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향신문(총 576 건 검색)
- 서쪽 지역 중심 짙은 안개…일교차 10~15도
- 2024. 11. 13 07:25과학·환경
- ... 예보됐다. 오전까지 충남권 내륙과 전라권, 경남 내륙을 중심으로 가시거리 200m 미만의 짙은 안개가 끼는 곳이 있겠고, 그 밖의 지역에도 가시거리 1㎞ 미만의 안개가 끼는 곳이 있겠으니...
- 일교차 10~15도 큰 날씨…전국 각지 짙은 안개
- 2024. 11. 11 06:37사회
- ... 200m 미만의 짙은 안개가 끼는 곳이 많겠고 그 밖의 지역에도 가시거리 1㎞ 미만의 안개가 끼는 곳이 있겠다. 강원산지는 낮은 구름대의 영향으로 가시거리 200m 미만의 짙은 안개가...
- 일교차 10도 이상···전국 짙은 안개 주의
- 2024. 10. 31 06:55사회
- ... 있다. 연합뉴스 목요일인 31일 전국 대부분 지역에 짙은 안개가 끼는 곳이 있겠다. 기상청은 오전까지 전국 내륙 대부분 지역에 가시거리 200m 미만의 짙은 안개가...
- 내륙 지역 출근길 안개…일교차 10도 이상 커
- 2024. 10. 17 07:22과학·환경
- ... 이상으로 크겠다. 오전 5시 현재 내륙을 중심으로 가시거리를 200m 밑으로 떨어트리는 짙은 안개가 낀 곳이 많고 광주공항과 청주공항은 저시정 경보가 발효된 상태다. 짙은 안개는 내륙을 중심으로...
스포츠경향(총 153 건 검색)
- [종합] 이세영, 16만 원 내고 안개 구경만 “내가 이러려고” 한숨 (텐트 밖)
- 2024. 12. 13 08:05 연예
- tvN 예능 ‘텐트 밖은 유럽 로맨틱 이탈리아’ ‘텐트 밖’ 라미란·곽선영·이주빈·이세영이 뜻밖의 안개뷰에 당황했다. 12일 방송된 tvN 예능 ‘텐트 밖은 유럽 로맨틱 이탈리아’(이하 ‘텐트 밖’)에는 라미란·곽선영·이주빈·이세영의 이탈리아 북부 여행기가 그려졌다. 이날 네 사람은 돌로미티의 360도 뷰를 보러 ‘돌로미티 테라스 전망대’로 향했다. 이들은 빗속 추위에 대비해 만반의 준비를 마친 후 전망대까지 가는 케이블카를 타러 떠났다. tvN 예능 ‘텐트 밖은 유럽 로맨틱 이탈리아’ 케이블카 탑승 후 네 사람이 본 풍경은 끝없이 굽이치는 U자형 극한의 커브 길과 절벽이었다. 올라가는 도중 빗줄기까지 거세져 네 사람은 손에 땀을 쥐곤 했다. 그렇게 도착한 전망대 위는 안개로 가득했다. 돌로미티 테라스 전망대에 도착한 멤버들은 구름 너머 마주한 풍경에 한껏 들떴다. 감탄도 잠시, 전망대 구경을 위해 티켓을 구매하려 했으나, 1인당 28유로로 한화로 약 4만 원, 4장 약 16만 원이었다. 가격을 확인하곤 잠시 당황했지만, 아름다운 경치를 보기 위해 큰맘 먹고 결제했다. tvN 예능 ‘텐트 밖은 유럽 로맨틱 이탈리아’ 티켓을 사고 전망대로 들어갔지만, 안개로 가득한 뷰와 한여름 쏟아지는 우박에 말을 잇지 못했다. 라미란은 “대박이다. 아무것도 안 보인다. 말도 안 돼”라며 허탈해했고, 이세영은 “언니, 내가 이러려고 여기 왔나 보다”라고 너스레 떨었다. 설상가상 돌연 우박까지 내리기 시작했다. 안개로 시야가 완전히 가려졌고 네 사람 모두 “하나도 안 보인다”며 안타까워했다. 라미란은 “어떤 그림이었을까 너무 궁금하다”며 옆에 놓인 팸플릿을 만지작거렸다. tvN 예능 ‘텐트 밖은 유럽 로맨틱 이탈리아’ 하지만 멤버들은 전망대 위에서 7월인데 한가득 쌓인 눈을 발견하고 신기해했다. 라미란은 “한여름에 눈 보니까 좋네”라며 동생들에게 눈 뭉치를 던지며 장난을 걸었다.
- ‘3이닝 10실점’, 생애 최악의 하루를 보낸 이마나가···바짝 뒤쫓는 ‘159.8㎞’ 괴물 신인과 격차 줄어, NL 신인상 안개 속으로
- 2024. 06. 22 22:43 야구
- 이마나가 쇼타. 게티이미지코리아 프로 데뷔 후 처음으로 경험한 ‘악몽’ 같았던 경기였다. 마치 무엇에 홀리기라도 한 듯 던지는 족족 두들겨 맞았다. ‘던지는 철학자’ 이마나가 쇼타(시카고 컵스)가 이제는 더이상 내셔널리그 신인상을 장담할 수 없는 처지에 놓였다. 이마나가는 22일 미국 시카고 리글리필드에서 열린 뉴욕 메츠와 홈경기에 선발 등판했으나 3이닝 동안 무려 11개의 피안타를 허용하고 10실점을 내주는 최악의 투구를 하며 시즌 2패(7승)째를 안았다. 투구수는 74개였고, 패스트볼 최고 구속은 92마일(약 148.1㎞)이 찍혔다. 10실점은 이마나가가 프로 데뷔 후 한 경기에서 가장 많이 허용한 실점이다. 요코하마 시절에도 최다 실점 기록은 2017년 4월12일 한신 타이거스전에서 기록한 8실점(5이닝)이었다. 이날 부진으로 이마나가의 평균자책점은 2.96까지 치솟았다. 이날 경기 전까지 평균자책점이 1.89였는데, 불과 1경기 만에 1.00 이상 올라갔다. 이제는 2점대 평균자책점도 장담할 수 없는 처지가 됐다. 이번 시즌 시작을 앞두고 많은 사람들이 꼽은 내셔널리그 신인상 후보 1순위는 12년 3억2500만 달러(약 4520억원)의 야마모토 요시노부(LA 다저스)였다. 하지만 시즌 시작과 함께 질주를 시작한 것은 야마모토가 아닌 이마나가였다. 컵스와 4년 5300만 달러(약 737억원)에 계약한 이마나가는 시즌 첫 9번의 등판에서 5승 무패 평균자책점 0.84의 압도적인 투구 내용을 보이며 신인상에 사이영상 후보로까지 거론돼 메이저리그(MLB)를 놀라게 했다. 이마나가 쇼타. 시카고 | AP연합뉴스 그러다 지난달 30일 밀워키 브루어스전에서 4.1이닝 7실점으로 무너져 긴장감을 불러일으켰지만 곧바로 2경기 연속 호투를 펼치고 2승을 따내며 우려를 지우는 듯 했다. 그러나 이날 개인 최악의 투구를 선보이며 다시 우려를 자아냈다. 이날 전까지만 하더라도 이마나가는 압도적인 내셔널리그 신인상 1순위였다. 그런데 이날 경기를 기점으로, 적어도 ‘압도적인’이라는 타이틀은 쓰기 어렵게 됐다. 어깨 부상으로 이탈한 야마모토가 한동안 경기에 나설 수 없기에 제쳐둔다고 하더라도, 또 다른 ‘괴물 투수’가 있기 때문이다. 바로 피츠버그 파이리츠의 폴 스킨스다. 피츠버그가 지난해 신인드래프트 전체 1순위로 뽑은 스킨스는 올해 트리플A를 초토화시키고 지난달 메이저리그로 올라왔다. 컵스와 데뷔전에서 4이닝 7탈삼진 3실점으로 합격점을 받았던 스킨스는 이후 6번의 선발 등판에서 4승 평균자책점 1.78의 엄청난 투구를 펼치고 있다. 특히 35.1이닝을 던져 고작 5개의 볼넷만 내주고 46개의 탈삼진을 기록하는 등 무시무시한 위력을 뽐내고 있다. 대학 시절부터 명성이 자자했던 강속구는 마이너리그를 거쳐 메이저리그에서도 여전하다. 스킨스가 메이저리그에서 기록중인 패스트볼 평균 구속은 99.3마일(약 159.8㎞). 피안타율은 0.279로 다소 높지만, 기대 피안타율(xBA)은 0.227로 좋다. 폴 스킨스. 게티이미지코리아
- 박찬욱 감독 “‘헤어질 결심’의 출발점은 정훈희 ‘안개’” (지금, 이 순간)
- 2024. 06. 13 09:30 연예
- tvN STORY ‘지금, 이 순간’ 박찬욱 감독이 영화 ‘헤어질 결심’에 정훈희의 노래 ‘안개’를 사용하게 된 에피소드를 공개한다. 바로 오늘 13일(목) 저녁 8시 20분에 방송되는 tvN STORY ‘지금, 이 순간’에는 원조 한류 가수이자 영원한 디바, 정훈희가 출연한다. 윤종신, 백지영, 김민석 3MC는 부산에 위치한 정훈희의 휴양지 같은 오션뷰 대저택을 방문해 반가운 인사를 나눈다. 저택에 대해 정훈희는 남편 김태화가 평생 함께 음악하고 살자며 허허벌판일 때 직접 선택한 땅이라며 “30년 전에 샀는데 지금은 땅값 제대로 올랐지”라고 말해 모두의 부러움을 산다. 이어 1층 라이브 카페부터 2층 정훈희의 방과 3층 김태화의 방까지, 바다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멋진 전망을 자랑해 다시 한번 모두의 감탄을 자아낸다. tvN STORY ‘지금, 이 순간’ 이후 정훈희는 3MC와 함께 부산의 특별한 장소로 이동하는데, 전혀 기억나지 않는 장소라며 당황한다. 도착한 곳은 부산에 위치한 뮤지컬 씨어터. 대극장 스크린 속 박찬욱 감독의 메시지가 상영되자 정훈희는 그제야 반가운 얼굴에 화색이 돈다. 박찬욱 감독은 런던에서 오랫동안 일할 때 잠도 못 잘 정도로 한국을 너무 그리워했는데, 힘들 때 가장 위로가 되었던 노래가 ‘안개’였다며, “‘안개’라는 노래를 사용할 수 있는 단 하나의 영화를 떠올렸고 그것이 영화 ‘헤어질 결심’의 출발이었다”고 고백한다. 특히 “영화감독이 된 보람이 여기에 있구나”라고 진솔한 소감을 밝히기도. 1967년 17세에 가수로 데뷔하게 된 데뷔곡이자, ‘헤어질 결심’의 OST로 회자되며 제2의 전성기를 안겨준 노래 ‘안개’를 향한 박찬욱 감독의 찬사에 감동한 정훈희는 왈칵 눈물을 쏟아낸다. 본격적인 음악 토크에서는 먼저 제75회 칸영화제 감독상을 받은 박찬욱 감독의 ‘헤어질 결심’의 주제가를 위해 데뷔곡 ‘안개’를 55년 만에 재녹음하며 다시 주목을 받게 된 순간을 전한다. 이때를 회상하는 정훈희는 처음 재녹음 요청이 왔을 당시 거절을 했지만, 정훈희 아니면 영화도 없다는 거장 감독의 선언과 끈질긴 구애 끝에 결국 승낙했다고 고백한다. 정훈희가 처음 거절했던 이유와 박찬욱 감독이 정훈희의 승낙을 2년간 기다렸다는 이야기에, 백지영은 “이런 사연이 있는 줄 몰랐다”, “끝까지 거절했으면 이 영화를 못 볼 수도 있었다는 건가요?”라고 전해 궁금증을 높인다. 여기에 박찬욱 감독은 ‘안개’가 영화 ‘헤어질 결심’이 출발점이 되었던 모티브와 영화 OST로 삽입해야 했던 이유, 그리고 정훈희와 함께 송창식을 설득하러 갔던 일화까지 밝혀 관심을 증폭시킨다. 그뿐만 아니라 데뷔곡 ‘안개’를 만든 전설적인 작곡가 이봉조와의 첫 만남과 곡 작업 일화를 공개해 흥미를 높인다. 이 같은 사연과 함께 정훈희는 지난 제43회 청룡영화상에서 한 소절만으로 아이유를 놀라게 하고 탕웨이를 폭풍 오열하게 만든 심금을 울리는 깊은 목소리로 ‘안개’를 열창해 다시 한번 감동을 안길 예정이다. 영원한 디바 정훈희의 데뷔부터 제2의 전성기까지, 모든 순간을 공개할 아는 노래, 모르는 이야기 ‘지금, 이 순간’은 바로 오늘 13일(목) 오후 8시 20분 tvN STORY 에서, 14일(금) 오후 6시 40분 tvN에서 방송된다.
- [오늘 날씨] 대부분 낮기온 25도 이상, 수도권 아침 안개
- 2024. 05. 22 00:01 생활
- 21일 서울 광화문광장 바닥분수대에서 한 어린이가 뛰놀고 있다. 연합뉴스 수요일인 22일 전국이 맑겠으나 제주도는 흐리겠다. 제주도 산지는 밤에 0.1㎜ 미만 빗방울이 떨어지겠다. 아침 최저기온은 11∼16도, 낮 최고기온은 22∼30도로 예보가 됐다. 전국 대부분 지역 낮 기온이 25도 이상으로 올라 예년보다 덥겠다. 경상권 내륙은 23일까지 낮 기온이 30도 안팎으로 오르는 곳도 많겠다. 오전에 서해안과 수도권·충청권·전북 내륙에는 가시거리 200m 미만 짙은 안개가 끼겠으니 출근길 교통안전에 유의해야겠다. 미세먼지 농도는 전국이 ‘좋음’∼‘보통’ 수준으로 예상이 된다. 인천은 잔류 미세먼지가 대기 정체로 축적되면서 오전에 일시적으로 ‘나쁨’ 수준을 보이겠다. 밤부터 제주도 남쪽 먼바다와 남해 동부 먼바다에는 바람이 강하게 불고 물결이 높아지겠다. 바다 물결은 동해 앞바다에서 0.5∼1.5m, 서해 앞바다에서 0.5m, 남해 앞바다에서 0.5∼2.0m로 일겠다. 안쪽 먼바다(해안선에서 약 200㎞ 내의 먼바다) 파고는 동해·남해 0.5∼2.0m, 서해 0.5∼1.5m로 예측된다. 밤부터 제주도 남쪽 먼바다와 남해 동부 먼바다는 바람이 강하게 불고 물결도 높아지겠다.
주간경향(총 13 건 검색)
- [정태겸의 풍경](50)충남 보령 삽시도 - 안개 걷힌 섬의 보랏빛 노을(2023. 07. 14 11:19)
- 2023. 07. 14 11:19 문화/과학
- ㆍ 며칠 동안 바다는 뿌연 안개에 덮여 있었다. 충남 보령의 섬, 삽시도로 떠나기로 한 날 아침. 여객터미널에서는 배가 뜰지 알 수 없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한 치 앞도 보이지 않을 것 같았던 해무가 삽시간에 걷히기 시작했다. 어렵게 배는 바다로 나아갔다. 섬은 그렇게 한여름 여행자의 방문을 허락해 주었다. 한반도의 바다 위에 떠 있는 수많은 섬 중에서 삽시도는 잘 알려진 편이 아니다. 눈을 현란하게 하는 풍경이나 압도적인 위용을 자랑하는 비경을 숨겨둔 섬이 아니어서 그런 걸까. 사람의 발길이 잦지 않은 섬은 그 대신 여유를 선사한다. 인적 없는 해안가에 텐트를 치고 앉아 음악을 들으며 책을 읽는 호사를 누리던 오후. 멀리서 하늘이 어둑해지더니 보랏빛 노을이 눈앞에 드러났다. 오직 나만이 누릴 수 있는 이 섬의 선물. 이 정도면 삽시도의 오로라라고 불러도 되지 않을까 싶을 만큼 아름답다. 낮에는 해변에서 동죽을 캐고, 저녁에는 자줏빛 하늘에 취하는 섬. 언제고 쉬고 싶다는 생각이 들 때면 꼭 다시 찾고 싶은 곳으로 기억될 듯하다.
- 정태겸의 풍경
- [박주연의 메타뷰](16)“‘안개’는 상복 많은 노래…딴따라로 태어나 행복해요”(2022. 07. 15 14:30)
- 2022. 07. 15 14:30 문화/과학
- ㆍ영화 테마곡 ‘안개’ 부른 가수 정훈희 칸국제영화제 감독상을 수상한 박찬욱 감독의 영화 <헤어질 결심>이 관객들의 호평 속에 N차 관람이 이어지고 있다. 박찬욱 감독이 여러차례 밝혔듯이 이 영화의 모티브는 고(故) 이봉조 작곡가가 만들고 가수 정훈희씨(71)가 부른 노래 ‘안개’다. 영화는 변사 사건을 수사하게 된 형사(박해일 분)가 변사자의 아내(탕웨이 분)에게 미묘한 감정의 떨림을 느끼며 예상치 못한 변화를 겪는 서스펜스 멜로물이다. 전반부는 산, 후반부는 바다를 배경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노래 ‘안개’는 1967년 열여섯 살 정훈희씨 버전과 70대의 정훈희·송창식(75)씨 듀엣 버전이 영화 중반과 엔딩 크레딧 자막이 올라갈 때 각각 배치돼 있다. 정훈희씨의 데뷔곡으로 1967년 발표된 이 곡은 같은해 개봉한 김수용 감독 연출, 신성일·윤정희 주연 영화 <안개>의 테마곡이기도 했다. 가수 정훈희씨가 지난 7월 12일 부산 기장군 장안읍 임랑리 ‘정훈희와 김태화의 꽃밭에서’ 무대에서 손가락과 발장단에 맞춰 노래를 흥얼거리며 음악 이야기를 하다 웃음을 터뜨리고 있다. / 우철훈 선임기자 지난 7월 12일 정훈희씨를 인터뷰하기 위해 부산으로 향했다. 정씨는 임랑해수욕장이 한눈에 펼쳐지는 기장군 장안읍 임랑리에서 남편 김태화씨(73)와 카페 ‘정훈희와 김태화의 꽃밭에서’를 운영 중이다. 토·일요일 오후 3시에는 이곳에서 부부가 라이브 공연을 한다. 2층은 부부의 살림집이다. 정씨는 긴 파마머리에 긴 속눈썹까지 붙인 메이크업, 손에는 빨간색 매니큐어를 칠한 모습으로 기자를 맞았다. 음악을 흥얼거릴 때는 엄지와 중지를 탁…탁… 치며 소리를 내고 발로 까딱까딱 장단을 맞추며 몸을 흔들었다. 나이를 잊게 할 만큼 밝은 에너지가 느껴졌다. 그러면서도 누구보다 화려한 나날과 그 못지않은 침체기를 온몸으로 겪어낸 사람이어서인지, 인생의 혜안이 느껴지는 이야기도 많이 들려줬다. -‘안개’를 테마곡으로 삽입한 영화가 칸국제영화제 감독상을 수상했으니, 감회가 남다르겠습니다. “내가 무슨 복인가 싶고, ‘안개’는 정말 상복이 많은 노래구나 싶어요. 너무 감사해요.” -<헤어질 결심>에는 ‘안개’가 여러 번 나와요. 1967년 데뷔 앨범에 실린 ‘안개’가 극중 월요일 할머니 휴대전화에서 흘러나오고 엔딩 크레딧 자막이 올라갈 때는 송창식씨와 듀엣으로 부르는 게 나와요. 듀엣으로 부른 ‘안개’는 언제 녹음한 건가요. “올 2월에 박찬욱 감독 쪽에서 연락이 왔어요. 영화를 하나 찍었는데 제가 부르는 ‘안개’가 꼭 필요하다고요. 내 나이가 이제 70대이기 때문에 소리가 옛날 같지 않다고 했더니 지금 소리도 좋다는 거예요. 그러면서 송창식씨와 듀엣으로 불러주면 좋겠다고 해요. 그래서 미사리에 있는 창식이 형 카페로 무작정 찾아갔죠. 형은 성격상 그런 부탁을 안 받아줄 사람이지만 내가 얘기하면 허락하게 돼 있거든요(웃음). 얘기가 나오고 일주일 만에 녹음했어요.” -녹음 전에 영화를 봤습니까. “아뇨. 여자가 모래를 파고 들어가는 거의 마지막 장면부터 보여줬어요. 영화를 제대로 본 것은 영화제 수상 후 열린 VIP시사회에서였어요.” -영화를 보며 어떤 생각이 들던가요. “난 올 2월에 녹음한 노래만 나오는 줄 알았는데, 55년 전에 부른 노래도 나오잖아요. 혼자 봤으면 아마 (쑥스러워서 웃음이) 터졌을 거야. 55년 전 김수용 감독의 영화 <안개>는 우리의 삶 자체도 안갯속이지만 그 삶 속에서의 사랑도 안갯속이라는 이야기를 한다고 생각했어요. 박찬욱 감독의 <헤어질 결심>은 어느 쪽에서, 언제 바라보느냐에 따라 사랑도, 삶도 다름을 말하는 것 같아요. 그래서 영화를 보면 창식이 형과 내가 듀엣으로 노래하면서도 각자의 필(feel)에 따라 미세하게 어긋나게 부르는데 그것을 그대로 살렸더라고요.” -녹음 전부터 의도한 건가요. “아니에요. 녹음은 우리 둘이 30분간 같이했고, 저 혼자 가서 따로도 했어요. 그런데 이런 미세한 어긋남은 녹음기술로 얼마든지 맞출 수 있는데 박 감독이 안 한 것 같아요. 영화에서 두 남녀의 사랑도 끝까지 어긋나잖아요. 서로의 생각이 다르고, 표현하는 방법이 다르니까.” 정훈희·김태화씨 부부가 운영하는 카페 ‘정훈희와 김태화의 꽃밭에서’. 2층은 부부의 살림집이다. /우철훈 선임기자 -열여섯 살 때 녹음한 ‘안개’보다 일흔한 살 때 부른 ‘안개’가 더 가슴 깊숙한 울림을 준다는 평도 많습니다. “55년 전에는 사랑의 감정이 뭔지 확실히 모르는 상태에서, 영화 내용이 이러저러하다는 설명을 듣고 불렀어요. 지금은 내 직접적 경험과 간접적 경험을 통해 켜켜이 쌓인 감정들이 농축된 상태에서 표현하는 것이니 소리부터 다르겠죠.” ‘안개’는 박찬욱 감독이 어려서부터 좋아한 노래다. 정훈희 버전만 알다가 1975년 녹음된 트윈폴리오(송창식·윤형주) 버전을 뒤늦게 알게 된 그는 정훈희씨 목소리로 나오고, 송창식씨 목소리로 또 한 번 나오는 영화를 구상했다. 촬영을 마친 후 영화 중간에 정훈희 버전을 넣었다. 하지만 마지막 장면인 안개 자욱한 해변에서 해준(박해일)이 서래(탕웨이)를 찾는 장면에 넣으려 한 트윈폴리오 버전은 결국 뺐다. 남자들이 부르는 ‘안개’가 해준에게만 감정이입을 하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대신 박 감독은 엔딩 크레딧 자막이 올라갈 때 정훈희·송창식씨의 듀엣 버전이 흐르도록 했다. 영화 개봉 후 정훈희씨의‘안개’ 원곡은 유튜브 뮤직에서 음원 스트리밍 트래픽이 23배 이상 증가했다. -1951년 6남1녀 중 다섯째이자 외동딸로 태어났지요. 아버지(정근수)가 피아니스트였고, 작은아버지(정도근)도 피아니스트 겸 마스터(악단장)였던 것으로 알아요. 오빠와 동생도 음악을 했고요. “아버지는 가수였어요. 김정구, 현인 선생님처럼 일제강점기 때 유랑극단에서 활동하셨죠. 우리 집에는 오르간, 트럼펫, 색소폰, 클라리넷, 바이올린 등 각종 악기가 있었어요. 6·25전쟁이 터진 후 아버지와 작은아버지는 인민군에 의해 신의주까지 끌려갔다가 가까스로 도망 나오셨어요. 전쟁이 끝난 후 우리 가족은 피란 내려왔던 부산에 눌러앉았고, 아버지는 서면의 하야리아 미군부대에서 노래하셨어요. 그러면서 오빠들과 네다섯 살밖에 안 된 나한테 음악과 미국식 영어를 가르치셨어요.” -딸이 하나뿐이라 사랑을 듬뿍 받았겠습니다. “어느 날 아버지가 하루종일 집안일만 하는 엄마를 가리키며 ‘니 엄마처럼 살래?’ 물었어요. 내가 고개를 저으니까 이렇게 말씀하셨어요. ‘니가 클 때쯤이면 세상이 달라져서 여자도 능력 있으면 돈 벌면서 자기 좋은 놈하고 살고 싫으면 헤어져도 된다. 하지만 느그 엄마는 나랑 헤어지면 돈 버는 법을 몰라서 굶어죽는다. 그러니 남자에 의해 팔자가 좌지우지되는 여자가 되지 마라. 그러려면 공부를 하든지 노래를 하든지 둘 중 하나를 선택해라.’” -그래서 노래를 선택했나요. “가수를 하겠다고 했죠. KBS, MBC 부산총국 등에서 어린이 노래자랑이 열릴 때마다 우승해 공책과 연필을 받아왔어요.” 꿈의 실현은 ‘운명’처럼 이뤄졌다. 1967년 고1 방학을 맞은 그는 작은아버지가 밴드마스터로 일하던 서울 남대문 사거리 그랜드호텔 나이트클럽에서 연습 삼아 미8군 가수들이나 부르던 재즈풍의 발라드 몇곡을 부르고 있었다. 마침 나이트클럽 옆 레스토랑에서 식사 중이던 당대 최고 작곡가였던 이봉조씨(1931~1987) 귀에 그의 노랫소리가 꽂혔다. 그는 단숨에 클럽으로 내려왔다. 그러고는 작은아버지에게 “야, 누굽니까? 내가 몇곡 시켜봐도 되겠습니까?” 했다. 영화 의 한 장면. 박찬욱 감독은 이봉조 작곡가가 만든 노래 ‘안개’가 이 영화의 모티브가 됐다고 밝혔다. / CJ ENM 제공 -그 자리에서 바로 이봉조씨에게 낙점된 건가요. “며칠 있다가 이봉조 선생님은 LP판 하나를 건네주시면서 ‘니 안개라는 음악 들어봤나? 이거 한 번 들어보고 멜로디를 외우라’고 하셨어요. 선생님이 가사 없이 색소폰 연주로만 발표한 ‘안개’ LP판이었어요. 일주일 후 남산 KBS로 데리고 가더니 ‘니 멜로디 외웠제? 거기다 요 가사 붙여봐라’ 하셨어요. 밴드와 두어 번 연습시킨 후 그날 바로 녹음해 나온 게 영화 <안개> OST예요. 선생님은 반응을 보시겠다며 릴테이프 2개를 만들어 자신이 전속악단장으로 일하는 TBC(동양방송)와 동아방송국의 <세시의 다이얼>에 하나씩 줬어요.” -그게 터졌군요. “최동욱씨가 생방송으로 진행하던 <세시의 다이얼>은 당시 최고 프로그램이었어요. 영어 노래 외에는 안 틀었죠. 그런데 최동욱씨가 듣고는 이렇게 말하며 엔딩곡으로 ‘안개’를 틀었어요. ‘좀 전에 작곡가 이봉조씨가 곡을 하나 갖고 왔는데 개봉할 영화 주제가라고 합니다. 신인 가수인데 나이가 10대입니다. 혼자 듣기 아쉬워 여러분께 들려드립니다.’ 방송이 끝나자마자 방송국 전화통에 ‘얘 누구냐’며 불이 났어요. 선생님은 일주일 만에 LP판에 ‘안개’와 같이 넣을 10곡을 새로 만들어 녹음했어요.” 정훈희씨는 1970년 ‘안개’로 도쿄국제가요제에 출전해(위) 국내 최초의 국제가요제 수상자로 기록됐다. 1979년에는 칠레국제가요제에 출전에 ‘꽃밭에서’를 스페인어로 번안한 ‘오늘처럼 아름다운 날에’를 불러 최고인기가수상을 수상했다. / 경향신문 자료사진 -일주일 만에 10곡을요? “LP판에 11~12곡이 들어가니까요. 앨범이 나오자마자 하루종일 나는 길에서 ‘안개’를 듣고 다녔어요. 버스 두세 정거장마다 레코드가게가 있었는데 하루종일 ‘안개’를 틀어놨으니까요. 부르는 곳이 많아 하루 다섯군데서도 노래했어요.” ‘안개’ 앨범은 발매 즉시 40만장 이상 판매됐다. 정훈희씨는 단숨에 스타덤에 올랐다. 영화 <안개>도 흥행에 크게 성공했다. 그는 1968년과 1970년, 1972년 군용기를 타고 월남전 위문공연을 가기도 했다. “공항에서 유서를 써놓고 나갔다”고 했다. 그는 당시를 회상하다가 눈물을 글썽였다. 자신이 느낀 죽음의 공포에 앞서 “오빠들(그는 파병 군인들을 여전히 그렇게 호칭했다)의 핏발 선 눈, 부상당해 팔다리가 잘린 모습을 보면 아무 생각이 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강 건너 등불’이라는 노래는 도저히 부를 수 없었다고도 했다. “‘안개’를 부른 후 이 노래를 부르면 오빠들이 전부 통곡을 하니까”라고 했다. -1970년 제1회 도쿄국제가요제에 출전해 ‘안개’로 ‘월드 베스트10’에 입상했지요. 국내 최초의 국제가요제 수상인 것으로 알아요. 과거 영상과 사진을 보면 국제가요제 출전 때마다 한복차림이던데, 특별한 이유가 있었습니까. “처음 갈 때는 서양식 드레스를 갖고 갔어요. 경연 이틀 전 파티가 열렸는데 이봉조 선생님이 ‘야, 쪼깐한 가시나가 드레스 입은 쭉쭉빵빵한 외국인들 속에 섞여 있으니까 안 보여서 내가 니 찾느라 혼났다, 아무리 생각해도 니 한복 입어야겠다’ 해요. 서울에 있는 가수 현미 언니한테 전화해서 급히 한복을 공수해왔죠. 그때부터 카메라들이 나만 찍는 거예요. 경연 날 무대에서 절부터 하고 노래했어요.” 그는 1972년에도 ‘좋아서 만났지요’로 도쿄국제가요제에 출전해 입상했다. 1971년 아테네국제가요제에서는 ‘너’로 인기상을, 1975년 칠레국제가요제에서는 ‘무인도’로 동상을 받았다. 1979년에는 ‘꽃밭에서’를 스페인어로 번안한 ‘오늘처럼 아름다운 날에’를 칠레국제가요제에서 불러 최고인기가수상을 받았다. 모두 이봉조 작곡가의 곡이다. -‘무인도’는 김추자씨가 1974년에 앨범을 발표했는데, 칠레가요제에는 왜 정훈희씨가 출전했나요. “나도 당연히 김추자씨 노래로 알고 있었는데, 어느 날 갑자기 이봉조 선생님한테서 전화가 왔어요. ‘야, 칠레 가야겠다’고 하시더라고요. 이유를 안 묻는 게 좋을 거 같아 알려고 하지 않았어요.” 1967년 ‘안개’ LP판 / 경향신문 자료사진 그는 죽을 고비도 여러차례 겪었다. 어렸을 때 왼쪽 다리에 소아마비를 앓아 절룩이다 위험한 큰 수술을 몇차례 받고서야 제대로 걸을 수 있었다. 그는 “만약 수술이 잘못됐으면 생명도 위험했겠지만 장애인에 대한 당시 사회의 편견으로 인해 가수가 될 수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1971년 12월 25일 발생한 대연각호텔 화재사건도 기적적으로 피했다. 당시 그는 오빠들과 7인조 캄보 밴드를 결성해 활동 중이었다. 크리스마스이브인 전날, 대연각호텔 21층 나이트클럽에서 공연을 마친 오빠들은 룸 여러개를 예약해뒀으니 자고 가자고 했다. 집으로 가겠다는 정훈희씨의 말 한마디에 가족이 모두 살았다. 생명의 위협까지는 아니지만 1976년에는 스토커가 극장 공연을 하러 간 그의 얼굴을 돌로 가격해 흉터가 남았다. 그가 가수로서 한동안 슬럼프에 빠진 것은 1975년 12월 불어닥친 대마초 파동 때문이었다. 당시 수많은 연예인이 입건됐다. 유일하게 그만 훈방조치됐지만 방송 출연은 할 수 없었다. 1980년 5공 정권 출범과 함께 족쇄가 풀렸지만 정훈희씨는 2년간 더 방송 출연이 불가능했다. 가수 김태화씨와의 연애 스캔들 때문이었다. 그는 1979년부터 김태화씨와 동거했다. 1983년 첫 아들을 낳았을 때는 한 스포츠신문에 ‘미혼모 정훈희, 아들 낳았다’는 기사가 대서특필되기도 했다. 두 사람은 그로부터 3년 후 결혼식을 치렀다. 부부 슬하에는 아들 둘이 있다. -남편에게 첫눈에 반한 건가요. “아뇨. 1970년에 시민회관에서 같이 공연했는데 그때 남편이 속한 록그룹 ‘라스트 찬스’를 처음 봤어요. 미친놈처럼 이리 뛰고 저리 뛰면서 노래하더라고요. 다음 날 임희숙이 태화랑 커피를 마시자고 했어요. 그래서 내가 ‘넌 왜 저런 미친놈하고 노니, 같이 다니지마’ 했어요.” -그런데 어떤 점이 좋아 연애하고 결혼까지 했나요. “김태화씨가 노래를 정말 잘했어요. 이 사람이랑 살면 늙어 죽을 때까지 같이 노래할 수 있겠다 생각했어요.” -정훈희씨가 먼저 동거하자고 했다던데, 당시 시대상을 감안하면 상당히 주체적 여성이었나 봐요. “김태화씨는 내가 아플 때 내 친구와 같이 집에 찾아오더니, 내가 있는 데마다 따라다니며 나타났어요. 그래서 데이트를 해야 하는데 마땅히 갈 곳이 없어 친구의 방을 빌려 거기서 만나자고 한 거예요.” 정훈희씨는 “감사할 줄 알고, 아름다운 것을 보면 아름답다고 느낄 줄 알고, 잘못한 일에 대해선 반성하며 살아가는 게 인생”이라며 “딴따라로 태어나 너무 행복하고 감사하다”고 말했다. / 우철훈 선임기자 -어린 딸에게 ‘여자도 능력이 있으면 자기가 좋아하는 남자와 살고 헤어지고 싶으면 헤어져도 된다’고 가르친 아버지의 반응은 어땠습니까. “다른 가족은 다 반대했지만 아버지는 딱 세마디 하셨어요. ‘좋나?’, ‘없으면 안 되겠나?’, ‘그럼 살아라’로 끝(웃음).” -주말에 카페에서 노래는 몇곡이나 부르나요. “내가 30분, 김태화씨가 40~50분 정도 노래해요(음료값 포함 1만7000원만 내면 관람할 수 있다).” -건강은 어떤가요. “김태화씨는 두 번의 위암 수술을 받고 완치됐어요. 나는 3년 전에 뇌에 생긴 혈전으로 인해 쓰러진 적이 있어요. 119 구급차에 실려갔죠. 그날 이후 매일 약 먹으면서 관리하고 있어요.” -살면서 회한 같은 건 없습니까. “이런 이야기가 있어요. 모두가 신을 만나기 위해 산 정상을 향해 올랐어요. 도착한 이들에게 신은 ‘오면서 무엇을 봤냐’고 물었죠. 열이면 아홉이 ‘죽기 살기로 정신없이 올라왔다’고 답했어요. 한 사람은 달랐어요. ‘그늘에서 낮잠도 자고 새소리도 듣고 계곡에 발도 담그며 행복하다는 생각을 하며 올라오다 보니 여기까지 왔다’고 했어요. 신은 그제야 미소지으며 ‘그래, 그렇게 느끼고 살라고 내가 너희들을 세상에 보내줬는데 전부 뭐가 그리 바쁘다고 죽기 살기로 피 말리며 살았나’ 하더래요.” 그의 눈에 다시 물기가 고였다. 그는 “그 말이 정답”이라며 “감사할 줄 알고, 아름다운 것을 보면 아름답다고 느낄 줄 알고, 잘못한 일에 대해선 반성하며 살아가는 게 인생”이라고 했다. 그는 사랑에 대한 생각도 드러냈다. 부모자식, 형제, 친구, 연인이나 부부 등 많은 관계에서 사람들은 자기가 사랑하는 방식을 고집하며 강요하는 실수를 저지른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내가 너를 이렇게, 이만큼 사랑했으니까 너도 당연히 나한테 고마워해야 하는데 어떻게 나한테 이럴 수 있냐’고 따진다는 것이다. 그는 “그러나 상대방은 그 방식이 버겁거나 싫을 수가 있다”며 “이런 순간은 살다 보면 많이 온다”고 했다. 누구보다 화려한 나날과 그만큼의 깊은 골을 경험하고 수많은 희로애락의 징검다리를 건너온 인생선배의 조언인 셈이다. 그에게 바람이 있냐고 물었다. 그는 말했다. “송해 선생님이 생전에 항상 하신 말씀이 ‘떠나는 순간까지 딴따라로 살고 싶다’는 거였어요. 저도 마찬가지예요. 딴따라로 태어나서 너무너무 행복해요. 안 그러면 이 나이에 이렇게 속눈썹 붙이고 여러분들 앞에서 엉덩이 돌려가면서 신나게 노래할 수 있겠어요? 너무너무 감사한 일이에요. 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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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개 속에 갇힌 국민의힘 경선(2021. 08. 20 14:41)
- 2021. 08. 20 14:41 정치
- ㆍ이준석 대표·윤석열 전 검찰총장 불협화음 노출 국민의힘 경선 버스가 정지신호에 걸렸다. 정체의 중심에는 대통령선거 ‘후보들’만큼 부각되는 이준석 당대표가 있다. 특히 이 대표는 당내 대통령 후보 지지율 1위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대립하는 모양새다. 기존 정치문법을 파괴하며 등장한 이 대표가 대선에서도 존재감을 드러내려 한다는 지적까지 나온다. 지난 8월 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와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악수를 하고 있다. / 국회사진기자단 상황이 이렇다 보니 윤 전 총장, 최재형 전 감사원장의 합류로 기대했던 시너지 효과도 제한되고 있다. 오히려 이들은 당 외부에 있을 때보다 화제성은 줄어드는 형국이다. 수십년 동안 공직에만 있었던 이들 후보가 겪는 시행착오도 문제다. 정제되지 않은 발언, 행동 등이 정치적 ‘신선함’보다 ‘의구심’만 키운다는 지적이다. ‘순풍에 돛 단 듯’ 진행될 것처럼 보였던 국민의힘 경선은 점차 안개 속에 갇히고 있다. 대선주자 토론회 무산시켜 ‘탄핵’, ‘녹취록’, ‘정리’. 윤 전 총장과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사이를 함축적으로 보여주는 단어들이다. 이들의 불협화음은 이 대표가 추진했던 대선주자 토론회를 무산시켰다. 윤 전 총장 측 반발이 주요 원인이 된 만큼 이 대표의 판정패로 보인다. 하지만 윤 전 총장 역시 피해는 있다. 이 대표가 강세를 보이는 2030 지지율이 반등하지 않고 있다. KBS 의뢰로 한국리서치가 조사해 지난 8월 15일 공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윤 전 총장은 대선후보 적합도에서 18.1%의 지지를 받았다. 하지만 해당 조사에서 윤 전 총장의 20대와 30대 지지율은 각각 9.2%, 8.1%였다. 동일 조사에서 여당 유력 후보인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20대에서 16.6%, 30대에서 27.3%의 지지를 받았다. (여론조사에 관한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에 대해 신율 명지대 교수는 “갈등의 원인은 이 대표와 윤 전 총장의 정치적 이득이 각각 ‘정권교체’와 ‘대통령 후보’로 다르다는 데 있다”며 “이 대표는 민주당처럼 유력 후보가 다수인 상황이 필요하니 토론회를 통해 또 다른 후보가 치고 나오길 기대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처럼 윤 전 총장 대 여당 후보 간 대결이 박빙이면 민주당 최종 후보가 결정됐을 때 야당이 승리를 장담할 수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이강윤 한국사회여론조사연구소(KSOI) 소장은 “이 대표가 자기 정치를 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며 “대선 국면에서 당대표로서의 존재감을 보이기 위해 급하게 움직이다 윤 전 총장과 갈등을 빚고 있다”고 말했다. 양측의 대립은 토론회 취소로 일단락된 듯 보인다. 하지만 여전히 불씨는 남았다. 원희룡 전 제주지사가 지난 8월 10일 이 대표와의 통화 내용을 공개하며 불이 옮겨붙었다. 이 대표가 말한 ‘곧 정리된다’는 것이 윤 전 총장이냐, 갈등상황이냐가 문제다. 윤석열 캠프 장예찬 청년특보는 “이 대표가 윤 전 총장을 두고 한 발언 등 여러 의혹이 불거진 것을 우려스럽게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경선 선거관리위원회가 발족해 정해진 원칙대로 토론회 등의 일정을 잡으면 당연히 함께할 것이다”며 “윤 전 총장은 압박이 심한 인사청문회 등도 거친 만큼 토론회를 피할 이유가 없다”고 설명했다. 윤 전 총장 캠프 측은 토론회 참석을 두고 ‘원칙’, ‘권한’ 등을 강조한다. 이는 이 대표가 추진한 토론회에 대한 비판으로도 읽힌다. 최진봉 성공회대 교수는 “겉으로는 봉합된 것처럼 보일지 몰라도 윤 전 총장의 이 대표에 대한 불신은 대선이 끝날 때까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의 불협화음은 당내 관계자들의 문제다. 반면 후보 본인이나 캠프 차원의 실책은 차원이 다르다. 유권자와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특히 윤 전 총장은 정제되지 않은 발언으로 곤욕을 치르고 있다. ‘주당 120시간’, ‘후쿠시마 방사능’, ‘부정식품’ 발언 등이 대표적이다. 최 교수는 “정무감각의 부족 문제라고 생각한다”며 “윤 전 총장은 30년 동안 검찰 생활만 하다 정치에 뛰어들었는데 하루아침에 정치적으로 정제된 발언을 내놓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를 도우라고 참모진 등의 캠프 시스템을 구축했는데 잘 작동하지 않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윤 전 총장 실언·실수 반복 실제로 윤 전 총장을 둘러싼 논란 중에는 캠프 차원의 실책으로 해명된 문제들이 있다. 주로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불거진 논란들이다. 지난 8월 15일 안중근 의사의 영정 아래, 윤봉길 의사의 명언을 인용해 SNS에 게시한 것이 대표적이다. 논란이 일자 윤 전 총장 측은 “SNS를 담당하는 실무팀이 올린 게시물인데 오해의 소지가 있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었다. 16일에는 이 대표를 비판하는 SNS 게시글에 윤 전 총장의 공식 계정이 ‘좋아요’를 눌렀다가 취소한 사실도 알려졌다. 이에 대해서도 윤 전 총장 측은 “SNS 관리자가 본인 계정인 줄 착각해 누른 것”이라고 해명했다. 단순 실수라는 해명을 두고 전문가들은 “이런 문제가 쌓여 여론이 형성된다는 것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 같다”고 지적한다. 이 소장은 “실언이나 실수는 한두 번이어야 그런가 보다 하지, 반복되면 실력으로 인식될 것”이라며 “애초에 말을 분명히 했다면 발언 취지를 두고 해명할 일도 없었을 텐데 윤 전 총장이 논란을 자초하고 있다”고 말했다. 배철호 리얼미터 수석전문위원은 “SNS는 자기 생각이나 일상을 담백하게 소개하며 이미지를 쌓아가는 것인데 윤 전 총장은 ‘나 이런 사람이야’라고 홍보하려는 의도가 보인다”며 “SNS가 전체적으로 급조된 티가 난다”고 말했다. 또 “논란을 통해 SNS를 남이 관리해주는 것까지 밝혀졌는데 본인의 솔직한 모습은 못 보여주고 문제만 만드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러한 문제는 국민의힘에 입당한 또 다른 후보인 최 전 원장에게서도 드러난다. 그는 “국민의 삶을 왜 정부가 책임지냐”고 하거나 질문을 받고 “준비된 답변이 없다”고 해서 논란이 됐다. 두 후보 모두 기본적인 발언 문제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정치적으로 얼마나 준비됐느냐’가 드러난 것이라고 분석했다. 배 위원은 “출마 선언부터 지금까지 무엇을 공부하고 준비했길래 후보의 발언이 공감을 얻지 못하는지 고민해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소장 역시 “이들은 다음 대선에 출마하지도 않는 문재인 대통령만 비판하고 있다”며 “빈부격차나 남녀갈등 같은 부분에서 의제를 설정하고, 이를 해결할 능력을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정권심판론’만으로도 대선을 이길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일단 대통령 당선 후 전문가들을 발탁해 쓰면 된다는 논리다. 하지만 최 교수는 “대통령의 소신을 벗어난 전문가가 발탁될 가능성도 없고, 오히려 평소 소신을 강화할 사람들만 발탁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 [렌즈로 본 세상]안개 속 세상 너머는 파란 하늘일까(2019. 08. 02 14:51)
- 2019. 08. 02 14:51 사회
- 세상이 혼란스럽습니다. 미사일을 연이어 쏘아대고 있는 북한과 일본 아베 정권의 막가파식 경제보복, 민생은 뒷전으로 하고 정쟁에만 몰두하고 있는 정치권 등 한 치 앞을 내다보기가 힘듭니다. 마치 안개 속을 걷고 있는 것 같습니다. 기습적인 폭우가 출근길 시민들을 당황하게 만들었던 지난 7월 31일, 남산의 풍경입니다. 낮게 깔린 구름이 안개처럼 온 산을 감싸고 있었습니다. 그 속을 걷는 시민들의 모습이 수채화 같은 장면을 만들어 냈습니다. 안개가 짙을수록 안개 너머의 세상에 대한 상상은 커지게 마련입니다. 앞날을 가늠하기 힘든 오늘이 지나면 밝은 햇살과 파란 하늘이 우리를 기다릴 것이라 믿으며 안개 속을 걸었습니다.
- 렌즈로 본 세상
레이디경향(총 1 건 검색)
- 새벽 안개와 저녁 노을! 깊어가는 가을을 보듬어 안고…주산지·부석사·소수서원
- 2003. 11. 01 재테크
- 4계절이 뚜렷하지만, 가을을 느끼기에는 항상 뭔가 부족한 느낌이 든다. 가을이다 싶으면 벌써 겨울을 향해 달려가기 일쑤다. 가을에는 단풍여행이 좋지만, 조금 색다르게 안개와 노을을 찾아서 떠나는 여행은 어떨까. 깊어가는 가을을 생생하게 느낄 수 있다. 영화 ‘봄여름가을겨울 그리고 봄’ 촬영지주산지 주산지는 일반인보다 사진작가들에게 더 많이 알려진 곳이다. 누군가 새벽 안개로 뒤덮인 주산지의 사진을 인터넷에 올렸고, 그 환상적인 모습에 반한 작가들이 새벽마다 그곳을 찾았다. 사찰에 들어가려면 꼭 거쳐야 하는 문이 있다. 세속과 진리의 경계선이라고 할 수 있는 ‘일주문(一柱門)’이다. 일주문을 지날 때는 세속의 번뇌를 씻으라는 의미다. 이런 상징성 때문에 일주문을 통과할 때는 반배를 한다. 영화 ‘봄여름가을겨울 그리고 봄’(감독 김기덕)은 호수 위 암자에서 사는 한 동자승을 통해 굴곡 많은 인생사를 보여준다. 이 암자 역시 일주문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영화 속의 일주문은 마치 한옥집의 대문처럼 굳게 닫혀있기 일쑤다. 일주문을 열 때 나오는 ‘삐그덕’ 소리. 마치 천둥번개를 몰고 오는 사물소리처럼 잠자고 있는 의식을 깨우는 소리 같다. 세속의 욕망으로 일주문을 열고 뛰쳐나가는 한 동자승의 모습을 나무라는 듯하다. 이 영화는 한 인물의 인생 여정을 사계에 비유했다. 인간으로 살아가는 것이 무엇인지를 질문한다. 이 영화는 김기덕 감독의 전작과 너무 다르다. 피 대신 잔잔한 호수 물이 있고, 가학하는 인간보다는 깨달음을 성취하려는 구도자의 모습이 담겨 있다. 관객의 시선을 화면에 집중시키는 데는 영화 세트장인 주산지가 큰 역할을 한다. 특히 암자를 뒤덮고, 마치 춤을 추듯 호수를 미끄러지는 새벽 안개는 신비스럽고 매력적이다. 반쯤 물 속에 자신의 몸을 담근 버드나무는 마치 무심하게 흐르는 시간처럼 느껴진다. 저예산 전문 김기덕 감독이 이번 영화에서 절대 포기하지 못했다는 것이 주산지에 설치된 ‘부유하는 암자’다. 2002년 5월부터 2003년 3월까지 약 1년에 걸쳐 이 암자에서 주인공의 파란만장한 삶이 그려졌다. 이 암자가 마치 선세계인 듯한 착각을 일으킨 것은, 주산지의 새벽 안개 때문이다. 주산지는 1720년 8월 조선조 숙종에 착공해 이듬해 19월 준공된 호수다. 길이 100m, 넓이 50m, 수심 8m의 아담한 호수는 주왕산 연봉에서 뻗어내린 울창한 숲으로 덮여 있다. 들리는 것은 자연의 소리고, 보이는 것은 호수에 비친 산의 그림자뿐이다. 특히 호수 속에서 자라고 있는 1백50년생 능수버들과 왕버들 30수는 독특한 매력을 지니고 있다. 아무리 가뭄이 들어도 바닥이 드러난 적이 없다고 한다. 주산지가 널리 알려지게 된 것은 영화 ‘봄여름가을겨울 그리고 봄’ 때문이다. 그 전에는 일반인보다는 사진작가들에게 사랑받는 곳이었다. 우연히 주산지의 새벽 안개를 찍었던 사진작가가 인터넷에 사진을 올린 것이 계기가 됐다고 한다. 그 후 사진작가들에게 가장 아름다운 새벽 안개를 촬영할 수 있는 곳이라는 소문이 돌았다. 그 전에는 이곳 부근에 있는 지역민에게도 잘 알려지지 않았던 곳이다. 현재 영화 세트는 철거된 상태다. 영화를 봤던 이들은 주산지에서 세트장을 상상하는 것도 독특한 경험일 것이다. 지금도 영화를 봤던 사람들이 사진기를 들고, 일주문과 암자가 세워졌던 곳을 촬영하러 많이 온다. 주산지로 들어가는 길은 마치 오지에 온 듯한 착각을 일으킨다. 제1주차장에서 제2주차장까지의 거리는 비포장 도로로 승용차로 올라가기에는 약간 부담스러울 정도다. 제1주차장에서 차를 놔두고 주산지까지 걸어가려면 약 30여 분 정도 소요된다. 오솔길 같은 분위기를 느낄 수 있어서 걸어가는 길이 전혀 지루하지 않다. 주산지 계곡을 따라 별바위까지 이르는 등산로는 매우 운치있는 경관을 자랑하고 있다. 주산지 둑 옆에는 호수 축조에 관한 내용과 다음과 같은 글귀가 새겨져 있다. “일장저수(一障貯水) 유혜만인(流惠萬人) 불망천추(不忘千秋) 유일편갈(惟一片碣)-정성으로 둑을 막아, 물을 가두어 만인에게 혜택을 베푸니, 그 뜻을 오래도록 기리기 위해, 한조각 돌을 세운다.” 주산지 이모저모 찾아가는 길 승용차 경부고속도로 신갈JC → 영동고속도로 남원주 IC → 중앙고속도로 서안동 IC → 안동시내 → 34번 국도 진보 → 청송읍 → 영천 방면 → 914번 국도 주왕산 입구 삼거리 → 영덕, 부동방면 → 주산지 버스 청송읍 → 주왕산(하루 65회, 20분 소요) 숙박시설 주산지의 새벽 안개를 보려면 주왕산 입구 삼거리에 있는 모텔(세 곳이 모여있다)을 이용하는 것이 좋다. 이곳을 지나치면 주산지까지는 민박이나 모텔 시설이 없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금호렌터카 외제차 이벤트 행사 허니문의 특별한 추억을 위해 희소성이 높은 외제차를 선택하는 신혼부부가 늘어나고 있다. 외제차는 남자보다는 신부의 선호도가 더 높고, 자유롭게 오픈이 가능한 컨버터블형을 특히 선호하고 있다. 외제차는 여행중 특별한 기분을 낼 수 있고, 로맨틱한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다. 금호렌터카는 외제차의 수요 증가로 크라이슬러와 포드자동차, 머스탱 등 신차 70여 대를 구입해서 전체적으로 1백여 대 이상 보유하고 있다. 이중 제주 지역에 약 40여 대가 배치되어 있어 현재 영업중이다. 제주도로 신혼여행을 가는 신혼부부를 위해 금호렌터카에서는 외제차 디스카운트 이벤트 행사를 펼치고 있다. 일반 요금의 50% 할인 금액으로 특별한 추억을 만들 수 있다. 이벤트 기간 12월 31일까지 이용요금 일반 요금의 50% 할인 대상지역 제주 적용대상 청첩장을 소지한 신혼부부 적용차량 BMW, Chrysler, Ford 예약신청 인터넷(www.kumhorent.com), 예약센터(064-751-8000) 깊어가는 가을에 걸어가고 싶은 은행나무 숲길부석사 건축가들이 꼽는 가장 아름다운 건축물 부석사. 가을 여행지로 손꼽히는 곳이다. 소백산맥 자락을 붉게 물들이는 저녁 노을과, 비처럼 내리는 은행나무 단풍 숲길이 깊어가는 가을을 느끼게 한다. 부석사 이모저모 승용차 경부고속도로 신갈IC → 영동고속도로 남원주 IC → 중앙고속도로 서제천 IC → 풍기 IC → 부석사 버스 풍기 → 부석사(하루 15회, 20분 소요) 입장료 어른 1천2백원, 청소년 1천원 주차요금 승용차 3천원 사찰의 매력을 느끼려면 새벽 3시와 저녁 6시에 가보라고 권하고 싶다. 새벽 3시, 사찰은 ‘정중동(靜中動)’의 공간이다. 만물은 모두 잠들어 있는 시간을 뚫고 퍼지는 스님들의 예불소리. 마치 퍼포먼스 같은 스님의 법고와 목어 그리고 운판의 연주, 마지막으로 산 전체를 감싸안으며 퍼지는 묵직한 범종소리. 어슴푸레한 안개가 휘감아 도는 사찰의 모습에 우리의 몸은 경건해진다. 움직임이 있으되 움직임을 느낄 수 없는 사찰만의 독특한 매력이다. 저녁 6시, 하루의 시작이 있으면 하루의 마감이 있다. 사찰과 저멀리 보이는 산맥을 붉게 물들이는 노을은 하루의 번잡함을 순식간에 사라지게 한다. 그리고 이어지는 스님들의 독경소리와 범종소리. 어떤 아름다운 음악과 노래도 진중한 사찰의 소리를 이겨내지 못한다. 이제는 고인이 된 최순우 전 국립중앙박물관장의 저서 「무량수전 배흘림기둥에 기대서서」라는 책으로 더욱 유명해진 부석사의 아침과 저녁은 광활한 태백산맥의 산줄기로 더욱 빛이 난다. 붉어지는 소백산 자락으로 퍼지는 법고 소리와 범종 소리를 듣는 저녁시간이야말로 왜 가을에 부석사를 가야만 하는지 느낄 수 있다. 부석사(浮石寺)라는 이름은 무량수전 서쪽의 큰바위에서 유래했다. 이 바위는 아래의 바위와 서로 붙지 않고 떠 있어 ‘뜬돌’이라고 부르고 있다. 부석사는 건축가들이 뽑는 가장 아름다운 건축물로 꼽히고 있다. 부석사는 신라 문무왕 16년 의상 조사가 창건한 화엄종찰이다. 이 절만이 가지고 있는 독특한 공간 구조와 세련된 건물들 때문에 전통적인 건축의 특성이 있다. 부석사가 들어선 터는 그리 넓은 편이 아니다. 그렇지만 정작 부석사에 들어서면 협소하다는 느낌이 들지 않는다. 일주문에서 무량수전까지는 석단과 축단이 이어진다. 이 돌계단과 축단에 의해 구분된 터에 건물이 배치되어 좁은 느낌이 없는 것이다. 또한 건물 지붕 위로 보이는 소백산맥 자락의 경치, 특히 석양이 지는 저녁의 경치는 가히 절경이라 할 수 있다. 부석사에는 국보 제17호인 무량수전 앞 석등·보물 제220호인 석조여래좌상·국보 제19호인 조사당·보물 제249호인 삼층석탑 등 국보 5점, 보물 4점, 도유형문화재 2점 등 많은 문화재를 가지고 있다. 특히 무량수전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목조건물 중 하나이다. 무량수전은 정면 5칸, 측면 3칸 규모다. 내부 기둥 사이의 거리가 크고 기둥도 높아 건물이 당당하고 안정감이 있다. 특히 유의해서 봐야 하는 것은 기둥의 안쏠림과 귀솟음, 배흘림인데, 모두 착시에 의한 왜곡 현상을 막는 효율적인 기법들이다. 안쏠림은 기둥 위쪽을 내부로 경사지게 세우는 것이다. 배흘림은 기둥머리가 넓어보이는 착시현상을 막기 위한 것이다. 그리고 무량수전의 불상은 다른 사찰과 달리 동향으로 배치되어 있다. 내부의 기둥 줄 사이로 불상을 바라보도록 해, 일반적인 불전에서는 느낄 수 없는 장엄하고 깊이 있는 공간감이 생긴다. 우리나라 전통 건축에서는 매우 드문 방식이다. 무량수전과 같이 건물의 진입 방향과 불상을 모신 방향이 다르게 처리한 곳으로 영광 불갑사 대웅전, 대전 고산사 대웅전, 공주 마곡사 대관보전 등이 있다. 부석사는 아름다운 건축술과 자연의 신비를 한꺼번에 느낄 수 있는 곳이다. 매표소에서 사찰까지 오르는 길을 노랗게 물들어버린 은행나무 단풍잎이 가을을 깊어가게 한다. 바람이 불때마다 비처럼 떨어지는 은행나무 잎의 매혹을 느끼는 것만으로 부석사는 가을에 가볼 만한 곳이다. 혹자는 이 길을 ‘영남 최고 사색의 길’이라고도 부르고 있다. 선비의 도도함 느끼는소수서원 서원은 선비와 학자들의 공간이다. 학문을 위한 공간이기에 딱딱할 것이라는 선입견이 있지만, 막상 서원은 풍류와 한가로움이 함께 들어 있는 곳이다. 우리나라 최초의 사액서원은 ‘풍류’가 있어서 좋은 곳이다. 소수서원 이모저모 승용차 경부고속도로 신갈IC → 영동고속도로 남원주 IC → 중앙고속도로 서제천 IC → 풍기 IC → 소수서원 버스 풍기 → 소수서원(하루 15회, 20분 소요) 입장료 어른 1천1백원, 청소년 8백80원 ‘풍류’를 즐길 수 있다는 것은 각박한 현대사회에서 부러운 일이다. 끝없는 경쟁 속에서 살아남으려는 도시인들의 정서는 메마르기 일쑤다. 흐르는 강물을 바라보며 책 한권을 읽을 수 있고, 불어오는 바람에 취해 나지막한 흥얼거림을 할 수 있는 곳이 있다. 바로 도도한 학자의 정신이 흐르는 소수서원이다. 소수서원은 우리나라 최초의 사액서원이다. 사액서원은 나라로부터 책과 토지, 노비를 받아 면세, 면역의 특권을 가진 서원을 말한다. 소수(紹修)는 ‘이미 무너진 교학을 닦게 한다’라는 뜻으로 학문을 부흥시킨다는 의지를 보여주는 말이다. 조선 명종은 손수 ‘소수서원’이라는 편액 글씨를 써서 하사했다고 한다. 소수서원을 멀리서 바라보면 숲이 둘러싸고 주위로 강이 흐르는 모양이다. 정문을 들어서면 강당이 보이고, 바로 북쪽에는 공부하는 선비들의 숙소로 쓰이는 동·서재가 자리하고 있다. 이곳의 동쪽 조금 뒤편에는 학구재가 자리잡고 있고, 학구재의 동편에는 지락재가 놓여있다. 정문밖 동쪽 강가 언덕 절벽 위에는 정자인 경렴정이 있어 선비들의 풍취를 느낄 수 있다. 강 건너편 경자바위에는 붉은 글씨의 ‘경(敬)’자가 새겨져 있는데, 강물의 귀신 울음소리를 멈추게 했다는 전설이 있다. 이퇴계와 주세붕 선생이 직접 친필하고 팠다고 한다. 잔잔히 흐르는 강물은 소백에서 발원하여 낙동강의 원류가 된다는 낙동원류 죽계수다. 조선시대 서원의 역사를 알고 싶은 이들은 사료전시관에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서원의 역사에서 고문서, 장서류 그리고 배출 인물과 건물의 기능까지 한눈에 소수서원의 역사를 볼 수 있다. 서원이라는 공간이 일반인에게는 친숙하지 않지만, 사료전시관에 보관되어 있는 자료를 천천히 읽어본다면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그리고 가이드의 도움을 받아 소수서원에 내려오는 전설을 듣는다면 재미가 한층 더해질 것이다. 소수서원에는 국보 제111호 회헌영정, 보물 제59호 숙수사지당간지주, 보물 제485호 대성지성문선왕전좌도, 보물 제717호 주세붕영정이 보관되어 있다. 풍기의 자랑, 인삼 풍기의 특산물로는 인삼을 꼽는다. 풍기는 미국의 화기삼, 중국의 전칠삼 등 다른 나라 삼보다 인삼 생육에 적합한 지리적 여건을 가지고 있다. 풍기인삼은 내부조직이 단단하고 치밀하여 고유의 향을 오래 간직한다. 풍기인삼은 혈압조절, 간장보호, 항암작용, 식욕증진 등에 효과가 있다. 조선 중종조 주세붕 선생이 1541년 풍기군수로 부임하면서 풍기의 토양과 기후를 조사한 결과 인삼재배지로서 가장 적합한 곳임을 발견했다. 풍기에서 제일 처음 산삼 종자를 채취하여 인삼 재배를 시작했으며, 나라에서는 풍기인삼만 이용했다는 기록이 남아 있다. 풍기에서는 매년 10월 초순에 ‘풍기인삼축제’를 펼치고 있다. 풍기인삼의 유명세 덕분에 많은 외국인 단체 관광객이 참여하는 축제로 발전하고 있다. 특히 인삼캐기 체험은 온가족이 함께 참여할 수 있어, 전국 각지에서 사람들이 찾아오고 있다. 이번 풍기인삼축제는 지난 10월 1일부터 5일까지 풍기읍 남원천 변 곳곳에서 열렸다. 글 / 최영진 기자 사진 / 정준욱·경향신문 포토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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