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향신문(총 110 건 검색)
- 제주 골프장 연못 사망사고 총지배인 과실치사 혐의 송치
- 2024. 11. 01 15:17사회
- ... 서귀포시의 한 골프장에서 50대 부부가 탄 카트가 경사로에서 후진하다 코스 안에 있던 인공 연못(워터해저드)에 빠졌다. 이들은 주변에서 골프를 치던 이용객에 의해 구조돼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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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 골프장 연못에 카트 추락 1명 사망…경찰 조사 착수
- 2024. 05. 16 16:52사회
- ... 50대 부부가 탄 카트가 연못에 빠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주변에서 골프를 치던 다른 이용객이 연못에 튜브를 던져 이들을 구조했다. 남편 A씨는 심정지 상태로 구조돼 닥터헬기로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 연못골프장카트사고경찰제주
- 제주 골프장서 카트 연못에 빠져…50대 1명 심정지
- 2024. 05. 14 19:35사회
- ... 14일 오후 4시 51분쯤 서귀포시의 한 골프장에서 골프를 치던 50대 남성과 여성 등 2명이 연못에 빠졌다고 밝혔다. 연못에 빠진 2명은 주변에서 골프를 치던 골퍼 등에 의해 구조됐다. 그러나 50대...
- 제주도골프장카트연못골퍼
- 영천 농장 연못에 아버지와 아들 빠져 심정지
- 2024. 05. 10 21:44사회
- ... 10일 오후 4시42분쯤 경북 영천시 신녕면의 한 농장에서 A씨 부자가 연못에 빠지는 사고가 났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119구조대는 심정지 상태의 A씨 부자를 구조해 인근 병원으로 옮겼다. 경찰은 목격자...
스포츠경향(총 35 건 검색)
- 4년 만의 메이저 우승 도전 고진영 “연못에 뛰어들 준비됐다”
- 2023. 04. 20 11:04 스포츠종합
- 고진영이 2019년 ANA 인스퍼레이션에서 첫 메이저 우승을 거둘 당시를 떠올리며 2023 셰브론 챔피언십 선전을 다짐했다. 4년 전 우승 당시 연못 세리머니를 펼친 뒤 우승 트로피를 들고 기념사진을 남기고 있는 고진영. |게티이미지 “우승하면 100% 연못에 뛰어들겠다. 준비됐다.” 4년 만의 메이저대회 우승에 도전하는 여자골프 세계 3위 고진영이 ‘호수의 여인’이 될 준비를 마치고 자신감을 비쳤다. 고진영은 20일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 인근 우들랜즈의 더 클럽 앳 칼턴 우즈(파72·6824야드)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셰브론 챔피언십(총상금 510만 달러) 기자회견에서 “지금은 몸과 마음이 완벽하다. 쉽지 않은 코스지만 즐기고, 플레이 할 준비가 됐다”고 말했다. 고진영은 2019년 4월 캘리포니아주 미션힐스CC에서 ANA 인스퍼레이션으로 열린 이 대회에서 생애 첫 메이저 우승을 거두고 호수에 뛰어들어 세리머니를 만끽했다. “가끔 그 때 하이라이트를 돌려본다”는 고진영은 “시간이 많이 흘렀다는게 실감나지 않는다”며 감회를 밝혔다. 그해 에비앙 챔피언십에서 메이저 2승을 수확했지만 고진영은 이후로는 메이저 대회에서 더이상 우승하지 못했다. “2019년 이후 스윙코치를 바꾸고 삶에 많은 일이 생기면서 코스에서 플레이 하는게 편하지 않았다. 특히 메이저대회에서는 더 그랬다”며 “하지만 지금은 전 코치와 함께 하고 있고, 모든게 잘 돌아가고 있어 행복하다. 메이저대회에서 뛸 준비가 됐다”고 말했다. 고진영은 지난해 그를 괴롭힌 손목 통증을 위해 스윙에 변화를 주었다고 밝혔다. “80% 정도까지는 올라온 것 같다. 지금은 손목을 신경쓰지 않아도 된다”며 “지난 몇년간 드로 구질을 쳤지만 지금은 똑바로, 또는 페이드로 치고 있어 더 많은 버디 기회를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구질을 바꾸면서 탄도가 높아지고 회전이 많이 걸려 원하는 위치에 공을 멈추기 쉬워졌다는 뜻이다. 혹독한 겨울훈련을 통해 몸을 회복하고 구질을 바꾸면서 지난달 HSBC 위민스 월드 챔피언십(싱가포르)에서 1년 만에 우승을 더한 고진영은 “올해는 조금 더 공격적으로 치고 있지만, 매 홀마다 그러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이 코스는 매우 길다. 특히 초반에 긴 홀이 많고 일부 파3홀은 꽤 길다”며 “투 온이 가능한 파5홀도 있지만 여기서는 공격적으로 치기는 쉽지 않을 것 같다”고 밝혔다. “이 코스는 미션 힐스에 비해 바람이 많고, 잔디도 다르다. 모두들 그리워하는 18번홀의 다리도 없다”고 이전 코스를 떠올린 고진영은 “하지만 집에서 차로 4시간 가량 이동해 편한 여행이 됐다. 버뮤다 잔디에서도 여러번 우승해 문제없다”며 선전을 다짐했다. 개최지를 옮겼지만 주최측은 새 코스의 18번홀옆 연못을 정비해 우승자가 점프하는 전통을 이어갈 수 있도록 대비했다.
- ‘호수의 여인’ 전통은 계속… 셰브론 챔피언십 18번홀 연못 정비
- 2023. 04. 19 12:47 스포츠종합
- 고진영이 2019년 미국 캘리포니아주 란초 미라지의 미션힐스CC에서 열린 2019 LPGA투어 시즌 첫 메이저대회 ANA 인스퍼레이션에서 우승한 뒤 연못에 뛰어들어 기분을 만끽하고 있다. |게티이미지 “우승하면 연못에 뛰어들어야죠.”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시즌 첫 메이저대회 셰브론 챔피언십(총상금 510만 달러) 우승자의 ‘연못 세리머니’ 전통은 새 개최지에서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주최측은 18번홀 연못의 안전점검을 마쳤고 세계 1위 리디아 고(뉴질랜드), 2위 넬리 코르다(미국) 등 주요선수들은 이 대회만의 전통이 계속되길 바라고 있다. 20일부터 나흘간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 인근 우드랜드의 더 클럽 앳 칼턴 우즈(파72·6824야드)에서 열리는 셰브론 챔피언십은 지난해까지 캘리포니아주 란초 미라지의 미션 힐스CC에서 개최되면서 우승자가 18번홀 그린옆 작은 연못에 뛰어드는 세리머니를 펼쳐왔다. 1988년 에이미 앨콧(미국)이 우승 직후 즉흥적으로 연못에 뛰어들며 생긴 전통은 개최지를 옮기면서 중단될 위기를 맞았으나 주최측의 배려로 희망을 살리게 됐다. 더 클럽 앳 칼턴 우즈 18번홀(파5) 페어웨이와 그린 왼편에는 큰 연못이 있다. 수영장처럼 깨끗하게 개조돼 있던 미션힐스CC의 연못과 달리 평범한 자연 연못이지만 골프장 측은 잠수부를 동원해 돌, 콘크리트 구조물 등 바닥의 위험물을 제거하고 주변에 그물을 쳐 야생동물의 접근을 막았다. 아울러 그린에서 연못으로 들어가는 보드를 설치했고, 수심은 약 1.5m로 유지했다. 다만 주최측은 이 세리머니를 공식 일정에 포함하지는 않았다. 전통을 살리길 바라는 선수와 팬들의 희망을 반영해 준비를 마쳤고, 우승자가 뛰어들 경우에 대비해 가운과 슬리퍼도 마련해 두었다. 우승자의 선택에 맡기겠다는 뜻이다. 더 클럽 앳 칼턴 우즈 18번홀(오른쪽) 전경. 클럽하우스를 바라보면서 왼쪽으로 큰 연못을 끼고 도는 도그레그 홀이다. |셰브론 챔피언십 홈페이지 하지만 모두가 동경하는 ‘호수의 여인’이 되길 바라는 마음과 전통에 대한 애착으로 선수들의 반응은 대부분 긍정적이다. 2016년 챔피언 리디아 고는 19일 공식 기자회견에서 “새로운 이미지를 만들고 싶어할 후원사가 대회 전통을 이해하고 준비해준 것이 멋지고 감사한 일이다”며 “올해 우승자도 전통을 지키기 위해 연못에 뛰어들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대회 첫 우승을 꿈꾸는 넬리 코르다(미국)는 “우승하면 연못에 뛰어들겠다”고 대답했다. 2009, 2015년 우승자 브리태니 린시컴(미국)은 언론 인터뷰에서 “올해 우승자는 누구든 연못에 뛰어들어 전통을 이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우승자 제니퍼 컵초는 “호수에 뱀이 있을 수도 있다”고 걱정하면서도 “그래서 재미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 대회에는 세계 3위 고진영을 비롯해 김효주, 전인지, 유해란 등 한국선수 16명이 출전한다. 이날 발표된 조편성에서 2019년 챔피언 고진영은 제니퍼 컵초, 2021년 우승자 패티 타와타나낏(태국)과 한 조에서 플레이 하게 됐다. 고진영은 20일 공식 인터뷰에 나선다. 리디아 고는 렉시 톰프슨(미국), 찰리 헐(잉글랜드)과 동반 플레이 하고 넬리 코르다는 그랜드슬램에 도전하는 전인지, 세계 4위 이민지(호주)와 함께 한다.
- 추억으로 남게된 LPGA 30여년 역사 ‘연못 세리머니’
- 2022. 03. 29 13:56 스포츠종합
- 박지은이 2004년 미국 캘리포니아주 랜초 미라지의 미션힐스CC 다이너 쇼어 코스에서 열린 LPGA 투어 시즌 첫 메이저 대회 크래프트 나비스코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뒤 캐디와 함께 연못으로 뛰어들고 있다. ㅣ게티이미지1991년 4월 1일자 ‘LA 타임스’는 ‘앨콧이 다시 우승하며 연못에 뛰어들었다’는 제목으로 그해 첫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메이저대회 나비스코 다이너 쇼어 상보를 전했다. 기사의 첫 문장은 “최종라운드의 유일한 서스펜스는 앨콧이 우승한 뒤 (대회 주최자) 다이너 쇼어와 함께 연못에 뛰어든 장면이었다”고 묘사했다. 에이미 앨콧(미국)이 합계 15언더파 273타를 쳐 2위 도티 페퍼(미국)를 8타차로 따돌리면서 경기보다 18번홀 그린 옆의 작은 연못에 뛰어든 자축쇼가 클라이맥스가 됐다. 1972년 창설된 후 줄곧 캘리포니아주 랜초 미라지의 미션 힐스CC에서 열린 이 대회에서 앨콧은 메이저로 승격한 1983년 첫 우승을 안은 뒤 1988년 두 번째 우승 직후 연못에 뛰어드는 파격적인 세리머니를 펼쳤다. 남자골프에 비해 상대적으로 소외받던 여자골프의 열렬한 후원자인 가수 겸 배우 다이너 쇼어는 이후 절친 앨콧에게 “또 한 번 우승하면 그 땐 연못에 같이 뛰어들겠다”고 말했고, 1991년 마침내 그 약속이 실현됐다. 여자골프 발전에 기여한 공으로 훗날 세계골프 명예의 전당에 헌액된 쇼어는 기사에서 “이번 점프는 내 아이디어였다. 앨콧에게 ‘어디를 가더라도 그 장면으로 당신을 기억할 것’이라고 했다. 이건 쇼 비즈니스”라고 밝혔다. 앨콧의 첫 점프에서 영감을 얻은 다이너 쇼어의 사업가 마인드가 창조한 세리머니였다. 연못 세리머니는 1994년 챔피언 도나 앤드루스(미국)가 이어받으면서 매년 전통으로 자리잡았다. LPGA 첫 메이저 대회의 상징이 되고 뜨거운 관심을 끌면서 주최측은 연못 규모를 키웠고, 2006년엔 대회 디렉터의 별명을 본따 ‘포피스 폰드(Poppie’s pond)’라는 명칭을 붙였다. LPGA 투어는 매년 총상금 500만 달러를 내는 셰브런을 새 후원자로 맞았지만 내년부터 개최지를 휴스턴으로 옮기면서 돈으로 가치를 매길 수 없는 전통을 잃게 됐다. 다이너 쇼어의 비즈니스 마인드가 빚어낸 역작이 다른 비즈니스에 밀려 마지막 페이지를 맞게 된 셈이다. 한국선수는 2004년 박지은이 처음 호수의 여인이 된 이후 2012년 유선영, 2013년 박인비, 2017년 유소연, 2019년 고진영, 2020년 이미림이 전통을 이었다. 2012년 우승 목전에서 짧은 퍼트를 놓친 김인경, 2020년 두 차례나 칩인 버디를 낚으며 연장전에서 승리한 이미림 등의 드라마가 녹아있는 곳이다.
- ‘옷소매’ 이세영, 이준호 연못에 빠뜨렸다...악연 시작?
- 2021. 11. 13 22:08 연예
- MBC 방송 캡처‘옷소매 붉은 끝동’ 이세희가 이준호를 연못에 빠뜨렸다. 13일 오후 방송된 MBC 금토드라마 ‘옷소매 붉은 끝동’에서는 이준호를 연못에 빠뜨린 이세희의 모습이 전파를 탔다. 이날 이산(이준호)은 궁 밖으로 나가 호랑이가 한성에 들어와 12명이나 죽였다는 소식을 듣게 된다. 이산은 “사람이 셋이나 죽었는데 어찌 아무도 오지 않는가? 포도청은 대체 뭘 하고 있지?”라고 물었고 이때 호랑이 울음소리가 들렸다. 호랑이를 쫓으라고 명한 이산은 습격당한 이가 아직 살아있으며 호랑이가 달아난 것을 듣고 궁으로 돌아왔다. 옷을 갈아입은 이산은 강태호(오대환)에게 구조한 이가 목숨을 잃었다는 이야기를 듣고 “오늘부터 모든 이기사들을 움직여 호랑이를 쫓게. 내가 전하께 직접 상소를 써서 올리지”라고 명령했다. MBC 방송 캡처이때 갑자기 나타난 성덕임(이세영)에 부딪힌 이산은 함께 연못에 빠져버렸다. 자신을 위협하는 강태호에 자신이 구하겠다며 이산을 잡은 성덕임은 몇 번이나 그를 연못에 빠뜨려버렸다. 걱정 말라는 성덕임을 밀친 이산은 홀로 연못을 빠져나왔다. 성덕임은 “세손 저하, 소인이 죽을죄를 지었나이다. 한 번만 용서해 주신다면 저하의 은덕을 뼛속 깊이 새겨 절대 잊지 않겠나이다. 어리석은 소인을 제발 용서해주십시오”라며 애원했으나 동궁내관(윤효식)만이 남아 이산이 반성문을 써오라고 명했다고 알렸다. 한편 MBC 금토드라마 ‘옷소매 붉은 끝동’은 오후 9시 50분에 만나볼 수 있다.
- 옷소매 붉은 끝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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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기환의 Hi-story](12)명성황후 눈물로 가득 찬 향원정 연못(2021. 12. 03 15:13)
- 2021. 12. 03 15:13 문화/과학
- 얼마 전 왕과 왕비의 휴식처인 경복궁 향원정과 취향교가 3년 만에 복원·공개됐다는 소식이 들렸습니다. 도하 각 언론은 ‘이곳이 고종이 거닐던 왕의 휴식처’라는 이구동성의 제목으로 일제히 소개했습니다. 복원의 전 과정을 풀어준 친절한 기사와 함께 단풍으로 물든 정취 어린 늦가을 향원정의 사진과 영상이 봇물을 이뤘습니다. 단풍이 물든 향원정의 가을. 왕의 휴식처로 조성된 향원정은 3년간의 해체·복원을 끝내고 일반에 공개됐다. / 문화재청 궁능유적본부 제공 해체 및 복원과정에서 1881년과 1884년 벌채된 목재가 확인되면서 확실치 않았던 향원정의 조성 시기가 1885년 무렵으로 추정됐고, 정자 안을 따뜻하게 데웠을 온돌시설의 전모도 파악했답니다. 그렇게 복원된 늦가을 고즈넉한 궁궐 정원의 멋에 흠뻑 빠져 있던 며칠 후 또 하나의 소식이 들려왔습니다. 이번에는 아주 기분 더러운 소식이었습니다. 일본 아사히(朝日)신문에 을미사변(명성황후 시해사건·1895)에 가담한 일본 외교관 호리구치 구마이치(堀口九万一·1865∼1945)가 친구인 다케이시 사다마츠(武石貞松)에게 보낸 편지가 실렸는데요. 그중 명성황후가 시해된 1895년 10월 8일자 편지에서 이렇게 씁니다. “내가 맡은 임무는 진입이었다… 담을 넘어 (중략) 간신히 오쿠고텐(奧御殿·전각 내부의 침소)에 이르러 왕비를 시해했다.” 그런데 그다음의 촌평이 기가 막힙니다. “(왕비 시해가) 생각보다 간단해 오히려 매우 놀랐다.” 당시 영사관보의 신분이었던 호리구치는 일본 외교관과 경찰, 민간인으로 구성된 명성황후 시해단의 일원이었는데요. 명색이 외교관이라는 자인데, 인두축명(人頭畜鳴·사람의 얼굴로 짐승의 소리를 내지름)이 아닐 수 없습니다. 왕의 휴식처에서 첫선 보인 빙족희 여러분은 궁금하게 여기시겠죠. 왜 ‘왕의 휴식처’ 운운하며 감성을 자극하다가 갑자기 명성황후 시해사건 이야기를 해서 피를 끓게 만드냐고요. 그러나 이유가 있습니다. 향원정과 명성황후 시해사건은 불가분의 관계가 있기 때문입니다. 향원정의 모태는 세조 연간(1459)에 세운 취로정입니다. 세조는 경복궁 후원에 연못을 파고 취로정이라는 정자를 세웠는데요. 단순히 놀기 위해서가 아니었습니다. “백성들이 농사짓는 수고를 알기 위해 후원에 논 2~3이랑을 개간해 농사의 길흉을 가늠해 보았다”(<세조실록> 4월 22일)는 겁니다. 세조는 후원에 조성한 논이랑에 새싹이 핀 것을 보고 “농사는 나라의 근본이고, 음식은 백성의 하늘이니, 어찌 내가 농사짓는 일을 버리겠느냐”며 흡족함을 드러냈습니다. 그런데 1873년(고종 10) 고종이 경복궁 후원에 임금 부부만의 공간을 조성하는데요. 건축비용도 나랏돈이 아닌 고종 개인의 돈(내탕금)을 털었답니다. 그것이 건청궁인데요. 향원정은 1885년 무렵 건청궁 앞의 연못 한가운데 조성한 2층 정자입니다. 정자 이름은 주돈이(1017~1073)의 ‘애련설’, 즉 “향기는 멀수록 더욱 맑아진다”는 ‘향원익청(香遠益淸)’에서 따왔습니다. 건청궁 모습. 1873년 고종이 왕과 왕후의 휴식공간으로 조성했다. 1873년은 고종이 흥선대원군의 그늘에서 벗어나 친정을 선포한 해였다. 건청궁 조성에는 친정을 선언함으로써 정치적인 독립을 선언한 고종의 의지가 드러났다. 물론 조성 초기에는 왕과 왕비의 휴식공간으로 활용됩니다. 한국 스케이팅의 역사가 바로 이 향원정에서 시작됩니다. 즉 19세기 말 향원정에서 ‘빙족희(氷足戱)’ 혹은 ‘빙예(氷藝)’, 즉 스케이팅 시범공연이 심심찮게 벌어졌다는 겁니다. 이 ‘빙족희’는 “꼭 한번 보고 싶다”는 명성황후(1851~1895)의 간청에 따라 스케이팅에 능한 외교관·선교사 가족이 참가했답니다. 이때 명성황후는 향원정 안에서 발을 내리고 서양인들이 펼치는 스케이팅을 관람했는데요. 그런데 명성황후가 “아니 저 미리견(米利堅·미국) 당상(堂上)은 재인(才人·광대)이냐”고 물어봤다는군요. 외교관이면 조선에서는 당상관(정 3품 이상)의 지위인데요. 명성황후가 “미국에서는 당상관이 사당패처럼 재주를 부리냐”며 망측스러워했다는 겁니다(조선일보 1968년 6월 4일·1976년 10월 30일자). 1886년 육영공원(국립영어학교) 교사로 초빙된 조지 길모어(1857~?)도 이 무렵의 스케이팅 모습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시범을 보이라’는 왕비(명성황후)의 초청장이 배포돼 상당한 스케이터가 응했다. 궁궐 안… 둥근 모양에 직경으로 약 70야드쯤 되는 연못 중심부에 예쁘고 작은 정자가 있었다. 장막 뒤에 몸을 가렸지만… 국왕과 왕비는 이 정자에 있었다. 두분 역시 의심할 바 없이 열정적인 구경꾼이었다.”(<서울풍물지>·1892) 길모어는 “마술전문가이기도 한 피겨스케이터가 전속력으로 달려와 아이스체어 위로 점프를 했을 때 흥미는 최고조에 달했다”면서 “두분 전하의 탄성이 스케이터의 귀에까지 들렸다”고 전했답니다. 이날 얼음이 꽁꽁 언 한겨울에도 갈라쇼를 마음껏 즐길 수 있었을 것이라는 증거가 2019년 향원정 발굴에서 나왔습니다. 온돌시설이 확인된 겁니다. 모르긴 몰라도 고종 부부는 물론이고, 외교사절 및 귀빈들까지 조선의 온돌 덕분에 쾌적한 환경에서 갈라쇼를 관람했을 겁니다. 시범을 관람한 길모어나 그 어떤 외국인 중 누구도 ‘얼어죽을 뻔했다’는 소감을 남기지 않았으니 말입니다. 3국 중 가장 먼저 등불을 밝힌 이유 그보다 7년 전인 1887년 1~3월 건청궁 앞 향원정 일대에서는 조선 역사상 기념비적인 이벤트가 열립니다. 동북아 3국의 궁성 중 가장 먼저 전등불을 밝힌 겁니다. 고종은 ‘전깃불에 관한한 얼리어답터’였던 셈이죠. 사상 처음으로 전등불이 켜지는 모습을 보려고 인산인해를 이뤘다고 하는데요. 당시 이 모습을 숨어 지켜봤다는 안상궁(1936)의 회고담이 재미있습니다. “건청궁 앞 연못(향원정)에 설치된 쇳덩이(기계)를 서양인이 움직였는데 연못의 물을 빨아올려 물 끓는 소리와 우레와 같은 굉음이 났다. 얼마 뒤 궁전 내의 가지 모양의 유리에 휘황찬란한 불빛이 대낮같이 점화됐다. 모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향원정 해체·보수 과정에서 한겨울에도 정자를 따뜻하게 데워줬을 온돌이 확인됐다. 고종 부처와 각국 외교관들이 쾌적한 환경에서 피겨스케이팅 갈라쇼를 관람했을 것이다. / 문화재청 궁능유적본부 제공 궁금증이 들죠. 머리카락 한올까지도 부모가 물려주신 것이라며 자르기를 거부했던 조선인들이 아닙니까. 그런 조선인데, 어떻게 전깃불만큼은 빨리 도입했을까요. 그것도 중국·일본보다 더 빨리…. 그럴 만한 이유가 있었죠. 1882년(고종 19) 5월 서구열강 가운데는 처음으로 미국과 수호통상조약을 체결한 조선은 이듬해(1883) 9월 보빙사라는 이름의 사절단을 미국에 파견합니다. 보빙사는 당시 미국의 체스터 아서 대통령(1829~1886·재임 1881~1885)에게 국서를 전달했는데요. 보빙사는 미국 체류 기간 중 아주 신기한 체험을 하게 됩니다. 토머스 에디슨(1847~1931)이 전등불을 발명한 지 불과 4년 만인데요. 전깃불이 뉴욕과 보스턴의 밤거리를 비추는 희한한 장면을 목격한 겁니다. 그야말로 따끈따끈한 신문물을 눈앞에서 보게 된 겁니다. 고종은 미국을 방문하고 돌아온 보빙사의 강력한 추천에 전기 도입을 서둘렀습니다. 임오군란(1882)과 갑신정변(1884) 등의 변란은 고종이 전기를 도입하는 데 촉진제가 됐고요. 황현(1855~1910)은 “고종이 임오군란·갑신정변 이후 변란이 일어날까 두려워 가마꾼 20여명을 궁성 북문에 대기시켜놓았다”면서 “밤에 변란이 많이 일어나니 궁궐 내에 전등을 많이 켜서 새벽까지 훤하게 밝히도록 명했다”(<매천야록>)고 썼습니다. 전깃불을 도입하려는 고종의 열망을 좀 이해할 수 있겠죠. 그런데 향원정 연못에서 물을 끌어대 환하게 밝힌 전등은 여론을 이상한 방향으로 끌고 갔습니다. 이때 설치된 발전기가 증기 동력이었기 때문에 증기기관의 냉각용수가 열탕이 됐는데요. 그 때문에 뜨거운 증기수가 향원정 연못으로 역류해 물고기가 떼죽음을 당했습니다. 그래서 ‘증어망국(烝魚亡國)’이라는 흉흉한 소문이 삽시간에 퍼졌습니다. 또 전기등이 건들거리면서 자주 켜졌다 꺼졌다를 반복한다 해서 ‘건달불(乾達火)’이라고까지 했습니다. 그러나 어떻습니까. 그렇게 왕과 왕비의 사적 공간이었던 건청궁와 향원정 일대는 훤히 비쳤는데 그 결과는 어떻습니까. 고종이 심야의 변란을 우려해 경복궁 내를 낮처럼 환히 밝혔지만, 침략야욕에 눈이 먼 일본의 만행은 거칠 것이 없었습니다. 휴식처가 피의 현장으로 그렇습니다. 이 향원정 복원을 두고 분위기 운운하면서 감상에 젖을 때가 아닙니다. 왕과 왕비의 휴식공간으로 조성됐고, 그에 따라 연못과 정자, 다리까지 제작됐지만 어떻습니까. 그것도 모자라 궁궐을 훤히 밝혀줄 전등까지 매달았지만 어떻게 됐습니까. 1887년 1~3월 사이 조선의 정궁 경복궁에서도 가장 깊숙한 건청궁과 향원정 일대에 전등을 설치하고 불을 밝혔다. 전등 설치에 관한한 중국과 일본보다 2년이나 빨랐다. / 전기박물관 홈페이지 1895년 10월 8일 새벽 천인공노할 사건이 벌어지죠. 일본 공사 미우라 고로(三浦梧樓·1846~1926)의 지휘 아래 서울 주둔의 일본군 수비대와 일본공사관원, 영사경찰, 신문기자, 낭인배 등이 한통속이 돼 조선의 국모(명성황후)를 무참하게 시해하죠. 시해의 현장은 차마 눈뜨고, 귀담아들을 수 없을 정도로 잔인합니다. 당시 경복궁 시위부대장의 신분이었던 아파나시 이바노비치 세레딘-사바틴(러시아인·1860~1921)은 명성황후가 기거하고 있던 곤녕합 동행각에서 그 천인공노할 사건을 목격하게 되는데요. 사바틴은 “일본 자객 중 4~5명은 칼을 뽑았고, 긴 칼을 차고 단검을 빼든 일본인이 현장을 지휘했다… 자객 20~25명이 건청궁의 각 방을 샅샅이 뒤지면서 명성황후를 찾았다”고 증언했는데요. 그 과정에서 “궁녀들의 머리채를 잡고 밖으로 질질 끌며 왕비의 소재를 추궁했다”고 증언했습니다. 또 당시 영국 영사 월터 힐리어(1849~ 1927)의 증언은 더 끔찍합니다. “뜰 아래 달아났던 왕후가 붙잡혀 쓰러졌고… 살해범들은 왕후의 가슴을 짓밟으며 몇차례나 거듭 칼로 찔렀다. 실수가 없도록 확실히 해치우기 위해 그들은 왕후와 용모가 비슷한 몇몇 궁녀들까지 함께 살해했다. 그때 왕후의 의녀가 손수건으로 왕후의 얼굴을 가려주었다.”(<주한영국영사의 보고문>) 잔인무도한 일인들은 왕후의 시신마저 무참히 훼손했습니다. 경성 영사였던 우치다 사다쓰치(內田定槌)의 회고를 들어봅시다. “왕비의 시신은 궁궐 내의 우물 속으로 던져졌다. 그러나 그렇게 되면 곧바로 죄의 흔적이 발견될까봐 사체를 끌어내 궁궐 내의 소나무숲에서 석유를 뿌리고 태웠다. 그것도 꺼림칙해 이번에는 연못(향원지) 속으로 던져버렸지만 깊지 않아 다음날 연못에서 꺼내 소나무숲에다 묻었다.”(<우치다 보고서>) 영국 지리학자 이사벨라 비숍(1831~ 1904)은 “영리하고 야망이 있으며 음모적이고 매력 있고 아름다웠던 왕비가 자객들의 손에 죽어갔다”면서 “일본인들은 왕비를 널빤지에 올려놓고 비단으로 싸서 근처 녹원(사슴공원)의 소나무숲으로 끌고 가 불태웠다”고 전합니다(<조선과 그 이웃나라들>). 향원정만 볼 게 아니다 저는 며칠 전 향원정을 둘러보았습니다. 울긋불긋한 단풍이 졌지만, 풍취는 더할 나위 없었습니다. 하지만 향원정의 정취에만 빠져 있을 수 없었습니다. 무참하게 서거한 명성황후의 재가 뿌려진 곳일 수도 있으니까요. 이내 명성황후와 왕후를 지키려다 목숨을 잃은 궁녀들의 비명이 서려 있는 건청궁 장안당, 곤녕합, 옥호루를 둘러보았습니다. 그리곤 시신을 불태웠다는 ‘녹산의 소나무숲’도 돌아보았습니다. 잔인무도한 일본인들의 기운이 서려 있는 듯 섬칫했습니다. 혹자는 이렇게 말할 분도 있겠네요. 고즈넉한 궁궐의 분위기 좀 만끽하고 싶은데 골치 아프고 가슴 저린 이야기를 굳이 꺼낼 게 무엇이냐고 하실 분들도 있겠죠. 그럴 만도 합니다. 그러나 늘 좋은 역사만 배울 수는 없습니다. 결코 반복돼서는 안 될, 아니 절대 잊지 말아야 할 역사를 반면교사로 삼고자 합니다. 제가 주말에 향원정·건청궁을 다녀온 이유입니다.
- 이기환의 Hi-story
- [사회]창덕궁 연못 부용지 물 왜 탁해졌나(2011. 06. 22 16:47)
- 2011. 06. 22 16:47 사회
- ㆍ지하수 고갈로 정화능력 떨어져 최근 급속히 흐려져 창덕궁 후원(일명 비원)에 있는 연못 부용지의 물이 갈수록 탁해져 문화재청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 창덕궁은 현재까지 남아있는 조선 왕궁 중 가장 아름다운 궁으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돼 있다. 창덕궁의 빼어난 모습을 간직하고 있는 곳이 바로 후원이다. 후원으로 들어서자마자 보이는 연못인 부용지는 후원 경관 중 백미로 일컬어지고 있다. 특히 맑은 연못 물에 비친 주변 경관은 관람객들의 발길을 사로잡아왔다. 창덕궁 후원을 찾은 6월 16일 부용지의 물은 예전과 다르게 맑지 않았다. |김석구 기자 그런데 부용지의 물이 최근 급속히 탁해지고 있다. 문화재청에서 최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부용지에서 나오는 지하수가 고갈상태에 있기 때문에 물의 정화작용이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 즉 부용지에서 지하수가 흘러나와 그 물이 지속적으로 밖으로 나가야 물이 맑아지는데 그렇지 못하다는 것. 여기에 부용지에 쌓이는 각종 낙엽과 꽃가루 등 퇴적된 유기물이 부용지 물을 흐리게 하는 한 요인이 되고 있다. 부용지뿐만 아니라 창덕궁 내 다른 연못들의 물도 계속 마르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부용지 물이 급격하게 탁해지는 것은 창덕궁 주변의 각종 개발로 지면이 콘크리트로 덮이면서 빗물이 땅속으로 스며들지 못해, 저장된 지하수의 양이 모자라기 때문이다. 서울환경운동연합 염형철 국장은 “창덕궁 주변의 거리를 모두 콘크리트로 포장해 비가 오면 하수구를 통해 그대로 한강으로 흘러들어간다”며 “예전에 비해 빗물이 스며들 땅이 줄어들다보니까 지하수가 마르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개발만능주의가 부용지의 물길을 끊어놓은 것이다. 일각에서는 이 지역의 지하수가 청계천 개발로 청계천으로 흘러들어가기 때문에 부용지의 물이 마르고 있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뾰족한 방법 찾지 못해 골머리 문화재청 창덕궁관리소는 항상 맑은 부용지를 보여주기 위해 갖은 방법을 썼으나 현재까지는 뾰족한 방법을 찾지 못했다. 관리소에서 독성이 없는 정화제를 뿌려봤으나 물이 한동안 맑아지나 싶더니 다시 탁해졌다. 부용지에 일반 연못처럼 분수대를 설치하는 방안도 제시됐으나 자연미를 보여줘야 하는 이미지와 맞지 않아 실행이 되지 않았다. 창덕궁관리소 관계자는 “창덕궁에서 가장 아름다운 공간에 기계장치를 두는 것 자체가 말이 안돼 철회했다”고 말했다. 외부에서 물을 매일 부용지 근처까지 끌어오는 방안도 있으나 이는 비용이 만만치 않아 엄두도 못 내고 있다. 연못을 준설하는 방안도 근본적인 대책은 아닌 것으로 판명났다. 창덕궁 측은 마지막으로 외부 연구기관에 미생물을 이용해 물을 정화시킬 수 있는지 자문을 해놓고 있다. 연구소 측에서는 부용지 주변의 우물로 부용지 물을 끌어들여, 미생물을 통해 정화시킨 뒤 다시 부용지로 내려 보내는 안을 제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부용지 가운데 작은 섬에는 나무가 심어져 있으며, 남쪽 석축에는 부용정이라는 작은 정자가 있다. 정조실록에 따르면 왕이 이곳에서 낚시를 했다는 기록도 있다. 연간 35만명(내외국인 포함)의 관람객이 후원의 경치를 감상하기 위해 이곳을 찾고 있으며, 창덕궁 측은 입장시간을 하루 17회로 제한해 자연경관을 보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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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극]황금연못 外
- 2014. 08. 29 16:07 문화/생활
- 황금연못 미국의 극작가 어니스트 톰슨의 대표작으로 1981년 캐서린 햅번, 헨리 폰다 주연의 영화로 제작돼 아카데미 남우주연상과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작품이다. 죽음을 준비하는 80세 노인 노만과 까다로운 남편을 묵묵히 받아주는 따스한 성품의 아내 에셀을 통해 가족 간의 사랑과 삶의 찬란함을 느낄 수 있다. 국내 초연으로 꽃보다 아름다운 두 배우 이순재·신구가 주인공 노만 역에, 나문희·성병숙이 에셀 역에 더블캐스트됐다. 일정 9월 19일~11월 23일 장소 DCF대명문화공장 비발디파크홀 문의 070-7712-4388 인사이드 히말라야 배우와 스태프가 함께한 히말라야 여행을 배경으로 다섯 남자의 우정에 관한 이야기를 담았다. 해발 5,416m의 설산을 오르며 인간의 한계에 도전하는 이들을 보며 삶과 여행의 의미를 되새겨볼 수 있다. 인도를 다녀온 뒤 제작한 ‘인디아블로그’, 터키 체험기를 다룬 ‘터키블루스’에 이어 극단 연우무대가 만드는 세 번째 여행 연극으로 김다흰, 박동욱, 전석호, 임승범, 김현식이 전작에 이어 함께 무대에 오른다. 일정 9월 4일까지 장소 연우소극장 문의 02-744-7090 가을 소나타 스웨덴 영화감독 잉마르 베리만의 동명 영화를 연극화했다. 성취욕과 자기애가 강한 엄마 샬롯과 어린 시절 엄마에게 받은 상처로 애정 결핍 증세를 보이는 딸 에바의 갈등이 극의 중심축을 이룬다. ‘고도를 기다리며’를 연출한 한국 연극계의 산증인, 임영웅의 연출 60주년 기념작으로 2009년 초연 당시 샬롯을 연기한 손숙이 다시 무대에 올라 화제다. 그녀와 에바로 분한 서은경의 팽팽한 연기 대결은 놓쳐서는 안 될 볼거리다. 일정 9월 6일까지 장소 대학로예술극장 대극장 문의 1544-1555 반신 볼품없는 외모지만 뛰어난 수재인 언니 수라와 아름답지만 지능이 떨어지는 동생 마리아는 몸이 붙은 채로 태어난 샴쌍둥이다. 가장 가까운 사이지만 어느새 가장 미워하는 존재가 된 자매를 통해 인간의 원초적인 본능을 파헤친다. 명동예술극장의 해외공동 제작 작품으로, 일본이 낳은 세계적인 연출가 노다 히데키가 직접 제작에 참여해 특유의 환상적인 무대를 만들어냈다. 서주희, 박윤희, 오용 등 연기파 배우들이 대거 출연한다. 일정 9월 12일~10월 5일 장소 명동예술극장 문의 1644-2003 도둑맞은 책 성공적인 데뷔 이후 슬럼프에 빠진 시나리오 작가가 제자의 작품을 훔쳐 재기에 성공하지만 이후 의문의 납치 사건에 휘말리게 된다는 내용의 심리 스릴러 연극이다. 2011년 대한민국스토리공모대전 수상작으로 탄탄한 구성과 긴박한 이야기 전개로 관객들이 무대에서 잠시도 눈을 뗄 수 없게 한다. ‘필로우맨’을 만든 변정주가 연출했으며 주인공 서 작가 역은 김준원·전병욱이, 제자 조영락 역은 강기둥·정순원이 맡아 열연한다. 일정 8월 29일~9월 21일 장소 충무아트홀 소극장블루 문의 1666-5795 나비효과 24 여느 날과 다름없이 무표정한 얼굴로 지하철을 기다리던 여자와 회사원이 우연히 이야기를 나누게 되고 기관사, 예술가, 여고생 등 제3의 인물들이 등장해 새로운 에피소드를 만들어낸다. 타인과의 대화로 자신의 상처와 외로움을 나누는 배우들을 통해 관계 맺기에 서툰 현대인과 소통이 부재한 사회를 되돌아보는 의미 있는 작품이다. 지난해 ‘샤우팅 맥베스’로 주목할 만한 예술가상을 수상한 이자순이 연출을 맡아 화제가 됐다. 일정 9월 4~21일 장소 대학로 스타시티 예술공간 SM 문의 02-764-7462 하림과 집시의 테이블 본인만의 독특한 음악 세계를 구축해온 뮤지션 하림과 집시앤피쉬 오케스트라가 만든 공연. 의무를 버리고 자유를 택한 집시들의 삶을 음악으로 풀어낸 점이 특별하다. 아일랜드의 민속 악기인 ‘아이리시 휘슬’, 독일의 ‘드렐라이어’, 그리스의 ‘보조키’ 등 국내에서 쉽게 접할 수 없는 악기들이 만들어내는 선율은 신비롭기까지 하다. 잠시나마 일상에서 벗어나 집시의 영혼을 느끼고 싶은 이들에게 추천하는 낭만적인 콘서트다. 일정 9월 18일 장소 나루아트센터 대공연장 문의 070-4250-0508 서울바로크합주단 특별 초청 연주회 정상의 기량으로 국내외에서 인정받는 챔버 오케스트라 서울바로크합주단이 클래식 팬들을 만난다. 바이올리니스트 김현지와 비올리스트 이윤미가 국내 초연으로 벤저민 브리튼의 ‘로맨틱 판타지’를 선보이고, 피아니스트 강우성이 모차르트 피아노 협주곡 21번을 연주한다. 청중을 압도하는 웅장한 하모니의 실내악을 감상하다 보면 가을밤의 정취에 푹 빠져들게 될 것이다. 일정 9월 23일 장소 예술의전당 IBK챔버홀 문의 02-592-5728 백설 공주를 사랑한 난쟁이 백설 공주를 향한 막내 난쟁이 반달이의 가슴 아픈 사랑 이야기. 2001년 초연 이후 85만 관객을 동원한 동명의 인기 연극이 뮤지컬로 재탄생했다. 동화의 아기자기함을 살린 무대 연출과 마음을 녹이는 따뜻한 음악이 공연의 감동을 더한다. 안개의 숲에서 욕심 없이 담백하게 살고 있는 난쟁이들의 모습을 보고 있으면 잊고 있던 순수함이 깨어나는 듯 마음이 편안해진다. 연출가 박툴의 작품으로 최미령, 박혜원, 윤호규가 출연한다. 일정 9월 16일~1월 11일 장소 대학로 아트원씨어터 문의 1588-5212 구텐버그 무명의 작가 더그와 작곡가 버드가 최초로 인쇄기를 만든 발명가 구텐베르크 이야기로 뮤지컬을 만든다. 이 작품을 브로드웨이 무대에 올려줄 프로듀서를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던 두 사람은 관객들을 모아놓고 직접 연기를 선보이기 시작한다. 극중의 극을 표현하기 위해 2인 20역을 소화하는 배우들의 열정이 돋보이는 공연으로 더그 역에는 뮤지컬계의 흥행 보증수표 정원영과 김종구가, 버드 역에는 장승조와 허규가 더블캐스트됐다. 일정 9월 17일~12월 7일 장소 수현재씨어터 문의 02-749-9037 완전보험 주식회사 기상천외한 아이템으로 ‘보험왕’을 꿈꾸는 주인공 한보장의 성장기를 그린 창작 뮤지컬. 보험회사와 그들의 눈을 속여 보험금을 타내려는 고객들의 기 싸움이 코믹하고 유쾌하게 그려진다. 보험설계사 한보장 역에는 정상훈·박훈이, 모든 남자들이 자신을 사랑한다고 착각하는 전지현 역에는 홍지민·김현진이 더블캐스트됐다. 소극장 뮤지컬에서는 좀처럼 볼 수 없었던 유명 배우들의 호연이 기대되는 작품이다. 일정 9월 11일~11월 2일 장소 대학로 뮤지컬센터 공간 피꼴로 문의 02-6925-5600 Hot 제5회 대한민국 국제관악제 매년 서울의 가을밤을 관악 선율로 물들이는 국제관악제가 올해로 5회째를 맞았다. 세계 정상의 금관 앙상블인 저먼브라스를 비롯해 동유럽 클래식의 정수를 보여주는 부다페스트 색소폰 콰르텟의 무대를 한자리에서 즐길 수 있어 클래식 팬이라면 놓쳐서는 안 될 기회다. 특히 이번 축제는 관악기 체험 교실과 악기 만들기 등 다채로운 관람객 참여 프로그램이 마련돼 온 가족이 함께 즐기기에 손색이 없다. 일정 9월 12~18일 장소 광화문 광장, 예술의전당, 올림픽공원 문의 02-516-1245 <■담당 / 서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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