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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총 15,326 건 검색)

공공기관 ‘가임기 여성 수’ 공개하라는 기재부
공공기관 ‘가임기 여성 수’ 공개하라는 기재부
2025. 01. 14 20:39경제
... 출생아 수를 가임기 여성 수로 나눈 출생률까지 기록하고, 남성 직원의 배우자까지도 ‘18~49세 여성’에 포함하도록 했다. ‘기관별 출생률’ 공시 양식은 향후 공공기관운영위원회(공운위) 심사를 거쳐...
[논설위원의 단도직입]“광장 밝힌 2030 여성들…그들은 말합니다, 우린 늘 여기 있었다고”
[논설위원의 단도직입]“광장 밝힌 2030 여성들…그들은 말합니다, 우린 늘 여기 있었다고”
2025. 01. 14 20:23오피니언
... 뿐이죠. 무엇보다 윤석열 정부에서 ‘구조적인 성차별은 없다’며 여성가족부를 폐지하려고 하고, 여성 폭력·혐오에 대해 등한시하는 모습들을 지켜보면서 쌓였던 분노들이 터져 나온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공공기관별 가임기 여성 수’ 집계해 ‘일·가정 양립제도’ 개선하겠다는 기획재정부[플랫]
‘공공기관별 가임기 여성 수’ 집계해 ‘일·가정 양립제도’ 개선하겠다는 기획재정부[플랫]
2025. 01. 14 17:10사회
... 공공기관 내부에서는 성차별적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한 공공기관 직원 A씨는 “출생률과 가임기 여성 숫자 공개가 일반인은 물론 내부 직원에게도 일·가정 양립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정보”라며...
플랫
[단독]‘공공기관별 가임기 여성수’ 공개하라니···아직도 이런 발상하는 기재부
[단독]‘공공기관별 가임기 여성수’ 공개하라니···아직도 이런 발상하는 기재부
2025. 01. 14 15:18경제
... 프레임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2016년 행정안전부는 전국 지자체별 가임기 여성 숫자가 표시된 출산지도를 공개했다가 여성을 출산도구화한다는 비판이 빗발치자 이를 철회했다....

스포츠경향(총 4,627 건 검색)

황가람, 계약 비하인드 공개 “소속사 대표에게 미쳤냐고 물어봐” (여성시대)
황가람, 계약 비하인드 공개 “소속사 대표에게 미쳤냐고 물어봐” (여성시대)
2025. 01. 14 14:21 연예
MBC 표준FM ‘여성시대 양희은, 김일중입니다’ 캡처 가수 황가람이 ‘나는 반딧불’로 대박 친 이후의 근황을 전했다. 황가람은 14일 오전 9시 5분 방송된 MBC 표준FM ‘여성시대 양희은, 김일중입니다’에 출연했다. 이날 황가람은 “ 제 노래가 거리에서 정말 많이 나오는데, 아직 다들 제 얼굴은 모르신다”라고 밝히는가 하면, “정육점에서 제 노래가 나오길래 들어가서 고기를 샀다. 제 노래라고 하니까 고기를 더 주셨다”라며 행복하게 웃었다. 이어 황가람은 ‘나는 반딧불’ 라이브 무대를 선보였다. 특유의 허스키한 보이스와 깊은 감성, 여기에 완벽한 가창력으로 모두를 깜짝 놀라게 했다. 하림은 “묵직하다”라며 감탄을 아끼지 않았고, 청취자들 역시 실시간 채팅을 통해 극찬을 쏟았다. 무대를 마친 황가람은 “감사하다. 이 노래는 너무 제 상황 같아서 정말 많이 불렀다”라고 밝혔다. “과거 음악하기 위해 서울로와 노숙 생활도 했다. 2년 전에 제 버스킹 영상을 보고 소속사 대표님이 계약하자고 하셨다”라며 과거를 회상했다. 황가람은 “대표님에게 미치셨냐고 물어봤는데, 대표님이 확신이 있다고 하셔서 눈물을 흘렸다”라며 소속사 대표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하기도 했다. 한편, 황가람은 최근 MBC ‘놀면 뭐하니?’를 비롯한 각종 라디오에서 활약을 이어가고 있는 만큼, 앞으로의 행보에 기대가 모인다.
‘용감한 형사들4’ 옷더미 속에서 발견된 전라 여성의 시신
‘용감한 형사들4’ 옷더미 속에서 발견된 전라 여성의 시신
2025. 01. 12 04:34 연예
티캐스트 E채널 조작된 현장 속, 혼선이 가득한 수사 과정에서 형사들의 명추리가 빛을 발했다. 지난 10일 티캐스트 E채널에서 방송된 ‘용감한 형사들4’에서는 과학수사대(KCSI) 윤외출 전 경무관, 김진수 경감이 출연해 전주 모텔 여인 살인사건의 수사 일지를 밝혔다. 전주 한 모텔 주인의 신고 전화로 시작된 이번 수사는 시신의 상태와 현장 상황 때문에 범행 날짜를 추정하기 어려웠다. 객실 배란다에서 발견된 전라의 시신은 옷더미 아래 놓여있었다. 부패가 심각하게 진행돼, 배는 부패 가스로 부풀어 오르고, 얼굴엔 검붉은 액체까지 흘러나 있던 심각한 상황. 한겨울 영하의 날씨에 심하게 부패해 피해자가 언제 사망했는지 알 수 없는 상황이었다. 피해자 신원을 파악해 가족들을 만나보니, 피해 여성이 외출한 시각은 시신 발견 이틀 전 새벽. 형사들은 이틀 안에 부패한 시신을 놓고 고민에 빠진다. 형사들에 의해 추정된 범인은 시신이 발견된 객실에 이틀간 묵었던 남성이었다. 수사팀은 피해 여성의 통화내역을 분석해 유력 범인을 찾아냈지만, 해당 용의자는 지적 장애를 가진 남성으로 범행 현장을 조작하기엔 어려운 상황이었다. 수사팀은 범인이 해당 번호의 명의를 도용했을 것이라 추정, 용의자로 추정되는 남성의 집을 방문했다. 삼형제가 함께 거주하고 있었는데 교회 전도사 일을 하던 둘째를 제외하고 첫째와 셋째 모두 지적 장애를 앓고 있었으며 용의자로 의심됐던 남성은 바로 첫째였다. 삼형제 주민등록 사진을 모두 뽑아서 모텔을 향한 수사팀은 모텔 주인을 통해 범인을 찾아낼 수 있었다. 범인은 바로 삼형제 중 유일하게 정상적인 생활을 했던 둘째였다. 둘째가 형의 전화기를 들고 피해 여성에게 접촉한 뒤 모텔로 불러내 살인까지 저지른 것이다. 범인은 “처음 만났지만 피해 여성에게 진심이었다. 하지만 피해 여성이 나를 받아주지 않았다”며 궤변을 늘어놓았다. 여성을 살해한 뒤 온열 매트가 깔린 침대에서 하룻밤을 함께 보내 순식간에 부패가 진행됐던 것. 진술 내내 자신의 죄책감을 토로했던 범인은 징역 12년형을 선고받았다.
‘여성 1호 대통령 경호원’ 출신 배우 이수련, 한겨울 가야산국립공원으로! (영상앨범 산)
여성 1호 대통령 경호원’ 출신 배우 이수련, 한겨울 가야산국립공원으로! (영상앨범 산)
2025. 01. 12 04:34 연예
KBS 12일 오전 7시 10분 KBS2 ‘영상앨범 산’ 970회는 겨울이 그린 산수화 가야산국립공원을 찾는다. 경상남도 합천군과 경상북도 성주군이 맞닿은 곳에 위치한 가야산국립공원. 예부터 우리나라 12대 명산 중 하나로 산세가 천하에서 으뜸이고, 지덕은 해동에서 제일이라 하여 조선팔경 중 하나로 꼽혀왔다. 주봉인 상왕봉을 중심으로 칠불봉, 남산제일봉 등 1,000m 내외의 연봉이 줄지어 솟아있고, 그 아래 바위가 만들어 놓은 길 따라 굽이치는 홍류동계곡이 자리하고 있다. 우뚝 선 암릉의 기세가 장관이고, 맑은 물과 울창한 노송이 어우러져 절경을 이루는 곳. 한겨울, 더 선명해진 기암들이 한 폭의 산수화를 그려 낸 가야산국립공원으로 ‘여성 1호 대통령 경호원’ 출신 배우 이수련이 등정을 떠난다. KBS 먼저, 1988년 합천댐을 만들면서 생긴 인공호수, 합천호를 거닐어 본다. 푸르른 물결 따라 은빛 억새가 흐르는 호숫가는 여느 명소 못지않게 그림 같은 풍광을 연출한다. 주변을 즐기며 걷다 보니, 1884년 지어진 광암정에 닿는다. 합천호의 수려한 풍경과 어우러지는 멋스러운 정자. 이 고즈넉하고 평화로운 분위기가 여행자의 마음을 어루만져준다. 걸음을 이어 가야산국립공원으로 들어선다. 자연경관이 아름답고 생태환경이 우수하여 1972년 우리나라 아홉 번째 국립공원으로 지정되었으며, 합천8경 중에서도 제1경에 속하는 가야산국립공원. 예부터 삼재(화재, 수재, 풍재)가 들지 않는 곳이자, 우리나라 3대 사찰 해인사를 품은 불교 성지로서, 옛 선인들의 유람과 수도처로 이름을 떨쳐왔다. 산행에 앞서 홍류동계곡 따라 이어진 가야산 소리길을 걸어본다. 2023년 산림청 100대 명품 숲에 선정된 가야산 소리길은 계곡과 송림 사이 완만하게 잘 닦인 길로 남녀노소 누구나 부담 없이 걷기에 좋다. KBS 산골짜기에 내려앉은 차가운 공기로 온몸을 깨우고, 겨울 숲이 가진 매력을 한껏 느끼며 걸어본다. 잎을 떨군 나뭇가지 사이로 스며든 포근한 햇살이 마음을 보듬어주는 것 같다. 계곡 물소리로 세상의 시비를 막았다는 고운 최치원 선생의 시처럼 옆으로 흘러가는 장쾌한 물줄기 소리가 시름을 씻겨주니, 걸음을 더할수록 몸이 가벼워진다. 이제 토신골탐방지원센터를 들머리로 본격적인 산행에 나선다. 오래전 대가야국 최고의 산이라 해서 이름 붙여졌다는 가야산. 부처의 주요 설법처인 인도 부다가야의 신성한 산, ‘가야산’에서 가져온 이름이라는 이야기도 있다. 초입의 호젓한 숲길을 지나니 조금씩 크고 작은 바위가 합세한 바위 지대가 나오고, 어느새 숨이 거칠어지기 시작한다. 점점 가팔라지는 오르막에 두 다리가 뻐근해질 때쯤, ‘석화성(石火星)’이라 불렸을 정도로 하늘 높이 치솟은 가야산의 기암괴석이 펼쳐진다. 주위를 감싼 웅장한 절경에 이끌리듯 한 걸음 한 걸음 올라, 마침내 해발 1,430m의 상왕봉에 도착한다. 발아래의 드넓은 산군 너머로 백두대간의 장대한 능선이 한눈에 들어온다. 육산(肉山)의 아늑함과 선 굵은 바위들이 모인 골산(骨山)의 아찔함을 동시에 느낄 수 있는 가야산국립공원을 ‘영상앨범 산’과 함께 만나본다. KBS ◆ 이동 코스 : 소리길탐방지원센터 – 해인사 / 총 7.2km, 약 2시간 소요, 토신골탐방지원센터 – 상왕봉 / 총 4km, 약 2시간 30분 소요
뉴진스, K-팝 여성 아티스트 음반 판매량 2년 연속 1위
뉴진스, K-팝 여성 아티스트 음반 판매량 2년 연속 1위
2025. 01. 10 22:26 연예
어도어 걸그룹 뉴진스(NewJeans)가 2년 연속 K-팝 여성 아티스트 중 가장 많은 음반을 판매하며 굳건한 인기를 확인했다. 10일 써클차트에 따르면 뉴진스(민지, 하니, 다니엘, 해린, 혜인)의 앨범들은 지난해 총 309만 8275장 팔렸다. K-팝 여성 아티스트 가운데 판매량 점유율 1위(11.4%, 써클차트 2024 앨범 판매량 리뷰 기준)다. 뉴진스는 지난해 5월 더블 싱글 ‘How Sweet’와 6월 일본 데뷔 싱글 ‘Supernatural’을 발매하고, 두 음반 모두 ‘밀리언셀러’를 달성시켰다. ‘How Sweet’와 ‘Supernatural’은 지금까지 각각 124만 장, 130만 장 이상 팔렸다. 여기에 2022~2023년 발매된 데뷔 앨범 ‘New Jeans’와 싱글 앨범 ‘OMG’, 두 번째 EP ‘Get Up’ 등 구보 판매도 꾸준히 이어졌다. 뉴진스 음원 파워 또한 2024년에도 막강했다. 뉴진스는 써클차트 2024 글로벌 K-팝 부문에서 ‘How Sweet’를 비롯해 ‘Super Shy’, ‘Ditto’, ‘OMG’, ‘ETA’, ‘Hype Boy’ 등 13곡을 포진시키는 저력을 보였다. 디지털 부문과 스트리밍 부문에서도 각각 11곡, 10곡이 순위권에 들었다. 멜론이 지난 9일 발표한 2024 국내 연간차트에서는 8곡이 뉴진스의 노래다. 신곡과 전작 구분 없이 고르게 사랑받는 뉴진스의 인기를 엿볼 수 있다. ‘Supernatural’은 멜론 해외 연간차트 2위에 올라 눈길을 끌었다. 해외 연간차트에서도 종종 K-팝 아티스트들의 이름이 오르기는 하지만 최상위권에 랭크된 아티스트는 뉴진스가 유일하다고 멜론 측은 설명했다. 뉴진스는 이러한 성과를 바탕으로 ‘2024 KGMA’, ‘AAA 2024’ 등 국내 주요 연말 시상식에서 대상을 포함한 여러 상을 휩쓸고, 일본 최고 권위의 음악 시상식 ‘일본 레코드 대상’에서 2년 연속 ‘우수작품상’을 수상했다.

주간경향(총 347 건 검색)

플라스틱 선별 고된 싸움…여성 노동자 “이대론 안 돼”
플라스틱 선별 고된 싸움…여성 노동자 “이대론 안 돼”(2024. 12. 30 06:00)
2024. 12. 30 06:00 사회
당신이 버린 쓰레기, 재활용 가능한 것만 ‘사람’이 분류 미흡한 분리배출, 열악한 노동환경이 재활용에 걸림돌 한 재활용 선별장에서 여성 노동자들이 컨베이어벨트 위에 놓인 쓰레기 중 재활용 가능한 것들을 골라내고 있다. 손용훈씨 촬영·여성환경연대 제공 인류는 어떻게 플라스틱에서 벗어날 것인가. 전 세계 국가들이 플라스틱 규제를 놓고 머리를 맞대는 중이다. 2024년 11월 25일부터 12월 1일까지 부산에서 ‘유엔(UN) 플라스틱 협약’ 합의를 위한 회의가 열렸다. 플라스틱은 싸고 편리하다는 점 때문에 우리 일상생활 깊숙이 파고들었지만, 오랜 기간 분해되지 않아 지구를 떠돌며 환경을 오염시킨다. 전 세계 국가들이 나선 배경엔 플라스틱 오염을 방치하면 지구에 위기를 초래할 수 있다는 절박함이 있다. 그러나 우리는 오늘도, 이 순간에도 계속 플라스틱을 쓰고, 버리고 있다. 생수가 담겼던 페트병, 커피를 마신 일회용컵, 배달음식이 담긴 용기, 음식 재료를 포장한 스티로폼 상자, 각종 비닐…. 주택가에 놓인 재활용 쓰레기봉투에 흔히 담긴 것들이다. 과연 이 쓰레기들은 재활용이 될까. 어디로 가서 어떻게 재활용이 될까. 이를 알아보기 위해 자원 순환 여성 노동자에 대한 사회적 제도·인식 변화 캠페인을 진행하는 시민단체 여성환경연대와 함께 2024년 9~11월 전국의 재활용 선별장 네 곳의 노동자 12명을 심층 인터뷰했다. 재활용 선별장은 시민들이 버린 쓰레기에서 재활용할 수 있는 것을 분류하는 곳이다. 재활용 쓰레기를 매일 눈으로 보고 손으로 만지는 ‘플라스틱 전쟁’의 최전선에 서 있는 노동자들은 “이대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그저 버리면 끝’식의 쓰레기에 대한 태도는 노동자들이 재활용품을 골라내기 어렵게 만들고 환경 보호에도 악영향을 미친다고 했다. 해당 노동자들은 대부분 가정주부로 육아를 하다 뒤늦게 일자리를 구한 50~60대 여성들이다. 플라스틱 문제를 둘러싸고 있는 것은 무엇인지, 이들의 말과 노동실태를 통해 짚어봤다. 한 재활용 선별장에서 여성 노동자들이 컨베이어벨트 위로 쏟아져나오는 쓰레기 중 재활용 가능한 것들을 골라내고 있다. 손용훈씨 촬영·여성환경연대 제공 가사 병행 위해 폐기물 처리시설로 취업 2024년 11월 22일 찾은 강원도의 한 재활용 선별장. 빠른 속도로 지나가는 컨베이어벨트 위로 노동자들의 손이 쉴새 없이 움직였다. 거리에서, 집 앞에서 수거한 재활용 쓰레기를 컨베이어벨트 위로 쏟으면 노동자들이 폴리프로필렌(PP), 폴리에틸렌(PE), 폴리스타이렌(PS), 페트병, 유리병, 철캔, 알루미늄캔, 비닐 등 종류별로 분류한다. 노동자들은 한 손으로는 쓰레기 더미를 파헤치며, 다른 한 손으로는 물건을 잡아 배출구로 던져 넣었다. 물건 바닥 부분에 PP, PE 등이 표기돼 있지만 밀려드는 쓰레기 더미 속에서 여유를 부리며 바닥을 확인하고 재활용되는 물건인지 아닌지 판단할 겨를이 없다. 순식간에 눈으로 물건의 소재를 파악하고 손으로 집어내야 한다. 노동자 12명은 50대가 9명, 60대가 3명이다. 이들은 가정주부로 집안일과 육아를 전담하다가 자녀가 어느 정도 성장한 뒤 재활용 선별장에서 일자리를 구했다. 식당 서빙, 볼펜·머리핀 조립 등의 부업, 요양보호사, 미용사, 백화점·마트 판매, 제조업 공장, 간호조무사 등 이들 노동자가 과거 해본 일은 다양했는데 재활용 선별장으로 오게 된 이유는 비슷했다. 저임금이지만 고용이 그나마 안정적이고, 가사노동과 병행할 수 있도록 노동시간이 너무 길지 않은 일을 찾았는데 그게 재활용 선별이었다. 대부분은 정확히 어떤 일을 하는 것인지 알지 못한 채 취업했다. ‘병 줍는 사람이 필요하다’는 한 마디에 일을 시작한 이도 있었다. 가정에서 재활용 쓰레기의 분리배출을 여성이 주로 맡는다면, 사회에서도 그 선별 작업을 여성이 맡는 것이다. A씨(54)가 말했다. “일을 찾아다녔는데 5개월, 6개월 단기 일자리가 많았어요. 기간이 끝나면 ‘또 어떤 일을 찾아야 하나’ 고민하게 되더라고요. 여기(재활용 선별장)는 내가 크게 잘못하지 않으면 안정적인 고용이 된다고 들어서 왔어요. 뭐 하는지는 전혀 몰랐죠. 못 사는 나라 같은 데서 쓰레기 산 뒤지잖아요. 처음에는 제가 왜 난민처럼 쓰레기를 뒤지고 있나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도 일을 해야죠. 노후 준비도 못 했지만 아이들 결혼을 시켜야 하잖아요.” 남편 없이 생계를 혼자 책임지는 B씨(59)는 “먹고살아야 하니까 일을 해야 한다”고 했다. 중년 여성이 일을 구할 땐 ‘나이’부터 걸림돌로 작용한다. B씨의 말이다. “식당에 가는 것도 이 나이에는 안 받아주거든요. 손에 맞는 게 이거고, 해봤던 일이라 하는 거죠. 다른 일을 해보고 싶지만 가방끈이 짧아서 자신감도 없고…. 속상해서 어떨 때는 집어치우고 싶을 때도 있어요. 그런데 마땅히 생각한 데가 없으니까. 더럽고 치사해도 먹고살려니 어쩌겠어요.” C씨(58)는 “나이를 먹다 보니 이직이 힘들다”며 “인간이 존재하는 한 쓰레기는 발생할 것이고, 그때까지는 일할 수 있을 것 같아서 하고 있다”고 했다. D씨(58)는 “아줌마들이 직장 옮기기가 쉽지 않다. 어디에 이력서를 내면 나이부터 보지 않느냐”며 “그래서 한번 발을 담그면 잘 안 나간다. 끝까지 버티는 것”이라고 했다. 한 재활용 선별장에서 여성 노동자가 컨베이어벨트 위로 쏟아져나오는 쓰레기 중 재활용 가능한 것들을 골라내고 있다. 손용훈씨 촬영·여성환경연대 제공 재활용 선별은 철저히 ‘숨겨진 노동’이다. 바깥으로 잘 알려지지 않았을 뿐 아니라 노동자 당사자들도 주변에 이런 일을 한다는 사실을 알리지 않는 경우가 있었다. ‘쓰레기’와 관련되면 더럽고 위험하다는 반응부터 나오기 때문이다. D씨가 말했다. “예전에 친구에게 시청에 다닌다고 거짓말을 했어요. 나 사실 쓰레기장 다닌다고 했더니 쓰레기장에서 할 일이 뭐가 있냐고 묻더라고요. 분리수거한다고 했죠. 상상을 못 했다고 하더라고요. 아줌마들이 현장에서 이렇게 분리수거를 한다는 것에 깜짝 놀라더라고요.” E씨(54)는 “(재활용 선별장에서 일한) 10년간 주변에 오픈을 안 했다. 그냥 직장 다닌다고만 했다”며 “필요한 시설이지만 솔직히 ‘나도 이 일을 하고 싶어’ 하겠느냐”고 했다. 그의 말이다. “(재활용 선별장 노동자들은) 여기가 마지막 직장인 사람들이죠. 일하는 환경이 너무 열악한데 페이(급여)까지 적다 보니 더 기피하게 되는, 3D 업종의 최고봉이 아닐까 생각해요.” 두드려보고 태워보고, 토론하며 ‘재활용 공부’ 노동자들은 재활용 선별장의 노동강도가 세다고 공통적으로 말했다. 물건을 골라내는 것뿐인데 무엇이 어렵냐고 생각할 수 있지만, 직접 본 현장의 모습은 그렇지가 않았다. 컨베이어벨트 위로 쓰레기는 계속해서 쏟아져나오고, 1m 너비의 컨베이어벨트에서 때로는 허리를 굽히고 손을 뻗어 순간적으로 쓰레기를 집어야 했다. 잠깐 다른 생각을 하면 금세 쓰레기가 지나가 버리기 때문에 집중력도 필요하다. F씨(58)는 “물건이 계속 바뀌고 내가 지금 뭘 잡아서 어디로 넣어야 된다는 것을 계속 생각해야 하기 때문에 일이 단순해 보이지만 복잡하다”며 “잘못하면 다른 쪽에 넣을 수도 있으니까 집중해가면서 일해야 한다”고 했다. 처음 컨베이어벨트 앞에 섰을 때 어지러움을 느낀 이들도 있었다. B씨는 “처음에는 어지러워서 일을 못 했다. 집에서 자면서도 라인이 막 눈앞으로 지나갔다”며 “물건은 막 나오는데 뭘 잡아야 좋을지 몰라 손이 우왕좌왕하는 것”이라고 했다. A씨는 “한자리에서 하나만 잡는 게 아니다. 8가지를 잡는 자리도 있다”고 했다. 신입에게 도움을 주는 것은 ‘언니’, ‘이모’, ‘선배님’이었다. 회사로부터 무엇이 재활용될 수 있는 물건인지를 교육받거나 자료를 받았다는 노동자는 없었다. 모두가 먼저 일하던 노동자로부터 ‘입에서 입으로’ 배웠다고 했다. B씨의 말이다. “많이 했던 사람들이 가르쳐줬어요. 그 언니들을 보고 ‘기술자’라고 했는데, 기술자 언니들이 ‘이거는 뭐다, 저거는 뭐다’ 맨날 알려줘도 맨날 잊어버리는 거예요, 처음에는. 세월이 가고 계속 일을 하니까 많이 알게 됐죠.” B씨는 “이제는 하나 집을 때 1초도 안 걸린다”고 했다. 한 재활용 선별장의 컨베이어벨트 위에 쓰레기들이 놓여 있다. 손용훈씨 촬영·여성환경연대 제공 물건을 직접 두드려보면서 소리로 소재를 익히고, 마트에 가서 물건 바닥에 적힌 문구를 하나하나 살펴보면서 스스로 터득하기도 했다. G씨(63)는 “‘이게 뭐지?’ 싶으면 두드려봐야 해요. 물렁물렁한 것은 PE, 딱딱한 것은 따대기라고 하는데 그건 따로 분류해요. 초보들은 귀에 익어야 하거든요. 딱딱 소리 나는 것과 퉁퉁 소리 나는 것은 다르거든요. 검은색 용기도 PP가 있고 아닌 게 있어요. 일반 사람들은 잘 모르니 막 버리는 거죠.” H씨(57)도 말했다. “플라스틱도 여러 가지잖아요. 탁 소리 나는 건 못 써요. 긴가민가할 때는 얼른 두들겨봐서 ‘아, 이거 아니다’ 싶으면 얼른 던져요. 그릇 모양은 거의 PP예요. 처음 배울 때 이모님이 알려줬어요. 병처럼 생긴 것은 PE가 많고, 페트는 밑을 보면 구멍이 배꼽처럼 돼 있어요. PS는 찢으면 찢어져요. 바사삭하는 소리가 나요.” 재활용 선별장의 일은 연결돼 있다. 컨베이어벨트 앞부분에 선 노동자가 물건을 놓치면 그다음 사람이 잡아야 한다. 쓰레기는 매일 들어오기 때문에 선별장은 계속 가동을 해야 하고, 한 사람이 빠지면 다른 이들이 나눠서 일해야 한다. 이 때문인지 노동자들 사이에선 내가 재활용품을 잘 주워야 한다는 책임감, 다른 사람과 함께 일한다는 연대감이 강했다. E씨가 말했다. “못 주워도 뭐라고 하지는 않아요. 더구나 위험한 상황이면 줍지 말라고 해요. 병은 혹시나 던지면서 다칠 수도 있으니까요. 너무 악착같이 줍지 말라고 하는데, 그래도 다들 줍죠.” A씨는 “‘왜 그거 못 잡니’ 같은 이야기는 하지 않는다. 그게 내 일이 될 수 있기 때문”이라며 “오히려 책임감이 강해서 아플 때 쉬고 오라고 해도 쉬는 사람이 없다”고 했다. 형형색색 혼합 플라스틱, 재활용은 더 어려워 노동자들은 반입되는 쓰레기양이 최근 몇 년 사이 확실히 늘었다고 했다. 코로나19 이전엔 명절 전후 스티로폼 상자 같은 포장재가 많았다면 코로나19 이후엔 배달과 택배가 일상화되면서 상시로 명절같이 스티로폼 상자가 많이 들어온다고 했다. 문제는 재활용 선별장으로 오는 쓰레기 중 재활용할 수 없는 쓰레기가 너무 많다는 것이다. 재활용 선별장 전체에서는 선별률이 50% 안팎으로 추정된다. 선별률이 높은 곳이 80% 정도다. 재활용 쓰레기로 버려졌지만 상당수는 재활용되지 않고 폐기되는 것이다. 시민들이 재활용품과 재활용품이 아닌 쓰레기를 함께 넣어 뭉텅이로 버리는 것은 선별 작업을 힘들게 한다. 뱀·개·고양이·쥐 사체부터 병원에서 쓰는 링거액, 주삿바늘, 생리대, 아기 기저귀 등 일반 쓰레기로 버려야 할 것들이 재활용 쓰레기로 버려진다. I씨(60)가 말했다. “쥐나 고양이는 참을 수 있는데 뱀은 참을 수 없잖아요. 하다가 ‘악’ 소리가 나요. 그러면 사람들이 놀라서 기계를 중단하죠. 그 후유증으로 우는 사람도 있고요. 무서워서 며칠 동안 그 비닐을 못 뜯는 사람도 있어요. 거기서 뱀이 나올까 봐. 제발 이런 것은 재활용 쓰레기에 보내지 말고 종량제 봉투에 담아서 버렸으면 하는데. 예전에는 한번 뱀술 병이 들어오는데 조그마한 뱀이 우글우글한 거예요. 잊히지 않아요.” 쓰레기의 절대적인 양이 늘어나면서 동시에 재활용품의 ‘질’은 더 떨어졌다는 게 노동자들의 말이다. 배달용기가 많아지면서 음식물을 용기째 버리는 경우도 많아졌다고 했다. 김치를 담은 스티로폼 상자, 음료가 남은 페트병같이 음식물이 묻어 오염된 플라스틱은 재활용이 어렵다. I씨는 “예전에는 일회용품이 이렇게 많지 않아서 물건이 깨끗하고 종류가 적었다”며 “요새는 음식을 담는 플라스틱 통이 엄청 많다”고 했다. F씨는 “예전에는 음식물이 나와도 그냥 통에 담겨 나왔다면 지금은 배달용기에 담겨서 나온다”며 “그만큼 음식물이 담긴 배달용기가 많아진 것”이라고 했다. J씨(62)는 “예전엔 고를 물건이 있었지만 지금은 정말 다 쓰레기”라고 했다. 테이프로 감긴 스티로폼 박스는 안에 무엇이 들었을지 몰라 ‘폭탄’ 같은 존재로 여겨진다. A씨는 “음식물을 그대로 버려서 여름에는 구더기가 엄청 많다”며 “예전엔 기겁했지만 너무 흔하게 나와서 지금은 별나다는 소리를 들을까 싶어 기겁도 할 수 없을 정도”라고 했다. 2024년 11월 24일 부산시 해운대구 일대에서 플뿌리연대(플라스틱 문제를 뿌리 뽑는 연대) 회원들이 실효성 있는 국제 플라스틱 협약 제정을 촉구하며 행진하고 있다. 한수빈 기자 쓰레기의 양, 분류작업의 난도는 올라갔지만 인력은 그만큼 늘지 않았다. 많은 쓰레기를 소화하기 위해서는 컨베이어벨트의 속도를 높여야 하고, 그만큼 사람 한 명이 줍는 재활용품의 양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일단 줍기 쉬운 ‘덩치가 큰 아이들’부터 선별이 된다. 크기가 작은 것들은 선별이 어렵다. 플라스틱 빨대나 화장품 케이스같이 장갑 낀 손으로 줍기 힘든 것들은 거의 ‘패스’다. E씨는 “빨대 말고도 쓰레기 자체가 너무 많이 들어오고 그 양도 처리하기 버거운 상황이다 보니 빨대 저런 것쯤은 재활용품으로 처리해야 된다는 생각조차 못 하고 있는 현실”이라고 했다. K씨(55)는 “(배달용기로 사용되는) 검은색 PP는 기계가 못 읽어서 다 버린다”며 “왜 만드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기업들이 계속해서 새로운 소재, 멋진 디자인의 제품을 내놓을수록 재활용과는 멀어진다. 한 제품에 한 가지 소재만 사용하지 않고 여러 가지 소재를 섞어 사용하면 재활용할 수 없다. 노동자들은 아이들의 장난감을 대표적으로 재활용 안 되는 물건으로 꼽았다. 몸통은 플라스틱인데 뚜껑이 철인 경우도 있다. L씨(50)가 말했다. “두 개 이상 크게 섞여 있는 것은 그냥 쓰레기로 버려요. 예를 들어 페트에 알루미늄 캔이 둘려 있는 게 있어요. 투명한 케이스인데 알루미늄 캔을 따야 사용할 수 있는 것이요. 그런 건 못 써요. 플라스틱도 하나만 있으면 상관없는데 페트나 PE 이런 게 두 가지 이상 섞여 있는 게 있어요. 장난감은 재활용되는 게 아니에요. 사용하지 않는 플라스틱이에요. 소비자들은 ‘플라스틱이니까 재활용이 된다’고 버리는데 재활용이 안 돼요.” 시민사회단체들은 기업이 제품을 만들 때부터 재활용을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명확한 분류 매뉴얼이 없으니 신제품이 나올 때마다 두들겨보거나 노동자들끼리 토론을 해 재활용이 가능한지 알아보기도 한다. 그래서 자의적인 분류가 될 것을 우려하는 의견도 있었다. L씨의 말이다. “회사 차원에서 교육을 해줘야죠. 한두 번 배워서는 잘 기억을 못 할 수도 있고, 가르치는 사람이 누구인지에 따라 다 (작업방식이) 달라요. 회사에서 안전교육은 하는데 실질적으로 PP가 뭔지, PS가 뭔지 그런 교육은 없어요. 새로운 게 나오면 스스로 알아봐야 하는 거죠.” 여러 노동자는 현재의 재활용 시스템이 과연 재활용을 위해 적절한지 의문도 제기했다. 주택가의 경우 가정에서 분리배출을 하더라도 수거업체가 한꺼번에 수거하기 때문에 선별장에선 다시 모두 섞인 상태에서 분류 작업을 하게 된다. 가정에서 분리배출을 해봤자 소용이 없는 셈이다. 일반 쓰레기를 담아 버리는 종량제 봉투의 비용이 재활용 쓰레기 분류에 영향을 미친다는 시각도 있었다. 비싼 종량제 봉투를 사기 힘든 시민들이 재활용 쓰레기에 일반 쓰레기까지 담아 버리게 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원칙적으로는 검은 비닐봉지처럼 내용물이 뭔지 알 수 없는 쓰레기는 수거하지 않아야 하지만, 거리나 집 앞에 쓰레기가 쌓이면 주민 민원이 빗발쳐 수거하지 않을 수도 없는 노릇이라고 한다. 쓰레기를 마구 섞어 버리는 것을 방치하는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종량제 봉투 구매가 어려운 시민들 입장 등이 복잡하게 얽혀 재활용을 어렵게 만드는 구조다. E씨가 말했다. “점점 더 재활용이 안 되는 것 같아요. 소각장에는 종량제 봉투에 들어 있는 것이 가요. 나머지는 다 재활용 선별장에서 담당해야 해요. 사람들이 굳이 돈 들어가는 쓰레기봉투에 안 넣겠죠. 그러니까 쓰레기양은 많아지고 분리는 힘들어지는 거죠.” J씨는 “물가는 올라가고 봉급은 안 올라가니 쓰레기봉지마저 안 사는 것 아니겠느냐”며 “어려운 사람들은 봉지 하나라도 아껴 쓰려고 하지, 거기에 쓰레기를 버리고 싶겠나”고 했다. 한 재활용 선별장의 컨베이어 벨트에 재활용 쓰레기가 쌓여있다. 손용훈씨 촬영·여성환경연대 제공 한 재활용 선별장에 스티로폼 상자가 쌓여 있다. 손용훈씨 촬영·여성환경연대 제공 환경을 위해 필요한 일, 제대로 체계 구축 필요 재활용 선별장에 오래 근무한 노동자들은 취업을 왔다가도 더럽고 위험한 환경에 금세 그만두는 사례를 여러 번 봤다고 했다. 그만큼 노동환경은 열악하다. 바로 옆 사람의 말이 잘 안 들릴 정도로 기계 소음이 커 노동자들은 고무 귀마개나 헤드셋을 끼고 일한다. 악취가 지독해 마스크도 써야 한다. 여름에 마스크를 쓰고 일하면 땀이 줄줄 흐르지만, 선풍기를 틀면 쓰레기가 날아가기 때문에 쉽게 틀 수 없다. 겨울엔 쓰레기 반입을 위해 문을 열어 추위에 떨면서도 화재 위험 때문에 난방기구를 설치하기가 어렵다. ‘많이, 빨리’ 잡아야 하는 재활용 선별장에서 집게보다 손을 쓰는 게 더 효율적인데 그 손은 자주 베이고 찔린다. 각기 다른 크기의 플라스틱을 손가락으로 잘 집어야 하기 때문에 두꺼운 장갑을 겹겹이 낄 수는 없다. 재활용 쓰레기가 아닌 어묵 꼬치나 나무젓가락, 주삿바늘, 철사 같은 것에 찔린다. 현장마다 지급되는 안전용품은 천차만별이다. 명확히 정해진 기준이 없기 때문이다. 한 사업장에서는 일회용 마스크와 고무 귀마개를 지급하는가 하면, 다른 사업장에서는 산업용 마스크와 헤드셋을 지급한다. 마스크나 귀마개를 아예 지급하지 않는 곳도 있다. 생활폐기물 처리의 책임은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에 있지만, 폐기물 처리시설의 운영은 민간업체에 위탁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 때문에 노동자들은 주기적으로 재계약을 한다. 고용 승계가 안 될 가능성이 있는 불안정한 체제다. 근속연수 적립과 이에 따른 연차휴가 적용도 배제된다. D씨는 이런 체제에서 피해를 보았다. “입사했을 때 월차가 없었고, 대신 퇴직할 때 돈으로 준다고 했어요. 그런데 업체가 바뀌면서 사라져버렸어요. 결국 휴가도, 돈도 못 받았죠.” 2024년 12월 3일 소비자기후행동 등 환경단체 활동가들이 서울시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플라스틱 오염 종식을 위한 생산량 감축을 촉구하고 있다. 정효진 기자 전국환경노동조합 등의 노조가 있는 사업장은 노동환경이 그나마 낫다. 임금 인상, 고용 안정, 안전 대책, 샤워실·휴게실 확충이 모두 노조가 생긴 뒤에야 이뤄졌다. G씨는 “전에는 장갑을 딱 하나 주고 빨아서 쓰라고 했는데 노조가 생긴 뒤엔 여유분을 준다”고 했다. L씨는 “노조가 생긴 뒤 임금이 올랐고 세탁기, 건조기도 생겼다”며 “개인이 말했을 때는 들어주지 않던 것을 노조가 요구하면서 많이 좋아졌다”고 했다. 사회에 필요한 공공업무의 성격을 띠고, 높은 위험과 고강도 노동인데도 재활용 선별은 ‘단순노무’로 분류돼 저임금을 벗어나기 힘든 한계는 있다. A씨는 “열악한 환경에서 고강도 노동을 하는 일인데도 불구하고 너무 저임금”이라고 했다. C씨는 “쓰레기나 치우는 단순노동자로 취급하지 말고 사회를 위해서 필요한 사람이라는 대우를 해주면 좋겠다”고 했다. 사회가 재활용 선별 노동을 중요하게 다루는 것은 기후위기와 환경오염 문제를 얼마나 중요하게 생각하는지와 연결된다. 그런 점에서 노동자들의 말에는 자기 일이 환경보호와 사회에 기여한다는 자부심이 담겨 있었다. 또 노동자들은 국가가 기후위기와 쓰레기 문제, 재활용의 필요성을 시민들에게 더 적극적으로 교육과 캠페인을 하고, 더 많이 재활용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했다. A씨가 말했다. “귀중한 자원이 우리 손을 거쳐 분리돼서 큰 마대에 옮겨지는 걸 보면 그래도 지구를 살리는 데 많은 역할을 하고 있다는 생각은 들어요. 후손들에게 물려줄 귀중한 지구인데 버려지는 자원이 없게끔 저희가 분리배출을 한다고 생각해요.” E씨의 말이다. “제가 아이를 괜히 낳았다고 생각할 때가 있는데요. 지금 환경이 너무 안 좋아지고 있잖아요. 아이들이 너무 불쌍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제가 어릴 때와 지금은 환경이 너무 다르거든요. 쓰레기 문제가 제대로 바뀌어야 된다고 봐요. 현실적으로 다 못 해요. 빨대도 분명히 재활용품으로 만들었지만, 현실적으로는 걸러낼 수 없어요. 환경을 위해서 분리수거도, 제품을 만드는 것도 많이 바뀌어야 할 것 같아요. 더 이상 이런 식으로는 안 돼요.” 여성환경연대는 1999년에 창립한 여성환경운동 단체로 여성과 환경의 교차점에서 행동합니다. 여성건강, 월경, 기후정의, 플라스틱 및 유해물질, 풀뿌리 등의 운동을 펼치고 있습니다. 자원순환 여성노동자 노동안전 실태조사 및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으며 2025년 상반기에 조사 보고서가 발간될 예정입니다. 말 따로 행동 따로…플라스틱 규제 거꾸로 간 윤 정부플라스틱의 생산부터 유통, 폐기까지 전 생애주기를 규제하는 첫 국제협약을 제정하기 위해 전 세계 177개국이 참여해 논의했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2024년 11월 25...https://weekly.khan.co.kr/khnm.html?mode=view&code=115&artid=202412300600011
표지 이야기
여성들은 왜 ‘비혼 출산’을 고려하나
여성들은 왜 ‘비혼 출산’을 고려하나(2024. 12. 09 06:00)
2024. 12. 09 06:00 사회
20대 청년 43%가 긍정적…대통령실도 지원책 언급 ⓒUnsplash, Liv Bruce 비혼 출산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지난 11월 12일 20대 청년 10명 중 4명(42.8%)이 ‘결혼하지 않고도 자녀를 가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는 통계청 조사 결과가 나왔다. 10년 전 비혼 출산에 대한 긍정 응답률(30.3%)에 비해 12.5%포인트 증가한 것으로, 비혼 출산에 관한 인식이 변했다는 언론 보도가 이어졌다. 며칠 뒤 모델 문가비씨와 배우 정우성씨가 결혼하지 않은 상태에서 아이를 출산한 사실이 알려져 ‘비혼 출산’을 둘러싼 설왕설래가 이어졌다. 지난 11월 28일에는 대통령실 관계자가 “비혼 출산 아이도 차별없이 자랄 수 있도록 지원을 살피겠다”고 말하면서 정책적 측면에서 관심이 쏠리기 시작했다. 곧이어 ‘등록 동거혼제’(나경원 국회의원), ‘동반가정 등록제’(이철우 경북도지사), ‘연대관계등록제’(박홍근 국회의원) 등 비혼 출산 가구 지원 제도를 도입하자는 제안도 잇달아 나왔다. 사회적으로 비혼 출산에 관한 관심이 높아진 게 처음은 아니다. 2020년 방송인 사유리씨가 정자은행을 통해 정자를 기증받아 아이를 출산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젊은 여성들 사이에서는 남성 파트너가 없는 상태에서의 비혼 출산에 대한 관심도 커졌다. 당시 서울시여성가족재단이 발행한 ‘서울시민의 비혼 출산에 대한 인식 현황 및 정책 과제’(2021.09) 보고서에는 만 19~69세 성인 2000명을 대상으로 한 인식조사 결과가 실렸다. 응답자의 57%가 ‘결혼하지 않고도 자녀를 가질 수 있다’는 데 긍정했다. 비혼 여성의 26.2%가 ‘결혼을 하지 않고 아이를 낳을 것을 생각해본 적 있다’고 응답했다. 이 보고서에는 20~50대 비혼 여성 28명(비혼 출산 당사자 12명 포함)의 면접조사가 실렸는데, 이들은 비혼 출산을 지지하고 혹은 원하지만 차별이 심하고 정책적 지원이 부족한 한국에선 실행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로부터 지난 3년여 비혼 출산은 저출생 대책으로도 호명됐지만, 비혼 출산을 둘러싼 편견이나 이들을 지원할 법·제도가 크게 바뀐 것은 없었다. 이번엔 한 걸음 더 나아갈 수 있을까. ■‘결혼 없이 아이만 낳고 싶다’ 45% 서울시여성가족재단 설문에서 비혼 여성들(응답자 108명·중복응답)이 비혼 출산을 고려하는 가장 큰 이유로는 ‘결혼은 하고 싶지 않지만 아이는 낳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45.4%)가 가장 많았다. 그다음으로 ‘방송에서 비혼 출산을 선택한 여성들의 이야기를 들어본 적 있어서’(14.7%), ‘우리 사회에서 여성이 혼인 여부와 상관없이 출산을 스스로 결정하고 선택할 수 있는 사회적 분위기가 마련되었기 때문에’(10.4%) 순이었다. 연구 책임자인 강은애 서울시여성가족재단 연구위원은 지난 12월 5일 기자와 서면 인터뷰에서 “(연구 보고서를 통해 파악된) 비혼 출산을 희망하는 이유를 요약하면 ‘개인의 삶에 대한 주체적 선택의 욕구’라고 보는 것이 타당할 것”이라며 “우리 사회가 배우자 유무와 관계없이 출산과 양육을 하는 데 차별 없는 사회라면, 이러한 주체적 삶에 대한 선택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허민숙 국회입법조사처 입법조사관은 지난 12월 2일 기자와 통화에서 “한국에서 결혼이라는 제도는 가부장적인 문화에 들어가야 하고, 굉장히 복잡한 절차와 관계가 뒤따르기 때문에 여성들의 진입장벽이 높다”며 “동거 상태에서 아이를 원할 수 있고, 아이는 원하지만 남편은 원하지 않을 수 있고, 아이도 남편도 원했지만 상대가 거부해서 결혼하지 못한 경우도 있다. 비혼 출산을 선택하는 이유는 굉장히 다양하다”고 했다. 사유리씨의 사례처럼 남성 파트너가 없는 상태에서의 임신·출산을 원하는 여성도 늘고 있다. 서울시여성가족재단 연구의 면접조사에 참여한 50대 초반의 비혼 여성 A씨는 한국사회의 성차별과 가부장적인 가족제도를 비판적으로 보기 때문에 결혼을 꼭 해야겠다는 생각은 없었다. 그렇지만 ‘내 자녀는 낳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40세 때부터 냉동 난자를 이용한 보조생식술(시험관시술)로 임신을 시도했다. ■‘비혼 출산’, 어떻게 알고 있나요? 언론에서는 사유리씨의 사례를 두고 ‘자발적’ 비혼 출산(비혼모)이라 이름 붙이기도 했다. 비혼모(‘미혼모’)와 다른 특별한 사례로 다뤄지면서 비혼모에 대한 편견을 강화할 수 있다는 지적이 있다. 서울시여성가족재단 연구에서는 의학적 방법에 따른 비혼 출산을 ‘비혼 단독 출산’이라 표현했다. 강은애 연구위원은 “‘비혼 출산’을 ‘자발적 선택’으로 언급하면서 상대적으로 미혼모는 ‘비자발’이나 ‘무책임’이라는 상반된 이미지로 의미화하는 문제가 연구를 통해서도 확인됐다”며 “모든 형태의 출산과 양육이 존중받아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이 중요하다. (비혼 출산을) 일부 특별한 여성들의 새로운 경향이나 흥미 있는 삶의 방식으로 묘사하는 것도 경계가 필요하다”고 했다. 비혼 출산에 이르는 삶의 과정은 매우 다양해서 ‘자발적’이라는 기준으로 구분 짓기는 사실 애매하다. 면접조사에 참여한 40대 비혼 출산 여성 B씨의 말이다. “사실 우리는 다 자발적이라고 얘기하죠. 자발적으로 아이를 낳았고, 우리가 선택해서 낳았고, 마찬가지로 우리가 선택해서 지금 잘 키우고 있는 거고. 그런데 사람들이 보기에는 ‘아, 쟤네는 미혼모야, 뭐야 어떻게 낳은 거야? 버림받았어?’ 이렇게 생각을 해요.” 김민정 한국미혼모가족협회 대표는 지난 12월 2일 통화에서 “(비혼 상태에서) 여성이 임신했을 때 임신을 유지할지 중단할지, 그리고 아이를 출산한 다음엔 양육할지 입양할지 결정해야 한다”며 “자발적이라는 표현이 맞을지 모르겠다. 미혼모들은 자기가 한 행동에 책임을 지려 결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허민숙 조사관은 “외국의 사례를 많이 언급하는데 ‘비혼 출산’은 혼인하지 않은 상태에서, 즉 법률관계에 들어가지 않은 상태에서 아이를 낳고서, 결혼한 커플과 차별 없이 삶을 이어가는 것”이라고 했다. ■비혼 출산 실행이 어려운 이유 통계청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혼인 외 출생아의 비중은 전체의 4.7%(1만900명)로 1981년 관련 통계를 작성한 이래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다만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의 평균(41.9%·2020년)에 비교하면 현저히 낮다. 비혼 출산 사실 자체에 대한 사회적 차별과 편견이 가장 큰 장벽이다. 일러스트 김상민 기자 허민숙 조사관은 “정우성씨를 향한 비판 가운데 ‘아이까지 낳았는데 왜 결혼을 안 해주냐’는 내용이 있다”며 “우리나라가 아직도 ‘이성애 가정에서 아이를 낳는 것’을 굉장히 안정적이라고 보고, 그렇지 않으면 (당사자가 아닌) 주변에서도 매우 불안해한다는 것을 드러낸 것”이라고 했다. 그는 “정우성씨가 청룡영화제에서 ‘아버지로서 책임을 다하겠다’는 말을 했는데, 그것은 매우 당연한 것이기 때문에 그런 걸 ‘선언’적으로 입장을 밝히고 또 그 말로서 박수를 받았다는 것은, 그렇게 책임지지 않아도 큰 지장이 없었던 사회였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라고 했다. 차별과 편견은 법과 제도 안에서 뿌리내렸다. 가족관계의 등록 등에 관한 법률에 따라 출생신고를 할 때 ‘혼인 중의 출생자’와 ‘혼인 외의 출생자’로 구분하는 것부터가 ‘낙인’의 근거가 된다는 지적이 있다. 서울시여성가족재단 면접조사에 참여한 40대 비혼 여성 C씨의 말이다. “(혼외자) 낙인 제도잖아요. 애들은 자라면서 그렇게 낙인을 받고 그러면 부모를 원망하게 되죠. (중략) 그렇게 손가락질받고 사회에서 인정받지 못한 자식을 낳으려는 부모가 어디 있겠어요. 그렇다면 그것부터 고쳐야겠는데요.” 강은애 연구위원은 “가족 형태에 대한 편견이 지속되고 법·제도가 미비한 상황에서는 비혼 출산은 선택지가 되기 어렵다”며 “정부와 지자체가 한부모 가족 지원 확대 등 제도 개선을 위해 노력하고 있으나, 여전히 우리 사회의 양육환경은 두 명이 함께 양육하기에도 벅찬 상황이다. 이런 상황이 지속된다면 비혼 여성이 출산과 양육을 선택하는 것은 더욱 어려운 문제일 것”이라고 했다. 아동수당, 부모급여, 산후지원 등 아동이 태어난 다음 적용받는 복지제도는 아동을 기준으로 하기에 비혼 출산이라고 해서 차별받지는 않는다. 다만 김민정 대표는 “임신하고 출산 전까지 (혼자서) 병원비, 공과금, 통신비 등의 생계비가 부담이 된다. 임신 7~8개월 정도 되면 나가서 일하기도 어렵다”며 “예비 부모수당 지급 등 이때 경제적 지원이 이뤄지면 양육을 선택하는 사례가 늘 것”이라고 했다. 여성이 양육을 선택했더라도, 남성 파트너와 헤어진 후 양육비를 주지 않으면 인지청구 소송을 걸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고 승소를 하더라도 양육비 지급을 이행하지 않는 경우도 많다. 현재로선 한국에서 ‘비혼 단독 출산’은 어렵다. 불법은 아니지만 대한산부인과학회 보조생식술 윤리지침에 따라 정자를 기증받기 위해서는 부부여야 하며(2021년부터 사실혼 포함) 난임치료를 위한 것임이 증명돼야 한다. 비혼 여성들의 난자 냉동에 관한 관심이 높지만 부부가 아닌 이상, 비급여이기 때문에 비용이 많이 들어 실행하기 어렵다. ■변화는 시작됐다, 법·제도 바뀌어야 비혼 출산에 관한 사회적 관심이 다양한 가족 형태에 대한 인식·제도적 변화로 이어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김민정 대표는 “문가비씨는 많이 알려진 분인데 (비혼 출산 사실을) 공개한 게 반가웠다”며 “이제는 미혼모들도 숨을 단계가 아니다, 결혼하지 않고 아이를 양육하는 것에 대해서 지탄받거나 외면당하는 시대는 끝났다라는 느낌이 들었다”고 했다. 그는 “처음에 응원과 축하의 댓글들이 있었는데 문가비씨가 아이를 선택하고 출산한 것에 대해 축하하고 싶고, 저희 엄마들도 이런 축하를 받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며 “아이를 낳기로 결정하고 보호출산제로 숨어버리는 게 아니라 누구나 내 아이를 키울 수 있는 환경이 됐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고 했다. 지난 21대 국회에서 혈연 및 혼인 관계가 아니어도 생활을 공유하면 가족으로 인정하는 ‘생활동반자법’과 비혼 여성의 임신·출산을 위한 보조생식술 대상을 확대하는 ‘독립출산지원법’(모자보건법 개정안), 동성혼 법제화를 위한 ‘혼인평등법’(민법 개정안) 등 이른바 ‘가족구성권 3법’이 발의됐으나 모두 임기만료 폐기됐다. 문가비·정우성씨 사례의 실질적 관계 유무를 떠나 이를 계기 삼아 비혼 출산 가구를 포함해 혼인이나 혈연관계에 있지 않은 다양한 가족 형태를 인정하고, 지원할 법적 근거를 마련하겠다는 제안이 나오는 것은 긍정적이라 할 수 있다. 허민숙 조사관은 “비친족 가구에 속한 인구가 100만명을 넘어선 지 3년이 됐다. 이미 다양하게 각자의 방식으로 가족형태를 선택하고 자신의 행복을 추구하는 삶을 살고 있다”며 “우리가 늘 인식 변화가 중요하다는 말을 하는데, 국가가 어떤 형태의 가정도 다 지원하겠다는 미래지향적인 정책, 제도를 마련하면 인식 변화를 끌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비혼 출산 아이가) 차별없이 자라도록 하겠다는 추상적인 말보다 혼외자·혼중자 구분을 없앤다든지, 양육비 지급 이행 행정조치를 강화한다든지 구체적인 정책들을 이야기해야 한다”고 했다. 정치권과 정부, 지자체가 비혼 출산 지원 정책을 만들려는 것은 저출생 대응이 될 수 있다는 판단도 포함돼 있다. 다만 서울시여성가족재단의 설문에서 비혼 출산 증가와 관련해 국가의 저출생 대책에 대한 호응이라는 데는 비혼 여성들의 동의 정도가 낮았다. 강은애 연구위원은 “비혼 출산 지원 정책을 저출생 대응으로 접근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며 “여성의 출산을 인구 증가의 도구로 보는 시각 때문이다. 비혼 출산에 관심이 많은 젊은 여성들은 특히나 이러한 관점에 매우 민감하게 반응하고 거부감이 큰 세대”라고 했다. 그는 “궁극적으로 또는 부가적인 결과로서 출산율 상승을 기대하는 경우라 하더라도, 비혼 출산 지원 제도 도입 시에 출산율을 목표로 한다면 정책 타깃층의 비판에 직면할 것”이라고 했다. 강은애 연구위원은 “비혼 출산은 결혼 여부와 상관없이 아이를 가질 권리를 선택할 수 있는 개인의 권리라는 관점으로 봐야 한다. 양육자의 결혼 여부나 가족 형태와 관계없이 모든 아동이 동등한 권리를 보장받을 수 있도록 사회적 안전망과 복지 체계를 구성하는 것이 뒷받침돼야 한다”며 “특히, 비혼 부모의 자녀가 차별받지 않도록 법적·제도적 지원이 함께 마련돼야 한다”고 했다.
[꼬다리] 여성 전용
[꼬다리] 여성 전용(2024. 11. 29 15:50)
2024. 11. 29 15:50 사회
지난 11월 20일 서울 성북구 동덕여자대학교 월곡캠퍼스 운동장에서 열린 학생총회에 참석하기 위해 줄을 서고 있는 학생들. 이날 남녀 공학 전환 안건에 대해 투표를 진행했다. 정효진 기자 헬스를 시작했다. 지난해 풋살에 이어 운동을 본격적으로 배우는 건 두 번째다. 저녁 약속이 없을 때면 일터에서 헬스장으로 곧장 퇴근하는 게 일상이 됐다. 퍼스널트레이닝(PT)도 따로 받고 있다. “술을 줄이라”는 PT 선생님의 잔소리가 내심 반갑기도 하다. 직장인이 된 이후 내 밥상을 이토록 살펴봐 준 이가 있었나 싶다. 헬스장 앞엔 ‘여성 전용’이란 안내판이 붙어 있다. 집에서 도보로 7분 거리라는 점이 1순위 요인이었으나, 여성 전용이란 점도 마음에 들었다. ‘헬스’ 하면 남성 보디빌더부터 떠올리는 사람에게 일반 헬스장의 장벽은 높다. 운동하는 모양새가 조금만 어색해도 튀어 보이지 않을까? 탈의·샤워 시설 이용에서도 좀더 안전하겠단 생각이 들었다. 풋살을 시작했을 때와 마찬가지로 다른 세상이 보인다. 헬스장을 찾는 여성의 연령대는 상상 이상으로 다양했다. 15㎏도 힘든데 40㎏ 무게를 거뜬하게 치는 ‘언니’(멋있으면 다 언니)들도 수두룩했다. 헬스와 별도로 열리는 스피닝 수업은 대기자가 있을 만큼 인기다. 혼자 운동할 때 자세를 바로잡기 위해 영상을 몇 번 찾아본 탓에 유튜브 알고리즘은 온통 헬스 관련한 내용이다. 헬스장 등록 전에 여성 전용 헬스장을 검색한 적이 있다. 온라인상에는 ‘여성 트레이너는 무조건 걸러라’, ‘여성 전용 헬스장은 상술이다’ 등 부정적 의견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반면 생각보다 여성 전용 헬스장의 수가 많아서 놀라기도 했다. 절대 걸러야 한다는 여성 전용 헬스장이 성행한다는 건 그만큼 수요가 있다는 얘기이기도 하니까. 여고와 여대를 나온 내게 여성에게만 허락된 공간은 낯설지 않다. 남성 구성원이 아예 없지는 않았지만, 여성이 수적 우위인 공간을 접해봤다는 의미다. 통제받던 여고 생활과 달리 무한한 자유와 권한이 주어졌던 여대에서의 경험은 특별했다. 각종 장(長)은 물론 의사결정의 주체 등 ‘디폴트’가 여성인 그토록 거대한 세상은 여자대학 외에는 경험해보지 못했다. 직장생활을 한 햇수가 여대에서의 5년을 넘긴 지 오래다. 그때의 경험이 체화된 것 같긴 한데 기억은 희미하다. 지금 발 디딘 세상은 남성의 얼굴을 하고 있다. 역대 여성 편집국장이 한 명이던 회사는 말할 것 없고, 출입처 역시 남성이 과대 대표됐다. 22대 국회에 입성한 여성 지역구 의원은 36명, 비례대표는 24명이다. 전체 300명 중 20%로 절반에 한참 못 미친다. 그런데도 역대 최다 기록이라고 한다. 최근 ‘동덕여대 공학 전환 반대 시위’가 화두다. 시위 방식을 두고 여러 갑론을박이 오간다. 정치부에서 한 발 떨어져 사태를 본 입장에서 한 마디를 얹기 조심스럽다. 위기에 몰린 보수 정치인들이 ‘폭력 사태’ 운운하며 쉽게 여론몰이용으로 쓸 만큼 사태는 간단하지 않다는 건 알겠다. 여대의 필요성을 역설하는 학생들의 이야기에 공감한다. 여대는 여성들이 자신의 주체성에 대해 ‘안전하게’ 논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공간이다. 이 사태에 학내 무단침입, 칼부림 예고 등 일부 남성들의 이해하기 힘든 반응이 나온 이유를 되짚는 이가 적다는 사실이 서글프다.
꼬다리
“빈민가 아이들을 길러낸 여성들의 서사”
“빈민가 아이들을 길러낸 여성들의 서사”(2024. 11. 04 06:00)
2024. 11. 04 06:00 문화/과학
다큐 <열 개의 우물> 연출한 김미례 감독 인터뷰 다큐멘터리 <열 개의 우물>을 연출한 김미례 감독이 지난 10월 30일 서울 중구 정동 경향신문사에서 주간경향과 인터뷰하고 있다. 서성일 선임기자 우물가에 여성들이 모인다. 우물에서 물을 길어 아이들에게 밥을 해 먹인다. 엄마가 일터로 나가 집을 비운 사이, 아이들은 우물가로 모인다. 그러면 또 다른 여성들이 우물가로 찾아와 아이들을 돌본다. 그렇게 우물은 마을을 살린다. 지난 10월 30일 개봉한 다큐멘터리 영화 <열 개의 우물>은 우물가의 여성들, 우물 같은 여성들에 관한 이야기다. 이렇게만 말하면 한 편의 동화 같지만, 이 다큐는 1970~1990년대 인천 만석동, 화수동, 십정동 등 빈민촌에서 실제 사람을, 마을을 살려낸 여성들의 서사를 켜켜이 엮어낸다. 과거 만석동은 한국전쟁 때 피란민들이 움막을 짓고 살기 시작해 형성된 판자촌이었고, 십정동은 서울 도심에서 내몰린 철거민과 농촌을 떠나온 이농민들이 모여든 철거민촌이었다. <열 개의 우물>은 이 가난한 마을에서 생계를 꾸리고 아이를 길러낸 여성들, 그리고 그들 일상으로 들어가 이른바 반빈곤운동, 탁아운동, 여성운동을 했던 여성들을 조명한다. 그런가 하면 만석동은 1970년대 유신정권 노동자들을 탄압하던 긴급조치 시대를 보여주는 공간이다. 만석동 동일방직에서 1972년 한국 최초로 여성이 노동조합 지부장으로 선출됐다. 이어 1975년에도 여성 지부장이 선출되자, 회사와 반대파 조합원들의 노골적인 활동 방해와 괴롭힘이 계속된다. 이에 항의한 여성 노동자 124명은 1978년 해고된다. 이 다큐에 등장하는 안순애는 그중 한 명이다. 다만 영화는 과거를 비추는 데 그치지 않는다. 그들의 현재를 추적한다. 각자가 다른 공간에서 다른 모습으로 살고 있지만 ‘삶이 계속되고 있음’은 그들에게 그 자체로 노동이자, 사회운동이 됐다는 것을 보여주려는 듯하다. 지난 10월 30일 서울 중구 경향신문사에서 <열 개의 우물>을 제작·연출한 김미례 감독을 만났다. 그는 이 다큐가 “아직 언어화하지 못한 여성들의 어떤 일에 대한 기록”이라고 말했다. 다큐멘터리 <열 개의 우물> 포스터. 감 픽쳐스 제공 ■그때 그곳에서 ‘사회적 돌봄’의 불씨를 키웠다 김 감독은 전작 <동아시아반일무장전선>(2020)과 관련해 인천 부평 지역을 취재하면서 1980년대 십정동에 아이들을 돌보는 여성들이 있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십정동 해님놀이방 선생님이었던 김현숙을 알게 된 후, 김 감독은 그가 강화도에서 운영하는 책방 ‘국자와주걱’을 찾아갔다. 2021년 이른 봄이었다. 그로부터 약 2년간 다큐를 찍었다. 김현숙은 빈민 지역에서 아이들을 돌봤던 일에 관해 “아무것도 아닌 사람이 아무것도 아닌 꿈을 꾸었다”고, 그 시절을 “인생에서 가장 행복했던 때”로 기억했다. 김 감독은 “김현숙 선생님은 (남에게 보일 것은 아니라고) 중요하지 않다고 했지만, 저한테는 굉장히 크게 다가왔다”라고 했다. <열 개의 우물>에 출연한 1980년대 인천 십정동 해님놀이방 선생님이자 강화도에서 책방 ‘국자와주걱’을 운영하는 김현숙. 감 픽쳐스 제공 김 감독은 20여 년간 ‘노동’, ‘여성’, ‘여성 노동’이란 주제어를 들고 현장과 사람을 기록해왔다. 김 감독의 장편 데뷔작인 <노가다>(2005)는 건설노동자들의 이야기를, <외박>(2009)은 2007년 대형마트 홈에버 비정규 여성 노동자들의 점거 농성을, <산다>(2013)는 명예퇴직 요구에 맞선 KT 노동자들의 투쟁을 기록한 다큐멘터리다. “여성·노동 문제와 연결해봤을 때, 여성이 일한다고 하면 항상 아이의 문제가 걸려 있었습니다. 그때는 여성이 육아를 전담하던 시기라 가난한 집에서 돈벌이해야 했던 여성뿐만 아니라 안정된 일자리를 가진 여성들에게도 육아·돌봄 문제는 굉장히 중요했습니다. 이분들을 한번 만나봐야겠다고 생각했죠.” <열 개의 우물>은 그동안 사회가 주목하지 않은 여성의 자리를 비춘다. 정부의 무상보육이 시작되기 전인 1980~1990년대에 일터로 나가려는 여성은 아이들을 맡길 공간이 간절했다. 다큐는 김현숙뿐만 아니라 만석동 큰물공부방 선생님이었던 홍미영, 화수동 민들레공부방 선생님이었던 유효순을 따라간다. 홍미영은 대학 동아리 활동으로 만석동에서 반빈곤운동을 시작해 이후엔 십정동 주민이 됐다. 그는 해님놀이방에 아이를 보내며 자모회 활동을 했다. 그는 국회의원·구청장을 지낸 정치인이다. 유효순은 유아교육을 전공한 후 당시 민들레선교원에서 시작한 교육운동을 민들레공부방 설립으로 이어갔다. 여전히 아이돌봄 교사로 활동한다. 한국여성민우회 문화부 활동을 하다 십정동 해님놀이방과 인연을 맺은 신소영은 현재 지역아동센터 해님공부방 시설장으로 있다. 이 공부방들은 아이들만 돌본 것이 아니라 엄마들을 모이게 했다. 엄마들은 강의를 들으며 공부하고 소식지에 자기 글을 써냈다. 자모회는 문 닫을 위기에 처한 공부방을 살리기 위해 나섰고, 동네의 문제들을 해결했다. 신소영은 “해님놀이방에서 어떻게 아이를 잘 키울지, 어떻게 살맛 나는 동네로 만들지 공부하고 잔치를 하고, 같이한 경험과 가치가 있다. (지금 아파트단지가 들어서서) 동네는 헐렸어도 그렇게 자라왔던 엄마들, 할머니들, 아이들이 여기저기 퍼져 있어 자기 나름의 자리에서 제 역할을 하면서 잘살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지역탁아소연합회 사무국장을 지낸 최선희는 “그때 전국적으로 100개 정도의 소위 빈민 지역, 공단 지역에서 탁아소가 만들어졌는데 그때 우리가 이 운동을 탁아운동이라고 했다”며 “탁아운동이란 육아의 문제를 사회화시켜내는 운동이었다”고 전한다. 김 감독은 “유효순·김현숙 선생님은 당시 공부방에서 엄마와 선생님이 아이를 함께 키워나간다는 철학이 있었고, 학부모 모임을 만들고, 그분들이 움직이게 하는 그런 시스템을 만들었던 것”이라며 “‘돌봄’이라고 해서 아이들 문제만을 집중적으로 본 것은 아니다. 돌봄이라는 말 안에는 다양한 결들을 포함한다. 여성과 노동이라는 측면에서 그때 그런 활동들이 (여성이 노동할 때 필요한 사회시스템과 같은) 작은 불씨를 만들어냈던 것을 비추고 싶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그때는 말 그대로 닥치는 대로 일하는, 애들을 먹여 살리려고 해야 했던 여성들의 노동이 굉장히 많이 있었던 것이죠. 공장 일이든, 장사든, 부업이든, 농사든. 저는 그것도 노동이라고 이야기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삶이 머무는 곳에서, 열심히 ‘일’했던 여성들 <열 개의 우물>에는 1970~1990년대 ‘일하는 여성’에 관한 이야기가 나온다. 1980년대 해님놀이방에서 낸 소식지에는 이런 글이 실렸다. “우리 어머니/ 우리 어머니는/ 날마다 시장에 가십니다/ 오늘도 새벽에 나가셨읍니다/ 우리 어머니는 쇳덩어리입니다”(해님놀이방 아동의 글) “어린아이를 등에 업고 이 일 저 일을 찾아 헤매야만 했을까. 그러나, 난 슬프다고 이런 내 삶이 뼈아프다고 가련하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왜냐하면 내 인생을 개척해나갈 수 있었기 때문이다.”(해님놀이방 엄마의 글) 그때 여성들에게 일은 어떤 의미였을까. 김 감독은 “제가 학자나 연구자가 아니어서 언어화시키지 못한 부분”이라며 “여성이 생계를 위해서 일하러 나가는 것은 아주 기본적인 해석이다. 누구나 생계를 위해서 일을 한다. 여성의 사회활동이라는 측면에서도 더 이야기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노동이라는 것이 법·제도 안에서 근로계약 관계를 맺는 형태, 조금 더 힘든 위치에 있지만 비정규직이라고 표현하는 노동, 그렇게 이슈화가 돼서 불리는 노동이 있습니다. 그런데 말 그대로 닥치는 대로 일하는, 애들을 먹여 살리려고 해야 했던 여성들의 노동이 굉장히 많이 있었던 것이죠. 공장 일이든, 장사든, 부업이든, 농사든. 저는 그것도 노동이라고 이야기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김미례 감독이 지난 10월 30일 서울 정동 경향신문사에서 <열 개의 우물>과 관련해 인터뷰하고 있다. 서성일 선임기자 동일방직에서 8년간 투쟁한 안순애는 충북 음성으로 이주해 농민이 됐다. 안순애는 ‘WTO 쌀 수입 반대’라고 쓰인 머리띠를 두르고 집회에 나갔고, 여성 처음으로 지역 농협 이사로도 나섰다. 마을 이장을 두 번 지내면서 주민들의 불편을 해소하려 애썼다. 본인 말처럼 “누가 상 안 주나” 싶은데, 그는 스스로 대단한 철학이나 투철한 목적의식을 가지고 살아온 것이 아니라고 말한다. “내가 처한 사회적 위치가, 꼬라지가 이래서” 살다 보니 뭔가 해왔더라고 말한다. 안순애는 동학농민운동 당시 이웃을 따라나섰다가 진격대 앞에서 눈을 감고 꽹과리를 쳤던 청년의 이야기를 꺼낸다. 자신 또한 “모르면서 무서워서” 그렇게 살아왔다고 고백한다. <열 개의 우물>에 출연한 동일방직 해고 노동자이자 충북지역 농민인 안순애씨 / 감 픽쳐스 제공 김 감독은 안순애와 처음 통화했을 때 “말씀마다 시간의 묵직함, 저력이 느껴졌다”고 했다. 안순애의 이야기는 자꾸 ‘동일방직’으로 돌아갔다고 김 감독은 말했다. 안순애의 기억에 “사진처럼 박힌” 장면, 여성 노동자들이 노조 간부를 체포하려던 경찰에 맞서 ‘나체시위’를 벌였던 이야기는 다큐에서 사진 자료로 등장한다. ‘과거의 사건’이지만 그것이 안순애에게는 “해결하지 못해 가슴에 남은 사건”(김미례 감독)이다. “안순애 선생님이 ‘한국사회는 철저하게 계급사회야’라고 말씀을 했어요. 노동현장에 왔던 학생운동하던 이들은 다 어디로 갔을까. 다 살길 찾아갔지만, 안순애 선생님은 자신 같은 사람은 불러주는 곳도 없고 무엇이라도 하려면 학벌이 중요해서 할 수 있는 것, 농사를 최선을 다해 지으며 살았다고 했어요. 그런데 또 똑같이 가난한 사람 중에서도 동일방직 사건을 겪었기 때문에 이후의 삶에 있어서 사회를 좀더 비판적으로 보게 되면서 자신은 지역에서 뭔가를 할 때 그것이 기반이 돼서 뭔가 할 수 있는 일이 있었다는 이야기를 했어요. 그 두 가지 말씀이 기억에 남습니다.” 여성의 노동, 사회활동에 관해 이야기하던 다큐는 후반부 다소 결이 달라져 여성들의 지금 삶을 추적하는 것에 상당한 시간을 할애한다. 투쟁의 서사를 강조한 김 감독의 전작들과도 조금 다르다. “제가 나이가 들었단 얘기겠죠(웃음). 노년에 이르러 이제 자기 삶을 되돌아보는 것이 필요하잖아요. 특히나 젊었을 때 열심히 사회적 활동, 사회구성원으로서 뭔가를 해왔던 분들이잖아요. 이분들이 자기 삶을 어떻게 말씀하실까 궁금했어요. 제각각의 자리에서 지나온 자신의 삶에 관해서 이야기할 때 ‘되게 당당하다’고 느꼈어요. ‘자랑할 것도 없지만 그렇다고 해서 떳떳하지 않은 건 아니다’ 이런 말씀들을 해요. 그걸 기반 삼아서 이후로도 잘 살아갈 수 있겠구나, 그런 생각을 했어요.” <열 개의 우물>에는 벚꽃이 바람에 하염없이 흔들리는 장면이 나온다. 김 감독은 “힘들게 살아온 여성분들이 살다가 어느 날 봄이 되면 ‘벚꽃이 피었더라, 아름다워서 눈물이 났다’는 이런 말씀을 참 많이 한다”며 “벚꽃이 만발한 순간에 자기연민뿐만 아니라 행복감과 슬픔 등 감성이 풍부해지는 순간, 그런 순간을 누리고 볼 줄 아는 여성들의 마음을 전하고 싶었다”고 했다. 김 감독은 1970~1990년대 ‘엄마’로서 아이를 키우면서 ‘사회구성원’으로서 삶을 일궜던 동시대 여성들이 이 다큐를 보길 권한다. 이 작품이 “그들 각자의 이야기로 다가가서 위안이 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에서다. <열 개의 우물>은 제15회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 제26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 제25회 제주여성영화제, 제15회 광주여성영화제 등에서 초청 상영됐다. 서울(인디스페이스, 아트하우스모모, CGV 용산아이파크몰·압구정·명동역 등), 인천(CGV인천, 미림극장, 영화공간주안, 강화작은영화관), 대전(소소아트시네마·씨네인디U·대전아트시네마), 대구(오오극장), 안동(안동중앙시네마), 부산(부산영화의전당·CGV서면), 광주(광주독립영화관) 등 지역 영화관에서 볼 수 있다. 상영시간 82분. 12세 이상 관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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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들이여 달리자! 나이키, ‘2025 애프터 다크 투어’ 개최
여성들이여 달리자! 나이키, ‘2025 애프터 다크 투어’ 개최
2025. 01. 09 10:34 건강
시마 시몬스 나이키 글로벌 여성 러닝 및 피트니스 부문 부사장은 “모든 여성들이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참가하며 내면의 힘과 집단 에너지의 힘을 발견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이번 레이스의 취지를 전했다. 나이키가 더 많은 여성을 스포츠의 세계로 초대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여성 러너에게 최고의 경험을 선사할 레이스 시리즈 ‘2025 애프터 다크 투어’를 개최한다. ‘2025 애프터 다크 투어’는 전 세계 6개 주요 도시에서 여성 러너들을 초대하여 10K 및 하프 마라톤 코스를 달리는 야간 레이스로, 오는 4월 호주 시드니를 시작으로 중국 상하이, 대한민국 서울, 인도 뭄바이, 미국 로스앤젤레스, 멕시코 멕시코시티에서 차례대로 열린다. 대한민국 여성을 위한 ‘애프터 다크 투어 서울 10K’는 오는 5월 10일 저녁 7시 여의도공원에서 총 7천 명의 여성 러너와 함께한다. 여의도공원을 시작으로 서강대교를 오가는 10Km 코스로 운영되며 새로운 도전을 완성해 나갈 참가자들의 맥박과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통해 도심 속 활기를 가득 채울 전망이다. 시마 시몬스 나이키 글로벌 여성 러닝·피트니스 부문 부사장은 “애프터 다크 투어는 여성 러너들이 결승선을 통과하는 과정뿐만 아니라 모든 러닝 여정에서 서로를 지지하고 격려하는 하나의 커뮤니티에 직접 동참할 수 있도록 독려한다”며 “모든 여성이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참가하며 내면의 힘과 집단 에너지의 힘을 발견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이번 레이스의 취지를 전했다. 레이스에 도전하는 모든 러너를 위해 나이키는 다양한 트레이닝 프로그램도 함께 마련했다. 전 세계 누구나 사용할 수 있는 나이키 런 클럽 앱을 통해 나이키 러닝 코치 딜짓 테일러와 함께 애프터 다크 투어 맞춤형 트레이닝을 제공할 예정이다. 이외에도 서울 레이스 참가자를 위해 다양한 러닝 트레이닝 프로그램도 지원한다. 참가 접수는 1월 9일부터 31일까지 레이스 공식 사이트에서 가능하다. 추첨을 통해 선정되며, 최종 당첨자는 2월 8일 개별 이메일과 문자를 통해 발표된다. 자세한 내용은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란 ‘히잡 거부’ 여성, 정신병원 수감시킨다
이란 ‘히잡 거부’ 여성, 정신병원 수감시킨다
2024. 11. 14 17:57 화제
히잡 강요에 항의하기 위해 속옷까지 벗은 이란 학생을 응원하기 위해 ‘자유의 무대(Stage of Freedom)’ 시위대가 이번 달 런던에서 침묵 공연을 열었다. 게티이미지 미국 매체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이란이 히잡 착용을 거부하는 여성을 테헤란에 설립된 ‘히잡 착용 거부 치료 클리닉’에 보내 강제 정신 치료를 실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클리닉은 2022년 ‘여성, 생명, 자유’ 운동 이후 이어진 여성 인권 운동 움직임을 억누르려는 이란 정부의 시도로 풀이된다. 클리닉 운영을 맡은 메흐리 탈레비 다레스타니는 “히잡 착용 거부 현상에 대한 과학적이고 심리적인 치료를 제공할 예정”이라며, 주로 10대, 청년층, 사회적·이슬람적 정체성을 찾는 여성들을 대상으로 한다고 말했다. 이 클리닉은 이란 정부 출원 기관인 ‘선행 장려 및 악행 억제 본부’의 감독하에 운영된다. 이 본부는 여성들의 히잡 미착용에 대해 가혹한 처벌을 가해온 바 있으며, 영국과 여러 국가에서 인권 침해 혐의로 제재를 받고 있다. 대학생 아후 다리에이는 속옷 차림으로 테헤란 대학 캠퍼스를 걸으며 히잡 착용에 항의했다. 그녀는 체포되어 정신 병원으로 보내졌다. 소셜미디어 캡처 이달 초, 테헤란 이슬람 아자드 대학교의 한 여학생이 히잡 착용 강요에 항의하기 위해 속옷 차림으로 캠퍼스를 걸어 논란이 일었다. 현재 해당 학생은 정신질환자로 낙인찍혀 정신병원에 갇힌 상황이다. 이런 ‘반 히잡 운동’은 2022년 ‘히잡 미착용’으로 체포된 테헤란의 한 여성이 경찰 구금 중 사망하면서 점점 확산되고 있다. 이후 이란 정부는 감시를 강화하고, 경찰의 활동을 대폭 늘려 쇼핑몰, 공원 등 공공장소에서 히잡 미착용 여성의 출입을 금지하는 등 억압적 처벌을 이행하고 있다. 유엔은 이란의 이러한 조치를 성별에 따른 ‘아파르트헤이트(인종 차별)’이라며 규탄에 나섰다. 이런 규제는 연예인 등 여성 유명인들도 피할 수 없다. 히잡을 쓰지 않은 사진을 소셜미디어에 게시한 여배우 아프사네 바예간, 아자데 사마디, 레일라 볼루캇 등은 매주 정신 건강 센터를 방문하라는 법원 명령을 받았고 일부는 계좌 동결과 여행 금지 등의 처벌을 받았다. 이란의 정신과학회 4곳은 히잡을 쓰지 않는 여성들에게 정신질환 딱지를 씌우는 정부의 행태를 규탄하는 공동 성명을 발표했다. 정신과 전문의들은 이란의 골람호세인 모세니 에제이 대법원장에게 보낸 서한에서 “정신질환 진단은 판사가 아닌 정신과 의사의 소관”이라 지적하며 비판했다. 국제앰네스티의 디아나 엘타하위 중동·북아프리카 디렉터는 이란 정부가 강제 히잡 규제에 반대하는 여성들에게 불법 구금과 채찍형을 선고하는 등 여성과 소녀들을 괴롭히고 있다며 항의의 목소리를 내는 데 동참했다.
여성 건강은 곧 ‘호르몬 전쟁’
여성 건강은 곧 ‘호르몬 전쟁’
2024. 11. 08 10:47 건강
여성호르몬은 월경, 임신, 수유, 골밀도, 심혈관 건강 등 여성의 전 생애에 걸쳐 중요한 역할을 한다. 픽셀즈 호르몬은 새 깃털의 1000만분의 1인 나노그램 단위로 우리 몸에 작용하는 물질이다. 특히 여성호르몬은 월경, 임신, 수유, 골밀도, 심혈관 건강 등 여성의 전 생애에 걸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섬세한 조절을 통해 조화로운 균형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한 여성호르몬. 그 종류와 대표적인 치료 사례들을 서울대학교병원 산부인과 구승엽 교수가 전한다. 1. 여성호르몬 분비 체계 호르몬 분비의 총괄 책임자는 뇌이다. 뇌 아래쪽에 있는 중요한 조절 중추인 뇌하수체에서는 난포의 성장과 배란 등 난소 기능을 담당하는 난포자극호르몬과 황체형성호르몬, 그리고 임신과 출산 시 모유 분비와 월경주기 조절에 영향을 주는 프로락틴(유즙분비호르몬)을 분비한다. 뇌하수체에서 분비된 호르몬들은 난소에 작용하여 여성호르몬의 대표주자인 에스트로겐과 프로게스테론이 분비되도록 한다. 에스트로겐은 자궁내막을 증식시켜 임신을 준비할 뿐 아니라 심혈관 건강과 골밀도를 유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며, 프로게스테론은 자궁내막의 증식을 억제하고 자궁근육의 수축을 방지함으로써 임신이 유지되도록 돕는다. 또한, 갑상선에서 분비되는 호르몬도 신진대사의 균형을 위해 중요하고 특히 여성의 안정적인 임신과 출산을 위해 필수적이다. 갑상선 기능 저하증이나 항진증으로 호르몬 균형이 무너지면 월경불순이 생길 수 있다. 여성호르몬 분비 체계 이미지. 서울대학교병원 제공 2. 여성호르몬 치료란? 산부인과에서 호르몬 치료는 주로 에스트로겐, 프로게스테론과 같은 여성호르몬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 실시된다. 치료의 목적은 갱년기 증상 관리, 난임 치료, 월경불순 개선, 피임 등으로 다양하다. 목적에 따라 먹는 약, 바르는 약, 질정, 주사, 패치 등 치료 방식도 달라질 수 있다. 환자의 상태를 주기적으로 체크하며 부족한 호르몬을 보충하거나 과도한 호르몬 분비를 억제하는 방법으로 진행된다. 3. 폐경기 여성호르몬 치료 갱년기 나이가 되면 인체 내 에스트로겐이 부족해지며, 그 결과 폐경기 여성 10명 중 9명은 안면홍조, 식은땀, 수면장애 등 갱년기 증상으로 고통받는다. 질 건조증 및 방광염도 빈번하게 발생한다. 여성호르몬을 보충하는 호르몬 대체 요법은 이러한 증상들을 완화할 뿐 아니라 골다공증 예방에도 도움이 된다. 특히 40세 이전에 조기폐경을 겪은 여성은 노화가 빠르게 진행되어 건강에 문제가 생기기 쉬우므로 이 같은 치료가 필수적이다. 한편, 에스트로겐 단독요법은 자궁내막의 성장을 촉진하여 자궁내막암 등의 문제를 유발할 수 있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 적절한 용량과 종류의 프로게스테론 병용 투여가 필요하다. 대략 1년에 한 번 유방·난소·자궁검사 및 혈액검사를 정기적으로 병행한다면, 지속적인 여성호르몬 치료로 인한 암 발병에 대해 크게 염려하지 않아도 된다. 4. 여성호르몬을 이용한 자궁내막증 치료 자궁내막증은 자궁내막 조직이 골반강 등 자궁 밖 여러 다른 부위에 부착해서 증식하는 것으로, 커지게 되면 난소 등에 종양이 생기는 질환을 말한다. 여성 10명 중 1명, 난임 여성에서는 10명 중 3~5명에서 진단될 정도로 흔하다. 갑작스러운 월경통으로 내원하여 우연히 진단하는 경우도 드물지 않다. 과거 자궁내막증은 주로 수술을 통해 치료했으나, 최근 프로게스틴(합성 프로게스테론 제제)의 발달로 호르몬 치료가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한편, 자궁내막증은 난소기능 저하 및 난임의 주요 원인이 되기 때문에 가임력 보존을 위해 난자 또는 배아동결을 고려할 수 있다. 5. 여성호르몬을 활용한 가임력 보존 최근 저출산 시대의 난임 문제, 암 환자 장기생존 이슈 등이 대두되면서 호르몬 치료도 다양한 방법으로 활용되고 있다. 특히 가임기 여성 암 환자들에게 있어서 여성호르몬 치료는 임신과 출산 가능성을 보존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가령 유방암 진단을 받은 여성은 항암치료와 재발을 막는 항호르몬 치료를 받는 동안 임신을 포기해야 한다는 우려가 컸다. 그러나 최근 미혼여성은 난자동결, 기혼여성은 배아동결을 통해 적극적으로 가임력 보존을 고려할 수 있게 되었다. 이때 과배란 유도 단계에서 여성호르몬제가 사용되며, 레트로졸 등 여성호르몬의 비정상적 상승을 억제하는 호르몬제를 병용하여 난자·배아동결 과정의 안전성을 높일 수 있다. 또한, 드물긴 하지만 초기 자궁내막암 여성이 자궁절제 대신 성공적인 항암호르몬 치료 후 시험관시술로 건강한 아기를 출산한 예도 있다. 따라서 젊은 나이에 암 진단을 받으면 치료를 시작하기 전에 임신과 출산 계획에 대해 전문의와 상담하는 것이 좋다. 6. 여성호르몬 치료를 고려하는 환자들께 드리는 조언 “호르몬치료는 여성건강 회복과 유지에 매우 유용하지만, 극소량만으로도 부정 출혈이나 혈전증과 같은 심각한 부작용을 일으키기 때문에 호르몬제를 비타민과 같은 건강보조제나 기능성 제제 정도로 생각하여 함부로 복용하는 것은 위험할 수 있습니다. 무월경, 자궁내막증, 갱년기 증상 등 여성 건강에 문제가 생겼다면 산부인과 전문의, 가능하면 부인과내분비를 전공하신 선생님과 상담하여 본인의 상황에 최적화된 호르몬 치료 계획을 세우고 추적 관찰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무엇보다도 호르몬 균형을 유지하는 데 바람직한 생활습관이 중요한 역할을 하므로, 평소 건강한 식단과 규칙적인 운동을 한다면 더 나은 삶의 질을 추구할 수 있을 것입니다.”
현실 ‘정년이’는 이 사람…여성국극 부흥 일으킨 이옥천
현실 ‘정년이’는 이 사람…여성국극 부흥 일으킨 이옥천
2024. 10. 21 13:28 문화/생활
오는 22일 방송되는 EBS <지식채널e>가 여성국극의 부흥을 이끈 남역 스타, 이옥천을 조명한다. EBS 제공 현재 방송 중인 tvN 드라마 <정년이> 속 ‘윤정년’ 캐릭터처럼 실제로 국내 여성국극의 부흥을 이끈 남역 스타가 있었다. 모든 배역을 여성 배우들이 소화하며 노래와 연기를 펼치는 창극, ‘여성 국극’의 배우 이옥천은 그중에서도 남자 주연 역으로 유명한 대표 스타이다. 어린 시절 여성도 남역을 할 수 있는 국극 공연을 보고 한눈에 반해 국극 배우의 길을 걷게 되었다. 해방 직후 생겨나 1950년대 후반까지 대중예술로 한 시대를 풍미하며 지금의 아이돌 팬덤 문화를 방불케 할 정도의 인기를 얻었지만, 주류 예술 장르에서 배제되며 명맥이 끊길 위기를 겪은 여성 국극에 왕자면 왕자, 장수면 장수, 남역 간판스타 역할을 톡톡히 해내는 이옥천 배우가 혜성처럼 나타나 국극의 부흥을 이끌었다. 오늘날 여성 국극이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고 하지만, 국극을 기억하고 찾는 팬들 덕분에 여전히 명맥이 이어지고 있는데…. 오는 10월 22일 밤 12시 55분 지식채널e <왕자가 된 어른>에서는 2세대 남역 대표 스타 이옥천 배우와 함께 끊어질 듯 이어지는 여성 국극의 역사를 조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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