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향신문(총 121 건 검색)
- 성교육을 해달라고 민원합시다 [플랫]
- 2024. 11. 06 15:59오피니언
- ... 부유층에선 그룹을 만들어 맞춤형 성교육도 받는다고 한다. 그러는 와중에 집에서도, 학교에서도 성교육을 받지 못한 아이들은 어디에서 제대로 된 관계 맺기 방법을 배울 수 있을까. 자신의 월경 주기도...
- 플랫
- [임아영의 레인보 Rainbow]성교육을 해달라고 민원합시다
- 2024. 10. 30 21:02오피니언
- ... 해결될 수 있을까. 모든 과목에서 선행 학습을 용인하는 국가에서 유일하게 뒤로 미뤄두는 교육이 성교육이다. 유네스코 국제 성교육 가이드는 ‘포괄적 성교육’의 효과를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포괄적...
- 임아영의 레인보 Rainbow
- ‘금욕적 성교육’이 만든 ‘성교육 과외’, ‘포괄적 성교육’으로 바뀔 이유 [플랫]
- 2024. 08. 21 11:27사회
- ... 빈도와 파트너 수, 위험한 행동 등을 감소시키는 것으로 확인돼 유네스코가 권고하는 ‘포괄적 성교육(CES·Comprehensive Sexuality Education)’을 공부하고 교실에서 실천하는 교사들이 있기 때문이다....
- 플랫
- 부모를 위한 성교육 팁…유해물 걱정에 “너 야동보니?”라고 묻진 마세요
- 2024. 08. 17 09:05사회
- .... 꼭 해야 할 얘기들은 무엇인지 연령대별로 알려주세요. A: 유네스코의 국제 성교육 가이드라인은 성교육을 만 5세부터 시작하는 것을 권합니다. 너무 이른 나이에 시작하는 것 아닌가 하는 고민이 들 수...
스포츠경향(총 43 건 검색)
- 신동엽, 중2 子 성교육 “커서 콘돔 많이 쓰라고…” (짠한형)
- 2024. 08. 20 09:54 연예
- 유튜브 채널 ‘짠한형 신동엽’ 방송인 신동엽이 아들에게 콘돔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고 밝혔다. 19일 유튜브 채널 ‘짠한형 신동엽’에는 ‘박성웅 곽시양 {짠한형} EP. 55 술자리 평정한 AZ 개그 빌런 “웃어주면 살려는 드릴게~”’라는 제목의 영상이 공개됐다. 이날 게스트로 출연한 배우 박성웅은 자신의 아들에 대한 애정을 드러내며 “아들이랑 너무 친하니까 아직도 15살인데 입에다 뽀뽀해준다”고 했다. 유튜브 채널 ‘짠한형 신동엽’ 그러자 신동엽은 “(박성웅) 아들이 정말 착하다”면서도 “나는 우리 아들한테 계속 뽀뽀하고 하다가, 아들이 초등학교 2학년 때부터 약간 하기 싫어하더라. ‘아빠 뽀뽀’해서 쪽 하고 돌아섰다가 살짝 봤는데 아들이 입을 닦고 있었다. 너무 상처받아서 ‘너 그렇게 하지마. 아빠 서운하게. 아빠랑 뽀뽀하는 거 싫어?’라고 물었더니 ‘아니다. 좋다’고 하더라”라며 과거를 회상했다. 이어 “그다음부터 내가 뽀뽀를 쪽 했는데 아들이 나한테 혀를 쏙 집어넣는 거다. ‘이러면 아빠가 뽀뽀를 안 한다’는 걸 안 거다. 그다음에 또 하면 혀를 집어넣어서 안 했다”고 했다. 유튜브 채널 ‘짠한형 신동엽’ 그러면서 신동엽은 “나는 우리 아들한테 계속 얘기한다. 우리나라가 콘돔 사용률이 꼴찌고, 나중에 커서 콘돔을 많이 사용해야 한다는 얘기를 어렸을 때부터 했다. 지금 중2고 6학년 때부터 얘기를 했다”고 했다. 이를 듣던 박성웅은 “15살이면 내 아들과 동갑이다”면서도 “나는 그게 아직 현실적으로 안 다가온다”고 했고, 신동엽은 “이제 지금부터 이야기해야지 나중에 성인이 됐을 때 자연스럽게 받아들인다. 성인이 됐을 때 얘기하면 안 된다”고 조언했다.
- ‘마법의 성’ 김병현X김미려, 어서와! 성교육은 처음이지? ···‘초보엄빠’의 리얼 쩔쩔 현장 공개! “몸에서 피가 나오니까...”
- 2024. 06. 13 21:46 연예
- 티캐스트 E채널이 론칭하는 예능 최초 자녀 성교육 과외 프로그램 ‘마법의 성’에서 개그우먼 김미려, 전 야구선수 김병현이 자녀들의 성교육을 위해 두 발 벗고 나선다. 이들은 각자 딸, 아들과 독대해 솔직한 ‘성교육 토크’를 나누는 모습을 공개했다. ‘마법의 성’ 가족 티저 영상에서, 김미려는 아기 시절 인형 같은 외모로 화제를 모았던 딸 정모아 양과 함께 등장했다. 어느새 모아 양은 부끄럼 많은 11살 소녀가 됐고, 엄마 김미려는 “나는 성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했지만, 우리 딸한테는 제대로 가르쳐주고 싶다”며 사춘기를 앞둔 딸을 위해 엄마표 성교육에 나섰다. 김미려는 “난 초경 했을 때 너무 무서워서 엄마한테 말할 수도 없었다”며 “엄마가 ‘이때쯤에 초경을 할 수 있다. 놀라지 말고 엄마한테 이야기해 줘’라는 말을 하고 미리 생리대를 준비해놓고 그래야 했는데, 우리 땐 그런 게 없었다. 얼마나 무서웠겠냐. 내 몸에서 피가 나오니까...”라며 놀라기만 했던 그때 그 시절을 떠올렸다. 그러나 모아 양은 “코피 안 나 봤어?”라는 쿨한 답변으로 김미려를 폭소하게 만들었다. 또 김미려는 “막 심장이 떨리고 너무 멋있고 반한 것 같고...그런 생각은 아직 없지?”라며 딸이 이성에게 관심을 갖기 시작했는지를 떠봤다. 이에 모아 양은 걸그룹 ‘아이브’를 보면 그런 감정이 든다고 답해 김미려를 또 한 번 당황하게 했다. 다시 정신을 차린 김미려는 “네가 만약 좋아하는 남자가 생기면 무조건 오픈해야 한다. 좋은 생각이건 나쁜 생각이건, 무슨 생각이 들면 오픈하고 가족끼리 대화를 통해 가면서 좋게 좋게 해결하면 된다”며 ‘성교육’에서 대화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모습을 보였다. 반면, 같은 11살 아들 김태윤 군과 마주 앉은 김병현은 “뭐라고 이야기해야 하나...”라며 어색함에 휩싸였다. 어렵게 말을 고르던 김병현은 “남자하고 여자하고 다르다”고 야심차게 외쳤다. 그러나 ‘똑똑이 아들’ 태윤 군은 “그건 당연하지. 근데 그걸 왜 말해?”라며 아빠를 답답해했다. ‘아빠표 성교육’을 기대하는 아들의 모습에 김병현은 “어른이 되면 배우는 거다”라며 난감해 했다. 그러자 태윤 군은 “아빠는 안 배웠잖아”라며 오히려 아빠를 구박했다. 결국 김병현은 “네가 태어난 게, 아빠가 교육을 잘 받아서 네가 태어난 거야. 잘 배운 걸 어른이 되어서 써먹는 날이 있을 거다”라며 ‘아무말 대잔치’를 벌였다. 태윤 군은 “무슨 말을 하는 거야”라며 투덜대 웃음을 자아냈다. 아빠가 고전하는 모습에 태윤 군은 “그래서 아이가 어떻게 생겨? 아빠 모르지?”라며 “남자와 여자가 결혼해서 태어나요...그 말 하지 마”라고 성교육의 주도권을 가져갔다. 또 태윤 군은 “난자랑 정자랑 만나서 아기가 생기는 거야. 책에서 배웠다. 내가 아빠보다 똑똑한 거야”라며 아기가 생기는 과정을 정확하게 이해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어 “아빠는 어른인데 이런 거 모르잖아. 아빠도 이번에 성교육 배워”라고 김병현에게 ‘충고’했다. 대한민국 모든 ‘엄빠’들의 혼란스럽고 어려운 성교육에 가이드를 제시할 예능 최초 자녀 성교육 과외 프로그램, 내 아이의 인‘성’ 교육 ‘마법의 성’은 오는 7월 11일 밤 9시 20분 E채널에서 첫 방송된다.
- 장윤정♥도경완, 자녀 성교육 예능 ‘마법의 성’ 출격
- 2024. 05. 17 11:20 연예
- 장윤정, 도경완 티캐스트 E채널이 예능 사상 최초로 자녀 성교육 과외 프로그램 ‘마법의 성’을 론칭하며 장윤정, 도경완 부부를 MC로 발탁했다. 오는 7월 11일(목) 첫 방송되는 티캐스트 E채널 ‘마법의 성’은 자녀 성교육에 대해 터놓고 이야기하며 혼란스럽고 어려운 성교육에 대한 가이드를 제시하는 예능프로그램이다.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잉꼬부부 장윤정과 도경완이 MC 호흡을 맞춘다. ‘도장부부’는 두 아이를 키우는 평범한 대한민국 학부모로서, 모든 엄마 아빠들의 고민에 공감하고 해결책을 찾아 나설 방침이다. 자녀들과 함께 올바른 성교육에 대한 이야기를 나눌 연예인 가족으로 배우 안재모의 딸 안서영(14살), 아들 안서빈(13살), 야구선수 김병현의 아들 김태윤(11살), 개그우먼 김미려의 딸 정모아(11살) 그리고 방송인 에바의 아들 루카(12살)가 함께 출연한다. 자녀들의 성교육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부모들을 위해 성교육 일타 강사 선생님들도 출격한다. 이들은 자녀들의 눈높이에 맞는 정확하고 유익한 성교육 과외를 진행해 세대별로 달랐던 성교육에 대한 얘기를 유쾌하게 풀어볼 예정이다. 또한,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성교육의 사교육, 공교육 등에 대한 이야기를 진솔하게 나눠 성교육과 관련된 올바른 정보들을 제공하고, 자녀 성교육에 대한 학부모들의 고민을 해결해줄 예정이다. 한편 ‘마법의 성’은 7월 11일(목) 오후 9시 20분 첫 방송된다.
- LA댁 박은지 “美 성교육 강사, 가정방문까지” (고딩엄빠3)
- 2023. 06. 19 09:48 연예
- MBN 제공 ‘LA댁’ 방송인 박은지가 미국의 성교육 실태를 얘기한다. 21일 방송하는 MBN ‘어른들은 모르는 고딩엄빠3’ 23회에서는 결혼 후 LA로 건너가 두 살 된 딸을 키우고 있는 박은지가 게스트로 출연한다. 이날 박은지는 20세에 청소년 부모(청소년복지지원법상 청소년의 기준인 만 24세 미만의 부모)가 된 윤초희-임지환의 재연드라마를 지켜보며 누구보다 과몰입한다. 특히 사귄 지 얼마 되지 않아 덜컥 임신해 ‘멘붕’에 빠진 윤초희-임지환의 사연에 박은지는 “피임이 정말 중요하다”며 목소리를 높인다. 이어 “미국에서는 어린아이 때부터 성교육을 철저히 시킨다. 펜데믹 시절, 학교를 못 다니던 때에도 학부모들이 성교육 강사를 집으로 초빙해 개별 수업을 할 정도”라고 덧붙인다. “피임을 꼭 하라는 취지로 수업을 진행하더라”는 박은지의 부연 설명에 3MC 박미선-하하-인교진은 “(피임 없이는) 현실적으로 다가오는 문제를 막을 수가 없다”며 폭풍 공감한다. 그런가 하면, 박은지는 윤초희가 아이를 지키기 위해 친정엄마와 모녀의 연을 끊게 되었다는 이야기를 듣고 “양쪽 사정이 모두 이해돼 너무 속상하다”며 한숨 쉰다. 하지만 윤초희 부부의 안타까운 사연에 깊이 몰입하며 따뜻한 조언을 건네는 모습으로 스튜디오를 훈훈하게 만든다. 제작진은 “윤초희-임지환 부부가 어려웠던 과거를 딛고 ‘대반전’ 일상을 공개한다. 부부의 ‘천지개벽’ 사연과 두 사람의 숨겨진 고민이 무엇일지에 애정 어린 관심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21일 오후 10시 20분 방송.
주간경향(총 9 건 검색)
- [취재 후] ‘성교육 과외’가 답이 아닌 이유(2024. 08. 28 06:00)
- 2024. 08. 28 06:00 사회
- 송윤경 기자 저의 학창 시절, 학교 성교육은 주로 순결에 관한 것이었습니다. 순결의 중요성에 대해 연설한 선생님은 ‘순결 사탕’을 나눠줬습니다. 아마도 ‘순결을 지키자’는 의식이었던 것 같습니다. 선생님은 “이 사탕을 먹은 후 순결을 깨면 배가 아플 것”이라는 경고(?)도 했는데, 이 말이 진짜인지 궁금해했던 기억이 납니다. 성교육을 허술하게 받았기 때문일까요. 사실 그동안 ‘학교 성교육에 뭘 기대할 수 있겠어’라고 생각했습니다. 이 고정관념은 유네스코(UNESCO)가 권하는 포괄적 성교육 가이드라인을 접하며 깨졌습니다. 포괄적 성교육은 인생에서 겪는 성의 모든 문제를 포괄합니다. ‘우정·사랑·연인 관계’ 분야 학습목표를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유네스코는 만 5세 때부터 ‘건강한 관계’와 ‘건강하지 않은 관계’를 가르치기 시작해 15~18세에는 “건강한 성적 관계와 건강하지 못한 성적 관계를 인식”하게 하면서 “건강한 성적 관계에서 애정을 표현하는 다양한 방법을 설명”할 수 있도록 가르치라고 합니다. 한국의 학교 성교육이 여전히 순결주의·금욕주의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사이 중산층 양육자들을 상대로 한 ‘성교육 과외’ 시장은 나날이 커지고 있습니다. 금욕주의 성교육은 아동·청소년이 ‘성적 존재’임을 부인하지만, 대다수 양육자는 알고 있습니다. 아이들의 성적 호기심, 성적 욕망을 제어할 수는 없다는 사실을 말입니다. ‘성을 건강하게 다루는 법’을 알려주려는 양육자가 늘어나는 것은 다행이지만 사교육이 답일 수는 없습니다. 양육자 여건에 따라 성교육 기회가 달리 주어지는 것은 옳지 않을 뿐더러 노골적으로 ‘가해자 안 되는 법’을 가르치는 사례도 있기 때문입니다. 무엇보다 ‘안전하고 건강한 공동체로의 변화’라는 성교육 목표가 사교육 시장을 통해 달성될 리 없습니다. 지난 1592호 표지 이야기 ‘성교육 바로쓰기’는 바로 이런 고민에서 시작됐습니다. 이제라도 학교 성교육을 바꾸기 위한 논의가 활발해지길 기대합니다.
- 취재 후
- [편집실에서] 공허한 학교 성교육(2024. 08. 21 06:00)
- 2024. 08. 21 06:00 오피니언
- 홍진수 편집장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넷플릭스 드라마 중 재밌게 본 작품으로 저는 항상 <오티스의 비밀 상담소>를 첫손에 꼽습니다. 2019년 시즌 1이 나왔고, 저 말고도 재밌게 본 시청자가 많은지라 시리즈가 이어져 지난해 시즌 4로 막을 내렸습니다. 한국에서는 <오티스의 비밀 상담소>라는 제목이 붙었는데, 이 드라마의 영어 제목은 ‘Sex Education’, 직역하면 ‘성교육’입니다. ‘비밀 상담소’보다는 훨씬 재미없는 제목이죠. 이 드라마의 배경은 영국의 한 고등학교입니다. 주요 등장인물은 이 고등학교에 다니는 학생들과 그들의 부모, 교사입니다. 이것만 보면 청소년들이 봐야 할 것 같은데 한국에서 시청등급은 ‘청소년 관람 불가’, 이른바 ‘19금’입니다. 학생들의 ‘성생활’과 ‘성정체성’, 이를 둘러싼 고민이 시리즈의 주요 주제이고, 여기에서 많은 이야기가 빚어집니다. 이를 묘사하는 장면의 수위가 상당히 높아서 청소년 관람 불가 등급이 붙었습니다. 유럽이라면 개방적으로, 거침없이 성교육을 할 것으로 여겼는데 드라마를 보면 그렇지만은 않은 모양입니다. 한국어 제목으로 유추할 수 있듯이 주인공 오티스는 학교에서 학생들을 상대로 비밀리에 유료 성 상담을 해줍니다. 오티스는 같이 사는 어머니가 전문 성 상담가이기에 누구보다 이론에는 밝습니다. 오티스는 어른들이, 또는 공교육이 해결해주지 못하는 틈새를 파고들어 ‘사교육 시장’을 개척합니다. ‘진짜’ 성 전문가인 오티스의 어머니가 아들이 다니는 학교의 현실과 동떨어진 성교육 내용에 충격을 받고 직접 학교로 들어가 성교육을 하는 이야기도 나옵니다. 유럽에서도 성교육은 가벼운 주제가 아닙니다. 한국은 어떨까요. 주간경향 이번 호는 표지 이야기로 한국의 성교육 문제를 전해드립니다. 한국에서 ‘과외 성교육 시장’은 갈수록 커지고 있습니다. 학교 성교육이 아이들에게 별다른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부모가 늘어나기 때문입니다. 한국의 학교 성교육은 ‘공허하다’는 평을 많이 듣습니다. 법에 따라 성교육을 하도록 규정돼 있지만 정작 성교육 가이드라인은 없습니다. 2015년 나온 성교육 표준안과 지도자료는 많은 문제점이 발견돼 사실상 폐기됐습니다. 그렇다고 성교육을 사교육 시장에 맡겨둘 수는 없습니다. 성교육은 누구나 받아야 하는데 모두가 사교육 시장에 들어갈 수는 없습니다. 또 사교육 시장에서는 부적합한 내용을 걸러내기도 쉽지 않습니다. 학교 성교육을 바로 세우려는 교사들의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이들이 지향하는 성평등 관점의 성교육, 학생을 성적 욕망의 주체로 인정하는 성교육이 무엇인지도 살펴봤습니다. 가정에서 성교육을 고민하는 양육자를 위한 Q&A도 준비했습니다. 포괄적 성교육 철학을 갖고 학교, 공공기관 등에 다양한 성교육을 제공하고 있는 ‘성교육연구소 라라’의 노하연 대표가 다양한 질문에 다정하게 대답해 드립니다. 독자님들이 이미 집에서 아이들에게 받아본 질문도 있을 겁니다. 저도 정독하겠습니다.
- 편집실에서편집실에서
- 가정 내 성교육, 이렇게 해보세요(2024. 08. 19 06:00)
- 2024. 08. 19 06:00 사회
- 성교육을 고민하는 양육자들을 위한 Q&A 미래세대를 상징하는 블록 작품 / 언스플래시 성은 인간의 생애를 가로지르는 문제다. 몇 차례의 강의가 아니라 학교와 가정 내 일상에서 성교육이 지속해서 이뤄져야 하는 이유다. 주간경향은 ‘가정에서의 성교육을 고민하는 양육자들을 위한 Q&A’를 준비했다. 실제 양육자들에게서 나온 질문에 학교와 공공기관 등에 다양한 성교육을 제공하는 ‘성문화연구소 라라’의 노하연 대표가 답변했다. ‘성문화연구소 라라’는 유네스코가 권고하는 ‘포괄적 성교육’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단체다. Q: 초등학생인 아들이 아기가 어떻게 생기는지를 자꾸 물어봅니다. 얼마큼 구체적으로 알려줘야 할까요. A: 많은 양육자가 “엄마와 아빠가 사랑하면 생긴다”라고 말하곤 합니다. 하지만 초등학생 자녀에게는 이 대답이 다소 모호하고 유치하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초등학생에게는 과학적이고 사실적인 정보를 제공해주어야 합니다. 예를 들어 “남자의 몸 안에는 정자라는 작은 세포가 있고, 여자의 몸 안에는 난자라는 작은 세포가 있어. 남자의 음경이 여자의 질에 들어가서 정자가 안전하게 난자를 만날 수 있도록 도와줘. 이 과정을 성관계라고 해. 때로는 성관계가 아닌 의사 선생님의 도움을 통해 난자와 정자를 만나게 해줄 수도 있단다”라고 설명해줄 수 있습니다. 아이의 질문에 당황하지 말고 차분하게 답해주는 것도 중요합니다. 양육자가 당황하는 모습을 보이면 아이는 ‘이런 얘기는 물어보면 안 되는구나’ 생각해 더는 질문을 않게 되고, 디지털 기기를 통해 궁금증을 해소하려 할 수 있습니다. Q: 성관계에 대해 알려주니 아이가 “그럼 나도 해도 돼? 나도 해보고 싶어”라고 말합니다. 어떻게 해야 할까요. A: 자녀가 그런 질문을 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호기심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이때 성적 행위에 대해 단순히 해도 된다거나 안 된다고 말하기보다는, 더 깊은 대화를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예를 들어 “성관계는 신체적으로나 감정적으로 충분히 자라고 성숙해져야 하는 일이야. 그리고 그 과정에서 서로에 대한 배려와 존중이 중요해. 지금은 네가 몸과 마음이 자라고 성숙해질 때까지 기다려야 해. 좋아하는 사람이 생기면, 엄마 아빠에게 이야기해줘”라고 설명해 주는 것이 좋습니다. 중요한 것은 성관계에 대한 주제를 금기시하거나 막는 것이 아니라 성에 대해 건강하고 개방적인 대화를 하는 것입니다. Q: 가정에서의 성교육은 몇 살 때부터 하는 것이 적절할까요. 꼭 해야 할 얘기들은 무엇인지 연령대별로 알려주세요. A: 유네스코의 국제 성교육 가이드라인은 성교육을 만 5세부터 시작하는 것을 권합니다. 너무 이른 나이에 시작하는 것 아닌가 하는 고민이 들 수 있습니다. 이는 성교육을 ‘섹스(성행동) 교육’으로 오해하기 때문입니다. 성교육은 자신의 몸을 관리하는 것부터 타인과의 관계를 맺는 기술을 배우는 것, 충분한 정보와 의사결정 능력을 통해 스스로 행동을 선택하고 책임질 수 있는 역량을 기르는 것입니다. 연령대별로 필요한 성교육 내용은 <표 1>을 참조하세요. Q: 중학생인 아들이 혹시나 성희롱, 성추행 등의 가해자가 되지는 않을까 하는 걱정이 큽니다. 일부러 그런 행동을 하지는 않을 것 같은데, 의도치 않게 가해자로 몰릴까봐 걱정이 돼서 ‘여자아이들 근처에 가지 말라’고 가르친 적도 있는데 괜찮은 방법일까요. A: 폭력을 예방하려 했던 말이 오히려 성차별적 사고를 만들거나 성별 갈등을 부추길 수 있습니다. 여자아이들 근처에 가지 말라고 가르치는 대신, 모든 사람을 존중하고 상대방의 경계를 존중하는 법을 가르쳐보세요. 또한 상대방이 싫어하거나 거절했을 때 어떤 태도를 보여야 하는지도 가르쳐주세요. 예를 들어 사과하거나 상대방이 싫어하는 행동은 하지 않는 등의 방법을 설명해주는 것이 좋습니다. Q: 초등학생인 딸이 좋아하는 아이를 귀찮게 하는 것 같습니다. 지금은 괜찮아 보이는데, 나중에 정도가 심해져서 상대는 괴롭힘을 당하고 있다고 느낄까 봐 걱정입니다. A: 좋아하는 사람이 생겼다니 축하할 일이네요. 성적 끌림 혹은 연애를 주제로 자녀와 성적 대화를 시작해보세요. 예를 들어 이렇게 얘기해줄 수 있습니다. “좋아하는 사람이 생기면 자꾸 보고 싶고, 그 사람이 나를 쳐다봤으면 하는 마음이 들어. 그래서 괜히 그 사람 눈에 띄려고 평소 안 하는 행동을 하거나, 장난치고 싶어지지. 때로는 이런 행동이 너와 그 친구 사이를 불편하게 만들 수도 있어. 만약 그 친구랑 더 자주 말하고 싶다면 이렇게 해보면 어떨까?” 아울러 “그 친구의 어떤 점이 좋아?”라고 물어보면서 자녀가 자신의 감정과 생각을 표현할 기회를 주세요. 그리고 양육자의 경험도 공유해보세요. “엄마가 처음 좋아한다고 알았던 건 그 사람을 보면 얼굴이 빨개지고 심장이 터질 듯이 뛰어서였어.” 어떻게 하면 상대방과 친해질 수 있는지, 좋아하는 마음을 건강하게 표현하는 방법에는 무엇이 있는지 같이 찾아보세요. 예컨대 음료수를 가져다주거나, 좋아하는 걸 기억했다가 선물하는 방법도 있어요. Q: 아이가 유튜브 영상 등 유해한 성 콘텐츠에 얼마큼 노출돼 있는지를 확인하고, 주의를 시키고 싶은데 어떻게 얘기를 꺼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A: “너, 야동 본 적 있니?”와 같이 자녀의 경험 여부를 직접적으로 묻지 마세요. 대화를 이어나가는 데 도움이 되지 않으며, 자칫하면 자녀에게 불편감을 줄 수 있습니다. 대신 이렇게 말해줄 수 있습니다. “요즘 유튜브나 SNS에서 성적인 콘텐츠를 쉽게 접할 수 있어. 네가 온라인에서 유해한 콘텐츠를 볼까 걱정이 돼.” 아울러 단순히 “보면 안 돼”라고 말하는 것은 반발심을 불러일으킬 수 있습니다. 나이에 맞지 않는 성적 표현물이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을 논리적으로 알려주세요. 다음과 같이 설명해줄 수 있습니다. “반복적인 음란물 시청은 전두엽 발달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어. 더 강한 자극을 찾게 되면서 과도한 성적 행동이나 충동적 행동을 촉발할 수 있어.”(신경발달에 대한 영향), “음란물에 자주 노출되면 성적 관계에서 상대방을 물건처럼 여길 수 있어. 이런 행동은 다른 사람의 감정과 욕구를 이해하는 능력을 떨어뜨려서 다른 사람과 관계를 맺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어.”(공감 능력의 저하), “음란물에서는 성적 합의, 상대를 배려하는 태도, 피임 등의 중요한 요소들이 빠져 있어. 이런 콘텐츠를 보면 성을 폭력적으로 이해할 수 있어. 현실적인 성적 관계와 인간관계에서 네가 잘못된 기대를 하게 될 수도 있어.”(왜곡된 성 인식 가능성). 디지털 성범죄에 대해 알려주는 것도 중요합니다. 이렇게 얘기해줄 수 있습니다. “성적 표현물 중 일부는 누군가의 동의 없이 촬영된 불법적인 콘텐츠일 수 있어. 이런 영상을 보는 것은 그 자체로 다른 사람에게 큰 피해를 줄 수 있어. 그래서 우리는 그러한 콘텐츠를 보지 않는 것이 중요해.” Q: 아이가 성적 비하가 담긴 욕설을 하는 것을 들었습니다. 그런 욕설을 하면 안 되는 이유를 어떻게 설명하면 좋을까요. A: 비하 발언의 문제점과 영향력에 대해 이렇게 얘기해줄 수 있습니다. “누군가를 비하하는 표현을 사용하면, 그 발언이 다른 사람에게 상처를 줄 수 있어. 비하 발언은 단순히 나쁜 말이 아니라 우리가 의도하지 않아도 누군가를 배제하거나 낮추고 차별하는 분위기를 만들어. 이런 발언이 사회에서 반복되면, 사람들은 그 차별을 당연하게 여기게 되고, 상대방을 존중하지 않는 분위기가 형성돼. 이런 말들이 계속 반복되면, 우리가 사는 사회가 더 불공평하고 차별적인 곳이 될 수 있어. 우리는 모두가 존중받고 평등하게 대우받는 사회를 만들 의무가 있어.” Q: 혹시라도 아이가 자신을 성적 대상으로만 보는 남자를 만나 안전하지 않은 연애를 하게 될까 걱정입니다. 어렸을 때부터 연애에 관한 좋은 가치관을 가르치고 싶은데 어떻게 얘기해 주어야 할까요. A: 연애도 관계맺기의 한 부분입니다. 포괄적 성교육에서는 금기를 강조하거나 문제 예방에만 집중하기보다는, 아동과 청소년이 건강한 관계를 맺을 수 있도록 충분히 대화하고 지도하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좋은 연애는 상호존중과 이해를 기반으로 한다는 것을 알려주시고, 건강한 연애 관계와 유해한 관계를 구별할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예를 들어 상대방이 자녀의 감정을 존중하지 않거나, 일방적인 희생을 요구하는 상황은 유해한 관계의 징후일 수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을 인식하고 대처하는 법을 알려주세요. 아울러, 자녀가 자신의 성적 자기결정권을 존중받아야 한다는 것을 가르쳐주세요. 성적 자기결정권이란 자신의 성적인 행동에 대해 스스로 결정할 권리입니다. 연애는 인생의 일부일 뿐 모든 것이 아니며 자신만의 목표와 가치를 잃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도 가르쳐주세요. 상대방에게 의존하거나, 자존감을 잃지 않도록 자녀에게 자기 자신을 존중하고 자립적인 사고를 갖도록 격려하세요. 양육자가 건강하고 존중받는 관계를 유지하는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롤모델이 되는 것도 중요합니다. 사교육에 기댄 성교육, 학교서 제대로 세워야대구에 사는 박모씨(42)는 올해 1월 초등학교 5학년인 아들에게 ‘성교육 과외’를 받게 했다. 이유는 간단했다. 성에 대한 아이의 궁금증은 커지는데 학교에선 제대로 해소되지...https://weekly.khan.co.kr/khnm.html?mode=view&code=115&art_id=202408190600001
- 표지 이야기
- 사교육에 기댄 성교육, 학교서 제대로 세워야(2024. 08. 19 06:00)
- 2024. 08. 19 06:00 사회
- 경향신문 자료사진 대구에 사는 박모씨(42)는 올해 1월 초등학교 5학년인 아들에게 ‘성교육 과외’를 받게 했다. 이유는 간단했다. 성에 대한 아이의 궁금증은 커지는데 학교에선 제대로 해소되지 못하고, 그렇다고 직접 성교육을 해주기에는 막막했다. “아이가 작년부터 ‘아기는 어떻게 생기냐?’고 계속 물어봤어요. 그동안엔 결혼하면 생긴다고 알고 있었는데, 이모가 결혼하고 나니 이젠 ‘이모는 결혼했는데 왜 아이가 왜 안 생겨?’라고 묻더군요. 그 무렵, 여성 성기를 비하하는 욕설을 배워와 종종 내뱉기도 했고요. 더는 미룰 수 없다고 생각했죠.” 주로 ‘소그룹 성교육’으로 불리는 성교육 과외는 2~6명의 아이를 모아 성교육 업체 강사를 초청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박씨도 아들 친구들의 부모들에게 제안해 ‘그룹’을 만들어 수업을 듣게 했다. 이후엔 “성에 관한 호기심이 더 많은 편이라서” 그룹 대신 ‘일 대 일’ 과외를 세 번 더 받았다. 네 차례에 걸친 성교육 과외에 든 비용은 총 115만원. 박씨는 “돈이 아깝지 않았다”고 했다. “아이가 (과외를 통해) 성기 비하 욕설의 뜻을 알고 놀란 것 같더라고요. 이제는 그 욕설을 하지 않아요. 몸의 소중함과 상대 존중에 대해 배운 다음 성관계가 뭔지도 알려주셨어요. 남자, 여자가 성관계하는 그림을 보여주셨다고 하는데, 저도 투명하게 알려주는 게 맞다고 생각했어요. 궁금증이 해소되지 않으면 아이는 다른 경로로 찾아보려 할 테니까요. 사실 제가 가장 원한 건 ‘절대로 (성폭력 사건의) 가해자가 돼서는 안 된다’는 걸 인식시키는 것이었어요. 욕설을 자제하는 걸 보니 그런 측면의 인성교육도 잘 진행이 된 것 같아요.” 1990년대 ‘아름다운 우리 아이들의 성을 위하여’(아우성)란 구호를 내걸고 텔레비전에 자주 나왔던 스타 성교육 강사 구성애씨를 기억하는가. 그룹 과외 성교육은 구씨가 세운 ‘푸른 아우성’이란 기업이 2010년대 초반 고안했다. 이후 다른 기관과 강사들이 잇따라 ‘과외 성교육’에 뛰어들면서 시장이 형성됐다. 시장 규모는 나날이 커지고 있다. ‘여성주의 관점으로 본 청소년 성교육의 시장화’(김선아·이화여대 석사학위논문·2023)에 따르면 한 성교육 기업의 경우 2022년 전체 유료강의(3463회)의 75%(2662회)가 과외 성교육이었다. 또 다른 성교육 기업 역시 2022년 과외 성교육 횟수가 4년 전보다 세 배 이상으로 늘었다. 10대 가해자가 다수 포함된 N번방 사건 등이 공론화되면서 자녀의 성교육을 고민하는 부모가 늘었지만, 학교는 성을 적극적으로 다루지 않아 사교육 시장이 이 틈을 파고든 것으로 보인다. 초등학생 아들에게 과외 성교육을 받게 한 박씨는 이렇게 말했다. “학교에서 임신을 어떻게 배웠는지 아이에게 물어봤어요. ‘정자와 난자가 만난다’ 이상은 못 들었다고 하더라고요. 저도 학교에서 성교육을 적극적으로 해주는 게 먼저라고 생각해요. 학교에서 배운 내용을 가지고 집에서 대화도 하고 그랬으면 좋겠어요. 그런데 학교에선 여전히 성에 대해 쉬쉬하고 있으니까 답답한 거죠.” 교육부는 2015년 <학교 성교육 표준안>과 교사용 지도서 등 교육자료를 만들어 배포했으나 잘못된 성폭력 통념과 성별 고정관념을 강화하는 내용으로 인해 강력한 비판을 받았다. 교육부 성폭력 표준안 교육자료 캡처 ■학교 성교육, 매년 15시간씩 하고 있다? 올해는 학교 성교육이 의무화된 지 24년째 되는 해다. 초·중·고교의 성교육은 2001년부터 연간 10시간씩(성폭력예방교육 2시간 포함) 진행돼 오다가 2013년부터는 15시간(성폭력예방교육 3시간 포함)으로 늘었다. 매해 10~15시간은 적지 않은 시간이지만 많은 이들이 ‘성교육을 별로 받아보지 못했다’라고 기억한다. 왜 그럴까. 성교육은 독립된 교육시간이 배정돼 있지 않은 ‘범교과 영역’이기 때문이다. ‘성’은 보건, 체육, 생물, 가정 등의 교과 수업 때 가르치거나 창의적 체험활동(특별활동)을 통해 가르치게 돼 있다. 통상 별도로 이뤄지는 성폭력예방교육을 제외하면 유명무실하게 흘러가기 쉬운 구조다. 제대로 된 교육과정이 없는 것도 문제다. 교육부는 연간 15시간에 이르는 성교육에 대해 국가 차원의 체계적 성취기준이 없다는 비판이 계속되자 2015년 <학교 성교육 표준안>과 교사용 지도서 등 교육자료를 만들어 배포했다. 그러나 잘못된 성폭력 통념과 성별 고정관념을 강화하는 내용으로 여성단체와 교육단체로부터 강력한 비판을 받았다. “여성은 한 특정 남성에게만 성적으로 반응하는 데 비해 남성은 성적으로 매력적인 여성들과 널리 성교할 수 있다” “여자는 무드에 약하고 남자는 누드에 약하다” 등 남성 성욕은 본래 여성보다 왕성하며 제어하기 힘든 것이라는 암시가 담긴 내용이 대표적이다. 발표 후 몇 차례 수정을 거쳤음에도 “여성들은 외모를 가꾸는 데 공을 들여야 하고, 남성들은 경제적인 능력을 키우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등의 성차별적 예시 내용은 그대로였다. 결국 교육부는 2018년 성교육 표준안 개편을 약속했지만, 아직 구체적인 계획을 발표하지 못하고 있다. 교육부 관계자는 “교육과정 편성에 대한 업무는 국가교육위원회로 이관됐기 때문에 성교육 표준안 같은 것을 교육부 차원에서 다시 만들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면서 “대신 성교육 수업에 도움을 주는 학습자료를 만드는 것은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현재 학교 성교육 수업에 성교육 표준안을 적용해야 하는지 묻자 “성교육 표준안은 2015년 개정 교육과정이었고, 지금은 2022 개정 교육과정이 적용되고 있다”고 답했다. 사실상 폐기 상태란 의미다. ■금욕주의를 벗어나지 못하는 이유 학교 성교육이 ‘정자와 난자가 만난다’는 피상적 성 지식 전달이나 ‘안 돼요, 싫어요, 하지 마세요’로 상징되는 성폭력 예방교육에서 더 나아가지 못하는 또 다른 이유는 2010년대 말부터 본격화된 백래시, 혐오 현상과도 연관이 있다. 학교와 공공기관 등에서 아동·청소년 대상 성교육을 해온 이유정 한국청소년성문화센터협의회 사무국장은 이렇게 말한다. “페미니즘에 대한 공격 ‘백래시’가 여러 영역에서 있었는데 교육계에선 성교육과 성평등 교육을 향해서 쏟아졌다고 생각해요. 사실 많은 학교 선생님들이 적극적으로 성교육을 하고 싶어하세요. 하지만 경기도 도서관에서 성교육·성평등 도서 2500권이 보수단체의 민원 때문에 사라진 것에서 알 수 있듯이, 생각지 못한 민원이 들어올 때가 많습니다. 학교와 교육청 입장에선 신중해지는 거죠.” 일부 보수단체의 ‘민원 공격’은 결국 ‘아무 얘기도 하지 않는’ 기존의 금욕주의 성교육을 강화시켰다. 성교육 연구자들은 말한다. “(성과 관련해) 대립하는 양쪽 주장 중 아무 주장에도 치중하지 않기 위한 노력, 더불어 주목을 끌 만한 지점을 담지 않으려는 노력이 강화됐다. 기존에 강조되던 ‘교육의 정치적 중립’만큼이나 성과 관련된 쟁점을 다루는 것이 금기시되며 교육부 및 시도교육청, 단위학교까지 성교육으로 인한 민원이 발생하지 않도록 많은 노력을 집중하는 경향이 나타났다.”(학교에서 섹슈얼리티를 말하라, 남미자·심에스더·이희진 지음, 학이시습) 문제는 지금 이대로의 금욕주의 성교육이 낳는 폐해다. 유엔의 교육문화과학기구인 유네스코는 다양한 연구 결과에 근거해 금욕적 성교육에 대해 이렇게 판단을 내린 바 있다. “금욕 프로그램은 성행위 시작 시기를 늦추거나 섹스 횟수 및 섹스 파트너 수를 줄이는 데 효과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욕 프로그램은 청소년의 성 및 재생산 건강과 권리에 효과적이지 않으며 잠재적으로 해로운 것으로 판명됐다.”(<국제 성교육 가이드>·유네스코·2018, 이하 서울시립청소년성문화센터 번역판) 유네스코가 2018년 발표한 <국제 성교육 가이드> 표지. 유네스코는 이 가이드에서 ‘포괄적 성교육’을 권하고 있다. / 유네스코 ■포괄적 성교육은 재밌고 효과적이다 그렇다고 한국의 성교육 미래가 꼭 어두운 것만은 아니다. 성행위 시작 시기를 지연시키고, 성행위 빈도와 파트너 수, 위험한 행동 등을 감소시키는 것으로 확인돼 유네스코가 권고하는 ‘포괄적 성교육(CES·Comprehensive Sexuality Education)’을 공부하고 교실에서 실천하는 교사들이 있기 때문이다. 포괄적 성교육은 우리가 인생에서 겪는 성의 모든 문제를 포괄하는 교육으로 성에 관한 전인교육이자 시민교육, 인권교육, 관계맺기 교육이라고 할 수 있다. 포괄적 성교육을 교실에서 실천해본 교사들은 “학생들의 반응부터 달랐다. 교육효과를 확실히 느낄 수 있다”고 말한다. 생리, 질, 음경, 사정, 동의, 발기, 대안생리대…. 22년차 초등학교 교사 A씨는 수년 전부터 초등학교 5~6학년을 대상으로 ‘낱말게임 성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낱말카드에 쓰인 성적 개념에 대해 자신이 아는 것을 설명하면 점수를 얻는 방식이다. 모둠별로 모인 아이들은 서로서로 거들며 설명을 만들어나가고, 선생님에게 달려와 쉴 새 없이 질문을 던진다고 한다. 초등학교 5학년이 이런 단어를 알아야 하는 이유에 대해 묻자 A씨는 “성교육은 몸과 마음이 건강한 시민을 길러내는 교육이고, 아이들은 자신의 성 건강을 위해 성 지식을 정확히 알 권리가 있다”면서 “윗몸 일으키기를 배우는 것과 다를 바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초등학생이 알기엔 너무 노골적인 단어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이 수업은 유네스코 권고를 충실히 반영하고 있다. 유네스코가 제시하는 9~12세 청소년의 성교육 학습 목표엔 이런 내용이 있다. “임신을 위한 신체의 주요 기능에 대해 설명할 수 있다. (예: 월경주기, 정액 생산 및 정액 사정)”, “월경주기와 정자의 사정이 어떻게 발생하는지 이해한 것을 자신 있게 표현할 수 있다.”(<국제 성교육 가이드>·유네스코·2018) ‘포괄적 성교육’을 실천하고 있는 한 초등학교 교사는 금욕주의적 성교육을 깨고 성 지식을 올바르게 전달하기 위해 낱말게임 성교육을 하고 있다고 했다. 이 교사가 실제 수업에서 활용하고 있는 낱말로 카드를 만들어 찍은 사진이다. 권도현 기자 청소년들에게 ‘성적 동의’를 제대로 이해시키기 위해 노력하는 사례도 있다. 이유정 한국청소년성문화센터협의회 사무국장은 “청소년들에게 성폭력의 개념을 물으면 ‘동의 없는 성관계’라는 답변은 빠지지 않지만 ‘강요에 의한 동의’도 동의로 받아들이는 아이들이 많았다. 권력에 대한 이해가 없었기 때문”이라면서 일상 속 권력 관계에 대해 토론한 사례를 소개했다. 친구나 애인에게 일방적으로 내가 맞춰주고 있단 느낌 때문에 우울한 적은 없는지 등을 묻자, “나도 다른 친구 눈치를 보면서 싫다고 말 못 한 적이 있다. 그때 기분이 정말 좋지 않았다” 등의 자연스러운 답변이 이어졌다고 한다. ‘권력 관계 인식’ 역시 포괄적 성교육에서 권고하는 교육 내용이다. 유네스코는 12~15세 성교육 학습 목표 중 하나로 이런 내용을 제시한다. “불평등한 권력 관계가 어떻게 연인 관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지 분석할 수 있다.”, “젠더 규범과 젠더 고정관념이 어떻게 연인 관계에 영향을 미치는지 떠올려 볼 수 있다.”(<국제 성교육 가이드>·유네스코·2018) 소설 수업을 통해 포괄적 성교육을 실천하는 국어 교사들도 있다. 고등학교 국어 교사이자 성평등국어교사 모임에서 활동하는 B씨는 이효석의 소설 <메밀꽃 필 무렵>을 입체적으로 읽어보며 성교육을 한다고 했다. 현대문학의 정수로 꼽히는 이 작품은 흐드러지게 메밀꽃이 핀 날 밤에 성 서방네 처녀와 관계를 맺은 추억을 평생 아름답게 간직하는 허 생원 이야기다. “이 작품의 주요 인물이 누구인지를 물어보면 ‘성 서방네 처녀’는 무조건 나와요. 그러면 성 서방네 처녀 입장에서 소설을 다시 읽어보게 하죠. 놀랍게도 성 서방네 처녀 시점은 작품에 단 한 줄도 나오지 않아요. 성 서방네 처녀는 원치 않는 임신으로 집에서 쫓겨나 고생하며 살았는데, 허 생원과 성관계를 맺은 그 밤이 과연 아름다운 기억일까? 의문스럽지만 확인할 수 없는 거죠.” 성평등국어교사모임의 또 다른 교사는 현진건의 소설 <운수 좋은 날>을 김 첨지의 아내 시점에서 다시 쓴 <운발 없는 생>이란 작품을 읽히는 수업도 한다. 김 첨지가 사온 설렁탕에는 아픈 아내를 걱정하는 마음이 담겨 있지만, 김 첨지는 아픈 아내를 발로 차며 소리를 지르고 설렁탕을 내던지는 인물이기도 하다. B씨는 “100년 전의 문학작품 속에서 폭력이 사랑이란 이름으로 등장하는 것에 대해 얘기하다 보면 오늘날의 가정폭력, 데이트폭력을 연결해 토론을 할 수 있다”고 했다. 포괄적 성교육을 한국의 교실에서 적용해볼 수 있도록 수업자료를 만들어 배포한 초등학교 교사들도 있다. 초등젠더교육연구회 ‘아웃박스’는 2021년 <학교 성교육 다시, 쓰기>라는 이름의 성교육 수업안을 만들어 누구나 무료로 내려받을 수 있게 했다. 이들은 성교육을 ‘다시 써야’ 하는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N번방 사건은 디지털 성폭력과 결합 된 뿌리 깊은 성착취 문화를 수면 위로 드러냈고, 그 중심에는 청소년들이 있었기에 더욱 충격적이었다. (중략) 실질적인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아이들을 비롯한 모두가 평등하고 안전하게 살아갈 수 있는 공동체로 바꿈 해야 한다. 그리고 공동체를 변화시키기 위한 그 힘은 교육에서 찾아야 한다.”(‘학교 성교육 다시 쓰기학교 성교육 실태 및 인식조사 분석을 통한 성교육 제언’·교육비평·2021) 유네스코가 권하는 포괄적 성교육은 8가지 핵심개념으로 이루어져 있고, 각 핵심개념엔 여러 주제가 포함돼 있다. 포괄적 성교육은 이 핵심개념을 가지고 5~8세, 9~12세, 12~15세, 15~18세 등 연령대별로 성취기준을 제시하고 있다. /유네스코 <국제 성교육 가이드> 캡처 유네스코가 권하는 포괄적 성교육은 8가지 핵심개념으로 이루어져 있고, 각 핵심개념엔 여러 주제가 포함돼 있다. 포괄적 성교육은 이 핵심개념을 가지고 5~8세, 9~12세, 12~15세, 15~18세 등 연령대별로 학습 목표를 제시하고 있다. 위 내용은 ‘폭력과 안전’이라는 핵심개념 중 ‘동의, 온전한 사생활과 신체’ 분야의 학습 목표다. /유네스코 <국제 성교육 가이드> 캡처 유네스코가 권하는 포괄적 성교육은 8가지 핵심개념으로 이루어져 있고, 각 핵심개념엔 여러 주제가 포함돼 있다. 포괄적 성교육은 이 핵심개념을 가지고 5~8세, 9~12세, 12~15세, 15~18세 등 연령대별로 학습목표를 제시하고 있다. 위 내용은 ‘젠더이해’이라는 핵심개념 중 ‘사회적으로 구성된 젠더와 젠더규범’ 분야의 연령대별 학습 목표다. / 유네스코 <국제 성교육 가이드> 캡처 ■정책의 울타리가 없다 다수의 교사가 이처럼 성에 관한 시민교육, 인권교육, 전인교육으로서의 포괄적 성교육을 시도해 보려고 애쓰고 있지만, 이들을 보호할 정책의 울타리는 없다. 좋은 성교육을 고민하는 많은 교사가 “악성 극우단체의 표적이 되어 홀로 감당하기 힘든 고통을 겪거나”(서울의 한 초등학교 교사 C씨), “선생님을 ‘꼴페미’라고 부르며 적대감을 드러내는 학생들 앞에서 아무도 나를 보호해주지 않는 현실”(고등학교 국어 교사 B씨)에 무력감을 느낀다. 교육청 차원에서 국제표준인 포괄적 성교육을 시도하며 ‘울타리’가 돼준 사례가 없는 것은 아니다. 울산시교육청은 고 노옥희 교육감이 이끌던 2020년 포괄적 성교육 도입을 선언하고 관련 수업안을 교육청 차원에서 만들어 배포했으며, 초등학교 5학년·중학교 1학년을 대상으로 한 성교육 집중학년제 등을 운영했다. 울산시교육청 관계자는 당시 사업에 대해 “포괄적 성교육은 학교나 교사 차원에서 개별 추진한 것이 아니므로 학교에 항의 전화가 오더라도 교육청으로 돌려 교육청 담당자가 응대하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현재는 관련 예산이 대폭 삭감돼 대부분의 포괄적 성교육 프로그램이 의무가 아닌 권고로 운영되고 있다. 이 관계자는 이렇게 덧붙였다. “우리 교육청의 가장 빛나는 사업 중 하나였는데 자랑스럽게 내세우면 공격이 들어오더라고요. 성교육이 예민한 문제가 돼가고 있는 현실이 안타깝습니다.” 울산시교육청이 고 노옥희 교육감 시절인 2020년 포괄적 성교육 도입을 선언하고 학교와 교사들에게 배포한 수업안(공동강의안) 일부. 지금은 관련 예산이 삭감돼 포괄적 성교육 프로그램 다수가 의무가 아닌 권고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 ‘울산광역시교육청 성인지교육집중학년 공동강의안 지도서’ 일부 / 울산시교육청 수업안 캡처 초등학교 5학년 자녀의 성교육을 고민하다 사교육 업체의 문을 두드렸던 한 양육자의 고민으로 다시 돌아가 보자. 학교의 ‘쉬쉬하는’ 성교육이 바뀔 기미는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사교육 시장에서라도 좋은 성교육을 찾는 것은 그의 잘못이 아니다. 다만 성교육이 시장화되는 현상 앞에서 우리는 성교육의 본질에 관한 질문을 던져야 한다. 정체성 확립, 타인과의 관계맺기, 사회문화 등 인간의 삶 구석구석에 성의 문제가 자리하고 있는데, 양육자의 여건에 따라 아동 청소년들이 차별적으로 ‘좋은 성교육’ 기회를 받는 것은 온당할까. 나아가 올바른 성 가치관 확립이라는 성교육의 본령을 벗어난 ‘교육 상품’이 거래되는 현실도 외면할 수 없다. 주로 학교와 공공기관에서 일하는 한 성교육 활동가는 ‘가해자 안 되는 교육’으로 흐르는 일부 과외 성교육 사례를 간접적으로 확인한 경험을 들려줬다. “학교 성교육 시간에 ‘누군가가 나의 동의를 받지 않고 사진 찍었을 때 어떻게 느끼는가’에 대해서 얘기하고 있었을 때였어요. 한 남학생이 끼어들어서 소리치더라고요. ‘불법 촬영은 2000만원.’ 무슨 얘기냐 물었더니 과외 성교육에서 벌금 액수를 배웠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뭘 느꼈냐고 물었더니 ‘돈을 많이 벌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해요. 돈 있고 없고, 처벌받고 안 받고의 문제가 아니라 어떤 자세를 갖춰야 하는지에 대한 것이 성교육인데 뭔가 잘못된 흐름이 있다고 느꼈어요.” ■어떻게 바꿀까 지금의 금욕주의적 학교 성교육이 계속된다면 아동·청소년들은 성착취물 등을 통해 성을 접하고 왜곡된 성인식을 갖게 될 가능성이 크다. ‘성교육 사교육’으로 건강한 성 가치관을 확립시켜줄 수도 있겠지만 모든 아동·청소년에겐 좋은 성교육을 받을 권리가 있다는 점, “공동체를 변화시킬 힘은 공교육에 있다”(초등젠더교육연구회 ‘아웃박스’)는 사실, 성교육의 본령을 벗어난 상품도 거래되는 현실도 생각해야 한다. 학교 성교육부터 바로 세워야 하는 이유다. 성교육 도입 이래 순결주의, 금욕주의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현실은 수십 년째 그대로인데 변화는 어떻게 가능할까. 성평등에 기반한 성교육 등을 시도했다가 극우단체로부터 극심한 공격을 받았던 한 초등학교 교사는 성교육 정책 변화의 가능성을 묻자 이렇게 말했다. “사실 보호자들께 말씀드리고 싶은 이야기가 있었어요. 제대로 된 성교육, 적극적인 성교육을 해달라고 학교와 교육청에 민원을 해주시면 어떨까요. 좋은 사교육 강사를 고르는 것보다 더 중요해요. 좋은 민원으로 변화가 시작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아이의 건강하고 안전한 삶이라는 공통의 목표 앞에서 양육자와 교육자가 손잡지 못할 이유는 없다. 오늘의 좋은 성교육은 내일의 누군가를 구원할 수 있다. 지금 우리가 학교 성교육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다. 가정 내 성교육, 이렇게 해보세요성은 인간의 생애를 가로지르는 문제다. 몇 차례의 강의가 아니라 학교와 가정 내 일상에서 성교육이 지속해서 이뤄져야 하는 이유다. 주간경향은 ‘가정에서의 성교육을 고민하는 양...https://weekly.khan.co.kr/khnm.html?mode=view&dept=115&art_id=202408190600011
- 표지 이야기
레이디경향(총 26 건 검색)
- ‘과학 지식 넘어 성교육까지’ 대학로 어린이 뮤지컬 2선
- 2024. 07. 24 17:04 문화/생활
- 페이퍼아트 뮤지컬 <종이아빠>와 어린이 성교육 뮤지컬 <엄마는 안 가르쳐 줘> 두 편이 오는 8월 17일까지 대학로 시온아트홀에서 공연된다. 여름방학이 시작됐다. 올여름엔 무더위를 피해 대학로 데이트에 나서봐도 좋겠다. 다채로운 공연들이 가족 관객들을 기다리고 있다. 페이퍼아트 뮤지컬 <종이아빠>와 어린이 성교육 뮤지컬 <엄마는 안 가르쳐 줘> 두 편이 오는 8월 17일까지 서울 대학로 시온 아트홀에서 공연된다. <종이아빠>는 이지은 작가의 스테디셀러 동화책을 뮤지컬로 각색한 작품이다. 친구 같은 아빠를 의미하는 ‘프레디’라는 말이 생길 정도로 육아에 있어 아빠의 역할이 커지고 있는 시대, 어디에서든 슈퍼맨이 되어야 하는 아빠, 그런 아빠와 놀고 싶은 딸 은지의 따뜻한 이야기를 통해 가족의 소중함을 깨달을 수 있는 공연이다. 2024년 강원문화재단 우수 공연으로 선정되며 다시 한번 작품성을 입증받았으며 올해 공연 10주년을 맞아 작품을 대대적으로 업그레이드했다. 무대 가득 채워지는 화려한 애니메이션, 알쏭달쏭 그림자극, 창의력을 자극하는 인형극, 블랙 라이트 조명 아래 펼쳐지는 환상적인 모험까지, 영상을 활용한 무대 구성과 리마스터링된 음악으로 더욱 풍성한 볼거리와 감동을 선사할 예정이다. 어린이 성교육 뮤지컬 <엄마는 안 가르쳐 줘>는 과학적 지식 전달을 넘어 정서적 감수성까지 세심하게 매만지는 똑똑한 공연으로 입소문 나 있다. 성교육 전문 기관 ‘푸른아우성’과 ‘자주스쿨’의 감수를 받아 전문성까지 더했다. 작품은 주인공인 ‘민주’와 친구들이 ‘정자’와 함께 떠나는 신비로운 몸속 여행을 통해 생명의 소중함을 깨닫는 과정을 그린다. 시각적 이미지를 활용한 신비로운 무대, 기발한 소품과 의상으로 개성을 더한 캐릭터는 교육 뮤지컬이면서도 쏠쏠한 공연의 재미를 느낄 수 있게 한다. 공연은 네이버 예약, 인터파크 티켓, 놀이의 발견 등을 통해 예매할 수 있으며 제작사 홈페이지를 통해 회원으로 가입하면 50% 할인 예매권을 제공받을 수 있다. 인터파크에 공연 관람 후기를 작성하면 추첨을 통해 키즈풀빌라 숙박권을 제공하는 이벤트도 진행하고 있다. 한편 어린이 가족극 시리즈, 청소년 창작 뮤지컬 시리즈, 융복합 체험 전시 공연 시리즈를 제작하는 ‘아트컴퍼니 행복자’는 2008년 창단 이래 <넌 특별하단다>, <오즈의 의류수거함> 등 지속해서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 글로 배우는 성교육은 그만, 체험형 전시 '나다움 여행'
- 2022. 09. 22 15:13 문화/생활
- 성교육 기반의 체험형 전시 ‘나다움 여행’이 오는 24일부터 5일간 서울 용산구 이음 갤러리에서 진행된다. ‘나다움 여행’ 전시는 어린이들이 긍정적인 태도로 성에 다가가도록 돕기 위해 기획한 예술과 성교육 융합 프로젝트로, 아트인투가 유쾌한반란의 챠챠챠 프로그램의 후원을 받아 기획됐다. 전시는 놀이형 체험 위주의 활동과 미술 재료로 자신만의 작품을 만드는 예술 활동으로 구성됐다. 지식 전달 위주의 수동적인 성교육에서 벗어나 예술과 함께 탐구하며 성에 자연스럽게 다가가도록 하기 위해서다. 또한 어린이 관람객들이 유기농 순면 커버 생리대와 탐폰 등 월경용품을 직접 보고 이해하도록 돕는 자리도 마련됐다. 이외에도 별도로 마련된 헬스케어 기업 ‘해피문데이’ 브랜드 전시 공간에서는 다양한 체외형, 체내형 용품과 사용법에 대한 설명도 들을 수 있다. 박여진 기획 담당자는 “자신에 대해 탐구하고 스스로를 사랑하는 것, 이를 통해 각자의 경계를 인식하고 존중하는 것이 성교육의 시작”이라며 “아이들이 성교육에 능동적으로 참여하는 경험을 통해 성에 대한 긍정적인 태도를 가지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 나다움여행
- 홈메이드 성교육, 부모 지침서
- 2016. 03. 28 17:12 육아/교육
- 유치원 남자친구들 앞에서도 개의치 않고 치마를 훌렁 올려버리는 딸, 제 고추를 만지고 노는 아들을 보면 난감하다. 거기다 학교 다녀온 큰아이는 정자와 난자가 만나 아기가 만들어진다고 배웠는데, 정자와 난자는 대체 어떻게 만나냐고 물어 말문까지 막히게 한다. Part 1 성에 대한 인상을 결정하는 영·유아기 성교육 성교육의 시작은 시작이 아닌 관계다 성은 부모와의 관계로 시작돼 영·유아기부터 형성된다. 아이에게 성적인 문제가 생긴다고 해도 어른들의 생각처럼 자극만 있는 게 아니다. 부모와의 관계가 탄탄하면 성에 관련된 모든 문제는 자연스럽게 넘어간다. 애착이 잘 형성된 아이들의 경우 긍정적인 스킨십과 부정적인 스킨십을 구분할 줄 아는 능력이 있다. 그러나 문제는 부모와의 관계가 원만하지 못할 때다. 이럴 경우 성이라는 문제가 생기면 그냥 지나치지 못한다. 아이를 충분히 사랑해주는 것이 성교육의 시작이다. 자위하는 아이, 끝날 때까지 모른 척해라 영·유아기의 아이들도 자위를 한다. 부모 입장에선 매우 당황스럽다. 그리고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매뉴얼을 가장 알고 싶어 한다. 매뉴얼은 예상외로 간단하다. 누구나 그런 성적 에너지를 가지고 있으며, 아이의 자위는 자연스러운 거라고 인정하고 들어가는 것이다. ‘쟤 왜 저러지?’, ‘계속하면 어쩌지?’와 같은 마음으로 불안하게 바라보면 아무리 어린아이라도 귀신같이 눈치 챈다. 그럼 아이가 멈출까? 천만의 말씀, 숨어서 몰래 하게 된다. 악순환의 시작이 되는 셈이다. 아이의 자위를 바라보는 부모의 불안한 시선은 아이의 성을 금기로 만들어버린다. 금기의 성을 가지게 되는 것이 건강할 수 없다. 우선 아이의 자위를 본다면, 아이를 놀라게 하지 않는 게 중요하다. 또 아이가 자위를 하고 있다면 끝날 때까지 기다려주자. 이유는 어른과 같다. 아이의 자위를 줄이려면 스포츠와 같은 몸 놀이를 충분히 하도록 해주거나, 아이가 재미있어 하는 활동으로 관심이 흩어지게 하면 된다. 또 아이가 어떤 때 자위를 하는지 관찰해 자위 시작 전에 다른 활동으로 유도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아이들이 친근하게 여기는 베이비 언어로도 충분하다 성교육이라고 하면 무턱대고 정자, 난자, 음경, 요도, 자궁 등의 단어들을 쏟아내며 성 이론을 가르쳐야 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 부모가 많다. 물론 정확한 성 지식을 가르쳐야 할 때도 있다. 하지만 영·유아기는 그런 성 용어를 사용해가며 성 지식을 알려줄 때는 아니다. 공교육에서도 성교육은 초등 4학년 시기에 본격적으로 시작된다는 점을 참고하자. 아이가 어릴 때는 신체의 기능과 남녀의 차이 등을 알려주고, 아이가 충분히 친근하게 느끼는 ‘꼬추,’ ‘찌찌’ 등과 같은 베이비 언어를 사용해 이해를 돕는 것이 낫다. 하지만 유독 궁금해하는 아이가 있게 마련. 그럴 경우는 ‘음경’, ‘질’처럼 정확한 명칭을 알려줄 필요도 있다. 아이와의 스킨십, 갑자기 끊지 마라 아이는 엄마와 함께 목욕을 하고, 젖은 몸을 같이 닦고, 잠이 들 때면 엄마의 젖을 만진다. 하지만 언제부터 아이와의 목욕부터 스킨십까지 분리해야 하는지 궁금해하는 부모가 많다. 대개 8세 전후가 적당한 시기다. 하지만 아이가 성에 대한 호기심이나 부끄러움 등을 확실하게 표현하고 느끼는 듯하면 바로 분리할 필요가 있다. 그렇지 않다면 초등 3학년 때까진 무방하다. 그리고 성에 대한 자각이 조금 늦되더라도 초등 4학년 정도에는 어느 정도의 스킨십은 마무리해야 한다. 이때 주의할 점이 갑자기 끊지는 말라는 것이다. 그러면 아이들이 정서적으로 서운함을 느끼고 배신감마저 느낀다. 감정을 담지 말고 덤덤하게 설명하면서 서서히 끊는 게 좋다. Part 2 정확한 지식을 배우기 시작하는 초등학교 성교육 초등 3학년 이전까지는 수준에 맞춰 답을 해준다 초등 성교육은 4학년 전후로 구분한다. 4학년부터는 학교에서도 성에 대한 정확한 개념과 임신과 출산에 이르기까지 구체적으로 배운다. 하지만 초등 3학년 이전의 아이라면 굳이 앞서 가르쳐주기보다는 아이가 성에 관련된 질문을 해오면 “너는 어떻게 알고 있니?”라고 되묻고, 아이가 어느 정도 알고 있는지 파악한 다음 아이 수준에 맞는 정도의 설명을 한다. 부모들은 성을 이야기할 때는 이론적인 지식이 전부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관계’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예를 들어 ‘야동’ 문제라면 그 안에는 남녀의 성행위만 있고 애정 관계가 없다. 바꿔 말하면 부모도 성교육이라면 ‘행위’만을 알려줘야 한다고 여겨 어려운 것이다. 아이의 성에 대한 모든 궁금증은 ‘관계’부터 알려주는 게 맞다. 스킨십부터 목욕까지 생활 분리를 시작하자 전문가들은 8세까지는 엄마와 아들이, 아빠와 딸이 함께 목욕하는 것은 괜찮다고 한다. 또 초등 3학년까지도 성적 호기심을 가지지 않는다면 무방하다. 그러나 초등 4학년이 된다면 목욕이나 벗은 몸을 보이는 것 등은 분리하는 게 맞다. 아이에게 어떤 의도가 없어도 말이다. 이 시기가 되면 남자아이의 경우 사춘기가 시작되면서 남성호르몬이 최고 20배까지 증가한다. 사춘기의 최고조인 중학교 2학년이 되면 최고 50배까지도 늘어난다고. 초등 자위, 중간에 끊지 말고 집에서 하게 하라 초등학교 자녀가 자위하는 사실을 알거나, 자위하는 모습을 목격했다면 “미안” 하고 얼른 나온다. 그리고 모른 척하고 자위가 끝날 때까지 기다려준다. 절대 중간에 끊지 않게 한다. 일단 그것만으로도 집에서 하는 성교육의 첫 발을 잘 뗀 것이다. 절대 놀라거나, 불안한 시선을 보내거나, 야단을 치거나 하지 않는다. 차분하고 담담한 목소리로 “집에서만 해라. 아무도 보지 않는 데서 혼자 있을 때 해라” 등을 말해준다. 그러면 아이는 인정받은 느낌이 들고 죄책감으로부터 벗어난다. 무조건 하지 말라는 식으로 대응하면 집이 아닌 밖에서 몰래 하게 되고, 이것은 더 큰 문제를 야기한다. 아이의 자위를 줄이고 싶다면 어떤 때 아이가 자위를 하는지 관찰해 사전에 막는 것이 좋다. 특히 공부와 같은 정적인 활동보다 스포츠처럼 몸을 쓰는 동적인 활동이 효과가 좋다. ‘야동’ 본 아이, 부모가 먼저 사과하자 야동을 봤다고 절대 혼내선 안 된다. 당연히 볼 수도 있고, 그럴 수도 있다고 인정하고 시작하자. 그리고 아이에게 왜 봤는지, 어떻게 봤는지 꼬치꼬치 캐묻지 말자. 물어서 대답을 한다면 고맙지만 대부분 위축돼 답을 하지 못한다. 그런 아이에게 질문을 쏟아내는 건 추궁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야동을 본 아이와의 대화 시작은 사과가 돼야 한다. 야동을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시대 “기성세대로서 엄마, 아빠가 미안하다”라고 사과하자. 그럼 아이들은 위축감, 부끄러움, 수치심 등으로부터 자유로워지고 부모에게 믿음을 가진다. 계속 생각이 나거나 야동 때문에 힘들어지면 언제든 도움을 청하라고 말하며, 이는 야동의 공격을 받은 탓이라고 마무리한다. 성관계 개념 정리, 부모의 연애 시작부터 스토리텔링하라 섹스나 성, 이런 단어만 나와도 ‘야한 것’이란 인상을 가지고 아이와 부모 모두 난감해한다. 하지만 집에서 하는 성교육은 생각보다 쉽다. 부모의 연애 시절, 처음 만났던 때부터 시작하면 된다. 처음 어떻게 만났는지, 지금의 엄마, 아빠 관계와는 다르게 당시에는 떨려서 말 한마디 제대로 못 건넸다든지 등의 에피소드부터 시작해 호감을 표시하고, 고백을 하고, 서로 신뢰를 쌓고, 스킨십을 하고, 결혼을 생각하게 된 계기까지 설명한다. 이런 과정은 성이 ‘관계’로부터 시작하는 것을 알게 하고, 홈메이드 성교육의 가장 큰 장점이 된다. 성이란 이런 애정 관계 속에서 있다는 것을 알게 하면 아이는 올바른 성 개념을 가지게 된다. Mini Interview “우리 모두는 기본적으로 성적인 존재라는 걸 인정하고 시작하세요!” 이정우(사단법인 푸른 아우성 성교육 전문 강사) Q 성과 관련해 아이들이 궁금해하는 것과 부모들이 궁금해하는 것이 다를 것 같아요. 초등학교 아이들은 보통 사춘기에 관련된 걸 궁금해해요. 몸의 변화에 관심이 많고 “야동 보면 왜 나빠요?” 같은 질문도 하죠. 남자아이들은 포경 수술에 대한 얘기도 많이 하고요. 부모님들은… 일단 아이들과의 관계 자체를 힘들어하세요(웃음). 특히 사춘기 아이를 뒀을 경우가 그렇죠. 아이가 야동 봤을 때 혹은 자위하는 걸 목격했을 때 등등의 고민을 말씀하시는 편이에요. Q 특히 영·유아기의 자위에 대한 부모들의 고민이 많아졌어요. 영·유아기 자위가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는 게 사실이에요. 그건 스마트폰 같은 디지털 기기 탓으로 보고 있어요. 스마트폰이 없을 때는 부모의 시선이 아이에게 가 있었어요. 그런데 스마트폰 등의 기기가 생활화되면서 아이를 안고 있어도 부모의 시선은 아이에게 가 있지 않고 화면에 가 있어요. 아이가 엄마를 보면서 방긋 웃어도 엄마가 스마트폰 보느라고 아이를 안 쳐다보니 아이는 뭘 할까요? 그냥 쉽게 자기 몸에 관심을 가지는 거예요. 한마디로 자기 것 만지고 노는 거죠. Q 아이의 성 관련 행동을 처음 대하는 순간 부모의 올바른 대처 방법은 무엇일까요? 그 순간 부모는 일단 당황하시죠. 그리고 어떻게 뭘 말해야 할지 혼란스러워하시고요. 아이의 성을 성인처럼 성적인 것으로 보면 당연히 부모는 당황하고 눈빛부터 불안해지죠. 그런데 생각해보면 우리는 모두 성적인 존재예요. 성관계를 통해 아이도 만들었잖아요. 아이들은 엄마 배 속에서부터 자기 성기를 만져요. 성기를 만지면 뭉근한 느낌도 들고요. 이런 성적인 에너지를 모두가 기본적으로 가지고 있다고 인정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해요. 당연한 것, 자연스러운 것으로 말이죠. 그러면 성교육 지식이 없다 할지라도 어렵게 느껴지지 않으실 거예요. 아이에게 불안한 눈빛을 보내지 않는 것만으로도 성교육의 시작은 잘한 거예요. Q 아이들의 성 문제,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야 할 때는 언제일까요? 운동이나 다양한 신체 활동을 충분히 하는데도 자위나 성적 이상 행동을 계속한다면, 그리고 그것이 일주일에 두 번 이상 이어진다면 전문가를 찾아 상의하는 것이 좋아요. 오르가슴을 느끼는 것이 일주일에 두 번 정도면 성욕 관리나 생활에 지장이 없어요. 면역력도 좋아지고요. 하지만 너무 자주 하면 피곤하고 지치게 마련이죠. 아이에게는 평소에 대화를 통해 자위든 야동이든 충분히 설명을 해주고, 그래도 스스로 통제가 안 된다면 “네가 야동한테 공격을 받은 거야”라고 말해주며 도움을 청하라고 하세요. 부모가 감당이 안 된다면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게 좋죠. 섣불리 대응하다가 서로 상처를 입는 것보다 나아요. <■기획 / 장회정 기자 ■글 / 강은진(객원기자) ■사진 / 이소현 ■도움말 / 이정우(사단법인 푸른 아우성 성교육 전문 강사)>
- 배정원 교수 “자녀 성교육, 망설이고 있나요?”
- 2015. 03. 06 16:26 육아/교육
- 「레이디경향」을 통해 독자 성 상담을 진행해왔던 행복한 성문화센터 배정원 대표가 이번에는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한 성교육 지침서 「니 몸, 네 맘 얼마나 아니?」를 발간했다. 그녀는 성인뿐 아니라 세종대에서 대학생을 대상으로 성교육 강의를 하며 인기 교수로 발돋움하고 있는 터다. 자녀의 성교육을 위해 무슨 말부터 해야 할지 망설이는 부모가 있다면 그녀의 조언에 귀 기울이자. 우리나라 성교육, 아직도 목마르다 배정원 교수는 과거에 비해 청소년 성교육의 여건이 많이 나아지긴 했지만 여전히 갈 길이 멀다고 말한다. 게다가 성교육이라는 광범위한 범주에서 ‘청소년의 건강한 성’에 대해 배울 기회와 시간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것. “성교육은 한 과목으로 한 학기를 가르쳐도 부족해요. 그런데 고등학교에서는 성교육이 아직 필수가 아니라 선택이라는 거죠. 교장선생님이 ‘보건’ 과목을 선택하시면 그중 1/6만이 성교육이에요. 그나마도 그 안에서 1/3만이 건강한 성이고 나머지는 안전, 담배, 흡연에 관한 내용들이죠. 그렇다고 가정에서 부모님들이 작정하고 자녀와 성에 대해 이야기하기가 쉽지는 않죠.” 청소년기에는 꿈과 목표와 결부 지어 성을 가르쳐야 한다는 것이 배 교수의 주장이다. 청소년기는 자신의 인생에 대한 올바른 방향을 정하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요즘 아이들에게 ‘꿈이 뭐냐?’라고 물어보면 ‘몰라요’라고 대답하는 경우가 많아요. 그만큼 막연한 거예요. 성에 대해서도 그렇지 않겠어요? 어떻게 살고 싶은지에 대해 고민하는 것이 성교육의 시작입니다. 성이 아이들의 미래에 어떤 영향을 줄지에 대해 정확히 가르쳐줘야 해요. 외국의 한 NGO에서는 성교육의 일환으로 청소년들에게 생달걀 간수하기를 숙제로 냈다고 해요. 생달걀을 늘 갖고 다니되, 깨지지 않도록 하는 거죠. 얼마나 조심스럽겠어요. 간접적으로나마 육아의 어려움을 느끼게 해주는 거죠.” SNS 등 개인 간 네트워크가 점점 발달하면서 포르노나 음란 채팅 등 청소년의 음란물 접근에 대한 통제가 거의 불가능해졌다. 이제 성교육의 방향은 청소년들에게 올바른 성 지식을 가르쳐주고 이것을 스스로 잘 운영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있다. “섹스는 넓은 의미에서 인간과 인간과의 관계지요. 성에 대해 알면 알수록 더 행복하고 건강하게 자신의 인생을 잘 살 수 있다는 사실을 청소년에게 알려주는 겁니다. 충분하고 정확한 정보를 주면 스스로 건강한 존재로 살기 위해 노력하게 되거든요.” 정신없이 휘몰아치는 질풍노도의 바다에서 그들에게 올바른 성교육이란 든든한 돛이 될 수 있다. 시도 때도 없는 발기, 곤란하니? 아이들에게 말해주고 싶은 몇 가지 청소년기의 남자들은 콸콸 쏟아지듯이 뇌를 적시는 테스토스테론 때문에 성적 충동이나 흥분, 성적 호기심이 왕성해진단다. 이런 자신의 변화에 당황스러울 거야. 시도 때도 없이 일어나는 여자에 대한 호기심 때문에 힘들고, 자신도 모르게 약간의 자극에도 발기가 돼 당황스러울 거야. 갑자기 자발성 발기가 일어나서 곤란해지면 면봉으로 귓속을 자극해주는 것도 좋은 방법이야. 관심을 다른 데로 돌려 성적 흥분을 사라지게 하는 거지. 그렇게 하다 보면 성적 긴장을 꼭 자위 같은 성행위로 풀어야 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도 배우게 될 거야. 농구나 수영, 산책 같은 운동도 도움이 되고 그림이나 악기 연주, 책 읽기 같은 것도 좋아. 특히 검도 같은 운동을 배우는 것도 청소년기의 공격적이고 거친 에너지를 건강하게 풀 수 있는 방법이란다. 우리도 사랑을 알거든요? 맞아. 네 생각대로 넌 충분히 누군가에게 이성적인 사랑을 느낄 수 있는 나이야. 돌아보면 나도 청소년기 때 남학생들이 보냈던 연애편지를 엄마 몰래 읽으면서 가슴이 쿵쿵 뛰고 설렜던 기억이 있어. 등하굣길에 남학생이 따라오거나 말을 붙일 때의 느낌도 알지. 지금 생각해보면 왜 그렇게 어른들이 청소년들의 이성 교제에 엄격하게 굴며 겁을 내고 막았을까, 좀 웃기기도 해. 자연스러운 과정인데 말이야. 지금은 그때와 달리 어느 정도 개방적인 분위기에 이성 친구도 부모님이 크게 반대하지는 않는 것 같아. 물론 걱정은 좀 하시지. 왜냐하면 아직은 너희들의 판단을 온전히 신뢰할 수 없기 때문이야. 어떤 결정을 하려면 그에 대한 정보를 충분히 가지고 있고 경험이 많을수록 좋은 결정을 할 수 있지. 너희는 불나방처럼 좋아하는 감정만으로 사랑에 뛰어들기도 하지만 산다는 것은 아주 긴 마라톤과 같아서 좀 더 신중하게 생각하고 선택할 필요가 있어. 청소년기의 네가 또래의 이성 친구를 만나면서 배웠으면 하는 것은 남자와 여자의 다른 점을 알고 이해하는 것과 이성 간의 건강하고 원만한 관계를 연습하는 거야. 이성 교제를 하면서 그 때문에 너의 미래를 위한 준비를 할 시간을 허비하지 않았으면 좋겠어. 난 남자(여자)인데 남자(여자)가 좋은 것 같아요, 어떡하죠? 청소년인 네가 벌써 자신이 동성애자다, 양성애자다라고 결정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해. 이 시기에는 일시적으로 동성애적인 성향을 겪는 경우도 적지 않거든. 그 어느 쪽이어도 살아가면서 네가 사랑하는 대상에 대한 취향은 분명해질 거야. 즉 지금은 네가 살아야 할 미래를 준비하는 시기라서 만약 네가 동성애자라면 그 사실은 바뀌지 않으니 꼭 당장 인정해야 할 필요도, 커밍아웃을 해야 할 이유도 없어. 무엇보다 청소년인 너는 좋은 경험을 많이 하는 데 더 관심을 쏟아야 해. 만일 네가 진짜 동성애자라면 현실은 이성애자보다 혹독할 거야. 그때 흔들리지 않고 잘 살아가려면 네 미래를 위해 남들보다 더 열심히 준비하고 너를 단단히 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 내 몸이니까 내가 제일 잘 알아야 해 자신의 성기를 자세히 관찰해본 적 있니? 거기를 어떻게 보냐고? 성기 관찰은 ‘생명 존중’과 함께 성교육의 기본이야. 이것이 ‘나’를 인식하는 기본적인 일과 연결되기 때문이지. 나의 몸 모든 곳이 나의 통제 아래 조절되고 잘 관리되면 당연히 내 몸에 대한 당당함과 애정이 생기는 거야. 그것은 ‘자존감’, 즉 ‘나를 귀하게 여기는 마음’의 토대가 되지. 성기 관찰은 심리적인 필요성뿐만 아니라 자기의 건강관리를 잘하기 위해 더욱더 필요해. 평소에 자신의 성기를 잘 살펴보고 청결하게 관리하는 것은 성 건강에 있어 아주 중요한 부분이지. 건강한 상태를 알면 뾰루지가 나거나 붓거나 이상한 분비물이 나오는 등 이상이 생겼을 때 금방 알아차리고 대응할 수 있게 되지. 여자는 평소에 가슴에 만져지는 것이 없는지 확인하고 성기의 색깔과 생김새, 분비물 등도 관찰해야 해. 남자 역시 성기의 생김새, 색깔과 피부 상태, 물집이나 단단해진 곳이 없는지를 평소에 수시로 확인하자. 무엇보다 청결이 중요해 성기 관리는 성기와 그 주변을 청결하게 관리하는 것이 가장 우선이야. 남자나 여자의 성기는 모두 주름이 많고 촉촉하기 때문에 늘 잘 닦고 청결하게 유지하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좋아. 또 자기 성기를 만지지 못해서 샤워기 물줄기로만 씻는 친구들이 있는데, 그러면 구석에 끼인 치구(소변, 먼지, 땀 등이 섞여 만들어진 연노란색 찌꺼기)가 깨끗하게 씻기지 않으니 꼭 손으로 구석구석 잘 씻는 게 중요해. 여자들은 월경 중에는 순한 비누로 외음부 바깥을 깨끗이 씻는 정도가 좋아. 남자들은 자신의 귀두를 뒤로 젖혀 청결하게 씻고 관리해야 해. 배정원, 독자들의 자녀 성 고민에 답하다 스킨십을 무척 좋아하는 초1 아들, 문제인가요? Q 초등학교 1학년 아들을 둔 엄마입니다. 아들 녀석이 스킨십이 너무 심해 고민입니다. 워낙 살 만지는 걸 좋아해서 집에서는 물론 학교, 방과 후 교실 친구들한테 수시로 뽀뽀를 하려고 해 선생님에게 주의를 들었습니다. 선생님께서는 아이가 자신에게도 똥침을 놓았다며 용납이 안 된다고 화내시는데, 정말 문제아인 것처럼 말씀하시더라고요. 아이가 스킨십을 좀 좋아하고 장난기가 많은 편이라고 생각해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는데, 선생님께서 심각하게 반응하시니 어쩔 줄 모르겠습니다. 미안한 말씀입니다만, 아이는 문제 행동을 하고 있습니다. 선생님이 과민하신 게 아닙니다. 상대에게 원치 않는 스킨십을 할 경우에는 “상대방이 싫어하면 하지 말라”라고 할 것이 아니라 그 전에 “상대의 몸을 함부로 만지면 절대 안 된다”라고 가르쳐야 합니다. 원치 않는 친구에게 뽀뽀를 했다니 정색하고 야단쳐야 할 부분입니다. 그런 식으로 계속 커나간다면 아이는 원만한 교우관계가 어려울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똥침도 장난이라고 용인해선 안 됩니다. 잘못하다간 여성의 질에 상처를 줄 수 있는 위험한 행동이에요. 물론 아이는 악의 없는, 혹은 호감을 나타내는 하나의 방법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요. 그러나 몸은 그 사람의 지극히 사적인 영역입니다. 함부로 만져서는 안 됩니다. 단호하게 그리고 진지하게 앉혀놓고 이야기하세요. 초등학교 1학년이면 충분히 알아듣습니다. 혹시 따님이 있으신가요? 다른 남자애가 자꾸 만지고 뽀뽀한다고 입장을 바꿔 생각해보세요. 성추행으로 문제 삼을 수 있는 일 아닐까요? 아들이 점점 구체적으로 물어옵니다! Q 초등학교 2학년 아들입니다. 요즘 학교에서 기본적인 성교육을 하다고 합니다만, 최근 들어 엄마인 저에게 좀 더 구체적으로 물어옵니다. 어떻게 임신이 되는 거냐고, 어떻게 정자가 여자 몸속으로 들어가는 거냐고 말이죠. 성 윤리는 당연한 거지만 생식에 관한 행위까지 자세한 명칭과 표현으로 이야기해줘도 괜찮은 건가요? 그리고 피임은 언제부터 가르치는 것이 적당할까요? 초등학교 2학년이면 생식에 대해서나 자세한 명칭을 이야기하지 않아도 됩니다. 외국에서는 9세까지는 생물학적 교육을 시키지 말라고 해요. 해줘도 이해하지 못한다고 말이죠. 혹시 아드님이 다 알고 물어보는 것 같다면 그냥 터놓고 말씀해주시는 편이 좋습니다. 그것이 아니라면 상징이나 비유적 표현을 사용해보세요. ‘하느님이 문을 열어주신다든지, 길이 생긴다든지…’ 그보다 성기를 깨끗하게 씻어야 한다, 남자들은 뜨거운 곳에 앉으면 좋지 않다 등 위생이나 건강에 관련된 교육을 시켜주세요. 2차 성징을 앞에 둔 초등학교 4학년이 되면 피임을 포함해 구체적으로 성교육을 시켜주세요. 식물이 수분을 통해 열매 맺는 것으로 생식을 가르치는 것도 좋아요. 저는 아이들이 청소년기일 때 일부러 새끼를 낳는 열대어를 키워 자연스레 생식에 대해 이해하도록 했습니다. 더 나아가 ‘동물의 왕국’ 같은 프로그램의 교미 장면을 보며 “정자가 난자를 만나러 가는 거야”라며 자연스럽게 성교육을 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딸아이가 야동을 보네요 Q 중학교 3학년 딸아이 방의 컴퓨터를 이용하다가 야동을 발견했습니다. 아들 둔 엄마들에게는 종종 이런 경험담을 듣긴 했는데 정작 제 딸아이가 그러니 정말 당황스럽더군요. 담담하게 받아들이라는 성교육 강의도 들어봤지만 막상 이런 일을 겪을 줄 몰랐어요. 혹시 자위를 하는 건 아닌가 걱정도 됩니다. 요즘 방문을 자주 잠그는 것 같던데 그럴 때마다 안에서 뭘 하고 있는지 불안해요. 대놓고 혼내는 건 좋지 않은 방법이란 건 알아요. 하지만 모른 척할 순 없고 직접 물어봐야 하는 걸까요? 딸아이라면 아들보다 더 쉽게 이야기할 수 있지 않나요? 이번 기회에 같은 여자끼리 진지하게 이야기하는 시간을 가져보세요. 그냥 쉽게 말씀하시면 돼요. “너 요즘 포르노 보니? 엄마도 본 적은 있어. 그런데 그게 남자들의 성적 판타지를 채우기 위해서 만든 거라 실제와는 차이가 있어. 실제 어른들은 그런 식으로 자극만을 앞세워 사랑하지는 않아. 과장도 많고 잘못된 정보도 많기 때문에 보지 않는 편이 좋다고 생각해”라고 말이죠. 자위에 대해서도 걱정하시는데, 자위는 성적 긴장감을 풀어주는 의미에서 그렇게 나쁜 행위만은 아니에요. 대신 위생에 대해 이야기해주세요. 뒷물 깨끗이 하는 법, 더러운 손으로 생식기를 만지면 안 된다는 점을 강조하는 거죠. 요즘 아이들이 야동에 많이 노출돼 있어요. 제가 대학생들을 가르칠 때 처음 물어보는 것이 ‘포르노를 처음 접한 시기’인데, 98%가 초등학교 때 접했다고 하더라고요. 따라서 아이가 포르노를 본다고 특별히 불량하다거나 문제가 되는 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딸이 집에서 남자친구와 잔 걸 알았습니다 Q 고등학교 1학년 딸을 키우고 있는 한부모입니다. 얼마 전 몸이 좋지 않아 직장에 반차를 내고 집에 돌아왔습니다. 그런데 학교를 간 줄 알았던 딸아이의 신발과 낯선 남자 신발이 있는 겁니다. 가슴이 철렁 내려앉고 겁이 나서 현관에서 발만 동동 굴렀습니다. 잠시 후 딸이 또래 남자애와 함께 방에서 나오더군요. 너무 화가 나서 “무슨 짓을 한 거냐”라고 소리를 질렀습니다. 순순히 성관계를 했다고 하네요. 그 와중에 딸은 남자애는 잘못이 없다고 감싸더군요. 급한 대로 딸을 산부인과에 데려가 진찰을 받게 하고 학교에는 보내지 않았습니다. 절망적이고 가슴이 답답합니다. 어떻게 해야 할까요? 많이 놀라셨겠지만 절망할 필요는 없습니다. 미국에서는 이런 일이 부지기수이고 이렇게 됐다고 해서 딸아이의 인생이 망가지는 것도 아닙니다. 오히려 아이의 인생이 잘못되는 건 지금부터의 엄마 태도에 달려 있습니다. 죄인이나 문제아 취급을 하면 아이는 점점 숨게 되고 더욱 다른 곳에서 위안을 찾을 겁니다. 이왕 이렇게 된 거 성교육을 제대로 해주세요. 성관계가 앞으로의 인생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대해 현실적이고 구체적으로 말해주세요. “넌 지금의, 앞으로의 모든 것을 포기할 수 있을 정도로 그 아이를 사랑하니? 엄마는 네가 많은 사람을 만나보고 정말 사랑하는 사람과 결혼했으면 좋겠어”라고 말씀하세요. 그리고 섹스를 통해 치르는 보상이나 책임은 남자보다 여자가 훨씬 크다는 점을 주의시켜주세요. “만약 아기가 생기면 어떻게 하겠니? 엄마는 회사를 그만두고 아기를 볼 수 없어. 넌 대학도 포기하고 아이를 키워야 할지도 몰라. 그게 너의 인생을 소모하는 일이 되지 않을까?”라고 스스로 생각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해주세요. 힘든 이야기들이겠지요. 엄마 노릇이 쉬운 게 아니에요. 부모라고 해서 아이들이 잘못 가는 길을 미리 못 가게 할 수는 없는 것 같아요. 잘못된 길로 갔을 때, 그래서 아이가 힘들어 할 때 손을 놓지 않고 옆에 있어주는 것이 엄마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역할인 것 같아요. 화가 나겠지만 절대 아이와의 통로를 단절하지 마세요. <■글 / 이유진 기자 ■사진 제공 / 배정원 ■도움말 /「니 몸, 네 맘 얼마나 아니?」(배정원 저, 팜파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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