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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산책]‘거시기 시방 식겁했어’가 사투리? ③
2008. 08. 01 19:19 생활
지금 사전들이 사투리나 비표준어로 다루고 있는 말이라도, 그것을 무조건 버려서는 안 돼. 사전보다 언중의 말 씀씀이를 먼저 살펴야 해. 지금 사투리나 비표준어로 다뤄지고 있는 말을 쓰지 않으면, 결국 우리말은 오늘의 의미대로 화석처럼 굳을 수밖에 없어. 그러다 보면 우리말의 가짓수가 줄어들고, 먼 훗날에는 남의 나라 말을 빌려야만 겨우 뜻을 전할 수 있게 될 거야. 그것이야말로 진정 우리 말글을 죽이는 일이 아니겠어. 얘기가 조금 딱딱해졌지? 미안한 마음으로 재미난 얘기 하나 해 줄게. 요즘 신문이나 방송을 보면 멀쩡한 표준어에 사투리의 고깔을 씌우는 일이 적지 않아. 아무 때고 쓰이는 ‘거시기’도 그중 하나야. 한번은 어느 방송에서 한 출연자가 ‘거시기’라는 말을 쓰니까, 다른 출연자가 “방송에서 왜 고향 사투리를 쓰느냐”고 면박을 주는 것을 봤어. 그런데 ‘거시기’라는 말을 쓴 출연자가 ‘미안하다’고 하는 거 있지? 아니, 이런 코미디가 어디 있어? ‘거시기’는 절대 진짜로 참말로 사투리가 아니야. “이름이 얼른 생각나지 않거나 바로 말하기 곤란한 사람 또는 사물을 가리키는 대명사” “하려는 말이 얼른 생각나지 않거나 바로 말하기가 거북할 때 쓰는 군소리”가 바로 ‘거시기’야.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의 모든 사전에 표준어로 올라 있음은 두말하면 잔소리지. “아따, 시방 몇시여”의 ‘시방’도 마찬가지야. 사투리가 아니라는 얘기지. ‘시방(時方)’은 ‘지금(只今)’과 같은 의미의 한자말이자 바른말이야. 또 “내사마, 식겁했다 아입니꺼”의 ‘식겁(食怯)’도 예전부터 국어사전에 “뜻밖에 놀라 겁을 먹다”는 뜻으로 올라 있던 완벽한 표준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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