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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총 65 건 검색)

[전중환의 진화의 창]왜 부끄러움을 모를까? 진화론적 '윤석열 탐구'
[전중환의 진화의 창]왜 부끄러움을 모를까? 진화론적 '윤석열 탐구'
2025. 03. 12 20:39오피니언
... 없을까? 온 국민이 내란 사태로 엄청난 정신적, 신체적, 경제적 손실을 입었음을 그는 정녕 알지 못하는 걸까? 우리말에서 부끄러움은 적어도 두 가지 정서를 아우른다. 먼저 이들을 구별하자. 첫째,...
전중환의 진화의 창전중환의 진화의 창
[정동칼럼]부끄러움과 상식을 회복하자
[정동칼럼]부끄러움과 상식을 회복하자
2025. 01. 30 21:32오피니언
... 대한 반감에 기대어 기회주의적 언행으로 줄타기를 하고 있다. 윤 대통령과 국민의힘 지도부가 부끄러움과 상식을 회복하길 바랄 뿐이다. 상식을 회복해야 할 사람들은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이재명...
정동칼럼탄핵내란재판선거법위반이재명윤석열사법
[사설] ‘정치감사 없었다’는 감사원 궤변, 부끄러움을 잊었다
[사설] ‘정치감사 없었다’는 감사원 궤변, 부끄러움을 잊었다
2024. 12. 02 18:32오피니언
최달영 감사원 사무총장이 2일 서울 종로구 감사원에서 열린 긴급 브리핑에서 더불어민주당의 최재해 감사원장 탄핵 추진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성동훈 기자 최재해 감사원장 탄핵소추안이 2일 국회...
[위근우의 리플레이]율희 때리기에 동참하던 연예매체들의 태세전환, 부끄러움은 누구의 몫인가
[위근우의 리플레이]율희 때리기에 동참하던 연예매체들의 태세전환, 부끄러움은 누구의 몫인가
2024. 10. 31 06:00문화
K팝 걸그룹 라붐 출신 율희가 TV조선 <이젠 혼자다>에 출연해 자신의 이혼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유튜브 채널 TVCHOSUN JOY 화면 갈무리 한국 연예기사의 참담한 현재를 확인하고 싶다면 이혼한...
위근우의 리플레이

스포츠경향(총 21 건 검색)

‘이슈 PICK 쌤과 함께’ 작가 한강으로 폭발한 한국 문학의 힘! ‘죄의식과 부끄러움’
‘이슈 PICK 쌤과 함께’ 작가 한강으로 폭발한 한국 문학의 힘! ‘죄의식과 부끄러움
2025. 02. 16 08:59 연예
KBS 16일 오후 7시 10분 KBS1레서 방송이 될 ‘이슈 PICK 쌤과 함께’ 218회는 한국 문학의 죄의식과 부끄러움에 대하여 조명한다. 지난해 2024년, 한강 작가의 수상 소식은 그동안 문학계의 변방이라고 여겨졌던 한국 문학이 세계적으로 도약했음을 알리는 신호탄이 되었다. 이는 국내에서도 다시 문학에 대한 뜨거운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30여 년 넘게 한국 문학계에서 평론해온 서울대 아시아언어문명학부 서영채 교수는 한국 문학의 특징을 ‘죄의식과 부끄러움’이란 새로운 시각을 제시하며 설명한다. ‘이슈 PICK 쌤과 함께’에서는 서영채 교수와 함께 한국 문학에 담긴 ‘죄의식과 부끄러움’이 시대마다 어떻게 달라졌는지 그 변화의 과정을 살펴보고, 우리 시대에서 문학이 어떤 역할을 하는지 알아본다. 본격적인 강연에 앞서 “책을 읽기 위해서가 아니라 인테리어를 위해 산다”는 패널들의 농담에 서 교수는 “책은 원래 있어 보이도록 전시하기 위해 사는 거”라며, “두꺼운 책은 베고 자기도 좋다”는 재치 있는 호응으로 분위기를 환기시켰다. KBS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실시한 국민 독서 실태 조사에 따르면 대한민국 성인의 종합 독서율이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가장 최근 독서율은 43%로, 그중 독서율 비중은 2030 세대가 가장 높다. ‘이슈 PICK 쌤과 함께’의 유일한 20대 패널인 유빈은 “평소 독서를 좋아한다”고 밝히며, 책을 지식 습득의 목적으로 사용하는 것을 넘어 자신의 개성을 드러내고 감성을 충전하며 세상과 소통의 도구로 활용하는 ‘텍스트 힙’에 대해 소개했다. 그 예시로 책의 표지를 꾸미는 ‘책꾸’, 연예인들이 공항에 들고 가는 ‘공항 책’에 대해 이야기하며 젊은 세대의 독서 문화를 생생하게 전했다. 한국 문학은 최근 김혜순 작가의 ‘날개 환상통’이 미국의 전미도서비평가협회상 시 부문 수상, 김주혜 작가의 ‘작은 땅의 야수들’이 러시아 톨스토이 문학상 수상, ‘흰’, ‘소년이 온다’, ‘채식주의자’ 등을 집필한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 등으로 세계에서 인정을 받고 있다. 서 교수는 100년간 한국문학이 높은 수준을 다져왔음을 설명했다. 서 교수가 전하는 한국 문학에 담긴 마음은 바로 ‘죄의식과 부끄러움’이다. ‘죄의식’은 과거의 내 잘못을 인지하고 책임지려는 마음으로, 책임감으로 연결된다. 또한 ‘부끄러움’의 감정은 미래의 상황에 충분히 대처하지 못하는 자신의 처지를 한탄하게 만든다. “과거의 잘못은 죄의식으로 나타나고, 미래의 불안함은 부끄러움으로 나타난다는 것”이 연사의 설명이다. KBS 이러한 감정을 한국인들이 공통적으로 갖게 된 이유에 대해 연사는 한국 문학의 네 개의 관문을 들어 설명했다. 바로 국권을 상실했던 일제 강점기, 이어진 한국 전쟁, 전쟁 후의 경제적 빈곤, 마지막으로 정치적 혼란기이다. 이 네 개의 관문을 거치는 대한민국 20세기 전후반 동안의 감정을 한국 문학은 죄의식과 부끄러움으로 포착한 것이다. 한국 전쟁 후 절대적 빈곤을 극복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던 한국인들은 마지막 관문인 군사 독재 정권 시절을 거치며 민주주의를 되찾기 위해 저항했고, 1987년 제5공화국이 막을 내리고 10번째 헌법이 공표되며 한국 문학은 큰 전환을 맞이했다. 1990년대 한국 문학의 발전은 민주주의의 발전과도 궤를 같이한다. 자유를 보장하는 기반인 민주주의라는 토대에서 작가들은 오롯이 본인의 힘으로 예술적 성취를 이뤄내야 하는 시대를 맞았다. 그때 1990년대 문학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한 문제작이자 여공들의 이야기를 그린 신경숙의 자전적 소설 ‘외딴방’이 발표됐다. 작가 신경숙 본인의 경험과 그 시절의 상처를 담아낸 이 소설은 큰 인기를 얻었다. 높아진 독서 열기를 반영하듯 출판사들은 신인 작가를 발굴하는 데 힘쓰기 시작했다. 당시 서 교수가 편집위원을 지낸 출판사의 눈에 띈 작가가 바로 한강이다. 그러나 신인이었던 한강은 출판사의 작품 연재 제안을 거절했는데, ‘아직 세상에 나갈 만한 작품이 완성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그 후 1998년, 작가로서 한강의 뚝심이자 장인 기질이 만든 첫 장편소설 ‘검은 사슴’이 발표되었다. “민주주의 자유 문학 시대에 혜성처럼 등단한 작가, 한강의 초기 작품들은 인간의 내면과 감정 그 자체”라는 것이 연사의 설명이다. KBS 세계인 모두가 공감하는 보편성에 호소한 ‘소년이 온다’로 대표되듯, 한국인은 인간의 보편적인 역사와 감정을 모두 겪었고 이로써 네 가지 관문을 모두 통과한 1990년대에 이미 한국은 세계가 된 것이다. 민주주의 아래에서 자유가 보장되어 소재의 다양성이 확보되었고 그로 인해 한국 문학은 더욱 발전했으며, 21세기 이후 한강을 통해 전 세계에 한국 문학의 힘을 보여주게 되었다. 서 교수는 “한국 문학이 앞으로도 세계에서 한국 문학에 관한 관심은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문학의 정의는 ‘좋은 것’으로, 재미와 감동을 위해 문학을 찾는다면 그것으로 충분하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연사는 “문학은 영혼의 비상식량이라는 말과 함께 마음이 가난해지는 순간에 문학이라는 비상식량이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라”는 말로 강연을 마무리했다. ‘이슈 PICK 쌤과 함께’ 281회 ‘한국 문학, 죄의식과 부끄러움에 대하여’는 2월 16일 저녁 7시 10분에서 확인할 수 있다. 방송 후에는 KBS홈페이지와 wavve, 유튜브 KBS교양, KBS다큐에서 다시 볼 수 있다.
[스경x현장] 서른 살 선배도 성장한다…키움 김성민이 ‘부끄러움’을 이야기한 이유
[스경x현장] 서른 살 선배도 성장한다…키움 김성민이 ‘부끄러움’을 이야기한 이유
2024. 07. 10 15:46 야구
키움 김성민이 지난 9일 고척 한화전 승리 후 취재진과 인터뷰하고 있다. 고척|배재흥 기자 키움 김성민이 지난 9일 고척 한화전에 구원 등판해 힘껏 투구하고 있다. 키움 제공 키움은 KBO리그 10개 구단 중 가장 젊은 팀이다. 다른 구단에선 젊은 축에 속하지만, 키움에선 베테랑 역할을 해줘야 하는 선수들이 있다. 좌완 김성민(30)이 그런 선수다. 김성민은 2017 KBO 신인드래프트 2차 1라운드 전체 6순위로 SK(현 SSG)의 지명을 받았다. 프로 첫해 넥센(현 키움)으로 트레이드된 뒤로 줄곧 키움에서 활약하고 있다. 2021년까지 주로 불펜 투수로 뛰며 201경기 11승7패 22홀드 1세이브 평균자책 4.49의 성적을 거뒀다. 2021시즌을 마치곤 팔꿈치 수술을 받았고 사회복무요원으로 병역의무를 다했다. 수술과 재활, 군 문제를 해결하느라 공백기가 길었다. 김성민은 지난 4월13일 고척 롯데전에서 복귀전을 치렀다. 2021년 9월15일 창원 NC전 이후 941일 만의 1군 등판이었다. 김성민은 오랜 공백에 따른 우려를 떨쳐내고 키움의 승리조로 맹활약하고 있다. 9일 고척 한화전에선 2-3으로 추격하던 8회초 등판해 1이닝 무실점 투구로 팀의 5-3 역전승에 기여했다. 김성민. 키움 제공 이날까지 그는 31경기 3승1패 10홀드 평균자책 1.64를 기록했다. 30이닝 이상 던진 구원 투수 중 평균자책 1위다. 경기 뒤 김성민은 “2년 넘는 공백기가 있었기에 현시점에서 어떻게 공을 던져야 할지 포수 (김)재현이와 대화를 많이 나눴다”며 “(홍원기) 감독님도 믿고 써주시고, 야수들이 많이 도와줘서 결과가 좋은 것 같다”고 말했다. 자동투구판정시스템(ABS)과의 궁합도 좋은 편이다. “제가 대인배가 아니라”라며 미소지은 김성민은 “시합 중에 스트라이크라고 생각한 공이 볼이 되면 많이 흔들렸는데, ABS라는 틀 안에서 공격적으로 승부할 수 있어 부담이 많이 줄었다”고 전했다. 김성민의 종전 한 시즌 최다 홀드 기록은 2021시즌 11개다. 이미 10홀드를 따낸 만큼 홀드 부문 커리어하이는 무난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그는 기록에 큰 의미를 두지 않았다. 김성민. 키움 제공 성적에 대한 목표를 묻자 이런 답변이 돌아왔다. “성적은 늘 다른 영역이라고 생각한다. 그냥 투수로서 부끄러운 모습을 보이고 싶지 않다. 다른 팀에 가면 아직 어린 선수일지 모르나, 키움에선 저보다 어린 선수가 많다. 선배로서 마운드에서 좋은 모습을 보이며 그라운드 안팎에서 후배들을 많이 도와주고 싶다.” 선수단 평균 연령이 25.6세인 키움에서 서른 살 김성민도 성장하고 있다.
스경X현장
[★인명대사전] 장도연의 ‘동적인 평균’, 발칙함과 부끄러움 사이
[★인명대사전] 장도연의 ‘동적인 평균’, 발칙함과 부끄러움 사이
2024. 04. 24 00:00 연예
개그우먼 장도연. 사진 CJ ENM 개그우먼 장도연은 스스로에 대해 ‘슈퍼 노멀(SUPER NORMAL) 개그우먼’이라는 별칭을 붙였다. 워낙 다양한 개성이 존재하고, 실제 튀지 않으면 살아나갈 수 없는 개그계에서 그가 가진 독특함은 다른 이에 비하면 쉬이 묻히기 쉬운 그런 것이었다. 하지만 KBS 공채 22기 개그우먼으로 데뷔 17년이 넘어선 지금의 시점에서 그만큼 다채로운 활동을 하는 이도 찾아보기 힘들다. 요즘 새롭게 론칭하는 어떤 예능 프로그램이든 장도연이라는 MC를 그림에 안 넣어본 PD와 작가는 없으며, 실제 다채로운 형식의 프로그램에서 그의 이름을 만날 수 있다. 그는 현재 MBC ‘라디오스타’의 고정 MC로 활약 중이며 JTBC ‘배우반상회’에도 출연 중이다. 이는 스튜디오 토크형 프로그램이며, JTBC ‘걸스 온 파이어’는 오디션 형식의 프로그램이다. 장도연은 이를 통해 쇼 오디션 형식에 최초로 도전장을 내밀었다. 지난해 MBC ‘방송연예대상’에 출연한 개그우먼 장도연. 사진 MBC 그리고 SBS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에서 2020년 이후 4년째 ‘스토리텔러’로 활약 중이며, 김태호 사단으로 불리는 TEO의 유튜브 채널 토크 프로그램 ‘살롱드립’의 두 번째 시즌을 진행 중이다. 기안84를 연예대상으로 밀어 올린 MBC ‘태어난 김에 세계일주’ 그리고 오는 26일 2년 만에 세 번째 시즌을 방송하는 티빙 예능 ‘여고추리반 3’ 역시 장도연의 무대다. 나열한 것처럼, 그의 무대는 단순 토크 프로그램 뿐 아니라 교양, 쇼 오디션, 야외 예능 등 장르도 다양하다. 이렇게 많은 작품을 하지만 그의 바쁨이 도드라지지 않는 것은 그의 스타일에 기인한다. 장도연이 스스로 언급한 것처럼 그의 스타일이 ‘평범’한 것이라 그럴 수 있지만, 그 평범을 예능인으로서 중간, 평균의 모양새라고 지칭할 때 이는 ‘정적인 평균’이 아니다. 오히려 여러 가지 상황이 나왔다 움츠러드는 ‘동적인 평균’에 가깝다. 개그우먼 장도연. 사진 스포츠경향DB 그는 개그우먼치고는 ‘어색해’ ‘부끄러워’ ‘창피해’라는 말을 입에 달고 있는 편이다. 원래부터 개그우먼이 꿈이 아니었고 우연한 아르바이트 기회를 통해 예능 프로그램에 나왔다 신동엽의 안목에 캐스팅된 쪽이라 예능에 대한 스스로의 확신이 적은 편이었다. 게다가 타고 난 내향형 이른바 ‘I’의 성격을 갖고 있다. 그와 인터뷰를 한 경험으로도 대외적 이미지에 비해 굉장히 신중하고 조심스러운 성격을 느낄 수 있었다. 그는 대본이 짜인 콩트의 상황이 아니면 그렇게 돌발적인 이야기를 하지 않는 편이며, 오히려 조용히 들어주거나 공감해주는 데 강점을 보인다. 하지만 그렇다고 아예 그가 움츠러들기만 하는 예능인은 아니다. 때로는 아주 저돌적이면서도 발칙한 상황을 만들기도 한다. 대표적인 예가 지난 2018년 열린 패션지 ‘엘르’의 시상식이었다. 당시 열린 ‘엘르 스타일 어워즈 2018’에서 ‘걸 크러시 상’을 수상했던 장도연은 뒤 순서 수상자들이 도착하지 않아 시간을 많이 써야 했던 상황에서 무대에 올라 3분 정도를 끌었다. 대본이 없는 상황이었고 당사자 역시 당황스러운 상황이었지만 그의 넉살은 수상소감을 ‘레전드’로 남기게 하기에 충분했다. JTBC ‘걸스 온 파이어’로 오디션 MC로 데뷔한 개그우먼 장도연. 사진 JTBC 그는 이후 2022년 KBS 연예대상에서 ‘개는 훌륭하다’로 인기상을 수상하면서 100초에 소감을 마무리 짓는 센스있는 수상소감으로 끼를 발산했다. 각종 연기를 통해 수줍거나 부끄러워하다가도 망가지는 연기를 두려워하지 않으며, 박나래와 함께하던 이른바 ‘활력댄스’에 거리낌이 없었던 것도 그의 ‘발칙한’ 이미지에 한몫을 했다. 하지만 역시 이러한 동적인 평균치에도 대중들이 장도연을 찾는 이유는 그의 편안함 때문이다. 그는 이러한 다채로운 면을 갖고 특히 토크 형식에 장점을 보인다. 때로는 출연자보다 더 부끄러워하는 모습으로 출연자의 긴장을 풀어주기도 하고, 때로는 자신이 나서 웃음을 주며 분위기를 이끈다. 특히 ‘걸스 온 파이어’ MC로서 섰을 때는 자신보다 더 긴장한 출연자들을 위해 “이분들의 긴장을 조금이나마 덜어드리기 위해 따뜻한 기운을 드리고 싶다”고 해 박수를 받기도 했다. 그의 진정성 있는 목소리가 반대편에 앉은 초대손님의 눈시울을 붉히게 하는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의 스토리텔러 역할을 봐도 그렇다. 2021년 ‘제57회 백상예술대상’에서 TV부문 여자예능인상을 수상한 장도연. 사진 백상예술대상 사무국 장도연은 그의 말마따나 ‘내향인 가운데서는 가장 활발’하고, ‘외향인 가운데서는 가장 수줍은’ 성격을 갖고 있다. 이렇게 외향과 내향, 리드와 공감, 발칙함과 부끄러움의 경계에 선 그의 ‘슈퍼 노멀’은 단순한 양적인 평균이 아니다. 오랜기간 방송을 통해 나서야 할 때와 물러나야 할 때를 아는 겸양의 평균이며, 출연자들의 마음을 서서히 이끌어내는 배려의 평균이다.
[전문] 유아인, 침묵 깼다 “크나큰 후회와 부끄러움 느껴”
[전문] 유아인, 침묵 깼다 “크나큰 후회와 부끄러움 느껴”
2023. 03. 28 11:41 연예
대마·프로포폴·코카인·케타민 등 마약류 투약 혐의를 받는 배우 유아인(본명 엄홍식)이 27일 오후 경찰 조사를 마친 뒤 서울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를 나서며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배우 유아인이 다시 한번 사죄했다. 28일 유아인은 자신의 SNS를 통해 사과문을 올렸다. 유아인은 “어제 경찰 조사 직후 충분치 못한 사죄를 드렸다”며 “큰 실망을 드려 다시 한번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전했다. 이어 영화, 드라마, 광고 관계자들에게도 사죄의 마음을 전한다며 “제가 가져야 할 책임을 다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또 유아인은 “저 자신을 스스로 해하고 있었다는 사실에 크나큰 후회와 부끄러움을 느낀다”며 “제 과오가 어떠한 변명으로도 가릴 수 없는 잘못이라는 점을 분명하게 인지했다”고 반성했다. 유아인은 “앞으로 있을 조사에 성실히 임하며, 여러분의 모든 질타와 법의 심판을 달게 받겠다”며 다시 한번 사과의 뜻을 전했다. 한편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지난 1일 유아인의 소변에서 대마 양성 반응, 모발에서 프로포폴, 코카인, 케타민이 검출됐다는 감정 결과를 경찰에 통보했다. 이후 침묵으로 일관하던 유아인은 27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울경찰청 마포청사에서 소환 조사를 받은 뒤 취재진을 만나 “불미스러운 일로 큰 실망을 드리게 된 점 깊이 반성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하 유아인 SNS 전문 유아인입니다. 어제 경찰 조사 직후 충분치 못한 사죄를 드렸습니다. 불미스러운 일로 저를 아껴주시고 사랑해 주신 많은 분들께 큰 실망을 드려 다시 한번 사과의 말씀을 드립니다. 죄송합니다. 그리고 저로 인해 영화, 드라마, 광고 등 소중한 작업을 함께한 분들께, 어 제 전하지 못한 사죄의 마음을 전합니다. 무거운 책임을 무책임으로 버텨 온 순간들에 대해 깊게 반성하며, 저마다의 소중한 꿈과 목표를 이루고자 했던 수많은 동료 여러분과 관계자 분들께 피해를 드려 죄송합니다. 제가 가져야 할 책임을 다하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많은 분들이 저를 지지해 주시고 아낌없는 격려와 애정을 주셨는데, 배우의 업을 이어오며 한편으로는 저 자신을 스스로 해하고 있었다는 사실에 크나큰 후회와 부끄러움을 느낍니다. 또한 그런 잘못으로 인해 많은 분들 께 큰 상처를 드렸습니다. 죄송합니다. 사건이 불거지고 불충분했던 반성의 시간 동안, 저는 제 과오가 어떠한 변명으로도 가릴 수 없는 잘못이라는 점을 분명하게 인지했습니다. 제가 가져왔던 자기 합리화는 결코 저의 어리석은 선택을 가릴수 없는 잘못된 생각이었습니다. 앞으로 있을 조사에 성실히 임하며, 여러분의 모든 질타와 법의 심판을 달게 받겠습니다. 다시 한번 깊은 사죄의 마음을 전합니다. 죄송합니다.

주간경향(총 4 건 검색)

[배상훈 프로파일러의 범죄도시](8)소리공학자의 부끄러움과 언론의 반성(2018. 05. 28 14:10)
2018. 05. 28 14:10 사회
전문가라는 타이틀과 국가가 공인한 전문가집단이라는 권위를 앞세워 뒤늦게 잘못된 것으로 드러난 검사결과를 유일한 진실인 것처럼 왜곡한 사람들이 누구였나. 1991년 김기설 유서대필 사건으로 기소돼 수십 년간 고통받은 피고인 ‘강기훈’씨는 암투병 중 재심재판으로 무죄판결을 받아냈다. 그러나 당시 유서를 허위로 감정한 당사자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끝내 공식적인 사과를 하지 않았다. 2004년 경기도 화성에서 살해된 ㄱ씨 사건에서는 범인의 DNA 채취가 가능할 것으로 판단됐던 피해자의 청바지를 훼손, 결국 제대로 된 감정을 하지 못하며 미제사건이 됐다. 그러나 그때도 수사담당자와 국과수는 어떠한 사과나 공식 논평을 하지 않았다. 2014년 세월호 참사 이후 벌어진 ‘유병언 쫓기작전’에서 유병언의 사인을 감정한 후 국과수가 민간위원들과 공동으로 발표한 저체온사 결과는 논란이 일자 해괴하게도 국과수의 공식적인 입장이 아니라는 번복 해프닝까지 벌어졌다. ‘이태원 살인사건’이 20년을 끌어온 데에는 담당검사의 무능이 주요한 원인이었지만 과학적이지 않은 논리로 패터슨이 아닌 ‘리’를 범인으로 지목한 국과수 담당 법의관의 오판도 한몫 했다. MBC 방송 의 한 장면./화면 캡쳐 그러나 담당 법의관도, 국과수도 어떠한 사과나 공식 논평이 없었다. 얼마 전 제주 보육교사 살인사건에서 수사를 망친 것은 현장증거와 외국 저널에 나오는 사후추정 관련 논문검색을 게을리한 담당 법의관의 무능과 오판 때문이었다. 그것을 바로잡기 위해 9년이나 걸렸지만 담당 법의관이나 국과수는 어떠한 사과나 공식 논평도 내놓지 않았다. 필자는 잘못된 부검감정서로 사건이 초기부터 제대로 수사되지 못해 고통받는다는 피해자들의 연락을 종종 받는다. 분명 사회와 인증기관으로부터 공인받은 전문가라는 사람들이 저지르는 실수와 오판들인데 이상하게 이들의 브랜드는 실수를 덮는 역할까지 한다. 이에 분노한 관련자들은 억울하다고 울부짖으며 거리에서 피켓을 든다. ‘전문가’를 키운 것은 바로 언론 필자는 여기서 배명진이라는 사람이 진짜 사기꾼인지 아닌지 그 진위 여부를 논하려는 것이 아니다. 다만 소리공학자 ‘배명진’을 키운 것은 언론이라는 사실이다. 전문가로 취급되는 자의 발언이라면 여타의 판단 없이 신뢰하고 인용하는 언론의 문제라는 것이다. <PD수첩> 방송에서도 언급했듯이, 여러 논란이 되는 사건들을 다뤄온 우리나라 방송사는 배명진 교수의 소리분석 방법을 자주 인용했다. 그 결과는 엉터리인 경우도 있었고, 시청자들 사이에서 논란이 벌어지는 경우도 있었다. <PD수첩>이 언급한 바대로 ‘성완종 사건’처럼 심각한 경우도 있었을 것이다(사족을 달자면, 배명진 교수는 SBS이건 MBC이건 종편이건 모두 다 출연했다. 본인 스스로 방송 출연이 7000건이 넘는다고 했다). 사실 <PD수첩>은 SBS를 언급하기보다 자신들이 내보냈던 <베란다쇼> 등 MBC 제작진들에게 질문을 했어야 한다. 무슨 근거로 배명진 교수를 출연시켰는지. 자극적으로 카메라에 폭력을 행사하는 배 교수의 장면을 길게 내보낼 시간에 스스로를 돌아보는 부분이 없으니 ‘내로남불’이라는 비아냥을 들어도 할 말이 없을 것이다. 물론 사안을 본질적으로 들여다보자면 이들 탐사보도의 문제제기는 말 그대로 하나의 문제제기에 불과했다면 굳이 큰 문제가 될 것이 없을 수 있다. 또 실제 문제가 심각하다면 국과수나 아니면 관련 전문가들의 반론이라든가 의견 제시 등을 통해 정정하면 될 일이다. 그런데 국과수 같은 국가공인 전문가 집단 자체가 국민의 신뢰를 잃은 상태에서 다른 대안을 찾다보니 나타난 결과가 배명진이라는 점이다. 국민이 진실을 알고자 할 때 소위 전문가들이나 그들을 공인한 국과수는 무엇을 했던가? 과거 수많은 군대 내 의문사와 사회적으로 논란이 되었던 사건·사고에서 전문가들이나 국과수는 누구의 편에 있었는가? 전문가라는 타이틀과 국가가 공인한 전문가 집단이라는 권위를 앞세워 뒤늦게 잘못된 것으로 드러난 검사결과를 유일한 진실인 것처럼 왜곡한 사람들이 누구였나. 그런 잘못된 과거를 국민들이 명확히 기억하고 알고 있는데, 반성도 사과도 없이 도리어 전문가 집단이라는 권위를 앞세운다면 부끄러움을 모르는 행위라고 할 만하다. <PD수첩>이 제기한 배명진 교수 문제는 의도적이든 아니든 두 가지 사안 즉, 학문 영역과 전문 감정이라는 문제가 혼재하고 있다. 우선 소위 음성전문가들이 제기하는 학문과 방법론에 대한 부분을 보자면, 소리공학자 배명진을 검증하는 다른 학자들의 전문 영역은 음악치료학, 음운학 등으로 나온다. 반면 배 교수는 소리를 분석해서 의도하는 결과를 산출하려는 인물이다. 음악치료학이나 음운학과 배 교수의 영역은 과학의 문제일 수도 있고, 과학 일반주의의 문제일 수도 있으며, 더 노골적으로는 밥그릇 싸움일 수 있다. 필자는 역사사회학을 전공했지만 경찰에 투신한 경험을 바탕으로 프로파일링이라는 영역에서 연구활동을 하고 있다. 이것은 범죄심리학의 영역인가? 범죄수사학의 영역인가? 아니면 공안행정 영역인가? 모두 아니다. 그냥 프로파일링 영역이다. 학문 영역과 전문 감정의 문제가 혼재 물론 배명진 교수는 본인의 영역에서 벗어나 너무 문어발식으로 여러 가지를 시도한 점이 없지 않아 있다. 방송의 생리에 익숙해져서 학문의 방법론과 방송의 재미 살리기를 구분하지 못했다는 비판은 타당하다고 보인다. 필자도 방송에 출연하다 보면 제작진들이 원하는 방향과 방식에 동요돼 엄격한 과학의 영역에 따라 판단해야 할 것을 하지 못한 경험이 있다. 배명진 교수 역시 그랬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그렇다 하더라도 현재 제기되고 있는 부분에서 학문의 영역 문제가 아닌 방법론상의 과학성에 대한 오류와 오판이 있었다면 이는 분명한 잘못이다. 또 그로 인해 사건 자체를 왜곡하고 관련자들에게 상처를 주었다면 정중하게 사과를 해야 할 문제다. 다음 영역이 법원에 제출되는 전문 감정서 문제다. 이 영역은 사안의 본질하고는 차원이 다른 문제이다. 법원의 판사는 판결에 대한 자신의 심증을 형성하기 위한 보조수단으로서 전문 감정서를 제출 받는다. 그것을 받아들이고 아니고의 문제는 전적으로 판사의 재량이다. 그것은 국과수나 과학수사요원이 현장에서 증거를 취득하고 감정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물론 이들의 감정서가 결정적 판단기준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미국의 경우 과학수사의 다양한 분야에서 셀 수 없이 많은 전문 감정인들이 존재한다. 그들이 한 감정의 결과는 재판 중에 공개적으로 검증되고 평가 받는다. 즉 반대 측(원고이든 피고이든)의 적나라한 탄핵을 받기 때문에 문제가 되지 않는다. 오죽했으면 ‘사이코메트리’라고 하는 기괴한 방법도 법정에서 치열하게 다퉈지기도 한다. 지난 정권을 거치면서 <PD수첩>이 모진 탄압을 받아 공중분해된 것을 우리 모두는 기억한다. 그리고 정의도 실종되었다는 점도 잘 안다. 그래서 돌아온 <PD수첩>에 많은 국민들이 애정을 가지고 있다. 문제제기는 좋았다. 그러나 그렇게 될 수밖에 없었던 언론환경에 대한 반성 역시 함께 다뤄졌어야 하지 않을까. 그런데 그때의 <PD수첩>으로 돌아오는 데는 아직은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한 것 같다.
배상훈 프로파일러의 범죄도시
[렌즈로 본 세상]한 점 부끄러움 없는 사람은 정말 없을까?(2017. 06. 13 14:44)
2017. 06. 13 14:44 사회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후보자가 7일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선서를 하고 있습니다. 이날은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와 강경화 외교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동시에 열려 슈퍼 수요일이라고도 했습니다. 14일에는 현역 국회의원으로서 장관 후보로 지명된 3명의 인사청문회도 열립니다. 새로운 정부가 들어서고 나면 어김없이 장관 후보자들은 인사청문회에 앞서 야당과 언론으로부터 혹독한 검증을 받습니다. 큰 결격사유가 아니라는 여당과 한 점 흠집도 없어야 한다는 야당의 주장은 정권이 바뀌어도 서로의 입장만 바뀔 뿐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한 점 의혹도 없고 업무능력도 출중한 사람을 찾는 것은 정말 불가능한 일일까요.
렌즈로 본 세상
[비상식의 사회]박근혜 사람들, 그 부끄러움의 결핍
[비상식의 사회]박근혜 사람들, 그 부끄러움의 결핍(2016. 11. 28 17:01)
2016. 11. 28 17:01 사회
청와대 안에서 범죄를 은폐하고 범인을 보호하는 데 여념이 없는 사람들이여, 이제 두 손을 머리 위에 얹고 그곳에서 나오라. 국민에게 항복하라. 창세기에 따르면 하느님은 에덴동산에 사는 인간들에게 이렇게 명했다. “이 동산에 있는 나무 열매는 마음대로 따먹어라. 그러나 선과 악을 알게 하는 나무 열매만은 따먹지 마라. 그것을 따먹는 날, 너는 반드시 죽는다.” 그러나 아담과 여자는 선악과(善惡果)를 따먹는 죄를 저지른다. 그런데 선악과를 먹은 인간은 선과 악을 구분할 줄 알게 되었고, 벗고 있다는 사실에 대한 부끄러움도 알게 되었다. 그래서 무화과 잎을 엮어 부끄러운 알몸을 가리게 된다. 인간은 하느님의 말씀을 어기는 죄를 지었지만, 그럼으로써 선과 악을 구분하고 부끄러워할 줄 아는 지혜를 갖게 되는 역설이 생겨난다. 그 이후로 인간은 부끄러움을 아는 존재가 되었다. 벌거벗은 자신의 몸을 부끄러워하는 동물은 인간밖에 없다. 그런데 자신이 벌거벗겨지고 있는데도, 그래서 자신의 치부가 온 세상에 드러나고 있는데도 부끄러운 줄 모르는 사람이 있다. 대한민국의 제18대 대통령 박근혜다. 차마 어디 가서 고개를 들 수 없을 정도로 엽기적인 그의 행동들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인간으로서의 기본적인 소양조차 결여된 최순실이라는 절친이 그의 둘도 없는 국정 파트너였다. 우리가 이제야 알게 된 박근혜 정권은 ‘최순실에 의한, 최순실을 위한, 최순실의 정권’이었다. 2012년 12월에 국민은 박근혜 후보를 대통령으로 뽑았지만, 그는 자신의 권력을 최순실이라는 친구에게 넘겨주었던 것이다. 그것도 아주 형편없는 친구에게. 치부가 드러나도 부끄럽지 않은 사람들 대통령은 최순실을 위해 재벌 총수들을 만나 돈을 내라고 강요했고, 최순실의 딸 정유라의 친구 아빠에게 일감을 몰아주기 위해 대기업에 압력을 넣었다. 대통령이 친구, 그리고 그 ‘친구 딸의 친구의 아빠’를 위한 브로커가 된 셈이다. 이 믿겨지지 않는 실화는 대한민국을 전율의 도가니 속으로 몰아넣고 있다. 후세의 사극에 두고두고 등장할 영화 같은 스토리다. 촛불을 들고 저 광장에 나온 국민들이 지키고 가꿔온 이 나라가 상식 이하의 대통령에 의해 무너져버린 슬픔을 우리는 겪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도 정작 참회의 눈물을 흘려도 시원치 않은 대통령은 태연하게 거짓말만 계속하며 국민을 속이려 하고 있다. 최순실에 대한 연설문 유출은 청와대 보좌체계가 완비된 이후에는 그만뒀다고 했지만, 기밀문서 유출은 올해 4월까지 계속된 것으로 드러났다. 미르·K스포츠재단 설립은 기업인들이 ‘선의의 도움’을 준 것이라고 했지만, 결국 자신이 주도하며 재벌 총수들을 독대해 기금 출연을 강요했던 사실도 드러났다. 무엇보다 놀라운 거짓말은 “언제든지 검찰 수사에 성실히 응할 각오”라던 약속을 뒤집어 버리고 검찰 조사 거부를 선언한 것이다. 국민 앞에 고개 숙이며 사과하던 그 순간에도 거짓말을 해대며 꼼수만 부리고 있었던 것이다. 참 나쁜 대통령이다. 한 야당 의원은 대통령이 “내가 뭘 잘못했는데요?”라고 되묻더라는 대통령 측근의 말을 전하고 있다. 그럴 법한 것이, 신문에 실린 사진에 나타난 그의 요즘 표정들은 너무도 밝고 환했다. 마치 아무 일도 없다는 듯이. 너희들은 왜 그러고 있느냐는 듯이. 박근혜는 하나도 부끄럽지 않은 것이다. 부끄러움을 모르는 것이 어디 대통령 한 사람뿐이겠는가. 아직도 그를 받들어 모시고 있는 청와대 참모들, 그리고 여전히 꼭두각시 노릇만 하고 있는 장관들, 그들 역시 주군과 조금도 다르지 않다. 국민의 분노가 하늘을 찌르고 있건만 청와대는 대통령의 범죄를 은폐하고 시간을 벌어 어떻게든 임기를 채우려는 꼼수 마련에 매달려 있다. 검찰 조사 거부할 테니 탄핵할 테면 하라고 도리어 소리친다. 나라야 망하든 말든, 오직 대통령만 살리고 보자는 일념에 불타 있다. 나라 생각이라고는 눈곱만큼도 하지 않는 그런 사람들이 이 나라의 청와대를 차지하고 있었다니, 등골이 오싹해진다. 지금 국민의 눈에 비치는 청와대는 범죄의 소굴과 다를 바 없다. 청와대 안에서 범죄를 은폐하고 범인을 보호하는 데 여념이 없는 사람들이여, 이제 두 손을 머리 위에 얹고 그곳에서 나오라. 국민에게 항복하라. 주군과 조금도 다르지 않은 참모와 장관들 그 대통령 밑에서 일해 왔던 장관들은 또 어떠한가. 평소 국무회의 석상에서 ‘대통령 말씀’을 받아 적기에 여념이 없던 장관들은 여전히 여왕에 대한 충성밖에 모른다. 국방부 장관은 국민의 반대를 무릅쓰고 기어코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을 밀어붙였고, 교육부 장관은 국정 역사교과서를 예정대로 강행하겠다고 한다. 국민적 논란거리인 사드 배치까지도 오히려 속도를 낸다. 지금처럼 정권의 신뢰가 붕괴되었을 때는 하던 일도 접어야 하는 것이 상식이거늘, 박근혜 정권의 장관들은 오히려 이 기회를 틈타 민심에 반하는 정책들을 밀어붙이고 있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국무회의에서 “지금이라도 촛불민심을 대통령에게 바르게 전달해 조기 퇴진하도록 하라”고 일갈했을 때, 고작 “국무회의가 정치판이냐”고 답했던 사람들이 그들이었다. 그들에게도 자식이 있을 것이다. 온 국민에게 손가락질 받는 대통령의 호위대 역할을 하는 아버지가 자식들 세대의 역사에 어떻게 기록될 것인가를 생각해 보기 바란다. 부끄러워할 줄조차 모르기에 더 부끄러운 아버지들이다. 자식들에게조차 부끄러운 그 자리에서 이제는 물러나라. ‘프로타고라스’에는 제우스가 인간에게 정의와 부끄러움을 준 얘기가 나온다. 신들은 세상의 모든 종족들에게 각각 필요한 능력을 배분하고 갖춰주도록 했지만 인간들에게는 국가를 경영하는 기술이 없어 서로 불의한 짓을 하고, 도로 흩어지고 다시 도륙되기 시작했다. 그래서 제우스는 헤르메스를 인간에게 보내 정의와 부끄러움을 모든 인간들에게 가져다주게 한다. 여기서 정의란 공동체에서 옳고 그름을 가리는 기준이고, 부끄러움은 그 정의를 지키기 위한 인간 내면적 도덕과도 같은 것이다. 플라톤은 제우스의 얘기를 통해 인간이 공동체를 일구어 나가기 위해서는 부끄러움의 능력을 가져야 한다고 말한 것이다. 그렇다면 정의를 파괴하고도 일말의 부끄러움도 느끼지 못하는 대통령과 그의 사람들은 우리 공동체를 파괴시키고 있는 존재들이다. 이들에게 명예로운 퇴진을 보장할 권리는 아무에게도 없다. 박근혜뿐만 아니라 그 아래서 부역하며 나라를 망가뜨린 이들의 죄상도 낱낱이 역사에 밝혀 가장 불명예스럽게 퇴진하도록 해야 한다. 나쁜 짓 한 사람은 벌을 받는 세상. 그런 상식이 지켜져야 우리의 삶이 더 이상 서럽지 않다. 무너진 정의를 다시 세우는 일은 지금부터가 시작이다.
비상식의 사회
[새해 작심삼일 극복 프로젝트](3)·끝-외국어… 부끄러움은 버리고 어학친구를 사귀라(2016. 01. 11 18:07)
2016. 01. 11 18:07 사회
ㆍ일본 마이니치신문 서울특파원 “나는 이렇게 한국어를 공부했다” “팽팽한 긴장감 속에서 진행됐고 아쉬움이 많은 회담이었다, 이렇게 저는 평가합니다…. 40분에서 45분 정도 계속해서 위안부 문제를 강하게 말씀하셨습니다.” 2011년 12월 18일 일본 교토에서 있었던 한·일 정상회담. 두 나라 외교사에서 손가락에 꼽힐 정도로 원활하지 못했다는 그 현장에 나도 있었다. 한국 청와대 측의 브리핑을 취재하라는 지시를 받은 나는 도쿄발 교토행 신칸센에 올랐다. 하지만 한국어 공부를 시작한 지 겨우 5개월째. 브리핑을 제대로 이해할 자신이 전혀 없었다. 차라리 청와대가 언론 브리핑을 거부하면 좋겠다는 생각까지 들었다. 마음이 정말로 무거웠다. 청와대 대변인은 나의 기대를 저버리고 ‘무려’ 15분에 걸쳐서 일본 언론을 상대로 브리핑을 했다. 나는 대변인 바로 옆에 있었지만 대변인의 설명은 물론, 일본 기자들의 한국어 질문도 알아들을 수가 없었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녹음기를 들고 서 있는 것뿐이었다. 서울의 한 어학원에서 원어민 강사로부터 영어수업을 받고 있는 직장인들. / 경향신문 자료사진 하지만 교토까지 출장을 가서 빈손으로 돌아갈 수는 없었다. 도쿄로 돌아가는 신칸센 안에서 대변인이 나눠준 간단한 보도자료를 사전과 번역프로그램을 동원해 해석했다. 하지만 단어든 문법이든 모르는 것투성이였다. A4 2장이었지만 도쿄까지 가는 2시간 동안에도 마치지 못했다. 이 한심한 사건은 이후 내가 한국어를 공부해야만 하는 원동력이 됐다. 그리고 이날 청와대 대변인의 브리핑을 녹음한 파일은 이후에도 몇 번 들었는데, 들을 때마다 아는 부분이 늘어나 있었고 나름 기뻤다. 한·일정상회담 취재 계기로 한국어 공부 한국어와 처음 만난 것은 교토 한·일 정상회담 5개월 전인 2011년 7월이다. 정치부 기자이던 나에게 회사에서 난데없이 서울특파원을 제안했다. 한국어를 잘하는 기자들의 독차지라고 생각했던 자리에 간다는 것은 상상도 못한 일이었다. 외교담당 기자로서 특파원은 꿈이었지만 “어학연수를 보내줄 시간 여유가 없으니 부임할 때까지 1년 반 안에 어학이 가능해야 한다”는 말에는 초조해졌다. 우선 NHK 라디오의 한국어강좌 교재를 구입했다. 의원회관에서 정치인들의 사무실을 돌면서도 한국어강좌 방송시간이 되면 벤치에 앉아 교재를 폈다. 휴일에 가족과 함께 외출해서도 차 안 옆자리 아이가 잠들면 녹음한 강좌를 틀었다. 특파원 부임을 앞두고 정치부에서 외신부로 이동하면서는 일본 거주 20년이 넘은 한국인 여성에게 개인교습을 받았는데, 내 상황을 설명하고 뉴스 듣기도 함께 연습했다. 뉴스를 모두 알아들을 수준은 아니었지만 업무에 필요한 단어·표현·발음에 빨리 익숙해지기 위해서였다. 1분 정도 되는 리포트를 들으면서 받아쓰기를 했다. 거듭해서 들어도 알아듣기 어려운 곳이 많았고, 그럴 때면 왜 이렇게 힘든 일을 하고 있나 싶어 짜증이 치밀기도 했다. 한국어가 확 늘어난 계기는 한국 드라마였다. 주로 좋아하는 배우가 나오는 드라마들을 보는데, 처음에는 자막을 켰고 두 번째는 자막을 껐다. 사전과 문법책을 옆에 두고 모르는 단어나 표현을 노트에 적어두었다. ‘알면 알수록 무서운 사람이었다’ 같은 표현도 알아듣게 되고, 입으로 직접 말하면서 통째로 외우기도 했다. 이렇게 어려운 표현도 조금씩 익숙해졌다. 가능한 한 자연스러운 표현을 익히기 위해, 한국어 선생님이나 한국 신문의 도쿄특파원들과 주고받은 이메일과 카카오톡 메시지를 출력해 노트에 붙여두었다. 밑줄을 긋고 소리를 내어 읽기를 반복했다. 서울특파원으로 오기 전에 실력을 객관적으로 확인하기 위해 한국어능력시험을 봤다. 중급인 4급에 합격하고는 어떻게든 해낼 수 있을 것 같은 자신감이 생겼다. 2013년 4월 서울에 도착하자마자 ‘신고식’을 치렀다. 앞으로 살게 될 용산 아파트까지 택시요금이 2만원 정도 나왔고, 나는 도쿄에서 환전한 5만원 지폐를 내밀었다. 중년의 택시기사는 “이렇게 큰돈을 내면 어떡해요. 은행에서 잔돈을 바꿔오세요”라고 했다. 택시는 나를 태워 은행 앞으로 갔다. 은행으로 들어가니 오후 4시 영업시간이 끝나기 직전이었다. 잔돈으로 바꿔달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적당한 표현이 나오지 않았다. 어찌어찌해서 돈을 바꿔 택시로 돌아오니 그 사이 요금은 더 올라가 있었다. 기사에게 항의 한마디 못하고 암담한 기분으로 서울에서의 첫날을 마쳤다. 오누키 특파원이 한국어를 공부하면서 정리한 노트. 친구에게 몇 번이고 물어 노트에 정리 나의 상사로 함께 일하는 서울지국장은 학생시절부터 한국어를 공부한 베테랑이었다. 일본 언론사 서울특파원들 가운데서도 가장 유창한 사람이었다. 그밖에 다른 일본 언론사의 기자들도 대부분 1년간 어학연수를 거쳐 어느 정도 한국어 실력이 있는 상태에서 부임했다. 나는 지국장 옆에서 말하기가 매우 부끄러웠다. 취재 전화를 할 때도 서툰 한국어 실력 때문에 상대방에게 면목이 없었고, 이 때문에 미리 사전을 찾아가며 질문을 준비했다. 상대의 얘기에 별달리 반응하지 못하는 상황을 상상하면, 전화를 거는 것조차 힘들 때도 있었다. 이런 나에게 지국장은 “너는 처음 만난 사람에게도 거리낌 없이 질문하지 않냐. 언어가 유창해지는 데는 적극성이 아주 중요하다. 앞으로 움츠리지 말고 적극적으로 생활해라”고 했다. 나는 부끄러움과 싸웠다. 기자회견, 인터뷰, 회식 등의 이런저런 자리에서 가능한 한 말을 하면서 익숙해지려고 했다. 학원의 경우 처음에는 일주일에 4일까지도 갔지만, 업무가 우선이었기 때문에 숙제도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일이 바빠지면서 학원은 더욱 멀어졌고 나의 선생님은 서울지국의 옆자리 한국인 직원, 한국인 친구들로 바뀌었다. 되도록 자연스럽게 말하고 싶었기에 문법수업보다는 실생활에서 얻는 것이 많고 즐거웠다. “이럴 때는 한국어로 뭐라고 해요”라고 몇 번이고 물어, 노트에 적어두었다. 서울특파원에게 가장 중요한 한·일관계나 북한문제 관련 단어나 표현은 신문이나 방송 스크립트 등의 문장을 보고 외웠다. 하지만 마감시간이 있는 직업의 특성상 들리지 않는 부분이 있을지 모른다는 불안이 항상 있었다. 이런 과정을 거쳐 결국 듣기만으로도 이해가 되었고 지난해 1월에는 한국어능력시험 6급에 합격했다. 더 이상 ‘나는 어학연수를 거치지 않았다’는 콤플렉스에 시달리지 않아도 되어 기뻤다. 영어는 제대로 하지도 못하는 내가 왜 한국어는 포기하지 않았을까. 물론 혼자서 취재가 가능한 수준에 단시간에 이르러야 한다는 압력이 가장 큰 이유다. 그리고 한국어의 울림에 대한 동경이다. 남자든 여자든, 장소가 어디든, 직업이 무엇이든, 한국인이 말하는 한국어를 들으면 ‘발음이 깨끗하고 좋다’고 생각했다. 그런 나였으니 교과서가 아닌 한국인 친구와의 대화를 공부 방법으로 선택한 것은 당연했다. 그리고 여러 번 포기했던 영어와 달리 기초부터 시작한 한국어는 공부할 때마다 실력이 늘었기 때문에 성취감이 컸던 것도 이유다. 아직도 택시에 오르면 “한국어를 잘하시네요”라는 말을 듣는 것은 아쉬운 일이다. 언젠가 “일본인이세요? 전혀 모르겠네요”라는 말을 듣는 날이 올 때까지, 즐겁게 공부해 나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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