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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총 353 건 검색)

악취관리지역 주변 거주하면 30만원 지원···서산시, ‘주민 건강검진비’ 사업 추진
악취관리지역 주변 거주하면 30만원 지원···서산시, ‘주민 건강검진비’ 사업 추진
2025. 03. 19 10:48사회
... 후에는 건강검진비 계산서·영수증 등의 검진비용을 증명할 수 있는 서류를 대산읍 행정복지센터 2층에 있는 서산시 기후환경대기과 환경안전팀에 제출하면 된다. 사업에 대한 자세한 사항은 서산시...
건강검진비지원악취관리지역서산거주추진
서산·무안·고흥·여수갯벌, 세계유산 등재 사전 단계 통과
서산·무안·고흥·여수갯벌, 세계유산 등재 사전 단계 통과
2025. 03. 07 10:10문화
... 세계유산을 보유하고 있다. 자연유산은 갯벌과 ‘제주화산섬과 용암동굴’ 등 2건 등재됐다. 충남 서산갯벌. 한국의갯벌세계유산등재추진단 제공 ‘생태계의 보고’ 서산·무안·고흥·여수 갯벌, 세계유산...
주민이 호출하면 AI가 ‘최적 운행 경로’ 배차…서산시, ‘행복버스’ 본격 운행
주민이 호출하면 AI가 ‘최적 운행 경로’ 배차…서산시, ‘행복버스’ 본격 운행
2025. 02. 27 16:00사회
... 서산 주민들이 지난 18일 해미 버스 승강장에서 행복버스에 탑승하고 있다. 충남 서산시 제공 충남 서산에서 대중교통 이용에 불편을 겪는 주민들을 위한 수요응답형 버스가 본격 운행된다. 서산시는...
원래 내 자리가 여기인데…서산 ‘부석사 불상’, 647년 만의 슬픈 귀향
원래 내 자리가 여기인데…서산 ‘부석사 불상’, 647년 만의 슬픈 귀향
2025. 02. 09 09:00문화
... 일반에 공개되는 일정이다. 지난 2월 1일 ‘금동관음보살좌상’을 보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충남 서산 부석사를 방문했다./김찬호 기자 ‘서산 부석사 금동관음보살좌상’에는 정식 이름보다 유명한 출처...

스포츠경향(총 57 건 검색)

김태흠 충남지사 “서산공항·국가해양생태공원 추진 집중”
김태흠 충남지사 “서산공항·국가해양생태공원 추진 집중”
2024. 09. 03 21:18 생활
충남도 제공 김태흠 충남지사가 3일 서산시를 찾아 서산공항 건립과 가로림만 국가해양생태공원 조성을 위해 도정 역량을 집중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서산공항 건립은 지난해 4월 기획재정부 재정사업평가위원회에서 예비타당성조사(예타)를 통과하지 못했으나, 도는 2028년 개항을 목표로 연내 기본계획을 수립·고시한 뒤 내년 기본 및 실시설계에 착수할 계획이다. 이 과정에서 사업비를 조정하고 추가 항공 수요도 발굴한다. 충남도는 지난 7월 기획재정부 타당성 재조사에서 고배를 마신 가로림만 국가해양생태공원 조성도 더 큰 계획을 마련해 중단 없이 추진할 방침이다. 도는 1236억원 규모의 기존 5개 사업에 신규 사업을 추가 발굴해 내년부터 10년 동안 추진할 가로림만 장기 종합발전계획을 마련하고 있다. 종합발전계획에는 해양보호동물연구센터와 가로림만 아카데미 등 총 23개 사업이 담기며, 총사업비는 5526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도는 예타를 받지 않아도 되는 500억원 이하 규모 사업부터 시작할 계획인데, 첫 사업으로 꼽은 가로림만 둘레 해안길 120㎞ 중 단절 구간 23㎞를 연결하는 갯벌생태길(사업비 300억원) 설계를 위한 국비 10억원은 내년 정부예산안에 반영됐다. 김 지사는 “서산공항과 가로림만 국가해양생태공원은 대통령 공약이기도 한 만큼, 관련 부처 및 서산시와 협력해 속도감 있게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언론인 간담회에서 김태흠 지사는 “대통령 공약을 물려받은 (저의)공약 중 도로·철도망 구축 등 중앙정부가 결정하는 부분의 진행이 일부 부진한데, 이르면 연말에 약속을 지키지 못하는 공약과 그 이유 등에 대해 정확하고 소상하게 도민께 설명하고 사과하겠다”고 밝혔다. 김 지사는 서산공항 건립과 관련해 “예타를 신청할 당시 사업비를 510억원인가로 잡았는데, 예타를 받지 않아도 되도록 국토교통부 등과 협의해 사업비를 480억원 정도로 조정해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김태흠 지사는 부남호 역간척 사업과 관련 “전문가들을 투입해 수문을 열지 않고도 부남호 수질을 확실히 개선할 방안이 있는지 살펴볼 것”이라며 “연말까지 다양한 의견을 들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서산시 통합콜 X 티머니GO 온다택시’ 출범
서산시 통합콜 X 티머니GO 온다택시’ 출범
2024. 08. 23 02:14 생활
티머니 ‘착한 택시’ 티머니GO 온다택시가 서산 택시업계와 손잡았다. 티머니GO 온다택시는 서산 지역 개인(서산 콜), 법인(해피 콜)과 협약서 체결을 통해 서산 지역 모든 택시에 100% 서비스된다. 이를 통해 티머니GO 온다택시 ‘표준 방범등’이 최초 적용되는 등 서산 택시의 서비스 질이 대폭 향상될 것으로 기대된다. 스마트한 이동과 결제 서비스로 “이동을 편하게, 세상을 이롭게” 만들고 있는 ㈜티머니(대표이사 김태극)가 지역콜 택시업계와의 상생발전을 강화해 나가고 있는 가운데, 서산을 시작으로 충청지역 서비스를 본격화한다고 22일 전했다. 이를 통해 티머니는 서산시민의 이동 편의를 개선하고, 지역 택시 서비스의 품질을 한 단계 끌어올려 서비스 범위를 충청도 전 지역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티머니GO 온다택시와 서산 지역 브랜드 콜 통합은 충청지역 택시 업계에 새로운 활력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먼저, 티머니GO 온다택시를 통해 앱과 전화 등 시민이 원하는 방식으로 택시를 부를 수 있어 ▲시민 편의가 크게 향상되었다. 또, 티머니GO 온다택시의 빅데이터를 통해 ▲지자체 택시정책 수립, 운영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전화 콜 서비스도 그대로 이용할 수 있기 때문에 ▲스마트폰 이용이 어려운 디지털 소외계층도 간단히 이용할 수 있다. 특히, 누적 회원 1,100만의 티머니GO 온다택시의 플랫폼 운영 노하우와 마케팅 프로모션 지원으로 지역 콜택시의 자생력을 키우고 지역 시민들도 티머니GO 온다택시의 다양한 마케팅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되었다. 티머니GO 온다택시는 지역택시 업계와 상생하며 ‘착한택시’로 자리 잡고 있다. ▲2022년 창원 통합콜, ▲2023년 서울 바우처콜과 춘천, 원주, 대전 통합콜. 그리고 ▲올해 양주와 제주 통합콜을 성공적으로 출범시켰다. 이를 통해 경기, 강원, 경상, 제주 등 다양한 지역 콜 택시와 상생 발전하며 택시업계는 물론 지역 시민 모두가 만족하는 택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티머니 Mobility사업부장 조동욱 전무는 “티머니는 대형 택시호출 플랫폼사의 독주로 발생되는 디지털 소외계층 및 교통 약자의 택시 탑승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해 지역 유선 호출 사업자와 협업을 늘리고 있다”고 하며 “지역콜 사업자와 각 지자체 예산 절감, 효율화를 위해 지역 택시 통합콜 시스템 구축 및 운영을 적극 지원하는 ‘착한 택시’로서 사회적 책무를 다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티머니GO 온다택시는 택시업계의 적극적인 참여를 바탕으로 서울, 광명, 부천, 양주, 원주, 춘천, 대전, 창원, 구미, 김해, 제주, 서산 등 서비스 전국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역택시업계 맞춤형 지원과 ESG 경영으로 전국 택시업계 종사자들과 상생발전하고 있다. 이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티머니 홈페이지와 티머니 온다택시 고객센터에서 확인할 수 있다.
롯데관광개발, 서산 대산항서 충청권 최초로 크루즈 전세선 첫 출항
롯데관광개발, 서산 대산항서 충청권 최초로 크루즈 전세선 첫 출항
2024. 05. 15 08:11 생활
대산항에서 고객 2600여명 싣고 일본, 대만 항구도시로 올 첫 크루즈 전세선 출항 오는 14일에도 4박5일 일정으로 가나자와 등 일본 주요 항구도시로 출발 크루즈 전세선 완판 행진…5월에만 1, 2항차 총 5100명 크루즈여행 대장정 오는 9월 속초항 출발 일본 주요 항구도시 크루즈 전세선 상품 판매 중 (사진 왼쪽부터) 오라지오 다이타 코스타 세레나호 선장, 이완섭 서산시장, 롯데관광개발 백현 대표이사 사장 롯데관광개발이 충청권 최초의 크루즈 시대를 열었다. 롯데관광개발은 8일 서산 대산항에서 크루즈 전세선 출항식을 갖고 고객 2,600여명을 태운 코스타 세레나호 크루즈 전세선을 성공적으로 출항시켰다고 밝혔다. 이날 출항식에는 롯데관광개발 백현 대표이사 사장을 비롯해 이완섭 서산시장 등 주요 내빈 100여명이 참석했다. 이들은 코스타 세레나호의 내부를 둘러보고 선장 및 승무원 등 선사 관계자에게 기념패 , 꽃다발을 전달하는 등 코스타 세레나호의 출항을 축하했다. 롯데관광개발 백현 대표이사 사장은 “이번 서산 대산항 출항은 충청권 최초의 크루즈 출항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며 “크루즈 1척이 항공기 15대와 맞먹는 관광객을 수용하는 만큼 크루즈 사업은 단순히 여행을 넘어 일자리 창출과 지역경제 활성화에 큰 역할을 할 것이다”라고 포부를 밝혔다. 이탈리아 선적인 코스타 세레나호는 우리나라를 모항으로 출발하는 크루즈 가운데 최대 규모 (11만4,000톤, 전장 290m, 전폭 35m)의 메머드급 선박으로 최대 3,780명을 수용할 수 있으며 세계 1위 크루즈 기업인 카니발 그룹에 속한 코스타 크루즈가 소유하고 있다. 4개의 수영장과 워터 슬라이드, 각종 공연과 이벤트를 관람할 수 있는 1400명 규모의 대극장, 1000명 이상 수용 가능한 2개의 레스토랑 등을 두루 갖추고 있다. 이날 출항한 코스타 세레나호는 서산 대산항을 모항으로 일본 오키나와 , 미야코지마와 대만 기륭 등 주요 항구도시를 거쳐 부산항으로 돌아오는 6박7일 일정이다. 이와 함께 14일에 고객 2500명을 싣고 부산과 일본 사카이미나토, 가나자와를 기항하는 4박5일 일정의 2항차 출항도 진행됐다. 한편 이번 5월 크루즈 전세선에 이어 9월 출항하는 추석 특별 전세선을 운항할 예정이다. 오는 9월12일 속초항과 일본 오타루, 아오모리를 기항하는 5박 6일 상품(1인 198만원부터)과 9월17일 속초항에서 출발해 일본 사카이미나토, 가나자와, 마이즈루를 거쳐 부산항으로 돌아오는 4박 5일 상품(1인 158만원부터)이다. 롯데관광개발은 2010년부터 지금까지 48항차에 걸친 크루즈 전세선 운항을 통해 5만5000여명의 고객을 송출하는 등 국내 크루즈업계에서는 독보적인 선두주자로 자리매김해왔다.
‘1점대 ERA’ 만든 ‘2번의 서산행’…주현상, “승리 기회 살리는 투수 되고 싶다”
‘1점대 ERA’ 만든 ‘2번의 서산행’…주현상, “승리 기회 살리는 투수 되고 싶다”
2024. 01. 23 12:02 야구
새 시즌 각오를 다지며 프로필 사진을 촬영한 주현상. 한화 제공 힘차게 투구하는 주현상. 한화 제공 2015년 야수로 프로에 입문한 주현상(32·한화)은 투수로 전향한 지 4년 만인 지난해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뤘다. 그는 2023시즌 55경기 2승2패 12홀드 평균자책 1.96의 성적을 거두며 팀의 핵심 불펜 투수로 활약했다. 팀에서 ‘1점대 평균자책’을 기록한 투수는 주현상이 유일하다. 지난 19일 선수단 프로필 사진 촬영이 진행되던 대전 한밭체육관에서 만난 주현상은 “투수를 하면서 1점대 방어율을 기록했다는 것이 뿌듯하고, 자신감도 생긴다”고 말했다. 그가 투수로서 결실을 보는 과정은 순탄하지 않았다. 당장 지난 시즌만 봐도 그렇다. 지난해 1군에서 시즌을 시작한 주현상은 3경기 1패 평균자책 4.50으로 부진하며 일주일 만에 2군행 통보를 받았다. 서산에서 한 달 넘게 시간을 보낸 뒤 1군의 부름을 받은 그는 이번엔 열흘 만에 다시 2군으로 떨어졌다. 주현상은 “시간이 정말 느리게 가는 듯한 느낌이었다. 2군에서는 잘하고 있는데, 1군에는 올라가지 못하니까 정말 힘들었다”고 당시 속마음을 전했다. 그는 흔들리지 않고 부족한 점을 채우면서 기회를 기다렸다. 대전에 홀로 있던 임신한 배우자를 생각해서라도 1군에 오래 머물 수 있는 기량을 갖춰야 했다. 주현상은 “기술적으로는 박승민 코치님과 이야기를 하면서 익스텐션(발판부터 공을 놓는 손끝까지 거리)을 더 길게 늘였다”며 “새 동작에 적응한 이후에는 구속도 잘 나왔고, 변화구를 더 앞으로 끌고 나와 던질 수 있게 돼 효과를 본 것 같다”고 설명했다. 2023시즌 한화 유일 1점대 평균자책을 기록한 주현상. 한화 제공 20일간 두 번째 담금질을 거친 주현상은 시즌 초반과는 다른 투수가 돼 나타났다. 그는 6월16일 키움전부터 7월26일 키움전까지 13경기 연속 무실점 호투를 이어갔다. 추격조 등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는 상황에 투입되던 그는 빠르게 계단을 올라가 후반기에는 한화 불펜의 핵심 계투 요원으로 뛰었다. 그는 “(최)재훈이 형의 사인에 따라 타자들과 몸쪽 승부를 과감하게 했던 점이 주효했던 것 같다”며 “처음에는 중요한 상황에 투입되는 것이 부담됐는데, 이젠 그런 상황에서 던지는 게 집중도 잘 되고 편하다”고 했다. 주현상은 지난해 12월 초부터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꾸준히 개인 운동을 하면서 새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그는 “방어율이 오를 수도, 떨어질 수도 있지만, 크게 신경 쓰지 않으려고 한다. 자신 있게 내 공을 던지는 것만 생각하고 있다”며 “이길 기회를 최대한 많이 살리는 투수, 팀이 최대한 많이 승리할 수 있도록 돕는 투수가 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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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47년 만의 일시 귀향…서산 ‘부석사 불상’의 얄궂은 운명
647년 만의 일시 귀향…서산 ‘부석사 불상’의 얄궂은 운명(2025. 02. 10 06:00)
2025. 02. 10 06:00 문화/과학
대법 판결로 소유권 논쟁은 끝나…‘약탈 문화재 반환’ 외교 협상 시급 지난 1월 24일 충남 서산 부석사에서 일반에 공개된 ‘금동관음보살좌상’. 오는 5월 5일까지 딱 100일간만 공개된다./김찬호 기자 지난 1월 24일, 충남 서산 부석사에서 불상 한 점이 공개됐다. 높이 50.55㎝, 무게 38.6㎏의 이 불상은 금속을 녹여 관음보살을 형상화했다. 불교에서 ‘자비’를 상징하는 관음보살은 ‘세상의 소리를 듣고 모든 중생을 구제하는 보살’이다. 자연히 관음보살상에는 해당 지역 사람들의 시대적 바람이 담기게 된다. 이는 불상이 종교적·예술적 가치를 넘어 그 자체로 역사라고 불리는 이유다. 이날 공개된 불상도 제작 시기, 처음 모신 장소 등이 특정된 귀중한 사료다. 고려 말인 1330년 2월 서주 지역에서 제작됐고, 총 32명의 시주자가 있었으며, 불상을 모신 절의 이름이 부석사라는 것까지 확인됐다. 현재 충청남도 서산 지역의 고려시대 행정 명칭이 서주다. 이 지역에 있는 부석사는 677년에 창건된 서산시 부석면 취평리 도비산에 있는 ‘서산 부석사’가 유일하다. 즉 현재의 서산 부석사가 불상이 원래 봉안된 절이라는 의미다. 그런데 이 불상이 서산 부석사에서 공개된 것은 647년 만에 처음이다. 이마저도 오는 5월 5일 ‘부처님 오신 날’까지 딱 100일간만 이곳에서 볼 수 있다. 이후 불상은 부석사를 떠나 일본 나가사키현 쓰시마섬(대마도)에 있는 관음사로 옮겨진다. ‘서산 부석사 금동관음보살좌상’이 고향에서 보내는 마지막 100일이다. 지난 1월 24일 충남 서산 부석사에서 일반에 공개된 ‘금동관음보살좌상’. 오는 5월 5일까지 딱 100일간만 공개된다./김찬호 기자 불상의 기구한 운명 서산 부석사는 신라 의상대사가 창건했다고 전해지는 천년 고찰이다. 절이 산자락에 안겨 있는 듯해 고즈넉한 멋을 만끽할 수 있다. 다만 세계문화유산인 영주 ‘부석사’처럼 전국에서 사람들이 몰려오는 유명 관광지는 아니다. 오히려 템플스테이같이 조용히 ‘쉼’을 즐길 수 있는 곳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 지난 2월 1일 찾은 서산 부석사는 이러한 세간의 평가를 모두 무색하게 만들었다. 절 초입부터 도비산 자락을 걸어서 오르는 사람들로 붐볐다. 설 연휴 동안 내린 눈이 완전히 녹지 않아 산 아래 차를 두고 걷는 사람들이었다. 관광버스가 들어오며 그렇지 않아도 좁은 주차장은 빈 곳을 찾아보기가 어려웠다. 길 군데군데 걸린 현수막은 이들이 추운 겨울 산길을 오르는 이유를 설명했다. 현수막에는 ‘서산 부석사 금동관음보살좌상 귀향을 환영합니다’라고 쓰여 있었다. 매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일반에 공개되는 일정이다. 지난 2월 1일 ‘금동관음보살좌상’을 보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충남 서산 부석사를 방문했다./김찬호 기자 ‘서산 부석사 금동관음보살좌상’에는 정식 이름보다 유명한 출처 불명의 별칭들이 있다. 왜구 약탈 불상, 대마도 고려 불상, 훔쳐 온 불상 등이다. 나름의 근거가 있다. 1330년 2월에 제작돼 봉안된 불상은 14세기 말, 갑자기 자취를 감춘다. 그로부터 600여 년이 지난 1985년, 문명대 동국대 명예교수가 해당 불상이 일본 대마도 관음사에 있다고 알린다. ‘서산 부석사 불상이 왜 일본에 있느냐’를 두고는 여러 설이 제기됐다. 이중 가장 유력한 것이 왜구 약탈설이었다. 고려말 왜구의 약탈이 극심했는데 현재의 서산 지역도 대표적인 피해지였다. 지금은 간척 등으로 주변 지형이 변했지만 서산 부석사는 약 700년 전에는 배를 타고 지나가며 볼 수 있을 정도로 해안에서 가까운 절이었다. 실제로 ‘부석’이라는 이름 자체가 물에 떠 있는 바위를 뜻할 뿐만 아니라 창건 설화에도 ‘해적’이 나온다. 각종 사료를 기반으로 절이 왜구에 침략당했을 때를 특정해보면 1375년 9월, 1378년 9월, 1381년 9월로 좁힐 수 있다. 이중 침략 경로 등을 종합해볼 때 서산 부석사가 피해를 보았을 것으로 가장 유력한 해는 1378년 9월이다. 왜구 약탈 불상, 대마도 고려 불상이라는 별칭은 이렇게 붙었다. 또 하나의 별칭이 추가된 것은 2012년 10월 6일경 벌어진 사건 때문이다. 이날 대마도 관음사에서 불상 절도 사건이 발생했다. 이때 사라진 불상 두 개가 한국으로 밀반입됐는데 이중 하나가 서산 부석사 금동관음보살좌상이었다. 절도범들이 붙잡히는 과정에서 불상이 압수됐고, 정부가 일본에 불상을 반환하려는 움직임을 보이자 서산 부석사가 점유이전금지가처분 소송(2013년 2월 19일)과 유체동산인도소송(2016년 4월 20일) 등을 제기했다. 2023년 10월 26일, 대법원 판결까지 장장 10년이 걸린 불상을 둘러싼 법정 다툼의 시작이었다. 지난 1월 24일 서산 부석사 주지 원우 스님이 주간경향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김찬호 기자 불상 소유권을 두고 대법원 1부(주심 대법관 오경미)는 “불상이 제작·봉안된 고려시대 사찰 ‘서주 부석사’와 원고(서산 부석사)는 동일한 권리주체로 볼 수 있지만, 일본 관음사가 불상을 시효취득한 것으로 볼 수 있어 원고는 이 사건 불상의 소유권을 상실하였다”고 판결했다. 원래 불상이 서산 부석사에 있던 것이 맞지만, 일본 관음사가 법인격을 취득한 1953년 1월 26일부터 20년간 소유의 의사로 점유(자주점유)해 취득시효가 완성됐다는 것이다. 이로써 ‘647년 만에 고향으로 돌아왔지만 머물 수 있는 시간은 100일’이라는 서산 부석사 금동관음보살좌상의 기구한 운명이 확정됐다. 소유권 논란만 끝, 약탈 문화재 반환은 시작 대법원은 일본 관음사의 불상 소유권을 인정했지만 이를 언제까지 반환하라고는 명시하지 않았다. 이를 두고 한 문화재 관계자는 “1951년 발견된 불상의 복장물(불상 몸 안에 넣는 모든 물건)에서 ‘고려국서주부석사’라고 적힌 결연문까지 나왔는데 1953년 법인격을 취득한 관음사가 평온·공연하게 자주점유를 했다는 것이 대체 무슨 말이냐”며 “결국 대법원이 한·일관계가 개선되는 것처럼 보이니 어정쩡한 판결로 정부에 결정권을 넘겨준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불상 소유권을 다툰 법원의 시간이 끝났을 뿐, ‘약탈 문화재 반환’이라는 외교의 시간은 시작도 하지 않았다. 부석사 주지 원우 스님은 “불상은 원래 그 시대, 지역의 고통을 해결하고 싶다는 종교적 염원을 담아 만들어지는 것”이라며 “아무런 인연도 없는 일본 관음사에 불상을 모셔봐야 무슨 의미가 있겠느냐”고 말했다. 그러면서 “소유권과 별개로 불상 반환 운동은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해외에 참고할 만한 사례가 있다. 1982년 멕시코 출신 변호사 호세 루이스 카스타냐가 프랑스 루브르박물관 등에서 고대 마야인들의 문서 ‘코덱스’를 훔쳐서 멕시코로 밀반출한 사건이 있었다. 그는 멕시코에서 체포된 후 해당 문서를 멕시코 국립 인류 역사학 연구소에 기증한다. 프랑스는 ‘명백한 절도행위’라며 반환을 요구했지만 멕시코 정부 역시 완강히 거절한다. 결국 멕시코와 프랑스가 협상에 들어갔고, 멕시코 국민의 여론이 악화하자 프랑스는 자신들의 ‘소유권’을 유지하는 대신 ‘3년 갱신으로 문서를 멕시코에 대여’하기로 했다. 이후 2009년에는 ‘영구대여’ 형식으로 개정했다. 지난 1월 24일 서산 부석사에서 일반에 공개된 ‘금동관음보살좌상’. 오는 5월 5일까지 딱 100일간만 공개된다./김찬호 기자 코덱스 반환 사례는 국민적 관심과 정부의 외교적 노력이 약탈 문화재 반환에 필수임을 보여준다. 이중 관심은 이미 확인된다. 금동관음보살좌상을 모신 서산 부석사 ‘설법전’ 앞에는 불상을 보기 위해 일시적으로 긴 줄이 생길 때도 있다. 관람 안내를 맡은 부석사 관계자는 “매일 평균 500명 이상이 불상을 보기 위해 전국에서 찾아오고 있다”며 “각 사찰에서도 불상을 보고 싶다는 문의가 오는데 한꺼번에 수용할 수가 없어서 순번을 정해주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원우 스님은 “직접 불상을 본다면 금속을 녹여서 모양을 만드는 주조 방식으로도 이토록 섬세한 표현이 가능하다는 점에 문화적 자부심을 가질 수 있을 것”이라며 “여러 문화재위원으로부터 우리나라로 환수할 수만 있다면 국보급 수작이라는 이야길 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일부 언론에서 ‘훔쳐 온 쓰시마 불상’ 등의 표현을 쓰는데(조선일보, 1월 24일자 기사) 대법원 판결로 이미 일본에 돌려줬고, 현재는 정당한 대여계약을 맺고 부석사에 모시고 있다. 더 이상 이런 표현은 쓰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남은 것은 정부의 외교적 노력이다. 그러나 한·일관계 개선을 성과로 강조해온 정부는 제대로 기능을 하지 못하고, 실제 성과도 확인되지 않는다. 불상이 한국에 있을 때 ‘약탈 문화재 반환 협상’을 시작하는 것과 일본으로 돌아간 뒤 협상하는 것은 차원이 다르다. 이제 100일도 남지 않았다.
[사물의 과거사](12)또렷한 ‘은반지’와 서산 부역혐의자 학살(2023. 07. 07 11:29)
2023. 07. 07 11:29 사회
충남 서산시 봉화산 교통호 ‘서산 부역혐의 희생사건’ 유해발굴 현장에서 은반지가 발견됐다. / 진실화해위원회 제공 세월이 흘렀지만, 그 빛은 사라지지 않았다. 73년 만에 모습을 드러내는 순간. 비록 그 옛날의 반짝임은 사라졌지만, 흙도 아니고 ‘뼈’도 아닌 빛깔을 한눈에 알아볼 수 있었다. 은반지. 어느 집 여인이었을까. 상류층 집안 아니었을까. 어쩌다 이곳까지 와서 땅속에 묻혔을까. 은반지가 끼워져 있던 손가락은 이미 뼈까지 썩어 사라졌다. 남아 있는 은반지의 주인은, 사라진 손가락의 주인은 누구였을까. 대답할 리 없는 질문을 마음으로 던져본다. 충남 서산시 갈산동 176-4번지, 봉화산 교통호 현장.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진실화해위원회)는 지난 5월 10일부터 약 20일간 이곳에서 유해발굴 조사를 진행했다. 1950년 한국전쟁 중 인민군 점령기에 인민군이 전투를 대비해 파놓은 교통호. 하지만 군·경이 서산 지역을 수복한 뒤, ‘부역혐의자’로 지목된 민간인들이 이곳에서 학살됐다. “모퉁이에 호(교통호)를 파논 데가 있어요. 신작로서 끌고 올라가 하나 갖다 놓고 ‘팡’ 하고 총 쏘고 또 하나 놓고 ‘팡’ 하고 총 쏘고 몇 번을 그랬어요. 경찰들이 쐈지요. (중략) 처음에 ‘뜨르르르’ 갈기고, 도망간 사람이 있으니께 나중에 하나씩 세밀하게 죽이더구만요.”(참고인 이○○ 진실화해위원회 진술, 이하 <서산 8228; 태안 부역혐의 희생 사건 조사보고서> 2008. 인용) 현장에서 발굴된 유해의 모습은 당시의 ‘생지옥’을 떠올리게 했다. 폭과 깊이가 1m도 안 되는 좁은 교통호를 따라 유해가 빽빽하게 발견됐다. 오랜 시간이 흘러 작은 뼈들은 썩어 없어졌지만, 굵은 다리뼈뿐만 아니라 척추뼈와 갈비뼈까지 남아 있는 상태였다. 희생자들은 주로 옆으로 눕거나 고꾸라져 있었다. 학살 당시 희생자들을 고개 숙이게 한 뒤, 총으로 머리 뒤를 쐈으리라 추정된다. 일부 구역에서는 유해 다리 사이에 다른 유해가 또 발견돼 과거 시신이 위아래로 겹겹이 쌓여 있었을 것으로 짐작할 수 있었다. 이번에 발굴된 유해는 약 60구. 유해뿐만 아니라 총살의 흔적인 탄피와 단추, 고무줄 그리고 ‘은반지’도 발견됐다. 이것들은 죽은 자와 죽인 자를 밝히는 중요한 증거다. “(경찰이) ‘고개 다 땅에 대라’고 하더만. (중략) 요기다가(손가락으로 뒤통수를 가리키며) 그러니까 짹소리 못하지. ‘퍽’ 하면 그만이여. 한 명씩, 한 명씩 해야지. M1…. 아이! (머리가) 없어요. 그 양반 나중에 시체 찾아가라고 해서 도장집 보고 찾았어. (머리가) 아주 쫙 뻐그러졌어. 아주 윷가락처럼. 피 한 모금도 없어.”(당시 면 치안대원 최○○ 진실화해위원회 진술) 이들을 끔찍한 죽음으로 몰고 간 ‘부역혐의’란 대체 뭐였을까. 말 그대로 하면 인민군이 지역을 점령했을 때 인민군과 내통해 도운 혐의라는 뜻. 그런데 그 실체가 참 허망했다. 인민군에게 밥 한번 해줬다고, 사랑방 한번 내줬다고 부역혐의자가 되기도 했다. 이웃사람 부탁으로 뭔지 모를 서류에 도장 한번 찍어줬다가 좌익 명단에 이름이 오르기도 하고, 그냥 어느 집안과 사이가 나빠서 일가가 모두 ‘빨갱이’로 몰리기도 했다. “흑백을 분류하려니까(실제 부역행위자와 아닌 자를 구분한다는 뜻-필자 주) 함장이 오더니 ‘지금 무엇을 하는 거지?’ 내가 ‘흑백을 대별하려고 합니다’ 하니까. ‘흑백? 흑백 같은 소리 하고 앉아 있네. 전부 일어서’ 하면서 다 끌고 나가는 겨. (…) 조금 지나니까 ‘탕탕’ 소리가 나더라고.”(당시 면 치안대장 최○○ 진실화해위원회 진술) 부역혐의자에 대한 학살은 어느 날 갑자기 터져나온 사건이 아니었다. 하나의 죽음이 또 하나의 죽음을 낳고, 그 죽음이 결국 참혹한 학살로 이어지는 ‘증오의 고리’가 존재했다. 전쟁 초기인 1950년 7월 12일, 서산 지역 경찰들은 인민군에 밀려 후퇴하면서 보도연맹원들을 집단 살해했다. 그들이 향후 인민군에 협조할 가능성이 있다고 본 것이다. 7월 18일 인민군이 서산을 점령하자, 이번에는 좌익세력에 의한 학살이 일어났다. 하지만 전세가 또 뒤집어져 10월 8일 군·경이 서산을 수복하자, 부역혐의자에 대한 학살이 일어난 것이다. 전쟁 발발 직후의 보도연맹 학살과 인민군 점령기 좌익세력에 의한 학살을 거치면서 주민들 사이에 갈등과 반목은 크게 쌓여갔다. 이쪽에서 저쪽으로, 다시 저쪽에서 이쪽으로 학살이 반복되면서 ‘보복성’이 더 강해졌다. 이런 성격은 수복 이후 경찰의 부역자 처리 과정에 그대로 반영됐고, 부역과 관계없는 불특정 다수의 민간인이 희생되는 원인이 됐다. “좌익들 잡아다가 면사무소 창고에 가득가득 잡아다 놓았지. (중략) (경찰) 지서 직원이나 근흥면 유지들을 앞에 놓고서 내가 ‘이 사람은 어떻게 할 거냐? 이렇게(손가락으로 총을 쏘는 모양을 하면서) 할 것이냐, 아니면 석방을 할 것이냐?’라고 하면 (지서 경찰과 유지들이) ‘이렇게 하자’라고 (후략).”(참고인 최○○ 진실화해위원회 진술) ‘빨갱이’라 믿으면 ‘빨갱이’가 됐다. ‘손가락총’ 한 번으로 살고 죽는 것이 갈라졌다. 학살 현장은 이번에 유해발굴이 이뤄진 봉화산 교통호 등 최소 30여 곳. 2008년 진실화해위원회는 희생자 977명과 희생추정자를 포함한 1865명의 신원을 확인했다. 기록에 누락된 다수 희생자가 있기 때문에 실제 희생자는 2000명을 웃돌 것으로 진실화해위원회는 추정했다. 73년 만에 지상으로 나온 은반지의 주인 역시 그중 하나일 것이다. 누군가는 이렇게 질문할지도 모르겠다. 주인이 누군지도 모르는 그깟 반지 하나 꺼낸 게 무슨 의미가 있냐고, 왜 거기에 아까운 국민의 세금을 써야 하냐고. 그 질문에 대한 대답을 대신해준 이가 있다. “발밑에 그분들(희생자들)을 두고, 대한민국이 선진국이 됐다고 자랑하고 있잖아요. 그분들을 밟고 선 대한민국이 과연 자랑스럽나요? 저는 별로 자랑스럽지 않아요. 그런 비극들을 억지로 지워버리고 없는 척했기 때문에 70년이 지난 지금까지 소위 ‘빨갱이’ 담론이 망령처럼 우리를 괴롭히고 있잖아요.”(진실화해위원회 소식지 ‘진실화해’ 4호, 2021. 12) 다큐멘터리 영화 <206: 사라지지 않는>(2023. 6. 21 개봉)을 만든 허철녕 감독의 말이다. 시민들의 힘으로 이끌어온 ‘민간인학살 유해발굴 공동조사단’의 발걸음을 기록한 영화다. 세월이 흘렀지만, 반지의 은빛은 사라지지 않았다. 땅속에 잠들어 있던 진실 역시 사라지지 않았다. 다만 그들을 ‘지워버리고 없는 척’하고 싶었던 부끄러운 우리가 있을 뿐.
사물의 과거사
[박점규의 노동여지도]악성 전염병 ‘하청’ 창궐하는 당진·서산·태안(2014. 12. 09 15:07)
2014. 12. 09 15:07 사회
노조 산업재해 현황판에 8명의 이름이 적혀 있다. 정규직 환자들이다. 힘 있는 정규직 사무실에 ‘비정규직 산업재해 현황판’을 만드는 것부터 시작해보면 어떨까 생각해본다. 충남 당진의 고즈넉한 들녘에 밤새 내린 눈이 설경을 빚어 놓았다. 흩날리는 눈발 사이로 서해대교가 보인다. 다닥다닥 붙어 있는 작은 철강공장을 지난다. 동부제철, 동국제강, 현대제철로 이어지는 송악철강단지다. 서산 대산석유화학단지 삼성토탈구조. | 박점규 동부제철 맞은편 2층 현대제철 비정규직 노조사무실. 민주노총 위원장 선거 투표 준비가 한창이다. 지난 10월 31일 하청업체 사용자들과 임금 및 단체협약을 체결했다. 노조 설립 2년 만에 찾아온 평화다. 2012년 10월 15일 30명에서 출발한 노조가 880명으로 늘었다. 보름 전에도 청소업체 50대 아주머니들이 노조에 가입했다. “노조 만들기 전에는 일이 힘들고 월급이 적으니까 이직률이 엄청 높았어요. 현장에서는 노동조합이 살아남겠느냐는 의문이 많았는데, 요즘은 노조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습니다.” 조민구 지회장의 머리에 흰눈이 소복이 내려앉았다. 갈 길이 멀다. 현대제철 당진공장에만 150개 업체 9000명의 사내하청 노동자가 일한다. 고작 10%가 노조로 뭉쳤다. 내년에는 2000명이 목표다. 노조 역량도 강화하고, 사무실도 공장 안에 만들고, 정규직 소송도 준비해야 한다. 할 일이 태산이다. 현대제철 당진공장 사내하청 9000명 여의도 면적의 3배인 현대제철. 공장 안 도로 가운데 석탄을 실어 나르는 열차가 다닌다. 철광석을 녹여 쇳물을 만드는 고로가 있는 일관제철소는 포스코와 현대제철뿐이다. 지난해 9월 3고로가 가동됐다. 현대제철은 현대하이스코에 이어 동부특수강도 인수한다. ‘쇳물에서 자동차까지’라는 정주영 전 회장의 유언이 이루어졌는지는 모르지만, 외환위기 이후 대한민국 재벌은 통제 불가능한 공룡이 되고 있다. 현대제철 정규직 박기선 비정규직사업부장은 1995년 이곳 한보철강에 입사했다. 1997년 한보그룹 부도로 강제휴직을 당했다가 3년 뒤 복직했다. 마지막까지 남은 18명이 숱한 어려움을 견디며 금속노조 한보철강지회를 지켜냈고, 2004년 현대제철로 바뀌었다. 조합원은 3827명으로 늘었고, 10년 전 2000만원이던 연봉은 3배가 됐다. “그때는 힘들었는데 지금 와서 보면 살아남아야겠다는 목표가 있었고, 재미도 있었던 것 같아요. 지금 투쟁해 보지 않고 배고파 보지 않은 대다수 조합원들은 그 시절을 모르죠.” 노조는 교육위원회를 만들어 신입 조합원들에게 역사를 교육하고 있고 반응도 좋다. 점심시간, 특식으로 나온 해물탕을 기다리는 식당 줄이 길다. 작업복 왼편에 현대스틸이라고 새겨진 직영도, 하청업체가 적힌 노동자도, 공장을 짓는 노동자도 같은 밥을 먹는 식구(食口)지만 처지는 천지 차이다. 고용형태 공시에 따르면 현대제철 정규직은 1만명, 사내하청은 1만2000명이다. 생산직만 따지면 사내하청 비율이 70%에 이른다. C지구 공장을 짓는 건설플랜트 노동자가 한때 1만명이나 됐다. 박기선 부장은 공장 안에 비정규직 노조사무실을 마련해주고 싶지만 반발이 있어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회사를 상대로 정규직만 싸우는 건 점점 힘들어져요. 비정규직과 같이 싸워야 확실한 타격을 준다는 걸 우리도 인식하고 있죠. 의식을 바꿔나가는 게 필요합니다.” 노조 산업재해 현황판에 8명의 이름이 적혀 있다. 정규직 환자들이다. 2013년 한 해에만 당진공장에서 10명의 하청노동자가 죽어 노동계로부터 ‘최악의 살인 기업’으로 뽑혔다. 얼마 전 노동부 조사 결과 당진공장이 2011~2013년 모두 20건의 산업재해를 은폐해 1위를 차지했다. 부친의 유언으로 만든 제철소, 비정규직 무덤 위로 쇳물이 흐른다. 힘 있는 정규직 사무실에 ‘비정규직 산업재해 현황판’을 만드는 것부터 시작해보면 어떨까 생각해본다. 당진 화력발전소 풍경. | 박점규 굵어진 눈을 헤치고 석문방조제를 지나 당진 화력발전소에 도착했다. 발전노조 김영일 당진화력지부장은 12년 전 발전, 가스, 철도 민영화에 맞서 38일간의 역사적인 파업을 했다. 쌍용차를 진압한 이명박 정권이 복수노조를 무기로 노조를 깨부수던 시절, 제조업은 금속, 공공은 발전노조가 타깃이었다. 한국동서발전은 직원들을 겉과 속이 빨갛다는 뜻의 토마토, 사과, 배로 구분했다. 순위까지 매겨 128명을 타향으로 보냈는데 기업노조에 가입하면 빼줬다. 1300명에 달하던 조합원이 300명으로 줄었다. 지난 10월 26일 서울중앙지법은 부당노동행위를 인정해 회사가 노조에 4000만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당진화력 ‘토마토’ 직원들의 귀양살이 2011년 강원도 동해로 강제발령을 받아 3년의 귀양살이를 마치고 올해 당진으로 돌아온 그는 노조 지부장을 맡아 직원들을 만났다. 여러 명이 발전노조로 되돌아왔지만 승진, 전출, 해고의 협박 앞에 쉽게 움직이지 못한다. 판결이 나고 국정감사 대상이 되면서 과거에 비해 누그러들었지만 차별과 탄압은 여전하다. 얼마 전 신입사원 중 ‘송곳’ 만화를 보고 노동조합에 온 친구가 있었다. “아이들에게 아빠는 얍삽하게 살지 않았고 힘들었지만 정의롭게 살았다고 얘기해줄 수 있다는 마음으로 민주노조를 지켜나가고 있어요.” 에버랜드 땅보다 넓은 당진 발전소를 둘러본다. 1~8호기가 가동되고 있고, 9~10호기를 짓고 있다. 화력발전소를 돌릴 석탄을 쌓아 놓은 저탄장을 지난다. 배에서 석탄을 내려 옮기는 컨베이어벨트가 공중에 떠 있다. 150억을 들여 만들었다는 전력홍보관, 신입직원이 한국동서발전과 당진화력을 소개하고 발전 원리를 알려준다. 용역업체 비정규직 노동자다. 자기 회사도 아닌데 환한 미소를 지으며 홍보하고, 방문객을 모시고 남의 회사 굴뚝에 오른다. 건설노동자들이 석탄가루가 날아다니지 않는 400억짜리 옥내용 저탄장과 보일러, 굴뚝을 만들고 있다. 지난 11월 11일 전국플랜트노조 충남지부가 전문 건설업체의 직장폐쇄에 반발하며 당진화력 앞에서 집회를 하다 29명이 연행되고 한 명이 구속됐다. 현대제철소를 만들고 화력발전소를 세우는 사람들이 처한 오늘이다. 현대제철 비정규직지회 사무실. | 박점규 서산시 대산석유화학단지. 화학공장 굴뚝에서 연기가 솟구친다. 롯데케미칼과 LG화학 입구. 2007년 민주노총 구재보 조직국장과 김희재씨가 매일 새벽 5시 30분 이곳에 와서 방송차를 세워놓고 노동조합을 알렸다. 두 달 만에 화학공장을 짓고 있던 400여명의 플랜트 노동자들이 모였다. 전국플랜트노조 충남지부를 결성하고 주5일 근무와 표준임금을 요구하며 싸웠다. 3년 전부터는 2000명씩 모이기 시작했고, 7년 만에 조합원 수가 1만명으로 늘었다. 공단 위쪽으로 올라가자 이재용이 삼성테크윈, 종합화학, 탈레스와 함께 한화에 내다 판 삼성토탈이 보인다. 정규직 1500명, 사내하청 800명이 일한다. 매각 발표 직후 한 온라인 직거래 사이트에는 삼성 배지를 판매한다는 광고가 올라왔다. 노조 없이 살아온 삼성맨들이 이재용의 경영 승계를 위해 배지보다 쉽게 팔려나간다. “피땀으로 일군 회사 매각이 웬 말이냐?” 회사 대문에 걸린 현수막에서 결기가 아닌 측은함이 느껴진다. 삼성토탈 노동자들이 11월 28일 노조 설립신고서를 제출했다. 회사는 위로금을 검토하고 있단다. 고용을 5년 보장한다는 얘기도 나온다. 5년 뒤에는? 삼성맨들이 정말 싸울 수 있을까? 100% 비정규직 공장 서산 동희오토 서산산업단지로 향한다. 국내 판매대수 1위를 달리는 기아차 모닝공장 동희오토를 축으로 자동차단지가 조성돼 있다. 기아차에게 모닝과 레이의 생산을 위탁받아 납품하는 유일한 완성차 외주 하청공장이다. 18개 사내하청 소속 1200명 전원이 하청노동자다. 태어나서는 안 될 100% 비정규직 공장이다. 민주노총 구재보 국장은 며칠 전 부품사 비정규직 노동자의 전화를 받았다. 주 3일은 아침 7시부터 새벽 3시까지, 3일은 밤 11시까지 3개월째 일하고 있다. 발이 퉁퉁 부어 병원에 갔더니 의사가 당장 일을 그만두라고 했지만 짝짝이 신발을 신고 일하고 있다. ‘100% 하청공장’이라는 악성 전염병이 서산 자동차단지를 창궐하고 있는데도 관심을 갖는 정치인은 어디에도 보이지 않는다. 눈발이 더욱 굵어졌다. 한 시간 남짓 눈길을 위태롭게 달려 도착한 태안화력발전소. 부당해고를 철회하라는 천막 너머로 굴뚝 연기가 치솟는다. 플랜트노조 충남지부 지도부 구속과 사퇴, 휴게시간 30분을 자율휴식으로 바꾼 노사합의안 부결로 비상대책위원회가 구성됐다. 태안화력 9·10호기 발전소를 짓는 원청회사는 SK건설, 하청은 성창E&C다. 지난 11월 성창은 직장폐쇄를 하고 조합원 7명 해고, 8명 정직을 때렸다. 노조가 현장 복귀를 결정했지만 직장폐쇄를 풀지 않고 각서를 쓴 조합원들만 일을 시킨다. 이철 비대위원장이 단식농성을 시작했다. 하루 일을 마친 노동자들이 좁은 천막으로 들어온다. 심각한 표정들이다. “주차·월차 포함해서 일당 18만원 포괄임금제로 하자는 구만유. 계산해보니까 먼저 번보다 후퇴했어유.” “계약서가 부당하다고 생각되는 사람들은 그만두라고 하고 있어요. 지금 60~70명 들어가 있는데 끽 소리도 못하고 썼다고 하더라고요.” “원청인 SK가 진행하고 있대요. 울산 플랜트노조 깬 것도 SK고, SK와 성창이 지금부터 인력관리를 하겠다는 것이죠. 여기서 밀리면 내년에 임단협은 어려워져요.” “험란하네.” “더러워서 발전소 일 하지 말고 가버려야지.” “법적 대응은 하더라도 해고 동지들이 현장 동지들 어떻게 됐든 만나는 수밖에 없어요. 2~3개월 걸려 들어가더라도.” 한 시간 넘게 얘기를 나누던 조합원이 일어선다. “어떡해유. 고생스러워서. 내일 또 와 볼게유.” “옆 천막에서 술 한 잔 먹고 가요.” 거친 사내들의 따스한 마음이 전해진다. 서산에 사는 김준수씨(44)는 홍성 직업훈련원을 나와 1988년부터 일한 베테랑 배관공이다. 현대오일뱅크, 삼성토탈, 엘지석유화학, 현대제철, 당진화력…. 그의 손을 거치지 않은 공장이 없다. 지금은 태안화력 복합발전소의 파이프를 연결한다. 배관공은 공장의 혈관을 잇는 작업이다. 무거운 쇠를 갈고 정교하게 조립한다. “8시간이 안 됐을 때는 유화단지에서 사람 엄청 죽었어유. 일에 쫓기고 경쟁 붙고 장시간 일하고. 연 5000~6000명 투입되는 현장에서 보통 대여섯 명이 죽었어유. 노동조합이 생긴 뒤로 한 공사에 5000명이 들어갔는데 한 명도 안 죽었죠.” 세 아이의 아빠는 아이들 학교도 가고 등산도 다닌다. 그래야 일도 더 잘할 수 있다. 8시간 노동, 표준임금제는 위태로운 생명을 구하고, 가정의 화목도 살려냈다. 그런데 회사는 옛날로 돌아가자고 한다. 공장을 짓는 사람들의 한숨이 천막에 드리운다. 그가 뼈마디 굵은 손가락을 움켜쥔다. 짙은 어둠이 삼킨 태안 산길, 폭설을 헤치고 서산으로 돌아간다. 잔업을 마친 동희오토 하청노동자들과 감자탕을 먹는다. 2010년 10월 2일. 5년의 투쟁 끝에 복직에 합의하고 이듬해부터 공장으로 돌아갔다. 지난해 여름 중국 동포에서 귀화한 황재민씨가 새벽 0시40분, 야간 중식을 먹기 위해 줄을 서 있다 쓰러져 뇌출혈로 반신마비가 됐다. 토요일까지 주야 10시간씩 모닝을 만들었는데 기아차도, 동희오토도, 하청업체 대신기업도, 한국노총 기업노조도 외면했다. 돌이 갓 지난 아이를 업고 아내 김려화씨가 1인 시위를 하는 모습을 보고, 금속노조 동희오토지회가 나섰다. 소식을 들은 기아차 화성공장 비정규직들도 함께했다. 서울 현대·기아차 본사에도 집회신고를 냈다. 사태가 커지자 하청업체 사장단이 교섭에 나왔고, 12월 4일 생계지원과 산재소송에 협조하는 내용으로 합의했다. “중국 동포인 김려화씨 동생이 한국에 14년 살았는데, 괜찮은 한국 사람들을 처음 본다고 하는 거예요.” 최진일 사무장이 해맑게 웃는다. 식당을 나와 무릎까지 쌓인 눈을 헤치며 걷는다. 길이 없는 곳에 길을 만들어가는 사람들의 그림자가 밝게 드리운다.
박점규의 노동여지도
서산과 민둥산(2003. 11. 06)
2003. 11. 06 스포츠
홍성 오서산서산은 충남 홍성군과 보령시 경계에 솟아 있다. 해발 790.7m에 불과하지만 충남권에서는 높은 산에 속한다. 오서산은 가을이면 억새를 감상하기에 좋다. 등산로가 그리 험하지 않아 남녀노소 구분 없이 즐겁게 산행에 나설 수 있다. 오서산 동쪽으로는 보령시 땅에 명대계곡-오서산자연휴양림이 들어서 있으며 북쪽의 홍성군 권역에는 정암사-내원사 등 사찰이 자리잡고 있다. 일단 서해안고속도로를 이용, 광천나들목으로 나가거나 장항선을 타고 광천역에서 내린다. 광천읍내를 거쳐 담산리 하담마을→상담마을→정암사 코스를 이용, 오서산 정상에 오른다. 정암사 일주문에서 정상까지는 약 2.4㎞. 4륜구동차를 보유한 여행객이라면 정암사 일주문과 100m 못미친 지점의 좌측 임도로 들어선다. 도로 정비가 잘 된 임도라서 운전하는 데 그리 큰 어려움은 없다. 오서산의 단풍과 광천읍내, 장곡면의 너른 들판을 감상하다보면 고도가 차츰 높아진다. 내원사로 내려가는 고개 정상에 조그만 주차 공간이 있다. 이곳에 차를 세워두고 등산을 시작하는데 그 거리가 약 2㎞이다. 광천읍사무소 직원은 "오서산은 기암괴석이 어우러진 산세와 굽이치는 능선이 명산의 요건을 고루 갖추었다"며 "가을이면 억새가 능선 가득 피어나는데 '영남 알프스'의 억새밭과 견주어도 손색이 없다"고 들려준다. 산 정상에서 서쪽을 바라보면 천수만 바다와 안면도, 그리고 자잘한 섬이 시야에 가득 찬다. 이래서 오서산은 '서해의 등대산'이라는 별명을 얻기도 한다. 오서산 등산의 일반적인 코스는 광천읍 상담마을에서 출발, 보령시 청소면 성연리로 하산하는 것이고(3시간 30분 소요) 명대계곡으로 하산하기도 한다(4시간 소요). 산 정상에서는 식수를 구할 수 없으므로 미리 준비해간다. 오서산의 억새를 감상하고 반드시 들를 곳이 광천읍내의 토굴새우젓시장이다. 새우젓 가게는 광천읍내 시장통에 많지만 주차가 어렵다는 것이 흠이다. 차를 이용한 여행객이라면 보령시와 광천읍을 이어주는 21번 국도변의 새우젓 판매점을 이용하는 것이 편리하다. 그 가운데 광천읍 우회도로 사거리 남쪽의 석이네토굴새우젓백화점((041)641-4127)은 3대째 운영하는 집으로 바로 곁에 휴게소와 식당(642-3224)도 거느리고 있어 젓갈 쇼핑 후 젓갈백반(1인분 6천원)으로 맛있게 한 끼를 해결하기에도 좋다. 가장 비싼 육젓부터 오젓-추젓에 낙지젓-창란젓-갈치속젓-어리굴젓-조개젓-황석어젓-아가미젓 등 30여 종류의 젓갈류를 판매하고 있다(www.saeujut. com). 대하구이나 활어회 종류로 푸짐한 식사를 원한다면 결성면 소재지를 지나 서부면 남당리로 가는 것이 좋다. 바닷가길을 따라 크고 작은 횟집과 포장마차 스타일의 간이횟집이 즐비하다. [여행메모(지역번호 041)] 홍성군청 문화공보실 630-1225. 홍성시외버스터미널 632-2425. 광천장날은 4, 9일. 광천특산물상인조합 642-7700. 홍성온천 633-6666. 광천읍내 숙박시설은 그린파크장(641-5415)-뉴월드파크(641-6766)-대우장(642-0304)-신촌파크(641-6611)-프린스여관(642-0703) 등. 읍내 맛집은 광명식당(641-2356)-대왕갈비(641-3505)-장미가든(641-2695) 등. 정선 민둥산 억새를 감상하고 싶다면 정선의 민둥산을 찾아가자. 대부분 억새는 11월이 감상 적기로 알고 있지만 실은 단풍이 시작되는 때를 맞춰 찾아가는 것이 현명하다. 기차로 여행길에 오른다면 청량리역에서 태백선을 타고 증산역에서 내린다. 밤 10시, 오전 8-10-12시, 오후 2-5시에 기차가 출발한다. 증산역까지는 3시간 50분~4시간 10분 정도 소요된다. 청량리를 떠난 기차는 제천-영월을 거친다. 정선군 남면의 민둥산(1,119m)은 이름 그대로 산 위에 나무가 한 그루도 없으며 '억새산'이라 불러도 좋을 만큼 곳곳에 억새풀이 군락을 이루고 있다. 산행기점인 해발 800m의 발구덕마을에서 정상에 이르는 동안 억새무리가 없는 곳이 없는데 특히 정상 못미처 넓디넓은 억새밭의 장관은 두고두고 잊지 못할 추억을 심어준다. 억새풀밭 면적은 20만 평 규모로 창녕 화왕산 등과 더불어 전국 5대 억새풀 군락지 가운데 하나이다. 산세가 원만하고 등산로도 평탄한 편이어서 초보자도 쉽게 산행을 즐길 수 있다. 발구덕마을 위쪽 임도의 휴게소에서 정상까지는 40분 정도 소요된다. 그러나 증산역 인근, 38번 국도와 421번 지방도가 만나는 증산초등학교에서 올라가자면 1시간을 더 잡아야 한다. 이곳 억새는 대부분 사람 키를 넘는 데다 색깔이 매우 짙으며 조밀해서 길을 잃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정상에서 북쪽 지억산(1,116.7m)으로 이어지는 긴 능선도 마치 황금가루를 뿌려놓은 듯 억새군락으로 덮여 있어 절로 탄성을 자아내게 한다. 가족 단위 산행객은 두세 살짜리 아이까지도 걸음마를 시키고 배낭에 태우고 하면서 민둥산 억새밭을 찾는다. 숙소를 정선읍내로 잡았다면 발구덕마을 입구인 능전마을에서 몰운대-정선소금강-화암약수-화암동굴 코스로 여행길을 계획한다. 화암8경이라는 경승지대가 여행자를 사로잡는다. 비록 구비구비 돌기는 해도 도로 포장이 완벽히 되어 있는 곳이기에 내 차로 편안히 단풍 감상을 즐길 수 있다는 것이 매력 포인트이다. 도로 양편 모두 산세가 좋고 기암절벽이 발달, 빨갛고 노란 단풍미가 한껏 살아난다. 화암8경의 제1경은 화암약수, 2경은 화암약수 진입로 오른쪽 위편의 거북바위, 3경은 약수터 진입 500m 전의 하천변에 자리한 용마소이다. 4경은 화암동굴, 이어 5~8경은 화표주-소금강-몰운대-광대곡이다. [여행메모(지역번호 033)] 정선시외버스터미널 563-9265. 정선역 563-7788, 화암동굴 관리사무소 560-2578, 화암약수 관리사무소 560-2576, 정암사 591-2469. 정선읍내 맛집으로는 정선역에서 가까운 동광식당(563-3100)을 추천한다. 황기를 넣어 만든 왕족발과 메밀콧등치기국수를 잘 하기로 널리 소문나 있다. 족발을 야채나 배추 속잎으로 싸먹는데 결코 기름지지 않고 황기의 향이 은은히 배어 있다. 글-사진/유연태〈여행작가-'포인트 주말여행'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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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 내려온다·서산 머드맥스…이번엔 BTS다!
범 내려온다·서산 머드맥스…이번엔 BTS다!
2022. 10. 17 10:16 문화/생활
한국관광 홍보 캠페인 ‘필 더 리듬 오브 코리아’ 한 장면. 한국관광 홍보 캠페인 ‘필 더 리듬 오브 코리아’에 글로벌 슈퍼스타 방탄소년단의 슈가와 지민이 함께 한다. ‘필 더 리듬 오브 코리아’는 2020년 ‘범 내려온다’와 2021년 ‘서산 머드맥스’ 등으로 국내외 많은 관심을 받아온 한국관광의 시리즈 캠페인이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는 최근 ‘2022 필 더 리듬 오브 코리아’ 캠페인 론칭편을 공사 유튜브 채널에 공개했다. 슈가와 지민이 우연히 찾은 옛 음악을 함께 들어보는 장면으로 구성된 론칭편은 본편에 대한 궁금증을 증폭시킨다. 이달 27일과 11월 2일 2편씩 순차적으로 공개되는 본편은 올드 K팝과 지방 관광지의 특성을 조합하는 형식으로 제작됐다. 조용필의 ‘돌아와요 부산항에’는 부산, 송골매의 ‘어쩌다 마주친 그대’의 신나는 비트는 대전, 드렁큰타이거의 ‘너희가 힙합을 아느냐’는 산업 도시의 색다른 매력을 보이는 포항, 박성연의 ‘바람이 부네요’의 재즈 선율은 제주도와 연계돼 지역의 분위기와 관광지를 더욱 돋보이게 할 것으로 기대된다. 허현 디지털마케팅기획팀장은 “K팝을 세계적 수준으로 올려놓은 한국관광 홍보 대사 BTS가 K팝의 근원이 되는 과거의 명곡들을 배경으로 자연스럽게 한국의 다양한 관광매력을 소개하는 형식으로 올해 한국관광 홍보 캠페인을 기획했다”고 밝혔다.
BTS
[정원 여행자](2)충남 서산·태안 - 시간이 빚은 서쪽 정원에 갔다
2015. 02. 03 11:13 레저/여행
달의 운행 주기에 따라 간월암의 앞뜰과 뒤뜰은 바다가 됐다가 갯벌이 된다. 바람은 모래를 실어와 쌓고 허물기를 반복하며 거대한 모래언덕을, 시간의 퇴적층을 빚었다. 황무지를 개간해 나무를 심은 한 사람의 열정은 40년이 지나 ‘서해안의 푸른 보석’으로 빛을 발하고 있다. ‘시간’이 빚은 이 모든 기적을 만나러 서해에 갔다. 만조 때는 섬이 되고 간조 때는 뭍이 되는 간월암은 물때에 따라 암자로 드는 방법이 다르다. 간월암의 정원은 갯벌이거나 바다다 이른 봄, 산중 암자에 방 한 칸을 얻어 두어 달 묵은 적이 있다. 매화가 벙글고 산수유가 번졌다는 소식은 산 아랫동네의 이야기일 뿐, 산사의 봄은 감감무소식이었다. 앙상한 나뭇가지엔 새순이 움트는 대신 잔설이 덮여 있었고, 바닥이 절절 끓는 방 안에서도 창틈을 파고드는 삭풍에 코끝이 시렸다. 낯선 방에 대한 신고식이었을까. 처음 며칠은 얕은 잠 속에 끝도 없이 꿈을 꾸었는데, 꿈속엔 늘 바닷물이 스몄다. 암자 뒤꼍에 웃자란 산죽 때문이었다. 봄을 시새우는 성마른 바람은 밤새도록 대밭을 들쑤셔댔고, 울울창창한 대밭은 거친 파도 소리를 토해냈다. 문을 열면 바다가 펼쳐질 것 같았다. 파도 소리를 베고 누워 멀미 나도록 일렁이는 꿈자리에 내내 뒤척이다가, 가지런한 목탁 소리에 눈 뜨던 새벽 3시. 꼭 바다 한가운데 덩그러니 떠 있어야 섬이 아님을, 심심산골 작은 절집에서 알았다. 목조 보살상을 지나 간월암으로 드는 길. 일주문이 소박하다. 고독한 모든 자리가 섬이라면, 간월암은 섬 중의 섬이다. 작은 암자가 저만큼 작은 섬 하나를 온전히 점하고 있어 절이 섬이요, 섬이 곧 절이다. 서산시 부석면 간월도리, 작은 바위섬 위에 자리 잡은 간월암은 고려 말 무학대사가 창건한 암자라고 전해진다. 이곳에서 수도하던 중 달을 보고 깨달음을 얻었다는 무학대사는 암자 이름도 ‘간월암(看月庵)’이라 지었다. 한때는 피안사(彼岸寺) 혹은 연화대(蓮花臺)로 불렸다는데, 달을 보며 바다 위에 한 점 섬으로 떠 있는 암자의 풍경은 강 건너 극락정토와 연꽃의 이미지로 읽힐 만도 하다. 간월도에서 바라본 바다. 만조 때의 간월암은 앞마당 뒷마당 모두 바다다.절집을 한 바퀴 빙그르르 돌도록, 눈길 닿는 곳마다 바다다. 물론 만조 때의 이야기다. 바다를 앞마당, 뒷마당으로 두른 암자에서 할 일이란 바다 위로 해가 뜨고 바닷속으로 해가 지고, 달이 부풀었다 야위는 모습을 바라보는 것뿐. 몇 발자국씩 의자를 옮기며 종일토록 해 지는 풍경을 마흔세 번이나 바라봤다는 어린 왕자처럼 시간을 보낼 수도 있겠다. 그래도 서해의 섬은 썰물과 밀물 덕분에 소혹성 B612보다는 덜 외롭다. 물이 빠지면 육지와 이어진 길이 드러나고, 섬은 더 이상 섬이 아니다. 이때 간월암의 마당은 바다가 아닌 갯벌이다. 소라, 고동, 방게를 비롯해 새조개와 굴을 채취할 수 있는 황금 어장이라, 이 일대 밥상을 책임진다. 갯벌이 품은 생명엔 사람도 포함된다. 굴을 캐서 그 돈으로 자식들을 먹이고 가르친 숱한 이들이 그 증거다. 간월도 어리굴젓은 임금의 수라상에 올랐다고 한다. 무학대사가 맛을 보고 감탄해 태조 이성계에게 진상했다는 이야기도 전해진다. 바위섬 위에 오뚝한 암자의 살림은 검박하기 그지없다. 물때에 따라 암자로 드는 방법이 다르다. 물이 차면 줄배를 이용하고 물이 빠지면 걸어서 갈 수 있다. 우리가 공유했던 한 시절이 서로 다른 추억으로 남듯 간월암을 만조에 찾은 당신과 간조에 찾은 나의 기억은 어긋나게 마련이다. 밀물과 썰물은 달의 운행과 관련된다. 달을 바라보는 암자의 앞뜰과 뒤뜰이 바다가 되거나 갯벌이 되는 것도 달과의 관계 속에 결정된다. 간월암으로 드는 길 내내 작은 소망탑이 이어진다. 사막이 끝난 자리에 바다가 펼쳐졌다 숱한 해수욕장으로 명성을 누려온 태안이지만, 이곳의 숨은 비경으로 ‘사막’이 손꼽힌다는 건 꽤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종종 이색적인 여행지를 소개하는 기사와 블로그를 통해 머나먼 열사의 땅에서 찍어온 듯 이국적인 풍경 사진을 접했고, 사막을 횡단한 소감을 읽었다. 여행기의 제목이나 사진 설명엔 ‘서해안에 사막이 있다? 없다?’와 같은 문장이 으레 따라붙곤 했다. 해안사구에 물결치는 바람의 무늬. 바람의 무늬는 천변만화한다.‘서해안의 사막’으로 통하는 신두리 해안사구는 태안반도 서북부 해안선을 따라 형성된 거대한 모래언덕이다. 길이 3.4km, 너비 500~1,300m에 달하는 규모에, 해안사구의 교과서라 할 만큼 다양한 종류의 사구 지형이 존재한다. 갯씀바귀, 초종용, 해당화, 갯방풍, 표범장지뱀은 물론 멸종위기종인 금개구리, 쇠똥구리 등 희귀한 동식물의 서식처로 학술적·생태적 가치가 높다. 하여 2001년 천연기념물 제431호로 지정된 이래 그 이듬해엔 해양수산부가 사구 주변 바다를 ‘해양생태계 보전지역’으로 정했으며, 환경부는 사구 안의 두웅습지 일대를 ‘습지보전지역’으로 보호하고 있다. 모래사막을 가로지르자 겨울 바다가 나타났다. 모래언덕은 파도와 바람이 빚고, 시간이 깃든 작품이다. 파도가 고운 모래를 해안가에 실어 놓으면 겨울철 세찬 북서풍이 모래를 육지로 옮긴다. 모래는 바람에 의해 쌓이고 깎이고 또 쌓이면서 언덕을 이룬다. 무려 1만5,000년이라는 장구한 시간의 퇴적층이다. 해와 나그네 외투 벗기는 내기라도 벌인 것처럼 인정사정없는 바닷바람이 온몸의 숨구멍으로 스며들었다. 생태계의 보고라지만 맵찬 바람이 휘몰아치는 겨울 사구에서 생명체를 만나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마른 풀들만 버석거릴 뿐 황량하기 그지없다. 그래도 모래의 움직임에 가장 신바람이 실리는 때는 겨울이다. 천리포수목원의 숲길은 해변 산책로로 이어진다. 천리포 해변을 바라보는 쉼터 역시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수목원답다. 모래언덕에 푹푹 발목을 묻으며 현재진행형의 ‘샌드 아트’를 감상했다. 깊었다가 얕았다가, 잔잔했다가 격했다가, 모래언덕을 캔버스 삼아 바람이 새긴 물결무늬는 쉼 없이 변주됐다. 양 발목에 모래주머니를 찬 듯 무거운 발걸음으로 바람의 언덕을 가로질러 마침내 사막의 끝에 이르렀다. 그리고 그곳에서 맞닥뜨린 겨울 바다 앞에 볼멘소리를 꿀꺽 삼켰다. 진격하듯 우-우- 몰려오는 짙푸른 바다와 하얗게 부서지는 포말이, 모래바람에 뻑뻑해진 안구를 적셨다. 오아시스가 따로 없었다. 음력 12월에 피는 매화를 찾아서 ‘서해안의 푸른 보석’이라 불리는 태안의 천리포수목원은 바다를 바라보며 자리 잡았다. 2009년 일반에게 공개되기 전 천리포수목원의 별명은 ‘신의 비밀정원’이었다. 허락을 받은 식물 연구자나 후원 회원만이 출입할 수 있었던 까닭이다. 국내 최초의 사립 수목원을 일군 설립자 고 민병갈 원장은 생애 마지막 순간까지 ‘나무가 주인인 수목원’을 지향했다. 자신의 묘를 쓰지 말고 묘 쓸 땅에 나무 하나라도 더 심으라는 유언을 남길 정도였다. 2012년 서거 10주기를 기념하며 그의 유골은 수목원 내 목련나무 아래 안치됐다. 생전에 그가 가장 좋아했던 나무다. 현재 옛 무덤 자리에는 민 원장의 흉상이 놓여 있고, 인근에는 그가 국내 최초로 발견한 완도호랑가시나무가 서 있다. 민병갈 원장의 흉상 인근에는 그가 국내 최초로 발견한 완도호랑가시나무가 서 있다.민 원장은 푸른 눈의 한국인이다. 1945년 그의 나이 24세에 미군 정보장교로 한국에 왔다가 이 땅의 매력에 빠져 한국인으로 귀화했다. 사재를 털어 천리포 해변 대지를 매입하게 된 이유도 자못 흥미롭다. 1962년 태안을 찾은 그에게 한 노인이 다가와 “딸을 시집보내야 하는 데 돈이 없다”라며 “땅 2,000평을 사달라”라고 부탁했다는 것. 민 원장은 흔쾌히 노인의 땅을 사들였고, 이를 계기로 차츰차츰 그 일대 땅을 매입하며 1970년 본격적으로 수목원 조성을 시작했다. 처음에는 국내 자생종을 주로 심다가 차츰 외국의 다양한 묘목과 종자도 들였다. 전공자는 아니었지만 두툼한 식물도감이 나달나달해지도록 읽고 연구하며 황무지나 다름없는 땅을 개간해 초록을 입혔다. 현재 천리포수목원엔 1만5,755종의 식물이 식재돼 있다. 그중에서도 목련류는 400여 종으로 세계 최대 규모다. 2020년 국제 목련학회 총회가 이곳에서 열리는 것도 이 때문. 대다수의 수목원이 관람객의 동선을 따라 인공적으로 조성된 반면, 천리포수목원은 나무를 중심으로 놓고 관람객들이 움직이도록 조성된 것이 특징이다. 해안가 언덕에 심은 나무들은 애초부터 그 자리에 있었던 것처럼 자연스럽다. 보기 좋게 모양을 잡고자 가지치기를 하거나 관람객의 보행이 편하도록 꽃과 나무를 정리하는 법이 없다. 수목원 탐방로는 숲길을 지나 바다로 이어진다. 천리포 해변과 낭새섬을 바라보며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자리가 마련돼 있다. 황홀한 향기를 가진 납매는 음력 12월에 피는 매화다. 올해는 여느 해보다 일찍 꽃이 피었다. 꽃보다 화려한 붉은 열매를 지닌 호랑가시나무 군락은 천리포수목원의 ‘겨울 정원’에서 가장 주목받는 스타다. 지난여름의 잔해라기엔 존재감이 무척이나 또렷한 마른 수국은 품위 있게 늙은 노인 같다. 정월에 찾은 수목원엔 미묘한 색감과 형태로 사계절이 공존했다. 먼저, 연못가를 둘러싼 수국은 지난여름의 잔해로 치부하기엔 그 존재감이 또렷했다. 바삭하게 마른 자잘한 연갈색 꽃잎들을 흩뿌리지도 부서뜨리지도 못한 채 애먼 가지나 흔들고 있는 겨울바람이 외려 지쳐 보였다. 동백이 절정에서 자결로 극적인 비장미를 돋운다면, 철 지난 수국엔 세월을 견뎌낸 결연함이 있다. 가을꽃 억새의 은빛 물결은 여전히 탐스러웠고, 겨울 정원의 대표 얼굴인 호랑가시나무 군락은 꽃보다 붉은 열매로 새들을 유혹했다. 호랑가시나무에 홀리는 것은 새들만이 아니다. 겨울에 천리포수목원을 찾는 이들 대부분이 호랑가시나무 군락으로 흘러든다. 하지만 이날의 목적은 노란 복주머니를 닮은 납매(臘梅)를 찾는 것. 천리포수목원으로부터 날아든 올해의 첫 꽃 소식은 음력 12월에 피는 매화다. 혹한 속에 가장 먼저 꽃 소식을 전한다 하여 ‘화신(花信)’이라고도 하고, 추위를 뚫고 찾아오는 손님에 비유해 ‘한객(寒客)’이란 별명으로도 불리는 납매는 한겨울에 피어나는 귀한 꽃이다. 너도밤나무 옆에 피었다는 정보 하나로 출발한 탐매행(探梅行)은 엄지손톱만 한 노란 꽃송이 앞에서 완결됐다. 매서운 추위 속에 곤충을 유혹하고자 강한 향기를 내뿜는 것이 특징이라더니, 과연 향기로 존재하는 꽃이었다. 생강처럼 알싸한 향이 코끝을 뚫자, ‘번쩍하는 황홀한 순간’이 왔다 갔다. 찰나였다. Tip 서산&태안 여행에서 놓치기 아쉬운 풍경 용현리 마애여래삼존상 우리나라에서 발견된 마애불 중 최고의 작품으로 손꼽힌다. 얼굴 가득 자애로운 미소를 띠고 있어 일명 ‘백제의 미소’로 불린다. 빛이 비치는 방향에 따라 웃는 모습이 각기 다르게 보이는 특징이 있다. 주소 충남 서산시 운산면 마애삼존불길 65-13 운영 시간 오전 9시~오후 6시(연중무휴, 7~8월은 오후 9시까지 연장 운영) 문의 041-660-2538 1 이원방조제에서 바라본 철새의 군무. 새들의 낙원은 사람에게도 낙원이다. 2 바다 위를 걷는 듯한 신기한 체험을 할 수 있어 관광명소로 떠오른 대하랑꽃게랑 해상 인도교.이원방조제 학암포해수욕장 방향으로 달리다 보면 국내 최장 길이의 벽화가 그려진 이원방조제를 볼 수 있다. 2007년 태안 기름 유출 사고를 극복하기 위해 손을 보탠 130만 명의 자원봉사자들을 기리고자 2.7km 구간을 가득 채운 희망의 벽화다. 주소 충남 태안군 이원면 관리 대하랑꽃게랑 다리 드르니항과 백사장항을 잇는 길이 250m의 해상 인도교로, 꽃게 모양을 형상화한 다리가 재미있다. 해가 지면 다리에 밝혀진 조명이 어선들의 휘황한 불빛과 어우러져 환상적인 야경을 선사한다. 주소 충남 태안군 남면 신온리 <■글 / 고우정(여행작가) ■사진 / 현일수(리빙룸 스튜디오)>
정원 여행자
[여행스케치]먹거리와 볼거리 풍성한 서산
2005. 04. 01 재테크
서해 포구는 남해나 동해와 다른 아기자기하고 오밀조밀한 맛이 있다. 바다를 끼고 있는 충남 서산은 먹거리와 볼거리가 풍부하지만 아직은 사람들의 손을 덜 타 자연미를 간직한 곳이다. point 1 봄바람 불어오는 서해 갯마을 서해 포구 맛 기행 서해 포구에는 봄 기운이 완연하다. 바다에서 불어오는 바람은 어느새 따스한 기운을 머금어 몸을 포근하게 감싸준다. 서산을 둘러싸고 있는 포구에는 먹거리도 많아 여행길이 두 배로 즐겁다. 도성리 왕산포구의 ‘박속밀국낙지탕’은 시원한 맛이 일품이다. 5월부터 7월까지 나오는 새끼낙지의 다른 이름인 ‘밀국낙지’를 박과 무 등을 넣고 끓인 육수에 익혀 먹는 음식이다. 처음에 박속밀국낙지탕이라는 이름을 들었을 때는 호박 속에 낙지탕을 넣는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박속을 사용한다고 해서 붙은 이름이라고 한다. 육수에 넣고 낙지를 끓이면 질겨질 것 같지만 쫄깃쫄깃한 맛이 기가 막히다. 무엇보다 박속으로 우린 국물은 온몸을 시원하게 만들 정도. 전라도 지방에서는 낙지를 볶아서 먹지만, 서산 지역 사람들은 국물을 좋아하기 때문에 이렇게 만들어 먹었다고 한다. 낙지를 먹고 남은 국물에 칼국수를 끓여 먹으면 한 끼 식사로 제격이다. 왕산포구에서 유명한 음식점은 우정횟집(041-662-0763)으로, 10여 년간 박속밀국낙지탕만을 만들어왔다. 가격은 낙지 가격에 차이가 있다. 밀국낙지가 나올 때는 마리로 계산을 하는데, 보통 1마리에 1천5백원 정도라고 한다. 2인분에 10마리 정도 들어간다. 밀국낙지가 나오지 않을 때는 보통 낙지를 사용하는데, 크기에 따라 3만~5만원이다. 왕산포구가 박속밀국낙지탕으로 유명하다면, 삼길포는 목선 횟집으로 유명하다. 포구 양편으로 줄지어선 목선이 이색적인 포구의 멋을 자아내는 곳이다. 새벽 바다에서 잡아온 싱싱한 고기를 목선에서 바로 회를 떠준다. “아저씨 잘해드려요. 우럭, 놀래미, 도다리, 아나고 준비되어 있어요”라는 정겨운 소리가 쭉 늘어선 목선 위에서 들려온다. 봄철에는 1kg에 2만원 정도면 싱싱한 회를 맛 볼 수 있다. 목선에서 바로 뜬 회는 근처 횟집에서 느긋하게 앉아서 먹을 수도 있고, 초고추장과 상추 등을 사서 목선 위에서 바로 시식할 수 있다. 사람 사는 맛이 듬뿍 느껴지는 곳이다. 이곳에 가려면 과자를 준비하는 것도 좋다. 포구 가까이서 진을 치고 있는 갈매기들과 사진 찍을 기회도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성구미포구에서는 가오리와 비슷한 모양의 간재미를 맛볼 수 있다. 가오리는 찜으로 많이 먹는데, 아무리 커봐야 1kg이 안 되는 양념 간재미는 주로 무쳐서 많이 먹는다. 간재미무침은 새콤달콤한 양념 맛과, 아삭아삭 씹히는 뼈 맛이 잘 어우러져 입 안에 군침이 돌게 만든다. 간재미는 철을 타지 않기 때문에 사시사철 항상 제 맛을 느낄 수 있다. 회로도 먹을 수는 있지만, 아무래도 야채와 버무린 무침이 궁합이 좋다. 그리 비싸지 않은 것도 사람들이 간재미를 찾는 이유다. 1마리에 2만원 정도인데, 두세 명이 잘 먹을 수 있다. 성구미 포구에서 간재미를 잘하는 집으로 꼽히는 곳이 빨강모자집(041-353-5337)이다. 서산에서 약 30분 거리로 송악 IC 못미쳐 부곡공단 방향으로 나와서 석문방조제로 가다 보면 눈에 띈다. point 2 마음을 열어주는 절 개심사 주목은 ‘살아서 천 년 가고, 죽어서 천 년 간다(生千死千)’고 알려져 있다. 주목은 역사의 흔적을 고스란히 몸에 새겨놓는 나무라고 할 수 있다. 나무의 생명력을 실감하지 못한다면 개심사에 가보길 원한다. 유홍준 교수는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에서 개심사를 ‘우리나라에서 가장 아름다운 절집 중 하나’라고 표현했다. 해인사, 송광사, 통도사처럼 3보 사찰에 끼지도 못한다. 그렇다고 규모가 크지도 않다. 가람 곳곳에 아름다운 건물들이 들어서있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개심사에 가보면 ‘왜 아름다운 절집’이라고 했는지 이해할 수 있다. 바로 휘어진 나무를 그대로 기둥 삼아 지은 절집 때문이다. 기둥 하면 으레 곧은 나무를 떠올리는 사람들의 고정관념을 깨뜨린 발상에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개심사는 상왕산 울창한 숲속에 자리잡고 있다. 주차장에 내려서 일주문을 지나면 호젓한 숲길이 시작된다. 봄엔 벚꽃이 화사하게 피어 봄 기운을 만끽할 수 있다. 5분 정도 벚꽃길을 걷다 보면 돌계단이 시작된다. 돌계단을 오르다 보면 개구리 울음소리가 우렁차게 들려온다. 개심사 입구에 있는 작은 연못에 사는 개구리 소리다. 6월이면 연못엔 수련이 소담스레 피어올라 아름다운 자태를 뽐낸다. 인생의 고해를 알려주는 듯 연못에 걸쳐 있는 외나무다리 앞에 서면 범종루와 안양루가 눈에 들어온다. 그런데 안양루의 현판 글씨가 사뭇 재밌다. ‘象王山開心寺’라는 글씨 중에서 코끼리 상(象)자가 유독 천진난만하다. 마치 코끼리 코처럼 한 획이 쭉 늘어난 모양이다. 근대의 명필 해강 김규진이 예서체로 쓴 현판이다. 범종루의 기둥 역시 휘어진 나무를 그대로 사용했다. 안양루 옆으로 나 있는 해탈문을 지나면 절 마당이다. 보물 제143호로 지정된 대웅전을 중심으로 왼쪽에 심검당과 요사채가 있고, 오른쪽에 무량수각이 있다. 절 마당에는 5층 석탑이 자리잡고 있다. 경내를 벗어나면 오른쪽에는 오롯이 놓인 명부전이 눈에 띈다. 대웅전 앞에는 사찰에서는 보기 힘든 철 구조물이 있다. 바로 ‘야단법석(野壇法席)’의 유래를 알게 하는 곳이다. 야단법석은 원래 불교에서 야외에서 열리는 강좌를 가리키는 말이었다. 개심사의 규모에 비해 찾아오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에, 큰 행사가 있을 때는 탱화를 야외 구조물에 걸고 진행한다. 개심사에는 보물 제1264호로 지정된 길이 10.1m, 폭 5.87m나 되는 영산회괘불탱이 있다. 영산회상도는 부처가 인도 영축산에서 법화경을 설한 법회를 그림으로 표현한 것이다(괘불이란 절에서 큰 법회나 의식을 행하기 위해 법당 앞뜰에 걸어놓고 예배를 드리는 대형 그림을 말한다). 개심사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스님들의 거처인 요사채의 휘어진 나무 기둥. 요사채의 휘어진 나무 기둥은 예전 심검당을 해체할 때 나온 나무를 사용한 것이라고 한다. 조선 「성종실록」에 따르면, 1475년 산불이 나 개심사의 건물이 전소됐다고 한다. 1484년 대웅전을 비롯해 건물을 중창했다는 기록이 전해져 내려온다. 개심사는 백제 의자왕 때 혜감국사가 창건해 ‘개원사(開元寺)’라고 했다. 1350년 처능대사가 중창하면서 개심사(開心寺)라고 했다고 전해진다. 왜 개심사라고 했는지 직접 보고 느끼는 것도 의미 있는 여행길이 될 것이다. 그리고 옛날식 그대로인 ‘해우소’도 꼭 이용해보기 바란다. point 3 아는 만큼 보인다 백제의 미소 ‘마애삼존불’ 마애불은 경주의 금산에도 있고, 태안에도 있다. 하지만 왜 서산의 마애삼존불이 유독 사랑을 받고, 많은 사람들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는 것일까? 백제의 미소 ‘마애삼존불’을 찾아가는 길은 그리 어렵지 않다. 차에서 내려 5분 정도 돌계단을 오르면 전각이 보인다. 국보로 지정된 조각품치고는 어딘지 모르게 왜소해 보여, ‘애계, 겨우 이거야!’라는 푸념이 나올 정도다. 서산 마애삼존불은 우리나라에서 발견된 마애불 중 가장 오래되고, 뛰어난 작품으로 알려져 있다. 본존여래상을 중심으로 좌측에 보살입상, 우측에 미륵반가사유상을 배치했다. 이는 과거, 현재, 미래를 의미하는데, 두 입상에 하나의 반가상을 배치할 것이 독특하다. 전각이 없을 때는 해가 뜨고 지는 것에 따라 얼굴의 모습이 바뀌었다고 한다. 280cm 높이의 본존불은 빛이 비치는 방향에 따라 웃는 모습이 달라진다. 활짝 웃는 유쾌한 모습이 보는 사람을 저절로 즐겁게 한다. 목이 짧고 불꽃 무늬가 새겨진 광배가 눈에 띈다. 자세히 보면 불꽃 안에는 3구의 불상이 조각되어 있다. 불상은 거의 감은 듯한 눈인데, 눈을 크게 뜬 모습이 이채롭다. 어깨에 걸친 옷자락이 주름진 모습에서 입체감이 느껴진다. 과거불인 보살입상도 티 없이 맑은 미소가 특징이다. 미래불인 미륵반가상은 살이 통통하게 찐 소년의 체구로 조각되어 있다. 두 팔은 손상되어 보는 이들을 안타깝게 한다. 본존여래상은 6세기 중엽 백제 작품으로 추정하고 있다. 서산 마애삼존불을 보러 가기 전에 꼭 자료를 찾아보기 바란다. 여의치 않다면 마애삼존불로 가는 길에 관리사무소에 해설을 부탁해보자. 잘생긴 스님이 마애삼존불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들려줄 것이다. 스님의 해설을 듣고 마애삼존불을 차근차근 살펴보면 처음의 실망스러웠던 기억이 완전히 사라질 것이다. point 4 낙조의 백미를 즐길 수 있는 곳 간월암 썰물 때는 육지로, 밀물 때는 섬으로 변하는 곳, 간월암(看月庵). 바다에 떠 있는 모습이 구름 속에 피어난 연꽃을 닮았다고 할 정도로 아름다운 곳이다. 무학대사가 이곳에서 달을 보고 깨달음을 얻었다지만, 실상 낙조가 아름답기로 유명한 곳이다. 낙조 시간이 되면 간월암 부근은 고요한 가운데 여기저기서 사진작가들의 셔터 소리가 들린다. 하루 두 번 썰물 때 자갈길을 걸어서 간월암에 들어갈 수 있다. 작은 암자에서 흘러나오는 독경 소리와 파도 소리가 어우러져 심신이 저절로 포근해진다. 법당에는 무학대사를 비롯해 이곳에서 수도한 고승들의 인물화가 걸려 있다. 법당의 열린 문 사이로 낙조를 볼 수 있는 것도 이곳의 자랑이다. 이곳은 무학대사가 고려 말 암자를 짓고 ‘무학사’라 불렀다. 세월이 흐르면서 자연 퇴락한 것을 1941년 만공대사가 새로 지어 간월암이라고 이름 붙였다고 한다. 이곳에서 수행하던 무학대사가 임금에게 보낸 어리굴젓이 궁중의 진상품이 됐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굴의 풍년을 기원하는 ‘굴부르기 군왕제’가 매년 정월 보름날 어리굴젓 기념탑 앞에서 펼쳐진다. 국내 최초로 선보이는 조선시대 병영체험축제 그동안 서산에서 매년 펼쳐지던 ‘해미읍성 역사체험축제’가 ‘해미읍성 병영체험축제’로 탈바꿈해 올해 처음 선보인다. 올해부터 시작되는 병영체험축제는 가족 체험형 중심 축제로 프로그램을 대폭 재편성했다. 전각 소리와 함께 말 20여 필, 조선시대 병영 복장으로 무장한 2백60여 명의 체험단이 등장해 행진함으로써 축제의 시작을 알릴 예정. 고증된 군사도감에 따라 참가자들은 전투 훈련, 용병 훈련, 무술 훈련을 체험할 수 있다. 장치기 대회, 성 쌓기, 짚신 달리기 등 조선시대 운동회와 저잣거리 축제 등이 신명나게 펼쳐진다. 해미읍성은 조선 세종 3년(1412년)에 축성된 면적 20만 평의 성이다. 조선시대 세워진 읍성 가운데 원형이 가장 잘 보존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순신 장군이 청년 시절 훈련받은 곳으로도 유명하다. 1866년 병인박해 때 천주교 신자들 1천여명이 처형된 곳으로, 김대건 신부도 이곳에서 순교했다고 알려진다. 해미읍성 병영체험축제는 4월 29일부터 5월 1일까지 3일간 해미읍성과 서산시 일대에서 펼쳐진다. 문의 041-660-2420(www.seosantour.net)               글 / 최영진 기자  사진 / 이용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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