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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총 153 건 검색)

오스트리아 ‘중도 연정’ 불발로 총리 사임···극우 부상 우려
오스트리아 ‘중도 연정’ 불발로 총리 사임···극우 부상 우려
2025. 01. 05 12:32국제
... 시일 내 총리와 국민당 대표직에서 물러나 질서 있는 이양이 되도록 하겠다”라고 밝혔다. 오스트리아에선 지난해 9월 총선 후 2위인 국민당과 3위인 사회민주당이 연정을 구성했다. 두 당은 각각 중도...
오스트리아연정극우칼 네함머
독일·오스트리아, 북한 외교관 소환해 러 파병 항의
독일·오스트리아, 북한 외교관 소환해 러 파병 항의
2024. 10. 24 08:54국제
... 착용하고 있는 모습이 담겨 있다”면서 동영상을 공개했다. SPRAVDI 게시 영상 갈무리 독일과 오스트리아가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에 항의하기 위해 자국 내 북한 대사를 불러들였다. 독일 외무부는...
북, 러시아 파병
오스트리아 총선도 극우 돌풍…나치 계승 ‘자유당’ 제1당 차지
오스트리아 총선도 극우 돌풍…나치 계승 ‘자유당’ 제1당 차지
2024. 09. 30 21:25국제
... 극우 지지 확산 유럽에 불어닥친 극우 열풍이 오스트리아 정치계에도 지각변동을 일으켰다. 오스트리아 총선에서 나치 부역자들이 세운 극우 자유당이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처음으로 승리를 거머쥐었다....
극우자유당오스트리아헤르베르트 키클
프랑스·독일 이어 오스트리아도 극우 바람···극우 정당, 2차 대전 이후 첫 총선 승리
프랑스·독일 이어 오스트리아도 극우 바람···극우 정당, 2차 대전 이후 첫 총선 승리
2024. 09. 30 16:39국제
... 정부를 이끌 준비가 돼 있고, 시민들과 함께 변화를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자유당의 승리로 오스트리아는 네덜란드, 프랑스, 독일에 이어 극우 지지율이 급증한 유럽연합(EU) 회원국 중 하나가 됐다....
극우자유당오스트리아헤르베르트 키클

스포츠경향(총 120 건 검색)

[오피셜] ‘흥민이 형 나 왔어’···‘음바페 코뼈’ 부러뜨렸던 오스트리아 국대 센터백, 울버햄프턴 아닌 토트넘에 왔다!
[오피셜] ‘흥민이 형 나 왔어’···‘음바페 코뼈’ 부러뜨렸던 오스트리아 국대 센터백, 울버햄프턴 아닌 토트넘에 왔다!
2025. 02. 04 09:24 축구
케빈 단소 인스타그램 캡처 손흥민의 토트넘이 오스트리아 국가대표 센터백 케빈 단소(26)를 영입하며 수비를 강화했다. 토트넘은 4일 랑스(프랑스)에서 뛰던 단소를 임대 영입했다고 발표했다. 단소는 이번 시즌까지는 임대선수 신분으로 뛰고, 곧이어 여름에 토트넘으로 완전히 이적한다. 영국 매체들은 단소의 이적료가 2500만 유로(약 376억원)에 달한다고 전했다. 원래 단소는 이번 겨울 이적시장에서 황희찬이 뛰는 울버햄프턴 유니폼을 입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으나 토트넘이 막판 ‘하이재킹’에 성공했다. 케빈 단소. 게티이미지코리아 오스트리아 출신의 단소는 6세에 잉글랜드로 이주해 레딩, MK돈스 등 클럽에서 축구를 배웠다. 이후 2014년 독일 아우크스부르크 유소년팀에 입단, 이 클럽에서 2017년 프로로 데뷔했다. 아우크스부르크의 역대 리그 최연소 출전 기록을 세운 것을 포함해 44경기에 나서 3골을 기록한 단소는 2021년 랑스로 이적해 최근까지 128경기에서 4골을 기록했다. 아우크스부르크 소속이던 2019~2020시즌에는 사우샘프턴에서 한 시즌 동안 임대 생활을 해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경험도 있다. 오스트리아 대표팀에서는 24경기에 출전했으며 유로 2024에서도 활약했다. 특히 유로 2024에서는 조별리그 첫 경기였던 프랑스전에서 프랑스의 주포 킬리안 음바페(레알 마드리드)와 볼 경합 도중 단소의 어깨에 음바페의 코가 부딪히며 그의 코뼈가 부러져 인상을 남기기도 했다. ‘부상 병동’으로 전락하며 EPL 14위까지 처진 토트넘은 단소와 마티스 텔 영입으로 한시름을 덜 전망이다. 현재, 라두 드라구신, 굴리엘모 비카리오, 크리스티안 로메로, 데스티니 우도기, 제임스 매디슨, 윌손 오도베르트, 브레넌 존슨, 티모 베르너, 도미닉 솔란케가 부상으로 결장 중이다. 게티이미지코리아
오스트리아 최초 PGA 투어 선수 슈트라카 통산 3승“속이 뒤틀리는 긴장감 이겼다”… 김시우 공동 51위
오스트리아 최초 PGA 투어 선수 슈트라카 통산 3승“속이 뒤틀리는 긴장감 이겼다”… 김시우 공동 51위
2025. 01. 20 11:57 스포츠종합
제프 슈트라카가 20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라킨타의 피트 다이 스타디움코스에서 열린 PGA투어 아메리칸 익스프레스에서 우승한 뒤 트로피를 두고 환하게 웃고 있다. 라킨타|AP연합뉴스 오스트리아 출신 최초의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선수 제프 슈트라카가 완벽한 경기력으로 통산 3승을 달성했다. 슈트라카는 20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라킨타의 피트 다이 스타디움 코스(파72·7210야드)에서 열린 PGA투어 시즌 3번째 대회 아메리칸 익스프레스(총상금 880만 달러) 최종라운드에서 버디 4개, 보기 2개로 2언더파 70타를 치고 합계 25언더파 263타를 기록, 저스틴 토머스(미국)를 2타차로 제치고 우승했다. 제이슨 데이(호주) 등 공동 2위 3명에 4타 앞선 선두로 출발한 스트라카는 최종라운드 내내 흔들리지 않고 여유있게 승리를 낚았다. 전반에 버디 3개를 낚고 13번홀(파3) 버디 추가로 4타차 선두가 된 그는 ‘괴물 벙커’가 있는 16번홀(파5)에서 이 대회 첫 보기를 기록해 아쉽게 노보기 우승을 놓쳤다. 3타차 여유를 안고 맞은 18번홀(파4)에서 세컨샷이 벙커에 빠지자 그는 지키기에 나서 보기를 더하고 2타차로 우승했다. 오스트리아 빈 출신으로 미국 조지아 대학에서 선수로 활약한 그는 2022년 혼다 클래식에서 오스트리아 선수 최초로 PGA 투어 우승을 차지했고 2023년 존 디어 클래식(7월) 이후 통산 3번째 우승을 거머쥐었다. 올해 센트리 토너먼트(T15)와 소니 오픈(T30)에서 꾸준한 성적을 기록한 후 마침내 우승컵을 들었다. 슈트라카는 이 대회에서 버디 27개, 파 43개, 보기 2개를 기록했다. 드라이버샷을 활용한 경기력으로 티샷 스트로크 게인드 부문 1위를 차지했고 아이언샷과 퍼트 실력도 뛰어났다. “긴장감은 정말 말로 표현하기 힘들었다. 속이 뒤틀리는 기분이었다”는 그는 “하지만 오늘 압박 속에서 잘 견딘 나 자신이 정말 자랑스럽다”며 기뻐했다. 저스틴 토머스는 전반 9홀에서 버디 5개를 잡고 리더 보드 상단으로 올라선 뒤 후반에도 버디 1개를 더하며 전날보다 5계단 상승한 2위로 마쳤다. PGA 투어 통산 15승(메이저 2승)으로 지난해 우승 없이 페덱스컵 랭킹 14위로 마친 토머스는 시즌 초반 뛰어난 경기력으로 준우승 해 올 시즌 좋은 활약을 예고했다. “매주 한 명만 우승할 수 있으니 우승하는 건 결코 쉽지 않다. 최근에는 내가 그중 한 명이 되지 못했지만, 이제 정말 가까워졌다는 느낌이 든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한국선수중 유일하게 컷을 통과한 김시우는 버디 9개, 보기 2개, 더블보기 1개, 쿼드러플보기 1개로 1언더파 71타를 치고 전날보다 7계단 내린 공동 51위(11언더파 277타)로 마쳤다.
이세영, 이탈리아→오스트리아 국경 넘고 환호 “이건 찍어야 해” (텐트 밖)
이세영, 이탈리아→오스트리아 국경 넘고 환호 “이건 찍어야 해” (텐트 밖)
2024. 12. 19 21:51 연예
tvN 예능 ‘텐트 밖은 유럽’ ‘텐트 밖’ 이세영이 ‘EU 회원국 표지판’을 보고 환호했다. 19일 tvN 예능 ‘텐트 밖은 유럽’ (이하 ‘텐트 밖’)에서 라미안·곽선영·이주빈·이세영이 오스트리아로 향했다. 이날 네 사람은 차에서 독일어 공부를 하며 오스트리아로 이동했다. 이세영은 “안녕하세요는 Hallo!(할로), 정원은 Garten(가르튼) 좋아는 Gut(구뜨)”라 멤버들에게 알려줬다. tvN 예능 ‘텐트 밖은 유럽’ 그렇게 독일어 발음을 연습하다보니 어느새 국경에 가까워졌다. 운전대를 잡은 이주빈은 “1.6km 남았습니다”라고 멤버들에게 알려줬다. 라미란은 “표지판이 있을텐데. 보고싶은데 실제로”라며 “별표시를 찾아야해”라고 말했다. 다른 멤버들 역시 “이건 찍어야 해”라며 카메라를 들기 시작했다. 이들이 찾은 것은 ‘EU 회원국 표지판’이었다. 이 표지판을 기준으로 국경선이 생겨 이탈리아와 오스트리아가 나뉘어지는 것. 멤버들은 국경 통과를 의미하는 EU 표지판을 보자 “지난다. 지난다. 지났다”라며 환호 하기도 했다. tvN 예능 ‘텐트 밖은 유럽’ 특히 곽선영은 “너무 신기하다. 다른 나라를 차 타고 왔어. 저 (뒤에) 산은 이탈리아인 거잖”라며 신기해했다.
배드보스, 오스트리아 ‘2024 구스타프 클림트 어워즈 본상’
배드보스, 오스트리아 ‘2024 구스타프 클림트 어워즈 본상’
2024. 11. 14 07:31 연예
다날엔터테인먼트 제공 다날엔터테인먼트(대표 임유엽) 소속 뮤지션이자 네오 팝 아티스트 배드보스가 ‘2024 구스타프 클림트 어워즈 본상’의 쾌거를 이뤘다. 배드보스는 지난 3일 오스트리아 비엔나에서 열린 ‘2024 구스타프 클림트 어워즈’에 참석해 본상을 수상했다. 한국작가 69명과 오스트리아 작가 41명, 총 110명이 참가한 이번 국제 미술 시상식은 메인 상인 본상 20여 명이 구스타프 클림트 트로피를 수상하는 영애를 안았으며, 수상 작가상 30명이 상장을 수상했다. 배드보스는 “그간 크고 작은 미술 공모전에 지원해 입상했지만 이번처럼 이렇게 감격스러웠던 적은 없었다. 존경하는 화가 구스타프 클림트의 증손녀인 구스타프 브리기떼에게 본상 트로피를 전달받는 순간 전율이 느껴졌다. 앞으로 더 좋은 작품을 그리기 위해 더욱 노력하는 아티스트가 되겠다”라고 뜻깊은 소감을 밝혔다. 배드보스는 다수의 공모전에서 수상자에 이름을 올리며 실력을 인정받은 국내 대표 팝 아티스트다. 지난해 제55회 일본 국제 미술공모전 신원전에서 조선의 마지막 황녀 덕혜옹주의 초상을 팝아트로 재해석한 작품으로 국제대상을 수상했으며, 최근에는 도쿄미술상을 수상, 그리고 대한민국 문화연예 대상에서는 현대미술작가 대상을 수상했다. 또한 그는 대중음악 작곡가이자 EDM 듀오 배드보스 크루의 멤버로 활동 중이다. 스틸하트, 배다해, 전상근, 신예영, 모모랜드 태하, 박장현, 길미 등 수많은 가수의 드라마 OST 작사, 작곡에 참여하며 폭넓은 활동을 펼치고 있다. 한편 배드보스가 수상의 영예를 얻은 이번 구스타프 클림트 어워즈 심사위원은 오스트리아 비엔나의 수준 높은 미술 전문가들로 비엔나 응용미술대학 교수 Alexander Edlmayer, 구스타프 클림트의 증손녀이자 디자이너 Brigitte Huber Mader, 구스타프 클림트 빌라 관장 Baris Alakus, Fragrantrium 홍보대사 Liliane Gehret, Werkstatt am Kleinen Ring 협회이사 Mariah Bletzinger 등 5명의 심사위원이 구스타프 클림트 어워즈 작품 심사를 맡았다. ‘2024 구스타프 클림트 어워즈’는 글로벌 작가의 등용문이자 한국은 물론, 오스트리아 현지 미술가들이 참여해 상호 교류와 함께 서양화, 동양화, 민화, 현대미술, 팝아트로 나뉘어 총 20개의 트로피를 시상하는 국제 미술 시상식이다. 한국의 아트갤러리 배드보스 아트 플레이스가 기획하고, 배드보스 아트 플레이스와 구스타프 클림트 빌라가 공동으로 주최, 주관했다.

주간경향(총 7 건 검색)

[문화프리뷰]오스트리아 뮤지컬 (2020. 07. 10 15:00)
2020. 07. 10 15:00 문화/과학
찢어진 청바지와 레게 머리, 로커를 방불케 하는 폭발적인 가창력. 뮤지컬 속에서 새롭게 정의된 천재 작곡가 모차르트의 이미지다. 오랜 세월, 많은 사랑을 누리는 인기 뮤지컬의 흥행 덕목이란 무엇인지를 여실히 보여주는 요소들이다. EMK뮤지컬컴퍼니 제공 뮤지컬 <모차르트>는 오스트리아산 무대 콘텐츠다. 물론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가 태어나고 자랐으며, 대부분 활동했던 곳이 오스트리아였음을 감안한다면 너무도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모차르트를 소재로 만든 대중문화 콘텐츠가 비단 이 작품만이 아니라는 점을 상기해본다면, 뮤지컬 <모차르트>만의 특별한 재미와 매력은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다. 피터 쉐퍼의 발칙한 상상이 더해졌던 영화 <아마데우스>와 명확히 차별되고, 발랄한 록 음악으로 치장되었던 프랑스 뮤지컬 <모차르트 오페라 락>과도 분명히 구분되는 오스트리아 뮤지컬 특유의 매력과 장점을 발견하는 것이야말로 이 작품을 감상하는 가장 중요한 시발점이 될 수 있다. 뮤지컬이 초연된 곳은 오스트리아 수도인 빈이다. <엘리자벳>·<레베카>·<마리 앙투아네트> 등을 탄생시킨 오스트리아의 스타 작곡가 실베스터 르베이가 작사가이자 오랜 동료인 미하일 쿤체와의 협업으로 완성됐다. 초연이 상연된 ‘씨어터 안 데어 빈’에서는 1999년 8월부터 2001년 5월까지 거의 2년 동안 419차례나 막을 올려 42만 명을 동원하는 비교적 준수한 실적을 달성했다. 하지만 흥행 뮤지컬로서의 명성은 오히려 오스트리아 빈 초연 이후 글로벌한 성공이 이어지며 본격화됐다. 독일 함부르크 노이에 플로라 극장의 인기를 필두로 일본·헝가리·스웨덴·체코·벨기에·중국 그리고 한국까지 열풍이 이어지는 진기록을 수립했다. 올해 10주년 기념 앙코르 무대는 초연부터 세 번째 앙코르 무대까지 메가폰을 잡았던 유희성 연출과 4번째 앙코르 무대를 연출한 아드리안 오스먼드의 공동연출로 제작됐다. 다섯 번째 앙코르 무대를 맡았던 일본의 대표적인 연출가 코이케 슈이치로의 해석은 이번 무대에선 반영되지 않았는데, 아무래도 다카라즈카를 연상시키는 대형쇼 스타일의 작품 해석이 국내 관객들의 취향과 다소 거리감이 있다는 판단으로 추측된다. 덕분에 10주년 기념 공연은 <모차르트> 국내 초연 당시 많은 관객을 감동시켰던 스토리 라인의 복구를 성공적으로 이뤄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모차르트 역으로 가장 많이 사랑받았던 김준수·박은태 그리고 박강현의 트리플 캐스트는 단연 역대급 무대를 선보인다. 하지만 이번 10주년 기념 앙코르 무대의 백미는 단연 커튼콜이다. 모차르트의 폭발적인 성량이 돋보이는 기존의 <내 운명 피하고 싶어> 대신 자신의 운명을 스스로 개척해 나가라는 노랫말의 <황금별>을 합창으로 들려준다. 물론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고 있을 젊은 예술가들을 향한 희망의 메시지다. 뭉클한 감동을 박수갈채로 답하는 관객들이 유난히 돋보이는 것도 이 때문이다. 좋은 뮤지컬 한 편이 우리 삶에 얼마나 큰 위로를 건네는지 실감하게 된다.
문화프리뷰
[문화프리뷰]돌아오는 오스트리아(2019. 11. 25 14:00)
2019. 11. 25 14:00 문화/과학
최근 국내 공연가에 오스트리아 뮤지컬의 인기몰이가 대단하다. 오스트리아의 수도 빈에 가면 라이문트극장이나 베토벤의 여러 교향곡이 초연됐다는 유서 깊은 씨어터 안 데어 빈 등에서 뮤지컬을 만날 수 있다. 20여 년 전만 해도 <다스 판톰 데어 오퍼(Das Phantom der Oper)>나 <쿠스 데어 쉬피넨프라우(Kuss der Spinenfrau)> 등 영미권 뮤지컬들을 번안한 독일어 버전 뮤지컬들이 주를 이뤘지만, 이제는 독자적인 오스트리아산 창작 뮤지컬도 흥행시키며 각광받는 문화산업으로 성장했다. 우리 뮤지컬 산업과 견주어보면 부럽기도 하고, 교훈도 얻을 수 있을 것 같아 흥미롭다. EMK 뮤지컬 컴퍼니 국내에 소개된 오스트리아산 흥행 뮤지컬들로는 <모차르트>와 <엘리자벳>, <황태자 루돌프> 등이 있다. 대부분 합스부르크 왕가가 유럽을 지배했던 시기나 시민혁명의 변혁기를 배경으로 하는 탓에 화려한 궁중의 무도회와 드레스를 차려입은 귀족들, 혹은 새로운 사상과 신념에 변화를 꿈꾸는 인물 등이 등장하는 것이 특징이다. 일각에서는 ‘코스튬 플레이’ 혹은 ‘코스튬 뮤지컬’이라는 용어를 사용하기도 한다. 말 그대로 화려한 복식의 볼거리 많은 무대가 많다고 해서 붙여진 표현이다. 흥미롭게도 이 부류의 작품들은 일본에서 먼저 인기를 누리고 우리나라로 유입된 경향도 있다. 하지만 ‘사극’만이 오스트리아 뮤지컬의 전부가 아니다. 가장 흥미로운 변주의 사례가 바로 국내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미스터리 뮤지컬 <레베카>다. 원작은 영국의 여류작가인 데프니 듀 모리에가 1938년에 발표한 미스터리 소설로, 280만 부 이상이 팔려나갔을 정도로 영국에선 절대적인 사랑을 받았다. 하지만 사실 이 이야기가 글로벌한 명성을 얻게 된 것은 서스펜스 스릴러의 대가인 앨프레드 히치콕 감독이 1940년에 제작한 동명 타이틀 영화 덕분이다. 우리로 치면 ‘땅끝마을’쯤 되는 영국의 청정마을인 콘월지방의 멘덜리 저택을 배경으로 세상을 떠난 안주인 레베카의 죽음에 얽힌 비밀이 하나씩 흥미진진하게 밝혀진다. 소설이 원작인 뮤지컬은 노블컬이라 부르고, 영화가 원작이면 무비컬이라 부른다. 그런 의미에서 뮤지컬 <레베카>는 소설과 영화를 모두 적절히 반영한 노블컬과 무비컬의 복합적인 정체성을 지니고 있다고 볼 수도 있다. 뮤지컬은 미하일 쿤체가 대본 작업만 거의 2년을, 다시 실베스터 르베이의 음악 작업이 2년여 전개되는 오랜 정성 끝에 세상에 첫선을 보였다. 특히 흑백 스크린으로 구현됐던 히치콕 특유의 알싸한 뒷맛을 남기는 등장인물들과 소설 속의 고즈넉한 저택은 대한민국에 진출하며 형형색색의 무대 장치와 감탄을 자아내는 영상 효과로 멋지게 치장됐다. 레베카를 목 놓아 부르는 덴버스 부인의 강렬함은 공연을 보고 나서도 한참이나 잔상을 남길 정도로 인상적이다. 이번 2019 앙코르 무대에서는 기존의 옥주현·신영숙·장은아와 함께 뛰어난 가창력으로 잘 알려진 가수 알리가 합세할 예정이다. 글로나마 무대의 감동을 미리 상상해봤으면 좋겠다.
문화프리뷰
[문화내시경]더 라스트 키스-비운의 오스트리아 황태자(2018. 03. 05 16:35)
2018. 03. 05 16:35 문화/과학
역사 속 가정은 언제나 흥미롭다. 만일 그 사건이 없었더라면 지금 세상은 어떻게 됐을까 하는 생각 때문이다. 오스트리아 비운의 황태자인 루돌프의 사연도 그렇다. 그는 프란스 요제프 황제의 아들로, 권위적인 아버지와 자유분방했던 어머니 사이에서 외롭게 자라 불행한 삶을 살았다. 벨기에 왕인 레오폴드 2세의 딸과 정략결혼을 했지만 그는 시민혁명 등으로 변화하는 민중의 세상에 더 관심이 많았다. 그래서 기득권 세력에 비판적인 논조의 글을 당시 진보적 매체에 무기명으로 기고하기도 했다. 더 라스트 키스 EMK 제공 황태자의 삶을 송두리째 바꿔버린 것은 아름다운 여인 마리 베체라와의 만남이다. 그녀와 사랑에 빠진 황태자는 급기야 이혼을 결심하고 교황청에 허가를 신청한다. 그러나 거절을 당하고 황태자 직위마저 잃게 된다. 결국 루돌프는 마리와 함께 빈 외곽 마이얼링의 사냥용 별장에서 자결한다. 요제프 황제는 황실의 명예가 실추될 것을 우려해 마리의 시신을 몰래 빼돌려 인근 공동묘지에 은밀히 매장하고, 황태자는 정신착란으로 권총 자살했다고 발표한다. 이후 동생이었던 칼 루드비히가 황태자직을 거부해 사촌동생인 프란츠 퍼디낸드가 욍위 계승권을 잇게 되는데, 그가 바로 사라예보에서 암살돼 1차 세계대전을 촉발시킨 오스트리아 제국의 또 다른 비운의 황태자다. 예사롭지 않은 루돌프의 사연과 일생은 많은 예술가들의 상상력을 자극했고, 그래서 발레, 오페라, 소설 등 다양한 문화콘텐츠로 제작됐다. 뮤지컬로 선보인 것은 2006년 헝가리 부다페스트의 오페레타 극장에서였다. 이후 오스트리아, 독일, 일본 등지에서 인기를 누렸고 우리나라에서는 <황태자 루돌프>라는 이름으로 초연된 이래 앙코르를 거듭하며 공연되고 있다. 제작사인 EMK 뮤지컬 컴퍼니의 작품들이 늘 그랬듯, 이 작품 역시 멀티 캐스트의 스타 마케팅 전략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먼저 황태자 루돌프 역으로는 카이와 전동석, 정택운, 그리고 아이돌 그룹 엑소의 리더 수호가 등장한다. 황태자와 운명적인 사랑을 경험하는 마리 베체라는 최근 내한했던 뮤지컬 <시스터 액트>에서 발군의 가창력을 뽐냈던 김소향과 민경아, F(x) 출신의 루나가 맡는다. 애호가라면 배우들의 조합을 잘 따져보고 극장 찾는 날을 결정하는 것이 상식이다. 원작 제목은 ‘루돌프’다. 국내에서 제목이 바뀐 이유는 루돌프 하면 빨간 코 사슴을 먼저 떠올리므로 아동용 뮤지컬로 오해 받을 소지가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 작품은 본격적인 성인 뮤지컬이다. 결말에 등장하는 충격적인 자살 장면은 죽음의 미학을 즐기는 일본 관객들에게 여운이 짙은 이미지로 많은 사랑을 맏았다. <지킬 앤 하이드>의 작곡가 프랭크 와일드혼의 음악은 여전히 감미롭다. 유럽 역사 뮤지컬의 연이은 국내 도전이 흥행의 신화로 이어질지 몹시 궁금하다.
문화내시경
[와인기행]오스트리아 명품 레드와인 블라우프랜키쉬(2013. 06. 24 18:15)
2013. 06. 24 18:15 문화/과학
가족 중심의 소규모 와이너리가 오스트리아 와인산업의 특징인데, 소유주의 와인 철학과 정신을 구현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아름다운 슈타이어마르크를 떠나 오스트리아에서 두 번째 큰 와인 생산지역인 부르겐란트(Burgenland) 지방에 늦은 오후에 도착하였다. 이곳은 교향시 ‘전주곡’으로 유명한 음악가 프란츠 리스트의 고향이기도 하다. 리스트는 헝가리 음악가로 알려져 있는데 이곳은 그가 태어날 때 헝가리였으나 1차 세계대전 후 오스트리아 영토로 편입되었다. 오는 도중 약속시간 때문에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젬머링 산악 철도를 보지 못한 것이 아쉬웠다. 그러나 알프스의 동쪽 끝자락에 해당되는 이 지역의 정겨운 농촌 풍경들을 볼 수 있어 좋았다. 필자는 먼저 미텔부르겐란트의 와인마을, 호리촌에 있는 베닝어(Weninger) 와이너리를 방문하였다. 베닝어 와이너리는 이 지역에서 최고 품질의 블라우프랜키쉬(Blaufrankisch) 와인을 생산하고 있다. 베닝어 와이너리의 지하와인셀라, 현대적인 외부건축물과 오랜 전통이 공존한다. 음악가 리스트의 고향인 부르겐란트 와인 애호가들이 와인을 마실 때 어려운 포도 품종 이름 때문에 스트레스가 많다고들 한다. 필자 역시 오스트리아를 방문하기 전에는 블라우프랜키쉬 와인을 잘 몰랐다. 암펠리데과(넝쿨식물)에 속하는 포도나무는 은행나무처럼 원래 암수가 따로 있었고 그 중 99% 이상 유럽 품종인 비티스 비니페라종만이 오늘날과 같은 와인을 만들 수 있었다. 이러한 원시적인 포도나무는 인간의 육종기술에 의해 재배지의 토양과 기후(테루아)에 적합한 새로운 품종들로 끝없이 개발돼 왔다.  따라서 현재 모든 양조용 포도품종들은 반드시 아버지와 어머니가 있다는 것은 흥미로운 일이다. 물론 아직 부모를 찾지 못한 고아 포도나무도 있지만. 대표적인 레드와인 품종 카베르네 소비뇽의 부모가 카베르네 프랑과 소비뇽 블랑이라는 것도 DNA검사를 통해 1996년에야 밝혀졌다. 그래서 영어로 포도품종은 변종(Variety)이라고 표현한다. 현재 전 세계에 양조용 포도나무 변종은 8000여종에 달하며 이 중 실제로 상용화된 품종도 1000여종으로, 전문가도 이를 모두 암기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오스트리아가 자랑하는 레드와인 품종 블라우프랜키쉬 역시 아직 부모의 뿌리를 찾지는 못했다. 다만, 어원이나 기록을 통해 깨끗하고 섬세한 레드와인 품종으로 수백년 동안 오스트리아에서 재배해 온 토착품종이라는 사실만이 알려져 있다. 현대 건축상을 수상한 ‘베닝어 와이너리’의 시음장 내부. 최대한 자연 채광을 이용하였다. 시골마을 골목길을 따라 베닝어 와이너리에 도착하니 오너인 프란츠 베닝어 부부와 아들 등 가족 모두가 기다리고 있었다. 가족 중심의 소규모 와이너리가 오스트리아 와인산업의 특징인데, 소유주의 와인 철학과 정신을 구현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베닝어 와이너리는 30ha의 포도원에서 2006년부터 유기농, 바이오 다이내믹 농법을 통해 자연친화적인 와인을 생산하고 있다. 지난 수세기 동안 와인업계는 화학비료와 농약을 사용하여 포도를 재배하고, 과학적인 양조방법과 장비의 개발을 통해 양질의 와인을 생산하였다. 또한, 숙성을 위해 병속 와인에 보존제(방부제)를 첨가하는 것이 당연시되었다.  그러나 최근 웰빙시대를 맞아 신세계 와이너리를 중심으로 앞 다투어 유기농 와인을 생산하는 것이 하나의 트렌드가 되었다. 유기농 와인은 화학비료, 살충제나 제초제 등을 사용하지 않고 재배한 포도로 만든 와인을 말한다. 바이오 다이내믹은 유기농보다 더 엄격한 자연친화적 농법으로, 1920년대 오스트리아의 철학자이자 농학자인 루돌프 슈타이너 박사가 제창하였다. 우주의 주기 변화와 자연의 질서에 순응하는 농법으로 특히 달의 변화주기에 따라 포도밭을 경작하고, 소뿔을 포도밭에 묻고 각종 허브나 쇠뜨기(뱀밥)를 퇴비에 섞어 뿌린다. 우리나라 농촌에서 사용하는 음력의 24절기와 농경방법이 흡사하다는 것이 흥미롭다. 프란츠 라이하드의 안내로 바이오 다이내믹 농법을 적용한 포도밭을 방문했는데, 새를 이용하여 해충을 잡아먹도록 군데군데 새집을 설치해 놓은 것이 인상적이었다. 블라우프랜키쉬 품종으로 유기농 명품와인을 생산하고 있는 부르겐란트 지방 ‘베닝어 와이너리’의 뒤라 포도원. 사진속의 새집과 무성한 풀들이 바이오 다이내믹농법임을 보여준다. 유기농보다 엄격한 바이오 다이내믹 농법 1998년에 재건축되어 여러 차례 현대건축 상을 수상한 와이너리 건물 역시 셀라, 병입시설, 시음장, 사무실 등이 개방형으로 설계되었고 자연채광을 최대한 살린 자연 친화적인 현대 건축물이었다. 바이오 다이내믹을 상징하는 현대적인 병 레이블 디자인과 함께 고즈넉한 농촌마을에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며 연출해내는 묘한 아름다움이 필자를 감동케 하였다. 지난 4월 ‘브루넬로 디 몬탈치노’ 와인을 개발한 이탈리아의 전설적 와인메이커 비욘디 산티가 91세로 타계하였다. 그는 생전에 “아름다움을 창조할 수 있는 자연의 능력을 믿고 기다리라”고 하였다. 베닝어는 “포도나무가 원래의 자연으로 돌아가 그 자연 속에서 균형을 찾을 수 있도록 인간의 영향력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말한다. 베닝어 와이너리는 1995년 ‘올해의 와인메이커(Wine maker of the year)’, 2008년에는 미국의 저명한 와인전문지인 로부터 ‘올해의 와이너리(Winery of the year)’로 선정되었다. 베닝어 와이너리에서 바이오 다이내믹 농법에 사용하고 있는 퇴비. 분쇄한 허브, 소뿔, 쇠뜨기 등을 섞어 뿌려준다. 와인 시음을 곁들인 저녁을 초대받았는데, 보르도의 사토나 이탈리아의 카스텔로에서처럼 화려한 디너는 아니었지만 부인이 직접 요리한 헝가리 전통음식이었다. 특히 직원들과 온가족이 함께한 저녁은 시골집 잔치처럼 즐거웠다. 수령 40~80년생 포도로 만든 ‘뒤라우 블라우프랜키쉬 2006’ 와인을 메인요리와 함께 마셨는데 세상의 어떤 와인과도 비교할 수 없는 블라우프랜키쉬만이 가지고 있는 독특한 스타일이었다. 뒤라우 포도밭은 석회질이 적은 대신 철분 함유량이 높고 점토질의 비옥한 토양이 두껍게 퇴적되어 뿌리가 깊게 뻗을 수 있어 풍부한 수분과 무기질을 흡수할 수 있다. 또한 위도가 높은데도 패노니안 대륙성 기후의 영향으로 여름은 덥고 겨울은 온화하여 블라우프랜키쉬 재배에 최적의 테루아이다. 블라우프랜키쉬 와인은 짙은 루비 빛을 띤 석류 색깔에 농축된 블랙베리, 살아 있는 체리, 연기, 흙, 나무, 후추 등 복합적인 향기와 우아한 타닌과 적절한 산도가 균형을 이룬 풀 보디 와인이지만 전체적으로 버건디와 보르도와인의 중간 스타일이라고 생각되었다. 도나우 강변의 와인, 그뤼너 벨트리너가 오스트리아를 대표하는 화이트 와인이라면, 머지않아 이곳 부르겐란트의 블라우프랜키쉬도 세계의 와인 애호가들을 감동시킬 또 다른 오스트리아의 명품 레드와인이 될 것이 분명하다. 글·사진|송점종 j-j-song@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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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만 예술+청정 자연···오스트리아 이색 여름 여행
낭만 예술+청정 자연···오스트리아 이색 여름 여행
2024. 06. 12 17:16 레저/여행
잘츠부르크 도시 전경. 오스트리아 관광청 제공 오스트리아 관광청이 예술과 자연을 즐길 수 있는 오스트리아 중부의 이색 여름 여행지를 추천했다. 천재 작곡가 모차르트의 고향이자 음악과 예술의 도시로 유명한 잘츠부르크와 유럽에서 가장 아름다운 경치를 자랑하는 오스트리아 최고봉 그로스글로크너다. 아름다운 선율로 더위를 식혀줄 낭만 가득 예술의 도시, 잘츠부르크 바로크 시대 건축물이 늘어선 거리 곳곳엔 낭만과 선율이 가득한 잘츠부르크(Salzburg)는 오스트리아 대표 음악과 예술의 도시다. 아름다움을 보존하고자 도심 전역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어 있다. 잘츠부르크만의 감성과 예술적 면모를 제대로 즐기고 싶다면 ‘ 세계의 무대 ’ 를 표방하며 온 도시가 축제 공간으로 변모하는 계절인 여름이 제격이다. 올해도 어김없이 잘츠부르크 페스티벌이 7 월 19 일부터 8 월 31 일까지 개최된다. 축제 기간 내내 음악뿐만 아니라 오페라 , 연극 등 다양한 형태의 예술 공연이 도시 전체를 무대 삼아 막을 올린다 . 특히 대성당 광장에서 열리는 공연은 탁 트인 하늘을 배경으로 황홀한 분위기의 야외무대를 선사한다. 시원한 바람에 노을이 더해진 저녁 공연의 인기가 더욱 높다 . 잘츠부르크 페스티벌의 일환으로 카피텔플라츠 광장 (Kapitelplatz) 에서 열리는 퍼블릭 뷰잉 이벤트 ‘ 지멘스 축제의 밤 (Siemens Fest>Spiel>Nächte) 은 과거와 현재의 잘츠부르크 페스티벌의 하이라이트 공연을 대형 스크린을 통해 상영한다 . 올해는 2024 년 7 월 26 일부터 8 월 31 일까지 예정되어 있으며 무료로 즐길 수 있다 . 알프스 기슭 에 위치해 도시의 절반 이상이 녹지인 잘츠부르크의 푸르른 여름을 한눈에 담아내고 싶다면 잘츠부르크의 지붕으로 불리는 호엔잘츠부르크성(Hohensalzburg)이 제격이다. 중부 유럽에서 가장 잘 보존된 중세 시대의 성채 건축물로 꼽힌다. 호화롭게 장식된 내부 인테리어는 ‘북쪽의 로마’로 불리며 융성했던 잘츠부르크의 과거를 생생히 떠오르게 한다. 성채 맨 꼭대기에 있는 탑에 오르면 알프스의 환상적인 산줄기가 눈앞에 펼쳐지고, 아름다운 자연 풍광과 잘츠부르크 전경을 360 도로 감상할 수 있다 . 매일 밤 성곽 안에서는 아름다운 전망과 함께 많은 사랑을 받은 모차르트의 작품을 즐길 수 있는 연주회가 열려 낭만을 더한다 . 잘츠부르크의 여름이 더욱 빛나는 이유는 도시 곳곳을 장식하고 있는 수많은 분수 때문이다. 도시 내에는 운터스베르크 (Untersberg) 산에서 내려온 신선한 샘물을 뿜어내는 50 개의 분수가 있는데 , 그중 27 개가 식수를 제공한다. 개인 물병을 가지고 다닌다면 여행 중 언제나 신선한 물을 마실 수 있다. 구시가지 중심인 카예타너플라츠 광장 (Kajetanerplatz) 에는 120 개의 노즐을 가진 대형 분수가 있다. 최대 2.5m 의 물줄기를 수직으로 쏘아 올려 보기만 해도 시원해지는 멋진 광경을 만들어낸다. 헬브룬 궁전의 트릭 분수. 오스트리아 관광청 제공 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에서 사랑의 노래가 울려 퍼지던 유리 정자가 있는 여름 별장 헬브룬 궁전 (Schloss Hellbrunn) 안은 익살스러운 물줄기로 가득하다. 장난기 많은 대주교가 정원 곳곳에 분수를 만들어 놓고, 초대한 손님들에게 갑자기 물벼락을 맞게 하는 장난을 즐겼던 것에서 유래된 트릭 분수는 더운 여름 깜짝 물놀이의 즐거움을 선사한다. 영화 속에서 도레미송 장면에 나온 페가수스 조각상 분수로 유명한 미라벨 정원 (Mirabellgarten) 에서는 수요일 오후 8 시마다 반짝이는 조명과 함께하는 분수 콘서트가 열린다 . 맥주 개인 소비량이 세계 2 위인 맥주 천국 오스트리아에서 600 년 이상의 오랜 맥주 역사를 가진 잘츠부르크의 여름 또한 맥주를 빼고 논할 수 없다 . 가장 유명한 슈티글브라우 (Stieglbrau) 는 1492 년 세워진 오스트리아 최대 민영 맥주 양조장의 이름으로 , 모차르트도 이곳의 맥주를 즐겨 마셨다고 한다. 과거 맥아 생산 건물을 활용한 맥주 박물관 슈티글 브라이벨트 (Stiegl-Brauwelt) 에서는 운터스베르크산 용수로 만든 신선한 맥주를 시음할 수 있다. 수도원 승려들이 만든 아우구스티너 브로이 뮐른 (Augustiner Bräu Mülln)은 17 세기 초반부터 전해져 내려온 전통적인 제조법과 엄격한 기준을 따라 순도 100% 의 맥주를 만들어내며, 오스트리아 최대 규모의 비어홀을 보유하고 있다 . 해발 3798m 오스트리아 최고봉에서 누리는 청량한 알프스의 대자연 , 그로스글로크너 그로스글로크너 알파인 고산 도로. 오스트리아 관광청 제공 유럽에서 가장 아름다운 경치를 자랑하는 그로스글로크너(Grossglockner) 는 해발 3798m 높이의 오스트리아 최고봉이다. 그로스글로크너를 찾아가는 여정에서 장엄한 알프스의 모든 풍경을 만날 수 있다 . 그로스글로크너를 여름에 방문하면 5 월 초부터 10 월 말까지 약 6 개월 동안만 달릴 수 있는 환상의 드라이브 코스 , 그로스글로크너 알프스 고산 도로를 경험할 수 있다 . 원래 이 길은 2,000 여년 전부터 고대 켈트인과 로마인이 교역로였는데 1935 년 8 월 관광 목적으로 도로를 개통하며 여행객들의 사랑을 받기 시작했고 , 전 세계 드라이버와 라이더의 버킷리스트를 장식하고 있다 . 현재는 연간 약 90 만 명의 방문객들이 찾아와 드라이빙을 즐긴다. 그로스글로크너 일대를 편히 여행할 수 있는 글로크너 버스 차나 바이크를 대여해 직접 드라이브 코스를 경험해도 좋지만 , 운전이 어렵다면 글로크너 버스를 이용할 수도 있다. 전망대까지 편하게 이동하며 국립공원을 관리하는 전문 가이드의 안내를 들을 수 있는 일일투어가 준비되어 있다. 버스는 5 월 29 일부터 9 월 29 일까지 매주 수요일마다 운행하며 7, 8 월에는 금요일에도 추가로 이용할 수 있다 . 그로스글로크너 알프스 고산 도로를 달리다 보면 그로스글로크너의 다양한 모습을 각각의 테마에 맞게 담아낸 전시관을 방문할 수 있다 . 현대미술 전시관 알펜리베 , 알프스 생태계를 한눈에 알 수 있는 알파인 네이처 쇼 미술관, 파스테르체 빙하 전시관 감수그루벤베크 등 총 6 개의 전시관이 있어 아이와 함께 여행하는 가족 여행객은 물론 동식물과 자연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의 여정에도 재미를 더한다 . 모든 전시관은 도로 이용객에게는 별도의 전시관의 입장료를 받지 않으며 , 오후 5 시까지만 운영한다 . 그로스글로크너 여행의 정점은 고도 2369m 위에서 바라보는 아름다운 고산 전망과 빙하로 알려진 카이저 프란츠 요제프 회에 전망대다. 1856 년 황제 프란츠 요제프 1 세와 황후 엘리자벳의 방문으로 더욱 유명해졌으며, 동부 알프스에서 가장 큰 규모인 9.4km 의 파스테르체 빙하 위로 펼쳐지는 파노라마 뷰가 장관을 이룬다. 7 월부터 9 월까지는 매일 오전 가이드 투어가 진행되고 , 오스트리아 알프스를 더 속속들이 알 수 있는 다양한 하이킹 투어도 진행한다 . 국립공원 썸머카드가 있으면 투어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 그로스글로크너를 중심으로 한 일대는 오스트리아 최대 국립공원인 호에 타우에른 국립공원으로 지정되어 있어 , 광대한 설원이 만년설과 함께 장관을 이루며 무더운 여름 보기만 해도 시원해지는 짜릿한 풍광을 자랑한다 . 희귀 야생 동식물이 서식하는 보호구역으로 , 운이 좋으면 귀여운 마멋과 산악 지방에서만 사는 염소인 아이벡스를 관찰할 수 있다. 늦은 여름 방문하면 3 만 송이가 넘는 난초 꽃으로 가득한 진풍경이 펼쳐지기도 한다 . 공원 중심부에는 오스트리아에서 가장로 높은 380m 의 크리믈 폭포가 있다. 물 테마 전시관 크리믈 월드 오브 워터에는 폭포를 오감으로 감상할 수 있는 전망 테라스 및 아이들과 함께 할 수 있는 각종 야외 시설이 있다.
더블베이시스트 변주영이 전하는 음악으로 행복한 오스트리아
2013. 02. 14 11:48 화제
물질은 넘쳐나지만 마음은 가난한 시대, 국가를 막론하고 세상 모든 사람들은 윤택한 행복을 꿈꾸며 살아갑니다. 저마다 처한 환경이나 생활 방식은 다르겠지만 행복해지고 싶은 마음만큼은 어디든 같겠지요. 그런 의미에서 앞으로 우리는 세계 곳곳의 ‘행복한 삶’들을 들여다보려 합니다. 그 속에서 ‘행복’을 대하는 자세와 노력을 배울 수 있겠지요. 이제부터 매달 함께 행복의 나라로 떠나는 겁니다. 2月 행복의 나라: 오스트리아 사람들은 저마다의 방식으로 행복을 찾는다. 그중 음악은 듣는 이들의 마음을 울리는 위로의 힘과 즐거움을 연장하는 유쾌함으로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행복의 도구로 자리매김해왔다. 독립된 하나의 소리는 그 나름의 아름다움으로, 둘 이상의 멜로디는 그 나름의 하모니로 삶의 희로애락을 표현해왔다. 그런 점에서 오스트리아는 축복받은 도시다. 세계 음악사에서 가장 중요한 사건들은 모두 이곳에서 일어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고전주의에서 낭만주의로 넘어가는 음악사의 황금기에 그 중심이 됐던 곳도 오스트리아다. 하이든부터 모차르트, 베토벤, 슈베르트까지, 우리가 이름만 대면 알 만한 유명 음악가들은 모두 이곳에서 꿈을 키웠고 결실을 맺었다. 18세기 이후 합스부르크 왕가의 후원에 힘입은 여러 음악가들은 유럽의 예술, 문화, 사상의 중심지인 빈에서 주옥같은 명곡들을 만들어냈으며 20세기에도 오스트리아는 현대음악사의 주춧돌이 됐다. 니더 외스터라이히 지역 야외 음악 페스티벌. # 그녀의 행복 멜로디 1 살아 있는 음악 교육 오스트리아, 음악 그리고 행복. 한국 하이든 문화재단의 변주영(48) 대표는 이 세 단어를 모두 충족시키는 사람이다. 연세대 음대에서 더블베이스를 전공했던 그녀는 1990년 오스트리아로 유학을 떠났다. 이후 빈 시립음악원과 빈 국립음대에 동시에 합격해 두 대학에 다니며 어린 시절 피아노 교본으로 먼저 접했던 고전음악 작곡가들의 음악을 실제로 보고, 듣고, 느끼며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 “매년 신년 음악회를 여는 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아름다운 연주홀 뮤직페라인과 빈 콘체르트 하우스를 비롯해 시내 게른트너 거리에서 세계적 지휘자인 클라우디오 아바도와 리카르도 무티를 만날 기회가 있는 낭만의 음악 도시가 바로 빈이죠. 오케스트라 연주자들의 반 이상이 빈 국립음대의 교수나 조교였고 그중 젊은 더블베이스 연주자들은 재학 당시 오디션을 통해 선발돼 노련한 선배 연주가들에 의해 단련됐어요. 오스트리아의 대학은 단순한 배움의 장이 아니었어요. 학습과 더불어 천재적인 기량을 펼칠 수 있는 많은 연주 기회가 있는 곳이었죠. 마치 저를 위해 조성된 멋진 도시 같다는 착각에 빠진 적도 여러 번 있었어요.” 오스트리아는 합스부르크 왕가 시절의 엄청난 부로 클래식 음악의 메카가 됐다. 이는 세월의 흐름에도 변함이 없는데 음악을 삶의 일부로 여기는 국민들의 ‘음악 사랑’ 역시 대단하다. 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 빈 심포니커, 쉬타트 오퍼(빈 오페라하우스) 등 세계적인 오케스트라 외에도 실력 있는 군소 오케스트라가 유지되고 있다. 또 각 베지리크(Bezirk, 행정구역상 구에 해당)에는 장엄한 음향이 고스란히 전해지는 역사 깊은 가톨릭 성당에서 정기적인 음악회가 연일 펼쳐지는데, 청중의 발길이 끊이질 않는다. 특히 세계적인 콘서트홀과 오페라하우스가 시민들이 주로 다니는 동선에 위치하고 있어 유명 음악가의 연주회와 시 주관의 수준 높은 공연들을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자란 오스트리아의 어린이들은 자연스럽게 클래식 음악에 대한 애정과 관심을 갖고 있고,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으로 새로운 연주 기법과 장르를 개발한다. 오스트리아는 매년 12월부터 2월까지 주최 측의 타이틀에 따라 2백여개의 무도회가 열린다. 사진 속 장면은 베이커리 무도회.“유학을 간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거의 인종차별을 경험했다고 하더군요. 저는 빈 유학 시절 단 한 번도 그런 적이 없었습니다. 빈 국립음대와 음악계에선 탁월한 실력만 있으면 내외국인 구별 없이 음악을 할 수 있었습니다. 한국 사회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학교 선후배 간의 눈총이나 텃세도 없었죠. 좋은 음악을 연주할 수 있는 연주가는 시샘의 대상이 아닌 존경의 대상이었습니다.” 그렇다고 마냥 여유로운 것은 아니었다. 우리나라와 달리 오스트리아의 대학은 공석이 발생해야만 입학이 가능하다. 때문에 다음 학기에 원하는 학과에 공석이 없다면 입학시험을 치르기 위해 몇 년이고 기다려야만 한다. 이런 상황에서 그녀는 최고의 행운을 누렸는데 ‘더블베이스의 황제’라 불리는 루드비히 슈트라이허(전 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수석, 세계적인 솔리스트) 교수의 제자가 된 것이다. “슈트라이허 교수의 제자가 된 다음날부터 저의 삶은 달라졌습니다(웃음). 그의 제자라는 타이틀은 저를 학교 안팎에서 인정받게 해줬거든요. 덕분에 참 신나게 유학생활을 했어요. 오케스트라의 신입 연주자 오디션도 주최 측의 까다로운 서류 심사 후에나 초대받을 수 있었는데, 저는 교수님의 제자였기 때문에 미리 초대장을 받는 특혜를 누리기도 했습니다. 물론 자부심만큼 책임감이 따랐고 날마다 엄청난 양의 연습을 해야 했습니다. 근면, 성실함, 부지런함, 각별한 자기관리는 기본이었고요.” 스트라이히어 교수는 동양인 변주영의 신비로움에 끌려 그녀를 첫 한국인 제자로 삼았다고 한다. 이후 그녀의 매력에 빠진 교수는 기회가 있을 때마다 오스트리아, 독일, 스페인, 이탈리아 마스터 클래스와의 연주회에 그녀를 독주자로 추천했다. # 그녀의 행복 멜로디 2 클래식의 고향·사운드 오브 뮤직 사실 오스트리아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도시는 빈과 잘츠부르크다. 빈의 경우 미국의 컨설팅사인 머서(www.mercer.com)가 전 세계 2백21개 도시를 대상으로 선정한 ‘2012년 삶의 질’ 조사에서 1위를 차지한 곳이기도 하다. “빈은 너무 화려하지도, 너무 거대하지도 않은 건물들이 아담한 높이로 늘어서 있어요. 덕분에 파란 하늘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죠. 또 과거 모습이 그대로 보존돼 있는 도시이기도 해요. 개인적으로는 시민들의 질서 의식과 역사와 문화에 대한 높은 긍지, 특유의 여유로움이 묻어 있는 빈 스타일 덕분에 생활면에서도 전혀 두려움이 없었던 것 같아요. 정신적으로 안정되다 보니 거리를 걷는 것만으로도 ‘힐링’이 되곤 했죠.” 빈 소년 합창단과 기숙학교.뿐만 아니라 ‘클래식의 고향’이라는 칭호에 걸맞게 빈에는 음악가들의 묘지가 따로 있을 정도다. “빈에 도착한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 선배가 모차르트의 현 무덤은 시체가 없는 ‘깡통 무덤’인데, 흑사병으로 죽은 이름 없는 무덤들 중 어디엔가 모차르트가 묻혀 있을 거라고 이야기를 해줬어요. 그러면서 그 묘지를 방문하면 유학생활을 성공적으로 끝낼 수 있다고 하더군요(웃음). 그때까지만 해도 유학생활의 두려움이 앞섰던 시기라, 그 주 주말에 묘지들을 열심히 찾아다니며 기도를 했습니다. 지금까지 오스트리아와 돈독한 인연을 맺고 있는 걸 보니 틀린 말은 아닌 듯합니다(웃음).” 잘츠부르크 역시 모차르트를 배출한 도시이자 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의 배경이 된 곳으로 유명하다. 그녀는 이 지역을 가리켜 ‘어느 각도에서 봐도 아름다운 그림엽서 같은 곳’이라고 표현했다. “알프스 산자락의 멋진 풍경과 빈에서는 잘 볼 수 없던 키 큰 나무들이 어우러진 잘츠부르크 시내를 걷다 보면 이곳이 스위스의 모태 지역이 아닌가, 하는 생각에 빠지곤 했어요. 특히 모차르테움과 미라벨 정원은 말 그대로 환상이었죠. 여름의 잘츠부르크 페스티벌에서는 세계적인 음악가들의 연주회를 감상할 수 있었고, 겨울의 잘츠부르크에서는 ‘겨울 스포츠 강국’답게 자연설이 장관을 이루는 스키장의 매력에 푹 빠져 지냈습니다.” # 그녀의 행복 멜로디 3 천상의 하모니, 빈 소년 합창단 1 무대에 오른 빈 소년 합창단. 2 알베르티나 광장. 3 로나허 뮤지컬 극장.빈 소년 합창단의 공연을 보고 감동의 눈물을 흘렸다고 고백한 한 여행객은 “마치 산속 작은 계곡 물이 흐를 때 포물선을 그리면서 내는 소리처럼 청명했고, 플루트 같은 미성의 아름다움에 매료당했다”라고 소감을 남겼다. 지휘자 아르투로 토스카니니 역시 이 합창단의 공연을 두고 “천사의 소리”라고 극찬했다고 한다. 모든 이들에게 그렇듯 빈 소년 합창단은 변주영에게도 오랜 동경의 대상이었다. “말로는 표현할 수 없는 감동을 주는 합창단의 목소리와 그들의 전통은 같은 음악인으로서 늘 부럽죠. 또 특별한 재능을 가진 어린 음악가들을 키우는 책임 있는 교육 환경에도 무한한 존경심이 들곤 합니다.” 빈 소년 합창단은 궁정 성당에 소속된 성가대로, 7~15세의 변성기 이전의 소년들로 구성되며 엄격한 기숙사 생활을 하면서 음악 훈련을 받는다. 5백 년의 오랜 역사를 지닌 합창단은 1918년 독일 사회민주혁명으로 한때 활동이 중단되기도 했으나 1924년 다시 조직됐다. 종교음악 연주 외에도 민요, 요한 슈트라우스의 왈츠 등 폭넓은 레퍼토리를 갖고 있으며 오페라와 영화 등에도 출연해 더욱 대중적으로 알려졌다. 프란츠 하이든, 프란츠 슈베르트, 클레멘스 크라우스 등이 소년 시절에 단원으로 활동했으며,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는 이 합창단을 위해 합창곡을 작곡하기도 했다. 각 21~25명으로 구성된 4개 팀 중 1개 팀만 국내에 남아 성 슈테판 성당의 미사나 연주회 활동을 하고, 나머지 3개 팀은 해외 순회공연을 한다. 한국에는 1978년 첫 내한 공연을 한 뒤로 꾸준히 방문하고 있다. “지난 2009년, 하이든 서거 2백 주년을 기념해 한국 하이든 문화재단과 오스트리아 빈의 공동 주최로 세종문화회관에서 2회에 걸친 ‘하이든 음악여행’ 연주회를 열었습니다. 당시 외교부 대표인 발터 네티흐(사업가이자 정치가, 빈 상공회의소 대표 역임)가 빈 시장을 대신하는 국제특사로 방문했죠. 이분도 빈 소년 합창단 출신이라고 하더군요. 그분과의 인연으로 지난해 빈에서 ‘한국 하이든 문화재단 창립 10주년&한·오 수교 1백20주년 공식 기념 연주회’를 개최했는데, 오스트리아의 대표적 일간지인 ‘크로넨 신문’에 저희 연주에 대한 기사가 실려 정말 감회가 새로웠습니다. 또 지난 연말에는 궁전 아우에르슈페르크 콘서트홀 ‘The Muth’의 개관식 연주에도 정식 초청을 받았어요. 여러모로 빈 소년 합창단은 저에게 ‘행운의 아이콘’ 같습니다.” # 그녀의 행복 멜로디 4 음악 민간외교관 1 2012년 빈 란트만 카페 기자회견 리허설 룸에서 동료들과 함께. 2 빈 소년 합창단 대표 발 터 네티흐씨와 합창단원들.변주영은 1996년에 귀국했다. 하지만 척박한 공연계 풍토와 문화생활에 대한 관객들의 냉랭한 시선에 그녀는 실망했다. 공연할 기회도, 보러 오는 관객도 적었다. 이런 생활이 오스트리아에 알려졌고 그곳의 친구들 역시 자신의 일처럼 안타까워했다. 결국 그들은 그녀를 다시 오스트리아로 불러 NCC(New Classic Community)를 창단해 음악감독의 자리에 앉혔다. 단원들은 모두 이미 뛰어난 실력을 입증받은 솔리스트들이었다. “무뚝뚝해 보이고 대꾸도 잘 안 해줄 것 같은 콧대 높은 첫인상과 달리 오스트리아인들은 동양인에 대한 경외심을 갖고 있어요. 특히 공자 등 철학자의 깊이 있는 가르침에 존경심을 표하기도 하고, 동양 문화에 대한 가치를 존중해줄 줄 알죠. 개인적으로는 당시 타인의 일에 조언보다는 경청을, 비판보다는 묵묵히 지켜보던 그들이 참 야속했는데(웃음) 지금 돌이켜보니 언제나 조용히 말을 아끼면서 신뢰하게 하는 묘한 매력이 있는 사람들이었던 것 같아요.” 2000년 그녀는 오스트리아 국영 방송인 아이젠쉬타트 ORF에서 협연을 했다. 이날 연주를 유심히 지켜본 하이든협회의 감독 라이히가 그녀에게 하이든 협회 아시아재단의 대표가 돼달라고 요청했다. 하이든협회는 하이든 음악을 위한 사업을 하는 세계 총본부로 국가 예산을 받을 뿐 아니라 오스트리아 의회 의장이 의무적으로 협회장을 맡는 큰 조직이다. 이후 그녀는 세계적인 문화유산을 한국에 알리고, 하이든의 작품을 더욱 많은 사람들이 공유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오스트리아와 하이든의 높은 문화 공연을 한국에 가져오기도 하고, 한국의 음악인들과 그들 사이에 교류의 장을 마련해주기도 한다. 최근 그녀는 오스트리아 하이든 쉴로스 카펠레 오케스트라의 대표로 임명됐으며, 모차르트 공원 한국 설치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음악의 민간외교관으로서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는 그녀에게 ‘오스트리아에서의 행복’이란 무엇일까. “오스트리아는 자신이 할 도리만 흐트러짐 없이 한다면 배신 없는 결과를 예측할 수 있는 나라입니다. 요행을 바라지 않는 순수한 사람들이 사는 곳이기도 하고요. 여전히 오스트리아로 출장을 떠날 때면 카페에 앉아 커피 한 잔의 여유를 즐기며 다른 사람의 삶을 구경하고, 저를 돌아봅니다. 급하지 않은 삶을 살게 해주는, 과거의 모습을 많이 간직하고 있어 20년 전 바로 그때 그 시간으로 돌아간 듯한 착각을 일으키게 하는 ‘마이 해피 플레이스’입니다.” <■글 / 김지윤 기자 ■사진 제공 / 변주영, 아우어스 페르그 궁전, skyunlimited>
[모녀의 지구 여행기]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와 독일 뮌헨 당일치기 여행
2012. 06. 19 14:47 레저/여행
ㆍ그림엽서 속 시골 마을과 일요일에 찾은 도시 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은 오스트리아의 잘츠부르크와 몬데제 등지에서 촬영됐다. 아름다운 사랑 이야기를 더욱 멋지게 담아낼 수 있었던 오스트리아의 시골 마을 풍경은 오늘날까지 많은 관광객들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티격태격 모녀도 잘츠부르크에 머무는 동안 ‘사운드 오브 뮤직 투어’로 즐거운 하루를 보냈다. 또 ‘까칠 엄마’의 소원대로 70% 이상 세일한다는 독일산 냄비 세트를 사기 위해 뮌헨을 방문했는데, 하필이면 ‘가는 날이 장날’이었다는데! “도레미도 미도미~” 만약 아무런 계획 없이 잘츠부르크에 머문다고 해도 결코 지루할 일은 없을 것이다. 잘츠부르크에 몰려드는 전 세계의 관광객들을 위해 이 작은 도시에는 무척 다양한 투어 상품이 마련되어 있기 때문이다. 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의 촬영지를 둘러보며 하루를 보내는 투어, 잘츠부르크의 소금 광산을 직접 체험할 수 있는 투어, 잘자흐 강을 따라 유람선을 탄 후 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의 일부 촬영지를 둘러보는 투어, 바바리안 산을 오르는 투어 등 다른 도시에 비해 투어 프로그램이 다양한 것도 사실이다. 잘츠부르크에 도착한 첫날, 엄마와 나는 이러한 투어 가운데서 가장 유명한 ‘사운드 오브 뮤직 투어’를 선택했다. 한 사람당 37유로라는 적지 않은 금액을 지불하고 투어 버스에 올랐다. 당시 탑승객은 엄마와 나를 제외하고 전부 유럽, 미국계 백인들이었다. 심지어 가이드도 백발의 백인 할아버지였다. 엄마와 나는 조금은 위축된 기분도 들었지만 곧 가이드 할아버지의 신나는 진행으로 모든 탑승객과 어우러져 깔깔깔 웃음을 터뜨리게 됐다. 물론 투어는 영어로 진행돼서 엄마와 나는 알아듣는 말도 있고 못 알아듣는 말도 있었지만, 그래도 계속 웃음이 났다. 트랩 대령과 마리아의 알콩달콩 사랑을 따라가다 ‘사운드 오브 뮤직 투어’는 총 4시간 30분가량 진행됐다. 그 첫 번째 여행지는 잘츠부르크 시내에서 고속버스로 10분 거리에 위치한 레오폴스크론 성이다. 다행히 비는 내리지 않았지만 어둑어둑한 5월의 잘츠부르크는 꽤 쌀쌀했다. 가이드 할아버지는 레오폴스크론 성으로 우리를 안내했다. “엄마, 여기가 레오폴스크론 성이래. 그 영화에서 주인공들이 살던 저택인데, 지금은 궁전 내부는 공개하지 않는대. 그래서 저기 호숫가 산책만 할 거래.” “그러네. 엄마 한번 찍어봐. 저 뒤에 호수 잘 나오게!” 현재 레오폴스크론 성의 내부는 일반인에게 공개하지 않고 있어서 레오폴스크론 성의 정원과 호수만을 구경할 수 있다. 초록빛 호수가 둘러싸고 있는 레오폴스크론 성은 화려하기보다는 기품이 느껴지는 곳이다. 호수에는 수십 마리의 오리 떼가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고 있어 사람들의 시선을 받기도 했다. 가이드 할아버지는 30명 내외의 관광객들을 위해 일일이 사진을 찍어주기도 했다. 1 잘츠캄머굿이 시작되는 언덕과 볼프강 호수. 오스트리아 시골의 매력이 물씬 풍기는 곳이다. 2 헬부른 궁전에서 가장 아름답기로 유명한 ‘물의 정원’. 3 ‘사운드 오브 뮤직 투어’를 홍보하는 소 기념상 앞에선 엄마. 4·5 몬지 대성당은 ‘사운드 오브 뮤직’의 마리아와 트랩 대령이 결혼식을 올린 곳이다. “영화에서 아이들이 호수에 빠지는 장면이 나오는데 그게 사실은 사고였대. 그런데 스태프가 극적으로 구해서 살았다네. 그래서 영화를 보면 그 장면에서 아이들의 표정이 진짜 같대!” 나는 한 장이라도 더 아름다운 풍경을 찍고 싶어 늑장을 부렸다. 엄마는 다른 사람들과 가이드가 버스를 향해 걸어가자 나를 재촉했다. 이런 패키지여행을 할 때 늦게 오는 사람만큼 꼴불견은 없다면서! 버스를 타고 다음 장소로 이동했다. 헬부른 궁전은 ‘사운드 오브 뮤직’에서 아름다운 정원을 보여준 곳이다. 이 궁전은 17세기 잘츠부르크의 대주교가 여름 별장으로 사용하기 위해 지은 곳이다. 가이드 할아버지는 이곳에서 가장 먼저 보아야 한다면서 성이 아닌 한 정원으로 우리를 안내했다. 인공적으로 만든 정원이 아닌 자연 그대로의 멋이 살아 있는 모습이 펼쳐졌다. 이곳은 ‘물의 정원’이라고 불리는데, 영화 속의 명장면을 촬영한 곳이라고 한다. 에델바이스 노래 부르며 오스트리아 속으로 헬부른 궁전에서 ‘물의 정원’만 본 우리 투어팀은 이제 투어의 하이라이트인 몬지 대성당으로 출발했다. 가이드 할아버지는 한 시간 정도 버스를 타고 가야 하는데, 그동안 ‘에델바이스’ 노래를 부르자고 했다. 사람들은 다들 신이 나서 노래를 시작했고, 엄마와 나도 박수를 치면서 천천히 노래를 따라 불렀다. 가이드 할아버지는 두어 번 사람들에게 노래를 시킨 다음 ‘에델바이스’를 포함해 ‘도레미 송’ 등 ‘사운드 오브 뮤직’의 여러 히트곡 메들리를 틀어주었다. “그냥 바라보기만 해도 그림 같지? 정말 좋다, 엄마.” “그래. 우리 딸이랑 오니까 더 좋네.” 잘츠부르크에서 몬지 대성당으로 이동하는 한 시간 동안 엄마와 나는 차창 밖 풍경에 넋을 잃었다. 유럽 어느 곳이든 근사한 모습을 볼 수 있지만, 특히 오스트리아의 시골 풍경은 우리에게 더 매력적으로 느껴졌기 때문이다. “얘, 간식 좀 먹자.” “엄마 벌써 배고파? 지금 먹으면 점심 맛있게 먹을 수 없잖아!” “시끄럽다. 아까 산 빵 좀 먹자.” 뮌헨 시청사가 있는 마리엔 광장의 모습.우리가 묵은 호텔 건물 1층에는 작은 빵집이 있었다. 아침 산책을 나올 때마다 빵 굽는 냄새로 엄마와 나의 식욕을 자극했던 그 빵집에서 투어를 시작하기 전에 샌드위치를 샀다. 혹시 엄마가 중간에 배고프다고 할지 몰라서다. 물론 공짜로 제공되는 호텔 로비의 사과도 두어 개 챙겨왔다. 엄마와 여행할 때는 이렇듯 간식을 반드시 챙겨야 한다. 배고프면 속이 쓰리다고 무척 엄살을 피우는 엄마를 위해 자식 된 도리로 이 정도는 해야지 싶다. 엄마와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어느새 가이드 할아버지가 말한 시간이 다 되어가고 있었다. 거의 도착한 것 같은 기분이 들 때쯤, 가이드 할아버지가 일어서며 마이크를 잡았다. 그때 우리 눈앞에 펼쳐진 광경은 바로 멋진 호수와 산과 작은 마을이 한눈에 들어오는 그야말로 엽서 속 그림이었다. “이곳은 성 글리텐으로 가는 길입니다. 그곳은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의 어머니가 태어난 곳이기도 하고요. 잘츠캄머굿이 시작되는 마을이에요. 잘츠캄머굿은 전 세계를 여행한 여행자들이 손에 꼽는 아름다운 마을이기도 합니다.” 버스는 볼프강 호수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곳에 정차했다. 투어에 참가한 사람들은 모두 내려 잘츠캄머굿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었다. 이곳에서 몇 분이라도 앉아서 쉬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다. 듣던 대로 잘츠캄머굿은 대단히 아름다운 마을이었다. 오스트리아 여행을 할 때 할슈타트와 함께 반드시 들러야 하는 곳으로 꼽힌다. 두 곳 모두 접근성이 나쁜 편이지만, 한가하고 한적한 오스트리아의 아름다움을 그대로 느낄 수 있어 인기가 좋기 때문이다. 드디어 도착한 아름다운 몬지 대성당 가이드 할아버지는 몬지 대성당이 ‘사운드 오브 뮤직 투어’의 하이라이트라고 거듭 이야기했다. 이곳에서는 1시간 30분 동안 자유롭게 구경을 할 수 있으며, 점심 식사는 어느 식당에서 하든지 맛은 훌륭할 것이라고 알려주었다. 이 투어의 일정 중 유일하게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는 시간인데, 생각보다 빠듯할 것 같아 엄마와 나는 바쁘게 몬지 대성당을 향해 걸어갔다. “엄마, 우리 성당 구경 후딱 하고 저런 데서 점심 먹자.” “그래. 어머나, 저 집 맛있겠네.” “참, 아까 엄마 점심 안 먹는다면서?” “난 샐러드 한 접시만 먹으련다.” 몬지 대성당은 마리아와 트랩 대령이 결혼식을 올린 성당이다. 성당 전체가 노란색으로 칠해진 탓에 아기자기한 느낌이 들기도 했다. 천주교 신자인 엄마와 나는 성수를 찍고 어두컴컴한 성당으로 들어갔다. 유럽 어느 곳에서나 볼 수 있는 성당의 모습이었다. 제대와 커다란 십자가, 마리아상과 사람들이 앉을 수 있는 오래된 나무 의자 등 별다른 감흥은 없었던 것이 사실이다. 이렇게 엄마와 나는 성당을 둘러보고 성당 안에 있는 기념품 가게에 들어갔다. 거기서 구경을 하다가 익숙한 물건을 발견했다. “엄마, 이거 우리 집에 있는 거지? 어머, 오빠가 여기서 이걸 사왔나 보다.” 성당 안의 기념품 상점에는 투명한 초록빛의 작은 성수병이 진열되어 있었다. 성수병 앞에는 몬지 대성당이라는 이름도 함께 쓰여 있었는데, 몇 해 전 이곳에 왔던 오빠가 사온 것과 똑같았다. 빈이나 잘츠부르크의 기념품 상점에서 파는 물건이 아니라 이곳에서만 팔고 있다는 문구도 적혀 있었다. 엄마와 나는 성당에는 나가지도 않으면서 꼭 자신을 신자라고 소개하는 엉뚱한 오빠의 험담 아닌 험담을 하면서 기분 좋게 웃었다. 이제 점심을 먹기 위해 성당 아래에 모여 있는 식당가로 내려왔다. 워낙 작은 마을이라서 식당을 고르기 위해 크게 고민할 필요는 없었다. 대부분 야외 테이블을 열 개 정도 내놓은 규모의 식당들로, 메뉴는 피자와 슈니첼 등 다양했다. 나는 엄마에게 가고 싶은 식당을 물어 한 식당에 들어갔다. 엄마의 바람대로 샐러드 한 접시와 피자 한 판을 주문했다. 애당초 샐러드만 먹겠다던 말과 달리 “피자가 더 맛있어 보인다”라며 엄마는 피자도 두어 조각 드시기 시작했다. 노란빛의 몬지 대성당을 바라보며 먹는 점심은 무척 맛있었다. 상쾌한 시골 마을의 공기는 더욱 기분을 좋게 만들었다. 무엇보다 점심을 서둘러 먹고, 약속된 자유 일정이 끝나기 전에 호숫가를 구경하기로 했다. 몬지 대성당에서 호숫가까지는 거리가 꽤 있었지만 그곳으로 향하는 길이 무척이나 아름다워 반드시 가보고 싶었다. 1 뮌헨 역 앞에는 뮌헨의 명소들을 둘러볼 수 있는 관광버스가 많다. 2 잘츠부르크에서 뮌헨으로 가는 가장 편리한 티켓은 바바리안 티켓이다. 3 일요일이면 대부분의 상점이 문을 닫는 뮌헨. 4 몬지 대성당이 있는 몬지는 무척 작은 시골 마을이다. 규모도 작고 식당도 몇 개 없지만 이곳을 찾는 여행객은 끊이지 않는다. 5 뮌헨은 현대 도시의 느낌이 많이 묻어나는 곳이다. 6 독일식 돼지 족발인 슈바이네 학센. 독일 맥주를 곁들이면 더욱 좋다.남은 시간은 고작 20분, 엄마와 나는 종종걸음으로 몬지의 호숫가를 향해 걸었다. 빨리 걷느라 마음은 급했지만, 우리는 굉장한 호사를 누렸다. 하늘을 향해 길게 자란 나무들이 호숫가로 향하는 길에서 자라고 있어 엄마와 나를 환영해주는 듯했다. 에메랄드빛 호수는 잔잔한 물결을 일으키며 보는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기에 충분했다. 정말 이곳에서 딱 하루만 묵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간절했다. “엄마, 우리 여기 나중에 또 오자! 저기 보니까 작은 호텔도 있고 며칠 쉬다가 가면 정말 좋을 것 같아.” “그래! 그러자! 근데 너 시집가면 엄마랑 같이 놀러 다닐 시간 있겠어?” “괜찮아. 남자친구가 결혼하면 자기는 더 바빠지니까 엄마랑 더 자주 놀러 다니라고 했어.” “어머 그랬어? 아하하. 신난다!” 이렇게 몬지 호숫가를 구경한 우리는 뛰어가다시피 주차장으로 향했다. 그런데 작은 사건이 하나 발생했다. 일행 중 어느 아저씨가 식당에 모자인지 선글라스인지를 두고 왔다며 다녀와야 한다는 것이다. 가이드는 친절한 말투로 다녀오라고 했다. 결국 예정된 시간을 조금 넘겨 다시 잘츠부르크로 출발했다. 기차 시간표는 확인 또 확인해야 한다 이번 여행에서 엄마의 몇 안 되는 바람 중 하나가 바로 독일에 가는 것이었다. 이유는 70% 이상의 세일가에 독일 냄비 세트를 사야 하기 때문이었다. 물론 그 냄비 세트는 나를 위한 선물이었는데, 사실 난 독일산 냄비에 큰 뜻은 없었다. 하지만 한국 아줌마들의 그 ‘좋다더라’ 입소문은 독일 뮌헨으로 갈 계획을 세우게 했다. 그런데 문제가 있었다. 잘츠부르크에서 머무는 3박 4일 동안 독일 뮌헨에 다녀오려면 하루를 다 써야 했는데, ‘사운드 오브 뮤직 투어’로 하루를 쓰고, 잘츠부르크를 보는 데 하루를 쓰면 너무 빠듯해질 것 같았기 때문이다. 여러 가지 고민 끝에 엄마와 나는 뮌헨에 금요일이나 토요일에 다녀오기로 했다. 잘츠부르크에서는 독일 뮌헨을 무척 저렴하게 다녀올 수 있다. 바바리안 티켓은 독일 뮌헨,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 체코 프라하 등을 다니는 보통 기차를 24시간 동안 무한정으로 탈 수 있는 기차표다. 티켓 가격은 25유로인데, 한 장으로 최대 다섯 명까지 기차를 탈 수 있어 배낭여행객들 사이에서 인기다. 단점은 여행하기에 편한 시간에 출발하는 기차는 거의 없고 운행 간격도 넓다. 하지만 미리 시간표를 확인해 그 일정대로만 움직인다면 최대의 효과를 누릴 수 있는 방법이다. 이렇게 일정을 정하고 잘츠부르크 여행을 시작한 엄마와 나. 그런데 왠지 독일에 가는 날을 자꾸 일요일로 바꾸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사실 토요일에 갈 것을 일요일에 간다고 해서 바뀔 건 없다고 생각한 난, 엄마에게 냄비는 일요일에 사러 가자고 했다. 그리고 일요일, 우리는 잘츠부르크에서 오전 7시에 뮌헨으로 출발하는 기차를 타기로 했다. 새벽이라 택시를 잡아타고 기차역에 도착했는데, 왠지 분위기가 이상했다. 분명 7시 출발이면 사람들이 있을 법도 한데…. 심지어 티켓을 팔고 지도를 나눠주는 곳도 문을 열지 않았다. 유럽 기차는 시간을 칼같이 지킨다는 말을 하면서 엄마와 나는 플랫폼으로 올라갔다. 그런데 플랫폼에는 뮌헨으로 가는 기차가 40분 뒤에 출발한다고 적혀 있었다. 나는 토요일에 출발하는 기차 시간표를 확인하고 일요일에 기차를 타러 왔던 것이다. 엄마에게 사실대로 이야기하고 우리는 무척 추웠던 기차역에서 40분을 기다렸다가 뮌헨으로 가는 기차를 탔다. 걸어 다니는 번거로움을 해결해줄 기특한 물건이다. 뮌헨의 여러 관광 프로그램 중에는 이처럼 자동 자전거, 6인용 마차 등을 타고 다니는 것도 있다. 독일 냄비는 일요일에 살 수 없다? 이렇게 뮌헨 중앙역에 도착한 엄마와 나는 역에서부터 독일 족발 맛집이 있는 시청까지 걸어가기로 했다. 지도에서 찾아보니 10분 정도면 닿을 수 있는 거리였기 때문이다. 오스트리아와는 또 다른 뮌헨의 풍경을 구경하며 엄마와 나는 천천히 걸어갔다. 그런데 역 안의 상점도 그렇고, 대체적으로 문을 연 가게가 보이지 않았다. “이상하다. 왜 이렇게 거리가 한산하지?” “오늘 일요일이라서 사람들이 다 교회에 갔나 보네.” 중앙역에서 직진만 하면 시청사가 있는 거리가 나온다. 그러다 엄마가 그토록 원하던 독일 냄비를 파는 가게가 나타났다. 그러나 이게 웬일! 문이 굳게 닫혀 있었고, 불도 꺼져 있었다. 가게 안을 들여다보니 신기한 냄비도 여럿 보였고, 엄마가 말하는 폭탄 세일 제품도 있는 것 같았다. “혹시 오늘 일요일이라서 다들 영업 안 하는 거 아냐?” “아니야, 엄마. 여기가 얼마나 큰 관광 도시인데. 설마….” 불안한 나의 마음은 얼마 지나지 않아 현실로 나타났다. 시청사가 있는 주요 거리의 모든 상점들이 일제히 문을 닫아놓은 장관을 보게 된 것! 사실 뮌헨에 온 목적은 냄비를 사기 위해서였는데, 엄마의 바람을 못 이뤄드린 것이 아쉽기도 하고 창피하기도 했다. “제대로 알고 왔어야지!” “원래는 어제 오려고 했었는데, 그냥 일요일에 오고 싶더라고. 미안.” “얘, 네 아빠가 우리 돈 좀 그만 쓰라고 하는 모양이다.” “푸하하하. 맞아, 그런 거 같아!” 그런데 해도해도 너무 했다. 아무리 일요일이라지만 서울의 명동 같은 뮌헨의 시청사 부근은 말도 안 되게 조용했다. 심지어 관광객들도 별로 없었다. 급기야 우리가 점심을 먹기로 한 맛집이 문을 열지 않았으면 어쩌나 하는 마음이 들었다. 만약 그 식당도 문을 닫았다면 무척 속상할 것 같았다. 인터넷 여행 블로그에서 공부한 대로 시청이 나오자마자 왼쪽으로 꺾었더니 내가 찾던 식당이 나왔다. 다행히 문이 열려 있었다! 뮌헨에서 돼지족발 맛이 가장 좋다는 식당에서 생맥주 두 잔과 샐러드, 독일식 돼지족발인 슈바이네 학센을 시켰다. 이 집의 슈바이네 학센은 직접 만든 맥주에 돼지 족발을 오래 삶은 다음 오븐에 구워내 바삭한 껍질과 부드러운 육질이 특징이다. 그 명성대로 정말 훌륭한 맛이었다. 우리나라의 감자떡 같은 곁들임 음식도 무척 맛이 좋았다. 비록 냄비 세트는 구경도 못했지만, 이 식당에서 점심을 먹은 것만으로도 행복한 기분이 들었다. 뮌헨은 구경할 곳이 굉장히 많다. 때문에 반나절 동안 모든 곳을 다 돌아보려는 계획은 세우지 않는 것이 좋다. 그저 피곤해지기만 할 뿐이기 때문이다. 때마침 거리를 지나가던 관광버스를 본 우리는 그 버스를 타고 뮌헨 한 바퀴를 도는 데 합의했다. 다시 역으로 간 엄마와 나는 뮌헨의 명소만 찾아가는 관광버스를 탄 채, 뮌헨의 곳곳을 한 시간 동안 구경했다. 그리고 생각보다 빨리 지친 엄마를 위해 서둘러 잘츠부르크로 돌아가기로 했다. 그런데 여기서 일어났던 비극 하나는 잘츠부르크에서 출발할 때와 마찬가지로 뮌헨에서 되돌아가는 기차 시간표도 토요일 기준으로 알고 있었던 것. 꼼꼼하지 못한 딸은 미안한 마음에 쥐구멍이라도 들어가고 싶었지만, 다행히 맛있는 빵과 커피를 파는 식당이 많은 뮌헨 역에서 한 시간 이상을 기다리는 일은 크게 어렵지 않았다. * 7월 호에서는 체코의 체스키 크롬로프 여행기가 이어집니다. 티격태격 모녀의 당일치기 여행 따라잡기 여행의 기술 반나절 투어를 이용하라 잘츠부르크에 머문다면 반나절가량 소요되는 각종 투어 프로그램을 이용하면 좋다. 티격태격 모녀는 ‘사운드 오브 뮤직 투어’를 선택해 다섯 시간가량 오스트리아의 시골 마을인 잘츠캄머굿과 몬지 대성당까지 둘러보고 왔다. 현지 여행사에서 진행해 영어로 진행되는 단점이 있지만, 쉽게 갈 수 없는 시골 마을에 편히 다녀올 수 있어 추천할 만하다. 여행 일정 주말 여행 계획은 더욱 철저하게! 티격태격 모녀는 독일 뮌헨에 가려던 일정을 토요일에서 일요일로 연기하면서 큰 어려움을 겪었다. 바로 기차 시간표를 잘못 확인해 무려 두 시간 이상을 기차역에서 허비한 것이다. 여행을 할 때 가장 해서는 안 될 일을 한 것이다. 기차 스케줄만큼은 반드시 확인해서 시간을 낭비하는 일이 없어야 한다. 특히 어떤 상품을 살 계획을 세웠다면, 일요일에 상점이 문을 여는지 반드시 확인해봐야 한다. <■글&사진 / 정은주(객원기자)>
티격태격 모녀의 지구여행기
오스트리아 와인이 한자리에! ‘비비눔’에 다녀와서
2008. 07. 21 재테크
오스트리아가 최근 몇 년 사이 와인 수출국으로 명성을 얻고 있다. 최근 오스트리아뿐 아니라 미국, 영국 유명 레스토랑 리스트에 빠지지 않는 오스트리아 와인의 매력은 무엇일까? 오스트리아에서 생산하는 와인이 한자리에 모이는 와인 페스티벌 ‘비비눔’에서 그 답을 찾았다.오스트리아 빈 시내에 위치한 거대한 호프부르크 왕궁이 시끄럽다. 각 방에는 여러 종류의 와인이 각 테이블마다 늘어서 있고, 와인 잔을 든 사람들은 이리저리 이동하며 와인을 마시고 있다. 오스트리아 최대 와인 축제인 비비눔(VieVinum, 5월 30일~6월 2일)이다. 2년에 한 번씩 열리는 비비눔은 오스트리아에서 생산되는 대부분의 와인을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시음 행사다. 이 축제가 열리면 세계 각지에서 와인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기자나 무역업자, 레스토랑 관계자 등이 몰려든다. 물론 와인에 관심이 있는 일반인들도 입장 가능하다. 40유로(한화로 6만4천원 정도/1유로=1천6백원 기준)의 입장료만 내면 아침부터 저녁까지 라벨만 5백여 가지의 와인을 무료로 맛볼 수 있다. 한 라벨당 공식적으로 가지고 오는 와인만 5종류니, 맛볼 수 있는 와인은 모두 2천5백 가지 이상이 된다.와인 수출국으로 영역을 넓히고 있는 오스트리아 보통 한국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와인은 프랑스, 독일, 칠레, 미국산 등이다. 라벨이나 종류마다 다르지만 프랑스 와인은 고급 와인으로 치고, 칠레산은 상대적으로 가격 대비 좋은 와인으로 인식하고 있다. 한국에는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오스트리아는 와인 수출국으로 최근 무섭게 성장하고 있다. 1985년에 수출이 급감한 뒤 점차 회복해 2007년에는 수출 수익이 10억 유로를 넘었다. 2000년에 비하면 32.3% 증가한 추세다. 또 와인 수출국도 독일, 체코 등 인근 국가에서 스웨덴, 덴마크, 러시아 등으로 점차 넓혀가고 있다. 오스트리아 화이트 와인의 인기는 ‘그뤼너 벨트리너’(청포도)라는 포도 품종의 인기와 함께였다. 이 품종으로 와인은 오스트리아뿐 아니라 영국이나 미국의 유명한 레스토랑의 와인 리스트에 올라 있다. 그 인기는 유명한 2002 런던 와인 테스팅에서 시작됐다. 2002년 런던에서 최상급 화이트 와인 블라인드 테스트가 열렸는데, 가장 우수한 와인으로 뽑힌 10개의 와인 중 7개가 오스트리아산이었다. 7개의 와인 중 5개가 바로 그뤼너 벨트리너로 만든 와인이었다. 한국에도 널리 알려져 있는 부르고뉴산 와인은 10종에 하나도 들지 못했으며 가장 인기 없었던 7종류 중에 5종류가 부르고뉴 와인이었다.달착지근하고 가벼운 화이트 와인이 인기 오스트리아 와인의 70% 이상이 화이트 와인이다. 이 중 인기 품종인 그뤼너 벨트리너가 30%를 차지한다. 오스트리아 내에서 사랑받는 와인은 우리 입맛에는 약간 달착지근하며 가벼운 와인이다. 대부분 음식과 함께하기 좋은 와인이기 때문에 식사와 함께 즐기는 것이 좋다. 오스트리아의 평범한 식단인 감자나 소시지, 스테이크 모두 오스트리아 와인과 잘 어울린다. 오스트리아 와인이 한국에 잘 알려지지 않은 이유는 와인이 산업화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다. 다른 와인 산지처럼 큰 회사가 와인을 제조하는 것이 아니라, 포도밭이 있는 가정에서 개별적으로 생산한다. 그러다 보니 와인의 라벨은 굉장히 다양하지만 손꼽을 만한 대표적인 라벨이 없다. 또 각 와인마다 규모가 작기 때문에 국제 마케팅에 큰 힘을 쏟지 않았다. 그러나 오스트리아 와인의 장점은 바로 여기에 있다. 많은 종류의 라벨은 소비자 입장에서는 다양한 맛의 와인을 즐길 수 있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또 각 와인 제조자들은 오랫동안 가내 수공업으로 집안 대대로 이어져 내려온 경우가 많기 때문에 모두 와인에 대해서는 절대 미각을 자랑한다. 최근 오스트리아에서는 여러 구조적인 단점을 극복해 점점 생산량이 늘어나고 있다. 오스트리아에서 가장 오래된 와인 브랜드, 클로스터노이부르크 무려 1114년에 와인을 제조하기 시작한 슈티프트 클로스터노이부르크는 빈에서 10km 정도 떨어진 도나우 강 부근에 자리 잡고 있다. 오스트리아에서 가장 오래된 와인 브랜드로, 108ha에 이르는 포도 농장을 소유한 오스트리아에서 가장 명성 있는 포도 재배원이기도 하다. 비비눔이 시작되기 하루 전 이곳에서 와인 마스터 클래스가 열렸다. ‘와인과 건강’, ‘와인 산지로서의 오스트리아’, ‘오스트리아에서 재배되는 포도 품종’, ‘와인 교육지로서의 오스트리아’ 네 개의 강좌였다. 특히 ‘와인과 건강’은 와인을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기 때문에 꽤 흥미롭게 들을 수 있었다. 와인의 효능은 심혈관 질환의 위험 감소, 각종 암 발생 억제, 항균 작용. 뇌혈관의 혈전에 의한 뇌졸중 감소, 치매 감소, 당뇨병 발생 감소 등 의학적으로 밝혀진 것만 해도 꽤 많다. 클로스터노이부르크는 관광 명소로도 유명하다. 지하 4층으로 되어 있는 바로크 양식의 지하 저장고는 36미터나 되고, 여기서 주조된 와인은 여러 차례 표창을 받을 정도. 다양한 종류의 와인 외에도 샴페인, 고급 위스키, 사과 주스 등을 생산하고 있다. 와인 지하 저장고나 클로스터노이부르크 성당을 돌아보고, 이곳에서 생산되는 와인 ‘2006년산 상 로렌트 아우스슈티히’나 ‘2007 그뤼너 벨트리너 헨스베르크’ 등을 맛보면 최고의 관광이 될 듯하다. ■글 & 사진 / ■두경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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