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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총 2,227 건 검색)

법 바뀌지 않는 한…법 바깥인 ‘장애인 이동권 싸움’
법 바뀌지 않는 한…법 바깥인 ‘장애인 이동권 싸움
2025. 03. 18 20:06사회
... 포체투지 투쟁을 지금도 매일같이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법이 바뀌지 않는 한 장애인 이동권 싸움은 ‘불법’에 머무를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법원 1부(주심 이흥구 대법관)는 집회 및...
트럼프 25% 관세 유예에도 ‘한숨’···‘미·중 고래 싸움’에 끼인 캐나다
트럼프 25% 관세 유예에도 ‘한숨’···‘미·중 고래 싸움’에 끼인 캐나다
2025. 03. 09 16:06국제
8일(현지시간) 캐나다 온타리오주 윈저앰배서더 다리에서 트럭들이 미국-캐나다 국경을 넘을 준비를 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중국이 캐나다산 일부 농산물에 ‘최고 100% 추가 관세 적용’을 발표하면서 최근...
트럼프발 관세 위기
돌아온 ‘원년 막내’ 김청…윤다훈과 자리 싸움?
2025. 03. 05 20:49문화
KBS2 ‘박원숙의 같이 삽시다’ 옛 친구를 다시 만나는 건 반갑고 애틋한 일이다. KBS 2TV에서 6일 방송되는 <박원숙의 같이 삽시다>에는 프로그램의 원년 멤버였던 배우 김청이 3년 만에 깜짝 출연을...
여야, 이번엔 ‘상법 개정안’ 충돌…조기 대선 의식해 기싸움
여야, 이번엔 ‘상법 개정안’ 충돌…조기 대선 의식해 기싸움
2025. 02. 25 21:22정치
... 행사를 건의했다. 여야가 조기 대선을 대비해 상속세 완화에 이어 상법 개정안을 두고 ‘정책 기싸움’ 2라운드를 벌이는 모양새다. 진성준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스포츠경향(총 1,781 건 검색)

‘삼천리 집안싸움’ 승자는 박보겸…고지우 2위·유현조 4위
‘삼천리 집안싸움’ 승자는 박보겸…고지우 2위·유현조 4위
2025. 03. 17 04:50 스포츠종합
박보겸이 16일 태국 푸켓의 블루캐니언CC에서 열린 2025 KLPGA 투어 시즌 개막전 블루캐니언 레이디스 챔피언십 최종라운드 4번홀에서 드라이버샷을 날리고 있다. KLPGA 제공 FR 공동선두로 출발한 유현조 1타차까지 맹추격해온 고지우 “쫓기는줄 모르다 17번홀서 파 역시 우승 쉽지않더라” 5개월만에 V…통산 3승 박보겸(27)이 ‘푸켓의 여왕’에 오르며 2025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시즌 첫 우승을 거뒀다. 박보겸은 16일 태국 푸켓의 블루캐니언CC(파72·6550야드)에서 열린 KLPGA 투어 시즌 개막전 블루캐니언 레이디스 챔피언십(총상금 80만 달러) 최종라운드에서 2언더파 70타(버디 4개, 보기 2개)를 치고 합계 16언더파 272타를 기록, 이날만 7타를 줄이며 맹렬히 추격한 고지우를 1타 차로 제치고 트로피와 상금 14만 4000 달러(약 2억 900만원)를 거머쥐었다. 드림투어(2부)에서 3년을 보낸 뒤 2021년부터 정규투어(1부)에서 뛴 박보겸은 2023년 교촌 레이디스 오픈(5월), 2024년 상상인 한경와우넷 오픈(10월) 우승에 이어 5개월 만에 통산 3번째 우승을 거머쥐었다. 정규투어 승격후 2년 연속 시드를 지키지 못하고 시드순위전으로 밀려났다가 카드를 되찾는 힘든 시간을 보냈으나 첫 우승 이후 3년 연속 우승을 달성하며 성공궤도에 올랐다. 삼천리 골프단 소속 후배 유현조와 함께 2위 그룹에 4타 앞선 공동선두로 출발한 박보겸은 1번홀(파4)에서 1m 버디를 낚으며 선두로 나선 뒤 9번홀까지 버디 2개, 보기 1개를 기록해 이때까지 2타를 잃은 유현조에 3타 차로 앞서갔다. 이후 11번홀(파5) 보기를 12번홀(파4) 버디로 만회한 박보겸은 1998년 유럽투어 조니 워커 클래식에서 타이거 우즈(미국)가 우승할 당시 원 온에 성공해 ‘타이거 홀’로 유명해진 13번홀(파4)에서 세컨샷을 홀 30㎝ 옆에 붙여 버디를 낚고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마지막 고비인 아일랜드 그린의 14번홀(파3)마저 무난히 파로 마치며 3타차 간격을 지키던 박보겸은 이후 고지우가 17, 18번홀에서 연속 버디를 낚으며 턱밑까지 따라붙었으나 18번홀(파4)을 무난히 파로 막고 승리를 지켰다. 지난 겨울 미국 하와이와 캘리포니아 지역에서 훈련하며 이전의 페이드 구질에서 드로 구질로 샷을 바꾼 박보겸은 우승직후 “개막전부터 우승할 수 있어서 감사하다. 작년 우승할 때부터 준비했던 게 전지훈련 때도 잘 이루어졌고 그게 틀리지 않았다는 걸 나 자신에게 한 번 더 증명하는 대회였다”며 “올 시즌을 이렇게 잘 시작한 만큼 끝까지 잘 마무리할 것 같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11번홀 보기 이후 12번홀에서도 티샷을 러프에 보냈으나 세컨샷과 퍼트가 잘 돼 버디를 잡으며 마음이 편해졌다”는 그는 “리더보드를 보지 못해 1타차로 쫓기는 줄 모르고 17번홀(파3) 벙커샷을 파로 막았는데, 우승이 쉽지만은 않다는 걸 오늘 또 한 번 느꼈다”고 말했다. 이어 “매년 1승 이상 하자는 목표를 개막전에서 이뤘으니 이제 또 하나의 1승을 위해 차근차근 열심히 가야겠다”고 다짐했다. 첫날 7언더파 65타로 세계 14위 야마시타 미유(일본)와 공동선두로 출발했던 ‘버디폭격기’ 고지우는 2라운드에 3타를 잃었던 부진을 딛고 이날도 7타를 줄이며 준우승을 차지해 올시즌 좋은 활약을 예고했다. 이날 4타를 줄인 이가영이 단독 3위(13언더파 275타)에 올랐고, 2타를 잃은 유현조는 4위(12언더파 276타)로 밀려났다. 첫날 공동선두로 출발한 세계 14위 야마시타 미유는 최종일 1타를 잃고 공동 11위(9언더파 279타)로 마쳤다.
‘대운을 잡아라’ 손창민 VS 선우재덕 VS 박상면, 숨 막히는 머니 싸움 서막 알리는 3인 포스터
‘대운을 잡아라’ 손창민 VS 선우재덕 VS 박상면, 숨 막히는 머니 싸움 서막 알리는 3인 포스터
2025. 03. 14 17:54 연예
KBS ‘대운을 잡아라’가 손창민, 선우재덕, 박상면의 숨 막히는 머니 싸움의 서막을 알리는 3인 포스터를 공개했다. 오는 4월 첫 방송을 앞둔 KBS1 새 일일드라마 ‘대운을 잡아라’(극본 손지혜 / 연출 박만영, 이해우 / 제작 몬스터 유니온, 박스미디어)는 돈 많은, 돈 없는, 돈 많고 싶은 세 친구와 그 가족들이 펼치는 짠내 나는 파란만장 성장기를 그린 드라마다. 배우 손창민, 선우재덕, 박상면은 극 중 의리 하나는 끝내줬던 ‘천하의 삼총사’ 한무철, 김대식, 최규태 역으로 각각 분한다. 빵 하나도 나눠 먹던 죽마고우였던 삼총사는 돈 때문에 갑을 관계에 놓이게 된다. ‘대운을 잡아라’는 돈과 얽힌 세 친구와 그 가족들의 성장기를 통해 남녀노소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로 감동과 웃음을 선사할 전망이다. 예비 시청자들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는 가운데 14일 ‘대운을 잡아라’ 측은 삼총사의 숨 막히는 머니 싸움의 시작을 알리는 3인 포스터를 공개했다. 손창민(한무철 역), 선우재덕(김대식 역), 박상면(최규태 역)은 강렬한 눈빛만으로 보는 이들을 압도한다. 정면을 응시하고 있는 손창민은 ‘돈 많은’ 무철의 의기양양함과 누구에게도 굽히지 않는 단호함을 표현했다. ‘돈 없는’ 대식 역을 맡은 선우재덕은 혼란스러움에 가득 찬 눈빛으로 돈을 향한 욕망을 드러낸다. 누군가의 눈치를 보고 있는 듯 미세하게 떨리는 그의 시선은 절망 속에서 흔들리는 인물의 내면을 사실적으로 그려냈다. 또한 ‘돈 많고 싶은’ 최규태로 변신한 박상면은 속내를 알 수 없는 표정과 날카로운 눈빛으로 팽팽한 긴장감을 선사한다. 일생일대 다시는 찾아오지 않을 ‘대운’을 눈앞에 둔 세 사람은 돈을 향한 서슬 퍼런 욕망을 내비치며 치열하면서도 코믹한 머니 싸움을 예고한다. 다채로운 스토리와 각양각색 캐릭터 플레이로 반전의 묘미를 선사할 이들의 치밀한 심리전은 평일 저녁 안방극장에 극강의 쾌감을 선사할 전망이다. 과연 대운을 잡을 머니 게임의 최후 승자는 누가 될 것인지 기대감을 고조시키고 있다. 감각적인 연출력을 인정받은 박만영 감독, 탄탄한 집필력을 자랑하는 손지혜 작가와 명배우들이 의기투합한 KBS1 새 일일드라마 ‘대운을 잡아라’는 ‘결혼하자 맹꽁아!’ 후속으로 오는 4월 첫 방송을 앞두고 있다.
봄배구 어드밴티지 걸렸는데…뜨뜻미지근한 2위 싸움 왜?
봄배구 어드밴티지 걸렸는데…뜨뜻미지근한 2위 싸움 왜?
2025. 03. 13 07:40 스포츠종합
현대건설 위파위와 정관장 부키리치(오른쪽) | KOVO 제공 여자부 현대건설·정관장 주축 외인들 부상에 주춤 남자부 3위 대한항공은 이탈선수 많아 하향곡선 일찌감치 정규리그 1위 팀이 확정된 가운데 ‘봄 배구’에서 홈 어드밴티지를 갖는 V리그 2위 경쟁이 맥 빠졌다. 여자배구는 2위 현대건설(승점 63점·20승14패)과 3위 정관장(승점 60점·22승12패)간 승점 차가 3점에 불과하다. 엎치락뒤치락 2위를 다투던 두 팀의 최근 페이스가 좋지 않다. 현대건설은 지난 9일 정관장과 맞대결 승리로 리드를 잡았다. 지난 2일 최하위 GS칼텍스에 패했던 현대건설은 정규리그 우승 확정 후 선수들의 페이스를 조절 중인 흥국생명에 이어 정관장까지 잡으며 반등했다. 그러나 앞서 2월 2승5패를 기록하는 등 시즌 내내 기복이 커 안심할 수 없다. 가파른 상승세로 하위권에서 치고 올라가 한때 선두 경쟁까지 노렸던 정관장도 상승세가 꺾였다. 지난 1일 흥국생명에 승리했지만 이후 2연패다. 2월말 하위권의 페퍼저축은행과 GS칼텍스를 연이어 만난 일정에서도 1승(2패)밖에 추가하지 못했다. 두 팀 모두 주축인 아시아쿼터 위파위 시통(현대건설), 외국인선수 반야 부키리치(정관장)가 부상으로 빠지면서 상승 동력을 얻지 못하고 있다. 대체 선수 없이 남은 시즌을 마무리한다는 계획도 같다. 현대건설은 지난달 7일 정관장과 원정경기 때 공격 후 착지 과정에서 무릎을 다친 위파위가 전방 십자인대 파열로 수술대에 올랐지만 교체 선수를 뽑지 않기로 했다. 플레이오프를 아시아쿼터 선수 없이 치르겠다는 큰 결정이다. 아시아쿼터 선수 중 수준급인 위파위만한 선수를 뽑기 어렵다는 판단 하에 동행을 이어가기로 했다. 현재 위파위의 재활을 돕고 있다. 정관장도 부키리치를 기다린다. 부키리치는 지난달 22일 GS 칼텍스전에서 왼쪽 발목 인대가 파열되는 부상을 당했다. 4~6주 재활이 필요한 상황에서 25일 시작하는 플레이오프에 맞춰 복귀를 기대하고 있다. 현대건설은 13일 홈 IBK기업은행, 18일 원정 페퍼저축은행전을 남겨두고 있다. 정관장은 안방에서 14일 페퍼저축은행, 19일 한국도로공사를 상대한다. 남자배구도 2위 경쟁이 미지근해졌다. 현재 2위 KB손해보험(승점 66점·23승11패)이 3위 대한항공(승점 61점·20승14패)에 승점 5점 차로 앞서 있는데, 대한항공이 3월 들어 3연패 하며 주도권을 내줬다. 부상자가 많다. KB손해보험은 지난 3일 삼성화재와 풀세트 접전 끝에 패해 9연승 행진에 마침표를 찍었지만 이후 현대캐피탈, OK저축은행을 차례로 꺾으면서 2위 싸움에서 우위를 점했다. 2경기씩을 남긴 두 팀은 18일 최종전에서 맞대결(경민대 체육관)을 남기고 있다. 승수에서 여유있게 앞선 KB손해보험이 14일 우리카드전에서 승리하면, 마지막 대한항공전 결과와 상관없이 2위를 확정지을 수 있다.
[스경X이슈]김수현 vs ‘가세연’, ‘故 김새론과 6년 열애설’에 진흙탕 싸움 시작되나
[스경X이슈]김수현 vs ‘가세연’, ‘故 김새론과 6년 열애설’에 진흙탕 싸움 시작되나
2025. 03. 11 08:36 연예
고 김새론과 6년 열애설에 휘말린 김수현, 사진제공|연합뉴스, 골드메달리스트 배우 김수현 측이 고 김새론과 6년 열애설에 ‘허위사실’이라며 법적 대응 카드를 내놓은 가운데, 이를 주장한 유튜브 채널 ‘가로세로연구소’(이하 가세연) 측이 또 한 번 맞불을 놨다. 고인을 두고 진흙탕 싸움이 시작되는 모양새다. ‘가세연’ 측은 10일 김수현 소속사 골드메달리스트 측이 고 김새론과 6년 열애설에 ‘법적대응할 것’이라 입장을 내놓자 “김새론 유가족에게 직접 받은 자료와 인터뷰로 방송한 거다. 유가족에게도 ‘법적 대응’ 드립을 할 것인가”라며 “아마 내일 중 미성년자 성문제 관련해서 누군가의 고발장이 들어갈 거다. 중학교 2학년 여학생과 열애를 했다고?”라고 바로 반박했다. 이어 “원빈도 갔던 김새론 장례식에 김수현 너는 왜 안 간 거냐? 인간이 기본 도리는 했어야지”라며 조롱하는 글도 덧붙였다. 고 김새론이 SNS에 올렸다가 삭제한 사진. ‘가세연’은 앞서 김수현이 28살이던 당시 15살인 고 김새론과 6년 열애를 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유족이라 주장하는 이들의 인터뷰를 빌려 ▲고 김새론과 김수현은 2015년부터 2021년까지 교제 ▲2019년 김수현이 소속사 골드메달리스트를 차릴 때 고 김새론이 함께 소속사를 옮겼고, 당시 연인 관계였던 김새론이 실무까지 무상으로 도움 ▲2022년 음주운전 교통사고를 낸 당시 소속사 측에서 고 김새론 대신 7억원을 배상했고 갚으란 말을 하지 않았으나 고인의 소속사 계약 만료 이후 2024년 7억원을 변제하라는 내용증명을 보냄 ▲이후 김수현은 연락이 되지 않았고 김새론의 번호가 기자들에게 유출됨 등을 주장했다. 이와 더불어 또 다른 연예 정보 유튜버인 이진호 등을 거론하며 이들때문에 김새론이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영상 공개 직후 여론은 들썩거렸다. 앞서 김수현과 고인이 볼을 맞댄 사진이 유출된 적이 있었기에 이들의 주장에 아예 신빙성이 없다고 할 수 없다며 중립을 지키는 이들이 늘어났다. 김새론 SNS 이에 골드메달리스트 측도 “‘가세연’이 유튜브 방송을 통해 김수현과 관련하여 주장한 내용은 명백한 허위사실이다. 당사와 김수현이 유튜버 이진호와 결탁하여 고 김새론을 괴롭혔다는 취지로 주장을 하면서, 고인이 15살부터 김수현과 연애했다는 주장, 고인의 음주운전 사고 당시 소속사 대처가 부당했다는 주장, 당사 소속 매니저가 이진호와 친분이 있다는 주장 등 당사와 김수현에게 악의적인 주장들을 많이 했으나 이는 도저히 묵과할 수 없는 허위사실로서 당사는 가세연 허위사실 유포에 대해 취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수준의 법적 대응을 검토할 예정”이라고 단호하게 선을 그었다. 이어 고인에 대한 비통한 심정을 느끼며 애도한다고도 덧붙였다. 이렇게 일단락되는 줄 알았지만 ‘가세연’ 측이 또 한 번 반박을 하면서 사건의 파장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또한 앞서 고인의 아버지가 한 매체를 통해 유튜버 이진호와 일부 언론에 대한 분노, 실망감 등을 인터뷰로 전한 바 있어 고인의 죽음 뒤에 가려진 진실이 대체 무엇인지 많은 이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편 고 김새론은 지난 2월 16일에는 배우 김새론이 자택에서 사망한 채 발견됐다. 김새론과 만나기로 약속한 친구가 고인의 집에 방문했다가 발견, 경찰에 신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외부 침입 흔적 등 범죄 혐의점이 없고 유서 등도 발견되지 않았다”라며 단순 변사 사건으로 종결했다. 김새론은 생전 음주운전 사고로 인한 경제적 어려움을 겪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새론은 2001년 유아 잡지 모델로 데뷔해 2010년 개봉한 영화 ‘아저씨’에서 열연을 보여주며 이름을 알렸다. 이후 영화 ‘이웃사람’, 드라마 ‘마녀보감’, ‘연애플레이리스트 시즌4’, ‘우수무당 가두심’ 등에 출연했다. 김새론은 지난 2022년 5월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서 음주운전을 하다 가드레일과 가로수, 변압기를 3번 이상 들이받는 사고를 냈다. 당시 김새론의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 취소 수준(0.08%)을 훨씬 웃도는 0.2%였던 것으로 조사됐다. 김새론은 도로교통법 위반 혐의로 입건돼 재판에 섰으며 벌금 2000만원을 선고받았다. 이 사건으로 김새론은 출연 예정이던 SBS 드라마 ‘트롤리’에서 하차했으며 넷플릭스 드라마 ‘사냥개들’에서 편집됐다. 고인의 유작은 영화 ‘기타맨’으로 개봉을 기다리고 있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같은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109 또는 SNS상담 마들랜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스경X이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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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명 대 반명의 조기대선 예상…“중도를 내 품에” 샅바 싸움
친명 대 반명의 조기대선 예상…“중도를 내 품에” 샅바 싸움(2025. 03. 10 06:00)
2025. 03. 10 06:00 정치
이 기사는 3.8 윤석열 대통령 구속취소 전 상황에 쓰여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3월 중순으로 예정된 헌재 심판 결론이 달라질 가능성은 거의 없다는 것이 법조계 전문가들 다수의 전망이다. 탄핵 인용 후 파면이다. 파면 후엔 60일이내 대선을 치러야 한다. 벌써부터 여의도에는 여·야 유력주자들의 비공식 대선캠프들이 속속 만들어 지고 있다. 헌재 결론이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여·야 유력주자들 측은 말을 아끼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과 정치평론가들이 주장하는 조기 대선 전략은 무엇일까. 탄핵 이후 두동강 난 한국사회 분열을 어떻게 해소할 수 있을까. 주간경향이 물어보았다. <편집자 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지난 2월 28일 서울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회동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지난 3월 3일 국회 본관 224호. 창당 1주년을 맞은 조국혁신당의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아무래도 쏠리는 질문은 탄핵 이후 열릴 조기 대선에서 조국혁신당의 역할이다. 김선민 당 대표 권한대행이 입을 열었다. “내란 세력을 제외한 모든 민주진보세력이 함께 연대해 압도적 승리를 이뤄내야 한다. 지금 구체적인 일정에 대해 말씀드릴 수 없다는 것을 이해해 달라. 지금은 헌재 선고가 막바지를 달리고 있어서 그 점에 대해서 우리는 총력을 다하고 있다. 하지만 동시에 준비하고 있다. 지난 1년, 조국혁신당은 정권 심판의 쇄빙선 역할을 해왔다. 앞으로 열리는 마당에서는 정권 교체의 쇄빙선이 될 것이다. 대선 이후에는 사회 대개혁의 예인선이 될 것이다.” “대선후보를 낼 것인지, 후보를 낸다면 완주할 것인지” 질문에 대한 답변이다. 쇄빙선과 예인선. 문학적 표현이다. ‘어떻게’라는 질문에 대한 답이 아니다. 이튿날 오전, 김선민 권한대행은 다시 긴급 기자회견을 열었다. 야권과 시민사회의 모든 대선후보가 참여하는 완전국민경선제(오픈프라이머리)를 꺼냈다. ‘새로운 다수연합’의 플랫폼에서 당을 초월해 각 당의 모든 대선주자가 참여해 1차 컷오프와 2차 경선, 3차 결선투표로 진행해 후보를 선출하자는 것이다. 실현된다면 대한민국 대선 역사에서 최초의 사건이다. 관건은 이 제안을 민주당이 받을지 여부다. 김부겸 전 총리 등 더불어민주당 내 비명 주자는 찬성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혔지만, 유력주자인 이재명 당대표 측의 반응은 아직 없다. “지금은 내란 종식이 우선이기 때문에 헌재 심판이 나온 뒤에야 입장 표명이 가능할 것”이라는 게 정치평론가들의 관측이다. 봇물 터진 조기 대선 논의 민주당 침묵 까닭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정작 기자의 시선을 끌었던 것은 당 회의실 창가에 걸려 있던 초상화다. 권한대행 자리를 기준으로 차례대로 김대중·노무현·문재인 전 대통령의 사진이 걸려 있다. 그러니까 조국혁신당의 정체성은 김대중·노무현·문재인의 뜻을 잇는 정당이라는 의미다. 그렇다면 민주당과의 차이는 무엇일까. “조국 전 대표의 제안으로 걸었다. 원래 다른 우리 현대사의 중요한 역사적 인물 초상화를 더 걸려고 했지만, 조 전 대표가 영어의 몸이 된 바람에….” 이날 기자간담회를 마친 뒤 만난 황현선 조국혁신당 사무총장의 말이다. 이미 민주당을 포함한 야 5당은 ‘내란 종식 원탁회의’라는 논의 테이블을 만들었다. 황 총장에 따르면 탄핵 인용 이후에는 어떻게 할 것인지 논의는 진척되지 않고 있다. “현재 5차 회의까지 진행했지만, 민주당 측 공식 입장은 탄핵 전까지는 뭘 결정하지 말자는 것이다. 그런데 막상 탄핵이 인용되면 그때부터는 60일 이내 대선 국면인데 각 당이 경선에 들어가면 사실상 논의 진행이 어렵기 때문에 좀더 속도를 내야 한다는 것이 우리 입장이다.” 2월 초 정치권 주변에는 이런 ‘소문’이 돌았다. 이재명 대표의 선거법 위반 항소심 선고가 3월 중 나오면(실제 이 대표의 2심 선고일은 그 후 3월 26일로 결정 났다), 선거법 선고의 원칙이 ‘6·3·3’, 즉 1심은 6개월, 2심·3심은 3개월 ‘이내’에 하게 돼 있어서 여차하면 탄핵심판 인용 뒤 치러지는 조기 대선일 근처에 최종심 선고가 잡힐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최악의 경우 민주당 후보 선출 후 3심 유죄 선고로 ‘민주당 후보 없이’ 대선을 치르게 되는 어이없는 상황이 될 수 도 있다는 것이다. 그 경우를 대비해 조국혁신당이 현재 민주당 주변에서 거론되는 ‘유력 대선주자’를 영입해 안전판으로 후보를 세워야 한다는 주장이다. 당시 이 소문 속 유력주자는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였다. 그러나 2월 7일 김 전 지사가 민주당에 복당하면서 이 소문은 사그라들었다. 다른 유력 주자가 없는 건 아니다. 한 야권 인사는 3월 5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김부겸 전 총리가 오픈프라이머리에 화답하면서 조국혁신당 쪽 후보로 나오는 것도 생각하는 듯하지만, 조국혁신당이 소극적인 태도를 보인 것으로 안다”라고 밝혔다. 황현선 사무총장은 “민주당 유력주자의 조국혁신당 출마설은 가정에 가정을 더한 것이라 별로 언급할 가치가 없다”라며 “예를 들어 지도부가 전략적 고려를 통해 받아들이더라도 당원들이 받아들이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사실 조국혁신당의 제안대로 오픈프라이머리가 치러진다면 한 정당, 예컨대 민주당에서도 복수의 대선주자 출마가 가능하므로 당적은 중요하지 않을 수 있다. 조국혁신당이 창당 1주년을 맞은 3월 3일 김선민 조국혁신당 대표 권한대행이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한수빈 기자 국회 앞 민주당사 1층 입구 로비엔 두 대통령의 흉상이 세워져 있다. 입구에서 안쪽이 김대중 전 대통령이고, 바깥쪽이 노무현 전 대통령이다. 과거 기자실로 사용됐던 2층 당원존에 올라가는 계단 벽면엔 1955년 창당된 민주당의 주요 인사들, 장면·신익희부터 역대 민주당계 정치인들의 사진이 쭉 걸려 있다. 현재의 더불어민주당이 역사 속 민주당계 정당에 뿌리를 두고 있다는 뜻이 된다. 그런데 국민의힘도 마찬가지다. 여의도 민주당사에서 약 200m 떨어진 국민의힘 당사 회의실엔 이승만·박정희와 함께 민주당계 출신인 김영삼 전 대통령의 사진이 걸려 있다. 국민의힘은 자신의 뿌리를 1990년 민정·공화·통일민주당의 3당 합당에 두고 있지만, 1980년대 집권당이었던 민정당의 두 대통령(전두환·노태우)은 당의 뿌리로 인정하지 않는다(자신들이 배출한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의 사진을 걸어두지 않는 이유에 대해 국민의힘 당 사무처 측은 “아직 살아 있는 대통령의 사진은 걸지 않는 것이 관례”라고 답했다). 그렇다면 지금의 국회 원내 3당은 모두 민주당계 정당을 자신의 뿌리로 두는 정당이 되는 셈이다. 이재명 “진보 아닌 중도보수” 발언의 파장 이재명 대표의 “민주당이 중도보수 정권으로 오른쪽을 맡아야 한다. 우리는 진보가 아니다”(2월 18일 유튜브 방송 ‘새날’ 출연에서 발언) 논란은 중도층 민심을 잡기 위한 대선용 포지셔닝이라는 평가를 넘어 민주당 정체성 논란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광재 전 국회 사무총장은 주간경향과의 인터뷰에서 “진보의 가치를 버릴 수는 없지만 실현되는 지점은 합리적 보수와 합리적 진보가 만나는 연결지점이기 때문에 이재명 대표의 중도보수 발언은 적절한 것”이라고 주장했다(인터뷰 참조). “정당 정체성은 고정된 것이 아니다. 항상 변해왔다.” 채진원 경희대 공공거버넌스연구소 교수의 말이다. 그는 대표적 양당제 국가인 미국의 예를 들었다. 현재 미국 민주당은 대표적인 유색인종의 정당이 됐지만, 출발점은 남부의 농장주 정당이었다. 채 교수에 따르면 미국 민주당은 크게 세 번의 변화를 겪었다. 첫 번째는 미국 민주당 출신 첫 대통령이었던 앤드루 잭슨의 사상과 노선을 따르던 ‘잭슨 민주주의’ 시기다. 애초 부유층 백인에게만 있던 참정권을 모든 계층의 백인에게 확대했던 잭슨의 정책은 20세기에 넘어오면서 ‘이민자들에게 일자리를 주는 대가로 표를 교환하는’ 포퓰리즘이 됐다. 두 번째가 뉴리버럴, 루스벨트 대통령의 뉴딜 민주주의 시기다. “당시 국가가 일자리 창출에 직접 나서고 공공근로개혁, 기반시설 투자를 하니 상대방이었던 공화당 측에서는 공산주의라고 공격했다. 공황을 해결하기 위한 급진적인 정책이고 좌파적인 복지정책을 수용한 것이라고 할 수는 있지만, 공산주의와는 거리가 먼 것이었다.” 세 번째가 최근의 변화다. “클린턴 시기 미국 민주당은 ‘신중도’를 내세우며 중도개혁 노선을 표방했다. 그런데 부인 힐러리 클린턴 출마 시점부터는 유색인종을 타깃으로 삼은 PC주의(정치적 올바름)를 내건 극단적인 정체성 정치가 당 노선을 장악하면서 소위 러스트 벨트의 전통적인 민주당 지지층이 불만을 품고 이탈했다. 여기에 반이민·반세계화를 앞세운 트럼프의 주장이 불이 붙어 또 다른 이데올로기화된 포퓰리즘인 ‘트럼피즘’으로 PC주의가 역공을 당한 것이다.” 그렇다면 한국은 어떨까. 채 교수는 한국의 정치 양극화가 사회경제적 구조를 반영하지 않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보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선거 때는 결국 어느 한쪽을 택하지만 무당파, 중도는 항상 35~40% 존재한다. 그러기 때문에 총선 때는 지지층 결집에 약간의 중도 확장을 기본 공식으로 하지만 특히 대선은 결과를 중도가 정하기 때문에 전략적으로 중도확장성을 의식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최근 선거에서 양대 정당이 택한 수단은 전략적 극단주의였다. 이 경우 옳고 그름이 중요하지 않다. 유튜브 같은 것을 통해 팬덤 정치가 비즈니스가 되니 악성으로 발전해 정치인들이 누구나 쉽게 올라타는 것이다. 유튜브가 이미 세력을 많이 모아놓았으니 어렵게 설득하거나 대화할 필요성이 없다. 그런 현상이 벌어지니까 정치가 설득도 대화도 없고 단기적 이해관계에 따라 움직이는 포퓰리즘밖에 생존할 수 없는 환경이 돼버렸다.” 한국의 정치구조가 양극화돼 각자의 팬덤에 올라타 지지를 호소하는 식으로 바뀌다 보니 중도확장 전략을 내건다 하더라도 그다지 확장력은 없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윤석열도, 이재명도 청산” 20%의 의미 리서치뷰가 KPI뉴스와 함께 지난 3월 2일부터 3일까지 조사한 대선주자 적합도 조사를 보면 범진보 대선주자 적합도 조사에서 이재명 대표는 48.0%로 오차범위 밖에서 압도적인 1위를 달리고 있다(2위 이낙연은 7.3%).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과 이낙연 전 총리를 포함한 4자 다자대결에서도 46.5~48.9%로 오차범위 밖에서 1위였다(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이 포함된 4자 대결에서 김문수는 30.7%). 그런데 이 기관의 1월 첫 주부터 3월 첫 주까지 범진보 대선주자 적합도 누적 집계를 보면 이재명 지지는 42.2%에서 48.0%로 큰 변동은 보이지 않고 있다(무선 RDD 100%, ARS 휴대전화 조사,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 아래 인용 결과를 포함해 자세한 내용은 중앙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3월 3일 발표된 이 기관의 2월 말 조사는 또 다른 흥미로운 조사 결과를 보여주고 있다. ‘윤·이 동시 청산 주장에 대한 공감도 조사’다. 공감하지 않는다가 60%였지만 공감의 비율은 24%에 달했다. 자신의 성향을 보수라고 주장하는 사람의 26%, 진보의 19%, 중도의 25%가 이 주장에 공감한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탄핵에 찬성하지만 비명’ 성향의 유권자가 보수·진보·중도를 가리지 않고 20% 내외로 존재하는 셈이다. 안일원 리서치뷰 대표는 “이재명 대표의 중도보수 전략이 언론에 보도가 되면서 시선을 끌기는 했지만 아직 성공적이라고 평가하기는 어렵다”고 평가했다. 그는 “평상시 중도층의 의견이 어땠나가 상당히 중요한 평가 기준이 될 수 있는데 중도표본이 예전보다 오염된 상태”라며 “이번 데이터를 보면 40~50대 호남과 민주당 지지층의 중도비율이 50% 안팎을 기록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민주당 지지 성향이 강한 그룹이 중도라고 응답하면서 이재명의 행보가 중도에서 먹혀들어 가고 있다는 착시를 일으킨 것일 수도 있다는 것이다. “안 하는 것보다는 효과가 있지만 아직은 미미한 수준으로 본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 소장의 말이다. “중도확장이라는 것이 보통 정책 수단과 인물 영입을 통해서인데 이재명의 과거 정치 행보를 보면 대체로 정책수단에 집중하는 특성을 보인다.” 그는 이재명 대표의 중도보수 선언이 노선 전환이라기보다 원래 가지고 있던 자신의 캐릭터를 드러낸 것으로 평가했다. “실제 성남시장이나 경기도지사를 했을 때 보면 이념적 진보를 지향하지 않았다. 실질적으로 실용주의이고 복지에 대한 강력한 신념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정치공학적인 판단에서 나온 것이 아니라 그런 식으로 민주당을 재편하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 아닌가 싶다. 그 과정에서 두 개의 부수적인 목표를 달성하려고 하는 것이다. 진보는 어차피 후보를 못 내니 자신을 지원하라는 것과 다른 한편으로는 탄핵 이후 국민의힘을 극우로 밀어붙이는 부수적 효과다.”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 권성동 원내대표, 김상훈 정책위의장 등 국민의힘 지도부가 3월 3일 박근혜 전 대통령을 대구시 사저에서 예방하고 있다. 국민의힘 제공 “보수 궤멸 상황은 오지 않는다” 그렇다면 탄핵 이후의 정치 구도는 이 대표의 선언대로 중도보수는 민주당이, 국민의힘은 극우로 재편되는 걸까. 유창오 <정치 내전> 저자는 “그런 상황은 절대 오지 않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우리 기준이 아닌 전 세계 정당 기준으로 봐도 현재 민주당은 보수가 아니라 진보다. 국민의힘은 사라지지 않는다. 다만 유권자 구도는 바뀐다. 6070대가 보수 지지층이라고 하지만, 이미 60대 초반도 민주당 지지자가 많다. 반면 2030 남성은 보수 성향이 늘어나고 있다. 유권자 구도에서는 이미 민주당 또는 진보가 다수파를 형성했다. 그렇다고 해서 지금의 보수가 사라진다? 그건 불가능하다.” 그는 “민주주의란 본질적으로 국민이 권력을 해고하는 시스템”이라며 그 기준에 비춰보면 예컨데 일본과 중국은 민주주의가 아니라고 덧붙였다. “권력을 해고하기 위해 국민은 야당이 필요하다. 약한 야당이 아니라 센 야당이 필요하다. 만약 대한민국에서 현재의 보수가 사라지고 현재 민주당이 보수가 된다면 가장 손해 보는 것은 대한민국 국민이다. 만약 그렇다면 민주당보다 더 진보좌파가 집권할 수 있겠는가. 민주당이 영구집권하는 상황은 국민이 만들지 않는다. 권력은 그냥 놔두면 부패한다. 조금만 오만하면 해고해야 하는데 그러려면 다시 강한 야당이 필요하다.” 그는 탄핵 인용 후 국민의힘이 극우로 넘어가진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민주당이 수도권 중산층을 대변하는 정당이 된 건 한참 전의 일이다. 데이터는 맞다. ‘우리는 중도보수정당’이라고 말한 것이 처음이다.” 박신용철 더체인지플랜 연구위원의 말이다. 그는 그러나 그 선언이 전략적으로 좋은 선택은 아니었다고 평가했다. “이 대표가 보기엔 답답했을 것이다. 긁어 부스럼을 만든 것이다. 탄핵에 찬성하는 사람들이 60%가 넘는데도 자신의 지지율은 콘크리트에 갇혀 답보하고 있다. 해법을 제시하는 당내 전략가가 없다는 걸 반증한다. 상황을 제어할 사람이 있고, 노선과 방향을 깊게 논의 중이면 굳이 이야기를 꺼내지 않아도 투표할 사람은 다 하게 마련이다.” 조기 대선 후 공동정부 상 제시해야 김능구 폴리뉴스 대표는 “어찌 됐든 중도보수 선언으로 조기 대선 이슈에서 중심에 선 것 자체는 대단히 고무적”이라면서도 “선거전략에서 정책으로 이어지지 못하면 꼼수라는 역공을 받게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3월 26일로 예정된 2심 판결 후 이른바 이재명 사법리스크가 구도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전망에 대해서도 “비상계엄이나 탄핵이 없었다면 만약 2심에서 유죄가 나온다면 이재명이 상당히 어려운 상황에 봉착했을 것”이라면서도 “지금은 사법리스크가 야당 후보를 흔들 수 있는 시기는 지났다고 본다”라고 말했다. 그는 극우에 포획돼 있는 국민의힘이 탄핵 이후에도 상당 기간 벗어나긴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탄핵 결정 뒤 당심과 민심을 봐야 하는데 지금과 그때는 또 달라지지 않겠냐고 말하는데 크게 달라지진 않을 것 같다. 이재명 선거법 위반 2심에서 만약 유죄가 확정되면 민주당 지지층은 더 결집한다. 그런데 이건 윤석열 측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탄핵 인용으로 파면되면 더 결집한다. 극단적 지지층이 미는 후보가 경선도 되고, 본선도 이길 수 있다는 분위기로 가는 것이다. 만약 본선에서 종전처럼 51 대 49의 구도가 된다면 설혹 이재명이 당선된다고 하더라도 나라가 바뀌는 것이 아니라 더 격심한 혼란이 올 것이다.” 그러기 때문에 중요한 것은 조기 대선으로 만들어질 새 정부의 상이라고 그는 덧붙여 강조했다. “윤석열 탄핵이 인용되면 ‘이재명 포비아’가 전체적인 선거를 규정하게 될 것이다. 국민의힘도 아마 그거 하나를 바라보고 이재명 흔들기가 주요 전략이 될 것이다. 망국적 진영 대결을 끝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제대로 된 정권 교체로 가야 한다. 이재명 본인이 말하는 ‘헌정 수호연대’는 다른 말로 하면 공동정부론이다. 그 구상을 가지고 함께 나눠야 한다.” 여야 모두 아직 조기 대선 가능성에 대해서는 말을 아끼고 있다. 중요한 것은 인용으로 예상되는 탄핵 이후에 진영대결을 종식할 다수파 연합을 누가 만들어내느냐에 달려 있다는 지적이다.
표지 이야기
[신간] 여전히 유효한 ‘여성 편견’과의 싸움
[신간] 여전히 유효한 ‘여성 편견’과의 싸움(2025. 01. 29 06:00)
2025. 01. 29 06:00 문화/과학
숨겨진 여성들 케이트 제르니케 지음·정미진 옮김·북스힐·2만2000원 1999년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학교(MIT)의 여성 교수 16명이 학교의 차별 정책에 맞서 투쟁한 과정을 담았다. 분자생물학자인 낸시 홉킨스를 중심으로 모인 MIT 여성 교수들은 교묘하고 은밀하게 이뤄지는 차별을 증명하기 위해 연구실 크기와 급여 내역 등 각종 데이터를 수집했다. 이를 정량화해 분석한 결과 여성 교수들이 자신보다 낮은 직급의 남성 교수보다 작은 연구실을 배정받고, 같은 직급의 남성 교수보다 적은 월급을 받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세계 명문대 MIT 전반에 퍼져 있던 여성 차별의 구조를 입증한 것이다. 당시 미국 일간지 보스턴 글로브는 “MIT가 여성 과학자들에 대한 차별을 인정했다”는 기사를 내보냈고, 세계 과학계에선 커다란 반향이 일었다. 해당 사건은 세계 교육기관 내 과학·기술·공학·수학 부문의 여성들이 어떤 편견에 직면해 있는지 생각하게 만든 사건으로 기록됐다. 사회적으로는 미묘하면서 완고한 새로운 형태의 차별을 처음 인지하게 된 계기가 됐다. 뉴욕타임스는 “MIT의 조사는 남성 중심의 과학계에서 뛰어난 성과를 거둬 온 여성 종신 교수를 대상으로 했다는 점에서 특별하다”며 “조사는 노골적인 괴롭힘이나 협박이 없어도 차별이 얼마나 만연하고 파괴적일 수 있는지를 매우 명확하게 입증해 상당한 사회적 가치가 있다”고 평가했다. 이 사건을 처음으로 보도한 저자는 교수들의 투쟁이 현재도 유효하다고 말한다. 그는 “차별은 종종 드러나지 않는 방식으로 존재한다”며 “이를 알아채기 위해서는 개인의 경험을 넘어서는 연대가 필요하다”고 주문한다. 공급망 붕괴의 시대 피터 S. 굿맨 지음·장용원 옮김·세종·2만4000원 미국 경제 전문기자가 공급망 재편 최전선을 ‘사람들의 이야기’로 담았다. 이들의 목소리를 통해 중국을 중심으로 한 공급처 집중화 문제와 기업이 화물차 기사와 철도노동자를 쥐어짜며 재고를 줄인 과정, 육류 가격을 올리고 재난을 이용해 이득을 취한 방법 등을 밝혀낸다. 2028 거리에서 서점이 사라진다면 고지마 ??이치 지음·양필성 옮김·마인드빌딩·1만8800원 출판계 인사와 작가, 서점 운영자, 문화 평론가 등 전문가 29명을 취재해 일본 서점의 위기를 짚어냈다. 단순한 문제 진단을 넘어 대안을 제시하며, 유사한 위기 상황임에도 고민이 없는 한국에 적지 않은 시사점을 제공한다. 양자역학의 역사 데이비드 카이저 지음·조은영 옮김·동아시아·2만원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학교(MIT) 물리학과 교수인 저자가 양자역학을 둘러싼 지난 100년간의 역사를 입체적으로 조명한다. 양자역학과 얽힌 사건을 아인슈타인 등 핵심 물리학자들이 벌인 논쟁과 엮어 소개하며 과학기술이 어디로 향해야 하는지 모색한다.
신간
플라스틱 선별 고된 싸움…여성 노동자 “이대론 안 돼”
플라스틱 선별 고된 싸움…여성 노동자 “이대론 안 돼”(2024. 12. 30 06:00)
2024. 12. 30 06:00 사회
당신이 버린 쓰레기, 재활용 가능한 것만 ‘사람’이 분류 미흡한 분리배출, 열악한 노동환경이 재활용에 걸림돌 한 재활용 선별장에서 여성 노동자들이 컨베이어벨트 위에 놓인 쓰레기 중 재활용 가능한 것들을 골라내고 있다. 손용훈씨 촬영·여성환경연대 제공 인류는 어떻게 플라스틱에서 벗어날 것인가. 전 세계 국가들이 플라스틱 규제를 놓고 머리를 맞대는 중이다. 2024년 11월 25일부터 12월 1일까지 부산에서 ‘유엔(UN) 플라스틱 협약’ 합의를 위한 회의가 열렸다. 플라스틱은 싸고 편리하다는 점 때문에 우리 일상생활 깊숙이 파고들었지만, 오랜 기간 분해되지 않아 지구를 떠돌며 환경을 오염시킨다. 전 세계 국가들이 나선 배경엔 플라스틱 오염을 방치하면 지구에 위기를 초래할 수 있다는 절박함이 있다. 그러나 우리는 오늘도, 이 순간에도 계속 플라스틱을 쓰고, 버리고 있다. 생수가 담겼던 페트병, 커피를 마신 일회용컵, 배달음식이 담긴 용기, 음식 재료를 포장한 스티로폼 상자, 각종 비닐…. 주택가에 놓인 재활용 쓰레기봉투에 흔히 담긴 것들이다. 과연 이 쓰레기들은 재활용이 될까. 어디로 가서 어떻게 재활용이 될까. 이를 알아보기 위해 자원 순환 여성 노동자에 대한 사회적 제도·인식 변화 캠페인을 진행하는 시민단체 여성환경연대와 함께 2024년 9~11월 전국의 재활용 선별장 네 곳의 노동자 12명을 심층 인터뷰했다. 재활용 선별장은 시민들이 버린 쓰레기에서 재활용할 수 있는 것을 분류하는 곳이다. 재활용 쓰레기를 매일 눈으로 보고 손으로 만지는 ‘플라스틱 전쟁’의 최전선에 서 있는 노동자들은 “이대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그저 버리면 끝’식의 쓰레기에 대한 태도는 노동자들이 재활용품을 골라내기 어렵게 만들고 환경 보호에도 악영향을 미친다고 했다. 해당 노동자들은 대부분 가정주부로 육아를 하다 뒤늦게 일자리를 구한 50~60대 여성들이다. 플라스틱 문제를 둘러싸고 있는 것은 무엇인지, 이들의 말과 노동실태를 통해 짚어봤다. 한 재활용 선별장에서 여성 노동자들이 컨베이어벨트 위로 쏟아져나오는 쓰레기 중 재활용 가능한 것들을 골라내고 있다. 손용훈씨 촬영·여성환경연대 제공 가사 병행 위해 폐기물 처리시설로 취업 2024년 11월 22일 찾은 강원도의 한 재활용 선별장. 빠른 속도로 지나가는 컨베이어벨트 위로 노동자들의 손이 쉴새 없이 움직였다. 거리에서, 집 앞에서 수거한 재활용 쓰레기를 컨베이어벨트 위로 쏟으면 노동자들이 폴리프로필렌(PP), 폴리에틸렌(PE), 폴리스타이렌(PS), 페트병, 유리병, 철캔, 알루미늄캔, 비닐 등 종류별로 분류한다. 노동자들은 한 손으로는 쓰레기 더미를 파헤치며, 다른 한 손으로는 물건을 잡아 배출구로 던져 넣었다. 물건 바닥 부분에 PP, PE 등이 표기돼 있지만 밀려드는 쓰레기 더미 속에서 여유를 부리며 바닥을 확인하고 재활용되는 물건인지 아닌지 판단할 겨를이 없다. 순식간에 눈으로 물건의 소재를 파악하고 손으로 집어내야 한다. 노동자 12명은 50대가 9명, 60대가 3명이다. 이들은 가정주부로 집안일과 육아를 전담하다가 자녀가 어느 정도 성장한 뒤 재활용 선별장에서 일자리를 구했다. 식당 서빙, 볼펜·머리핀 조립 등의 부업, 요양보호사, 미용사, 백화점·마트 판매, 제조업 공장, 간호조무사 등 이들 노동자가 과거 해본 일은 다양했는데 재활용 선별장으로 오게 된 이유는 비슷했다. 저임금이지만 고용이 그나마 안정적이고, 가사노동과 병행할 수 있도록 노동시간이 너무 길지 않은 일을 찾았는데 그게 재활용 선별이었다. 대부분은 정확히 어떤 일을 하는 것인지 알지 못한 채 취업했다. ‘병 줍는 사람이 필요하다’는 한 마디에 일을 시작한 이도 있었다. 가정에서 재활용 쓰레기의 분리배출을 여성이 주로 맡는다면, 사회에서도 그 선별 작업을 여성이 맡는 것이다. A씨(54)가 말했다. “일을 찾아다녔는데 5개월, 6개월 단기 일자리가 많았어요. 기간이 끝나면 ‘또 어떤 일을 찾아야 하나’ 고민하게 되더라고요. 여기(재활용 선별장)는 내가 크게 잘못하지 않으면 안정적인 고용이 된다고 들어서 왔어요. 뭐 하는지는 전혀 몰랐죠. 못 사는 나라 같은 데서 쓰레기 산 뒤지잖아요. 처음에는 제가 왜 난민처럼 쓰레기를 뒤지고 있나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도 일을 해야죠. 노후 준비도 못 했지만 아이들 결혼을 시켜야 하잖아요.” 남편 없이 생계를 혼자 책임지는 B씨(59)는 “먹고살아야 하니까 일을 해야 한다”고 했다. 중년 여성이 일을 구할 땐 ‘나이’부터 걸림돌로 작용한다. B씨의 말이다. “식당에 가는 것도 이 나이에는 안 받아주거든요. 손에 맞는 게 이거고, 해봤던 일이라 하는 거죠. 다른 일을 해보고 싶지만 가방끈이 짧아서 자신감도 없고…. 속상해서 어떨 때는 집어치우고 싶을 때도 있어요. 그런데 마땅히 생각한 데가 없으니까. 더럽고 치사해도 먹고살려니 어쩌겠어요.” C씨(58)는 “나이를 먹다 보니 이직이 힘들다”며 “인간이 존재하는 한 쓰레기는 발생할 것이고, 그때까지는 일할 수 있을 것 같아서 하고 있다”고 했다. D씨(58)는 “아줌마들이 직장 옮기기가 쉽지 않다. 어디에 이력서를 내면 나이부터 보지 않느냐”며 “그래서 한번 발을 담그면 잘 안 나간다. 끝까지 버티는 것”이라고 했다. 한 재활용 선별장에서 여성 노동자가 컨베이어벨트 위로 쏟아져나오는 쓰레기 중 재활용 가능한 것들을 골라내고 있다. 손용훈씨 촬영·여성환경연대 제공 재활용 선별은 철저히 ‘숨겨진 노동’이다. 바깥으로 잘 알려지지 않았을 뿐 아니라 노동자 당사자들도 주변에 이런 일을 한다는 사실을 알리지 않는 경우가 있었다. ‘쓰레기’와 관련되면 더럽고 위험하다는 반응부터 나오기 때문이다. D씨가 말했다. “예전에 친구에게 시청에 다닌다고 거짓말을 했어요. 나 사실 쓰레기장 다닌다고 했더니 쓰레기장에서 할 일이 뭐가 있냐고 묻더라고요. 분리수거한다고 했죠. 상상을 못 했다고 하더라고요. 아줌마들이 현장에서 이렇게 분리수거를 한다는 것에 깜짝 놀라더라고요.” E씨(54)는 “(재활용 선별장에서 일한) 10년간 주변에 오픈을 안 했다. 그냥 직장 다닌다고만 했다”며 “필요한 시설이지만 솔직히 ‘나도 이 일을 하고 싶어’ 하겠느냐”고 했다. 그의 말이다. “(재활용 선별장 노동자들은) 여기가 마지막 직장인 사람들이죠. 일하는 환경이 너무 열악한데 페이(급여)까지 적다 보니 더 기피하게 되는, 3D 업종의 최고봉이 아닐까 생각해요.” 두드려보고 태워보고, 토론하며 ‘재활용 공부’ 노동자들은 재활용 선별장의 노동강도가 세다고 공통적으로 말했다. 물건을 골라내는 것뿐인데 무엇이 어렵냐고 생각할 수 있지만, 직접 본 현장의 모습은 그렇지가 않았다. 컨베이어벨트 위로 쓰레기는 계속해서 쏟아져나오고, 1m 너비의 컨베이어벨트에서 때로는 허리를 굽히고 손을 뻗어 순간적으로 쓰레기를 집어야 했다. 잠깐 다른 생각을 하면 금세 쓰레기가 지나가 버리기 때문에 집중력도 필요하다. F씨(58)는 “물건이 계속 바뀌고 내가 지금 뭘 잡아서 어디로 넣어야 된다는 것을 계속 생각해야 하기 때문에 일이 단순해 보이지만 복잡하다”며 “잘못하면 다른 쪽에 넣을 수도 있으니까 집중해가면서 일해야 한다”고 했다. 처음 컨베이어벨트 앞에 섰을 때 어지러움을 느낀 이들도 있었다. B씨는 “처음에는 어지러워서 일을 못 했다. 집에서 자면서도 라인이 막 눈앞으로 지나갔다”며 “물건은 막 나오는데 뭘 잡아야 좋을지 몰라 손이 우왕좌왕하는 것”이라고 했다. A씨는 “한자리에서 하나만 잡는 게 아니다. 8가지를 잡는 자리도 있다”고 했다. 신입에게 도움을 주는 것은 ‘언니’, ‘이모’, ‘선배님’이었다. 회사로부터 무엇이 재활용될 수 있는 물건인지를 교육받거나 자료를 받았다는 노동자는 없었다. 모두가 먼저 일하던 노동자로부터 ‘입에서 입으로’ 배웠다고 했다. B씨의 말이다. “많이 했던 사람들이 가르쳐줬어요. 그 언니들을 보고 ‘기술자’라고 했는데, 기술자 언니들이 ‘이거는 뭐다, 저거는 뭐다’ 맨날 알려줘도 맨날 잊어버리는 거예요, 처음에는. 세월이 가고 계속 일을 하니까 많이 알게 됐죠.” B씨는 “이제는 하나 집을 때 1초도 안 걸린다”고 했다. 한 재활용 선별장의 컨베이어벨트 위에 쓰레기들이 놓여 있다. 손용훈씨 촬영·여성환경연대 제공 물건을 직접 두드려보면서 소리로 소재를 익히고, 마트에 가서 물건 바닥에 적힌 문구를 하나하나 살펴보면서 스스로 터득하기도 했다. G씨(63)는 “‘이게 뭐지?’ 싶으면 두드려봐야 해요. 물렁물렁한 것은 PE, 딱딱한 것은 따대기라고 하는데 그건 따로 분류해요. 초보들은 귀에 익어야 하거든요. 딱딱 소리 나는 것과 퉁퉁 소리 나는 것은 다르거든요. 검은색 용기도 PP가 있고 아닌 게 있어요. 일반 사람들은 잘 모르니 막 버리는 거죠.” H씨(57)도 말했다. “플라스틱도 여러 가지잖아요. 탁 소리 나는 건 못 써요. 긴가민가할 때는 얼른 두들겨봐서 ‘아, 이거 아니다’ 싶으면 얼른 던져요. 그릇 모양은 거의 PP예요. 처음 배울 때 이모님이 알려줬어요. 병처럼 생긴 것은 PE가 많고, 페트는 밑을 보면 구멍이 배꼽처럼 돼 있어요. PS는 찢으면 찢어져요. 바사삭하는 소리가 나요.” 재활용 선별장의 일은 연결돼 있다. 컨베이어벨트 앞부분에 선 노동자가 물건을 놓치면 그다음 사람이 잡아야 한다. 쓰레기는 매일 들어오기 때문에 선별장은 계속 가동을 해야 하고, 한 사람이 빠지면 다른 이들이 나눠서 일해야 한다. 이 때문인지 노동자들 사이에선 내가 재활용품을 잘 주워야 한다는 책임감, 다른 사람과 함께 일한다는 연대감이 강했다. E씨가 말했다. “못 주워도 뭐라고 하지는 않아요. 더구나 위험한 상황이면 줍지 말라고 해요. 병은 혹시나 던지면서 다칠 수도 있으니까요. 너무 악착같이 줍지 말라고 하는데, 그래도 다들 줍죠.” A씨는 “‘왜 그거 못 잡니’ 같은 이야기는 하지 않는다. 그게 내 일이 될 수 있기 때문”이라며 “오히려 책임감이 강해서 아플 때 쉬고 오라고 해도 쉬는 사람이 없다”고 했다. 형형색색 혼합 플라스틱, 재활용은 더 어려워 노동자들은 반입되는 쓰레기양이 최근 몇 년 사이 확실히 늘었다고 했다. 코로나19 이전엔 명절 전후 스티로폼 상자 같은 포장재가 많았다면 코로나19 이후엔 배달과 택배가 일상화되면서 상시로 명절같이 스티로폼 상자가 많이 들어온다고 했다. 문제는 재활용 선별장으로 오는 쓰레기 중 재활용할 수 없는 쓰레기가 너무 많다는 것이다. 재활용 선별장 전체에서는 선별률이 50% 안팎으로 추정된다. 선별률이 높은 곳이 80% 정도다. 재활용 쓰레기로 버려졌지만 상당수는 재활용되지 않고 폐기되는 것이다. 시민들이 재활용품과 재활용품이 아닌 쓰레기를 함께 넣어 뭉텅이로 버리는 것은 선별 작업을 힘들게 한다. 뱀·개·고양이·쥐 사체부터 병원에서 쓰는 링거액, 주삿바늘, 생리대, 아기 기저귀 등 일반 쓰레기로 버려야 할 것들이 재활용 쓰레기로 버려진다. I씨(60)가 말했다. “쥐나 고양이는 참을 수 있는데 뱀은 참을 수 없잖아요. 하다가 ‘악’ 소리가 나요. 그러면 사람들이 놀라서 기계를 중단하죠. 그 후유증으로 우는 사람도 있고요. 무서워서 며칠 동안 그 비닐을 못 뜯는 사람도 있어요. 거기서 뱀이 나올까 봐. 제발 이런 것은 재활용 쓰레기에 보내지 말고 종량제 봉투에 담아서 버렸으면 하는데. 예전에는 한번 뱀술 병이 들어오는데 조그마한 뱀이 우글우글한 거예요. 잊히지 않아요.” 쓰레기의 절대적인 양이 늘어나면서 동시에 재활용품의 ‘질’은 더 떨어졌다는 게 노동자들의 말이다. 배달용기가 많아지면서 음식물을 용기째 버리는 경우도 많아졌다고 했다. 김치를 담은 스티로폼 상자, 음료가 남은 페트병같이 음식물이 묻어 오염된 플라스틱은 재활용이 어렵다. I씨는 “예전에는 일회용품이 이렇게 많지 않아서 물건이 깨끗하고 종류가 적었다”며 “요새는 음식을 담는 플라스틱 통이 엄청 많다”고 했다. F씨는 “예전에는 음식물이 나와도 그냥 통에 담겨 나왔다면 지금은 배달용기에 담겨서 나온다”며 “그만큼 음식물이 담긴 배달용기가 많아진 것”이라고 했다. J씨(62)는 “예전엔 고를 물건이 있었지만 지금은 정말 다 쓰레기”라고 했다. 테이프로 감긴 스티로폼 박스는 안에 무엇이 들었을지 몰라 ‘폭탄’ 같은 존재로 여겨진다. A씨는 “음식물을 그대로 버려서 여름에는 구더기가 엄청 많다”며 “예전엔 기겁했지만 너무 흔하게 나와서 지금은 별나다는 소리를 들을까 싶어 기겁도 할 수 없을 정도”라고 했다. 2024년 11월 24일 부산시 해운대구 일대에서 플뿌리연대(플라스틱 문제를 뿌리 뽑는 연대) 회원들이 실효성 있는 국제 플라스틱 협약 제정을 촉구하며 행진하고 있다. 한수빈 기자 쓰레기의 양, 분류작업의 난도는 올라갔지만 인력은 그만큼 늘지 않았다. 많은 쓰레기를 소화하기 위해서는 컨베이어벨트의 속도를 높여야 하고, 그만큼 사람 한 명이 줍는 재활용품의 양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일단 줍기 쉬운 ‘덩치가 큰 아이들’부터 선별이 된다. 크기가 작은 것들은 선별이 어렵다. 플라스틱 빨대나 화장품 케이스같이 장갑 낀 손으로 줍기 힘든 것들은 거의 ‘패스’다. E씨는 “빨대 말고도 쓰레기 자체가 너무 많이 들어오고 그 양도 처리하기 버거운 상황이다 보니 빨대 저런 것쯤은 재활용품으로 처리해야 된다는 생각조차 못 하고 있는 현실”이라고 했다. K씨(55)는 “(배달용기로 사용되는) 검은색 PP는 기계가 못 읽어서 다 버린다”며 “왜 만드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기업들이 계속해서 새로운 소재, 멋진 디자인의 제품을 내놓을수록 재활용과는 멀어진다. 한 제품에 한 가지 소재만 사용하지 않고 여러 가지 소재를 섞어 사용하면 재활용할 수 없다. 노동자들은 아이들의 장난감을 대표적으로 재활용 안 되는 물건으로 꼽았다. 몸통은 플라스틱인데 뚜껑이 철인 경우도 있다. L씨(50)가 말했다. “두 개 이상 크게 섞여 있는 것은 그냥 쓰레기로 버려요. 예를 들어 페트에 알루미늄 캔이 둘려 있는 게 있어요. 투명한 케이스인데 알루미늄 캔을 따야 사용할 수 있는 것이요. 그런 건 못 써요. 플라스틱도 하나만 있으면 상관없는데 페트나 PE 이런 게 두 가지 이상 섞여 있는 게 있어요. 장난감은 재활용되는 게 아니에요. 사용하지 않는 플라스틱이에요. 소비자들은 ‘플라스틱이니까 재활용이 된다’고 버리는데 재활용이 안 돼요.” 시민사회단체들은 기업이 제품을 만들 때부터 재활용을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명확한 분류 매뉴얼이 없으니 신제품이 나올 때마다 두들겨보거나 노동자들끼리 토론을 해 재활용이 가능한지 알아보기도 한다. 그래서 자의적인 분류가 될 것을 우려하는 의견도 있었다. L씨의 말이다. “회사 차원에서 교육을 해줘야죠. 한두 번 배워서는 잘 기억을 못 할 수도 있고, 가르치는 사람이 누구인지에 따라 다 (작업방식이) 달라요. 회사에서 안전교육은 하는데 실질적으로 PP가 뭔지, PS가 뭔지 그런 교육은 없어요. 새로운 게 나오면 스스로 알아봐야 하는 거죠.” 여러 노동자는 현재의 재활용 시스템이 과연 재활용을 위해 적절한지 의문도 제기했다. 주택가의 경우 가정에서 분리배출을 하더라도 수거업체가 한꺼번에 수거하기 때문에 선별장에선 다시 모두 섞인 상태에서 분류 작업을 하게 된다. 가정에서 분리배출을 해봤자 소용이 없는 셈이다. 일반 쓰레기를 담아 버리는 종량제 봉투의 비용이 재활용 쓰레기 분류에 영향을 미친다는 시각도 있었다. 비싼 종량제 봉투를 사기 힘든 시민들이 재활용 쓰레기에 일반 쓰레기까지 담아 버리게 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원칙적으로는 검은 비닐봉지처럼 내용물이 뭔지 알 수 없는 쓰레기는 수거하지 않아야 하지만, 거리나 집 앞에 쓰레기가 쌓이면 주민 민원이 빗발쳐 수거하지 않을 수도 없는 노릇이라고 한다. 쓰레기를 마구 섞어 버리는 것을 방치하는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종량제 봉투 구매가 어려운 시민들 입장 등이 복잡하게 얽혀 재활용을 어렵게 만드는 구조다. E씨가 말했다. “점점 더 재활용이 안 되는 것 같아요. 소각장에는 종량제 봉투에 들어 있는 것이 가요. 나머지는 다 재활용 선별장에서 담당해야 해요. 사람들이 굳이 돈 들어가는 쓰레기봉투에 안 넣겠죠. 그러니까 쓰레기양은 많아지고 분리는 힘들어지는 거죠.” J씨는 “물가는 올라가고 봉급은 안 올라가니 쓰레기봉지마저 안 사는 것 아니겠느냐”며 “어려운 사람들은 봉지 하나라도 아껴 쓰려고 하지, 거기에 쓰레기를 버리고 싶겠나”고 했다. 한 재활용 선별장의 컨베이어 벨트에 재활용 쓰레기가 쌓여있다. 손용훈씨 촬영·여성환경연대 제공 한 재활용 선별장에 스티로폼 상자가 쌓여 있다. 손용훈씨 촬영·여성환경연대 제공 환경을 위해 필요한 일, 제대로 체계 구축 필요 재활용 선별장에 오래 근무한 노동자들은 취업을 왔다가도 더럽고 위험한 환경에 금세 그만두는 사례를 여러 번 봤다고 했다. 그만큼 노동환경은 열악하다. 바로 옆 사람의 말이 잘 안 들릴 정도로 기계 소음이 커 노동자들은 고무 귀마개나 헤드셋을 끼고 일한다. 악취가 지독해 마스크도 써야 한다. 여름에 마스크를 쓰고 일하면 땀이 줄줄 흐르지만, 선풍기를 틀면 쓰레기가 날아가기 때문에 쉽게 틀 수 없다. 겨울엔 쓰레기 반입을 위해 문을 열어 추위에 떨면서도 화재 위험 때문에 난방기구를 설치하기가 어렵다. ‘많이, 빨리’ 잡아야 하는 재활용 선별장에서 집게보다 손을 쓰는 게 더 효율적인데 그 손은 자주 베이고 찔린다. 각기 다른 크기의 플라스틱을 손가락으로 잘 집어야 하기 때문에 두꺼운 장갑을 겹겹이 낄 수는 없다. 재활용 쓰레기가 아닌 어묵 꼬치나 나무젓가락, 주삿바늘, 철사 같은 것에 찔린다. 현장마다 지급되는 안전용품은 천차만별이다. 명확히 정해진 기준이 없기 때문이다. 한 사업장에서는 일회용 마스크와 고무 귀마개를 지급하는가 하면, 다른 사업장에서는 산업용 마스크와 헤드셋을 지급한다. 마스크나 귀마개를 아예 지급하지 않는 곳도 있다. 생활폐기물 처리의 책임은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에 있지만, 폐기물 처리시설의 운영은 민간업체에 위탁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 때문에 노동자들은 주기적으로 재계약을 한다. 고용 승계가 안 될 가능성이 있는 불안정한 체제다. 근속연수 적립과 이에 따른 연차휴가 적용도 배제된다. D씨는 이런 체제에서 피해를 보았다. “입사했을 때 월차가 없었고, 대신 퇴직할 때 돈으로 준다고 했어요. 그런데 업체가 바뀌면서 사라져버렸어요. 결국 휴가도, 돈도 못 받았죠.” 2024년 12월 3일 소비자기후행동 등 환경단체 활동가들이 서울시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플라스틱 오염 종식을 위한 생산량 감축을 촉구하고 있다. 정효진 기자 전국환경노동조합 등의 노조가 있는 사업장은 노동환경이 그나마 낫다. 임금 인상, 고용 안정, 안전 대책, 샤워실·휴게실 확충이 모두 노조가 생긴 뒤에야 이뤄졌다. G씨는 “전에는 장갑을 딱 하나 주고 빨아서 쓰라고 했는데 노조가 생긴 뒤엔 여유분을 준다”고 했다. L씨는 “노조가 생긴 뒤 임금이 올랐고 세탁기, 건조기도 생겼다”며 “개인이 말했을 때는 들어주지 않던 것을 노조가 요구하면서 많이 좋아졌다”고 했다. 사회에 필요한 공공업무의 성격을 띠고, 높은 위험과 고강도 노동인데도 재활용 선별은 ‘단순노무’로 분류돼 저임금을 벗어나기 힘든 한계는 있다. A씨는 “열악한 환경에서 고강도 노동을 하는 일인데도 불구하고 너무 저임금”이라고 했다. C씨는 “쓰레기나 치우는 단순노동자로 취급하지 말고 사회를 위해서 필요한 사람이라는 대우를 해주면 좋겠다”고 했다. 사회가 재활용 선별 노동을 중요하게 다루는 것은 기후위기와 환경오염 문제를 얼마나 중요하게 생각하는지와 연결된다. 그런 점에서 노동자들의 말에는 자기 일이 환경보호와 사회에 기여한다는 자부심이 담겨 있었다. 또 노동자들은 국가가 기후위기와 쓰레기 문제, 재활용의 필요성을 시민들에게 더 적극적으로 교육과 캠페인을 하고, 더 많이 재활용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했다. A씨가 말했다. “귀중한 자원이 우리 손을 거쳐 분리돼서 큰 마대에 옮겨지는 걸 보면 그래도 지구를 살리는 데 많은 역할을 하고 있다는 생각은 들어요. 후손들에게 물려줄 귀중한 지구인데 버려지는 자원이 없게끔 저희가 분리배출을 한다고 생각해요.” E씨의 말이다. “제가 아이를 괜히 낳았다고 생각할 때가 있는데요. 지금 환경이 너무 안 좋아지고 있잖아요. 아이들이 너무 불쌍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제가 어릴 때와 지금은 환경이 너무 다르거든요. 쓰레기 문제가 제대로 바뀌어야 된다고 봐요. 현실적으로 다 못 해요. 빨대도 분명히 재활용품으로 만들었지만, 현실적으로는 걸러낼 수 없어요. 환경을 위해서 분리수거도, 제품을 만드는 것도 많이 바뀌어야 할 것 같아요. 더 이상 이런 식으로는 안 돼요.” 여성환경연대는 1999년에 창립한 여성환경운동 단체로 여성과 환경의 교차점에서 행동합니다. 여성건강, 월경, 기후정의, 플라스틱 및 유해물질, 풀뿌리 등의 운동을 펼치고 있습니다. 자원순환 여성노동자 노동안전 실태조사 및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으며 2025년 상반기에 조사 보고서가 발간될 예정입니다. 말 따로 행동 따로…플라스틱 규제 거꾸로 간 윤 정부플라스틱의 생산부터 유통, 폐기까지 전 생애주기를 규제하는 첫 국제협약을 제정하기 위해 전 세계 177개국이 참여해 논의했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2024년 11월 25...https://weekly.khan.co.kr/khnm.html?mode=view&code=115&artid=202412300600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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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법리스크 변한 게 없어…여야 출구전략 ‘시간 싸움(2024. 12. 02 06:00)
2024. 12. 02 06:00 정치
더불어민주당이 주최한 ‘김건희·윤석열 국정농단 규탄 및 특검 촉구’ 4차 장외집회가 열린 11월 23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민주당 지도부가 시민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이준헌 기자 공직선거법 위반은 징역형, 위증교사 의혹은 무죄. 최근 나온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1심 재판 결과다. 유·무죄가 갈렸음에도 “사법리스크는 달라진 게 없다”는 것이 대부분 정치평론가·여론조사 전문가의 평가다. 그런데도 사법리스크를 둘러싼 정치 역학관계는 미묘하게 달라졌다. 이번 판결이 나오기 전까지 이재명 대표와 민주당은 비유하자면 ‘산속 숲 가운데’에 있는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앞으로 오르막길이 계속될지 내리막길일지, 조금 더 가면 계곡이 나올지 낭떠러지일지 알 수 없었다. 하지만 1심 선고라는 봉우리에 올라서면서 능선과 건너편 봉우리 그리고 끝의 경계선이 보이기 시작했다. 향후 전략을 짤 지도가 생긴 셈이다. “야당은 사활을 걸고 공성전을 할 것이다. 올해를 넘기기 전에 성에 갇혀 있는 윤석열 대통령을 칠 것이다. 김건희 여사 특검은 계속 거부하겠지만 지금 구도로 보면 내년 초가 되면 야권에서 조기 대선을 매개로 인위적인 정계개편을 끌고 갈 동력이 생길 수도 있다. 역사는 아이러니다. 명태균 사건은 오세훈 서울시장, 홍준표 대구시장,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이라는 보수의 주요 대권주자들의 발을 묶어버리고 있다. 반면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에게는 호재다. 20명만 데리고 가면 개헌을 통해 대선이 시작되는 것이다.” 김성순 시사평론가가 보는 ‘이재명 1심 선고 후 정세 전망’이다. 정치권 1심 선고 전망 틀린 까닭은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과 위증교사 의혹 사건 1심을 앞두고 국회 주변에서 오가던 전망은 모두 틀렸다. 공직선거법은 유죄가 되더라도 피선거권이 유지되는 벌금 80만원 선고에 그칠 것이고, 오히려 위증교사가 훨씬 더 위험하리라고 봤다. 결과는 정반대였다. 공직선거법 벌금 80만원은 민주당 만의 희망 사항이 아니었다. 선고 2~3일 전부터 국민의힘 쪽에서도 나오던 전망이다. “판결문을 읽어보면서 아차 싶었다. 나도 징역형은 당연히 과도하고 벌금 80만원 정도 되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동종 범죄 전과가 있다는 걸 몰랐다. 지금은 바뀌었는데 이재명 대표는 2010년 ‘예비후보자는 철도역 구내에서 선거운동을 할 수 없다’라는 옛 공직선거법을 어겨 벌금 50만원 확정을 받은 적 있다. 그렇게 되면 감경을 못 받는다. 양형 기준표에 따르면 애초에 80만원 나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었다.” 익명을 요청한 법조계 인사의 말이다. 그에 따르면 징역형(징역 1년·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공직선거법 1심 판결은 역설적으로 2심을 맡게 될 재판부의 부담을 줄여줬다. “벌금 200만원이나 500만원으로 제1야당 대표를 날렸다면 부담이 컸겠지만 1심에서 저렇게 ‘세게’ 판결을 내려줬으니 2심에서 벌금형을 선고하더라도 순리에 벗어나지 않는 것처럼 보이는 것이다.” 그는 “공직선거법도 만만치 않지만, (무죄를 선고한) 위증교사도 뒤집힐지 안 뒤집힐지 ‘경계선에 있기 때문에’ 2심 결과는 예단하기 힘들다”라고 덧붙였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1월 25일 위증교사 사건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자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 앞에 모인 지지자들이 환호하고 있다./성동훈 기자 이재명 대표가 받고 있는 재판 중에서 올해 나올 판결은 다 나왔다. 서울중앙지법에서 진행 중인 대장동, 위례신도시 개발 비리, 성남FC 후원금 의혹 사건엔 백현동 개발 특혜의혹까지 병합돼 1심이 진행 중이다. 지난해 5월 첫 공판기일이 시작됐지만, 언제 1심 선고가 이뤄질지 모른다. 정치권 주변에서는 이 재판은 2027년 대선 전까지 결론이 나오지 않을 가능성이 커 사실상 사법리스크의 사정권에서 벗어났다고 판단하고 있다. 수원지법에서 진행 중인 대북송금 사건은 지난 6월 기소됐는데 아직 재판이 시작되지 않았다. 지난 11월 19일 기소된 ‘법인카드 사적 유용’도 수원지법의 같은 재판부가 맡았다. 선거법 2심 선고 내년 5~6월 이후 나올 듯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은 법 제270조에 규정된 이른바 ‘6·3·3원칙’이 있다. 선거범과 그 공범에 관한 재판은 다른 재판에 우선해 신속히 해야 하며, 그 판결의 선고는 제1심에서는 공소가 제기된 날부터 6월 이내에, 제2심 및 제3심에서는 전심의 판결 선고가 있은 날부터 각각 3월(합계 1년) 이내에 반드시 해야 한다는 원칙이다. 지난 10월 법원행정처도 내부권고문을 통해서 각급 법원과 판사들이 이 규정을 지켜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재명 대표의 재판에서 이 원칙이 그대로 지켜질지는 미지수다. 우선 1심 선고까지 2년 2개월이 걸렸다. 내년 2월 고등법원 부장판사 인사와 재판부 변경, 3월 변론 갱신과 이후 판결문 작성 등 절차를 고려하면 2심 판결은 일러야 내년 5~6월에 나올 수 있다는 것이 법조계의 전망이다. 단 1, 2심의 법리적용을 검토하는 최종심은 당겨질 수 있다. 앞서 법조인의 설명이다. “2026년은 지방선거가 있어서 아무리 늦어도 내년 안에 재판을 마무리하는 것을 목표로 할 듯싶다. 2심까지 사실관계에 대한 정리는 대부분 끝나고 3심은 일반적으로 앞서 재판들에서 법리 적용이 제대로 됐는지 검토하는 것인데 워낙 쟁점이 뚜렷한 사안이라 정리에 시간이 오래 걸릴 것으로 보진 않는다.” 현재 이재명 사법리스크를 구성하는 5개 재판 중 ‘결정적인’ 것은 이번에 1심 선고된 공직선거법·위증교사 건인데 이는 2026년 지방선거 전에 어떤 형태로든 결론이 난다는 전망이다. “결국은 시간 싸움이 될 것이다. 사법부 재판이 빨리 열리느냐, 아니면 조기 대선 국면이 빨리 오느냐의.” 박신용철 더체인지플랜 선임연구위원의 말이다. 그는 위증교사 1심 재판에서 무죄가 나왔다고 이재명 대표와 민주당이 안심할 상황은 아니라고 말했다. “판결문을 읽어보니 위증교사 행위는 있었다는 말이 나온다. 중요한 것은 (이재명으로부터 위증교사를 받았다고 검찰이 주장한) 김진성이 위증을 의도적으로 했는지 아닌지 검찰이 입증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요약하자면 위증교사를 입증 못 한 검찰 책임이라는 것이다. 2심에서는 얼마든지 뒤집힐 수 있다는 뜻이다.” 이후 정세 전망과 관련, 그는 “온라인에서 반윤석열 정서가 비등한 데 비해 오프라인으로 연계되지 않은 분위기라 탄핵은 사실상 어렵고, 민주당도 내년부터는 개헌을 밀어붙이는 방향으로 갈 것 같다”며 결국 누가 먼저 출구전략을 제시할 수 있느냐를 두고 벌어지는 시간 싸움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플랜B’는 없다 지난 11월 15일 공직선거법 재판에서 징역형 판결이 나오자 열흘 뒤 열리는 위증교사 1심에서도 유죄가 나올 것이란 의견이 다수였다. 자연스럽게 대선후보 ‘유고’ 상황을 대비하는 ‘플랜B’가 주류 친명 의원들과 지지자들의 반발을 뚫고 나올 것이란 전망이 뒤따랐다. 그런데 1심 결과는 엇갈렸다. 어중간한 결과가 나오면서 사법리스크가 일으킨 교착상황은 올해를 넘겨 내년, 멀게는 3년 뒤 대선 국면까지 지속할 것이라는 예측이 지배적이다. ‘위증교사 혐의’ 1심 무죄를 선고받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1월 25일 비공개회의 진행을 위해 국회로 복귀하고 있다. /박민규 선임기자 하헌기 새로운소통연구소장은 “설사 다 유죄가 나왔다고 하더라도 ‘플랜B’가 나올 여지는 없었다”고 말했다. “흔히 쓰러져 있는 사람은 못 밟는다고 말한다. 대표가 총선 공천했을 때처럼 강하게 움직임이 있어야 반발도 있는데 사법리스크로 대표 권력에 공백이 생겼다고 누군가 자기 정치를 하러 다닌다면 지지층이나 국민에게 좋지 않게 보인다는 것은 쉽게 판단할 수 있는 일이다. 반대로 두 재판 모두 무죄가 나왔다고 하더라도 다른 공간이 없는 건 마찬가지다. 예컨대 ‘신(新)3김’(김동연·김부겸·김경수)이라고 조어가 나왔지만, 사실 김부겸 전 총리는 그 전부터 활동하고 있었다. 그런데도 거의 관심을 못 받고 있지 않나.” 그는 이재명 대표 재판 이후 민주당의 나아갈 길은 결국 지지율에 달렸다고 덧붙였다. “2016년과 2017년 탄핵 국면 때도 당시 민주당의 처음 입장은 박근혜 대통령의 2선 후퇴였다. 유권자들이 국회에 압력을 가하니 탄핵으로 선회한 것이었다. 그때와 비교하면 지금은 어느 정도 디커플링(탈동조화) 되기는 했지만, 대통령 국정 지지율이 하락하면 국민의힘 정당 지지율이 버티고, 다시 그걸 발판 삼아 대구·경북·전통적인 보수 지지층에서 대통령 지지율도 살짝 올라오는 형국이다. 2016년 탄핵 국면 때 박근혜 지지율이 4%대로 붕괴하는 상황이 오니 어쩔 수 없이 당시 보수층의 일부도 탄핵에 나섰는데 그 정도의 지형변화가 없는 한 민주당도 다른 선택을 하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 이강윤 정치평론가는 “민주당은 더더욱 내부결속을 위한 강경노선으로 흐를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혹 ‘플랜B’를 생각하는 사람이 있더라도 내년 2심까지는 입도 뻥끗 못 할 것으로 본다. 그렇다고 그게 계속된다고 할 수도 없다. 2심을 흔히들 사실심이라고 하는데 지금 1심 결과가 나온 두 개 중 하나라도 2심에서 유죄가 나오면 대법원에서 뒤집힐 가능성은 거의 없다. 가만히 있어도 플랜B는 자연스럽게 수면 위로 올라올 것이다.” 조국 12·12 최종선고가 미칠 파장 사법리스크가 걸린 또 한 명의 야권 유력주자가 있다. 조국혁신당의 조국 대표다. 조 대표의 업무방해,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 혐의 사건 대법 선고일이 오는 12월 12일로 확정됐다. 재판부는 지난 2월 열린 2심에서는 1심과 마찬가지로 징역 2년, 추징금 600만원을 선고했다. 가능성은 작지만 대법원에서 파기 환송된다면 정국에 또 하나의 변수가 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역시 이 평론가의 말이다. “이재명의 경우는 이제 1심이 끝났다. 사법리스크의 초입부에 들어선 셈이다. 반면 조국은 이번이 마지막이다. 이제 사법리스크 터널에 본격적으로 들어간 이재명에 비해 조국은 사실상 벗어나는 것이다. 전부 무죄건 일부 무죄건 만에 하나 파기 환송이 된다면 그 정치적 파장은 어마어마할 것이다. 진영이나 이념을 떠나, 심지어 나이 많은 사람들 사이에도 ‘조국 가족이 너무 당한 것이 아니냐’는 정서가 컸고, 지난 총선에서 조국혁신당의 약진에도 그런 정서가 일부 반영돼 있었다. 만약 무죄가 나오면 화약고에 불씨를 던지는 정도가 아니라 매우 큰 파장이 일어날 것이다. 12월 12일 조국 대법 판결도 그런 의미에서 굉장히 중요한 분수령이 될 수 있다. 조국혁신당의 정치적 위상이 올라갈 뿐 아니라 민주당 내에서도 통합논의가 나오는 등의 정치적 변화로 이어질 수도 있다.” 안일원 리서치뷰 대표는 이재명 대표의 이번 두 재판 1심 선고, 그리고 조국 대표의 대법원 판결로 야권 사법리스크의 1라운드는 마무리되지만 정치 실종·암흑기로 이어지는 2라운드가 다시 시작될 것으로 내다봤다. “민생은 실종됐고 제1야당은 집행능력이 없으니 여러 가지 한계를 가질 수밖에 없다. 사실상 야권의 행보가 그동안 방탄에 치우친 모습을 보여왔고, 1라운드가 끝나도 여권 역시 용산발 리스크에 함몰된 모습도 그대로일 것 같다. 그러기 때문에 민주당이나 국민의힘 모두 지지율이 큰 폭으로 등락하지 않고 현 추세를 유지하며 내년으로 넘어가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게 탄핵 장외집회에 사람들이 모이지 않는 이유다. 윤석열 정권 이후 대안으로 이재명 민주당이 국민에게 신뢰받지 못하는 상황 역시 지속하는 가운데 12월 12일 조국 대표 유죄가 확정되면 어느 쪽도 신망하지 못하는 유동층은 더욱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를 비롯한 민주당 국회의원들이 11월 26일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앞에서 김건희 특검법 거부권 규탄 긴급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한수빈 기자 안 대표는 현재 상황이 지속한다면 지방선거가 치러질 2026년을 전후로 정계 개편이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역대 대선을 보면 일방적이었던 선거를 제외하면 총선이나 지선과 달리 51 대 49의 구도가 유지된다. 우리와 선거제도는 다르지만, 미국도 최근 선거 결과를 보면 비슷한 상황이다. 보수 진영도 국민의힘과 개혁신당으로 갈라져 있고, 진보진영도 여러 정파로 나뉘어 있다. 예상컨대 지방선거를 전후해서 보수·진보 모두 통합 연대 같은 이슈가 핵심으로 떠오를 가능성이 크다. 지난 재보궐선거에서도 민주당이 부산 금정이나 전남 영광에서 상당한 위기를 노출했고, 이런 답보 상황이 지속하면 이재명 민주당의 한계가 뚜렷이 부상할 가능성이 크다. 아마도 2026년 전후로 정계개편 논의가 촉발될 것 같다.” “만약 민주당 일각에서 나오고 있는 공직선거법 위헌 신청이 진행되면 정국은 지금까지와 달라지는 또 다른 국면으로 넘어가는 거로 봐야 한다.” 김능구 폴리뉴스 대표의 말이다. 그는 사법리스크가 시작된 지난해 여론조사와 이번 재판 직후 치러진 여론조사에서 변화추이를 거시적으로 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여론조사에서 ‘이재명에 대한 검찰수사가 정당했나’를 물으면 대체로 40% 중반이 정당하고 30% 중반대가 무리한 수사라고 답했다. 정당한 수사라는 답이 10% 포인트 가량 높았다. 그런데 이번 1심 판결 전후로 치러진 조사들을 보면 둘 다 40% 중반대다. 그만큼 이재명에게 힘을 실어주고 있다. 선거법 위헌신청도 그전에는 한마디도 나오지 않았다. 국민은 ‘재판을 끌려고 하는구나’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위증교사 무죄라는 판결을 받았기 때문에 이 카드를 쓸 명분이 생긴 것이다. 일종의 트럼프식 모델인데 민주당으로서는 묘수다.” 윤석열 “거국내각” 카드밖에 남지 않았다 김 대표는 앞으로의 정국 전개에서 중요한 것은 ‘윤석열의 선제 조치’라고 덧붙였다. “코너에 몰린 것은 윤석열 정부와 여당이다. 이들은 여기서 밀리면 끝이라고 생각해 버티고 있다. 박근혜 정부가 그러다가 실기한 것 아닌가. 걷잡을 수 없어진 상태에서 총리 국회 추천·개헌 카드를 내놔도 백약이 무효가 됐다. 공멸을 두려워하기 때문에 탄핵은 막을 것이 아니라 국민 분노가 임계점이 넘어서면 그동안 쌓인 것이 발화점이 된다. 그 전에 김건희 특검을 주도적으로 받거나 최소한 거국내각으로 가는 등 선제 조처를 하지 않으면 파국으로 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그는 현재는 정당 지지율이 버티고 있지만, 보수 지지 국민도 거의 마지막까지 온 버티기라고 덧붙였다. “한동훈 다음으로 누구라도 대안이 있어 어쨌든 막아내고 대안 중심으로 뭉치자고 하면 모르겠지만, 유력 대권주자인 오세훈도 명태균 사건에 휘말려 들어가며 불안해지면서 대안이 안 보이는 것이다. 대안이 없으니 발화점으로 치닫는 것이다. 공멸을 막으려야 막을 수도 없는 것이다. 김건희 특검을 받지 않으면 답이 없고, 야권이 수용할 수 있는 거국내각을 하는 것이 윤석열 정권으로서는 사실상 마지막 남은 유일한 카드이고, 그 속에서 1년 임기 단축 개헌이든지 그런 대안을 논의할 수는 있을 것이다.” 사실 거국내각 구성은 과거 군사독재정권 반대 투쟁 당시 김대중 대통령 등 야권이 단골로 제시하던 해법이었다. 김능구 대표는 “거국내각은 사실상 연정하라는 것이다. 윤 대통령이든 야권이든 거국내각 제안의 최적 시점은 윤 대통령 지지율이 다시 10% 초반 대로 꺾이는 시점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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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년 이후 ‘뚜껑 싸움’…탈모를 막아라
중년 이후 ‘뚜껑 싸움’…탈모를 막아라
2023. 12. 23 09:44 건강
‘국민 질환’ 성인 3명 중 1명은 탈모 불규칙한 식습관, 스트레스, 다이어트 등의 환경적인 요인에 의해 탈모 환자의 연령층은 점점 낮아지는 추세이다. EBS 제공 뚜껑 싸움, 중년 남자만의 고민이 아니다 ‘중년 이후 남자는 뚜껑 싸움이다’라는 우스갯소리가 있듯이 탈모는 그간 중장년층 남성의 고민으로 여겨졌다. 하지만 성인 남녀를 대상으로 한 ‘2023 헤어 관리 및 탈모 관련 인식 조사’에 따르면 30.3%가 탈모를 실제로 경험했다고 밝혔으며 2022년 기준 국내 탈모증 환자 수는 25만 명을 넘어섰다. 해가 갈수록 불규칙한 식습관, 스트레스, 다이어트 등의 환경적인 요인에 의해 탈모 환자의 연령층은 점점 낮아지는 추세이다. 점점 전 세대를 아우르는 국민 질환이 되고 있는 탈모, 하지만 원인부터 치료법까지 수많은 낭설이 오르내리고 부르는 게 값인 케어 상품만 넘쳐나는 질환이기도 하다. EBS <귀하신 몸> ‘특명! 탈모를 막아라’ 편에서는 오해와 편견 때문에 의학적 치료 대신 특정 제품, 민간요법 등에 의존하게 되는 질환인 탈모를 둘러싼 낭설을 바로잡고, 잘못된 생활 습관, 탈모 예방법 등 탈모에 대한 보다 정확한 정보를 제공한다. 4년 차 신혼, 직장인 강용구 씨(41)는 결혼하고 난 뒤부터 머리카락이 많이 빠지기 시작했다. 점점 드러나는 정수리에 외출은커녕 누군가를 만나는 것조차 꺼려진다. 결혼 후, 증가한 체중 때문일까? 즐겨 하던 야식도 끊고 시작한 식단 개선, 밥상에는 검은콩이 가득하다. 거기다 샴푸, 두피 마사지기, 에센스, 영양제까지 한 달에 30만원가량을 탈모 치료에 쏟아붓고 있지만 효과는 미미하다. 미뤄왔던 병원행, 그동안 해왔던 탈모 케어가 오히려 탈모를 악화시켰다는 충격적인 이야기를 듣게 된다. “처제 머리에 헬리콥터장이 생기기 시작했어.” 10년 전, 가족여행을 갔다가 탈모를 인지하게 된 고희남 씨(61). 꾸준한 운동, 건강한 식단, 긍정적인 태도에도 불구하고 배수구를 막는 머리카락은 줄어들지 않는다. 스스로 내린 결론은 노화, 그렇다면 치료할 수 없다는 것이 그의 판단이었다. 결국 탈모를 감추기 위해 머리를 점점 더 짧게 자르게 되지만, 남들의 시선을 의식한 후로 자존감은 계속 떨어진다.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찾아간 병원에서 고씨는 희망을 보게 되고, 특별한 솔루션 이후 그의 일상은 180도 달라진다. “정웅이 너 탈모야?” 1년 전, 친구들의 질문으로 탈모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한정웅(18) 학생. ‘내가 탈모?’ 의심은 점점 확신이 되고 누군가 머리카락을 만지기만 해도 예민해진다. 그런 아들을 옆에서 지켜보던 어머니는 아들의 탈모 치료를 위해 무엇이든 해 주고 싶지만, 미성년자인 아들을 선뜻 병원으로 데려가지 못한다. 결국 미뤄왔던 병원을 찾은 한 군은 탈모가 이미 3.5단계까지 진행됐다는 충격적인 검사 결과를 듣게 된다. 탈모를 관리하고 예방하는 법은? 탈모에서 벗어나고 싶은 사례자 3인을 위해 대한민국 최고의 피부과 명의, 요리 연구가, 미용 전문가, 헤어 디자이너가 뭉쳤다. 사례자들의 탈모 진행 파악을 위한 진단과 처방은 물론, 머리 감고 말리는 법, 두피 마사지, 탈모에 좋은 요리, 특별한 헤어 스타일링 법까지 제안한다. 탈모의 진행을 막고, 건강한 두피를 지키기 위한 3주간의 솔루션을 참고할만하다. 자세한 내용은 23일 저녁 9시 45분 EBS 1TV <귀하신 몸> 32화 ‘특명! 탈모를 막아라’ 편에서 확인할 수 있다.
[임영서의 창업 백서] 목계지덕: 싸움닭이 이기는 방법
[임영서의 창업 백서] 목계지덕: 싸움닭이 이기는 방법
2022. 11. 30 07:35 재테크
최근 2년 동안 필자는 많은 일을 겪었다. 거래처의 부도로 막대한 손실을 보는가 하면 직원과 가맹점 문제, 코로나19로 해외사업 철수.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지난여름에는 큰 물난리를 겪었다. 악재가 쓰나미처럼 밀려오자 필자는 평정심을 유지할 수 없었다. 그래서 가까운 가족, 친구, 직원들에게 짜증을 내고 상처를 줬다. 더욱이 발버둥치고 히스테리를 부릴수록 필자의 삶은 더욱 꼬여만 갔다. 그런데 얼마 전 한 선배와 골프 라운딩을 했을 때의 일이다. 그 선배는 초반에 게임이 안 풀리면서 공이 헤저드와 벙커에 빠지는 등 난조를 보였다. 짜증이 날 법도 한데, 선배는 “골프는 잘 될 때도 안 될 때도 있다”며 무덤덤했다. “골프든 사업이든 일희일비하면 큰 사람이 못 된다”고 필자에게 조언하기도 했다. 그리고 후반 들어 선배는 골프선수 같은 플레이를 보였다. 그렇게 평정심을 유지하는 선배를 보면서 장자의 ‘달생편’에 나오는 목계지덕(木鷄之德)이 떠올랐다. 춘추전국시대 주나라 선왕이 싸움닭을 사육하는 ‘기성자’에게 투계(鬪鷄)를 만들어 달라고 부탁한다. 닭을 맡은 기성자는 이후 왕이 “닭이 싸우기에 충분한가?”라고 물을 때면 “아직 멀었습니다. 닭이 강하기는 하나 교만합니다. 그 교만을 버리지 않는 한 최고가 될 수 없습니다” “이제 교만함은 버렸으나, 상대방의 소리와 그림자에 너무 쉽게 반응합니다” “조급함은 버렸으나 아직 너무 공격적입니다” 등의 이유를 대며 시간을 더 달라고 하다가 한참 지나서야 “이제야 완전히 마음의 평정을 찾았습니다. 멀리서 보면 마치 나무로 만든 닭 같습니다. 이제 어느 닭이라도 도망갈 것입니다”라고 아뢰었다. 이 고사를 통해 우리는 ‘교만함을 버리고, 남의 싫은 말이나 도전에 쉽게 대응하지 않으며, 나무 닭처럼 됐을 때 최고의 강자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배울 수 있다. 특히 자신의 감정을 컨트롤하지 못하고 자주 화를 내는 사람이라면 ‘목계’에 대한 교훈을 가슴에 새겨둘 만하다. 특별히 경영자나 사회의 지도자리면 자신의 지위와 권위 그리고 돈 같은 것을 앞세워서는 안 된다. 누구든 이겨야 직성이 풀리는 사람이라면 무작정 싸울 것이 아니라 목계처럼 어떤 외부의 자극에도 흔들림 없이 겸손하고 평온한 마음의 여유를 가져야 한다. 필자가 목계지덕에서 배운 것은 첫째, 자신의 무지함을 알아야 한다는 점이. 자신은 모든 것을 알고 있다는 교만함을 버려야 한다. 어설프게 알면서 모든 것을 아는 듯 설치는 사람은 사업에서 성공하기 어렵다. 둘째, 함부로 나대면 안 된다. 초보 싸움닭은 앞뒤 안 가리고 무작정 상대에게 달려든다. 함부로 말하거나 행동하는 사람 또한 제대로 된 강자를 만나면 큰코 다치기 십상이다. 셋째, 상대방에게 지나치게 민감하면 안 된다. 사업이든 싸움이든 먼저 흥분하면 손해만 본다. 넷째, 상대방에 대한 공격적인 눈초리를 버리고 상대방의 행동을 지켜보고 그들의 말을 경청해야 한다. 오늘 문득 시인 유치환의 ‘바위’에 나오는 시구가 떠오른다. “내가 죽으면 한 개 바위가 되리라/ 아예 애련(哀憐)에 물들지 않고 희로(喜怒)에 움직이지 않는 바위가 되리라.” ■임영서 대표는 누구? 임영서 대표는 중학교 때부터 장사와 학업을 병행하면서 성장했다. 대학을 마치고 체계적인 장사를 배우고 싶어서 일본유학을 경험했다. 한국에 돌아와서 지난 25년간 1세대 창업 컨설턴트로 활동했다. 서경대학교 프랜차이즈학과 겸임교수, 연세대 상남경영대학원 프랜차이즈 과정에서 강사로 활동했다. 지금까지 100개 이상의 프랜차이즈 기업과 500명 이상의 자영업자 창업 컨설팅, 1000회 이상 창업 강의, TV·라디오방송과 신문·잡지 등의 창업 칼럼니스트 활동 외에 다수의 창업 저서를 출간했다. 현재 프랜차이즈 전문기업 ㈜죽이야기와 식품제조기업 ㈜대호가 대표이사로 일하고 있다.
임영서
[임영서의 창업 백서] 싸우지 않고 이기는 사람이 싸움의 고수다
[임영서의 창업 백서] 싸우지 않고 이기는 사람이 싸움의 고수다
2022. 03. 09 14:26 문화/생활
조선 초기 대제학을 지낸 윤회에 대한 야사다. 윤회가 어디를 가다가 저녁이 돼 주막에 들러 마당 평상에 앉았다. 그런데 주막 주인의 아들이 진주를 갖고 놀다가 땅에 떨어뜨렸다. 때마침 옆에 있던 거위가 그것을 삼켜버렸다. 진주를 잃어버린 아이가 엉엉 울자 주인은 윤회를 의심하고 불같이 화를 내면서 꽁꽁 묶고는 다음날 관가에 고발하겠다고 엄포를 놓았다. 그러자 윤회는 순순히 포박을 당하면서 거위도 옆에 함께 묶어 놓아 달라고 부탁했다. 주인은 좀 생뚱맞지만 그 부탁을 들어주었다. 다음날 아침 윤회는 큰 소리로 주인을 불렀다. “도둑이 무슨 나짝으로 부르냐?”며 주인이 다가왔다. 윤회는 “저 거위가 싼 똥을 살펴보시오”라고 했다. 거위의 똥을 살펴보던 주인은 그곳에 진주가 있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 주인은 윤회를 풀어주면서 진심 어린 사과를 했다. “어제 왜 거위가 진주를 삼켰다고 말하지 않았소?”라고 주인이 묻자 윤회는 “당신은 어제 무척 화가 나 있었는데 내가 어떤 말을 한들 믿었겠소? 또 당신이 내 말을 믿었다면 당신은 거위의 배를 갈라 진주를 찾으려 했을 것이고, 그러면 거위는 죽지 않았겠소”라고 말했다. 이 일화는 야사일 뿐이다. 하지만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큰 교훈을 준다. 사업을 하다 보면 직원, 거래처, 고객 등에게 말도 안 되는 의심을 받거나 피해를 당할 때가 많다. 고객의 목소리가 커진 요즘에는 비상식적인 고객의 갑질에 당혹스러운 일들도 많다. 배달한 음식을 다 먹고 몇 수저 남겨 놓고는 “음식이 상했으니 반품해 달라”거나 “주문한 음식에서 이물질이 나왔다. 배상을 안 해 주면 식약청에 신고하겠다”며 금전을 요구하는 사례를 종종 뉴스로 접하기도 한다. 이럴 때면 업주들은 너무 억울하고 화가 나지만 여론을 의식해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배상을 해 주곤 한다. 얼마 전 회사의 중간간부가 퇴직을 했다. 사표를 수리할 무렵, 그가 그동안 업무에서 실책이 많았고 이 때문에 회사의 손실이 컸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필자는 그 직원이 퇴직하기 전에 책임을 묻고 심하게 화를 내고 싶었다. 하지만 윤회의 일화를 생각하면서 참고 또 참기로 했다. 경영자의 즉각적인 반응은 더 큰 손실을 가져 올 수 있다는 것을 잘 알기 때문이다. 사업을 하면서 후회되는 것 중 하나가 ‘그때 왜 못 참았을까?’이다. 중국 북송 때의 시인 소동파는 ‘자유에게 화답하다(和子由)’라는 시에서 ‘설니홍조(雪泥鴻爪)’에 대해 말했다. “기러기가 앉았던 눈밭의 발자국은 녹고 나면 그 자취가 없어진다”는 의미다. 살다 보면 화가 나고 억울할 때도 있지만, 그 순간 냉정하게 참고 넘기면 훗날 돌이켜봤을 때 아무것도 아닌 일이 흔하다. 반면 상대가 싸움을 걸어올 때 싸웠다가 소중한 것을 잃는 경우가 많다. 강물이 소리 없이 부드럽게 흘러가듯이 차분하게 싸움을 피하는 것도 지혜로운 삶의 기술이다. 사업을 하면서 이기려고만 하면 혜안이 좁아지고 통찰력을 잃기 쉽다.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사람은 ‘잃을 것이 없는 사람’이다. 물불 안 가리고 사납게 달려드는 사람을 만날 때 한 걸음 물러나서 이해하고 받아들인다면 전체적인 국면을 유리하게 이끌어 갈 수 있다. ■임영서 대표는 누구? 임영서 대표는 중학교 때부터 장사와 학업을 병행하면서 성장했다. 대학을 마치고 체계적인 장사를 배우고 싶어서 일본유학을 경험했다. 한국에 돌아와서 지난 25년간 1세대 창업 컨설턴트로 활동했다. 서경대학교 프랜차이즈학과 겸임교수, 연세대 상남경영대학원 프랜차이즈 과정에서 강사로 활동했다. 지금까지 100개 이상의 프랜차이즈 기업과 500명 이상의 자영업자 창업 컨설팅, 1000회 이상 창업 강의, TV·라디오방송과 신문·잡지 등의 창업 칼럼니스트 활동 외에 다수의 창업 저서를 출간했다. 현재 프랜차이즈 전문기업 ㈜죽이야기와 식품제조기업 ㈜대호가 대표이사로 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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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영서의 창업 백서]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에서 배우는 창업
[임영서의 창업 백서]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에서 배우는 창업
2021. 12. 14 14:01 문화/생활
코로나19는 지난 2년 동안 세상에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 창업시장 역시 새로운 강자들이 출현하게 된 기회가 됐다. 그동안은 자금, 노하우, 점포의 입지가 우수한 창업자가 전통적으로 창업시장에서 절대강자였다. 하지만 코로나로 소비패턴에 변화가 일면서 기존의 강점을 갖고 있는 창업자에게 더 이상 기회가 주어지지 않았다. 예를 들어 음식점 창업의 경우 홀 판매 중심에서 배달판매와 포장판매로 바뀌었다. 전국 유명 상권의 A급 상권은 임차료·인건비의 부담을 견디지 못하고 폐점이 줄을 이었다. 하지만 뒷골목에 위치한 점포들은 스마트폰을 이용한 배달을 강화하면서 경쟁력을 갖게 됐다. 점포의 경쟁력이 입지 중심에서 스마트폰으로 옮겨간 사례다. 위드 코로나로 전환되면서 다시금 창업에 대한 기대도 커지고 있다. 내일을 예측할 수 없는 현실에서 어떻게 생존할 수 있을까? 필자는 3,000년 전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에서 새로운 창업성공전략을 찾을 수 있다고 본다. 이는 단순히 성경이나 종교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다. 쉐펠라 평야 끝자락 엘라계곡을 사이에 두고 이스라엘군과 블레셋군이 대치한다. 두 군대는 서로 노려만 볼 뿐 쉽게 공격하지 못하고 교착상태에 빠진다. 공격하기 위해 계곡을 내려가면 상대방에게 무방비로 노출되기 때문이다. 이때 블레셋군에서 가장 힘센 전사가 나선다. 키가 2m에 이르는 거구로, 청동 갑옷과 투구로 무장한 장수다. 그는 계곡에 내려와서 소리친다. “너희 무리 중에 가장 힘센 전사를 내려보내라.” 이때 이스라엘군의 양치기 소년 다윗은 이스라엘왕 사울 앞에 나가 “제가 그와 싸우겠다”고 하고, 사울왕이 내준 갑옷과 투구마저 마다한 채 막대기 하나와 돌멩이 다섯 개만을 가지고 거인과 맞선다. 그리고 결과는 다들 아다시피 다윗의 승리로 끝난다. 모두의 눈에 약자로 비친 어린 소년 다윗이 어떻게 거구의 강자 골리앗을 이길 수 있었을까? 우선 다윗은 싸움의 구조를 바꿨다. 고대 군대는 말이나 전차를 타고 빠르게 진군하는 기병, 갑옷을 입고 칼과 방패를 든 보병, 활을 쏘고 돌을 투석하는 발사병 등으로 이뤄졌다. 골리앗이 보병이라면 다윗은 투석병이다. 몸집과 무기로 기준한다면 다윗이 골리앗에게 불리하다. 하지만 보병과 투석병의 결투라면 이야기는 다르다. 가까운 거리에서는 보병이 유리하지만, 거리를 둔 결투에서는 보병이 투석병을 이길 수 없다. 창업이라는 전쟁터로 떠나는 예비 창업자도 싸움의 구조를 바꿔야 한다. 자금 중심, 입지 중심. 시설 중심의 창업은 이미 끝났다. ‘창업의 혁명’을 일으키는 성공 창업의 주역들은 이제 싸움의 구조를 바꾸어 놓고 싸운다. 높은 임차료를 피하기 위해 배달·포장판매에 집중하고, 인건비 부담을 덜기 위해 무인점포로 승부한다. 생산제조시설이 없어도 전국의 우수한 제품을 찾아 온라인을 통해 높은 유통수익을 올린다. 성실하게 발품을 팔던 시대를 벗어나 재치있는 손가락품으로 성공신화를 써 가고 있다. 둘째. 나를 알고 상대를 알면 반드시 이긴다. 골리앗은 많은 무기를 들고, 팔과 무릎까지 덮는 청동 갑옷도 입었다. 족히 50㎏은 넘었을 것이다. 골리앗이 다윗에게 “내게로 오라. 내가 네 살점을 새들과 들짐승에게 주리라”고 소리친 것도 자신이 움직이기 힘들기 때문이었다. 이렇듯 중무장으로 거동이 느린 골리앗을 보면서 다윗은 ‘저 놈, 내 돌멩이 한 방이면 날려버릴 수 있겠는데…’라고 생각했을 듯하다. 골리앗의 최대 강점이었던 무기와 갑옷은 다윗 앞에서는 가장 큰 단점이 됐던 것이다. 다윗은 골리앗의 또 다른 단점도 파악했을 것이다. 골리앗은 이스라엘 군대 앞에 나올 때 시종의 안내를 받는다. 강인한 장수가 시종의 손을 잡고 대결장소까지 간 데 대해 많은 의학자는 골리앗이 거인병, 즉 선단거대증을 앓았기 때문으로 해석한다. 선단거대증은 뇌하수체에 양성 종양이 생겨 발생하는데, 여러 부작용 중 하나가 복시와 근시다. 골리앗은 시력에 문제가 있던 것이다. 창업자가 장사의 세계에서 절대적 강자가 되는 길은 먼저 자신을 파악하는 일이다. 다윗이 골리앗과의 싸움에서 자신이 가장 잘 싸울 수 있는 조건을 만들고 싸웠던 것처럼 창업자도 가장 잘 싸울 수 있는 조건을 만들어야 한다. 다윗에게는 투구나 갑옷은 거추장스러운 짐이 될 뿐이었다. 경쟁자의 장점과 단점을 파악하는 것도 중요하다. 투구와 갑옷, 그리고 무기는 골리앗의 장점이었지만 다윗은 그것을 단점으로 만들었다. 창업자의 경쟁자가 대기업이든 고액 창업자든 두려워할 필요는 없다. 그들은 시장변화에 둔감하고, 소통이 늦다. 코로나 이전 창업시장에서 ‘전국 유망상권의 1급지 점포’는 창업자라면 누구나 부러워했던 경쟁력이었다. 또 대형 매장의 고급시설을 갖춘 매장은 소액 창업자들에게 선망의 대상이었다. 하지만 이제 그것은 골리앗의 중무장처럼 거추장스러운 장애물이 됐다. 셋째는 강한 자신감이다. 거구에다 중무장까지 한 골리앗이었지만, 다윗에게는 ‘너쯤이야’ 하는 자신감이 있었다. 우리 세상을 살아가면서 종교관에서 벗어나 이러한 사례에서 지혜를 배워야 한다. 창업자라면 성공할 수 있다는 신념을 가질 필요가 있다. 사람은 대개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가치에 절대적 우열이 존재한다고 생각한다. 다윗보다는 골리앗이 우월하고, 나보다는 저 사람이 우월하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실제는 그렇지 않다. 모든 장점은 상대적 가치를 지닌다. 우리는 골리앗만 쳐다보는 것이 아니라 자기 자신을 바라봐야 한다. ‘내 안의 최고 무기는 무엇인가?’ 그것을 찾고 만들 때 우리는 다윗처럼 당당하게 골리앗에 맞설 수 있다. 창업의 세계에서 승리한 창업자의 공통점은 승리에 대한 강한 자신감과 자신에 대한 신뢰를 가졌다는 점이다. 미래의 창업자도 성공에 대한 강한 신념을 가져야 한다. 코로나가 온 세상을 변혁과 격동 그리고 혼돈 속으로 몰아넣었다. 이 혼돈의 세계에서 낡은 것을 거부하고 새로운 것을 창출해 내려면 성공에 대한 자신감부터 가져야 한다. 그런 창업가라야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고 변화를 만들어 나갈 수 있다. ■임영서 대표는 누구? 임영서 대표는 중학교 때부터 장사와 학업을 병행하면서 성장했다. 대학을 마치고 체계적인 장사를 배우고 싶어서 일본유학을 경험했다. 한국에 돌아와서 지난 25년간 1세대 창업 컨설턴트로 활동했다. 서경대학교 프랜차이즈학과 겸임교수, 연세대 상남경영대학원 프랜차이즈 과정에서 강사로 활동했다. 지금까지 100개 이상의 프랜차이즈 기업과 500명 이상의 자영업자 창업 컨설팅, 1000회 이상 창업 강의, TV·라디오방송과 신문·잡지 등의 창업 칼럼니스트 활동 외에 다수의 창업 저서를 출간했다. 현재 프랜차이즈 전문기업 ㈜죽이야기와 식품제조기업 ㈜대호가 대표이사로 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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