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향신문(총 6,898 건 검색)
- 독재 몰아낸 시리아, 새 헌법에 ‘여성 권리’ ‘삼권 분립’ ‘언론 자유’ 명시
- 2025. 03. 14 08:36국제
- ... 수립된 시리아 과도정부가 법치의 근간이 될 새 ‘헌법 선언’을 발표했다. 헌법 선언문에는 언론의 자유, 여성의 권리, 국민 통합, 삼권 분립 등의 내용이 담겨 시리아에서 오랜 기간 이어져온 철권...
- [단독]‘극우 댓글부대’ 득세하자 댓글로 맞불···‘댓글 전쟁’에 포털·언론사도 책임
- 2025. 03. 13 06:00사회
- ... 찍은 뒤인 같은 날 오후 4시쯤에는 ‘공수처가 수사권이 없는데 수사한 것 자체가 잘못이야, 이 가짜 언론사야’라는 댓글 등이 공감 많은 상위 댓글에 노출됐다. 이들은 이런 식으로 지난 11일 오전...
- 윤석열 탄핵 심판
- 합참은 공군이 아니라 육군에 보고받고, 공군은 사고 100분 후 언론 공지
- 2025. 03. 10 18:08정치
- ... 확인하고 있다’고 합참에 보고했다. 공군은 사고 발생 약 100분이 흐른 오전 11시 41분 사고 소식을 언론에 알렸다. 공군 측은 “폭발물처리반(EOD)이 피해 현장에 출동해 MK-82 폭탄 파편을 최종...
- 공군 전투기 오폭 사고
- 일본 언론 “트럼프, 한국 언급 관세 압력 불합리···힘으로 복종 강요”
- 2025. 03. 06 11:54국제
- ...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4일(현지시간) 2기 들어 처음으로 한 의회 연설에 대해 일본 주요 언론이 민주주의 핵심 국가로서 해야 할 역할을 외면하고 자국 이익만을 중시했다고 비판했다....
스포츠경향(총 2,350 건 검색)
- “한국 감독이 뮌헨 공격했다”…홍명보 작심 비판에 독일 언론도 ‘들썩’
- 2025. 03. 18 12:51 축구
- 한국 남자축구 대표팀을 이끄는 홍명보 감독이 17일 고양종합경기장에서 열린 3월 A매치 대비 첫 훈련에 앞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독일 축구 명문 바이에른 뮌헨의 센터백 김민재(29) 기용에 대한 홍명보 한국 대표팀 감독의 강도 높은 비판이 독일 언론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이후 뱅상 콩파니 감독이 선수단에 이례적인 장기 휴가를 부여하면서 ‘뒤늦은 대책’이라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지난 17일 홍명보 감독은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을 앞두고 뮌헨의 선수 관리 방식을 정면으로 비판했다. 홍 감독은 “뮌헨에서 선수 예방 차원에서 보호하지 않다 보니, 결과적으로 우리가 중요한 일정에서 핵심 선수를 빼고 경기에 나가야 한다”며 직격탄을 날렸다. 독일 키커, 빌트, 슈포르트아인스, 슈피겔 등 주요 매체들은 일제히 “한국 감독이 뮌헨을 공격했다”는 제목으로 홍명보 감독의 발언을 비중 있게 다뤘다. 키커는 “홍명보 감독이 김민재의 부상에 대해 바이에른을 비판했다”며 “김민재는 지난해부터 계속 부상 징후가 있었다”는 홍 감독의 발언을 인용했다. 홍명보 감독의 비판대로 김민재는 지난해 10월 프랑크푸르트와의 경기 이후부터 아킬레스건 통증을 호소해왔다. 하지만 콩파니 감독은 김민재에게 많은 경기를 소화하게 했다. 올 시즌 김민재는 분데스리가에서만 26경기 중 23경기에 선발 출전해 2010분을 뛰었다. 같은 포지션의 다요 우파메카노(분데스리가 1763분), 에릭 다이어(745분)와 비교해도 월등히 많은 출전 시간이다. 유럽 챔피언스리그, 독일축구협회컵까지 범위를 넓히면 전체 37경기에 출전해 총 3175분을 소화했다. 지난 1일 독일 분데스리가 바이에른 뮌헨의 김민재가 슈투트가르트와의 경기 중 닉 볼트메이드와 볼을 다투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빌트에 따르면 김민재는 지난달 스스로 선발 제외를 요청했지만, 이마저도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지난 9일 보훔전을 제외하고 거의 모든 경기에 선발 출전하다 결국 우니온 베를린전을 앞두고 부상으로 이탈했다. 대한축구협회는 15일 “김민재가 좌측 아킬레스건염으로 인해 A매치 기간 치료 및 회복이 필요하다”며 소집해제를 발표했다. 김민재의 대체 자원으로는 FC서울 수비수 김주성이 발탁됐다. 독일 언론들은 김민재의 부상 이탈 직후 콩파니 감독이 취한 조치에도 주목했다. 콩파니 감독은 대표팀 소집 대상이 아닌 선수들에게 8일간의 휴가를 부여했다. 슈포르트아인스는 “마이클 올리세(프랑스), 자말 무시알라(독일) 등 대표팀에 소집된 선수들을 제외한 나머지 선수들은 8일간 휴가를 받게 됐다”며 “24일 월요일에야 다시 트레이닝이 시작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빌트는 “시즌 중반에 8일이라는 긴 휴가를 부여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고 강조했다. 토마스 뮐러, 세르주 그나브리, 에릭 다이어 등 많은 선수가 휴가를 즐기기 위해 여행을 떠났고, 부상자인 김민재와 마누엘 노이어만 재활을 위해 뮌헨에 남아있다. 슈포르트아인스는 “이 조치의 배경에는 올여름 예정된 클럽 월드컵이 있다”며 “그때까지 촘촘한 일정으로 인해 긴 휴식을 취할 기회가 거의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홍명보 감독은 뮌헨의 선수 관리 방식에 대해 명확한 견해를 밝혔다. 그는 “김민재에 대한 부상 위험 신호는 지난해부터 있었다. 우리 대표팀도 이 사실을 충분히 알고 있었다”며 “그래서 우리는 월드컵 예선이라는 중요한 경기가 있더라도, 선수 보호 차원에서 김민재를 기용하지 않는 결정을 내렸다”고 강조했다. 대표팀은 20일 오만, 25일 요르단과의 월드컵 3차 예선을 앞두고 있다. 두 경기에서 모두 승리하면 2026 북중미 월드컵 본선 진출을 확정 짓는 중요한 일정이다. 그러나 김민재의 부상으로 센터백 조합을 새롭게 구성해야 하는 부담을 안게 됐다. 한편 김민재의 복귀 시점은 아직 명확하지 않다. 빌트에 따르면 수술은 필요하지 않으며, 염증을 완전히 치료하는 데 집중할 예정이다. 뮌헨은 다음 달 9일과 17일 인테르 밀란(이탈리아)과의 챔피언스리그 8강전, 같은 달 13일 도르트문트와의 분데스리가 경기 등 중요한 일정을 앞두고 있다.
- “전적은 천위페이가 앞선다” “이길 준비 됐기를”···‘셔틀콕 여제’ 안세영을 또 만나는 천위페이, 中 언론들의 ‘희망가’
- 2025. 03. 14 14:02 스포츠종합
- 안세영. 게티이미지코리아 “그래도 상대 전적은 천위페이가 앞선다”, “이길 준비가 됐기를 바란다” ‘셔틀콕 여제’ 안세영(삼성생명)과 전영오픈 8강전을 앞둔 천위페이를 향한 중국 언론이 내세우는 ‘희망’이다. 여자 배드민턴 세계랭킹 1위 안세영은 지난 13일 영국 버밍엄에서 열린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월드투어 슈퍼 1000 전영오픈 여자 단식 16강전에서 커스티 길모어(스코틀랜드·33위)를 2-1(21-12 16-21 21-8)로 제압하고 8강에 올랐다. 안세영의 8강 상대는 전영오픈 직전 오를레앙 마스터스에서 맞대결을 펼쳤던 중국 여자 배드민턴의 간판 천위페이(13위)다. 오를레앙 마스터스에서는 안세영이 2-0(21-14 21-15)으로 천위페이를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안세영에게 있어 천위페이는 야마구치 아카네(3위·일본)와 함께 숙적으로 꼽히는 선수다. 둘다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이며, 실력도 세계 최정상급인만큼 둘의 맞대결은 늘 관심을 받는다. 안세영. 신화연합뉴스 통산 상대전적은 안세영이 10승12패로 약간 밀린다. 최근 5번의 맞대결에서는 승패를 주고받은 끝에 안세영이 3승2패로 살짝 앞서 있다. 중국에서도 천위페이는 안세영을 상대로 승리할 수 있는 몇 안되는 선수로 꼽힌다. 그래서 중국 언론의 기대도 대단하다. 중국 ‘소츄닷컴’은 14일 “천위페이는 세계랭킹 1위 안세영과 8강에서 만나게 됐다”며 “안세영은 올해 첫 3개의 월드 투어 이벤트를 모두 우승하며 이번 전영오픈의 절대적인 우승후보로 꼽히고 있다. 하지만 상대전적은 천위페이가 안세영에 12승10패로 앞서 있다”고 전했다. 또다른 중국매체인 ‘소후닷컴’은 “천위페이는 4강 티켓을 놓고 안세영과 경쟁한다. 그가 강력한 상대를 이길 준비가 됐기를 바란다”고 했다. 천위페이. 게티이미지코리아
- 강선우 의원 “‘계엄옹호 다큐’ 독일 방송, 현지언론에 ‘실수’ 인정”
- 2025. 03. 14 03:01 연예
- ZDF 홈페이지 캡처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을 옹호했다는 논란이 제기된 다큐멘터리를 방송하지 않고 삭제한 독일 공영방송이 이 사안과 관련해 현지 언론에 자신들 실수를 인정했다고 더불어민주당 강선우 의원이 13일 전했다. 독일 방송사 피닉스는 당초 ‘중국과 북한의 그늘에 가려진 국가 위기’라는 제목의 28분짜리 다큐멘터리를 지난 6일(현지시간) 방송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이 다큐에 대해 ‘계엄 옹호 입장을 일방적으로 전달했다’는 파문이 일자 해당 영상을 방영하지 않고 홈페이지에서도 삭제를 했다. 민주당 국제외교협력본부장인 강선우의원은 해당 다큐멘터리 편향성에 대해 방송사 측에 항의서한을 보낸 바 있다. 강 의원은 또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와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위원들에게 업무 협조를 요청해 유관기관들 적극적 대응을 촉구했다. 민주당 내 재외동포정책 담당기구 ‘세계한인민주회의’를 통해 독일 교민사회에도 관련 내용을 전달했다. 독일 유력지 ‘쥐트도이체 자이퉁’은 피닉스 방송사에 영상 삭제 경위를 취재했고, 피닉스 측은 “우리가 실수했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인정하는 취지의 답변을 했다고 강선우 의원은 밝혔다. 문재인정부 당시 독일 대사를 지낸 정범구 전 의원도 이에 대해 SNS에 글을 올려 “(방송사가) ‘우리가 실수한 사실을 인정하고 있다’는 입장을 냈고 이를 독일 유력지가 자세히 다뤘다”고 전했다. 정 전 대사는 “이 다큐멘터리는 한국 극우 유튜버 등의 시각만을 일방적으로 전달해 국내외 여론의 질타를 받은 바 있다”며 “우리 독일 교민들을 중심으로 한 양심 세력들의 적극적 문제 제기와 항의 덕에 방송 철회가 가능했다”고 전했다.
- 허벅지 부상으로 교체→연인과 리우 카니발 참석···원성 자자한 팬들, 현지 언론도 날선 비판 “네이마르, 더이상 축구가 최우선이 아닌것 같다”
- 2025. 03. 11 11:26 축구
- 네이마르 인스타그램 캡처 무려 17개월 만에 브라질 대표팀 복귀를 앞두고 있는 네이마르(산투스)가 부상을 당한 가운데에서도 소속팀 경기 전날 연인과 카니발을 즐겼던 모습이 포착돼 큰 비난을 받고 있다. 네이마르는 10일(현지시간)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오늘 경기장에서 뛰며 팀 동료를 돕고 싶었지만, 지난주 목요일 약간의 불편함을 느껴 출전할 수 없었다. 오늘 아침에도 검사받았지만, 여전히 통증이 있었다”며 “불행히도 이것은 축구의 일부다. 더 강해져 돌아오겠다”고 자신의 부상 상황을 알렸다. 이에 대해 AP통신은 “네이마르가 지난 2일 열린 레드불 브라간티누와 2025 상파울루주 챔피언십 파울리스타 8강전에서 왼쪽 허벅지 부상으로 교체됐다”고 전했다. 결국 네이마르는 현지시간으로 9일 열린 코린치앙스와 4강전에 교체 멤버로 벤치만 지켰고, 팀도 1-2로 패하면서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산투스 구단은 경기 직전까지도 네이마르의 부상 소식을 전하지 않았다. 산투스의 페드루 카이시냐 감독은 4강전이 끝난 뒤 “단순한 불편함이었지만 출전할 수는 없는 상태였다”며 “스쿼드에 포함하겠다고 내가 부탁했고 네이마르가 받아들였다. 네이마르도 경기에 나설 수 없어 힘들어했다”고 감쌌다. 네이마르 인스타그램 캡처 그런데 문제는 네이마르가 허벅지 통증으로 교체됐던 8강전 이후 연인 및 팀 동료와 함께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열린 카니발의 삼바 스쿨 퍼레이드를 지켜보는 장면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공개했다는 것이다. 이를 두고 현지 언론들은 “만약 정말 부상이라면 카니발에 참석하는 게 회복에 집중하지 않는 모습으로 비칠 수 있다”며 “이제는 축구가 네이마르의 삶에서 더이상 최우선 순위가 아닌 것 같다”고 비난의 목소리를 냈다. 네이마르는 2019년 파리 생제르맹(PSG)에서 뛸 때도 발목 골절상으로 회복 중인 상태에서 카니발에 참석, 거센 비판을 받은 적이 있다. 특히 브라질이 현지시간으로 20일(콜롬비아)과 25일(아르헨티나) 2026 북중미 월드컵 남미예선 13~14차전을 치르는데, 브라질 대표팀에 17개월 만에 복귀를 앞둔 네이마르의 이런 처신은 팬들의 공분을 자아내기에 충분했다. 네이마르. AP연합뉴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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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네프리뷰]9월 5일: 위험한 특종-언론 역사 새로 쓴 ‘테러 생중계’의 뒷이야기(2025. 02. 12 06:00)
- 2025. 02. 12 06:00 연예
- 영화는 아날로그로 제작되는 방송프로그램이 어떠한지 사실적이고 박진감 넘치게 묘사한다. 특종을 위한 방송사 간 경쟁, 현장에서 벌어지는 인간적 갈등을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 롯데엔터테인먼트 제목: 9월 5일: 위험한 특종(September 5) 제작연도: 2025 제작국: 독일 상영시간: 95분 장르: 스릴러 감독: 팀 펠바움 출연: 피터 사스가드, 존 마가로, 벤 채플린, 레오니 베네슈 개봉: 2025년 2월 5일 등급: 15세 이상 관람가 수입/배급: 롯데엔터테인먼트 영화를 보며 떠올렸던 것은 지난해 12월 3일 밤, 김용현 당시 국방부 장관이 양손에 비화폰을 들고 번갈아 가며 계엄을 지휘하는 모습이다. 본인은 심각했겠지만 상상해보면 뭔가 초현실적이고 우스꽝스러운 이미지다. 다들 알다시피 그 시도는 실패했다. 영화 <9월 5일: 위험한 특종>이 묘사한 ‘1972년 9월 5일 새벽, 독일 뮌헨올림픽의 참사를 생중계한 미국 ABC 방송국의 현지 뉴스룸’이 그랬다. 이날 팔레스타인 테러 단체 ‘검은 9월단’은 이스라엘 올림픽 대표선수 5명, 심판 2명, 코치진 4명 등 총 11명을 인질로 잡고 이스라엘에 구금된 팔레스타인 포로 234명 등의 석방을 요구했다. 1972년이다. 당연히 휴대전화도 없을 때다. 공중전화와 무전기를 동원한 총력 중계다. 절대적으로 부족한 정보는 스튜디오에 앉아 있는 앵커가 순발력 있는 설명으로 보충했다. 중계팀은 막 교체해 들어온 스포츠 담당팀이었다. 이렇게 쓰니 뭔가 엉망진창 스크램블 코미디처럼 느껴지겠지만, 영화 분위기는 전혀 그런 것이 아니다. 영화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은 당시 독일어 통역 아르바이트생으로 방송국이 고용한 젊은 여성이다. 당연하다는 듯이 그에게 커피를 타오라고 심부름을 시키는 중년 남성 간부 때문에 로컬 방송의 탈출자 인터뷰 말을 알아들을 수 없어 ABC는 세기의 특종을 놓칠 뻔했다. 휴대전화도 없던 시절의 취재 분투기 미디어 역사 최초로 전 세계에 생중계된 이 테러 사건은 전 세계에서 약 9억명이 지켜봤다고 한다. ABC 방송 스튜디오는 마침 선수촌을 들여다볼 수 있는 건물에 자리 잡고 있어 세기의 특종을 잡았다. 문제는 9억명의 시청자 중 검은 9월단 테러범들도 있었다는 것이다. 인질 사건이 발생하자 서독 경찰은 대테러팀이 아닌 일반 경찰서 강력계쯤에서 흔히 봄 직한 중년 형사 3~4명을 투입했고, 이러한 ‘작전’은 인질이 억류된 이스라엘 선수촌 아파트 TV에도 실시간으로 나오고 있었다. 당연히 구출 작전은 실패. ‘검은 9월단’은 이스라엘이 억류하고 있는 팔레스타인 포로와 독일 극좌 무장단체인 ‘바더 마인호프’의 두 지도자 석방을 요구했다. 요구 조건을 들어줬을까. 대치가 길어지면서 이들이 서독 당국에 다시 요구한 건 이집트로 망명을 위한 헬기 제공이었고, 그건 받아들여졌다. 이미 인질 2명이 사망했고, 나머지 9명과 이들 테러단의 비극적인 운명이 결정된 곳은 헬기에서 비행기로 갈아타기 위해 간 공항이었다. 세기의 특종을 한 이들은 샴페인을 터뜨리며 자축한다. 테러 생중계 방송 시청률은 1969년 아폴로 11호의 달 착륙 때를 넘어섰다고 한다. 그러나 자축할 일만은 아니다. ‘세기의 오보’도 남겼다. 공항에서 들려온 첫 소식은 인질 전원 구출이었다. 교차검증이 되지 않은 이 소식을 전할지 말지 고민하던 현장 지휘 데스크가 꺼내든 해법은 ‘전하는 말에 따르면’이라는 수식어를 덧붙이는 것이다. 맞아떨어지면 대박이었겠지만, 이 도박은 실패했다. 세계적 특종 뒤에 남는 역사적인 오보 영화는 아날로그로 제작되는 방송프로그램이 어떠한지 사실적이고 박진감 넘치게 묘사한다. 특종을 위한 방송사 간 경쟁, 현장에서 벌어지는 인간적 갈등을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방송사별로 할당된 위성 송출 시간이 있어 CBS에 생존자 인터뷰 영상 중계 화면을 넘겨야 할 상황에 이르자 ABC 담당자들은 넘길 화면에 ABC 로고를 박아버린다. 영화는 97회 아카데미 각본상, 82회 골든글로브 시상식 작품상에 후보로 지명돼 있다. 뮌헨올림픽 참사와 연관된 두 영화 /유니버설 픽처스 코리아 뮌헨올림픽 테러를 다룬 영화라면 가장 먼저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뮌헨>(2005)이 떠오른다. <9월 5일: 위험한 특종>을 보기 전에 테러와 보복의 악순환 문제를 스필버그가 앞서서 워낙 묵직하게 다뤄놨기 때문에 더 건질만 한 게 있을까 하는 생각을 했는데 기우였다. 스필버그의 <뮌헨>은 뮌헨올림픽 참사가 아니라 참사 이후를 다룬 영화다. 참사 이후 11명의 희생자에 맞춰 ‘검은 9월단’을 이끄는 수뇌부 11명을 이스라엘 정보기관 모사드의 비밀 요원이 차례차례 찾아가며 암살하는 것이 골자다. <뮌헨>에서 가장 인상적인 장면은 영화의 마지막이었다. 끝없는 보복에 회의를 느낀 주인공이 뉴욕 맨해튼 건너의 한적한 공원에서 조직의 수장과 언쟁을 벌인 후 현장을 떠나는데, 그가 힐끗 쳐다보는 맨해튼 마천루엔 세계무역센터 쌍둥이 빌딩이 무심한 듯 서 있다(사진). 무한 반복되는 증오와 보복이 결국 2001년 9·11 테러를 낳았다는 암시다. <9월 5일: 위험한 특종>을 보며 떠올린 또 한 편의 영화는 울리 에델 감독의 2008년작 <바더 마인호프>다. 영화는 나치즘에 대한 반성 없이 국가폭력으로 치닫는 서독 정부와 기득권에 저항하던 학생운동가의 시각으로 만들어졌다. 안드레아 바더는 좌파 학생운동 지도자, 올리케 마인호프는 그들에 동정심을 갖고 취재하던 좌파 언론인이다. 전 세계 피억압 민중의 동시 무장봉기로 세계해방이 가능하다고 믿은 이들은 국제연대 활동을 벌이다 감옥에 갇히는데 적어도 이들의 눈에 비친 서독 정부는 위선적이고 가면 쓴 파시스트였다고 영화는 주장한다. 두 영화 모두 훌륭한 영화고 보고 나면 할 말이 많아지는 영화다. <9월 5일: 위험한 특종>을 보고 뭔가 아쉬움이 남는다면 한 번쯤 찾아 감상하는 것도 좋을 듯싶다.
- 시네프리뷰
- 언론단체들 “윤 대통령 즉각 퇴진, 구속수사 촉구”(2024. 12. 04 11:25)
- 2024. 12. 04 11:25 사회
- 전국언론노동조합, 한국기자협회, 한국사진기자협회 등 현업 언론인으로 구성된 단체들이 12월 4일 오전 한국프레스센터 앞마당에 설치된 언론자유 상징 조형물 ‘굽히지 않는 펜’ 앞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계엄선포는 헌법 위반이라며 윤 대통령 퇴진을 촉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기자협회 등 현업 언론인으로 구성된 9개 단체는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했다가 해제한 것과 관련해 “즉각 퇴진과 구속 수사”를 요구했다. 이들 단체는 12월 4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 앞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계엄 선포는)군을 동원해 민주 헌정질서를 중단하고 국민 기본권과 언론자유를 짓밟은 헌법 위반이자, 헌정질서 파괴이며, 내란죄로 다스려야 할 중범죄”라고 규정하고 이같이 주장했다. 이들은 “야당의 예산삭감과 국무위원 탄핵 등을 계엄 선포 배경으로 둘러댔으나 어느 하나도 헌법이 규정한 계엄 선포 사유가 될 수 없음은 너무나 명백하다”며 김용현 국방부 장관 등 비상계엄에 관여한 이들도 구속 수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회견문에는 한국기자협회, 방송기자연합회, 한국사진기자협회, 한국영상기자협회, 한국편집기자협회, 한국PD연합회, 한국방송촬영인연합회, 한국방송기술인연합회, 전국언론노동조합이 이름을 올렸다. 단행본 출판사들의 모임인 한국출판인회의도 같은 날 성명을 통해 “이번 비상계엄령 선포는 헌법에서 정의한 민주국가의 기본 원칙을 근본적으로 훼손하는 조치”라며 “국민의 기본권과 헌법적 가치를 심각하게 침해하는 행위였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계엄사령부 포고령에 따라 출판의 자유마저 일시적으로 제한되었고, 표현의 자유는 억압당했다”며 “불과 6시간 만에 출판의 자유를 제하려는 시도는 좌절되었지만, 우리는 결코 지난밤의 악몽 같은 시간을 잊을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는 출판이 단순히 책을 만드는 행위가 아닌 진실을 기록하고, 자유를 수호하며, 시대를 앞서 나가는 움직임임을 되새긴다”며 “이 땅의 모든 출판인은 지금의 위기를 외면하지 않을 것이며, 역사 앞에서 침묵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출판인회의는 “민주화 운동의 험난한 길목에서도 출판은 진실과 저항의 상징이었으며, 자유를 향한 전초기지였다”며 “출판의 자유를 억압하려는 모든 시도에 맞서 싸울 것이며, 이 땅의 출판이 다시는 침묵을 강요받는 일이 없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 [꼬다리] 언론은 계속 ‘질문’을 한다(2024. 11. 08 16:00)
- 2024. 11. 08 16:00 사회
- 픽사베이 “(해당 언론은) 약자의 목소리를 담아야 정의를 세운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회사 입장을 반영해주지 않았습니다.” “(언론이) 약자 입장을 보도하는 것이 훨씬 자극적이고 독자에게 어필할 수 있어서 회사 입장을 보도해주지 않았다는 취지인가요?” “네. 그런 취지입니다.” SPC그룹의 ‘민주노총 화섬식품노조 파리바게뜨지회 조합원 탈퇴 종용’ 재판의 한 장면이다. SPC그룹 홍보담당 전무가 증인신문에서 이렇게 말했다. 그는 SPC 측 변호인단 질의에도 수긍했다. 수많은 진술 중 유난히 이 대목에 생각이 머문 까닭은 언론을 바라보는 시각을 엿볼 수 있어서다. ‘약자’라는 표현을 쓰고 있는데 엄밀히 말하면 ‘소수자’의 목소리일 것이다. 그렇다면 언론은 왜 소수자의 목소리에 주목할까? 내 생각은 이렇다. 소수자들도 목소리가 있음을 공론장으로 가져와 알리는 ‘스피커 역할’이 곧 언론의 책무여서다. 다수의 목소리는 다양한 창구로 곧잘 전달된다. 자본을 업은 기업이라면 더 그렇다. 회사 견해를 담은 입장문부터 언론 인터뷰 등까지 다양하다. 공식 채널로 나온 사측의 입장을 언론이 무시하기란 어렵다. 소수자에 대한 보도는 언론으로선 더 검증이 필요한 일이기도 하다. 소수자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일 당위성이 있어도 그걸 보도하는 건 또 다른 문제인 셈이다. 정의를 세운다고 생각해서라거나 자극적이어서 약자, 소수자들의 목소리를 보도한다는 논리는 그래서 참으로 빈약하다. SPC 재판에선 사측이 언론 대응을 위해 어떻게 나섰는지가 낱낱이 드러났다. 복수 노조를 이용해 사측의 입장을 마치 노조의 입장인 것처럼 알리는 식이다. SPC 측은 이러한 행위가 “보도 균형을 위해서”라고 주장한다. 특정 사안에 관한 내용을 언급했지만 최근 들어 ‘내편 네편’을 가르는 말로 ‘가짜뉴스’가 오염돼 사용되고 있다는 생각을 자주 한다. 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라 ‘불순한’ 목적으로 허위보도가 이뤄졌다는 의심을 받기도 한다. 의심에서 그치지 않고 수사가 이뤄지고 재판으로까지 이어지는 건 꽤 생경한 장면이다. 이런 틈을 비집고 사건 관련자들의 말은 계속 뒤바뀌고, 검증되지 않은 정보는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마구 퍼진다. 믿고 싶은 것만 보는 틀 안에는 참과 거짓, 사실과 의견, 진실이 한 데 뒤섞여 있는 듯 보인다. 언론은 어디를 향해야 할까? 자문해 본다. 영화 <트루스>(Truth·2015)는 미국 방송국 CBS 뉴스프로그램팀이 미국 부시 대통령의 군 복무 비리 의혹 사건을 다루면서 오보 논란 등에 휩싸이고, 이를 해명하는 일련의 과정을 그린다. 주인공들이 ‘우리가 잘 가고 있는 걸까’ 의심하며 흔들릴 때 선배 언론인 댄(로버트 레드포드 분)이 말한다. “질문한다는 건 중요한 일이야. 어떤 이들은 쓸데없는 일이라 하고, 어떤 쪽에서는 늘 우리더러 편파적이라고 하겠지만, 우리가 질문을 멈추는 순간 패배하는 것이네.” 이 지점에서 나는 언젠가 세월호 유가족이 말한 “관심이 곧 진실입니다”를 대비해 본다. 그리고 스피커가 닿아야 하는 지점에 관심을 기울여 질문하고, 기록하는 걸 멈추지 말아야겠노라 다짐한다.
- 꼬다리
- [꼬다리] 언론 압박이 별건가(2024. 04. 03 10:54)
- 2024. 04. 03 10:54 정치
-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3월 25일 서울 성동구 한양대학교에서 현장 선거대책위원회를 마친 뒤 기자들 질문에 답하고 있다. JTBC 유튜브 갈무리 국민의힘을 취재한 지 2년 6개월, 그사이 몇 번이나 당대표가 바뀌었다. 이준석 대표는 쫓겨났고, 김기현 대표는 사퇴했으며, 중간엔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이 있었다. 지금은 한동훈 비대위원장 체제다. 각자 정치 이력도 성격도 다르다 보니 기자들 질문에 답하는 스타일도 천차만별이었다. 한 위원장의 답변 방식은 그중에서도 독특했다. 비아냥, 반문 화법, 따발총처럼 쏘아대는 말투를 지적하는 게 아니다. 그런 건 SNL코리아 ‘한동안’ 캐릭터가 맛깔나게 그려놨다. 지난해 12월 법무부 장관 신분으로 한 위원장이 국회를 찾은 날의 일이다. 어느 기자(편의상 A매체 B기자라고 하자)가 ‘김건희 여사 명품백 수수 의혹’에 대한 입장을 묻자 그는 “민주당이 저한테 꼭 그거 물어보라고 시키고 다닌다고 그러더라”고 답했다. 기자가 ‘질문 사주’를 받은 것 아니냐는 검증된 적 없는 주장이었다. 당시 명품백 의혹은 이미 공론화돼 고발까지 이뤄진 사안이었다. 특검 얘기도 나오고 있었다. 사법 행정을 관장하는 장관 말고 누구에게 묻나. 하물며 그가 신임 비대위원장으로 유력 거론되던 시점이었고, 총선까지 반년도 남지 않은 때 여당 대표 입장은 국민 평가를 가름하는 기준이 될 수 있었다. 유의미한 질문 아닌가. 당시 B기자 옆에서 나도 “이준석 전 대표는 ‘한 장관은 특검을 총선 이후에나 하자고 할 것’이라던데 어떻게 생각하나”라고 질문했다가 한 소리 들었다. “이준석 대표더러 직접 물어보라고 하시죠.” 나는 이 대표 대신 질문한 게 아니라 그 같은 의견·의혹 제기에 대한 한 위원장 입장을 물은 것이었다. 굳이 말하자면 독자 대신이었다. 한 위원장의 ‘고발 사주’ 의혹이 혹여나 진실로 밝혀진다면 ‘그래서 남도 그렇게 의심했구나’ 생각해야 하나. 비교적 최근인 지난 3월 25일엔 이런 일이 있었다. 한양대학교에서 선거대책위 회의를 마친 한 위원장이 ‘정권심판론’에 대해 “정말 심판받아야 할 사람들은 이재명과 조국”이라며 “(그런데) 국민이 (이들 범죄와 수사 내용을) 망각하고 있다”고 말하자, 기자들 사이에서 ‘조만간 박근혜 전 대통령을 만날 계획으로 아는데, 같은 비판(범죄 사실 망각)이 나올 것 같다’는 물음이 나왔다. B기자였다. 한 위원장은 “A매체 B기자죠? 또 그런 질문을 한다”, “그냥 B기자의 비판 아닌가”라고 맞받았다. 그러고 보니 ‘한동훈 비대위’ 들어 국민의힘 당직자들은 백브리핑(비공식 브리핑)마다 매체와 기자 이름을 밝히고 질문해 달라고 요청하고 있다. 이런 일까지 시시비비하고 싶지 않아 슬며시 지나갔지만 생각해 보니 이상하다. 보통은 대통령 신년 기자회견, 당대표 기자 간담회 때나 이렇게 했다. 마음에 안 드는 질문을 하면 그 기자 이름을 기억해 두려 하나. 한 위원장 팬클럽인 ‘위드 후니’에 “좌파 기자” 등 B기자에 대한 비난이 올라왔던데, 설마 한 위원장 본인이 ‘좌표찍기’를 유도하려 한 건 아니라고 믿고 싶다. 취임사에서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을 ‘오마주’한 그다. 트럼프가 CNN 기자를 콕 집어 비난하다가 입은 오명을 알 것이다. 굳이 ‘입틀막’하지 않아도 권력은 질문과 이견을 위축시킬 수 있다. 언론 압박이 별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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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시대 리더를 말한다]영국 언론인 다니엘 튜더가 바라본 한국의 리더
- 2013. 09. 10 16:07 화제
- 이쯤 되니 보다 객관적인 시각으로, 그러나 애정 어린 시선으로 한국 사회의 리더들을 바라볼 필요가 있겠다. 영국 맨체스터 출신의 언론인 다니엘 튜더(31). 옥스퍼드 대학교 재학 시절, 2002년 한일 월드컵을 보러 한국을 방문했던 그는 열정적이고 활기 넘치는 한국, 속정 깊은 한국인들에게 빠져든 것이 계기가 돼 경제 주간지 「이코노미스트」 한국 특파원으로 근무했다. 각계각층의 사람들을 인터뷰하며 누구보다 면밀하게 한국을 관찰한 그에게 ‘좋은 리더의 예’를 물었다. 미래를 내다보는 혜안을 가져야 리더. 사전적인 의미로 ‘어떤 조직이나 단체 등에서 목표의 달성이나 방향에 따라 이끌어가는 중심적인 위치에 있는 사람’을 뜻한다. 구성원을 책임지고, 집단과 외부의 조정 기능 역할을 한다. 학자 L.아위크는 리더십에 필요한 요건으로 용기, 의지력, 마음의 유연성, 지식, 고결한 성품을 들었다. 더불어 공정과 성실함을 잃지않음으로써 부하에게 신뢰를 받는 일이 중요하다고 했다. ‘북핵’, ‘한강의 기적’, ‘6·25전쟁’으로 대변되던 한국을 생생한 체험 시각으로 정리한 책 「기적을 이룬 나라 기쁨을 잃은 나라」의 저자 다니엘 튜더. 그가 바라본 ‘한국의 리더’는 어떤 모습일까. “개인적으로 이제 한국의 리더들은 과거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대다수의 한국 리더들은 아직도 ‘박정희주의’에 빠져 있는 듯합니다. 이들은 ‘발전 또 발전’을 부르짖으며 수치와 양적인 것들에 집중하죠. 물론 박정희 전 대통령 시대에는 이런 방법들이 효과가 있었을지도 모릅니다. 그렇지만 냉정하게 묻고 싶습니다. 현 시점에서도 이와 같은 방법이 통할까요? 아니라고 봅니다. 또 다른 리더들은 아직까지도 1980년대식 운동권 스타일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서로 다른 진영의 정치인들이 서로를 향해 사과하라고 끊임없이 요구하는 모습이 참으로 바보 같지 않나요? 그럴 시간에 보다 생산적으로 나라를 꾸려갈 방법을 고민하는 게 더 나을 텐데 말이죠.” 비단 정치인에 국한된 이야기가 아니다. 그는 “여전히 많은 리더, 고위층 사람들이 조직이나 사회에 이로운 것이 무엇일지 고민하기보다는 자신의 프라이드와 공식적인 체면을 중시한다”라고 일침을 가했다. “궁금한 건 이들이 과연 얼마나 자주 한국 사회의 미래와 관련해 유용한 무언가를 이야기하는가, 입니다. 기꺼이 자기 자신을 낮추고, 스스로에게도 겸손한 리더들이 더 많이 필요합니다. 이런 맥락에서 젊고 개척정신으로 무장한, 보다 조직화돼 있는, 그러나 기본기에 충실한 리더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조직과 상황에 따라 각기 다른 타입의 유연한 리더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전제로 놓고 봤을 때 ‘좋은 리더’의 정답은 없다. 다만 ‘바람직한 리더십’의 모범답안이 있을 뿐이다. 다니엘 튜더는 “함께 일하고, 좋은 결과를 만들어내는 사람들이 진정한 리더의 역할이다”라고 역설했다. 독선적이거나 이기적인 모습은 지양해야 할 덕목이다. “훌륭한 리더가 되기 위해서는 ‘마이크로매니지먼트(세부 사항까지 통제하기)’를 해서는 안 됩니다. 사람들에게 올바른 방향을 제시한 이후에는 각자가 자신의 길을 개척할 수 있게 내버려두어야 합니다. 뒷전에 물러서 가만히 있으라는 뜻은 아닙니다. 스스로의 몫 또한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다른 사람들이 본받을 만한 귀감이 돼야 합니다. 또 수많은 기업의 대표들이 좋은 성과는 자신의 업적으로 삼으면서 나쁜 결과가 나오면 남의 탓으로 돌리는데요. 존경받는 리더가 되기 위해서는 그와 반대로 행동해야 합니다.” 끝으로 그에게 오피니언 리더로서의 책임감을 물었다. 그의 답변이 우리 사회의 리더들에게 그리고 우리에게 경종을 울리는 계기가 되길 바라본다. “저는 제가 오피니언 리더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기본적으로 독립적이고자 노력하는 스타일입니다. 다른 오피니언 리더를 따르려 하기보다는 스스로 생각하는 힘을 더 기르자고 말하고 싶습니다. 물론 다른 사람들의 의견을 듣는 것도 매우 중요합니다. 그렇지만 그 과정 속에서도 최종적인 판단은 자신의 몫이어야 합니다.” 다니엘 튜더가 만난 리더들 “한국 국가대표팀을 맡았을 때뿐 아니라 오스트레일리아와 다른 나라 팀을 맡았을 때도 히딩크 감독은 사람들에게 동기를 부여하고 의욕을 고취시키는 데 탁월한 능력을 발휘했습니다. 그는 선수들에게서 최강의 능력을 이끌어낼 줄 아는 사람이었죠.” “박원순 서울시장은 함께 일하는 사람들의 의욕까지 같이 고취시키는 워커홀릭입니다. 그를 만나 함께 시간을 보내며 그러한 면모를 엿볼 수 있었습니다. 개인적인 영달의 욕구나 자기 자신을 위해서 그러는 게 아니라는 점이 인상 깊었습니다. 이런 점 덕분에 그의 주변 사람들이 더욱 정직한 태도와 투철한 사명감을 지니고 임하게 되는 것 아닐까요? 정치인에게서는 좀처럼 보기 힘든 현상입니다. 그는 공동체와 지역사회에 기반을 두고 상향식으로 협업하는 방식을 취하는 리더입니다.” “우주인 이소연은 ‘사려 깊은 리더형’으로 정의 내리고 싶습니다. 그녀는 사회에서 차지하는 여성의 역할, 한국 사회 전반에 대해 여러모로 빛나는 혜안을 지니고 있습니다. 언젠가 그녀가 정치에 입문하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왜냐하면 그녀가 사회에 이바지할 수 있는 바가 크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현존 인물 중 가장 위대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넬슨 만델라입니다. 제게 그는 리더의 표상이자 위대한 인간 그 자체입니다. 개인적인 사명감으로 모든 일을 해냈으며 그에 따르는 희생 또한 기꺼이 감내했습니다. 존엄이 위협받는 부당한 처사까지 감당했으며 대통령이 돼서는 철저한 진실 규명 정신에 입각해 과거사를 정리했습니다. 대다수 국가에서는 그처럼 역사를 정직하게 돌아보려는 시도를 하는 경우가 드뭅니다. 만델라는 수많은 고난을 거쳐 대통령직에 올랐을 때도 자신을 억압한 이들에게 앙심을 품어 이를 되갚아주려 한다거나 하는 일 없이 그야말로 진심 어린 태도로 국정을 수행했습니다.” “이제 한국의 리더들은 과거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젊고 개척정신으로 무장한, 그러나 기본기에 충실한 리더가 필요한 시점입니다” <■글 / 김지윤 기자 ■사진 / 경향신문 포토뱅크 ■사진 제공 / 김병관, SBS ■참고 서적 /「기적을 이룬 나라 기쁨을 잃은 나라」(다니엘 튜더 저, 문학동네)>
- [理想한 사람들_일본 편]위안부는 거짓말, 독도는 일본 땅, 한류는 언론 플레이?! 일본보수단체 요네다 다카시
- 2012. 08. 03 16:06 화제
- ‘종군위안부는 강제연행이 아니라 자의에 의한 것이다. 강제징용이 아니라 경제적 부를 축적하기 위한 자의적인 일본행이었다.’ 그들은 그렇게 주장한다. 반한류 시위, 위안부 사진전 반대 시위 등으로 우리에게도 조금씩 알려지기 시작한 일본 보수 단체 ‘재일특권을 용서하지 않는 모임’과 접촉했다. 8월 15일. 일본은 이날을 종전기념일이라 부른다. 일본에서 20년을 살다 보면 매년 같은 질문을 받는다. “오는 8월 15일, 일본에선 어떤 행사가 있나요?”라는 부류의 질문이다. 매년 식상한 대답밖에 할 수 없어 안타깝다. 국회의원 몇 명이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했거나 참배할 예정이며, 재일본 한국거류민단에서 광복 기념행사를 가졌다는 정도다. 일본에서는 8월 15일이 공휴일도 아니며 커다란 의미도 갖지 않는다. 나가사키, 히로시마에 원자폭탄이 떨어진 날을 기념하는 행사는 있지만 8·15는 그렇지 않다. 패전기념일도 아닌 종전기념일이란 단어가 모든 걸 말해준다. ‘종전(終戰)’이라는 단어는 36년간 우리 민족을 침략했던 사실이 마치 아무것도 아닌 양 무시무시하고 어마어마한 과거를 가볍게 일축해버린다. ‘인터넷 우익’은 인터넷상에서 일본의 과거 전쟁을 미화하고 한국의 배상 요구에 대해 한일 기본 조약하에 이미 끝난 얘기라 주장하는 사람들이다. 그중에서도 최대 세력은 회원 약 1만2천 명을 거느린 ‘재일특권을 용서하지 않는 시민의 모임(이하 재특모)’이다. 그들의 혐한(嫌韓) 편력은 화려하다. 일본 땅이던 독도를 한국이 빼앗았으며 종군위안부, 강제징용은 거짓이라 주장한다. 뿐만 아니라 한국 드라마를 방영하는 방송국을 찾아가 반대 시위를 하고, 배우 김태희를 광고 모델로 기용한 제약회사를 협박한 혐의로 체포당하기까지 했다. 최근엔 니콘살롱의 위안부 사진전에 항의해 사진전을 중단시키기도 했다. 일본에 사는 우리 동포를 바퀴벌레라고 부르는 이들, 도대체 이들은 누구인가. ‘재특모’의 홍보 담당, 요네다 다카시를 만났다. (국내 언론에서 ‘재일특권을 용납하지 않는 모임‘, ‘재일특권을 허용하지 않는 모임’, ‘재특회’ 등으로 보도되고 있으나 본지에서는 필자의 요청에 따라 ‘재일특권을 용서하지 않는 모임’으로 표기한다_편집자 주). 한류는 인기 상품이 아닌 언론 플레이? 레이디경향(이하 LADY) ‘재특모’에서 홍보를 담당하고 있다는데, 주로 어떤 활동을 합니까? 요네다 다카시(이하 요네다) 언론 대응, 회원 대상 홍보, 회원의 질문에 답해주는 일을 하고 있고, 도쿄를 포함한 간토 지역 지부장이 없어서 그 역할도 하고 있습니다. LADY 도쿄의 회원은 몇 명 정도 되나요? 요네다 3천 명입니다. 회원 수가 많다 보니 관리가 어려워 누군가에게 지부장을 맡기기가 힘듭니다. LADY 본업은 무엇인가요? 요네다 평범한 회사원입니다. LADY ‘재특모’는 정기 활동이 있습니까? 요네다 시위가 있을 때만 모이고 평소엔 인터넷으로 정보 교환을 하죠. LADY 한국 배우 김태희씨가 출연한 CF를 문제 삼아 제약회사를 찾아가 협박해 체포된 사건이 있었죠. 협박을 하는 것이 ‘재특모‘의 주요 활동인가요? 요네다 상투적인 말을 했을 뿐이에요. “반일 한국인을 광고에 기용하지 말라, 다케시마는 일본 땅이다” 그런 얘기가 오갔고요. 그 정도가 체포 대상이라면 “우리 회사가 맘에 들지 않으면 우리 제품을 사지 말라”라고 으름장을 놓은 그런 기업도 체포해야 하는 거 아닌가요? LADY 그 건 외에도 한류 반대시위를 전개 중인데 대체 한류의 무엇이 문제라고 봅니까? 요네다 한류가 문제가 아니라 한류가 무척 인기가 있다는 듯 보도하는 것이 문제입니다. 공공의 전파를 통해 아침부터 밤까지 남의 나라 방송을 흘려보내는 것이 문제라는 것이죠. 방송도 이익 추구를 하려면 어쩔 수 없겠지만 방송사는 사회에 대한 책임이 있을 텐데, 한국 것만 방송하는 것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카라(KARA) 섹시하다”, “근짱(장근석) 멋지다”라고 하는데, 이런 게 사실은 아니잖아요. 사실도 아닌데 마치 사실처럼 왜곡해서 보도하고 있어요. LADY 정말 인기가 있다면, 한류 관련 프로그램을 방영해도 되는 겁니까? 요네다 별로 재미가 없어요. 주변에서도 같은 반응이에요. 「닛케이엔터」(일본경제신문의 연예 잡지) 조사에서도 인기가 높지 않았어요. 한류는 일본 광고회사 덴쓰의 프로모션이고, 한류 드라마를 주로 방영하는 후지TV의 스폰서엔 한국계 기업이 있지요. LADY 구체적으로 어떤 기업을 말하는 건가요? 요네다 손정의 회장의 소프트뱅크. 요네다는 손정의 회장이 재일 한국인이란 이유로 일본 회사인 소프트뱅크를 한국계 기업이라고 칭했다. 한국에 대한 어떤 불쾌한 감정이 그를 사로잡고 있었고, 그의 이야기를 듣는 필자 역시 불쾌한 감정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요네다는 처음부터 끝까지 매우 조신하고 침착하게 인터뷰를 이어갔다. 독도는 일본 땅, 위안부는 거짓말?! LADY 얼마 전 일본인 스즈키 노부유키가 주한일본대사관 앞 위안부 평화비(소녀상)에 ‘다케시마는 일본 땅’이라고 쓴 말뚝을 박은 일이 있었습니다. ‘재특모’가 한 일인가요? 요네다 아닙니다. ‘유신정당 신풍’이란 보수 단체죠. 위안부와 독도는 별개의 문제입니다. 독도는 한국이 일본 땅을 침략해 실효지배를 하고 있는 겁니다. 독도 문제는 국가 침략이고 위안부는 미인계일 따름이에요. LADY 미인계라니? 요네다 여자와 관계를 맺게 한 후, “우리나라 여자에게 손을 댔다”라며 얼토당토않은 말을 하는 것이죠. 위안부는 국가가 한통속이 되어 벌인 미인계입니다. LADY 국가 주도가 아니라 자발적으로 위안부가 됐다고 생각하나요? 요네다 현재의 성산업과 마찬가지입니다. 중개자와 업자가 있고 일하는 여성이 있죠. 만일에 위안부가 있었다면 일본 정부의 문제가 아니라 중개자의 문제예요. 중개자가 인신매매로 여성들을 팔아 넘겼다면 그 중개자를 잡아내서 처벌해야 할 문제지 정부에 따질 문제는 아니잖아요. LADY ‘재일특권을 용서하지 않는 모임’이 명칭인데, 재일특권이란 무엇인지? 요네다 입관특례법에 따른 특별재류 자격, 즉 특별영주권입니다(일본에서 태어난 재일동포의 후손에게 일본은 ‘특별영주 자격’을 부여해 일본에서 살 권리를 인정하고 있다). 본인의 노력하에 일본에서 살 권리를 획득하는 것이 아니라 일본이 자동적으로 자격을 부여하고 있어요. 왜 다른 외국인은 안 되는데 재일한국인에게만 그런 특권이 주어지는지 이해할 수 없어요. 과거 조선이 일본과 하나였을 때 조선인도 일본인으로 생활했지만, 이제 조선은 대한민국이란 별개의 나라입니다. 재일한국인의 2대까지 영주 자격을 부여하는 건 이해할 수 있지만, 그 후손에게도 영주 자격을 주는 것은 제도상 큰 문제라고 하지 않을 수 없어요. 그런 자격을 받고 생활하는 재일동포도 문제지만 그런 제도를 만들고 계속 인정하고 있는 일본 정부도 문제입니다. LADY 미국은 미국에서 태어나면 국적을 부여하지만 일본에는 그런 제도가 없어요. 그래서 특별영주권을 부여하고 있는 것인데. 특별영주권조차 없다면 일본에서 태어난 재일동포들은 살아갈 곳을 잃게 돼요. 요네다 대한민국 국적이 있잖아요. 그것으로 충분하지 않나요? 한국 국적이 있는데도 일본에 살면서 일본인과 똑같은 권리를 갖고 대우받으려는 것은 불공평해요. 재일한국인은 일본의 선거엔 참여하지 못하지만 건강보험, 연금에도 가입할 수 있고 취업도 일본인과 거의 비슷한 수준으로 가능합니다. LADY 그런 권리는 재일동포만이 아니라 다른 외국인에게도 있어요. 요네다 그렇죠. 즉, 외국인이 우대받고 있다는 사실을 증명하고 있어요. LADY 살아가기 위한 최소한의 권리가 과연 우대일까요? 일본에 사는 외국인에게 건강보험조차 없다면 큰 사회문제가 될 텐데…. 요네다 그게 참모습이고 그래야만 해요. LADY 왜 그것이 진정한 일본의 모습인가요? 요네다 외국에 와서 민폐를 끼칠 사람은 외국에 오지 말란 얘기입니다. 한국에서 일본인이 기초생활수급을 받고 있단 소리는 들어본 적이 없어요. 그렇지만 재일한국인과 외국인들은 일본에서 기초생활수급을 받는 일이 허다합니다. 민폐를 끼치고 있단 얘깁니다. 외국인에게 고도의 복지를 보장하면 외국인이 넘쳐나요. 한국은 절대로 일본처럼 외국인을 무조건 받아들여선 안 됩니다. 일본은 그런 외국인들 때문에 문제가 많거든요. 재일한국인, 외국인의 권리 박탈을 위한 투쟁 LADY ‘재특모’의 이상은 무엇인가요? ‘재특모’가 재일동포의 특권이라고 주장하는 것들이 사라지면 일본은 좋은 사회가 되는 겁니까? 요네다 적어도 나빠지지는 않을 거예요. 어떤 이익을 위해 재일한국인을 포함한 외국인의 특권 반대 투쟁을 하는 것이 아니라 본래 국가의 모습을 되찾고자 하는 게 우리의 목표입니다. LADY 본래 국가의 모습이란? 요네다 공평한 사회요. LADY 구체적으론? 요네다 (재일한국인과 같은) 특정 외국인을 우대하지 않는 것. LADY 현재 ‘재특모’의 활동은 외국인 전원에게 일본에서 나가라는 소리처럼 들리는데요. 요네다 불량 외국인, 즉 일본의 외국인 우대 정책의 단물을 빨아먹는 외국인은 필요 없다는 얘깁니다. 오해하지 마세요. 범죄, 탈세 등과 관여된 외국인을 일본 사회에서 몰아내고자 하는 것이죠. LADY 그럼, 요네다씨가 말하는 제멋대로 행동하며 일본의 제도상의 단물을 빨아먹는 재일동포가 얼마나 된다고 생각하나요? 요네다 그 숫자는 별로 안 될 거예요. 반일매국 정치가와 하나가 되어 활동 중인 재일한국인, 범죄자, 탈세자, 불법 입국자 등을 포함해 10% 정도 되지 않을까요? 20%나 된다면 너무 허무할 것 같아요. 요네다는 평범한 아저씨였다. 예의 바르고, 침착했다. 그는 일본이 한국을 침략했고, 한국어를 빼앗았으며, 한국에서 만행을 저질렀다는 교육을 받고 자랐다고 한다. 그러나 그는 “점차 일본이 한국에 근대화를 가져왔다는 걸 알게 되면서 그동안 받은 교육을 거짓이라 느끼게 됐다”라고 덧붙였다. 일본의 과거사 문제는 잘못된 교육 때문이라고 믿어온 필자에겐 망치로 얻어맞은 것 같은 충격이었다. 평생을 고난과 슬픔 속에 살아오신 위안부 할머니들이 혹여 이 인터뷰 기사를 읽고 더 큰 상처를 받으시는 건 아닌지 마음이 아프다. 요네다를 비롯한 모임 사람들은 일본의 과거 전쟁 범죄로 인해 고통받고 있는 사람들에겐 냉정과 무관심으로 일관하면서 자신들의 이권에는 지나치게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왜 그들은 일본이란 사회를 보다 긍정적으로 보지 못하는 것일까? 만일 그들의 주장처럼 외국인에게 관대하다면(사실 여부를 떠나서), 왜 그 사실을 자랑스럽게 여기지 못하는 것일까? ‘재특모’는 일본을 대표할 수 있는 단체는 아니다. 오프라인에서 활약해온 자칭 베테랑 보수파, 극우파의 지존들은 ‘재특모‘의 과격한 행동을 비난하기도 한다. 그런 면에서 보면 ‘재특모’는 소수에 가깝다. 그렇지만 그들의 내면에 있는 외국인에 대한 불신, 불안, 과거에 대한 부정은 소수라고만 치부할 수도 없다. 특수하지만 평범하고 평범하지만 특별한 사람들, 동시대를 살아가는 일본의 단면이다. <■글&사진 / 김민정(「레이디경향」 일본 통신원)>
- 理想한 사람들_일본 편
- 백일 된 딸 언론에 처음 공개한 이혜승 아나운서의 육아스토리
- 2009. 04. 12 연예
- 똑 소리 나는 미녀 아나운서로 유명한 SBS 이혜승 아나운서가 지난해 10월 29일, 드디어 엄마가 됐다. 서울 청담동의 한 베이비 스튜디오에서 딸 하린이의 백일 사진 촬영에 한창인 이혜승 아나운서를 만났다. 엄마가 된 뒤 달라진 변화, 사랑스러운 딸 자랑 이야기에 귀기울여 본다. “죽어야 이 고통이 끝나겠구나 싶었어요” 3월 중순, 청담동에 위치한 모 베이비 스튜디오에서 만난 이혜승 아나운서(33). 그녀는 딸 하린이의 백일 사진 촬영 때문에 진땀을 빼고 있었다. 평소에는 순하던 딸이, 오늘따라 왜 그렇게 심기가 불편한지 촬영 스태프들과 함께 아이를 어르고 달래느라 정신이 없다. 이혜승 아나운서는 “우리 하린이~, 여기 엄마 보자”며 딸랑이를 들고 아이 앞에서 연신 이름을 불러댄다. 하지만, 결국 아이의 컨디션 난조로 엄마와 함께 있는 사진을 더 많이 촬영하게 됐다. 그렇게 3시간 정도의 촬영을 마친 이혜승 아나운서는 “나보다 하린이 사진을 더 많이 찍었어야 하는데, 사진이 예쁘게 잘 나왔을까?”라며 아쉬운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백일 사진 촬영 후, 인근 카페에서 다시 마주앉은 이혜승 아나운서. 아기를 낳은 지 이제 겨우 3개월 남짓 됐는데, 임신전 늘씬한 몸매와 아름다운 미모를 회복했다. 만삭일 때 14kg 정도 불어났던 체중이 다행히 빨리 빠졌다. 하린이가 세상에 처음 나온 날은 예정일인 11월 7일보다 일주일 정도 앞당겨진 10월 29일이었다. 그렇지 않아도 이날이 길일로 알려져 그날 아기를 낳았으면 좋겠다고 내심 바랐는데, 신기하게도 엄마가 바라는 날 하린이가 세상 빛을 보게 됐다. “8시간 정도 진통을 했어요. 흔히 아기를 낳을 때 하늘이 노랗다고 하잖아요. 저는 내가 죽어야 이 고통이 끝나겠구나 싶은 생각까지 했어요. 그런데 아이가 세상에 나오자마자 신기하게 고통이 싹 가시더라고요(웃음).” 아이 낳는 순간, 지옥에서 천당으로 건너온 기분이 들었다. 마음이 갑자기 평온해지면서 남편이 아이의 탯줄을 자르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하지만 이상한 건 아기를 낳았는데, 아무런 감정의 변화가 생기지 않는 자신의 모습이었다. TV에서 보던 것처럼 감동에 벅차 눈물을 흘리지도 않았다. “아이를 낳은 직후 저처럼 무덤덤한 산모가 의외로 많다고 하더라고요.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아이를 키우는 그 시간들이 무척 감동스러운 거예요. 아이가 저와 눈을 마주치고, 옹알이하는 모습을 보는 하루하루가 눈물이 날 정도로 기쁘고 행복해요.”남편이 목욕도 시키고, 동화책도 읽어줘 친정과 시댁, 양가 모두 첫 손녀라서 무척 기뻐했지만 특히 남편 민준기씨(33, 변호사)의 딸 사랑은 아무도 못 말릴 정도다. 초보 아빠임에도 직접 아이를 목욕시키는 것은 물론, 벌써부터 아이를 안고 동화책을 읽어준다. 또 출근 직전에도 아이의 얼굴을 한참 들여다보면서 인사를 하고, 휴대폰으로 사진을 찍어 보관하는 것은 물론, 아이가 보고 싶은 마음에 퇴근 시간도 빨라졌을 정도다. 혹시나 아이가 ‘딸’이라서 서운하지 않았냐고 묻자 “전혀 아니다”고 단호하게 말한다. 사실 임신 초기에는 태몽 때문에 아들일지 모른다는 막연한 기대감은 있었다. 이에 딸이라는 사실을 알고 잠깐 서운한 마음이 들기도 했지만, 곧바로 이렇게 사랑스러운 아이를 얻은 것에 대해 무한한 감사의 마음이 들었다. “우리 하린이가 무척 예쁘고 사랑스러워서 다른 생각은 할 수가 없어요. 요즘에는 제가 마치 누군가와 깊은 사랑에 빠진 기분이에요.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행복한 사랑 이야기가 모두 제 이야기 같다니까요. 가족에게 평소에도 사랑한다고 말하면서 살지만, 우리 딸에게 ‘사랑한다’라고 말할 때는 진심으로 가슴이 벅차요(웃음).” 아이에 대해 이야기하는 이혜승 아나운서의 얼굴을 자세히 보니, 출산 전보다 더 화사하고 여유로워진 모습이다. 이에 그녀는 결혼 전에는 왠지 모르게 마음이 고달프고 허전했고, 안식을 느끼지 못했는데 결혼을 하고 나서 진정으로 행복한 인생을 살고 있음을 느낀다고 말한다. “시간이 지나면서 더 감동이 커지고 있어요. 결혼이 제 인생에 평온과 여유를 줬다면, 아이는 제 인생을 완벽하게 완성시킨 느낌이에요. 가끔 기분 나쁜 일이 생겨도 아이 얼굴만 생각하면 바로 입가에 미소가 번져요. 아마도 지금이 여자의 인생에서 가장 행복한 순간이 아닐까 생각해요. 하루가 다르게 아이가 커가는 모습을 보면 마냥 보고만 있어도 아쉬운 마음이 들 정도예요.”아기 때문에 간호사와 의사에게 매일 전화 문의 하린이는 순하고 착해서 잘 울지도 않고, 밤에 자주 깨지도 않는단다. 주사를 맞을 때도 울지 않는 용감하고 씩씩한 아이다. 이 아나운서는 아이의 이런 성품이 태교를 잘한 덕분이라고 말한다. 임신 9개월 때까지 회사를 다니면서도 좋은 음악을 많이 듣고, 예쁘고 좋은 것만 보고 먹으려고 노력했다. 지금 아이가 주는 기쁨에 비하면, 임신 기간은 전혀 힘든 시간이 아니었다. 하지만 아이를 키우는 일은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밤에 잠을 못 자는 건 기본, 말이 통하지 않으니 아이가 왜 우는지 영문을 알 수도 없다. 똑 소리 나는 이혜승 아나운서도 아이에 관해서는 쉽게 당황하고 어쩔 줄 몰라 쩔쩔매는 초보 엄마다. “사실, 아기 낳기 전에 책도 여러 권 봤어요. 그런데 막상 실전에서는 아무런 소용이 없는 거예요. 그래서 소아과 간호사를 정말 귀찮게 했어요. ‘우리 하린이가 왜 똥을 안 눌까요?’, ‘아이가 온몸에 힘을 주면서 얼굴이 빨개져요’, ‘예방주사를 맞고 나서 열이 떨어지지 않아요’ 등 아이와 관련된 일거수일투족을 전화로 물어봤어요. 간호사가 저 때문에 정말 고달팠을 거예요(웃음).” 가끔 남편이 집에서 쉬기라도 할라치면 육아문제를 두고, 작은 부부싸움이 일어나기도 한다. 하루는 아이가 무작정 계속 울기만 하는데, 그 영문을 도저히 모르겠더라는 것. 남편은 혹시 “우유가 너무 뜨거운 것 아니냐”며 당황해 이혜승 아나운서를 다그쳤고, 이 아나운서 역시 아이가 우는 원인을 몰라 울상을 짓고 있었다. 결국 서로 한참 실랑이를 한 끝에, 소아과 의사에게 전화를 해 “정상적인 행동이니까 걱정하지 말라”는 대답을 듣고 난 후 부부싸움을 멈출 수 있었다. 그 후, 이 아나운서는 초보 엄마들 사이에서 가장 평이 좋은 육아 책을 다시 천천히 읽어보았다. 그런데 그동안 간호사와 의사를 괴롭히면서(?) 물어봤던 아기들의 행동이 그 책 속에 모두 적혀 있었다. 출산 전에는 전혀 눈에 들어오지 않던 내용들이었다. 책을 읽고 보니 대수롭지 않은 일들이었는데, 아이의 변 색깔에 일희일비하며 울상을 짓거나 기뻐서 소리치던 자신의 모습이 떠올라 한참을 웃을 수밖에 없었다. “집에서 혼자 아이를 키우는 엄마들은 정말 대단한 것 같아요. 가정주부가 특별히 생색나는 직업이 아니잖아요. 그런데 얼마나 할 일이 많은지 몰라요. 아이에게 마사지도 해주고, 책도 읽어주고, 음악도 들려주고, 사진도 찍어주는 등 정성을 쏟기 시작하면 끝도 없는 것 같아요.”엄마가 행복해야 아이도 행복하다 이혜승 아나운서는 3월 중순, 출산 휴가를 끝내고 회사에 복귀했다. 처음 하린이를 만나고 나서는 잠깐 일을 쉴까 생각도 했다. 그러나 결국 일을 계속 하기로 결정했다. 일과 육아를 병행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지만, 부모가 행복해야 아이도 행복할 거라고 생각하기로 했다. “책에서 읽었는데, 현명한 부모는 자신이 먼저 행복져야 한다고 하더라고요. 부모가 행복해야 아이도 행복하다는 거죠. 집에 있어서 행복한 엄마가 있고, 밖에서 일을 하는 게 행복한 엄마도 있잖아요. 저는 아이에게 열심히 일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아이와 함께 있을 때 최선을 다하는 엄마가 되고 싶어요.” 한국외국어대학교 통역번역대학원을 다닌 이혜승 아나운서는 최근 한 외국 서적을 번역하고 있으며, 조만간 출간을 앞두고 있다. 양보다는 질적으로 아이에게 사랑을 주고 싶다는 이 아나운서의 바람대로, 현재 그녀가 번역하고 있는 책도 비슷한 내용을 담고 있다. ‘짧은 시간에 아이에게 효과적으로 사랑할 수 있는 방법’에 관한 책이라고 한다. “딸에게 친절하고 따뜻한 엄마가 되고 싶어요. 그리고 아이가 좀 더 자라면 거실을 서재로 바꾸고, 아이와 함께 책 읽고 공부하는 엄마의 모습도 보여주고 싶어요. 돈을 벌고, 성공하는 것보다 힘든 일이 ‘마음의 평화’를 얻는 거라고 생각해요. 아이는 나에게 무엇보다 소중한 ‘마음의 평화’를 줬어요. 저도 늘 아이에게 부끄럽지 않은 ‘좋은 엄마’가 되고 싶어요.” 또 엄마가 하는 행동을 아이가 그대로 보고 따라 한다는 말 때문에 좋은 엄마가 돼야겠다고 마음을 다잡았다. 그랬더니, 세상을 살아가는 자세도 달라졌다. 좀 더 남을 배려하고, 올바르게 사는 방법이 무엇인지 고민하게 된다고. “사회적으로 성공했다고 해서 그게 행복한 인생은 아니잖아요. 저는 아이가 행복하게 살 수 있다면 꼭 공부를 잘하거나 성공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그저 용감하고 씩씩하게 그리고 남에게 웃음을 주는 그런 아이로 컸으면 하는 게 바람이죠(웃음).” 자상한 남편과 눈에 넣어도 아깝지 않을 사랑스러운 딸 하린이. 이혜승 아나운서는 소중한 가정을 가진 이 순간이 너무 행복해서 더 이상 큰 꿈은 바라지도 않을 정도다. 가정을 위해서는 일도 과감히 포기할 수 있다는 그녀. 누구나 가졌지만, 그렇다고 누구나 그 행복의 가치를 똑같이 느끼는 것은 아니다. 이혜승 아나운서는 그 어떤 사람보다 행복의 가치를 크게 느끼며 살고 있는 사람이다. 사랑하는 딸 하린이에게 하린아…, 엄마는 네가 예쁘고 건강하게 태어나줘서 얼마나 감사한지 몰라. 많은 것을 바라지는 않을게. 그저 항상 밝고 행복한 아이로 컸으면 좋겠고 늘 여유 있고 즐겁게 살았으면 좋겠어. 사회적인 성공과 개인적인 부를 쌓기보다 남에게 웃음을 주는 사람이길 바라고 타인을 행복하게 해주는 사람이었으면 해. 늘 몸과 마음이 건강한 아이로 자라고, 세상을 향해 용감하고 당당하며 씩씩한 사람이 되길 바란다. 사. 랑. 해. ■글 / 김민주 기자 ■사진 / 이성훈 ■사진 제공 / 베리베베 스튜디오(02-515-6007) ■헤어&메이크업 / 라떼뜨(02-3444-2326)
- 언론인 서명숙이 추천하는 제주도 걷기 여행
- 2008. 12. 17 재테크
- 어김없이 12월이다. 이렇게 또다시 흘러가는 한 해가 아쉽지만, 2008년의 남은 한 자락은 무엇으로 채울지보다 어떻게 비워낼지 생각해보는 건 어떨까. 올 한 해 묵은 시름과 고민을 비우러 제주도에 가보자. 제주의 푸른 바다와 너그러운 바람을 안은 올레 길이 당신을 기다린다.제주도는 겨울이 봄 ‘길 위에 답이 있다’라는 오랜 격언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길 끝에서 답을 찾는다. 바쁘게 지나쳤던 길 위에 ‘나’라는 답이 있음을 모르고 또다시 어디론가 바쁘게 떠나려 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서귀포를 중심으로 제주도 곳곳으로 뻗어나가는 제주 올레는 길 위에서 나를 만나는 여행이다. ‘올레’는 거리 길에서 집으로 이어지는 좁은 골목길을 일컫는 제주도 방언. 제주도에서 나고 자란 서명숙 시사저널 전 편집장이 도보 여행자의 천국인 스페인 산티아고를 다녀와 제주도에 길을 냈다. 원시적인 옛길, 자연스러운 흙길, 사라져가는 길을 찾아내 걷자는 취지다. 작년 9월 1코스 개방으로 시작한 제주 올레는 올 10월에는 총 10개의 코스가 완성돼 도보 여행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8~22km로 구성된 각각의 코스는 하루에 한 코스, 많게는 두 코스를 걸으면 적당하다. 벌써 일주일 혹은 최장 20여 일을 걷는 마니아층도 생겨났고 전문가들은 최소 5박 6일 일정을 권할 정도니 시간에 쫓겨 종종걸음으로 올레 길을 밟을 생각은 애시당초 버리자. 해안가를 따라 조그만 오솔길들이 이어지는 올레 길을 걷노라면 탁 트인 바다에 가슴속까지 시원하다. 800km에 이르지만 바다를 볼 수 없는 산티아고 길에 비하면 그야말로 눈이 즐거운 걸음이다. 걷다가 고개를 들면 어김없이 한라산이 보이고 성산 일출봉과 문섬, 섭섬 등이 어느샌가 나타나 여행자들을 반긴다. 크고 작음 오름과 햇살이 쏟아지는 들판 길, 억새가 춤추는 산길과 푸른 바다를 곁에 둔 해안 길을 걷다 보면 길 위에 소똥 말똥조차 정겹다. 그동안 자동차를 타고 수박 겉핥기 식으로 스쳐간 제주가 여간 안타까운 게 아니다. 한겨울 추위 걱정은 잊자. 11월에서 다음해 1월까지가 트래킹에는 가장 좋은 시기다. 제주도는 겨울에도 기온이 안정적인 데다 바람이 덜 불어서 3~4월보다 따뜻한 느낌을 받을 수도 있다. 특히 서귀포에서는 겨울에도 꽃을 즐길 수 있으니 망설이지 말고 떠나보자.제주 올레 길 주요 코스 제1코스 시흥·광치기 올레(총 15km, 5~6시간) 시흥초등학교-말미오름 -알오름 -중산간도로 -종달리 회관-목화휴게소-성산갑문-광치기 해변 ▶ 제주 올레 길 가운데 가장 먼저 열린 이 길은 오름과 바다를 함께 경험할 수 있는 ‘오름 바당 올레’다. 작고 아담한 시골 초등학교인 시흥초등학교에서 출발해 말미오름과 알오름에 오르면 성산 일출봉과 우도, 거북 등껍데기처럼 다닥다닥 붙은 들판과 바다를 한눈에 볼 수 있다. 종달리 소금밭을 거쳐 시흥리 해안도로를 지나면 다시 성산 일출봉이 눈앞에 펼쳐지는 수마포 해변에 닿는다. 길이 끝나는 광치기 해변의 물빛도 환상적이다. 제3코스 온평·표선 올레(총 22km, 6~7시간) 온평 포구-온평도댓불(옛날등대)-중산간 올레-난산리-통오름-독자봉-삼달리-김영갑갤러리-신풍리-신풍, 신천 바다목장 올레-신천리 마을 올레-하천리 배고픈다리 -표선1, 2백사장-당케 포구 ▶ 중산간 길의 고즈넉함을 제대로 느낄 수 있는 코스다. 양옆에는 오래된 제주 돌담과 제주에 자생하는 수목이 울창하다. 나지막하지만 전망이 툭 트인 ‘통오름’과 ‘독자봉’ 또한 제주의 오름이 지닌 고유의 멋을 느끼게 해줄 것이고, 김영갑갤러리를 들러보는 것도 좋다. 중산간 길을 지나면 처음으로 대중에게 공개되는 바다목장 길이 열린다. 푸른 바다와 푸른 초장이 함께 어우러지는, 제주에서만 볼 수 있는 길이다. 제5코스 남원·쇠소깍 올레(총 15km, 5~6시간) 남원포구-큰엉 경승지 산책로-신그물-동백나무 군락지 -위미항 조배머들코지-넙빌레-공천포 검은모래사장-망장포구-예촌망-효돈천-쇠소깍 ▶ 일출봉이 아스라이 보이는 남원포구에서 우리나라에서 가장 아름다운 해안 산책로로 꼽히는 큰엉 경승지 산책길을 지나 민물과 바닷물이 만나는 쇠소깍까지 이어지는 길이다. 남원읍과 해병대 93대대의 도움을 받아 8코스 개척 과정에서 사라지고 묻혀지고 끊어진 바당올레 길 3곳을 복원한 덕분에 난대 식물이 울창한 숲을 지나서 바다로 나아가는 특별한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다. 제6코스 쇠소깍·외돌개 올레(총 14.4km, 4시간30분~5시간) 쇠소깍-소금막-제지기오름-보목항구-구두미 포구-서귀포 보목하수처리장-서귀포 KAL호텔-파라다이스호텔-소정방폭포·소라의 성-서귀포초등학교-이중섭 화백 거주지-천지연폭포 생태공원-남성리 마을회관 앞 공원-남성리 삼거리-찻집 솔빛바다 ▶ 해안가의 정취를 느낄 수 있는 소금막과 삶과 문화가 숨쉬는 서귀포 시내를 통과해 난대림과 천연기념물 5종이 서식하는 천지연폭포 위 산책로를 통과할 수 있는 코스다. 이중섭 생가 인근의 카페 ‘미루나무’와 2코스의 종점 외돌개의 찻집 ‘솔빛바다’는 올레꾼들의 쉼터이자 문화공간으로 잠시 들러 여유를 즐겨보는 것도 좋다. 제7코스 외돌개·월평 올레(총 15.1km, 4~5시간) 외돌개-호근동 하수종말처리장-수봉로-법환 포구-월드컵 사거리-서건도 바다 산책길-수봉교 태우-제주 풍림리조트-강정사거리-강정 포구-안강정-월평포구 ▶ 계절과 날씨, 시간에 따라 달라지는 제주 바다를 느낄 수 있는 코스다. 공물해안 길 인근의 ‘수봉로’와 제주 풍림리조트 인근의 ‘수봉교’는 제주올레 탐사팀 김수봉씨가 직접 삽과 곡괭이로 길을 내고 돌다리를 만든 것. 2008년 봄, 큰 밀물로 인해 수봉교가 수몰됐지만 그 자리에 제주 전통 뗏목인 ‘태우’를 타고 건널 수 있도록 해 색다른 재미를 주고 있다. 제10코스 화순·하모 올레(총 14km, 4시간~4시간 30분) 화순선주협회 사무실-화순해수욕장-산방산 옆 해안-용머리 해안-산방산 입구-설큼바당-사계 포구-마라도 유람선 선착장-송악산-말 방목장-알뜨르 비행장 해안도로-하모해수욕장 ▶ 제주 올레를 통해 대중에게 처음 소개된 산방산 밑 소금막 항만대의 비경을 감상할 수 있는 길이다. 국토 최남단 산이자 분화구가 있는 송악산을 넘는 것이 특징이다. 송악산 분화구 정상에서 마라도와 가파도를 가깝게 조망할 수 있고, 반대편으로는 산방산, 오름군, 영실계곡 뒤로 비단처럼 펼쳐지는 한라산 비경도 감상할 수 있다.■글 / 노정연 기자 ■자료 제공 / 「놀멍 쉬멍 걸으멍 제주 걷기 여행」(북하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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