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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총 467 건 검색)

“북한군은 오직 전진…우크라서 경험 쌓으며 전투력 강화”
북한군은 오직 전진…우크라서 경험 쌓으며 전투력 강화”
2025. 01. 23 20:50국제
... A 월랜더 전 미 국방부 국제안보 담당 차관보는 “북한군과 러시아군은 완전히 다른 군대”라며 “북한군 병사들은 강한 동기 부여와 철저한 규율을 바탕으로 부상과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고 임무를...
북한러시아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우크라이나북, 러시아 파병
“오로지 전진, 전진뿐”···전장에 빠르게 적응하는 북한군
“오로지 전진, 전진뿐”···전장에 빠르게 적응하는 북한군
2025. 01. 23 15:55국제
... 만들고 있다”면서 “이들이 전투 경험을 쌓으며 점점 더 강해지고 있다”고 했다. 올렉시는 “북한군이 단순히 소모전의 도구가 아니라, 현대전에 적응하며 새로운 위협으로 떠오르고 있다”고 분석했다....
북한러시아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우크라이나북, 러시아 파병
“우크라이나 전쟁 북한군 사망자 약 1000명”
“우크라이나 전쟁 북한군 사망자 약 1000명”
2025. 01. 23 09:03정치
.... 당국자들은 사망자와 부상자, 실종자 등을 모두 합친 병력손실 규모는 4000명으로 추정했다. 이는 북한군 전체 파병 병력의 40%에 육박하는 규모다. 앞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지난 9일
북한군북, 러시아 파병
“러시아 군보다 강하다”···파병 북한군 ‘전투력 우월’ 증언 이어져
“러시아 군보다 강하다”···파병 북한군 ‘전투력 우월’ 증언 이어져
2025. 01. 17 16:00국제
... 훨씬 낫다고 보고했다”고 말했다. 또 북한군이 돌격 작전 임무를 전담하고, 러시아군은 북한군의 돌격이 성공한 후 지역을 확보하는 역할을 맡았다고 밝힌 점도 공개했다. 또한 북한군은...
러시아북한군파병우크라이나북, 러시아 파병

스포츠경향(총 55 건 검색)

‘The GeoVista’ 북한군 러시아 파병···전인범 전 특전사령관 “북한군, 우크라이나 전쟁 기술 경험 통해 전쟁 능력 구축”
‘The GeoVista’ 북한군 러시아 파병···전인범 전 특전사령관 “북한군, 우크라이나 전쟁 기술 경험 통해 전쟁 능력 구축”
2024. 11. 06 22:04 연예
아리랑TV 지난 5일 방송이 된 아리랑TV ‘The GeoVista’는 북한군 러시아 파병에대해 김진아 한국외국어대학교 LD 학부 교수 진행으로 예비역 육군 중장인 전인범 전 특전사령관의 분석을 들었다. 최근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이 기정사실로 되면서 국제 사회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북한과 러시아의 군사협력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안과 다른 국제 제재를 위반하는 소지가 있지만, 러시아의 거부권과 양국 제재 회피 능력으로 인해 실질적 효과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북·중·러 간 미묘한 이상기류가 감지되고 있는 가운데 ‘The GeoVista’에서는 북한군 러시아 파병 상황, 북러의 밀착 계기와 중국의 입장도 상세히 분석했다. 아리랑TV 또한 육군 중장 전인범 전 특전사령관과 함께 파병된 북한군의 위상과 예상 역할, 향후 전세에 미칠 영향 등에 대해 대담이 진행됐다. 파병된 이들에 대해 우리 국정원은 일명 폭풍 군단으로 불리는 11군단으로 판단하고 있지만, 세계 언론들은 각자 조금씩 다른 평가를 내놓고 있는 것에 대해 전인범 전 특전사령관은 “입수한 정보는 11군단 출신이며, 이 부대의 주요 임무는 육로, 해상 또는 공중을 통해 적지에 침투하여 지휘 및 통제, 물류, 화재 등과 같은 약한 표적을 타격하고 적의 작전을 방해하는 것이다”라며 “주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선에 배치되는 병사는 경보병인 것으로 보인다”라고 설명했다. 현 전쟁 상황에 대해 “현재 러시아 내에서 한 달에 25,000~30,000명의 남성을 모집하고 있으며, 이들을 전선으로 보내고 있기 때문에 훈련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한편 기초 훈련이 잘되어 있는 북한 병사들은 작전에 큰 도움이 될 것이며, 쿠르스크 지역으로 진입할 것이라는 징후가 나타나고 있고, 이들이 방어 작전에 나설지, 아니면 공격용 군대로 사용될지 지켜봐야 한다”라고 말했다. 북한은 파병군의 탈영, 탈북 등 여러 가지 리스크를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러시아 우방국 중 유일하게 무기와 병력을 보내는 베팅을 했다. 아리랑TV 전인범 전 특별사령관은 “우리는 북한이 핵기술을 갖게 될 것이라고 우려하지만 그것은 예상한 것의 절반에 불과하다”며 “북한군은 우크라이나 전쟁 기술 경험을 통해 훌륭한 전쟁 능력을 구축하게 됐으며, 이러한 전쟁 경험은 구매할 수 없는 것”이라고 답했다. ‘The GeoVista’는 아리랑TV를 통해 매주 화요일 저녁 7시에 방송된다. 아리랑TV
KBS 기아타이거즈 북한군 비유···비판에 사과
KBS 기아타이거즈 북한군 비유···비판에 사과
2024. 07. 04 00:16 야구
유튜브 캡처 KBS(사장 박민)가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이 프로야구팀 기아타이거즈를 북한군에 비유했다가 비판이 일자 사과하고 동영상을 수정했다. KBS 스포츠국 유튜브 ‘야구잡썰’ 제작진은 기아 타이거즈를 북한군에 빗댔다는 지적을 받은 동영상에 대해 3일 유튜브 커뮤니티에 올린 글에서 “적절치 못한 비유와 사례로 많은 분이 ‘지역 폄하 및 혐오’로 느끼게 된 점 충분히 공감하고 이 점에 깊이 반성하고 있다”며 “의도한 바는 아니었지만, 공영방송의 제작진으로서 더 심사숙고하지 못하고 불편한 결과물을 유통했다는 점에서 큰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고 입장을 밝혔다. 또 “보다 재미있고 좀 더 ‘유튜브’스러운 콘텐츠를 만들어야 한다는 압박감에 실제보다 과한 표현을 썼고, 좀처럼 KBO 리그에서 볼 수 없던 13점 차 역전을 ‘엄청난 경기력’ 대신 야구 커뮤니티에서 자주 사용되는 ‘정병리그’라는 표현을 썼다”며 “야구를 사랑하시는 분들에게 불편함을 드렸다”고 덧붙였다. ‘야구잡썰’은 KBS 정현재 PD와 정현호 PD 등이 출연해 패널들과 국내 야구 경기 결과를 두고 자유롭게 의견을 주고받는 콘텐츠로, 각자 응원하는 야구팀 유니폼을 입고 출연한다. 문제가 된 것은 이달 1일 올린 동영상이다. 기아 팬 정현호 PD가 지난달 25일 기아와 롯데자이언츠의 경기를 두고 “6·25 전쟁을 연상케 한다”고 말했고, 화면에는 6·25 전쟁 상황도에 기아와 롯데의 로고가 합성된 이미지가 삽입됐다. 기아는 당시 4회까지 14점을 내 큰 점수 차로 앞서갔으나 롯데에 추격을 허용해 결국 15대 15 무승부로 경기가 마무리됐다. 이는 기아를 한국전쟁 때 낙동강 방어선까지 밀고 갔다가 전세가 역전돼 후퇴한 북한군에 빗댄 것으로 해석됐다. 국내 프로야구를 “정병 리그”라고 표현한 것도 비판받았다. ‘정병’은 온라인 커뮤니티 이용자들이 정신질환을 비하할 때 쓰는 표현이다. 비판이 계속 이어지자 ‘야구잡썰’ 측은 이달 2일 기존 동영상을 수정해서 다시 올렸다. 문제가 된 내용은 현재 삭제가 된 상태다.
정준원, 북한군입네다···‘탈주’ 출연
정준원, 북한군입네다···‘탈주’ 출연
2024. 07. 03 14:04 연예
정준원. 에일리언컴퍼니 배우 정준원이 오늘(3일) 개봉하는 하반기 기대작 영화 ’탈주’에 출연한다. 영화 ’탈주’는 내일을 위한 탈주를 시작한 북한병사 규남(이제훈 분)과 오늘을 지키기 위해 규남을 쫓는 보위부 장교 현상(구교환 분)의 목숨 건 추격전을 그린 작품이다. 정준원이 극 중에서 맡은 역할은 북한군 소대장 박소위로 상관의 지시에 따라 칼같이 행동하는 인물. 박소위는 병사들의 일거수일투족을 관찰하고 책임지는 소대장답게 명령에 복종하고 충성을 다하는 뼛속까지 ‘찐’ 군인이다. 특히 박소위는 군 상관에게 아첨을 떠는 모습으로 부하 병사들에게는 씁쓸함을 안기기도 하며, 희망찬 내일을 꿈꾸며 탈주를 시작한 북한 병사 규남에게는 철저하게 응징하려는 잔인하면서도 냉혹한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북한 보위부 소좌 현상에게는 철저하게 명령에 복종하는 인물. 이 과정에서 정준원은 배우 이제훈 구교환과 치밀한 호흡을 주고 받으며 작품의 긴장감을 높일 예정이다. 무엇보다 쫓고 쫓기는 과정이 반복되면서 더해지는 긴장감과 위기감을 배가시키는 섬뜩한 등장과 임팩트 넘치는 활약으로 관객들의 시선을 압도할 예정이라 추격물의 쫄깃한 재미까지 함께 완성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지난 2015년 영화 ‘조류인간’으로 본격 데뷔한 정준원은 이후 영화 ‘동주’, ‘박열’, ‘더 테이블’, ‘리틀 포레스트’, ‘독전 1,2’, ’신체모음.zip’, 드라마 ‘VIP’, ‘허쉬’, ‘모범가족’ 등 다양한 작품에서 활약해왔다. 특히 여러 작품에서 형사, 재벌 2세, 수습기자 등 다양한 캐릭터로 살아숨쉬며 인물의 서사와 작품의 무게감을 함께 가져가는 탁월한 연기력으로 존재감을 확실히 선보인 만큼 영화 ‘탈주’에서의 변신에도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한편, 정준원이 출연한 영화 ‘탈주’는 오늘 3일부터 전국 극장에서 만날 수 있다.
배우 윤사봉, ‘무빙’ 북한군 요원역 호연
배우 윤사봉, ‘무빙’ 북한군 요원역 호연
2023. 09. 21 17:46 연예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배우 윤사봉이 디즈니+의 오리지널 시리즈 ‘무빙’에서 독보적인 캐릭터로 맹활약하며 극을 성공적으로 이끌었다. 지난 20일 모든 에피소드까지 공개된 디즈니+의 오리지널 시리즈 ‘무빙’(극본 강풀/연출 박인제, 박윤서)은 초능력을 숨긴 채 현재를 살아가는 아이들과 아픈 비밀을 감춘 채 과거를 살아온 부모들의 이야기를 그린 휴먼 액션 시리즈다. 윤사봉은 극 중 의미심장한 캐릭터인 정원 고등학교의 미화원으로 등장, 흥미진진함을 더했다. 16회에서 윤사봉은 베일에 감춰져 있던 자신의 미화원 캐릭터가 차세대 초능력자들의 정보 수집을 위해 정원 고등학교에서 침투한 북한군 정예 요원이었음이 밝혀지면서 충격을 안겼다. 윤사봉은 정원 고등학교에 모인 초능력자들을 찾기 위해 북한의 기력자(초능력자)들을 도와 수많은 CCTV가 숨겨진 교장실로 향했고, 그 안에서 미리 CCTV를 보고 있던 기간제 교사 윤성욱(전석호 분)에게 접근했다. 윤사봉은 미화원에서 북한군 정예 요원으로 순식간에 눈빛을 바꾸며 시청자들의 시선을 단숨에 사로잡았다. 17회에서 CCTV를 통해 정원 고등학교에 남아있는 관련자들의 위치를 파악하던 윤사봉은 이미현(한효주 분)에게 정체가 들키자 숨 막히는 난투극을 벌였다. 윤사봉은 뛰어난 북한 사투리 연기부터 몸을 사리지 않는 액션 연기까지 선보이며 극적 긴장감을 불어넣었다. 북한군 정예 요원 캐릭터를 디테일하게 구현해낸 윤사봉은 ‘무빙’을 통해 강렬한 임팩트를 남겼고, 그동안 쌓아온 연기 내공이 시너지를 발휘하며 믿고 보는 배우임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 윤사봉은 현재 뮤지컬 ‘레베카’, tvN 토일드라마 ‘아라문의 검’을 통해 무대와 안방극장을 오가며 열일 행보 중이다. 윤사봉이 활약 중인 뮤지컬 ‘레베카’는 오는 11월 19일까지 서울 블루스퀘어 신한카드홀에서 만나 볼 수 있으며, tvN ‘아라문의 검’은 오는 23일 밤 9시 20분 5, 6회 연속 방송된다.

주간경향(총 6 건 검색)

국제질서 흔드는 북한군 파병…김정은의 승부수인가, 자충수인가
국제질서 흔드는 북한군 파병…김정은의 승부수인가, 자충수인가(2024. 10. 28 09:48)
2024. 10. 28 09:48 정치
한국과 대결 피하고 파병 가능성…미 대선 염두 전략적 선택일 수도 한국 정부 대책의 실효성 문제…한반도 영향 분석 뒤 대응 나서야 북한이 지난 6월 19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 최고훈장인 ‘김일성훈장’을 수여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0일 보도했다./연합뉴스 한반도 내 ‘적대적 두 국가’를 선언한 북한의 움직임이 국제사회의 주요 변수로 떠올랐다. 미국 대통령선거를 코앞에 둔 상황에서 북한군이 러시아로 ‘파병’됐다는 정황이 확인됐다. 시기, 방식, 기대 효과 등이 모두 계산된 모양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주장한 ‘두 국가론’, 지난 6월 북한이 러시아와 체결한 ‘포괄적인 전략적 동반자 관계 조약’, 북한의 ‘사회주의헌법 개정’ 등과도 유기적으로 연결된다. 일련의 사건들은 북한이 단순히 군사적 의미를 넘어 외교, 경제, 국제질서 등을 고려한 북한판 대전략(Grand Strategy)을 가동하고 있었음을 보여준다. 실제로 북한은 러시아 파병을 통해 국제사회가 참여하는 ‘거대한 체스판’ 위로 단박에 올라섰다. ‘고립의 탈피’는 ‘진영화’를 통해 가능하다는 국제사회 작동원리를 이용했다. 경제 제재, 하노이 회담 실패, 한국의 정권 교체, 외교적 고립 등을 거친 김 위원장은 ‘러시아’와의 연대를 통해 존재감을 확보했다. 북한 독재 정권 존속을 목적으로 한 ‘진영화’가 열강이 대거 휘말릴 수 있는 국제전 가능성을 연 것이다. 당장 후방지원을 담당해 온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NATO)와 미국은 대응에 나서야 할 상황이다. 한국도 우크라이나 전쟁은 더 이상 남 일이 아닌 게 됐다. 이로써 북한을 고립시켜 힘으로 억제한다는 윤석열 정부 정책에도 구멍이 뚫렸다. 북한군 3000명은 누구인가 “북한 특수부대원이 러시아군에 현재까지 약 3000명 파병됐고, 오는 12월까지 파병 규모가 총 1만여명이 될 것이다.” 지난 10월 23일 조태용 국정원장이 국회 정보위원회 간담회에 참석해 밝힌 정보다. 같은 날 북한군 파병을 두고 ‘조사 중’이라는 미국 정부의 태도도 ‘증거가 있다’로 바뀌었다.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이 직접 “DPRK(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병력이 러시아에 있다는 증거가 있다”고 확인했다. 다만 파병 목적을 두고는 “두고 봐야 한다. 이는 우리가 가려내야 할(sort out) 문제”라고 답했다. 신중한 미국 정부 측 속내와 별개로 파병과 전투 참여를 구분하는 오스틴 장관의 접근에는 일리가 있다. 군사전문가인 두진호 한국국방연구원(KIDA) 국제전략연구실장은 “일반적으로 파병은 역할에 따라 크게 2~3개 정도로 분류할 수 있다”며 “하나는 대표적으로 떠올리는 전투병이고, 또 다른 하나는 후방에서 유지보수 등을 담당하는 지원군 역할”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북한은 러시아에 다양한 무기를 지원했는데 이중에는 ‘북한판 이스칸데르’라고 불리는 KN-23 단거리 탄도미사일도 포함돼 있다. 이를 운용하기 위한 일부 기술 인력 역시 러시아로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들 역시 넓게 보아 파병 개념에 속한다. 이들 외에도 북한군이 러시아에 이미 파병돼 있었다는 지적도 있다. 조한범 통일연구원 석좌연구위원은 “지난해 러시아 내 소식통으로부터 상트페테르부르크에 인민군 공병국(건설여단) 병사들이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며 “이들이 후방에서 전쟁 지원 역할을 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지난 10월 18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군 전략소통·정보보안센터(SPRAVDI)가 북한군으로 추정되는 군인들이 줄을 서서 러시아 보급품을 받고 있다고 공개한 영상./우크라이나군 전략소통·정보보안센터 X(구 트위터) 갈무리 결국 조 국정원장이 밝힌 북한군 3000명이 무엇을 하는 부대냐에 따라 파병의 성격도 달라질 수 있다. 이는 북한이 직접 전투에 참전해 국제문제를 일으킬 것인가와도 직결된다. 국회에서 나온 정보에 따르면 파병된 북한군은 ‘폭풍군단’으로 불리는 특수작전군 예하 11군단이다. 일반 부대에 비해 가볍게 무장해 기동력을 살린 ‘경보병여단’이 주축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주요 역할은 후방에 침투해 교란작전을 펼치는 것이다. 문제는 이러한 특성 때문에 이들 역할에 더욱 의문부호가 붙는다는 점이다. 조 위원은 “북한이 파병했다는 특수부대의 주 임무는 후방 침투 및 교란인데 러시아어도 못하는 병사들이 후방에 침투해서 무슨 역할을 하겠느냐”며 “이들을 전방에 배치하더라도 북한에서 훈련받은 이들이 우크라이나에서 제대로 싸울 수나 있을지 의문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들이 전투에 투입될 경우 포로로 붙잡히거나 대규모 사상자가 발생할 가능성이 큰데 그게 오히려 러시아, 북한 모두에 부담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이들의 역할을 제한적으로 보는 분석도 나온다. 두 실장은 “전쟁 패러다임이 바뀐 만큼 러시아에 투입됐다고 알려진 3000명의 역할은 전선에 바로 투입되는 것이 아닌, 이후 들어올 본대를 위한 사전 준비 병력에 가까울 것”이라며 “크게 러시아군과 협력해 전투를 이끌 지휘부와 러시아군에게 군사작전에 필요한 표준화된 전시교육을 받고 향후 북한군 본대를 교육할 선발대로 구성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특히 북한군은 드론 운용, 대드론 방어 체계 등이 준비되지 않은 상황인데 이대로 전선에 투입되면 대규모 사상자가 발생할 수 있다. 선발대가 이를 북한군에 교육할 수 있을 정도로 숙지하고, 임무 수행이 가능할지 검증하는 데만 올해가 다 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분석을 종합하면, 러시아에 파병된 북한군을 즉시 전력으로 보기는 어렵다. 게다가 전쟁 양상이 화력, 공습 등으로 비중이 옮겨지는 겨울이 다가오고 있다는 점 역시 중요하다. 실제로 국정원도 북한군 1만여명 파병이 완료되는 시점을 올해 12월로 예측했다. ‘파병’이 아닌 파병 ‘시점’에 주목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은 이 때문이다. 미국 대선을 10여일 앞두고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이 공개된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라는 의미다. 북한군 파병은 무엇을 노렸나 올해 북한은 주요 국면마다 정부와 전문가들 예측을 벗어났다. 대표적인 것이 지난 10월 7~8일 열린 북한 최고인민회의(한국식 ‘국회’) 결과다. 애초 정부 관계자와 전문가들은 북한이 대대적으로 헌법을 개정하고 발표할 것이라 예측했다. 그러나 최고인민회의가 종료된 후에도 헌법 개정과 관련한 북한의 특별한 움직임은 포착되지 않았다. 대신 군사분계선(MDL) 일대에서 남측과 연결되는 도로·철도 등을 끊고 요새화 작업만 진행했다. “한국과 더 이상 엮이고 싶지 않다”는 김 위원장 발언이 ‘실질적 조치’로 나타난 것이다. 미국 대선을 앞두고 7차 핵실험과 같은 대규모 도발이 진행될 것이란 예측 역시 빗나가고 있다. 이는 이른바 ‘평양 무인기 침투 사건’과 그 대응을 통해 엿볼 수 있다. 북한은 지난 10월 11일 ‘외무성 중대성명’으로 “한국이 지난 (10월) 3일과 9일에 이어 10일에도 심야시간을 노려 무인기를 평양시 중구역 상공에 침범시켜 수많은 반공화국 정치모략 선동 삐라를 살포하는 천인공노할 만행을 감행했다”고 주장했다. 10월 15일에는 김여정 조선노동당 중앙위 부부장 명의의 담화에서 “명백한 증거를 확보했다”고 밝혔고, 10월 19일에는 노동신문을 통해 ‘무인기 잔해’ 사진을 공개하기도 했다. 위협 발언의 수위는 계속 올라갔다. 하지만 “군사적 수단의 침범행위가 ‘또다시’ 발견, 확정될 때”라는 전제가 붙었다. 당장 보복할 것처럼 열을 올렸지만 실상 발언의 방점은 ‘재발을 방지하라’는 요구에 찍혀 있었다. 러시아 독립 언론기관이라고 주장하는 ‘아스트라’는 지난 10월 22일(현지시간) 텔레그램 채널에 북한군으로 보이는 군인들이 건물 외부에 서 있는 모습을 촬영해 게시했다.(왼쪽)/아스트라(ASTRA) 텔레그램 채널 갈무리. CNN은 지난 10월 19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문화부 소속 전략소통·정보보안센터(SPRAVDI)를 통해 입수한 러시아가 파병된 북한 군인에게 군복과 군화 등 보급품을 원활하게 지급하기 위한 목적으로 만든 한글 설문지를 공개했다. /우크라이나 문화부 소속 전략소통·정보보안센터(SPRAVDI) 제공. 북한이 한국과의 직접 대결을 피하고 선택한 것은 러시아 파병인 것으로 기정사실화 됐다. 지난 10월 24일(현지시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북한군 파병과 관련해 “무엇을 어떻게 할지는 우리가 알아서 할 일”이라며 부인하지 않았다. 하루 뒤인 25일에는 북한 조선중앙통신이 “그러한 일이 있다면 그것은 국제법적 규범에 부합되는 행동일 것”이라는 김정규 북한 외무성 러시아 담당 부상의 발언을 실었다. 이로써 국면은 파병을 ‘했나, 안 했나’에서 ‘왜 했는가’로 전환됐다. 북한은 파병이라는 전략 변화를 통해 국제질서 변화를 노린 것으로 보인다. 쉽게 말해, 북한과 한·미동맹 사이에 형성된 전선을 러시아를 포함한 지역 전선으로 확장하는 것이다. 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북한이 러시아 파병을 통해 가장 얻고자 하는 것은 한·미 상호방위조약과 같은 확고한 군사동맹”이라며 “북한 정예군이 파병될수록 유사시 러시아 역시 이에 상응하는 지원 및 협력을 해야 하는 구조”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는 북한을 상대로 했던 한·미동맹이 이제 북·러를 상대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북·러 밀착이 파생할 국제질서 변화에 주목하는 것은 두 실장 역시 마찬가지다. 그는 “파병으로 인해 북한이 얻을 수 있는 가장 큰 이득은 ‘안보우산 확약’, 쉽게 말해 러시아의 확장억제 제공”이라며 “이는 북한이 사실상 핵을 보유했음에도 미국의 압박을 받는 상황을 변화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정은은 안보의 장기적·질적 강화를 위해 정예 전력이 러시아로 빠져나가는 등의 단기적·양적 약화를 감수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북한의 이러한 선택을 단순히 ‘도박’으로 치부하기도 어렵다. 10여일 앞으로 다가온 미국 대선 문제와 엮이기 때문이다. 러시아와 북한은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 당선을 바랄 만한 이유가 있다. 트럼프 후보의 우크라이나 전쟁에 관한 입장은 ‘조건 없는 빠른 종전’이다. 이 경우 이미 점령당한 우크라이나 영토의 일부 혹은 전부가 러시아로 귀속된 채 전쟁이 끝날 수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북한군 파병은 중동과 유럽에 이어 바이든 행정부의 동아시아 정책도 실패한 것으로 비판받을 수 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을 대신해 대선에 나선 카멀라 해리스 민주당 후보에겐 악재가 나타난 셈이다. 북한 파병 문제와 관련해 미국이 시종일관 신중한 태도를 보이는 것 역시 이와 연관 지어볼 수 있다. 두 실장은 “미국 정부는 지금 전략적 인내의 시간을 보내고 있을 것”이라며 “북한 파병과 관련한 명확한 확인과 후속 조치는 결국 미국 대선이 끝나야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이 신중한 태도를 견지하고 있는 만큼 주요 강국들 역시 해당 기조를 따라가고 있다. 차기 미국 정부의 입장을 알 수 없다는 점, 상관도 없는 전쟁에 휘말릴 수 있다는 점, 국제사회 ‘진영화’를 부추길 수 있다는 점 등을 고려한 판단이다. 실제로 이를 벗어나 파병된 북한군에 대한 공격 의사까지 밝히고 있는 나라는 10월 25일 기준, 딱 두 나라밖에 없다. 전쟁 당사자 우크라이나 그리고 한국이다. 북한군 파병, 정부가 막을 수는 있나 “북한군 파병 문제와 관련해 전 세계에서 나오는 이야기 중 95%가 우크라이나발이고, 나머지 5%가 용산발이다.” 지난 10월 23일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총장은 이렇게 말했다. 그러면서 “전쟁 당사자인 우크라이나가 급한 것은 이해되지만 미국이나 나토조차 파병 규모, 목적을 두고 신중한 상황에서 우리 정부가 먼저 ‘우크라이나에 살상무기 지원도 검토하겠다’고 하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며 “왜 정부가 앞장서서 전쟁에 휘말리겠다고 하는 것인지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정부는 미국과 나토가 북한 파병을 확인하기 전인 지난 10월 22일 신원식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긴급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의를 열었다. 이날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은 “정부는 북한의 전투병력 파병에 따른 러·북 군사 협력의 진전 추이에 따라 단계적인 대응조치를 실행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공격용 무기 지원’ 가능성이 여기서 나왔다. 김태효 국가안보실 제1차장이 지난 10월 22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 등 현안에 관해 브리핑하고 있다. .연합뉴스 북한군 파병은 중·장기적으로 한국 안보 문제와 연결될 수 있다. 문제는 정부 대책의 적확성·실효성이다. 우크라이나에 대한 살상무기 지원과 북한군 파병 사이에 어떤 상관관계가 있는지가 설명되지 않는다. 해당 조치가 북한 외에 러시아라는 새로운 적대국을 만드는 것은 분명하다. 반면 한국이 언제, 어느 정도 규모의 무기를 지원할 때 북한군 파병이 ‘왜’ 멈추는지는 알 수가 없다. 정부 역시 ‘살상무기 지원’이 어떤 메커니즘으로 억제력을 발휘하는지 설명한 바 없다. 무기 지원에 사용할 예산, 지원에 따른 안보 공백 등이 검토된 것인지 역시 확실치 않다. 게다가 해당 조치는 사실상의 참전이다. 정부가 국회 동의 없이 독단적으로 결정할 수 있는 사안인지도 논란이 될 수 있다. 한 군사 전문가는 “그냥 NSC에 소수가 모여서 ‘그럼 우리 이렇게 한 번 해볼까요’하고 발표한 수준 아니냐”며 “윤 대통령까지 ‘살상 무기’ 지원을 말할 정도면 왜 우리가 전쟁에 개입해야 하고, 어떻게 억제력을 발휘할 것인지 정도는 논리적 설명이 가능해야 하는데 아무런 근거도 찾을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통령 발언만 보면 이제 한국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당사자다”고 덧붙였다. 대책의 실효성이 비판 받는 것에는 또 다른 이유도 있다. 정부는 인천 강화군 등 북한 접경지역에 울려 퍼지는 대남 확성기 문제조차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 이들 지역 주민들은 지난 10월 24일 국회 국방위원회 국정감사장을 찾아 어려움을 호소했다. 국민들이 일상에서 겪는 문제도 해결 못하는 상황에서 러시아로 파병된 북한군을 억제하겠다고 나선 셈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다수의 군사·북한 관련 전문가들은 “이 문제는 북한 전문가가 아닌 국내 정치 전문가들에게 물어보라”고 답변했다. 안보 문제를 넘어선 정치 문제가 엮여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정치 전문가들은 해당 문제를 조금 다른 관점에서 설명한다. 이준한 인천대 정외과 교수는 “정치학에는 랠리 이팩트(rally effect)라는 것이 있는데 외부 위협이 발생하면 정치지도자를 중심으로 국민이 결집하는 현상이다”며 “김건희 여사 문제,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의 갈등이 불거진 상황에서 정부가 지지층을 묶고, 내부 비판을 잠재우기 위해서라도 북한 문제에 강경해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여론조사 업체 리서치뷰의 안일원 대표는 “2030 남성층을 중심으로 안보 문제에 대해 보수적 경향을 보이는 만큼 북한에 대한 강경한 태도가 지지율 추가 하락은 막을 수 있다”면서도 “이미 북한과 정부를 적대적 공생 관계로 인식하는 국민이 많은 상황에서 북한군 파병 문제가 민생 악화, 김건희 여사 문제, 한동훈 대표와의 갈등 문제까지 덮을 수 있을 것으로 보진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오히려 대남 확성기 등의 일상 문제, 남북관계 경색으로 인한 안보 불안 등에 지친 국민은 주구장창 북한 문제만 붙잡고 키우는 정부에 반감만 커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안보 문제의 국내 정치화는 정부가 자초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윤석열 정부는 출범 이후 북한을 힘으로 억제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줄곧 피력해왔다. 그사이 북한은 ‘진영화’를 선택하며 남북 대립을 별개의 국가, 진영 간 대결로 변모시켰다. 상황은 변했다. 정부가 말해 온 고립과 억제에도 구멍이 뚫렸다. 반성과 변화가 필요한 시점에 정부가 내세운 것은 사실상의 ‘전쟁’이다. 윤 대통령은 지난 10월 24일 “저와 대한민국이 이를 절대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며 우크라이나에 대한 ‘살상무기 지원’ 가능성을 재확인했다. 홍 위원은 “아직 미국 정부가 어떤 입장을 취할지도 정해지지 않았고, 차기 정부의 입장도 알 수 없는 상황”이라며 “북·러동맹이 앞으로 한반도 정세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부터 면밀히 분석한 뒤 대응에 나서도 늦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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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진의 국방 B컷](1)북한군은 왜 해안포를 3400회나 개방했나
[박성진의 국방 B컷](1)북한군은 왜 해안포를 3400회나 개방했나(2024. 02. 16 16:00)
2024. 02. 16 16:00 정치
2018년 9월 19일 당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평양 백화원 영빈관에서 송영무 국방부 장관과 노광철 인민무력상의 판문점선언 이행을 위한 군사 분야 합의문(9·19 군사합의문) 교환을 지켜보며 손뼉을 치고 있다. 평양사진공동취재단 연초부터 ‘한반도 위기설’이 거론되고 있다. 김정은 조선노동당 총비서 겸 국무위원장이 지난해 12월 당 중앙위 8기 9차 전원회의에서 남조선을 동족이 아닌 적대적 교전 국가로 규정한 데 이어 ‘대한민국 초토화’까지 언급하면서부터다. 군 고위 관계자들은 국지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남북 간 군사적 충돌 가능성이 높아져 가고 있는 상황이지만 국민은 긴장 완화와 남북 간 평화적 공존을 원하고 있다. 국민의 희망과 달리 남북 간 대립이 격화된 데는 2018년 체결했던 9·19 군사합의 폐기가 큰 몫을 하고 있다. 6개 항목의 22개 조항으로 돼 있는 남북 군사합의서는 우발적 무력충돌이 전면전으로 번지지 않도록 남북 간 땅·바다·하늘의 완충구역을 설정하고 적대행위를 중단하는 것을 핵심 내용으로 담고 있다. 9·19 합의가 폐기된 것은 한국군이 지난해 11월 21일 북한의 군사정찰위성 발사를 구실로 9·19 합의 가운데 ‘공중 적대행위 금지구역(비행금지구역)’ 조항의 효력 정지를 발표한 것이 빌미가 됐다. 북한의 군사정찰위성 발사 자체가 9·19 합의 위반은 아니다. 북한은 남측의 조치 하루 뒤 9·19 군사합의 전면 파기를 선언했다. 지난 1월에는 합참이 9·19 합의에 따른 지상·해상의 적대행위 중지 구역(완충구역)이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고 발표하기에 이르렀다. 이후 남북 간 긴장과 북한의 무력 위협의 강도는 갈수록 높아져 가고 있다. ■북 해안포 개방의 의미 현 정부는 북한의 해안포 개방을 북이 9·19 합의를 지키지 않은 대표적 사례로 거론했다. 군 당국은 북측이 9·19 합의 체결 이후 백령도·연평도 등 남측 서북 도서를 겨냥해 북한 섬과 인근 내륙 해안에 배치된 포문을 지난 5년간 총 약 3400회 개방했다고 밝혔다. 숫자로 보면 엄청나게 많은 횟수다. 신원식 국방부 장관은 지난해 10월 국정감사에서 “북한이 매일 3~4회 (해안) 포문 폐쇄 의무조항을 위반해온 셈”이라며 “그런데도 (우리는) 9·19 합의를 신줏단지 모시듯 지키고 있다”고 말했다. 9·19 합의에는 해상 분야와 관련해 “서해 완충수역(초도~덕적도)에서는 포 사격·해상 기동 훈련을 중지한다. 해안포와 함포의 포구 포신 덮개를 설치하고 포문 폐쇄 조치를 한다(제1조 제2항)”고 명시돼 있다. 신 장관은 “포문 개방은 공격을 하기 위한 전 단계의 위협 조치”라고 말했다. 과거 문재인 정부는 북한의 해안포 개방에 대해 “적대적 의도가 없다”면서 시설물 관리 차원으로 해석했다. 해안지역에 설치된 포의 특성상 습기 제거나 환기 등 시설물 관리 차원으로 봤다. 북한군 포병은 굴속에 포를 숨겨놓고 공격할 때 이를 노출하는 이른바 ‘갱도 포병’이다. 굴속에 포를 숨기는 방식이어서 그만큼 습기에 취약하다. 이를 놓고 윤석열 정부는 지난 정권에서 군이 북한의 해안포 공개 의도를 자의적으로 해석해 합의 위반에 ‘면죄부’를 줬다고 주장한다. 반면 문재인 정부 관계자들은 ‘전략·전술적 관리’를 해왔다는 입장이다. 북한의 해안포 포문 폐쇄 조치를 합의 원칙으로 하되, 시설물 관리를 위한 것일지라도 포문 개방 사례를 모아 주기적으로 9·19 합의 위반사항으로 북한에 전달해 부담을 주는 것도 하나의 전술적 선택이었다는 것이다. 북한의 해안포 개방이 적대적 의도를 지닌 의도적 군사합의 위반인지를 따지려면 해안포 ‘포신’의 노출 여부가 중요하다. 이를 놓고 문재인 정부 청와대 안보실 관계자 A씨는 “북한군이 남측을 위협하는 차원에서였다면 포문 개방뿐만 아니라 포신을 노출한 것도 관측이 됐어야 하지만 그런 사례는 거의 없었다”고 지적했다. 북한의 해안포 개방이 단순한 시설물 관리 차원이었기에 전략적 측면에서 합의 위반 사실을 통보하고 포문 폐쇄 이행을 촉구했을 뿐 이를 공개적으로 문제 삼지는 않았다는 설명이다. 고위 예비역 장성 B씨는 “현 정부가 북한의 해안포 개방을 집중적으로 내세우면서 9·19 군사합의를 비난하는 것은 전체 맥락을 숨기고, 9·19 합의를 폐기하기 위한 핑계로 삼은 ‘대국민 호도’”라고 말했다. ■부메랑이 된 소극적 9·19 홍보 9·19 합의는 남북 모두에 해당하는 조치로, 이명박 정부 당시 작성했던 ‘남북군비통제 추진계획서’에 기반해 만들어졌다. 한국이 북한보다 감시정찰능력이 월등하다는 측면에서 비행금지 조처는 북한군에 더 큰 제약이었다. 한미연합사 부사령관(육군 대장) 출신인 김병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018년 당시 군 당국은 비행금지구역 설정 이후 남북 감시정찰능력 변화를 평가하면서, 사람 시력으로 치면 우리는 1.5에서 1.4로, 북한은 0.4에서 0.1이 된다고 평가했다”며 “9·19 군사합의로 우리뿐만 아니라 북한의 감시정찰능력도 제한받는데, 우리는 여전히 북한을 다 들여다볼 수 있지만 북한은 아예 깜깜이가 됐다”고 지적한 것도 이런 까닭에서다. 서해 해안포 규모에서도 북측이 남측보다 4배나 많다. 9·19 합의에 따라 서해 해상 기동훈련을 제한받는 함정은 북한이 6배 더 많았다. 서해 북한 해군 전력의 80% 이상이 훈련을 못 하게 된 반면 한국 해군 훈련 구역은 덕적도 이남이라 합의 영향을 거의 받지 않았기 때문이다. 여러 사항을 종합해보면 일종의 군비통제안이었던 9·19 군사합의는 북한에 불리한 측면이 많았다. 국방부 대북정책관으로 당시 합의를 주도했던 김도균 전 수방사령관은 “북한 군부는 내부적으로 군사합의를 반대했지만, 김정은 위원장 지시로 어쩔 수 없이 받아들이는 분위기였다”며 “김 위원장이 직접 합의한 9·19 군사합의가 북한에 훨씬 불리하다는 점을 우리가 홍보할 수 없었던 것은 자칫 북한의 반발을 살 수 있기 때문이었다”고 밝혔다. 이 때문에 문재인 정부의 ‘9·19 남북 군사합의서’ 대국민 홍보는 거의 최악에 가깝다는 평가를 받았다. 남북 군사합의서가 담고 있는 6개 항목의 하나하나는 모두 국방부의 백브리핑이나 군 고위관계자 및 실무자들의 자세한 배경 설명이 요구되는 사안들이었음에도 제대로 된 설명이 이뤄지지 않았다. 남북 최전방 감시초소(GP) 폭파·철거 과정에서는 군 정보당국의 사전 판단과 달리 북측 GP가 지하요새화된 시설이 아닌 정황이 드러났다. 북측 GP 시설의 상당 부분이 참호 형식으로 연결됐다는 점에서 군 정보당국이 북측 GP의 시설 역량을 과대평가한 게 아니냐는 논란도 불거졌다. 당시 국방부는 마치 양계장 닭들에게 모이를 뿌리듯 ‘남북 군사합의’ 보도자료와 해설자료를 기자들에게 돌렸다. 이어 한두 차례 질의응답을 한 게 전부여서 “군이 북한에 양보한 것을 숨겼다”는 불필요한 억측이 계속됐다. 여기에는 군사작전에 일부 제약을 받게 된 합참 작전부서 장군들의 반발도 한몫했다. 문재인 정부의 소극적 설명은 정권이 바뀌면서 부메랑이 돼 돌아왔다. ‘9·19 군사합의서가 한국군의 손발을 묶어 안보를 위태롭게 한다’는 왜곡된 프레임이 국민에게 먹혀들었기 때문이다. 한국군에 유리한 측면의 9·19 군사합의안을 국민에게 제대로 전달하지 못한 탓이다.
박성진의 국방 B컷
[이기환의 Hi-story](51)북한군과 고구려 기마병의 공통점, 연천 호로고루(2022. 09. 23 14:25)
2022. 09. 23 14:25 문화/과학
지난 주말에 경기 연천 장남면 호로고루 주변에 심어놓은 해바라기를 실컷 보고 돌아왔습니다. 6만송이의 해바라기밭에서 연신 포즈를 취하고 사진을 찍는 관람객들로 북적댔습니다. 오는 10월 4일까지 열리는 행사가 ‘통일바라기 축제’인데요. ‘해만 바라보고 돈다’는 해바라기를 따서 ‘통일바라기’, 즉 ‘통일을 바라는 축제’라 한 겁니다. 6만송이 해바라기를 심어놓고 통일바라기 축제를 벌이고 있는 경기 연천 장남 호로고루. 호로고루는 5~6세기 고구려군의 최전방 사령부로 추정된다. / 이기환 역사 스토리텔러 참으로 절묘한 작명이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하지만 다른 생각이 들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연천이 북한과의 접경지역이니까, 판에 박힌 발상에서 ‘통일’ 자를 붙인 것이 아니냐고요. 해바라기와 통일바라기 축제 호로고루가 어떤 곳인지 알게 되면 절대 그렇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우선 ‘호로고루(瓠瀘古壘)’, 그 이름부터가 낯설죠. ‘호로’는 <삼국사기>에 등장하는 임진강의 구간 이름인 ‘호로하’에서 따왔고요. ‘고루’는 적의 침입을 막기 위해 쌓았던 ‘옛 보루’를 뜻하죠. 보루가 있었다면 엄청난 요충지였겠네요. 임진강과 한탄강은 강원 평강 오리산·검불랑 등에서 분출한 용암이 흘러내려 만들어진 하천인데요. 용암이 굳어져 생긴 현무암 지대를 따라 형성된 높이 10m가 넘는 두 강의 단애가 상류부터 끊임없이 펼쳐져 내려옵니다. 그중 두 강의 합류지점(연천 전곡 도감포), 칠중하(파주 적성 구간), 호로하(연천 장남면 구간) 등은 깎아지른 단애가 없고 수심마저 얕아 쉽게 건널 수 있는 몇 안 되는 지점입니다. 이중 호로하가 도보로 건널 수 있는 마지막 구간이었습니다. 이 호로하에서 약 500m 하류 쪽으로 가면 한국전쟁 이전까지 번성했던 고랑포구가 있었습니다. 서해안에서 거슬러 올라온 조기·새우·소금 배들이 파주·연천의 대표적인 특산물이던 콩·땔감·곡물 등과 교역한 포구였죠. 그러니 고랑포~임진강 하류~서해안 구간은 수심이 깊어 사람이, 혹은 기마부대나 전차부대가 건널 수 없죠. 북한군의 남침로, 무장공비 침투로 1950년 6월 25일 남침한 북한군의 주력 전차부대가 개성~문산이 아니라 20㎞나 우회한 곳이 호로하와 칠중하 쪽 임진강 구간이었습니다. 1968년 북한군 특수부대의 1·12사태 침투로가 이곳에서 멀지 않고요. 1974년 발견된 고랑포(제1) 땅굴도 8㎞가량 북동쪽에 있습니다. 장마철이 아니면 수심이 무릎까지밖에 올라가지 않는 곳이니 호로고루 부근을 침투로(남하로)로 삼은 겁니다. 예전에는 어땠을까요. 지형이 바뀌지 않은 이상 마찬가지였겠죠. 이곳은 삼국시대부터 한반도를 경영하려면 반드시 차지해야 할 요충지였습니다. 호로하, 즉 호로고루 부근은 삼국 중 가장 먼저 전성기를 누린 백제의 영역이었을 겁니다. 최근 호로고루 인근의 파주 적성 육계토성이 3세기 후반~4세기 전반에 축조된 백제성이라는 발굴성과가 나왔는데요. 생긴 것도 한성백제의 도성인 풍납토성과 닮아서 ‘리틀 풍납토성’이라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아닌 게 아니라 개풍 장학리(북한)~연천 횡산리~삼곶리~삼거리~우정리 1·2호분~동이리~학곡리 적석총 등 기원후 1~2세기에 축조된 백제 적석총이 8기나 확인됐습니다. 그러다 광개토대왕(재위 391~412)부터 이 땅은 고구려 영역으로 바뀌죠. ‘광개토대왕비문’에 따르면 396년(광개토대왕 5) 남침작전을 벌인 고구려가 58성 700촌을 빼앗고 ‘백제왕을 영원한 노객(奴客·신하)으로 삼은 뒤’ 돌아왔습니다. 발굴조사 당시의 호로고루 항공사진. 임진강의 수직 단애에 접해 성을 조성했으며 삼면이 급경사와 절벽으로 이뤄져 천혜의 요새로 기능했다. / 토지주택박물관 제공 고구려는 천자, 백제·신라는 제후? <삼국사기> 등에는 기록되지 않았는데요. 475년(고구려 장수왕 63·백제 개로왕 21) 장수왕이 이끄는 고구려군의 남침로도 바로 이 호로하와 칠중하 쪽이었을 것으로 짐작됩니다. 1950년 한국전쟁 때 북한군이 그랬듯 호로고루 쪽이야말로 고구려 주력인 기마병 부대가 건널 수 있는 여울목이었을 테니까요. 고구려군은 이후 동두천~의정부~상계동 등을 거쳐 아차산에 이르렀고 한강을 건너 한성백제의 도성인 풍납토성을 7일간 공격한 끝에 함락시켰을 겁니다. 그 루트를 따라 조성된 38곳의 고구려 보루 및 성이 고구려군의 남하 과정을 웅변해주고 있습니다. 이 고구려 성과 보루는 대부분 둘레 400m 안팎의 소규모인데요. 여기서 고구려의 점령지 통치방식에 대한 흥미로운 이야기가 나옵니다. 행정관을 둬 점령지역을 다스리고, 조세를 받는 형식이 아니라 전진·후퇴의 루트만을 확보했다는 겁니다. 이 대목에서 “(396년) 광개토대왕이… 백제왕을 영원한 노객으로 삼고 돌아왔다”는 ‘광개토대왕비문’이 눈에 띄는데요. 또 “475년 한성 함락 후 백제 문주왕(재위 475~477)이 신라가 보낸 원군 1만명과 함께 돌아와 보니 고구려군이 이미 물러갔다”는 <삼국사기> ‘문주왕’조도 주목거리입니다. 5세기 말에 작성된 충주 고구려비문에 “고려 태왕이 신라 매금(왕)과 (더불어) 세세토록 형제와 같이(如兄如弟)… 화합한다”는 구절이 있습니다. 이렇게 5~6세기 전반 남진정책을 펼친 고구려가 백제와 신라를 ‘노객’ 혹은 ‘형제국’으로 삼은 뒤 장기간 점령하지 않고 돌아갔다는 것이 심상치 않답니다. 이 때문에 만주벌판을 호령한 고구려가 스스로 황제국을 칭하면서 한반도 남부의 백제·신라까지 조공국가, 즉 제후국으로 삼았다는 유력한 해석이 등장한 겁니다. 대식가였던 고구려군의 ‘짬밥’ 4세기 말까지 백제, 그리고 5~6세기 중반까지 고구려의 ‘리즈 시절’을 상징하던 임진강 유역은 553년(신라 진흥왕 14) 다시 격동의 시기를 맞게 됩니다. 한강유역을 점령한 신라가 거침없이 북진합니다. 이때부터 임진강은 고구려-신라의 국경선으로 변합니다. 고구려는 강 북안에 호로고루, 당포성, 은대리성, 무등리 1·2보루 등 크고 작은 보루와 성을 고쳐 쌓거나 새로 구축했습니다. 그중에서도 호로고루는 고구려의 최전방사령부 역할을 했습니다. 어떻게 입증할 수 있을까요. 1998년 토지주택박물관의 정밀지표조사 결과 호로고루에서 고구려 기와 조각들이 대거 확인되면서 정식 조사가 시작됐는데요. 그 결과 임진강이 굽이굽이 돌아가면서 이뤄진 삼각형 형태의 천연 단애부에 접해 둘레 401m의 성벽을 조성한 사실을 확인했고요. ‘한들벌’로 이어지는 동쪽만 높게 성벽을 쌓았고요. 임진강, 즉 호로하에 면하는 곳은 30m의 절벽으로 곧장 이어지고, 북쪽 역시 40~60도가량 아찔한 급경사를 이루고 있습니다. 그러니 동벽만 막을 수 있다면 적의 침입이 불가능한 요새로 기능했을 겁니다. 성 내부의 전체 규모는 2000평 정도 됐습니다. 이곳에서는 임진강·한강 유역의 40여개 고구려 유적 가운데 가장 많은 양의 고구려 기와와 토기편이 쏟아져 나왔습니다. 심지어는 한성백제의 도성 체계에 있던 몽촌토성보다 많이 출토됐는데요. 그만큼 규모가 큰 건물이 존재했다는 얘기입니다. 2006년 확인된 지하보급창고에서도 흥미로운 유물이 쏟아졌습니다. 소·말·개·사슴·멧돼지 등 6종의 동물뼈와 불에 탄 쌀·콩·조·팥 등 곡물들이 출토됐습니다. 1300g들이 밥공기도 나왔는데요. 요즘의 밥공기가 200g 정도 되니까 고구려 병사들은 엄청난 양의 ‘짬밥’을 먹은 겁니다. ‘흙으로 만든 북(鼓)’도 출토됐는데요. 적의 습격을 알리거나 아군의 진격을 독려할 때의 두들겼던 ‘변방의 북소리’가 들리는 듯합니다. 호로고루 원경. 임진강의 연천 장남 구간인 호로하 인근에는 징검다리 식으로 모래톱이 드러날 정도로 수심이 낮아 기마부대가 쉽게 건널 수 있었다. 한국전쟁 때는 북한군 전차부대의 지원을 받은 1사단이 이 부근으로 남침했다. / 토지주택박물관 제공 호로고루와 동쪽으로 20㎞쯤 떨어진 무등산 보루에서 수백가마니에 달하는 탄화 곡물이 쏟아져 나왔습니다. 5~7세기 고구려군의 군량미 창고였습니다. 연구결과 고구려군이 먹은 쌀의 품종이 ‘인디카(Indica)’가 아니라 ‘자포니카(Japonica)’였던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인디카’는 지금 동남아 등지에서 먹고 있는 ‘메진’ 쌀이고, ‘자포니카’는 현재 우리가 먹고 있는 ‘차진’ 쌀이죠. 5~7세기 고구려가 양질의 군량미를 군사들에게 제공할 만큼 부강한 나라였다는 이야기가 됩니다. 삼국시대 군사분계선 저는 호로고루에만 가면 임진강 맞은편, 즉 남쪽에 있는 또 하나의 성터를 바라보고 상념에 잠기곤 합니다. 그곳이 ‘이잔미성’인데요. 정식 조사가 이뤄지지 않았지만, 일부 남아 있는 석축으로 미뤄보면 신라성일 가능성이 큰데요. 호로고루와 이잔미성은 임진강을 사이에 두고 대치한 고구려-신라의 최전선 사령부였겠죠. 그렇다면 임진강은 삼국시대판 군사분계선, 혹은 휴전선이겠네요. 강 양쪽의 성에 주둔한 병사들은 어땠을까요. 강을 사이에 두고 대치했지만, 때로는 “밥은 잘 먹었냐”, “고향 생각은 안 나냐”고 큰 소리로 소통하지는 않았을까요. 가끔은 그렇게라도 숨 막히는 대치국면을 풀지 않았을까요. 그랬을 것 같습니다. 신라를 똥개 취급한 당나라 이와 같은 신라~고구려의 살얼음판 대치국면(553~660)은 백제 멸망(660)으로 완전히 바뀝니다. 고구려가 공격 목표가 되면서 혈전의 무대로 변하죠. 662년(문무왕 2) 정월의 전투를 기록한 <삼국사기> ‘문무왕’조를 봅시다. 신라는 “보급품을 평양으로 보내라”는 당나라군의 요구에 따라 김유신 장군(595~673)의 지휘 아래 군량미를 운송합니다. 한 달 넘게 눈보라와 함께 강추위가 불어닥쳐 사람과 말이 얼어 죽어갔습니다. 결국 당나라군과 신라군이 철군을 결정합니다. “철군하던 신라군이 호로하에 이르렀을 때 고구려군이 쫓아와 강 언덕에 나란히 진을 쳤다. 신라군은 고구려군이 미처 강을 건너기 전에 먼저 기습했다.”(<삼국사기> ‘신라본기·문무왕’조) <삼국사기> ‘열전·김유신’조는 “이때 신라는 고구려군의 수급을 1만이나 베고, 5000명을 사로잡았다”고 했습니다. 호로고루와 이잔미성이 치열한 전쟁터가 됐음을 알 수 있습니다. 당나라군의 과도한 요구가 계속됐습니다. ‘오라 가라’는 당나라군의 ‘똥개 취급’에 신라의 괴로움은 극에 달했습니다. 호로고루에서 켜켜이 쌓인 채 확인된 고구려 기와류. 40여곳의 고구려 유적 가운데 가장 많은 기와가 확인됐다. / 토지주택박물관 제공 667년(문무왕 7) 신라군이 당나라군을 위해 칠중성(호로고루 인근 성)을 막 함락시킬 무렵이었습니다. 갑자기 당나라 사자가 달려와 “칠중성은 됐으니 빨리 평양성으로 군량미를 보내라”는 명을 내렸습니다. 김이 빠진 신라군이 공격하다 말고 군사를 돌려 수곡성(황해도 신계)까지 군량미를 싣고 진격했습니다. 천신만고 끝에 도착한 신라군에게 “당나라군이 이미 철군했다”는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그뿐이 아니었습니다. 장안(당나라 수도)으로 철군한 당나라군은 문책이 두려워 황제(고종·재위 649~683)에게 “신라가 군사를 늦게 보내는 바람에 철군했으니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고해바쳤답니다. 문무왕과 신라 조정의 분노가 켜켜이 쌓여갔습니다. 당나라·말갈·거란 연합군에 전승 백제에 이어 고구려까지 멸망시킨(668) 당나라는 한반도 전체를 집어삼키려는 야욕을 본격적으로 드러냅니다. 신라도 가만있지 않았습니다. 임진강 호로하와 칠중하는 신라-당나라군의 격전지로 변합니다. 673년(문무왕 11) 5월 당나라 총관 이근행(?~682)이 호로하 서쪽에서 고구려 유민들을 치고 수천명을 포로로 잡았습니다. 그러자 남은 고구려 유민들이 신라로 모두 도망가고 말았습니다. 그로부터 4개월 뒤인 9월에는 신라군이 당나라·말갈·거란 연합군을 역시 호로하에서 격퇴했습니다. 호로고루 내부에서 확인된 지하창고는 고구려군의 보급창고였다. / 토지주택박물관 제공 <삼국사기> ‘문무왕’조는 “호로하에서 왕봉(경기 고양)까지 치른 9차례의 전투에서 당나라군 2000여명의 목을 베었다”면서 “두 강에 빠져죽은 당나라군이 셀 수 없이 많았다”고 기록했습니다. 신라는 이 전투에서 결정적인 승기를 잡고 당나라를 내쫓는 기반을 닦았습니다. 오랜만에 찾아본 호로고루에 해가 저물고 있었는데요. 해바라기밭을 앞에 두고 호로고루 위로 넘어가는 일몰과 붉은 노을을 찍으려는 카메라가 장사진을 치고 있더라고요. 예부터 호로고루 주변의 임진강 절경을 ‘고호팔경(皐湖八景)’이라 했거든요. “낚시터에 비치는 깊은 밤 고운 달빛(釣臺暮月)… 자미성(호로고루) 위로 떠오르는 초승달(嵋城初月)… 저물녘 고랑포 선창으로 돌아오는 돛단배(石浦歸帆), 장단 석벽 좌우로 펼쳐지는 가을 단풍의 절경(赤壁丹楓), 경순왕릉에 비치는 저녁햇빛(羅陵落照)….” 호로고루라는 심상치 않은 이름 속에 담겨 있는 ‘심상치 않은 역사’의 사연을 한번쯤 기억해주기 바랍니다. ‘통일바라기’라는 이름의 축제를 여는 뜻도 한번쯤 새겨 두기를….
이기환의 Hi-story
[한국군 코멘터리]‘SI첩보’는 북한군이 한 일을 안다(2014. 12. 02 13:34)
2014. 12. 02 13:34 정치
한·미 정보당국이 SI 첩보에 매달릴 수밖에 없는 것은 북한에 대한 인적정보(Humint·휴민트)가 터무니없이 부족할 뿐더러 탈북자들이 내놓는 정보는 정확도가 현저하게 떨어지기 때문이다. 김진호 전 합참의장이 최근 발간한 자서전 ‘군인 김진호’에서 1999년 6월 15일 발생한 제1차 연평해전 때 북한군 사상자가 130여명에 달했다고 밝혀 연평해전이 다시 한 번 세간의 주목을 끌었다. 김 전 합참의장은 자서전에서 “우리의 통신정보기관에서 당시 북한의 교신내용을 파악한 것에 따르면 북측은 130여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그는 “(당시) 교전으로 손해를 입은 북한 어뢰정 1척과 경비정 5척의 탑승자는 대략 200여명”이라며 “침몰한 40t 신흥급 어뢰정의 탑승자 16명은 전원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당시 북한 함정 중 80명이 탑승하는 420t 대청급 경비정은 충돌공격으로 선체가 크게 부서졌고, 34명이 탑승하는 155t 상하이급 경비정은 선체가 반쯤 물에 잠길 정도로 파손됐다. 탑승정원 17명의 81t 청진급 경비정 2척도 충돌 및 포격으로 대파됐다. 북한 함정의 경우 손으로 조작해야 하는 기계식 구형 함포를 갑판 위에 장착하고 있어 포 주변에 배치된 수병들의 인명피해가 클 수밖에 없었다. 지난 2008년 6월 15일 경기도 평택 해군 2함대사령부 충무동산에서 제1 연평해전 승전기념 9주년 전승비가 제막되고 있다. | 연합뉴스 한·미 연합으로 운용되는 ‘제777부대’ 김 전 합참의장이 자서전에서 밝힌 남측의 통신정보기관은 대북감청 전문부대인 ‘제777’(일명 쓰리세븐) 부대를 말한다. 쓰리세븐 부대는 부대 명칭인 네 자리 숫자를 모두 더하면 마지막 숫자가 ‘7’로 끝난다고 해서 붙여졌는데, 원래 일정 기간이 지나면 이 숫자가 바뀌었다. 예를 들어 2002년 제2차 연평해전(서해교전)이 벌어졌을 때 쓰리세븐 부대의 명칭은 5679부대였고, 2004년 당시 명칭은 3275부대였다. 그러나 나중에는 숫자를 주기적으로 바꾸는 대신 아예 777부대로 부대명칭이 고정됐다. 쓰리세븐 부대는 백두 신호감청기와 지상의 감청장비를 통해 전자신호정보를 잡는다. 해상에도 선박이나 무인기를 띄워 정보를 수집한다. 쓰리세븐 부대는 정보본부 예하 조직이지만 한·미 연합으로 운용되고 있다. 한국군과 미군이 합동으로 근무하고 있는 것이다. 이 쓰리세븐 부대에서 생산하는 정보가 바로 SI 첩보다. ‘SI’(Special Intelligence) 첩보는 북한지역에서 잡히는 신호정보와 도·감청정보를 말한다. 한·미 정보당국이 북한 정보를 얻는 데 가장 많이 의존하는 게 이 SI 첩보다. 한·미 정보당국이 SI 첩보에 매달릴 수밖에 없는 것은 북한에 대한 인적정보(Humint·휴민트)가 터무니없이 부족할 뿐더러 탈북자들이 내놓는 정보는 정확도가 현저하게 떨어지기 때문이다. 또 미 정찰위성이나 금강 정찰기로 얻는 영상정보(Imint·이민트) 역시 구체적인 북한군 정보를 획득하기에는 역부족이다. 게다가 북한군은 미 군사정찰위성이 한반도 상공을 지날 때의 시간대와 궤도를 파악하고 있어 비밀리에 추진하는 군사활동은 정찰위성을 피해서 하고 있다. 그런 만큼 한·미 정보당국의 SI 첩보와 같은 신호정보(Sigint·시진트) 의존도는 매우 높다. 월드컵 열기가 한창 고조됐던 2002년 6월 29일 발생했던 제2차 연평해전 당시에도 북한 해군의 피해는 상당했다. 연평해전 때 북방한계선(NLL)을 넘어 기습공격으로 도발했던 북한 서해함대사령부 예하 8전대 소속 S0-1급 PCF 경비정 등산곶 684호는 함장이 전사하는 등 큰 인명피해를 냈다. 북한 등산곶 684호의 함장은 제1차 연평해전 당시 갑판장이었던 사실이 귀순자들의 증언 등으로 확인되기도 했다. 북한 해군은 같은 함정에서 수년간 장기근무하는 것이 통례다. 1·2차 연평해전 때 활약했던 해군 참수리급 고속정. | 연합뉴스 북한 해군은 남측 고속정의 근접사격과 초계함 2척의 원거리사격으로 정확한 인명피해는 사망 13명, 부상 25명 등 총 38명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사망자들은 대부분 우리 해군의 포격을 받고 현장에서 즉사했고, 부상자들은 대동강 남쪽에 위치한 인민군 11병원 등으로 긴급 이송됐던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우리 군은 6명이 전사하고 18명이 부상했다. 2차 연평해전 때 합동참모본부 군사정보부장을 지낸 권영달 예비역 소장은 “교전 직후 입수한 각종 대북첩보를 통해 황해도 사곶기지로 복귀한 북한 경비정이 철저히 파괴된 사실이 확인됐으며, 북한군 상부도 당혹해하며 위급상황을 전파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제2차 연평해전 발발 직후 북한군의 도발이 우발적이냐 의도적이냐는 논란이 있었다”며 “하지만 교전 다음날 한·미 군정보당국 회의에서 대북 감청부대가 제시한 다수의 SI 첩보를 보고받고 치밀히 계획된 도발이었다는 데 모두 동의했다”고 밝혔다. 연평해전 북한군 피해상황도 파악 제2차 연평해전이 발생한 이튿날 평양 순안비행장에 북한 군용헬기 1대가 착륙했다. 헬기장에 고급세단 1대와 중형버스 1대가 미리 와 대기하고 있는 모습도 미국 정찰위성 KH-12 사진에 의해 식별됐다. 이 헬기애눈 북한 해군사령관 김윤심 대장과 참모들이 타고 있었다. 이들은 2차 연평해전 직전 황해도 사곶 8전대 사령부로 날아와 작전을 직접 지휘, 감독한 뒤 이튿날 평양으로 복귀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정보당국은 이 헬기에 북한 해군사령관 등이 탑승했다는 사실도 SI 첩보 등을 통해 확인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SI 첩보를 바탕으로 서해바다가 작전지역인 해군 2함대사령부의 경우 과거에는 북한 서해함대사령부나 예하 8전대의 동향을 큰 어려움 없이 파악할 수 있었다고 한다. 특히 북한 해군의 경우 연료 부족 등을 이유로 경비정이 모항에서 입·출항하기보다는 해상에서 닻을 내리고 대기하는 묘박을 많이 해 무선통신을 많이 사용할 수밖에 없는 점도 도움이 됐다. 그러나 이제는 북한도 남측이 SI 첩보에 많이 의존하고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장성택이 전격 처형된 이후 북한군의 무선 교신이 예년 같은 기간의 절반 이하로 크게 줄어든 것도 남측으로 흘러나가는 정보를 최대한 차단하려고 시도했기 때문이었다. 북한군은 또 감청을 피하기 위해 도·감청이 불가능한 광케이블 유선 통신망을 주로 활용하고 있다. 무선교신의 경우에도 주파수 대역과 암호체계를 전면적으로 바꾸는가 하면, 의도적으로 잘못된 역정보를 흘리기도 한다. 그래도 정보 종사자들은 끊임없이 SI 첩보를 취득하기 위해 노력하고, 이를 바탕으로 정보를 생산한다. 이런 이들이 가장 난감해 하는 경우가 SI 첩보를 바탕으로 생성된 정보가 국회의원이나 정부 관계자의 입을 통해 흘러나온다거나 언론에 의해 보도되는 경우다. 이 경우 북한군은 무선 암호나 교신체계 등을 변경한다. 심지어 미그 전투기의 추락 사실이 남측 언론매체에 자세하게 보도될 때 무선 교신체계를 바꾸기도 한다. 그러면 이를 정보당국이 다시 정상적으로 파악하는 데 짧게는 며칠, 길게는 수개월 이상 걸리면서 정보 공백으로 이어진다.
한국군 코멘터리

레이디경향(총 1 건 검색)

북한군보다 강하고, 호환마마보다 무섭다? 사춘기의 최고점 ‘중2병’ 대탐구
2013. 07. 08 15:38 육아/교육
반 애들이 보는 앞에서 선생님에게 질 수 없다는 허세와 엄마에게 밀릴 수 없다는 오기 그리고 친구 패거리에 대한 집착으로 귀결되는 중2병. 세상이 다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소리치며 지질해 보일 바엔 죽는 게 낫다고 말하는 아이들을 보고 있자면 “오 마이 갓!”이란 탄식이 절로 나온다. 중2병, 사춘기의 다른 이름 요즘 ‘중2병’이 화두다. 아이가 말대꾸만 해도 중2병이라 하고, 허락받지 않고 머리 염색을 하거나 치맛단을 줄여도 중2병인 것 같다고 하소연이다. 초등학생이나 고등학생이 이유 없이 반항하고 속을 썩이면 중2도 아닌데 그런다고 걱정을 한다. 중2병의 본래 뜻은 중학교 2학년 또래의 사춘기 청소년들이 흔히 겪게 되는 심리적인 상태를 빗댄 말로 자아 형성 과정에서 ‘자신은 남과 다르다’ 혹은 ‘남보다 우월하다’ 등의 착각에 빠져 허세를 부리는 사람을 얕잡아 부르는 일종의 인터넷 속어다. 1999년에 일본의 한 라디오 방송에서 처음 사용됐는데, 그 뒤 우리나라에서는 의미가 조금 변질돼 연령대를 불문하고 사용된다. 중2병을 쉽게 이해하기 위해서는 널리 알려진 중2병의 전형적인 ‘증상’을 살펴보면 된다. ‘서양 음악을 듣기 시작한다, 맛도 없는 커피를 마시기 시작한다, 인기 밴드에 대해 뜨기 전부터 알고 있었다고 정색한다, 무엇이든 하면 된다고 생각한다, 엄마에게 프라이버시를 존중해달라고 말한다, 사회와 역사에 대해 좀 알게 되면 ‘미국은 추잡하다’ 라고 한다등이 있다. 사춘기 특유의 감수성과 상상력, 허세가 최고조에 이르렀음을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여기서 한 가지 주목 할 점이 있다. 왜 중학교 2학년이 사춘기 특유의 심리 상태를 표현하는 대표 학년으로 지목됐는가, 하는 점이다. 전문가들은 그 원인을 크게 세 가지로 꼽았다. 아직 성인에 미치지 못하는 초등학생과는 달리 성인에 가깝게 신체 발달이 이루어지는 시기라는 점과 대학 입시에 부담이 큰 고등학생과 달리 상대적으로 학업에서 자유롭다는 점 그리고 인터넷 발달로 정보 획득이 용이하다는 점이다. 특히 스마트폰으로 대표되는 요즘 아이들의 인터넷 사용이 사춘기의 큰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요즘 인터넷을 사용하지 않는 아이들은 없다. 이것은 어른과 아이가 접하는 정보가 같다는 것을 의미한다. 어른과 아이의 구분이 없어진 것이다. 과거에 어른이 어른일 수 있었던 것은 아이들이 모르는 정보를 먼저 배워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어른들이 아이들에 비해 지식이 달리는 형국이다. 그러니 아이들을 통제할 수도 통제될 리도 없는 것이다. 비록 그것이 어른의 지혜가 아닌 단순 정보에 불과한 지식이라도 말이다. 한창 반항기에 접어든 아이들에게 날개를 달아준 꼴이랄까. 무엇이 괴로울까? 여성가족부 산하 한국청소년상담복지개발원의 ‘2012년 상담 경향 분석 보고서’에 의하면 청소년들의 상담 요청 고민들은 가족, 일탈 및 비행, 학업과 진로, 성, 성격, 대인관계, 정신건강, 생활습관 및 외모, 컴퓨터·인터넷 사용, 정보 제공, 법률 정보, 활동, 기타의 13가지 카테고리로 분류된다. 그중 총 1만1백66건의 상담을 분석한 결과 우울·위축, 강박·불안, 충동(분노) 조절 문제, 자살·자해 등 정신건강과 관련된 상담이 전체의 약 25.5%로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 대인관계(24.9%), 가족 문제(14.2%) 등이 그 뒤를 이었다. 상담 요청 학생은 중·고등학생이 가장 많았고, 호소 영역별로는 초등학생은 가족 문제, 중학생은 대인관계, 고등학생은 정신건강에 대한 것이 많았다. 남녀 청소년의 호소 유형에도 차이가 있었다. 남학생의 경우 인터넷 과다 사용이나 충동적이고 공격적인 성격, 학교폭력, 학교생활 부적응, 등교 거부 등 주로 외형적인 행동으로 문제를 드러내는 경향이 강했고, 여학생의 경우 소극적이고 과민한 성격이나 친구관계, 따돌림 및 왕따, 자해와 자살 문제 등 관계와 성격에 대한 고민이 많았다. 특히, 자해와 자살 같은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경향은 여학생이 훨씬 두드러졌다. 「십대들의 쪽지」 발행인 강금주 변호사는 1980년대 후반 정도까지는 이성 문제로 인한 상담 요청이 가장 많았다고 했다. 그 다음으로 성격이나 외모 고민, 친구 문제 정도다. 친구 문제의 내용도 싸운 친구와 화해하는 방법이나 진정한 친구 찾기와 같은 다소 순수한 고민들이 주를 이뤘다. 그런데 2000년을 지나면서 그 상담 내용은 급속히 변했다. 무엇보다 성 문제에 대한 변화가 크다. 단순 이성 교제나 성 지식에 대한 고민에 지나지 않던 질문은 완전히 끊겼다. 인터넷을 통해 다 충족되기 때문에 궁금한 점이 없어진 것이다. 대신 성폭행이나 성추행 등 성 관련 문제들에 대한 문의가 증가했다는 점이 눈길을 끌었다. 이전에도 이런 문제들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과거에 쉬쉬하던 것과는 달리 드러내놓고 말할 수 있는 분위기로 변한 데다 성교육도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강 변호사는 청소년 성 문제의 경우 완전히 ‘성인 사회의 축소판’의 형태를 띠고 있다고 말했다. 심지어 성추행 같은 일은 보상받을 수 있는 ‘건수’로 생각하는 경향마저 있어 놀라움을 자아내고 있다. 부모는 아이를 너무 모른다 사춘기 자녀 문제로 어려움을 호소하는 부모들이 많다. 도대체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답답해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더욱이 덩치까지 커버린 ‘어른 아이’의 폭주를 감당하지 못해 두려움마저 느끼는 경우가 태반이다. 어른들은 아이들이 변했다고 고개를 절레절레 흔든다. 하지만 전문가들의 의견은 조금 달랐다. 사춘기 문제들의 종류가 늘고, 그 내용이 다양화되긴 했지만 이전에 없던 문제가 새로 생긴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자금 부모들이 겪고 있는 아이들의 문제는 이전에도 있어왔던 것이며 오히려 변한 쪽은 부모다. 사춘기에 접어든 아이의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부모들은 기본적으로 사춘기 아이들의 특성조차 모르는 경우가 태반이다. 기초 지식을 가지고 있지만 신문이나 뉴스를 통해 소식을 접하더라도 그것은 어디까지나 ‘남의 아이’의 이야기일 뿐, 자신의 아이와는 별개의 문제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고 한다. 그러니 아이 문제가 어렵고 힘들 수밖에 없는 것이다. 객관적으로 아이를 파악하지 못하니까 말이다. 아이에게 직접 도움을 주고 해결하기보다는 학원에 보내듯 외부의 도움으로 해결하려고 한다. “정신과 진료를 받게 하고 있다”, “무료 상담이라 효과가 없는 것 같아 유명 심리치료로 바꿔주었다”라면서 부모로서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하고 면피하려 한다. 자신은 할 도리를 다 했다는 것이다. 분명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한 경우가 있다. 하지만 부모가 아닌 타인에게 아이를 무조건 맡기려는 자세는 되레 아이에게 좋지 않은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경고한다. 심지어 일부 아이들은 심리적으로 정신과 진료를 받는 것에 대해 스스로 장애아라고 받아들이기도 하기 때문에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한다. 또 전문가들은 사춘기 자녀 문제에서 일정 부분 학교 선생님의 권위를 인정해주는 자세도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아이의 학교생활을 가장 잘 아는 사람은 분명 선생님이라는 사실을 인정해야 한다. 부모가 알고 있는 자녀의 모습은 극히 일부다. 학교에서의 내 아이, 친구들 안에서의 내 아이는 집에서의 모습과 완전히 다를 수 있다. 비록 선생님에게 조금 부족한 면이 보일지라도 최소한 아이들 앞에서는 선생님의 의견을 존중해주는 태도를 유지할 것을 전문가들은 권했다. 그래야 아이들도 선생님 말을 듣고 학교생활 또한 지도가 가능해진다. 결과 아닌 자연스러운 과정 ‘상상 속의 관중’이라는 말이 있다. 사춘기 아이들은 그만치 타인의 시선을 과도하게 의식한다. 그래서 부모 입장에서는 아무것도 아닌 문제를 단순히 ‘쪽팔리다’라는 이유로 격렬하게 반항하거나 거부하는 것이다. 사춘기 아이들은 기본적으로 스스로를 ‘남과 다르다’라고 전제하며 사고한다. 예를 들면 어른들 눈에는 위험천만해 보이는 오토바이를 면허도 없이 운전해 질주하는 데에는, 자신은 죽지 않을 것이라는 강한 믿음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인터넷의 발달이 우리 아이들의 사춘기를 더욱 심화시키기도 했다. 인터넷 게임이나 스마트폰을 통해 나쁜 성인문화까지 빠르게 배운다. 아이들은 자살부터 왕따까지 모방하기가 무척 쉬워졌다. 여기에 학업 스트레스까지 더해져 무기력증이나 우울증, 폭력적인 성향까지 정신적인 고통도 추가됐다. 사춘기 아이들은 ‘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에 답을 찾는 과업을 진행 중이다. 중2병이란 ‘병’ 앞에 가장 고통스러운 것은 누가 뭐래도 아이들이다. 사춘기를 거치지 않고 어른이 될 수는 없다.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누구나 다 거쳐가는 과정이다. 아이가 말대꾸를 한다면, 아이가 방문을 잠그기 시작했다면, 아이가 머리에 염색을 하고, 교복 치마를 짧게 수선했다면 일단 화를 내기에 앞서 어떤 ‘단계’에 들어섰음을 받아들여야 한다. 부모가 훈육에 대한 전문지식이 없어도 된다. 시간을 들여 관찰하면 부모는 본능적으로 다 알게 돼 있다. 관찰하고 대화하자. 어쩌면 그것으로도 많은 것을 풀 수 있다. 어떤 부모는 “담배 냄새를 폴폴 풍기는 녀석과 무슨 대화를 하냐”라고 성토한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그 아이와 마주 앉은 덕택에 아이의 흡연 사실을 알게 됐지 않느냐고 되묻는다. 중2병도 결국은 자신의 정체성을 찾는 몸부림이다. 부모가 중심을 잡고 ‘너는 이런 사람이다’라고 애기해주어야 한다. 분명한 기준을 정하고 끝없이 대화하면 된다. 말을 해도 먹히질 않는다는 정도로 끝내는 게 아니라 아이가 받아들일 때까지, 아이가 변할 때까지 말하는 게 적정한 양이자 기간이다. 인터넷에서 유행하는 중2병 테스트 1 나는 남들과 다르다고 생각한다. 2 마음만 먹으면 뭐든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3 오랜 시간 망상에 빠져 스스로를 만화 주인공으로 생각할 때가 많다. 4 나 자신이 우울증에 빠졌다고 생각한다. 5 미니홈피나 블로그에 오글거리는 글을 많이 적어놓는다. 6 유난히 이성 앞에서 허세를 부린다. 7 비현실적인 소설을 쓴다. 8 혼자서 중얼거린다. 9 칼을 갖고 다니는 걸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10 파멸·피·광기 등 영화에서나 나올 법한 단어를 거리낌 없이 내뱉는다. 11 자신보다 약해 보이는 사람에게는 이유 없이 강하게 대한다. 12 뭐든 부정적으로 보는 성향이 크다. 13 무슨 뜻인지도 모르면서 말을 내뱉고는 멋있다고 생각한다. 14 나는 남들보다 불행한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15 스스로 큰 상처를 갖고 있다고 여긴다. 16 온라인에 쓰는 글에 ‘…’를 많이 붙인다. 17 주먹으로 벽을 치거나 가래침 뱉는 걸 자랑스럽게 여긴다. 18 깡패를 우상이라고 여긴다. 19 종종 자살을 생각한다. 20 아무 이유 없이 무뚝뚝한 표정으로 남들을 바라본다. -체크된 항목이 10개 이상이면 중2병, 15개 이상이면 남에게 민폐 끼치는 수준, 18개 이상이면 상담이 필요하다. 중2병을 앓고 있는 사춘기 아이들의 실제 고민은 무엇일까? 사례 1 인터넷 게임에 중독됐어요(고3 남학생) 갑작스러운 부모의 이혼으로 인터넷 게임에 몰두하기 시작한 A군. 학기 중에는 컴퓨터 때문에 매일 지각해 학교에서 징계까지 받았다. 방학 중에는 하루 종일 컴퓨터 앞에 앉아 인터넷 게임만 할 뿐, 그 외에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 상담은 이렇게: A군과 A군의 어머니는 5개월 정도 각각 개인 상담을 받았으며, A군은 추가로 인터넷 중독 치유 학교에 다녀왔다. 현재는 게임을 전혀 하지 않고 있으며, 경제학을 공부하고 싶다는 뚜렷한 목표를 가지고 대학 입시에 도전 중이다. 또한 체력관리를 위해 복싱학원에 매일 다니고 있다. 사례 2 끊임없는 자살 시도. 죽고 싶어요(중3 여학생) 엄마의 재혼으로 새아빠와 함께 사는 것이 너무 괴로운 B양. 집에서도 학교에서도 항상 외롭고, 우울한 감정을 느낀다. 경제적으로 매우 힘든 상황이라 학비는 물론 급식비를 내는 것도 어려운 형편이다. 모든 것에서 좌절을 느끼며 집에 혼자 있을 때 습관적으로 손목을 칼로 그어서 자해를 했다. 또 자살까지 계획하고 있었다. 상담은 이렇게: 인터넷 채팅을 이용한 사이버 상담을 통해 개인 상담을 받게 된 B양. 상담자는 경제적으로 지원받을 수 있는 방법을 찾아주었고 정신건강의학과 치료와 약물치료를 받도록 하면서 상담을 병행했다. 그동안 힘들었던 속마음을 표현하게 하고, 정서적으로 안정이 될 수 있도록 지지해주며 친구를 사귀는 법에 대해서도 조언해주었다. 사례 3 친구 없는 학교생활이 무척 힘들어요(중3 여학생) 이사 이후 친하게 지내던 친구들과 등하교를 하지 않게 되면서 그 무리로부터 떨어져 나와 학교 내에서 따돌림을 받게 됐다는 C양. 다른 친구들을 사귀어보려 해도 이미 삼삼오오 무리를 지어 친해진 아이들 틈에 끼는 것은 어려웠다. 친구 없이 혼자 학교생활을 한다는 것이 무척 힘들어 아침마다 울면서 학교에 간다고. 곧 2박 3일간의 학교 수련회가 있는데 친구 없이 잠까지 자야 하는 그 상황이 상상만으로도 끔찍하다고 호소했다. 상담은 이렇게: 힘들어하는 C양에게 충분한 공감을 해주며 정서적인 안정을 찾도록 했다. C양이 친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시도했던 방법들을 같이 탐색해보았고, 어떻게 하면 원만한 교우관계를 유지할 수 있는지 구체적인 방법들을 지도해주었다. 또 수련회 참가 부분은 담임교사나 부모님의 도움을 받아 해결하도록 권유했다. 사례 4 욱하는 성격, 친구를 때리게 돼요(중1 남학생) 운동선수를 목표로 하다가 그만둔 D군. 그로 인해 기초 학습이 부족해 수업시간에 집중하기가 어려웠고, 학교 공부를 따라가기가 힘들었다. 욱하는 성격에 자격지심까지 더해져 힘이 없는 친구를 때리기도 했고, 학교 선생님들과 문제를 자주 일으켜 결국 강제 전학 직전에 이르게 됐다. 상담은 이렇게: D군은 자신도 착해지고 싶고, 성숙해지고 싶다고 했다. 하지만 다른 친구들과 선생님에게 계속 오해를 받게 됐고, 그때마다 화가 나서 마찰을 빚게 됐다고 한다. 정기적인 상담으로 학교폭력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대화와 감정 기술 등을 습득해 원만한 대인관계를 맺을 수 있도록 도와주었고, 분노를 조절하고 이를 적절히 표현할 수 있는 훈련을 연습하게 했다. 사례 5 해준 것도 없이 간섭만 하는 부모님이 짜증나요(초6 남학생) 학교 갔다 집에 오면 엄마는 공부와 관련된 것만 물어보고 잔소리만 해서 괴롭다는 E군. 너무 짜증이 나고 화가 나서 자신도 모르게 부모님께 욕을 하고 물건을 집어던졌다. 그 일로 인해 아버지에게 심하게 체벌을 당했고 가출을 하고 싶다는 마음밖에 들지 않는다. 또 자주 싸우는 부모님 때문에 항상 짜증이 나고, 사사건건 간섭하는 엄마는 답답하기만 하다. 상담은 이렇게: 원만하지 못한 부부관계가 자녀에게 심리적인 불안정감을 형성한 것이다. 사춘기 자녀의 발달 과정에 대한 부모교육이 절실했다. 부모에게 화가 난 감정을 언어로 어떻게 표현하면 되는지 상담을 통해 연습하도록 했고, 자신이 부모님께 기대하는 것이 무엇인지 탐색해보았다. 청소년 상담과 동시에 부모교육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져 부모와 자녀의 관계가 회복됐다. 사례 및 상담 결과 제공 한국청소년상담복지개발원 상담연구지원팀 Mini Interview “중2병, 원래 있어왔던 문제들로 목소리 커지고 더 많이 공개됐을 뿐!” 중2병을 앓고 있는 자녀로 인해 많은 부모들이 힘들어하고 있다. 문제는 늘 있어왔다. 없던 게 새로 생긴 건 아니다. 이전에는 아이 혼자 속상하고, 설레는 조용한 사춘기였다면 요즘은 드러낸다는 게 다르다. 다만, 사춘기로 표현되는 문제들이 매우 다양해져서 부모들은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몰라 더 어려워한다. 아이들이 달라졌다고 하지만 현장에서 느끼기엔 부모도 정말 많이 달라졌다. 부모가 달라졌다는 말이 무슨 뜻인가? 과거에는 아이 문제가 곧 부모 자신의 문제였다. 아이들을 상담소에 데리고 오더라도 “제가 어떻게 하면 될까요?”라고 물었다. 하지만 요즘은 학원에 맡기듯 한다. “자, 아이 데리고 왔어요” 하고 뒤로 빠지는 식이다. 책임감이 없다기보다 요즘 부모들이 워낙 바쁘다. 자기 살기도 바쁜 거다. 그리고 안타깝게도 진짜 어른이 얼마 없다. 사춘기 문제로 부모가 힘들고, 사회가 힘들다는 것은 우리가 아이들에게 버팀목이 돼줄 만한 어른 노릇을 못하고 있다는 것의 방증이다. 사춘기를 겪고 있는 아이들의 목소리는 커졌는데 그 목소리를 감당할 어른은 약해졌다. 중2병으로 대표되는 아이들의 고민이 궁금하다. 우리 원에서는 1년에 8만 건 정도를 상담한다. 상담 내용을 분류하면 13가지 카테고리로 정리된다. 그중 가장 많은 것은 대인관계이고 그 다음이 가족이다. 세부적으로 보면 따돌림 관련 문제가 증가했고, 가족 간의 갈등도 이전부터 있어왔지만 그 내용을 보면 옷차림이나 화장, 인터넷, 스마트폰 사용 문제 등 갈등거리가 다양해지고 주제도 새로워졌다. 엄마들이 가장 힘들어하는 문제를 하나 꼽는다면? 단연 스마트폰 문제다. 언제 사주면 되는지 물어올 정도로 꼭 사줘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이 문제에 관해 조언하자면 안 사주면 좋겠지만(웃음), 사주어야 한다면 최대한 늦으면 늦을수록 좋다는 거다. 또 “알았어. 대신 공부나 잘해” 하면서 아무런 기준 없이 덥석 사주어도 안 된다. 스마트폰은 아이들의 생활 전반에 많은 영향을 끼치는 물건이다. 어떤 것을 구입할 건지, 요금제는 어떤 것을 선택할지, 어떻게 사용할 건지 아이와 상의하고, 일상생활에서도 아이와 합의된 규칙을 가지고 꾸준히 관리해야 한다. 사춘기에 접어든 아이를 어떻게 대해야 할까? 부모들이 힘들다고 하지만 실상 아이가 특별히 나쁜 짓을 저질렀다기보다는 아이에 대해 부모로서 아는 것이 없어 놀라고 불안한 것이다. 요즘 부모는 너무 바빠서 아이와 함께하는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자신의 아이에 대해 제대로 알고 있는 부모가 많지 않다. 같은 문제가 터져도 그것을 받아들이는 부모들의 태도가 다른 것은 누가 얼마만큼 더 알고 있는가, 하는 정보의 차이다. 학원은 어디가 좋은지 알면서 아이 문제는 어디서 도움을 받고 상담받을 수 있는지는 모른다고나 할까. 부모가 성숙하지 않으면 아이 문제는 늘 어렵기만 할 것이다. 사춘기 자녀를 대할 준비, 알려고 하는 노력만으로도 많은 것이 개선된다. 아무리 혹독한 중2병을 앓았더라도 이겨낸 사례들이 있을 것이다. 중학생 아들의 인터넷 게임 문제로 상담을 요청받은 적이 있다. 아이를 만나보니 게임을 잘하고 친구들 사이에서 나름 프라이드를 가지고 있었다. 그런데 엄마가 제지하니 문제가 생긴 거다. 상담을 진행하면서 알고 보니 어머니는 아이가 다니고 있는 학교의 선생님이었다. 아이는 자신이 24시간 감시받고 있을 뿐만 아니라 직장생활로 바쁜 엄마가 어린 시절 자신을 방치했다고 생각했다. ‘대체 엄마가 나한테 해준 게 뭐냐’라는 원망도 했다. 중요한 건 그 엄마의 자세였다. 아이의 문제가 자신에게서 비롯됐음을 인정하며 상담에 적극적이었고, 아이가 아닌 자신이 어떻게 변해야 하는지를 고민했다. 아이에게 정식으로 사과도 했다. 어느 날 상담을 받고 돌아가는데, 엘리베이터에 탄 후 아이가 말없이 엄마 손을 꼭 잡더란다. 상담이 성공하려면 상담자와 아이, 부모 삼박자가 그야말로 잘 맞아야 하지만, 결국 성공의 열쇠는 부모가 가지고 있음을 다시금 확인했다. 전문가의 구체적인 가드라인을 듣고 싶다. 청소년들이 가장 기대하는 사람이 신뢰가 가는 성인 친구라고 한다. 신뢰가 간다는 것은 일관성을 뜻한다. 성인 친구라는 것은 어른이되, 친구같이 동등한 위치를 말한다. 즉, 일방적인 관계는 전혀 먹히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자녀가 사춘기가 됐다면 도 닦을 때가 됐다고 생각하라(웃음). 엄마에게 말대꾸하고 비꼬고 반항하는 것을 우리 쪽 전문 용어로 ‘게임 걸기’라고 한다. 아이들의 게임 걸기에 말려들면 안 된다. 그러면 싸움만 일어나고 엄마도 상처받는다. 엄마가 미운 게 그 시기 아이들이다. 애들은 애들대로 편한 것만은 아니다. 고민도 많고 진짜 힘들다. 어른으로서 단단하게 버텨줄 것을 부탁하고 싶다. 학부모들에게 당부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상담기관으로는 여성가족부 산하 한국청소년상담복지개발원이 있고, 각 시도 지자체에서 운영하는 청소년상담복지센터가 있으며, 교육부 쪽으로는 위(Wee)센터가 있다. 모두 무료다. 사춘기 자녀가 있다면 적어도 이 정도 기관은 알고 있는 게 좋다. 그리고 사설 상담기관들을 이용하려면 상담자가 어떤 배경을 가졌는지 정도는 확인하라고 당부하고 싶다. 심리, 교육, 사회복지 등 관련 학과 전공을 기본으로 상담과 관련된 국내 학회가 두 군데 있는데, 적어도 학회 발급 상담 자격증은 갖고 있어야 어느 정도 공신력을 가졌다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기획 / 장회정 기자 ■글 / 강은진(객원기자) ■사진 / 조민정, 안진형(프리랜서) ■도움말 / 이영선(한국청소년상담복지개발원 상담 교수), 강금주(「십대들의 쪽지」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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