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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1위’ 국산 김, 국내 산지가격 2배 올라…“수요 대비 공급 부족”
‘전 세계 1위’ 국산 김, 국내 산지가격 2배 올라…“수요 대비 공급 부족”
2025. 01. 14 12:04경제
... 오른 셈이다. 수협중앙회는 “수산물 수출 품목 1위를 차지하며 해외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김의 수요를 국내 공급이 따라가지 못해 가격이 높아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2023년 김 수출액은...
산지가격위판액수출
농식품부 “배추·무 1만t 이상씩 비축”…설 명절 수요 대비
농식품부 “배추·무 1만t 이상씩 비축”…설 명절 수요 대비
2024. 12. 27 08:18경제
... 겨울 무를 1만t 이상씩 비축하기로 했다고 27일 밝혔다. 한파에 따른 일시적 공급 불균형과 설 명절 수요 증가에 대비한 조처다. 농식품부는 앞서 겨울 배추 6천t을 수매한다고 밝힌 데 이어, 목표한...
공무원, 한복 입고 출근···매달 마지막 수요일 ‘한복입는 날’로
공무원, 한복 입고 출근···매달 마지막 수요일 ‘한복입는 날’로
2024. 12. 26 15:01문화
... 2대 목표로 정하고 공급과 수요, 매개, 기반 등 4개 분야를 나눠 총 8개의 전략 과제를 제시했다. 수요 분야에선 ‘전통문화 향유 기회 확대를 통한 수요 창출’을 전략 목표로 삼았다. 전통문화 소비...
문화체육관광부한복입는날
올해 고용허가제 수요예측 실패···내년 쿼터 3만5000명 줄인다
올해 고용허가제 수요예측 실패···내년 쿼터 3만5000명 줄인다
2024. 12. 20 16:43사회
... 경기 변화와 함께 특정활동(E-7), 계절근로(E-8) 등 다른 취업비자 활용 증가로 고용허가제 수요가 줄었다”며 “올해 입국 인원과 인력수급전망에 따른 인력 부족분, 경기 전망 등 대외여건, 사업주 및...

스포츠경향(총 1,194 건 검색)

[마켓 인사이트]가격 내리는 완성차들 “국산, 수입차 진영 모두 합리적 맞춤 수요 겨냥”
[마켓 인사이트]가격 내리는 완성차들 “국산, 수입차 진영 모두 합리적 맞춤 수요 겨냥”
2024. 12. 11 16:56 생활
내년을 바라보고 있는 완성차 업계가 ‘가격 할인’폭을 키우고 있다. ‘겉’으로는 프로모션이지만 정작 ‘속’내를 살펴보면, 결국 ‘판매가’를 낮추는 효과를 포함하고 있는 게 대부분이다. 물론 수입차 업계에서도 동일한 행보를 보여 사후관리 기간 연장까지 더한 ‘할인에 할인’ 정책들이 쏟아지고 있다. 모두 내년도 잠재적 수요층을 미리 확보하기 위함이다. 신차 진영에선 똘똘한 모델들이 합리적인 가격대로 등장하고 있다. 대표적인 케이스가 볼보자동차, 토요타, 포드세일즈코리아 등이다. 이 중 포드 익스플로러 신형 같은 경우엔 ‘천만원’에 육박하는 가격 라인을 낮춰 이목이 집중되기도 했다. ‘XC60 윈터 에디션(Winter Edition)’. 3일 온라인 판매 시작 2분 만에 60대 완판됐다. 15년 무상 무선 업데이트(OTA) 및 디지털 서비스 패키지 5년 무상 제공이다. 4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자동차는 ‘트레이드-인 프로그램’을 통해 최대 200만원의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현대차·제네시스 인증 중고차에 보유 차량을 팔고 신차를 사는 고객에게 현대차 최대 100만원, 제네시스 최대 200만원을 할인한다. 수입차 또는 제네시스 고객이 제네시스 차량을 구매할 경우 차량 가격을 최대 100만원씩 이달에 깎아준다. 기아는 ‘EV 페스타’ 프로모션을 이번 달에도 실시한다. 봉고 EV는 400만원, 더 2025 EV9은 250만원, 더 2024 니로 EV는 200만원 할인된다. 한국GM의 쉐보레 브랜드는 ‘쉐보레 그랜드 피날레’ 프로모션을 통해 연중 최대 혜택을 제공한다. 트랙스 크로스오버 구매 시 3.9% 이율로 최대 36개월 초저리 할부 또는 4.9% 이율로 최대 72개월 초장기 할부 혜택을 제공한다. 쉐보레 뉴 콜로라도. 르노코리아는 SM6 구매 고객에게 100만~250만원의 특별 프로모션을 제공한다. 쿠페형 SUV 아르카나(Arkana)는 12월 구매 시 50만원의 특별 혜택을 제공하며 모든 파워트레인의 아이코닉 트림을 구매하면서 일반 할부 및 잔가 보장 스마트 할부 상품을 이용할 경우 최대 100만원까지 혜택을 받을 수 있다. KG모빌리티는 12월 한 달간 렉스턴 최대 500만원, 액티언과 코란도의 경우 50만원, 티볼리에 대해 20만원을 할인한다. 토레스는 최대 7%를 할인하며 렉스턴 스포츠&칸은 200만 원 상당의 4WD 시스템을 무상으로 장착한다. 토레스 EVX는 최대 6% 할인과 충전케이블을 무상으로 제공한다. ‘XC60 윈터 에디션(Winter Edition)’ 수입차 진영에선 신차에 ‘똘똘한 할인’을 키워 나가고 있는 형국이다. 일례로 캐딜락은 에스컬레이드(ESV 포함) 구매자 전원에게 보증연장(1년·2만km) 혜택을 기본으로 제공하며, 상황에 따라 1000만원 할인, 36개월 2.0% 저금리 할부(선수금 30%), 60개월 4.6% 저금리 할부 중 선택할 수 있는 옵션을 제공한다. 혼다코리아도 연말 차량 구매 프로모션을 진행한다. 어코드 하이브리드 구매 시 400만원 유류비 지원 또는 무이자 할부 중 선택 가능하다. 반면 ‘합리적인 신차’ 모델들도 인기다. 수입차 업계 1위인 BMW코리아는 지난달 28일 중형 스포츠실용차(SUV) X3의 완전 변경 모델인 BMW 뉴 X3를 국내에 공식 출시했는데 전 세대보다 커진 차체와 고급스러운 내·외관을 갖췄고, 가격적인 면에서도 주목 받고 있다. 아우디코리아는 중형 전기 SUV 더 뉴 아우디 Q6 e-트론을 한국 시장에 최초 공개하고, 사전 계약을 진행 중이다. 이 신차는 내년 상반기에 국내 공식 데뷔한다. 더 뉴 아우디 Q6 e-트론 토요타코리아는 현대차에 맞서 중형 세단 캠리 9세대 완전변경 모델을 합리적인 가격대에 선보였다. 하이브리드의 효율성과 시너지를 얻을 수 있도록 정책을 더한 행보다. 이 차는 기존 대비 디자인에 변화를 주었고, 현대적인 감각을 강조한 바디 실루엣을 지니고 있는 것이 강점이다. 2025년형 신형 캠리. 볼보자동차코리아는 베스트셀링 SUV인 ‘XC60 윈터 에디션(Winter Edition)’을 온라인 판매 시작 2분 만에 전량 최근 완판했다. 특히, 이번 윈터 에디션은 볼보자동차가 지금까지 출시한 에디션 모델 중 가장 빠른 시간에 완판되는 기록을 달성해 ‘합리적인 상품성’ 수요에 대한 인기와 수요를 다시 한번 증명했다.
‘CJ온스타일 홈쇼핑, 송출 안해’ 케이블TV 시장 수요 갈수록 줄어 ‘충돌’ 이대로 둘건가
‘CJ온스타일 홈쇼핑, 송출 안해’ 케이블TV 시장 수요 갈수록 줄어 ‘충돌’ 이대로 둘건가
2024. 12. 06 10:49 생활
방통위, 가처분 결과 뒤 조사 착수 여부 검토하나 TV홈쇼핑업체와 케이블TV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 간 채널 송출 수수료를 둘러싼 갈등이 ‘블랙아웃’ 사태를 촉발하자 당국이 논의 테이블인 대가검증협의체를 수시로 열기로 했다. CJ온스타일은 연초부터 이어온 송출 수수료 협상이 결렬된 데 따라 5일 자정부로 딜라이브와 아름방송, CCS충북방송에 대한 송출을 중단했다. 6일 업계와 당국에 따르면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이날 채널 송출에 관한 갈등 해결 기구인 대가검증협의체 회의를 열어 가이드라인을 각 사업자가 준수했는지 점검한다. 회의에서는 불리한 송출 대가 강요 금지 등을 담고 있는 ‘홈쇼핑 방송 채널 사용계약 가이드라인’을 각 사업자가 준수했는지, 대가 산정 협상에서 고려할 요소가 적정했는지 등을 검토한다. 아울러 지금까지 주 1회 열던 대가검증협의체 회의를 이번 송출 중단 사태를 계기로 수시로 열기로 했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송출 중단과 관련해서 홈쇼핑 방송 채널 사용계약 가이드라인이 지켜지지 않은 부분이 있는지 살피고, 추후 시정명령 등 필요한 조치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번 사태가 앞으로 있을 다른 홈쇼핑 업계와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 간 사례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신중하게 보고 있고, 송출 중단 상황이 조속히 해결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과기정통부는 이번 송출 중단 과정에서 홈쇼핑 방송 채널 사용계약 가이드라인 상 금지 행위를 위반한 사례가 있는지 검토해 달라고 방송통신위원회에 협조 요청을 보냈다. CJ온스타일은 “케이블TV사의 최근 5년 평균 취급고와 가입자 수가 감소하는 가운데 해당 3개 사의 감소 폭이 특히 컸다”며 “이에 방송법과 ‘홈쇼핑 방송 채널 사용계약 가이드라인’에 따른 합당한 수수료를 요청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방송 중단 이유를 설명했다. 한국케이블TV협회는 기존 계약 방식과 가이드라인을 무시한 채 60% 이상의 수수료 인하를 요구해 협상이 결렬됐다며 “SO의 영업권을 심각하게 위협할 뿐 아니라 유료 방송 생태계의 균형을 무너뜨리고, 국민의 기본 시청권마저 침해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CCS충북방송은 방송 송출 중단을 정지해달라며 가처분 신청을 제기, 오는 9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심문기일이 열릴 예정이다.
이장우, ‘MBC 아들’ 입증했다! 수요일 최고 시청률 ‘시골마을 이장우’
이장우, ‘MBC 아들’ 입증했다! 수요일 최고 시청률 ‘시골마을 이장우’
2024. 12. 02 19:28 연예
MBC 방송 캡처 MBC 신규 프로그램 ‘시골마을 이장우’가 동시간대 자사 프로그램 중 2024년 최고 시청률을 경신했다. ‘MBC의 아들’ 이장우를 메인으로 내세운 프로그램이 2024년 MBC의 수요일 최고 시청률을 한 번에 갈아치운 것. 지난달 27일 첫 방송을 알린 ‘시골마을 이장우’는 닐슨코리아 집계 결과, 평균 3.6%(수도권, 가구) 시청률을 기록했다. 분당 최고 시청률은 무려 4.8%까지 치솟았다. 이는 동시간대 자사 채널 프로그램 중에서는 2024년 들어 최고 수치다. MBC와 이장우의 만남이 또 한 번 제대로 터진 것이다. 채널 경쟁력을 가늠하는 핵심 지표인 2049 시청률은 1.2%(수도권 기준)를 기록했고, 최고 1.7%까지 오르며 말 그대로 ‘대세 of 대세’임을 이장우 스스로 입증했다. 올해 메인 출연자로 프로그램 2개를 론칭한 이장우는 ‘2024 MBC 방송연예대상’ MC까지 확정하며 연말 수상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 방송에서는 전북 김제에서 첫봄을 맞은 이장우의 이야기가 그려졌다. 이장우가 1년 동안 살 시골 마을은 물론, 시장과 거리에서도 모두 그를 알아보며 가는 곳마다 팬미팅을 방불케 하는 호응을 받았다. 지역을 살리기 위해 출동한 이장우를 김제가 두 팔 벌려 환영했다. “지역 살리려는 모습이 젊은 백종원 같다”, “제2의 백종원, 제2의 최불암까지도 가능할 듯”, “이 프로는 진짜 이장우만 할 수 있다”라는 반응이 쏟아질 만큼 시골마을 속 그의 진심이 시청자들에게도 전해졌다. 믿고 보는 배우, ‘주말극 프린스’로 안방을 호령하던 이장우가 시골에서는 반찬 하나 더 쥐여주고 싶은 손자로 180도 달라진 모습을 보여줬다. 이날 최고의 1분은 다름 아닌 시골 어르신과 파김치를 담는 순간이었다. 지금까지 방송을 통해 한번 먹어본 음식은 무조건 재현해 내는 실력자 이장우였지만 시골 어르신들 앞에서는 달랐다. 50년간 함께 합을 맞추며 파김치를 담았던 포스에 “이건 못 배워”라며 혀를 내둘렀다. 파김치를 함께 담근 어르신들에게 이장우만의 특기를 살려 맛있는 소불고기 한 상을 대접하는 장면에서는 가구 최고 시청률 4.8%에 더불어 2049 시청률 또한 최고로 치솟았다. 그에게 숨겨져 있던 ‘손자 모멘트’, ‘시골마을 막둥이’의 모습이 이른바 MZ 세대에도 통했다. ‘맛잘알’ 캐릭터에 이번 프로그램을 통해 새롭게 보여준 이장우의 수더분한 매력까지 더해져 빛을 발하는 순간이었다. 방송 말미에는 ‘파친놈’ 전현무에게 시골 마을에서 배운 파김치를 선보이며 이장우의 파김치 세계관이 어디까지 확장할지 궁금증을 불러일으켰다. 이장우가 전북 김제의 마을 주민들과 사계절을 함께 보내며 버려진 폐양조장 일대를 ‘핫플레이스’로 재탄생시키는 ‘시골마을 이장우’ 2회는 오는 4일 밤 9시 방송된다.
[이사람] 올패스투어 박선경 대표 “한국인 수요 급감한 푸껫, 자유여행 상품으로 살려낼 것”
[이사람] 올패스투어 박선경 대표 “한국인 수요 급감한 푸껫, 자유여행 상품으로 살려낼 것”
2024. 11. 15 21:04 생활
글로벌을 표방한 자유여행브랜드 올패스투어가 푸껫을 첫 목적지로 한 자유여행상품을 런칭해 화제다. 코로나19 이후 사실상 한국인 여행자 수요가 크게 줄어든 푸껫을 먼저 선택한 올패스투어의 박선경 대표를 만나봤다. 푸껫 자유여행상품 런칭 이유에 대해 박 대표는 “현재 방콕, 파타야, 치앙마이 등 태국 전 지역을 섭렵하고 있지만 푸껫의 경우 코로나19 전과 후 확연히 떨어진 한국 여행수요를 타깃으로 데스티네이션 푸껫을 최우선적으로 살려야겠다는 생각에 푸껫 자유여행상품을 택했다”며 “사실 태국에서는 방콕, 파타야와 더불어 푸껫이 단체여행을 이끌었는데 푸껫의 경우 항공이 코로나 전만 해도 많게는 일일 3~4대였지만 지금은 하루 1편 혹은 주 4편에 그쳐 공급석(항공 좌석)이 너무 빠졌다”고 밝혔다. 이로 인해 “푸껫을 가고 싶어도 항공이 없어서 찾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는 박 대표는 “푸껫을 안 가는 것이 아니라 못 가는 것”이라고 토로했다. 10월 현재 푸껫 현지에는 러시아와 이스라엘 단체여행자들이 대부분의 푸껫 호텔리조트 객실점유율 1위와 2위를 다투고 있고 또 지난해 사우디아라비아와 태국 간의 수교 영향으로 중동 여행자들이 크게 늘어 성수기 못지않은 호재를 누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패스투어 박선경 대표는 이에 대해 “푸껫 자유여행상품 런칭은 일종의 포석”이라며 “미리 사전에 준비해놓고 향후 인천-푸껫 구간 공급석이 늘었을 경우 지금과 달리 보다 더 편안하고 손쉽게 푸껫을 자유롭게 올 수 있게끔 하기 위함”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종전의 자유여행상품과 달리 정보체크하고 나름의 학습을 하지 않아도 되는, 즉 시간적인 노력을 줄여주는 것이 올패스투어의 모토”라며 “손쉽게 푸껫 여행을 할 수 있도록 하고, 호텔리조트나 레스토랑 등 단품상품이 아닌 반나절 혹은 하루 일정을 검증된 푸켓 상품을 공신력을 바탕으로 한 편안한 푸껫 여행을 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자유여행브랜드 올패스투어의 패스(PATH)에는 길이란 의미가 내포됐다. 즉 여행의 모든 길을 보다 더 손쉽고 편안하게 갈수 있는 글로벌 자유여행 브랜드 올패스투어를 목표로 했다는 박 대표는 “예쁜 바다와 해양엑티비티, 스파(마사지), 가성비 좋은 호텔리조트+풀 빌라, 휴양과 관광이 한 번에 해결되는 등 여러 가지 인프라를 갖춘 데스티네이션이 푸껫”이라며 “모두가 이미 다 알고 있지만 푸껫 시장 활성화가 되기까진 아직까진 요원하지만 여러분들의 많은 관심과 지지를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이 사람

주간경향(총 18 건 검색)

[표지 이야기]주택공급 확대보다 투기수요 차단이 우선(2020. 07. 24 16:03)
2020. 07. 24 16:03 경제
ㆍ그린벨트 해제는 집값 상승만 부추겨… 장기공공임태주택 늘려야 숫자를 세기도 어려울 정도로 부동산 대책을 남발한 정부는 신뢰를 잃었다. 정부 대책을 비웃듯 집값 상승세가 멈추지 않자 대통령까지 나서서 공급 확대를 독려했다. 정부는 수도권 주택공급 확대를 위해 서울 강남권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 해제까지 검토했지만 결국 물러섰다. 그린벨트 개발로 집값을 잡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과 해제에 부정적인 여론 때문이었다. 정부는 주택 공급확대 방안의 하나로 태릉골프장과 인접한 육군사관학교 등 군 시설과 잠실 유수지 등 공공 유휴부지를 택지로 개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사진은 서울 노원구 육군사관학교 일대 부지 / 연합뉴스 그린벨트 해제 카드가 사라지면서 태릉골프장 등 군 시설과 잠실 유수지 등 공공 유휴부지를 택지로 개발하는 방안, 용적률 상향과 고밀도 개발이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다. 부동산 업계를 중심으로 이 기회에 재건축·재개발을 완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크다. 하지만 부동산 개발의 공공성을 강조해온 전문가들은 집값 상승만 부추길 수 있는 공급 대책보다 투기수요 차단이 우선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투기수요 차단 없으면 ‘밑 빠진 독 물 붓기’ 그린벨트 해제 논란은 손쉽게 부동산 공급을 늘리기 위한 대안이었다. 하지만 지금 부동산 수요는 투기수요가 실수요를 압도하는 형국이다. 이런 상황에서는 아무리 공급을 해도 수요를 맞추기 어렵다. 전강수 대구가톨릭대 교수는 “공급 대책을 이야기할 때는 실수요를 갖고 따져야 한다”며 “실수요를 파악하려면 우선 투기수요를 잠재우는 것이 급선무”라고 말했다. 전 교수는 부동산 가격 상승을 수요에 비해 공급이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보는 프레임 자체가 잘못됐다고 지적했다. 투기수요를 없애는 정공법으로 부동산 보유세(종합부동산세·재산세)를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의 부동산 보유세 실효세율인 1%까지는 아니라도 현재 0.16% 수준에서 적어도 0.5% 수준으로는 높여야 한다는 것이다. 전 교수는 “정부는 지금 핀셋 방식으로 종부세에 미세한 조정만 하고 있다”면서 “조세저항이 심해서 굉장히 어려운 일이긴 하지만 그걸 해내지 않으면 변죽만 울리는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남기업 토지+자유연구소 소장은 “보유세가 가장 중요한 수단인데 한 번에 높일 수 없기 때문에 장기 로드맵을 내놓고 시장 참여자가 앞으로 수익률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상황을 알게 만들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지난 7월 22일 발표한 세법개정안에서 종부세 대상자인 고가 1주택 보유 고령자 세액공제율 및 합산공제율 한도를 각각 10%씩 상향 조정했다. 부동산 가격 상승에 비해 세부담이 적어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지적이다. 이 때문에 세부담 자체를 완화하기보다 과세이연제도 등 부동산을 처리하거나 상속·증여할 때 납부하는 방법을 마련해야 한다는 제안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주택 공급을 한다면 개발로 더 이상 이득을 누릴 수 없는 방식으로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간 정부는 ‘교차보조’ 방식을 택해 그린벨트를 수용해 얻은 땅을 민간에 비싸게 팔아 얻은 돈으로 임대주택을 공급했다. 하지만 공사가 적자를 보전하는 방식으로 땅장사를 한다는 비판이 끊이지 않았다. 민간 건설시장의 가격 상승을 부추긴다는 지적도 있었다. 세종시의 임대료와 집값이 비싼 것도 이런 방식으로 택지개발 과정에서 땅값이 비싸졌기 때문이다. 대안으로 택지개발을 위해 땅을 수용할 경우 이를 다시 민간에 매각하지 않고 건물만 분양하는 방식으로 주택을 공급하는 ‘토지임대부’ 방식이 거론된다. 땅값이 빠지는 만큼 분양가가 낮아진다. 이명박 정부 시절 서울 강남구 세곡동의 보금자리주택 중 일부가 이런 토지임대부 방식으로 공급됐다. 하지만 이런 아파트단지는 매달 부담하는 토지임대료를 감안한 정도만 가격에서 빠질 뿐 시세는 주변 아파트를 그대로 따르고 있다. 택지를 개발하면서 얻은 이익이 보금자리주택을 분양받은 소수에게 고스란히 돌아갔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이 제도를 재도입한다면 싸게 분양받아 큰 차익을 누리는 ‘로또 아파트’가 나올 수 없도록 매매 시 공공에 환매의무 등 이익을 환수하는 장치를 더해야 한다는 것이다. 최은영 도시연구소 소장은 “토지임대 방식은 환매의무가 없으면 큰 의미가 없다”며 “투기 상황에서는 무엇보다 개발이익을 환수하려는 공공개발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토지임대 방식으로 공급해야 투기수요를 해소하고 공급을 늘리는 대책으로 역세권 등 목 좋은 곳을 공공개발해 분양 주택이 아닌 장기공공임대주택을 지어야 한다는 제안도 있다. 실제 경기주택도시공사는 무주택자 누구나 30년 이상 장기거주가 가능한 ‘기본주택’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토지는 공공이 소유하고 건축물은 비영리법인, 공익법인, 협동조합, 사회적기업, 마을기업 등 사회적경제주체가 소유하는 장기임대주택이다. 소득·자산에 상관없이 살 수 있도록 해 임대주택을 저소득층의 주거지로 보는 ‘낙인효과’를 없앤 것이 특징이다. 공급대책의 하나로 거론되는 재건축·재개발 완화는 투기 수요만 자극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최은영 소장은 “그간의 공급대책에 더해 유휴부지를 활용한 공급 효과와 분양가 상한제, 초과이익환수제와 같은 규제 효과가 점차 나타날 것으로 본다”면서 “재건축·재개발은 초고가 아파트를 만드는 방식이라 주택 가격을 인상하는 요인이 된다는 점에서 규제 완화는 불붙은 시장에 기름을 붓는 실책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재개발과 고밀도 개발을 도시 공간의 재구성이라는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유현준 홍익대 건축도시대학 교수는 “은평뉴타운처럼 골목길을 다 때려부수는 방식으로 짓는 것이 아니라 보존할 곳은 보존하면서 부분적으로 밀도를 높여 상업성을 만들고, 동시에 경의선 숲길처럼 동네를 연결하는 공원을 만들어 걷고 싶은 도시를 만드는 건축적 의미의 재건축·재개발은 시도할 만하다”고 말했다. 여권은 최근 청와대와 국회를 비롯한 공공기관의 세종시 이전을 추진하자고 제안했다. 참여정부의 균형발전 의제를 부동산 안정을 위한 대책의 하나로 꺼낸 모양새다. 하지만 혁신도시 등 그간의 균형발전 정책이 수도권 인구를 분산하는 효과는 거의 없었다는 점에서 실효성이 있을지 의문이다. 유현준 교수는 “KTX 같은 교통이 발달할수록 중력처럼 중심부인 수도권으로 쏠리게 된다”며 “오히려 세종시나 혁신도시가 인접 도시의 인구를 빼와 지방 구도심의 공동화 현상을 낳는 부작용이 크다”고 지적했다.
표지 이야기
[렌즈로 본 세상]1396차 수요시위, 경제보복 규탄(2019. 07. 19 15:27)
2019. 07. 19 15:27 사회
7월 17일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건너편에서 제1396차 일본군 성노예 문제 해결을 위한 정기 수요시위가 열렸다. 위안부 문제 해결을 촉구하는 수요시위였지만 이날 손수 만든 손팻말을 들고 현장에 나온 학생들은 일본의 경제보복을 비난하고 식민지 범죄에 대한 진정한 사죄를 촉구했다. 찌뿌듯한 날씨에 간간이 소나기가 내렸지만 학생들의 열기를 식히지는 못했다. 일본은 최근 대법원의 강제징용 배상 판결을 문제삼아 주요 소재에 대한 수출규제 등 경제보복을 가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보복이 아니다”라고 부인하고 있지만 그들의 주장이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기’라는 사실은 시위에 참가한 어린 학생들 모두가 분명히 알고 있다.
렌즈로 본 세상
[영화속 경제] 전쟁을 원하는 이유 ‘유효수요 창출’
[영화속 경제] 전쟁을 원하는 이유 ‘유효수요 창출’(2018. 12. 24 14:11)
2018. 12. 24 14:11 경제
코난 도일이 창작한 셜록 홈즈는 추리문학사에 금자탑을 세운 캐릭터다. 셜록 홈즈는 정말이지 세상의 미스터리는 못풀 것이 없어 보인다. 하지만 그에게도 숙적이 있다. 제임스 모리어티 교수다. 셜록 홈즈를 계속 연재하는 게 지겨웠던 코난 도일은 시리즈를 끝내기 위해 셜록 홈즈를 죽인다. 24번째 단편인 <마지막 문제>에서 셜록 홈즈는 모리어티 교수와 함께 라이헨바흐 폭포에서 떨어져 실종된다. 하지만 독자들이 분노했다. 홈즈를 살려 내라는 요구가 빗발쳤다. 코난 도일은 마지못해 홈즈를 되살렸지만 덕분에 모리어티는 홈즈의 천적으로 남게 됐다. 셜록 홈즈는 1887년 <주홍빛 연구>로 데뷔한 이래 영화로, 드라마로, 연극으로 수없이 부활했다. 가이리치 감독의 영화 <셜록홈즈:그림자 게임>은 성공한 셜록 홈즈 계보를 잇는다. ‘아이언맨’의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가 셜록 홈즈를, 주드 로가 존 H 왓슨 박사역을 맡았다. 1891년 유럽에서 폭탄테러가 나고, 프랑스와 독일은 폭탄테러의 배후를 놓고 서로를 비난한다. 배후로는 국수주의자나 무정부주의자가 지목되지만 셜록 홈즈는 모리어티 교수를 의심한다. 모리어티는 스위스 마이링겐에서 열리는 유럽평화회의에서 테러를 기획한다. 그가 바라는 것은 세계대전이다. 모리어티만 전쟁을 원하는 것이 아니다. 그는 셜록 홈즈에게 말한다. “많은 나라들이 전쟁을 원하고 있어. 심지어 영국도.” 모리어티는 아무도 모르게 산업계에 발을 넓혀왔다. 마인하드를 살해해 그의 공장을 인수했고, 생산품을 면화, 아편, 철강, 무기 등으로 확대했다. 마음만 먹는다면 유럽 어디든 일주일 내 제품을 보낼 수 있다. 문제는 소비시장이다. 모리어티는 말한다. “난 총알과 붕대를 팔고 싶을 뿐이야. 공급을 장악했으니 수요를 창출해야지.” 모리어티의 주장을 경제학 용어로 표현하면 ‘유효수요 창출’이다. 유효수요란 실제로 물건을 살 수 있는 돈을 갖고 물건을 구매하려는 욕구(수요)를 말한다. 사고는 싶지만 돈이 없어서 실구매로 이어지기 힘든 욕구는 절대수요라고 한다. 또 가격이 비싸서 사지는 못하지만 가격이 싸지거나 내 소득이 증가하면 살 수 있는 수요는 잠재수요라 한다. 케인스는 ‘유효수요의 원리’를 통해 총고용량은 총유효수요에 따라 결정되며 실업은 총유효수요가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케인스는 고용이 증가하면 소득이 증가하고, 소득이 증가하면 소비도 증가하지만 소비증가액은 소득증가액보다 적다고 봤다. 가계가 소득의 일부를 소비 대신 저축하기 때문이다. 사회 전체 소득과 지출 간의 차액은 투자로 메워야 한다고 봤다. 즉 유효수요란 소비(소비수요)와 투자(투자수요)의 합이다. 전쟁은 절대수요 혹은 잠재수요를 유효수요로 전환시킨다. 이기기 위해 무기가 필요하고, 이를 구매하기 위해서는 돈을 써야 한다. 대공황 당시 미국은 유효수요를 만들기 위해 대규모 경기부양책인 뉴딜정책을 폈다. 하지만 대공황을 벗어나게 한 것은 2차 세계대전이라는 주장도 있다. 항공모함, 탱크, 전투기, 군복, 군용음식 등 엄청난 유효수요가 창출되면서 일자리가 만들어졌다. 논란 많은 소득주도성장도 유효수요 이론을 따르고 있다. 홍장표 소득주도성장특별위원장은 “소득주도성장이 교과서에 없다는 주장은 틀렸다”며 “가계의 소득을 증가시켜 소비를 늘리자는 것은 케인스 이론에 근거한다”고 반박했다. 전쟁을 막기 위해 셜록 홈즈는 모리어티를 끌어안고 폭포에서 뛰어내린다. 이것으로 홈즈와 모리어티의 긴 악연은 끝이 날까.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주연의 <셜록홈즈3>은 2020년 개봉 예정이다.
영화 속 경제
[렌즈로 본 세상]“화해치유재단 해산” 수요집회의 환호(2018. 11. 26 15:47)
2018. 11. 26 15:47 사회
정부가 화해치유재단을 해산한다고 공식 발표한 11월 21일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맞은편에서 열린 제1362차 수요집회에서 참석자들이 ‘2015 한일 합의’ ‘화해치유재단’이라고 적힌 노란색 종이를 찢고 있다. 암투병 중인 김복동 할머니는 병원에 입원해 이날 집회에 참석하지 못했지만 녹음 메시지에서 “시간이 너무 오래 걸려 안타깝다”면서 “화해치유재단이 ‘와르르 와르르’ 무너져야 안심하지, 내일 모레 계속 미룰까 봐 걱정된다”고 우려하기도 했다. 또 휴대전화 녹음을 통해 “아베는 사죄하고 배상하라”고 구호를 외치는 김 할머니의 목소리가 나오자 수요집회에 참석한 시민들은 모두 이 구호를 따라 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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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장년층 외모 관심 증가속… 지방흡입 수요↑
중장년층 외모 관심 증가속… 지방흡입 수요
2022. 08. 12 14:16 건강
요즘 중장년층은 나이를 가늠하기 어려울 정도로 외모와 건강을 잘 가꾼다. 최근에는 단순 건강관리를 넘어 외모를 젊게 유지하기 위한 목적의 성형수술을 받는 사람도 부쩍 늘고 있다. 실제로 개원가에 따르면 안티에이징 성형의 대명사인 ‘안면거상술’과 ‘지방이식’은 물론 체형교정 목적의 비만시술 수요도 커지고 있다. 젊고 건강한 인상을 만드는 것은 얼굴·피부뿐만이 아니다. 탄탄하고 군살 없는 몸매도 여기에 한몫 한다. 나이가 들수록 특유의 체형이 만들어지는 게 한 요인이다. 365mc 노원점 채규희 원장은 40대 중후반 이후부터는 본격적으로 떨어지기 시작하는 근육량을 최대한 유지하고, 적정 체중을 유지하는 게 나잇살 관리의 핵심이라고 조언한다. 특히 근육량 유지가 중요하다. 근육은 지방을 태우는 원동력으로 많은 근육량을 보유할수록 지방연소에 유리하다. 다만 이미 근육이 줄어들며 국소지방이 부쩍 늘어났다면 지방흡입을 고려해볼 수 있다. 최근에는 지방흡입의 원리를 주사에 적용, 고민 부위에 지방을 녹여주는 용액을 주입 후 지방을 추출하는 지방추출 주사가 선호도가 높다. 실제로 365mc에 따르면 40대 이상 중장년 층에서의 복부 팔뚝 허벅지 얼굴 등 지방흡입 주사(지방추출 주사)의 시술 건수는 매년 증가세다. 365mc 전국 18개 지점에서 지방추출 주사를 받은 40대 이상 시술 건수는 2019년 3517건, 2020년 3651건, 2021년 3972건으로 매년 상승폭을 그리고 있으며 2019년 대비 2021년에는 40대 이상 시술 건수가 약 13% 증가했다. 특히 최근 3년간 365mc에서 지방추출 주사를 받은 40대 이상의 고객들은 대부분 복부 부위를 선호했다. 40대 이상 고객 중 전체대비 55%가 복부 지방추출 주사를 받았고, 팔 지방추출 주사 26%, 허벅지는 19%로 나타났다. 반면, 20대가 가장 선호하는 부위는 허벅지(44%)로 나타났다. 30대의 선호 부위는 복부(36%), 팔(35%), 허벅지(30%)로 부위별 큰 차이가 없었다. 채규희 원장은 “성장호르몬과 성호르몬 분비가 줄어들면서 허벅지 등 하체는 가늘어지고 복부 비만은 심해지며, 여성은 팔뚝 군살이 늘어지는 나잇살 체형으로 변한다”며 “근육이 사라진 자리는 지방이 채워지는데, 젊은 시절과 같은 체중을 유지하더라도 묘하게 옷의 핏이 달라지고 나이가 들어 보이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장년층에서 지방흡입을 받았다면 이후 후관리에 신경써야 한다. 첫 번째는 회복이 빠르도록 양질의 단백질을 섭취하는 것이다. 두 번째는 젊은층에 비해 피부탄력이 떨어지는 만큼 피부 관리에도 신경 쓰는 것이 좋다.
중장년층 외모 관심 증가속… 지방흡입 수요
‘수요미식회’에서 배우는 미식 상식
수요미식회’에서 배우는 미식 상식
2015. 08. 30 14:57 요리
음식도 그 유래와 조리법, 재료의 특성에 대해 제대로 알고 먹으면 더 맛있는 법. tvN ‘수요미식회’의 ‘미식꾼’들에게 귀동냥한 ‘국민 메뉴’의 역사부터 방송에 미처 소개되지 못한 맛집의 비밀까지 공개한다. 마다하는 이 없는 국민 간식, 치킨 닭을 일상적으로 먹기 시작한 것은 1970년대 말부터로 본다. 닭은 사위나 와야 잡을 수 있는 음식이었고 프라이드치킨이 보급되기 시작한 뒤에도 아버지 월급날이나 돼야 먹을 수 있는 귀한 메뉴였다. 소풍처럼 특별한 날에 반장 엄마들이 선생님께 프라이드치킨을 사다드리는 풍경도 당시에는 흔했다. 프리이드치킨 역사에 새 장을 연 것이 1984년 KFC의 한국 상륙이다. 이후 본격적인 치킨 프랜차이즈 시대가 열렸고 현재까지 300개가 넘는 브랜드가 탄생했으며 전국에 4만 곳의 치킨집이 영업 중이다. 1977년 선보인 림스치킨이 공식적으로는 한국 최초의 프랜차이즈 치킨이다. 그러나 대표적인 프렌차이즈 치킨으로 1982년 오픈한 페리카나를 꼽는 이들이 많다. 대전에서는 치킨을 고추장 양념에 찍어 먹는 문화가 있었는데, 이를 특화시킨 것이 바로 페리카나의 대표 메뉴 양념치킨이다. 페리카나가 본점이 있는 대전에서 시작돼 전국으로 퍼졌다면, 사실 전체 치킨 브랜드의 반 정도가 대구·경북 지역을 기반으로 한다. 1970, 8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우리나라 양계장의 80%가 이 지역에 위치해 닭 공급이 원활했기 때문이다. 치킨 세계의 계보를 따지자면, 뜨거운 전열기통에 돌려 기름을 쫙 뺀 전기구이 통닭은 원조 격으로 통한다. 이후 식용유가 출시되면서 커다란 가마솥에서 높은 온도로 튀겨내는 시장 통닭이 대세가 됐다. 일반적으로 시장 통닭은 물반죽을 한 번 입혀 민무늬 치킨이라고 부른다. 림스치킨과 둘둘치킨, 보드람치킨은 마늘, 생강 등이 들어간 튀김가루만 입혀 튀기는 엠보 치킨이다. 튀김옷이 얇은 것이 특징. KFC의 크리스피 치킨은 가루를 입힌 다음 물반죽을 거쳐 그 위에 다시 튀김가루를 입혀 튀김옷이 두껍고 바삭하다. 추천 식당 명동 영양센터 국내 최초로 전기구이 방식을 도입했다. 서울 중구 명동2길 52 / 02-776-2015 용천통닭 1971년 개업한 의정부 제일시장 통닭 골목의 터줏대감. 경기 의정부시 태평로89번길 8 / 031-846-4717 반포치킨 마늘치킨의 원조. 추억의 햄버그스테이크와 비프가스로도 유명하다. 서울 반포구 신반포로 38 반포상가 J동 21 / 02-599-2825 한추 튀김옷에 고추를 넣은 고추치킨과 고추 속에 다진 고기를 넣은 고추튀김이 대표 메뉴. 서울 강남구 논현로175길 68 / 02-541-0969 추억의 돈가스 한때는 부의 상징으로 여겨지기도 했던 반찬이자, 명동 뒷골목 경양식집의 대표 메뉴였던 돈가스. 우리나라의 돈가스 문화는 일본에서 들어온 것으로 알려졌는데, 그렇다고 딱히 일본의 전통 음식은 아니다. 일본은 메이지유신(1868년) 이전에는 고기를 안 먹었다고 볼 수 있다. 675년 덴무 천황이 살생 저지를 위해 육식 금지령을 선포한 이래 약 1,200년 동안 육식이 금지됐기 때문이다. 메이지유신으로 서양 문물이 도입되면서 일본인들은 서양인에 비해 왜소한 체구 개선을 위해 육식을 장려했다. 그러나 다양한 육식 조리법을 몰랐기 때문에 초기에는 고기를 튀겨 밥, 국, 양배추를 추가해 먹었는데 이를 지금의 일본식 돈가스의 효시로 본다. 우리나라에서는 1960년대 미국에서 온 값싼 곡물로 돼지를 많이 키워내기 시작하면서부터 돼지고기 공급이 안정화됐다. 이 시기에 경양식집 돈가스가 인기를 모았고 돈가스 안주라는 메뉴도 등장했다. 1990년대 코코스, 스카이락 같은 패밀리 레스토랑이 하나둘 등장하며 경양식집이 쇠퇴했다. 자연스럽게 돈가스는 학교 앞 분식집 메뉴로 자리 잡게 됐다. 일본에서도 경양식집이 거의 사라졌고, 당시 돈가스와 함께 주요 메뉴였던 햄버그스테이크, 오므라이스 등은 중장년층에게 어린 시절을 떠올리게 하는 소울 푸드라는 의미의 ‘요쇼쿠’로 불리고 있다. 추천 식당 금왕돈까스 얇고 넓적한 고기와 느끼하지 않은 소스의 전형적인 한국식 돈가스를 내놓는다. 서울 성북구 성북로 136 / 02-763-9366 사모님돈가스 가게 이름을 딴 사모님돈가스, 맛깔스러운 매운 돈가스 등 창작 돈가스로 유명한 집. 서울 마포구 와우산로 51-9 / 02-337-2207 한성돈까스 돈가스, 비프가스, 생선가스, 치킨가스 오직 네 가지 메뉴로 승부를 본다. 서울 서초구 강남대로97길 10 / 02-540-7054 긴자 바이린 1927년 오픈한 일본 긴자의 유서 깊은 돈가스집의 한국 분점. 서울 종로구 율곡로1길 37 / 02-734-9765 남녀노소 사랑하는 탕수육 중국음식점의 인기 메뉴 탕수육. 그러나 사실 중국에서는 탕수육이라는 이름을 찾아볼 수 없다. 탕수육을 한자로 병기하면 당초육(糖醋肉)인데, 이는 달고 신 돼지고기라는 뜻이다. 라스베이거스나 홍콩에서 이 메뉴를 시키면 한국식 탕수육이 나오지만, 중국 상하이나 베이징에서는 그렇지 않다. 대신 중국 동북 지방의 궈바오러우라는 탕수육과 비슷한 메뉴가 있다. 이 탕수육의 원형은 토마토케첩이 들어간 빨간 소스의 꾸루로우로 볼 수 있다. 꾸루로우의 고향은 홍콩이다. 아편전쟁 이후 홍콩이 영국령이 되면서 많은 영국인들이 이주했지만, 중국 음식과 젓가락을 사용하는 문화에 쉽게 적응하지 못했다. 때문에 중국 요리사들이 그들의 입맛에 맞고 포크로 쉽게 먹을 수 있는 음식을 만들게 됐다. 새로 만들어진 음식에 이렇다 할 이름이 없었는데 영국인들이 음식의 이름을 물으며 침을 꿀꺽 삼키는 모습을 보고 즉석에서 지은 이름이 꾸루로우다. 꾸루는 침을 꿀꺽 삼키는 소리를 뜻하는 의성어. 중화요리는 1880년대 인천항이 개항하면서 화교들과 함께 유입됐다고 보고 있다. 1882년 임오군란 때 청나라 군대와 함께 인천으로 들어온 교역 상인이 시발점이 됐는데, 그들은 주로 인천 제물포 지역에 터를 잡았다. 산둥 지역 출신이 많았던 덕분에 그들이 자주 만들어 먹던 고향 요리가 한국식 중국요리의 근간이 됐다. 탕수육이 중국집의 대표적인 음식이 된 데는 어떤 고기를 쓰는지 숨길 수 있다는 점이 크게 작용했을 거라는 분석이다. 저렴한 부위를 바삭하게 튀겨내고 새콤달콤한 소스를 얹어 그럴듯하게 만들어 팔기에 딱 좋았다는 것. 한편으로는 중식 외에 별다른 외식거리가 없던 시절 만만한 가격의 짜장면 외에 특별한 날 아버지의 위엄을 세울 수 있는 요리라는 점도 그럴싸하게 들린다. 맛있는 탕수육의 조건으로는 바삭한 식감을 꼽는다. 밀가루 반죽에 소금이 섞이면 글루텐이 활발하게 형성돼 튀김옷 자체가 뻣뻣해질 수 있다. 따라서 물 대신 보드카를 반죽에 넣기도 한다. 무색, 무취의 보드카는 튀기는 과정에서 알코올 성분이 모두 날아가 글루텐 형성을 억제할 수 있기 때문. 또 일본의 튀김처럼 밀가루 대신 쌀가루를 쓰기도 한다. 고기의 부피가 1일 때 튀김옷의 부피를 0.8~0.9로 하면 바삭하게 튀겨낼 수 있다. 추천 식당 도원 호텔 중식당 중 가장 오래된 곳으로 과일을 넣어 새콤달콤한 탕수육이 인기. 서울 중구 소공로 119 더플라자호텔 3층 / 02-310-7300 대가방 49년 경력의 오너 셰프가 지휘하는 주방에서 만드는 바삭한 옛날식 전통 탕수육. 서울 강남구 선릉로145길 13 / 02-544-6336 주 두툼한 고기의 질감이 살아 있는 탕수육을 만든다. 불을 잘 사용한다는 평. 서울 서초구 동광로19길 16 / 02-3482-3374 뒤돌아서면 또 생각나는 떡볶이 무엇을 추가하느냐, 어디서 먹느냐에 따라 천차만별의 맛을 내지만 한결같이 맛있는 요술 같은 음식, 떡볶이. 우리가 알고 있는 즉석 떡볶이는 마복림 할머니의 손에서 만들어졌다고 한다. 신당동 떡볶이 골목의 대모이자, “며느리도 몰라”라는 멘트의 고추장 CF로도 잘 알려진 마 할머니가 한국전쟁이 끝난 1953년 우연히 동네 중국 음식점 개업식에서 짜장에 빠뜨린 떡을 먹었는데, 그게 의외로 맛있어서 떡볶이에 춘장을 섞은 양념을 개발했다는 것. 이 양념으로 만든 즉석 떡볶이집이 인근에 늘어나면서 신당동 떡볶이 타운이 형성됐다. 재료를 한데 넣어서 바로 끓여 먹는 즉석 떡볶이의 유행은 부탄가스와 휴대용 가스버너의 보급과도 연관이 깊다. 한국전쟁 이전의 떡볶이는 간장 양념에 재워둔 쇠고기를 떡과 함께 볶아서 만드는, 그야말로 궁중에서나 먹던 귀한 음식이었다. 서울에서 가장 오래된 떡볶이집으로는 경복궁 앞 금천교 시장의 곧 100세를 앞둔 할머니가 만드는 떡볶이집이 꼽힌다. 연탄 화로에 번철을 올려놓고 떡을 볶는 방식으로, 한국전쟁 이후부터 장사를 시작해 계속 영업 중이다. 한때는 밀가루 떡으로 만드는 떡볶이는 가짜 혹은 싸구려 취급을 받았다. 하지만 지금은 밀가루 떡이 더 맛있다는 이들도 많다. 밀가루 떡은 조리할수록 떡이 부풀어 오르면서 삼투압 현상으로 양념이 떡 안쪽으로 밀려들어가 맛이 고루 배어 간이 잘 맞기 때문. 이에 비하면 쌀떡은 간이 덜 밴다. 밀떡과 쌀떡의 가장 큰 차이는 단백질 성분이다. 밀가루는 쌀보다 단백질 함량이 2배가량 많은데 그중 물에 녹지 않는 글리아딘, 글루테닌 단백질이 많다. 이 둘이 만나면 끈기 있는 글루텐으로 바뀐다. 대개 길거리 떡볶이는 오래도록 끓이지만 밀떡을 쓰기 때문에 잘 퍼지지 않는 것이다. 추천 식당 윤옥연 할매 떡볶이 올해로 40년 된 강렬한 후추 맛의, 일명 마약 떡볶이. 전국 택배 배송도 한다. 대구 수성구 들안로77길 11 / 053-756-7597 모꼬지에 고추장 양념과 짜장 양념이 들어간 즉석 떡볶이와 함께 딸기빙수가 환상의 궁합을 이룬다. 서울 송파구 송파대로36길 5-13 / 02-424-6150 다리집 굵은 가래떡으로 만드는 떡볶이와 오징어 튀김이 간판 메뉴. 부산 수영구 수영로464번길 7 / 051-625-0130 풍년쌀농산 방앗간에서 뽑은 쌀떡과 직접 담근 집 고추장이 제맛을 낸다. 서울 종로구 북촌로5가길 32 / 02-732-7081 <■정리 / 장회정 기자 ■사진 / 경향신문 포토뱅크 ■자료 제공 / 「수요미식회」(수요미식회 제작팀 저, 시드페이퍼)>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 수요시위 1천 회 현장 스케치
2011. 12. 30 16:11 화제
ㆍ우리가 기억해야 할 이야기, 우리가 함께 내야 할 목소리 “일본 정부는 진심으로 사죄하라” 매서운 추위 속에서도 수많은 사람들이 모여 한 목소리로 외쳤다. 20년이라는 세월 동안 굳게 귀를 막고 있는 일본 정부를 향한 단호하고도 간절한 외침이었다. 묵묵부답 일본 정부를 향한 천 번의 외침 지난 12월 14일 정오, 서울 종로구 주한일본대사관 앞에서는 일본군 ‘위안부’ 동원에 따른 일본 정부의 공식 사죄와 책임 이행을 촉구하는 수요시위가 열렸다. 1992년 1월 8일, ‘미야자와’라는 피켓을 든 제1회 수요시위가 시작된 이후 천 번째 날이었다. 같은 자리에서 눈이 오나 비가 오나 단 한 번도 거르지 않고 20년 동안 이어진 수요시위는 단일 집회로는 유례없는 세계 최장 기록을 세웠다.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 주관으로 열린 제1천 회 수요시위에는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 중 강일출, 길원옥, 김복동, 김순옥, 박옥선 할머니가 참석했다. 한명숙 전 총리, 한나라당 정몽준 전 대표, 민주당 정동영 최고위원, 통합진보당 이정희 공동대표 등의 정치인과 배우 김여진, 이서진 등 각계 인사는 물론 3천여 명의 시민들이 참여해 뜻을 같이했다. 배우 권해효의 사회로 진행된 집회는 할머니들을 응원하는 풍물패의 공연을 시작으로 20년 동안 할머니들과 함께 정의와 평화를 외쳐온 이들의 활동 보고와 연대 발언이 이어졌다. 생존자 대표로 발언에 나선 김복동 할머니(86)는 이 자리에서 “일본은 이 세상에 태어나 한 번 활짝 피어보지도 못한 어린 소녀들을 먼 나라 전쟁터로 끌고 가 노예로 짓밟았다”라며 “이명박 대통령을 비롯한 한국 정부가 눈이 오나 비가 오나 백발 늙은이들이 매주 거리에 나앉아 외치는 이 소리를, 그리고 이 아픈 역사를 모르지는 않을 것인데 일본 정부에 하루빨리 사죄하라고 엄중하게 말해주면 좋겠다”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뒤이어 시위 참석자 전원은 일본 정부를 향해 △전쟁 범죄 인정 △진상 규명 △공식 사죄 △법적 배상 △전범자 처벌 △역사 교과서에 기록 △추모비와 사료관 건립의 일곱 가지 요구사항을 촉구하는 시간을 가졌다. 특히 이번 수요시위에서는 매주 평화를 염원하는 시위를 계속해온 일본대사관 앞 거리를 ‘평화로’로 이름 붙이는 캠페인과 함께 시민들의 기부로 제작된 ‘평화의 비(평화비)’ 제막식이 열렸다. 지난 2010년 10월 13일에 열린 제939회 수요시위에서 발의된 ‘천원으로 세우는 평화비 건립 모금 제안’에 따라 피해자 할머니들과 정대협 봉사자들을 비롯한 국내외 수많은 이들이 십시일반 성금을 모았고, 이를 드디어 ‘평화로’에 세우게 된 것이다. 한복을 입고 작은 의자에 걸터앉은 소녀는 ‘위안부’란 이름으로 희생당해야 했던 피해자들의 모습을 형상화했고, 의자 옆 돌바닥에는 ‘1992년 1월 8일부터 이곳 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린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수요시위가 2011년 12월 14일 천 번째를 맞이함에 그 숭고한 정신과 역사를 잇고자 이 평화비를 세우다’라는 문구가 한글·영어·일본어로 새겨져 있다. 먼저 세상을 떠난 할머니들과의 가교 역할을 하는 작은 새 한 마리가 소녀의 어깨에 앉아 있고, 피해자들의 오랜 기다림을 반영하는 의미로 바닥에는 소녀가 아닌 할머니 모습으로 그림자를 형상화했다. 이에 대해 일본 후지무라 오사무 관방장관은 12월 8일 기자회견을 열어 평화비 설치를 중단시켜달라는 요청을 전달했고, 제막 이후인 12월 18일 열린 한일 정상회담에서는 노다 요시히코 일본 총리가 우리 정부에 평화비 철거를 요구하고 나서 논란이 일기도 했다. 1천 회를 맞는 이번 수요시위는 서울뿐 아니라 대구, 부산, 광주 등 30여 도시에서도 함께 열려 연대의 희망을 꽃피웠다. AP·로이터통신과 일본 NHK·후지TV 등 해외 언론사들도 취재에 나섰다. 미국, 일본, 독일, 이탈리아 등 세계 각국에서도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에게 정의를!’이라는 공동 슬로건으로 평화 행렬에 동참했다. 등록된 남은 생존자 63명, 시간이 많지 않다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정기 수요시위의 역사는 1992년 1월 8일 미야자와 기이치 당시 일본 총리의 방한을 계기로 시작됐다. 1990년 37개 여성단체가 참여해 정대협을 출범하고, 1991년 8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로는 처음으로 고(故) 김학순 할머니가 공개 증언에 나서면서 수요시위의 싹이 움트게 됐다. 이후 혼자서 한 맺힌 세월을 감당해온 피해자들이 속속 목소리를 내게 됐고, 점차 일본군 ‘위안부’ 문제뿐만 아니라 일제 강점기 과거 청산 문제, 여성 인권 문제 등을 공론화하는 계기로 확산되기도 했다. 정기 수요시위에 모인 이들은 20년 동안 지속적으로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대한 진상 규명과 문제 해결 및 피해자들의 명예와 인권 회복을 요구해왔다. 처음에는 ‘내 잘못’이라며 가슴을 치고 고개를 숙여 피하던 할머니들은 점차 당당하게 세상 밖으로 나왔고, 고통스러움을 견뎌내며 쓰라린 역사를 증언했다. 뙤약볕이 내리쬐는 삼복더위에도, 추적추적 비가 내리는 날에도, 한겨울 추위가 기승을 부리는 엄동설한에도 발걸음을 멈추지 않았다. 할머니들은 수요시위를 통해 ‘내가 부끄러운 것이 아니라 일본 정부가 부끄러운 것’임을 깨달았다고 한다. 정대협과 피해자 할머니들 몇몇이 모여 시작한 외로운 싸움은 일반 시민, 학생들, 일본을 비롯한 외국의 시민단체가 함께하는 평화의 연대로 확산됐다. 정대협이 주최하는 수요시위는 20개 정대협 회원단체와 여성단체, 뜻을 함께하는 수많은 시민사회단체, 종교계 등 일반 시민들이 주관하고 참여해 이어온 소중한 역사다. 한국뿐 아니라 일본, 미국, 영국, 독일, 프랑스, 호주, 뉴질랜드, 캐나다, 폴란드, 남아프리카공화국, 필리핀, 태국, 버마 등 약 23개국 60여 도시의 수만 명이 이끌어온 소중한 세계 연대의 열매이기도 하다. 또 피해자와 시민들이 연대하는 장소, 살아 있는 역사교육의 공간, 여성 인권과 평화를 외치는 장, 국경과 이념은 물론 세대와 성별을 초월한 연대의 장이라는 의미도 갖고 있다. 하지만 수요시위는 이제는 더 이상 열리지 않아야만 할 우리 역사의 아픔이자 시대의 비극이다. ‘다 함께 모여 한 목소리를 내면 빨리 해결될 것’이라는 믿음으로 집회를 시작했던 피해자 할머니들은 수요시위가 1천 회를 맞는다는 사실이 암담하고 막막하기만 하다. 20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늙고 아픈 몸을 이끌고 거리로 나왔지만, 일본 정부는 아직까지 그 어떤 공식적인 해명이나 사과를 하지 않고 있으며 우리 정부 또한 특별한 대책이 없다. 뻔뻔한 일본 정부의 태도에 가슴을 치다가도, 한국 정부의 무관심과 냉담한 시선이 더욱 서운하다는 생각을 하기도 한다. 이곳에 모이는 할머니들의 소원은 ‘마지막 수요시위’에 참석하는 것이다. 일본의 진심 어린 사죄를 받아내고, 함께 목소리를 내준 고마운 사람들과 모여 마지막 수요시위를 연 뒤, 짧게나마 후련하고 편안한 마음으로 살다 눈을 감게 되길 매일 간절히 기도한다. 중요한 것은 이제 우리에겐 시간이 별로 없다는 점이다. 시간은 속수무책으로 흐르고, 할머니들은 가슴속 응어리를 묻어둔 채로 세상을 등지고 있다. 올해만 해도 벌써 열여섯 명의 할머니들이 떠났다. 여성가족부에 등록된 일본군 ‘위안부’ 피해 신고자 234명 가운데 생존자는 이제 63명뿐이다. 그나마 남아 있는 분들도 고령으로 인한 각종 질병과 일본군 ‘위안부’ 생활로 인한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다. 피해자들의 평균 나이 86세. 그들 중 3/4이 돌보는 가족 없이 혼자 지내고 있으며 60% 이상이 주위 사람의 부축 없이는 거동조차 힘든 상태다. 우리가 그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야 하는, 그들의 목소리에 함께 힘을 실어야 하는, 간절하고도 강력한 이유다. 오늘도 역사의 한 페이지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에게는 1천 회 수요시위에 쏟았던 관심을 함부로 놓아버리지 말고, 할머니들의 소원이 이루어지는 그날까지 가져가야만 하는 의무가 있다. 앞으로 시간이 더 흐른다면 일본 정부는 지난날의 과오를 씻고 잘못을 사죄해야 할 대상을 모두 잃게 될지도 모른다. 그것은 또 다른 범죄이자 비극을 저지르는 일이다. 일본 정부가 일본 국민 앞에 당당하게 설 수 있으려면, 세계평화를 선도하는 나라로 제 몫을 할 수 있으려면, 그리고 무엇보다 인간과 역사에 대한 예의를 다하려면, 지금이라도 하루빨리 행동에 나서길 바란다. 과거에 눈을 감는다면, 현재도 미래도 볼 수 없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할 때이다. “제1천 회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정기 수요시위에 함께한 이들의 목소리” #연극 ‘버자이너 모놀로그’ 팀 올해로 한국 초연 10주년을 맞는 연극 ‘버자이너 모놀로그’의 출연 배우들은 이날 직접 무대에 올라 극중 ‘말하라’ 독백을 낭독하며 참가자들의 마음을 숙연하게 만들었다. 여성의 성(性)에 대한 신랄하고도 유쾌한 이야기를 다룬 연극 ‘버자이너 모놀로그’는 매 공연마다 한국 사회의 현실과 문제를 반영한 연출을 선보이며 관객들의 공감을 이끌어내왔는데, 이번 10주년 공연에서는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들에 대한 모놀로그를 통해 사회에 강력한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 여덟 번째 독백으로 삽입된 ‘말하라’는 원작자인 이브 앤슬러가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를 직접 만난 뒤 보고 들은 얘기를 한 편의 시로 만든 것으로, 당시의 혹독한 현장을 담담하지만 강한 문체로 묘사한다. ‘위안부’ 시절의 모습을 생생하게 표현한 ‘말하라’가 흘러나오는 동안 현장에 있던 할머니들은 애써 참아왔던 눈물을 쏟아내며 보는 이들의 마음을 안타깝게 했고, 사회를 맡은 권해효는 “가슴이 먹먹해진다”라고 했다. 더불어 제작사는 연극의 수익금 일부를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들의 터전인 ‘나눔의 집’에 기부할 것을 약속하기도 했다. “공연을 하면서 ‘말하라’ 모놀로그를 통해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들에 대해 많이 생각하게 됐어요. 마침 천 번째 수요시위가 열린다는 소식을 듣고 저희 모두 반드시 참석해야 된다는 사명감 같은 걸 느꼈어요. ‘말하라’는 연습 때나 공연 때 수십 번도 넘게 했던 독백인데, 직접 이 무대에서 하려니 다른 때와는 무척이나 느낌이 달라서 마음을 다잡으며 읽느라 힘들었어요. 사실 공연 때는 너무 격정적으로 읽으면 관객들이 받아들이는 데 힘들어하실 수도 있기 때문에 감정을 순화시키는 편이거든요. 그런데 막상 앞에 할머니들이 앉아 계시니 단어 하나하나가 더 절절하게 느껴지고 가슴이 찢어지는 것만 같아서 힘겹게 읽었네요. 앞으로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관해 우리 배우들도 더 많이 애써야겠다는 다짐과 함께, 단순히 연기로만 끝낼 것이 아니라 계속 가슴에 새기고 가야 할 문제라는 생각을 했어요. 책임감과 의무감을 갖고 공연해야 될 것 같아요. 그리고 어린 나이에 정신적·육체적 고통을 감내해야 했고 또 평생을 그 상처 속에 살아야만 했던 그분들을 위해서, 그리고 어디선가 또다시 자행될 수도 있는 이러한 폭력을 방지하기 위해서라도 일본군 ‘위안부’ 문제가 조속히 해결됐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 전곡고등학교 2학년 임수진·홍다솔·김솔 1천 회를 맞은 수요시위에는 사회적 관심을 반영하듯 각계 인사들은 물론 시민들과 학생들이 모여 인산인해를 이뤘다. 특히 교복을 입은 학생들이 다수 참여해 희망을 확인하게 했다. 학생들은 시위 내내 일본 정부에 대한 규탄의 내용과 할머니들에 대한 응원의 메시지를 담은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쳤다. 학생들 중에는 현장 자원봉사를 지원해 참여한 이들도 있었고, 역사 수업의 일환으로 같은 반 친구들이 단체로 찾기도 했다. “매주 수요시위가 열린다는 것은 알고 있었는데, 얼마 전 뉴스를 보다가 이번이 1천 회라는 것을 듣고 의미 있는 자리라 생각해서 찾아오게 됐어요. 직접 현장에 와본 건 처음이에요. 참여해보니 마음이 뭐라 표현할 수 없을 만큼 이상하고 미묘해요. 할머니들을 뵈니 반갑기도 하고, 이렇게 함께하는 사람들이 많아서 무척 다행이란 생각도 들어요. 하지만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외치는데 꼭꼭 문 닫아 걸고선 아무 말도, 아무것도 하지 않는 일본 정부가 야속하게 느껴져요. 할머니들의 요구를 꼭 들어줬으면 좋겠어요. 사실 학교 수업시간에는 일제강점기 내용을 배울 때 강제징용이나 위안부에 관한 이야기가 짧게 한두 줄 정도만 나오기 때문에 정확하게 어떤 일들이 있었는지, 어떤 피해를 겪었는지 잘 몰라요. 더 자세히 확실히 배울 수 있는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할머니들이 아까 우리 같은 어린 학생들이 많이 와서 정말 고맙고 힘이 된다고 하셨는데, 저희도 할머니들이 일본으로부터 정당한 사과와 보상을 받으실 수 있도록 계속 힘을 드리고 싶어요. 이제 방학이 얼마 남지 않았는데, 20년 동안이나 일본이 모른 척했으니 그 사이에 이 문제가 해결되지는 않겠죠. 방학하고 나면 또 다른 친구들을 더 모아서 이 현장에 다시 나올 거예요.” # 일본인 시민사회단체 회원들 수요시위 1천 회를 맞아 세계 각지에서는 다양한 연대 행동이 열리고 있다. 하루 전날인 12월 13일에는 뉴욕 쿠퍼버그 홀로코스트센터에서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과 홀로코스트 피해자들이 만나는 행사가 열렸고, 14일 일본 정부부처가 집결되어 있는 가스마가세키의 외무성 건물 주변에서는 일본 시민들이 서로 손을 잡은 채 ‘외무성을 인간 사슬로 포위하자’라는 연대집회를 가졌다. 이렇듯 서울 수요시위 현장에서도 많은 외국인들이 참여해 일본 정부의 조속한 문제 해결을 촉구했는데, 특히 일본의 책임에 공감하는 일본인 시민사회단체 회원들이 눈에 띄었다. “저희는 일본 아이치 현 나고야에서 ‘아이치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모임’이라는 단체를 만들어 활동하고 있어요. 오늘 이 시위에 함께하고자 회원들과 함께 어제 한국에 왔어요. 이 플래카드는 회원들 한 명 한 명이 할머니들을 응원하고 일본 정부의 행동을 요구하는 메시지를 마음을 담아 직접 손으로 쓴 천 조각들을 모아 만든 거예요. 직접 이 자리에 와보니 가장 인상 깊은 점은 무엇보다 학생들과 젊은 사람들이 많다는 거예요. 참 대단하네요. 그들이 귀여운 목소리로 ‘할머니, 힘내세요’라고 말하는 모습을 보니 기쁜 마음이 들어요. 저는 20년쯤 전에 아시아여성회의에서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처음 접하게 됐어요. 굉장한 쇼크였죠. 이 문제는 한국인들뿐만이 아니라 일본인들도 함께 고민하고 행동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일본은 과거의 행동에 대해 명확하게 사죄하고 책임져야 하고요. 일본이 사과하지 않는다면 앞으로의 발전도 없을 거예요.” “저희(야만바·나쓰미)는 직업이 아티스트이기 때문에 어떤 단어나 말보다는 그림으로 표현하고 힘을 보태려고 해요. 규슈 유후인에 살고 있는데 몇 년 전에 ‘위안부’ 문제를 알게 되면서, 관심을 갖고 공부하게 됐어요. 오늘이 시위 천 번째 날이라고 하는데 저희가 할머니들에게 조금이라도 희망을 주고 싶어요. 이 무궁화 그림은 ‘상처 위에 핀 꽃’이라는 내용이에요. 부디 빨리 이 문제가 해결되고 양국이 서로 도와가며 잘 살 수 있게 되길 바라요.” <■글 / 이연우 기자 ■사진 / 박동민 ■자료 제공 /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www.womenandwar.net)>
5년 만에 부활한 명품 음악 프로그램 ‘수요예술무대’ 한봉근 PD
5년 만에 부활한 명품 음악 프로그램 ‘수요예술무대’ 한봉근 PD
2011. 03. 04 15:55 연예
ㆍ“양질의 공연을 기다리는 음악 팬들을 위한 무대가 하나쯤은 있어야죠” 2005년 많은 이들의 아쉬움 속에 막을 내렸던 MBC-TV ‘수요예술무대’가 시청자 곁으로 돌아왔다. 낯설지만 감미로운 음악으로 수요일 밤을 잠 못 들게 했던 수요예술무대의 귀환이 더욱 의미 있는 이유는 프로그램의 역사라 할 수 있는 한봉근 PD가 다시 연출을 맡았기 때문이다. 잘 빚은 양질의 라이브 공연으로 음악 팬들의 오랜 목마름을 채워주고 있는 한봉근 PD를 만났다. 13년, 그리고 다시 시작 MC만 빼고 그대로다. 13년 동안 ‘수요예술무대’의 시작과 끝을 함께한 한봉근 PD가 다시 연출을 맡았고 음향감독과 무대감독, 조명감독, 작가 등 10년 이상 함께한 원년 멤버들이 다시 뭉쳤다. ‘수요예술무대’의 얼굴이었던 김광민, 이현우 콤비에 이어 MC를 맡은 이루마, 바비킴도 왠지 저절로 그림이 그려진다. 머리가 핑핑 돌 정도로 정신없이 흘러가는 한국 가요계에 변한 듯 변하지 않은 모습으로 돌아온 ‘수요예술무대’가 반갑지 않을 수 없다. “‘수요예술무대’ 하면 김광민과 이현우씨를 제일 먼저 떠올리는 분들이 많으실 거예요. MC까지 그대로이면 재방송인 줄 아실까봐 새로운 얼굴을 찾았어요(웃음). 바비킴과 이루마씨는 ‘수요예술무대’를 통해 데뷔를 하고 아티스트로 성장한 ‘수요예술무대 장학생’들이에요.두 사람을 보고 묘하게 김광민, 이현우씨를 떠올리는 분들이 많으시더라고요.” 공연무대가 척박했던 시절, ‘수요예술무대’는 고집스럽게 음악성을 추구하며 대중문화의 필터 역할을 해왔다. 100% 라이브라는 원칙 아래 박정현과 김동률, 자우림, 클래지콰이 등 장르를 불문한 실력파 가수들이 성장하는 무대가 되었고 케니 G와 사라 브라이트만, 허비 행콕, 바비 맥퍼린 등 좀처럼 보기 힘든 수많은 해외 아티스트들을 만나는 통로가 되어주기도 했다. 늦은 밤 낯설지만 감미로운 음악을 들려주며 사랑을 듬뿍 받았던 ‘수요예술무대’가 폐지되었을 때 음악 팬들의 아쉬움은 이루 말할 수가 없었다. 5년 만의 부활은 MBC플러스미디어 안현덕 대표의 제안으로 시작됐다. “안식년을 맞아 1년 동안 가족들이 있는 호주 멜버른에 있었어요. 작년 8월에 광화문에서 열렸던 광복음악회 객원 연출을 맡아 잠깐 한국에 들어왔는데 안현덕 대표와 술 한 잔 하며 이런저런 얘기를 하다 마니아들을 위한 음악 프로그램을 만들어보자는 얘기가 나왔어요. 그렇다면 ‘수요예술무대’를 부활시키자고 뜻을 모으게 된 거예요.” 13년 동안 동고동락했던 원년 멤버들도 속속들이 참여 의사를 보내왔고 신속히 전열을 갖춘 ‘수요예술무대’는 지난해 10월 MBC에브리원 채널에서 5년 만에 전파를 탔다. ‘수요예술무대’가 부활한다는 소식에 일본의 뉴에이지 피아니스트 유키 구라모토가 출연을 자청했을 정도다. 이루마와 유키 구라모토의 협연으로 첫 방송의 포문을 연 뒤 약 4개월 동안 최연소 쇼팽 피아노 콩쿠르 우승자 윤디 리, ‘샹송의 여왕’ 파트리샤 카스, 세계적인 피아니스트 랑랑 등 쟁쟁한 해외 아티스트들이 ‘수요예술무대’를 다녀갔다. “그동안 가장 안타까웠던 게 다양한 장르를 소화할 만한 음악 프로그램이 없다는 것이었어요. 음악시장 자체가 너무 한쪽으로 편중되어 있다 보니 해외 아티스트들이 한국에 와도 그들을 출연시킬 만한 프로그램이 없는 거죠. 분명 그들을 보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있을 텐데 비싼 티켓을 사서 공연장에 갈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잖아요. 방송을 통하면 더 많은 사람이 볼 수 있는데 출연할 프로그램이 없어 공연 한 번 하고 그냥 돌아가는 현실이 무척 안타깝더라고요. 다시 무대를 만들 수 있게 됐으니 더 열심히 뛰어야죠.” 100% 라이브, 원칙과 고집 그대로 5년 만에 돌아온 그가 가장 크게 변화를 절감한 것은 바로 달라진 제작환경이다. 한쪽으로만 치중되어 있는 음악시장은 말할 것도 없고 음반시장이 사양길에 접어들며 해외 음반을 수입하던 메이저 음반회사들이 상당수 문을 닫았다. 한국을 찾는 해외 아티스트들이 자연스럽게 줄어들었고 국내 제작자들마저 수익 창출에 유리한 아이돌 그룹 위주로 돌아서 무대에 소개할 만한 신인들도 찾기 힘들어졌다. 상대적으로 매체 경쟁력이 약한 케이블 채널에서 방송된다는 것도 한계로 작용하고 있다. “예전만큼 섭외가 쉽지 않아요. 한국을 찾는 해외 뮤지션도 많이 줄어들었고 실력파 신인들도 찾기가 힘들어요. 시청자들이 ‘수요예술무대’에 가지고 있는 기대치에 부응해야 하는데 요즘은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에요.” 생각해보면 13년간 600회 가까이 ‘수요예술무대’를 연출해오며 마음 편히 무대를 만들었던 때가 한 번도 없었다. 심야시간 방송, 낮은 시청률, 고무줄 편성으로 네 차례나 요일을 옮겨 다녔고 개편 때마다 프로그램이 없어진다는 얘기가 파다했다. 그 긴 세월을 장수할 수 있었던 건 음악적 내공을 바탕으로 한 ‘수요예술무대’만이 가진 독창적이고 뚜렷한 색깔 때문이었다. “‘수요예술무대’가 5년 만에 기존에 가지고 있는 포맷을 유지한 채 부활할 수 있었던 건 항상 동시대 음악에 대해 예민하게 레이더를 세우고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수요예술무대’는 지나간 음악을 리플레이하는 프로그램이 아니에요. 대중에 맞게 혹은 대중보다 한 발 앞서 다양한 음악을 소개하고 보여주는 역할을 해왔어요. 그것이 저희 프로그램의 본질이라고 생각해요.” 젠틀하고 온화한 성격으로 지인들로부터 ‘선비’라 불리는 그이지만 프로그램 제작에 대한 원칙과 욕심은 꺾을 사람이 없다. 특히 100% 라이브라는 원칙은 지금까지, 그리고 앞으로도 깨지지 않을 ‘수요예술무대’의 정체성이다. 한국을 방문했던 머라이어 캐리가 립싱크를 고집하자 과감히 출연을 취소시켰던 일은 지금까지 회자되는 에피소드다. “그때 회사에서 이사회까지 열렸어요(웃음). 그래도 머라이어 캐리인데 출연시켜야 하지 않겠느냐고요. 당시에는 말이 많았지만 나중에는 프로그램을 위해 옳은 선택이었다고 수긍을 했죠. 콧대 높은 해외 뮤지션들과 작업하기 힘들었을 거라고 생각하는데 대부분의 뮤지션들이 아주 열심히, 정중하게 공연을 하고 갔어요. 만족스럽게 공연을 마치고 다음 출연까지 미리 약속한 뮤지션도 있었고요.” 기타리스트 게리 무어 추모 특집 리허설 현장. 김태원, 신대철, 이현석, 김세황, 봄 여름 가을 겨울, 남궁연 등 국내 정상의 뮤지션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스티비 원더, 본 조비, 요요마, 척 멘지오니 등 쟁쟁한 해외 뮤지션들의 몸값은 얼마였을까? 지금까지 ‘수요예술무대’에 출연한 해외 뮤지션들의 출연료는 모두 0원이다. 처음 섭외할 때 출연료는 주지 않는다는 조건을 명시한다. 대신 그들이 원하는 무대를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해 노력한다. 퀄리티 높은 무대에 만족한 뮤지션들은 다음 출연까지 미리 약속하고 떠날 정도다. “비싼 공연료를 받는 해외 뮤지션들에게 출연료를 주는 것보다 국내 열악한 환경에서 음악 하는 뮤지션들에게 출연료를 많이 주자는 게 저의 신조예요. 실력 있는 신인들을 발굴해 성정시키는 것도 우리 프로그램이 해야 할 중요한 역할인데 요즘은 그럴 기회가 없어 아쉬워요.” 보다 다양한 음악 들려주고파 인터뷰를 한 날은 지난달 갑작스럽게 사망한 전설의 기타리스트 게리 무어의 추모 특집 방송 녹화가 있던 날이었다. ‘부활’의 김태원을 필두로 신대철, 이현석, 김세황, 김종진까지 국내 최고의 기타리스트 5명이 ‘Parisienne Walkways’, ‘Still Got the Blues’ 등 게리 무어의 주옥같은 명곡을 연주했다. 좀처럼 모이기 힘든 뮤지션들을 한자리에 불러모은 건 역시 한봉근 PD의 힘이었다. 13년을 하루같이 좋은 무대를 만들기 위해 노력한 그의 곁에는 전화 한 통화면 한걸음에 달려올 음악 친구들이 남았다. “저만큼 한 프로그램을 혼자서 오랫동안 연출한 PD도 없을 거예요. 1987년 MBC에 입사해서 1992년부터 2005년까지 수요예술무대를 만들며 정말 정신없이 살았어요. 힘들게 방송을 끝내고 뒤돌아서면 또다시 시작이었죠. 13년 동안 출연자들 스케줄에 맞춰 살았던 것 같아요. ‘수요예술무대’를 만들며 한 번도 느긋하게 시간을 지내본 적이 없지만 음악을 좋아했고 음악 하는 사람들을 좋아했으니 운이 좋았다고 생각해요. 그동안 좋은 음악을 엄선해 방송에서 들려주려고 노력해왔고 앞으로도 지금까지 그랬던 것처럼 음악적 본질에 충실한 프로그램을 만들고 싶어요.” 한봉근 PD의 소원은 ‘수요예술무대’를 오랫동안 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지상파 MBC로의 복귀도 노력 중이다. 이제까지 하지 않았던 파격적이고 실험적인 시도도 해보고 싶다. 들뜬 그의 얼굴에는 다시 출발선에 선 설렘이 가득하다. 그의 열정이 계속되는 한 음악 팬들의 잠 못 드는 수요일 밤도 계속될 것이다. <■글 / 노정연 기자 ■사진 / 이성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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