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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총 1,841 건 검색)

여당 내서도 “가장 중요한 건 윤 대통령 승복” 목소리
여당 내서도 “가장 중요한 건 윤 대통령 승복” 목소리
2025. 03. 17 10:25정치
... 공식 입장이라며 헌재 심판에 승복하겠다고 밝힌 데 대해 “잘했다”고 평가하면서도 “그런데 더 중요한 인물은 윤석열 대통령의 승복”이라고 말했다. 김대식 국민의힘 원내수석대변인도 이날 YTN 라디오...
윤석열 탄핵 심판
대통령실·여당 “법과 원칙, 윤 대통령에도 적용을”…야당 “중요한 건 윤 파면”
2025. 03. 13 21:12정치
.... 국민의힘은 이런 결정이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으로 이어져야 한다는 입장을, 더불어민주당은 중요한 것은 윤 대통령에 대한 신속한 파면이라는 입장을 내놨다. 윤 대통령 선고가 임박한 상황에서 나온...
윤석열 탄핵 심판
“엔비디아 GPU 확보만 중요한 게 아냐”···AI 반도체 스타트업의 지적
“엔비디아 GPU 확보만 중요한 게 아냐”···AI 반도체 스타트업의 지적
2025. 03. 13 15:25경제
박성현 리벨리온 대표. 리벨리온 제공 정부가 인공지능(AI) 인프라 구축을 위해 엔비디아 그래픽처리장치(GPU) 확보에만 몰두하기보다 국내에서 개발된 신경망처리장치(NPU)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는 지적이 AI...
민주당 “중요한 건 신속한 윤석열 파면”…감사원장·검사 탄핵 기각 관련 성명
민주당 “중요한 건 신속한 윤석열 파면”…감사원장·검사 탄핵 기각 관련 성명
2025. 03. 13 15:07정치
..., 이창수 서울중앙지검장을 비롯한 검사 3명에 대한 탄핵소추를 기각한 헌법재판소의 결정을 두고 “중요한 것은 윤석열의 선고 기일을 신속히 잡아 파면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조승래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윤석열 탄핵 심판

스포츠경향(총 1,710 건 검색)

꺾이지 않는 황동하…“5선발보다 중요한건 1군 살아남겠단 마음”
꺾이지 않는 황동하…“5선발보다 중요한건 1군 살아남겠단 마음”
2025. 03. 19 05:38 야구
황동하. 연합뉴스 황동하(23·KIA)는 지난 16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삼성전에 선발 등판해 4이닝 3실점(1자책)을 기록했다. 5선발 경쟁의 마지막 테스트였다. 이범호 KIA 감독은 이 경기를 끝으로 김도현과 황동하 중 한 명을 5선발로 결정하겠다고 공언했다. 쌀쌀한 날씨 속 등판한 황동하는 제구가 흔들리고 야수 실책까지 겹친 1회를 제외하곤 4회까지 깔끔한 투구를 했다. 경기 뒤 인터뷰에서 “1회는 너무 추워서 몸이 덜 깬 느낌을 받았다”며 “2회부턴 공의 힘이나 제구가 전체적으로 괜찮았다”고 만족감을 표했다. 감독의 결정만 남아 있었다. 황동하는 스프링캠프에서부터 ‘선발’에 대한 마음을 어느 정도 내려둔 상태였다. 그는 “(김)도현이 형과 달리 지난해 처음 선발로 던진 것이라 뭔가 느낌이 오는 것 같다”고 담담하게 이야기했다. 황동하는 앞서 일본 오키나와 연습경기에 두 차례 등판했지만 모두 중간 투수로 기용됐다. 9일 롯데와 시범경기에서도 구원 등판했다. 황동하는 자신이 5선발 오디션에서 탈락할 것을 전제로 “아쉬움이 남지만 언젠가 기회는 온다고 생각한다”며 “그 기회를 잡기 위해 준비하겠다”고 다부지게 말했다. 이미 ‘기회’를 잡은 경험이 있다. 지난 시즌 초반부터 KIA가 선발들의 부상으로 신음할 때 대체 선발로 등판한 뒤 호투, 아예 시즌 끝까지 선발로 로테이션을 지키며 21차례 선발 등판 포함 25경기에 나가 5승7패 평균자책 4.44의 성적을 거뒀다. 통합우승의 숨은 주역이다. 황동하는 보직과 관계없이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2025시즌을 준비해왔다. 구위 향상에 도움되고자 근육량을 늘렸다. 직구 최고 구속도 시속 150㎞를 목표로 잡았다. 삼성전 최고 구속은 시속 146㎞를 찍었다. 황동하는 “작년에는 1군에서 시작할 것이라는 생각을 전혀 하지 못해 마음이 조금 꺾였다”며 “올해는 처음부터 끝까지 1군에서 하겠다는 마음가짐”이라고 전했다. 황동하의 예감대로 이 감독은 17일 김도현을 5선발로 낙점했다. 황동하는 불펜에서 롱릴리프 등으로 활약할 예정이다. “조용히 칼을 갈고 있겠다.” 황동하는 전혀 낙담하지 않는다.
‘세차JANG’ 홍진호 “임요한·장동민 (포커) 나보단 못한다”···정동원, 방송 최초 ‘화양연화’ 가창
‘세차JANG’ 홍진호 “임요한·장동민 (포커) 나보단 못한다”···정동원, 방송 최초 ‘화양연화’ 가창
2025. 03. 18 20:24 연예
KBS ‘세차JANG’이 마지막까지 유쾌한 웃음을 선사했다. 지난 17일 방송한 KBS2 예능 프로그램 ‘세차JANG’의 MC 장민호와 장성규 그리고 알바생 정혁은 홍진호, 레오 란타, 정동원을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홍진호는 등장부터 ‘포커 1인자’의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는 “프로 게이머 시절 결승을 많이 갔지만 항상 2위만 해서 ‘만년 2인자’란 별명이 생겼다”고 운을 뗐다. “포커 플레이어로 전향 후 우승을 많이 한다”며 “임요한과 장동민이 (포커는) 나보단 못한다”고 남다른 여유를 보여줬다. 홍진호는 포커 대회에 출전해 인종 차별을 겪었던 일화를 공개했다. 결승전에 올라간 선수들이 상금을 나누는 경우도 종종 있다는 홍진호. 그는 지난 2022년 한 포커 대회 결승전에 진출한 뒤, 상금을 나눠 갖자는 제안을 받게 됐다고 말했다. 하지만 결승전 진출자 중 한 명이 홍진호에게 아시아인이란 이유로 돈을 적게 받으라고 이야기했다고. 이에 홍진호는 협상을 거절 후 보란 듯이 우승했다고 밝혀 감탄을 자아냈다. 핀란드인 여행 유튜버 레오 란타는 본국으로 역유학을 다녀온 스토리를 오픈했다. 생후 100일 때 한국으로 넘어와 모국어가 한국어라는 레오 란타. 그는 “(핀란드인이) 한국어만 하니까 부모님께서 핀란드로 역유학을 보냈다”며 “핀란드어를 배우기 위해 초등학교 졸업할 때쯤 갔다”고 밝혔다. 레오 란타는 한국과 핀란드의 문화 차이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세차JANG’ MC들과 핀란드와 관련된 대화를 나누고 있던 상황. 레오 란타는 “핀란드인의 개인주의적인 성향을 한국인이 보면 놀랄 것 같다”고 전했다. 이후 “버스 줄을 설 때 간격을 많이 띄어야 한다”며 예시를 보여줬다. 이를 보고 장민호는 “앞사람과 거리가 너무 멀어서 뒷사람은 버스 놓치겠다”고 말했다. 정동원은 방송 최초로 신곡 ‘화양연화’ 무대를 선보였다. 장민호는 3년 만에 정규 앨범 ‘키다리의 선물’로 컴백한 정동원에게 신곡 가창을 요청했다. 정동원은 “방송 활동하면서 처음이다”고 밝힌 뒤 ‘화양연화’를 불렀다. 이를 듣고 장민호는 “성숙해졌다”고 말했고, 정혁은 “노래가 좋으니까 일할 맛 난다”며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정동원은 올해 목표도 공개했다. 장민호는 10대의 마지막을 보내고 있는 정동원에게 “성인이 되기 전에 이루고 싶은 목표가 있냐?”고 물었다. 정동원은 “10대 때만 할 수 있는 음악 스타일을 마지막으로 한번 해보고 마무리 짓고 싶다”고 밝혔다. ‘세차JANG’은 장민호와 장성규가 세차장 사장으로 변신해 셀럽들의 차를 직접 손 세차하며 자동차에 얽힌 추억부터 최신 근황까지 전하는 새로운 장르의 토크쇼란 평가를 받았다. 지난 4개월간 토크뿐만 아니라 요리와 노래 등 다양한 콘텐츠를 선보이며 신선한 재미를 선사했다.
수비 보강이 필요한 포항, 성남에서 수비수 조성욱 영입…김범수와 맞임대
수비 보강이 필요한 포항, 성남에서 수비수 조성욱 영입…김범수와 맞임대
2025. 03. 18 17:23 축구
조성욱 | 포항 스틸러스 제공 프로축구 K리그1 포항 스틸러스가 맞임대로 수비 보강에 나섰다. 포항은 18일 성남FC에 공격수 김범수를 임대로 내주는 대신 수비수 조성욱을 임대로 데려왔다고 밝혔다. 두 구단은 임대로 올해까지 선수를 주고받는다. 조성욱은 2018년 성남에서 프로에 데뷔해 K리그 64경기를 소화했다. 조성욱은 올해 4경기(2무2패)에서 7실점으로 수비 불안에 시달린 포항의 수비 보강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조성욱은 신체조건(18㎝ 84㎏)이 탁월해 공중볼 다툼에 강점이 있다. 김범수는 자신을 불러주는 곳이 없어 입대한 뒤 조기축구회나 마찬가지인 K7리그 동두천 TDC를 거쳐 2022년 K리그1 제주 유나이티드(현 제주 SK)에서 프로에 데뷔한 선수다. 2023년 K리그2 안산 그리너스로 이적해 두 시즌 동안 에이스 노릇을 했던 그는 자유계약선수(FA)로 포항에 둥지를 틀었다. 김범수는 K리그 통산 76경기에서 7골 7도움을 기록하고 있다.
변요한 “그건 아닌 것 같아” 경악···에드워드리 급구 만류한 사연 공개 (컨츄리쿡)
요한 “그건 아닌 것 같아” 경악···에드워드리 급구 만류한 사연 공개 (컨츄리쿡)
2025. 03. 14 17:42 연예
tvN 제공. 에드워드리가 종갓집 어르신들의 취향을 저격할 특별 코스요리를 선보인다. 오늘 저녁 8시 40분 방송될 tvN ‘에드워드리의 컨츄리쿡(연출 김관태)’에서는 ‘컨츄리즈’ 에드워드리, 변요한, 고아성, 신시아가 역사와 전통이 살아 숨쉬는 안동 하회마을 충효당에서 우리나라 고유의 전통문화를 배우며 흥미로운 시간을 보낸다. 이날 에드워드리는 ‘컨츄리즈’를 집에 초대해준 종갓집 어르신들을 위해 홀로 ‘존경의 코스요리’를 준비하며 손님 맞이 프로젝트에 돌입한다. 이번 요리는 안동의 대표 음식인 간고등어와 참마를 활용해 맛과 건강을 모두 잡을 예정이다. 특히 식재료를 활용한 독특한 아이디어로 흥미를 돋웠던 에드워드리의 창의성이 이번에도 발휘돼 흥미를 돋운다. 상상을 초월하는 이색 조합에 셰프 동생 변요한도 “그건 아닌 것 같아, 형”이라며 만류했다는 후문. 과연 “혼자서 해볼게요”라며 당당히 홀로 손님 맞이에 나선 에드워드리가 어떤 음식을 선보일지 궁금증이 샘솟고 있다. 그런가 하면 꿀이 뚝뚝 떨어지는 에드워드리 가족 사이 숨은 비하인드도 공개된다고 해 관심을 모은다. ‘흑백요리사’ 심사위원보다 냉정한 딸 아덴의 솔직한 심사평부터 에드워드리의 요리 인생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 할머니와의 이야기까지 다양한 이야기가 이어진다고. 그중에서도 에드워드리와 아내 다이앤의 러브스토리가 ‘컨츄리즈’의 심장을 두근거리게 만든다. 첫 만남을 회상하는 두 사람의 이야기를 듣던 신시아가 “쏘 로맨틱”이라며 감탄해 모두를 설레게 한 에드워드리의 연애사가 기대되고 있다. 설렘과 감동, 그리고 맛까지 동시에 느낄 수 있는 tvN ‘에드워드리의 컨츄리쿡’은 14일 저녁 8시 40분에 방송된다.

주간경향(총 98 건 검색)

[신간] 탈진실 시대,  내게 필요한 건 뭘까
[신간] 탈진실 시대, 내게 필요한 건 뭘까(2025. 03. 19 06:00)
2025. 03. 19 06:00 문화/과학
생각을 잃어버린 사회 버트런드 러셀 지음·장석봉 옮김·21세기북스·1만9800원 노벨문학상 수상자 버트런드 러셀의 철학 에세이 모음집이다. 그는 책에서 “맹목적 믿음은 광기의 시작”이라고 말했다. 러셀의 통렬한 비판은 특정 정치집단이나 엘리트층만을 겨냥하지 않는다. 그는 책에서 현대 사회의 인간은 이성이 마비됐다고 말한다. 스스로 이성적이라고 믿는 인간은 감정과 선입견, 사회적 압력에 휩쓸려 행동하는 경우가 더 잦다. 이 대목에선 12·3 비상계엄을 선언한 윤석열 대통령과 그의 맹목적 지지자들이 떠오른다. 책에선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미국 적십자사가 ‘흑인의 피를 백인에게 수혈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것 등이 예로 제시됐다. 러셀은 자기 신념의 확신에 찬 교조주의자들이 사회를 경직시키고, 다양성을 억압하며, 갈등을 부추긴다고 지적한다. 그렇다면 교조주의에서 벗어날 해법이 있을까. 러셀은 비판적 사고를 통해 끊임없이 질문하고 의심해야 한다고 말한다. 1950년 출간 당시 큰 반향을 일으켰던 이 책은 탈진실의 시대를 사는 이 시대에 여전히 유효한 깨우침을 준다. 헌법의 힘, 외교의 길 최종건 지음·21세기북스·1만9800원 국익을 지키는 외교란 무엇인가? 문재인 정부에서 외교부 1차관을 역임한 저자가 이러한 질문을 품고 써낸 외교 에세이다. 외교 이론을 조명하는 대신 방대한 현장 경험을 들어 ‘외교’가 무엇인지를 쉽게 풀어냈다. 저자는 외교 현장에서 거론되는 ‘국익’은 헌법의 테두리 안에서 작동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헌법을 배신하고 비상계엄을 선포한 윤석열 대통령에 대해 저자는 외교에서도 낙제점을 준다. 그간 대한민국이 지켜온 협력외교의 틀을 허물고 특정 국가에 치우친 편향된 외교를 초래했기 때문이다. 저자는 국민의 지지와 신뢰, 헌법적 가치를 기반으로 한 외교만이 국익을 창출한다고 강조한다. 불온한 영화를 위하여 오동진 지음·썰물과밀물·1만8000원 저자는 영화를 보는 게 아니라 읽는 것이라고 말한다. 영화는 ‘탐독할 대상’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박찬욱 감독의 <헤어질 결심>, 김성수 감독의 <서울의 봄> 등 비교적 최근 영화들이 하필 왜 이 시점에 나와 관객과 독자에게 어떤 이야기를 전달했는지를 깊이 있게 살핀다. 확인 강박 샐리 M. 윈스턴, 마틴 N. 세이프 지음·이세진 옮김·교양인·1만8000원 끊임없이 자기 의심을 하는 ‘확인 강박’. 40여 년간 강박 장애를 치료해온 저자들은 인간이 불확실성에 대처하는 다양한 방식과 온갖 두려움의 범주를 사례를 들어 설명한다. 이들이 제시하는 회복 방안은 불안과 싸우는 사람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장애, 시설을 나서다 김남희 외 지음·진실의힘·1만8000원 ‘스스로를 돌볼 수 없는 장애인은 시설에서 살아야 한다’는 통념에 맞서 나온 책이다. 저자들은 시설의 기원, 탈시설화가 이미 진행된 해외 사례, 이를 위해 필요한 정책 대안 등 여러 담론을 두루 다뤘다. 탈시설을 원하는 당사자 목소리도 담겼다.
신간
[신간] 억만장자들의 끈질기고 집요한 약탈
[신간] 억만장자들의 끈질기고 집요한 약탈(2025. 02. 12 06:00)
2025. 02. 12 06:00 문화/과학
다보스맨 피터 S. 굿맨 지음·김하범 옮김·진지·3만3000원 매해 1월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는 세계경제포럼(다보스포럼)에선 세계 지도자들이 모여 국제사회의 여러 문제를 두고 해법을 모색한다. 올해는 ‘인공지능(AI)’이 화두였다. 다보스포럼에선 경제적으로 힘이 센 사람들, 특히 억만장자들의 목소리가 주목받는다. 기업이 주주 외 직원, 환경, 지역사회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에 대한 책임을 다하겠다는 취지에서 다보스포럼이 시작됐기 때문일 것이다. 뉴욕타임스 등에서 경제 담당 기자로 수십 년간 다보스포럼을 취재해온 저자는 억만장자들이 다보스포럼을 통해 공중의 이익을 도모하는 듯하지만, 실제로는 민주주의 시스템을 왜곡하고 자기들만의 규칙을 만들어 막대한 부를 축적해왔다고 지적한다. 저자에 따르면 ‘다보스맨’들이 수십 년간 정부의 긴축재정을 주창한 결과, 교육·주택·의료서비스 등의 공공재가 기업 손에 들어갔다. 그 폐해는 코로나19 대유행 때 열악한 의료시스템을 통해 여실히 드러났다. 이 책은 다보스맨들의 ‘눈에 잘 보이지 않지만’ 약탈적인 경영 활동에 대해 고발한다. 어마어마한 지구와 이토록 놀라운 사람들 디에고 브리아노 외 지음·김유경 옮김·롤러코스터·1만7800원 지구상 어딘가에는 죽는 것이 법으로 금지된 섬이 있다. 일확천금을 꿈꾸며 수천명이 모여 사는, 해발 고도 5000m 이상에 터 잡은 마을도 있다. 북한보다 더 꽁꽁 문을 닫은 나라, 비행기와 미군을 섬기는 종교가 있는 나라도 있다. 아르헨티나 지리 유튜브 채널 ‘어마어마한 세상’ 운영자와 기자, 그래픽 디자이너가 이 책을 썼다. 지구상에서 ‘가장 흥미로운 30곳’을 골라 소개한다. 인포그래픽과 지도를 넣어 안내한다. 분명 사람들을 매료시킬 만한 곳들로 꼽았는데, 아이러니하게도 여행하기는 어려운 곳들이다. 매직필 요한 하리 지음·이지연 옮김·어크로스·1만9800원 베스트셀러 <도둑맞은 집중력>의 저자 요한 하리가 스스로 신종 비만 치료제를 처방받은 후 ‘이 약이 왜 필요할까’란 질문의 답을 찾아 나선다. 살은 왜 찌는지, 살을 빼는 것은 의지의 문제인지, 몸은 어떻게 바라봐야 하는지···. 신약을 둘러싼 과학적 사실과 사회적 함의를 파헤친다. 불온한 인권 정정훈 지음·후마니타스·2만2000원 사회학자 정정훈은 ‘인권’이 초역사적인 도덕규범이 아니라 갈등과 투쟁을 통해 형성된 관념이라고 본다. 세월호 참사 등을 통해 한국에서의 인권의 의미를 묻는다. 인권의 불온성·정치성을 탐구하는 것은 권리를 박탈당한 이들이 권리를 쟁취하기 위한 투쟁의 시작점이 될 것이라 역설한다. 당신은 제게 그 질문을 한 2만 번째 사람입니다 오혜민 지음·날·1만6800원 여성학자인 저자가 페미니스트로 살면서 ‘지긋지긋하게’ 들어온, 대학 강의를 하면서 학생들로부터 받은 질문들에 대한 답을 책으로 썼다. ‘군대 문제’, ‘젠더 갈등’, ‘성차별’, ‘K페미니즘’ 등 페미니즘을 둘러싼 오해와 사실을 풀어가며 정리했다.
신간
[메디칼럼] 의대 2000명 증원, 필요한 것이었나
[메디칼럼] 의대 2000명 증원, 필요한 것이었나(2025. 01. 24 15:00)
2025. 01. 24 15:00 건강
의대 증원을 두고 의료계와 정부의 대립이 지속될 당시 서울의 한 대학병원에서 의료진이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한수빈 기자 2024년 2월 시작한 의료대란이 2025년 새해에도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1년 정도 지나고 보니, 이제 슬슬 그 영향이 수치로 드러나고 있다. 당분간 신규 의사는 기존의 10분의 1로, 신규 전문의는 5분의 1 이하로 급감할 것이다. 모든 의료 분야가 그러하겠지만, 내가 몸담은 장기이식도 ‘직격탄’을 맞았다. 2024년 장기기증을 한 뇌사자는 397명이다. 2011년 이후 처음 400명 이하로 내려갔다. 2022년 코로나19 창궐 때도 405명의 뇌사자가 장기를 기증했다. 2024년 장기이식은 코로나19 때보다 심각한 타격을 입은 해라고 할 수 있다. 2022년 뇌사자의 장기를 기증받아 이식 수술을 한 것이 1355건이니 뇌사자 1명이 3.3명의 환자에게 장기이식을 한 셈이다. 2023년은 코로나19 유행에서 벗어나 장기기증이 다시 활성화되던 해로 483명의 뇌사 장기기증자가 있었다. 그렇다면 2024년의 의료대란만 없었다면 약 100명의 뇌사자가 더 장기기증을 할 수 있었을 것이고, 약 330명이 새로운 삶을 찾았을 것이다. 공든 탑 무너지는 장기이식 뇌사자 장기기증 건수는 외부 영향을 많이 받는다. 2009년 김수환 추기경이 선종하면서 장기기증을 희망했고, 각막이식으로 이어지자 이듬해 장기기증 건수가 증가했다. 2017년 뇌사자의 아버지가 아들의 장기를 기증했더니 ‘장기는 적출하고 시신은 아버지가 알아서 가져가라고 했다’는 충격적인 뉴스가 나오자, 2017년 515건이었던 뇌사자 장기기증 건수는 2018년 449건으로 급감했다. 이후 한국장기기증원(KODA)과 이식학회 등이 인식 개선을 위해 큰 노력을 기울였으나 급감하는 추세만 늦추었을 뿐이다. 다행히 뇌사자 장기기증 건수는 2023년 483명으로 다시 올랐으나 지난해 의료대란으로 장기기증 건수는 2012년 이전 수준으로 돌아가고 말았다. 뇌사자 장기기증은 대표적인 ‘미끄러운 비탈길 논증’ 사례다. 미끄러운 비탈길 논증은 어떠한 행동이나 결정이 연속적인 과정을 거쳐 결국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앞으로 의료대란이 해결되더라도 예전만큼의 장기기증과 장기이식 수술 활성화는 단기간에는 이루어지기 어려워 보인다. 이런 어려움은 작년 겨울 한국장기기증원에서 하는 모임에서도 들은 적이 있다. 한국장기기증원 관계자의 분석에 따르면 인력이 부족한 지방의 대학병원에서 ‘잠재 뇌사자’ 발굴과 기증이 특히 많이 줄어들었다고 했다. 심각한 뇌 손상이나 뇌병변이 의심돼 잠재 뇌사자로 판단되면 병원은 한국장기기증원에 의무적으로 신고를 해야 한다. 이후 뇌사 판정을 받고 유족이 장기기증 의사를 보이면 그 가능성이 있는지 평가한 뒤, 장기기증 수술 전까지 뇌사자를 관리한다. 이렇듯 장기기증 수술을 하기까지는 많은 인력과 노력이 필요하다. 이 과정에서 가장 약한 고리부터 끊어진 듯한데, 그것이 인력이 부족한 지방의 대학병원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동안의 공든 탑이 무너지는 분야는 장기이식 분야만이 아닐 것이다. 응급의료 체계 또한 심각한 타격을 받고 있다. 응급실은 의사 부족과 배후진료 역량의 부재로 환자들을 충분히 수용하지 못하고 있으며, 중증 응급환자가 치료받을 곳이 없어 적기를 놓치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특히 지방에서는 응급의학과 전문의가 대거 이탈하면서 응급실 폐쇄 사례까지 나오고 있다. 한 지역에서는 심정지 환자가 응급처치를 받아야 하는 병원을 찾지 못해 결국 사망하는 안타까운 일도 발생했다. 부산대병원 본원의 경우 종양내과 의료진의 사직으로 암 환자의 진료가 차질을 빚고 있으며, 이에 따른 생존율 감소가 우려된다. 대다수의 대학병원에서는 항암 치료 일정이 연기되거나 수술 대기 기간이 길어지고 있다. 이는 단순한 불편이 아니라 환자의 생명과 직결된 문제다. 2024년의 초과 사망률은 사상 최고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초과 사망은 위기가 없었을 때 통상적으로 예상되는 사망자 수를 넘어선 수치를 말한다. 코로나19가 극심했던 시기에도 초과 사망률의 증가는 미미했으니, 2024년의 의료대란은 전무후무한 사건이 될 가능성이 크다. 더 큰 문제는 의료대란은 현재진행형이라는 점이다. 또 해결되더라도 이제 과거와 같은 시스템을 유지할 수 없게 됐다. 의사와 정부 사이의 불신은 돌이킬 수 없고, 내가 몸담은 장기이식과 같은 필수의료에 투신하려는 의사의 수는 더 줄어들 것이다. 장기이식, 북유럽식 제도 고려해볼 만 한국의 장기이식 시스템은 미국과 유사하다. 장기이식을 하는 모든 병원이 각자 대기자를 등록하고 경쟁적으로 이식수술을 시행한다. 내가 조사한 바로는 2019년에는 전국에 신장이식을 하는 의료기관이 80여개나 됐다. 이러한 시스템의 장점이 제대로 나타나려면, 장기이식을 하는 병원이 경쟁해 우수한 병원이 살아남고, 그렇지 못한 병원은 도태돼야 한다. 그러나 앞으로 장기이식을 하는 사람 자체가 줄어들고, 이미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알아버린 전공의들이 필수의료를 지원하지 않아 유입도 줄어든다면 이런 시스템은 유지가 불가능하다. 그렇다면 영국이나 북유럽식의 장기이식 제도를 도입하는 것도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스코틀랜드에서는 간이식을 받기 위해서는 에딘버러에 있는 ‘로열 인퍼머리’에 가야 한다. 노르웨이에서는 모든 장기이식을 오슬로대학병원에서만 한다. 오슬로대학병원에서 복부 장기이식 수술을 하는 외과의사는 10여명에 불과하다. 한국도 장기이식에 참여하는 의사들이 줄어든다면, 모든 병원에 장기이식을 하는 외과 의사 및 기자재를 분산할 것이 아니라 거점병원을 지정하고, 그곳으로 인력과 자원을 집중하는 방법도 고려해봐야 할 때가 아닌가 싶다. 이미 외상센터들이 그렇게 운영되고 있다. 만일 필수의료 분야에서 이런 식으로 개혁이 이루어진다면, 적은 인원으로 더 효율적인 의료체계가 수립될 수 있을지 모른다. 그렇다면 다시 한번 근본적인 질문을 할 수밖에 없다. 의대 정원 2000명 증원은 필요한 것이었나.
메디칼럼
핵무장이 필요한 건…한국 안보인가, 선거 앞둔 정치인인가
핵무장이 필요한 건…한국 안보인가, 선거 앞둔 정치인인가(2024. 07. 08 06:00)
2024. 07. 08 06:00 정치
국민의힘 당권 경쟁서 나온 ‘핵무장론’의 실체와 가능성 국민의힘 당권주자인 나경원 의원(가운데)이 지난 7월 1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대한민국 안보의 새로운 비전 핵무장 3원칙 세미나에 참석해 인사하고 있다./연합뉴스 정치는 가능성의 예술이다. 불가능해 보인 일이 현실이 되고, 당연해 보인 일이 공상이 된다. 정치적 이상, 목표란 이름으로 포장된 ‘가능성’의 영역에서 이성적, 논리적 판단은 후순위로 밀린다. 속고, 속이고, 속아주는 상황에서 중요한 것은 ‘설사 불가능해도 지지층이 원하는 대로 말하는 것’이다. 실현 가능성에 대한 비판은 부당한 ‘정치 공세’로 치부한다. 선거 때면 ‘가능성의 예술’ 외엔 설명할 길 없는 공약이 난무하는 것 역시 해당 맥락의 연장선에 있다. 이러한 가능성의 영역에 특화된 소재에는 몇 가지 특징이 있다. 주기적으로 다시 제기된다는 점, 구체적 계획보다 선언적 수사가 앞선다는 점 등이다. 전제에, 전제에, 전제가 완벽히 맞아떨어져야 실현 가능하다는 것 역시 공통적이다. 역설적으로 이는 매번 불가능한 것으로 결론 나는 소재가 잊을 만하면 부활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여러 전제 중 하나만 새롭게 충족해도 가능성의 영역에서 다시 다룰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 정치에서 이를 보여주는 사례는 차고 넘친다. 그중에서도 대표적인 것이 국민의힘 당권 경쟁 과정에서 나오고 있는 ‘핵무장’론이다. 핵무장과 당대표 선거 “6·25입니다. 이제는 우리도 핵무장을 해야 합니다”. 여당의 유력 당권주자로 꼽히는 나경원 의원이 지난 6월 25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글이다. 지난 7월 1일에는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핵무장 3원칙, 대한민국 안보의 새로운 비전’이라는 주제로 토론회도 열었다. 나 의원은 이 자리에서 “당대표가 되면, 핵무장 3원칙을 당론으로 채택하고 핵무장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핵무장을 자신만의 차별화된 공약으로 만들며 가능성의 영역으로 끌고 들어온 것이다. 사실 핵무장은 보수를 표방하는 정치인이라면 누구든 탐낼 수밖에 없는 소재다. 이는 남북관계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대북 강경책→북한과의 갈등 증폭→핵무장 추진’은 꼬리에 꼬리를 무는 순환구조를 이룬다. 이 구조는 그 자체로 지지층 결집을 만든다. 남북대결로 안보위협이 증가한 만큼 핵무장이 필요하다는 주장 자체에도 논리적 결함이 없다. 다만 ‘주한미군과의 공존’, ‘국제사회 제재 가능성’, ‘핵무장에 필요한 비용 및 장소’, ‘동아시아의 핵도미노 현상’ 등 핵무장 시 반드시 따져봐야 할 요소들을 언급하지 않는다는 점이 문제다. 핵무장이 매번 정치적 레토릭(수사)에서 끝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나 의원의 핵무장 주장도 유사한 맥락에 있다. 그가 밝힌 방식은 ‘자체 핵무장’이다. 미국 전술핵의 한반도 재배치나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식의 핵 공유와는 차원이 다르다. 쉽게 말해 한국이 완전한 핵보유국이 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밝힌 3원칙은 ‘국제정세를 반영한 핵무장’, ‘평화를 위한 핵무장’, ‘실천적 핵무장’이다. 그런데 해당 원칙을 다르게 표현하면 이는 전제조건이기도 하다. ‘미국을 포함한 국제 사회로부터 인정을 받고’, ‘북한과의 핵군축을 포함한 평화협상이 가능하고’, ‘확장억제를 안보의 기반으로 한 윤석열 정부를 움직여서’ 핵무장을 한다는 것이다. “핵무장을 추진하겠다”는 시원한 발언 뒤에는 실현 가능성에 의문을 만드는 조건들이 ‘덕지덕지’ 붙어 있는 것이다. 이는 나 의원만의 특징도 아니다. 최근 나오는 핵무장 논의를 주의 깊게 보면, 대부분 이와 유사한 형태다. “핵무장을 해야 한다”는 선언적 발언은 크게 부각되는 반면, 함께 붙인 다양한 이름의 ‘조건’은 이해하기 어렵게 꼬아놓거나 언급 자체를 하지 않는 식이다. 이유가 있다. 현재 제기되는 핵무장론 대부분은 오는 11월 치러지는 미국 대통령선거에서 트럼프가 재집권한다는 불확실한 가정에 기반한다. 즉 ‘아니면 말고’식 시한부 주장을 하는데 세부사항까지 촘촘히 고려할 필요는 없었던 것이다. 이러한 행태는 핵무장에 관한 건전한 논의를 막는다. 찬성하는 쪽은 ‘문제없이 핵무장을 할 수 있다’고 믿고, 반대하는 쪽은 ‘우스갯소리’로 치부해 버리는 식이다. 그런데 조금만 따져보면 핵무장의 필요성, 실현 가능성은 선언적 수사에 휘둘릴 만큼 이해하기 어려운 수준이 아니다. 핵무장의 전제조건 한국의 핵무장 논의에는 뿌리 깊은 역사가 있다. 가장 잘 알려진 것은 박정희 정부 당시 핵무장 논의다. 베트남 전쟁을 거치며 대외 군사개입에 한계를 느낀 미국은 1969년 ‘닉슨 독트린’을 발표하며 정책 전환을 시도한다. 핵심은 ‘한국 안보의 한국화’다. 미군에 안보를 의존하던 아시아 각국은 향후 당면한 위협에 스스로 대처하라는 것이다. 단, 이때도 핵 위협에 대한 핵우산은 제공하는 방식이었다. 이로 인해 한국이 직면한 위기는 주한미군 철수 문제였다. 당시 박 전 대통령은 안보 공백에 대한 대안으로 핵무기 개발을 들고나왔다. 당시 결정이 실제 핵무장에 초점이 맞춰졌느냐, 협상의 지렛대였느냐를 두고는 해석이 엇갈린다. 다만 그 결과는 박정희 정부가 핵무기 개발을 포기하고 미사일 개발에 전념하면서 양국 간 치솟던 갈등이 완화됐다는 것이다. 1975년 한국의 핵확산금지조약(NPT) 가입은 그 증표로 남았다. 북한의 위협 증가, 미군 철수 위협 등의 대외관계 변화 속에 시작된 핵무장 시도는 미국의 핵 비확산 기조에 동조하며 끝났다. 반세기가 훌쩍 지났지만 한국의 핵무장 주장은 이 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여전히 북한의 위협증가로 이어지는 대외정세 변화, 주한미군 철수로 인한 안보위기가 명분이다. 나 의원의 핵무장 주장 역시 “북핵은 고도화되고 있으며, 북·러 협력 등 국제정세도 대한민국 안보에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로 시작한다. 문제는 1960~1970년대는 눈앞에 당면한 위기에 대한 대처였다면, 2024년의 위협은 아직 도래하지 않은 위협에 대한 선제적 대응이라는 점이다. 즉 만성적인 북핵 위협을 차치하면 아직 눈앞에 보이는 변화는 없다. 반면 핵무장으로 가는 길은 50여 년 전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여러 단계를 거쳐야 하는 길이 됐다. 실제로 핵무장을 하기 위해서는 적어도 두 가지 조건이 충족돼야 한다. 하나는 미국에서 트럼프가 재집권한 뒤 주한미군 철수 혹은 한국이 감당할 수 없을 만큼의 방위비 증액을 요구할 것, 또 다른 하나는 국민이 NPT 탈퇴 및 핵무기 개발로 인한 국제사회의 제재, 압박을 정확히 인지하고 정부를 믿고 이 기간을 버티는 것이다. 이중 후자는 핵무장을 주장하는 정치인 중 누구도 말하지 않는다. 이와 관련해 현재 정치권에서 나오는 핵무장 주장의 이론적 기반을 제공한 정성장 세종연구소 한반도 전략센터장에게 물었다. 정 센터장 역시 핵무장은 ‘트럼프가 재집권한다’는 가정에 기반하고 있음을 분명히 밝혔다. 그는 “바이든이 재선에 성공한다면 핵무장에 필요한 조건 자체가 달라진다”며 “이 경우 자체 핵무장은 어렵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트럼프가 재집권에 성공한다는 첫 번째 가정하에 2기 행정부 구성에 관한 두 번째 가정이 붙는다. 미국 정부가 우선주의(고립주의)를 주장하는 인물들로 채워져야 한다는 것이다. 정 센터장이 주목하는 두 인물은 크리스토퍼 밀러 전 국방부 장관 대행, 엘브리지 콜비 전 미 국방부 전략·전력 개발 담당 부차관보다. 정 센터장은 “두 사람 모두 미국의 국방비 지출을 과도하다고 보고, 해외 주둔 미군을 축소해야 한다는 입장”이라며 “한국의 자체 핵 보유에 대해서도 열린 입장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두 사람과 같은 생각을 가진 인물들이 트럼프 2기 내각에 다수 입각한다는 가정하에 세 번째 가정이 붙는다. 트럼프 행정부가 실제로 주한미군 철수 혹은 감축, 한·미연합훈련 축소를 추진하거나 이와 관련한 비용을 한국 정부에 전부 청구한다는 것이다. 여기까지가 기본 가정이다. 진짜 문제는 다음부터다. 한국에는 두 가지 선택지가 있다. 트럼프 행정부와 방위비 분담금에 관한 협상을 하거나 자체 핵무장을 하는 것이다. 후자를 선택하는 것이 합리적이라는 것이 핵무장론자들의 생각이다. 그런데 이 단계를 지나면서 정 센터장과 보수 정치인의 핵무장 주장이 여전히 같은 궤도에 있는지가 불분명해진다. 핵무장을 주장하는 정치인 중 예상되는 문제에 관해 언급한 경우는 없기 때문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6월 25일 부산 해군작전기지에서 미 해군 항공모함 시어도어 루스벨트함에 승선해 비행갑판을 시찰하고 있다./대통령실 제공 핵무장의 손익계산서 핵무장을 위해서는 가장 먼저 NPT 탈퇴와 핵무기 개발 과정에서 부과될 국제사회 제재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일각에서는 미국만 승인하면 끝이라는 주장도 있다. 이는 유엔안보리 제재와 관련해서는 틀린 말이 아니다. 다만 중국이나 러시아, 이에 동조하는 세력의 독자 제재는 얼마든지 가능하다. 게다가 미국이 ‘핵 비확산’ 기조를 깨고 한국만 특별 승인할지도 불분명하다. 한국의 주변국 역시 핵무장을 요구하는 ‘핵 도미노‘ 현상에 대한 우려 때문이다. 이에 정 센터장은 이스라엘의 핵무장 과정을 따를 것을 충고한다. 핵에 관한 NCND(Neither Confirm Nor Deny·긍정도 부정도 아님) 방식을 통해 제재를 최대한 경감하자는 것이다. 그런데 이미 이 방식은 국민의힘 당대표 선거에 출마한 후보자들이 불가능하게 만들었다. 만약 한국의 핵무장이 시작된다면 국민의힘 당론으로 공개적으로 추진될 전망이다. 핵무장의 안보효과도 따져봐야 한다. 핵무장의 기본 가정은 트럼프의 방위비 분담금 증액, 주한미군 감축 혹은 철수 요구에서 시작한다. 이는 역으로 핵무장이 주한미군 완전 철수의 명분이 될 수도 있다는 의미다. 주한미군의 인계철선, 확장억제 등이 약화하는 방향이다. 지난 3년, 한·미 안보협력 강화를 최대 성과로 내세운 윤석열 정부의 국정기조와도 정확히 반대 방향이다. 게다가 핵은 안정-불안정의 역설을 만든다. 핵을 보유한 국가끼리는 핵전쟁을 피하는 ‘안정성’이 나타나지만, 국지 도발과 같은 제한적 도발은 오히려 증대되는 ‘불안정성’이 초래된다는 의미다. 안보상 역설은 이뿐만이 아니다. 핵 도미노 효과는 한반도를 둘러싸고 갈등하고 있는 주변국 모두가 핵을 보유하는 상황을 초래한다. 이는 안보가 강화된 것이 맞는지 근원적 의문을 만든다. 마지막으로 핵무장에 필요한 비용과 핵실험, 무기 보관 등에 사용할 장소 문제다. 예를 들어, 나 의원의 지역구인 서울 동작구을에 핵무장에 필요한 시설을 설치할 것이냐다. 원자력발전소, 사용후핵연료 처분장을 짓는 것조차 극렬한 반대에 직면한다. 선거를 앞두고 핵무장을 이용하는 것이 아니라면 이 정도 예상되는 문제의 해결책도 함께 발표돼야 한다. 하지만 핵무장 주장 외에 예상 문제를 언급한 사례는 지금껏 찾아볼 수 없다. 이준한 인천대 정외과 교수는 “핵무장을 국민의힘 당론으로 채택한다는 것은 여당이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해 4월 미국과 직접 합의한 ‘워싱턴 선언’을 뒤집겠다는 의미냐”며 “미국이 ‘핵무장해라, 대신 주한미군은 전부 뺀다’고 해도 정치권이 기존 주장을 유지할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핵무장 주장은 대통령 선거가 아닌 여당 당대표 선거에서 나오고 있다. 실현 가능성을 차치하더라도 설익은 논의로 핵무장을 웃음거리로 만드는 것은 피해야 한다. 정당이 감당할 수 있는 일에 집중하라는 지적이 나오는 것은 이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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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모두에게 위로가 필요한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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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12. 30 10:00 문화/생활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는 한국문화예술위원회와 함께 30일부터 2025년 1월 30일까지 외로움에 대한 인식을 개선하고 일상에서 느끼는 외로움을 문화로 극복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전 국민에게 위로가 필요한 시기다.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는 한국문화예술위원회와 함께 30일부터 2025년 1월 30일까지 외로움에 대한 인식을 개선하고 일상에서 느끼는 외로움을 문화로 극복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문화로 외로움을 치유하는 ‘문화담론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진행되는 이번 캠페인은 배우 김석훈과 나문희(사진), 피아노 연주자 손열음이 동참했다. 이들은 ‘문화가 국민을 위로하고 삶을 행복하게 할 수 있다’는 취지에 공감해 녹음에 참여했다. 문체부 정책 담당자는 “이번 캠페인을 통해 외로움을 느끼는 국민이 한 권의 책, 한 곡의 음악, 한 편의 영화와 같은 문화를 접하며 따뜻한 위안을 느끼기를 바란다”라고 밝혔다. 캠페인은 한국방송, 제2FM과 제2라디오, 문화방송 FM4U, SBS 파워FM을 통해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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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03. 08 16:52 레저/여행
추위가 물러간 완연한 봄, 가까운 일본 여행을 떠나기 좋은 계절이다. 낭만 가득한 소도시를 좋아한다면, 관광객들로 붐비는 대도시가 식상하다면 진짜 일본의 모습을 만날 수 있는 소도시 여행은 어떨까. <무작정 따라하기 후쿠오카>를 공저한 여행작가 두경아가 두 번째 일본 여행책 <지금은, 일본 소도시여행>(길벗)을 펴냈다. <지금은, 일본 소도시여행>은 발걸음 가벼운 여행자에게 일본을 즐기는 특별한 방법을 소개하는 안내서다. 작가는 10여 년간 일본 곳곳을 누빈 경험을 바탕으로 가장 매력적인 일본 소도시 45곳을 엄선했다. 여행을 떠나기 전 꼭 알아야 할 각 도시의 음식 이야기를 비롯해 관광지와 맛집, 각종 체험지와 교통편까지 최적의 여행코스를 상세히 안내한다. 영화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의 배경지 도고 온천에서 온천을, 우동에 진심인 다카마쓰에서 우동 순례를, 이부스키에서 검은 모래로 찜질을 즐겨본다면 어느새 일본 소도시의 매력에 푹 빠질 것이다. 두경아 작가가 추천하는 봄에 떠나기 좋은 일본 소도시 5곳 ■가가와현 다카마쓰 다카마쓰 우동. 두경아 작가 제공. 시코쿠에 위치한 가가와현은 일본 3대 우동인 사누키 우동의 본고장으로, 지역명보다 ‘우동현’이라는 별칭으로 더 유명하다. 가가와현의 현청 소재지인 다카마쓰에서는 쫄깃한 면발이 일품인 사누키 우동을 맛볼 수 있는데, 종류가 다양하고 가격도 저렴하며 맛도 좋아서 하루 3끼 우동만 먹어도 좋을 정도. 게다가 다카마쓰항에서 배를 타고 ‘예술의 섬’ 나오시마와 ‘올리브 섬’ 쇼도시마도 둘러볼 수 있어서 다양한 여행의 즐거움을 누릴 수 있다. ■ 나가사키현 나가사키 나가사키 구라바엔(글로벌 가든). 두경아 작가 제공. 소도시 여행이 처음이라면 나가사키를 권한다. 나가사키는 일본에서 개항과 함께 서양 문물을 제일 먼저 받아들인 곳으로, 당시 지어진 건축물과 영향을 받은 음식은 나가사키만의 독특한 분위기를 형성하고 있다. 음식, 건축물, 문화, 종교에 이르기까지 모든 면에서 이토록 다채로운 지역도 드물다. 나가사키 짬뽕·카스텔라·밀크셰이크 등 지역 음식을 맛보고, 글로버 가든, 데지마, 오란다자카 등의 옛 건축물이 모여 있는 관광 명소를 돌아본다면 나가사키의 매력에 흠뻑 빠질 것이다. 우리나라와 가깝고 교통도 편리해 더 좋다. ■시즈오카현 후지노미야 후지노미야에서 보이는 후지산 풍경. 두경아 작가 제공. 요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후지산을 배경으로 하는 인증사진이 인기인데, 시즈오카현 후지노미야는 어디서든 후지산을 볼 수 있는 도시다. 또한 인기 있는 후지산 등반 루트가 시작되는 도시라 산악인들도 즐겨 찾는다.(후지산 등반은 7~9월에만 가능) 봄에는 등반은 못 하지만 도시 어디에든 벚꽃이 만개해 가장 아름다운 후지산의 모습을 만나볼 수 있다. ■ 아오모리현 히로사키 히로사키 카페 ‘살롱드앙쥬’의 무사커피. 두경아 작가 제공. 사과로 유명한 아오모리현 히로사키는 일본의 전통 양식과 근대 서양 문물이 공존하는 재미있는 도시다. 메이지 시대에 지은 성과 무사 저택이 도시 중심에 자리 잡고 있으며, 그 주변으로는 근대 서양식 건축물이 들어서 있어서 독특한 풍경을 이룬다. 특히 히로사키 성이 있는 히로사키 공원은 일본 최고의 벚꽃 놀이 장소 중 하나로 꼽힌다. 히로사키에서 벚꽃 놀이를 즐기고, 특산품인 애플파이와 무사커피도 맛보자. ■ 도야마현 다테야마 도야마현 다테야마의 설벽. 두경아 작가 제공. 야마현 다테야마는 ‘일본의 알프스’ 다테야마 산맥에 있는 도시다. 우뚝 솟은 해발 3000m 높이의 봉우리들이 장관을 이루는 이 지역은 폭설 지대라 겨울이면 약 7m까지 눈이 쌓여 거대한 설벽을 이룬다. 산악 관광 루트인 ‘다테야마 구로베 알펜루트’는 4월 15일부터 개장하는데, 4월 말까지는 설벽을, 6월까지는 눈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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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가 필요한 아들의 이야기?’ 헤어질 결심②[영화에 관한 정신과 의사들의 대화]
‘어머니가 필요한 아들의 이야기?’ 헤어질 결심②[영화에 관한 정신과 의사들의 대화]
2024. 03. 05 07:09 문화/생활
[두 명의 정신과 전문의가 한 편의 영화를 두고 정신분석학적 시각과 정신의학 이론을 토대로 다각도로 분석해 보는 코너입니다.] <헤어질 결심> 보도 스틸 ▶‘서래와 해준, 어디가 닮았다는 거죠?’ 헤어질 결심①[영화에 관한 정신과 의사들의 대화]에서 이어집니다 윤병문 : 여기서 서래가 왜 중국인인가에 의미가 있어요. “한국말 익숙하지 않습니다.” 그러잖아요. 라캉에서는 우리가 말을 할 때 그 내용보다는 실수라던가 어떤 분위기 이런 것들이 더 중요하다고 보거든요. 왜냐하면 그런 데에서 무의식, 그러니까 본심이 드러나는 거죠. 언어 같은 의식적인 내용들은 이미 억압되고 검열돼서 나오는 것들이니까요. 그러니까 한국말에 익숙하지 않다는 것은 본심을 더 잘 표현할 수 있다는 설정인 셈이죠. 박성근 : 그 얘기는 둘이 언어가 달라서 꼭 의미가 정확하게 전달되지 않더라도, 어떤 마음으로 어떤 음성과 시선을 전달해주는지가 더 중요하다는 거네. 윤 : 그렇죠. 그래서 저는 돌봐줄 부모가 필요한 아이와 부모 역할을 해주는 대상 사이의 관계 이야기라고 봤어요. 1부는 아빠를 필요로 하는 딸의 이야기이고, 2부는 엄마가 필요한 아들의 이야기에요. 여기서도 지금쯤은 다들 짐작하셨겠지만, 이 영화에서도 서래에겐 아빠가 없어요. 언급되질 않아요. 어쨌든 아이는 자기를 지켜봐 주고 속삭여주는 부모를 원해요. 그런데 이렇게 원하는 것이 금지될 때엔 그 욕망이 더 커지거든요. 금지된 것이 더 욕망을 자극하죠. 규칙을 어길수록 쾌감은 커져요. 박 : 그냥 남녀 간의 사랑이면 별로 쾌감이 없지만, 살인자와 형사의 관계라면, 이게 현실적으로 금지된 것들이니까 더 애절한 거지. 윤 : 아버지가 필요한 여자인 서래 이야기에서 남근을 상징하는 게 나와요. 남편을 떨어뜨려 죽인 산 모양이 꼭 남근석처럼 생겼어요. 반대로 서래가 읽어주는 책 이름은 산해경이에요. 그렇게 보면 1부는 남성적 이미지인 산이고, 2부는 엄마의 이미지인 바다인 거죠. 박 : 그럼 해준은? 부모에 대한 내용은 안 나오지만 결핍은 별로 없어 보이잖아? 아내와의 관계도 안정적이고. <헤어질 결심> 보도 스틸 윤 : 해준은 상징계적인 인물이죠. 규칙과 규범을 따르는. 근데 서래는 더 본능적이라서 무섭단 말이에요. 위험하죠. 그게 두려워서 서래를 떠나게 되는데 어떻게 보면 두 번째 거세인 셈이에요. 첫 번째는 나에게 편안함과 쾌락을 주는 대상인 엄마를 갖고 싶은데 그건 근친상간으로 금지된 거니까 포기했었죠. 그러고선 규범에 따라 살아가고 있었는데 서래가 나타난 거야. 매력을 느끼니까 불안해지는 거죠. 금지된 사랑을 하니깐 붕괴가 돼요. 나중에 서래가 그러잖아요. “날 사랑한다고 말하는 순간 당신의 사랑이 끝났고, 당신의 사랑이 끝나는 순간 내 사랑이 시작됐다.” 이 말의 의미는 이래요. 해준이 사랑한다고 말한 적은 없어요. “난 완전히 붕괴됐어요”라는 말을 서래는 사랑한다는 말로 받아들인 거예요. 어린 시절의 상상계, 아니면 무의식의 세계인 실재계의 사랑과 쾌락을 느끼면서, 주이상스라는 죽을 정도의 향락 충동까지 느끼면서, 해준은 질서와 규칙의 세계인 상징계가 붕괴되는 경험을 해요. 불안해진 해준은 다시 안정적인 상징계로 돌아가려고 아내 정안이 있는 곳으로 도망을 가죠. 박 : 다시 한번 쾌락의 원천을 잃어버리는 거니깐 이게 두 번째 거세라는 거군. 그래서 해준은 우울증에 빠지는 거네. 윤 : 그러니까 이제 2부는 어머니가 필요한 아들의 얘기인 거죠. 그걸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게 서래가 두 번째 남편의 시체를 물로 씻는 장면이에요. 굳이 그럴 필요까지는 없는데 해준이 피 냄새를 싫어해서라잖아요. 엄마가 애 힘들까 봐 해주는 거죠. 우리 애 이런 거 보면 안 돼 이런 식으로. 그리고 아까 얘기했듯이 해준이 시선으로 지켜봐 줬던 것처럼 서래는 자기 목소리로 들려줘요. 박 : 그치. 해준이 잠을 못 자니깐 미 해군이 개발한 수면법이라면서 자기 목소리를 들려주지. 윤 : 게다가 이번엔 서래가 해준을 지켜보면서 이야기를 해줘요. 그게 상황이 직접 말해주지는 못하니깐 애플워치에다가 말을 해요. 잠을 못 잔 것 같네, 수염을 안 깎았네. 엄마 같은 행동이란 말이죠. 그러니까 서래는 해준에게 바다 같은 엄마다…. <헤어질 결심> 보도 스틸 박 : 근데 난 여기서 반대로 본 게 윤 원장은 서래가 바다고 해준이 산이라고 했잖아? 난 거꾸로 보였어. 서래가 산이고 해준이 바다야. 왜냐하면 일단 해준 이름에 바다해(海)자가 들어가. 그리고 질곡동 사건, 왜 이 얘기를 집어넣었을까 궁금했는데, 범인 이름이 홍산오잖아. 여기엔 산(山)자가 들어가. 홍산오의 러브스토리가 바로 서래의 러브스토리야. 질곡동 사건 얘기를 듣고는 서래가 그러잖아? “한국 사람들은 좋아하는 사람이 결혼했다고 좋아하기를 멈춥니까?” 딱 자기 얘기거든. 유부남인 해준을 좋아하는…. 그래서인지 서래는 홍산오의 마음을 알아. 홍산오가 지금 어디 있는지 맞히지. 그리고 홍산오도 자기가 좋아하는 여자 때문에 살인을 저지르잖아? 앞으로 서래도 해준때문에 살인한다는 복선이기도 해. 그러니까 서래는 산인 셈이지. 윤 : 그렇게 볼 수도 있겠네요. 박 : 그래서 서래는 남편을 산에서 죽이지만, 자신은 바다에 빠져서 죽어. 해준한테 빠져서 죽다는 상징처럼. 윤 : 이름 얘기하니까 생각난 건데, 이 영화에서는 박찬욱 감독 특유의 언어유희가 보여요. 아까 해준 아내의 이름이 정안이라고 말씀하셨잖아요? 성도 안씨라서 안정안. 그리고 대사에서 “원전 완전 안전해요”라는 말장난도 나오죠. 그렇게 따지고 보면 송서래와 장해준이라는 이름에서도 뭔가를 유추해볼 수 있어요. 둘의 성을 합치면 송장이에요, 죽음을 뜻하는. 서쪽에서 온 여자라는 의미의 서래, 거기다가 떠나는 걸 뜻하는 송, 그래서 송서래 아닐까 했고요. 장해준도 길게 바다에 머물다, 그러니깐 서래가 사라진 바다에 오랫동안 마음을 두게 된다 이런 게 아닐까 싶어요. 박 : 그런 거야 감독만이 알겠지. 윤 : 다시 주제로 돌아가서, 남녀가 왜 사랑에 빠지는가를 보면 라캉이 그런 얘기를 했거든요, ‘궁정풍 사랑’이라고. 이게 무슨 뜻이냐면 옛날에 기사들이 그냥 어떤 한 여성을 정해놓고 되게 신격화를 하는 거예요. 너무 예쁘고 높은 존재로 이상화하고는 그 사람을 위해서 막 목숨을 바치는 거죠. 그런데 그 여자를 실제로 가지게 되면 오히려 그게 환상이 깨지는 거예요. 그러면 죽음에 이르는 길인데 살려면 그냥 환상 속에서 머물러야 하는 거죠. 그래서 이 영화에서도 둘이 사귀는 동안 자지도 않고 결국 사랑은 이루어지지 않죠. 박 : 현실의 연애에서도 그렇잖아. 서로 잘 모를 때 설레고 잘해주는 거지 막상 결혼하고 나면 지지고 볶고 싸운단 말이야. 영화에서도 만약에 베드신이라도 들어갔으면 감흥이 덜했을 거야. <헤어질 결심> 보도 스틸 윤 : 왜 1, 2부가 다른 건가, 남녀의 그런 모습을 다 갖고 있는지 생각해봤더니 박찬욱 감독이 여성 작가랑 둘이서 계속 상의하면서 시나리오를 썼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두 사람의 입장을 참 미묘하게 잘 살린 이런 훌륭한 영화가 나온 게 아닌가 싶어요. 박 : 나는 서래와 해준이 무의식적으로 자신과 닮은 부분이 있기 때문에 익숙하니까 편하니까 서로에게 끌렸다가 현실은 그게 아닌 걸 깨닫고는 헤어지게 되는 거라고 봤어. 그런데 윤 원장은 아빠나 엄마와의 관계가 상대에게 투영이 돼서 환상을 갖고 좋아하는 거라고 해석하는 거네. 그럼 둘이 헤어지기로 결심한 이유도 나랑은 다르겠네. 윤 : 사랑은 눈으로 시작되었다가 귀로 지속된다는 얘기가 있잖아요. 영화에서도 응시로 시작했다가 녹음된 소리로 지속되죠. 1부에서 서래는 아빠가 필요한 딸이었지만, 2부에서는 녹음된 해준의 음성을 들으면서 이제 자신이 엄마로서, 해준을 돌봐주는 아들로 대하기 시작한 거예요. 하지만 해준이 받아주질 않아요. 사랑이 영원하려면 해준이 자신을 계속 바라봐줘야 하는데 말이죠. 사랑이라는 거는 상징계가 아니라 비논리적인 거니까 이게 흐려 보이고 모호한 안개나 베일같은 것에 가려진 것처럼 보이는 거죠. 그래서 궁정풍 사랑처럼 계속 끌리는 거고. 해준은 안개처럼 흐린, 모호한 사랑을 안약을 넣으면서까지 똑바로 쳐다보려 하지만 그게 잘 안 돼요. 박 : 박찬욱 감독이 만든 영화제작사 이름이 모호필름이야. 그래서 이 영화의 첫 장면도 모호필름이라는 로고가 뜨면서 시작하지. 윤 : 해준의 시선이 계속 서래 자신에게 향하게 하려면 계속 모호해야 해요. 해준은 미결사건의 사진을 집에 붙여놨잖아요? 그러니까 다시 내 사진을 붙여놓고 계속 나를 응시해주라는 거예요. 박 : 서래가 “당신의 영원한 사랑을 받고 싶기 때문에 당신한테 영원한 미결 사건이 되고 싶어요”라고 말하지. 윤 : 그런데 그냥 사라지는 게 아니라 자살까지 하잖아요? 서래는 돌아갈 상징계가 없는 인물이에요. 해준과도 헤어지지만, 상징계, 즉 세상과도 헤어질 결심을 한 거죠. 박 : 요즘 영화를 만드는 걸 보면 그냥 천재 같은 감독 한 사람이 즉흥적으로 창작해내는 것 같지 않아. 아까 얘기한 작가처럼, 여러 사람과 의논도 하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넣거나 불필요한 건 빼거나 하면서 계속 다듬어 나가면서 만들지. 어쩌면 박찬욱 감독은 이 영화에다가 더 많은 이야기를 담고 싶었을 지도 몰라. 근데 2시간 18분이라는 긴 러닝타임을 생각해봤을 때 그나마 많이 참았던 것 같아. 그나저나 다음에 얘기하기로 한 오펜하이머는 무려 3시간짜리인데 이건 또 어쩌나?(웃음) <헤어질 결심> 보도 스틸 Key Word : 반복강박(repetition compulsion) 사람들은 종종 같은 실수를 반복하곤 합니다. 무의식적으로 뭔가에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죠. 그 중 사람과의 관계에서 강박적으로 반복되는 어떤 패턴은 종종 심한 문제를 일으킵니다. 예를 들어 위에서 말한 ‘매 맞는 아내’ 같은 경우죠. 아버지가 어머니를 때리는 모습을 보고 자란 여성이 나중에 아버지와 비슷하게 폭력을 일삼는 남자와 결혼을 합니다. 그렇게 되는 이유는 첫 번째로 그런 상황이 익숙하기 때문입니다. 낯선 상황이 내게 더 좋은 것이더라도 이러다가 더 나빠지면 어떡하지하는 두려움 때문에 익숙한 상황으로 관계를 만들어 갑니다. 두 번째로 폭력도 사랑의 일부라고 오해해서입니다. 인질범들이 범인을 옹호하는 스톡홀롬 신드롬 같은 심리죠. 세 번째로 아픈 과거를 씻어내기 위해 일부러 비슷한 상황에 노출되는 것입니다. 하지만 대개의 경우 극복하지 못하고 같은 실수를 되풀이합니다. 네 번째로 그런 폭력이 무관심보다는 낫기 때문입니다. 때리더라도 밥은 먹여주지만 그냥 방치해버리는 것은 나약한 아이에게는 생존에 더욱 치명적입니다. 어떤 기전에 의해서이건 공통적인 것은 어린 시절 어떤 대상에게 경험했던 기억과 감정이 현재의 누군가에게로 전치되었기 때문이 이런 행동이 나타난다는 사실입니다. 박성근과 윤병문은 정신과전문의이다. 고려대학교에서 공부를 하였고, 3년 선후배 사이로 같은 대학병원에서 정신과전문의 과정을 수료하였다. 현재 각각 마음과마음정신건강의학과 구로점과 용인수지점의 원장으로 재직 중이다. 두 사람 모두 영화를 좋아한다. 네트워크 원장 회의에서 이야기를 나누다가 시간을 잡아 영화에 관해 수다를 떨어보기로 했다. 그렇게 해서 이 글이 쓰이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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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12. 04 14:20 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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