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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연수원 중국인 99명 압송’ 보도한 스카이데일리에 무더기 제재
선거연수원 중국인 99명 압송’ 보도한 스카이데일리에 무더기 제재
2025. 02. 14 16:53사회
... 요원 90명 체포 美정보요원에게 수사받는 중”’ 같은 달 16일 보도한 ‘[단독] 선거연수원 체포 중국인 99명 주일미군기지 압송됐다’와 ‘[단독] 尹·트럼프, 부정선거 국제 카르텔 추적...
스카이데일리신문윤리위원회자사게재경고
‘선거법 위반’ 법 어겨 기소한 검찰…법원 “정준호 의원 사건 ‘공소기각’”
선거법 위반’ 법 어겨 기소한 검찰…법원 “정준호 의원 사건 ‘공소기각’”
2025. 02. 14 15:22사회
... 항소나 재기소 여부를 결정한다는 입장이다. 광주지법 형사12부(박재성 부장판사)는 14일 공직선거법 위반과 정치자금법 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된 정 의원과 선거 캠프관계자 2명 등에 대한...
위반의원기소검찰공소기각
홍준표 “명태균 폰에 내 목소리 있으면 폭로해보라…선거비용 초과 1원도 없어”
홍준표 “명태균 폰에 내 목소리 있으면 폭로해보라…선거비용 초과 1원도 없어”
2025. 02. 14 10:33정치
... 선거비용을 초과했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2012년 12월 경남지사 보선 때는 펀딩으로 선거자금 모아 선거했고 2014년 6월 경남지사 선거때는 돈을 빌려 선거하고 선거후 돌려받은 보전금으로 변제한 것은...
황금폰
헌재 앞·광화문 몰려든 윤 지지자들 “부정선거부터 검증해야”
헌재 앞·광화문 몰려든 윤 지지자들 “부정선거부터 검증해야”
2025. 02. 13 20:32사회
... “대통령이 오는 건 오늘이 마지막이지만 3·1절에도 집회에 나갈 것”이라며 “헌법재판소는 부정선거부터 검증해야 한다”고 했다. 헌재 맞은편 인도에서는 시위자와 경찰 간 충돌이 일었다. “1인...
윤석열 탄핵 정국

스포츠경향(총 1,107 건 검색)

“비방·선거 지연 행위 그만”···‘야권 후보’들 비난에 입을 연 정몽규, 법원은 문체부 징계요구 처분 집행정지 인용, ‘4연임’ 탄력 받나
“비방·선거 지연 행위 그만”···‘야권 후보’들 비난에 입을 연 정몽규, 법원은 문체부 징계요구 처분 집행정지 인용, ‘4연임’ 탄력 받나
2025. 02. 11 17:27 축구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이 11일 서울 종로구 포니정재단 빌딩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참석해 신임 회장 선거 관련 입장을 발표한 뒤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대한축구협회 회장 4연임에 도전하는 정몽규 후보가 “비방과 선거 지연 행위를 중단하고 경선에 집중할 것을 제안한다”고 말했다. 정 후보는 11일 서울 종로구 포니정재단빌딩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선거가 더는 발전적이지 않은 방향으로 나아가서는 안 된다. 축구계 현안을 외면한 채 협회 불신을 유발하고 국민 우려만 키우는 후보들의 주장만 계속된다면 선거에 대한 축구인들의 관심도 멀어질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는 허정무 전 대표팀 감독과 신문선 명지대 기록정보과학전문대학원 스포츠기록분석학과 초빙교수의 거듭된 ‘선거 절차의 불공정성’ 지적에 대한 정 회장의 입장이다. 원래 선거는 지난달 8일 치러질 예정이었으나 허 후보가 법원에 낸 선거 금지 가처분 신청이 인용되면서 연기, 오는 26일 치러지게 됐다. 허 후보와 신 후보는 선거인단을 현재 194명에서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선거 절차가 이미 진행 중인데 ‘경쟁의 룰’을 바꾸자는 얘기다. 정 후보는 “선거가 50일 가까이 지연되며 중요한 결정이 미뤄지고 있어 축구협회 안팎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면서 “경선에 집중할 것을 제안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다만 당선된다면 다른 두 후보의 주장대로 선거인단을 늘리는 방안을 검토해 보겠다는 취지로 말했다. 원래 24명이었던 선거인단 수를 현재 수준으로 늘린 게 정 후보의 그간 업적 중 하나다. 정 후보는 “어떻게 (선거인단이) 축구계의 대표성을 찾을(확보할) 수 있느냐는 토론을 해야 할 부분이다. 당선된다면 거기에 맞게 가도록 하겠다”면서 “(선거인단이) 1000명, 2000명이라고 하더라도 (회원) 20만명을 대표하지 않는다고 말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정몽규 ,허정무, 신문선 후보. 연합뉴스 정 후보는 다른 후보들의 비방 행위 중 무엇이 가장 억울했느냐는 질문에 “내가 축구협회를 위해 한 푼도 안 냈다는 것”이라고 답하며 웃었다. 정 후보는 “내가 12년 동안 3000만원 냈다고 말씀하시던데 축구인들에게 낸 밥값만 해도 그 100배는 안 돼도 몇십 배는 될 것”이라며 “감독 선임 비용, 월드컵 포상금 등 많이 들었는데, 내 생각으로는 좀 억울하다”고 말했다. 신 후보와 허 후보는 정 후보가 중징계 대상인 만큼 후보 자격을 인정해서는 안 된다는 주장도 펼쳐왔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지난해 11월 축구협회 감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정 회장 등 주요 인사들에 대해 자격정지 이상의 중징계를 요구했다. 축구협회는 이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취지로 행정소송을 냈다. 이 소송의 각하 여부가 선거일 전 확정될 가능성이 있다. 문체부는 축구협회에 대한 중징계 요구는 행정소송의 대상이 될 수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런데 법원이 11일 일단 집행정지 신청에 대해 인용 결정을 내리면서 정 후보의 4연임에 파란불이 켜졌다. 재판부는 “처분으로 신청인에게 생길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를 예방하기 위한 긴급할 필요가 있다고 인정된다”며 축구협회의 손을 들어줬다. 이에 따라, 적어도 본안 소송 결과가 나올 때까지는 축구협회가 정 회장에게 중징계를 내릴 행정적 근거가 사라졌다. 정 회장이 연기된 선거일인 26일까지 후보 자격을 유지하는 데에 걸림돌이 제거된 것이다. 이에 따라 앞선 가처분 인용 등으로 힘을 받는 듯했던 야권 후보들의 공세도 설득력이 반감될 것으로 예상된다. 정 후보는 “축구협회에서 잘 생각해서 집행정지 신청을 했을 것”이라면서 “어느 체육단체보다 체계적으로 잘 운영했다고 생각하는데, 중앙정부 눈높이에는 미흡한 면이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오전 선거인 명부 추첨을 시작으로 선거 절차가 본격 진행됐다. 12일부터 사흘간 명부 열람 및 이의신청이 이어지며, 15일 선거운영위원회에서 선거인 명부를 확정한다.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이 11일 서울 종로구 포니정재단 빌딩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참석해 신임 회장 선거 관련 입장을 말하고 있다. 연합뉴스
4선 연임 노리는 정몽규 “비방과 허위 사실 유포 대신 대한축구협회장 선거에 집중하자”
4선 연임 노리는 정몽규 “비방과 허위 사실 유포 대신 대한축구협회장 선거에 집중하자”
2025. 02. 11 11:30 축구
정몽규 후보가 11일 서울 신문로 포니정재단빌딩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제55대 대한축구협회장 선거의 정상화를 촉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4선 연임을 노리는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 후보(63)가 연기됐던 제55대 대한축구협회장 선거의 정상화를 요구했다. 정 회장은 11일 법원의 집행정지 신청 인용 결정에 따라 후보 자격 유지가 결정됐다. 정 후보는 이날 서울 신문로 포니정재단빌딩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대한축구협회장 선거가 50여일 미뤄지면서 여러 가지 어려움이 빚어졌다”면서 “다른 후보들이 대안이 없는 비방과 허위 사실 유포 대신 선거에 집중할 것을 제안한다”고 밝혔다. 부지런히 축구 현장을 돌아다녔던 그가 기자회견 형태로 의견을 밝힌 것은 46일 만의 일이다. 법원 가처분 결정 등으로 중단된 차기 협회장 선거가 26일로 확정되면서 자신의 의견을 정리해 밝히겠다는 의도로 풀이됐다. 정 후보는 “선거가 연기된 사이 현장 중심의 선거 운동을 했다”며 “더 많은 축구인들을 만난 것은 긍정적이었다. 현장에서 만난 지도자들의 갈증과 여자 선수들의 현실, 심판의 처우와 환경 개선의 필요성을 확인했다. 앞으로도 한 명이라도 더 만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축구협회장으로 마지막 소명도 확인했다. 한국 축구의 국제 위상을 높이는 외교 활동과 천안축구종합센터 완성 등 인프라 개선에 집중하겠다. 다음 세대의 축구 행정가 육성도 책임지겠다”고 덧붙였다. 정 후보는 자신을 향한 다른 후보들의 비판에도 불만을 감추지 않았다. 선거인단이 200명 남짓이라는 비판에 대해선 “기존 24명에서 문화체육관광부와 협의 아래 늘린 것”이라고 받아쳤다. 또 자신이 협회장으로 재임 기간 3000만원만 기부했다는 것에 대해선 “감독 선임이나 월드컵 포상 등으로 쓴 돈이 있다. 억울하다”고 주장했다. 정 후보는 이번 선거의 변수로 떠올랐던 문체부 중징계에 따른 협회의 행정소송 집행정지가 법원에서 인용돼 선거 출마 자격이 유지됐다. 문체부는 지난해 11월 협회 감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정 회장 등 실무 직원과 임원에 대해 자격정지 이상의 중징계를 요구했다. 협회 정관에 다르면 자격정지 이상의 징계처분을 받은 사람은 협회 임원이 될 수 없어 문체부 요구대로 중징계가 내려지면 정 회장은 후보에서 제외되어야 하는 상황이었다. 협회는 문체부 요구에 불복해 지난달 21일 문체부 저분에 대한 취소를 구하는 소송을 내고 집행정지도 신청했다. 그리고 법원이 이날 집행정지 신청을 받아들이면서 정 회장에 대한 문체부의 중징계 요구 호력은 멈추고 징계 필요성 여부는 본안 판단에서 가려지게 됐다. 정 후보는 “협회에서 잘 판단해 집행정지를 신청했을 것이라 생각한다. 문체부에서 오해와 소통 문제가 있었던 것 같다. 어느 체육 단체보다 잘 했다고 생각했지만 정부의 눈높이에 미흡한 게 있었던 것 같다”며 “이 부분에 대한 답변은 현재 회장도 아니고, 아직 당선된 것도 아니라 말씀드릴 상황이 아닌 것 같다. 당선된다면 자세히 설명드릴 수 있는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세훈의 스포츠IN]후보자들, 트집 그만 잡고 선거운동 집중하라
[김세훈의 스포츠IN]후보자들, 트집 그만 잡고 선거운동 집중하라
2025. 02. 04 13:00 축구
대한축구협회 회장선거관리규정은 협회 홈페이지(www.kfa.or.kr/kfa/data_room.php?act=rule)에 가면 쉽게 찾을 수 있다. 법원 가처분 결정 등으로 중단된 대한축구협회 차기 회장 선거가 이달 26일 치러진다. 협회는 법원 결정, 언론 비판 등을 반영해 선거 준비 과정에 철저함을 높였다. 새로운 선거운영위에 대한 공정성 논란을 차단하기 위해 운영위원 11명 중 10명을 외부 위원으로 채웠다. 선거관리규정에 따르면 외부 위원은 3분의 2 이상이면 된다. 협회는 당초 내부 인원을 2명으로 하려고 했지만 이마저 포기하고 1명을 더 외부위원 몫으로 돌렸다. 외부 위원도 협회가 결정해 뽑은 게 아니다. 중앙선관위 퇴직자 단체 선우회, 한국스포츠엔터테인먼트법학회, 한국체육정책학회, 한국체육기자연맹, 한국체육언론인회 등 공무원·교수·기자 단체에 요청해 추천받은 위원을 수용했다. 앞선 운영위원회 구성을 협회가 주도한 것과 완전히 다른 행보다. 운영위원회 수장은 중앙선관위 사무총장을 역임한 박영수 위원이 됐다. 박 위원장은 전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사무총장 출신이다. 선관위 사무총장은 장관급이다. 박 위원장은 현재 선우회 고문이다. 쉽게 말하면 온갖 선거를 치러본 경험이 풍부한 최고위층 인사인 셈이다. 박 위원장이 자기 명예와 관록을 걸고 이번 선거를 진행할 것은 분명해 보인다. 운영위는 또 2월 2일까지 개인정보 제공에 동의한 회원들을 대상으로 선거인을 추첨키로 했다. 협회는 지난 3주간 회원들을 대상으로 개인정보 제공 동의를 받아왔다. 앞서 해산한 선거운영위가 선거인단을 결정하는 과정에서 ‘선 동의, 후 추첨’ 위칙을 위배한 걸 반복하지 않을 수 있게 됐다. 선거운영위가 이번 선거를 ‘재선거’가 아닌 ‘선거의 재개’로 규정한 것도 올바른 결정이다. 선거 연기 사유가 후보들에게, 선거인단에게 있지 않고 운영위에 있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결국, 모든 게 처음 선거 때 상황과 똑같이 유지된다. 후보 3명은 그대로 후보 자격을 유지한다. 정몽규 후보도 문화체육관광부 징계 요구에 불복해 제기한 행정소송에 대해 법원이 확정판결을 내릴 때까지 후보 자격이 있다. 후보가 추가로 등록할 수도 없다. 결국 기존 3파전으로 선거는 진행된다. 선거운영위는 기존 선거인단을 그대로 유지한다. 시도협회장, 전국연맹 회장, K리그1 대표이사 등 당연직 대의원 34명과 위 단체의 임원 1명씩의 선거인단은 기존에 작성된 명부의 선거인단이 그대로 유지된다. 이들이 선거를 통해 새로운 회장을 뽑았어도 그들에게는 이번 대한축구협회장 선거권이 주어지지 않는다. 회장 유고가 발생한 한국여자축구연맹의 경우, 연맹 정관에 따른 현재 회장 직무대행이 선거인 자격을 받는다. 여자연맹이 오는 8일 선거를 통해 새회장을 뽑는데도 말이다. 이 모든 게 당초 선거 때와 상황을 같게 만들겠다는 취지다. 선거 위원회는 선거 일자를 26일로 잡았다. 당초 예상보다는 많이 미뤄졌다. 이에 대해 운영위는 “선거인 명부 작성, 선거운동 기간 등은 물론 선거인단에 포함될 가능성이 높은 선수, 지도자, 심판들이 참가할 수 있는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와 K리그 등 경기 일정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선거 일자를 미루면서까지 선수, 심판 등이 투표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어떤 선거든 논란이 아예 없을 수는 없다. 선거를 규정에 따라 진행하면서 발생할 수 있는 숱한 상황에 대해서는 선거운영위원회가 최종 권한을 행사한다. 선거에 ‘결정적인 하자’가 없다면 선거는 무조건 진행되는 게 맞다. 선거는 후보자 동의를 얻어 진행되는 게 아니다. 선거인단 규모와 구성도 규정에 따라 결정된다. 규정에 없는 선거인단 구성을 요구하거나 선거인단 숫자를 늘리자는 주장은 설득력이 없다. 선거 날짜를 정할 권한이 선거운영위원회에 없다는 주장 또한 마찬가지다. 이제 후보 3명은 선거 트집 잡기를 그만하고 유세에 집중하길 바란다. 참고로 대한축구협회 회장선거관리규정은 협회 홈페이지(www.kfa.or.kr/kfa/data_room.php?act=rule)에 가면 쉽게 찾을 수 있다.
선거 일정 확정에 환영의사 드러낸 정몽규 “다행으로 생각, 허위 사실 주장과 비방 중단하고 경선 임하자”
선거 일정 확정에 환영의사 드러낸 정몽규 “다행으로 생각, 허위 사실 주장과 비방 중단하고 경선 임하자”
2025. 02. 04 12:29 축구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 연합뉴스 차기 대한축구협회 회장 선거에 출마한 정몽규 현 회장이 연기됐던 선거 일정이 확정된 것을 두고 “다행으로 생각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정 후보는 4일 성명을 내고 “새로운 선거운영위가 법원에서 제기된 절차상 하자를 보완해 국민의 눈높이에 부응하는 공정한 선거를 성공적으로 진행해 줄 것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법원의 선거 금지 가처분 인용 결정에 이어 공정성 논란에 휩싸인 선거운영위원들의 사퇴로 ‘올스톱’됐던 차기 회장 선거는 전날 새 선거운영위가 꾸려지면서 재개 절차에 들어갔다. 축구협회 차기 회장 선거는 당초 지난달 8일 열릴 예정이었으나 선거를 하루 앞두고 선거 금지 가처분 신청에 대한법원의 인용 결정이 나면서 연기됐다. 축구협회는 법원이 지적한 절차적 흠결을 보완해 지난달 23일에 선거를 치르겠다는 계획을 내놨으나 기존 선거운영위원들이 공정성 논란 속에 전원 사퇴하면서 무산됐다. 정몽규 ,허정무, 신문선 후보. 연합뉴스 이에 축구협회는 새 선거운영위에 대한 공정성 논란을 사전에 차단하려고 11명의 위원 중 10명을 외부 위원으로 채웠다. 또 독립성을 높이기 위해 협회 사무국이 위촉하는 대신 중앙선관위 퇴직자 단체인 사단법인 선우회, 한국스포츠엔터테인먼트법학회, 한국체육정책학회, 한국체육기자연맹, 한국체육언론인회 등 단체에 요청해 추천받은 위원으로 구성했다. 선거운영위는 전날 4시간에 걸쳐 첫 회의를 진행해 제55대 회장 선거를 26일 실시하기로 했다. 또 이번 선거를 ‘재선거’가 아닌 ‘선거의 재개’로 규정하고 정 후보를 비롯해 허정무 전 대표팀 감독, 신문선 명지대 기록정보과학전문대학원 스포츠기록분석학과 초빙교수 등 기존 후보들이 후보 자격을 유지하는 것으로 결정했다. 정 후보는 또 “선거가 지연되며 당락을 떠나 축구협회의 중요한 일들에 차질이 발생하는 데 대해 현 협회장이자 후보로서 안타까운 마음과 막중한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면서 “선거 지연을 위한 허위 사실 주장, 비방을 중단하고 모든 후보가 협회의 정관을 존중하며 경선에 임할 것을 다시 한번 촉구한다”고 말했다.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 연합뉴스

주간경향(총 276 건 검색)

황운하·송철호 2심 무죄…‘울산시장 선거 개입’ 1심 뒤집혔다
황운하·송철호 2심 무죄…‘울산시장 선거 개입’ 1심 뒤집혔다(2025. 02. 04 14:07)
2025. 02. 04 14:07 사회
황운하 조국혁신당 의원이 2월 4일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문재인 정부 청와대의 ‘울산시장 선거 개입 의혹’ 사건 2심 선고공판에서 무죄를 선고 받은 뒤 법정을 나서며 동료 의원들에게 축하받고있다.연합뉴스 문재인 정부 시절 ‘울산시장 선거’에 개입한 혐의로 기소된 황운하 조국혁신당 의원(당시 울산지방경찰청장)와 송철호 전 울산시장에 무죄가 선고됐다. 서울고법 형사2부(설범식 이상주 이원석 부장판사)는 2월 4일 공직선거법 위반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송 전 시장과 이른바 ‘하명수사’에 나선 혐의로 기소된 황 의원의 선고 공판에서 원심을 깨고 모두 무죄를 선고했다. 1심에서는 두 사람 모두 징역 3년 실형을 선고받았다. 울산시장 선거 개입 의혹 사건은 2018년 지방선거 전 청와대가 문재인 전 대통령의 오랜 친구로 알려진 송 전 시장의 당선을 돕기 위해 조직적으로 개입했다는 것이 핵심이다. 송 전 시장은 2017년 9월 울산지방경찰청장이던 황 의원에게 김기현 당시 울산시장(현 국민의힘 의원) 관련 수사를 청탁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문모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실 행정관이 송 전 부시장의 정보를 토대로 범죄 첩보서를 작성했으며, 이 첩보서가 백 전 비서관과 박 전 비서관을 통해 황 의원에게 전달돼 ‘하명 수사’가 이뤄졌다고 보고 2020년 1월 이들을 기소했다. 이날 재판에서는 하명수사에 개입한 혐의를 받은 백원우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과 박형철 전 반부패비서관에게도 무죄가 선고됐다. 울산시장 경선 당내 경쟁자였던 더불어민주당 임동호 전 최고위원의 불출마를 회유한 의혹으로 기소된 민주당 한병도 의원은 1심과 마찬가지로 무죄를 선고받았다. 울산시 내부 자료를 받아 국민의힘 김기현 의원(당시 울산시장)에 대한 첩보 보고서를 만든 혐의를 받는 송병기 전 울산시 경제부시장에게는 선거법 위반으로 징역 8개월, 위계공무집행방해 징역 6개월 등 총 징역 1년 2개월에 집행유예 2년이 선고됐다. 송 전 부시장은 1심에서는 징역 3년 실형을 선고받았다. 울산시청 자료를 유출한 혐의로 기소된 울산시청 등 공무원들에게는 벌금 100만~700만 원이 선고됐다. 재판부는 송 전 시장 등이 청와대 인사 등과 공모해 경쟁자였던 김 의원을 겨냥한 수사를 진행했다는 검찰의 공소사실을 대부분 인정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송 전 시장과 송 전 부시장이 김 의원 관련 정보를 황 의원에게 제공해 수사를 청탁하고 공모한 사실 등을 합리적 의심이 없을 정도로 확신할 수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백 전 비서관과 박 전 비서관이 하명수사에 개입한 혐의도 ”대통령 비서실 내 상급자 등의 제3자가 백 전 비서관과 박 전 비서관에게 선거에 부당한 영향을 미치기 위한 김 의원 비위 수사가 이뤄질 수 있도록 하라는 지시를 하거나 송 전 시장을 만나 이를 간접적으로 공모했다는 사실을 인정할 만한 증거도 없다“고 봤다. 당시 울산지방경찰청장이었던 황 의원이 김 의원 수사와 관련해 소속 경찰관들을 전보 조치했다는 직권남용 혐의에 대해서도 ”황 의원이 송 전 시장으로부터 김 의원 관련 비위 의혹에 대한 수사를 청탁받았다고 볼 수 없고, 소속 경찰관들에 대한 전보 조치가 관련 인사에 관한 규정을 위반했다고 단정할 수 없는 이상 직권을 남용했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송 전 시장 등이 청와대로부터 울산 공공병원 선거 공약 관련 정보를 받고, 김 의원의 공약이었던 산재모(母) 병원 예비타당성조사 결과 발표를 미뤘다는 혐의에 대해서는 1심과 마찬가지로 모두 무죄로 봤다. 판결 선고 후 황 의원은 ”법원의 정의로운 판결에 경의를 표한다“며 ”검찰의 부당한 수사, 부당한 기소로 인한 피해는 더 있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송 전 시장은 ”어둠 속에서 진실의 승리를 보여준 재판부에 감사하다“며 ”이 사건은 정치적 목적에 의한 정치적 조작 사건이었다“고 말했다.
부정선거 ‘늪’에 빠져버린 국민의힘
부정선거 ‘늪’에 빠져버린 국민의힘(2025. 01. 27 06:00)
2025. 01. 27 06:00 정치
[단독] HMN뉴스, AI로 가짜뉴스만들어…윤석열 지지 단톡방 단골 등장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지난 1월 22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를 항의 방문해 정문에서 입장을 밝히고 있다. 문재원 기자 “사업자 등록은 하지 않았다. 유튜브 콘텐츠로 생각해주시면 좋겠다.” ‘HMN뉴스’라는 유튜브 콘텐츠를 만드는 ‘교양 채널 휴머니스트’의 관계자를 지난 1월 22일 전화로 인터뷰했다. HMN뉴스는 부정선거를 주장하는 극우 유튜버, 윤석열 지지자들의 카카오톡·텔레그램 단톡방에 스카이데일리(신문), FN투데이(온라인뉴스) 등의 매체와 함께 단골로 등장하는 동영상 ‘뉴스’다. 지난 1월 21일 이들이 공개한 ‘선관위 체포된 중국인 99명 CCTV 추정 영상 발표’ 영상은 사흘 만에 조회 수 96만회를 기록했다. 앞의 발언은 ‘HMN뉴스는 등록된 언론기관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이다. ‘휴머니스트 방송회사’라는 법인이 등록돼 있었지만, 지난 1월 20일자로 폐업 신고했다. “e메일로 협박이 많이 들어왔다. 우리는 근본적으로 기자라기보다 유튜브 콘텐츠에 가깝다. 여러 제보도 들어오지만, 구글 검색을 자주 이용한다. 커뮤니티 사이트, 특히 DC인사이드에 올라오는 글 도움을 많이 받는다. 그 내용을 가지고 여럿이 분석도 하고, 토론도 해 콘텐츠를 만든다. 표현의 자유는 보장되는 것 아닌가.” 이 회사가 과거 낸 온라인 채용공고를 보면 구독자 35만명인 HMN뉴스 이외에도 50만명과 30만명의 구독자를 각각 보유한 두 채널과 해외 채널을 운영한다고 돼 있다. 직원은 5~6명인 것으로 보이지만, HMN뉴스는 사실상 주간경향이 접촉한 위 관계자(30대 남성) 혼자 만들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여럿이 토론한다고 했지만 영상 속에 기자라고 나오는 김민수와 김미영의 목소리는 인공지능(AI)으로 만든 것 같다. “사실을 말하자면 (AI로 만든 것이) 맞다. 우리만이 아니라 다른 매체도 활용하고 있다. MBC도 윤석열의 비상계엄이 성공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딥페이크 영상을 만들지 않았는가.” -그런 경우 재연이라는 자막을 덧붙여 사실을 밝히고 있다. HMN뉴스는 왜 밝히지 않는가. “내가 쓰는 AI 사이트에서 유료 결제를 하고 있는데, 사이트 규정에 유료 결제를 하면 출처를 밝히지 않아도 된다고 했다.” -‘선관위 중국인 99인 체포설’은 이미 주한미군·주일미군에서 사실이 아니라고 밝혔다. 헌재 재판에서 윤석열 대통령 변호인 측이 언급했을 때 선관위도 팩트체크(검증) 자료를 냈다. HMN뉴스 주장이 가짜뉴스라는 주장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저는 기자는 의혹을 보도하는 사람이라고 본다. 허황한 사실이 아니라 증명 가능한 팩트니까 보도한 것이다.” 이들이 올린 뉴스 영상엔 ‘서울 한남동 대통령 관저 앞 집회’, 지난 1월 19일 벌어진 ‘서울서부지법 난입·폭력 사태’ 관련 영상이 여럿이지만 이 관계자는 “그 집회 현장에는 아직 가보지 않았다”고 답했다. 이 관계자는 대구에서 일한다. 다른 유튜버나 언론보도물을 짜깁기한 뒤 AI로 생성한 목소리를 입혀 HMN뉴스를 생산한다. ‘선관위 중국인 99인 체포설’은 탄핵 심판 중인 헌재에서도 언급됐다. 지난 1월 16일 진행된 2차 변론에서 윤석열 대리인단의 배진한 변호사는 이렇게 말했다. “오키나와 미군 부대 시설 내에 가서 조사를 받았고, 부정선거에 대해서 다 자백을 했다는 그런 뉴스가 나왔다. 그게 팩트이든 아니든….” 윤상현은 부정선거 주장 진짜로 믿을까 가장 큰 문제는 여당인 국민의힘이다. 국민의힘 의원 중에 부정선거론을 공개적으로 언급하는 사람은 현재로선 김민전 의원 정도다. 김 의원은 지난 1월 19일 페이스북에 올린 ‘다시 살인 희생자가 생기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이라는 제목의 글에서 “부정선거 증거가 많다”는 윤석열 대통령 글을 인용한 뒤 “부정선거 관련 증거가 쏟아질 때 진상규명과 제도개선을 위해 나서지 않고 이제 와서 얼마나 더 새로운 증거를 내놓으라는 말이냐”고 덧붙였다. “나경원 의원도 지금 말하는 걸 뜯어보면 부정선거를 완전히 부정하지 않고 있다. 대놓고 부정선거가 아니라고 주장하는 국민의힘 의원은 없다. 사실은 윤석열 대통령이 내놓는 부정선거 주장이 비상계엄·내란의 핵심적인 근거가 돼버리니 누구도 거역할 수 없는 상황이 돼버린 것이다.” 부정선거 음모론을 10년 넘게 추적해온 시민활동가 류종렬씨의 말이다. 그는 윤상현 의원만큼은 부정선거 주장에 동의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윤 의원이 지난해 국민의힘 당대표 경선에 나섰을 때 윤 의원 측의 요청으로 제가 직접 프레젠테이션 자료를 들고 가서 설명하며 이해를 시켰다. 분명 내 앞에서 ‘부정선거 주장은 엉터리라는 것을 납득했다’고 말했다. 그런데 왜 저럴까. 부정선거 집회 등에 가서 하는 윤 의원의 발언을 자세히 들어보면 명시적으로 ‘부정선거가 있었다’고 발언한 적이 한 번도 없다. 알고 있음에도 속이는 것이다. 상황에 따라 변신하는 것이다.” 국민의힘 전신인 한나라당에서 디지털정당위원장을 지낸 김성훈 정치평론가는 2004년 노무현 대통령 탄핵 역풍이나 2016년 박근혜 대통령 탄핵으로 당이 존폐위기에 처했을 때와 현재의 가장 큰 차이는 “나경원, 김기현, 권영세, 권성동, 조배숙 등 당 5선 의원들이 앞장서고 있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초·재선 의원들은 정치 입문 후 이런 당의 위기를 처음으로 당해보는 것이다. 이전에 마지막 친위쿠데타·내란은 전두환 때다. 사실 현역 의원 중 친위쿠데타·내란을 자기 정치 인생에서 경험해본 사람은 없다. 보통 이런 일에 5선은 안 나서는데 나서는 이유가 있다. 집권당 5선 의원이면 장관이나 광역자치단체 대표 같은 것도 꿈꿀 만한데 ‘12·3 내란’으로 그 일정이 깨진 것이다. 윤석열이 뻔히 죽을 줄 알면서 던지는 것이다. 5선이 돼서 야당이 된다면 아무것도 아니지 않는가.” 그는 국민의힘 의원들 대부분은 “앞으로의 정세가 어디로 튈지 모르기 때문에 여기저기 걸쳐놓은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양다리가 아니라 세 다리, 네 다리다. 윤석열 쪽에도 걸치고 예전 국민의힘 지도부 쪽에도 다리를 뻗고 있다. 거기에 전광훈 목사 등 극우 쪽에도 확신할 수 없으니까 한 다리 걸치는 것이다.” 그는 헌재에서 윤석열 탄핵 심판이 마무리되고 조기 대선 경선 국면에 들어가면 ‘대한민국 보수정당 생리상’ 재빠른 태세 전환이 일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경선에 들어가면 부정선거에 동조했던 과거 입장을 다 부인할 것이다. 왜? 부정선거는 민주주의에 대한 부정이다. 헌법 가치를 인정하지 않은 사람이 어떻게 대통령이 될 수 있나.” 박근혜 정부 당시 대통령직속 청년위원장을 지내고 윤석열 대선캠프에서 정책 총괄지원실장을 맡았던 신용한 전 서원대 석좌교수도 “내란이 일어난 순간 국민의힘을 비롯한 보수진영은 빛의 속도로 윤석열과 ‘손절했다’고 보면 맞을 것”이라고 말한다. “직접 경험해본 대한민국 보수는 가치나 철학이 없다. 항상 현실론만 남아 있다. 그때그때 여론조사 1위가 최고다. 극단적으로 비유하자면 유승민이 1등이 나오면 후보가 되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배신자론을 이야기하는데 윤석열을 대선주자로 뽑은 시점에서 배신자론은 허상이었다.” 그는 앞으로의 조기 대선 국면에서 기껏해야 경쟁자가 4~5명에 불과할 더불어민주당에 비해 국민의힘은 후보가 10명 이상 난립하리라 전망했다. “가치나 철학이 없는 상태에서 관심이 있는 것은 자리다. 특히 ‘명태균 게이트‘에 걸려 있는 사람은 모두 출마한다고 보면 된다. 지지율이 1%든, 0.1%든 예선전이라도 나오면 정치 개입 비난을 안 받기 위해 수사는 전부 멈추게 마련이다.” 사실상 조기 대선 국면이 시작되면서 국민의힘 쪽에서는 김문수 노동부 장관이 유력주자로 떠오르고 있다. 시사저널이 조원씨앤아이에 의뢰해 1월 18일과 19일 양일간 진행한 조사에서 ‘이재명 민주당 대표 대 김문수 장관’의 양자 대결 투표 의향을 물었는데, 김 장관이 46.4%를 기록해 이재명 대표의 지지율(41.8%)을 오차범위 내(±3.1% 포인트, 자세한 내용은 중앙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서 앞서는 것으로 나왔다. 이강윤 시사평론가는 “김문수는 중도확장성이 거의 제로에 가까우므로 국민의힘 후보가 될 가능성은 없어 보인다”라며 “탄핵 심판이 진행 중인 현재는 설혹 높은 지지율이 나오더라도 대선은 중도층 싸움이기 때문에 앞으로 대선 국면에 들어가면 적어도 국민의힘 내의 극우성향은 잦아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유튜브 채널 ‘HMN뉴스’의 영상들은 언론이나 다른 유튜브 영상을 짜깁기한 뒤 AI로 만든 기자의 목소리를 입혀 만들어 낸다. /해당 유튜브 화면 캡처 국민의힘 태세 전환, 탄핵 심판 전후일 듯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 소장은 “부정선거론은 습관적으로 패배의 원인을 자기 내부에서 찾지 않고 외부로 돌려 공격하려는 논리”라며 “윤 대통령은 확신하는 것처럼 말하지만 국민의힘 주변에서 그것을 이용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정치 프레임 차원에서 제기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부정선거론에 대한 국민의힘의 태도는 탄핵 심판 결론이 날 때까지 어정쩡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금은 윤 대통령이 이재명 대표와 대립각을 세워 보수를 결집하는 형식으로 진영지배력을 스스로 키우고 있는 형국이다. 그런 상황에서 윤 대통령이 제기하는 부정선거론에 대한 문제를 여당 내에서 거론하기는 쉽지 않다. 지금대로라면 탄핵 심판에서 인용 결정이 나도 불복하고 저항할 수도 있다. 하지만 결국은 대선 국면으로 넘어갈 수밖에 없다. 결국 탄핵 심판 결론이 변곡점이 될 것으로 본다.” 박신용철 더체인지플랜 연구위원은 부정선거론을 매개로 국민의힘의 극우화 경향이 더 강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민주당의 경우는 참여정부 시절부터 시민사회를 흡수해 자기 세를 불려가는 형식으로 정치를 유지해 왔다. 반면 현 국민의힘 계열은 이명박 정부 때나 박근혜 탄핵 때 정권이 외부에서 수혈을 받기보다 보수든 극우든 외부세력이 국민의힘을 끌어가는 식이었다.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상황을 보면 국민의힘이라는 원내 정당이 외부세력에 끌려 정당정치의 면모를 상실하고 외부세력의 놀이터로 전락해가는 느낌이다.” 그는 지난 박근혜 탄핵 당시 궤멸을 피했던 ‘학습효과’가 현재의 국민의힘 대응 전략에 나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평가했다. “보수세력에게 윤석열은 효용성 있게 쓰고 버리면 그만인 사람이다. 박근혜 탄핵 당시 새누리당은 망할 것 같았지만 버텼다. 대통령 하나 물러난다고 하더라도 보수가 망하지 않으니, 새로운 세력으로 성곽을 쌓으면 그만이라고 생각하는 듯하다. 지금 국민의힘을 둘러싼 우경화된 세력이 그 경험을 토대로 이 상황을 끌고 나가고 있다고 본다.” 미국 트럼프 낙선 때와 유사한 한국 상황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 이후 벌어지는 상황은 2020년 미국 대선에서 트럼프 현 대통령이 낙선한 후 벌어진 사태와 유사하다. 가짜뉴스가 창궐하는 상황도 흡사하다. 당시 트럼프를 지지하던 큐아넌 등 극단주의 세력들 사이에서는 ‘미군 델타포스가 미국 투개표 시스템 개발사인 도미니언 시스템의 독일 프랑크푸르트 지사를 급습해 부정선거 증거를 확보했다’는 등의 가짜뉴스가 돌았다. 안병진 경희대 미래문명원 교수는 “미국 지난 대선 후 가짜뉴스에 선동된 트럼프 지지자들이 의회 난입폭동을 일으키는 등 일련의 과정과 한국의 국가 중요기관 침탈 등 폭동으로 비화하는 패턴이 유사한 면이 많은데 나는 이것을 냉전(cold war)에 빗대 ‘차가운 내전’ 상황이 벌어지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의 양대 정당 중 하나인 공화당이 극우세력에 점령돼 수구화되는 현상이 1995년 무렵 시작해 오바마 대통령 시기를 거쳐 트럼피즘(트럼프주의)으로 ‘악화’했다면 한국에서는 노무현 대통령의 당선 당시 한국의 우파들이 앞으로 자신들이 집권하지 못하게 될 수 있다는 공포감으로부터 시작해 문재인 정부 시기 악화했다는 것이 차이점”이라고 그는 덧붙였다. 신진욱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는 “국민의힘이 앞으로 극우 정당화될 것이냐를 묻는다면 ➀당의 공식적인 강령과 정책 ②당의 정치활동 ③극우단체와 협력 여부 ➃당의 주류정치인이 극우냐 여부 ⑤당을 지지하는 유권자들이 극우냐 등의 지표로 평가해야 하는데 당의 명목적인 강령이나 정책은 극우적이지 않다”라면서도 “최근 당의 활동, 극우단체와의 협력, 의원들의 행동, 지지층 다수의 인식조사 결과 등 다른 모든 면에서 극우적이다”라고 말했다. “최근의 윤석열 지지율은 역설적으로 통치를 하지 않기 때문에 현재의 지지율이 나오는 것이다. 현재로서는 윤석열의 탄핵이 인용될 가능성이 큰데 그렇게 되면 극우 포퓰리즘 성격이 더 강해질 수도 있다. 탄핵 이후 ‘옥중 순교자’로 메시지 정치를 해 국민의힘 집권 연장의 희망을 주면서 과격행동을 선동할 수도 있다. 집권 첫날인 지난 1월 20일 의사당 폭동 관련자들을 사면한 미국 트럼프 대통령이 모델이 될 수 있다.” 탄핵 이후 국민의힘 지지층을 중심으로 하는 극우 확장성은 오히려 더 커질 수도 있다는 경고다.
[IT 칼럼] 부정선거 음모론의 달콤한 중독성
[IT 칼럼] 부정선거 음모론의 달콤한 중독성(2024. 12. 20 15:00)
2024. 12. 20 15:00 경제
지난 12월 6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가 공개한 ‘12·3 비상계엄’ 선포 당시 선거관리위원회에 투입된 계엄군이 선관위 시스템 서버를 촬영하는 장면이 찍힌 CCTV 화면 / 연합뉴스 부정선거 음모론은 달콤하다. 내 답답한 처지를 남 탓으로 돌릴 수 있어서다. 그래서 그런지 현실에 승복하기 싫어지는 음모론자들은 주기적으로 진영을 막론하고 등장한다. 하지만 3·15 부정선거라는 역사가 알려주듯 선거 조작이야 하려면 해볼 수야 있지만 들키지 않는 일은 쉽지 않다. 혼자 할 수 있는 일이 아니기에 결국 터무니없는 짓의 흔적이 적나라하게 바로 드러나고 만다. 다 함께 무지몽매했던 시기라면 벌여볼 수 있을지 모르지만, 학교 교육을 받은 이들이 선거 과정에 참여하는 현대사회에서는 힘든 일이다. 끊임없이 전 세계 각국에서 심심치 않게 부정선거 음모론이 대두되지만, 문명국이라면 하나같이 사실이 아닌 것으로 판명되는 이유다. 그런데도 선진국에서조차 부정선거론이 시들지 않는 이유는 전산이라는, 학교에서 배우지 않았던 개념이 끼어들기 때문이다. 원래 이해하지 못하는 건 의심하게 된다. 엑셀 장표의 숫자를 바꾸듯 누군가가 손쉽게, 그리고 흔적 없이 혼자서라도 부정선거를 해치울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해버린다. 해커가 침투해서 명령어를 치니 휙 결과가 바뀌었으리라 순진하게 믿어버린다. 하지만 하다못해 결산서 하나도 숫자 하나가 바뀌면 여기저기가 뒤틀리면서 아귀가 맞지 않게 된다. 데이터란 이처럼 서로를 보정하도록 설계되게 마련이라서다. 겹겹이 가동 중인 로깅(일련의 정보 제공기록인 로그를 생성하도록 시스템을 작성하는 활동)과 모니터링을 속여야 하는 일까지 굳이 들먹이지 않아도 데이터 조작은 고도의 두뇌를 써야 하는 일이다. 타인의 집에 문을 열고 들어가서 헤집어 놓고 파괴하기는 쉽다. 그러나 남의 집에 침투해서 아무도 모르게 인테리어를 새로 해놓고 주인도, 방문자도 눈치채지 못하게 하는 일은 쉽지 않다. 게다가 30만명이 관여하는 개표와 집계 과정이니 조직적 가담을 이야기하려면 전제로 해야 할 일이 너무나 많다. ‘오컴의 면도날’이라는 말이 있다. 건전한 사고 추론의 나침반으로 유명한 방법론인데, 어떤 현상을 설명할 때 불필요한 가정을 도려낸 가장 깔끔한 것이 진실일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오컴의 면도날은 달착륙 음모론을 예제로 자주 설명된다. 달착륙 기념사진에서 별이 보이지 않는 건 카메라 노출의 문제라든가 성조기에 주름이 간 건 꽂는 순간의 반동이라든가 이처럼 훨씬 간명한 설명이 있는데, 수많은 인원이 동원돼 비밀리에 달착륙을 날조했으리라 가정하는 건 불필요하다는 이야기다. 논리철학자 버트런드 러셀의 ‘러셀의 찻주전자’도 있다. “화성 궤도를 도는 주전자가 존재한다고 주장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 존재를 부정하기 위해 다른 사람이 그 반대의 증거를 제시할 필요는 없다”는 말로, 불필요한 가정은 그걸 주장하는 사람이 근거를 제시해야 한다고 일갈한다. 문제는 이러한 과학적 사고와 논리적 추론의 상식적 원칙을 모두 이해하지는 못한다는 점이다. 삶에 지친 이들에게 내 마음에 맞지 않는 현실을 받아들이는 일이란 힘든 과제라서다. 그들은 근거를 제시하는 대신 새로운 망상을 자신의 근거로 삼아 나만의 세계를 구축한다. 현실의 과학은 사치가 된다. “서버를 까”라고 외치지만 그 서버를 들여다볼 능력도 없다. 전산을 이해할 능력이 있는 이들은 오컴의 면도날이나 러셀의 찻주전자를 알고 있으니 그 세계에 기웃거리지 않아서다. 결국 군까지 동원해 사진이라도 찍어 오라는 것이 할 수 있는 전부라도 상관없다. 잠시라도 기분이 풀린다면. 음모론은 그렇게도 중독적이다.
IT칼럼
‘극우 유튜버’ 판박이? 부정선거 음모론에 사로잡힌 대통령
‘극우 유튜버’ 판박이? 부정선거 음모론에 사로잡힌 대통령(2024. 12. 16 06:00)
2024. 12. 16 06:00 사회
담화서 ‘음모론’이 계엄 추동 배경임을 실토…진위 따져보니 CCTV에 잡힌 그날의 행적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한 지난 3일 오후 10시45분쯤 계엄군이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과천청사 내 전산 서버를 사진 촬영하고 있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제공 “선관위는 헌법기관이고, 사법부 관계자들이 위원으로 있어 영장에 의한 압수수색이나 강제수사가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극우 유튜브 채널의 전형적인 ‘부정선거 음모론’이지만, 이번엔 발화자가 달랐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12월 12일 대국민 담화를 통해 비상계엄을 추동한 배경에 이 음모론이 있었음을 실토했다. 문재인 정부에서 야당의 대선후보로 나서 투표를 통해 대통령에 당선된 이가 부정선거를 주장하는 것은 그 자체로 모순이다. 선출된 권력 스스로가 자신의 민주적 정당성을 훼손하는 자해와 다름없기 때문이다. 불통과 실정으로 지난 총선에서 참패한 대통령은 부정선거 음모론을 통해 스스로 면죄부를 주고, 성찰 없는 위안을 얻었을 가능성이 크다. ‘12·3 비상계엄 사태’는 음모론이 어떻게 민주사회를 극단적으로 위협할 수 있는지를 보여준 단적인 예로 역사책에 기록될지 모른다. 차고 넘치는 반증에도 부정선거 음모론은 밑도 끝도 없이 새로운 의혹을 제기하며 생명을 연장해왔다. 진보든 보수든 진영을 가리지 않고, 기대와 다른 선거 결과를 받아든 일부 유권자들에게 부정선거 음모론은 ‘인지 부조화’를 해소할 도피처를 제공했다. 대통령까지 사로잡힌 부정선거 음모론의 진위를 따져봤다. 극우 유튜버 빙의한 대통령 음모론은 약간의 진실에 거짓을 섞어 제조된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부정선거 음모론과 관련해 압수수색을 받지 않은 것은 사실이다. 물론 그 이유가 대법관이 선관위원장을 맡는 등 ‘사법부 관계자들이 위원으로 있어’서,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하는 법원이 ‘팔이 안으로 굽어서’는 아니다. 민경욱 전 의원이 2020년 4·15 총선에서 패배하고 선관위를 상대로 제기한 선거무효 소송에서 대법원은 “선거를 통해 구성된 국가기관의 지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의혹을 제기한 쪽에 입증 책임이 있다고 봤다. 선거소송의 중대성만 고려해 이같이 판단한 게 아니다. 선거인명부의 작성부터 투표와 개표, 결과 공표까지 전 과정에 여야 정당의 참관인, 시민 참관인이 참여하는 선거 절차에 대한 고려도 있었다. 명백한 부정이 발생했다면 정당 참관인으로 자기 사람을 보낸 원고 측이 모를 수 없고, 입증할 수 있다는 판단도 작용했다. 입증 책임을 들어 대법원이 이 사건을 접수 직후 바로 기각한 것도 아니다. 오히려 대법원은 2년 넘게 이 사건을 심리했다. 선거 당일 투표에서 1등을 하고도 사전 투표에서 2등을 해 낙선한 민 전 의원은 사전투표지가 위조됐고, 전산을 통해 개표 결과가 조작됐다는 주장을 폈다. 선관위는 QR코드를 통해 사전투표지에 선거구별 일련번호를 부여하는데, 선관위가 부여하지 않은 일련번호가 담긴 사전투표지가 다수 포함됐다는 주장이었다. 압수수색은 없었지만, 강제수사에 버금가는 검증이 이뤄졌다. 대법원이 사전투표지 4만5000여매의 QR코드를 민 전 의원 측이 제공한 프로그램을 통해 판독했다. 그 결과 선관위가 부여하지 않은 일련번호가 적힌 사전투표지는 한 장도 없었고, 일련번호가 중복된 경우도 없다는 걸 밝혀냈다. 부정선거 음모론 관련 압수수색 영장이 발부되지 않은 건 사법부의 ‘제 식구 감싸기’ 때문이 아니라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할 정도의 혐의 소명이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일 가능성이 크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12월 12일 담화에서 비상계엄을 결심하게 된 배경 중 하나로 선관위에 대한 국정원의 보안 점검을 꼽았다. 극우 유튜버의 부정선거 음모론에서 빠짐없이 등장하는 재료를 대통령도 언급했다. 그러나 이는 부정선거 음모론을 뒷받침하는 근거라기보다 부정선거 음모론이 확산하는 데 권력의 의지가 투영된 흔적에 가깝다. 권력기관이 음모론 확산에 일조? 국정원과 선관위, 한국인터넷진흥원이 지난해 7월부터 9월까지 선관위에 대한 합동 보안 점검을 실시한 것은 사실이다. 이 보안 점검은 여러모로 이례적이었다. 일단 법적 근거도, 유례도 없었다. 국정원은 정보통신기반보호법에 따라 중앙행정기관 등 공공부문의 사이버 보안을 담당한다. 하지만 선관위 등 독립된 헌법기관은 국정원의 보안 점검 대상이 아니다. 법적인 요건을 충족하기 위해서는 선관위가 국정원에 보안 점검을 요청해야 했지만, 선관위는 ‘헌법상 독립기관으로서 국정원 보안 컨설팅을 받으면 정치적 중립성 논란이 생길 수 있다’며 보안 점검을 거부했다. 그러나 선관위 고위직의 자녀 채용 비리가 불거지면서 여론의 압박이 거세지자, 선관위는 국정원에 보안 점검을 요청하기에 이르렀다. 수상한 점은 더 있다. 3개 기관의 합동 점검인데도 결과는 국정원과 선관위가 지난해 10월 10일 ‘각각’ 발표했다. 두 국가기관이 같은 날, 같은 주제로 공표하면서 상반된 내용을 발표하는 보기 드문 일이 벌어졌다. 국정원은 가상 해킹을 해보니 선관위가 해킹에 취약하다고 발표했다. 유권자 이름과 투표 여부 등이 담긴 ‘통합선거인명부시스템’을 해킹해 사전 투표한 사람을 투표하지 않은 것처럼, 사전 투표하지 않은 사람을 투표한 것처럼 바꿔치기할 수 있다고 밝혔다. 또 개표시스템의 보안관리가 허술해 해커가 개표 결괏값을 변경할 수 있다고도 했다. 당락을 조작할 수 있다는 얘기다. 국정원 발표는 부정선거 음모론에 기름을 부었다. 발표 이튿날 한 극우 유튜버는 “세계 최고 수준의 해킹 실력을 자랑하는 북한 해킹부대가 움직였다면 안방 드나들 듯이 선관위를 드나들었을 것이다. 안 했을 리가 없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같은 날 선관위는 “부정선거로 이어지려면 다수의 내부 조력자가 조직적으로 가담해야 한다”며 “사실상 불가능한 시나리오”라고 반박했다. 가상 해킹이 이뤄질 당시 선관위는 국정원에 시스템에 대한 정보를 제공한 상태였고, 해커의 침입이 있을 때 경고음 등을 울리는 자체 보안시스템도 꺼뒀다고 밝혔다. 해커 침입이 특별히 용이한 상황이었다는 것이다. 개표 결과를 변경할 수 있다는 주장도 반박했다. 개표 결과는 개별 개표소의 개표상황판과 전산시스템 양쪽에 입력된다. 양쪽의 값이 다르면 검증을 할 수밖에 없다. 특히 개별 개표소에는 정당 참관인 등 많은 사람이 상주하며 개표 상황을 감시하고 있다. 곧 부정선거가 가능하려면 전산시스템에서 개표 결과를 조작하는 거로는 충분치 않고, 실물 투표지 조작은 물론 폭넓은 참관인 매수까지 해야 한다는 얘기다. 중앙선관위 관계자는 당시 양측이 별도로 보안 점검 결과를 발표한 이유에 대해 “결과 발표 범위나 발표 내용에 대해서 협의를 하긴 했는데 최종 합의에 이르지 못해 선관위와 국정원이 각자의 입장을 담은 보도자료를 내기로 했다”고 했다. 보안 점검 후 취약점을 공개하는 건 보안업계의 관례에 비춰도 일반적이지 않다. 한 보안업계 관계자는 “민간기업의 경우에는 점검 결과를 절대 공개하지 않게 돼 있다. 기업의 평판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데다 악용될 수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더구나 보안 점검 결과 발표는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를 하루 앞두고 나왔다. 선거 관리에 만전을 기해야 할 시기에 선거시스템의 신뢰를 떨어뜨릴 수 있는 내용이 발표된 것이다. 당시 사정을 아는 한 관계자는 “외부로부터의 해킹 시도로 개표 결과 조작이 이어지는 건 사실 논리적으로도 물리적으로도 불가능하다. 발표가 이뤄진 건 부정선거 음모론을 제기하려는 용산의 정서와 독립된 헌법기관들까지 보안 점검 업무를 확대하려 했던 국정원 내부의 욕망이 맞아떨어진 거로 본다”고 했다. 증오하며 닮아간 좌우 부정선거 음모론은 극우 유튜버의 전유물이 아니다. 원조는 그 반대편에 있는 방송인 김어준씨다. 주장이 ‘세련됐냐, 투박하냐’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양측의 논리구조는 상당한 유사성을 띤다. 부정선거 음모론은 학계에서 진지한 의혹 제기로 다뤄지지 않았다. 공인된 전문가가 많지 않다는 얘기다. 오히려 몇몇 누리꾼이 부정선거 음모론에 대한 자료를 자발적으로 수집해 끈질기게 반박해왔다. 누리꾼 ‘길벗’이 대표적이다. 그는 김어준씨가 부정선거 음모론을 제기한 2012년부터 음모론을 반박하기 위한 파워포인트 자료를 만들어 왔는데, 2020년부터 이뤄진 극우 유튜버의 의혹도 반박하다 보니 이 자료가 430페이지까지 늘어났다. 그는 “양측의 논리가 판박이”라고 본다. 일단 양측은 통계학적 의혹을 제기한다는 점에서 닮은 꼴이다. 김어준씨는 박근혜 후보가 승리한 2012년 18대 대선을 문제 삼았는데, 의혹의 골자는 투표지분류기가 분류를 못 해서 수개표한 표 중 박근혜 후보의 표가 문재인 후보의 표보다 1.5배 많았다는 것이다. 이른바 ‘K값’ 의혹이다. 이 음모론은 모든 유권자가 동일하다는 가정에서 출발한다. 그러니 두 후보의 미분류표 득표율도 1 대 1이 나와야 한다고 보는 것이다. 그러나 이 음모론은 문 후보의 지지층보다 박 후보의 지지층이 고령화됐다는 점을 간과하고 있다. 고령층 유권자는 노안, 손떨림으로 인해 기표가 상대적으로 부정확할 가능성이 크고, 미분류표도 상대적으로 많이 발생할 수 있다. 극우 유튜버들이 2020년 4·15 총선 이후 주장하기 시작한 사전 투표 조작 의혹도 모든 유권자가 동일하다는 가정에서 출발한다는 점에서 ‘K값’ 의혹과 닮은 꼴이다. 실제로는 더불어민주당 지지자들이 사전투표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고, 미래통합당 지지자들은 사전투표에 소극적인 양상을 보였다. 다만 이 음모론을 해소하는 데 있어 양측은 차이를 보였다. 길벗은 “소위 좌파 진영은 비교적 빠르게 정리했다. 민주당이 시연도 하면서 현재의 투·개표 시스템에서 조작은 원천 불가하다는 걸 파악했다”며 “우파 진영은 상대적으로 게을렀다. 이준석 전 대표, 당 중진들이 여러 차례 경고했는데도 적극적으로 정리하지 않았다”고 했다. 이어 “2020년 총선 끝나고 우파 진영에서 이 음모론을 제기할 때 싹을 잘라야 한다고, 폐해가 클 거라고 그렇게 얘기했는데 비상계엄까지 이어질 줄은 몰랐다”고 했다. 양승훈 경남대학교 사회학과 교수는 “소위 진보진영이 음모론으로 영화도 만들고 논문도 쓰면서 성공의 방정식을 증명했고, 보수진영이 이를 투박하게 답습하고 있다. 모든 사람이 미디어가 되면서 확산 채널이 많아진 것, 온라인상의 에코챔버(자기 생각과 비슷한 의견만 접하며 자기 확신을 갖는 현상)와 필터버블 현상(알고리즘을 통해 사용자가 선호하는 콘텐츠만을 노출하는 현상)도 원인이다. 유튜브도 외부 자문을 받아 극단적 주장을 하는 유튜브 채널을 퇴출하고 있는데,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등 국가 기관도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적어도 돈이 되는 수익 구조를 제약하거나 처벌해야 확산을 막을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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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전교회장 선거에 나갈래요!
2015. 08. 30 14:52 육아/교육
새 학기가 시작됐다. 이제 곧 전국의 초등학교에서는 2학기 새 임원을 뽑는 전교회장 선거가 치러진다. 리더십이 강조되는 요즘, 엄마도 함께 알아두면 좋을 만한 선거 전 사전 정보. Part 1 전교회장 선거, 이렇게 알고 접근하자 Point 1 리더십&배려심 키울 수 있는 기회 전교회장직을 수행하면서 얻을 수 있는 교육 효과가 은근히 많다. 전교생을 대표하고 학교 내 크고 작은 행사에서 활약하게 되는 전교회장, 부회장은 자연스럽게 리더십을 체득할 수 있다. 한 학기 동안 회장으로 일하면서 역할에 따른 책임의 무게감도 알게 될 것이다. 남을 위하는 마음이 부족했던아이라면 배려심을 기르는 훈련이 될 것이다. ‘임원’이라는 타이틀이 폼 나긴 해도 사실 전교회장은 임원회의, 학교 행사 등을 위해 자신의 시간을 많이 내야 가능한 일. 학교와 다른 학생들을 위해 일하다 보면 남의 입장을 자주 듣고 조율해야 하기 때문에 그 자체로도 훌륭한 교육적 효과가 있다. Point 2 연설문 준비는 인터뷰부터 최대한 감동적으로 만들어라. 부모가 만들어준 그럴듯한 표현은 다른 아이들도 귀신같이 알아챈다. 아이의 진심이 담겨야만 감동적인 연설문을 쓸 수 있으니 심층적인 대화부터 해보자. 아이를 인터뷰한다는 생각으로 꼼꼼히 질문한다. 왜 회장이 되고 싶은지, 당선이 된다면 어떤 회장이 되고 싶은지, 다른 선배들이 회장을 했을 때 어떤 모습이 보기 좋았는지, 학교를 위해 어떤 일을 하고 싶은지 등 구체적인 사항을 물어보고 부모와 아이가 함께 연설문 정리를 한다. 짧은 시간 동안 전교생에게 강한 인상을 심어주려면 도입부가 인상적이어야 한다. 가장 흔한 유형은 “앞으로 회장이 되면 학교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봉사하는 회장이 되겠다”이다. 이런 뻔한 말은 차라리 하지 않는 게 낫다. 많은 후보자들이 흔히 연설문에 쓰는 말인데다, 구체적인 공약이 빠져 있어서 기억에 남기 어렵기 때문이다. 차라리 봉사를 주요 컨셉트로 잡았다면 ‘봉사왕’, ‘학교지킴이’ 등으로 간략한 구호를 만들어 자주 강조하는 방법을 추천한다. Point 3 보색 활용! 눈에 띄는 홍보물 전교회장 출마를 알리고 이름과 기호를 인식시키기 위한 포스터와 홍보 피켓은 필수다. 안타깝게도 유권자들은 그리 유심히 홍보물을 봐주지 않는다. 짧은 순간에 눈길을 끌 수 있도록 개성 있는 스타일이 필요한 이유다. 초등학교 전교회장 선거에서 통용되는 홍보물의 종류에는 포스터, 홍보 피켓, 각종 소품 등이 있다. 포스터는 요란하고 복잡하지 않도록 하고 이미지가 단순해 이름, 기호, 문구가 한눈에 들어오는 것이 좋다. 얼굴 사진을 넣는 것도 기억에 남도록 하는 방법. 돈을 들여 선거용 사진을 찍는 아이들도 있지만 비용 대비 효과는 아쉬운 편이다. 가정용 카메라나 휴대전화로 촬영해도 충분하고 밝게 웃는 호감 가는 느낌의 얼굴 사진이면 된다. 홍보 피켓은 학생들이 등교할 때 주로 교문에서 많이 사용되는데 포스터와 마찬가지로 눈에 잘 띄는 게 가장 중요하다. 가장 쉬운 노하우는 보색의 법칙을 활용하는 것이다. 노랑-파랑, 보라-연두 등 대비되는 색상을 활용해 문구가 잘 보이도록 제작하면 된다. 글씨는 꼭 반듯하게 쓰자. 그래야 신뢰감을 줄 수 있다. 소품을 활용하기도 한다. 여자아이들은 머리띠에 이름과 기호를 붙여서 쓰고 선거 운동을 펼치는 경우가 많다. 남자아이라면 기호를 붙인 모자를 쓰거나 상반신에 홍보 띠를 두르는 것도 한 방법이다. Point 4 추상적인 공약은 No! 구체적일수록 Yes! ‘즐거운 학교’, ‘왕따 없는 학교’ 등이 흔한 공약의 대표적 예. 특별히 할 말이 없을 때 쓴다는 인상을 주기 쉬우니 되도록 피할 것. 전교생의 마음을 흔들려면 내용이 반드시 구체적어야 한다. 초등학생 아이들은 아직 추상적인 개념이 크게 와 닿지 않기 때문에 눈에 보이는 것처럼, 손에 잡히는 것처럼 구체적인 이야기가 더 잘 통한다. 예를 들면 왕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학급 친구들끼리 주 1회 서로에게 손편지를 쓰는 ‘우정 편지’ 프로그램 신설, 학교 내 ‘소통 신문고’ 설치 등 여러 가지 구체적인 공약을 만들 수 있다. 이때 주의할 점도 있다. ‘체육시간을 2배로 늘리겠다.’, ‘소풍을 자주 가겠다’ 등 현실성이 없는 공약은 무용지물이다. 이상과 현실 사이에서 아이가 혼란스러워한다면 아이 스스로 담임선생님에게 조언을 구해 공약을 수정할 수 있도록 지도하자. Point 5 선거 후 처방전  선거에서 떨어지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이때야말로 아이가 심리적으로 크게 동요되지 않도록 부모의 역할이 중요하다. 실패를 잘 받아들이지 못하는 아이들 중에는 현실을 부정하며 당선된 아이를 비방하는 경우도 있다. 지나치게 위축되거나 낙심하는 경우도 있다. 아직 어린 나이이다 보니 어쩌면 처음 맛보는 큰 실패의 순간일지도 모른다. 부모가 먼저 괜찮다고 말해주고 도전의 뜻깊은 의미를 알려주면 아이들의 동요를 줄일 수 있다. 사실 낙선 경험도 아이들에게는 큰 자산이다. 특히 수백 명의 전교생 앞에서 자신의 생각을 발표하는 연설 시간, 연설문을 쓰기 전에 타인을 위해 무엇을 할 것인지 고민해보는 시간 등은 설령 선거에 떨어지더라도 분명히 좋은 경험으로 남는다. Part 2 실전 선거 대비 포스터 유형별 장단점 1 유행어 공략형 초등학교 전교회장 선거에서 가장 자주 사용되는 포스터 유형이다. 선거 즈음에 TV 코미디 프로그램이나 드라마, 광고 등에서 인기 있는 유행어를 차용해 문구를 만든다. 모두가 아는 유행어를 사용하면 짧은 순간에도 눈길을 끌기 쉽다는 장점이 있는 반면, 오히려 유명한 유행어를 사용해 다른 후보의 포스터와 비슷해질 위험 부담도 존재한다. 2 읍소형 많지는 않지만 선거 때마다 몇몇의 아이들이 꼭 사용하는 스타일이다. 대놓고 “한 번만 뽑아줘요!”라며 한 표를 청하는 유형인데, 내숭떨지 않고 직설적으로 당선되고 싶다는 마음을 드러내 솔직하고 귀여워 보일 수도 있지만 가벼워 보일 위험도 감수해야 한다. 3 삼행시형 이름으로 삼행시를 짓는 방법이다. 가장 고전적인 스타일에 속한다. 친숙하게 느껴지며 안전하다는 장점이 있지만 삼행시를 재치 있게 만들 수 있는 글솜씨가 없다면 추천하지 않는다. 자칫 개성이 부족하고 지루한 느낌을 줄 수도 있다. 4 바른 생활형 전교회장으로서 봉사와 책임을 다하겠다는 메시지를 강조하는 진지한 유형이다. ‘말보다 발로 뛰는 회장’, ‘성실한 회장’, ‘학생들의 어려움에 귀 기울이는 회장’ 등 반듯한 느낌의 홍보 문구를 많이 사용한다. 진중한 느낌을 줘 신뢰를 얻는 데는 효과적이지만 자칫 딱딱하고 재미없다는 인상을 줄 수도 있다. 참고로 요즘 회장 선거에서 가장 자주 언급되는 키워드는 ‘소통’과 ‘리더십’이다. 5 협박형 주로 남자 학생들의 포스터에서 나타나는 유형으로, 100% 협박성 문구보다는 유머를 약간 섞은 ‘반협박성’ 문구로 표현한다. ‘일단 뽑고 보자고요’, ‘나 안 찍고 누구 찍게?’ 등 무조건 자신을 뽑으라는 메시지만 강조한다. 협박형 문구를 사용하는 후보자는 소수이기 때문에 기억에 남기 쉽다는 특징이 있지만 감수성이 뛰어난 여학생 유권자들에게는 통하기 힘든 유형이다. 아이와 미리 하는 연설 예행연습 1 인사는 크고 확실한 목소리로 한다 연설문 도입부는 보통 인사로 시작한다. 우물쭈물 말하거나 작게 말하면 첫인상부터 자신 없어 보일 수 있다. 기호와 이름을 발음할 때는 힘 있게 “안녕하십니까! 기호 O번 OOO입니다”라고 정확하게 말한다. 2 읽는 속도를 조절해라 연설에 익숙하지 않은 대다수의 아이들은 원고를 보며 읽어 내려가기에 급급하다. 전교생 앞에서 말하는 자리이다 보니 긴장감이 더해져 숨도 쉬지 않고 마치 랩을 하듯 연설문을 읽는 아이들도 많다. 연습 분량을 녹음한 뒤 아이에게 들려줘 읽는 속도를 수정해주자. 3 아이 콘택트를 연습하자 준비한 말을 정해진 시간 내에 전달해야 하다 보니 조급한 마음에 원고에서 눈을 떼지 못하는 아이들도 많다. 청중 한 명 한 명과 눈을 맞추며 친밀감을 나누는 것도 중요한 일임을 가르쳐주자. 4 제스처를 곁들이면 연설이 풍성해진다 연설 중 강조하고 싶은 내용이 있을 때 손짓이나 몸짓 등 신체적 표현을 함께하면 주의를 집중시키는 효과가 있고 기억에 남을 수 있다. <■기획 / 장회정 기자 ■글 / 정성민(프리랜서) ■사진 / 이소현>
정치인의 아내 된 심은하 국회의원 선거운동까지 직접 나설까?
정치인의 아내 된 심은하 국회의원 선거운동까지 직접 나설까?
2008. 02. 15 연예
심은하가 드디어 정치인의 아내가 됐다. 남편 지상욱씨가 자유신당의 공동 대변인을 맡게 된 것이다. 이는 이미 지상욱씨가 지난해 이회창 전 총재의 대선 출마를 측근에서 보좌할 때부터 예상 가능했던 일이다. 이로 인해 지상욱씨의 4월 총선에 점점 무게가 실리면서 심은하가 선거운동에 직접 나설지에 대해 세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지상욱씨, 자유신당의 새로운 ‘입’으로 활동 은퇴를 선언한 지 7년이 넘었지만, 여전히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받고 있는 심은하. 그간 결혼, 임신과 출산을 겪으면서 간간히 언론에 모습을 드러내긴 했지만 그녀의 얼굴을 보는 일은 극히 드물었다. 하지만 앞으로는 심은하의 모습을 좀 더 자주 보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심은하의 남편인 지상욱씨가 정계에 입문하면서 심은하가 공식적으로 정치인의 아내가 됐기 때문이다. 지상욱씨는 이미 심은하와 결혼할 당시부터 이회창 한나라당 전 총재의 최측근으로 통했으며, 지난 대선을 통해 그 사실이 입증됐다. 지상욱씨는 대선 1년 전부터 이회창 전 총재의 사무실에서 비상근으로 근무하면서 인터넷을 통해서 ‘창사랑’을 관리하고, UCC 관련 업무를 책임지는 사이버 총괄 팀장을 맡아왔다. 또 이회창 전 총재가 선거운동을 할 때도 항상 최측근에서 그의 곁을 보좌하는 등 이 전 총재와의 남다른 친분을 과시하기도 했다. 지상욱씨와 이 전 총재의 인연은 2002년 대선이 끝난 뒤부터 시작됐다. 이 전 총재는 대선 참패 후, 미국 스탠퍼드대 연수 길에 올랐는데, 이때 지상욱씨가 함께 미국에 건너가 1년간 이 전 총재 옆에서 정성을 다해 모셨다는 것. 또 지상욱씨는 이 전 총재의 아들 이정연씨, 노태우 전 대통령의 아들 노재헌씨와도 절친한 친구 사이로 알려졌다. 그가 정치와 인연을 맺은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수순처럼 여겨지기도 한다. 대선 당시 지상욱씨는 “이회창 전 총재가 아버님 같은 분이기 때문에 도와드리는 것뿐”이라는 말로 정치적 행보에 대한 언급을 피해왔다. 하지만 지난 1월 13일, 지상욱씨는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가 주도하고 있는 자유신당(가칭) 창단준비위원회 신임 공동 대변인에 임명되면서 본격적인 정치인으로서 첫발을 내딛었다. 심은하와 지상욱, 4월 총선 출마설은 ‘노코멘트’ 지상욱씨는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어깨가 무겁습니다. 잘해야겠습니다”라는 말로 대변인이 된 소감을 밝혔다. 하지만 여전히 4월 총선 출마설에 대해서는 말을 아끼고 있는 상태다. 지난해 11월 말, 둘째 아이를 출산한 심은하는 현재 육아에만 전념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외부 외출이 잦아지고, 몸매 관리를 위해 다이어트를 한다는 소식이 들리면서 대중에 얼굴을 드러낼 준비를 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돌고 있다. 김한길 국회의원의 부인인 최명길씨가 그랬던 것처럼 지상욱씨의 부인인 심은하가 유세 현장을 돌면서 사람들과 직접 대면한다면 이 모든 것이 ‘표’로 연결될 것이라는 우스갯소리까지 나오고 있는 상태. 주변 소문은 무성하지만, 정작 지상욱씨와 심은하 본인은 주변의 추측에 지극히 말을 아끼고 있다. 하지만 오는 4월 총선까지는 그리 많은 시간이 남지 않았기 때문에 지상욱씨의 총선 출마 여부는 머지않아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심은하가 조만간, 스타가 아니라 정치인의 아내로 대중 앞에 모습을 드러내게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 글 / 김민주 기자 ■사진 / 경향신문 포토뱅크
노무현 대통령 이명박 당선인 선거포스터 사진 찍은 박상훈
2008. 02. 15 화제
지난 선거는 이미지 전쟁이었다. 누가 좀 더 마음에 와닿는 이미지로 유권자들의 감성을 붙잡는지가 승부의 관건이 됐다. 미디어의 발달로 영상 광고와 UCC까지 등장했지만 그래도 후보의 이미지를 압축해 단번에 보여주는 것으로는 포스터 사진만 한 것이 없다. 당선자의 후보 사진은 누가, 어떤 고민을 거쳐 만들어낸 것일까. 박상훈 사진작가가 들려주는 사진 촬영 뒷이야기, 그리고 그의 사진 이야기. 당선됐다는 즐거운 생각이 만든 편안한 표정 12명이나 되는 후보자가 나오는 바람에 여느 때보다 치열했던 17대 대통령 선거는 후보자들의 포스터가 진열된 벽보 전쟁으로도 유명했다. 이명박 당선인의 포스터 사진을 촬영한 박상훈(55) 사진작가는 환하게 웃는 이 당선인의 사진을 찍고 나서 지난 대선의 승리를 예감했다고 한다. ‘웃는 표정’이 아니라 진짜 ‘웃고 있는’ 이 당선인의 얼굴을 프레임 속에 잡아냈기 때문이다. 보통 수백 장의 사진을 찍어놓고 서로 비교해가면서 가장 나은 것을 고르는데, 이 사진을 보는 순간 ‘더 볼 것도 없이 딱 이거다’라는 확신이 들었다고. “솔직히 이 당선인이 사진 촬영하기에 만만한 스타일이 아니라 촬영 전에 걱정이 있었죠. 좀 딱딱해 보이기도 하고 포토제닉한 느낌도 없고(웃음). 제가 고민했던 건 과장되지 않은 범위 내에서 ‘어떻게 하면 부드럽고 친근감 있게 표현할까’였어요. 최종 결정된 이 사진은 억지로 만들지 않은 자연스러운 느낌이라 마음에 들었죠.” 카메라 앞에서 긴장하게 마련인 모델에게서 연출이 아닌 자연스러움을 이끌어내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게다가 바쁜 선거 일정에 치인 탓인지 스튜디오 문을 열고 들어선 이 당선인의 얼굴에는 피곤한 기색이 역력했다. “편안하고 즐거운 마음을 가지시라고 한 가지 주문을 했죠. 지금 후보 사진을 찍는 게 아니라 당선 축하 기념사진을 찍는다고 생각하라고 했어요. ‘지금 제가 청와대에서 대통령 사진을 찍고 있는 겁니다’라고 했더니 표정이 부드러워지시던데요.” 이 ‘즐거운 상상’은 이 후보의 얼굴에 편안함뿐 아니라 자신감을 새겨 넣으며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뒀다. 후보 느낌이 역력한 다른 후보 포스터들에 비해 이 당선인은 실제로 대통령이 된 것 같은 당당함이 배어나와 유권자들에게 더욱 신뢰감을 줄 수 있었다는 것이다. 특히 이 당선인은 처음에 “내가 눈이 작아서 웃으면 눈이 안 보이는데…”라며 신경을 많이 썼는데, 촬영한 사진을 본 후에는 웃는 모습이 시원스럽게 나왔다고 만족해했다고 한다. “사람들은 자기 얼굴의 단점을 누구보다 잘 알기 때문에 사진이 나오면 그것만 주의 깊게 봐요. 하지만 매력적인 웃음을 보면 거기에 끌리는 거지 누가 눈만 들여다보나요. 저는 눈이 이 당선인보다 더 작은데도 이렇게 활짝 잘 웃잖아요(웃음). 콤플렉스를 의식하지 않게 하는 것도 사진가가 할 일이죠.” 그렇다면 사진에 대한 확신만큼 이명박 후보의 당선도 예감했을까. 박 작가는 이 당선인에게서 당당한 힘을 느꼈다고 했다. ‘내가 사진을 찍어줬으니까 잘됐으면’ 하는 마음이 있었기 때문에 그랬는지 모르겠지만 ‘될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고. 대부분의 사람들은 사진 촬영을 하며 “아직 멀었느냐”고 보채는 편인데 이 당선인은 힘든 기색 하나 없이 적극적으로 촬영에 임하는 모습에 모델로서의 점수도 높게 주었단다. 이번 대선은 워낙 출마 후보가 많았던 탓에 각 후보 진영마다 포스터를 돋보이게 하기 위해 굉장한 노력을 쏟았다. 심지어는 사진을 찍고도 시간을 쪼개 두 번이나 재촬영을 감행한 후보가 있을 정도. 다른 후보들 사진이 신경 쓰일 법도 하지만 박상훈 작가는 분명한 목표가 있었기 때문에 전혀 신경이 쓰이지 않았다.전·현직 대통령과의 특별한 인연 요즘 그를 두고 항간에서는 ‘대통령을 만드는 사람’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2002년 대선 때 ‘부르튼 입술’의 노무현 대통령 포스터 사진을 찍은 이도 그이기 때문이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노벨평화상 수상 기념사진 또한 그의 작품이니 대통령과 인연이 예사롭지 않다. 이명박 당선인도 지난 대선에서 노 대통령 포스터를 찍었다는 소식을 듣고 그를 찾았다고 한다. “노 대통령과는 포스터 촬영 전에 두어 번 만났죠. 「노무현 죽이기」라는 책이 있는데 그 표지를 제가 촬영했거든요. 김대중 전 대통령은 이희호 여사께서 오슬로 기념관에 걸 사진을 새로 찍으려고 작가를 물색하다 제 포트폴리오를 보고 낙점해서 만나게 됐구요. 평화상을 수상하러 여사님이 함께 오슬로에 가셨다가 역대 수상자들 사진을 보니까 다들 멋있는데 남편 사진만 어색하고 이상하니까 속상하셨던 거죠.” 3대에 걸쳐 대통령들과 인연을 만들어오면서 기억에 남는 일도 많다. 촬영에 비교적 의욕적이었던 노 대통령, 이 당선인과 달리 김대중 전 대통령은 사진 찍는 것을 어려워하는 편이었다. 게다가 전날 있었던 이회창 한나라당 총재와의 영수회담 결과가 나빴던 탓에 얼굴이 더욱 굳어 있었다. 기분을 풀어보려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던 중 특별한 인연을 찾아냈다. 김 전 대통령이 대선 후보 시절, 한 프로그램에서 남대문 상인이 되어 ‘골라골라’를 외치며 좌판을 벌였던 적이 있는데 그 프로그램 담당 PD가 박 작가 동생의 부인이었던 것. 지금도 가끔 이야기할 정도로 그 경험이 재밌었다는 김 전 대통령의 얼굴이 화사해진 건 당연했고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김 전 대통령의 연륜과 무게감을 담은 사진이 탄생할 수 있었다. 노르웨이 기념관에 걸려 있는 그 사진은 앞으로도 많은 사람들이 영원히 보게 될 소중한 작품이다. 노무현 대통령 포스터 사진은 당시로선 새로운 시도였다. 이마에 깊게 파인 주름, 부르튼 입술이 적나라한 노 대통령의 모습은 ‘포샵질’ 한번 거치지 않고 담벼락에 그대로 나붙었다. 흰머리 한 올, 주름 하나 없이 깨끗한 타 후보와 달리 피부결이 거칠게 드러났다. “노무현 대통령은 ‘투박한 질그릇’ 같다는 느낌이 들었어요. 뚝배기같이 친근하지만 단단하다는 느낌. 그분이 가진 소탈하고 서민적인 모습이 바로 유권자들이 그분에게 바라는 모습이라 생각했고 그 모습을 좋아할 것 같더라구요.” 배경으로 썼던 태극기도 낯선 것이었다. 그전까지만 해도 태극기는 고리타분하고 강건하다고 생각됐기 때문이다. “그때가 바로 2002 월드컵으로 태극기가 하나의 문화 코드가 됐던 때였어요. 디자인적 가능성에 주목하기 시작했고 태극기는 한 나라를 상징하는 의미도 있으니까 대통령 후보 포스터 배경으로 적당하다 싶어서 썼죠. 그땐 우리 포스터에만 있었는데 이번에 보니까 태극기가 많이 나왔더라구요. 생각나는 대로 마음껏 연출했는데 나중에 남들이 그걸 쫓아오는 재미가 사진을 하는 큰 즐거움이 돼요.” 포스터 사진을 찍으며 노 대통령을 만났을 때도 ‘이 사람 되겠구나’ 하는 느낌이 있었다. 당시 여론 조사 결과가 상당히 열세였는데도 불구하고 자신감 있는 ‘환한’ 모습에 어떤 직감 같은 것을 느꼈다고. “설득력이 굉장히 뛰어난, 논리적인 분이었어요. 촬영 중간 장난도 잘 치시고, 어렵지 않고 솔직한 모습이 인상 깊었어요. ‘대통령 되실 것 같다. 청와대에서 만나자’라고 말씀드렸죠. 사람의 기운이라는 게 있나 봐요.”분야를 넘나드는 편안한 그의 이야기 포스터 사진으로 또 한번 관심이 높아졌지만 원래 그는 풍경 사진, 광고 사진 등으로 이름을 떨쳐온 작가다. 특히 뉴욕페스티벌 한국인 최초 금상, 칸 국제광고제 금사자상을 수상하는 등 세계적으로 인정을 받았다. 그의 스튜디오는 유명 스타들의 사진이 벽을 가득 메우고 있다. 그의 이름을 모르는 이들도 “아, 이거!”라고 할 만큼 알려진 그 사진들은 하나같이 담백하고 편안하다. “저는 꾸미는 게 싫어요. 속에 있는 것을 건드려 내면을 끌어내려고 하죠. 사람들은 결국 ‘진짜’를 보고 싶어 하지 않을까요? 제 사진을 좋아하는 분들은 양념 맛이 아니라 재료 본연의 맛을 음미하고픈 분들이에요.” 수많은 스타들의 사진을 찍으며 그들이 가진 뒷모습을 발견해온 그다. 그중에서도 ‘주름이 만든 카리스마’라는 컨셉트로 찍은 안성기와 ‘눈물이 빛나는’ 김희애의 사진이 마음에 남는다고. 본인들도 그 사진을 가장 마음에 들어 할 정도로 특별했던 작품. 특히 김희애의 남편은 그 사진을 가지고 다니며 자랑할 정도 였다고 한다. 그렇다고 그가 스타나 상품 사진을 잘 찍는 ‘상업적인’ 작가라고만 생각하면 오산이다. 십 년 넘게 새벽 사진을 찍어온 그는 여명의 오묘함을 담아낸 ‘새벽 시리즈’로 풍경 사진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나같이 똑같은 일출, 산세 풍경 대신 흐트러진 일상의 시작에 주목했던 것이다. “풍경 사진은 어떤 면에서는 많이 고통스러워요. 생각해보세요. 새벽에 잠도 안 자고 추울 때 나가기가 얼마나 싫겠어요. 기다리고 참고 고통을 즐길 수 있어야 좋은 풍경을 내 눈에 안을 수 있죠. 하지만 시시때때로 변하는 자연을 보면서 겸허함도 느끼고 자연 속에서 나란 어떤 존재인지 생각하게 되죠. 자연과 나, 나와 타인. ‘관계’라는 것에 대해 고민하게 해요.” 풍경, 인물, 광고 사진까지. 아직도 사진에 대한 ‘열정’으로 목마른 그의 작품을 관통하는 흐름은 바로 ‘소통’이다. 사람과 제품과 자연에 끊임없이 말을 걸고 생각을 나눌 때 그는 가장 행복하다. 그리고 그 소통의 결과를 책으로, 전시로 내놓으며 또 다른 소통의 길을 만드는 것이 흥미롭다. “한때는 완벽한 작품을 만들어야겠다고 나를 옭아맨 적도 있었죠. 하지만 그게 얼마나 어리석은 생각인지 알았어요. 이 세상에 완벽한 게 어디 있어요. 완벽하려는 노력 대신 사진을 좋아하는 열정을 거두지 않으려고 합니다. 사람에 대한 관심이 많고, 사람을 알아가는 게 좋아요. 아마 죽을 때까지 사람을 찍고 있을 겁니다.” 박상훈 작가는 아직 해보고 싶은 것이 많다고 했다. 꾸준히 진행하고 있는 작업의 결과물들을 선보일 사진전도 준비 중이다. 최근에는 현대인이라는 존재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 ‘내’가 들어 있는 이 도심 속의 사람들에 집중하고 있다. “목표는 거창하지 않아요. 그저 좋은 작가, 훌륭한 작가가 되고 싶은 게 제 바람이에요. 나름 이런저런 결과물을 내놓았고 좋은 평가도 받았지만 아직 나는 ‘좋은’ 작가가 되지 못했어요. 운 좋게 하고 싶은 일을 하게 됐고 타고난 예술적 기질이 조금은 있다는 데 감사해요. 그런 열정을 원천으로 삼아 더 많이 노력할 겁니다.” 그에게 사진이란 무엇일까. 그는 수많은 사람들에게서 같은 질문을 받지만 그때마다 다른 대답을 내놓는다고. 그만큼 사진이 가진 다양한 힘에 매료되어 있기 때문이다. “사진은 어쩌면 물방울 같은 것이 아닐까요. 물방울은 하나의 작은 방울이지만 독립된 게 아니라 그릇을 이루고 바다가 되면서 의미를 만들잖아요. 세상 모든 것과 연관되어 있죠. 사진도 한 컷 그 자체만으로 완전한 것이 아니라 많은 이야기를 만들고 다양한 의미를 갖는 거예요. 소통의 매개가 되는 거죠.” 제17대 대통령 선거 당선인인 이명박도 그랬고, 그의 카메라 앞에 섰던 이들은 모두 “잘 찍어줘서 정말 고맙다”라는 인사를 남겼다. 하지만 그는 말한다. 없는 것을 억지로 만들어낼 수는 없다고. ‘잘 나왔다’고 생각되는 그 모습은 모델 본인이 가진 원래의 모습 중 한 단면이다. “저는 그 모습을 잘 찾아낸 것뿐이죠”라는 박상훈 작가. 억지로 애쓰지 않고도 사람을 끌어당기는 편안한 그의 사진이 정말 고맙고 소중하게 느껴진다. ■글 / 이연우 기자 ■사진 / 민영주
산문집 ‘서른의 당신에게’ 낸 강금실 선거이후 달라진 나의 삶
산문집 ‘서른의 당신에게’ 낸 강금실 선거이후 달라진 나의 삶
2007. 03. 09 화제
강금실 전 법무부장관이 산문집 「서른의 당신에게」를 냈다. 본격적인 정치 활동의 재개가 아니냐는 시각 탓인지 정치 관련 질문은 말아달라는 그의 완곡한 요청으로 시작된 인터뷰는 요즘 유행하는 KBS-2TV ‘개그콘서트’의 ‘같기도’ 코너를 연상시킬 만큼 알듯 말듯 아리송했다. 어쨌든 차기 행보를 기대하게 하는 강금실과의 선거 이후 첫 만남. 나에게 서른은 시작의 나이였다 강금실 전 장관(50)은 생애 첫 저서의 서두를 10년지기인 언론인 고종석에게 내주었다. 참 탁월한 선택이다 싶을 만큼 그의 추천사가 걸작이다. ‘부드러우면서도 다부지고, 명석하면서도 어수룩하고, 너그러우면서도 단호하고, 반성적이면서 행동적이고, 내향적이면서 외향적이고, 우울하면서 낙관적이고, 도톰하면서 날씬하고, 둔탁하면서 민첩하고, 무디면서 예민하다. 간추리자면 차가우면서 뜨겁다’는 고종석의 글은 강금실 전 장관과의 개인적인 친분이 없는 사람일지라도 고개를 주억거릴 수 있을 만큼 살갑고 적확해보인다. 특히나 그의 글 중 박수를 칠 만큼 공감한 대목은 ‘글을 쓰는 동안 시름시름 앓았던 금실이 이제는 생기발랄한 50대 언니로 돌아왔으면 좋겠다는 대목이었다. “50년 인생의 역사적인 사건”이라 지칭한 「서른의 당신에게」(웅진지식하우스)를 막 출간한 강 전 장관을 만났다. 지난 봄 서울시장 선거에 출마한 후 있은 인터뷰에서 낯을 익힌 기자들에게 먼저 인사를 건넬 만큼 ‘생기발랄해’ 보였다. 보기에 따라 산문집 출간이 뜬금없을 수 있으나, 그는 1년 전 이미 출판 계획을 전한 바 있다. 힘든 상황에 부딪혔을 때 자기중심적인 사고로 답을 찾으려 들지 말고 일을 넓게 보고 주변 사람들의 체험을 공유한다면 문제를 헤쳐나갈 수 있는 방법이 생기지 않겠느냐는 얘기를 하고 싶었다는 출간 의도는, 그야말로 50대 언니가 30대 후배에게 들려주는 덕담이다. “서른 고비, 마흔 고비가 참 힘들었어요. 쉰 고비를 맞은 지금 생각하니 그렇게까지 힘들어하지 않아도 됐을 거라는 생각에 아쉬웠어요. 저는 지금 쉰 살인 게 참 다행이지 싶어요. 요즘 서른 살은 우리 때보다 삶이 다양해졌으니 재밌어 보이기도 하지만, 힘들어보이거든요. 제게 있어 서른 즈음은 시작의 시기였어요. 살면서 책임져야 하는 문제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해야 하는 나이이니까요.” ‘바람이 분다. 살아봐야 하겠다’는 시구를 인용한 그는 ‘이제는 살아봐야 하는 나이가 아니라 이미 실컷 살아서 무르익었어야 할 때’라 했다. 「서른의 당신에게」에는 ‘흔들리는 청춘에게 보내는 강금실의 인생 성찰’이라는 부제가 붙었다. ‘너희는 이렇게 살아라’는 훈계나 계몽이 아니라는 의미일 터이다. 그는 담담한 필치로 흰색 스웨터에 보라색 치마, 보라색 스타킹에 흰 샌들을 신었던 대학 새내기 시절 ‘보라색’에 얽힌 추억부터, 기형도의 시를 읽다가 눈물을 터뜨린 사연, 헌법의 가치를 바탕으로 사람을 소중히 여기는 판결을 했던, 사법연수원 동기 한기택 판사를 떠나보내고 천재가 요절하는 이유를 돌이켜본 소회 등을 술회했다. ‘자서전’이 아닌 ‘산문집’이라는 타이틀이 한결 마음을 가볍게 한 탓일까. 아직 운전면허가 없음을 털어놓으며 ‘어쩌다 운이 좋아서 사법시험에 합격한 텃새로 평생을 먹고 사는 듯하여 요즘도 문득문득 자신이 부끄러워진다’는 대목에 이르러서는 그의 천진함에 미소가 지어진다. 서른고비, 마흔고비가 참 힘들었다는 강금실은 지금 쉰살인 것이 참 다행이지 싶다며 웃어보였다. 산문집 출간의 정치적인 해석은 사양 말 나온 김에 인상적인 대목을 하나 더 들어보자. ‘인생극장 그리고 매트릭스의 알약’ 편의 첫 번째 에피소드. 법원 근무 첫 해 강 전 장관이 시위 중 붙잡혀온 대학생들을 즉결 재판에서 풀어줘 법원이 발칵 뒤집힌 적이 있다. 이후 그가 서울가정법원으로 일터를 옮기는 선에서 잘 마무리되는 듯했으나 엉뚱한 곳으로 불똥이 튀었다. 아내가 재판에서 말썽을 냈다는 이유로 (전)남편 김태경씨가 신원조회에 걸려 언론사 취업 시험에서 고배를 마신 것이다. 당시를 그는 이렇게 회고했다. ‘참 아이러니다. 만일 그때 그가 그 언론사에 취업을 했더라면 출판사를 차리지 않았을테고, 그랬더라면 「자본론」으로 구속되는 일도 일어나지 않았을 테고, 부채로 인하여 이혼하는 결과도 오지 않을 수 있지 않았을까?’ “재밌게 읽히면서도 의미가 있는 글을 싣고 싶었어요. 책 전체의 흐름을 감안하느라 언급하지 않은 일도 많죠. 자서전이 되는 것을 원치 않아서 가급적 미주알고주알 내 얘기는 피하고 싶었는데, 쓰다 보니 제 체험을 쓸 수밖에 없더군요.” 사랑에 관한 책은 언제든 기회가 있으면 쓸 수 있을 거라 자신했지만, 막상 쓰려고 보니 밑천이 없더라는 그는 다시 산문집을 내려면 이야깃거리를 많이 쌓아야 할 거라며 웃음을 지어보였다. 「서른의 당신에게」 시점은 결혼생활과 직장생활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서른 살 무렵에서 시작해 현재에 닿아 있다. 30여 년의 세월을 오롯이 이어온 끈은 힘들 때마다 써내려간 일기였다. 언제부터인가 일기를 쓰지 않게 되었지만, 좋은 글귀나 시구를 보면 메모하는 버릇은 지금도 여전하다. 인터뷰 중 그는 ‘글이란 시간과 기억과 노스탤지어만이 줄 수 있는 시적인 무게’라는 글을 다이어리에서 찾아내 읽어줬다. 1월 20일 비행기 안에서 읽던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의 소설 속에서 찾은 보석 같은 구절이라고. 강금실 전 장관의 필력은 이미 정평이 나 있다. 김훈의 「칼의 노래」에 대한 감상문, 기형도의 시 비평, 「내게 거짓말을 해봐」의 음란성으로 실형을 받은 소설가 장정일의 변론기에서 우리는 그의 날카로운 통찰력 외에 견고한 문학적 감수성을 읽을 수 있었다. 판결문을 몰아서 쓰던 판사 시절 ‘초치기’ 습벽은 주말이면 앉은 자리에서 최대 120매까지 원고를 쓰는 놀라운 집중력으로 발현됐다. 글쓰기에 대한 강 전 장관의 관심은 단순한 애정 그 이상이다. “고종석이나 시인 황인숙, 김정환 선배와 10년 가까이 어울리면서 알게 모르게 도움을 받았어요. 모여서 글쓰기를 하거나 문학 작업을 하는 건 아니지만, 그들이 지니고 있는 작가 세계와 삶에 대한 진지한 시각이 제게 영향을 주었어요. 그들이 아니었다면 글쓰기가 어렵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요.” ‘산문집 출간이 본격적인 정치 활동의 재개가 아니냐’는 질문을 많이 받았을 그는 자리에 앉기가 무섭게 벼르고 있었다는 듯 정치와 관련된 질문은 사양한다고 전했다. 불과 너댓 시간 전에 가진 일간지 기자단과의 간담회에서 잠재적 대선주자로 지지율이 언급되고 있는 것에 대해, “기대해주시는 것에는 개인적으로 감사드린다”고 말하면서도 대선출마에 대한 질문에는 묵묵부답이었다는 이야기를 이미 접한 시점이었다. 오전에 노란색 재킷으로 봄내음을 물씬 풍겼던 그는 오후 인터뷰를 위해 부랴부랴 인사동에서 구입한 선홍색 수트로 갈아입었다. 1 결혼생활과 직장생활을 본격적으로 시작하던 서른 살의 강금실. 2 1984년 스물여덟 살의 나이로 결혼식을 올릴 때 결혼식장 대기실에서. 3. 2004년 부활절 미사에서 영세를 받다. 4.스물아홉 살, 가정법원에서 근무하던 때. 한 차례 선거는 내성적인 천성까지 바꿔 “민감한 시기에 책을 내어 오해를 살까 봐 걱정이에요. 이참에 정치에 대해 물어보자는 분들이 많은데, 이렇게 된 건 제 개인 스케줄상 발간 일정을 더 이상 미룰 수 없어서였거든요. 아마 올해 안에는 언제 책을 내더라도 비슷한 반응을 얻지 않았을까요?” 지난해 5·31 지방선거에서 오세훈 후보에게 패한 뒤 “저 다시 태어났습니다”라는 의미심장한 낙선인사를 한 강 전 장관은 선거 패배가 가져온 변화를 넉넉한 마음으로 받아들인 듯 보였다. 변호사 생활을 10년씩 했지만 내성적인 천성을 버리지 못해 남 앞에 자신을 드러내는데 서툴렀으나, 지방선거에 출마해 허다한 많은 사람들과 눈을 마주치고 인사하면서 낯선 사람을 좋아하게 되고 많이 사교적으로 변했다고 말한 것처럼 말이다. “짧은 두 달의 선거 기간 동안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했기에 제 입장에서 후회는 없어요. 하지만 선거에서의 최선 여부를 묻는다면, 유치원생이 대학교 시험지를 받은 심정이랄까요. 나름대로는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하겠지만, 그건 굉장히 뼈저린 반성이 필요한 거죠.” 그때 얘기를 하기엔 아직 시간이 필요하다고 했다. 지금은 그런대로 엉킨 실타래를 풀 듯 머릿속을 정리하고 마음도 다잡은 상태. 종교의 힘도 한몫했다. 강 전 장관의 집안은 불교 집안이나 2004년 4월 그는 세례를 받았다. 화를 내지 말고 용서하고 자비를 베풀라는 진리는 기독교나 불교나 별반 다르지 않다는 그는 일주일에 한 번 성당을 찾아 기도를 하고 실컷 노래를 부른다. 그러고나면 어떠한 난제라도 쉽게 해결할 수 있을 것 같은 후련함이 생겨난다. “저도 이제 내 생각을 가다듬고 단련시켜 일을 해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내가 가지고 있는 문제의식과 밖에서 보여지는 액션에 대한 평가가 다른 점이 분명 있어요. 그게 틀리다고 말하자는게 아니라 제 문제의식이 잘 표출되지 않은 점은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다는 거죠.” 강 전 장관은 자신이 전체적으로 과대평가된 케이스라고 했다. 호불호를 떠나서 그동안 너무 가벼운 접근이 많았다는 것. 자신의 문제의식을 행동으로 구체화시키겠다는 그녀의 다짐은 다소 모호했지만 짐작은 가능했다. 밖에서 보여지는 강금실과 실제 강금실 내부의 어긋남에 관한 언급인 듯했다. 이해를 돕기 위해 3년도 더 지난 에피소드를 끄집어냈다. 2003년 9월 강 전 장관은 송광수 검찰총장과 보신탕에 폭탄주를 마신 후 팔짱을 끼고 나와 “우리 사이에 오해는 없다”는 말로 화제를 모은 적이 있다. 당시 그녀의 행동은 검찰과의 갈등설을 일축시키는 기지로 해석됐다. “당시 제 행동에는 검찰과 갈등이 있었는데 장관으로서 포용하고 갈등을 화해로 가져가겠다는 문제의식이 분명 있었어요. 그것을 매스컴이 정확히 읽었고, (대중도) 제 행동의 의미를 잘 이해해 주셨었고요. 그렇다고 밥 먹으면서 나갈 때 팔짱을 껴야겠다고 마음먹었던 것은 아니었고 다소 우발적인 행동이었죠. 취중이기도 했고.” 법무부 시절을 돌이켜보면 우발적이고 즉각적인 행동이 많았다. 그는 이를 일컬어 아마추어적인 면모라고 했다. “많은 사람들이 있는 곳에서 술 한잔 한 상태로 팔짱을 끼는 것은 잘못된 행동이지만, 그것이 의도적인 행동이 아니라는 것을 알았기 때문에 좋게 봐준 것 같다”고 했다. 그럼 아마추어가 아닌 프로라면 어떻게 대처했다는 얘기일까. 선거에 관한 본격적인 회고는 1년 후에 “의도적으로 조작하는 것은 곤란하죠. 정치 영역에서 가공이 많기 때문에 국민들이 정치를 혐오하게 된 측면이 있어요. 가공이 아니라 자기가 가지고 있는 철학과 문제의식이 담긴 행동을 구체적으로 분명하게 보여야 겠죠. 하지만 돌이켜보면 제가 참 많이 미숙했어요.” 가급적 선거 얘기를 피해가려고 했지만, 이야기는 자꾸만 9개월 전 시간을 맴돌았다. 아마도 그의 인생에서 큰 사건이었기 때문이리라. 선거를 하면서 그는 성격 재정비에 들어갔다. 급한 성격을 조절하기 위해 매사에 ‘한 템포 쉬어가기’를 실천하고 있는데, 행동도 묵직해지고 실수도 덜하게 돼 뿌듯한 기색이다. “친구들이 저더러 계획은 늘 야무지게 세우는데 실천을 못 한다고 해요(웃음). 올해도 1년 계획을 세웠어요. 매일 요가 가기로 한 계획은 도저히 지킬 수가 없어서 일주일에 딱 한 번으로 바꿨어요. 그럼 실천이 가능하니까. 한 달에 한 번은 미술관과 마켓에 가기로 했고요. 등산을 싫어하니까 그렇게라도 걷는 게 좋겠더군요. 지난 일요일은 90점 정도 만족스런 시간을 보냈어요. 조카와 함께 시청 앞에서 일민미술관까지 왕복으로 걷고, 그림도 봤거든요.” CNN 뉴스는 당최 지루해 볼 수가 없어서 외국 드라마와 영화를 자막 없이 보는 방법으로 영어 공부를 다시 시작했다는 그는 오랜만에 했더니 온몸이 뻐근하더라며 전통춤 연습을 다시 시작한 근황도 들려줬다. 사실은 「서른의 당신에게」의 마지막 장을 덮는 순간부터 품었던 궁금증이 있었다. 이야기를 아껴둔 것 같은 느낌이랄까. 석연찮은 호기심은 그의 올해 계획을 통해 해결할 수 있었다. “첫 번째 계획은 다음 책을 내는 거예요. 공직 생활이나 선거 관련한 본격적인 이야기를 정리하는 작업을 하고자 해요. 그렇다고 회고록은 아니고 기록을 남긴다는 데 중점을 두고 있어요.” 그가 건넨 명함에는 ‘법무법인 우일아이비씨 고문변호사’라는 직함이 새겨져 있다. 석 달 전 사무실을 열고 한창 바쁠 때라는 그는 외교통상부 여성인권대사를 맡아, 한국 남성과 결혼하는 외국 여성을 돕기 위한 방안 마련에도 한창이다. 저자 사인으로 인터뷰를 마치기 무섭게 견지성사가 있다며 서둘러 자리를 떴다. 그의 일상은 이제 막 시동이 걸린 발전기처럼 바쁘다. 2005년초 그와 대담을 가진 작가 파울로 코엘료가 예언 하나를 남겼다고 했다. “우리는 다시 만나게 될 것입니다. 1년 안에.” 유감스럽게도 이뤄지지 않은 이 예언을 강금실 전 장관에게 다시 한번 건네본다. 그 시기가 앞당겨질지도 모르겠지마는. ■글 / 장회정 기자 ■사진 / 안진형(프리랜서) 웅진지식하우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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