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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총 132 건 검색)

경향신문 ‘우리는 서로의 증언자’ 기획, 양성평등 미디어상 최우수상
경향신문 ‘우리는 서로의 증언자’ 기획, 양성평등 미디어상 최우수상
2024. 12. 05 18:12사회
... 기자) 시리즈가 양성평등 미디어상 보도부문 최우수상(여성가족부장관상)을 5일 수상했다. 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은 이날 제26회 양성평등 미디어상 수상작을 발표하며 이 기획·보도에 대해 “과거...
성평등 기본조례, ‘양성평등’으로 이름 바꾼 서울시
2024. 07. 15 21:14지역
... 조례’는 ‘서울시 양성평등 기본 조례’로 이름이 바뀌고, 조례 각 조항의 ‘성평등’ 표현도 ‘양성평등’으로 변경됐다. 일부 보수·종교 단체들은 성소수자를 지원해 동성애를 조장한다는 이유로...
‘성평등’ 대신 ‘양성평등’으로 변경…서울시 조례 58건 공포
‘성평등’ 대신 ‘양성평등’으로 변경…서울시 조례 58건 공포
2024. 07. 15 09:55지역
... 조례’는 ‘서울시 양성평등 기본 조례’로 이름이 바뀌고, 조례 각 조항의 ‘성평등’ 표현도 ‘양성평등’으로 변경됐다. 일부 보수·종교 단체들은 성소수자를 지원해 동성애를 조장한다는 이유로...
양성평등·육아지원…대표적 가족·여성 친화기업 ‘날개’
양성평등·육아지원…대표적 가족·여성 친화기업 ‘날개’
2024. 04. 24 20:00 보도자료
대한항공 대한항공은 임신과 출산·육아로 인한 퇴사 고민 없이 마음 놓고 직장을 다닐 수 있도록 배려와 제도적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대한항공은 저출생 극복과 육아 지원을 위해 임직원 누구나 일과...
대한항공

스포츠경향(총 10 건 검색)

신응진 순천향대 부천병원장, 양성평등진흥 유공 ‘여성가족부장관 표창’ 수상
신응진 순천향대 부천병원장, 양성평등진흥 유공 ‘여성가족부장관 표창’ 수상
2023. 09. 17 06:21 생활
신응진 순천향대 부천병원장 신응진 순천향대 부천병원장이 경기중부해바라기센터장으로서 양성평등진흥에 이바지한 공로로 ‘여성가족부장관 표창’을 수상했다고 12일 밝혔다. 신응진 병원장은 2021년 1월 여성폭력 피해자 통합지원센터인 ‘경기중부해바라기센터’를 유치하고 경기 서부권역 폭력 피해자의 신속한 지원을 도왔다. 특히 진료과 및 관련 부서와 협력체계를 구축하고, 운영위원회·인사위원회·사례회의 등 운영 전반을 직접 지도·감독했다. 이를 통해 2023년 5월까지 총 1150여 명에게 2만6114건에 달하는 지원 서비스를 제공하여 폭력 피해자의 회복 및 빠른 일상 복귀에 힘쓴 공로를 인정받아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또한, ‘개소 1주년 기념 아동·청소년 사이버 성폭력 심포지엄(2022년 5월)’, ‘민·관 합동 아동·여성 안전 지역 연대 캠페인(2022년 8월)’ 등을 진행하여 폭력 피해자 지원 실태를 점검하고 2, 3차 피해 방지를 위한 폭력 예방·인식 개선 활동에도 앞장섰다. 신응진 순천향대 부천병원장은 “여성폭력 피해자 통합지원센터인 해바라기센터의 주요 목표는 신속하고 원활한 피해자 지원과 조속한 일상생활 복귀다. 앞으로도 폭력 피해자의 의료지원은 물론, 일상 회복을 위한 상담·심리·수사·법률 지원 등을 통해 피해자 중심 기관이 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신 병원장은 2019년 저출산과 고령화에 대비한 인구 정책 발전 유공 ‘국무총리 표창’과 일과 가정이 양립하는 병원 문화 조성 유공 ‘보건복지부 장관 표창’을, 2023년 여성폭력 예방 및 피해자 지원 유공 ‘경기도지사 표창’을 수상하기도 했다.
[스경연예연구소] ‘바비’엔 ‘양성평등’, 왜 못 쓰죠?
[스경연예연구소] ‘바비’엔 ‘양성평등’, 왜 못 쓰죠?
2023. 07. 21 00:00 연예
영화 ‘바비’ 공식포스터. 영화 ‘바비’(감독 그레타 거윅) 리뷰에 ‘양성평등’과 ‘휴머니즘’이란 단어만 쓰면 어떻게 될까. 아주 재밌는 상황이 벌어진다. 19일 출고된 <[편파적인 씨네리뷰] ‘바비’ 그만 좀 떠먹여줘>라는 리뷰 기사엔 ‘양성평등과 휴머니즘이 생각해볼 만한 화두고 의미있는 메시지라는 건 알겠다. 그러나 그레타 거윅 감독은 관객이 영 미덥지 않은 모양인지 주입하고 또 주입한다. 강의를 억지로 듣는 학생이 된 기분도 든다’는 내용이 담겨있다. ‘바비’ 한 장면. 이후 온라인 커뮤니티에선 극과 극의 반응들이 쏟아져나왔다. 공통적인 건 ‘양성평등’이란 단어를 문제 삼았다는 점이다. 한쪽에선 ‘양성평등은 무슨. 바비랜드는 극단적 여성사회였고, 페미니즘이 남녀평등운동이 아닌 극 여성우월주의구나라고 말해주는 영화라고 느꼈는데’ ‘양성평등이라고 하는 거 보니까 페미 XXX 맞네’라고 비꼬았다. 이 작품이 극 여성우월주의라며 ‘양성평등’이란 표현은 옳지 않다는 의견들이었다. 또 한쪽에선 ‘바비 리뷰에 페미니즘이란 단어는 못 쓰고 양성평등과 휴머니즘으로 퉁치다니’ ‘영화에서 내내 페미니즘이라고 말하고 있는데 양성평등이래. 이렇게 알아듣질 못하니까 떠먹여주는 거지’라며 페미니즘을 왜 페미니즘이라 말하지 못하고 ‘양성평등’으로 에둘러 말하느냐는 비판도 있었다. 양측 의견들을 살펴본 이후 내린 결론은. “……네?!?! ‘바비’엔 ‘양성평등’이라고 쓰면, 왜 안 되나요?” ‘바비’ 속 ‘바비’ 역의 마고 로비(왼쪽)와 ‘켄’ 역의 라이언 고슬링. ‘바비’는 정확하게 양성평등(모두의 평등)과 나 자신을 사랑하고 아울러 모두를 존중하라는 휴머니즘을 목표로 한 페미니즘 영화다. 여성 정권인 바비랜드가 가부장제를 들여온 켄으로 인해 남성 정권으로 바뀔 위기에 처하자 권리를 잃었던 바비들이 자신의 권리를 되찾고, 수많은 켄들도 그동안 없었던 참정권을 부여받 내용이 담겨있다. 극여성우월주의 영화도 아니고, 누군가 함부로 표현한 ‘위험한 페미니즘’물도 아니다. 이미 기개봉작이니 영화를 본 사람들이라면 영화 전반부에 걸쳐 어떤 메시지를 담고자 했는지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다만 그 메시지를 전달하는 방법에 있어서 그레타 거윅 감독이 세련되지 못했다는 부분이 아쉬움으로 남았고, 리뷰에 적었을 뿐인데 갖가지 의견들이 난무하는 걸 보니 ‘커뮤니티 내 페미니즘에 대한 감수성은 대체 어떤 것인가’란 물음표가 남는다. 물론 다수의 의견은 아니겠지만, 혹여 서로 공격하고 반격해야만 하는 이런 감수성들이 페미니즘의 ‘대세 담론’으로 치부될까봐 조심스럽다. 과거 가부장제 사회에서 여성들을 상대로 이뤄진 불합리한 성차별과 부조리한 제도에 대해 반격하고 자신의 노력에 온당한 보상을 받을 수 있도록 권리를 되찾자는 것이 페미니즘의 내용이다. 나아가 성과 나이, 국적을 불문하고 누구나 평등하게 권리를 누릴 수 있도록 하는 시스템을 안착시키는 게 모든 사상의 이상적 목표 아닌가. ‘양성평등’과 ‘휴머니즘’을 말할 수 있는 이유다. ‘바비’의 주연과 제작을 맡은 마고 로비는 이렇게 말했다. “이 영화는 완벽하게 페미니즘의 DNA를 지닌 영화다. 그리고 또한 환상적인 영화고, 휴머니스트(인도주의적) 영화이기도 하다.”
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 쓰담걷기 활동으로 ‘ESG 경영’ 실천
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 쓰담걷기 활동으로 ‘ESG 경영’ 실천
2022. 11. 10 10:01 생활
은평 지역 4개 유관기관 합동 봉사단이 구파발천 환경정화 활동을 마친 후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여성가족부 산하 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원장 장명선)이 8일(화) 오후 서울 은평구에 위치한 지역 유관기관과 함께 ECO-플로깅* 행사(‘하천 구석구석 은평을 채우는 착한 걸음’)를 진행했다고 10일(목) 밝혔다. 이번에 진행된 ‘지역 유관기관 ECO-플로깅’은 지난 2021년 4월 지역사회 사회적 가치 성과 창출을 위해 업무협약을 체결한 은평 지역 4개 유관기관들과 함께 하는 공동 프로그램 중 하나로서, 사람과 환경을 위한 친환경 운동(플로깅 활동)을 통해 공공기관의 사회적 책임 실천 등 ESG 가치 확산을 위해 진행됐다. 이날 행사에 참여한 4개 기관(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 한국여성정책연구원, 한국행정연구원, 한국환경산업기술원)의 임직원 60여 명은, 은평구에 위치한 구파발천 일대 하천 산책길을 중심으로 쓰레기를 수거하고 낙엽을 정리하는 등 환경정화 활동을 펼쳤다. 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 장명선 원장은 “ESG 경영의 실천과제 중 하나인 이번 플로깅 행사는 운동도 하고 환경도 살리는 작은 실천으로서, 앞으로도 지역사회와 상생할 수 있는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 발굴을 통해 공공기관으로서 사회적 역할을 다할 것”이라고 행사 후 소감을 전했다. 한편, 올해부터 ‘ESG 경영’을 선포하며 전사적 역량을 집중하고 있는 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은 ESG 위원회 구성과 더불어 연중 총 8차례에 걸친 직원 참여 챌린지 등 다양한 실천과제들을 수행해 왔다. 탄소 저감을 위한 일회용품 사용 줄이기, 음식물 쓰레기 최소화, 계단 이용하기, 직원 간 물품 나누기 벼룩시장에 이어, 이번 지역사회 협력 기관과의 ‘ECO-플로깅’까지 다양한 활동을 꾸준히 진행 중이다. *플로깅(plogging) : “줍는다”는 의미의 스웨덴어 ‘플로카우프(plocka upp)’와 영어 ‘조깅(jogging)’의 합성어로 걷거나 달리면서 주변의 쓰레기를 줍는 환경정화 운동을 뜻하며 우리말 대체어로는 ‘쓰담달리기/쓰담걷기’ 등이 있음.
한국마사회, 양성평등위원회로 일·가정 양립 및 성평등 문화 개선 나서
한국마사회, 양성평등위원회로 일·가정 양립 및 성평등 문화 개선 나서
2019. 10. 25 10:33 생활
지난 10일 한국마사회 본관 국민참여 회의실에서 제1차 양성평등위원회(이하 양평위)가 열렸다. 마사회는 일·가정 양립, 양성평등 문화 조성 목적으로 발족된 이 위원회를 통해 내부 문화와 규정 속 성차별적 요소를 개선할 계획이다. 한국마사회 양성평등위원회 위원들이 한국마사회 회의실에서 일과 삶의 균형, 양성평등 이슈에 관한 토론을 벌이고 있다.마사회는 지난 4년간 여성 직원으로 이루어진 여성위원회를 운영하며 여성권리신장과 일·가정 양립을 위해 꾸준한 활동을 벌여왔다. 하지만 올해부터 진정한 양성평등을 위해 성별을 통합해 남녀 직원 16명을 대표로 선발했으며, 관련부서장과 노동조합을 포함해 위원회를 구성했다. 각 본부 직원들의 의견을 취합한 양평위 위원들은 첫 회의부터 일과 삶 균형, 생애주기 밀착형 안건, 양성평등 이슈에 관해 날카로운 의견들을 주고받았다. 여성중심 안건인 임산부 및 출산 후 모성보호 시간 사용지침 홍보와 남성중심 안건인 남자화장실 프라이버시 보호 등 남녀 성 차별의 사각지대를 밝히기 위한 양성 대표의 의견들이 회의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이날 국민패널 및 자문으로 참여한 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 최상미 강사는 “위원회의 노력이 제도 개선에 그치는 것을 넘어 문화가 될 수 있도록 일·가정 양립에 대한 패러다임 전환이 필요하다” 며 “이를 위해 필요한 성인지 감수성 향상에도 양평위가 힘써 달라”고 말했다.

주간경향(총 4 건 검색)

양성평등 육아 첫걸음은 사회 분위기 조성(2017. 02. 07 11:03)
2017. 02. 07 11:03 사회
ㆍ기업과 지자체가 나서 경쟁시키는 문화 필요… 이 기반 위에 육아정책 뒷받침돼야 웹디자이너이자 워킹맘이었던 안모씨는 일을 하는 내내 하루도 발을 동동 구르지 않은 날이 없었다. 안씨는 아침마다 잠이 덜 깬 아이에게 억지로 옷을 입히고 오전 8시 어린이집에 맡긴 뒤 종종거리며 출근을 했다. 오후 4시에는 하원 베이비시터가 아이를 하원시켜 돌봤고, 7시부터는 급히 퇴근해 집에 돌아온 안씨가 아이를 돌봤다. 안씨는 “아침에 회사로, 저녁엔 집으로 다시 한 번 더 출근했다”고 말했다. 몸이 고된 건 그나마 참을 수 있었지만 아이가 아플 땐 맡길 곳이 없어 어려움이 컸다. 양가 부모님은 아이를 봐주실 수 없었고 남편도 회사에 빠질 수 없었다. 안씨가 늘 연차를 냈고, 그럴 때마다 회사에 눈치가 보였다. 회사에 더 이상 연차를 낼 수 없는 상황이 됐을 때 열이 나 축 늘어진 아이를 어린이집에 맡기고 회사로 출근해 화장실에 앉아 펑펑 울었다. 어느 겨울날 감기가 걸린 아이는 엄마가 보고 싶다며 베이비시터와 2시간 동안 버스정류장에서 기다렸다. 버스정류장에서 벌벌 떨고 있는 아이를 발견하고 너무 놀란 안씨는 얼음장처럼 차갑던 아이의 몸을 와락 껴안았다. 안씨의 눈에서는 눈물이 멈추지 않았다. 안씨는 더 이상 버틸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결국 4년간 일하던 회사에 사표를 냈다. 안씨는 육아 부담을 오롯이 홀로 안아야 했다. 남편은 야근이 잦았고, 육아와 가사 대부분은 안씨 책임이 됐다. 안씨는 육아 부담을 도맡으면서도 집에서는 아이에게 최선을 다하지 못하고, 회사에서는 일을 잘하지 못한다는 죄책감에 시달렸다. 이는 안씨뿐 아니라 한국 엄마들이 대부분 겪고 있는 어려움이다. 그리고 이러한 어려움 때문에 아이를 낳지 않거나 적게 낳는 경우가 점점 늘어나고 있다. 이는 고스란히 저출산으로 이어진다. 지난해 한국 출산율은 1.26명에 불과하다. 서울의 한 어린이집 앞에서 퇴근길에 아이를 찾으러 간 엄마가 아이를 반갑게 안아주고 있다. / 김영민 기자 엄마의 과중한 육아 부담 최근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아이를 키우는 엄마에게는 근무시간을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 임금 감소 없이 단축시키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는 글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페이스북에 올렸다가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문 전 대표는 육아의 책임을 엄마에게만 돌려서는 한국 사회에서의 저출산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비판을 받았다. 사실 문 전 재표의 발언은 이제까지 한국 사회가 육아를 보는 전형적인 시각을 반영한다. ‘아이에겐 엄마가 필요하다’는 말로 대표되는 한국 사회의 육아관은 엄마에게 일, 가사, 육아 등 다양한 역할을 도맡아 수행해야 할 주체로 거론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대부분의 정책적 논의에 ‘아빠’의 존재는 실종돼 있다. 정부의 통계를 보더라도 육아 부담이 엄마에게 대부분 몰려 있다. 먼저 가사노동을 보자. 통계청에 따르면 2014년 기준으로 한국 여자의 가사노동시간은 3시간 14분에 달하지만 남자는 40분에 불과하다. 2004년 한국 여자의 가사노동시간이 3시간 28분이고 남자는 32분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격차가 줄어들었지만 미미하다. 맞벌이 부부의 경우라면 평균적으로 엄마가 7시에 퇴근을 한다고 쳐도 집에 도착해 가사노동까지 하고 나면 9시가 훌쩍 넘는다는 말이다. 심지어 한국 사회는 오후 7시에 퇴근하는 것도 어렵기 때문에 엄마는 하루 종일 일과 가사 및 육아에 치인다. 수많은 워킹맘들은 공통적으로 “나는 회사에서 승진이나 실적고과를 모두 포기하고서라도 가능한 한 퇴근해 집에 일찍 오려고 한다”면서도 “엄마와 아빠 모두 정시에 퇴근만 할 수 있어도 엄마만 육아를 도맡아야 하는 그런 일은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토로한다. 아빠들도 일과 육아를 병행하는 ‘슈퍼맨’이 되고 싶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대기업에 다니고 있는 30대 직장인이자 두 아이의 아빠인 ㄱ씨는 육아휴직을 신청하려고 고민하다 결국 포기했다. 사내에서 순전히 육아를 이유로 육아휴직을 쓴 사례가 단 한 건도 없었기 때문이다. ㄱ씨의 회사에서는 육아휴직을 내는 남성 직원들의 경우 ‘승포자(승진 포기자)’나 ‘퇴사 예정자’로 간주하는 분위기가 여전히 남아 있다. 육아휴직을 내면 이직을 준비한다는 소문이 돈다. 육아휴직을 냈다가 실제 이직하는 사례가 몇 건 생기자 자연스레 남성 육아휴직자는 승진을 포기하거나 다른 회사에 갈 사람 정도로 여겨지게 된 것이다. 최근 발표된 고용노동부 자료를 보면 지난해 남성 육아휴직자는 7616명으로, 전년의 4872명과 대비해 56.3%가 늘었다. 이 수치를 두고 남성 육아휴직자가 대폭 늘었다거나 눈치보기가 줄었다는 평가도 나왔지만 실상과는 거리가 있다. 사실 남성 육아휴직자는 한 해 동안 2700여명이 늘어났을 뿐이다. 여전히 남성 육아휴직자는 전체 육아휴직자 8만9795명 가운데 8.5%에 불과하다. 30~40대의 일명 ‘젊은 아빠’들 사이에서는 육아휴직 등의 수단을 통해 육아에 참여하고 싶은 욕구가 강하다. 그러나 경쟁이 치열한 한국 사회에서 육아휴직을 낸다는 것은 곧 경쟁에서 뒤처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사회적 인식이 남성들이 육아에 참여하는 것을 구조적으로 막고 있다. 양성평등제도 뒷받침돼야 한국 사회에서 남성에게 법적으로 보장된 육아휴직 기간은 전 세계 최고 수준이다. 그러나 실제 남성이 육아휴직을 사용하는 비율은 전 세계 최저 수준이다. 스웨덴은 40여년 전 저출산 극복을 위한 정책을 만들었다. 초반에는 한국처럼 엄마와 아빠에게 법적 육아휴직 기간을 보장하는 제도를 만들었다. 그러나 이 제도 하에서 스웨덴의 아빠들은 육아휴직을 사용하지 않았다. 사용 비율이 1% 이하였다. 현재 한국 상황과 비슷했던 것이다. 그러자 스웨덴 정부는 아빠의 육아 참여를 장려하기 위해 휴직을 하지 않으면 개인에게 손해가 되도록 정책을 강화했다. 현재 스웨덴은 아빠가 육아휴직을 사용하지 않으면 그 기간이 자동 소멸된다. 육아휴직 기간에도 회사를 다닐 때의 80%에 해당하는 임금이 정부로부터 나온다. 고용도 보장된다. 이렇게 정책을 만들자 육아휴직을 사용하는 아빠들의 비율이 급증했다. 현재 스웨덴 아빠들의 육아휴직 사용률은 88%로 전 세계 최고 수준이다. 한국에서 두 아이를 낳아 키우다 2년 전 스웨덴으로 이사를 한 홍민정씨는 “스웨덴에서는 언제 어디서든 아이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는 아빠의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며 “스웨덴에서는 아빠와 엄마가 함께 아이를 돌보기 때문에 엄마 혼자 육아 때문에 발을 동동거리는 상황을 별로 볼 수 없다”고 전했다. 홍씨는 대기업 사원으로서 한국에서 두 아이를 낳아 키우며 친정엄마에게 아이를 맡기고 평일에는 아이들의 얼굴을 보지 못하는 생활을 했다. 그러나 스웨덴으로 이사한 뒤로는 남편이 오후 4시에 퇴근해 집으로 돌아온다. 퇴근시간이 이른 스웨덴에서는 아빠들이 자연스레 가족과 함께하는 생활을 할 수 있고, 이것이 엄마와 아빠 모두 육아에 동등하게 참여하는 생활로 이어지고 있다. 올해 조기 대선을 맞아 대선주자들이 다양한 저출산 극복 정책을 발표하고 있다. 심상정 정의당 상임대표는 ‘슈퍼우먼 방지법’을 내놓았고, 바른정당 유승민 의원은 육아휴직 3년법을 내세웠다. 문 전 대표도 근로시간 단축과 함께 미취학 아동의 부모가 임금 감소 없이 하루 6시간만 단축해 일할 수 있는 정책을 만들겠다고 공약했다. 중요한 것은 이 제도를 실천할 수 있는 사회적 분위기를 만드는 일이다. 기업이 직원에게 일과 가정을 양립시킬 수 있도록 얼마나 배려하는지 경쟁시키고, 지자체별로 육아와 관련된 정책의 실행에 대해 경쟁시키는 등 사회적 문화를 조성할 필요가 있다. 물론 이 기반에는 엄마와 아빠 모두에게 동등하게 육아에 참여할 수 있는 양성평등한 육아정책이 바탕이 돼야 한다.
[김호기의 예술과 사회]양성평등 중요성 일깨운 (2013. 12. 17 15:52)
2013. 12. 17 15:52 사회
선진국이란 무엇일까? 앞서 발전해 잘 사는 나라를 지칭하는 말이다. 그렇다면 선진국의 조건은 무엇일까? 물질적으로 풍요롭고 정신적으로 성숙한 게 그 조건이다. 이런 선진국의 조건에서 매우 중요한 것의 하나가 양성평등의 수준이다. 인구 절반을 이루는 여성들에 대한 차별이 크다면 결코 선진국이라 하기 어렵다. 이와 관련해 특히 기억에 남는 것은 영국의 사회학자 앤서니 기든스가 준 충고다. 그는 민주적 양성평등을 통과하지 않고서는 동아시아 사회가 성찰적 현대화로 나아갈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웃 일본의 양성평등 수준은 서구 사회와 비교할 때 상당히 떨어진다. 서구 사회가 모든 측면에서 일본 사회보다 낫다고 보기 어렵지만, 적어도 양성평등의 측면에서 일본을 선진국이라 하기 어렵다. 정부는 여성들의 안정된 일자리 창출에 더 큰 관심을 기울여야 하고, 이를 위한 보육 및 노인 부양 등 공적 서비스를 개선해야 한다. 지난 2009년, 한 지자체에서 연 취업박람회에 아이를 업고 이곳을 찾은 주부가 취업게시판을 유심히 살펴보고 있다. | 김순철 기자 양성평등 문제를 생각하면 떠오르는 영화가 다. , 로 세계적 명성을 얻은 리들리 스콧 감독은 1991년 를 발표해 다시 한 번 이목을 집중시켰다. 는 두 여성이 주인공인 로드 무비다. 강압적인 남편에게 주눅들어 사는 주부 델마와 일에 지친 친구인 독신녀 루이스는 기분 전환으로 주말여행을 떠나지만, 한 남자를 예기치 않게 살해하고 도망다니게 된다는 이야기가 그 줄거리다. 는 발표되자마자 페미니즘 논쟁을 불러일으켰다. 당시 언론은 대체로 이 영화에 담긴 페미니즘의 문제의식에 대해 혹평했다. 치열하지 못하고 산만하다는 게 그 이유였다. 하지만 관객들의 생각은 달랐다. 영화는 여성의 관점에서 일과 사랑의 의미를 돌아보게 하는데, 델마와 루이스의 삶은 가사 또는 일에 시달리는 보통 여성들의 정체성과 그 변화를 상징하고 있기 때문이다. 평범한 두 여성이 벌이는 일종의 현대판 서부극은 새삼 우리 안에 놓인 가부장주의의 그늘과 양성평등의 중요성을 일깨워준다. 양성평등 수준에서 서구 사회는 동아시아와 비교할 때 나은 편이다. 하지만 서구 사회에서도 양성평등은 완전히 실현되지 않은 미완의 과제다. 특히 1980년대에 등장한 신보수주의는 가족의 가치를 중시했다. 급변하는 사회 변동 속에서 가족의 존재는 중요하다. 하지만 가족 가치에 대한 지나친 강조는 가부장주의를 강화하는 것으로 나타날 수 있다. 1990년대 초반 가 공감을 얻은 이유 중 하나는 신보수주의 아래서 가부장주의 문화가 강화돼 온 배경에서 찾을 수 있기도 하다. 문제는 우리 사회의 현실이다. 먼저 통계를 보면, 상반된 자료가 눈에 들어온다. 2011년 세계경제포럼(WEF)이 발표한 성 격차지수(Gender Gap Index·GGI)에서 우리나라는 135개국 중 107위를 차지한 반면에, 유엔개발계획(UNDP)의 성 불평등지수(Gender Inequality Index·GII)는 146개국 중 11위를 기록했다. 성 불평등지수는 유엔개발계획이 발표해 오던 여성권한척도(GEM)와 남녀평등지수(GDI)를 대체한 것이다. 내가 주목하는 것은 여성권한척도인데, 이는 여성의 정치·경제활동과 정책결정 과정 참여도를 점수로 환산한 것이다. 2008년 여성권한척도는 우리나라의 경우 100여 국가들 중 68위에 머물렀다. 돌아보면 우리 사회에서 여성의 지위는 꾸준히 향상돼 왔다. 호주제 폐지를 포함한 일련의 법 개정이 이뤄져 왔다. 전문직에서도 여성의 비중이 빠르게 증가해 왔다. 하지만 현실을 찬찬히 들여다보면 여성의 지위는 여전히 취약하기 이를 데 없다. 두 가지 점이 특히 눈에 띈다. 리들리 스콧 감독의 영화 스틸이미지. | 경향자료 사진 먼저, 여성 간의 양극화 경향이다. 전문직에 종사하는 커리어 우먼은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아온 반면, 다수의 평범한 여성은 취업 경쟁에서 배제되고 소외돼 왔다. 대학 안에서도 이제 막 입학한 여학생들은 더없이 당당하지만, 졸업을 앞둔 여학생들은 불투명한 미래로 풀이 죽어 있다. 공무원이나 저널리스트, 또는 문화 관련 기업 등 여학생들이 선호하는 직장에 들어가는 것은 바늘구멍을 통과하는 것만큼이나 어려운 일이다. 가부장적 문화는 여성 문제의 또 다른 그늘이다. 특히 동아시아에서 여전히 대다수 사회조직과 문화는 철저히 남성 중심적이다. 사회생활과 일상은 물론 각종 문화매체에서도 여성은 ‘볼 수 있는 존재’라기보다 ‘보여지는 존재’다. 강의실에서는 양성평등과 여성해방을 배우고 공감하지만 취업 면접을 위해 남몰래 성형외과를 찾는 여학생들을 보면 삶의 아이러니에 앞서 서글픔을 느끼게 된다. 양성평등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이중적 전략이 요청된다. 한편에서는 여성 전문인력을 적극 활용하는 정책이 강구돼야 한다. 해당 분야에서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전문인력이 대학을 졸업하고도 ‘취업’이 아니라 ‘취집’을 한다는 것은 인력 낭비이자 국력 낭비다. 절반의 인재만으로는 세계화가 강제하는 국가 간 경쟁에 적극 대처하기 어려울 뿐더러 이는 인권의 관점에서도 정당하지 않다. 다른 한편, 남녀 차별 해소를 위한 고용정책이 강화돼야 한다. 결코 적지 않은 여성들은 경제적 목적이든 자아실현 목적이든 일하기를 원한다. 또 일을 하고 있다 해도 상당수 여성 노동자는 비정규직에 종사하고 있다. 따라서 정부는 여성들의 안정된 일자리 창출에 더 큰 관심을 기울여야 하고, 이를 위한 보육 및 노인 부양 등 공적 서비스를 개선해야 한다. 시각에 따라서는 나의 이런 주장들의 실현 가능성에 의문을 제기할 수도 있다. 오늘날 고용 창출이 결코 쉽지 않으며, 경제위기 아래에서 일단 가장부터 일자리를 가져야 할 것이라고 주장할 수도 있다. 그러나 문제의 핵심은 태도와 의지에 있다. 이런저런 이유로 여성 문제를 외면하기 시작하면 여성의 지위는 결코 나아지지 않는다. 남성의 시선 아래 놓인 타자(他者)화된 관점이 아니라 나의 딸, 나의 어머니라는 관점에서 여권 신장과 양성평등 문제에 접근해야 한다. 델마와 루이스는, 비록 20여년 전에 만들어진 영화라 하더라도, 여전히 우리 주변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이들이다. 단지 여성이라는 이유 하나 때문에 차별을 감수해야 하는 것은 옳지 않다. 옳지 않은 것은 옳지 않은 것이지 다른 이유를 들어 그것을 정당화할 수는 없다. 다시 한 번 강조하면, 양성평등을 성취하지 않고서는 선진국으로 갈 수 없음은 너무도 자명한 사실이다. 김호기
김호기의 예술과 사회
[정치]정부 예산도 ‘양성평등시대’
[정치]정부 예산도 ‘양성평등시대’(2009. 12. 23 16:05)
2009. 12. 23 16:05 정치
ㆍ‘성인지 예산서’ 도입, 남녀에 미칠 영향 분석 국회 예산결산특별위 위원들이 12월 9일 각 부처를 대상으로 2010년도 예산안 종합정책 질의를 하고 있다. <우철훈 기자> 성 (性)인지 예산을 아시나요. 정부는 올해부터 예산을 편성할 때 ‘성인지 예산서’를 반드시 작성하고 국회에 제출하도록 돼 있다. 일반인에게는 성인지 예산이라는 말은 생소한 용어다. 성인지 예산(gender sensitive budget)은 예산의 수립·집행·결산 등 재정운용 과정에서 남녀에 각각 미칠 영향을 분석한 것이다. 흔히 성인지 예산을 여성 관련 지원 예산으로 이해하는 것은 잘못된 인식이다. 농림수산식품부의 농업인컨설팅사업을 예로 들면 농업인컨설팅사업은 경영자를 대상으로 하며, 지금까지 경영자는 농촌에서 남성으로 인식돼 왔고 남성을 대상으로 농업인컨설팅사업을 시행해 왔다. 그러나 여성도 얼마든지 경영자로서 농업인컨설팅 교육을 받을 수 있다. 이와 같이 성인지 예산은 비록 의도적인 것은 아니었지만 남성 중심적 사고의 틀에서 벗어나자는 것이 일차 목표다. 농업인컨설팅사업을 성인지 예산서로 보고된다면 컨설팅 대상자 가운데 남성과 여성 비율, 이들에게 돌아가는 수혜 등을 기입해야 하는 것이다. 반대의 경우도 있다. 지금까지 여성 대상 또는 수혜사업으로만 인식되던 사업이 남성도 받을 수 있고, 남성에게 혜택이 주어지는 경우 성인지 예산으로 분류해야 한다. 시행 첫해 기대에 못미치는 낙제점 ‘성인지 예산서’ 도입은 올해가 첫해다. 이 제도는 우리사회가 법과 제도적 측면에서는 양성평등사회를 이뤘지만 이와 더불어 정부 예산이라는 수단을 이용한다면 실질적인 양성평등사회로 가는 데 기여하게 될 것이라는 판단에서 시행되고 있다. 지난 17대 국회에서 심상정 의원(진보신당) 등의 노력으로 ‘국가재정법 개정안’에 성인지 예산 개념을 도입해 2006년 말 국회에서 통과됐다. 국가재정법(제26조)에 따르면 정부는 예산이 여성과 남성에게 미칠 영향을 미리 분석한 보고서를 작성해야 한다고 돼 있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성인지센터 마경희 연구위원은 “정부의 정책적 측면에서 남녀 차별이 사라진 만큼 보이지 않는 차별을 시정하기 위해 예산이라는 수단을 이용한 것이 성인지 예산”이라고 설명했다. 국가재정법은 2006년부터 시행됐지만 정부는 준비 미흡으로 3년간의 유예기간을 거쳐 2010년도 예산안 편성부터 적용됐다. 성인지 예산은 이와 함께 저출산 인구 감소 국면으로 가는 우리 사회에 반드시 필요한 제도로 지적되고 있다. 국회 예산정책처 관계자는 “우리나라는 저출산 고령화로 인해 2016년부터 생산 가능 인구가 줄어든다”면서 “이런 측면에서 성인지 예산은 양성평등뿐만 아니라 여성의 경제활동 측면에서도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성인지 예산서’는 시행 첫해라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낙제점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정부는 내년도 총지출액 292조원 가운데 성인지 예산으로 7조3000여 억원(2.5%)을 편성하는데 그쳤으며, 그나마 보건복지가족부의 기초노령연금지급(2조7000여 억원)과 영유아보육료지원(1조6000여 억원)을 제외하면 총예산의 1%에 불과했다. 또한 ‘성인지 예산서’를 제출해야 하는 51개 정부기관 가운데 22개 기관은 국회에 구체적인 사유 없이 ‘성인지 예산서’를 제출하지 않았다. 이들 기관에는 대통령실, 국회, 대법원 등 국가 주요 기관이 포함돼 있다. 이에 대해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정부 예산이 쓰이는 8000여 개 사업 가운데 ‘성인지 예산서’를 작성해야 하는 사업을 195개 사업으로 한정했고, 대통령실 등은 해당 사업이 없어서 제외했다 ”면서 “도입 첫해에 정확한 분석 틀도 없이 모든 부처가 ‘성인지 예산서’를 제출하는 것은 불가능했다”고 해명했다. 기획재정부가 선정한 195개 사업은 직업훈련, 장학금 지급, 일자리 창출 사업 등 계량화가 쉬운 사업이 대부분을 차지했다. 그러나 국방부의 경우 195개에 해당하는 사업이 없지만 국방 여성정책발전사업, 국방부청사 어린이집 운영, 유격장 여군 편의시설 설치 사업 등을 성인지 예산으로 보고 ‘성인지 예산서’를 국회에 제출해 다른 기관과 대조를 이뤘다. 일선 부처 정확한 개념도 몰라 성인지 예산의 주무 부처인 기획재정부의 소극적인 자세도 도마에 올랐다. 현재 성인지 예산은 기획재정부 문화예산과에서 담당하고 있다. 문화예산과가 성인지 예산을 담당한 것은 주로 여성부 예산을 담당하는 부서이기 때문이다. 문화예산과가 별도의 인력 증원 없이 이 업무를 넘겨받음에 따라 적극적으로 성인지 예산 업무를 수행하기 어려운 형편이다. 그만큼 정부에서 성인지 예산 업무는 찬밥 신세다. 민주노동당 곽정숙 의원은 “기획재정부는 성과주의제도를 도입할 당시 사업본부를 꾸리는 등 적극적인 의지를 보이던 것과는 대조적으로 ‘성인지 예산서’는 여성부 예산을 담당하고 있는 문화예산과에 겸임시키고 있다”면서 “성인지 예산서를 담당할 전담 부서를 만드는 등 성인지 예산 추진체계를 당시 정비했어야 했다”라고 지적했다. 일선 부처에서는 성인지 예산의 정확한 개념도 모른 채 ‘성인지 예산서’가 작성되기도 했다. 행정안전부는 정부청사 어린이집 운영사업을 100% 여성 수혜사업으로 분류했다. 정부청사 어린이집 운영사업은 정부청사의 입주공무원 및 인근 청사 공무원의 자녀를 대상으로 어린이집 운영을 보조하는 사업이다. 그러나 어린이집 운영사업의 수혜는 여성보다 남성 공무원이 더 많이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정부청사 어린이집 운영사업의 학부모 성별을 보면 전체 보육인원 1431명 가운데 남성 학부모가 755명으로 여성 학부모(676명)보다 80여 명 더 많았다. 성인지 관점에서 예산을 전혀 편성하지 않은 부처도 있다. 법무부의 내년도 예산사업에는 ‘성폭력 범죄자 치료·재활 활동’이라는 것이 있다. 이는 소아성기호증 등 성적 정신장애를 지닌 성폭력 범죄자를 수용·치료하는 사업이다. 이 사업에서 법무부는 성폭력 가해자(남성)에 대한 치료비를 4억3000만원 편성한 반면에 성폭력 피해자(주로 여성)의 치료비 예산은 전혀 편성하지 않았다. 성폭력 범죄의 피해자는 대부분 여성이다. 특히 ‘나영이 사건’처럼 피해자가 여성 아동인 경우 스트레스성 장애로 인해 평생을 고통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육체적 치료뿐만 아니라 정신적 치료가 필요한데도 정부는 이를 방치하고 있다. 이와 함께 ‘성인지 예산서’에 정부 총 지출 가운데 예산만 포함돼 있고, 기금이 포함되지 않은 것도 문제다. 기금은 내년도 총 지출액 292조원 가운데 89조원 규모로 30%를 차지한다. 노동부의 경우 대부분의 사업이 예산보다는 기금을 통해 이뤄지고 있지만 노동부의 성인지 지출 규모를 제대로 파악할 수 없다. 특히 고용안정·직업능력개발사업의 재원이 고용보험기금 사업(5조9000여 억원)에서 나옴에 따라 성인지 예산으로 편성되지 못했다. 2010년도 대표적인 고용보험기금사업은 ‘임신·출산 후 계속고용지원금(18억원)’ ‘육아휴직장려금(222억원)’ ‘모성보호육아지원금(3360억원) 등이다. 민주노동당 이정희 의원은 ‘성인지 예산서’에 기금을 포함시키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국가재정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커버스토리]여성계 뉴파워 주도할 양성평등본부(2008. 01. 15)
2008. 01. 15 정치
배은희·김태현씨 등 한나라당 여성정책 마련 앞장 첫째줄_이경숙, 전재희, 이계경, 진수희, 박순자둘째줄_배은희, 박미석, 이춘호, 이봉화, 조은희셋째줄_강월구, 홍인정 지난해 11월 6일 영등포 서울여성플라자에서 열린 ‘양성평등 성공시대’에 이명박 후보가 참석했다. 이날 행사에는 김윤옥 여사도 참석했다. 이명박 당선인 부부 외에 김형오 의원(현 인수위 부위원장) 부부, 원희룡 의원 부부, 이혜훈 의원 부부가 참석했다. 실생활에서 느끼는 남녀불평등 사례에 대해 후보와 참석자들이 진행자의 질문에 O와 X 표시로 답하는 양성평등지수(GQ) 높이기 퍼포먼스도 벌어졌다. 이날 행사에서 이 당선인은 “양성평등을 실현하기 위해 한나라당이 진취적으로 앞서 나가겠다”고 밝혔다. 한나라당은 보수당이라는 이미지 때문에 상대적으로 여성 정책에 소극적이었다는 평가를 많이 받아왔다. 특히 한나라당은 의원들의 잦은 성희롱 발언 파문으로 일반 여성단체로부터 비난의 표적이 됐다. 그 때문에 이명박 당선인을 도운 여성계 인사들은 어려운 조건 속에서 선거활동에 나섰다. 10월 8일 한나라당 선대위에 여성계 인물이 2명 영입됐다. 배은희 리젠 바이오텍 대표이사가 공동선대위원장으로, 전 한국여성학회 회장인 김태현 성신여대 심리복지학부 교수가 양성평등본부장으로 들어왔다. 조은희씨 인수위 여성분과 총괄 양성평등본부에서 활약한 여성계 인사들. 왼쪽부터 설대우·박명순·오숙영·조소영 위원, 김태현 본부장, 이명박 당선인, 이춘호 자문위원장, 구명숙·양건모·박희성·박은숙 위원, 변도윤 자문위원. 배 선대위원장은 미래첨단산업 분야를 맡았다. 배 선대위원장은 서울대 미생물학과와 미국 뉴욕주립대 박사 출신으로 한국과학기술원에서 의과학 연구센터 선임연구원으로 활동했다. 과학자 출신으로 바이오 벤처를 창업해 성공적인 모델을 만든 배 선대위원장의 이력은 경부 대운하 건설이라는 선거 공약이 지닌 과거 산업적 이미지를 걷어내고 미래 산업적 이미지를 심는 데 큰 역할을 했다. 12월 9일에는 선거방송연설 찬조 연설자로 직접 나서 “우주 항공, 글로벌 문화 산업 같은 미래 신산업이라 불리는 시장으로 눈을 돌려야 한다”면서 이명박 후보가 이런 미래를 열 수 있는 능력 있는 CEO임을 홍보했다. 김태현 양성평등본부장은 선대위에서 여성정책을 마련하는 데 앞장섰다. 한나라당이 친여성적이 아니라는 이미지를 극복하기 위해, 당 선대위에서는 여성학을 하면서 가족을 아우르는 인물을 찾던 끝에 김 본부장을 적격한 인물로 판단했다. 여성학자지만 급진적이지 않다는 평가를 받는 것이 한나라당의 낙점을 받는 계기가 됐다. 정두언 의원이 직접 전화를 걸어 양성평등본부장으로 활동해주길 요청했다고 한다. 한국여성학회 회장을 역임한 김 본부장은 가족학 박사로, 특히 노인 여성 쪽에 전문가다. 그는 노인 여성의 일자리 창출을 새 정부의 공약에 포함하는 데 노력했다. 여성 공약을 발표하는 문제는 여성신문사 발행인 출신인 이계경 의원과 머리를 맞대고 최종적으로 점검했다. 양성평등본부에서 구명숙 한국어문화연구소장은 여성 문제의 이슈를 정리해 이명박 당선인에게 전달했으며, 박명순 경인여대 보육학과 교수는 여성정책에서 보육문제 공약에 많은 힘을 보탰다. 박희성 서울시 운영위 부위원장은 양성평등본부의 행사를 색다른 아이디어로 진행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오숙영 오즈마케팅 대표는 리서치 회사의 대표로서 주부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짚어내 정책에 반영하는 데 힘썼다. 양성평등본부에서는 설대우 경원대 교수 같은 독특한 인물도 있었다. 남자인데다 생명과학을 전공한 설 교수는 여성정책에 많은 아이디어를 냈다. 인수위 사회·교육·문화 분과의 조은희 전문위원도 양성평등본부 수석부본부장으로 활동했다. 인수위에서 여성 분야를 총괄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경향신문 기자 출신인 조 전문위원은 이명박 당선인의 TV토론에서 여성관련 정책을 담당했으며 일류국가비전위원회(위원장 김형오 의원)에서 여성분야 공약을 마련했다. 양성평등본부에서 실무를 담당했던 당직자인 김영미 팀장 역시 인수위로 파견돼 활동하고 있다. 양성평등본부는 여성정책을 마련하는 일 외에도 12월 2일 여성계 인사 177인의 이명박 지지 선언을 이끌어내는 등 여성계에서 폭넓은 활동을 펼쳤다. 김용진 한국여자의사회 차기회장, 김조자 대한간호사협회 회장, 양일선 대한가정학회 회장, 송정아 한국가족상담교육연구소장 등이 지지선언에 참가했다. 새 정부에서 여성으로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은 김금래 선대위 비서실 부실장을 손꼽을 수 있다. 2002년 대선 당시 여성국장이었던 김 부실장은 이번 대선에서 김윤옥 여사를 수행하면서 전국을 누볐다. 이화여대 사회학과 출신인 김 부실장은 여성단체협의회의 사무총장을 역임한 후 한나라당에 입당했다. 여성단체 출신인 만큼 여성계와 고리를 연결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김금래씨 김윤옥 여사 수행 눈길 당내 인사로는 중앙여성위원회 위원장인 박순자 의원이 큰 역할을 했다. 박 의원은 경선 때부터 이명박 당선인을 지원하면서 김윤옥 여사와 전국을 돌았다. 대선에서 박 의원은 여성단체와 직능단체 관계자들을 만나고 현장의 목소리를 듣는 데 주력했다. 이번 총선에서는 경기 안산 단원을에 출마할 예정이다. 중앙여성위원회에서 활동한 당내 여성 인사로 이경숙 전 여성국장도 박 의원과 함께 많은 활약을 펼쳤다. 강남구 구의회 3선 의원인 임춘자 부위원장도 아줌마 부대를 이끌고 지지 유세에 나섰다. 여성위원회에서는 비공개적으로 이명박 당선인을 도운 인사들이 많았다. 건국대 행정대학원장인 이은재 교수는 보육·일자리·노인복지·장애인 여성 문제에 대한 정책을 자문했다. 정현주 서울북부여성발전센터 소장 외에도 남자인 인천대 권정호 교수가 자문 역할을 맡았다. 여성위원회를 통해 김숙희 전 교육부 장관, 이윤자 전국주부교실 중앙회 회장, 이정은 새마을부녀회 중앙연합회장, 안목단 한국여성복지연합회장도 지지 또는 지원활동을 펼쳤다. 선대위에서 활약한 팀장급 젊은 여성 인사들도 눈에 띈다. 강현희 경선캠프 여성단장은 선대위에서는 후보비서실 행정2팀장을 맡아 활동을 펼쳤다. 저출산 관련 보건학 박사 출신인 홍인정 팀장은 선대위 특보단에서 여성팀장으로 활약한 후 인수위 국민성공정책 제안센터에서 상임자문위원이 됐다. 강월구 여성국장은 선대위에서 여성조직 팀장을 맡았다. 오랫동안 국회전문위원으로 예산분야를 맡아, 한나라당 내부에서는 탁월한 예산전문가라고 평가받은 인사다. 강 국장은 이번 총선에서 경기 일산갑에서 출마할 예정이다. 이 당선인의 여성계 인맥으로 가장 먼저 손꼽히는 인물들은 이미 잘 알려진 인물들이다. 인수위원장을 맡고 있는 이경숙 숙명여대 총장을 비롯해 전재희·진수희·이계경·박찬숙·안명옥·고경화 의원 등은 이 당선인의 여성계 인물로 뚜렷히 각인됐다. 인수위에서 사회교육문화분과위 인수위원으로 활동하는 이봉화 전 서울시 여성가족정책관은 대표적인 이명박 당선인의 여성계 인물이다. 이 당선인이 서울시장을 지낼 때 탁월한 능력을 인정받았다. 이춘호 여성유권자연맹 회장은 여성계의 네트워크를 담당했으며, 이 당선인의 여성계 측근으로 손꼽힌다. 박미석 숙명여대 교수는 지난해 12월 24일 이 당선인이 응암동 사회복지법인 ‘선덕원’을 방문할 때 동행해 눈길을 끌었다. 이 당선자와 같은 소망교회를 다니는 박 교수는 이 당선인의 서울시장 시절 서울시장 인수위원회에서 활동했으며 서울복지재단 이사장을 역임해 이 당선인과 오랜 인연을 갖고 있다.
표지 이야기

레이디경향(총 1 건 검색)

양성평등 실천 우수기관 한국자산관리공사의 행복한 여자들
2006. 08. 01 화제
“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는 여성을 배려하는 가족 친화적인 경영이 대세입니다” 여성가족부 장하진 장관이 지상 과제라고 공언할 만큼 강조한 ‘양성평등’. 남녀 구분 없이 똑같이 분담하고 똑같이 대우받자는 양성평등을 우수하게 실천해 국무총리 표창을 수상한 자산관리공사를 찾아 현장의 목소리를 들었다. 사무실의 공기부터 달랐다면 오버센스일까. 공기업이라 자칫 딱딱하고 사무적인 분위기일 거라는 예상과 달리 사내 분위기는 자유롭고 화기애애했다. 지난 7월 5일 여성가족부 주최로 제11회 여성주간 기념식에서 양성평등 실천 우수기관으로 선정된 자산관리공사. 여성단체나 보육시설을 제외하고 공·사기업을 통틀어 유일한 수상 기관이라는 점에서 더욱 의의가 크다. 공기업의 여직원은 오랫동안 마이너리티의 대명사였다. 수적 열세는 물론이고 1990년대 중반까지는 입사 후 일정기간이 지나 전직시험을 봐야만 남직원들과 동등한 대우를 받을 수 있었으니 말이다. 자산관리공사는 남녀고용평등법 시행 이전부터 여사원제도를 폐지해 전 직원이 평등한 조건에서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직장 만들기에 노력해왔다. 신입사원 공채시 10~20%에 머물렀던 여성 비율이 최근 3년간 꾸준히 증가해 지난해에는 50%를 넘어서 전체 여직원 비율이 28%에 이르며 ‘남성할당제’를 도입해야 하지 않겠느냐는 이야기까지 나올 정도다. 여사원제도 하에 입사한 선배부터 이제 입사 반년이 넘어가는 신입사원까지, 자산관리공사의 여성 대표들로부터 양성평등에 관한 이야기를 들어보는 오후의 티타임을 가졌다. 이젠 여자 선배가 남자 후배에게 육아 휴직 권하는 시대 “제가 입사할 당시만 해도 공기업에서는 여직원은 물론 대졸 여직원은 더더욱 원치 않는 풍토였습니다. 남자들이 한 개를 완성해 인정을 받는다면 여성은 열 개 이상을 보여주어야 했기 때문에, 열 배는 일을 해야 했거든요. 한명숙 총리와 같이 정부 요직에 진출한 중장년 선배들 모두가 똑같이 겪어야 했던 과정이었겠지요. 그런 노력 덕분에 양성평등의 기반이 이뤄졌다고 봅니다.” ‘남성과 여성이 똑같이 행복한 것이 양성평등’이라 정의를 내린 노정란 혁신경영지원부장은 공사 내 유일한 여성 부장으로 3년 전부터 채용 면접관으로 참여하고 있다. 세월이 무색하다 싶은 건, 요즘 그녀가 남자 직원들에게 둘째, 셋째를 낳으라고 ‘강력 추천’하고 있다는 것. 남성들도 육아 휴직을 활용해 아이 키우는 재미를 누리는 문화가 확산되어야 한다는 것이 그녀의 주장이다. 입사 22년 차인 노 부장은 미혼이다. 김은주 희망모아관리부 과장은 육아 휴직의 덕을 톡톡히 보았다. 그녀는 90일(근무기간 기준이라 실제는 1백 일에서 조금 빠짐)의 휴직 기간 동안 정신적·육체적 피로를 풀고 편안한 마음으로 직장으로 돌아왔다고 했다. 그렇게 낳은 큰아이가 벌써 열두 살이니 자산관리공사가 얼마나 앞서갔는지 짐작할 수 있겠다. 현재 육아 휴직 기간은 1년 이내로 규정되어 있다. “누군가 육아 휴직에 들어가면 인사부에서 별도의 인력을 보충해주기 때문에, 나로 인해 다른 직원들이 힘들겠다는 부담을 덜 수 있어서 좋았어요. 그런 점이 바로 직원들에 대한 배려겠죠.” 입사 3년 차인 종합기획부 문경민씨는 입사 동기의 사례를 들려주었다. 신생아를 둔 주부인 동기는 모 대기업의 입사 면접에서 “야근은 할 수 있겠어요?”라는 질문을 받은 뒤 탈락의 고배를 마셨는데, 자산관리공사에서는 일체의 차별적인 질문을 받지 않았고 합격의 영예를 누릴 수 있었다고. 해외사업부의 황인영씨는 지난 12월 신입사원 중 여성 비율 50%를 이끈 여풍의 주역이다. 입사 전 ‘연합뉴스’의 아나운서로 3년간 재직했던 그녀는 자산관리공사의 열린 채용이 아니었더라면 이 자리에 없었을지도 모른다. “신입으로 지원하기에는 많은 나이였기 때문에 타 기업의 경우 면접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았어요. 아침저녁으로 자기개발에 부단히 노력하는 여자 선배들을 보면서 저도 가정생활과 직장생활을 잘 병행할 수 있을 거라는 자신감이 생겼습니다.” 양성 평등 문화의 영향인지는 모르겠지만, 자산관리공사에는 유독 사내 커플이 많은 편이다. 김은주 과장도 그중 하나다. 이종진 홍보실장은 “일반 금융권의 경우 구조조정시 사내 커플을 1순위로 한다는데, 본사는 사내 커플에게 가는 불이익이 전혀 없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고 풀이했다. interview 자산관리공사 김우석 사장 “직원 간의 자연스러운 어우러짐이 양성평등 문화를 이끌어냈다” 공·사기업을 통틀어 유일하게 양성평등 실천 우수기관으로 선정되었는데, 그 의의를 들려준다면. 여성가족부에서 민간 및 자체공적심사위원회의 엄격한 절차를 걸쳐 선정되었다는 점에서 CEO로서 굉장히 기쁘게 생각한다. 공기업은 뭔가 보수적이라는 인상이 있는데, 우리가 변화에 앞서고 솔선수범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고 본다. 양성평등이란 무엇이라 생각하는가. 몇 해 전 모 광고 카피 중에 ‘차이는 있지만 차별은 없다’는 문안이 있었는데, 그 말이 적확한 표현이 아닐까 싶다. 남녀의 차이를 뛰어넘어 똑같은 기회를 주는 것이다. 요즘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는 저출산 고령화 문제를 해결하는 핵심 과제가 여성 인력의 활용인데, 여성에게는 그 부담을 덜어주도록 배려하는 것까지가 실질적인 평등을 이루는 것이 아니겠는가. 양성평등 우수기관으로 선정된 비결이 무엇인지 타 기업에서 궁금해할 것 같다. 양성평등을 위한 제도적인 개혁이 큰 힘을 발휘한 것으로 보인다. 모성보호를 우선으로 직장과 가정에 모두 충실할 수 있도록 양성평등의 여건을 마련하고 기존에 여성 진출이 어렵다고 생각했던 분야에 과감히 여성 간부를 중용 육성했다. 채용에서도 남녀 구분을 두지 말고 직무수행에 필요한 능력과 실력만 보자는 게 원칙이다. 여기에 여성면접관을 배정해 자칫 양성평등에 어긋날 수 있는 질문을 근절하도록 했다. 이 같은 노력 덕분에 3~4년 전부터 여직원의 비율이 증가했고 작년에는 신입사원의 50%를 초과하는 획기적인 변화가 왔다. 공기업에는 여성 간부가 없다는데 우리는 변화를 주도하는 1급 참모 혁신지원부장이 여성이며, 일선 사령관인 여성 지사장도 있다. 직장 내 양성평등 실천을 위해 남자와 여자, 공히 가져야 할 마음가짐이 있다면. 양성평등을 위한 다양한 제도나 시스템도 필요하겠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마인드다. 남녀가 서로 동반자로 인식하고 이해하는 자세가 중요하다는 얘기다. 무엇보다 앞으로 국가경제를 위해서는 저활용되었던 여성 인력의 채용을 늘리지 않으면 지속적인 발전이 어려울 거라는 게 사회적인 공감이 아니겠는가. 이런 변화를 이젠 직원들이 수용하고 받아들이는 것 같다. 가정에서도 양성평등이 잘 이뤄지고 있는지. 평일에는 못 도와주지만 주말에는 적어도 식사 후 빈 그릇 치우기, 청소, 자동차 관리는 내 몫이다. 물론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크던 작던 가정에서 모든 의사 결정은 반드시 아내와 상의한다. 평생 공직에 몸담다 보니 사회생활에 서툰 면이 있는데 생활의 지혜는 아내들이 더 뛰어나 현명한 판단을 하는 것 같다. 2005년 1월 취임한 김우석 사장이 급선무로 생각한 것은 직원 간 인화단결. 종합 체육대회, 노조대위원들과의 정기적인 대화, 청년이사회(캠코 영라운드)와의 간담회, 월 1회 전 직원과 함께 맥주잔을 기울이는 호프데이 등을 마련해 직원들과의 스킨십 기회를 늘려왔다. 마침 노동조합 19주년 기념일을 맞이해 직원들과 탁구경기를 하고 왔다는 김우석 사장을 만나보니 양성평등은 너 나 할 것 없이 공정하게 어우러진다는 인화단결의 기치 아래서 자연스럽게 이루어진 것이 아닌가 싶었다. 글/장회정기자 사진/원상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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