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향신문(총 148 건 검색)
- “가장 쓸모없는 운동은?”①3·1운동 ②페미니즘…‘남초 커뮤니티’발 혐오 방치하는 교실[플랫]
- 2025. 01. 23 18:04사회
- ... 경기 부천의 한 고등학교 축제에서 ‘나락퀴즈쇼’를 진행했다. 이 코너를 준비한 학생들은 ‘가장 쓸모없다고 생각하는 운동을 고르시오’라는 질문을 던진 뒤 ‘①3·1운동 ②페미니즘 운동 ...
- 플랫
- 가장 쓸모없는 운동이 촛불집회? 페미니즘?···혐오를 ‘놀이’로 소비하는 학생들
- 2025. 01. 23 16:53사회
- ... 경기 부천의 한 고등학교 축제에서 ‘나락퀴즈쇼’를 진행했다. 이 코너를 준비한 학생들은 ‘가장 쓸모없다고 생각하는 운동을 고르시오’라는 질문을 던진 뒤 ‘①3·1운동 ②페미니즘 운동 ...
- 혐오차별나락퀴즈쇼축제
- [알아두면 쓸모 있는 한의과학]산삼의 약효는 ‘식물 생존 스트레스’의 산물
- 2024. 12. 29 20:45과학·환경
- 산삼은 자연산 인삼이다. ‘인삼’이라는 이름으로 유통되는 것은 보통 밭에서 재배한 인삼을 말하며, 야생에서 채취한 인삼은 ‘자연산 인삼’이라 하지 않고 흔히 ‘산삼’이라고 부른다. 산삼은 재배...
- 알아두면 쓸모 있는 한의과학
- [정우성의 일상과 호사]이케아 가구로 꾸민 새 사무실 인테리어… ‘슴슴한 디자인·실용적 쓸모’ 나무랄 데 없네, 나만의 10평
- 2024. 12. 07 12:00라이프
- 합리·실용으로 요약할 수 있는 스웨덴의 가구 및 생활소품 브랜드 이케아의 제품으로 꾸민 필자의 사무실. 불황 등 고려…‘지출 최소화’에 집중 AI 추천받아 가상 배치해보고 구매 넉넉한 수납으로...
- 정우성의 일상과 호사
스포츠경향(총 68 건 검색)
- 이동건·박하선 주연 ‘아무짝에 쓸모없는 사랑’, 펄스픽서 공개
- 2025. 01. 22 18:40 연예
- 펄스픽 숏폼 콘텐츠 플랫폼 ‘펄스픽’이 완성도 높은 작품을 공개한다. 22일 ‘아무짝에 쓸모없는 사랑’(연출: 이정섭ㅣ제작: 스튜디오 달감ㅣ러닝타임: 총 51회, 100분)이다. 이동건과 박하선의 캐스팅으로 일찍부터 화제를 모아왔던 ‘아무짝에 쓸모없는 사랑’은 사랑 따위 무의미하다고 믿게된 올드 패션 이무개(이동건)와 도도혜(박하선)가 하룻밤의 실수로 엮여 인생 최대의 로맨스에 맞닥뜨리는 유쾌한 코미디 물이다. 이동건은 이번 작품에서 문학평론가이자 출판사 편집장으로, 이제는 더 이상 사랑은 그저 무미건조한 단어일뿐이라고 생각하지만 ‘도도혜’를 만나 호수같던 일상이 흔들리는 ‘이무개’로 분해 다채로운 모습을 보여줄 예정이다. 이동건과 함께 유쾌한 케미를 보일 박하선은 출판사 디자인 실장 ‘도도혜’ 역으로 등장한다. 그는 사랑에 상처받고 인생에서 ‘사랑’을 지우겠다 다짐했지만 세상 지질해 보였던 ‘이무개’로 다시 설레임을 느끼는 ‘도도혜’를 찰진 연기로 살렸다. 펄스픽 두 사람은 술 한잔으로 시작된 돌이킬 수 없는 하룻밤을 기점으로 묘하게 얽혀버리는 ‘이무개’와 ‘도도혜’의 코믹 로맨스를 완벽한 연기와 호흡으로 화면 위에 살려 시청자들에게 웃음과 설레임을 안겨줄 예정이다. 공개된 스틸은 두 사람이 보여줄 스토리에 대한 기대감을 끌어올린다. 왠지 쓸쓸해 보이기도 한 모습의 이동건과 박하선의 멋짐이 폭발하는 모습이 대비되는 한편, 박하선을 바라보는 묘한 눈빛과 수습하지 못할 일이 생겨버린 것 같은 장면은 보는 이들로 하여금 호기심과 궁금증을 불러 일으켜 작품을 더욱 기다리게 한다. 펄스픽 ‘아무짝에 쓸모없는 사랑’으로 또 한 번 시청자들에게 큰 재미를 안겨줄 ‘펄스픽’은 현재 드라마, 예능, 영화 등 다양한 장르의 신규 작품들을 매주 수요일마다 선보이며 시청자들에게 차별화된 경험을 제공하고 있다.
- 윤남노·임태훈 “과거 쓸모없고 버려진 존재였다” 충격 고백 (레미제라블)
- 2024. 12. 20 11:24 연예
- 백종원의 레미제라블. ENA 제공. ‘백종원의 레미제라블’ 윤남노와 임태훈이 과거를 고백한다. 오는 21일 방송되는 ENA ‘백종원의 레미제라블’에서는 지난 ‘바다 한 상 만들기’ 팀 미션에서 최하위를 기록하며 탈락 위기에 처한 F팀(01 성현우-부모가 버린 자식, 03 전동진, 09 오창석-알코올중독, 12 조도연-가정폭력 피해자)의 패자부활전이 공개된다. 과연 이들 중 누가 살아남을 수 있을지 궁금증이 높아진다. 지난 방송 말미에 공개된 예고에서는 F팀 도전자들이 각각 다른 담임 셰프를 찾아가 1:1 코칭받는 모습이 포착됐다. 무엇보다 1:1 코칭 과정에서 담임 셰프들이 F팀 도전자들의 의지를 끄집어 내기 위해 자신의 과거 이야기까지 털어놓은 것으로 알려져 호기심을 더한다. 윤남노 셰프는 자신을 찾아온 F팀 도전자를 보며 깊은 생각에 잠긴다. 해당 도전자와의 대화 후 윤남노 셰프는 “과거 저도 쓸모없는 존재, 버려졌던 존재였다. 이 친구도 그렇지 않았을까. ‘한 번의 기회’도 없었기에 열정을 몰랐던 것이 아닐까”라고 말한다. 이어 “정말 한 번 (열정에) 미치게 해주고 싶었다”라고 덧붙인다. 윤남노 셰프는 자신과 비슷한 점을 가진 F팀 도전자의 열정을 어떻게 이끌어낼까. 임태훈 셰프 역시 솔직한 고백으로 놀라움을 자아낸다. 임태훈 셰프는 자신을 찾아온 F팀 도전자의 절실함을 이끌기 위해 손수 만든 특별한 짜장면을 선보인다. 이어 해당 도전자에게 “(나는) 어렸을 때 할머니 손에 자랐다. 어렵게 살다 보니 할머니가 시장에 버려진 우거지와 시래기를 들고 오셔서 반찬을 해 먹었다”라고 회상한다. 김민성 셰프와 데이비드 리 셰프 역시 자신만의 방식으로 탈락 위기에 처한 F팀 도전자들을 독려한다. 앞서 F팀 도전자 4인 중 12 조도연은 막중한 책임감을 느껴 패자부활전 불참을 선언했다. F팀 도전자 4인은 모두 패자부활전에 참여할 수 있을까. ‘백종원의 레미제라블’ 4회는 오는 21일 토요일 오후 8시 30분 ENA에서 공개된다.
- 이동건X박하선, 숏폼 드라마 ‘아무짝에 쓸모없는 사랑’서 노총각-노처녀 호흡
- 2024. 11. 06 08:47 연예
- 숏폼 드라마 ‘아무짝에 쓸모없는 사랑’에 출연하는 배우 이동건(왼쪽)과 박하선. 사진 FNC엔터테인먼트, 블리츠웨이스튜디오 배우 이동건과 박하선이 숏폼 드라마로 2025년 문을 연다. 이동건과 박하선은 최근 내년 1월 공개 예정인 숏폼 드라마 ‘아무짝에 쓸모없는 사랑’에 캐스팅됐다. 드라마는 남녀가 잠을 자면 결혼을 해야 한다는 시대에 뒤떨어진 관념의 노총각-노처녀가 자신의 이상형과는 반대인 상대를 만나 실수로 하룻밤을 보내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룬다.. ‘아무짝에 쓸모없는 사랑’은 최고 시청률 49.3%를 기록한 드라마 ‘제빵왕 김탁구’부터 ‘힐러’ ‘동네변호사 조들호’ ‘7일의 왕비’ ‘단, 하나의 사랑’ 등 수많은 히트작을 탄생시킨 베테랑 연출자 이정섭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것으로 알려져 주목된다. 숏폼이라는 형식과 이정섭 감독 특유의 섬세하고 힘 있는 연출력이 만나 시너지가 예상된다. 6일 이동건과 박하선의 캐스팅을 알린 제작진은 “이동건은 극 중 문학평론가 및 출판사 편집장인 노총각 이무개 역을 맡았다. 박하선은 출판사 디자인실장인 노처녀 도도혜 역을 연기한다”고 알렸다. 이무개는 효자에, 우등생에, 여동생을 끔찍하게 아끼지만 소심한 성격 때문에 좋아한다는 고백을 잘하지 못해, 특기가 짝사랑이다. 도도혜는 스스로를 얼굴도, 몸매도, 능력도 완벽한 신붓감이라 여긴다. 하지만 정작 다가오는 남자들을 가로막는 이상한 능력이 있다. 이동건은 ‘네 멋대로 해라’ ‘상두야 학교 가자’ ‘낭랑 18세’ ‘파리의 연인’ ‘월계수 양복점 신사들’ ‘7일의 왕비’ ‘단 하나의 사랑’ 등에 출연했다. 박하선은 ‘동이’ ‘투윅스’ ‘평일 오후 세시의 연인’ ‘검은태양’ 등에서 출연했다. 최근에는 ‘산후조리원’ ‘며느라기’에 출연하며 공감을 유발하는 연기에도 탁월한 강점을 보였다. 숏폼 드라마 ‘아무짝에 쓸모없는 사랑’은 베타 론칭 예정인 숏폼 스트리밍 플랫폼 ‘펄스픽(PulswPick)’을 통해 내년 1월 공개된다.
- “쓸모 다하면 은퇴하고 싶다”…남자배구 누적 득점 1위 박철우, 정든 코트 떠난다
- 2024. 05. 17 16:20 스포츠종합
- 2023~2024시즌을 끝으로 은퇴를 선언한 박철우. KOVO 제공 남자배구의 전설적인 왼손 공격수 박철우(39)가 정든 코트를 떠나 제2의 인생을 시작한다. 박철우는 지난 16일 개인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은퇴 소식을 직접 전했다. 그는 “‘선수로서 쓸모를 다하면 은퇴하고 싶다’, 예전에 했던 이야기인데 이제 그때가 아닌가 싶다”며 “20년간 프로 생활을 하며 오지 않을 것만 같던 선수로서 마지막 날이 왔다”고 적었다. 프로배구가 출범한 2005년 현대캐피탈에서 선수 생활을 시작한 그는 삼성화재, 한국전력에서 19시즌 간 뛰었다. 왼손잡이 아포짓 스파이커로 V리그 통산 564경기에서 6623득점을 올렸다. V리그 남자부에서 6000득점 고지를 밟은 선수는 현재까지 박철우가 유일하다. 그는 현대캐피탈 소속이던 2008~2009시즌엔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되기도 했다. 우승 반지도 7개나 있다. 선수로서 황혼기를 한국전력에서 보낸 박철우는 미들블로커로 포지션을 변경하는 등 끝까지 살아남기 위해 노력했고, 2023~2024시즌을 마지막으로 현역 유니폼을 벗었다. 박철우는 “20년의 시간 동안 너무나 좋은 일들과 너무나 힘든 일을 많이 겪었다”며 “마지막에 와서는 그 모든 일이 인생이고 나를 더욱더 단단히 해줬다는 생각이 든다”고 추억했다. 박철우는 현역 시절 자신을 지도해준 여러 감독과 코치진, 그리고 함께 뛴 동료들에게도 감사 인사를 전하며 “코트에서 힘이 되어주셨던 팬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다시 배구 코트에서 만나 뵐 거라고 약속한다”고 전했다. 새로운 인생의 출발선에 선 박철우는 방송사 해설위원으로 첫발을 내디딜 예정이다.
주간경향(총 40 건 검색)
- [전세폐지 논란] “부동산 불패 깨지면 전세 쓸모도 사라져”(2023. 06. 09 11:24)
- 2023. 06. 09 11:24 경제
- ㆍ구본기 생활경제연구소 소장의 ‘전세소멸론’ 사진/서성일 선임기자 한국사회에서 ‘전세를 없애야 한다’는 주장은 쉽게 꺼내놓기 어렵다. 전세를 부정한다는 건 ‘내 집 마련’ 성공담에 단골로 등장하는 수단이자 자가-전세-월세로 내려오는 주거 계층화의 욕망에 대한 도전과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월세는 사라지는 돈이지만 전세는 결국 내 돈이 된다’는 믿음이 팽배한 사회에서 전세소멸이 ‘철없는 소리’로 치부되는 건 어쩌면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적어도 전세 때문에 전 재산을 잃고 스스로 생을 마감한 사람들이 나타나기 전까지는 그랬다. 전세사기 피해자의 등장은 ‘전세의 위험성’보다 ‘전세에 대한 의심’을 키웠다는 점에서 변곡점이 됐다. ‘일단 깡통전세, 역전세에 걸리면 내 집 마련 시기를 미뤄야 한다. 이제 보니 전세가 내 집 마련을 방해하고 있다. 이참에 전세를 없애버리는 것이 낫겠다’로 이어지는 구조다. 하지만 전세사기로 인한 일시적 충격으로 만들어진 논리에서 ‘전세를 어떻게 없앨 것인지’, ‘없애고 난 후의 임대차 시장은 어떻게 될 것인지’에 대한 진지한 고민을 엿볼 수는 없었다. 주간경향이 전세에 대한 우호적 여론이 팽배한 시절부터 꿋꿋이 ‘전세를 없애야 한다’고 주장해온 전문가를 찾아나선 배경이다. 지난 6월 6일 서울 구로구에 있는 한 사무실에서 구본기 생활경제연구소 소장을 만났다. 그는 “전세소멸을 주장하다가 정말 욕 많이 먹었다”고 웃으며 말했다. 구 소장은 한국 부동산 문제와 대책을 연구해온 전문가다. 전·월세 문제를 다룬 다수의 책을 출간했다. 정책을 만들고 제안하는 일 등에도 적극 참여하고 있다. 구 소장은 “전세는 한국 부동산 시장을 혼란케 하는 핵심 기제”라고 분석한다. 그의 주장에는 전세를 자산증식 수단으로 악용하는 투기 세력에 대한 분노가 담겨 있었다. -전세가 한국에서 안정적으로 자리를 잡은 것은 어떤 상황적 맥락 때문일까. “임차인 입장에서 보면, 현금흐름을 저렴하게 가져가면서 주택을 빌려 살 수 있다는 장점이 있었다. 그런데 전세에서 중요한 것은 임차인이 아닌 임대인의 입장이다. 시장에 존재한다는 것은 누군가 공급을 하기 때문이다. 단순히 수요만 있어서는 시장에 존재할 수 없다. 그러면 공급자 입장에서 ‘왜 자신의 집을 전세로 빌려주려고 하느냐’는 의문이 생긴다. 이는 역사적으로 단 한 번도 해답이 변한 적이 없다. 답은 ‘무이자 대출’이다. 이게 한국 부동산 임대차 시장에서 전세가 살아남은 이유다.” -전세를 부동산이 아닌 금융적 입장에서 봐야 한다는 것인가. “임대인이 세입자에게 내주는 주택은 일종의 담보다. 그 대신 목돈을 달라는 것이다. 본질은 집을 대가로 무이자로 돈을 받는 행위다. 법리적으로 보면 이는 순수한 채권-채무 관계다. 그래서 전세 세입자들이 임대인에게 갑질을 당하는 상황이 이상하게 느껴지는 순간이 있다. 그런데 한편으로 이것은 임대차 계약이기도 하다. 즉 한쪽으로 보면 채권자-채무자 관계, 다른 한쪽으로 보면 임대인-임차인 관계인 것이 전세다. 현재는 전세의 본질을 임대인과 임차인의 관계로 보는 시선이 더욱 팽배해 있다. 하지만 계약이 ‘사적 대출’로 엮여 있다는 점을 부정할 수는 없다.” 전세사기피해자대책위원회 관계자들이 지난 5월 1일 서울 종로구 파이낸스빌딩 앞에서 정부와 국회의 실효성 있는 피해자 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집회를 열고 있다. / 문재원 기자 -이들이 사적 대출인 전세를 이용하는 동기는 무엇인가. “전세를 임대차 계약으로 보고, ‘주거’라는 사용가치에 집중한다면 임차인의 동기는 쉽게 이해할 수 있다. 보증금 이상의 가치를 지닌 집에서 수년간 거주하겠다는 것이다. 문제는 해당 관점으로는 임대인의 동기가 이해가 안 된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10억원짜리 집을 8억원 정도의 보증금만 받고 세입자를 들였다고 해보자. 임대인 입장에서 보면 이렇게 바보 같은 계약이 없다. 부동산을 소유함으로써 발생하는 세금을 내고, 집에 이상이 생기면 수리도 해줘야 하는데 정작 본인은 10억원짜리 집에서 살아보지도 못한다. 결국, 임대인의 동기는 사용가치가 아니라는 의미다. 우리나라 임대인들이 전세를 선호하는 것은 교환가치 때문이다. 쉽게 말해 자신이 가진 현금이나 은행 대출로는 10억원짜리 집을 살 수가 없는데 전세라는 사적, 변칙 대출을 끼면 이 불가능한 일을 현실로 만들 수 있다. 이를 통해 시세 차익을 노리는 것이 궁극적 동기다. 이 구조가 유지되는 한 전세는 계속해서 효용가치를 지니게 된다.” -그럼에도 전세가 소멸할 것이라고 주장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지금까지 설명한 전세 구조에는 하나의 대전제가 빠져 있다. ‘집값이 앞으로도 계속해서 가파르게 상승할 것’이라는 조건이다. 이 믿음이 깨지면 전세의 미래를 장담할 수 없다. 극단적으로 말하면, 집값이 안정화된 세상에 전세라는 제도는 존재할 수가 없다. 전세 끼고 집 사는 투자, 소위 ‘갭투자’를 통한 시세 차익을 기대할 수 없기 때문이다. 요컨대 ‘부동산 불패 신화’가 깨지면 전세는 그 존속 이유를 상실한다. 이런 맥락에서 전세는 소멸할 것이고, 소멸해야 한다고 본다.” -전세소멸을 지향점의 관점에서 본다고 해도 전세가 빠진 자리를 채울 실질적 대안이 있어야 하지 않나. “무턱대고 전세를 없애자는 얘기가 아니다. 사적 임대차 시장의 주거안정을 이루는 데는 세 가지 단계가 있다. 첫 번째는 전세 보증금에 대한 관리다. 임대인 입장에서 보증금은 분명히 사적 대출임에도 지금껏 이에 대한 관리가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 전세대책이라는 이름으로 수많은 정책이 나왔지만, 어느 하나 전세 보증금 자체를 규제하지 못했다. 문재인 정부에서 집값을 안정화하겠다고 여러 대출 정책을 내놨다. 그런데도 집값은 잡히지 않고 천정부지로 뛰었다. 이는 결국 전세라는 우회 통로를 막지 않았기 때문이다. 보증금을 임대인 소유 ‘부동산’의 하위영역으로 봐서는 대책이 나올 수 없다. 관점을 바꿔야 한다. 보증금을 ‘대출’의 하위영역으로 보면 주택담보대출비율(LTV),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은 규제하면서 전세 보증금만 규제하지 않는 것이 오히려 이상한 상황이 된다. 이렇게 보증금에 대한 통제가 이뤄지면 시장은 월세로 방향을 틀려고 할 것이다. 여기서 두 번째는 최저 주거 기준에 미치지 못하는 월세 주택에 대한 ‘최대 임대료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 쉽게 말해 이러이러한 기준을 갖추지 못하면 얼마 이상의 월세를 받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다. 이 조치가 필요하다는 것은 이미 쪽방촌 사례로 입증이 됐다. 사람들은 쪽방촌 주거환경을 보고 임대료가 아주 저렴하리라고 생각하는데 실제로 확인해보면 그렇지 않다. 정부가 주거급여를 지급하기 시작하면서 쪽방촌 임대료가 해당 주거급여 수준으로 뛰어 버렸다. 지원을 하면서 동시에 관리도 했어야 하는데 이를 하지 않아서 생긴 문제다. 결국 쪽방촌 사람들은 여전히 최악의 주거 수준에서 생활하고 있고, 정부 지원만 임대인에게 이전되고 있다. ‘최대 임대료 기준’을 마련한다면 전체 주거환경을 개선하게 한다는 측면에서도 선순환 구조다. 이를 달성하고 나면 마지막으로 월세에 대한 ‘표준 임대료’ 규정을 도입해야 한다. 당연히 현재 전세 부담보다 적은 수준의 임대료다. 이렇게 하면, 전 재산을 보증금으로 맡길 필요도 없고 ‘집값이 계속 상승할까’ 전전긍긍할 필요도 없다. 모두 법적 테두리와 상식선에서 가능한 내용이다. 단지 해보지 않았을 뿐이다. 사실 부동산이 오르는 상황에서는 이런 정책들을 도입하기 어렵다. 사람들이 문제라고 인식하지 않기 때문이다. 지금처럼 전셋값이 내려서 각종 사회문제가 동시에 불거진 상황이 적기다.” 지난 5월 23일 국회 앞에서 열린 전세사기 특별법 국회 법안소위 합의안에 대한 입장 발표 기자회견장에 법 제정을 촉구하는 서명지가 담긴 상자가 놓여 있다. / 성동훈 기자 -전세소멸론을 말한 사람 중에는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도 있다. 그런데 정부가 말하는 전세소멸은 그런 방향이 아니다. 시행된 대책은 주택도시보증공사(HUG·허그)의 전세보증금반환보증 가입 요건 강화 정도이고, 시행할 대책은 임대차 3법에 대한 조정 수준인데. “정부는 전세가 파생한 문제들조차 제대로 분류하지 않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전세사기와 깡통전세를 뭉뚱그려 그냥 ‘전세사기’라고 한다는 점이다. 언론은 이를 그대로 받아쓴다. 전세사기라고 하는 것은 말 그대로 형법상의 범죄 성립 요건을 갖춘 사기를 의미한다. 상대를 기망해 재산상 손해를 입힌 행위다. 인천 미추홀구에서 벌어진 전세사기 사건이 대표적이다. 그런데 지금 정부의 분류법을 보면, 시장에서 한 달 전에 물건을 샀는데 그 물건값이 현재 가격보다 비싸 사기라는 식이다. 그게 깡통전세다. 집값이 전셋값보다 떨어져 보증금을 돌려줄 수 없는 경우인데 이건 부동산 가격이 떨어져 생긴 문제이지 사기라고 보기 어렵다. 사람들이 전세에 대해 걱정을 하는 것은 대부분 이 깡통전세 문제다. 그러면 이에 맞춘 대책이 나와야 한다. 전세사기와 깡통전세를 구분하지 않다 보니 대책 자체가 뒤죽박죽이다. 가장 심각한 것은 허그에서 전세보증금 대위변제액수에 이 깡통전세 문제를 넣고, 언론이 뭉뚱그려 전세사기 규모라고 보도한다는 점이다. 당장 나오는 반응이 ‘전세사기 피해 규모가 저렇게 큰데 그걸 어떻게 다 구제하냐’, ‘문제가 이렇게 심각하니 그냥 전세를 없애버리자’ 식의 대응이다. 원 장관의 발언도 같은 맥락에 있다. 전세를 없애려고 해도 전략적 접근을 해야 한다. 막연한 공포감만 조성하며 시간을 끌더니 사기 피해자들을 구제도 못 하고 골든타임만 놓쳤다. 몰라서 그랬다면 최악으로 무능한 것이고, 알고도 그랬다면 정말로 나쁜 것이다.” -‘임대차 3법’은 어떤가. 정부는 이 법이 전세 문제의 시발점이 됐기 때문에 개정하겠다는 입장이다. 핵심은 4년에 한 번 임대료를 올릴 수 있다 보니 한 번 올릴 때 크게 올리면서 문제가 시작됐다는 논리다. 실제로 부동산 중개인들도 ‘임대차 3법 시행 이후, 전세가격이 올랐다’는 이야기를 하는데. “임대차 3법 때문에 전세난이 발생했다는 점을 입증할 수 있다면 1000만원을 주겠다고 모 언론사를 통해 공개적으로 밝혔다. 단 한명도 이를 입증하겠다고 연락해 오지 않았다. 그럴 수밖에 없다. 임대차 3법 비판에는 ‘왜’라는 질문이 전혀 없기 때문이다. 임대차 3법을 비판하는 주요 논거는 이 법 때문에 전셋값이 집값 수준으로 올랐고, 집값이 전셋값보다 떨어져 문제라는 식이다. 전형적인 인과관계 혼동이다. 애초 계약 당시, 집값을 뛰어넘는 전셋값은 있을 수가 없다. 상식에 기초한 세입자라면 누가 그런 계약을 하겠나. 그런 전세계약을 할 것이면 그 돈으로 그 집을 사는 것이 정상이다. 즉 임대차 3법 이전이든 이후든 적어도 임대인과 임차인이 계약할 당시에는 모든 전셋값이 집값보다 아래에 있었다는 의미다. 그렇기 때문에 임대차 3법으로 전셋값이 폭등했다고 비판하려면 그 당시 부동산 가격 추세가 어땠는지를 함께 살펴봐야 한다. 누구나 알다시피 당시 부동산 가격이 폭등하고 있었다. 이를 종합하면 집값이 올라서 전셋값도 덩달아 올랐다고 보는 것이 인과관계가 맞지, 임대차 3법 때문에 전셋값이 집값 수준으로 올랐다는 것은 설득력이 떨어진다. 이는 인과관계를 뒤집어보면 더욱 분명히 보인다. 임대차 3법이 전셋값을 폭등시키고 집값까지 올린 것이 맞다면 법을 개정하지도 않았는데 지금은 ‘대체 왜 전셋값이 하락하는 것’인가. 결국 집값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만약 지금도 집값이 계속 올랐다면, 그때도 임대차 3법이 문제라고 지적했겠나. 오히려 전세를 싸게 살게 됐다고 안도했을 것이다.” 구본기 생활경제연구소 소장이 지난 6월 6일 서울 구로구에 있는 한 사무실에서 주간경향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 서성일 선임기자 -궁극적으로 이 혼란을 해소하기 위해 정부가 어떤 대책을 내놔야 한다고 보나. “현재의 전세는 부동산 시장을 혼란케 하는 기제다. 한국에는 집값이 등락을 거듭해 주거불안에 시달리는 한 축이 있다. 이와 반대편에는 집값을 자산증식의 수단으로 보고 등락을 계속해야 한다고 보는 또 다른 한 축이 있다. 후자의 세계에 머무는 사람들은 자산증식 수단으로 전세를 이용한다. 결국 시장을 혼란케 하는 전세가 존속하는 한 주거불안은 해소되기 어렵다. 모두를 충족시키는 대책은 있을 수 없다. 정부가 정말 부동산으로 인한 문제가 심각하다고 생각한다면 지금 결단을 해야 한다. 자산증식 수단으로 활용되며 각종 문제를 낳는 전세 대신 월세에 대한 정책을 늘리면 된다. 사람들이 월세를 싫어하는 것은 전세 비용보다 상대적으로 비싸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왜 전세 비용이 상대적으로 저렴할까. 이는 정부가 전세 지원책을 계속 쓰기 때문이다. 월세를 정책적으로 지원해 지금의 전세보다 부담을 덜 느끼도록 만들기만 하면 된다. 그러면 전세가 시장에서 자연히 도태된다. 불가능하지 않다. 한 번도 해보지 않았을 뿐이다. 정부가 전세를 지원하는 것이 부동산 투기를 계속하라는 말과 같다는 사실부터 인식해야 한다. 이번 기회에 ‘전세 없는 세상’에 대한 논의를 심도 있게 시작해야 한다.”
- 표지 이야기
- [정봉석의 기후환경 이야기](6)4대강 보가 해갈에 쓸모?(2023. 04. 28 10:56)
- 2023. 04. 28 10:56 국제
- 캐나다 수도 오타와에는 유네스코가 선정한 세계문화유산인 리도운하(Rideau Canal)가 있다. 리도운하 건설은 특이한 배경을 가지고 있다. 미국이 영국으로부터 독립한 후 세인트로렌스강을 따라 국경이 만들어질 즈음, 강 북쪽의 영국 식민지 캐나다까지 미국에 편입시키려는 욕심이 있었다. 실제로 1812년 양국 간에 전쟁이 있었고, 이후에도 계속 미국의 침공을 두려워했다. 이에 영국은 1832년 내륙에서 대서양까지의 안전한 수송로를 확보하기 위해 202㎞에 달하는 리도운하를 만들었다. 이후 긴장 관계는 안정됐고, 현재는 유람선 관광업 중심으로 쓰인다. 운하를 따라 시민들이 휴식과 조깅 및 하이킹을 즐기는 공간으로 활용된다. 또한 겨울에 리도운하는 7.8㎞ 길이의 세계 최대 아이스 스케이트 링크로 변신해 시민들이 즐겨찾는 관광명소로 이용된다. 캐나다 오타와 리도운하 / 정봉석 제공 역사를 통틀어 물은 강대국의 흥망성쇠, 국가 간의 대외관계, 현존하는 정치·경제 체제들 그리고 일상생활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인류의 큰 도시들은 물의 접근이 용이한 강을 중심으로 성장해왔다. 강에 근접한 도시는 항상 재앙적인 홍수의 피해에 노출돼 있기에 물을 다스리는 ‘치수’는 과거부터 나라를 다스리는 ‘치국’의 근간이었다. 물을 통제하고 공급 확대에 성공한 소수 문명은 번영과 정치적 활력을 얻었다. 그 수단으로 주로 이용된 것이 운하다. 중국과 미국의 성공 스토리 중세 중국이 황금기를 시작한 계기는 1770㎞에 달하는 대운하의 완성이었다. 대운하는 벼를 재배하는 양쯔강 유역의 자원과 북부 황허강 유역의 기름진 반건조 지역을 연결하는 고속도로였다. 중국 수나라 수양제 610년에 건설해 상하이 남쪽의 항구도시 항저우에서 북쪽의 베이징까지 운하로 연결했다. 세계에서 가장 인구가 밀집된 교역 지역을 단일 시장으로 통일해 중세 중국이 경제적·문화적·정치적으로 오랫동안 번영하는 데 공헌했다. 정치를 의미하는 한자 치(治)는 물을 다스린다는 어원에서 시작한 것처럼 물의 통제는 중국의 정치와 국가통합에 매우 중요한 일이었다. 역설적으로 그 성공에 오랫동안 도취해 세계에 등을 돌리는 운명적인 결정을 함으로써 중국이 15세기에 서서히 쇠퇴하게 한 원인이 되기도 했다. 미국 역시 물에 의한 장애물을 운하를 통해 극복하고 이용함으로써 세계 초강대국으로 도약할 수 있었다. 미국은 독립 직후인 1803년 프랑스로부터 미시시피강 수계의 광대한 루이지애나를 구입했지만, 애팔래치아산맥이라는 크나큰 장애에 가로막혀 동부와 중서부가 사실상 분리됐다. 이 둘을 연결하는 이리운하는 1817년에 착공해 1825년에 개통했다. 갓 독립한 미국에 교통혁명을 제공하며 막대한 경제적 효과를 가져왔다. 중서부 지역의 농산물이 미국 동부는 물론 세계시장으로 유통됐다. 시카고, 클리블랜드, 버펄로, 신시내티, 피츠버그 등 조그마한 내륙도시들은 증기선이 북적거리는 미국의 주요 도시로 성장했다. 미국은 이리운하에 이어 1914년 당시 수자원 관련 공사로서는 가장 거대한 도전이었던 파나마운하를 완성했다. 이를 통해 세계 리더십을 확보했다. 이 운하를 완공하면서 미국은 단번에 전 세계 해양교역의 핵심국가가 됐다. 또 두 대양에 걸쳐 강력한 해군력을 보유한 해양 세력이 됐다. 자국 내에서는 미개발 지역인 극서부 지방과 생산성이 높은 동부의 경제를 이어 주는 연결 장치인 파나마운하 덕분에 미국은 다시 빠른 속도로 성장할 수 있었다. 한국의 운하 같은 보 운하를 이용해 번영했던 해외의 사례들은 국가를 운영하는 정치인에게 달콤한 유혹이다. 한국에서도 2006년 말 이명박 당시 대통령 후보가 제17대 대통령선거의 공약으로 한반도 대운하 사업을 제시하며 한강과 낙동강을 운하로 연결하겠다는 거대 토목사업 계획을 밝혔다. 이후 이명박 대통령이 당선됐지만, 대운하 공약은 경제성과 환경파괴 문제로 부정적인 반응이 많아 실제 사업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소위 4대강 정비 사업으로 방향을 전환했다. 4대강 사업은 한강, 낙동강, 금강, 영산강 등 4대강을 준설하고 보(모두 16개)를 설치해 하천의 저수량을 늘렸다. 2009년 7월 시작해 2011년 10월 완공을 선언했다. 이후 그러나 4대강에 건설된 보에 대한 실효성 논란은 계속 이어졌다. 최근 4대강 보가 다시 뜨거운 화제로 떠올랐다. 작년 봄부터 이어진 기후재난에 가까운 가뭄으로 광주·전남지역이 고통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여러 언론에서 지난 문재인 정부의 4대강 보 해체 결정 때문에 이 지역 주민들이 느끼는 가뭄 고통이 배가됐다고 보도했다. 보는 물을 가두는 ‘물그릇’ 역할을 하기에 가뭄 때 요긴하게 쓸 수 있다고 주장한다. 가뭄 지역이 떨어져 있어도 도수관이나 수로를 설치해 물을 보낼 수 있다고 한다. 4대강 보가 설치된 영산강 물을 이용한 광주시의 예를 들며 수질도 나쁘지 않다고 내세운다. 위의 주장은 일견 맞아 보인다. 가뭄을 대비해 수량을 늘리는 것도 타당해 보인다. 그러나 일부의 사실을 가지고 전체를 일반화하는 오류를 가지고 있다. 첫째, 4대강 보로 확보한 사용가용 수량은 유용하게 사용될 수 있지만 그 해당 지역은 주변 지역으로 제한된다. 가뭄이 빈번하게 발생하는 지역은 도서·해안·산간지역인데 보가 위치한 강 본류의 지역과 많이 불일치한다. 그리고 4대강 보들이 애초 용수 활용을 위해 설계되지 않은 경우가 많다. 추후 대운하 사업을 고려한 높은 취수구 때문에 물을 많이 저장했어도 실제 사용 가능한 물은 전체 중 일부분이다. 둘째, 떨어져 있는 가뭄 지역에 도수관이나 수로를 설치해 물을 보내는 것은 이론적으로 가능하지만, 관련 토목사업에 관한 경제성 문제는 잘 언급되지 않는다. 언제 발생할지 모르는 가뭄에 대비해 막대한 재원이 소요되는 도수관로를 설치한다면 운용에 드는 에너지 비용 대비 경제성이 떨어진다. 탄소중립을 위한 에너지 절약에도 역행한다. 건설 후 사용되지 않는 도수관로는 유지관리에도 어려움이 있다. 셋째, 이번 가뭄 사태로 광주시는 4대강 사업으로 만들어진 승촌보와 죽산보와 무관한 영산강 상류의 물을 이용했다. 영산강의 수질 논쟁이 있는 곳은 승촌보와 죽산보 2곳이다. 이 때문에 문재인 정권에서 강 생태계 복원 등을 위해 승촌보를 상시 개방하고, 죽산보를 해체하기로 했다. 실제 해체되진 않았고, 두 곳 모두 부분 개방 상태로 유지됐다. 이번 가뭄 사태로 광주시가 이용한 영산강 상류의 물과는 관련이 없다. 기후위기 시대에 효과적인 수자원 확보 정책은 필요하다. 특히 가뭄으로 고통받는 광주·전남지역 관련 관계자의 고심을 이해한다. 하지만 순간적인 수량 문제에 이론적이고 부정확한 처방을 하지 않기 바란다. 보를 통한 ‘사용가능’ 수량의 증가는 제한적이다. 도수관로를 통한 가뭄 지역의 해갈에도 어려움이 있다. 무엇보다 물은 수량뿐만 아니라 수질의 문제가 공존한다. 지난해 여름과 가을, 극성맞았던 남조류 문제는 아직 기억에 생생하다. 대구시와 창원시의 가정집 수돗물 필터에서 남조류가 검출됐다는 보도도 나왔다. 이 수질 문제는 어떻게 할 것인가. 올해도 여름이 점점 다가온다.
- 정봉석의 기후환경 이야기
- [박이대승의 소수관점](15)정치적 올바름은 쓸모없다(2022. 07. 08 14:23)
- 2022. 07. 08 14:23 사회
- 한국에서는 정체불명의 언어가 수시로 튀어나와 정치적 대화를 방해한다. 이런 현상은 미국도 한국에 못지않다. 그중 대표적인 것이 ‘정치적 올바름(Political Correctness·PC)’이라는 말이다. 일러스트 김상민 기자 말의 기원 PC는 어떤 학자가 이론적으로 정의한 개념이 아니라 정치 운동과 사회적 논쟁 과정에서 자연적으로 형성된 말이다. PC는 두 단어의 기이한 조합으로 이뤄진다. 일단 ‘올바름’은 어떤 규칙이나 조건에 부합하는 상태(정확·교정·적절 등)이며, 윤리적 ‘옳음(right)’과 구별된다. 정치적으로 올바르다는 것이 도대체 무슨 의미인가? 문자 그대로 해석하면, 정치적 규칙이나 지침에 부합한다는 것이다. 이 의미를 이해하려면 PC의 역사적 기원을 살펴봐야 한다. 브리태니커 백과사전은 20세기 초반 공산주의자들이 PC를 처음 사용했다고 한다. 누군가 공산당의 지침에 부합하지 않은 발언을 하면, ‘정치적으로 올바르지 않다’라고 지적하는 식이다(북한에서 ‘당성’이나 ‘계급성’ 같은 말이 쓰이는 방식을 떠올려보자). 처음부터 고정된 의미를 지시하기 위해 만든 개념이 아니라 마르크스-레닌주의 정당의 권위주의를 실행하기 위한 레토릭이었다. PC가 현대적 방식으로 쓰이기 시작한 건 1970년대 이후다. 영국의 문화이론가 스튜어트 홀에 따르면, 이 시기의 PC는 미국식 농담의 하나였다. 예컨대 이런 식이다. 미국 대학의 좌파 학생이 성차별적이거나 인종주의적 발언을 하는 동료를 보면, 문화혁명 시기 홍위병을 흉내 내며 이렇게 주의를 준다. “동지, 그 발언은 정치적으로 올바르지 않소!” 그러니까 PC는 흉내 내기, 장난, 농담에 쓰이는 ‘운동권 은어’였던 셈이다. 일종의 ‘자학 개그’이기도 한데, 서구 신좌파에게 기존 공산주의는 사상적 기원인 동시에 희화화의 대상이었기 때문이다. 그후 PC는 미국의 비판적 지식인 사회와 사회운동, 특히 페미니즘과 반인종주의 내에서 일반화됐다. 그 사용법은 다 제각각이라 공통된 의미를 찾아내는 게 불가능할 정도다. 단순히 자신이 지지하는 규칙이나 노선을 PC라고 부르는 경우도 있고, 너무 엄격하거나 정통적 규칙을 고수하는 상대방을 놀리기 위해 쓰기도 했다. PC에 대한 태도가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사용하는 것 자체가 ‘공산당의 엄격한 지침’이란 기존 의미를 비꼬면서 활용한 언어유희라는 점이 중요하다. “당신은 참 정치적으로 올바르군요” 따위의 표현에는 늘 반어적인 의미가 내포돼 있다. 1980년대 후반 미국 보수진영이 PC를 공격하면서, 이 말은 특정 정치 진영을 넘어 대중적 논란의 장으로 진입한다. 이때부터 ‘PC란 차별적 발언 규제에 과도하게 집착하면서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는 태도’란 이미지가 만들어진다. 좌파가 PC를 비틀어 자조적 농담이나 장난으로 사용했다면, 보수주의자는 그의 원래 의미를 재추출해서 상대방을 낙인찍는 도구로 전환한 것이다. PC의 쓸모 PC는 애초에 엄밀한 정치적 대화를 위해 탄생한 말이 아니다. 무엇이 정치적으로 올바른지 진지하게 따지는 것은 무의미하다. 미국 보수주의자들이 그 말을 거창하게 포장한 이후, 좌파나 사회운동 진영도 PC를 농담의 대상으로 삼을 수 없게 됐다. 이제 누구든지 PC라는 말을 쓸수록 우파와 보수주의에 득이 되는 상황이 만들어졌다. PC를 둘러싼 논란은 매우 미국적이지만, 비슷한 현상이 다른 지역에서도 반복되는 이유가 있다. 근대 민주주의의 윤리적 공백 때문이다. 타인의 권리를 침해하거나 차별하는 것은 금지된다. 그럼 차별의 흔적이 남아 있는 언어를 사용하는 것은 어떨까? 그런 언어를 은유적 방식으로 사용하는 것은 또 어떤가? 특정 집단에 대한 증오심이나 거부감을 표출하는 것도 차별적 행위인가? 이에 대한 답은 민주주의 기본 원리에서 곧바로 도출되지 않으므로 개별 사례마다 새로운 방법을 동원해 필요한 규범을 창조해야만 한다. 이를 위한 논의 공간은 혼란스러울 수밖에 없다. 객관적 규범과 개인의 취향이 뒤섞이고, 때로 ‘불편함’을 느끼는 사람의 많고 적음이 행위의 좋고 나쁨을 규정하기도 한다. 평등이라는 원칙과 개인의 권리를 고려하며 객관적이고 일관성 있는 규범의 ‘체계’를 건설하는 작업을 멈추지 말아야 한다. 문제는 그런 혼란을 틈타 보수주의자가 등장한다는 점이다. 이들은 새로운 규범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대신 상대방에게 다짜고짜 ‘PC’ 딱지를 붙인다. 그 목적은 상대방 주장을 반박하기 위함이 아니라 그의 입을 막고 논의 공간 자체를 폐쇄하는 데 있다. 한국에서도 PC는 페미니즘과 차별 반대 운동을 공격하는 이들의 언어다. 운동가 중에 자신을 ‘PC주의자’나 ‘PC 지지자’로 부르는 사람이 과연 얼마나 있을까. 이런 식의 이름은 반대 진영의 낙인찍기가 남긴 결과물이다. 차별에 맞서 싸우는 사람에게 중요한 건 PC가 아니라 구체적 행위나 발언이다. 예컨대 ‘절름발이’나 ‘외눈박이’는 차별적 표현이니 사용하면 안 된다는 주장이 있다. 이에 반대하는 건 당연히 가능하고, 찬반 토론은 꼭 필요하다. 논쟁을 통해 객관적 규범을 구성해나갈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서 구체적 반대의 논변 없이 PC 운운하는 것은 ‘그런 지적질은 피곤하다’라고 불평하는 것과 다름없다. 규범 수립을 위한 논의의 장 자체를 거부하는 행위다. PC에 대한 지지나 비판이 아니라 문제 되는 행위가 차별인지 아닌지 함께 논의하고 결정하는 일이 중요하다. 자신의 도덕적 우월감을 위해 타인의 차별 행위를 지적하는 사람이 있다고 하자. 그의 지적이 정확하고 합리적이라면, 그건 그대로 받아들이고 그의 우월감을 비판하면 된다. 만일 지적 자체가 잘못됐다면, 그의 모든 것을 거부하면 된다. 어느 경우든 PC를 문제 삼는 건 뜬금없다. 만일 차별 행위에 대한 규제가 표현의 자유를 억압할 위험이 있다면, 개인의 자유를 세밀하게 규정하는 작업을 먼저 시작해야 한다. 이때도 PC를 언급할 필요는 없다. PC라는 허수아비를 공격하는 집단을 향해 ‘그래도 PC는 중요하다’라고 소심하게 반박하는 사람들은 엉뚱한 방향을 잡은 것이다. 지금 방어해야 할 것은 페미니즘, 반인종주의, 차별 반대 등이지 PC가 아니다. 현실의 문제를 해결하고자 할 때 PC는 아무런 쓸모가 없다.
- 박이대승의 소수관점
- “난 쓸모없는 사람인가, 다시 일할 수 있을까”(2022. 03. 18 14:04)
- 2022. 03. 18 14:04 사회
- ㆍ한국산연 해고노동자 백은주씨, 왜 끝까지 싸우나 “당사는 회사의 회생을 위해 노력했으나 10여년간 지속된 누적 손실로 인해 더 이상 정상적 경영이 불가능한 상황이 됐습니다. 이에 불가피하게 2021년 1월 20일자로 폐업(한국산연 법인해산)하게 됨을 알려드립니다. 귀하는 단체협약 제44조의3에 따라 6개월 후인 2021년 1월 20일에 상기 사유로 당사와의 근로관계가 종료됨을 알려드립니다.” 한국산연 노동자와 연대하는 일본 시민들이 지난 2월 24일 일본산켄전기 본사 인근 전철역에서 선전전을 진행하고 있다. / 금속노조 한국산연지회 제공 2020년 7월 15일, 스마트폰 문자메시지 진동음이 들렸다. 입사 뒤 두 번째로 받은 해고통지서였다. ‘폐업이면 이대로 끝인가’라는 생각이 머릿속을 스쳐갔다. 마산자유무역지역에 있는 공장 정문과 2층 화장실에도 같은 내용의 공고문이 붙었다. 회사는 한달 전부터 “일감이 부족하다”며 휴업하려 했다. 동료들은 회사 정문 앞에서 노동조합과의 합의 없는 일방적 휴업 통보에 대한 항의를 이어갔다. 이후 휴업에 합의했지만 “노조가 이러고 있을 때가 아닌데”라는 한 관리자의 말이 뭔가 찜찜했다. ‘저게 무슨 의미일까’ 하며 의아해하던 중 한 동료가 7월 9일 일본 산켄전기(한국산연의 모회사) 홈페이지에 한국산연을 청산한다는 내용이 올라왔다고 다급하게 알려왔다. 2015년 공장에서 원인 모를 화재가 발생한 뒤 노조(금속노조 한국산연지회) 사무실로 쓰고 있는 2층 남자 휴게실로 동료들이 하나둘씩 모여들었다. 지회장이 상황을 공유하니 모두 멍해졌다. 설마 설마 했는데 폐업이라니. 마른하늘에 날벼락이었다. 스무 살에 만난 한국산연 갓 스무 살이 되던 해(2001)에 한국산연에 입사했다. 고교 졸업 뒤 첫 직장은 회계사 사무실이었다. 몇개월간 단순 입력 작업, 전표 처리만 반복하다 보니 ‘내가 여기서 얼마나 더 일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고심 끝에 “수능을 본다”고 둘러대고 회사를 나왔다. 우연히 전기기계를 만드는 공장에서 일하던 고교 친구와 연락이 닿았다. 친구는 한국산연 입사를 권유하면서 “빈자리가 생기면 연락을 주겠다”고 했다. 두달 뒤쯤 친구한테 전화가 왔다. 이력서를 챙겨가 간단한 면접을 봤다. 바로 생산라인에 배치가 됐다. 임금도 최저임금보다 조금 높았고, 보너스가 나오는 달도 있었다. 간호사로 일하는 쌍둥이 동생보다 벌이가 더 좋았다. 공장에서 먼저 일했던 언니들은 ‘1997년’을 종종 이야기했다. 1996년 민주노총을 상급단체로 둔 노조가 들어섰고, 그해 말 노동법 개악 저지 총파업이 있었다. 이듬해 일본 산켄전기 본사는 한국에서 철수하고 인건비가 싼 인도네시아로 공장을 옮기기로 했다. 1년이 넘는 공장점거 투쟁 끝에 주주총회 결정을 번복하고 공장 정상화를 이룰 수 있었다고 한다. 그때만 해도 또 다른 ‘1997년’이 반복될 거라 예상하지 못했다. 일본 원정투쟁을 거쳐 복직까지 2016년 2월 회사는 만성 적자를 이유로 생산직 노동자 전원에게 정리해고 예고통지서를 발송했다. “생산부문의 폐지를 통해 직접생산을 외주생산으로 전환하고, 한국산연을 영업전문회사로 개편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처음으로 받아본 해고통지서였다. 희망퇴직 공고도 여러차례 이어졌다. 희망퇴직을 신청해 위로금이라도 받으라는 건데 우리의 불안한 심리를 파고들려는 시도였다. 그해 9월까지 생산직 34명, 관리직 19명이 희망퇴직 형식으로 회사를 떠났다. 희망퇴직은 사실상 정리해고의 또 다른 이름이었다. 회사는 5월 12일 생산업무를 중단했고, 유급휴업 기간을 거쳐 9월 30일 나를 포함한 생산직 노동자 35명을 정리해고했다. 노조는 6월부터 일본 원정투쟁에 돌입했다. 일본 본사를 움직이기 위한 불가피한 결정이었다. 동료들이 순번을 정해 한달가량 일본에서 지내다 돌아왔는데 내 차례는 12월이었다. 처음으로 해외에 나가는 계기가 복직 투쟁이 될 줄은 상상도 못 했다. 일본어도 못하고 체력도 약해 덜컥 겁이 났다. 내가 처음 비행기를 탄다는 걸 안 일부 동료들은 “기내에 신문이 있는데 돈 내고 봐야 한다”, “기내에 신발 벗고 들어가야 한다”며 짓궂은 장난을 치기도 했다. 일본 나리타공항에 내린 뒤 느낀 막막함은 연대의 힘을 보여준 일본 시민들 덕분에 이겨낼 수 있었다. 나보다 먼저 다녀온 동료들에게 물어보니 처음엔 숙소 마련이 쉽지 않았다고 한다. 부동산업소를 통해 장기 임대를 하려 했지만 외국인이고 신분이 불안정하다는 이유로 번번이 계약에 실패했기 때문이다. 한국산연 정리해고 문제에 관심을 가진 한 일본 시의원이 우리 사정을 알고 “형님댁이 비어 있으니 거길 써도 된다”고 제안했다. 덕분에 집회, 선전전, 항의방문 등을 마치고 편히 쉴 수 있는 거처를 마련할 수 있었다. 나중에 임대료를 드리려고 했지만 그 시의원이 사양했다는 이야기를 은형 언니(김은형 금속노조 한국산연지회 지도위원·민주노총 부위원장)로부터 전해 들었다. 한국산연 해고노동자 백은주씨가 지난해 1월 21일 회사로부터 받은 ‘근로관계 소멸 통지’ 문자메시지 / 백은주씨 제공 우리의 목소리를 일본어로 통역해준 분들도 잊히지 않는다. 다섯분 정도가 매일 돌아가면서 사이타마현 산켄전기 본사 앞 집회 때 통역을 해줬는데 특히 가토상은 엄마 같은 분이었다. 부산에서 8년가량 살아 한국어에 능통한 그는 빨간 날이면 반복된 일정에 지친 우리에게 음식도 사주고, 근처 식물원 같은 곳에 데려가 주기도 했다. 일본어를 할 줄 알면 덜 신세를 졌을 텐데라는 생각이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았다. 일본 시민단체 ‘한국산연 노동자를 지원하는 모임’의 오자와상도 난로며 식기며 우리에게 필요한 물품을 보따리에 싸서 전해주었다. 지난해 5월 오자와상은 산켄전기 본사 앞에서 책임있는 부서와의 면담을 요구하다 구속돼 연말에서야 보석으로 풀려났다. 코로나19 때문에 일본으로 갈 수 없는 상황이라 우리 모두 멀리서 마음만 졸였다. 일본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건 오히려 우리보다 더 열심히 싸우는 일본의 ‘양심세력’이었다. 도쿄에서 새벽 3~4시에 일어나 전철을 서너 번 갈아타고 산켄전기 본사가 있는 사이타마현으로 오는 분들도 있었다. 처음엔 일본 기업 때문에 해고된 한국 노동자와 연대해야 한다는 의무감이 있었다고 했다. 노동자로서의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 끝까지 싸우는 우리의 모습에서 진정성을 느끼게 됐고, 본인들이 되레 더 많이 배우는 것 같다고도 했다. 한국에서도 반가운 소식이 전해졌다. 경남지방노동위원회가 회사의 정리해고를 부당해고라고 판정했다는 소식이었다. 2017년 5월엔 중앙노동위원회도 부당해고라는 사실을 재확인했다. 한일 간 연대와 노동위의 부당해고 판정에 부담을 느낀 회사는 결국 정리해고를 철회했다. 우리는 5월에 복직할 수 있었다. 공장으로 돌아왔지만 제대로 된 생산 설비가 갖춰져 있지 않았다. 납땜기 몇개가 있는 수공업 공장 같은 모습이었다. 일감이 많지 않아 부분 휴업을 반복했다. 생산 현장 관리자가 “생산하면 할수록 적자”라는 말을 한 적도 있었다. 불안감 때문에 노조는 “이것만으로는 안 되는 것 아니냐. 새로운 아이템이 필요하다”고 요구했다. 하지만 회사는 제대로 투자를 확대하지 않았다. 정작 회사는 다른 곳에 투자했다. 일본 본사는 전류센서 생산업체 ‘이케이(옛 지흥)’에 투자했고, LG전자와 전기·전기공학 연구개발을 하는 합작법인을 만들었다. 결국 회사가 2018년부터 의도적으로 공장을 폐업하려고 준비를 해왔고, 코로나19로 일본 원정투쟁이 어려워진 틈을 타 2020년 7월 기습적으로 법인 청산을 결정했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았다. 복직 뒤 임금인상 요구도 자제하며 열심히 일했는데 돌아온 건 두 번째 해고통지서였다. 금속노조 한국산연지회 조합원들이 2017년 6월 ‘정리해고 철회, 해고자 복직’ 합의를 이끌어낸 뒤 마산자유무역지역에 있는 공장 앞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금속노조 한국산연지회 제공 회사는 예정대로 지난해 1월 법인 해산 등기를 마치고, 공장 부지도 매각했다. 공장 건물에 있던 ‘한국산켄주식회사’라는 간판도 사라졌다. 대신 ‘새로운 생각, 새로운 창조’라는 문구가 붙어 있다. 회사로 들어가는 1층 유리문에는 ‘서환전자’라는 생소한 회사 이름이 적혀 있다. 간판을 철거하던 날 뭔가 내 청춘이 담긴 회사를 뺏긴 것 같았다. 회사가 마지막으로 문자메시지를 보내온 건 지난해 12월 10일이었다. 법인 청산등기를 마치고 남은 재산을 일본으로 보내기 전 마지막으로 위로금 제안을 하겠다는 내용이었다. 언제 끝날지 모르는 싸움에 지친 동료 3명이 위로금을 받고 떠나갔다. 모두가 웃으면서 복직하면 좋겠지만 각자의 결정을 존중할 수밖에 없었다. 이제 12명이 남았다. 다시 시작된 한일 연대 일본 본사는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 부산지방고용노동청 창원지청은 지난해 말 일본 본사에 공문을 보냈다. “귀사가 현재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한국산연지회와의 대화에 임할 의향이 있는지를 확인하고자 하오니 최종 입장을 회신해주실 것을 요청드립니다.” 하지만 일본 본사는 아직까지 답장 자체를 하지 않고 있다. 한국산연의 청산 소식을 전해 들은 일본 시민들은 또다시 자기 일처럼 발 벗고 나섰다. 보석으로 풀려난 오자와상, 암투병 중이지만 연대를 해주는 미야우찌상, 코로나19 확진 뒤 회복해서 다시 나오고 있는 타하라상까지. “위장폐업을 철회하라!” 이들은 매주 목요일 아침 7시 산켄전기 본사 앞에서 나를 포함한 해고노동자 이름이 적힌 얼굴 모형을 들고 집회를 벌인다. 2020년 9월부터 시작했으니 벌써 100회를 넘어섰다. 한국 노동자들이 스카이프로 일본 현지와 연결해 발언하면 이를 일본 시민들이 일본어로 통역해준다. 코로나19 때문에 일본으로 오지 못한 해고노동자들의 목소리를 본사가 들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일본 시민들은 본사 앞 집회를 마무리하면 산켄전기 본사 주변 전철역 앞으로 가서 시민 선전전을 한다. 이후 이케부쿠로에 있는 산켄전기 영업점에 가서 항의 면담도 한다. 이들의 활동을 영상으로 지켜보고 많이 울었다. 이분들이 아니었으면 우리가 어떻게 버틸 수 있었을까. 너무 힘들다는 생각을 하다가도 일본 시민들의 열정을 보면서 마음을 가다듬는다. “죽어서도 갚을 수 없는 은혜”라는 은형 언니 말에 공감이 간다. 금속노조 한국산연지회 조합원들이 지난 2월 9일 서울 마곡동 산켄코리아 앞에서 결의대회를 마친 뒤 현수막을 설치하고 있다. / 금속노조 제공 일본에 갈 수 없는 우리는 한국에서 싸움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2월 9일 서울 강서구 산켄코리아 영업소 앞에도 천막을 쳤다. 창원 공장 앞에 이은 두 번째 천막이다. 동료들과 순번을 정해 창원과 서울을 오간다. 서울에 오면 2주간 지내면서 국회, 일본대사관, 여의도 LG전자 사옥 등지에서 시위를 한다. 가끔 단톡방에 반가운 소식도 올라온다. 지나가던 사람들이 “힘내세요”라며 커피, 먹거리 등을 주고 갔다는 내용이다. 천막 앞 건물 4층엔 산켄코리아 영업소가 있다. 매주 월요일마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가 사무실 유리문 옆에 있는 벨을 누른다. 매번 아무도 나오지 않는다. ‘투명인간’이 된 기분이다. 문틈으로 교섭 요청서를 집어넣고 천막으로 돌아온다. 밤에는 ‘천막 지킴이’가 된다. 지금은 봄이 다가오면서 날이 풀렸지만 처음엔 입김이 보일 정도였다. 서러웠다. 지나가는 사람들의 말소리, 빵빵대는 차 소리, 겨울바람에 천막이 펄럭거리는 소리가 밤이 되면 더 뚜렷해졌다. ‘술에 취한 사람들이 들어와 시비를 걸면 어떻게 하나’라는 걱정도 됐지만 지금은 익숙해졌다. 왜 끝까지 싸우는가 폐업 뒤 1년이 넘는 시간이 흘렀다. 최근 운전하다 파란불을 기다리던 중 이런 생각이 불현듯 들었다. 열심히 20년간 일해왔는데 해고자가 되고 나니 내가 아무것도 아닌 것 같다는 느낌이었다. ‘내가 쓸모없는 사람인가. 다시 일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졌다. 해고당하지 않은 사람은 이해하기 어려운 감정일 거다. 주변에선 걱정을 많이 한다. 절에서 기도를 드리던 엄마는 아는 스님으로부터 복직이 어렵지 않겠느냐는 이야기를 듣고 걱정을 한다. 아직 간호사 일을 하는 쌍둥이 동생은 내 소식을 접하고 “나만 힘들다고 생각했는데 너(언니)도 많이 힘들었구나”라며 공감을 표해줬다. 누가 건드리면 톡 터질 것같이 힘든 상황이라 사람들의 말이 상처로 다가오기도 한다. 폐업을 했고, 공장 부지까지 팔렸는데 어떻게 공장으로 돌아갈 수 있겠느냐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 복직 가능성이 낮다는 거다. 이 싸움이 언제 끝날지 모르고 최악의 상황엔 질 수 있다는 것도 안다. 하지만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싸우는 게 아니라 ‘우리가 옳다’고 생각해 싸우는 거다. 폐업을 노동자 탓으로 돌리는 회사에 지고 싶지 않다. 동갑내기 혜민이는 “아이들에게 떳떳한 엄마”가 되고 싶어 버틴다고 했다. 일본 시민들의 아름다운 연대가 우리를 지탱해주는 힘이기도 하다. 사실 우리끼리만 했으면 이미 싸움을 정리했을지도 모른다. 요즘 내 일상을 둘러싼 노래는 모두 민중가요다. 하지만 남자친구가 수화기 너머에서 불러주는, 이적의 ‘다행이다’가 날카로워진 마음을 가끔 달래주기도 한다. 가끔 기분 좋은 상상을 해보곤 한다. 공장이 재가동되고 생산직 신규 채용도 되는 모습을 떠올린다. 내가 2001년 입사했을 때 언니들이 1997년 싸움을 들려줬듯이 나도 후배들에게 2016년, 2021년의 싸움을 이야기하면서 이렇게 이야기해주고 싶다. 여긴 대단한 역사가 스며 있는 공장이라고…. ※이 기사는 한국산연 해고노동자 백은주씨를 ‘화자’로 설정해 정리한 기사입니다.
레이디경향(총 2 건 검색)
- 쓸모없는 책, 가전제품, 생활용품 등 제값 받고 팔자!
- 2006. 11. 01 재테크
- 매주 특정 연예인의 집을 방문해 감춰진 자산을 찾는 MBC ‘일밤’의 ‘경제야 놀자’. 집 안에서 잠자고 있던 물건이 현금으로 바뀌는 모습을 보며 ‘우리집 물건도 팔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러나 쓰던 물건을 돈 받고 파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집 안에 잠자고 있는 중고용품을 돈 받고 버리는 방법을 알아보자. Part1. 애물단지, 어디에 어떻게 팔까?책 - 헌책방 너무나 많은 책이 서재 한쪽을 가득 메우고 있다면 헌책방을 통해 판매하자. 오프라인 헌책방을 찾기는 힘들지만 인터넷을 검색하면 온라인 헌책방을 쉽게 찾을 수 있다. 헌책방에서는 사전이나 전공서적 등을 선호하는 편이지만 그 외 책도 대부분 매입한다. 인터넷을 통해 책의 목록을 작성해 보내면 매입가격을 흥정할 수 있으며, 거래가 성사되면 직접 가져가거나 택배로 거래한다. 명품 - 중고 명품 숍 혹은 명품 대여 숍 중고 명품을 처분하는 과정은 꽤 까다롭다. 반드시 실물을 보고 가격을 책정하기 때문에 매장에 직접 물건을 가져가는 것이 가장 좋다. 중고 명품 숍의 대부분은 가방, 시계, 주얼리 등의 액세서리 정도만 매입하기 때문에 의류 같은 물품을 판매하려면 명품 대여 숍에 가져가 가격을 알아봐야 한다. 조금이라도 가격은 높게 받고 싶다면 구매 영수증과 보증서, 박스 등을 잘 보관해두었다가 팔아야 한다. 가구와 가전 - 재활용센터 버리기에는 아까운 가구나 가전을 처리하고 싶을 때 가장 먼저 떠올리는 곳이 바로 재활용센터. 이곳에 전화를 해 물품 종류와 사용년도를 말하면 대략적으로 얼마를 받을 수 있는지 상담해준다. 가구나 가전의 경우 옮기는 일이 번거롭고 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에 가능하면 집과 가까운 곳에 자리한 곳을 찾는 편이 좋다. 같은 제품이라도 상태에 따라 받을 수 있는 가격 차이가 크며 상태가 좋지 않으면 돈을 주기는커녕 물건만 가져간다. 구입 기준이 아주 까다롭기 때문에 깨끗한 최신 제품 이외에는 기대치를 낮춰야 한다. 컴퓨터 혹은 디지털 제품 - 오프라인 동호회 신제품이 빠르게 쏟아져 나오는 컴퓨터나 디지털카메라, MP3 등은 오프라인의 전문 동호회를 이용하는 것이 현명하다. 관련 상품에 관심있는 이들이 하루에도 몇백 명씩 드나드는 곳이지만 제값을 받고 판매하려면 몇 가지 요령이 필요하다. 같은 상품이 대략 어느 정도에 거래되는지 알아보고 가격을 책정한 다음 제품에 대한 꼼꼼한 정보, 여러 각도에서 찍은 사진을 함께 보여준다. 동호회 거래는 사기를 당할 위험이 있으므로 고가의 제품인 경우 직거래를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각종 생활용품 - 벼룩시장 혹은 기증 헌 옷이나 생활 집기 등은 특정 물품을 취급하는 전문 업체에 판매하기 어렵다. 중고용품을 사고팔수 있는 온라인 직거래 사이트에 등록하거나 각 지역의 벼룩시장을 이용한다. 어차피 처분할 물건이라면 기증하는 것도 방법이다. 기부를 받는 곳은 ‘아름다운 가게’와 YMCA에서 운영하는 ‘녹색가게’가 대표적. ‘녹색가게’는 물건을 직접 기증하거나 다른 물건으로 교환할 수 있으며, 가져온 물건에 대한 평가금액의 반을 카드에 적립해 재생화장지나 재생 비누 등의 재활용 상품과 교환할 수 있다. Part2. 알아두면 유용한 온라인 사이트 6나눔이 (www.nanum2.co.kr) 누구나 중고 물건을 사고팔 수 있는 직거래 시장. 가전, 가구, 도서 등 다양한 종류의 생활용품이 저렴한 값에 거래된다. 물건을 판매하려면 일정 기준의 수수료를 지불해야 하며 모든 거래를 보호해주기 때문에 안전한 것도 장점이다. 고래서점(www.gorebook.co.kr) 서울 용산구에 자리한 숙명여대 앞에 오프라인 매장을 갖추고 있는 온라인 헌책방. 판매하는 도서가 40권 이상인 경우 전국 어디든지 달려가 매입한다. 문학, 종교, 어학, 전공 서적 등 모든 종류의 도서를 판매하는 곳으로 헌책을 유용하게 팔 수 있다. 디시인사이드(www.dcinside.com) 디지털카메라 전문 콘텐츠 사이트로 디지털카메라를 사용하는 네티즌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방문했을 만큼 활성화되어 있는 곳이다. 카메라 정보를 제공하는 것은 물론 디지털카메라와 액세서리 거래가 활발하게 이루어진다. 필웨이(www.feelway.com) 가방, 핸드백, 의류, 화장품 등 모든 중고 명품을 취급하는 쇼핑몰로 물건 판매도 가능하다. 가짜 제품 구입시 2배 보상 제도와 짝파라치 포상 제도를 시행하고 있기 때문에 비교적 믿을 만한 곳으로 알려져 있다. 아름다운가게 (www.beautifulstore.org) 기증받은 헌 물건을 손질해 싼값에 판매하는 곳. 오프라인 매장으로 직접 가져가거나 전화나 인터넷으로 기증 의사를 밝히면 택배기사가 방문해 물건을 수거해간다. 판매된 금액은 불우이웃을 돕는 데 쓰인다. 중고다나와(www.junggodanawa.net) 가정, 업소에 관계없이 모든 중고 가전과 가구를 고객 센터를 통해 상담한 다음 당일 출장 매입한다. 구입과 매입이 가능한 품목은 카메라, 냉장고, 세탁기, PC 등이며 에어컨, 온풍기 등을 구입할 경우 설치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 진행 / 정지연 기자 ■ 사진 / 박형주
- [Book finder]만화가 쓸모없다는 편견을 버려!
- 2004. 04. 01 문화/생활
- 나른한 오후, 따스한 햇살을 느끼며 책 한권을 읽고 싶으세요? 짜증나고 복잡한 정치 때문에, 바쁜 일상 때문에 책을 읽을 시간도 없으세요? 답답한 현실에서 벗어나 멋진 상상의 나래를 펼칠 수 있는 만화책을 읽어보세요. 가볍고 쉽게 읽히지만, 삶의 필요한 알찬 알맹이들이 쏙쏙 들어있는 만화책들이 많이 나와있다. 만화책의 매력은, 취향에 따라 SF만화부터 순정만화?그리고 사색만화 등 다양한 만화들을 골라 읽을 수 있다는 것이다. 골라먹는 재미가 있는 만화책, 지금 꼭 필요한 만화책을 골라 마음의 양식을 쌓아보는 것은 어떨까. 황미나의 「레드문」은 우주공간에서 펼쳐지는 외계 생명체와 지구인 간의 사랑과 전쟁을 바탕으로 쓰여진 SF 순정만화이다. 연재된 후 10년동안 꾸준히 사랑을 받아온 작품으로, 부족한 부분을 보충하고 새로운 감각으로 다시 꾸며 완벽함을 기한 소장판이 나왔다. 판타지 계열의 작품으로서 왕위 계승과 왕실의 가족사 등 복잡한 드라마를 장대한 스케일로 풀어내었다. 주요한 장면이나 새롭게 표현된 장면들은 컬러화여 더욱 생동감있게 연출되었다. 윤태영의 비행기 추락사 이후 이야기와 반군 여전사 루나편을 추가하여 뒷이야기를 궁금해 하는 독자들의 궁금증을 해소했다. 풍부한 상상력을 뒷받침으로 우주에서 펼쳐지는 역동적인 이야기들이 총 12권에 걸쳐서 펼쳐져 있다. SF 액션과 황미나의 매력을 한껏 느낄 수 있는 책이다. 관심과 틀에 박힌 사회가 답답하게 느껴지는 사람이라면 「세상 모르는 사람들을 위한 지혜」를 읽어보면 좋다. 부끄러움과 자존심으로 인해 연애 감정에 충실하지 못하고 주저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자연스럽고 솔직한 사랑에 대해 일깨워준다. 또한 다소 무거운 일상 속의 격언을 만화적인 형식으로 풀어놓아, 재미있게 쉽게 읽을 수 있다. 「엄마, 힘들땐 울어도 괜찮아」라는 책은 부모님을 칭찬하는 내용을 쓴 일기로 따뜻한 가족애를 느낄 수 있다. 칭찬 일기를 둘러싼 아이들과 부모의 에피소드가 글과 만화로 재미있게 풀어내었다. 칭찬을 하기 위해 아이들이 부모를 관찰하면서 느낀 어른들의 장?단점에 대한 대목이 인상적으로 나와있다. 예술에 대한 이해와 열정에 대한 이야기를 색연필의 질감을 살린 그림과 함께 풀어낸 「유리피데스에게」. 심각하고 난해한 예술에 대한 이야기를 동물을 의인화한 귀여운 캐릭터를 이용해서 쉽게 이해시키고 있다. 담당/강석봉기자 스포트라이트 레드문 무협 코미디 코믹 순정 등 다양한 장르의 작품을 발표한 황미나의 대표작 레드문이 애정판으로 나왔다. SF 판타지 계열의 작품으로서 외계 생명체와 지구인 간의 전쟁과 사랑을 바탕으로, 거기에 풍부한 상상력을 덧붙인 휴머니즘적인 만화이다. 우주공간이라는 장대한 스케일, 왕위계승을 둘러싼 대결과 왕실의 숨겨진 가족사 등 복잡다단한 드라마 위에 우정과 희생의 메시지를 보여주었다. 내용 전개가 매끄럽지 못했던 부분들의 원고는 새로 그려 완벽성을 더했으며, 주요한 장면이나 새롭게 표현하고 싶었던 부분들은 컬러화했다. 표지도 요즘 감각과 소장본에 어울리게 심혈을 기울였으며 총 12권으로이루어져 있다. 황미나 지음/ 8천5백원/ 애니북스 유리피데스에게 색연필 질감을 살려 그린 그림과 장편의 줄거리과 어우러진 책. 고대 그리스의 비극 경연대회를 배경으로, 예술에 대한 몰이해를 통한 몰락 과정을 그렸다. 예술에 대한 이해와 열정을 가진 가면 장인 밀레투스와 비극작가 유리피데스 사이의 잘못된 의사소통으로 예술적 비극으로 치닫게 된다. 동물을 의인화한 귀여운 캐릭터들이 심각하고 난해한 이야기들을 풀어낸다. 재미있게 그려진 그림을 통해 전해지는 심각하고 무게있는 이야기들을 쉽게 이해시킨다. 그리스 문화의 인물들이 촘촘히 작품 속에 녹아들어, 작품 중간 중간 그 인물들을 찾아내는 재미가 있다. 김한민 지음/ 1만1천원/ 새만화책 엄마, 힘들 땐 울어도 괜찮아 실제 학생들이 부모님을 칭찬한 내용을 쓴 일기를 엮은 책. 부모를 칭찬하는 당돌한 아이들의 진솔하고 따뜻한 이야기 속에서 가족애를 느낄 수 있다. 단순한 칭찬에 대한 이야기가 아닌 칭찬 상황, 칭찬의 말, 부모님의 반응, 자신의 느낌들을 자세히 표현되어 있어, 가족에 대해 다시 생각해볼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준다. 칭찬일기를 둘러싼 아이들과 부모의 생각과 느낌을 그대로 이해할 수 있다. 칭찬을 글과 만화를 반반씩 섞어놓아 쉽게 이해할 수 있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도록 해놓았다. 칭찬을 하기위해 아이들이 부모를 관찰하면서 느낀 어른들에 대한 장단점에 대한 이야기가 인상적으로 실려있다. 김상복 지음/ 8천5백원/ 21세기북스 세상 모르는 사람들을 위한 지혜 관습과 틀에 박힌 사회를 재미있게 꼬집어 내는 책. 연애라는 감정에 충실치 못하고 상대방을 무참하게 만드는 사람들에게 사랑이란 ‘자연스럽고 솔직한 것’이라는 이야기를 전한다. 작은 사랑의 감정을 공개했다가 상대방에게 무시당한 경험을 당한 사람들에게 새로운 사랑의 방법론을 제시하고 있다. 또한, 일상 속 작은 격언에 대한 작가의 시선을 담고 있다. 삶의 해답이나 진리는 쉽게 찾아오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경험을 통해서 서서히 깨닫게 되는 것이다. 다소 무겁게 느껴지는 삶의 이야기를 동물을 주인공으로 한 만화적인 형식으로 풀어 놓아, 보는 즐거움과 읽는 감동을 동시에 선사하고 있다. 김산하 지음/ 7천5백원/ 새만화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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