쪽은 대서양과 태평양으로 막혀 있다. 아시아, 중동, 아프리카에서 뗏목이나 보트로 건너올 수 없다. 위쪽은 영구 동토인 북극이다. 아래에 맞닿은 미국은 자체적으로 불법이민자 상당수를 흡수해 왔다. 때문에 비자 발급 요건을 까다롭게 하는 것만으로도 불법입국을 어느 정도 차단할 수 있었다. 그러나 상황은 달라졌다. 트럼프 행정부의 미국은 더 이상 불법이민자를 흡수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불똥은 캐나다로 튀었다. 난민들이 미국 입국을 포기하는 대신 미국을 거쳐 캐나다로 향하기 시작했다. ‘이민자의 나라’였던 미국의 방문비자는 캐나다 것보다 발급 받기가 쉬웠고, 이는 캐나다로 걸어들어갈 수 있는 길을 제공했다. 미국과의 국경은 대서양, 태평양, 북극 등의 지리적 방어막과 까다로운 입국절차 사이의 구멍이 됐다. 미국과 캐나다 간 이민협약의 허점도 작용했다. 양국은 최초 도착국에서 난민심사를 하도록 하는 제3국 협약을 2002년 체결했다. 때문에 미국을 거쳐 캐나다로 온 난민들은 미국으로 다시 돌려보내지는 게 원칙이다. 그러나 이는 합법적으로 국경을 넘은 경우에 한한다. 불법 월경자의 경우 관련 규정이 따로 없어 미국으로 돌려보낼 수 없다. 난민들은 이 허점을 노린다. 특히 이는 미국 내의 이민자들까지 캐나다로 몰려드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 편법을 가장 먼저 활용한 이들도 미국 내 아이티 이민자들이었다. 지난해 트럼프 행정부가 자신들의 TPS 갱신을 중단하자 3국 협약의 허점을 노리고 캐나다 퀘벡주나 온타리오주로 대거 불법 월경했다. 그러나 미국은 이 협약을 개정하거나 폐기할 생각이 없다. 방문비자 발급을 엄격히 해달라는 캐나다의 요청에 대해서도 “큰 변화는 없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그러나 남쪽 국경에서의 미국의 태도는 북쪽에서와는 사뭇 다르다. 트럼프 대통령은 4월 초 “캐러밴이 오고 있다”며 “이들에게 우리 국경은 없는 거나 마찬가지”라고 했다. 그러면서 주 방위군을 국경에 배치하는 포고령을 내렸다. 중미 출신 이민자 행렬 ‘캐러밴’ 중 한 여성이 3월 29일 멕시코 티후아나의 한 수용시설에서 아이를 안고 있다./티후아나|로이터연합뉴스 ‘캐러밴’은 온두라스, 엘살바도르, 과테말라 등 중미 출신 이민자들의 행렬을 말한다. 이들이 멕시코 남부에서 북상 중이라는 소식을 접한 트럼프 대통령은 멕시코에 “아무 것도 하지 않은 채 미국의 이민법을 비웃고 있다”며 이들을 막을 것을 압박했다. 4월 23일에는 재협상이 진행 중인 북미자유무역협정(나프타)에 이민 규제 조건을 추가하겠다는 엄포도 놨다. 남쪽 국경에는 방위군 배치 포고령까지 2016년 대선 당시부터 그는 “멕시코 돈으로 멕시코와의 국경에 장벽을 세우겠다”고 공약했다. 허풍처럼 들리던 공약은 실제로 추진됐고 지난 1월에는 연방정부 셧다운 사태까지 일으켰다. 2월 20일에는 엔리케 페나 니에토 멕시코 대통령이 ‘멕시코 장벽 예산을 내놓으라’는 트럼프 대통령과 전화로 크게 다툰 뒤 예정됐던 정상회담까지 취소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범죄자 등 불법이민자의 유입을 막기 위해 남쪽 국경 통제를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마약 거래상이나 갱단 등 범죄자들이 접경지역을 넘는 것을 막으려면 장벽을 세워야 한다고 말한다. 난민신청을 한 이들 중 상당수가 심사를 받기 위해 미국으로 들어온 이후 법정에 나타나지 않고 잠적하는 경우가 많다며 불법이민을 막기 위해 이민법을 뜯어고쳐야 한다고도 주장한다. 그러나 트럼프 행정부의 남쪽 국경에 대한 집착은 미국 내 이민자의 상당수가 미국의 남쪽, 즉 중남미 출신이라는 점과 무관치 않다. 2015년 기준 미국 내 이민자 4210만명 중 4분의 1의 넘는 1210만명이 멕시코 출신이었다. 멕시코를 제외한 중남미 국가 출신도 1029만명에 달했다. 이민자 중 절반가량이 미국의 남쪽 국가 출신들인 셈이다. 이민자를 줄이려는 트럼프 행정부에 있어 남쪽 국경은 꼭 틀어막아야 할 입구일 수밖에 없다. 트럼프 행정부가 중단과 폐지 방침을 밝힌 DACA나 TPS의 수혜자 역시 온두라스, 아이티, 엘살바도르, 니카라과 등 중미 출신 이민자와 그 자녀들이 상당수다. 미국의 국경에 대한 ‘내로남불’식 태도는 인접국에 각기 다른 애환을 안긴다. 그러나 어느 경우든 그 피해는 이들 나라를 떠돌아야 할 이민자들의 몫이다. 캐나다가 난민 친화적이라는 말은 절차에 관한 것이다. 난민 인정률이 높다는 뜻이 아니다. ‘캐러밴’에 인도주의 단기 비자를 내주는 멕시코도 자국의 난민신청자들에 대해서는 엄격하다. 심사 결과에 항소할 경우 장기간 투옥하기도 한다. 이민자들이 정착할 만할 곳을 찾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상당수는 이들 나라 어딘가에서 추방될 것이다. 그러나 그들은 고국에 남지도 않을 것이다. 엘살바도르 출신 20대 산모는 “MS-13 갱단의 폭력을 피해 달아났다”며 “(망명을 위한) 싸움은 할 만한 가치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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