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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총 4,485 건 검색)

검, ‘언론사 단전·단수 지시’ 이상민 소환 조사
2025. 02. 10 20:46사회
... 26일 윤석열 대통령을 구속 기소하기 전 이 전 장관을 윤 대통령 내란 사건의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 조사했다. 이 전 장관은 비상계엄 당시 경향신문 등 일부 언론사를 봉쇄하고 단전·단수 조치를...
[단독]검찰, ‘언론사 단전·단수 지시’ 이상민 전 행안부 장관 지난달 소환
[단독]검찰, ‘언론사 단전·단수 지시’ 이상민 전 행안부 장관 지난달 소환
2025. 02. 10 15:27사회
... 26일 윤석열 대통령을 구속 기소하기에 앞서 이 전 장관을 윤 대통령 내란 사건의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 조사했다. 이 전 장관은 비상계엄 당시 경향신문 등 일부 언론사를 봉쇄하고 단전·단수 조치를...
윤석열 탄핵 정국
[속보]이재명 “잘사니즘 위해 어떤 정책도 수용”···의원 소환제·30조 추경 제안
[속보]이재명 “잘사니즘 위해 어떤 정책도 수용”···의원 소환제·30조 추경 제안
2025. 02. 10 10:04정치
... 편성을 제안했다. 그는 또 “빛의 혁명을 완수하겠다”며 “그 첫 조치로 국회의원 국민소환제를 도입하겠다”고도 했다. 이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회복과 성장, 다시 대한민국’이라는 제목으로...
[속보]법원 “개혁신당 당원소환 투표 유효···허은아 대표직 상실”
[속보]법원 “개혁신당 당원소환 투표 유효···허은아 대표직 상실”
2025. 02. 07 18:19정치
...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다. 개혁신당은 지난달 21일 최고위원회의에서 허 대표에 대한 당원소환을 의결하고, 그에 따라 지난달 24~25일에 실시한 당원소환 투표 결과에 따라 허 대표의 대표직...

스포츠경향(총 1,078 건 검색)

‘편스토랑’ 장민호, 안대 쓰고 백종원 빙의···승우아빠 트라우마 소환
‘편스토랑’ 장민호, 안대 쓰고 백종원 빙의···승우아빠 트라우마 소환
2025. 02. 13 15:27 연예
KBS 2TV ‘신상출시 편스토랑’ ‘신상출시 편스토랑’ 장민호가 백종원에 빙의한다. 2월 14일 방송되는 KBS 2TV ‘신상출시 편스토랑’(이하 ‘편스토랑’)에서는 주방의 신사 장민호와 143만 인기 요리 유튜버 승우아빠의 깜짝 만남이 공개된다. 요리에 대한 호기심이 가득한 장민호의 특별 초대로 승우아빠가 1:1 요리 과외 선생님으로 나선 것. 초면임에도 티격태격 티키타카를 뽐낸 장민호와 승우아빠 덕분에 금요일 저녁 안방에 유쾌한 웃음이 빵빵 터질 것으로 기대된다. 이날 공개되는 VCR 속 장민호의 집에는 143만 요리 유튜버 승우아빠가 찾아왔다. 승우아빠는 셰프이자 유명 유튜버. 파인다이닝 레스토랑 등에서 쌓은 실력으로 유튜브 채널을 통해 재미있는 요리를 알려주며 큰 사랑을 받고 있다. 특히 최근 신드롬을 일으킨 ‘흑백요리사’ 시리즈에도 출연해 또 한 번 화제를 모았다. 이날 처음 만난 두 사람은 어색함도 없이 곧바로 유쾌한 입담을 발휘해 웃음을 자아냈다. 먼저 승우아빠가 장민호의 요리 실력을 체크하고 싶다며 10분 요리 테스트를 제안했다. 갑작스러운 테스트에 장민호는 한껏 긴장해 진땀을 빼며 요리하자, 승우아빠는 ‘흑백요리사’의 트라우마를 떠올리며, 자신이 심사위원 역할이 된 것에 즐거워해 웃음을 줬다. 하지만 상황은 이내 역전됐다. 승우아빠가 장민호에게 알려주고 싶은 요리를 선보이자, 장민호가 몰래 준비한 검은 안대를 꺼내 장착한 것. 서로 약 올리기에 신난 두 사람. 장민호는 안대를 쓴 것도 모자라 먼저 음식의 향을 음미하고, 음식을 맛본 뒤 “와우. 재료는 뭘 썼대유?”, “한 입 더 줘봐유”라고 능청스러운 사투리로 백종원의 성대모사를 했다. 이에 승우아빠는 “아! 트라우마”라고 절규하기도. 이외에도 승우아빠가 ‘흑백요리사’에서 만들어 화제가 된 특별한 요리를 업그레이드해 눈길을 끌었다. 이를 지켜본 이연복 셰프는 “왜 ‘흑백요리사’ 설욕전을 여기서 하나. 아주 신이 났네”라며 웃음을 터뜨렸다고. 장민호와 승우아빠의 비주얼 쇼크, 맛 쇼크 웃음 폭발 1:1 요리 과외 현장은 2월 14일 금요일 저녁 8시 30분 방송되는 KBS 2TV ‘신상출시 편스토랑’에서 공개된다.
박하선, ‘아무짝에 쓸모없는 사랑’ 실패 없는 코믹 연기···‘하이킥’ 리즈 소환
박하선, ‘아무짝에 쓸모없는 사랑’ 실패 없는 코믹 연기···‘하이킥’ 리즈 소환
2025. 02. 04 02:42 연예
아무짝에 쓸모없는 사랑 방송화면 캡처 배우 박하선이 숏폼 시리즈 ‘아무짝에 쓸모없는 사랑’을 통해 ‘하이킥’을 떠올리게 하는 임팩트를 선보이고 있다. ‘아무짝에 쓸모없는 사랑’(연출: 이정섭, 제작: 스튜디오 달감)은 사랑 따위는 무의미하다고 믿는 남녀가 하룻밤의 실수로 엮여 인생 최대 로맨스를 맞닥뜨리는 유쾌한 코미디물로, 신생 플랫폼인 ‘펄스픽’에서 볼 수 있다. 각 회당 2분 내외로, 총 51회 100분 구성이다. 극중 스스로 ‘얼굴도 몸매도 능력도 완벽한 일등 신붓감’이라고 자신하는 출판사 디자이너 ‘도도혜’ 역을 맡은 박하선은 마음대로 되지 않는 연애사와 의도와는 다르게 자꾸만 꼬여가는 상황을 특유의 사랑스러운 코믹 연기로 풀어낸다. 망가지는 것을 망설이지 않고 캐릭터의 인간적인 모습을 유쾌하게 표현하는 연기에서 ‘박하선표 코믹’을 처음 알린 ‘하이킥! 짧은 다리의 역습’을 떠올리게 한다. 또 박하선은 현실 직장인을 그대로 흡수한 커리어우먼으로서의 매력도 선보인다. 박하선은 세련된 스타일링과 자신의 일에는 굽히지 않는 카리스마로 도도혜의 프로페셔널한 모습을 강조한다. 특히 박하선은 자켓과 블라우스, 스카프 등 소품을 적절히 활용한 오피스룩으로 인간적인 면에선 구멍이 있지만 일에서만큼은 완벽함을 추구하는 캐릭터의 특징을 잘 살려냈다. 박하선과 이동건(이무개 역)과의 투닥투닥 로맨스 역시 빼놓을 수 없는 관전 포인트다. 박하선은 싫은 점만 가득했던 남자와 뜻밖에 얽히게 된 후, 마음이 서서히 열리는 과정을 감칠맛 나는 연기로 전달한다. 박하선은 사랑에 냉소적이었던 도도혜의 감정 변화를 혼란스러운 눈빛과 섬세한 표정 연기로 설득하며 러브라인에 몰입도를 높인다. 박하선은 현재 연극 ‘바닷마을 다이어리’에서 맏언니 ‘사치’ 역을 맡아 담담하고 따뜻한 연기로 객석에 깊은 여운을 선사하고 있어 두 작품 사이 극과 극 매력이 더욱 눈길을 끈다.
손호영 “재민이보다 5살 어려”···2004년생 자원봉사자에 재민이 깜짝 소환
손호영 “재민이보다 5살 어려”···2004년생 자원봉사자에 재민이 깜짝 소환
2025. 01. 24 21:00 연예
유튜브 채널 ‘손호영 SON HO YOUNG’ 영상 캡처 가수 손호영이 따뜻한 봉사활동에 동참했다. 손호영은 지난 23일 유튜브 채널에 ‘역시즌 쇼핑 장소 추천드립니다’라는 제목의 새로운 콘텐츠 영상을 공개했다. 영상에서 손호영은 시민들이 기부한 물품으로 운영되는 ‘아름다운가게’ 매장을 찾아 봉사활동에 동참했다. 그는 인터넷을 통해 직접 봉사활동을 신청하고 동영상으로 업무를 사전 숙지하며 열의를 보였다. 앞치마를 착용한 손호영은 기부받은 물건을 종류별로 진열하는 법부터 배웠다. 물건을 정리하던 손호영은 “의외로 깨끗하고 멀쩡하다”라고 했다. 또 집중한 나머지 바늘에 손이 찔리자 당황하지 않고 의연하게 대처해 훈훈함을 자아냈다. 줄을 맞춰 물품과 빈 박스까지 정리를 마친 손호영은 대학생 자원봉사자와 판매 업무를 맡았다. 2004년생이라는 자원봉사자의 말에 손호영은 25년 전 출연했던 예능 ‘목표달성! 토요일 - god의 육아일기’ 속 재민이를 떠올리며 “재민이보다 5살 어리다”라고 웃었다. 봉사활동을 무사히 마친 손호영은 “새해여서 좋은 마음으로 시작했다. 늘 좋은 일을 하면 마음이 좋다. 앞으로 더 많은 도움이 있었으면 좋겠다. 2025년 좋은 일만 생겼으면 좋겠다”라는 소감으로 영상을 훈훈하게 마무리했다. god 멤버이자 만능 엔터테이너 손호영은 지난해 단독 팬 콘서트 ‘봄이 왔호영’과 god 단독 콘서트 ‘Chapter 0’을 성황리에 마쳤고, 유튜브 채널을 통해 다양한 자체 콘텐츠를 선보이며 팬들과 소통을 펼치고 있다.
[FA컵 리뷰] 5부리그 팀 상대로 졸전, 결국 ‘캡틴 SON’ 소환→시즌 7호 도움···토트넘, 연장 끝에 탬워스 꺾고 FA컵 4라운드 진출
[FA컵 리뷰] 5부리그 팀 상대로 졸전, 결국 ‘캡틴 SON’ 소환→시즌 7호 도움···토트넘, 연장 끝에 탬워스 꺾고 FA컵 4라운드 진출
2025. 01. 13 04:27 축구
드리블하는 손흥민. 탬워스 | AFP연합뉴스 5부리그 팀을 상대로 졸전 끝에 승리를 따냈다. 그 과정에서 결국 손흥민이 또 경기에 나서야만 했다. 손흥민은 오랜만에 공격포인트를 올리며 팀 승리를 이끌었지만, 토트넘 입장에서는 ‘망신’이나 다름없었다. 토트넘은 12일 영국 탬워스의 더 램 그라운드에서 열린 2024~2025 잉글랜드축구협회(FA)컵 3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5부리그 해당하는 내셔널리그 소속 탬워스와 전·후반을 0-0으로 비긴 뒤 이어진 연장전에서 3골이 터지며 3-0으로 이겼다. 토트넘은 아스널에 덜미를 잡혀 3라운드 탈락했던 2013~2014시즌 이후엔 11시즌 연속 FA컵 4라운드 진출 이상의 성적을 내고 있다. 하지만 이번 라운드에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팀 중 유일하게 5부리그 팀과 만나는 행운의 대진을 받고도 졸전 끝에 연장전까지 끌려가 주전 선수들을 모두 활용하면서 이점을 전혀 살리지 못했다. ‘캡틴’ 손흥민도 벤치에서 90분을 보낸 뒤 연장전에 돌입하면서 티모 베르너 대신 투입돼 끝날 때까지 뛰었다. 그리고 팀이 1-0으로 앞선 연장 후반 2분 데얀 쿨루세브스키의 추가골 때 도움을 기록하며 이번 시즌 공식전 7번째 도움을 올렸다. EPL에서의 5골·6도움을 포함해 이번 시즌 손흥민의 전체 공격 포인트는 14개(7골·7도움)로 늘었다. 한편 지난달 토트넘에 본격적으로 합류해 9일 리그컵(카라바오컵) 준결승 1차전 리버풀과 홈 경기에서 교체 명단에 처음 이름을 올렸던 양민혁은 이날은 명단에서 제외돼 데뷔전 기회를 다음으로 미뤘다. 대신 양민혁보다 한 살 어린 2007년생 잉글랜드 공격수 마이키 무어가 출전 기회를 얻어 베르너, 브레넌 존슨과 선발 공격진을 이뤘다. 탬워스의 마스코트들과 기념촬영을 하는 손흥민. 탬워스 | 로이터연합뉴스 이날 토트넘이 상대한 탬워스는 잉글랜드에서 전국 단위로 운영되는 리그 중 가장 낮은 단계의 내셔널리그에서도 이번 시즌 24개 팀 중 16위에 머문 약팀이다. 샌드위치 업체 사장, 벽돌 기술자, 금융 상담사, 아카데미 코치 등 본업이 따로 있는 ‘파트 타임’ 선수들이 즐비하다. 앤디 피크스 감독조차 한 대학에서 학습 장애가 있는 학생들을 지원하는 업무를 보며 감독 일을 병행하다가 이번 토트넘과의 대결이 성사되면서 정규 계약을 체결했을 정도로 축구 환경에선 토트넘과 비교조차 할 수 없는 팀이다. 하지만 토트넘은 이런 팀을 상대로 주전급 선수를 다수 내보내고도 압도적인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약 4000석 규모의 더 램 그라운드는 그라운드와 관중석의 거리가 무척 가깝고 일부 관중석은 입석으로 운영돼 정겨우면서도 어수선한 분위기였고, 그라운드는 인조 잔디라 토트넘으로선 경기력에도 영향을 받을 수 있는 환경이었다. 경기 시작 직전엔 탬워스 골키퍼가 서 있던 쪽 골대의 크로스바 쪽 그물에 구멍이 난 하자가 발견돼 시작이 약간 지연되기도 했다. 본업이 건물 측량사인 탬워스의 자스 싱 골키퍼가 직접 고쳐보려다가 여의치 않자 다른 선수가 동료의 목말을 타고 올라가 테이프로 그물을 크로스바와 연결하는 보기 드문 장면과 함께 경기가 시작됐다. 몸푸는 손흥민. 탬워스 | AFP연합뉴스 골대 수리에 성공한 탬워스 측면 공격수 베크-라이 에노루가 경기 시작 약 30초 만에 드리블로 페널티 지역 왼쪽을 돌파해 슈팅을 날려 경기 초반 안팎으로 존재감을 드러냈다. 이 슛은 안토닌 킨스키 토트넘 골키퍼가 몸을 날려 쳐냈다. 전반 32분 양 팀을 통틀어 첫 유효 슈팅인 토트넘 제임스 매디슨의 오른발 중거리 슛은 싱 골키퍼의 선방에 막히며 탬워스 홈 팬들의 환호성을 끌어냈다. 이어 전반 38분 베르너의 패스를 받은 매디슨의 페널티 지역 왼쪽 오른발 슛도 싱에게 잡히며 결국 전반은 0-0으로 마쳤다. 후반에도 싱을 비롯한 탬워스 수비진의 육탄 방어를 좀처럼 뚫지 못한 토트넘은 후반 23분 무어와 미드필더 파페 사르를 빼고 도미닉 솔란케와 루카스 베리발을 내보냈으나 끝내 연장전을 피하지 못했다. 결국 토트넘은 아껴뒀던 손흥민과 쿨루세브스키, 제드 스펜스를 투입했다. 이후 토트넘이 주도권을 잡아 나갔고, ‘101분’ 만에 탬워스의 자책골로 균형이 깨졌다. 손흥민이 중원에서 얻어낸 프리킥 때 키커로 나선 페드로 포로가 페널티 지역 안으로 낮게 찔러줬고, 존슨의 크로스에 이은 골대 앞 혼전에서 탬워스 미드필더 네이선 치쿠나의 발을 맞고 공이 골대 안으로 들어가며 선제 결승골로 이어졌다. 이어 연장 후반 2분에는 손흥민의 낮은 크로스에 이은 쿨루세브스키의 추가골이 터지며 쐐기를 박았고, 연장 후반 13분 존슨의 자축포도 터지며 쐐기를 박았다. 상대 선수와 공을 다투는 손흥민. 탬워스 | 로이터연합뉴스

주간경향(총 8 건 검색)

엄혹한 세월이 소환한 익명 대자보의 시대
엄혹한 세월이 소환한 익명 대자보의 시대(2024. 12. 09 06:00)
2024. 12. 09 06:00 사회
정부에 대한 실망과 엄중한 시국에 분노…SNS 시대에 부활한 대자보 신상털이 등 우려로 익명이 대부분…학내의 공론장 다시 열릴까 주목 고려대학교 학생들이 지난 12월 2일 서울 성북구 고려대에서 윤석열 정권 퇴진을 촉구하는 학생 시국선언을 마친 뒤 학내 게시판에 대자보를 붙이고 있다. 정지윤 선임기자 “동국대학교 시국선언은 예정대로 진행하려고 합니다. 감사합니다.” 지난 12월 3일 밤 11시 48분, 윤석열 대통령의 퇴진을 촉구하는 대학가 시국선언을 취재하기 위해 만났던 동국대 학생 홍예린씨로부터 한 통의 문자메시지가 왔다. 동국대 학생들은 일주일 전부터 계획했던 시국선언을 하루 앞두고 ‘12·3 비상계엄 사태’라는 중대 변수를 맞았다. 계엄사령부가 ‘처단’을 언급하면서 “정치적 결사, 집회, 시위 등 일체의 정치 활동을 금한다”는 내용의 포고령을 발표한 지 불과 20여 분 만에 동국대 학생들은 예정대로 시국선언을 진행하기로 했다. 국회에 군 병력 투입이 시작된 일촉즉발의 상황에서 전송된 짧은 문자메시지는 사뭇 비장하게 느껴졌다. 홍씨는 지난 12월 4일 통화에서 “계엄령이 선포된 직후에 이미 연명하겠다고 밝힌 분 중 일부는 이름을 빼달라고 했고, 어떤 분은 끝까지 함께하겠다고 했다. 추가로 연명하겠다는 분도 있었다. 연명인 숫자가 요동을 쳤다. 무섭긴 했지만, 그렇기 때문에 더더욱 위험하더라도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계엄이 유지돼 시국선언을 하다가 체포된다고 하더라도 이 지경이 됐는데 대학생이 목소리를 안내는 게 더 부끄러울 것 같았다”고 했다. 천만다행으로 계엄령이 해제된 이날 동국대 학생 122명은 윤석열 대통령의 퇴진을 촉구하는 시국선언을 하고 대자보를 붙였다. ‘침묵하는 대학생’이라는 세평과 달리, 대학가는 지난 10월 말부터 서서히 끓고 있었다. 시작은 미약했다. 명태균 게이트가 불거지자 소수의 학생이 학내에 윤 대통령의 퇴진을 촉구하는 대자보를 붙였고, 점차 여러 대학으로 번져갔다. 이중 상당수는 익명으로 작성된 대자보였다. 무엇을 사과했는지 알 수 없는 지난 11월 7일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와 기자회견 이후 확산 속도는 빨라졌다. 대학 교수·연구자들의 시국선언이 본격화됐고, 학생 사회에서도 시국선언을 제안하는 실명 대자보가 하나둘 등장했다.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는 대학가의 시국선언이 전방위적으로 이어지는 와중에 나왔다. 그리고 ‘계엄의 밤’ 이후 대학가의 분노는 임계점을 훌쩍 넘어선 듯 보인다. 12월 4일 하루 만에 여러 대학에서는 다수의 대자보가 붙었고, “12월 7일 서울 광화문광장에 모이자”는 구호가 퍼졌다. 비상계엄 사태가 결정적 계기가 됐지만, 교내의 무거운 침묵을 깨고 나왔던 최초의 미약한 목소리는 그 마중물 역할을 했다. 온라인 소통이 대중화된 시대, 대학가에 전통적인 매체인 대자보가 다시 등장하게 된 까닭을 살펴봤다. 윤석열 정부에 대한 잇단 실망과 좌절, 시국의 엄중함은 학생들이 대자보를 쓰는 동력이 됐다. 학내의 주요 소통창구가 된 온라인 커뮤니티가 의견을 자유롭게 나누는 공론장의 기능은 거의 하지 못한다는 점도 학생들이 대자보를 꺼내든 원인이 됐다. 상당수 학생은 정치적 의견 개진을 당파적이거나 부정적으로 보는 학내 분위기 속에 대자보에서 자신의 이름을 감췄다. 대학생들의 대자보를 통해 대학에서, 혹은 사회에서 위축된 공론장의 문제도 들여다봤다. 이것은 윤석열 정부의 지난 2년 7개월을 관통하는 문제였던 ‘불통’에 대한 이야기기도 하다. 커뮤니티보다 대자보? “윤석열의 죄가 매우 많아서 하나씩 열거하자면 지면이 모자라거니와 이미 두루 알려져 있어 분명하지 않은 바가 없으므로 간단히 적는다.” 지난 11월 17일 서울대에는 ‘국민의 적 윤석열을 타도하자’는 익명의 대자보가 붙었다. 대자보는 ‘바이든-날리면’ 사건과 채 해병(상병) 사망 사건에서 정권이 보여준 태도, 연구개발 예산 삭감, 한반도 전쟁 위기를 조장하는 외교 실패를 빠르게 지적한 뒤 “왕이 되려 하는 대통령이 설 자리는 없다”며 대통령의 퇴진을 촉구한다. 격정적이면서 예스러운 문체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586세대가 학생을 가장해 붙인 대자보가 아니냐’는 추정도 나왔다. 작성자는 서울대 재학생 두 사람이었다. 이중 생활과학대학 학부생 A씨와 연락이 닿았다. 그는 대자보라는 매체를 선택한 이유에 대해 “대통령에게 개선을 요구하거나 충고를 하는 것이라면 대자보를 쓸 필요는 없었을 것이다. 어떤 방향의 개선을 요구할 단계는 지났다고 생각했다. 대자보는 보다 엄중한 언어를 갖는다고 봤고, 퇴진을 요구한다면 대자보를 붙여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전통적으로 시국의 엄중함을 알리는 매체였기에 대자보를 택했다는 얘기다. 현실 세계에서의 진정성 있는 논의를 희망하며 대자보를 붙인 이들도 있었다. 경남대학교 학생 김민지씨는 지난 11월 11일 학교에 명태균 게이트와 대통령의 사과 없는 대국민 담화를 비판하는 익명의 대자보를 붙였다. 그는 “형식상 사과를 했지만, 잘못은 인정하지 않는 부분에 너무 화가 났다”고 했다. 김씨는 온라인 공간의 글보다 대자보가 읽는 사람에게 더 호소력 있게 다가갈 거로 생각했다. 그는 “내 주변에도 이런 생각을 하는 사람이 있다는 걸 다른 학생들에게 알리고 싶었다. ‘우리 학교에서도 이런 일이 일어나고 있구나’ 전하고 싶었다. 대자보를 보고 지나가는 사람들이 대자보 내용과 관련해 한마디씩 하는 걸 보면서 붙이길 잘했다고 생각했다. 이런 얘기를 친구들과 스스럼없이 할 수 있는 계기가 된 거니까”라고 했다. 지난 12월 2일 서울 중구 동국대학교 학생회관 앞에 홍예린씨가 실명으로 쓴 ‘윤석열 퇴진 촉구 동국대학생 시국선언 제안’ 대자보가 붙어 있다. 서성일 선임기자 대자보는 의도적인 선택인 동시에 불가피한 선택이기도 했다. 대자보를 쓴 학생들은 대통령의 퇴진을 촉구하는 글을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리면 생산적인 논의가 이뤄지기 어려울 것으로 봤다. 같은 학교에 다니는 학생들끼리 대학 생활 관련 정보를 나누는 대학생 익명 온라인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이 대표적이다. 이 커뮤니티는 비대면 강의가 활성화된 코로나19를 거치면서 대학의 소통 공간으로 확고히 자리 잡았는데 비속어와 혐오 표현, 조롱이 난무한다는 지적이 지속해서 제기됐다. 2022년 연세대학교 학생들의 청소·경비노동자 형사고소를 계기로 담론장으로서 에브리타임을 고찰하는 강의를 개설했던 나임윤경 연세대 교수는 오마이뉴스와 인터뷰에서 에브리타임에서 오가는 언어를 우려하며 이같이 말했다. “이 세대가 ‘댓글 세대’로서의 특수성도 있는 것 같다. 소통이 상호작용하는 게 아니라 일방적이다. 한 번 발화하면 끝이다. 언어가 이 공동체 안에서 어떤 값어치를 지니는지에 대한 성찰이 없다. 사실 그거야말로 반지성이다. 지성의 전당인 대학에서 이런 멸시의 언어가 범람하는 것은 정말 안타깝다.” 지난 10월 29일 이태원 참사를 추모하며 윤석열 대통령의 퇴진을 주장하는 대자보를 학교에 붙였던 부산대 학생 라석호씨는 “대자보를 오프라인에만 붙이고 에브리타임에는 아예 올리지 않았다. 저는 에타(에브리타임의 약칭)가 우경화된 커뮤니티라고 본다. 이태원 참사와 관련한 글을 올리면 작성자를 ‘빨갱이’라고 공격하는 댓글이 우후죽순 달린다. 11월 초에는 부산 부경대학교에서 윤석열 퇴진 운동을 벌이던 학생들이 경찰에 강제 연행되는 일이 있었다. 독재 정권에서나 일어날 법한 일이었는데도 에브리타임에서는 ‘좌파 시위대가 갔네’, ‘빨갱이들’이라는 댓글이 달렸다”고 했다. 기우가 아니다. 고려대학교 학생 노민영씨는 윤 대통령의 퇴진을 촉구하는 학생 시국선언을 제안하고 지난 12월 2일 고려대생 265명의 뜻을 모아 시국선언을 했다. 이 시국선언문은 “다른 의견을 적으로 간주하며 입을 막는 사회에서 대화와 토론은 설 자리를 잃었다. 경청과 존중은 사라졌고, 갈등과 분열이 자리 잡았다”며 민주주의의 붕괴를 우려하는 내용으로 시작한다. 노씨는 “시국선언을 제안하는 대자보를 붙이고 에브리타임에도 글을 올렸다. 마음이 약해질까 봐 직접 찾아보지 않았는데 저 개인에 대한 비방 등 별 얘기가 다 오갔다고 하더라. 결국은 시국선언 제안 글이 잘렸고(삭제됐고), 다른 학우가 화답 대자보를 붙이고 그걸 에타에 올린 게시글도 잘렸다. 에타 계정이 정지되기도 했다. 이런 환경에서 학우들을 모으는 건 불가능하다고 느꼈다. 에타만 보면 아무도 제가 하는 이런 이야기를 하지 않는 것 같은데 정작 오프라인에서는 260명이 넘는 학우들이 연명해줬다”고 했다. 까면 털린다, 익명 대자보 시대 이번 대학가 대자보 행렬의 특이점은 초기 대자보의 상당수가 익명으로 작성됐다는 점이다. 대통령의 지지율이 20%를 밑도는 상황에서도 학내에서는 퇴진을 촉구하는 의견이 소수일 수 있다는 압박감, 의견 개진이 당파적으로 비칠 것에 대한 우려, 온라인 공간에서 ‘신상털이’로 이어질 수 있다는 공포가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그것이 사실인지 여부와는 무관하게, 몇몇 대학에서는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소수의견이라는 분위기가 지배적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단적으로 드러난 건 지난 11월 중순 동국대에서 발생한 대자보 논쟁이다. 당시 동국대에는 ‘윤석열을 지켜라! 20대 남자…잊지 마라. 너희 제1의 적은 페미니즘이다!’라고 쓴 대자보가 붙었다. 이 대자보에는 더불어민주당이 집권하면 성범죄 형사처벌이 강화될 수 있다며 남성들에게 현 정부를 사수해야 한다고 당부하는 내용이 담겼다. 며칠 만에 이 대자보의 곁에는 ‘제발 커뮤(온라인 커뮤니티) 끄고 현생(현실 인생) 좀 사십시오’라는 제목의 반박 대자보가 나란히 붙었다. 반박 대자보는 청년·연구개발 예산 삭감, 채 해병 사건 은폐를 언급하며 “이걸 페미니즘이 했습니까? 윤석열이었습니다”라고 반복해서 지적했다. 두 대자보는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도 화제가 됐는데, 반박 대자보에 동의하는 글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눈여겨볼 점은 논리 비약이 있던 최초의 대자보가 오히려 실명으로 게재되고, 반박 대자보가 익명으로 쓰였다는 점이다. 실명 공개 여부에는 작성자의 개인의 성향 등이 작용했겠지만, 학내의 지배적 여론에 대한 오판도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 동국대 학생 홍예린씨는 당시 익명으로 반박 대자보를 작성했다. 그는 “최초의 대자보가 학내의 주류 감성이라면 참을 수 없을 것 같아서,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하는 사람들의 의견도 보고 싶어서 반박 대자보를 붙였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익명으로 작성한 이유에 대해 “실명을 공개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있었다. 대학에서 전반적으로 대자보를 실명으로 쓰는 문화가 쇠퇴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누구든 색출하려는 사람이 있을 수 있고, 에타에서 신상털이·사이버불링을 당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있었다. 또 학내 여론이 호의적일 거라는 보장이 없었던 것도 있다”고 했다. 실제로 실명을 공개했던 최초의 대자보 작성자는 온라인상에서 신상 정보가 공개되는 공격을 받았다. 지난 12월 5일 서울 마포구 홍익대학교 건물 벽에 윤석열 대통령 퇴진을 촉구하는 포스터와 학생 시국선언문이 붙어 있다. 정지윤 선임기자 이런 위협이 온라인에서만 이뤄지는 것도 아니다.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가 졸업한 창원대의 학생들은 지난 11월 4일 “(명태균) 선배님은 정말 우리 학교의 수치이자 최악의 결과물”이라는 내용의 대자보를 붙였다. 그러나 학교 측은 사전 승인을 받지 않았다는 이유 등으로 대자보를 무단 철거했다. 11월 11일에는 경남대에서 똑같은 일이 벌어졌다. 정치적인 의견 개진이 자유롭게 이뤄져야 마땅한 학내 공론장을 학교 측이 나서 위축시키고 있는 셈이다. 더 심각한 것은 오프라인에서도 대자보를 익명으로 작성한 이들에 대한 비방과 대자보 철거 요구가 이어졌다는 점이다. 창원대 세무학과 학생 B씨는 ‘세무학과 학생 1’ 명의로 학내에 대자보를 붙였다. 이에 창원대 세무학과 학생회장은 세무학과 이름이 들어가면 대자보가 세무학과 모두의 의견을 대변하는 것으로 비칠 수 있다며 대자보 철거를 요구했다. 학생회 집행부 중 한 명은 세무학과 학생들이 모두 사용하는 단톡방에서 “좋X신 같네. 실명을 쓰든가. 장애인X”이라며 대자보 작성자를 비방했다. 대자보를 쓴 B씨는 “붙이기 전에도 이런 일이 있을 걸 우려했다. 대학이라는 공간 자체가 정치적인 이야기를 기피하고 조금이라도 의견을 꺼내면 어느 편인지로 몰아 물어뜯는 문화가 생겼다. 국정 농단은 그 자체로 잘못된 게 맞는데, 이 정권이 잘못됐다고 하면 마치 다른 정권이 세워져야 한다고 주장하는 거로 몰아간다. 정치적인 입장을 꺼냈다는 이유로 공격받지 않는 학교 문화가 생겼으면 좋겠다. 의견이 다르면 반박 대자보를 붙여서 소통하면 되는 것 아닌가”라고 했다. 공론장 다시 열릴까 학내 공론장에 감도는 엄혹한 분위기가 정치권, 사회와 무관하게 상아탑에서만 자생적으로 발현했을 가능성은 극히 적다. 그러면서도 동시에 정권의 교체만으로 해결되지 않을 문제일 가능성이 크다. 고려대 학생 노민영씨는 “이번 정권만의 책임은 아니겠지만 다른 생각을 표현하는 것 자체에 대해 소모적이고, 소용없는 일이라 느끼게 만드는 데 이 정권의 태도도 영향을 미쳤다고 본다. 다른 생각을 하는 사람들을 반국가세력이라든가, 대화를 할 수 없는 존재로 만들어버렸다”고 했다. 위기는 기회가 될까. 정부의 거듭된 불통과 실책은 대통령의 퇴진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더는 대학가의 소수의견만은 아니라는 사실을 일깨웠다. 공론장의 품은 조금씩 넓어지고 있다. 지난 11월 말부터 고려대, 경북대, 동국대, 숙명여대, 한국외대, 홍익대 등에서는 실명으로 학내에서 학생 시국선언을 제안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민주주의에 대한 실질적인 위협이 된 12·3 비상계엄 사태를 지나면서 목소리는 광장의 행동으로 번져가고 있다. 동국대 학생 최휘주씨는 지난 12월 3일 계엄령이 선포된 직후 택시를 타고 서울 여의도 국회로 향했다. 최씨는 “가서 막지 않으면 사달이 날까 걱정됐다. 그날 국회 앞에 시민발언대도 만들어졌는데 발언 대기자만 30~40명씩 됐다. 같이 시국을 걱정하는 시민들이 이렇게 많이 모였다는 생각에 희망을 봤다. 정권의 말도 안 되는 자충수에 시민들이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광장이 열린 게 아닐까. 정말 광장에서 희망을 봤다”고 했다.
특집
[이주영의 연뮤덕질기](10)다시 소환되는 제2차 세계대전…악이란 무엇인가(2023. 09. 01 10:56)
2023. 09. 01 10:56 문화/과학
ㆍ연극 ·· 연극 /파크컴퍼니 제공 아침저녁 선선한 바람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지난여름은 유난히 뜨거웠다. 폭염 구간인 7월과 8월 ‘제2차 세계대전’ 관련 작품이 유독 많이 상연돼 열띤 논쟁을 야기한 탓일지도 모른다. 정신분석학자 지그문트 프로이트의 런던 햄스테드 서재를 통째로 옮겨놓은 연극 <라스트 세션>은 요란한 대국민 담화 라디오 뉴스로 시작된다. 공습경보가 울리고 수송기가 런던 시내를 관통하는 1939년 9월 3일, 프로이트 저택을 방문한 영문학자이며 소설가 C. S. 루이스가 전시 상황이니 토론은 다음 기회로 미루자고 제안했다가 “내일을 기약할 수 있는가?”라며 불호령을 듣는다. 83세 구강암 말기의 프로이트는 무신론을 대변한다. 유신론으로 선회한 루이스의 속내가 궁금해 입천장에 철판을 달고 겨우 대화를 하면서도 토론을 자처했다. ‘신은 존재하는가’에 대한 지루한 논쟁이 이어질 거라 예상했으나 실제 연극은 인간의 욕망과 억압에 대한 만담에 가까웠다. “인간은 적이 없으면 살아갈 수 없다. 히틀러는 유대인이라는 적을 만들고 신의 뜻이라며 분란을 일으켰다”는 프로이트의 분석에 루이스는 “히틀러라는 악이 오히려 선을 활성화해 옳고 그름을 판단하는 도덕성을 강화한다”고 응수한다. 실제 이 둘은 만난 적이 없다. 가상 대담으로 구성된 희곡을 바탕으로 했다. 연극 <아이히만, 암흑이 시작하는 곳에서>(이하 아이히만)는 본격적으로 ‘악’을 언급한다. 홀로코스트(유대인 대량 학살) 전범 루돌프 아이히만의 재판을 취재하고 <예루살렘의 아이히만>을 쓴 정치철학자 한나 아렌트가 아이히만과 직접 만났다는 상상에서 시작한 작품이다. 아이히만이 수백만명을 집단 학살하는 서류에 서명한 것은 직무에 충실했기 때문이라고 항변하자 한나 아렌트는 “침묵하고 못 본 척하는 것이 바로 악이 시작되는 지점”이라고 일갈한다. 실존 인물들이 언급하는 제2차 세계대전과 악에 대한 논의는 연극 <히스토리 보이즈>에서 새로운 관점을 제시한다. 1980년대 영국 명문 사립고의 옥스퍼드와 케임브리지 입시반에서 다루는 홀로코스트는 보다 냉철하다. 문학교사 헥터는 “대량학살터인 아우슈비츠에 수학여행 가서 샌드위치를 먹고 사진을 찍는 게 가능한가”라며 애도 외의 모든 행위는 적절하지 않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입시 전문가 어윈은 학생들에게 “홀로코스트를 다른 방식으로 보는 방법을 고민해 보라”고 제안한다. 입학 사정관들의 눈에 들기 위해서다. 이 세 작품은 주제에 맞는 특별한 무대 예술을 선보인다. 특히 <아이히만>은 샤워기를 연상시키는 조명과 가스가 뿜어져 나오는 벽체 구멍들을 통해 관객들에게 죽음의 가스실을 체험케 한다. 악을 활성화하는 요인에 대한 석학들의 해석은 ‘무관심’과 ‘혐오’다. 프로이트는 서로의 다른 생각, 옳고 그름, 선과 악을 끊임없이 돌아보고 토론하라고 말한다. 두 작품은 8월에 막을 내렸고, 연극 <라스트 세션>은 9월 10일까지 상연한다.
이주영의 연뮤 덕질기
구청장 복귀 박희영 ‘주민소환’ 가능할까(2023. 06. 23 11:18)
2023. 06. 23 11:18 사회
ㆍ임기 1년인 7월부터 투표 청구해 면직 결정 가능 ㆍ유권자 15% 동의로 투표, 3분의 1 투표해야 개표 지난 6월 7일 이태원 참사 부실 대응 혐의로 구속됐던 박희영 서울 용산구청장이 보석으로 풀려났다. 박 구청장의 보석 신청 사유는 참사 충격으로 인한 스트레스와 공황장애 등이다. 석방된 박희영 구청장은 구청장 지위를 회복해 6월 13일부터 공식적인 업무를 시작했다. 지역 정치권의 한 인사에 따르면 박 구청장은 경로당 등을 방문해 지역주민들을 만나는 등 지역정치 활동에도 나섰다고 한다. 이태원 참사 부실 대응 혐의로 구속기소된 박희영 용산구청장이 법원의 보석 청구 인용에 따라 지난 6월 7일 오후 서울 구로구 남부구치소를 나서고 있다. / 연합뉴스 159명이 목숨을 잃은 10·29 이태원 참사가 발생한 지 8개월이 지났다. 박희영 구청장은 인파가 몰릴 것이 충분히 예상되는 상황에서도 사전 대책을 세우지 않고 당일 현장 관리에 소홀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경찰·검찰 수사 과정에서 용산구청의 참사 당일 부적절한 대응을 은폐하기 위해 허위 자료를 작성·배포한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하지만 형사법상 책임을 묻는 사법부의 판단은 지연되고 정치적인 책임은 전무한 상황이다. 지역 시민단체인 용산시민연대는 박희영 구청장에 대한 주민소환을 준비 중이다. 용산시민연대, 주민소환제 준비 2007년 도입된 주민소환제는 지방자치단체장 등 선출직 지방공직자를 임기 만료 전 지역 주민들의 투표로 면직시킬 수 있는 제도다. 선출직 지방공직자의 임기 개시일로부터 1년이 지나면 주민소환투표의 실시를 청구할 수 있다. 이에 따라 7월 1일부터 박희영 구청장에 대한 주민소환이 가능해졌다. 이원영 용산시민연대 대표는 박희영 구청장을 비롯해 누구도 책임지고 사퇴하지 않는 상황에 대해 “뻔뻔함을 강화하는 정치구조”라고 비판하며 “정치가 해결하지 못하기 때문에 시민이 나설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주민소환의 요건은 까다롭다. 자치단체장에 대한 주민소환을 청구하려면 지역 유권자의 동의를 15% 이상 받아야 한다. 동의 요건이 충족되면 투표에 부쳐지는데, 유권자 3분의 1 이상이 투표해야 개표할 수 있다. 주민소환에 반대하는 측에서는 보통 투표를 무효화시키기 위해 투표거부 운동을 전개한다. 그 결과 투표가 실시돼도 개표로까지 이어지기가 쉽지 않다. 개표 조건을 충족하면, 개표 결과 유효 투표의 과반이 찬성해야 자치단체장이 지위를 상실하게 된다. 주민소환제 시행 이후 2021년 말까지 추진된 126건의 주민소환에서 투표까지 이어진 경우는 11건, 개표까지 이어진 경우는 2건에 불과했다. 이원영 대표는 “용산구의 경우 약 3만명에 가까운 주민의 서명을 받아야 한다. 서명요청권을 위임받은 위임인을 최대한 확보하는 일이 관건이다”라며 “주민소환투표운동도 공직선거법의 적용을 받기 때문에 주민들에게 주민소환을 알리고 서명을 받는 과정에 여러 가지 제약이 많다. 워낙 조건이 까다롭기 때문에 투표까지 가기만 해도 의미가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성공을 장담할 수 없는 까다로운 조건에도 용산시민연대가 주민소환을 준비하는 이유는 이태원 참사에 대한 책임을 묻는 데 미온적인 재판부와 정치권에 시민의 경고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서다. 이원영 대표는 “1심에서 유죄판결이 나와도 박희영 구청장은 항소를 하리라고 본다. 대법원 확정판결이 나올 때까지 임기 내내 재판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라며 “재판부가 주민소환 전개 상황 등 여론을 무시한 채 판결을 내리지는 못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최근 법원은 박희영 구청장을 비롯해 박성민 전 서울경찰청 공공안녕정보외사부장과 김진호 전 용산경찰서 정보과장 등의 보석 청구를 잇따라 인용했다. 유족들은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천윤석 민변 이태원참사TF 변호사는 “1심 구속기한이 6개월이다. 박희영 구청장을 비롯해 이임재 전 용산경찰서장, 박성민 전 서울경찰청 공공안녕정보외사부장 등 주요 사건이 지금 하나의 형사부에 몰려 있다. 구속기한 안에 증인신문을 마치는 일조차 불가능한 상황이다”라며 “이 사건들은 재판부가 일반 형사사건처럼 처리해서는 안 되는 사건이다. 특히나 구속기한을 준수해야 하는데, 그런 의지가 전혀 보이지 않았다”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아무리 재판이 법적 절차에 따라 진행된다 해도 민감한 사건의 경우 여론과 정치적인 향배에 무관하기 어렵다”라며 “대외적으로 ‘죄가 없어서 석방되는구나’라는 인상을 줄 수 있다. 유가족으로선 굉장히 화가 나는 일이다”라고 지적했다. 박희영 구청장을 용산구청장 후보로 공천한 국민의힘 또한 박 구청장의 책임을 묻지 않았다. 국민의힘 윤리위원회는 지난해 11월 만장일치로 박 구청장에 대한 징계절차에 착수하기로 했다. 징계가 지지부진한 사이 박 구청장은 지난 2월에 탈당계를 제출했고, 탈당처리가 됐다. 국민의힘은 탈당한 상황에서 당이 취할 수 있는 조치는 없다며 물러섰다. 장성철 공론센터 소장은 “국민의힘이 결자해지해야 한다. 감이 안 되는 사람을 공천하고 당선시킨 권영세 통일부 장관(용산구 국회의원)이 책임지고 사퇴시켜야 한다”며 “지금 박희영 구청장이 구청장으로서 역할을 할 수 있겠나. 이런 상황에서 구청장직을 유지하게 만드는 것 자체가 상당히 무책임한 모습을 보이는 행태”라고 비판했다. 박희영 사퇴는 내년 총선 여당에 악재 지역 정치권에서는 박희영 구청장의 사퇴가 내년 총선에서 여당에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고 분석한다. 만약 박희영 구청장이 사퇴하게 되면 10월에 재보궐선거가 치러지는데, 이태원 참사 책임론이 다시 불거질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백준석 용산구의원(더불어민주당)은 “재보궐 선거가 치러지면 주목도가 큰 선거가 될 텐데, 국민의힘 쪽에서는 총선에 불리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대통령 관저가 용산으로 이전하면서 용산구청의 업무협조가 필요한 상황이 부각되기도 한다. 국민의힘이 재보궐선거에 후보를 내기 어려운 상황에서 야당 구청장이 당선되면 대통령실로서는 이래저래 불편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장성철 소장은 “전형적인 소탐대실이다. 그렇다 하더라도 대통령실이 중요한지, 국민이 중요한지 판단을 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용산시민연대는 오는 10월 이태원 참사 1주기를 앞두고 본격적인 주민소환에 돌입한다는 계획이다. 이원영 대표는 “박희영 구청장은 탈당했지만 이후 분위기가 바뀌면 다시 입당할 것으로 본다. 행정가의 무능은 정치구조에서 나온다”며 “정치권력이 시민의 눈치를 볼 수 있도록 어렵지만 전략을 잘 짜서 주민소환을 이끌어내고자 한다”고 말했다.
[시네프리뷰]고스트버스터즈 라이즈-32년 만에 다시 소환된 유령사냥꾼 이야기(2021. 11. 26 20:57)
2021. 11. 26 20:57 문화/과학
스펭글러의 유령은 손녀에게 자신의 ‘유산’을 알려주고, 이 신구 고스트버스터즈 멤버들이 힘을 합친 유령퇴치 작전에도 참여한다. 뭉클한 장면이다. 제목 고스트버스터즈 라이즈(Ghostbusters: Afterlife) 제작연도 2021 제작국 미국 상영시간 124분 장르 서스펜스, 액션, 어드벤처 감독 제이슨 라이트만 출연 캐리 쿤, 핀 울프하드, 맥케나 그레이스, 폴 러드 개봉 2021년 12월 1일 등급 12세 이상 관람가 수입·배급 소니 픽처스 소니 픽처스 한국에 먼저 알려진 것은 노래였다. 1980년대는 팝송의 시대였다. 양대 지상파 라디오에서는 경쟁적으로 케이시 케이슴이 진행하던 <아메리칸 톱 40>을 틀었고, 레이 파커 주니어의 노래 ‘고스트버스터즈’는 빌보드차트 1위를 기록했다. 지금 생각해봐도 오리지널 고스터버스터즈는 권선징악적 결론을 담고 있는 호러 코미디영화였다. 많은 사람이 기억하는 하이라이트 장면은 아마 이것일 것이다. 파괴신 고저가 “너희들이 생각하는 존재가 너희들을 파멸로 이끌 것이다”라고 말하는 순간 댄 애크로이드가 역을 맡은 레이는 마시멜로를 무심결에 떠올린다. 뉴욕의 빌딩 숲 사이를 헤치고 거대한 ‘호빵맨’이 걸어나온다. 원래 영화상 캐릭터 명은 ‘스테이 퍼프트’ 모자를 쓴 마시멜로맨이다. 당시 극장 자막도 호빵맨으로 지칭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그때는 1988년에 일본에서 TV 방영 애니메이션으로 제작된 호빵맨(앙팡만·アンパンマン)이 한국에 알려지기 전이었다. 32년 만에 제작된 후속편 이번에 개봉하는 영화는 1989년 제작된 영화 <고스트버스터즈 2>의 후속편이다. 무려 32년 만이다. 영화는 1985년 미국 뉴욕에서 벌어진 유령대소동이 실제로 있었고, 당시 고스트버스터즈라는 과학자 출신 ‘히어로’들의 활약으로 도시를 파괴하던 악한 유령들을 퇴치했다는 설정이다. 유튜브에는 과거 그들이 냈던 전화번호가 크게 찍혀 있는 투박한 광고영상, 실제 그들이 유령들을 퇴치하는 클립 등이 올라 있다. 그러나 영화의 주인공 소녀·소년들에게는 그저 옛날 역사 속 이야기다. 요즘 10대나 20대에게 11월 23일 사망한 전두환은 그저 역사 속 인물인 것처럼. 고스트버스터즈는 왜 사라졌을까. 영화에 따르면 답은 그들이 너무 ‘유능했기’ 때문이다. 1985년과 1989년의 ‘그 사건’들 이후 웬만한 크리티컬한 유령들은 다 잡혀버려 더 이상 먹고살만 한 일거리가 들어오지 않았다. 대원들은 뿔뿔이 흩어져 제 갈 길을 간다. 30여년 전 TV광고에 나왔던 그 번호는 오컬트 서점을 하고 있는 레이가 쓰는 번호다. 그나마 제일 성공한 사람은 윈스턴 제드모어인데, 그는 사업가이지만 영화에 붙여진 부가영상에 따르면 언제나 자신이 ‘유령퇴치가’였음을 잊지 않았다고 말한다. 아무튼 영화는 오리지널 1편과 2편에서 고스트버스터즈의 멤버였던 이곤 스펭글러의 딸과 그의 손자들의 이야기다. 멤버에서 떨어져 나온 이곤 스펭글러는 미국 오클라호마주 섬머빌이라는 외딴 시골에 홀로 살다가 죽는다. 스펭글러의 딸이자 두 아이를 홀로 키우던 칼리는 밀린 집세를 해결하고자 아버지가 살던 낡은 농장으로 온다. 그러나 집은 낡다 못해 썩었고, 아버지는 전기세조차 이웃의 도움으로 근근이 해결하던 가난뱅이였다. 스펭글러는 왜 그곳으로 이주했을까. 그리고 딸과 손자들에게 남긴 그의 유산은 무엇이었을까. 알고 보니 오리지널 1편에서 끝판왕 악령으로 나왔던 고저는 이곳의 버려진 폐광산에 숨어 있었다. 영화의 오프닝에서 스펭글러는 간신히 고저를 유령 덫에 잡아넣었고, 그 덫은 이 집 바닥에 숨겨져 있었다. 호기심 많은 과학소녀 피비와 그의 방학 과학교사 개리가 덫을 풀자 고저는 다시 광산으로 돌아가 무시무시한 재해를 일으키려 한다. 그리고 유산. 유령퇴치 장비들이다. 30여년이 흘렀지만 캐딜락 차를 개량한 출동 차량 ‘엑토 1’은 그럭저럭 잘 굴러간다. 양성자 광선을 발사하는 프로톤 팩도 퓨즈 한두개만 손보면 여전히 작동하고. 왜 내세(afterlife)란 제목이 붙었을까 오리지널 고스터버스터즈의 팬이라면 열광할 만한 아이템이 영화엔 가득이다. 그냥 카메오 정도로만 출연하는 줄 알았는데, 피비와 오빠 트레버, 트레버의 여자친구 럭키와 피비의 단짝 팟캐스트(크레디트를 보면 로건 김이라는 소년인데 한국계인 듯하다)가 부족하자 왕년의 고스트버스터즈 멤버들이 총출동해 고저를 퇴치하는 데 힘을 보탠다. 그런데 스펭글러는 이미 이 세상 사람이 아니지 않은가. 스펭글러의 유령은 손녀에게 자신의 ‘유산’을 알려주고, 이 신구 고스트버스터즈 멤버들이 힘을 합친 유령퇴치 작전에도 참여한다. 이 영화의 영어제목에 붙은 내세(afterlife)를 떠올리게 하는 뭉클한 장면이다. 영화의 감독은 제이슨 라이트만이 맡았는데, 그의 아버지가 오리지널 <고스트버스터즈> 1·2편, <트윈스>(1988), <꼬마돼지 데이브>(1993)를 감독한 이반 라이트맨이다. 2016년 버전 리메이크판 <고스트버스터즈>를 둘러싼 ‘여성혐오’ 논란들 소니 픽처스 이 영화가 시리즈의 3편이지만 실은 한편이 더 있다. 2016년 리메이크작 <고스트버스터즈>(사진)다. 영화에서 오리지널 영화의 주연이었던 빌 머레이는 팀리더 피터 뱅크먼이 아닌 유령의 존재를 부정하는 초현상 폭로 교수 마틴 하이스 박사로 나온다. 유명 여성코미디언들이 주연을 맡고 있는 이 리메이크작은 레이 파커 주니어의 오리지널 엔딩곡도 여성보컬 버전으로 편곡해 들려주는데, 흥행에는 실패했다(이 코너에서 리뷰하진 않았지만 2000년대에 태어난 아이들이 오리지널 영화를 좋아했던 관계로 함께 극장에서 본 기억이 난다). 영화는 왜 실패했을까. 많은 논쟁이 있었다. 우선 논란이 된 것은 별점 테러였다. 영화가 개봉하기도 전에 인터넷영화데이터베이스(IMDB) 등에 이 여성주인공들을 내세운 리메이크에 대해 욕하는 누리꾼들이 집단적으로 낮은 평점을 매겼다. 유튜브에 공개된 예고편에 ‘좋아요’가 아니라 ‘싫어요(dislike)’ 수가 압도하자 영화의 주연을 맡은 여성코미디언 멜리사 매커시가 이들 별점테러를 벌인 사람은 “여성혐오(미소지니)를 가진 아주, 아주 극소수의 사람들”이라고 언론매체와 인터뷰에서 주장했다. 에린 길버트 박사 역으로 출연한 크리스틴 윅도 유튜브 리액션 영상 등을 통한 영화에 대한 비난이 끊이지 않자 “영화에 대해 이런저런 악평이 많았던 것은 (주연배우였던) 우리가 여자였기 때문”이라고 언론인터뷰에서 밝혔다. 논란은 영화 개봉 이후에도 가라앉지 않았다. 트위터를 통한 ‘조리돌림’은 흑인여성 캐릭터로 출연했던 레슬리 존스에게 집중됐다. 결국 영화감독인 폴 피그(여성감독이 아닌 1962년생 남자다)조차 트위터에 “이건 선을 넘은 짓”이라고 올리면서 폭발했다. 이번에 공개된 <고스트버스터즈 라이즈>는 1989년 2편에 이어지는 후속편이다. 공식적으로 2016년 버전의 ‘존재’는 지워진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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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펀펀(funfun)한 요리] 칼칼한 게 생각날 때…그 바다 소환술, 장칼국수
[펀펀(funfun)한 요리] 칼칼한 게 생각날 때…그 바다 소환술, 장칼국수
2023. 10. 03 10:58 요리
기름진 음식 물릴 때, 애호박 듬뿍 넣고 얼큰칼칼 칼국수를 만들어 보세요 연휴의 피로를 확 풀어줄 얼큰한 장칼국수. 새미네부엌 요리법연구소 제공 느끼한 음식만 먹다보면 슬슬 또 생각하는 맛이 있다. 이맘때 먹으면 좋은 음식이 무얼까? 머릿속으로 찰나의 고민이 스친다. 그럼 역시 칼국수지! 무릎을 ‘탁’ 치는 아주 무릎팍 도사가 따로 없다. 예로부터 찬바람이 쌀쌀하게 불기 시작할 때는 여름 더위에 지친 기력을 회복시키고 찬기로부터 몸을 보호해 주는 음식들을 주로 먹었다고 한다. 추어탕이라던가, 제철 애호박과 고추를 넣은 칼국수, 피로 해소에 좋고 처서 무렵 당도가 제일 높아지는 복숭아 등등. 절기에 맞는 식재료로 음식을 직접 만들어 먹는 것은 우주의 에너지를 먹는 최고의 방법이니까. 역시 절로 고개가 끄덕여지는 절기 맞춤 음식들. 무더위를 피해 달아났던 동해에서 먹지는 못하고 유심히 흘겨보기만 했던 음식이 있는데, 바로 장칼국수였다! 오픈런도 이런 오픈런이 없는 ‘줄 서는 맛집’에 줄도 서보지 못한 것이 서울로 돌아오는 내내 아쉬웠더랬다. 은근한 국물에 매큼한 맛이 녹녹한, 강원도의 향토음식. 상상만으로도 입맛이 도는 장삿집 앞은 아침 댓바람부터 온갖 관광객들로 문전성시였다. 그 길게 늘어선 줄에 합류하기에는 너무 여름이었고, 항구였다. 매우 덥고 매우 습했다는 얘기. 같이 간 어린이와 함께 줄을 서기엔 낭만이 몹시 부족했다. 인내를 모르는 어린이의 짜증과 더불어 2~3시간 서 있을 상상을 하면, 그 자체만으로도 괴로워 낭만 같은 건 집어치우게 되는 현실. 아쉽게 입맛만 다시며 로컬 인기 식당이라는 중국집 짬뽕으로 만족해야 했다. 전과 함께 먹어도 그만이다. 새미네부엌 요리법연구소 제공 강원도 지역 바닷가 마을 혹은 항구 근처에서 왕왕 볼 수 있는 장칼국수는 특히 강릉 지역이 유명한데, 해물 육수에 고추장 양념으로 벌겋게 국물을 내, 다른 지방에서는 얼큰 칼국수 등으로 불리기도 한다. 또 고추장보다는 된장을 주로 풀어 맛을 내는 집도, 해물 육수 대신 고기 육수로 진하게 끓여내는 집도 있다. 면은 보통 칼로 썬 얇고 납작한 것을 내주는데, 허옇게 끓여내는 칼국수도 물론 맛나지만 이 장칼국수도 먹자마자 바로 느낄 수 있다. 참 별미라고. 강원도에서 시작되었다고 하나 지금은 어디서든 많이 보이기도, 많이 접하기도. 특이식으로는 생각지 않는 음식이 되었다. 그래, 그렇다면 꼭 강원도 항구에서 빽빽하게 줄 서지 않아도, 내 집, 내 부엌에서, 내 마음대로 재료 넣어 만드는, 이맘때 먹기 좋은 장칼국수를 직접 만들어도 그만이다. 우주의 에너지를 내 것으로 만드는데 우리 집 부엌만큼 딱 어울리는 공간은 없으니까. 애호박이든, 감자든, 양파든, 여름 제철의 것들을 듬뿍 썰어두고, 간 돼지고기와 고추장을 넣어 볶은 다음 물 넣고 면 넣어 끓이면 완성! 내 입맛에 맞게 된장이고, 달걀이고 풀어 넣어도 좋다. 뭐든 산지에서 유명한 것들, 남이 만들어 준 음식들, 먹어보면 으뜸이겠지만, 내 식대로 끓이면 더 좋다. 머리로는 그 바다를 떠올리고 입으로는 내가 만든 우주를 먹는 것이 바로 집밥의 위력이니까. 장칼국수 하나 뚝딱 만들었더니 바다도, 우주도 다 내 것이 되었네. 장칼국수 상세 레시피는 아래 새미네부엌 사이트 참고. 부재료는 얼마든지 냉장고 속 재료로 대체 가능하다. 새미네부엌 요리법연구소 제공 ✅바다소환술 장칼국수 재료 주재료 = 칼국수면 1인분(180g), 감자 1/2개(100g), 애호박 1/4개(70g), 양파 1/4개(50g) 부재료(대체 가능) = 간 돼지고기 1/2컵(100g), 대파 8cm(20g), 계란 1개(60g), 김가루 약간(2g), 깨 약간(3g) 양념 = 조선고추장 4큰술(80g), 요리에센스 연두순 2큰술(20g), 포도씨유 1큰술(12g), 물 3컵(600g) 입맛에 맞게 된장이고, 달걀이고 풀어 넣어도 좋다. 새미네부엌 요리법연구소 제공 ✅바다소환술 장칼국수 만들기 1. 감자, 양파는 껍질 제거 후 채 썬다. 애호박도 채 썰고, 대파는 1cm로 자른다. 2. 달궈진 냄비에 포도씨유를 두르고 간 돼지고기와 대파를 넣고 뭉치지 않게 볶는다. 3. 볶는 재료에 고추장을 넣어 타지 않게 2분간 볶는다. 4. 물과 연두순, 감자, 애호박, 양파를 넣고 끓어오르면 중불에서 5분간 더 끓인다. 5. 칼국수면을 넣고 익을 때까지 끓인 후 달걀을 풀어준 다음, 그릇에 덜고 김가루와 깨를 뿌려주면 완성! ■자료 출처: 누구나 쉽고, 맛있고, 건강하게! 요리가 즐거워지는 샘표 ‘새미네부엌’ 요리법연구소(www.semie.cooking/recipe-lab)
이 겨울, 터틀넥의 소환
이 겨울, 터틀넥의 소환
2014. 11. 23 17:30 패션
답답하다고 멀리했던 터틀넥 니트가 루스 핏과 콜라보레이션을 이뤄 이번 겨울 핫한 스타일리시 아이템으로 급부상했다. 새롭게 태어난 터틀넥 니트 톱 컬렉션&스타일링 노하우. 엠보싱 디테일이 돋보이는 옐로&그레이 배색 터틀넥 톱. 면 니트 소재라 보풀이 일어날 염려가 없다. 12만8천원, 예스비. 길이가 긴 배색 터틀넥 니트 원피스. 가죽 레깅스 혹은 스키니 팬츠와 매치하면 시크한 룩을 연출할 수 있다. 17만9천원, ’S 쏠레지아. 부드러운 테리 소재의 케이프 타입 터틀넥 톱. 루스한 핏으로 안에 두터운 니트 톱과 레이어드하면 아우터로도 활용 가능하다. 6만9천원, 풀앤베어. 겨울에 잘 어울리는 노르딕 패턴으로 포인트를 준 제품. 무난한 네이비 컬러를 선택하면 다양한 아이템과 매치하기에 좋다. 9만9천원, ZARA. 단정한 느낌의 그레이 터틀넥 니트 톱은 오피스 룩으로 활용하기에 안성맞춤. 톤온톤 배색 디테일이 고급스럽다. 17만9천원, ’S 쏠레지아. 루스한 핏이지만 골지 소재를 사용해 부해 보이지 않는 점이 특징. H라인의 니트 스커트와 스타일링하면 여성스러운 느낌을 강조할 수 있다. 49만8천원, 모조에스핀. 길이가 긴 터틀넥 원피스에 화이트 셔츠를 레이어드한 뒤 가죽 레깅스를 매치하면 모던하고 시크한 룩을 연출할 수 있다. 화이트 셔츠 원피스 가격미정, 톰보이. 와인 컬러 터틀넥 원피스 4만9천원, 풀앤베어. 블랙 가죽 레깅스 12만9천원, VOV. 퍼 트리밍 클러치백 5만9천9백원, 에잇세컨즈. 블랙 워커 5만9천원, 할리샵 크롭트 터틀넥 니트 톱은 하이웨이스트 팬츠와 매치한 뒤 플로피햇을 더하면 주목받는 패션 피플이 되는 건 시간문제! 브라운 터틀넥 톱 4만9천9백원, H&M. 그레이 7부 와이드 팬츠 24만9천원, 나이스크랍. 와인 컬러 플로피 햇 2만5천원, 스트라디바리우스. 레오퍼드 송치 슈즈 32만7천원, 플렉스. 브라운 스타킹 스타일리스트소장품. 무채색 톤의 노르딕 패턴 터틀넥 톱이 비비드한 코발트 블루와 만나면 걸리시한 느낌이 배가된다. 폼폼 포인트의 비니를 반 접어 베레모처럼 연출해 룩을 통일감 있게 마무리한다. 패턴 포인트 터틀넥 톱 5만9천원, 풀앤베어. 플리츠 스커트 19만7천원, 그레이양. 밍크 폼폼 포인트 그레이 비니 2만9천9백원, 에잇세컨즈. 미니 체인 백 53만원, 훌라. 블랙 첼시 부츠 가격미정, 제시뉴욕. 그레이 스타킹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스트라이프 터틀넥 니트 톱은 다른 아이템과 레이어드하면 더욱 멋스러워 보인다. 슬랙스와 매치해 트렌디함을 부각시킬 것. 터틀넥 톱 25만원, 나파피리. 브라운 모직 베스트 12만9천원, ZARA. 머스터드 컬러 와이드 팬츠 17만7천원, 그레이양. 브라운 핸드백 29만9천원, 랑카스터. 레드 가죽 시계 32만5천원, 코치 by 갤러리어클락. 그러데이션 로퍼 25만8천원, 브루노말리. 브라운 스타킹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진행 / 박솔잎 기자 ■사진 / 김성구 ■제품 협찬 / 그레이양(02-3442-3012), 나이스크랍·예스비·코치 by 갤러리어클락·플렉스(02-548-3956), 나파피리·톰보이·VOV(02-3446-7725), 랑카스터·훌라(02-546-7764), 모조에스핀·브루노말리(02-514-9006), 스트라디바리우스·풀앤베어·ZARA(02-3413-9800), 에잇세컨즈·앤디앤뎁(02-3447-7701), 제시뉴욕·’S 쏠레지아(02-3442-0220), 할리샵(02-580-6033), H&M(1577-6347) ■헤어&메이크업 / 정석, 오길주(순수 이야기점, 02-518-5704) ■모델 / 박지연 ■스타일리스트 / 이서연, 조다현(어시스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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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티 디바이스, 신상으로 소환!
2014. 08. 29 14:20 뷰티
진동 파운데이션과 진동 클렌저에 이어 매번 피부과, 에스테틱에 가지 않아도 전문적인 관리를 할 수 있는 홈 케어 디바이스 제품이 속속 출시되고 있다. 특히 최근 아모레퍼시픽이 라이프 뷰티 디바이스를 타이틀로 내건 브랜드를 론칭하며 종류가 더 다양해졌다. 새로 나온 제품들만 모아 스펙을 정리했다. 메이크업 인핸서 파운데이션을 간편하게 펴 바를 수 있도록 돕는 멀티 진동 기기. 총 3가지 애플리케이션을 용도에 맞게 사용할 수 있도록 설계한 것이 특징이다. 에어셀 퍼프는 파운데이션을 얇고 매끈하게 얼굴에 피팅시키고, 스킨셀 퍼프는 피부를 윤기 있게 연출한다. 또 도자기 마사저는 메이크업 전이나 나이트 케어 마사지용으로 안성맞춤. 미니 클러치백에도 넣을 수 있는 콤팩트한 디자인과 간편한 원 버튼 조작 방식 또한 장점이다. 10만원(충전기 포함), 메이크온. 미아2 딥포어 솔루션 키트 콤팩트한 사이즈의 페이스 전용 클렌징 디바이스. 안과 밖이 다른 방향으로 움직이는 듀얼 동작 기능으로 디자인된 모공 전용 브러시를 장착해 파워풀한 물살로 모공 속까지 깨끗하게 클렌징할 수 있다. 클렌저로 세안하고 주 2회 정도 마스크 제품으로 모공을 막고 있는 각질과 불순물을 제거하면 모공 관련 피부 트러블을 해결해줄 뿐 아니라 타이트닝 효과까지 볼 수 있다. 22만원, 클라리소닉. 클렌징 인핸서 피부 깊은 곳까지 전달되는 마이크로 모션의 퍼밍 마사지 효과로 클렌징 후 부드러운 피붓결은 물론 탄력까지 개선해주는 클렌징 디바이스. 피부 타입별 브러시 3종, 보디 딥 클렌징을 위한 보디 브러시 1종, 페이스&넥 마사지를 위한 리프팅 마사저 1종으로 구성됐으며, 브러시는 저자극 소재를 사용했다. 무선 충전 타입으로 약 3시간 충전하면 매일 1분씩, 1개월 정도 사용할 수 있다. 20만원대(충전기 포함), 메이크온. 한경희 석션 마사지기 에스테틱에서 피부 및 비만 관리에 사용하는 석션 마사지 원리를 적용한 디바이스. 세포와 피부 조직에 강한 압력으로 자극을 줘 피부 깊숙이 자리한 지방을 자극해 분해를 촉진시킨다. 피부를 탄력 있게 가꿔주는 레드 LED 램프를 장착해 마사지 효과를 높였으며 4개의 마사지 컵 크기에 따라 복부, 엉덩이 등 부위별 맞춤 관리가 가능하다. 9만9천원, 한경희 뷰티. 벨벳 스무드 익스프레스 페디 발꿈치의 각질을 빠르고 쉽게 제거해 전문 관리를 받은 것처럼 매끈하고 부드럽게 발을 가꿔준다. 발 모양에 맞게 설계된 유선형 헤드가 곡선형 발바닥 표면의 각질 제거 부위를 확인하고 롤러가 빠르게 회전해 힘을 들이지 않고 각질을 제거하는 것. 배터리 수명이 오래 지속되는 편이라 경제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4만9천원(리필 1만9천원), 숄. 파오 노화 현상으로 처지고 굳어진 얼굴 근육은 물론 턱 밑 처진 살까지 끌어올려 리프팅 효과를 볼 수 있는 페이셜 피트니스 기기. 입에 기기를 물고 아침, 저녁으로 30초 동안 위아래로 움직이기만 하면 피부 속 근육을 키워 무너진 얼굴선이 살아난다. 또 좌우 근육에 자극을 줘 얼굴의 균형까지 잡아준다. 17만9천원, 코리아테크. <■진행 / 박솔잎 기자 ■사진 / 김정원 ■사진 제공 / 메이크온(080-850-5454), 숄(02-2236-2266), 코리아테크(02-549-1477), 클라리소닉(080-348-0090), 한경희뷰티(577-3222,www.HAANbeaut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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