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향신문(총 4,111 건 검색)
- 경기 여주서 단독주택 화재로 50대 아들 숨지고 80대 아버지 다쳐
- 2025. 02. 05 08:34사회
- 여주 단독주택 화재 현장. 경기도소방재난본부 제공 경기 여주시의 한 단독주택에서 불이 나 1명이 숨지고 1명이 다쳤다. 5일 소방과 경찰에 따르면 지난 4일 오후 6시쯤 여주시 삼교동 1층짜리 단독주택에서...
- 설날, 80대 노모 때려 숨지게 한 아들 검거
- 2025. 01. 29 12:34사회
- ... 아들 A(64)씨를 붙잡아 조사 중이다. 60대 아들이 치매를 앓던 80대 노모를 숨지게 한 존속살인 사건이 설 명절에 일어났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광주...
- “내 아들처럼 젊은 사람들 죽지 않는 세상···언제 올까?”
- 2025. 01. 26 14:54사회
- ... 그림자 사람들이야. 안 보여, 한국 사람들에게는. (기자는) 내가 보여요?” 한 번도 원망 않았던 아들 이씨의 유일한 희망은 27년 전 한국으로 데려온 아들 강씨였다. 몽골에 있던 남편이 바람이 난 뒤...
- “아들 낳았어” 해놓고 신생아 납치···“여자잖아!” 대판 싸운 가짜 임신 부부
- 2025. 01. 23 09:52국제
- ... 사람들에게 임신했다고 거짓말을 했다고 전했졌다. 임신부 행세를 하며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아들을 낳았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실제로 임신한 것이 아니었기 때문에 다른 사람의 아기를 납치하는...
스포츠경향(총 4,107 건 검색)
- ‘레전드 조던’ 이름에 먹칠한 아들의 입장은?···‘음주운전· 마약소지’ 마커스 “사생활 노코멘트”
- 2025. 02. 07 09:56 스포츠종합
- 마커스 조던 SNS 캡처 미국프로농구(NBA) 황제 마이클 조던의 아들 마커스 조던(35)이 음주운전 및 마약 소지 혐의로 체포돼 교도소까지 갔다가 풀려난 뒤 처음 입장을 밝혔다. 마커스 조던은 7일 자신의 소셜미디어(SNS) X를 통해 입장을 밝혔다. 그는 “저는 모든 분들께 감사드린다. 저는 지금 @TrophyRoomStore에 집중하고 있으며 최근 미디어 기사와 제 개인적인 삶에 대해서는 아무런 코멘트도 하지 않을 것이다. 진심으로 귀하의 우려에 감사드리며, 양해해 주셔서 감사하다”고 입장을 전했다. 그는 자신의 매장 내부의 두 장의 사진을 공유했는데, 그 중에는 아버지 마이클 조던의 상징적인 시카고 불스 유니폼 뒷면을 촬영한 예술 작품도 있었다 . 마커스 조던은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거나 사과하지 않고 사업에만 집중하겠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마커스 조던 SNS 마커스 조던은 지난 4일 음주 운전, 코카인 소지, 체포 저항 등의 혐의로 경찰에 체포돼 플로리다주 올랜도의 오렌지 카운티 교도소에 수감됐다가 보석금을 내고 풀려났다. 경찰에 따르면 조던은 이날 오전 1시 14분쯤 술을 마신 채 자신의 람보르기니 차량을 몰고 가다 메이틀랜드의 한 철로에 갇힌 채로 경찰에 적발됐다. 한 여성과 동승한 조던은 차를 세우라는 경찰의 지시에 불복해 도주하다 철로에 바퀴가 끼어 움직이지 못했고, 차 안에서 강한 술 냄새가 뿜어져 나왔으며 조던은 눈이 붉게 충혈된 채 횡설수설하며 말을 더듬었다. 경찰이 “기차가 곧 오니 차에서 내리라”고 했지만 조던은 운전석에 앉아 페달을 밟았다. 경찰이 “기차에 치이는 게 걱정된다”면서 재차 차에서 내릴 것을 지시했지만 조던은 “걱정되는 건 이 30만 달러(4억 3000만원) 짜리 차”라면서 버텼다. 조던은 이어 경찰을 향해 “나는 마커스 조던이고, 마이클 조던의 아들이다. 나는 아무 잘못도 하지 않았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세 차례 음주 검사를 거쳐 음주운전 혐의로 체포됐다. 경찰은 조던의 바지 주머니에서 흰색 가루가 들어있는 비닐봉지를 발견했고, 이는 코카인으로 밝혀졌다. 마커스 조던의 머그샷. TMZ 캡처 마커스 조던은 마이클 조던과 그의 첫 번째 아내인 후아니타 바노이 사이에서 태어난 세 자녀 중 둘째다. 키가 191㎝인 조던은 플로리다주 센트럴 플로리다 대학 농구팀인 UCF 나이츠에서 활약했으며, 현재는 스니커즈 사업을 운영하며 TV 리얼리티 프로그램 등에도 얼굴을 비추고 있다. 그는 아버지 조던의 시카고 불스 시절 절친 동료인 스코티 피펜의 전 부인인 라르사 피펜과 1년 넘게 사귀다 지난해 헤어져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 황재균, 외야 글러브 끼고 ‘바람의 아들’ 품으로···KT 내야 교통 정리, 파격 해법?
- 2025. 02. 06 17:01 야구
- KT 황재균이 6일 호주 질롱 스프링캠프에서 외야 수비 훈련을 마치고 지친 모습으로 들어가고 있다. KT 위즈 제공 KT 황재균(38)은 지난 3일 처음으로 외야수 글러브를 꼈다. 추가 훈련 시간에 이종범 외야·주루코치가 쳐주는 타구를 외야에서 받았다. 6일에는 아예 정규 수비 훈련 시간에 배정대, 멜 로하스 주니어 등 외야수들과 같이 외야에서 수비 훈련 했다. 내야수인 황재균에게는 외야 글러브가 없다보니 이종범 코치가 갖고 있는 이정후(샌프란시스코)의 글러브를 빌렸다. 호주 질롱에서 스프링캠프를 진행 중인 KT는 지난 스토브리그에서 가장 큰 변화를 맞은 팀이다. 선발 투수 엄상백과 주전 유격수 심우준이 자유계약선수(FA)가 되어 한화로 한꺼번에 이적했다. 그 중 심우준의 이적은 내야 상황을 완전히 바꿔놨다. KT는 FA시장에 있던 내야수 중 당장 주전으로 기용할 수 있는 허경민을 급하게 영입했지만 3루수로 황재균과 포지션이 겹쳤다. 허경민의 유격수 겸업도 고민했던 KT는 3루수 허경민을 고정시키고 황재균을 1루로 이동시키기로 했다. KT 황재균이 6일 호주 질롱 스프링캠프에서 멜 로하스 주니어(왼쪽), 배정대(오른쪽)와 함께 외야에서 수비 훈련 하고 있다. KT 위즈 제공 KT의 1루에는 문상철이 있다. 오랜 대타 생활을 끝내고 주전 경력을 꽃피우려는 문상철은 KT가 최대한 활용해야 하는 선수다. 지난 시즌 중 박병호와 맞트레이드로 영입한 오재일도 있다. 1루에 3명이 겹친다. 심우준이 떠난 유격수에는 김상수가 주전으로, 박경수가 은퇴한 2루에는 지난 시즌에도 활약한 오윤석이 주인으로 선다. 이 백업을 천성호가 맡는다. 2루수 천성호는 지난 마무리훈련부터 유격수를 준비했고 지금 캠프에서는 이 두 자리 모두 훈련 중이다. 당초 1루에서 문상철과 경쟁할 계획이던 황재균 역시 현재 2루와 유격수까지 수비 훈련을 하고 있다. 사실상 내야 전 포지션을 준비한다. KT에는 타격을 고려하면 선발 출전할 수 있지만 수비 때문에 벤치에 둬야 하는 포지션 중복 선수가 여럿이다. 스토브리그를 거치면서, 오랫동안 붙박이 주전 3루수였던 황재균까지 그 수가 더 늘었다. 황재균에게 외야 옵션이 추가된 이유다. 황재균이 외야에 선다면 나갈 곳은 좌익수다. KT는 왼손타자 김민혁에게 주전 좌익수를 맡기고 있다. 상대 투수와 천적 관계 등 필요에 따라 오른손 타자인 황재균을 때때로 좌익수로 세울 가능성을 KT는 고려하고 있다. 가진 야수 자원을 최대한 넓게 활용하기 위해서다. KT 황재균이 6일 호주 질롱 스프링캠프에서 내야 수비 훈련 하고 있다. KT 위즈 제공 KT는 ‘지명타자 강백호’ 공식을 깨고 선수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 캠프에서 강백호의 포수 훈련에 힘을 쏟고 있다. 장성우가 쉴 때 강백호가 포수로 나가면 지명타자에 한 자리가 생겨 라인업을 보다 여유있게 활용할 수 있다. 그렇지 않을 때는 황재균, 문상철, 김민혁 등 타격 좋은 선수들을 포지션상 모두 기용하기가 어렵다. 따뜻한 햇살 아래 치르는 스프링캠프는 평화로워 보이지만 내부에서는 교통정리에 심각한 고민을 계속 하고 있다. 외야 글러브를 빌려 끼고 이종범 코치 손에 인계된 황재균이 그 상징적인 증거다. 황재균은 일단 ‘멀티포지션’을 준비한다. 이제 내야용과 외야용 글러브를 양손에 들고 다닌다. 메이저리그에서도 뛰었고 KT에서만 대형 FA 계약을 2번이나 한 리그 최상위급 선수의 새로운 도전이다. 황재균을 언제 어느 자리에 투입하느냐가 올시즌 KT가 치를 경기에서 꽤 자주 중요한 승부처가 될 가능성이 높아보인다.
- ‘레전드 조던’ 아버지 이름에 먹칠한 아들···마커스, 음주운전 및 마약 소지로 체포
- 2025. 02. 05 17:14 스포츠종합
- 마커스 조던. 조던 인스타그램 캡처 미국프로농구(NBA) 황제 마이클 조던의 아들이 음주운전 및 미약 소지 혐의로 체포돼 교도소까지 갔다가 풀려났다. 미국 연예·스포츠 전문 매체 TMZ는 5일 단독 보도 타이틀을 걸고 “조던의 아들 마커스 조던이 일련의 심각한 범죄를 저지른 혐의로 4일 교도소에 들어갔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NBA 레전드 마이클 조던의 아들 마커스는 음주 운전, 코카인 소지, 체포 저항 등의 혐의로 체포돼 플로리다주 올랜도의 오렌지 카운티 교도소에 수감됐다가 보석금을 내고 풀려났다. 이 매체는 마커스의 머그샷 사진도 공개했다. 경찰에 따르면 조던은 4일 오전 1시 14분쯤 술을 마신 채 자신의 람보르기니 차량을 몰고 가다 메이틀랜드의 한 철로에 갇힌 채로 경찰에 적발됐다. 조던은 당시 차를 세우라는 경찰의 지시에 불복해 도주하다 철로에 바퀴가 끼어 움직이지 못했고, 차 안에서 강한 술 냄새가 뿜어져 나왔으며 조던은 눈이 붉게 충혈된 채 횡설수설하며 말을 더듬었다. 마커스 조던의 머그샷. TMZ 캡처 경찰이 “기차가 곧 오니 차에서 내리라”고 했지만 조던은 운전석에 앉아 페달을 밟았다. 경찰이 “기차에 치이는 게 걱정된다”면서 재차 차에서 내릴 것을 지시했지만 조던은 “걱정되는 건 이 30만 달러(4억 3000만원) 짜리 차”라면서 버텼다. 조던은 이어 경찰을 향해 “나는 마커스 조던이고, 마이클 조던의 아들이다. 나는 아무 잘못도 하지 않았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세 차례 음주 검사를 거쳐 음주운전 혐의로 체포됐다. 경찰은 조던의 바지 주머니에서 흰색 가루가 들어있는 비닐봉지를 발견했고, 이는 코카인으로 밝혀졌다. 마커스 조던은 마이클 조던과 그의 첫 번째 아내인 후아니타 바노이 사이에서 태어난 세 자녀 중 둘째다. 키가 191㎝인 조던은 플로리다주 센트럴 플로리다 대학 농구팀인 UCF 나이츠에서 활약했으며, 한때 스니커즈 사업을 운영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TV 리얼리티 프로그램 등에 얼굴을 비추고 있다. 그는 아버지 조던의 시카고 불스 시절 절친 동료인 스코티 피펜의 전 부인인 라르사 피펜과 1년 넘게 사귀다 지난해 헤어져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 ‘중증외상센터’ 추영우 캐릭터, 원래 부자였다 “강남 건물주 아들”
- 2025. 02. 05 13:25 연예
- 유튜브 채널 ‘닥터프렌즈’ ‘중증외상센터’ 원작자인 이낙준이 캐릭터 설정 비하인드를 전했다. 4일 유튜브 채널 ‘닥터프렌즈’에는 ‘원작자가 털어놓는 중증외상센터 비하인드 설정과 스토리’라는 제목의 영상이 공개됐다. 이날 원작 소설을 쓴 이낙준은 극 중 추영우가 맡은 양재원 캐릭터에 대해 “중국집에 프라다 정장을 입고 나온다. 그런데 비행기 탈 때 여권에 도장 찍는 건 처음이라는 게 말이 되냐고 묻더라”라며 캐릭터 설정이 잘못된 것이 아니냐는 질문이 있었다고 언급했다. 이와 관련한 백그라운드 설정에 대해 이낙준은 “부모님이 양재원 레지던트 시절에 대박이 난다. 로또 당첨이 되고 예전에 사둔 땅의 재개발이 되고 부자가 돼서 강남에 건물이 있다. 그런데 레지던트 때 부자가 된 거라 직접 돈을 써본 적이 없다. 어떻게 휴가를 가겠나. 그래서 돈을 써본 적은 없는데 부자인 거다. 정장은 엄마가 사준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낙준은 원작에서도 양재원이 프라다 정장을 입고 있냐는 질문에는 “원작에서는 그렇게 안 했다. 제가 원작 쓸 때 2019년인데 프라다 정장이 있는지도 처음 알았다”고 답해 웃음을 안겼다.
주간경향(총 58 건 검색)
- 아들 ‘군 관련 사망’ 인정 불구 엄마는 왜 국가와 싸워야 하나(2024. 11. 11 06:00)
- 2024. 11. 11 06:00 사회
- 진상규명위 인과관계 인정에도 서울보훈청은 부정 지난 10월 1일 경기 성남 서울공항에서 열린 건군 76주년 국군의 날 기념식에서 육군 제2신속대응사단 장병들이 분열하고 있다. 한수빈 기자 헌법과 병역법은 대한민국 국민인 남성은 병역 의무를 수행해야 한다고 규정한다. 국가 존립을 지키고 영토를 보존하기 위한 것이지만 누군가는 이 때문에 죽거나 다치고, 삶 전체에 영향을 받기도 한다. 2003년 스물한 살 청년으로서 해병대에 자원입대했던 배봉석씨가 그랬다. 배씨는 군 복무 중 허리를 다쳐 수술을 받고 의병 전역했다. 전역한 지 12년이 지난 2016년 배씨는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그에게는 어떤 일이 있었던 것일까, 무엇이 그를 죽음으로 내몰았을까. 배씨의 어머니 심인옥씨(66)는 아들이 죽은 뒤 외로운 싸움을 하고 있다. 국가가 아들의 죽음을 책임지라고 호소하며 거리에서 시위했다. 2022년 군 사망사고 진상규명위원회는 배씨가 군 복무 중 입은 부상 때문에 우울증에 걸려 자살했다고 인정했다. 하지만 서울지방보훈청은 소송에서 배씨의 자살이 군 복무와는 관련이 없다며 국가의 책임을 부인한다. 매년 1000명 넘는 군인이 부상을 당해 의병 전역한다. 심씨는 “아들을 군대에 보낸 죄밖에 없는데 왜 계속 국가와 싸워야 하느냐”고 했다. 군에서 부상 후 전역, 보훈대상은 탈락 지난 10월 18일 서울 강서구 자택에서 기자와 만난 심씨(66)는 배씨에 대해 “건강하고 착한 아들이었다”고 말했다. “어차피 가는 거 해병대로 갔다 오겠다고 했어요. 엄마가 누나하고 자기의 대학 등록금을 어떻게 대려고 그러냐고, 군대 갔다 와서 학교 다니겠다고, 엄마를 생각해서 지원해서 간 거예요.” 배씨는 평소 요리에 관심이 있어 한식·양식 자격증을 땄다. 전역하면 호텔 쪽으로 일을 알아보겠다는 말도 했다고 한다. 2003년 8월 배씨는 해병대에 입대했다. 입대 1년도 되지 않아 심씨는 아들이 허리를 다쳤다는 소식을 들었다. 취사병으로 일하던 배씨는 식재료를 보관하던 창고에서 짐을 옮기던 중 허리를 다쳤다. 2004년 5월 국군수도병원에서 검사한 결과 흔히 ‘디스크’라고 말하는 추간판 탈출증 진단을 받았다. 추간판 절제 수술 후 입원 치료를 받다가 ‘부상으로 인해 남은 기간 현역으로 복무할 수 없다’는 판정을 받고 그해 11월 의병 전역을 했다. 배씨는 전역 후 2005년 두 번, 2009년 한 번, 2015년 한 번, 총 네 번에 걸쳐 국가유공자 등록과 보훈보상 신청을 했다. 그러나 신체검사에서 상이등급 미달로 탈락했다. 보훈보상 등의 제도는 병역 의무 이행을 위해 군에 입대한 장병의 부상에 대해 국가가 책임을 지겠다는 취지지만, 배씨의 경우 ‘충분한 장애를 입은 것’이 입증되지 않았다. 기록상 전역 후 배씨가 병원을 다시 찾은 것은 2009년이다. 당시 진료기록엔 “군대에서 추간판 절제술을 받은 후 괜찮아졌는데 최근 다시 요통이 발생했다”고 기재돼 있었다. 배씨는 2013년 자살을 시도했다. 심씨가 발견해 간신히 구했다. 당시 병원의 우울증 진단서엔 “군대에 있을 때 디스크 수술을 받았고, 2011년 3차 수술을 받았는데 통증이 지속되고 있어 비관적 생각이 컸다”는 내용이 있다. 배씨는 급식 조리, 운전, 화물배송, 제조업 공장 등 단기간 파견 일을 전전하고 있었다. 심씨는 “아들이 일을 조금 하면 허리가 아프고, 다시 일하면 아프고 하면서 제대로 살 수 없었다”고 했다. “몸이 아파서 일을 못 하겠다고 하더라고요. 그러면 그만두고 운동이나 해라, 엄마가 열심히 돈 벌 테니까 그렇게 하라고 했어요. 아들은 다 커서 엄마를 앞세워 밥 먹고 사느냐고 했죠. 허리가 아프면 다른 데도 아프거든요. 국가에서도 외면하니까 비관을 했나 봐요.” 결국 배씨는 2016년 10월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그때 그의 나이가 서른셋이었다. 심인옥씨가 군에서 부상을 입고 전역한 뒤 우울증으로 사망한 아들의 사진을 들고 국가 책임을 촉구하고 있다. 심인옥씨 제공 입대 5개월 차에 심씨에게 보낸 편지에 배씨는 이렇게 썼다. “어릴 적 손 잡고 다니던 아들이 어느덧 다 커서 군대까지 왔네. 생각해보니 여태 엄마한테 잘해준 게 아무것도 없어. 못난 아들. (…) 우리 키우기 참 힘들었을 거야. 우리 엄마지만 참 대단해. 어머니, 저 전역할 때까지만 고생하세요. 전역하면 아들이 확실한 노후 보장해 드리겠습니다.” 반면 그는 생을 마감하면서 남긴 유서에는 수술을 언급하며 미래에 대해 자신이 없다고 썼다. “이렇게밖에 할 수 없어 미안해, 용서해줘. 난 그동안 나 자신에게 심각하게 비관적이고 걱정이 너무 많았어. 세 번의 수술과 다시 재수술해야 할 수도 있다는 걱정과 또 어딘가 아프진 않을까 늘 두렵고. 앞으로 미래에 대해 자신이 없어 고통스러웠어. 세상은 정신없이 돌아가는데 언제부턴가 난 멈춰 버린 것 같아.” 진상규명위, 국가의 책임 인정 그때부터 심씨는 아들이 복무했던 군부대, 국방부, 국군수도병원, 국가인권위원회, 국회 등 곳곳을 찾아다녔다. 부상 당시 의무기록, 사고경위서, 전역 후 병원 진단서 등 아들 죽음과 관련된 서류들을 하나하나 수집했다. 어디서부터 어떻게 잘못됐는지를 따지는 것은 유족의 몫이었다. 심씨는 울며불며 아들 죽음에 대해 국가가 책임지라고 호소했지만 책임지는 이는 없었다. 대통령 직속 군사망사고 진상규명위원회가 배씨 사건을 조사했다. 진상규명위는 2022년 3월 “배씨는 군 복무 중 추간판 탈출증이 발병해 공상 전역했고, 전역 후 그 질병의 후유증이 상당한 원인이 돼 발병한 정신질환이 주된 원인이 되어 사망에 이르게 됐다고 인정한다”고 결정했다. 진상규명위는 배씨가 군에서 추간판 탈출증 부상을 입었을 때 완치되지 않은 상태에서 후유증 발생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었다고 봤다. 또 그 부상은 우울증 발병에 상당한 영향을 줘 자살까지 이어졌다고 봤다. 군 복무와 배씨 사망의 인과관계, 즉 국가의 책임을 인정한 것이다. 진상규명위 조사에서 한 대학 심리학과 교수는 이런 자문 의견을 냈다. “제대 이후 사회적 지원의 결핍, 국가의 보훈 지정에 대한 거부 경험과 이로 인한 현저한 실망감, 반복되는 수술과 후유증으로 인한 생활의 어려움 등이 심리적 고통을 악화시킨 것으로 보인다. 복무 중 발생한 신체 질병으로 제대한 자살 사망자가 제대로 된 사회적 지원과 지지를 받지 못하고 방치된 채 오히려 국가로부터 거부당한 경험은 견딜 수 없는 상실감, 단절감, 절망감과 무기력감을 불러일으켰을 것이다.” 한 정형외과 교수는 “의무기록만으로 봤을 때 일상생활이 불가능할 정도의 심한 통증이 있었던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면서도 “경험으로 미뤄볼 때 20~30대 남성은 본인의 증상을 잘 표현하지 않는 경향이 있고, (배씨가) 침습적 치료를 받은 사실을 고려하면 본인이 느낀 증상은 더 심했던 것으로 추정해볼 수 있다”는 의견을 냈다. 진상규명위 결정에도 불구하고 심씨는 여전히 싸우는 중이다. 국가유공자와 보훈보상 심사가 다시 이뤄졌지만 이번에도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심씨는 서울지방보훈청의 보훈보상 대상자 비해당 결정이 위법하다며 지난해 7월 행정소송을 냈다. 이 소송에서 서울지방보훈청 측은 진상규명위 결정 내용과는 배치되는 주장을 펼쳤다. 서울지방보훈청 측은 소송에서 “국가유공자 결정 심사는 객관적이고 신빙성 있는 공적 자료에 의해 정확하고 엄정하게 심사·결정되고 있다”며 배씨에 대한 처분이 적법하다고 주장했다. 서울지방보훈청 측은 기록상 배씨의 우울증 발병은 전역 후 7년 3개월, 사망은 12년이 지난 때라며 우울증이 군 복무와 관련됐다고 볼 증거가 없다고 했다. 또 군 복무 때 인정받은 질병은 추간판 탈출증인데, 사망의 직접적인 원인은 자살이므로 질병과 사망도 관련이 없고 오히려 부모의 이혼 등 가족 문제가 자살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서울지방보훈청 측은 배씨의 죽음이 군 복무와 관련 있다는 입증은 원고인 심씨 측이 해야 한다고도 주장했다. 군인권센터와 ‘아프지 말고 다치지 말고 무사귀환 부모연대’ 회원들이 지난 6월 4일 서울 용산구 국방부 앞에서 훈련병 사망사건 규탄 및 진상규명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갖고 군 사망 피해자에 대한 추모 묵념을 하고 있다. 정지윤 선임기자 군 복무 중 사망하거나 부상을 입은 군인, 유족에게 국가 지원을 결정하는 절차가 지나치게 까다롭다는 지적은 계속 제기돼왔다. 군인 당사자와 유족에게 강하게 부여된 ‘입증 책임’이 구제받아야 할 이들도 구제받지 못하게 만든다는 비판도 나왔다. 소송에서 심씨를 대리하는 김정민 변호사는 지난 11월 1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배씨 사건의 경우 우울증이 촉발된 구체적인 원인이 군에서 입은 부상으로 특정돼 있다”며 “해병대를 자원해서 갈 정도로 적극적이고 건강했던 사람이 다른 핑계로 사회생활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이런 최악의 상황으로 이어졌을 가능성은 없다고 본다”고 했다. 김 변호사는 “쉽지 않은 사건이지만 기본적으로 군 복무 중 다쳤을 때 구제받는 절차가 상당히 복잡하고 어렵다”며 “진상규명위가 인과관계가 있다고 판단했는데 순직 심사 등에서는 또다시 판단하고 다른 결론을 내니 유족들은 배신감을 느낄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했다. 2022년 군인사법 개정으로 의무복무 중 군인이 사망하면 원칙적으로 순직자로 분류하도록 해 유족들의 입증 책임을 완화했지만 여전히 예외범위는 넓다. 자살의 경우엔 입증하기가 더욱 까다롭다. 인권위는 지난해 10월 군인이 사망하더라도 그 군인이 했던 직무수행과 교육훈련이 ‘국가의 수호·안전보장 또는 국민의 생명·재산 보호’와 직접적 관련이 있어야 순직을 인정하는 제도를 개선하라고 국방부 등에 권고했다. 군대 자체가 ‘국가의 수호·안전보장 또는 국민의 생명·재산 보호’를 위해 조직된 집단인데 이런 기준을 추가로 들이대면 국가가 자의적으로 지원대상을 걸러낼 수 있어 문제라는 것이다. 지난해 군인사법 개정으로 군 복무 중 입은 부상이 직접적 원인이 돼 사망한 경우 순직자로 인정받을 수 있는 길이 열리기도 했다. 하지만 개선된 제도는 과거 사례인 배씨 건에는 적용되지 못하는 상황이다. 심씨가 말했다. “아들이 누구한테 피해준 것 없이 살았어요. 남의 돈 떼먹은 것도 없고 말도 잘 듣고요. 그런데 군대에 가서 다치고 사고가 난 거죠. 이런 일을 겪고 보니 국가라는 게 진짜 나빠요. 국군의 날이고 무슨 날이고, 몇 년을 외치고 다녔는데 아직도 해결이 안 되고 있어요. 애를 군대 보내준 죄밖에 없는데 왜 가족들까지 이렇게 못 살게 하나요. 법을 바꾸면 뭘 하나요. 엄마는 왜 지금도 이렇게 애가 타고 있고, 국가를 믿을 수 없는 건가요.” 매년 1000여명이 심신장애로 조기 전역 황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최근 국방부·병무청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0년부터 올해 8월까지 총 6531명이 심신장애를 사유로 의병 전역했다. 2020년 1509명, 2021년 1516명, 2022년 1492명, 2023년 1307명, 올해는 8월까지 707명 등 매년 1000명 넘는 군인이 군에서 질병이나 부상으로 조기 제대하는 것이다. 이중 현역병이 94.5%(6172명)였다. 그러나 인권위가 2022년 실시한 실태조사를 보면 ‘질병이나 부상 관련해 공상 신청을 하는 절차를 알고 있느냐’는 질문에 군 병원 입원 병사의 56%가 “전혀 모른다”고 답변했다. 국가유공자 신청 절차에 대해서는 59%가 “전혀 모른다”고 했다. 보훈보상 제도에 대해 잘 알지 못해 전역 후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하다는 내용도 있다. 국가보훈부가 운영하는 제대군인 지원센터는 5년 이상 중·장기 복무한 제대군인만 지원한다. 군 복무 자체가 위험을 상시로 동반하고 국가에 대한 희생임에도 병사들에 대한 의료와 보상 시스템 구축, 인식 확산은 부족한 실정이다. 서울시는 2022년 전국에서 처음으로 청년 부상 제대군인 상담센터를 설립하고 지원 조례를 만들었다. 상담센터는 원스톱으로 상담을 진행하고 법률·의료 지원을 한다. 청년 부상 제대군인들이 모여 서로의 어려움을 나누는 자조모임도 있다. 경기도도 지난해 조례를 만들었다. 다른 지자체엔 조례가 없다. 2019년 해병대 장교로 재직할 때 지뢰를 밟아 부상을 당한 당사자이면서 상담센터 실무를 맡은 이주은 실장은 지난 11월 4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부상 군인에게 필요한 것은 보상도 있지만 나라를 지키다 다쳤다는 의미의 명예 회복도 있다”고 말했다. 이 실장은 “작전에 나간 군인들뿐 아니라 행정병이나 PX병(매점을 관리하는 병사) 등 모두가 자기의 자리에서 역할을 하기에 지금의 한국이 평화롭게 살아가는 것”이라며 “이들의 명예를 인정해주는 것에서 많은 문제가 해결될 것으로 생각된다”고 했다. 그는 이어 “(국가유공자 인정을 위한) 기준이 너무 높아서 발가락이 두 개 절단된 경우엔 등급이 나오지 않고 3개 절단부터 최소 등급이 나온다”며 “전역 후 심사 단계를 통과하기까지의 시간도 오래 걸리고 기준에서도 상식과 법의 간격이 커서 사각지대가 생긴다”고 했다.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109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 “군기훈련 사망, 8년 전 내 아들 죽음 똑같이 반복”(2024. 06. 10 06:00)
- 2024. 06. 10 06:00 사회
- 고 홍정기 일병 어머니 “ 군 시스템 고쳐, 누가 가도 안전한 곳으로 만들어야” 군 복무 중 뇌출혈로 숨진 고 홍정기 일병의 어머니 박미숙씨가 지난해 6월 12일 서울 마포구 군인권센터에서 경향신문과 인터뷰하고 있다. 성동훈 기자 “우리 아들 때와 똑같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왜 또 이런 일이 반복된 것인지, 제가 더 열심히 해서 막았어야 했는데 싶었어요. 저도 이렇게 미안한 마음이 드는데 군은 그런 마음이 안 드는지 묻고 싶네요.” 고 홍정기 일병 어머니 박미숙씨(57)의 말이다. 지난 5월 29일 박씨는 다른 군 사망사고 피해자 유족과 함께 최근 군기훈련을 받다 사망한 육군 훈련병의 빈소에 다녀왔다. 박씨는 훈련병이 훈련을 받다가 쓰러졌다는 뉴스를 보고 곧바로 군에서 세상을 떠난 아들 생각이 났다. 홍정기 일병은 백혈병 발병에 따른 뇌출혈로 입대 7개월여 만인 2016년 3월 사망했다. 박씨는 아들이 사망한 직후엔 군에 책임을 따질 생각조차 하지 못했다고 했다. 아들의 죽음을 받아들이는 것이 힘들었고 군을 믿었다는 것이다. 박씨는 지난 6월 3일 서울 광진구 한 카페에서 기자와 만나 “당시에는 군에서 최선을 다해주는 것으로 알았기 때문에 믿었다”며 “단지 아이의 죽음이 헛되지 않도록,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해달라고만 부탁을 했다”고 했다. 2018년 홍 일병이 죽음에 이르는 과정에서 군이 부실한 대처를 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상황이 바뀌었다. 진상규명은 유족의 몫이었다. 박씨는 서울 홍익대 앞, 강남, 대학로 일대에서 진상규명을 촉구하는 전단을 돌리고 국방부와 군에 항의했다. 꿈쩍 않는 군의 태도에 박씨는 “그때서야 군이 이런 조직이었다는 것을 느꼈다”고 했다. 군 사망사고 진상규명위원회는 2020년 홍 일병이 훈련기간에 구토와 어지럼증 등의 증상으로 의무중대와 사단 의무대에서 진료를 받았으나 군 측이 단순 진통제 처방만 하고 심각한 상태에 주의를 기울이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또 민간병원 검사 결과 정밀검진을 권유받았는데도 부대가 훈련기간이라는 이유로 홍 일병을 계속 훈련에 참여시켰다고 했다. 경찰은 최근 일어난 훈련병 사망사고에서도 부당한 훈련 지시가 있었는지, 응급대처가 제대로 됐는지를 조사하고 있다. 군인권센터와 ‘아프지 말고 다치지 말고 무사귀환 부모연대’ 회원들이 지난 6월 4일 서울 용산구 국방부 앞에서 ‘육군 12사단 훈련병 가혹행위 사망 사건 규탄 및 진상규명 촉구 기자회견’을 열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정지윤 선임기자 박씨가 말했다. “우리 아들이 ‘엄마, 여기는 무서워. 완전군장하고 자’라고 할 때 제가 뭐라고 했는지 아세요? ‘정기야, 지휘관 이야기 잘 들어. 지휘관 지시 잘 따르면 돼’라고 했어요. 그런데 제 아들 사건, 채 상병 사건, 이번 군기훈련 사고까지 보면서 딜레마가 생기는 거예요. ‘내 안전은 내가 책임져야 하네, (물에) 들어가란다고 다 들어가면 안 되네, 명령한다고 다 따르면 안 되네’ 싶은 거죠. 군대 보낼 때 아이들에게 네 안전은 스스로 지키라고 말해야 하나요? 어떤 지휘관을 만나느냐에 따라 생명이 왔다 갔다 하니까 부모들은 좋은 지휘관을 만나게 해달라고 빌어야 하나요? 제대로 벌을 주고 진상을 규명해야죠. 군이 생명을 귀하게 여겼다면 이런 일은 벌어지지 않았을 거예요.” 박씨는 시민들이 군 사망사고에 지속적인 관심을 가지면 좋겠다고 했다. “우리 아들과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게 하려고 전단을 뿌릴 때, 군대 갔다 온 20대 젊은이들이 외면하더라고요. ‘그래, 이런 재수 없는 일은 나 같은 사람이 당하는 거고, 너희들은 다 살아서 왔으니까 돌아보고 싶지 않겠지’ 싶었어요. ‘나만 아니면 돼’, ‘나와 관계없을 거야’라고 생각할 수 있죠. 그런데 실은 관계없는 일이 아니에요. 내 아들, 조카, 동생 다 관계돼 있고, 제가 겪어보니 그 상처는 회복하기 너무 힘들어요. 귀한 생명을 속절없이 보내서는 안 돼요. 군 문제에 더 관심을 가지고 시스템을 하나 더 고쳐 누가 군에 가도 안전한 곳으로 만들고, 국가는 책임을 다하도록 만들어야 해요.”
- 표지 이야기
- 장애 아들 40년 돌봄의 ‘비극’…공적 지원 부족 탓에 악순환(2024. 05. 20 06:00)
- 2024. 05. 20 06:00 사회
- 2022년 5월 장애인 가정에서 부모가 장애인 자녀를 살해하는 사건이 반복되자 전국장애인부모연대는 서울 용산구 삼각지역에 발달·중증장애인 참사 분향소를 마련했다. 한 시민이 참사 분향소에 헌화하고 있다. / 한수빈 기자 “죽을죄를 지었습니다. 반성하고 참회합니다. 반성하고 참회합니다. 반성하고 참회합니다. 반성하고 참회합니다. 반성하고 참회합니다. 반성하고 참회합니다.” 카키색 수의를 입은 초로의 남성은 지난 5월 3일 대구지방법원 11호 법정에서 최후 진술을 했다. ‘반성과 참회’를 되풀이할 때마다 그의 목소리는 커졌다. 마지막은 울음이 섞인 절규에 가까웠다. A씨(63)는 지난해 10월 대구의 자택에서 서른아홉 살 아들을 살해한 혐의로 기소됐다. 사건 현장에는 아들의 시신과 함께 손발에 자상을 입고 쓰러진 A씨가 있었다. 함께 발견된 유서에는 A씨가 생전의 일을 정리해 달라고 당부하는 내용이 담겼다. 아들과 함께 “천사가 있는 하늘로 가자(A씨 법정 진술)”는 계획과 달리 A씨는 그날 죽지 못했다. 근 40년, A씨와 아들은 늘 한 몸처럼 움직였다. 아들은 1984년 지적장애를 가지고 태어났다. 거동에 불편함은 없었지만 다섯 살이 넘어서도 다섯 살 수준 이상의 대화는 불가능했다. 아들은 몸이 약했다. 간질과 저혈압으로 종종 쓰러졌고, 목 넘김이 좋지 않아 먹는 걸 싫어했다. 밥 먹을 때도, 잘 때도 부모의 보살핌이 필요했다. 아내는 학교 급식실 조리사로 일하면서 생계를 책임졌고, A씨가 아들을 돌봤다. 아들이 자라면서 돌봄의 난도는 갈수록 높아졌다. 아들의 덩치는 커졌지만 A씨가 돌봐야 할 시간은 줄지 않았다. 아들은 초등학교만 특수학교로 다녔을 뿐, 중학교와 고등학교는 다니지 않았다. 혼자 할 수 있는 게 많지 않았던 아들의 남는 시간은 오롯이 A씨가 책임져야 했다. 아들이 스무 살이 되던 해, A씨는 그간의 돌봄 부담에서 한숨 돌릴 수 있게 됐다. 아들을 시설에 맡기기로 했고, 아들은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시설에 머물렀다. A씨는 화물차 운전을 시작했다. 주말에는 아들을 집으로 데려와 돌봤다. 시설 생활 10년째 되던 해, 아들은 뇌출혈로 쓰러져 두 달 동안 깨어나지 못했다. 간신히 의식을 회복한 아들은 뇌병변 1급 진단을 받았다. 아들은 이제 혼자서는 움직일 수도 없었다. 이후의 돌봄도 A씨의 몫이었다. 아내는 이 무렵 집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서 일을 시작해 평일에는 직장에서 숙식을 해결하고 주말에만 집에 돌아왔다. 아내는 장기간 고된 노동으로 양 무릎이 퇴행성관절염 4기 진단을 받아 키가 큰 아들을 돌보기 어려웠다. A씨는 아들을 재활병원에 입원시키고 재활에 몰두했다. 일을 그만두고 24시간 병원에 머물면서 A씨의 심신도 많이 상했다. 병실의 보호자 간이침대에 머물다 보니 허리가 아팠다. 바깥출입이 줄다 보니 우울증도 생겼다. 이때 생긴 우울증은 이후 그를 끊임없이 괴롭혔다. 누워서만 생활하던 아들은 욕창이 생겨 울기도 많이 울었다. 거듭된 재활 끝에 아들은 왼손과 왼발을 조금 움직일 수 있게 됐다. 입원 생활 6년 만에 A씨와 아들은 집으로 돌아왔다. 지난 5월 3일 A씨의 결심 공판에서 증인으로 출석한 아내 B씨(63)는 “(아들은) 평소 생활을 모두 남편과 함께했습니다. 남편과 함께 병원에 가고, 교회도 같이 가고, 버스도 같이 태워주고, 재활병원도 같이 가고, 온종일 남편이 데리고 다녔습니다. 의사소통은 ‘맞나, 안 맞나’ 물어보면 대답만 하는 정도였습니다. 신기하게도 아빠하고는 소통이 됐습니다”라고 했다. 일러스트 김상민 기자 이 가족을 뒤흔든 것은 2021년 3월 A씨의 교통사고였다. 이 사고로 A씨는 발가락이 절단됐고 근육파열과 신경손상을 입었다. 신경이 손상된 A씨는 작은 자극에도 극심한 통증을 느끼는 희소병인 ‘복합부위 통증 증후군(CRPS)’ 진단을 받았다. 진통제 없이는 일상생활이 불가능했고 치료를 받아야 했다. 아들의 돌봄 공백은 불가피했다. 지인이 위기에 처한 가족에게 장애인의 일상을 지원하는 장애인 활동지원사업이 있다고 귀띔했다. 활동지원을 신청했고, 아들은 집으로 찾아오는 활동지원사와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다만 지원을 받는 시간은 월 90시간, 하루 3~5시간에 불과했다. A씨는 활동지원사가 오는 시간에 병원에 가서 치료를 받고, 그 외의 시간엔 아들을 돌봤다. 교통사고 후유증으로 왼팔을 들어 올릴 수 없었지만, 키 179㎝·몸무게 50㎏의 아들을 “눕히는 일, 일으키는 일, 대변 받는 일을 다 했다(B씨의 법정 증언).” 좋지 않은 상황에서도 부자 사이는 돈독했다고 한다. 아들의 활동지원사로 일했던 C씨는 기자와 통화에서 “두 분 사이가 엄청 좋았다. 이 정도로까지 챙겨주는 아버님은 못 봤다. 아버님이 병원 갈 때 외에는 늘 붙어 있었고, 병원 가서도 아드님이 어떻게 있나 확인하고 그랬다”고 했다. 그는 “○○형(A씨 아들)은 아버님하고 어머님하고 같이 있으면 좋아했다. 밖에 산책하는 것도 좋아했고, 예쁜 벽화 보는 것, 지나가는 사람 구경하는 것, 칭찬해주는 걸 좋아했다. 좋아하는 걸 하면 웃었다. 티가 났다”고 했다. 아내인 B씨도 통화에서 “(남편이) 힘든 내색을 안 했다. 수시로 뽀뽀하고 아를 억수로 좋아했다”고 했다. 상황은 오래지 않아 최악으로 치달았다. 교통사고 치료비를 지원하던 보험사는 지난해 8월 A씨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보험사는 더는 A씨의 치료비를 부담할 수 없다고 했다. 그해 10월 법원에서 조정 기일이 잡혔는데, 보험사 측은 ‘대형 보험사와 소송해봐야 못 이긴다’고 했다 한다. A씨는 어쩔 수 없이 조정을 받아들였다. 보험사가 제시한 합의금은 50만원이었다. 이후 보험사는 이미 지급한 치료비와 약제비 1300만원을 반환하라는 소송까지 추가로 제기했다. 우울증이 있던 A씨는 크게 낙담했다고 한다. B씨는 법정에서 “(조정을 받아들이고) 집에 와서 줄담배를 계속 피웠습니다. 힘들어했습니다”라고 했다. 비극은 그로부터 일주일 만에 벌어졌다. 자동차를 팔고 조용히 신변을 정리한 A씨는 유서를 썼다. 아들이 스무 살이 되던 해부터 10년간 아들을 돌봐준 복지관에 재산 일부를 기부해 달라는 내용 등이 담겼다. 사건 당일 오후 7시쯤 집에 돌아온 B씨는 이미 숨을 거둔 아들과 쓰러져 있는 남편을 발견했다. 유족인 동시에 가해자의 아내인 B씨는 법정에서 “이 사람(A씨) 정말로 우리 아 키우면서 애 많이 먹었습니다. 울기도 많이 울었습니다. 재활치료를 계속 맡겨서 미안한 마음입니다. 너무 정말로, 너무너무 힘들게 아를 키웠습니다. 저는 아파가지고 아를 돌볼 수 없었습니다. 자기 죽으면 이 아를 키울 수 없다는 그런 마음이 컸던 것 같습니다. 불쌍하게 살았던 사람입니다”라며 울음을 터뜨렸다. A씨는 피고인석 책상 위에 올린 두 팔에 고개를 파묻었다. 검사는 법정에서 “피고인은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40년간 아들을 돌봤다. 희생과 노력이 안타깝다. 그러나 생명은 절대적인 가치를 지닌다. 사회에는 넘지 말아야 할 선이라는 것이 있다”며 A씨에게 징역 5년을 구형했다. 이 사건 선고는 오는 5월 31일 내려진다. 돌봄에 매몰된 부모들 지난해 9월 전남 영암군 영암읍 한 주택에서 50대 부부와 장애를 앓고 있는 20대 아들 3명 등 일가족 5명이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이 사건 현장으로 이어지는 길목을 통제하고 있다. 연합뉴스 보호자가 장애가 있는 가족을 오랜 시간 돌보다 살해하는 참극이 수없이 반복되고 있다. A씨의 사건 한 달 전인 지난해 9월에는 전남 영암에서 장애를 가진 20대 아들 3명과 50대 부부가 숨진 채 발견됐다. 같은 해 11월에는 서울 은평구에서 30대 어머니가 장애가 있는 여덟 살 자녀를 살해하고 자살하려다 실패했다. 올해 2월에는 서울 서대문구에서 40대 아버지가 장애가 있는 초등학생 딸과 함께 숨진 채 발견됐고, 지난 5월 7일에는 충북 청주에서 모두 지적장애가 있던 50대 어머니와 40대 남매가 숨진 채 발견됐다. 숨 막히게 반복되는 사건은 어제오늘 일도 아니다. 2022년 9월 유엔 장애인권리위원회는 한국 정부의 장애인권리협약 2·3차 국가보고서를 심의한 뒤 우리 정부에 전달한 최종견해에서 “장애인의 부모가 자녀를 살해하고 자살하는 사례 등을 매우 우려한다”고 했다. 잔혹한 범죄다. 그러나 사례들을 구체적으로 들여다보면 범죄자 개인에게만 책임을 돌릴 수 없는 일면도 존재한다. 가해자들은 공통으로 장기간 돌봄을 전담해왔다. 시간이 지나도 돌봄 부담은 줄지 않았고, 그 끝도 가늠할 수 없는 경우가 많았다. 대부분 24시간 돌봄에 매진하면서 사회적으로 단절되고, 우울증을 경험했다. 불안정한 심리 상태에 놓인 보호자들은 자살을 결심하게 하는 어떤 사건을 겪고 범행을 저지르는 양상을 보였다. 자녀의 죽음이 목적이 아니라, 자신이 죽기 위해서는 자녀의 죽음이 선행돼야 한다고 믿는 셈이다. 범행을 저지른 보호자들은 ‘내가 죽으면 돌볼 사람이 없다’는 판단을 했다. 다른 가족뿐 아니라 사회적인 지원도 기대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는 얘기다. 장애인 단체가 반복되는 비극적 죽음을 “사회적 타살”이라고 부르는 이유다. 실제 2019년 8월 울산에서 일어난 사건은 비슷한 경로를 그린다. 30대 어머니가 자폐성 발달장애를 가진 아홉 살 딸을 전업으로 돌보다 살해했다. 자신도 자살을 시도했으나 실패했다. 이 어머니는 사건 2년 전부터 우울증을 앓았다. 2019년 초 시어머니가 교통사고로 사망하면서 충격을 받은 남편이 공황장애로 입원했고, 아내의 돌봄 부담·생활고가 가중됐다. 그리고 몇 달 만에 범행을 저질렀다. 그는 범행 후 병원에서 “나 혼자 가면 안 되니까…. 같이 데려가려고…. 케어할 사람이 없으니까…”라고 했다. 2022년 5월 인천에서는 60대 어머니가 서른여덟 살 딸을 살해한 사건이 발생했다. 어머니는 날 때부터 뇌전증과 지적장애가 있어 의사소통이 어렵고 대소변 처리를 못 하는 딸을 40년 가까이 돌봤다. 그해 1월 딸은 대장암 3기 진단을 받았고, 항암치료로 고통스러워하는 딸을 지켜보던 어머니는 심각한 우울증 진단을 받았다. 그는 형사재판에서 “버틸 힘이 없었고, 내가 죽으면 딸은 누가 돌볼까 걱정돼 여기서 끝내자는 생각이었다”고 했다. 재판부는 “딸의 생명을 처분하거나 결정할 권리는 없다”면서도 “장애인을 돌보는 가족들은 국가나 사회 지원이 부족한 상태에서 오롯이 책임을 지고 있고, 이번 사건도 피고인 탓으로만 돌리기 어렵다”고 했다. 가족 돌봄 강제하는 제도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활동가들이 지난 4월 18일 서울 영등포구 63컨벤션센터 인근에서 제23회 장애인차별철폐의 날 기념식을 열고 있다. 연단에 ‘발달장애인 24시간 지원체계 구축’을 촉구하는 띠가 걸려 있다. 정효진 기자 사건이 반복될 때마다 공적 지원의 부족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나왔지만 그리 달라지지 않았다. 보건복지부가 지난 4월 30일 발표한 ‘2023년 장애인 실태조사 결과’를 보면, 일상생활을 혼자 할 수 없어 지원이 필요하다고 응답한 장애인은 35.3%로 조사됐다. 장애인 활동지원사업, 노인 장기요양보험 등 정부가 운영하는 장애인 복지서비스를 이용한 경험이 있다고 답한 응답자는 16%에 그쳤다. 복지서비스의 전달이 원활히 이뤄지지 않고 있거나, 지원이 제한적으로 이뤄지고 있음을 의미한다. 일상생활에서 장애인의 주된 지원자는 가족 구성인 경우가 82.1%로 압도적으로 많았다. 공적 서비스 제공자가 주된 지원자인 경우는 13.8%에 그쳤다. 공적 지원자 중에서는 장애가 있는 고령의 노인들을 돌보는 요양보호사가 9.7%로 많았고, 장애인의 일상을 돕는 활동지원사는 3.4%에 그쳤다. 연구자들은 장애인 가족의 돌봄 전담이 사회 구조적으로 사실상 강제됐다고 본다. 이민경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장애인정책연구센터장은 “한국에서 장애인을 주로 가족이 돌보는 경향성을 유교문화권의 가족주의와 연관 지어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데, 문화권이 다른 그리스나 남유럽에서도 가족 안에서 장애인 돌봄이 이뤄지는 현상이 있다. 이들 국가에서는 공적 지원이 부족하거나 공적 지원에 대한 신뢰도가 낮은 것이 주된 원인이었다. 우리 사회의 가족 돌봄 경향도 문화나 내재적인 성향 때문이 아니라 공적 지원의 부족이나 지원체계에 대한 신뢰도 부족을 주된 원인으로 봐야 한다. 돕는 제도가 있어도 장애인을 믿고 맡길 수 없으면 결과적으로 가족이 안고 가는 경향이 있다. 제도를 이용해봐도 안 되니까 ‘내가 돌볼 수밖에 없구나’가 되는 것”이라고 했다. 올해 보건복지부의 장애인 복지 관련 예산은 지난해보다 5000억원가량 증액된 5조원 정도다. 이중 장애인의 자립생활을 지원하고 가족의 돌봄 부담을 경감하는 장애인 활동지원사업이 2조2800억원으로 절반가량을 차지한다. 이 사업 예산은 지난해보다 3000억원가량 증액돼 처음으로 2조원대를 넘어섰다. 보건복지부는 올해 이 사업을 통해 지원받는 사람이 지난해보다 8700명 늘어난 12만3700명에 달할 것으로 추산했다. 그러나 장애인 단체들은 장애인을 일대일로 지원하는 활동지원사의 최저임금 상승분이 반영돼 예산이 늘었을 뿐, 대상자와 지원 시간은 크게 늘지 않으리라고 본다. 게다가 올해 9월부터는 상이국가유공자들도 이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이 가능해진다. 장애인 복지 명목으로 예산을 증액했지만, 실제 증가분은 보훈사업에 사용될 가능성도 크다. 지원을 받는 대상자의 숫자 자체가 부족하다는 지적도 있다. 2023년 장애인 실태조사에서 ‘일상생활 대부분에, 또는 거의 모든 일에 타인의 도움이 필요하다’는 응답은 12.3%로 집계됐다. 단순 계산하면 등록장애인 260만명 중 30만명가량은 타인의 도움이 절실히 필요한 중증 장애인이라는 얘기다. 장애인 가족에게는 제도 이용 신청부터 대상자 심사, 바우처를 지급받기까지의 과정이 모두 쉽지 않다. 대부분이 예산의 부족으로 빚어지는 문제다. 당사자의 신청이 있을 때만 제도 이용이 가능한 ‘신청주의’로 운영되는 탓에 제도 자체를 모르는 장애인 가족도 적지 않다. 경기도가 지난 1월 30일 발표한 ‘최중증 발달장애인 24시간 돌봄 실태조사’를 보면, 응답자의 19.1%는 공적 돌봄서비스가 있는지를 몰라서 서비스를 이용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당장 A씨 가족 역시 지인의 소개로 2021년 5월에야 장애인 활동지원사업을 신청할 수 있었다. 제도 시행 10년 만에 처음으로 제도를 알게 된 것이다. 충분치 못한 예산은 심사 과정도 까다롭게 만들었다. 이용자가 신청하면 국민연금공단에서 장애인과 보호자를 대상으로 면담조사를 진행한다. 가구원 구성과 가족의 사회생활 여부를 조사하고, 목욕·배변·음식물 넘기기·대중교통 이용 등 21개 항목에 대해 어느 정도 지원이 필요한지를 조사한다. 독거가구나 취약가구일 경우, 가구원들이 모두 사회생활을 하는 경우 가점이 주어진다. 그러나 가구원 중 한 명이 사회생활을 하지 않고 돌봄에 전담하는 경우는 가점이 없어 충분한 지원을 받지 못할 수 있다. 장기간 돌봄으로 심신이 위태로운 지경에 놓인 보호자들, 잠깐의 휴식이 필요한 이들이 지원 후순위로 밀리게 된다는 얘기다. 예컨대 A씨 아들은 지적장애와 뇌병변 장애가 결합한 최중증 중복 장애인임에도 불구하고 월 90시간의 지원만 받을 수 있었다. 활동지원사업은 월 480시간을 지원받을 수 있는 1구간부터 월 60시간이 지원되는 15구간까지 15단계가 존재한다. A씨 아들은 끝에서 두 번째인 14구간에 해당했다. A씨 가족은 장애 정도보다 적은 시간이 지원된 이유도 뚜렷이 알지 못했다. 아내 B씨는 “우리도 (시간을) 더 달라고 했는데 안 줬다. 알 만한 사람한테도 물어봤는데 ‘원래 잘 안 준다’는 얘기만 들었다”고 했다. 장애인 부모들은 입을 모아 지원 시간 부족을 지적한다. 더불어민주당 강선우 의원실과 전국장애인부모연대는 2022년 발달장애인 가족 보호자 4333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했는데, ‘하루 12시간 이상의 돌봄 지원이 필요하다’는 응답이 53%에 달한 반면 실제 ‘하루 12시간 이상의 활동지원을 받고 있다’는 응답은 1%에 그쳤다. 부족한 돈, 부끄러운 인식 일러스트 김상민 기자 제도 운용상의 문제도 있다. 이 사업은 장애 당사자를 돌보겠다는 활동지원사가 있어야 할 수 있다. 그런데 장애 정도가 중증이면 지원자를 구하는 데 어려움이 따른다. 일반 장애인보다 상대적으로 노동강도가 높아 지원자들이 기피하기 때문이다. 장애인 보호자가 직접 사람을 구해 활동지원사로 등록시키는 때도 있다. 50대 김모씨는 대구에서 뇌병변 1급 장애와 지적장애가 있는 열여덟 살 아들을 전담해서 돌본다. 현재는 월 250시간의 활동지원을 받고 있지만, 처음 이 제도를 이용할 때만 해도 사람을 구하는 데 애를 먹었다. 김씨는 “신생아처럼 위루관(입으로 음식 섭취가 어려운 환자의 영양공급을 위해 위장에 직접 연결한 관)으로 먹이고, 기저귀를 수시로 갈아주는 일도 하루 이틀이 쉽지 그걸 계속한다는 건 정말 힘든 일이다. 처음에 한 분을 구했는데 일주일 하시더니 허리 아파서 안 되겠다고 그만두셨고, 그다음 분은 한 달 하시더니 손목이랑 무릎이 상했다고 그만두셨다”고 했다. 활동지원을 받는 시간에 김씨는 운동을 한다. 안아주는 것을 좋아하는 아들을 더 잘 돌보기 위해서다. 그는 “밖에 나와서도 활동지원 선생님한테 전화 오면 뛰어갈 준비를 항상 하고 있다. 집 밖으로만 나오면 발걸음이 빨라지고 직업병 아닌 직업병처럼 시계를 계속 쳐다본다. ‘이 시간엔 아들한테 뭐 해줘야 하는데’ 하면서. 아들이 경련을 많이 해서 하룻밤에도 4~5번씩 깬다. 늘 몽롱하다. 활동지원 시간이 좀더 길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인력난이 심각한 지역에서는 활동지원사를 구하기가 더 어렵다. 예컨대 충북 음성군의 등록장애인은 지난 4월 기준 7251명인데, 활동지원사업을 신청해 등급을 받은 사람은 183명이다. 이중 활동지원사업에 본인부담금을 내 실제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고 추정할 수 있는 사람은 127명이다. 신청자도 적고 서비스 이용자는 더 적다. 김신애 전국장애인부모연대 중복장애특별위원장은 경북 울진군에서 스물일곱 살 딸과 함께 산다. 딸은 뇌병변 장애와 난치성 뇌전증이 있다. 하루에도 수차례 경련을 일으킨다. 김 위원장이 직장생활을 시작하면서 딸은 월 340시간의 활동지원을 받고 있다. 딸을 돕는 활동지원사 2명은 모두 75세의 고령이다. 도시의 경우 70세 이하로 활동지원사의 연령제한을 두고 있지만, 지역은 인력난으로 인해 연령제한을 상향했다. 김 위원장은 오랜 시간 딸을 돌봐온 활동지원사들의 은퇴 이후를 걱정하고 있다. 그는 “두 분이 오랫동안 딸을 봐주시면서 이제는 경련이나 돌발상황이 일어났을 때도 능숙하게 대처를 하신다. 이분들이 일을 못 하게 되면 문제가 생길 것 같다. 울진군에 대체할 사람이 없다. 딸에게 일어날 수 있는 일들을 모두 겪으려면 몇 년이 걸린다. 이분들이 계실 때 대체인력을 구해서 같이 일하게 해야 하지만 사람이 없으니까 할 수가 없다”고 했다. 김 위원장은 현재도 퇴근 후 딸아이의 침상을 지키는 등 돌봄에 매진하고 있다. 활동지원사를 구하지 못하면 돌봄 부담은 더 가중될 수밖에 없다. 활동지원사가 좋은 일자리가 된다면 해결할 수 있지만 결국은 또 돈이 문제가 된다. 장애 유형에 따라 간병과 돌봄의 방식이 다른 탓에 활동지원사에게는 일정 수준의 전문성이 필요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는 40시간의 교육만 이수하면 누구나 활동지원사가 될 수 있다. 김 위원장 자녀의 사례에서 보듯, 장기근속을 통해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전문성이 쌓이는 특성이 있지만 바우처 사업인 탓에 호봉은 인정되지 않는다. 열악한 제도만 탓할 문제일까. 정치는 결국 사회적인 가치에 따라 자원을 배분하는 과정이다. 열악한 정책적 지원은 장애인을 사회에서 배제하는 사회상을 반영한다고 볼 수 있다. 김 위원장은 “2018년에 스웨덴에 가서 충격을 받았다. 장애인에게 주거를 지원하는데 뇌병변 장애인에게는 다른 장애보다 넓은 집을 제공한다. 휠체어를 타고 다녀야 하니까. 간호인력도, 활동지원인력도 제공되고, 필수로 몇 시간은 햇볕을 쬐어야 하니 너른 마당이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비장애인도 상상할 수 없는 집이다. 스웨덴 사람들은 장애인과 같이 살기 위해 세금을 더 내는 걸 감수한 것이다. 내가 내 돈 내고 지하철을 타는데 장애인 단체가 이동권 보장 시위를 해서 열차가 지연되면 민원을 넣는 비장애인 중심사회와는 다르다. 시골에 사는 평범한 엄마였다가 20년 전부터 딸을 데리고 장애인 권리 보장을 위한 투쟁을 했다. 슬픈 건 그때보다 지금이 더 힘들다는 점이다”라고 했다.
- 표지 이야기
- “아들을 기억한 이들이 나를 살게 했기에”(2023. 10. 27 11:21)
- 2023. 10. 27 11:21 사회
- ㆍ인터뷰집 저자로 참여한 고 이한빛 PD 어머니 김혜영씨 159명이 사망했다. 그리고 1년이 흘렀다. 참사의 기억을 지우거나 왜곡하려는 모습이 곳곳에서 보인다. 하지만 기억하지 않으면 참사는 반복될 수밖에 없다. 이태원 참사 유가족들과 함께 ‘기억 투쟁’을 벌이는 이들이 있다. 기억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기억해야 할 이야기를 기록한다. 이들은 말한다. “진실과 기억의 힘이 우리를 나아가게 한다”고. 방송계의 노동착취를 고발하며 생을 마감한 고 이한빛 PD의 어머니 김혜영씨(65)를 이태원 거리에서 만났다. 그는 최근 출간된 이태원 참사 유족·생존자 인터뷰집 (창비)에 저자로 참여했다. “유족 속으로 들어가 유족의 시선으로 본 바깥을 전하고 싶었다”는 김씨를 만나 이야기를 들었다. 낡은 온천탕 천장에 하늘로 뾰족하게 솟은 유리창이 있었다. 따뜻한 가을볕이 유리창으로 쏟아지고 있었고, 온천탕에 몸을 담근 김혜영씨(65)는 그 모습을 한참 동안 바라보았다. 그는 자기도 모르게 소리내 말했다. “한빛아, 너무 예쁘지?” 뜨거운 눈물이 볼을 타고 흘렀다. 아름다운 것을 볼 때면 더욱 생각나는 아들 한빛…. 김혜영씨는 7년 전 방송계의 노동착취를 고발하며 생을 마감한 고 이한빛 PD의 어머니다. 김혜영씨는 최근 출간된 이태원 참사 유족·생존자 인터뷰집 <우리 지금 이태원이야>(창비)에 저자로 참여했다. 아들의 죽음 이후 “모든 감정을 내버리고 관계를 차단하며” 살아왔던 그는 문득 “갚아야 할 것이 많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아들의 죽음을 기억해준 사람들, 그리고 내 곁에 있어 준 사람들 덕분에 내가 지금 살아 있다”는 생각이 시간이 흐를수록 선명해졌기 때문이다. 그는 이태원 참사 유족의 곁에 서기 위해 잠시 ‘인터뷰어’가 되어 유족의 이야기를 기록했다. 이태원 참사로 동생을 잃은 송지은씨는 <우리 지금 이태원이야>에 수록된 김혜영씨와의 인터뷰에서 이런 말을 했다. “‘너네 불쌍하다. 너네 많이 아프겠다. 끝.’ 그뿐인 것 같아요.” 이태원 참사를 잊으려는 한국사회를 향해 던진 말이었다. 방송계의 노동착취로 아들을 잃은 김씨는 지은씨가 무슨 말을 하고자 했는지 단박에 알아차렸다. 그는 ‘저자의 말’에 이렇게 썼다. “사람들이 ‘불쌍하다’ ‘힘들겠다’ ‘많이 아프겠다’ 하고 마는 동정에서 그치지 않기를, 참사를 남의 일로만 여기지 않는 ‘공감’의 마음을 가지고 그의 곁에 단 한명이라도 끝까지 함께하기를 간절히 바라본다. 그렇다면 송지은씨도 머지않아 삶의 의미를 다시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유족 속으로 들어가 유족의 시선으로 본 바깥을 전하고 싶었다”는 김씨를 지난 10월 20일과 24일 서울 이태원 거리와 신촌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작가기록단의 일원으로서 이태원 참사 유족의 이야기를 기록했다. 어떻게 참여하게 됐나. “이태원 참사 뉴스를 보자마자 그 가족들부터 생각했다. 연락을 받고 얼마나 기가 막혔을까. 얼마나 끔찍하고 참담했을까. 가야겠다고 생각하면서도 죽음을 직면할 용기가 없어 곧바로 가지 못했다. 참사 40여일이 지나 유족들이 녹사평역에 분향소를 설치한 다음날 찾아갔다. 영정 속에 너무나 젊고 예쁘고 환한 아이들이 있는 걸 보고 충격을 받았다. 모든 얼굴에 한빛이 겹쳐 보였다. ‘한빛 엄마’라는 이름으로 분향소 지킴이를 신청해 넉 달 동안 매주 3시간씩 분향소를 지켰다. 그러다 작가기록단 모집 소식을 접했고, ‘재난참사 기록학교’에서 반년간 훈련을 받은 끝에 유족 인터뷰에 참여할 수 있었다.” -죽음을 직면하기 힘들었지만 결국 찾아갔고, 분향소를 지켰다. “지난 7년간 간신히 가라앉혔던 감정이 확 올라올 것 같아서 두려웠다. 그렇지만 그들의 곁에 있어 주고 싶었고, 힘이 돼 주고 싶었다. 그들에게 힘을 실어줘야만 이런 사건이 다시는 발생하지 않는다는 걸 잘 알고 있으니까. 막상 가니 유족에게 어떤 위로의 말을 해야 할지 나도 모르겠더라. 그게 가장 속상했다. 그래도 알고 있었다. 곁에만 있어 줘도 도움이 된다는 것을. 곁이라는 건 (물리적인 거리의) ‘바로 옆’이 아니라 ‘곁에 있다는 느낌’이다. 그들은 아이가 얼마나 예뻤고 얼마나 열심히 살았는지에 대한 얘기를 많이 했다. 열심히 들었다. 나 또한 그랬었으니까….” 7년 전 아들의 죽음 이후 김혜영씨의 가족에겐 많은 일이 있었다. 2017년 이한빛 PD를 죽음으로 몰아간 CJ ENM의 노동실태가 밝혀졌고, 가족은 사측의 사과를 받았다. 그 이듬해 미디어업계 불안정 노동자들의 노동조건을 개선하기 위한 한빛미디어노동인권센터가 만들어졌다. 외부 활동은 그러나 대개 남편과 둘째 아들이 도맡았고, 김씨는 사람들을 밀어내며 홀로 있으려 했다. 중학교 교장으로서의 소임을 마친 뒤엔 오로지 성당만 다녔다. 집에선 늘 어둠 속에 누워 있었다. 무기력했다. 그는 진공 상태로 하루하루 살면서 뭔가에 이끌리듯 아들에 대해 쓰기 시작했다. 아침에 일어나면 거실 수조 속 물고기들에게 가장 먼저 인사를 했던 아들, 초등학생 시절 ‘두 바퀴로 가는 자동차’를 신나게 부르던 아들, 세월호 리본을 달아주며 연대와 애도에 대해 일깨워주었던 아들…. 소소하지만 아름다웠던 기억을 붙잡아 글을 썼다. 2021년 출간한 <네가 여기에 빛을 몰고 왔다>가 그 기록이었다. -아들을 잃고 보낸 7년은 어떤 시간이었나. “한빛 죽음의 진실이 밝혀지고 CJ 사과를 받은 후 ‘이제는 정말로 아들의 죽음을 인정해야 하는구나’ 싶어서 무너졌었다. 그때의 감정이 지금도 생생하다. 그렇게 무너진 후, 일 외엔 모든 관계를 단절하며 껍데기처럼 살았다. 그러다 지난해 즈음부터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내가 받은 게 참 많았구나. 한빛 죽음의 진상규명을 위한 집회가 열렸던 상암동의 2017년 봄은 꽃샘추위로 매우 추웠는데 매번 정말 많은 청년이 와줬었다. 어디에서들 왔나 신기할 정도로…. 너무나 많은 사람이 아들의 죽음을 기억해줬고 아들의 죽음을 헛되이 하지 않기 위해 애쓴 청년들도 많았다. 그들이 있었기에 내가 지금 살아 있는 거다. 그동안 받기만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돌려주고 싶어서 뭐든 하자는 마음으로 기록단에 참여했다. 그런데 그 과정에서 내가 오히려 더 위로를 받았다.” 유족으로서 유족의 이야기를 기록한 고 이한빛 PD의 어머니 김혜영씨가 우리가 이태원 참사를 어떻게 기억해야 하는지 얘기하고 있다. -어떤 위로였을까. “나는 유족 한 사람만 인터뷰했지만, 합평 과정에서 유족과 생존자 열네 사람의 이야기를 다 읽었다. 다양한 색깔의 슬픔을 봤다. ‘저들도 힘들고 나도 힘들다’ 식의 위로는 아니었다. 그 다양한 색깔의 슬픔이 이상하게도 따뜻하게 다가왔다. 이들이 그 슬픔에서 빨리 빠져나왔으면 좋겠고, 그러기 위해서 내가 뭔가를 하고 싶다는 간절함이 생겨났다. 내가 인터뷰했던 지은씨는 스물일곱 살이다. 하고 싶은 것이 없다고 하더라. 내가 그동안 껍데기처럼 살며 느꼈던 무기력함이 그거였다. 마치 나를 보는 것 같았다. 내가 얘기했다. 지은씨는 나처럼 살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너무 젊고 예쁜 나이인데, 자기의 삶을 찾아야 한다고. 지은씨 같은 젊은 청년에게 그런 껍데기 같은 삶을 살게 하는 것은 폭력 아닐까.” -진상 규명에 진척이 없으니 치유의 시간도 허락되지 않고 있다. “유족들은 애도를 뒤로 유보하고 진상 규명을 위해 싸우고 있다. 맨 처음 분향소에 나갈 때는 이런 기도를 했다. ‘진상이 꼭 규명되도록 해주세요. 그렇지 않고서는 저들이 애도를 할 수가 없어요. 애도를 해야만 저들이 삽니다.’ 지금은 생각이 조금 바뀌었다. 진상 규명을 위한 싸움을 하면서 그와 동시에 개인적으로 애도도 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하지 않을까. 진상 규명에 이토록 시간이 걸린다면 나중에 그들은 와르르 무너질 거다. 유족들이 마음 놓고 애도할 수 있는 공간이 있었으면 좋겠다. 지금처럼 계속 천막에 있을 순 없다. 그리고 유족 한 사람, 한 사람을 부축해주는 이들이 많아지면 좋겠다. ‘부축’이란 말을 참 좋아한다. 부축한다는 것은 곁에 있어 주는 것에서 더 나아가 구체적 실천을 한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고 생각한다.” -‘불쌍하다’는 동정어린 시선이 아니라 ‘남의 일이 아니다’라는 ‘공감’이 필요하다고 쓴 대목이 인상적이었다. “교사로 일할 때 세월호 참사를 접했다. 돌이켜보면 그때 ‘안타깝다’ 말하면서도 동정했던 것 같다. 내 일이 아니라고 생각했으니까. 내 아들이 죽을 거라는 생각은 꿈에도 안 했으니까. 그런데 한빛이 가고 나서 ‘이 세상에서 벌어지는 일은 다 나의 일’이라는 걸 깨닫게 됐다. 누군가는 이렇게 말할 것이다. ‘너는 당했으니까 그런 말을 하지, 나는 아닌데?’ 그렇지 않다. 사회 시스템이 망가져서 생기는 문제는 다 나한테 돌아오게 돼 있다.” 고 이한빛 PD의 어머니 김혜영씨가 이태원 참사 사고현장에 마련된 추모공간을 바라보고 있다. 세월호 2주기를 앞뒀던 2016년 3월, 문화인류학자 김현경은 ‘세월호 피로증’을 다룬 칼럼 ‘동정피로’(2016년 3월 21일·한겨레신문)에서 동정심의 고갈은 자연스러운 현상임을 말하며 이렇게 썼다. “그러므로 나는 세월호 보도가 나오면 채널을 돌린다는 사람이 있어도 그가 ‘메말랐다’고 단정 짓지 않으려 한다. 또 나 역시 그러고 있는 것을 깨닫더라도 너무 자책하지 않으려 한다. 그보다 이렇게 반문하고 싶다. 우리가 느꼈던 것은 그저 동정이었던가? 동정의 개념은 불행한 사람과 그를 지켜보는 불행하지 않은 사람의 분리를 전제한다. (중략) 유족을 동정한다는 것은 우리가 스스로를 불행의 당사자로 생각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그들이 겪은 일이 언제든 우리에게도 일어날 수 있는 일이고, 이미 다른 장소에서 다른 모습으로 일어나고 있는 일임을 깨닫지 못했다는 뜻이다.” 유족으로서 유족의 이야기를 기록한 김혜영씨는 우리에게 이런 요청을 하는 듯하다. 지금 이태원 참사 피해자들에 대한 마음이 혹시 ‘동정’은 아닌지를 살펴보라고. -동정을 넘어서기 위해선 무엇을 해야 할까. “질문을 했으면 좋겠다. ‘불쌍하다’는 마음으로는 질문이 나오지 않는다. 왜 이태원 거리에서 청년들이 압사당했을까? 진상규명 특별법이 국회에서 신속처리안건으로 지정됐다고 하는데, 왜 아직 통과되지 않고 있지? 이런 질문들이 필요하다. ‘나만 안 당하면 돼’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면 결국 각자도생의 사회가 된다. 그런 세상에서의 삶은 얼마나 불안한가. 나는 중학교 교장이었다. 만약 방학 날 아이들이 ‘방학했다~’ 하며 우르르 계단을 뛰어내려가다가 사고가 났다? 이때 ‘나는 교장실에 있었고 뛰어내려가라고 한 적 없다’고 말하면 되는 건가? 그렇지 않다. 교장은 책임을 져야 한다. 형사적 책임이 없으면 도덕적 책임이라도 져야 한다. 지도자가 피해자나 국민의 입장에 서지 않으려 하는 문제에 대해서도 생각해보았으면 한다.” 10월 26일은 고 이한빛 PD의 기일이다. 김혜영씨는 “10월이 이토록 아름다운 줄 예전엔 몰랐다”고 했다. 올해도 성당 앞 가로수는 나뭇잎을 떨궜고 하늘빛은 가슴 시리게 푸르렀다. -그간 껍데기처럼 살았다고 했다. 하지만 아들을 기억하는 책을 쓰고 다른 유족들을 만나며 조금씩 세상 밖으로 나오고 있는 듯하다. 앞으로의 김혜영은 어떤 모습일까. “60대 후반 김혜영의 모습은… 지금도 껍데기가 그려지긴 한다. 가슴에 큰 구멍이 뻥 뚫려 있다. 그런데 아들을 기억해주는 분들과 함께한 이틀 전의 추모미사에서 그 구멍이 따뜻한 물로 채워지는 느낌을 받았다. 연대하는 사람들을 만날 때면 그런 것 같다. 우리 가족의 아픔을 기억해준 그들을 나도 기억할 거다. 그리고 갚아나가겠다는 자세로 살려고 한다. 그러면 그 구멍이 좀더 작아지고 슬픔도 받아들일 수 있게 되지 않을까.”
- 표지 이야기
레이디경향(총 115 건 검색)
- 2024 넷플릭스의 ‘아들·딸’ 누구인가?
- 2024. 08. 23 13:10 연예
- 넷플릭스가 매거진 더블유 코리아와 함께 2024년 넷플릭스 작품을 함께한 배우를 조명하는 한국판 ‘베스트 퍼포먼스 위드 넷플릭스’를 선보였다. 넷플릭스제공 넷플릭스가 더블유 코리아(W Korea)와 함께 ‘베스트 퍼포먼스 위드 넷플릭스(Best Performances with Netflix)’를 공개했다. ‘베스트 퍼포먼스’는 미국 더블유(W) 매거진이 2011년부터 매년 진행해 오고 있으며, 한 해 동안 발표된 다양한 할리우드 영화 속에서 매력적으로 각인된 배우들을 선정해 스펙터클한 화보 형식으로 축제를 벌이는 프로젝트다. 최근 한국 작품과 배우들이 전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가운데 2024년 넷플릭스 작품을 함께한 한국의 배우들을 조명하는 커버 및 화보 프로젝트 한국판 ‘베스트 퍼포먼스 위드 넷플릭스’를 선보여 눈길을 끈다. ‘베스트 퍼포먼스 위드 넷플릭스’는 2024년 한 해를 빛내고 있는 넷플릭스의 배우들과 다양한 작품에 대한 이야기, 그리고 배우들의 각양각색 매력을 한 번에 만나볼 수 있다. 함께한 배우는 총 10명으로, 이미 공개된 작품의 배우에 대해서는 그 작품과 함께 다시 발견할 수 있는 기회를 선사하고, 공개를 앞둔 작품의 배우에게서는 대중들이 아직 짐작하기 어려운 그 이야기와 활약을 기대해 볼 수 있다. 이 대규모 프로젝트에 담긴 주인공들은 <스위트홈> 시즌3, <아무도 없는 숲속에서>의 고민시, <기생수: 더 그레이>의 구교환, <선산><지옥> 시즌2의 김현주, <돌풍>의 김희애, <The 8 Show>의 류준열, <트렁크>의 서현진, <종말의 바보>의 안은진, <Mr. 플랑크톤 >의 이유미, <기생수: 더 그레이>의 전소니, <The 8 Show>의 천우희다(배우명 가나다순). ‘베스트 퍼포먼스 위드 넷플릭스’는 8월 23일 발행되는 더블유 코리아 Vol. 9에서 확인할 수 있다. 모든 화보 이미지와 배우 인터뷰는 8월 21일부터 24일까지 순차적으로 WKOREA.COM에 공개되며, 더블유 코리아 소셜 미디어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작품만큼이나 다채로운 10명의 배우, 10종의 커버와 화보, 인터뷰를 담은 ‘베스트 퍼포먼스 위드 넷플릭스’는 남은 2024년 넷플릭스 작품에 대한 기대감을 한껏 끌어올린다.
- ‘어머니가 필요한 아들의 이야기?’ 헤어질 결심②[영화에 관한 정신과 의사들의 대화]
- 2024. 03. 05 07:09 문화/생활
- [두 명의 정신과 전문의가 한 편의 영화를 두고 정신분석학적 시각과 정신의학 이론을 토대로 다각도로 분석해 보는 코너입니다.] <헤어질 결심> 보도 스틸 ▶‘서래와 해준, 어디가 닮았다는 거죠?’ 헤어질 결심①[영화에 관한 정신과 의사들의 대화]에서 이어집니다 윤병문 : 여기서 서래가 왜 중국인인가에 의미가 있어요. “한국말 익숙하지 않습니다.” 그러잖아요. 라캉에서는 우리가 말을 할 때 그 내용보다는 실수라던가 어떤 분위기 이런 것들이 더 중요하다고 보거든요. 왜냐하면 그런 데에서 무의식, 그러니까 본심이 드러나는 거죠. 언어 같은 의식적인 내용들은 이미 억압되고 검열돼서 나오는 것들이니까요. 그러니까 한국말에 익숙하지 않다는 것은 본심을 더 잘 표현할 수 있다는 설정인 셈이죠. 박성근 : 그 얘기는 둘이 언어가 달라서 꼭 의미가 정확하게 전달되지 않더라도, 어떤 마음으로 어떤 음성과 시선을 전달해주는지가 더 중요하다는 거네. 윤 : 그렇죠. 그래서 저는 돌봐줄 부모가 필요한 아이와 부모 역할을 해주는 대상 사이의 관계 이야기라고 봤어요. 1부는 아빠를 필요로 하는 딸의 이야기이고, 2부는 엄마가 필요한 아들의 이야기에요. 여기서도 지금쯤은 다들 짐작하셨겠지만, 이 영화에서도 서래에겐 아빠가 없어요. 언급되질 않아요. 어쨌든 아이는 자기를 지켜봐 주고 속삭여주는 부모를 원해요. 그런데 이렇게 원하는 것이 금지될 때엔 그 욕망이 더 커지거든요. 금지된 것이 더 욕망을 자극하죠. 규칙을 어길수록 쾌감은 커져요. 박 : 그냥 남녀 간의 사랑이면 별로 쾌감이 없지만, 살인자와 형사의 관계라면, 이게 현실적으로 금지된 것들이니까 더 애절한 거지. 윤 : 아버지가 필요한 여자인 서래 이야기에서 남근을 상징하는 게 나와요. 남편을 떨어뜨려 죽인 산 모양이 꼭 남근석처럼 생겼어요. 반대로 서래가 읽어주는 책 이름은 산해경이에요. 그렇게 보면 1부는 남성적 이미지인 산이고, 2부는 엄마의 이미지인 바다인 거죠. 박 : 그럼 해준은? 부모에 대한 내용은 안 나오지만 결핍은 별로 없어 보이잖아? 아내와의 관계도 안정적이고. <헤어질 결심> 보도 스틸 윤 : 해준은 상징계적인 인물이죠. 규칙과 규범을 따르는. 근데 서래는 더 본능적이라서 무섭단 말이에요. 위험하죠. 그게 두려워서 서래를 떠나게 되는데 어떻게 보면 두 번째 거세인 셈이에요. 첫 번째는 나에게 편안함과 쾌락을 주는 대상인 엄마를 갖고 싶은데 그건 근친상간으로 금지된 거니까 포기했었죠. 그러고선 규범에 따라 살아가고 있었는데 서래가 나타난 거야. 매력을 느끼니까 불안해지는 거죠. 금지된 사랑을 하니깐 붕괴가 돼요. 나중에 서래가 그러잖아요. “날 사랑한다고 말하는 순간 당신의 사랑이 끝났고, 당신의 사랑이 끝나는 순간 내 사랑이 시작됐다.” 이 말의 의미는 이래요. 해준이 사랑한다고 말한 적은 없어요. “난 완전히 붕괴됐어요”라는 말을 서래는 사랑한다는 말로 받아들인 거예요. 어린 시절의 상상계, 아니면 무의식의 세계인 실재계의 사랑과 쾌락을 느끼면서, 주이상스라는 죽을 정도의 향락 충동까지 느끼면서, 해준은 질서와 규칙의 세계인 상징계가 붕괴되는 경험을 해요. 불안해진 해준은 다시 안정적인 상징계로 돌아가려고 아내 정안이 있는 곳으로 도망을 가죠. 박 : 다시 한번 쾌락의 원천을 잃어버리는 거니깐 이게 두 번째 거세라는 거군. 그래서 해준은 우울증에 빠지는 거네. 윤 : 그러니까 이제 2부는 어머니가 필요한 아들의 얘기인 거죠. 그걸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게 서래가 두 번째 남편의 시체를 물로 씻는 장면이에요. 굳이 그럴 필요까지는 없는데 해준이 피 냄새를 싫어해서라잖아요. 엄마가 애 힘들까 봐 해주는 거죠. 우리 애 이런 거 보면 안 돼 이런 식으로. 그리고 아까 얘기했듯이 해준이 시선으로 지켜봐 줬던 것처럼 서래는 자기 목소리로 들려줘요. 박 : 그치. 해준이 잠을 못 자니깐 미 해군이 개발한 수면법이라면서 자기 목소리를 들려주지. 윤 : 게다가 이번엔 서래가 해준을 지켜보면서 이야기를 해줘요. 그게 상황이 직접 말해주지는 못하니깐 애플워치에다가 말을 해요. 잠을 못 잔 것 같네, 수염을 안 깎았네. 엄마 같은 행동이란 말이죠. 그러니까 서래는 해준에게 바다 같은 엄마다…. <헤어질 결심> 보도 스틸 박 : 근데 난 여기서 반대로 본 게 윤 원장은 서래가 바다고 해준이 산이라고 했잖아? 난 거꾸로 보였어. 서래가 산이고 해준이 바다야. 왜냐하면 일단 해준 이름에 바다해(海)자가 들어가. 그리고 질곡동 사건, 왜 이 얘기를 집어넣었을까 궁금했는데, 범인 이름이 홍산오잖아. 여기엔 산(山)자가 들어가. 홍산오의 러브스토리가 바로 서래의 러브스토리야. 질곡동 사건 얘기를 듣고는 서래가 그러잖아? “한국 사람들은 좋아하는 사람이 결혼했다고 좋아하기를 멈춥니까?” 딱 자기 얘기거든. 유부남인 해준을 좋아하는…. 그래서인지 서래는 홍산오의 마음을 알아. 홍산오가 지금 어디 있는지 맞히지. 그리고 홍산오도 자기가 좋아하는 여자 때문에 살인을 저지르잖아? 앞으로 서래도 해준때문에 살인한다는 복선이기도 해. 그러니까 서래는 산인 셈이지. 윤 : 그렇게 볼 수도 있겠네요. 박 : 그래서 서래는 남편을 산에서 죽이지만, 자신은 바다에 빠져서 죽어. 해준한테 빠져서 죽다는 상징처럼. 윤 : 이름 얘기하니까 생각난 건데, 이 영화에서는 박찬욱 감독 특유의 언어유희가 보여요. 아까 해준 아내의 이름이 정안이라고 말씀하셨잖아요? 성도 안씨라서 안정안. 그리고 대사에서 “원전 완전 안전해요”라는 말장난도 나오죠. 그렇게 따지고 보면 송서래와 장해준이라는 이름에서도 뭔가를 유추해볼 수 있어요. 둘의 성을 합치면 송장이에요, 죽음을 뜻하는. 서쪽에서 온 여자라는 의미의 서래, 거기다가 떠나는 걸 뜻하는 송, 그래서 송서래 아닐까 했고요. 장해준도 길게 바다에 머물다, 그러니깐 서래가 사라진 바다에 오랫동안 마음을 두게 된다 이런 게 아닐까 싶어요. 박 : 그런 거야 감독만이 알겠지. 윤 : 다시 주제로 돌아가서, 남녀가 왜 사랑에 빠지는가를 보면 라캉이 그런 얘기를 했거든요, ‘궁정풍 사랑’이라고. 이게 무슨 뜻이냐면 옛날에 기사들이 그냥 어떤 한 여성을 정해놓고 되게 신격화를 하는 거예요. 너무 예쁘고 높은 존재로 이상화하고는 그 사람을 위해서 막 목숨을 바치는 거죠. 그런데 그 여자를 실제로 가지게 되면 오히려 그게 환상이 깨지는 거예요. 그러면 죽음에 이르는 길인데 살려면 그냥 환상 속에서 머물러야 하는 거죠. 그래서 이 영화에서도 둘이 사귀는 동안 자지도 않고 결국 사랑은 이루어지지 않죠. 박 : 현실의 연애에서도 그렇잖아. 서로 잘 모를 때 설레고 잘해주는 거지 막상 결혼하고 나면 지지고 볶고 싸운단 말이야. 영화에서도 만약에 베드신이라도 들어갔으면 감흥이 덜했을 거야. <헤어질 결심> 보도 스틸 윤 : 왜 1, 2부가 다른 건가, 남녀의 그런 모습을 다 갖고 있는지 생각해봤더니 박찬욱 감독이 여성 작가랑 둘이서 계속 상의하면서 시나리오를 썼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두 사람의 입장을 참 미묘하게 잘 살린 이런 훌륭한 영화가 나온 게 아닌가 싶어요. 박 : 나는 서래와 해준이 무의식적으로 자신과 닮은 부분이 있기 때문에 익숙하니까 편하니까 서로에게 끌렸다가 현실은 그게 아닌 걸 깨닫고는 헤어지게 되는 거라고 봤어. 그런데 윤 원장은 아빠나 엄마와의 관계가 상대에게 투영이 돼서 환상을 갖고 좋아하는 거라고 해석하는 거네. 그럼 둘이 헤어지기로 결심한 이유도 나랑은 다르겠네. 윤 : 사랑은 눈으로 시작되었다가 귀로 지속된다는 얘기가 있잖아요. 영화에서도 응시로 시작했다가 녹음된 소리로 지속되죠. 1부에서 서래는 아빠가 필요한 딸이었지만, 2부에서는 녹음된 해준의 음성을 들으면서 이제 자신이 엄마로서, 해준을 돌봐주는 아들로 대하기 시작한 거예요. 하지만 해준이 받아주질 않아요. 사랑이 영원하려면 해준이 자신을 계속 바라봐줘야 하는데 말이죠. 사랑이라는 거는 상징계가 아니라 비논리적인 거니까 이게 흐려 보이고 모호한 안개나 베일같은 것에 가려진 것처럼 보이는 거죠. 그래서 궁정풍 사랑처럼 계속 끌리는 거고. 해준은 안개처럼 흐린, 모호한 사랑을 안약을 넣으면서까지 똑바로 쳐다보려 하지만 그게 잘 안 돼요. 박 : 박찬욱 감독이 만든 영화제작사 이름이 모호필름이야. 그래서 이 영화의 첫 장면도 모호필름이라는 로고가 뜨면서 시작하지. 윤 : 해준의 시선이 계속 서래 자신에게 향하게 하려면 계속 모호해야 해요. 해준은 미결사건의 사진을 집에 붙여놨잖아요? 그러니까 다시 내 사진을 붙여놓고 계속 나를 응시해주라는 거예요. 박 : 서래가 “당신의 영원한 사랑을 받고 싶기 때문에 당신한테 영원한 미결 사건이 되고 싶어요”라고 말하지. 윤 : 그런데 그냥 사라지는 게 아니라 자살까지 하잖아요? 서래는 돌아갈 상징계가 없는 인물이에요. 해준과도 헤어지지만, 상징계, 즉 세상과도 헤어질 결심을 한 거죠. 박 : 요즘 영화를 만드는 걸 보면 그냥 천재 같은 감독 한 사람이 즉흥적으로 창작해내는 것 같지 않아. 아까 얘기한 작가처럼, 여러 사람과 의논도 하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넣거나 불필요한 건 빼거나 하면서 계속 다듬어 나가면서 만들지. 어쩌면 박찬욱 감독은 이 영화에다가 더 많은 이야기를 담고 싶었을 지도 몰라. 근데 2시간 18분이라는 긴 러닝타임을 생각해봤을 때 그나마 많이 참았던 것 같아. 그나저나 다음에 얘기하기로 한 오펜하이머는 무려 3시간짜리인데 이건 또 어쩌나?(웃음) <헤어질 결심> 보도 스틸 Key Word : 반복강박(repetition compulsion) 사람들은 종종 같은 실수를 반복하곤 합니다. 무의식적으로 뭔가에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죠. 그 중 사람과의 관계에서 강박적으로 반복되는 어떤 패턴은 종종 심한 문제를 일으킵니다. 예를 들어 위에서 말한 ‘매 맞는 아내’ 같은 경우죠. 아버지가 어머니를 때리는 모습을 보고 자란 여성이 나중에 아버지와 비슷하게 폭력을 일삼는 남자와 결혼을 합니다. 그렇게 되는 이유는 첫 번째로 그런 상황이 익숙하기 때문입니다. 낯선 상황이 내게 더 좋은 것이더라도 이러다가 더 나빠지면 어떡하지하는 두려움 때문에 익숙한 상황으로 관계를 만들어 갑니다. 두 번째로 폭력도 사랑의 일부라고 오해해서입니다. 인질범들이 범인을 옹호하는 스톡홀롬 신드롬 같은 심리죠. 세 번째로 아픈 과거를 씻어내기 위해 일부러 비슷한 상황에 노출되는 것입니다. 하지만 대개의 경우 극복하지 못하고 같은 실수를 되풀이합니다. 네 번째로 그런 폭력이 무관심보다는 낫기 때문입니다. 때리더라도 밥은 먹여주지만 그냥 방치해버리는 것은 나약한 아이에게는 생존에 더욱 치명적입니다. 어떤 기전에 의해서이건 공통적인 것은 어린 시절 어떤 대상에게 경험했던 기억과 감정이 현재의 누군가에게로 전치되었기 때문이 이런 행동이 나타난다는 사실입니다. 박성근과 윤병문은 정신과전문의이다. 고려대학교에서 공부를 하였고, 3년 선후배 사이로 같은 대학병원에서 정신과전문의 과정을 수료하였다. 현재 각각 마음과마음정신건강의학과 구로점과 용인수지점의 원장으로 재직 중이다. 두 사람 모두 영화를 좋아한다. 네트워크 원장 회의에서 이야기를 나누다가 시간을 잡아 영화에 관해 수다를 떨어보기로 했다. 그렇게 해서 이 글이 쓰이게 되었다.
- 6년 만에 돌아온 김남주, 아들 살인범 처단하는 엄마로 변신
- 2024. 02. 07 18:02 연예
- MBC 새 금토드라마 <원더풀 월드> 김남주가 6년만에 안방극장으로 돌아온 소감을 전했다. MBC 새 금토드라마 <원더풀 월드> 김남주가 6년 만에 안방극장으로 돌아온 소감을 전했다. <밤에 피는 꽃> 후속으로 오는 3월 1일 첫 방송 예정인 <원더풀 월드>는 아들을 죽인 살인범을 직접 처단한 은수현(김남주 분)이 그날에 얽힌 미스터리한 비밀을 파헤쳐 가는 휴먼 미스터리 드라마다. 드라마 <트레이서 1,2>, <보이스 2>를 통해 몰입도 높고 감각적인 연출로 호평받은 이승영 감독과 드라마 <거짓말의 거짓말>, <청담동 스캔들> 등에서 탄탄한 필력을 선보인 김지은 작가가 의기투합했다. 오랜만의 복귀에 김남주는 “좋은 작품으로 보답해야 하는 책임감과 반가움이 함께한다. 작품을 선택할 때 최우선으로 고려하는 부분은 ‘내가 이 인물을 잘 표현할 수 있을까?’다. 은수현은 모성이 강한 인물이고 나 또한 두 아이의 엄마이기에 은수현의 감정에 빠져들 수밖에 없었다”고 전했다. 김남주가 맡은 은수현은 심리학과 교수이며 작가로 사회적으로 성공해 완벽한 가정에서 행복한 나날을 보내는 인물이다. 김남주가 맡은 은수현은 심리학과 교수이며 작가로 사회적으로 성공해 완벽한 가정에서 행복한 나날을 보내는 인물이다. 그러나 어린 아들을 잃고 살인범을 직접 처단하며 인생이 180도 바뀌게 된다. 김남주는 “은수현이 가지는 힘의 원천은 강한 모성애다. 인생에서 가족을 최우선으로 사랑하고 아이를 위해 못 할 것이 없는 세상 모든 엄마의 마음을 대변하는 인물”이라고 소개했다. 이어 “은수현을 준비하면서 오로지 엄마의 마음으로 촬영에 임했다. 매 장면 그 순간에만 몰입하려고 애썼고 그 상황이 현실이 아님에 감사하며 촬영할 때는 오로지 은수현의 감정만을 따라가려고 노력했다”고 덧붙였다. 김남주는 첫 연기 호흡을 맞춘 차은우에 대해서 “시간이 갈수록 놀라움을 주는 배우”라며 칭찬했다. 이번 드라마는 차은우와의 만남으로도 화제가 됐다. 김남주는 첫 연기 호흡을 맞춘 차은우에 대해서 “시간이 갈수록 놀라움을 주는 배우”라고 칭찬했다. 또한 “언제나 열린 마음으로 조언을 구하고 귀를 기울이는 데 주저하지 않으며 매 순간 열심히 노력하는 모습에 촬영 내내 편한 마음으로 연기할 수 있었다. 차은우는 생각의 유연함과 긍정적인 마인드를 겸비한 좋은 배우”라고 강조했다. 극 중 전직 기자 출신의 능력 있는 앵커이자 남편인 김강우(강수호 역)에 대해서는 “ 언제나 든든하게 기댈 수 있던 베테랑 배우”라며 “힘든 촬영도 묵묵하게 내색하지 않고 최선을 다해 연기했고 그 역시 가족을 사랑하는 대한민국 아빠의 모습을 가감 없이 보여줬다”고 전했다. 이외에도 김남주는 “가족의 사랑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만드는 메시지가 강한 드라마이다. 또한 사회악의 존재들에게도 경종을 울리는 작품이 됐으면 좋겠다”고 요청했다. MBC 새 금토드라마 <원더풀 월드>는 디즈니+에서도 시청할 수 있다.
- <재벌집 막내아들> 순양그룹 티셔츠가 나온다고?
- 2023. 09. 20 14:36 화제
- <재벌집 막내아들>의 블루레이와 스페셜 굿즈가 21일 공개된다. <재벌집 막내아들>의 블루레이와 스페셜 굿즈가 오는 21일(목) 공개된다. 블루레이와 스폐셜 굿즈가 포함된 <재벌집 막내아들> 펀딩이 시작된다. 블루레이 구성은 드라마 본편 16부작과 다양한 부가 영상 10종 등 영상미를 느낄 수 있는 공식 한정판 블루레이와 명대사 스티커, 맨투맨 티셔츠, 비즈니스 플래너, 진양철 회장 자서전 노트, 금속 배지, 등장인물 명함 세트 등의 ‘고퀄리티’ 굿즈가 대상이다. 또한, 엽서 10종과 포토카드 4종의 팬덤 특전 굿즈 선물도 포함될 예정이다. SLL 제공 누구나 한 번쯤 상상했을 법한 ‘지금 기억을 갖고 과거로 돌아간다’는 설정을 드라마화 한 <재벌집 막내아들>은 최종회 시청률 30%를 돌파하며 2022년 하반기 국내 드라마 최고의 시청률과 화제성을 기록(닐슨코리아 기준)한 드라마다. SLL 관계자는 “작년 대한민국을 뜨겁게 달궜던 드라마 <재벌집 막내아들>을 사랑해 주셨던 팬분들을 위해 오랜 준비 끝에 선보이는 사업이다. 와디즈의 드라마 굿즈 펀딩 노하우를 기반으로 제작된 공식 한정판 블루레이를 비롯하여 실용적이면서도 소장 욕구를 자극하는 다양한 굿즈에 많은 관심 가져 달라”며 “앞으로도 SLL에서 보유하고 있는 여러 작품의 IP를 활용한 다양한 사업을 전개해 나갈 예정”이라고 전했다. <재벌집 막내아들> 크라우드 펀딩은 내일(21일) 오후 5시부터 와디즈에서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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